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4

억측과 오해 너머 보이는 조선의 경제실상

[한호석의 개벽예감](432)

자주시보 2021년 02월 2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최근 화학공업기지에서 생긴 일

2. 식량난을 걱정해야 할 쪽은 어디인가? 

3. 종합시장은 자본주의시장경제의 맹아가 아니다 

4. 조선의 GDP 성장률은 얼마인가?

 

 

1. 최근 화학공업기지에서 생긴 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 범위로 확산되어 미증유의 보건재앙이 휩쓸고 있는 가운데, 지구온난화가 촉발한 수해와 가뭄, 폭설과 혹한이 몰려오는 미증유의 기후재앙까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은 보건재앙과 기후재앙으로 파탄에 빠진 국가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경제난에서 벗어날 길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우리 동시대인들은 인류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전 세계가 경제난을 겪고 있는 오늘, 조선의 경제형편은 어떤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조선은 2017년부터 미국을 우두머리로 하는 제국주의연합세력의 가중된 경제재재를 받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수해와 태풍피해까지 받았으니 외부의 시선이 조선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조선의 내부사정을 파악할 방도는 보이지 않는다. 조선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2020년 1월 말부터 국경을 전면적으로 봉쇄했기 때문에 조선의 내부사정은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그러나 조선은 자국의 경제지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선의 경제형편에 대한 정보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정보부족은 백지상태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다. 정보부족의 공간 속으로 헛소문과 억측이 파고들어 인식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더욱이 조선의 경제형편에 대한 정보부족은 사회주의경제에 대한 몰이해와 뒤엉키면서 헛소문과 억측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조선이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난보다 더 심한 경제난에 빠졌을 것이라는 추론이야말로 사회주의경제에 대한 몰이해와 뒤엉키면서 확대재생산된 착오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요즈음 조선의 경제실상은 어떠한가? 이런 의문을 풀려면, 헛소문과 억측에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고찰해야 한다. 이 글에서 객관적 사실을 고찰하는 출발점은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최근 동향이다.  

 

2021년 2월 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붕>은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를 인용한 기사에서 평안남도 안주에 있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가동이 중단되었다는 암울한 소식을 전했다. 원래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는 조선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화학비료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중요한 화학공업기지인데, 만일 그런 기업소가 정말 가동을 중단했다면 조선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이므로, 암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조선에서는 비료 1t을 식량 10t으로 환산하여 농업생산계획을 세울 만큼 비료생산이 결정적으로 중요한데, 만일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가동이 중단되어 비료생산에 차질을 빚는다면 올해 식량생산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붕>은 2021년 1월 평안남도에서 입수했다는 정보가 들어있는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는데, 한국무역협회는 간첩을 북에 침투시켜 첩보활동을 벌이는 정보기관이 아니다. 대북정보는 국정원이 독점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니혼게이자이신붕>이 인용, 보도한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는 국정원에서 유출된 정보를 가지고 작성된 것이 분명하다.  

 

<니혼게이자이신붕>이 인용, 보도한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 중요한 설비의 부품이 마모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마모된 부품을 새 것으로 교체하지 못해 생산이 중단되었는데, 조선의 국경봉쇄로 중국산 부품을 수입하지도 못해 생산을 재개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나오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가동을 중지시킨 문제의 부품은 고압밸브와 고압분사기라고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조선은 고압밸브와 고압분사기를 자체 기술로 만들지 못해서 중국산 부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 이런 의문을 풀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평안남도 안주에 있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일부시설을촬영한 것이다. 조선의 언론매체가 2020년 1월에 촬영한 사진이다.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는 조선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화학비료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중요한 화학공업기지들 가운데 하나다. 이 기업소는 2010년 4월 29일 석탄가스화기술로 주체비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금 조선에서는 석탄가스화기술을 고도화, 집약화한 탄소화학공업을 창설하는 중이다. 조선의 화학공업기지들에서는 석탄가스화기술로 각종 원료도 만들고, 비료도 만들고, 전기도 생산하고, 탄소배출도 억제한다. 그야말로 만능의 공학기술이다.  


조선에서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를 비롯한 화학공업기지들은 석탄가스화기술(coal gasification technology)을 도입하여 생산공정 전반을 완전히 개조했다. 석탄가스화기술은 석탄을 화학적으로 가공처리하여 각종 원료도 만들고, 비료도 만들고, 전기도 생산하고, 탄소배출도 억제하는 그야말로 만능의 공학기술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분쇄한 석탄을 가스발생로로 보내, 섭씨 950도의 고온에서 가스화하면, 일산화탄소, 수소, 질소, 메탄, 탄산가스 등이 발생하는데, 그 중에서 질수와 수소를 합성하여 만든 암모니아를 가지고 질소비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런 공정을 거쳐 생산된 질소비료를 주체비료라고 부른다. 조선이 석탄가스화기술로 주체비료를 생산하기 전에는 비료원료로 쓰이는 내프타(naphtha)를 중국에서 전량 수입해야 했다. 내프타는 원유를 증류하여 추출한 탄화수소 혼합물이다.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가 석탄가스화기술로 주체비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날은 2010년 4월 29일이다. 조선의 주체비료생산은 어언 10년의 연륜을 쌓으며, 비료공업의 획기적 발전을 추동해왔다. 10년 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석탄가스화대상건설을 완공하여 주체비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 김일성훈장을 수여했다. 조선의 비료생산체계가 건국 이래 줄곧 내프타 수입에 의존해온 상태에서 완전히 해방되었으니, 어찌 위훈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욱 놀라운 것은, 조선에서 석탄가스화기술을 고도화, 집약화한 탄소하나화학공업(C1 Chemical Industry)이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선의 석탄매장량은 거의 무진장하므로, 석탄가스화기술을 고도화, 집약화한 탄소화학공업을 건설하면 조선은 원료수입에 의존하던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화학공업의 주체화와 자급자족을 최고 수준에서 완성할 수 있다. 

 

그런데 이미 10년 전에 석탄가스화공법을 완성하였을 뿐 아니라, 오늘에는 그보다 더 거창한 탄소화학공업을 자체 기술로 건설하고 있는 조선에서 고압밸브와 고압분사기를 만들지 못한다고 서술한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는 말이 되지 않는 소리를 늘어놓은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는 조선이 석탄가스화설비의 중요한 부품들인 고압밸브와 고압분사기를 자체로 만들지 못해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고, 최근에는 국경봉쇄로 수입을 할 수 없어서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가 무기한 가동중지상태에 빠졌다고 서술했지만, 조선의 화학공업기지들에 설치된 석탄가스화설비들은 조선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자체로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가 고압밸브와 고압분사기를 구하지 못해서 무기한 가동중지상태에 빠졌다는 것은 헛소문에 불과하다. 

 

그러면 진실은 무엇일까? 2021년 2월 18일 조선중앙텔레비죤 20시 보도가 진실을 말해준다. 보도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일군들과 로동계급이 승리의 신심에 넘쳐 비료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현장소식을 전하면서, 그 기업소에서 근무하는 안영철 기사장의 발언장면을 방영했다. 안영철 기사장의 말에 따르면, 지금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는 “압축기계통을 더 보강할 목표를 세우고 이 사업을 완강히 내밀고 있다”고 한다.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 압축기계통을 보강하는 설비개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진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고압밸브와 고압분사기는 압축기설비에 포함되는 부품들이므로, 지금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는 압축기계통을 보강하는 설비개조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잠시 가동을 멈추고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진실이다.     

 

2021년 2월 2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덕훈 내각총리는 황해제철련합기업소, 천리마제강련합기업소,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금성뜨락또르공장을 각각 현지에서 료해하였는데,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를 현지에서 료해하는 중에 “설비들의 정비보수를 계획적으로 진행할 데 대하여 언급”했고, 생산현장에서 협의회를 진행하면서 “압축설비들에 대한 자검자수를 짜고들어 비료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이기 위한 문제들을 토의대책하였다”고 한다. 자검자수(自檢自修)라는 말은 외부에 의존하지 말고 자체로 검사하고 자체로 수리한다는 뜻이다. 

 

위와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가 고압밸브와 고압분사기를 구하지 못해 무기한 가동중지상태에 빠졌다는 한국무역협회 보고서 내용은 국정원이 유출한 왜곡된 대북정보를 가지고 작성된 것이 분명하다.  

 

2020년 8월 4일 <미국의소리>는 중국 해관총서통계를 인용하여 2019년 상반기에 조선이 중국산 비료 90,198t을 수입했었는데, 2020년 상반기에는 8분의 1밖에 되지 않는 11,400t을 수입했다고 하면서, 조선에서 비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식량난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조선의 비료수입이 대폭 감소한 것은 식량난의 전조로 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의 비료생산기지들에서 석탄가스화설비를 만가동하여 주체비료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는 증산의 표시로 된다.  

 

 

2. 식량난을 걱정해야 할 쪽은 어디인가? 

 

이 글에서 두 번째로 고찰하는 대상은 통일부 장관의 이상한 발언이다. 2021년 2월 18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는데, 올해 북의 식량사정이 어떠한지를 물은 윤건영 국회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변했다. “지난해 여름 수해와 태풍피해로 감산된 규모가 20만~30만t으로 추정된다. 북에서는 해마다 식량 100만t 정도가 부족한데, (지난해 수해와 태풍피해로 감산된) 20만~30만t을 더하면 북에서 필요한 식량의 부족분이 산출된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위와 같은 답변은 국정원이 유출한 정보에 근거한 것이다. 이인영 장관이 위와 같이 답변하기 이틀 전인 2021년 2월 16일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그 보고서에서 북의 곡물수요량이 연간 550만t인데, 2020년 곡물생산은 수해와 태풍피해로 감산되어 440만t밖에 되지 않았다고 추산하면서, 110만t이 부족할 것이라고 추론했다. 국정원이 추론한 것처럼, 만일 올해 조선의 식량이 110만t이나 부족하다면, 식량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의 식량사정에 관한 국정원의 추론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이런 의문을 풀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를 해명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명해야 할 문제는 국정원이 추론한 것처럼, 북의 알곡수요량이 연간 550만t인가 하는 것이다.  

