2015/04/21

하늘길 열어놓은 ‘군자리정신’과 석유증산

[한호석의 개벽예감](153)
자주시보 2015년 04월 2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군자리정신’을 계승한 사람들
2. 마침내 항공기 국산화에 도전하다
3. 조선산 단엽경비행기의 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4. 석유생산 늘어나니 하늘길도 열리더라

▲ 사진1,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의 어느 작업장을 현지지도하는 김정은위원장     ©자주시보


1. ‘군자리정신’을 계승한 사람들
 
2015년 4월 1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한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였다. 그런데 미국이나 한국에서 그 보도기사를 비중 있게 다룬 언론매체는 하나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의 국방공업에 관한 심층정보를 알지 못해서 그 보도기사를 건성으로 읽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어떤 중요한 소식을 보도할 때, 생략, 축약, 암시, 은유 같은 서술방식을 가끔 사용하는데, 위의 보도기사도 그렇게 작성된 것이다. 따라서 위의 보도기사에서 생략, 축약, 암시, 은유의 기법 속에 잠긴 심층정보를 길어올리려면, 상당한 정보분석력이 요구된다.

첫째,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공장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아무개가 사업하는 공장이라고 보도하는 공장은 조선의 국방공업에서 매우 중요한 임무와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군수공장이다. 2015년 4월 1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나온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도 그런 핵심군수공장들 가운데 하나다.
2014년 8월 10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에 가공직장과 총조립직장이 있다. 가공직장이란 각종 부품과 장치를 만드는 생산단위이고, 총조립직장은 가공직장에서 생산된 부품과 장치를 조립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생산단위다.

둘째, 2014년 8월 10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의 총조립직장에서 “첨단수준의 기계제품들”이 조립된다고 한다. 그 기계공장이 조립생산하는 첨단수준의 기계제품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의 어느 작업장을 현지지도하는 <사진 1>의 배경에 노동자들의 작업모습이 멀리 보이는데, 그들의 작업대상은 미그-29 추격기(intercepter)다. 그 미그-29 추격기는 상부를 진록색으로 칠했고, 하부를 푸른색으로 칠한 것인데, 흰색으로 칠한 기체번호도 보인다.

▲ 사진2, 미그29     © 자주시보

그런데 <중앙일보> 2015년 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2014년 10월경부터 조선에서 미그-29 추격기와 미그-23 추격기의 도색을 새로운 형태와 색상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한다. 상부를 진록색으로, 하부를 푸른색으로 칠한 종래의 도색은 위에서 보면 지상의 짙푸른 색조와 비슷하게 보이고, 아래에서 보면 하늘의 파란 색조와 비슷하게 보이도록 칠한 것인데, <사진 2>에 나온 것처럼 최근에 교체된 도색은 옅은 회색 바탕에 군데군데 짙은 회색 얼룩무니를 상부에 칠하고, 옅은 하늘색을 하부에 칠한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와 색상으로 바꾼 것은 추격기가 근접공중전에 돌입했을 때, 교전상대가 멀리서 맨눈으로 추격기와 구름을 구분하기 힘들도록 도색한 것이다. 근접공중전에 대비한 도색교체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사진3, 북 전투기 생산 공장 추격기     © 자주시보

그런데 <사진 1>에 나온 것처럼, 노동자들이 작업 중인 미그-29 추격기는 아직 도색을 교체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정황은 그들이 미그-29 추격기를 정비수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와 달리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4년 8월 9일 그 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촬영된 <사진 3>에서는 노동자들이 아직 도색하지 않은 새 추격기를 조립하는 작업모습이 보인다. 위의 두 사진은 그 공장이 미그-29 추격기를 조립생산하고 정비수리하는 비행기공장임을 말해준다.

<연합뉴스> 1995년 7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1994년부터 러시아의 항공기제작기술을 도입하여 해마다 미그-29 추격기를 14대 정도 조립생산하고 있는데, 1995년 현재 그 기종을 40여 대 보유한 것으로 보이며, 그런 생산추세라면 1998년에는 미그-29 추격기 100여 대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고 하였다. 한국국방정신교육원도 1997년 1월 2일에 발표한 자료에서 조선이 미그-29 추격기를 연간 15대씩 조립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이것은 조선이 1994년부터 미그-29 추격기의 핵심부품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다른 부품은 국내에서 생산하여 조립하는 방식으로 그 기종을 연간 14~15대씩 면허생산하였음을 말해준다.

