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30

미국의 굴복, 50년 만에 재연되는가?

[한호석의 개벽예감](284)
자주시보 2018년 01월 2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50년 뒤 세상에 알려진 놀라운 사실들
2. 지하기지 밖으로 나온 ‘금성’의 원조
3. 지하기지 밖으로 나온 ‘번개’의 원조
4. 1968년 조선이 공개한 최강의 무기
5. 그들의 해석은 빗나갔다
6. 미국이 전쟁연습 중단하고 굴복할 때까지

▲ <사진 1> 이 사진은 조선이 1968년 반미대결전에서 승리하여 전리품으로 빼앗은 미국 해군 전자정찰함 푸에블로호를 촬영한 것이다. 1968년부터 원산항에 있었던 이 전리품은 반미대결전 승리 30주년이 되는 1998년에 동해, 남해, 서해를 거쳐 평양의 대동강변 전시구역으로 이전되었고, 조국해방전쟁 승리 60주년을 맞은 2013년에 새로 개건된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보통강변 전시구역으로 다시 이전되었다. 위의 사진은 보통강변에 전시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50년 전 세계전쟁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푸에블로호 나포사건이 일어났을 때, 백악관은 경악실색하였고, 전 세계는 충격으로 들끓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50년 뒤 세상에 알려진 놀라운 사실들

2018년 1월 22일과 23일 웹싸이트 ‘조선의 오늘’에 ‘텔레비죤기록편집물 - 조선중앙방송은 세상에 전한다’ 제1부와 제2부가 현시되었다. 2017년 여름 조선에서 방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물은 지금으로부터 꼭 50년 전인 1968년 1월 23일부터 12월 23일까지 11개월 동안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을 전해준다. 그것은 조선에서 반미대결전의 첫 승리로 기념하는 역사적 사건이며, 세계정치사에는 푸에블로 위기(Pueblo Crisis)라고 기록된 역사적 사건이다. 

올해 푸에블로 위기 50주년을 맞이하여 조선과 미국에서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이 각각 공개되었다. 이 글은 최근 공개된 사실들에 기초하여 푸에블로 위기를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다.     

미국 해군 소속 895톤급 전자정찰선 푸에블로호(USS Pueblo)는 1968년 1월 23일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조선 영해를 8.2km나 침범하여 조선에서 발신되는 각종 무선교신과 전파신호를 포착하는 불법정탐활동을 벌이던 중 현장에 긴급출동한 조선인민군 해군 소속 경비함 1003호와 어뢰정에 나포되었다. 푸에블로호는 당시 미국이 보유한 최첨단 전자정찰선 세 척 가운데 한 척이었다. 조선인민군은 그런 전략정찰자산을 해상나포하여 원산항으로 끌어갔고, 그 전자정찰선에서 근무하는 장교와 사병 82명을 생포하여 평양으로 압송하였다. 원래 푸에블로호 승조원은 모두 83명이었는데, 그 가운데 1명은 함선무기고 철문을 열려고 하다가 조선인민군 경비함이 발사한 직격탄을 맞고 즉사하였다. <사진 1> 

세계전쟁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이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백악관은 경악실색하였고, 전 세계는 충격으로 들끓었다. 미국은 자기들이 당한 사상 최악의 치욕을 씻어보려고 몸부림치며 보복전을 준비하였다. 당시 미국이 획책하였던 보복전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2018년 1월 20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이 기밀해제된 비밀문서들을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따르면, 1968년 당시 미국 국방부 전쟁기획자들은 보복전 작전계획을 12개나 작성하였는데, 여기에는 푸에블로호가 나포된 조선 영해 안으로 미국 해군 군함을 또 다시 진입시켜 조선인민군을 무력충돌로 유인하는 방안, 조선의 군사기지들과 비행장들을 폭격하는 방안, 조선의 주요항만들에 기뢰를 투하하여 해상교통로를 봉쇄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위에 언급한 <CNN>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국 국방부 전쟁기획자들이 꾸며놓은 전쟁도발각본에 따라, 항공모함 3척과 전함 25척으로 편성된 초대형 함대를 동해작전수역에 출동시킨 ‘포메이션 스타 작전(Operation Formation Star)’이 전개되었고, 그와 동시에 각종 전투기 및 폭격기 등 200대 이상으로 편성된 방대한 공습편대들을 주한미공군기지들과 주일미공군기지들에 집결시킨 ‘컴뱃 팍스 작전(Operation Combat Fox)’이 전개되었다고 한다. 

미국은 조선이 푸에블로호 선체와 승조원 전원을 석방, 송환하지 않으면 군사보복을 단행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선제타격준비태세를 갖추었다. 1968년 2월 한반도에는 그야말로 일촉즉발 전쟁위험이 조성되었다. 하지만 미국이 그처럼 전쟁광기를 부리며 협박과 공갈을 들이대었으나, 조선은 움츠러들거나 놀라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미국에게 ‘3As’를 강경하게 요구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3As’라는 것은 미국이 조선영해침범을 시인하고(admit), 조선에게 공식 사죄하며(apologize), 재범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라(assure)는 뜻이다. 

그러자 약이 바짝 오른 미국은 동해에 집결시킨 항공모함 3척 가운데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엔터프라이즈함(USS Enterprise)을 주축으로 편성된 항모타격단을 원산항에서 불과 24km 떨어진 인접수역으로 바짝 들이밀었다. 국제법적으로 영해선은 해안선으로부터 22.2km 떨어진 해상에 그어졌으므로, 엔터프라이즈함 항모타격단은 조선 영해선 바로 앞까지 들이닥친 것이었다. 해안에서 100m 고도에 올라서면 36km 밖 해상까지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으므로, 당시 원산 시민들이 언덕에 올라서면 엔터프라이즈함 항모타격단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되는 것은, 1968년 당시 조선에는 핵무기가 한 발도 없었고, 미국은 1958년 1월 29일 주한미국군기지에 핵무기를 반입하였다고 발표한 이후 푸에블로 위기가 발생한 1968년까지 10년 동안 수많은 핵무기들을 주한미국군기지에 반입, 배치하였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핵무기정보분석가 핸스 크리스텐슨(Hans M. Kristensen)이 2005년 9월 28일에 발표한 논문 ‘남코리아에서 전개된 미국 핵무기 역사’에 따르면, 1960년대 말 미국은 8종의 전술핵무기를 약 950발이나 주한미국군기지에 집중배치해두었다고 한다. 그 전술핵무기들은 전략핵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폭발위력이 발생하도록 설계되었으므로, 선제핵타격에 사용될 실전무기들이었다.  

1968년 2월 세계는 매우 불안한 시선으로 조선을 응시하고 있었다. 핵무기가 한 발도 없는 조선이 전술핵무기 950발을 한반도에 집중배치한 미국의 핵공격을 받으면, 다시 일어서기 힘든 핵참화를 입게 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국제사회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미국의 가공할 핵공격위험 앞에서 조선의 운명은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이 엔터프라이즈함 항모타격단을 원산항 코앞으로 들이밀면서 엄청난 핵공격위협을 가하였던 그 날은 조선에서 건군절 20주년을 맞은 1968년 2월 8일이었다. 미국은 일부러 조선의 건군절에 맞춰 핵공격위협을 시작했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미국이 세계 최초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건조한 엔터프라이즈함을 촬영한 것이다. 1968년 푸에블로 위기가 일촉즉발 전쟁위험으로 고조되고 있었던 때, 미국은 엔터프라이즈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항모타격단을 원산항 코앞으로 들이밀면서 엄청난 핵공격위협을 가하였다. 그 날은 조선에서 건군절 20주년을 맞은 1968년 2월 8일이었다. 전 세계가 핵공격위협에 직면한 조선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었던 바로 그 시작, 평양의 풍치수려한 대동강변에 있는 옥류관에서 조선인민군 창건 20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경축연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원산 앞바다에서 벌어진 미국의 핵공격위협과 평양 옥류관에서 벌어진 조선의 건군절 경축연회, 그것은 세상을 놀라게 한 극적이고, 경이로운 대조였으며, 1968년 1월부터 11개월 동안 지속된 치열한 조미대결전에서 결국 누가 승리할 것이고, 누가 패배할 것인지를 예고해준 전조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믿기 힘들 만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전 세계가 핵공격위협에 직면한 조선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었던 바로 그 시각, 평양의 풍치수려한 대동강변에서 조선인민군 장병들의 우렁찬 박수갈채가 울려나오고 있었다. 조선인민군 창건 20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경축연회가 옥류관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원산 앞바다에서 벌어진 미국의 핵공격위협과 평양 옥류관에서 벌어진 조선의 건군절 경축연회, 그것은 세상을 놀라게 한 극적이고, 경이로운 대조였으며, 1968년 1월부터 11개월 동안 지속된 치열한 조미대결전에서 결국 누가 승리할 것이고, 누가 패배할 것인지를 예고해준 전조였다.

김일성 주석은 1968년 2월 8일 옥류관에서 진행된 건군절 20주년 기념 경축연회에서 연설하였다. 푸에블로 위기와 더불어 세계정치사가 기억하고 있는 역사적인 연설이다.  
“우리 인민과 인민군대는 미제국주의자들의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 대답할 것입니다. 미제국주의자들이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세를 격화시키며 끝끝내 전쟁의 길로 나간다면 이번에는 그들이 더 큰 참패를 당하리라는 것을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에는 세계가 모르고 있었다. 조선이 푸에블로호 나포보다 더 큰 참패를 미국에게 안겨줄 것이라는 김일성 주석의 경고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세계는 미처 알지 못했다. 아마도 전쟁이 닥쳐온 대결국면에서 의례히 나오는 통상적인 경고발언으로 여겼을 것이다. 

김일성 주석이 조선인민군 건군절 20주년 경축연설에서 미국에게 보낸 경고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이었는지는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뒤 세상에 알려졌다. 위에서 언급한 조선중앙텔레비죤 기록편집물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은 건군절 경축연회를 마친 뒤 조선인민군 고위급 지휘관들에게 “미국놈들이 푸에블로호를 돌려보내지 않으면 보복하겠다고 떠드는데, 비밀에 붙여오던 지상대해상로케트와 지상대공중로케트를 공개하여 우리의 보복선언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어 원쑤들을 전율케 하시오. 저들만 로케트가 있는 줄 알고 우쭐대는 저 미국놈들의 눈알이 뒤집히게 어디 한 번 로케트를 보란 듯이 공개하시오”라고 명령하였다고 한다.

1960년대 조선의 군사력에 대한 외부세계의 몰이해와 편견을 무너뜨리는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은 1968년 이전에 벌써 지대함미사일과 지대공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2. 지하기지 밖으로 나온 ‘금성’의 원조 

“미국놈들의 눈알이 뒤집히게 공개하라”는 김일성 주석의 명령에 따라 지하기지 차폐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지대함미사일은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조선이 소련에서 도입하여 실전배치한 P-15 터밋(Termit) 대함미사일이었다. 무게가 454kg에 이르는 고폭탄두를 장착한 이 대함미사일은 해수면 위 25~100m 고도를 마하 0.95의 속도로 순항비행하면서 80km 밖에 있는 적함을 타격할 수 있는, 당시로서는 최첨단 대함미사일이었다. 

▲ <사진 3> 1968년 2월 초 미국이 3개의 항모타격단을 동해작전구역에 전진배치해놓고, 200대 이상의 각종 작전기들로 편성된 대규모 공습편대를 주한미국군기지와 주일미국군기지에 전진배치해놓고 조선을 위협하였을 때, 김일성 주석은 당시 조선인민군이 실전배치하고 있었던 비장의 무기들을 미국에게 보여주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명령에 따라 조선인민군이 지하기지에서 꺼내 미국에게 보여준 것은 조선이 소련에서 도입하여 실전배치한 P-15 터밋 대함미사일이었다. 위의 사진은 1960년대 어느 날 김일성 주석이 P-15 터밋 대함미사일을 살펴보는 장면이다. 이 대함미사일은 당시로서는 뛰어난 작전성능을 지닌 최첨단 무기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이 그런 최첨단 대함미사일을 1960년대에 실전배치하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2017년 7월 8일 영상자료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 날 평양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왕재산예술단이 총출연한,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 성공기념 음악무용종합공연’이 성대히 진행되었는데, 공연무대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배경화면에는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받으며 전개되어온 미사일개발사 50년을 보여주는 사진영상 190편이 연속 펼쳐졌다. 여기에 실린 <사진 3>은 김일성 주석이 1960년대 후반 어느 날 P-15 터밋 대함미사일을 살펴보는 장면이다. 
원래 그 대함미사일은 고속정 또는 3축6륜 차량에서 쏘는 것이었는데, 김일성 주석이 조선인민군 건군절 20주년 경축연회 직후 지상대해상로케트를 공개하라고 명령한 것을 보면 당시 조선에서는 P-15 터밋을 3축6륜 차량에 탑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이 그런 비장의 무기를 겨누고 있는 줄 모르고 조선을 얕잡아본 미국은 항모타격단을 원산항에서 24km 떨어진 인접수역까지 바짝 들이밀었으니, 사거리가 80km인 대함미사일 사정권 안으로 깊숙이 들어간 것이었다. 1968년 2월 어느 날, 지하기지에서 출동하여 작전구역으로 신속히 이동한 조선인민군 3축6륜 차량들에서 P-15 터밋 대함미사일이 동시에 집중발사되면, 84,000톤급 핵추진 항공모함을 격침시키지는 못해도 항모사령탑과 비행갑판을 파괴하여 완전한 작전불능상태에 빠뜨릴 수 있었다. 각종 레이더들, 무선교신장치들, 항법장치들이 파괴되어 꼼짝하지 못하고, 비행갑판이 파괴되어 함재기들마저 이착륙하지 못하게 된 핵추진 항공모함을 향해 고속으로 돌진하는 조선인민군 어뢰정들이 중어뢰를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집중발사하면 엔터프라이즈함은 나자빠진 공룡처럼 거대한 물거품을 내뿜으며 동해에 가라앉게 될 판이었다.  