 

2017년 4월 20일 세계식량계획(WFP) 아시아태평양지역사무소 대변인의 말에 따르면, 2017년 당시 조선에서 1인당 하루 식량공급목표는 573g이라고 한다. 식량공급목표라는 말은 식량수요량이라는 말과 사실상 같은 뜻이므로, 2017년 당시 조선의 1인당 하루 식량수요량은 573g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로부터 3년 10개월이 지난 2021년 현재, 조선의 1인당 하루 식량수요량은 600g인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식량계획은 세계 각국의 1인당 식량공급권장량을 600g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쌀을 비롯한 알곡만 식량이라고 볼 수 없다. 채소, 육류, 달걀, 수산물도 식량이다. 요즈음 조선에서는 남새생산, 버섯생산, 축산물생산, 수산물생산, 과일생산이 증가하여 인민들에게 이전보다 채소, 버섯, 고기, 달걀, 물고기, 과일을 더 많이 공급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헤아려보면, 2021년 현재 조선에서 1인당 하루 식량수요량은 600g이고, 그 중에서 알곡수요량은 400g인 것으로 추산된다. 2019년 남측의 1인당 하루 알곡소비량은 164g이었는데, 북측의 1인당 하루 알곡수요량을 400g으로 추산한 것은 실제보다 더 많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외부에서 수요량을 파악할 수 없으므로, 이 글에서는 알곡수요량을 400g으로 추산한다. 

 

2020년도 조선의 총인구는 2,570만명인데, 1인당 하루 알곡수요량이 400g이면, 전체 인구의 하루 알곡수요량은 10,280t이고, 연간 알곡수요량은 375만t이다. 

 

그런데 알곡은 축산에 필요한 알곡사료로도 쓰이고, 식품가공에 필요한 재료로도 쓰이고, 이듬해 봄에 파종할 종자로 저장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하여 도정과정 및 수급과정에서 손실되는 알곡도 추가로 계산해야 한다. 조선에서 해마다 알곡사료, 식품가공재료, 종자로 쓰이는 알곡이 얼마인지 알 수 없고, 해마다 도정과정 및 수급과정에서 손실되는 알곡이 얼마인지도 알 수 없지만, 이 글에서는 그 모든 것을 합해 120만t으로 추산한다. 그러므로 조선의 연간 알곡수요량은 495만t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국정원은 2021년 2월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조선의 연간 알곡수요량을 550만t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이 무슨 근거를 가지고 그렇게 추산했는지 알 수 없으나, 이 글에서 추산한 것과 비교하면 55만t이나 더 부풀려놓은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있는 미곡협동농장에서 뜨락또르로 가을갈이를 하는 장면이다. 조선에서는 트랙터를 뜨락또르라고 부른다. 지금 조선에서는외부에서 우려하는 식량난이 발생하기는커녕 식량생산에서 자급자족을 달성하였으며,잉여농산물을 중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조선에는 약 3,500개의 협동농장이 있다. 협동농장에서 생산이 장성할수록 농장원들에게 분배되는 농산물이 증가된다. 생산장성과분배증가의 지속적인 선순환과정을 통해 조선의 사회주의계획경제는 보건재앙과 기후재앙과 경제재재라는 삼중장애를 뚫고 자력번영과 인민생활향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의 연간 알곡생산량은 얼마나 될까? 조선에서 알곡이라고 하면, 대체로 쌀과 강냉이를 뜻하는데, 그 밖에 보리, 콩, 감자, 고구마, 기타 잡곡도 알곡에 포함된다. 

 

먼저 조선의 쌀생산량을 추산해보자. 쌀생산량을 추산하려면 벼경작지 면적을 알아야 하는데, 한국농촌진흥청이 2020년 12월 21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의 벼경작지는 51만1,000정보다. 

 

그 다음으로 조선의 정보당 쌀생산량을 추산해야 하는데, 한국농촌진흥청은 2020년 12월 21일에 발표한 자료에서 조선의 정보당 쌀생산량을 연간 3.95t으로 추산했다. 그런데 2019년 12월 30일 <로동신문> 사설에 따르면, 2020년 정보당 알곡증산목표는 10t 이상이라고 한다. 조선에서 정보당 알곡을 10t 이상 수확한 농장원에게는 다수확농민이라는 칭호를 준다. 또한 조선에서 수확량이 가장 적은 경작지의 정보당 알곡생산량은 약 3t이다. 

 

그런데 한국농촌진흥청은 조선의 정보당 쌀생산량을 3.95t으로 추산했으니, 이것은 조선의 정보당 쌀생산량을 수확량이 가장 적은 경작지의 쌀생산량에 근접시켜 추산한 것이므로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조선에서 알곡수확량이 가장 많은 경작지의 쌀생산량은 10t 이상이고, 알곡수확량이 가장 적은 경작지의 쌀생산량은 약 3t이므로, 정보당 평균 쌀생산량은 5t인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므로 51만1,000정보에서 정보당 평균 5t씩 쌀을 생산하였다면, 2020년 조선의 연간 쌀생산량은 255만t이다. 

 

쌀생산량을 추산한 것에 이어 강냉이생산량을 추산해보자. 강냉지생산량을 추산하려면 강냉이경작지 면적을 알아야 하는데, 한국농촌진흥청이 2020년 12월 21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의 강냉이경작지는 74만정보다. 

 

그 다음으로 조선의 정보당 강냉이생산량을 추산해야 하는데, 한국국제농업개발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005년 조선의 정보당 강냉이생산량은 연간 3.1t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농촌진흥청은 2020년 12월 21일에 발표한 자료에서 조선의 정보당 강냉이생산량을 연간 2.04t으로 추산했다. 15년 전에 3.1t이었던 강냉이생산량이 해마다 늘어나기는커녕 15년 만에 2.04t으로 추락했다는 한국농촌진흥청의 추산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15년 전에 추산한 수량이지만, 오늘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해야 합리적이다. 

 

위와 같은 사정을 헤아려보면, 조선의 정보당 강냉이생산량은 연간 3.1t으로 추산된다. 그러므로 74만정보에서 강냉이를 정보당 평균 3.1t씩 생산하였다면, 2020년 조선의 강냉이생산량은 229만t이다. 

 

또한 위에 인용한 한국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조선은 콩 15만t, 보리 16만t, 감자와 고구마 54만t, 잡곡 2만t을 생산했다고 한다. 이를 모두 합하면 87만t이다. 

 

또한 위에 인용한 한국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조선은 수해와 태풍피해로 알곡생산량이 24만t 감소했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내용을 종합하면, 2020년 조선의 알곡생산량은 547만t으로 추산된다. 지난 시기 조선의 알곡생산실적에 비춰 보면, 위와 같은 추산은 무리한 추산이 아니다. 지난 시기 조선의 알곡생산실적은 다음과 같다. 

 

2014년 10월 15일 <미국의소리>에 실린 대담기사에 따르면, 2014년 9월 평양을 방문한 일본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 부편집장은 조선사회과학원 관계자로부터 2013년 조선의 알곡생산량은 2012년에 비해 36만2,000t이 늘어난 566만t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또한 2014년 12월 23일 김지석 수매량정성 부상은 2014년에 조선이 가뭄피해를 있었지만 알곡생산이 5만t 이상 늘어나 571만t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난 시기 조선의 알곡생산이 566만t에서 571만t으로 장성한 사례를 보면, 2020년 조선의 알곡생산량을 547만t으로 추산한 것은 합리적인 추산이다. 그러므로 지금 조선에서는 외부에서 우려하는 식량난이 발생하기는커녕 식량생산에서 자급자족을 달성하였으며, 알곡 52만t이 잉여농산물로 남아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2020년에) 농업부문에서는 지속된 혹심한 가물과 큰물, 모든 것이 부족한 속에서도 과학농사, 다수확열풍을 세차게 일으켜 알곡생산량을 전례 없이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였다.    

 

농업생산이 증가하여 잉여농산물이 남아도는 조선은 잉여농산물을 해외에 수출하였다. 조선이 만성적인 식량난에 빠졌다는 헛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조선이 식량을 수출했다는 말을 믿지 않겠지만,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2014년 10월 14일 미국의 북조선전문매체 <NK 뉴스>가 중국해관통계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8월까지 기간에 조선은 2011년에 중국으로부터 원조 받은 식량보다 더 많은 식량을 중국에 수출했다고 한다. 

 

식량난을 걱정해야 할 쪽은 북이 아니라 남이다. 한국농촌경제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남측의 알곡자급률은 21.7%이고, 식량자급률은 45.2%다. 북측은 식량을 자급하고 있지만, 남측은 식량을 수입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북측은 잉여농산물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지만, 남측은 식량수요량의 54.8%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야 살 수 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가 촉발한 기후재앙으로 세계적 범위에서 식량생산량이 크게 감소하여 식량수출국들이 식량수출량을 줄이거나 식량수출을 금지하면, 세계식량안보지수(GFSI) 순위에서 최하위권으로 이미 추락한 한국은 식량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3. 종합시장은 자본주의시장경제의 맹아가 아니다 

 

2017년 2월 27일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조선 각지에서 종합시장 439개가 운영되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인공위성자료를 분석하여 종합시장의 위치를 알아내고 계산한 것이므로 비교적 정확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2010년 조선 각지에는 종합시장이 약 200개밖에 없었는데, 7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2021년 현재 조선 각지에는 500개가 넘는 종합시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에서 종합시장은 국영상점과 함께 인민들에게 각종 소비품을 공급하는 상업봉사활동거점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은 2003년에 내각결정 제27호를 발표하여 지난 시기의 장마당을 확대, 개편하여 종합시장을 각지에 설치했고, 2004년에 재정성은 ‘시장관리소 재정관리세칙‘을 발표하여 종합시장을 관리하고 있다. 

 

2019년 1월 21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평양에 종합시장 30여 개가 있는데 락랑구역에 있는 통일거리시장이 평양에서 가장 큰 종합시장이라고 한다. 조선 각지의 종합시장들 가운데서 함경북도 청진에 있는 수남시장이 규모가 가장 큰데, 면적을 비교하면, 서울에 있는 동대문시장보다 두 배 더 크다고 한다. 수남시장에 들어찬 각종 매대는 약 17,000개다. 

 

조선의 경제사정에 대한 왜곡보도를 들어온 사람들은 조선 각지에 있는 500여 개가 넘는 종합시장들에서 주로 중국산 상품을 팔고 있는 것으로 추측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10여 년 전의 과거사다. 그 동안 조선의 생산력이 날로 장성하여 경공업부문과 농업부문에서 잉여생산물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요즈음은 중국산 상품을 판매하는 매대들이 구석으로 밀려났고, 조선산 상품을 판매하는 매대들이 대세를 이루었다. 