미그-29 추격기를 면허생산하는 공장은 조선에 하나밖에 없으므로,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은 미그-29를 비롯한 각종 추격기를 면허생산하는 대형비행기공장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월간조선> 2007년 7월호 기사에 따르면,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가감비행기공장에서는 군용항공기를 조립생산하고, 평안북도 방현에 있는 방현비행기공장에서는 군용항공기를 정비수리한다는 것인데, 이런 정보에 따르면,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은 군용항공기를 조립생산하는 가감비행기공장인 것으로 보인다.   

셋째, 2014년 8월 10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1950년대 군자리로동계급이 발휘한 정신으로 살며 투쟁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고, 2015년 4월 1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비행기공장의 노동계급은 “1950년대 군자리로동계급이 발휘한 정신으로 투쟁”하고 있다고 한다. 군자리는 평안남도 성천군의 산골지명인데, 6.25전쟁 시기 김일성 주석은 원래 평양의 평천구역에 있었던 첫 지상병기공장을 그 산골로 옮겨 전시지하병기공장을 건설하도록 지시하였다. 당시 미국 공군의 무차별공습으로 조선의 땅 위에 있는 모든 물체가 파괴되었으나, 군자리로 이전된 지하병기공장은 중단 없이 무기생산을 계속할 수 있었다. 

6.25전쟁 당시 무기증산으로 전쟁승리를 보장하려는 일념으로 가슴을 불태운 군자리지하병기공장 노동자들은 평시에는 상상하기 힘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였다. <로동신문> 2014년 5월 22일부 기사에 따르면, 그들은 “24시간 교대 없이 일하면서 밀려드는 잠을 이겨내기 위해 눈에 나무꼬챙이를 뻗쳐놓고 선반을 돌”렸고, “밥 먹는 시간도 아까와 한쪽 호주머니엔 통강냉이알을, 다른 호주머니엔 소금을 넣고 씹으며 포신을 깎고 수류탄을 조립”하였으며, 전기공급이 끊긴 때는 “손으로 선반의 피대를 돌리면서” 무기를 만들었고, 그렇게 만든 기관단총을 밀폐갱도 안에서 5분이 멀다하게 시험사격하는 바람에 고막이 터졌어도 계속 방아쇠를 당겼다고 한다.

이렇듯 조선에서 ‘군자리정신’은 자력갱생과 간고분투, 자기희생과 혁명적 낙관주의를 뜻하는데, <조선중앙통신> 2015년 4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오늘 가감비행기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은 그런 ‘군자리정신’의 계승자들이라고 한다. 보도기사는 가감비행기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이 ‘군자리정신’으로 “투쟁함으로써 당에서 제시한 전투적 과업을 목표별, 단계별로 훌륭히 수행해가고 있다”고 하였다. 조선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을 빌리면, “하늘의 결사대로 용맹을 떨치는” 조선의 은빛날개를 위해 비행기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이 ‘군자리정신’으로 가슴을 불태우며 전투적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2014년 12월 25일 한국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 ‘북한 및 주변국 군사력 현황’에 따르면, 조선의 항공기는 2012년에 1,350대였는데, 1년 만에 230대가 늘어나 1,580대가 되었다고 한다. 조선이 보유한 항공기들 가운데 민간항공기는 고려항공이 운용하는 여객기와 화물기 19대밖에 없고 나머지는 군용항공기들이므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1년 동안 늘어난 항공기 230대는 군용항공기들이다. 따라서 가감비행기공장에서는 1년 동안 각종 군용항공기를 매달 평균 19대씩 생산한 셈이니, 대단한 생산능력을 갖추었음을 알 수 있다. 군용항공기를 매달 평균 19대씩 생산하는 그 비행기공장에서 최근 어떤 특기할 사변이 일어난 것일까?

▲ 사진4, 경비행기 과업     ©자주시보


2. 마침내 항공기 국산화에 도전하다
 
2015년 4월 1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4년 8월 가감비행기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여러 가지 최첨단기계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경비행기들을 만들 데 대한 과업을 주시였다”고 한다.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 비행기공장을 현지지도한 날은 2014년 8월 9일이다.