조선의 50년 미사일개발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P-15 터밋을 바탕으로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대함미사일을 만들어냈으니, 그것이 바로 금성-1 대함미사일이다. 지금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금성 계열 대함미사일들 가운데 금성-1밖에 알지 못하지만, 지난 수 십 년 동안 기술혁신에 힘써오는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최근 작전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금성-4를 시험발사하여 마침내 성공을 거두었으니, 그 날은 2017년 6월 8일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조선국방과학원에서 새로 개발한 금성-4 지대함미사일이 성공적으로 시험발사되었던 것이다.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에서 발사된 최신형 지대함미사일 금성-4는 작전기동력, 타격정밀도, 순항비행능력, 발사조종능력, 사거리연장 등에서 기술혁신을 이룩한 최첨단 지대함미사일이다. 

▲ <사진 4> 이 사진은 평양에 있는 조선혁명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조선의 지대공미사일 번개-1을 촬영한 사진이다. "새 기술로 장비된 로케트부대"라고 쓴 해설문구가 보인다. 이 사진은 2017년 12월 11일 조선에서 방영된 20시 보도에 나온 화면들 가운데 한 장면이다. 1968년 2월 초 푸에블로 위기가 일촉즉발 전쟁위험으로 치닫고 있었을 때, 김일성 주석은 소련에서 도입하여 실전배치한 S-75 드비나 지대공미사일을 미국에게 보여주라고 명령하였다. 이 지대공미사일은 당시로서는 최첨단 무기였다.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S-75 드비나를 바탕으로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지대공미사일 번개-1을 만들었으니, 그 때가 1968년 10월 20일이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지하기지 밖으로 나온 ‘번개’의 원조

푸에블로 위기가 날로 격화되어 일촉즉발 전쟁위험이 한반도에 몰려들던 1968년 2월 초, 김일성 주석의 명령을 받은 조선인민군은 지대함미사일과 함께 지대공미사일도 공개하였다. “미국놈들의 눈알이 뒤집히게 공개하라”는 김일성 주석의 명령에 따라 지하기지 차폐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지대공미사일은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조선이 소련에서 도입하여 실전배치한 2단형 지대공미사일 S-75 드비나(Dvina)였다. 고체연료와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8축16륜 견인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S-75 드비나는 사거리 76km, 요격고도 30km, 비행속도 마하 3의 작전성능을 지닌 당시로서는 최첨단 지대공미사일이었다. <사진 4>

위에서 언급한 조선중앙텔레비죤 기록편집물에 따르면, 1968년 2월 10일 한반도 상공 20여 km 고도에서 정찰비행을 하던 미국 중앙정보국 소속 U-2 고고도정찰기는 새벽 4시경 황해북도에서 지대공미사일과 “류사한 것으로 판단되는” 물체를 발견하고 이를 공중촬영하였으며, 그 영상자료를 중앙정보국 본부에 보냈다고 한다. 그들이 작성한 정보문서에는 지대공미사일과 비슷하게 생긴 물체가 나타났다고 기록되었지만, 위에서 언급한 사실들을 읽어보면, 그 물체는 당시 황해북도 지역에 실전배치된 S-75 드비나 지대공미사일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푸에블로 위기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었던 1968년 10월 20일,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S-75 드비나를 바탕으로 첫 지대공미사일을 만들어냈으니, 그것이 바로 번개-1 지대공미사일이다. 오늘날 조선이 독자적으로 생산하는 번개 계열 지대공미사일들의 원조는 1968년 전쟁위기 속에서 태어난 무기인 것이다.  

조선은 1987년부터 1988년까지 기간에 4개 대대를 무장시킬 S-200 베가(Vega)를 소련에서 수입하였다. 통상적으로, S-200 베가는 1개 대대에 6발씩 배치되므로, 24발을 수입한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이란혁명수비군이 장거리지대공미사일 S-200 베가를 발사하는 장면이다. 조선은 1987년부터 1988년까지 기간에 소련에서 S-200 베가 24발을 수입하여 실전배치하였다.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S-200 베가를 바탕으로 개발한 기술로 독자적인 장거리지대공미사일을 만들어냈으니, 그것이 번개-4다. 사거리가 300km이고, 마하 4의 속도로 날아가는 번개-4는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를 전문적으로 요격하는 무기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50년 미사일개발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S-200 베가를 바탕으로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독자적인 장거리지대공미사일을 만들어냈으니, 그것이 번개-4다. 사거리가 300km이고, 마하 4의 속도로 날아가는 번개-4는 B-52, B-1B, B-2 같은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를 전문적으로 요격하는 장거리지대공미사일이다. 
번개-4는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 경축 열병식 중에 5축10륜 견인차량에 실려 모습을 드러냈다. 번개-4가 세상에 공개된 때는 2012년 4월이었으나, 조선은 이미 1990년대에 번개-4를 350발이나 생산하여 실전배치하였고, 잉여생산분 20발을 미얀마에 수출하였다. 

번개-4를 만들어낸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기술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작전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번개-5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였는데, 그 날은 2017년 5월 27일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조선국방과학원에서 새로 개발된 번개-5 지대공미사일이 성공적으로 시험발사되었던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날 번개-5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하면서 “저 무기체계는 개발의 첫 자욱부터 장군님께서 하나하나 품들여 이끌어오시던 유복자무기체계”라고 말하였는데, 이것은 번개-5를 완성하기까지 약 10년이 걸렸음을 의미한다. 


4. 1968년 조선이 공개한 최강의 무기

1968년 푸에블로 위기 속에서 조선이 미국에게 공포를 안겨준 지대함미사일이나 지대공미사일보다 훨씬 더 위력적인 최강의 무기가 있었다. 그것은 조선인민군과 조선인민이 6.25전쟁의 불길 속에서, 그리고 전후복구의 열정 속에서 이룩해놓은 군민단결이라는 최강의 무기였다. 군대와 인민이 단결하여 싸우는 전쟁을 군민총력전이라고 하는데, 조선에는 외부세계에서 알지 못하는 군민총력전 전투역량이 있었다. 물론 그 전투역량은 푸에블로 위기 이후 50년 동안 더욱 강화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조선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무력침공을 당할 위기상황이 조성되었을 때 민병대가 조직되어 정규군의 익측역량으로 전쟁에 참가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지난해 미국의 무력침공위협에 맞서 90만 명으로 조직된 베네수엘라 민병대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8월 26일 베네수엘라 수도 까라까스에서 진행된 민병대 전투훈련의 한 장면이다. 나이가 중년에 접어든 민병대 여성대원이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을 어깨에 메고 전투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날 베네주엘라에서는 미국의 무력침공에 대비한 대규모 전투훈련이 진행되었다. '주권 2017'이라는 작전명칭으로 불린 전투훈련에는 정규군 20만명과 민병대 90만명이 참가하였다. 꼴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특별담화에서 "베네수엘라 인민과 정부군은 영토와 주권을 지킬 것이다. 미국의 호전적인 위협에 맞서 10~60세 이르는 인민들은 모두다 국방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호소하였다. 2017년 8월 11일 막말쟁이 대통령 트럼프는 "필요하다면, 군사적 선택방안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씨나리오를 검토하겠다"고 떠들어대면서 베네수엘라를 노골적으로 위협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푸에블로 위기가 발생하였던 1968년, 조선의 민간무력은 다른 나라 민병대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당시 조선인민은 남녀로소를 가리지 않고 로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 조선소년단 등에 망라되어 손에 총을 잡았다. 주목되는 것은, 1968년 당시 조선인민 누구에게나 미국에 대한 복수심이 불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6.25전쟁 중에 부모처자와 형제자매의 목숨을 빼앗아간 ‘철천지 원쑤 미국놈들’과 반드시 싸워 피의 결산을 볼 최후결전을 벼려온 붙같은 복수심이었다. <CNN> 2018년 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1968년 1월 23일 해상에서 나포되어 원산으로 끌려간 푸에블로호 승조원 82명은 그들을 평양으로 압송할 열차에 오르기 위해 원산역으로 가고 있었는데, ‘미국놈들이 붙잡혀왔다’는 소식을 듣고 삽시에 모여든 군중들은 두 눈을 천으로 가린 채 끌려가는 ‘미국놈들’에게 침을 뱉거나 그들을 때리면서 격렬한 반미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이것은 당시 조선인민의 대미복수심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말해주는 장면이다. 6.25전쟁 3년 동안 조선의 도시와 마을들, 산업시설과 경작지가 미국의 무차별 폭격만행으로 파괴되었고, 조선인민 292만명이 목숨을 잃었으니 어찌 그렇지 않았겠는가. 

처절했던 6.25전쟁경험 속에서 솟구쳐 오른 복수심이 조선인민 전체를 거대한 반미결사전으로 이끌어갔다. <사진 7>은 1968년 푸에블로 위기 당시 조선소년단 아이들, 턱수염을 기른 할아버지들, 치마저고리를 입은 할머니들까지 남녀로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손에 총을 잡고 반미결사전에 용약 떨쳐나섰음을 보여준다. 핵무기로 무장한 미국과 운명을 건 싸움, 준엄한 최후결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던 1968년, 조선 전역에 구축된 수많은 전투진지들, 생산현장들, 건설장들에서 가장 널리 불린 혁명군가는 1967년에 창작된 노래 ‘수령이시여 명령만 내리시라’였다. 

▲ <사진 7> 이 사진은 1968년 푸에블로 위기가 닥쳤을 때 반미결사전에 나선 조선인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속에는 로농적대원들의 모습도 보이고, 자기 키보다 큰 보총을 어깨에 멘 조선소년단 아이들, 턱수염을 기른 할아버지들, 치마저고리를 입은 할머니들도 보인다. 남녀로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다 손에 총을 잡고 반미결사전에 용약 떨쳐나선 것이다. 처절했던 6.25전쟁경험 속에서 솟구쳐 오른 붙타는 복수심이 조선인민 전체를 거대한 반미결사전으로 이끌어갔다. 핵무기로 무장한 미국과 운명을 건 싸움, 준엄한 최후결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던 1968년, 조선의 전투진지들과 생산현장들과 건설장들에서 가장 널리 불린 혁명군가는 1967년에 창작된 노래 '수령이시여 명령만 내리시라'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푸에블로 위기가 발생하였던 때로부터 어언 반세기가 지났다. 세월은 그처럼 멀리 흘러갔어도, 대미복수심과 반미결전의지는 조선의 후대들에게 그대로 계승되었다. <로동신문> 2017년 9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1일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는 특별성명을 발표한 직후 6일 동안 조선 전역에서 남자 348만명, 여자 122만명이 반미결전의지를 안고 입대와 복대를 탄원하였다고 한다. 이들 470만명은 군사복무경험을 가진 제대군인들 또는 평소에 민간무력부대들 소속되어 전투훈련을 받아온 사람들이므로, 전투훈련을 따로 받지 않아도 정규군에 곧바로 편입될 수 있었다. 

<연합뉴스> 2017년 5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병력수는 2017년을 기준으로 128만명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470만명이 편입되면 조선의 정규군은 598만명으로 급격히 증원되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정세를 오판하여 조선에게 선제타격위협을 또 다시 가하는 경우, 조선의 600만 대군은 그들의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그러했던 것처럼 혁명군가 ‘수령이시여 명령만 내리시라’를 부르며 최후결전으로 달려갈 것이다.    


5. 그들의 해석은 빗나갔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미국의 전문가들은 푸에블로 위기 속에서 미국이 왜 조선을 침공하지 못하였을까 하는 문제를 놓고 두 가지 해답을 제시하였다. 그들이 내놓은 해답은 1968년 당시 베트남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었던 미국에게는 한반도에서 제2전쟁을 수행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조선을 침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내놓은 또 다른 해답은 1968년 당시 미국이 조선을 침공하는 경우 소련이 즉각 개입하여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소련의 무력개입과 세계대전을 우려한 미국이 조선을 침공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해답들은 한낱 억측이었다. 1968년 당시 미국에게는 한반도와 베트남에서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전쟁수행력이 있었고, 실제로 2개의 전쟁전략을 견지하고 있었다. 미국 국방부가 2개의 전쟁전략을 재고하고 있다는 사실이 미국 언론에 보도된 때는 2009년 3월이었고, 그들이 2개의 전쟁전략을 포기하였다는 사실이 미국 언론에 보도된 때는 2012년 1월이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1968년 당시 베트남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었던 미국이 한반도에서 제2전쟁을 수행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조선을 침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해석은 억측이다.  

또한 1962년 10월 쿠바미사일위기를 겪으면서 핵전쟁공포에 사로잡힌 소련과 미국은 자기들의 무력충돌로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었다. 1964년 10월 소련에서 니끼타 후르쇼브(Nikita S. Khruschev)가 실각한 뒤 집권한 레오니드 브레즈네브(Leonid I. Brezhnev)는 미국과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이른바 긴장완화(détente)를 추구하였고, 미국도 그에 적극 화답하였다. 그 무렵 두 핵강국은 제한적 핵시험 금지조약 체결(1963년 8월), 우주조약 체결(1967년 1월), 핵확산금지조약 체결(1968년 7월), 전략무기감축협상 시작(1969년 11월) 등 일련의 긴장완화조치를 연속 취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푸에블로 위기 속에서 미국은 소련의 무력개입과 세계대전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1968년 당시 미국이 조선을 침공하는 경우 소련이 즉각 개입하여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소련의 무력개입과 세계대전을 우려한 미국이 조선을 침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해석은 억측이다. 

위에서 자세히 서술한 것처럼, 1968년 당시 미국이 조선을 침공하지 못한 까닭은 조선이 지대함미사일과 지대공미사일 같은 강력한 타격수단들을 갖추어놓고, 군민단결로 반미결사전을 벌일 총력전 준비태세에 돌입하였기 때문이다. <사진 8>

▲ <사진 8> 반미대결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었던 1968년 9월 9일은 조선에서 공화국 창건 20주년을 맞은 날이었다. 그 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는 군대와 인민 30만 명이 참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행진이 진행되었다. 위의 사진은 그 날 시위행진에 등장하였던 12관 방사포 모형을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모형과 똑같이 생긴 방사포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은 6.25전쟁 직후 소련에서 BMD-20 방사포 200문을 도입하여 실전배치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240mm 12관 방사포를 만들어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 무기였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방사포 모형은 240mm 12관 방사포를 형상한 것으로 생각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러나 미국은 조선이 항모타격단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강력한 타격수단들과 군민총력전 준비태세를 갖추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조선에게 굴복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텼다. 푸에블로 위기 속에서 미국은 제22차부터 제26차까지 비공개로 진행된 판문점 조미군사회담에서 말이 되지 않는 억지를 부리며 계속 버티고 있었다. 