 

조선에서 종합시장이 해마다 확대되는 현상을 두고 외부에서는 1980년대 중국이 자본주의시장경제를 받아들여 대형시장들이 생겨나던 경험을 회상하면서 오늘 조선에서도 자본주의시장경제의 맹아가 자라기 시작했다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그런 착각은 조선의 종합시장(general market)과 자본주의나라의 자유시장(free market)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조선의 종합시장은 자본주의나라의 자유시장과 어떻게 다른가? 자본주의사회의 자유시장에서 상업활동의 주체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개인이다. 예컨대, 전자업체가 자체로 생산한 전자제품을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유통업체가 전자제품을 수매하여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생산업체도 사적으로 소유한 생산수단이고, 유통업체도 사적으로 소유한 생산수단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주의나라 조선에는 모둔 사회적 생산수단이 개인의 사적 소유물이 아니라, 국가적 소유 또는 협동적 소유다. 이를테면, 기업소와 공장은 국가적 소유이고, 협동농장과 협동단체는 협동적 소유다. 국가적 소유와 협동적 소유를 합해 사회주의적 소유라고 부른다. 

 

생산수단의 사회주의적 소유에 기초한 경제현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기업소와 공장은 생산물 가운데서 국가계획으로 정한 생산목표에 해당하는 생산물을 국가에 납품하고 남은 잉여생산물을 판매하여 수익금을 얻는데, 종합시장에서 판매하거나 해외에 수출하여 수익금을 얻게 된다. 기업소와 공장이 수익금을 지출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토지사용료, 설비사용료, 전기사용료로 국가에 납부한다. 

2) 자체로 생산하지 못하는 원료와 자재를 다른 기업소나 공장에서 구입하거나 해외에서 수입한다. 

3) 로동일수에 따라 종업원의 생활비로 평등하게 분배한다. 

4) 잉여생산물을 종합시장에서 판매하여 얻은 수익금을 기업운영과 공장운영을 위해, 그리고 종업원들의 생활향상을 위해 지출한다. 

 

바로 이것이 조선의 사회주의기업경영방식이다. 그러므로 조선 각지에 대형 종합시장들이 우후죽순처럼 일떠선 것은 기업소와 공장의 생산량이 대폭 늘어났음을 말해주는 긍정적인 현상인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쪽 사진은 조선의 종합시장을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조선의 협동단체매장을 촬영한 것이다. 외형을 비교하면, 북측의 종합시장은 남측의 재래시장과유사하고, 북측의 국영상점이나 협동단체매장은 남측의 백화점이나 대형매장과 유사하다. 지금 조선에서는 사회주의상업봉사망을 더욱 완비하기 위해 경공업부문의 생산장성과 상업봉사활동의 전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산화의 기치를 든 조선의 경공업이발전하는 추세에 따라 국영상점, 협동단체매장, 종합시장에 들어간 중국산 제품들이밀려나고, 조선산 제품들이 대세를 이루었다.  

 

다른 한편, 협동농장의 농산물처분방식은 다음과 같다. 

 

1) 국가계획으로 정한 생산목표에 해당하는 농산물을 현물로 국가에 납부한다. 

2) 비료사용료, 토지사용료, 농기계사용료, 전기사용료, 농업용수사용료를 농산물로 국가에 납부한다. 

3) 국가는 협동농장이 생산한 농산물 가운데 약 30%를 현금으로 수매한다. 

4) 국가는 현물로 납부받은 농산물과 현금으로 수매한 농산물을 인민들에게 식량으로 공급한다. 국가는 식량공급가격을 저렴하게 정하여 인민들에게 공급한다. 

5) 국가에 납부하고 남은 농산물은 로동일수에 따라 농장원들에게 평등하게 분배한다. 

 

바로 이것이 조선의 사회주의협동농장경영방식이다. 재정성이 발표한 지시 제30호에 따르면, 조선의 종합시장에서 “승인된 개별적인 봉사원들”이 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시장관리소의 승인을 받은 개인이 종합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인데, 농장원은 자기에게 분배되어 식량으로 소비하고 남은 잉여농산물이나 텃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종합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 각지에 대형 종합시장들이 우후죽순처럼 일떠선 것은 협동농장의 생산력이 대폭 늘어났음을 말해주는 긍정적인 현상인 것이다. 

 

기업소와 공장에서 생산이 장성할수록 종업원들에게 분배되는 생활비가 증액되고, 협동농장에서 생산이 장성할수록 농장원들에게 분배되는 농산물이 증대된다. 생산장성과 분배증가의 지속적인 선순환과정을 통해 조선의 사회주의경제는 보건재앙과 기후재앙과 경제제재라는 삼중장애를 뚫고 자력번영과 인민생활향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4. 조선의 GDP 성장률은 얼마인가?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였다”고 말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 목표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었다고 언급하자, 남측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경제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왜곡한 보도기사를 쏟아냈다. 경제발전목표에 크게 미달되었다는 말과 경제가 실패했다는 말은 전혀 다른 뜻인데도, 그처럼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조선의 경제사정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파악하려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조선이 달성하려고 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목표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 알아야 한다. 2019년 4월 21일 일본 <마이니찌신붕> 보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조선이 달성하려고 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목표는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성장률을 연평균 8%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같은 기간 5년 동안 한국의 GDP 성장률은 2%대에 머물렀고, 중국의 GDP 성장률은 6%대에 머물렀는데, 조선은 8%에 이르는 매우 높은 성장목표를 설정했던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19년 12월 7일 준공식을 진행하고, 2020년 1월 10일 영업을개시한 양덕온천문화휴양지를 촬영한 것이다. 이 거대하고 화려한 인민봉사기지는 평안남도 양덕군에 건설되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수행하는 기간에 조선이 이룩한 여러 경제발전성과들 가운데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시공한지 1년 남짓한 기간에 양덕온천문화휴양지를 완공한 것이다. 규모에 있어서 현대식 도시와 맞먹는 양덕온천문화휴양지를 건설하려면, 엄청난 자금, 자재, 장비, 인력,에너지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든든한 경제력이 없으면, 그런 현대식 휴양지를 1년 남짓한 기간에 건설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조선의 GDP 성장률은 재평가되어야 한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의 인민들이 전 세계에서 오직 조선에만 있는 사회주의휴양생활을향유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조선은 새로운 사회주의문명을 창조하고 있다.  

 

그러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행하는 기간에 조선이 달성한 GDP 성장률은 얼마였을까?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 첫해인 2016년 조선의 GDP 성장률은 3.9%였다고 한다. 2018년 10월 14일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조선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리기성 박사는 <교도통신>과의 대담에서 2017년 조선의 GDP 성장률이 3.7%였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행하는 기간에 조선이 달성한 GDP 성장률은 연평균 3.5%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GDP 성장목표를 8%로 설정했는데, 실제로는 3.5% 수준에 머물렀으므로, 김정은 총비서는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북측의 연평균 GDP 성장률이 3.5% 수준에 도달한 것과 비교하면, 같은 기간 남측의 연평균 GDP 성장률은 1.96%밖에 되지 않았다. 더욱이 남측의 GDP 성장률은 2010년까지만 해도 6.8%라는 비교적 높은 수준에 도달했었는데, 2011년에는 3.7%로 급감했고, 그 이후에는 2% 수준으로 더 떨어졌으며, 보건재앙이 휩쓴 2020년에는 마이너스 1%로 추락했다. 수출에 의존하여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시대는 지났으므로, 대외의존형 경제를 건설한 남측은 수출길이 날로 협소해지는 오늘의 각박한 현실에서 경제난에서 탈출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금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쪽은 북측이 아니라 남측이다. 

 

자본주의세계시장에 편입된 남측의 대외의존형 경제와 다르게, 북측의 자급자족형 경제는 자본주의세계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어디까지나 자력으로 경제건설을 추진한다. 그래서 지금 조선에서는 자력갱생로선을 안받침하는 자급자족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추구하고 있으며, 경제활동에서 주체화와 현대화를 실현하는 목표와 함께 원료, 연료, 자재의 국산화와 재자원화라는 새로운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2021/02/10

미국 우주군이 오산과 군산에 배치되었다

[한호석의 개벽예감](431)

자주시보 2021년 02월 0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하와이 태평양공군사령부에서 진행된 비밀군사회담

2. 오산과 군산에 배치된 우주군 전문병은 무슨 일을 하는가?

3. 10년째 추진 중인 주한미국군 무장현대화사업

4. 미국에게 군사전략적 중요성이 더 커진 군산공군기지 

 

 

1. 하와이 태평양공군사령부에서 진행된 비밀군사회담

 

2019년 12월 20일 미국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우주군(Space Force)을 창설했다. 1982년 9월 1일에 창설되어 38년 동안 존속해온 공군우주사령부를 확대, 개편하여 다섯 번째 군종을 창설한 것이다. 우주군 참모총장은 존 레이먼드(John W. Raymond) 대장이고, 우주작전사령관은 스티븐 화이팅(Stephen N. Whiting) 중장이다. 병력 2,500명과 군사위성 77기를 보유한 미국 우주군은 지구위치위성확인체계(GPS), 군사통신위성체계, 미사일경보위성체계, 우주감시위성체계, 위성통제체계, 우주전자전체계, 우주왕복선을 운용한다. 

 

미국 우주군은 2026년까지 초소형 인공위성 1,000기를 저궤도로 쏘아올려 지구 전체를 군사위성망으로 완전히 에워싸는 우주무력증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우주군이 초소형 인공위성 1,000기를 쏘아올려 거대한 군사위성망으로 지구 전체를 에워싸는 것은 제국주의전쟁도발위험을 우주공간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류는 전대미문의 군사적 위험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미국은 우주군을 창설함으로써 1967년 1월 27일에 체결되어 110개국이 가입한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을 전면적으로 위반했다. 우주조약 제4조는 “우주에 군사기지, 군사시설, 군사요새를 설치하거나 우주에서 모든 형태의 무기를 시험하거나 군사연습을 실시하는 것을 금지”하였는데, 미국의 우주군 창설이야말로 이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이런 엄중한 사태는 미국제국주의체제가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안전을 얼마나 난폭하게 짓밟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19년 12월 20일에 창설된 미국 우주군이 창설 이후 지난 1년 2개월 동안 무슨 일을 벌였는지를 추적하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다. 미국 우주군의 도발행동이 한(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8천만 우리 민족과 전 세계 평화애호인민들에게 불길한 예감을 안겨준다. 그 불길한 예감의 실상을 파헤쳐보자.   