조선에서는 최고영도자의 현지지도를 받은 것만도 영광인데, 가감비행기공장은 현지지도와 과업을 모두 받았으니 더없는 환희와 격정으로 들끓었을 것이다. 조선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을 빌리면 “친혈육의 정으로 맺어진” 최고영도자와 인민의 혼연일체가 무엇인지 알아야, 자기들의 최고영도자로부터 과업을 받고 격동된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최고영도자가 준 과업을 받아안은 그들은 ‘군자리정신’으로 가슴을 불태우며 자기들의 지혜와 열정을 바쳐 지난 7개월 동안 그 두 과업을 성과적으로 수행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 비행기공장에 준 두 가지 과업 가운데 “경비행기들을 만들 데 대한 과업”은 어떤 과업인지 더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최첨단기계제품을 개발하는 과업”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요구된다. 
 
2015년 4월 1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비행기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이 “기계제작공업발전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최첨단설비들을 개발한 데 이어 계렬생산에 진입할 수 있는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았”고, “최첨단설비들을 개발하는 과정에 세계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경이적인 과학기술성과를 이룩”함으로써 조선의 “기계제작공업을 도약시킬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였다고 크게 치하하였다.

위의 보도내용은 가감비행기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이 지난 7개월 동안 비상한 노력으로 최첨단기계제작설비들과 경이적인 과학기술을 개발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들이 개발한 최첨단기계제작설비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경이적인 과학기술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미그-19 추격기를 비롯한 각종 군용항공기를 조립생산하는 비행기공장에서 최첨단기계제작설비들과 경이적인 과학기술을 개발하였다면, 그것은 제트엔진(jet engine)을 만드는 기계제작설비들과 제트엔진을 개발하는데 요구되는 과학기술을 개발한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원래 가감비행기공장에서는 1994년 4월부터 20년 동안 미그-29 추격기를 면허생산해왔는데, 미그-29 추격기에 들어가는 다른 부품들은 자체로 생산하였으나 제트엔진과 항공전자장비는 러시아에서 수입해왔다. 지난 20년 동안 조선이 미그-29 추격기를 자체로 생산해오면서도 그 추격기에 조선식 기종명칭을 붙이지 못하고 기존 러시아식 기종명칭으로 부르게 된 까닭이 거기에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로켓엔진을 자체 기술로 만들어내는 조선이 왜 미그-29 추격기 제트엔진은 자체 기술로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초음속항공기 제트엔진을 자체 기술로 만드는 기술강국은 5대 핵보유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뿐이다. 그 밖에도 몇 나라가 초음속전투기를 생산하지만, 그런 나라들은 위에 열거한 기술강국과 맺은 기술제휴를 통해 제트엔진제작기술을 도입하거나 그 나라들에서 만든 제트엔진을 수입하는 판이다. 

▲ 사진5, 제트엔진     © 자주시보

제트엔진을 생산하는 기술강국 가운데 그 분야의 기술수준이 가장 뒤떨어진 나라는 중국이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싸이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제트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20년 동안 힘써온 중국이 제트엔진개발에 성공한 해는 2009년이다. <사진 5>에 나온 중국산 터보팬(turbofan) 제트엔진 WS-10은 미국의 거대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이 B-1 전략폭격기를 위해 개발한 군용제트엔진 F101을 개조한 민수용제트엔진 CFM-56을 역설계하여 만든 것이다. 중국은 제트엔진 WS-10을 개발하는 과정 중에 설계기술, 소재기술, 부품기술 등을 독자적으로 습득하기 위해 무려 300가지 이상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야 하였다.

중국의 경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제트엔진을 독자적으로 만들려면 오랜 기간에 걸쳐 최첨단과학기술과 고난도기계공학기술을 축적해야 하는데, 조선은 미그-29 추격기를 면허생산해온 지난 20년 동안 제트엔진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력을 나름대로 축적해왔으나, 아직 완성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가감비행기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이 제트엔진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계제작설비들을 만들었고, 그와 관련된 과학기술을 습득한 것이다. 이런 성과는 조선의 제트엔진개발사업에서 획기적인 기술발전이 이루어졌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금 조선은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우리식의 제트엔진’을 개발하기로 결심하였고, 100% 국산화된 항공기를 생산하려는 아름찬 목표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조선에서 최대 명절로 경축하는 태양절을 맞은 지난 4월 15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항공기개발부문의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당일군들을 모두 당중앙위원회 청사 앞마당으로 불러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였던 것이며,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그들이 이번에 새로 개발한 과학기술성과를 보도할 때 ‘경이적’이라는 형용사를 썼던 것이다.   