사정이 그렇게 되자, 조선은 가장 강력한 압박책을 들이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압박책은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미국이 조선에게 공식 사죄를 하지 않으면, 생포한 82명 승조원 전원을 간첩으로 군사재판에 회부하여 장교 6명은 총살하고, 나머지 사병 76명은 20년 징역형과 10년 징역형으로 엄벌에 처하겠다고 통보한 것이었다. 억지를 부리며 시간을 질질 끌던 미국은 바로 그 마지막 통보 앞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미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조선에게 굴복하였고, 조선은 역사상 처음으로 반미대결전에서 승리하였다. 

미국은 울릉도 주변해역에 대기시킨 방대한 해군무력을 은밀히 철수하기 시작하더니, 1968년 12월 23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비공개 군사회담에서 조선이 ‘미제의 항복서’라고 부르는 미국 정부의 공식 사죄문을 조선에게 바쳤던 것이다. 


6. 미국이 전쟁연습 중단하고 굴복할 때까지 

조선이 1968년 반미대결전에서 승리한 때로부터 어언 50년 세월이 흘렀다. 세대는 바뀌었고, 정세는 변화하였다. 조선이 1968년 반미대결전에서 승리한 때로부터 50년이 지난 2018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음을 공식 선포하였고, 그로써 지난 25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종식되었다. 

하지만 미국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패색이 짙어진 2017년 11월까지만 해도, 자기들이 패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조선의 핵무력 완성을 저지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었다. 영국 언론매체 <가디언> 2017년 12월 4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11월 마지막 주간에 존 볼튼(John R. Bolton)이 영국 런던을 방문하였다고 한다. 볼튼은 부쉬행정부에서 극우파 외교관리로 악명을 떨친 사람이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그가 런던을 방문한 목적은 마익 팜페오(Mike R. Pompeo)  중앙정보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전역을 타격할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는 중요한 정보를 영국의 정관계 인사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볼튼이 그 정보를 갖고 런던에 나타난 것과 거의 때를 같이하여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고도의 핵공격력을 실물로 입증하였다. 2017년 11월 28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시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였던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의 정보보고는 엄중한 판단착오였다. 

2018년 1월 7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 대담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한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언제쯤 갖게 되는가를 물은 대담자의 질문을 받았을 때, “확실하게 말하지는 못하겠다”고 얼버무렸다. 그 문제와 관련하여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엄중한 판단착오를 저질렀으므로, 입이 열 개라도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이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을 중단시킬 방도는 애초부터 없었지만, 화성-15형의 등장으로 하여 중단방도가 없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을 비핵화하려던 미국의 전략은 화성-15형 시험발사성공으로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된 이후 완전히 파탄되었고, 미국에게 남겨진 선택방안은 조선에게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및 지하핵시험을 동결하라고 요구하는 이른바 핵동결(nuclear freeze)로 좁혀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미국은 조선을 비핵화하기 위해 그 무슨 ‘최대 압력’을 가한다는 큰 소리를 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패한 자기들의 초라한 몰골을 가려보려는 허장성세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를 포기하고 조선에게 핵동결을 요구하려면,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부터 중단하지 않을 수 없지만, 아직까지도 그 전쟁연습을 중단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런 미국의 태도는 2018년 1월 26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태평양사령부 청사에서 진행된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과 송영무 국방장관의 회담에서 드러났다. <아사히신붕> 2018년 1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매티스-송영무 회담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 직후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시작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사진 9>

▲ <사진 9> 이 사진은 2018년 1월 26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태평양사령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미국방장관회담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송영무 국방장관이 악수하는 장면이다. 최근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회담에서 미국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 직후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시작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강행되는 경우, 한반도 정세는 또 다시 긴장상태에 빠질 것이며, 지금 추진되고 있는 남북관계개선도 중지될 것이다. 긴장완화와 남북관계개선을 반대하는 미국은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강행하여 정세를 격화시키고 남북관계개선을 가로막으려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만일 미국이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중단하면, 조선에게 굴복한 것으로 되고, 최근 시작된 남북관계개선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백악관은 오는 3월 하순 그 전쟁연습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이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강행하면, 한반도 정세는 또 다시 긴장상태에 빠질 것이며, 남북관계개선도 중지될 것이다. 긴장완화와 남북관계개선을 반대하는 미국은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강행하여 정세를 격화시키고 남북관계개선을 가로막으려는 것이다.  

1968년 푸에블로 위기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국은 조선과의 대결에서 패하였는데도 승복하지 않고 11개월 동안 시간을 끌면서 버티다가 결국 조선이 생포한 82명 승조원 전원을 간첩으로 군사재판에 회부하여 장교 6명은 총살하고, 나머지 사병 76명은 20년 징역형과 10년 징역형으로 엄벌하겠다고 통보하였을 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굴복하였다. 조선이 미국을 굴복시키는 방도는 충격과 강압밖에 없었던 것이다. 푸에블로 위기 이후 50년이 지난 오늘도 조선이 미국을 굴복시킬 다른 방도는 없다.

2018년 1월 22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결정서를 발표하였다. 푸에블로호 나포사건 50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2월 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로 의의있게 기념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정서다. 결정서는 김일성 주석이 조선인민군을 창건한 1948년 2월 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2.8절 또는 건군절)로 제정하고, 조선인민혁명군을 창건한 1932년 4월 25일을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로 제정한다고 하였다. 조선인민군 창건일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을 구분한 까닭은, 핵무력을 완성하여 강력한 전략군을 가지고 있는 정규군의 위용을 더욱 과시하려는데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니나 다를까, 조선인민군은 2017년 11월 말부터 평양 외곽에 있는 광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위성사진분석가들이 조선의 열병식 준비현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을 보았더니, 각종 군사장비들을 제외하고 참가인원을 수송하는 버스만 400대나 동원되었다고 한다.  

건군절 70주년을 맞이한 조선이 그처럼 엄청난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오는 2월 8일 평양에서 진행될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는 최신형 전략무기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하였으므로, 건군절 열병식에 최신형 전략무기들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는 2월 8일 조선은 자기의 완성된 국가핵무력을 실물로 전 세계에 과시할 것이다. 이것은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강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가로막으려는 미국을 정조준한 대응조치로 된다. 조선의 충격과 압박은 멈추지 않았다. 미국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굴복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50년 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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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3

더 크고 엄청난 정세변화 일으킬 남북관계개선 급진전

[한호석의 개벽예감] (283)
자주시보 2018년 01월 2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미핵대결종식으로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
2. 미국에서 해괴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3. 모호화 어법 뒤에 숨겨진 비밀 
4. 쌘프랜시스코 3자비밀회담, 그건 허사다


1. 조미핵대결종식으로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

지금 세계의 시선은 급격한 정세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한반도로 집중되고 있다. 그 정세변화는 두말할 나위 없이 남북관계개선의 급진전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아침에 신년사를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남북관계개선이 마치 경이로운 기적처럼 우리의 눈앞에 극적인 장면들을 하나씩 펼쳐가고 있는 중이다.

남과 북이 우리 민족끼리 힘과 슬기를 합쳐 밀고 나가는 남북관계개선은 다음 달에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아로새긴 멋진 서막을 올리게 된다. 지금 남과 북이 우리 민족끼리 협력하여 준비하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 민족이 살고 있는 신성한 강토를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로 불태우겠다는 극악무도한 폭언을 토해낸 미치광이의 핵공갈을 물리치고 기어이 평화를 실현하려는 우리 민족의 장한 기상을 세계에 떨칠 사상 최고의 평화축전으로 펼쳐질 것이다.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9일 판문점 남측 구역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남북고위급 회담이 개최되었을 때 남과 북의 대표단 단장들이 서로 손을 맞잡은 장면이다. 남측 대표단 단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고, 북측 대표단 단장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아침에 신년사를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남북관계개선이 마치 경이로운 기적처럼 우리의 눈앞에 극적인 장면들을 하나씩 펼쳐가고 있는 중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급격한 정세변화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반만년 민족사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조국분단으로 무려 70년 동안 갈라져 살아왔지만, 우리 민족끼리 뜻이 통하고 힘과 슬기를 합치면 아주 짧은 시간에 분단체제를 허물어버리고 위대한 통일국가를 건설할 엄청난 저력이 우리 민족에게 잠재되어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을 실증한 것이다. 70년 분단체제 밑에 짓눌렸던 민족의 저력이 굴종과 적폐의 거죽을 찢고 솟구쳐 올라 삼천리강산을 뒤덮으며 용용히 흐르기 시작하였다.

남북관계 개선은 남과 북 중에서 어느 한 쪽이 홀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끼리 뜻이 통하여 힘과 슬기를 서로 합칠 때, 바로 그럴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빛나는 혁신이며, 눈부신 도약이며, 가슴 벅찬 승리이다. 그리하여 남북관계 개선은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된 오늘의 정세변화 속에서 남과 북이 미국의 한반도 핵전쟁위협을 배격하고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대전환의 출발점에 나서는 것이며, 분단체제를 혁파하고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는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는 것이다. 남과 북이 힘과 슬기를 합친 민족주체역량으로 관계를 개선하는데, 어찌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으랴!  
남북관계 개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때부터 2007년 10.4선언이 발표된 때까지 8년 동안 남북관계 개선이 실현되었다. 그런데 올해 실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실현되었던 남북관계개선과 매우 다르다. 어떻게 다른가?

(1)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기간에는 조미핵대결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었으므로, 그 기간에 실현된 남북관계개선은 조미핵대결의 ‘금지선’을 넘어설 수 없었다. 다시 말하면, 조미핵대결이 남북관계개선의 속도, 방향, 범위를 내리누르는 억제요인으로 되었던 것이다. 조선과 미국이 핵대결을 벌이고 있었으므로, 남과 북은 관계개선 초기단계에는 들어섰으나 완성단계에로 더 멀리 나아가지는 못하였다. 조미핵대결이 종식되는 정세의 질적 변화가 일어나야 남북관계개선이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길을 열어놓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2018년 1월 1일부터 시작된 남북관계개선은 조미핵대결이 종식된 정세의 질적 변화 속에서, 그 질적 변화를 추동요인으로 하여 실현되기 시작한 새로운 차원의 남북관계개선이다. 만일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지 않았더라면, 남북관계도 개선될 수 없었을 것이다. 조미핵대결종식과 남북관계개선의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 <사진 2> 이 사진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 4일 평양에서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한 뒤 백화원 영빈관에서 마련된 환송오찬에 참석한 장면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오찬원탁 중앙에 앉은 뒤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2000년 6월에 그 곳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도 바로 그 자리에 앉으셨다고 말했다. 두 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어렸다. 김영일 총리는 환송오찬 축하발언에서 "오늘 선언은 온 겨레에게 새로운 힘과 신심을 안겨주고 있다. 북남수뇌상봉은 우리 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치면 못해낼 일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고 말했고,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뒤이은 축하발언에서 "남북 정상께서는 만남 자체의 의미를 넘어서 민족의 장래에 하나같이 소중하고 뜻깊은 합의를 이뤄내셨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뒤 또 다시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은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된 정세의 질적 변화를 추종요인으로 하여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이루어졌던 남북관계개선과 다르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2)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 동안 남북관계개선에서 이룩된 귀중한 성과들은 대북적대정책을 또 다시 들고 나와 휘둘렀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도발망동에 의해 혹심하게 파손되었고, 남과 북은 이전의 적대관계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연속 자행한 대북도발이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에 붙어 돌아간 종속변수였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한미동맹’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을 지배하는 한, 그런 대북도발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에 붙어돌아가는 종속변수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 대북적대정책을 완화하기 시작한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민족의 염원과 정세발전의 요구에 맞게 대북관계개선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는가 아니면 완화하지 않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끝내 완화하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는 대북관계개선을 추진하다가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에 끌려다니게 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할 것인가 아니면 완화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것이 남북관계개선의 진전여부를 전망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 미국에서 해괴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1953년 7월 27일 6.25전쟁이 정전된 이후 오늘까지 65년 동안 미국 역대 행정부들은 조선을 고립, 압살해보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왔다. 65년 동안 지속되어온 그런 대조선적대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에게로 계승되었으므로, 트럼프 행정부가 대조선적대정책을 자발적으로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그러나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은 영구불변한 것이 아니므로, 그들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는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 예상되는 완화계기는 하나뿐이다. 조선과 미국이 격돌한 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여 미국에게 대조선적대정책을 포기하라고 강제하고, 미국은 조선의 그런 강압적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 다시 말해서 조미적대관계에서 질적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조미적대관계에서 질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미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완화하지 않으면, 지금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기간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놀랍게도, 70여 년 지속되어오는 조미적대관계에서 승자와 패자를 결정지은 정세의 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 변화는 70년 조미적대관계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엄청난 변화다. 그래서 그것을 질적 변화라고 불러야 한다. 최근 <자주시보>에 실린 내 글들에서 반복적으로 서술해오고 있는,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25년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조미핵대결종식, 바로 이 사변이 70년 조미적대관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어난 질적 변화다. 하지만 미국 언론매체들이 교묘하게도 보도형식을 빌어 퍼뜨리고 있는, 조미핵대결에 관한 헛소문들을 순진하게 믿는 사람들은 그런 엄청난 사변, 정세의 질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 