 

미국이 우주군을 창설한 때로부터 불과 5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2020년 5월 18일 일본은 마치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우주작전대를 창설했다. 일본항공자위대 산하 우주작전대는 도꾜(東京) 인근 후추(府中)기지에 배치되었다. 미국이 우주군을 창설한 때로부터 5개월 시차를 두고 일본이 우주작전대를 창설한 것은 결코 우연한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조선과 중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우주공간으로 확장하려는 미일군사동맹의 상호조률된 도발행동이 빚어낸 필연적 현상이었고, 한(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전쟁위험을 고조시키는 도발행동이 빚어낸 필연적 현상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일본이 우주작전대를 창설했다는 소식을 들은 한국도 2020년 8월 1일 위성감시통제대라는 기존 명칭을 우주작전대로 바꾼 것이다. 한국군 위성감시통제대가 창설된 때는 2019년 9월인데, 일본이 우주작전대를 창설하자 위성감시통제대를 우주작전대로 개칭한 것이다. 그것은 한국이 미국의 우주군 창설과 일본의 우주작전대 창설을 추종하여 부대명칭만 단순히 바꾼 것이 아니라, 기존 부대를 사실상 새로운 부대로 개편한 것이었다. 기존 위성감시통제대는 지상감시소에서 다른 나라 인공위성을 감시하고 자국 인공위성을 통제하지만, 새로 출현한 우주작전대는 우주공간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한국이 위성감시통제대라는 부대명칭을 우주작전대라는 부대명칭으로 바꾼 것은 간판만 바꿔단 것이 아니라, 기존 부대를 성격과 임무가 다른 새로운 부대로 확대, 개편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 2020년 11월 19일 네 명의 장성이 미국 하와이 진주항-힉컴합동기지에 있는 태평양공군사령부 본부 청사 정문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왼쪽부터 미국 우주군 참모총장 존 레이먼드, 일본항공자위대 막료장 이즈쯔 슌지, 한국군공군참모총장 이성용,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 케네스 윌즈바흐다. 그날 비밀군사회담에서 미국 우주군은 한국 공군 우주작전대와 일본항공자위대 우주작전대를 하위협력자로 끌어들여 3자 협의체를 결성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미국 우주군의 우주무력증강책동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의 우주군사전략에 따라 몇 달 간 시차를 미국 우주군, 일본 우주작전대, 한국 우주작전대가 연속적으로 출현하였다는 점에서, 지난해 2020년은 한(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이 매우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 시기였다. 하지만 미국 우주군을 우두머리로 하여 연계된 일본 우주작전대와 한국 우주작전대가 얼마나 엄중한 사태를 불러오기 시작하였는지는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 3자의 엄중한 도전은 다음과 같이 은밀하게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 19일 미국 하와이 진주항-힉컴합동기지(Joint Base Pear Harbor-Hickam)에 있는 태평양공군사령부 본부 청사 정문으로 네 명의 장성이 함께 들어섰다. 그들은 미국 우주군 참모총장 존 레이먼드,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 케네스 윌즈바흐(Kenneth S. Wilsbach), 일본항공자위대 막료장 이즈쯔 슌지(井筒俊司), 한국군 공군참모총장 이성용이다. 이 특이한 장면은 레이먼드 미국 우주군 참모총장이 이성용 한국군 공군참모총장과 이즈쯔 슌지 일본항공자위대 막료장을 태평양공군사령부로 불러 비밀군사회담을 진행하였음을 보여준다. 그런 비밀군사회담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회담에서 무슨 의제가 논의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하지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미국 우주군이 한국 공군 우주작전대와 일본항공자위대 우주작전대를 하위협력자로 끌어들여 한(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우주무력을 증강하는 문제를 토의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주한미제7공군 주임원사(Chief Master Sergeant) 필립 허드슨(Philip B. Hudson)이 하와이 비밀군사회담에 관한 중요한 정보의 한 자락을 살짝 드러내 보여주었다. 2021년 2월 4일 <미국의소리> 보도기사에서 필립 허드슨은 2020년 11월 19일 이성용 공군참모총장과 존 레이먼드 우주군 참모총장이 한국 공군 우주작전대와 미국 우주군의 정례협의체를 결성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필립 허드슨의 발언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왜냐하면, 하와이 비밀군사회담에 한국 공군 참모총장과 일본항공자위대 막료장을 함께 불러낸 미국 우주군 참모총장이 일본항공자위대 막료장은 옆에 세워두고 한국 공군 참모총장하고만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하와이 비밀군사회담에서는 미국 우주군의 지휘 아래 한국 공군 우주작전대와 일본항공자위대 우주작전대가 조직적으로 연결되는 3자 협의체를 결성하기 위한 양해각서가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3자 우주군사동맹체를 결성하기 위한 조직적 기초로 된다.   

 

 

2. 오산과 군산에 배치된 우주군 전문병은 무슨 일을 하는가?

 

미국 우주군의 야망은 그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1년 2월 1일 전라북도 군산에 있는 군산공군기지에서 진행된 특이한 행사에서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1938년 일제침략군은 군산에 육군항공기지를 건설했었는데, 미점령군은 반세기 동안 그 기지를 공군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군산공군기지에는 제국주의국가들이 끊임없이 자행해오는 침략과 점령의 역사가 응축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2021년 2월 1일 군산공군기지에서 진행된 특이한 행사는 그 기지에 주둔하는 미국 공군 제8임무지원단(8th Mission Support Group) 산하 제8통신대대 소속 전문병 3명이 우주군 부대로 전속하는 행사였다. 2021년 2월 3일 미국 공군협회(Air Force Association)가 경기도 오산에 있는 오산공군기지에서 진행한 화상대담에 참석한 주한미제7공군 주임원사 필립 허드슨은 미국 우주군 소속 전문병 8명이 주한미국군기지들에 배치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우주군 소속 전문병은 오산공군기지에 5명, 군산공군기지에 3명이 각각 배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군사분계선 이남을 점령한 미국군은 28,500명이나 되는데, 그 가운데서 점령지에 배치된 우주군 소속 전문병은 8명밖에 되지 않으므로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우주군의 작전임무가 무엇인지를 아는 군사전문가들은 우주군 전문병 8명이 배치된 것을 무심히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배치된 우주군 소속 전문병 8명은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주한미국군 부사령관이며 주한미제7공군사령관인 스캇 플레어스(Scott L. Pleus) 공군 중장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2021년 2월 3일 미국 공군협회가 오산공군기지에서 진행한 화상대담에서 발언했는데, 그 발언을 정리, 보충하면 다음과 같다. 

 

1) 플레어스 부사령관의 화상대담 발언에 따르면, 우주군 전문병의 근무처는 오산공군기지 안에 있는 제607항공작전쎈터(607th Air Operations Center)라고 한다. 제607항공작전쎈터의 공식명칭은 제607항공정보단(607th Air Intelligence Group)이다. 제607항공정보단은 제607항공정보대대, 제303정보대대, 한국 공군 제37전술정보단으로 구성되었는데, 180여 명의 병력과 6대의 특수작전기를 운용한다. 제607항공정보단은 정보, 감시, 정찰에 필요한 미사일경보, 화력타격정보, 표적조준정보 등을 작전지휘부에 제공하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보부대다. 미국은 우주군 전문병을 그처럼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보부대에 배치한 것이다. 

 

너무 민감한 사안이라서 플레어스 부사령관은 화상대담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위에 서술한 것처럼, 우주군 전문병 8명 중에 3명은 군산공군기지에 따로 배치되었다. 우주군 전문병 8명을 모두 오산공군기지에 배치하지 않고, 그 중에서 3명을 왜 군산공군기지에 따로 배치한 것일까?  

 

지도를 펼쳐보면, 군산공군기지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국의 해외군사기지다. 군산공군기지에서 베이징 중심부까지 직선거리는 1,000km다. 만일 미국 공군 F-22 스텔스전투기가 군산공군기지에서 출격하면 불과 40분 만에 서해 상공을 가로질러 베이징 중심부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F-22 스텔스전투기가 군산공군기지에서 출격하면 서해 상공을 가로질러 불과 23분 만에 570km 떨어진 중국 칭다오(靑島)해군기지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칭다오해군기지에는 동중국해, 서해, 보하이(渤海)를 방어하는 중국인민해방군 최강함대인 북해함대가 주둔한다. 이처럼 칭다오는 중국의 수도권을 방어하는 전략요충지인데, 군산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국의 전투기들은 바로 그 전략요충지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미국이 우주군 전문병 3명을 왜 군산공군기지에 따로 배치했는지를 알 수 있다. <사진 2>

 

▲ <사진 2> 2021년 2월 1일 군산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국 공군 제8임무지원단산하 제8통신대대 소속 전문병 3명이 우주군 부대로 전속하는 행사에서 선서를하는 장면이다. 미국 우주군 전문병은 군산공군기지에 3명, 오산공군기지에 8명이 배치되었다. 그들은 스텔스전투기들이 공급급유를 받으며 장거리비행을 하는중에 군사통신위성체계를 통해 조종사들에게 장거리비행정보와 공습비행정보를 실시간으로 신속히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지상군, 해군, 공군, 반항공군작전지휘부들에 어느 표적을 어느 시각에 타격할 것인가 하는 전술정보를 실시간으로 신속히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2) 플레어스 부사령관의 화상대담 발언에 따르면, 전시에 주일미제5공군과 알래스카 주둔 제11공군이 한(조선)반도로 출동하게 되는데,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각각 배치된 우주군 전문병 8명은 일본과 알래스카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안전하게 바다를 건너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한다. 전시에 주일미제5공군에 배속된 F-35 스텔스전투기들이 동해 상공을 건너 조선을 공격할 것이고, 알래스카에 주둔하는 제11공군에 배속된 F-22 스텔스전투기들이 북태평양 상공과 동해 상공을 건너 조선을 공격할 것이다. 그러므로 플레어스 부사령관의 발언을 들어보면,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배치된 우주군 전문병들은 스텔스전투기의 장거리비행에 필요한 비행정보를 비행 중인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군사위성통신체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면서 그들과 쌍방무선통신을 주고받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만일 우주군 전문병이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배치되지 않았다면, 일본과 알래스카에 주둔하는 미국 공군 스텔스전투기들은 각각 자기 공군기지들에서 장거리비행정보를 받은 뒤에 이륙해야 하며,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착륙한 뒤에 그 기지들에서 공습비행정보를 받은 뒤에 출격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주군 전문병이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배치되었기 때문에 스텔스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장거리비행정보와 공습비행정보를 공군기지에서 전달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스텔스전투기들이 공급급유를 받으며 장거리비행을 하는 중에 군사위성통신체계를 통해 조종사들에게 장거리비행정보와 공습비행정보를 실시간으로 신속히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전술변화는 미국 공군 스텔스전투기들의 공습속도가 매우 빨라졌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이 스텔스전투기들의 공습에 대응하는 시간이 단축되었음을 의미한다. 