▲ 사진6, 평양약전기계공장 김정은 위원장 현지지도     © 자주시보

조선에서 미그-29 추격기 같은 신예기종을 독자적으로 생산하려면, 제트엔진 이외에도 항공전자장비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야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가감비행기공장을 현지지도한 날로부터 1주일이 지난 2015년 4월 7일 평양약전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하였는데, 그 공장이 각종 전자장비를 생산하는 곳이다. <사진 6>에서 보는 것처럼, 그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평양약전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기성기술문헌에도 없고 남들이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최첨단약전기계제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새 제품개발사업을 힘있게 벌리고 있는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였다. 그 공장에서는 추격기 신예기종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항공전자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가감비행기공장에서 제트엔진을 개발하고, 평양약전기계공장에서 항공전자장비를 개발하면, 조선은 100% 국산화된 추격기를 생산하게 될 것이고,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항공기생산국의 지위에 올라서게 될 것이다. 중국은 20년 걸려 제트엔진을 만들었는데, 지난 20여 년 동안 미그-29 추격기 면허생산으로 기술력을 축전해온 조선이 어찌 제트엔진을 만들지 못하겠는가. 지금 조선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자력갱생, 간고분투로 탄탄히 축적해온 과학기술기초역량이 모든 생산전선에서 분출되는 가운데 항공기개발부문도 기술진전의 가속도를 내고 있다. 

▲ 사진7, 북이 생산한 경비행기 중 단엽비행기     © 자주시보


3. 조선산 단엽경비행기의 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가감비행기공장을 현지지도하였던 2015년 3월 31일, 그 공장에서 만든 두 종류의 경비행기가 시험비행을 위해 활주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7>에 나온 그 경비행기들은 외형만 보고서도 금방 구분할 수 있는데, 기체에 녹색, 붉은색, 푸른색이 복합적으로 칠해진 복엽경비행기는 군용이고, 기체를 흰색으로 칠한 단엽경비행기는 민용이다.

▲ 사진8, 단엽 경비행기를 직접 시범조종하는 김정은위원장     © 자주시보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의 로동계급이 만든 비행기인데 자신께서 타보아야 한다고, 그래야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 로동계급이 좋아할 것이며 더 높은 목표를 점령하기 위한 투쟁을 힘차게 벌려나갈 것”이라고 말하면서 <사진 8>에 나온 것처럼 몸소 경비행기에 올라 시험비행을 하였다. 

갓 출고된 새 비행기의 시험비행은 비행사라고 해서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비행경험이 많은 숙련비행사들이 하게 된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비행성능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는 새 비행기를 타고 시험비행을 하는 것에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선에서는 최고영도자가 갓 출고한 새 비행기에 올라 몸소 시험비행을 하였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사진9, 청소년 시절, 비행조종술을 배우는 김정은 제1위원장     © 자주시보
▲ 사진10, 군용수송기를 직접 운전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 자주시보

김정은 제1위원장과 함께 시험비행장에 나온 군지휘관들, 경호책임자들, 비행기공장 관계자들은 최고영도자가 시험비행을 하는 것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되어 만류했을 것이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신의 결심대로 비행기 조종석에 올랐다. 이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상황을 압도하는 배짱과 담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비행기조종술에도 정통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사진 9>는 비행기조종술을 배우는 청소년기의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고, <사진 10>은 군용수송기를 조종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항공군 강화사업을 정력적으로 지도하면서 항공무력의 최전성기를 펼치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이번에 시험비행을 마친 복엽경비행기와 단엽경비행기는 조선이 100% 국산화한 경비행기들이다. <조선중앙통신> 2015년 4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가감비행기공장 기술자, 노동자들은 “우리의 힘과 기술로 모든 것이 국산화된 경비행기들을 훌륭히 만들어”냈다. 그런데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조선산 경비행기들의 제원과 성능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으므로,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유사기종 경비행기들의 제원과 성능을 알아보면서 조선산 경비행기들의 제원과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조선산 경비행기들 가운데 복엽경비행기에 관한 글은 앞으로 1주일 뒤에 발표할 것이므로, 이 글에서는 단엽경비행기에 관해서만 논한다.