▲ <사진 3> 위의 두 사진들은 2013년 3월 29일 0시 30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사령부 작전실에서 긴급작전회의를 소집하였을 때, 작전실에 게시되었던 '전략군 미 본토 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핵타격계획도를 재구성한 것이다. 그날 심야작전회의는 미국이 B-2 스텔스전략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조선에 대한 핵위협을 감행한 것으로 하여 긴급히 소집되었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날 긴급작전회의에서 "명령만 내리면 첫 타격으로 모든 것을 날려보내고 씨도 없이 재가루로 불태워버리라고 단호히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위의 핵타격계획도가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은 이미 2013년 이전에 미국 본토 전역을 핵타격사정권 안에 두고 있었다. 그러므로 조선이 2017년 말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것은 미국 본토 전역을 핵타격사정권 안에 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자주시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하여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는데도, 조선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상각으로 발사하지 않았으므로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지 않았다느니, 또는 조선의 전략핵시설 몇 개소를 파괴하는 이른바 ‘코피공격(bloody nose attack)’을 감행하여 조선을 굴복시키려는 기습타격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다느니 하는 해괴한 소문들이 미국에서 떠돌고 있다. 미국 언론매체들이 퍼뜨리는 그런 헛소문들은 한국 언론보도에도 버젓이 실리고 있고, 그런 보도 아닌 보도에 속아 넘어간 사람들은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남북관계개선의 진전여부를 전망하는 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므로, 요즈음 미국 언론매체들이 퍼뜨리는 조미핵대결종식에 관한 헛소문들이 얼마나 황당한 거짓말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1) 조선의 완성된 대륙간탄도미사일능력을 깎아내리려는 미국의 일부 미사일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정상각으로 발사되지 않고 최대 고각으로 발사된 것이 마치 어떤 기술공학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해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이야말로 허튼 소리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상각으로 발사하는 것보다 최대 고각으로 발사하는 것이 로켓기술공학적으로 더 어렵다. 조선이 화성-15형의 사거리를 크게 줄여 정상각으로 발사하면, 일본 열도를 넘어 북태평양 상공으로 날아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조선은 재돌입체의 돌진낙하비행상황을 관측하지 못하고 미국만 그 상황을 관측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화성-15형 재돌입체의 돌진낙하비행상황을 단독으로 관측한 경우, 그 재돌입체가 돌진낙하하다가 대기마찰로 타버렸다고 허위선전을 해도 조선은 반박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조선은 조선에서 관측할 수 있는 동해 수역에 재돌입체를 떨어뜨리기 위해 화성-15형을 최대 고각으로 쏘아올렸던 것이다. 

그런 논거 이외에 더 있다. 조선은 2016년 3월 14일에 진행되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성능을 판정하는 대기권 재돌입환경 모의시험에서 합격한 재돌입체를 화성-12형에 장착하고 2017년 5월 14일 동해 상공으로 고각발사하였고, 2017년 8월 29일과 9월 15일에는 각각 북태평양 상공으로도 발사하였다. 또한 조선은 화성-12형에 장착하였던 재돌입체를 화성-14형에도 장착하고 2017년 7월 4일과 7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고각발사하였다. 이처럼 조선은 재돌입환경모의시험을 통과한 재돌입체를 화성-12형에 장착하여 세 차례 시험발사한 뒤에 화성-14형에도 장착하고 두 차례 더 시험발사한 것이다. 물론 조선은 그 다섯 차례 시험발사에서 모두 성공하였다. 

특히 2017년 7월 29일 조선이 고각으로 쏘아올린 화성-14형은 정점고도 3,724.9km까지 올라갔다가 동해 수역에 탄착했는데, 거기에 장착된 재돌입체가 돌진낙하비행 최종구간에서 대기마찰로 타버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탄착하였다는 사실은 일본 <NHK> 홋까이도 지부에 설치된 기상관측카메라가 촬영한 기상관측동영상에서 실증된 바 있다. 이에 관해서는 <자주시보> 2017년 8월 7일에 실린 나의 글 ‘마하스템 예고한 7월 29일 오전 0시 28분’에서 자세히 서술하였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7월 29일 일본 홋까이도 지부의 기상관측카메라가 촬영한 동영상 중에서 화성-14형 재돌입체의 섬광이 마지막 순간에 위아래로 갈라지면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장면을 확대한 것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위쪽 섬광체의 크기는 아래쪽 섬광체에 비해 작고 섬광의 밝기도 낮다. 이것은 재돌입체에 들어있는 핵탄두폭발조종장치가 모의열핵탄두를 기폭하는 순간, 모의열핵탄두는 폭발되고, 핵탄두폭발조종장치는 파열되면서 서로 떨어져나간 장면이다. 수직으로 낙하하는 재돌입체에서 파열잔해들이 튀어나왔으므로 마치 섬광이 위아래로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는 특이한 소멸현상이 나타났다. 만일 재돌입체가 정상적으로 탄착되지 않았다면 섬광체는 위아래로 갈라지지 않은 채 소멸되었을 것이다. 조선은 다섯 차례 검증을 거치면서 대기권재돌입판정기준에 합격한 재돌입체를 2017년 11월 29일에 마지막으로 화성-15형에 장착하고 최대고각으로 쏘아올렸다. 조선의 국가핵무력은 그렇게 완성되었고,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조선의 승리로 25년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들은 조선이 만든 재돌입체가 적어도 다섯 차례 검증을 거치면서 대기권재돌입판정기준에 합격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리하여 조선은 다섯 차례 검증에서 대기권재돌입판정기준에 합격한 재돌입체를 한층 더 발전시킨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s)를 화성-15형에 장착하고 최대 고각으로 쏘아올렸던 것이다. 2017년 11월 29일 조선은 화성-15형에 장착된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모의탄두들이 “조선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였다”고 발표하였는데, 여기서 ‘정확히 탄착되었다’는 말은 예정된 탄착구역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뜻이며, 동시에 돌진낙하비행 최종구간에서 대기마찰로 타버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탄착하였다는 뜻이다. 이에 관해서는 2017년 12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동해의 밤하늘에 나타난 붉은 섬광체 3개’에서 자세히 서술하였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능력을 그처럼 고도화하여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실증되었는데도 미국의 몇몇 분별없는 미사일전문가들은 그 엄연한 사실을 부정하면서 조선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상각으로 발사하지 않았으므로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았던 것이다. 

(2) 조선의 전략핵시설 몇 개소를 파괴하는 이른바 ‘코피공격’을 감행하여 조선을 굴복시키려는 기습타격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헛소문은 원래 영국의 언론매체 <텔리그라프(Telegraph)>가 2017년 12월 20일에 처음 퍼뜨린 것인데,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코피공격검토설’을 언론에 흘려준 사람은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2017년 12월 상순 중국 베이징에서 조선과 미국이 반관반민 비공개접촉을 진행한 직후인 12일 12일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이 토론회 연설에서 조선에게 조건 없는 양자회담을 전격 제의하였을 때,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틸러슨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양자회담제의를 극력 반대하면서 이른바 ‘코피공격작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처럼 헛소문을 조작하여 언론에 흘려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텔리그라프>가 기사화한 이후 잠잠해지는가 싶었던 그 헛소문은 2018년 1월 9일 미국 언론매체 <월스트릿저널>과 <비지니스 인싸이더>에서 서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각각 고개를 다시 쳐들었다. 그 두 언론매체들은 최근 백악관에서 조선의 전략핵시설들에 대한 ‘코피공격작전’이 검토되고 있다는 헛소문을 다시 실었고, 한국 언론매체들은 그 헛소문을 분별없이 퍼날랐다. 

▲ <사진 5> 이 사진은 미국 텔레비전방송이 이른바 '코피공격작전'에 관한 보도를 내보내는 화면이다. '코피공격작전'이라는 것은 미국이 조선의 전략핵시설 몇 개소를 공습으로 파괴하는 기습타격전을 뜻한다. 2017년 12월 상순 중국 베이징에서 조선과 미국이 반관반민 비공개접촉을 진행한 직후인 12월 12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토론회 연설 중에 조선에게 조건 없는 양자회담을 전격 제의하였을 때, 허벗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틸러슨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양자회담제의를 극력 반대하면서 '코피공격작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처럼 헛소문을 조작하여 언론에 흘려주었다. '코피공격작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헛소문은 1994년 6월 클린턴 행정부가 조선의 녕변핵시설을 외과수술식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하였다는 헛소문을 23년 만에 또 다시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그러나 그 헛소문은 1994년 6월 클린턴 행정부가 조선의 영변핵시설을 ‘외과수술식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하였다는 헛소문을 23년 만에 또 다시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 2017년 4월 12일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가 추적, 보도한 바에 따르면, 1994년 6월 클린턴 행정부가 조선의 영변핵시설을 ‘외과수술식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하였다는 것도 사실은 헛소문이었다고 한다. 조미회담을 반대한 극우파 관리들이 조선에게 겁을 주려는 망상에 빠져 조작한 헛소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미회담을 반대하는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조선의 전략핵시설을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는 ‘코피공격작전’이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헛소문을 또 다시 조작하여 언론에 흘려주었으니 ‘제 버릇 개에게 주지 못한다’는 속담에 어울리는 짓이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지 않는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워싱턴 이그재미너> 2018년 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코피공격작전’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펜타곤이 무관심한 군사작전을 백악관이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는 헛소리다.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핵강국의 전략핵시설을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한다는 헛소리는 러시아가 미국의 전략핵시설을 기습폭격으로 파괴하려고 한다는 헛소리만큼이나 황당무계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면서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합니다”고 언명한 바 있다.  

3. 모호화 어법 뒤에 숨겨진 비밀 

위에 서술한 두 가지 헛소문은 미국 언론매체들 속에서 잠시 떠돌다 사라지는 것이지만, 그런 헛소문과 달리 남북관계개선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게 아니냐 하고 우려할 만한 사건이 실제로 있었다. 2018년 1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회(EDSCG) 제2차 회의가 진행된 것이다. 이 회의에는 양측에서 외교 및 국방부문의 차관급 관리들이 각각 참석하였다. 한국 국방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그 차관급 회의에서 남북관계개선에 대해 협의하였고, 한미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하였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한, 미 전략자산의 한국 및 주변지역에 대한 순환배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이 보도내용을 읽으면, 미국은 올해에도 지난해처럼 항모타격단과 전략폭격기편대를 한반도에 수시로 출동시키면서 군사적 긴장을 여전히 고조시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최근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 개선이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이후에 중지되는 게 아니냐 하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그런 전망은 좀 성급한 것이다. 왜냐하면,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이후 미국이 항모타격단과 전략폭격기편대를 한반도에 또 다시 출동시키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차관급 관리들이 결정할 수 있는 단순한 군사문제가 아니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심중히 결정해야 하는 국가안보문제이기 때문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그 문제를 어떻게 결정하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지난 며칠 사이에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이 줄줄이 꺼내놓은 아래와 같은 연속발언들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11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된 <월스트릿저널> 기자들과 대담하는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고 묻는 질문이 나왔을 때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질문을 비껴갔다. 
그로부터 닷새가 지난 2018년 1월 16일 틸러슨 국무장관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외무장관 다자회의 직후 캐나다 외무장관과 함께 진행한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고 묻는 취재기자의 질문이 나왔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화여부를 확인해주는 것이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직답을 피했다. 
이튿날인 2018년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 기자들과 대담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사소통을 한 적이 있었는가 하고 묻는 질문이 나왔을 때, 그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였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18년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 기자들과 대담하는 장면이다. 그는 대담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사소통을 한 적이 있었는가 하고 물은 질문이 나왔을 때, 그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였다. 그 자리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직답을 피하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였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같은 날, 존 켈리(John F. Kelly)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와 진행한 대담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고 묻는 질문이 나왔을 때, “(조선과 미국 사이에) 열려있는 통로들이 있지만 (그 질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위에 열거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직답을 피하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였다. 왜 그렇게 하였을까? 
실재하는 사실을 시인하기 힘든 정황이 조성되었을 때, 시인도 하지 않고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화(glomarization) 어법이 사용되는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는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이 시인도 하지 않고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화 어법을 사용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대화를 제의하였으나 그에 대한 응답을 아직 받지 못하였음을 강하게 암시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이 민감한 문제와 관련하여 좀 더 구체적인 발언을 꺼내놓은 사람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다. 그는 2018년 1월 17일 <팍스 뉴스>와 진행한 대담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였는가 하는 질문이 나왔을 때, “여러 사람들이 도와주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외국지도자들과 통화한다”고 답변하였다. 얼핏 동문서답처럼 들리는 이 답변 속에 궁금증을 풀어줄 실마리가 있다. 켈리 비서실장의 그 답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대화를 제의한 것이 아니라 제3자의 도움을 받아, 다시 말해서 제3국 국가지도자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간접적으로 대화를 제의하였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은밀한 부탁을 받고 그의 대화의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한 제3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논할 필요가 있다.

패자가 승자에게 먼저 대화를 요청하는 것은 국제관례다. 조미핵대결에서 패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대결을 승리로 이끈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먼저 대화를 제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대화제의를 비밀로 감추고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종식되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의한 대화의 형식은 정상회담이다. 2018년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 기자들과 대담하는 중에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주 앉을 것인데, 마주 앉아 문제를 해결하게 될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팍스 뉴스>와 진행한 대담에서 “이제 현 시점에서 남은 길은 없다. 우리는 이 사람(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함-옮긴이)을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그가 조미정상회담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낸 발언이었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8년 1월 17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팍스 뉴스>의 '스페셜 리포트'라는 제목의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대담자 브렛 베이어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켈리 비서실장은 그 대담에서 지금 미국에게 남아있는 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협상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조미정상회담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낸 발언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제의에 대한 응답을 주지 않았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에 응답을 주지 않았다. 왜 응답을 주지 않았을까? 첫째는,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원한다면, 국제관례에 따라 특사를 평양에 보내 정식으로 제의할 것이지,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비공식적으로 제의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퇴짜를 받을 어설픈 행동이었다. 둘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사를 평양에 보내 정식으로 정상회담을 제의한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 제의를 받아줄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1일 자신의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한 사람, 조선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전 세계에서도 비난과 지탄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린 사람과 마주 앉아 의미 있는 정상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를 무시해버리고, 조미고위급회담을 구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4. 쌘프랜씨스코 3자비밀회담, 그건 허사다

2018년 1월 17일 한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은 중요한 사실을 보도하였다. 2018년 1월 13일 미국 쌘프랜씨스코에서 한미일 3자안보수장회담이 은밀히 진행되었다는 보도였다. 그 비밀회담이 진행된 날로부터 나흘 지난 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청와대 관계자는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야찌 쇼따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보장국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자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하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쌘프란씨스코 3자회담은 그것이 은밀히 진행된 비밀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음모의 냄새를 짙게 풍긴다. 그들은 비밀회담에서 어떤 음모를 꾸민 것인가?