      

3) 플레어스 부사령관의 화상대담 발언에 따르면,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각각 배치된 우주군 전문병의 작전임무는 “타격정확도를 개선하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간포착(timing)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공군기지들에 각각 배치된 우주군 전문병들이 스텔스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최적화된 타격표적조준(strike targeting)과 최적화된 타격시각(strike timing)을 실시간으로 신속히 전달해주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지금 미국은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를 포괄하는 방대한 지역에서 '연동 16(Link 16)'이라는 명칭의 전술정보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이 전술정보체계는 지상군, 해군, 공군, 반항공군이 군사통신위성체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통보문(text message)과 영상(imagery)을 주고받으며 쌍방통신을 하는 최첨단군사통신체계인데,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각각 배치된 우주군 전문병은 바로 그 ‘연동 16’에 의거하여 지상군, 해군, 공군, 반항공군 작전지휘부들에 어느 표적을 어느 시각에 타격할 것인가 하는 전술정보를 실시간으로 신속히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술변화는 미국 지상군, 해군, 공군, 반항공군의 화력타격정확도가 높아졌고, 화력타격준비시간이 단축되었음을 말해준다. 

 

오는 3월 초 미국군이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감행하려는 이른바 한미연합군 지휘소연습(CPX)은 전투병력과 군사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컴퓨터로만 진행된다고 하지만, 한미연합군 지상군, 해군, 공군, 반항공군의 화력을 통합하여 화력타격정확도를 높이고, 화력타격준비시간을 단축시키는 작전지휘통제연습이므로 전투병력과 군사장비를 동원하는 야전실동훈련보다 더 도발적이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은 그런 도발적인 전쟁연습에 물리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3. 10년째 추진 중인 주한미국군 무장현대화사업

 

2021년 1월 5일 코리아-미국연구소(Institute for Corean-American Studies)가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주한미국군사령관 로벗 에이브럼스(Robert B. Abrams) 육군 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인 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중국전략과 연계된 임무를 수행한다. 주한미국군 준비태세는 원칙적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지만, 인도-태평양의 안전이 요구되는 경우 그에 대한 지원에서 배제되지 않는다.” 그의 발언에 따르면, 주한미국군은 조선인민군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인민해방군도 상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전시에 미국군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는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 한국군, 일본자위대가 3자 협동으로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을 공격하게 된다는 뜻이다. 

 

주한미국군 주력부대는 육군이다. 이것은 전시에 주한미국군 육군이 공군, 해군, 해병대의 지원을 받으며 조선인민군을 공격할 것임을 예고한다. 그런데 미국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을 공격하려면 반드시 바다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을 공격하는 주력부대는 미국 공군과 해군이 될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금 미국이 추진하는 무장현대화사업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군 지휘부에서 나타난 일련의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2021년 1월 26일 미국 육군미래사령관(Army Future Commander)인 존 머레이(John M. Murray) 육군대장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가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현재 미국 육군은 40년에 한 차례 이루어지는 현대화의 중요한 분기점에 있다“고 하면서, “미국 합동군이 지상, 해상, 공중, 우주, 싸이버공간에서 벌어지는 각이한 전쟁상황에 모두 대처하는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s)을 수행하는 군대로 전변되고 있는데, 그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미국 육군도 다영역작전력량을 강화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실험은 이른바 ‘계획사업 집중(Project Convergence)’이라는 명칭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추진되어오는 무장현대화에 관한 실험이다. 2020년 5월 18일 미국의 군사전문 웹싸이트 <브레이킹 디펜스(Breaking Defense)> 보도에 따르면, ‘계획사업 집중’에서 추진하는 무장현대화는 정밀타격력을 가진 장거리포와 지대지미사일, 군사위성체계에 의거한 첨단전술통신, 유인전술차량 및 무인전술차량, 미래형 수직이착륙기 등이라고 한다. 

 

그런데 존 머레이 미래사령관의 화상대담발언에 따르면,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그의 참모들이 ‘계획사업 집중’에 매우 밀접히 연계되었”으며, 미국 육군성은 “‘계획사업 집중’과 관련하여 주한미국군이 제기한 여러 가지 요청에 따라 새로운 군사장비를 개발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국군 무장현대화사업에 힘을 집중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미국 국방부는 정밀타격력을 가진 장거리포와 지대지미사일, 군사위성체계에 의거한 첨단전술통신, 유인전술차량 및 무인전술차량, 미래형 수직이착륙기 등을 개발하여 주한미국군의 무장을 현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2) 군산공군기지에는 미국 공군 F-16 전투기 36대가 배치되었고, 한국 공군 KF-16 전투기 16대가 배치되었다. F-16 전투기 52대가 집중적으로 배치된 것이다. 군산공군기지는 미국 공군 전투기와 한국 공군 전투기가 함께 배치된 유일한 공군기지다. 2017년 6월 미국은 F-16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사거리가 370km인 재즘(JASSM) 장거리공대지미사일 12발을 군산공군기지에 배치했다. 이것은 그 장거리공대공미사일을 탑재한 F-16 전투기가 군산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10분 동안 서해 상공을 저공으로 비행한 뒤에 그 미사일을 발사하면, 중국 칭다오해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하면, 군산공군기지에서 이륙한 한미연합공군 F-16 전투기들이 서해 상공으로 대거 출격하여 중국인민해방군 북해함대가 대만 인근 작전수역으로 출동하지 못하도록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서해에는 한국과 중국 사이의 해상경계선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사진 3>

 

▲ <사진 3> 2012년 3월 2일 군산공군기지에 배치된 모든 F-16 전투기들이 활주로에 늘어선 장면이다. 미국 공군은 이런 행동을 '코리끼 걸음'이라고 부른다. 미국공군은 자기들의 전투기가 얼마나 많은지를 외부에 보여주는 이런 과시행동을가끔 벌여놓는다. 하지만 전시에 수많은 전투기들을 그처럼 활주로에 모두 늘어세우면, 이륙하기도 전에 교전상대의 화력타격목표로 될 뿐이다. 군산공군기지에는 최신형 중고도무인항공기 그레이 이글-ER을 운용하는 주한미국군 육군 중대와 그 중고도무인항공기 12대가 배치되었다. 미국은 1억2,5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2년 3개월 동안 공사를 벌인 끝에 그레이 이글-ER이 들어가는 최신식 격납고 20개동을 군산공군기지에 건설했다. 미국에게 있어서 군산공군기지는 군사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지다.  

 

3) 2018년 2월 중고도무인항공기 그레이 이글(Gray Eagle)-ER을 운용하는 주한미국군 육군 1개 중대가 군산공군기지에 배치되었고, 그 중고도무인항공기 12대가 그 기지에 배속되었다. 항속시간이 25시간인 그레이 이글-ER 중고도무인항공기는 사거리가 8km인 헬파이어 공대지미사일 4발과 사거리가 10km인 GBU-44/B 레이저유도폭탄 4발을 탑재한다. 

 

2020년 7월 31일 군산공군기지에서 최신식 무인항공기 격납고 준공식이 진행되었다. 미국은 1억2,5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2년 3개월 동안 공사를 벌인 끝에 20개 동의 최신식 격납고를 완공했다. 그 격납고에는 그레이 이글-ER 중고도무인항공기가 들어간다. 지금 미국에서는 사거리가 500km인 신형 정밀타격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정밀타격미사일 개발이 완료되면 그레이 이글-ER 중고도무인항공기는 그 미사일을 타격대상으로 유도하여 먼 바다에서 항해하는 적의 함선을 정밀타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은 미국이 군산공군기지를 공습출격기지만이 아니라 반함선타격기지로도 사용할 것임을 예고한다. 

 

4) 2021년 2월 3일 미국공군협회가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플레어스 주한미국군 부사령관은 군산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국 공군 제8전투비행단이 ‘군산의 무기체계(Weapon System Kunsan)’라고 불리는 새로운 군사작전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의 무기체계’는 미국 공군 제8전투비행단이 한국 공군, 한국 육군과 함께 합동으로 군산공군기지를 방어하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군산공군기지 방어력을 대폭 증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산공군기지 방어력을 대폭 증강한 것은 그 기지의 군사전략적 중요성이 그만큼 더 커졌기 때문이다. 군산공군기지의 군사전략적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4. 미국에게 군사전략적 중요성이 더 커진 군산공군기지 

 

미국 공군 제8전투비행단은 6.25전쟁 시기에 38도선 이남에 배치되었다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일본 후꾸오까(福岡),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 태국 우본(Ubon)으로 옮겨다니다가 1974년 9월 16일 군산공군기지에 정착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미국의 핵무기정책분석가 핸스 크리스텐슨(Hans M. Kristensen)이 2005년 2월에 발표한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핵무기’라는 제목의 논문에는 군산공군기지의 군사전략적 중요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수록되었다. 그 논문에 따르면, 미국은 1986년 군산공군기지에 핵폭탄 144발이 들어가는 지하핵탄저장고 36개동을 건설하려고 계획했었는데, 이것은 당시 미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군산공군기지에 지하핵폭탄저장고를 건설하려는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핸스 크리스텐슨이 2005년 9월 28일 미국과학자협회(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 웹싸이트에 발표한 논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수록되었다. 

 

1) 1970년대 당시 미국 공군 제8전투비행단이 주둔한 군산공군기지는 미국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이 주둔한 일본 오끼나와(沖繩)의 가데나(嘉手納)공군기지, 미국 공군 제3전투비행단이 주둔한 필리핀의 클락(Clark)공군기지와 함께 중국 본토를 노리는 3대 핵공격기지 가운데 하나였는데, 특히 군산공군기지는 다른 두 공군기지들과 달리 미국 태평양공군의 신속반응경계(Quick Reaction Alert)임무를 수행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당시 군산공군기지는 중국을 공습할 핵폭탄을 탑재한 F-16 전투기의 출격기지였고, 오산공군기지는 조선을 공습할 핵폭탄을 탑재한 F-16 전투기의 출격기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7년 8월 20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보도에 따르면, 오산공군기지에서 이륙한 F-16 전투기는 불과 3분 만에 조선에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고 한다.  