▲ 사진11, 쎄스나 경비행기와 비슷한 북의 단엽 경비행기    © 자주시보

▲ 사진12, 쎄스나172     © 자주시보

<사진 11>에 나온 조선산 단엽경비행기는 미국산 단엽경비행기 쎄스나(Cessna) 172와 흡사하다. <사진 12>에 나온 4인승 단엽경비행기 쎄스나 172의  최고속도는 시속 302km, 항속거리는 1,289km이며, 이륙활주거리는 170m, 착륙활주거리는 180m다. 이 단엽경비행기 가격은 2014년을 기준으로 미화 36만4,000달러다. 조선산 단엽경비행기도 미국산 쎄스나 172와 유사한 제원 및 성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쎄스나 172는 이제껏 43,000대나 대량생산되었기 때문에 경비행기의 대명사로 불리면서 세계 각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오늘 이 기종을 훈련기, 공중감시기, 정찰기 등 군용기로 사용하는 나라는 23개국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산 단엽경비행기도 민군겸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에서 단엽경비행기를 대량생산하게 되면 조선의 민간항공교통이 급속히 발전될 것이다. 산악지대가 발달한 조선에서 철도를 현대화하고 고속도로를 증설하는 것은 시간과 경비를 많이 요구하는 장기사업이다. 예컨대, 조선과 러시아는 250억 달러를 들여 조선의 철도 3,500km를 앞으로 20년 동안 현대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는데, 그 길이는 조선 철도 총연장의 절반에 해당한다. 조선 철도 총연장 7,000km를 전부 현대화하려면 40년 동안 500억 달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장기사업을 완결하기까지 조선의 교통부문을 우선적으로, 빠르게 발전시킬 가장 유력한 교통수단은 경비행기다.

조선의 민간항공교통이 발전할 잠재력은 풍부하다. 이를테면, 조선에는 비행장 25개소, 예비비행장 26개소가 있는데, 그 비행장들은 모두 군용비행장들이지만, 그 가운데 군민이 공용할 수 있는 비행장이 상당수에 이른다. 또한 항공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수많은 예비조종사들이 민간항공기 조종사로 근무할 수 있다. 조선에서 생산된 단엽경비행기들이 그 비행장들을 오가는 날, 조선의 민간항공교통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4. 석유생산 늘어나니 하늘길도 열리더라

조선에서 민간항공교통이 발전할수록 그에 따른 항공유소비량도 당연히 늘어나게 된다. 조선에서 민간경비행기를 생산하지 못한 주된 원인은 제작기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민간항공교통에 필요한 항공유를 원만히 공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조선산 경비행기를 대량생산하게 되었으니, 항공유수급문제도 해결된 것일까? 조선의 항공유수급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의 통계자료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 현재 조선은 13개월째 중국산 원유를 한 방울도 수입하지 않았다. 조선의 원유수입선이 중국에서 러시아로 바뀌어서 그렇지 않겠는가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14년 한 해 동안 조선이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는 약 4만5,000t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의 원유수입량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1990년에 252만t, 2010년에 52만t이었는데, 2014년에는 4만5,000t으로 급감했다. 1990년에는 조선에서 원유가 생산되지 않았으므로, 당시 원유수입량 252만t은 원유수요량과 맞먹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의 2014년도 원유수요량은 1990년에 비해 크게 늘어 300만t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조선은 2014년에 원유를 거의 수입하지 않았다. 이것은 산업생산과 자동차 운행이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는 오늘, 2,400만 명의 인구가 사는 사회주의공업국가가 300만t 이상에 이르는 원유수요를 자국산 원유로 충족시키고 있음을 말해준다.

조선은 산유국이다. 조선은 이미 1970년대에 서조선만 대륙붕에서 해저유전을 발견하였는데, 1980년대 중반에는 그 해저유전에서 뽑아올린 원유를 정제하여 휘발유를 생산하면 자동차 운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독일산 벤츠 승용차와 외형이 비슷한 승용차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승용차 운행이 증가하리라고 예상하는 차원을 넘어 경비행기 운항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한국경제> 2011년 4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평안남도 안주분지의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연간 20만t이고, 함경북도 라선지역의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연간 10만t이다. 그 두 유전의 원유생산량을 합해봐야 연간 30만t밖에 되지 않으니, 나머지 270만t 정도의 원유가 쏟아져 나오는 거대유전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 거대유전은 서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서조선만 대륙붕분지에 있는 해저유전이다. 