일본 <NHK> 2018년 1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비핵화협상에 나오도록 최대 압력을 가하는 미국의 기존 방침을 쌘프란씨스코 3자회담에서 재확인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보도기사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자회담에 참석하였다는 사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에는 2자회담으로 잘못 알려졌었다. 
조선이 비핵화협상에 나오도록 최대 압력을 가하는 미국의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비밀회담에 정의용 실장이 참석한 것은, 최근 급진전되기 시작한 남북관계개선에 대처하는 문제도 당연히 그 비밀회담에서 논의되었음을 말해준다. 누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일본-한국이 3자합동으로 조선에게 최대 압력을 가하는 문제와 남과 북이 우리 민족끼리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문제는 상극 중의 상극이다. 조선에게 최대 압력을 가하는 것과 남과 북이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양립될 수 없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것처럼,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조미회담과 남북관계개선을 반대하는 극우관료집단의 우두머리다. 그런 흉심을 품은 극우관료가 3자비밀회담을 긴급히 소집하여 조미회담과 남북관계개선을 가로막으려는 음모를 꾸민 것이 분명해 보인다. 

▲ <사진 8> 이 사진은 조선에서 전승절 60주년을 맞은 2013년 7월 27일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푸에블로호 앞에서 조선인민군 및 로농적위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하며 입장하는 장면이다. 2018년 1월 23일은 미국 첩보함 푸에블로호가 조선인민군에게 나포된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적국에게 자국 군함을 나포당하는 치욕을 겪었으며, 사죄문을 조선에게 바치고서야 7개월 동안 붙잡혀 있었던 전쟁포로 82명을 송환받는 치욕을 겪었다. 50년 전 조선에는 핵무기가 1발도 없었고, 미국에는 핵무기가 수 천 발이나 있었지만, 미국은 조선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핵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핵무기가 1발도 없었던 조선에게 무릎을 꿇었던 미국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을 무슨 수로 당하겠는가. 미국이 조선에게 그 무슨 최대 압력을 가하는 것이야말로 푸에블로호의 치욕을 망각한 것이며, 치욕과 비교할 수 없는 파멸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2018년 1월 23일은 미국 첩보함 푸에블로호(USS Pueblo)가 조선인민군에게 나포된 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적국에게 자국 군함을 나포당하는 치욕을 겪었으며, “미국 함선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령해에 침입하여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을 반대하는 엄중한 정탐행위를 한데 대하여 전적인 책임을 지고 이에 엄숙히 사죄”한다고 명기한 사죄문을 조선에게 바치고서야 7개월 동안 붙잡혀 있었던 전쟁포로 82명을 송환받는 치욕을 겪었다. 50년 전 조선에는 핵무기가 1발도 없었고, 미국에는 핵무기가 수 천 발이나 있었지만, 미국은 조선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핵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핵무기가 1발도 없었던 조선에게 무릎을 꿇었던 미국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을 무슨 수로 당하겠는가. 미국이 조선에게 그 무슨 최대 압력을 가하는 것이야말로 푸에블로호의 치욕을 망각한 것이고, 치욕과 비교할 수 없는 파멸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2018년 1월 17일 틸러슨 국무장관은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진행된 간담회에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전 국무장관과 함께 참석하여 발언하는 중에 “미국과 북조선이 협상탁에 나서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조미협상이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말한 비핵화협상을 뜻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조미핵대결에서 자기들이 패했는데도 조선의 비핵화를 협상목표로 내건 기존 방침에 미련을 두고 있다. 그들이 조선을 비핵화하겠다는 참으로 미련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한, 조선이 그들의 회담제의를 받아줄리 만무하다. 

미국은 조미핵대결에서 패하였으면서도 자기들이 최대 압력을 가하면 조선을 비핵화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신의 오류, 실패, 좌절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억설과 궤변을 늘어놓는 법인데, 지금 조선을 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습이 꼭 그런 꼴이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이 조선에게 회담제의를 계속해도 조선으로부터 ‘개무시’를 당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된다. 

▲ <사진 9> 이 사진은 2000년 9월 15일 남북선수단이 오스트레일리아 씨드니에서 열린 여름철올림픽대회 개막식에 단일기를 휘날리며 공동으로 입장하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지금 남과 북이 우리 민족끼리 협력하여 준비하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은, 신성한 삼천리 강토를 '화염과 분노'로 불태우겠다는 극악한 폭언을 토해낸 미치광이의 핵공갈을 물리치고 기어이 평화를 실현하려는 우리 민족의 장한 기상을 세계에 떨칠 사상 최고의 평화축전으로 펼쳐질 것이다. 남과 북이 민족의 통일염원을 담은 단일기를 휘날리게 될 '평화올림픽'이 성사되면,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민족의 전폭적인 성원을 받으며, 그리고 제국주의전쟁위험을 배격하는 전 세계 평화애호인민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우리 민족끼리 추진하는 남북관계개선은 더욱 급물살을 타고 진전될 것이다.     ©자주시보,한호석소장

미국이 모르는 것은, 그들이 제아무리 반대하고 가로막아도 한반도 정세는 그들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미국은 쌘프랜씨스코 3자비밀회담에서 남북관계개선을 가로막으려는 음모를 꾸몄지만, 그건 허사다. 남과 북이 민족의 통일염원을 담은 단일기를 휘날리게 될 ‘평화올림픽’이 성사되면,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민족의 전폭적인 성원을 받으며, 그리고 제국주의전쟁위험을 배격하는 전 세계 평화애호인민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우리 민족끼리 추진하는 남북관계개선은 더욱 급물살을 타고 진전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48년 4월 19일부터 30일까지 평양 모란봉극장에서는 “우리 조국이 일제 통치에서 해방된 후 처음 한 자리에 모인” 남북 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가 진행되었다. 한반도 전역의 56개 정당 및 사회단체를 대표하여 그 역사적인 정치회합에 참석한 민족대표 695명은 ‘전 조선동포에게 격함’이라는 제목의 격문에서 “우리 조국강토에서 외국군대를 철거하고 어떠한 외국의 간섭도 없이 우리 민족끼리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라”고 외치면서 “우리 민족의 통일과 독립과 자유를 위하여 싸우는 백절불굴의 민족적 진취기상 만세!”를 불렀다. 70년 전 백절불굴의 민족적 기상을 안고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였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절절한 외침. 그 외침은 70년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오늘도 삼천리 강산을 쿵쿵 울리며 우리 민족을 이끌어주고 있지 아니한가! 우리 민족끼리 화해하고 협력하고 단합하여 난관과 방해를 뚫고 통일의 길로 가라고, 어서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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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상상하라,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아 총결산하는 회담을

[한호석의 개벽예감](282)
자주시보 2018년 01월 1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선의 승리를 인정하는 러시아, 조선의 승리를 은폐하는 미국
2. 패자의 다급한 회담간청, 승자는 무시해버렸다
3. 트럼프가 보여준 태도변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4.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아 총결산하는 회담 열리게 된다


1. 조선의 승리를 인정하는 러시아, 조선의 승리를 은폐하는 미국 

조선에서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은 쓰이지 않고, 반미대결전이라는 말이 널리 쓰인다. 원래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은 내가 만들어 쓰는 신조어다. 내가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을 쓰게 된 까닭은, 1953년 7월 27일 정전 이후 지속되어오는 조미대결전의 기나긴 노정에서 조미핵대결이라는 특정기간을 구분해서 고찰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반미대결전은 조미핵대결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벌어지고 있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핵대결이라는 개념은,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개발, 완성하는 문제를 놓고 조선과 미국이 대결한다는 뜻이다. 자기의 국가핵무력을 개발, 완성하려는 조선과 그 노력을 가로막으려는 미국이 격돌한 대결, 그것이 조미핵대결이다. 
1993년 조선에 대한 미국의 특별사찰 강요로 촉발되어 해를 거듭할수록 차츰 격화되어온 조미핵대결은 2017년에 이르러 가장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그런 점에서 2017년은 조미핵대결의 최종국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2017년 최종국면에서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 초강력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였고, 그에 앞서 그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초강력 열핵탄두를 기폭하는 지하핵시험에서도 성공을 거둠으로써 자기의 국가핵무력이 마침내 완성되었음을 실증하였으며, 장장 25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의 마지막 장에 국가핵무력완성이라는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던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2017년 11월 29일 조선 은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서 조미핵대결을 자기의 승리로 종식시켰다. 나는 이전에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에서 화성-14형의 사거리를 14,000km로 추산하였는데, 위의 사진은 이스라엘의 어느 언론인이 그 사거리를 13,000km로 추산한 사정권을 세계지도 위에 표시한 것이다. 화성-15형 사정권이 표시된 위의 세계지도가 잘 말해주는 것처럼, 화성-15형은 남극대륙 중앙부까지 날아갈 수 있고, 남아메리카대륙 및 아프리카대륙 서남단 일부를 제외한 세계 모든 지역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그러므로 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의 핵공격위험에서 벗어려면, 아르헨티나에 가서 안전한 피신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지도는 장장 25년에 걸친 조미핵대결에서 미국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완성을 가로막지 못하고 완패하였음을 보여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에서는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을 쓰지 않기 때문에,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는데도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표현은 쓰지 않고, 그 대신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다른 표현을 쓴다. 비록 표현은 서로 달라도,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과 조미핵대결 종식은 서로 같은 뜻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의 력사적 위업을 성취하였다”고 공식 선포한 것은,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음을 공식 선언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고, 그로써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인정한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Interfax News Service)> 2018년 1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올렉 버미스트로브(Oleg Burmistrov) 러시아 외교부 특명전권대사는 그 통신사와 진행한 신년대담에서 유엔안보리가 대조선제재를 추가로 결의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유엔안보리가) 석 달마다 (대조선제재)결의를 채택하는 것은 그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가까운 장래는 물론 먼 장래에도 유엔안보리의 제재노선은 본질적으로 전망이 없다. 조선에 대한 제재와 압박의 가능성은 소멸되고 말았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의 독자적인 대조선제재를 가리켜 “상황을 악화시키는 해로운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미국의 대조선제재를 비난하고 반대하는 러시아의 목소리는 쎄르게이 랴브꼬브(Sergei A. Ryabkov) 러시아 외교차관이 2018년 1월 13일 러시아 <타스통신(Tass News Agency)>과 진행한 대담에서 더 크게 울려나왔다. 그는 조선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비윤리적이고 잔인하다”고 하면서 맹렬히 비난하였다. 

이런 비난과 반대는 앞으로 미국이 유엔안보리에서 대조선제재문제를 제기하더라도 러시아는 그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트럼프 행정부에게 대조선제재압박을 중지하고 조미회담에 나서라고 강한 어조로 촉구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미관계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가 새해에 들어와 돌변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런 태도변화는 러시아가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였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하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였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V. Putin) 러시아 대통령이다. 그는 2018년 1월 11일 러시아 언론인들과 대담하면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확실히 승리했다고 믿는다. 그는 핵무기를 가졌고,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에 도달할 수 있고, 그의 잠재적 적국 영토의 어느 곳이라도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3,000km에 이르는 미사일도 가졌다”고 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영명하고 노숙한(shrewd and mature)” 지도자라고 칭송하였다. <사진 2>

▲ <사진 2> 지금 미국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자기들이 패하였는데도 패배를 승복하지 않고, 패배사실을 은폐하고 있다. 그런데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가장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위의 사진은 2018년 1월 11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언론인들과 대담하는 장면인데, 그는 대담에서 조선이 미국과의 핵대결에서 확실히 승리했다고 인정하면서, 조미핵대결을 승리로 이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영명하고 노숙한 지도자로 칭송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러나 백악관은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만일 그들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지난 25년 동안 미국이 집요하게 추진해온 대조선비핵화압박정책이 완파되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꼴이고, 따라서 조미핵대결에서 미국이 완패당했다는 것도 자인하는 꼴이므로, 백악관은 조선의 국가핵무력완성을 인정하기도 싫고, 인정할 수도 없는 아주 난감한 처지에 빠진 것이다. 

그런 난감한 처지를 알면서도 그랬는지 아니면 모르고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느 미국 언론매체가 난감한 처지에 빠진 백악관에게 얄궂은 질문을 던졌다. 질문공세에 걸려든 사람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주요성원인 마익 팜페오(Mike Pompeo) 중앙정보국장이다. 그는 2018년 1월 7일에 방영된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 대담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하여 아래와 같은 얄궂은 질문을 받았다.  

질문자 - 지난 10월 당신은 북조선이 미국의 도시를 핵공격으로 위협하는 한계선을 넘기까지 앞으로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그 시간대에 있다는 말인가? 
팜페오 - 그건...그것은 바뀌지 않고 똑같다. 
질문자 - 아직도 몇 달이 남았다는 말인가?
팜페오 - 그렇다.
질문자 - 그러면 우리...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석 달이 남았는가? 넉 달이 남았는가?
팜페오 - 그 정도로 확실하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위의 대담이 잘 말해주는 것처럼,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조선이 미국 본토를 핵타격사정권 안에 두었는지를 캐물은 질문을 받았을 때, 말을 버벅거리면서 곤혹스런 답변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려면 아직도 몇 달이 더 지나야 한다는 팜페오 국장의 곤혹스런 답변은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했다는 사실, 그리하여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을 은폐해보려는 수작으로 보인다. 미국의 국가안보현안들에 대해 누구보다 가장 정확하게 정보판단을 내린다는 중앙정보국장이 미국에게 몰아닥친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문제를 놓고 말을 버벅거리면서 곤혹스런 답변을 늘어놓은 것이야말로 지금 백악관이 얼마나 난감한 처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지를 뚜렷이 드러내주는 사례다. 