 

2) 미국은 오산공군기지에 건설한 지하핵탄저장고를 1977년에 폐쇄했는데, 1986년에는 새로운 지하핵탄저장고를 군산공군기지에 건설하려고 했다. 1991년 당시 군산공군기지에는 F-16 전투기 48대가 배치되었고, 그 전투기에 탑재할 B61 핵폭탄 144발이 1991년 6월까지 그 기지에 배치되어 있었다.

 

미국 노틸러스연구소(Nautilus Institute for Security and Sustainability)가 ‘제8전투비행단일지 - 1991년 상반기’라는 제목의 자료를 공개했는데, 군산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국 공군 제8전투비행단은 주한미국군기지들에 배치했던 전술핵무기가 1991년 상반기에 미국 본토로 철수될 때까지 핵타격공습훈련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한다. 

 

1991년 12월 미국은 군산공군기지에 배치한 핵폭탄을 미국 본토로 전부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군산공군기지에서 B61 핵폭탄을 철수했다고 해서, 미국의 공중핵타격능력이 감소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미국은 핵폭탄을 탑재한 스텔스전투기를 일본과 알래스카 또는 미국 본토에서 발진시켜 조선과 중국에 핵타격을 할 수 있는 장거리비행능력을 발전시킨 것이다. 

 

미국이 1968년부터 다량생산하기 시작한 B61 핵폭탄, 그리고 1991년까지 군산공군기지에 배치했던 바로 그 핵폭탄을 지금도 계속 실전배치하는 이유는 그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F-22 스텔스전투기 폭탄창과 F-35 스텔스전투기 폭탄창을 개조했을 뿐 아니라, 그 핵폭탄을 탑재한 스텔스전투기가 공중급유를 받으며 북태평양을 건너는 장거리비행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사진 4>

 

▲ <사진 4>2019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에드워즈공군기지 폭격연습장상공에서 F-35 스텔스전투기가 B61 핵폭탄 모의탄을 투하하는 장면이다. 현재미국은 B61 핵폭탄을 1,890발이나 실전배치했는데,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2019년부터 개량형 B61핵폭탄 400~500발을 더 만들고 있다. 그 가운데서 핵폭발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B61 전술핵폭탄은 실전에서 사용될 수 있다. 미국은 교전상대의 반항공망을 뚫고들어간다는 F-22 스텔스전투기와 F-35 스텔스전투기에 B61 전술핵폭탄을 장착하고 적국에 공중핵타격을 가하는 공습작전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있다. 그런 공중핵타격의 주되는 대상은 조선과 중국이다. 이런 사실만 보더라도, 조선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핵공격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있다.  

 

2021년 2월 현재 미국의 B61 핵폭탄 보유상황은 다음과 같다.

 

B61 전술핵폭탄 = 1,240발 (핵폭발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전술핵폭탄은 실전에서 사용된다.)

B61 전략핵폭탄 = 600발

B61 전술/전략핵폭탄 = 50발

B61 비활성핵폭탄 = 215발 (비활성핵폭탄은 핵탄저장고에 보관하는 예비핵폭탄이다.)

 

주목되는 것은, 2019년부터 미국이 정밀유도기능 또는 지하관통파괴력을 가진 개량형 B61 핵폭탄 400~500발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만 보더라도, 조선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핵공격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조선과 중국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의 핵공격위협을 제거하지 않으면 핵공격위협강도는 날이 갈수록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적의 핵공격위협은 말로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압도적인 무력으로 제거할 수 있다. 그래서 조선은 압도적인 전투력을 동원하는 조국통일대전을 준비했고, 중국도 압도적인 전투력을 동원하는 대만통일전쟁을 준비했다. 조선과 중국에게 통일전쟁은 불가피하다. 

 

군사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조선의 조국통일전쟁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시에 핵폭탄을 탑재하고 접근하는 스텔스전투기를 먼 거리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조선은 B61 핵폭탄을 탑재하고 장거리를 비행한 스텔스전투기들이 조선 영공을 침입하기 전에 그 전투기들을 격추할 반항공작전능력을 보유했고, 스텔스전투기들에게 장거리비행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를 선제타격으로 파괴할 정밀타격능력도 보유했다. 

 

이를테면, 201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는 400km 밖에서 날아오는 스텔스전투기를 요격할 수 있는 세계 일류급 요격미사일종합체인데, 전시에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은 조선 영공으로 접근하는 스텔스전투기들을 번개-6으로 모조리 격추할 것으로 예견된다. 또한 2021년 1월 14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흑백격자무늬를 표시한 각종 첨단전술유도무기들은 낮은 고도의 탐지회피비행과 매우 복잡한 활공도약형 변칙비행으로 적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타격대상을 절제수술식으로 파괴하는 정밀타격능력을 가졌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은 그런 첨단전술유도무기를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를 비롯한 군사전략거점들을 파괴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런데 조선인민군은 위에 서술한 것보다 더 치명적인 전술을 준비했다. 이를테면, 지하전략갱도를 통해 군사분계선 남쪽 약 40km까지 땅속으로 남하하여 불시에 여러 지상출구들에서 쏟아져나온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들과 기계화보병부대들이 고속기동으로 진격하여 평택미국군기지(Camp Humphreys)를 습격, 포위, 점령하는 기상천외한 전술이다. 2021년 1월 14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들과 기계화보병부대들은 지하갱도기동, 습격, 포위, 점령에 필요한 첨단군사장비를 갖추고 고강도훈련으로 단련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금 평택미국군기지에는 군인과 군속, 가족을 포함하여 약 37,000명이 집결되어 있는데, 앞으로 약 45,000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들과 기계화보병부대들이 지하갱도기동으로 남하하여 평택미국군기지를 습격, 포위, 점령하고 미국인 45,000명을 전쟁포로로 사로잡으면, 미국은 더 이상 전쟁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예견하면, 미국이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우주군 전문병을 배치하고 지휘소연습을 감행하는 것은 조선과 중국을 자극하여 무력충돌을 불러오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동으로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21/02/03

핵잠수함에서 정찰위성까지 모두 세계 일류급으로

 [한호석의 개벽예감](430)

자주시보 2021년 02월 0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선제핵타격수단으로 개조된 3,500t급 중형 잠수함

2. 납-비즈머스 원자로 만든 조선, 핵잠수함 건조한다

3. 2016년에 쏘아올린 첫 번째 정찰위성, 올해 쏘아올릴 두 번째 정찰위성 

4. 기존 무인전략정찰기와 신형 무인전략정찰기, 어떻게 다른가?

5.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하는 것은 통일대전준비를 완성하는 것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국방과학기술을 고도로 발전시키고 첨단무기와 전투기술기재들을 더 많이 연구개발하여 인민군대를 재래식 구조에서 첨단화, 정예화된 군대로 비약발전시키는 것을 현 시기 국방과학부문 앞에 나서는 기본과업으로 규정”하면서 “무장장비의 지능화, 정밀화, 무인화, 고성능화, 경량화 실현을 군수산업의 중핵적인 목표로 정하고 연구개발사업을 여기에 지향시켜야 한다”고 언명하였다. 김정은 총비서의 그런 의도와 구상에 따라 지금 조선의 국방공업은 건국 이래 최전성기에 들어섰다. 조선의 국방공업이 얼마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지를 지난주에 이어 살펴본다.  

 

1. 선제핵타격수단으로 개조된 3,500t급 중형 잠수함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중형 잠수함 무장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개조하여 해군의 현존 수중작전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았다”고 밝혔다. 시범적으로 개조된 중형 잠수함은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했던 바로 그 잠수함이다. 조선은 어떤 잠수함을 시범적으로 개조한 것일까? 한국 국방부가 2014년 말 청와대에 보고한 대외비 문건을 인용한 <신동아> 2020년 1월호 기사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대외비 문건에 따르면, 2014년 7월 정보당국은 조선이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는데, 당시 조선이 건조하고 있었던 잠수함은 로씨야의 G급 잠수함과 유사한 형태의 잠수함이라는 것이다. 로씨야의 G급 잠수함은 소련에서 개발된 골프급(Golf-class) 잠수함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한 잠수함은 조선이 1993년에 로씨야에서 수입한 골프급 잠수함을 시범적으로 개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골프급 잠수함의 외형적 특징은 함수 맨 앞쪽 하단부에 있는 크고 둥근 공처럼 생긴 돌출부다. 그런 돌출부를 구상함수(bulbous bow)라고 하는데, 항해할 때 조파저항을 감소시켜준다. 그런데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한 중형 잠수함이 나타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을 보면, 그 잠수함이 구상함수로 설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은 골프급 잠수함을 몇 척 보유했을까? 1994년 1월 19일 로씨야 언론매체 <이즈베스티야> 보도기사에 따르면, 당시 로씨야 해군 태평양함대는 조선에 골프-2급 잠수함 10척을 수출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조선이 보유한 골프-2급 잠수함은 10척이다. 골프-2급 잠수함은 골프-1급 잠수함을 개량한 것이다. 골프-2급 잠수함의 수중배수량은 3,500t이며, 미사일수직발사관 3문이 설치되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제시한 과업은 골프-2급 잠수함을 세계 일류급 잠수함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세계 일류급 잠수함으로 개조하는 사업을 다음과 같이 추진하고 있다.  

 

1) 골프-2급 잠수함 10척에 공기불요추진장치(air-independent propulsion)를 각각 설치한 것이다. 원래 재래식 잠수함은 축전지 전력으로 움직이는데, 축전지를 일정한 시간 동안 사용하면 재충전해야 한다. 공기불요추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잠수함은 하루에 한 차례씩 해수면 가까이 떠올라 통기구(snorkel)를 해수면 위로 내밀고 잠수함 안에 있는 디젤발전기를 오랜 시간 돌려 축전지를 재충전한다. 그런데 통기구를 해수면 위로 내밀고 디젤발전기를 돌리면, 디젤이 연소되면서 발생한 방사열과 배기가스가 통기구를 통해 공중으로 뿜어져 나온다. 적외선탐지기를 탑재한 해상초계기나 대잠헬기는 바로 그 방사열과 배기가스를 포착하여 잠수함의 위치를 알아내고 폭뢰를 투하하거나 항공어뢰를 발사하여 잠수함을 공격한다. 그에 비해, 공기불요추진장치를 설치한 잠수함은 2주간 동안 떠오르지 않고 수중작전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해상초계기나 대잠헬기가 포착하기 힘들다. 원래 골프-2급 잠수함에는 공기불요추진장치가 없었는데, 조선은 그 잠수함을 개조하면서 공기불요추진장치를 설치했다. 