놀랍게도, 서조선만 해저유전의 원유매장량은 53억3,000만t이다. 2008년 4월 15일 브라질 정부는 매장량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카리오카(Carioca) 해저유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국제사회는 브라질의 대형유전발견으로 그 나라의 국제위상이 달라졌다고 모두 부러워했다. 그런데 카리오카 해저유전의 원유매장량은 45억t이고, 대륙붕유전이 아니라 수심 2.1km에 내려가 있으며, 암반처럼 단단한 해저소금층을 수직으로 2km나 더 파고 내려가야 퍼낼 수 있는 심해유전이다. 그런데 서조선만 해저유전은 매장량에서 카리오카 해저유전을 크게 앞지를 뿐 아니라, 수심이 50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얕은 바다속 뻘밭에 있으니 경제성과 채굴용이성으로 따지면 서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원유매장량이 9억8,000만t이라는 중국 보하이(渤海)만 해저유전의 연간 생산량은 100만t인데, 원유매장량이 53억3,000만t이나 되는 서조선만분지의 해저유전에서는 지금 얼마나 많은 원유가 콸콸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최고위급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조선의 유전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하자고 제안하였지만, 그 제안은 한 발 늦은 것이었다. 조선은 이미 2005년 12월에 중국과 ‘해상원유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였다. 그 협정은 조선과 중국이 공동으로 서조선만 해저유전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 사진13, 해저석유시추시설     © 자주시보

동경 124도선이 종단하는 서조선만분지는 중국의 북황해분지와 잇닿아 있어서, 조선과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이 그 해저유전지대에서 서로 겹쳐진다. 조선이 서조선만 해저유전을 중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서조선만 해저유전에 관련된 보도사진이 언론에 나온 적은 없으나, 서조선만 한복판에 <사진 13>에 나온 것과 같은 거대한 해상원유채굴갑판(offshore oil platform)이 세워져 원유를 대량으로 뽑아올리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 2007년 10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중국은 압록강 하구의 광활한 삼각주를 원유매장지로 지정하였다. 압록강 하구의 광활한 삼각주는 조중국경선이 지나는 접경지대이므로 조선과 중국이 그 지대의 유전도 서조선만 해저유전처럼 공동으로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선의 유전은 서해 대륙붕과 서해안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강원도 원산 앞바다의 동조선만분지에서도 해저유전이 발견되었다. 조선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조선의 원유총매장량은 최소 70억t에서 최대 87억t에 이른다. 세계 산유국들의 원유매장량 순위를 보면, 세계 8위인 러시아의 원유매장량이 109억t이고, 세계 9위인 리비아의 원유매장량이 66억t인데, 조선의 원유매장량은 최소 70억t에서 최대 87억t이니, 조선은 러시아의 뒤를 이어 세계 9위의 원유매장량을 자랑하는 세계 굴지의 석유자원부국이다.    

주목하는 것은, 요즈음 조선의 원유수입량은 거의 영에 가깝고, 그 대신 항공유수입량이 증가하였다는 사실이다. <연합뉴스> 2015년 1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14년 한 해 동안 각종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항공유 13,000t을 중국에서 수입하였는데, 이것은 자국산 항공유만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을 만큼 조선의 항공유 수요가 급증하였다는 뜻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4년 5월 9일 처음으로 전용기를 타고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경기대회-2014’에 참석한 이후 현지시찰에 전용기를 가끔 이용하는 것은 민간항공교통시대의 개막을 예고한 획기적인 사변인데, 실제로 2014년 7월부터 고려항공은 평양을 출발하여 함경남도 선덕과 어랑, 량강도 삼지연을 오가는 3개 국내정기항공노선을 신설,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조선에서 국내민간항공교통이 증가하는 것은 관광업 증진에도 추진력을 공급하게 될 것이다.

조선의 석유증산은 민간항공교통만 활성화시키는 게 아니라 야전기동훈련도 확대시킨다. 조선인민군은 2007년부터 전차, 장갑차, 함선, 군용항공기 같은 유류소모량이 많은 중무장장비들을 동원한 대규모 기동훈련을 실시해오고 있다. <연합뉴스> 2009년 5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항공군의 비행훈련은 군용비행장 상공에 짧은 시간 체공하면서 선회하는 종전 방식에서 벗어나 멀리 떨어진 다른 군용비행장으로 이동하거나 장시간 체공하면서 지상공격을 연습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되었으며, 비행훈련횟수도 6배 정도 급증하였다고 한다. 중무장장비를 동원한 야전기동훈련에서는 막대한 유류가 소모되는 것이니, 그만큼 석유생산이 늘었다는 뜻이다. 

앞으로 조선에서 민간항공교통이 활성화되고 야전기동훈련이 확대될수록 석유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세계 9위의 원유매장국은 그런 추세에 맞춰 석유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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