2. 패자의 다급한 회담간청, 승자는 무시해버렸다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의심하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은 2018년 1월 1일부터 급변하기 시작한 현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조미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었던 조미관계가 화성-15형 시험발사성공 이후 물밑에서 급류를 타기 시작하였음을 알려주는 몇 가지 중요한 정보를 살펴보면, 조미회담이 다가오고 있음을 능히 예견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포하기 직전, 조미핵대결에서 사실상 완패한 미국은 제3자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물밑에서 어떤 은밀한 행동들을 취하고 있었다. 그 사연을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  

첫째, 조선이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여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음을 실증한 직후인 2017년 12월 상순 어느 날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과 패자인 미국은 중국 베이징에서 비공개 접촉을 진행하였다. 일본 정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한 <산께이신붕> 2018년 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과 미국은 2017년 12월 상순 베이징에서 흔히 ‘1.5 트랙(Track 1.5)’이라고 불리는 반관반민접촉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그 비공개 접촉에 미국측 대표로 나선 사람은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시아실장을 지낸 존 메릴(John Merrill)이었고, 조선측 대표는 누구였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비공개 접촉이 진행된 직후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은 조선에게 조건 없는 조미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의하였다. 그는 2017년 12월 12일 워싱턴에 있는 국제문제연구기관 애틀랜틱협의회(Atlantic Council)에서 연설하면서 “우리는 북조선이 회담하고 싶어 하는 어느 때라도 회담할 준비가 되었다고 외교적 측면에서 말한 바 있고, 조건 없이 첫 번째 회담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and we're ready to have the first meeting without preconditions). 당신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날씨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으니, 일단 만나보자. 만일 당신들이 사각탁에 앉을 것인지 아니면 원탁에 앉을 것인지에 대해 흥미를 느낀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 우리는 적어도 마주앉아 대면할 수 있다. 마주앉게 되면,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노정도(road map)를 그려내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2017년 12월 12일 워싱턴에 있는 애틀랜틱협의회에서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이 어느 때라도 조선과 회담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하면서 조건 없이 첫번째 회담을 열자고 전격적으로 제의하였다. 이전에 미국은 조선이 비핵화 의지를 먼저 표명해야 조미회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2017년 12월 조미핵대결 최종국면에서 너무 다급해진 바람에 조건 없는 회담을 열자고 간청한 것이다. 그러나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은 패자의 간청에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더욱 애가 타들어간 미국은 2017년 12월 말에 이르러 조건 없는 조미회담을 갖자고 공식 제의하였다. 그러나 조선은 그 제의에도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와 같이 발언한 틸러슨 국무장관은 조미회담을 반대하는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의 즉각적인 반박을 받고 주춤거렸지만, 미국의 외교수장이 조선에게 조건 없이 회담을 열자고 전격적으로 제의한 것은 의미 있는 태도변화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둘째, 조건 없이 조미회담을 열자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조선이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은 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일이 차츰 다가오자,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기 시작한 미국은 2017년 12월 말 조선에게 조미회담을 개최하자는 공식 제의를 다급하게 전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이미(2017년 말을 뜻함-옮긴이) 북한 측에 회담개최제안을 했다. 북한이 북미직접대화의 중재자로 중국이나 러시아가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어 북미회담 개최지로는 북한이 선호하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가 검토돼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그런 제안은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에도 공식 전달됐고, 이후에도 이 채널이 수시로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패자인 미국이 승자인 조선에게 무조건 회담하자는 다급한 제안을 보낸 시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완성을 공식 선포한 2018년 신년사를 발표하기 불과 며칠 전이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포하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파탄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신년사를 발표하기 이전에 어떻게 해서든지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게 하려고 조미회담을 다급하게 서둘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조선에게 조미회담개최를 제안한 것이 아니라 간청한 것이다. 그것은 패자의 다급한 간청이었다.   

셋째, 위에 인용한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에게 조건 없는 회담을 열자고 공식 제안하였으나, “북한은 아직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은 패자인 미국이 보낸 다급한 회담간청연락을 받고서도 그 문제에 대한 응답을 주지 않았다. ‘제국의 체면’을 접어두고, 조선에게 다급하게 회담개최를 간청한 미국에게 전해진 것은 조미관계개선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대남관계를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언소식이었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지금 조선은 회담을 간청하는 미국을 외면하고, 대남관계개선에만 집중하는 중이다. 조선은 왜 미국의 회담간청을 외면하고, 대남관계개선에만 집중하는 것일까? 외부에서 그 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미국이 조미핵대결에서 완패하였는데도 자기들의 패배사실을 은폐하면서 승복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조선이 미국의 회담간청을 외면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이 조미핵대결에서 자기들이 패하였다는 사실을 은폐한다는 말은 그들이 실현가망성이 완전히 사라진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아직도 입버릇처럼 꺼내놓으면서,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고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하였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할 때, 조선은 미국의 회담간청에 응답할 것이고, 그에 따라 조미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예견된다. 


3. 트럼프가 보여준 태도변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2018년 새해 들어 조선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달라졌다. 조선에게 막말과 협박을 쏟아내던 그의 태도가 그 정도로 바뀌게 될 줄은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배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패자인 미국을 대표하는 그가 그처럼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의사들로부터 정신상태를 의심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조금 전에 꺼내놓은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리는 악습에 젖어있기 때문에, 그의 발언을 선뜻 믿기는 힘들다. 하지만, 요즈음 한두 번이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가 조선에 대한 자신의 변화된 태도를 보여주는 발언들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을 부정하기 힘들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에 열거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사진 4> 2018년 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아홉번째 전화통화를 하였다.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조미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는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이 어떤 것인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모호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는데, 그런 모호성은 그가 조미회담을 예상하는 징표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2018년 1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빗(Camp David)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언제나 대화를 신뢰한다. 절대적으로 나는 대화를 신뢰할 것이며, 그렇게 하는 데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그는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하게 되면 어떤 전제조건이 요구되는가 하는 취재기자의 질문을 받았을 때 “그건 전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함-옮긴이)는 내가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쓸데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조금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1퍼센트도 하지 않는다. 그도 이것을 알고 있다. 만일 우리가 매우 평화적이고, 매우 훌륭한 해결책을 가지고 (회담에) 나설 수 있다면, 그리고 회담들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인류에게 멋진 일이 될 것이다”고 답변하였다. 

위의 인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 없는 조미대화를 전격적으로 제안한 틸러슨 국무장관의 2017년 12월 12일 발언을 지지하였다. 이것은 그가 회담추진론자 틸러슨과 회담반대론자 맥매스터의 의견대립을 관망해오다가 결국 회담추진론자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CNN> 2018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곧 자진사퇴하게 되는데, 이것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회담추진론자 틸러슨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임을 예고해주는 것이다. <사진 4>



(2) 2018년 1월 10일 워싱턴 시간으로 오전 8시부터 3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였다. 두 정상은 그 날 아홉 번째 전화통화를 하였으므로, 전화통화 자체가 놀랄만한 일은 전혀 아니었다. 정작 놀라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한 발언내용이다.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 따르면, 그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미국과 북조선의 회담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너그러움(openness)을 표시하였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국가 대 국가의 외교관계는 접촉(contact)→대화(dialogue)→회담(talks) 순으로 전개되는 것이 관례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접촉단계와 대화단계를 두 단계 뛰어넘어 조미회담 개최문제를 느닷없이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조미회담이란 정치협상이 진행되는 고위급회담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예민한 언어감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야 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회담이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는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조선이 비핵화 의사를 먼저 밝혀야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던 종전의 주장을 접고, 회담조건을 모호하게 처리하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모호성은 그가 조미회담을 예상하는 징표라고 생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그처럼 바뀐 것을 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만 내리면 언제든지 조선과의 회담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남북대화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넘어 자연스럽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뒤 향후 남북 간 회담 진행상황을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고 보도하였다. 하지만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는 비핵화라는 말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두 정상이 조선의 비핵화를 위한 조미대화의 가능성을 전망하였다는 식으로 서술한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확대해석을 넘어 사실왜곡이다. 조미관계에 대한 왜곡보도에 이골이 난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막말쟁이 대통령 트럼프의 말보다 더 믿을 수 없다.  

(3) 2018년 1월 10일 오전 10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새해 들어 첫 번째 각료회의를 주재하였다. 그는 회의실에 모인 각료들에게 약 두 시간 전에 문재인 대통령과 진행한 전화통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것(남북관계개선을 뜻함-옮긴이)이 어디로 이어지게 될는지 누가 아는가? 바라건대, 그것은 우리나라(미국을 뜻함-옮긴이)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성공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고 말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금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개선이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조미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 발언으로 들린다. 

(4) 2018년 1월 10일 각료회의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에르나 쏠베르그(Erna Solberg) 노르웨이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그 자리에서 노르웨이 취재기자가 미국군이 대조선공습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미국군 고위지휘관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그 문제에 대해 말해달라고 요청하였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 고위지휘관의 그런 발언내용을 무시하면서, “우리는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장기적인 평화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와 북조선의 관계에 몇 가지 문제점(some problems)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금 좋은 회담들(남북관계개선회담을 뜻함-옮긴이)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a lot of good talks are going on right now)... 좋은 에너지들이 많이...나는 이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조선과의 전쟁가능성을 부정하면서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한 발언으로 들린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1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월스트릿저널> 기자들과 대담하는 장면이다. 대담 중에 그는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였고, 자신이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고 자찬하면서, 누군가 자신의 가장 절친한 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그가 조선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조선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개선의사를 받아들여 고위급 조미회담을 하더라도, 조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 측근들로부터도 지능과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의심받고 있을 뿐 아니라, 막말과 협박과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면서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전세계적 범위에서도 끊임없는 비난과 배격, 지탄과 조롱을 받는 사상 최악의 대통령과 정상적인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2018년 1월 11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월스트릿저널> 기자들과 대담을 진행하였다. 그 대담내용 중에서 민감한 문제들은 기사화되지 않았는데, 조미관계에 관련하여 주고받은 대담발언 중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지칭-옮긴이)와 훌륭한 관계(great relationship)를 가지고 있다.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일본의 아베 총리와 훌륭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마도 북조선의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very good relationship)를 갖게 될 것이다. 나는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놀라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취재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때로는 공격적인 발언을 하였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당신은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을 많이 보겠지만, 갑자기 누군가 나의 가장 절친한 벗이 된다 (Sure, you see that a lot with me and then all of sudden somebody's my best friend). 나는 그런 사례를 20개 아니 30개나 제시할 수 있다.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다 (I'm a very flexible person)”고 답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와 같은 발언을 꺼내놓은 것을 보면, 그가 조선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게 될 총결산회담 열리게 된다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으므로 올해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변화의 급류를 타게 될 것이라는 것, 이것이 내가 이 글에서 제시하는 정세전망이다. 그러나 조선의 국가핵무력에 대한 무지와 편견, 오해와 착각에 사로잡힌 나머지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을 아직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기 시작하였는데도 자기들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부정하거나 의심하거나 외면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부정, 그런 의심, 그런 외면은 부질없는 짓이다.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객관적인 현실은 우리의 예상범위를 뛰어넘는 고속도로 변화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지금 정세변화는 남북관계개선에서 먼저 일어나고 있다. 남북관계개선이 진전되면,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할 때,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급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사진 6> 

▲ <사진 6> 위의 사진은 2017년 3월 1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반대하는 집회가 진행되는 장면이다. 올해 2018년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은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계기로 연기되었는데, 며칠 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일시적으로 중지된 전쟁연습을 재개하는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중지된 대조선전쟁연습을 재개하는 문제는 미국 국방부가 아니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되는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재개일정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대조선전쟁연습 재개문제는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떠올랐다. 만일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면,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급변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렇다면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된 이후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어떤 방향으로 급변하게 되는 것인가? 이 중대한 물음에 단답형으로 답변하기는 힘들지만, 아래와 같은 ‘예상답안’을 거론할 수 있다.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으므로, 조미핵대결이 일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조선이 수행해온 반미대결전도 앞으로 조선의 승리로 종식될 것인가 하는 물음이 제기될 수 있다.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은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과 패자인 미국이 마주앉아 핵대결종식을 총결산하는 일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총결산에서 65년 조미대결전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예견된다. 

여기서 말하는 조미핵대결 총결산이란 전쟁이 끝난 뒤 승전국과 패전국이 마주앉아 전후문제를 처리하는 총결산을 하는 것과 똑같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 있었던 전후총결산경험들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승전국과 패전국이 만나 전후문제를 처리하는 총결산에서는 강화조약을 체결하는 문제, 패전국 군대가 점령지에서 철군하는 문제, 패전국이 점령했던 지역을 원상귀속시키는 문제, 승전국이 패전국으로부터 전쟁피해에 대한 배상 및 보상을 받아내는 문제, 전쟁포로를 상호송환하는 문제 등이 해결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조미핵대결은 실제로 교전이 벌어진 전쟁이 아니라 대결이었으므로, 전쟁피해나 전쟁포로는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조미핵대결이 종식된 오늘, 승자인 조선과 패자인 미국에게는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와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총결산만 남아있는 것이다.  