 

2) 골프-2급 잠수함 10척에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공기불요추진장치만 설치한 잠수함은 디젤엔진을 설치하고 작전해야 하지만, 공기불요추진장치와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모두 설치한 잠수함은 디젤엔진을 없애고 연료전지만으로 작전할 수 있다.   

 

그런데 용량이 얼마나 큰 연료전지를 만드는가 하는 것이 기술공학적 난제다. 소형 잠수정에는 용량이 적은 연료전지를 설치해도 되지만, 3,500t급 잠수함에는 2,000킬로와트급 연료전지를 설치해야 한다. 중형 잠수함에 설치하는 2,000킬로와트급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로씨야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에 대한 편견과 무지에 빠진 사람들은 조선이 공기불요추진장치도 만들지 못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므로, 조선에서 중형 잠수함에 설치되는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개발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2019년 4월 8일 벨라루씨공화국 언론매체 <툿바이>가 놀라운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대만에 수출하려는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대만은 중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므로, <툿바이> 언론보도는 조선이 중형 잠수함에 설치되는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했음을 말해준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가 2019년 7월 22일 함경남도 신포에있는 신포조선소 잠수함조립시설에서 개조작업이 거의 끝나가는 3,500t급 중형 잠수함을 시찰하는 장면이다. 이 중형 잠수함은 조선이 1993년에 로씨야에서 수입한골프-2급 잠수함을 시범적으로 개조한 것이다. 1993년 당시 조선은 로씨야 해군 태평양함대가 보유한 골프-2급 잠수함 10척을 수입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골프-2급 잠수함 10척을 세계 일류급 잠수함으로 개조하는 과업을 제시했다. 조선이 시범적으로 개조한 3,500t급 중형 잠수함에는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6기가 탑재된다.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은 선제핵타격에 사용되는 것이다. 조선이 골프-2급 잠수함 10척을 모두 세계 일류급 잠수함으로 개조하면, 조선인민군 해군 잠수함대의수중작전능력은 상상을 초월하여 비약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지금 한국 해군은 최신형 3,500t급 잠수함 두 척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 해군이 보유한 3,500t급 잠수함의 국산화률은 76%이고, 조선인민군 해군이 보유한 3,500t급 잠수함의 국산화률은 100%다. 한국 해군은 3,500t급 잠수함에 공기불요장치만 설치했고,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는 설치하지 못했기 때문에 20일 이상 수중작전을 계속하지 못한다. 그에 비해,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한 조선의 3,500t급 잠수함에는 공기불요장치와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가 모두 설치되었기 때문에 수중작전을 45일 동안 계속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잠수함은 출항기지에서 작전수역으로 항해하여 작전한 뒤에 출항기지로 복귀하는데, 수중작전시간이 20일로 제한된 한국 해군 3,500t급 잠수함은 약 7일 동안 항해할 수 있다. 7일 동안 항해하여 작전수역에 도착한 뒤, 거기서 6일 동안 작전임무를 수행하고, 다시 7일 동안 항해하여 출항기지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국 해군 3,500t급 잠수함의 잠항속도는 시속 5.6km인데, 그런 속도로 20일 동안 잠항하면 작전반경은 940km를 넘지 못한다. 그에 비해, 연료전지형 무기성발전기를 설치한 조선인민군 해군 3,500t급 잠수함의 작전반경은 3,000km다. 양측의 수중작전능력은 너무 큰 격차로 벌어졌다.    

 

3) 원래 골프-2급 잠수함에는 R-11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들어있는 수직발사관 3문이 설치되었다. 50킬로톤급 핵탄두를 장착한 R-11은 소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잠수함발사미사일인데, 사거리는 150km다. 골프-2급 잠수함에 수직발사관이 3문밖에 설치되지 않은 까닭은, R-11의 탄체가 길고 무겁기 때문이다. 골프-2급 잠수함의 함체지름은 8.2m인데, R-11의 탄체길이는 10.67m다. 그래서 수직발사관 3문을 함체가 아닌 함교 안에 설치했는데, 그렇게 해도 R-11이 들어가지 않아서 함교 아래쪽 함체 밑부분에 돌출한 확장공간을 더 만들었다.  

 

그런데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하면서 그 잠수함에 설치된 수직발사관 3문을 들어내고 독자적으로 설계한 신형 수직발사관을 설치했다.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한 중형 잠수함이 나타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보도사진을 보면, 원래 골프-2급 잠수함의 함교 아래쪽 함체 밑부분에 돌출된 확장공간이 없어졌고, 그 대신 함교 바로 뒤 함체등부(dorsal)에 돌출된 확장공간이 새로 생겼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직발사관은 함체등부에 돌출된 확장공간에 설치되었다.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한 조선의 3,500t급 잠수함에 탑재된 것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이다. 그 잠수함에는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수직발사관 6문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그 잠수함에 탑재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은 조선의 신형 중장거리순항미사일을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로 개조한 것이므로, 사거리는 3,000km이며, 절제수술식 정밀타격능력을 가졌다.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세계 일류급 잠수함으로 개조함으로써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을 사용하는 선제핵타격능력을 비약적으로 강화했다.

 

 

2. 납-비즈머스 원자로 만든 조선, 핵잠수함 건조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새로운 핵잠수함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조선에서 핵잠수함 설계작업이 완료되었음을 밝힌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핵잠수함을 “새로운 핵잠수함”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핵잠수함이라는 말은 기존 핵잠수함과 대비되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기존 핵잠수함을 보유했지만, 신형 핵잠수함을 더 건조하는 것이다.  

 

조선이 보유한 핵잠수함은 로씨야에서 1994년에 수입한 핵잠수함이다. 2003년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연방의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조선이 로씨야에서 수입한 핵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이미 설계가 끝난 조선의 신형 핵잠수함은 어떤 핵잠수함일까?   

 

1) 핵잠수함을 건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잠수함에 설치할 소형 원자로를 만드는 것이다. 어떤 원자로를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핵잠수함의 작전능력이 달라진다. 조선이 로씨야에서 수입하여 운용해온 기존 핵잠수함에 설치된 원자로는 가압경수로(pressurized water reactor)다. 미국을 비롯한 핵강국들은 핵잠수함에 가압경수로를 설치했다. 

 

가압경수로를 설치한 핵잠수함은 7년에 한 번씩 함체를 절반으로 절개하여, 원자로를 열어놓고 고열이 식을 때까지 장기간 기다렸다가 핵연료를 재장전해야 한다. 그것은 너무 많은 비용과 너무 긴 시간이 요구되는 정비작업이다. 

 

그런데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그런 결함을 퇴치한 새로운 종류의 원자로를 만들었다. 그들의 놀라운 연구성과는 2018년 1월 15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평안남도 평성시 은정구역에 있는 국가과학원 방사성물리실험공장에서 2015년부터 금속랭각제를 사용하는 소형 원자로가 시험적으로 가동되었다고 한다. 금속랭각제를 사용하는 원자로는 냉각수를 사용하는 가압경수로와는 전혀 다른 종류다. 금속랭각제를 사용하는 원자로는 납과 비즈머스(Bismuth)를 일정한 비률로 섞은 특수합금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원자로다. 비즈머스는 창연(蒼鉛)이라고 부르는데, 수은 다음으로 열전도성이 낮은 금속물질이다. 납과 비즈머스의 특수합금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원자로를 납-비즈머스 원자로 또는 납고속랭각로(Lead-Cooled Fast Reactor)라고 부른다. 납-비즈머스 원자로를 설치한 핵잠수함은 전 세계에서 로씨야만 보유했는데, 조선이 소형화된 납-비즈머스 원자로를 2015년에 개발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스마트 원자로(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SMART)’라고 부르는 소형 원자로를 개발했다. 그런데 이 원자로는 작동소음이 너무 커서 정숙성을 요구하는 잠수함에 설치할 수 없다. 잠수함에 무리하게 설치해도, 7년 마다 함체를 절반으로 절개하고 원자로의 고열이 식기까지 장기간 기다렸다가 핵연료를 재장전하는 엄청난 불편을 겪어야 한다. 정비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정비기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이다. 

 

그에 비해, 조선이 개발한 납-비즈머스 원자로는 핵연료를 재장전하는 것이 아니라, 15~20년에 한 번씩 원자로 안의 핵심부품을 들어내고 새 것으로 간단히 교체하면 된다. 정비비용과 정비기간이 크게 줄어든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한 신형 핵잠수함은 납-비즈머스 원자로를 설치한 세계 일류급 핵잠수함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핵잠수함 설계를 마치면, 3년 만에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험이다. 하지만 “만리마를 타고 혁신의 불길을 일으킨다”는 조선에서는 잠수함건조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이미 설계를 끝낸 핵잠수함의 건조작업을 다그쳐 2년 만에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 함경남도에 있는 신포조선소는 앞으로 2년 뒤 납-비즈머스 원자로를 설치한 세계 일류급 핵잠수함을 진수할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이 운용하는 094형 핵잠수함의 수상기동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함교 뒤에 돌출된 확장공간이 눈길을 끈다. 그 확장공간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관 12문이 설치되었다. 중국이 2010년부터 실전배치한 094형 핵잠수함은 수중배수량이 10,000t급인데, 현재 6척이 운용되고 있다. 이 핵잠수함에는 사거리가 8,000~9,000km인 쥐랑-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2기가 탑재된다. 2021년 1월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새로운 핵잠수함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조선이 건조하게 되는 새로운 핵잠수함에는 납-비즈머스 원자로가 설치될 것이며, 사거리가 7,000~8,000km인 북극성-5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2기가 탑재될 것이다.이것은 조선이 건조하게 되는 신형 핵잠수함 1척에서 열핵탄두 96발을 쏠 수 있다는것을 의미한다. 거대한 대륙을 초토화할 수 있는 엄청난 핵타격력이다.  