조선과 미국이 평화협정체결문제와 철군문제를 총결산하려면, 당연히 조미고위급회담을 진행해야 한다. 머지않아 시작될 조미고위급회담은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게 될 총결산회담이라는 점에서 이전에 진행되었던 조미회담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회담으로 될 것이다. 조미핵대결이 승패를 결정지으며 종식되기 이전에 진행되었던 지난날의 조미회담들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으므로, 조선은 평화협정체결문제와 철군문제만 제기하려고 하였고, 미국은 조선의 비핵화문제만 제기하려고 하였다. 그런 협상은 아무런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중도반단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2017년 최종국면에서 승패를 가르며 종식된 이후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머지않아 진행될 조미고위급회담은 승자가 제기하는 의제만 놓고 협상하는 회담으로 될 것이고, 패자는 곤혹스럽게 승자의 의제를 받아들여 협상하는 회담으로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 두 가지 의제를 놓고 총결산하는 회담에서 협상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조미고위급회담이 성사되면,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시기와 방법을 협상하게 될 것이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시기와 방법을 협상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또한 조미고위급회담이 성사되면, 조선이 핵동결을 시행하는 시기와 방법, 그리고 핵동결의 범위 등을 협상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는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뒤집어놓을 대사변 중의 대사변이다. 그런 대사변이 일어나는 전환기에는 우리가 예상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일들이나 뜻밖의 사건들이 ‘개벽의 파도’처럼 몰려오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 땅에서 반만년을 함께 살아왔고, 앞으로도 세월의 끝까지 함께 살아갈 우리 민족에게 자기의 힘과 슬기로 위대한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해야 할 실로 가슴 벅찬 기회와 도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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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9

조미핵대결 종식된 2018년, 남북정상회담 성사될 길조 보인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81)
자주시보 2018년 01월 0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미핵대결에 승리의 마침표 찍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단추
2.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명령 거부할 수 있다고 말한 미국군 전략사령관
3. 신년사에 담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책적 구상과 전략적 의도
4. 2018년 새해에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전성기 펼쳐진다
5. 철군협상국면 열어놓을 남북군사회담 개최와 핵전쟁연습 중단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하였다고 공식 선포하였다. 이것은 위험천만한 고비들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넘어온 곡절 많은 25년 동안 벌어진 조선과 미국의 핵대결이 마침내 조선의 최종 승리로 종식되었음을 확인한 것이며, 미국의 대조선비핵화압박정책이 총파산으로 귀착되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은 이겼고, 미국은 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그런 놀라운 소식은 새해 첫날 아침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조미핵대결에 승리의 마침표 찍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단추

2018년 새해 첫날 아침, 세계는 조선과 미국의 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1993년 클린턴 행정부가 조선의 녕변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을 부당하게 강요한 것으로 하여 촉발되었던 미증유의 핵대결이 끝난 것이다. 조선의 핵무력 개발을 저지하려는 경제제재와 압살협박을 단계적으로 가증시키며 장장 25년 동안 끊임없이 지속되어온 미국의 대조선비핵화압박정책이 결국 총파산으로 귀착되었다. 위험천만한 고비들을 아슬아슬 타고 넘었던 곡절 많은 25년 공방전이 조선의 최종 승리로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국가핵무력을 완성하려는 조선과 그것을 가로막으려는 미국이 피차 국운을 걸고 벌인 세기적인 대격돌에서 조선이 미국의 집요한 방해와 저지와 압박을 물리치고 끝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으므로, 조선이 이겼고, 미국은 졌다. <사진 1>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의 력사적 대업을 성취하였다”고 공식 선포함으로써 조선의 최종 승리를 확인하였고, 2017년 한 해 동안 격렬하게 벌어진 조미핵대결 최종국면에서 조선이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는지를 아래와 같이 구체적으로 밝혔다.  
“바로 1년 전 나는 이 자리에서 당과 정부를 대표하여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공표하였으며 지난 한 해 동안 그 리행을 위한 여러 차의 시험발사들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진행하여 확고한 성능을 온 세상에 증명하였습니다. 지난해에 우리는 각종 핵운반수단들과 함께 초강력 열핵무기시험도 단행함으로써 우리의 총적 지향과 전략적 목표를 성과적으로, 성공적으로 달성하였으며 우리 공화국은 마침내 그 어떤 힘으로도, 그 무엇으로써도 되돌릴 수 없는 강력하고 믿음직한 전쟁억제력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타격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우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고 말했다. 이 놀라운 소식이 알려지자, 경악과 충격에 휩싸인 세계 정치계 및 언론계는 죽가마처럼 벅적 끓어올랐다. 백악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포할 것이라고 예감하였겠지만, 정작 그런 예상이 현실로 닥쳐오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백악관의 경악반응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에서 즉각 나타났다. 트위터 발언에서 그는 자기가 “더 크고 강력한 핵단추”를 가졌노라고 떠들어대는 소아병적인 경악반응을 보였는데, 평소에도 분별없이 쏟아내는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에 환멸을 느낀 미국 언론매체들은 그런 치졸한 트위터 발언은 이제 좀 그만두라면서 그에게 핀잔과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치졸한 트위터 발언으로 잠시 소동이 일어났다고 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단추 발언 속에 담긴 진의가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단추 발언은 미국 본토 전역을 핵타격사정권 안에 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24시간 발사대기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핵단추라는 것은 핵탄두 또는 열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명령을 하달하는 특수장치를 비유한 형용명사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1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는 중에 작전지휘소 미사일발사통제실을 돌아보는 장면이다. 궁륭식으로 건설된 이 지하시설에는 최고사령관의 미사일발사명령을 집행할 때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수많은 전자통신설비들이 일렬로 설치되어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자신의 사무실 책상 위에 핵단추에 항상 놓여있다고 언급한 것은 미국 본토 전역을 핵타격사정권 안에 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24시간 발사대기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신속정연하고, 항시대기하는 조선의 핵타격명령체계는 완비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발사를 명령하는 체계는 극비이므로, 발사명령을 하달하는 특수장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외부에서 알 수 없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초인종을 누르듯이 핵단추를 직접 누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 동안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진 정황들을 참작하면, 조선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발사는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최고사령부 전시작전회의에서 최종결정을 내리고 작전명령서에 서명하면, 그 명령이 전략군사령관을 통해 핵전부대들로 즉시 하달되어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최고사령부 전시작전회의를 소집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국가비상사태가 닥친 경우에는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곧바로 결심하여 전략군사령관에게 직접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명령을 하달할 것으로 보인다. 
어째든 그 어느 경우에나 신속정연한 핵타격명령체계가 확립되어 있어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발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점은 두말한 나위 없이 명백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단추 발언은 그처럼 신속정연하고, 항시대기하는 핵타격명령체계가 완비되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선포한 국가핵무력완성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 계렬생산, 실전배치되고 있다는 뜻과 더불어 최고사령관이 직접 통제하는 신속정연하고, 항시대기하는 핵타격명령체계까지 완비되었다는 뜻도 지녔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8월 1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전략군에서는 핵무력에 대한 최고사령관의 유일적 령도체계, 유일적 지휘관리체계를 확고히 세우고 주체적인 로케트타격전법을 더욱 완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핵단추 비유는 그 날의 지시가 완전히 집행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2.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명령 거부할 수 있다고 말한 미국군 전략사령관

그렇다면 미국도 조선처럼 신속정연한 핵타격명령체계를 확립해놓았을까? 미국의 미닛맨(Minuteman)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기지에서 발사통제관(launch control officer)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진 브루스 블레어(Bruce G. Blair)의 말을 각각 인용한 <블룸벅 뉴스> 2017년 1월 20일 보도기사와 <월스트릿 저널> 2017년 9월 23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발사하려면 여덟 차례의 절차를 거친다고 한다. 여덟 차례의 절차를 열거하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경보를 발령하는 절차, 대통령에게 비상상황을 긴급히 보고하는 절차, 대통령이 전시작전회의를 긴급히 소집하는 절차, 전시작전회의에서 대통령이 최종결정 및 발사명령을 내리는 절차, 국방부 전시상황실(war room)에서 발사명령의 진위여부를 검증하는 절차, 전시상황실이 대통령의 발사명령을 전략사령부에 전달하는 절차, 전략사령부 휘하 핵전부대들에서 발사체계 안전잠금장치를 푸는 절차, 발사통제관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절차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복잡다단한 과정이다. 브루스 블레어의 추론에 따르면, 위에 열거한 여덟 차례의 절차를 모두 거치는데 45~60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이 실전배치된 발사기지를 촬영한 것이다. 지상에 드러난 시설은 좀 허술해 보이지만, 발사시설은 지하에 건설되었다.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발사하는 핵공격을 시작하려면 여덟 차례의 복잡다단한 절차를 걸쳐야 한다. 이 절차를 모두 걸치는데 45~60분이 걸린다고 한다. 촌각을 다투는 핵전쟁상황에서 그런 시간은 너무 길어 보인다. 미국의 핵타격명령체계는 시간지체의 약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그것은 실황이 아니라 추론이므로, 실전상황에서는 그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불의의 돌발변수들이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불의의 돌발변수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돋보인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ABC> 2010년 10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빌 클린턴(Bill Clinton)은 대통령으로 재직 중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발사를 명령할 때 사용하는 핵암호카드를 갱신하려고 하자, 자신이 핵암호카드를 분실하였노라고 자백하면서 그 카드를 언제 마지막으로 보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클린턴보다 앞서 대통령으로 재직하였던 지미 카터(Jimmy Carter)도 자기 양복 주머니에 핵암호카드를 넣어둔 채, 세탁소에 그 양복을 맡겼다고 한다. 핵암호카드는 전시상황이 아니면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므로, 미국 대통령들이 그것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지능지수가 높다는 미국 대통령들마저 그처럼 핵암호카드를 잃어버리는 소동을 피웠는데, 2018년 1월 5일 미국 언론인 마이클 울프(Michael Wolff)가 미국 언론매체들에서 폭로한 것처럼 대통령 가족들과 백악관 참모들로부터 지능을 100% 의심받을 만큼 지능지수가 낮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머니 속에 핵암호카드가 들어갔으니 그처럼 조마조마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설령 트럼프 대통령이 실전상황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명령을 내리더라도, 지능지수가 낮은 그를 불신하는 미국군 전략사령관과 영관급 장교들은 실전발사명령을 의심하면서 명령집행을 거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실제로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 2017년 11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전직 전략사령관 로벗 켈러(C. Robert Kehler)는 2017년 11월 14일 연방상원 대외관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전략사령부 소속 장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명령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였고, 현직 전략사령관 존 하이튼(John E. Hyten)도 2017년 11월 17일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진행된 국제안보토론회에서 연설하면서 로벗 켈러의 위와 같은 발언에 동조하였다고 한다. 또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ABC> 2017년 1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연방상원 청문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통제권을 함부로 남용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출하였다고 한다. 
얼마 전에 일어난 위와 같은 뜻밖의 이변들은 미국의 운명을 좌우할 핵암호카드가 정상인보다 지능이 약간 낮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머니 속에 들어간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일인지를 직감한 미국군 고위지휘관들과 연방상원의원들이 심한 불안을 느끼고 있음을 말해준다. 사태가 이처럼 악화되었으므로,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실전상황에서 불의의 돌발변수들이 뒤엉키면서 미국의 핵타격명령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못하고, 그에 따라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한 발도 발사되지 않을 수 있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이 발사대기하고 있는 지하발사기지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서 하얀 보를 씌운 붉은 색 의자가 보이는데, 실전상황에서 발사통제관은 그 의자에 앉아 자기 몸에 안전띠를 채운 다음, 대통령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발사명령을 집행하게 된다. 물론 핵단추는 없으며, 안전잠금장치를 푸는 데 사용하는 열쇠가 있다. 발사통제관 두 사람이 각각 서로 다른 열쇠를 사용하여 안전잠금장치를 풀게 되어 있는데, 그 두 사람은 10m 떨어진 서로 다른 방에서 각각 안전잠금장치를 풀고 발사명령을 집행하게 된다. 어느 한 사람이 안전잠금장치를 풀지 않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발사되지 않는다. 발사통제관들 가운데 임무교대를 마친 사람들은 취침실에 들어가 쉬게 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보다 더 심각한 사태는 평시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상적으로 관리하면서 실전발사명령을 대기하고 있어야 할 핵전부대들에서 왕왕 벌어지고 있다. 미국군 핵전부대에 근무하는 영관급 장교들이 기강해이의 늪에 빠져 핵무기관리부실사고들을 끊임없이 일으키는 바람에, 트럼프 대통령이 핵타격명령체계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명령을 하달해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대로 발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미국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미국군이 이제껏 분실한 핵폭탄은 약 50개에 이르고, 분실한 핵탄미사일은 27기에 이르고, 분실한 각종 핵무기 부품들은 수 백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것만이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실전배치된 핵전부대에서 발사명령을 집행해야 할 발사통제관 3명이 발사장치를 켜놓고 잠들어버린 사건이 발각된 적이 있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핵무기 운반 특수차량을 몰고 가던 수송담당관이 음주운전으로 교통경찰에게 적발된 사건도 있었으며,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기간에 미국군 핵전부대들에서 핵무기를 부주의하게 다루다가 망가뜨린 사건은 237건이나 일어났다. 
위에 열거한 충격사건들은 미국의 핵무기관리체계가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준다. 핵무기관리체계가 그처럼 부실하면, 핵무기고에 수 천 발이나 쌓여있다는 미국의 핵탄두들은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실전상황에서 무용지물로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3. 신년사에 담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책적 구상과 전략적 의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는 조미관계와 남북관계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는 정책적 구상과 전략적 의도가 담긴 문헌이다. 그 정책적 구상과 전략적 의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조미관계와 남북관계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조선이 설정한 총적 목표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그 물음에 답할 수 있다. 조선이 건국 이후 70년 동안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총적 목표가 무엇인지 알려면, 역사적 고찰이 요구된다. 이 글의 길이가 제한되어서, 역사문헌을 인용하면서 자세히 논하지는 못하지만, 조선이 달성하려는 총적 목표는 아래와 같이 설명될 수 있다.

(1) 김일성 시대에 조선이 설정한 총적 목표는 주한미국군 철수와 자주통일국가 건설이었다. 주한미국군을 철수시켜야 민족의 숙원인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 조선이 견지해온 불변의 지론이며 원칙적 입장이다. 그러므로 조선에게 있어서 그 두 목표는 서로 뗄 수 없이 밀착된 것이다. 이 총적 목표들은 1948년 4월 하순 평양에서 진행된 역사적인 남북연석회의에서 민족의 총의에 의해 당면과업으로 확정되었으며, 같은 해 9월 9일 창건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자기의 총적 목표로 재확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이 걸어온 70년 역사의 노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지난 70년 동안 자기의 총적 목표를 한시도 잊지 않았으며, 하루도 수행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조선에게는 그만큼 절실하고, 중대한 목표인 것이다.  

(2) 1994년 7월 조선의 총적 목표를 유업으로 계승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 유업을 실현하기 위해 조선의 국가역량을 새로운 투쟁에로 집중시켰는데, 그것이 국가핵무력 건설이었다. 조선이 핵강국으로 일어서야 미국을 정치적으로 굴복시킬 수 있으며, 그로써 주한미국군 철수와 자주통일국가 건설의 결정적 국면을 열어놓을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조미관계와 남북관계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려고 하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책적 구상이었으며, 전략적 의도였다. 그리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선인민들이 눈비를 맞고 죽을 먹으며 가혹한 시련을 헤쳐가야 하였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식량과 석유를 사올 수 있는 막대한 자금을 그 총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선군혁명투쟁, 곧 국가핵무력 건설에 투입하였던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 당시 후계자와 함께 핵병기공장을 시찰하면서 거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탄체 내부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이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09년 또는 2010년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 나타난 거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선인민들이 눈비를 맞고 죽을 먹으며 가혹한 시련을 헤쳐가야 하였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식량과 석유를 사올 수 있는 막대한 자금을 국가핵무력 건설에 투입하였다. 비록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련을 겪고 있었지만, 조미관계와 남북관계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켜 주한미국군 철수와 자주통일국가 건설의 총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 바로 이것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책적 구상이었으며, 전략적 의도였던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생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선의 총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강령적 과업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은 통일대전준비 완료, 대미철군협상 진행, 대남관계개선 추진이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생애에서 마지막 10년을 통일대전준비를 완료하고, 대미철군협상을 시작하고, 대남관계를 결정적으로 개선하는 과업수행에 전부 바쳤다. 그리하여 그 10년 동안 조선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었고, 미국을 협상으로 끌어낼 수 있었으며,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 

(3) 2012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의 총적 목표와 3대 과업을 계승하였다. 지난 6년 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일심동체 자강력’을 불러일으켜 총적 목표를 달성하고 3대 과업을 실현하는 길로 조선을 이끌어왔다. 조선의 앞길을 가로막으려는 미국과 추종국들의 경제제재와 압살협박을 물리치며 간고한 투쟁을 벌인 끝에 조선은 마침내 2017년 말까지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고, 통일대전준비를 완료하였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주한미국군 철수와 자주통일국가 건설이라는 총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70년에 걸친 장구한 투쟁에서 국가핵무력 완성과 통일대전준비 완료가 가지는 의의는 실로 크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격동적인 정세변화를 반영하여 2018년 신년사를 발표한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한미국군 철수와 자주통일국가 건설이라는 총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70년 투쟁에서 아직 실현하지 못한 두 가지 과업, 곧 대미철군협상과 대남관계개선을 올해 2018년에 반드시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다. 대미철군협상과 대남관계개선을 올해에 실현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한 의지를 2018년 신년사에서 읽을 수 있다.   


4. 2018년 새해에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전성기 펼쳐진다

대미철군협상과 대남관계개선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연관된 양대 과업인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에 따르면, 벌써 올해 1월 초순부터 대남관계개선이 힘있게 추진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전에 발표한 신년사들에서도 대남관계개선의 중요성을 언급하였지만, 2018년 신년사에서는 대남관계개선을 언급한 부분이 크게 늘었고,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파격적인 내용들이 담겼다. 그 파격성이 절정에 이른 지점이 바로 북측의 평창올림픽대회 참가문제를 언급한 대목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남조선당국은 온 겨레의 통일지향에 역행하여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에 추종함으로써 정세를 험악한 지경에 몰아넣고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더욱 격화시켰으며 북남관계는 풀기 어려운 경색국면에 처하게 되였습니다”고 지적하면서도, “지금은 서로 등을 돌려대고 자기 립장이나 밝힐 때가 아니며 북과 남이 마주앉아 우리 민족끼리 북남관계개선문제를 진지하게 론의하고 그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나가야 할 때”라고 명시하면서 북측이 평창올림픽대회에 참가하겠다고 하였다.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북측의 평창올림픽대회 참가를 계기로 풀어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북측이 평창올림픽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만 보면서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커다란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있어서 북측의 평창올림픽대회 참가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등장할 여러 계기들 가운데 첫 번째 계기일 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북남관계개선은 당국만이 아니라 누구나가 바라는 초미의 관심사이며 온 민족이 힘을 합쳐 풀어나가야 할 중대사”라고 지적하면서,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지향해나가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북과 남 사이의 접촉과 래왕,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하여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통일의 주체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이 언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1월부터 남북정부당국 사이의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되며, 그와 더불어 남북해외 민간부문들에서도 다면다층적인 접촉, 내왕, 교류, 협력을 추진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된다. <사진 6>

▲ <사진 6> 역사적인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이 사진은 2007년 10월 4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백화원 국빈관에서 열린 환송 오찬석상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무엇인가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우리 민족에게 조국통일의 희망을 안겨준 두 분은 서거하였지만, 그 두 분이 남긴 조국통일위업은 오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계승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는 남북정상회담을 예고하였으며, 2018년 1월 9일에 진행될 남북고위급회담은 남북최고위급회담을 예고하는 길조라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관계개선의지에 적극 호응한다면, 우리 민족은 70년 통일국가건설운동사에서 전례 없이 획기적인 대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 글이 집필되고 있는 2018년 새해 첫 주말 남북정부당국은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준비사업을 번개 같은 속도로 추진하는 중이며, 급기야 1월 9일에는 판문점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남북고위급회담이 성과적으로 진전되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남북해외 민족통일대회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성대히 개최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의해 중단되었던 남북해외 민족통일대회가 남북연석회의 70주년을 맞는 올해에 다시 열리면, 그것은 우리 민족끼리 단합하여 내외반통일세력들의 분단영구화책동을 물리치고 위대한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는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게 될 것이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이 말해주는 것처럼,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려는 우리 민족의 열망과 의지는 70년이 지난 오늘에도 변함없이 강렬하게 분출되고 있다. 조국통일이라는 네 글자는 우리 민족이 자기의 심장에 피눈물로 아로새긴 불멸의 신념과 미래를 표상한다.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70년 투쟁에서 수많은 유명무명 통일열사들이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목숨을 바쳤다. 70년 전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걸어갔던 통일국가건설의 길을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걸었고, 지금은 아들, 딸 세대가 걸어가고 있다. 내외반통일세력의 방해와 압박이 아무리 심해도, 우리 민족의 조국통일숙원은 머지 않아 반드시 실현될 것이며, 이 땅에 위대한 자주통일국가가 탄생할 것이다. 2018년 새해는 그처럼 가슴 벅찬 꿈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희망의 원년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또한 남북고위급회담이 성과적으로 진전되면, 민족경제협력거점인 개성공단으로 오가는 남북운송로가 서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다시 활짝 열릴 것이고, 민족의 명산 금강산으로 오가는 남북관광로도 동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다시 활짝 열릴 것이며,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남북항로도 군사분계선 상공을 넘어 다시 활짝 열릴 것이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의해 마련된 남북통행로들은 단순한 교통로가 아니다. 그것은 민족분열을 획책하는 외세의 간섭을 물리치고 우리 민족끼리 화목하게 살아가는 화해의 길이며, 전쟁위험을 몰아오는 외세의 간악한 음모를 파탄시키고 한반도의 안전을 수호하는 평화의 길이다.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가장 중대하고, 결정적인 조치는 남측에서 남북정상회담이라고 부르고, 북측에서 북남최고위급회담이라고 부르는 역사적인 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언급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이 바로 남북정상회담 개최인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남북관계개선의 최고봉인 남북정상회담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2018년 1월 9일 판문점에서 진행될 남북고위급회담은 남북최고위급회담을 예고하는 길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관계개선의지에 적극 호응한다면, 우리 민족은 70년 통일국가건설운동사에서 전례 없이 획기적인 대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에는 올해 남북관계개선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킴으로서 전민족적인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전성기를 펼쳐가려는 정책적 구상과 전략적 의도가 담겨있다.  

     
5. 철군협상국면 열어놓을 남북군사회담 개최와 핵전쟁연습 중단 

위에 서술한 것처럼, 올해 남북관계가 전면적으로 개선되어 전례 없는 평화적 환경이 조성되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연습을 감행할 수 없게 될 것이고, 미국이 전쟁연습을 하지 못하면, 주한미국군은 존재이유를 급속히 상실하고 한 쪽 구석에 찌그러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이 사라지고 평화가 실현되었으니 주한미국군을 더 이상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는 철군여론이 미국에서 고개를 들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핵대결에서 승리한 기세를 늦추지 않고 백악관을 철군협상에로 강하게 잡아끌 것으로 예견된다. 

1945년 9월 8일 미국의 한반도분단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인천에 상륙한 점령군은 반만년 민족사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외국군이며, 지난 70여 년 동안 동맹의 허울을 쓰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미국의 분단영구화정책과 대조선전쟁위협에 동원되어온 북침돌격대다. 그런 전쟁화근을 70여 년 동안이나 우리 민족의 신성한 강토에 남겨둔 것이야말로 견딜 수 없는 치욕이며, 그런 북침돌격대를 한반도에 남겨두고서는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할 수 없다. <사진 8> 

▲ <사진 8> 이 사진은 1945년 9월 8일 인천에 상륙한 점령군이 이튿날 서울 시내로 들어가는 행군장면이다. 미국의 한반도분단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북위 38도 이남지역을 무혈점령한 미국군은 반만년 민족사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외국군이며, 지난 70여 년 동안 동맹의 허울을 쓰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미국의 분단영구화정책과 대조선전쟁위협에 동원되어온 북침돌격대다. 그런 전쟁화근을 70여 년 동안이나 우리 민족의 신성한 강토에 남겨둔 것이야말로 견딜 수 없는 치욕이며, 그런 북침돌격대를 한반도에 남겨두고서는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할 수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지금 백악관은 조선이 요구하는 철군협상에 응할 조짐을 보이기는커녕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와 압살협박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조선이 맹렬히 추진하는 국가경제자립화가 더욱 고도화되는 가운데 남북관계가 전면적으로 개선되고, 남북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 백악관이 매달려 있는 경제재재와 압살협박의 끈은 맥없이 끊어져버릴 것이다. 
백악관의 압살협박 중에서도 심각한 것은, 올해도 이전처럼 또 다시 대조선전쟁연습을 강행하려는 위험한 움직임이다. 그 위험한 전쟁연습은 미국군이 핵전략자산을 동원하고,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키리졸브-독수리’라는 작전명칭을 내걸고 해마다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감행해오는 핵전쟁연습이다. 만일 그런 핵전쟁연습이 올해 또 다시 감행된다면, 철군협상은 고사하고 전쟁위험만 더욱 고조될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은 미국을 철군협상에로 잡아끌기 위해 위험한 핵전쟁연습부터 중단시켜야 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4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평창올림픽대회 기간에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이튿날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평창올림픽대회 이후로 연기되었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오는 2월 9일부터 25일까지 평창동계올림픽대회가 진행될 것이고, 오는 3월 9일부터 18일까지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가 진행될 것이므로,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이 연기되었다면, 오는 4월 중순쯤에 감행하겠다는 것이다. 마땅히 중단해야 할 핵전쟁연습을 4월 중순으로 연기하는 것은 긴장완화와 정세발전에 역행하는 짓이다. 

핵전쟁연습일정을 연기하는가 아니면 완전히 중단하는가 하는 중대한 문제를 검토하고 결정하는 것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아니라 백악관이다. 그러므로 이 중대한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백악관에서 어떤 변화조짐이 나타나지 않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는데, 비록 미세하게 보이지만 분명한 변화조짐이 시야에 들어온다. <연합뉴스> 2018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일정이 평창올림픽대회 이후로 연기되더라도, 항모타격단을 동원하지 않고, 전략폭격기 출격횟수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것은 백악관이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에 핵전략자산을 투입하지 않고, 무력동원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변화조짐이다. 핵전략자산을 투입하지 않고, 재래식 무력만 투입하면, 규모를 대폭 축소한 재래식 전쟁연습으로 될 수 있지만, 전쟁연습 자체를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긴장완화와 정세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하지만 지금 백악관은 아직 그런 최선의 방책을 취할 용단을 내리지 못한 채 엉거주춤하고 있는 꼴이다.  
그처럼 엉거주춤하고 있는 백악관을 핵전쟁연습 중단결정으로 떠밀어줄 요인이 있다. 그 요인은 남북군사회담이 성사되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획기적인 조치들이 취해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한다고 언명한 것은, 남북군사회담을 개최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사진 9> 

▲ <사진 9> 이 사진은 2000년 9월 25일 한반도의 최남단 제주도에서 열린 제1차 남북군사회담 장면이다. 그 해 6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이 발표되자, 우리 민족끼리 조국통일을 실현하려는 열망과 의지가 분출되었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제1차 남북군사회담이 열린 것이다. 올해 남북군사회담이 재개되는 것은 확정적이다. 남북군사회담이 성사되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획기적인 조치들이 취해지면, 한반도 핵전쟁연습 중단문제를 결정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하고 있는 백악관을 중단결정으로 힘있게 떠밀어줄 수 있다.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적 환경이 조성되면, 조선과 미국은 철군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 문제와 관련한 희망적인 관측은 지난 1월 2일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으로 쏠린다. 국방부 출입 취재진 앞에서 그는 남북군사회담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물은 취재기자의 질문이 나오자 2017년 7월 남북군사회담을 북측에 제의했는데, 그 제의에 관한 북측의 응답을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이 답변은 북측이 남북군사회담을 개최하자고 하면, 남측은 언제든지 회담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는 남북군사회담을 예고하였으므로, 남북군사회담 성사는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남북군사회담이 성사되면, 미국의 핵전쟁연습이 중단될 수 있고, 그런 전례 없는 변화가 일어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적 환경이 조성되면, 조선과 미국은 철군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미핵대결 종식으로 질적 변화를 일으킨 오늘의 정세를 아직 똑바로 알지 못하는 백악관이 파산운명에 처하여 너덜너덜해진 대조선비핵화압박정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 그것이야말로 미련한 자해행동이 아닐 수 없다. 2018년 새해를 눈부시게 장식하는 정세발전추세는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전환점으로 백악관을 이끌어가고, 신흥 사회주의핵강국 조선과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전환점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런 새로운 시대의 징조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에 비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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