 

2) 2020년 4월 유엔안보리 산하 대조선제재위원회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길이가 194m이고 폭이 36m인 대규모 잠수함조립시설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 건설되었고, 대규모 잠수함훈련시설과 대규모 지하잠수함수리시설도 건설되었다고 한다. 2016년 7월 22일 영국의 군사전문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ane's Defense Weekly)> 분석기사에 따르면, 길이가 150m이고 폭이 34m인 잠수함정박시설이 신포조선소에서 건설되고 있었다고 한다. 길이가 194m이고 폭이 36m인 잠수함조립시설에서 조립되고, 길이가 150m이고, 폭이 34m인 잠수함정박시설에 정박하는 잠수함은 수중배수량 10,000t급 핵잠수함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한 신형 핵잠수함의 수중배수량이 10,000t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이 보유한 094형 핵잠수함이 10,000t급인데, 조선도 그와 같은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것이다.

 

3) 2021년 1월 14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탄체에 도색된 ‘북극성-5형 ㅅ’이라는 선명한 글씨가 시선을 끌었다. 2020년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북극성-4형이 등장한 때로부터 불과 3개월 만에 북극성-5형이 등장한 것이다. 북극성-4형과 비교해서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북극성-5형의 탄체길이와 탄체지름이 각각 더 길어진 것이다. 

 

2020년 10월 15일 미국의 잠수함전문 웹싸이트 <은밀한 바닷가(Covert Shores)>에 실린 분석기사에 따르면, 북극성-4형의 탄체길이는 9.8m이고, 탄체지름은 1.8m다. 그런데 이번 8차 당대회 열병식에 등장한 북극성-5형은 북극성-4형보다 탄체길이가 약 1m 더 길어진 11m이고, 탄체지름도 약 0.2m 더 길어진 2m다. 

 

탄체지름이 2m이고 탄체길이가 13m인 중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쥐랑(巨浪)-2는 사거리가 8,000~9,000km다. 그에 비해, 탄체지름은 같고 탄체길이만 2m 짧은 북극성-5형은 사거리가 7,000~8,000km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4형에 비해 더 커진 북극성-5형의 전투부 공간에는 여러 개의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s)가 들어간다.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1개마다 열핵탄두(수소탄두)가 1개씩 장착된다. 탄체지름이 2m인 쥐랑-2의 전투부에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8개가 들어가므로, 탄체지름이 그와 같은 북극성-5형의 전투부에도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8개가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094형 핵잠수함에 쥐랑-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2기가 탑재된 것처럼, 조선이 건조하고 있는 신형 핵추진 잠수함에도 북극성-5형 12기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5형 1기마다 열핵탄두가 8개씩 장착되었으므로, 조선에서 건조되고 있는 신형 핵잠수함 1척은 열핵탄두 96발을 쏠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장거리전략폭격기, 핵잠수함은 전 세계에서 미국, 로씨야, 중국만 보유한 3대 핵타격수단이다. 그 중에서도 핵잠수함은 은밀성과 타격력에 있어서 가장 우월한 무기체계다. 조선이 개조하고 있는 3,500t급 중형 잠수함이 선제핵타격수단이라면, 조선이 건조하고 있는 10,000t급 핵잠수함은 보복핵타격수단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수중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밝혔고,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북극성-5형보다 더 강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사거리를 12,000km로 늘인 쥐랑-3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중인데, 조선도 사거리를 12,000km로 늘인 북극성-6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3. 2016년에 쏘아올린 첫 번째 정찰위성, 올해 쏘아올릴 두 번째 정찰위성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중대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은 고도화된 핵무력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정찰위성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의 정찰위성개발사업은 상당한 수준으로 진척되어 설계가 이미 완성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군사정찰위성설계를 완성하였다”고 밝혔다. 지금 조선의 위성제작기술자들은 완성된 설계도를 가지고 정찰위성을 만들고 있다. 

 

2016년 2월 7일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자국 최초의 정찰위성을 쏘아올려 궤도에 진입시켰다. 그 정찰위성이 광명성-4호다. 조선에서는 광명성-4호를 지구관측위성이라고 부르지만, 정찰위성과 지구관측위성은 사실상 동일한 위성이며 명칭만 다를 뿐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은 이미 2016년에 정찰위성을 개발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2월 22일 로씨야 항공우주군 중앙우주상황감시쎈터는 광명성-4호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도 광명성-4호는 약 500km 고도에서 매일 14~15차례씩 지구를 돌면서 지상을 촬영한 영상자료를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 보내고 있다. 

 

1) 정찰위성의 기능을 좌우하는 것은 전자광학촬영기의 성능이다. 미국의 정찰위성은 지상에 있는 1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초정밀 전자광학촬영기를 탑재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해 2021년에 쏘아올릴 정찰위성 아리랑 6호에는 지상에 있는 5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전자광학촬영기가 탑재된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전 세계에서 광학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도이췰란드였는데, 나치 도이췰란드가 패전한 직후 그 나라의 광학기술은 점령국인 소련과 미국으로 각각 넘어갔다. 조선은 소련의 광학기술을 기초로 하여 자기의 광학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이런 사실을 보면, 조선이 제작하고 있는 정찰위성에는 조선이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전자광학촬영기가 탑재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2월 7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호가 들어있는 위성탑재부가 서해위성발사장 조립시설에 놓여있는 장면이다. 이 위성탑재부는 위성운반로켓에 연결되는 것이다.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호는 조선이 자국 최초로 쏘아올린 첫정찰위성이다. 지구관측위성과 정찰위성은 사실상 동의어다. 오늘도 광명성-4호는약 500km 고도에서 매일 14~15차례씩 지구를 돌면서 지상을 촬영한 영상자료를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 계속 보내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새로운 정찰위성을 쏘아올리겠다고예고했다. 조선이 쏘아올릴 새로운 정찰위성은 고성능 전자광학촬영기를 탑재하고약 500km 고도에서 지구를 돌다가 정밀한 영상을 촬영해야 하는 경우 위성관제종합지휘소의 원격조종으로 고도를 300km로 낮춰 지상의 물체를 촬영할 수 있는 세계일류급 정찰위성이다. 그 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를 분석하면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을 것이다.  

 

2) 미국의 정찰위성은 약 600km 고도에서 매일 14~15차례씩 지구를 돌면서 지상을 촬영하는데, 좀 더 정밀한 영상자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원격조종으로 고도를 300km까지 낮춰 촬영한다. 정찰위성의 고도를 300km로 낮춰야 지상에 있는 1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밀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조선의 첫 정찰위성 광명성-4호는 위성의 고도를 변경하는 원격조종기능을 갖지 못했지만, 지금 조선이 제작하고 있는 신형 정찰위성은 원격조종기능을 가진 최첨단 정찰위성이다. 세계 일류급 위성제작기술을 가진 극소수 선진국들만이 그런 최첨단 정찰위성을 보유했는데, 조선이 그런 최첨단 위성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하면 아마 믿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2015년 5월 2일 김정은 총비서는 새로 건설된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 최첨단 설비들을 더 보강해주고, 우주와 꼭같은 환경 속에서 위성시험을 할 수 있는 우주환경시험기지를 건설해주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우주환경시험기지는 우주환경과 꼭같은 환경에서 인공위성의 원격조종시험을 하는 특수시설이다.  

 

둘째, 2017년 2월 19일 조선국가우주개발국에서 근무하는 우주과학자 리문선은 <로동신문>에 장문의 글을 발표했다. 제목은 “인공지구위성의 무선추적”이다. 그는 자기의 글에서 인공위성의 무선추적체계들 가운데 가장 최신 기술로 개발된 “단일화된 반송파체계”에 대해 해설하면서, 조선에는 “위성추적 및 원격측정, 조종을 원만히 실현할 수 있는 현대적인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있으며 조선의 “위성추적기술은 비상히 발전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이런 서술은 김정은 총비서가 우주환경시험기지를 건설하라고 지시한 때로부터 약 2년 뒤에 인공위성의 원격조종시험에 필요한 우주환경시험기지가 건설되었음을 말해준다. 

 

셋째, 2020년 12월 2일 조선과학기술총련맹 중앙위원회가 주최한 “우주과학기술토론회-2020”이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토론회에서 발표된 연구성과들 가운데는 “인공위성의 동작정확성을 높일 수 있게 하는 성과자료”도 있었다. 이것은 조선이 인공위성을 원격조종하는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였음을 말해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고성능 전자광학촬영기를 탑재한 조선의 정찰위성이 원격조종으로 고도를 300km까지 낮추면,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밀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지금 조선은 세계 일류급 정찰위성을 제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시기 광명성-4호를 제작한 조선의 기술수준을 보면, 정찰위성을 제작하는 데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사정은 조선이 올해 2021년 하반기에 정찰위성을 쏘아올릴 것을 예고한다.  

 

원래 정찰위성은 지상에 있는 고정목표물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정밀타격하는 데 사용되는 군사장비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15,000km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할 데 대한 목표”를 제시했는데, 그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찰위성이 정밀촬영한 영상이 필요한 것이다.

 

 

4. 기존 무인전략정찰기와 신형 무인전략정찰기, 어떻게 다른가?

 

정찰위성은 지구 위의 어떤 특정지역을 하루에 한 번밖에 촬영하지 못한다. 나머지 시간은 고고도정찰기가 메워준다. 정찰위성과 고고도정찰기를 모두 운용해야 상대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500km 전방종심까지 정밀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인정찰기가 500km 전방종심까지 정찰한다는 말은 작전반경이 500km라는 뜻이다. 

 

한국군 당국이 2014년에 청와대에 보고한 대외비 문서를 인용한 <신동아> 2020년 1월호 기사에 따르면, 2014년 당시 조선은 무인타격기 17대를 실전배치했는데, 그 무인타격기의 비행속도는 시속 400km이고, 작전반경은 800km라고 한다. 작전반경이 800km인 무인타격기는 800km를 비행하여 타격대상을 파괴하고 자폭하는 것이므로, 작전반경과 항속거리는 동일하다. 그와 달리, 작전반경이 500km 무인정찰기는 반경 500km의 넓은 지역 상공을 훑어가는 식으로 오랜 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정찰사진을 촬영하고 발진기지로 돌아가야 하므로, 항속거리는 2,000km 정도로 늘어난다.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비행 도중에 연료부족으로 추락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발견되었다. 그 무인정찰기의 비행경로는 강원도 금강군에서 경상북도 성주군까지 직선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이것은 그 무인정찰기가 성주에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촬영하기 위해 발진하였음을 말해준다. 그 무인정찰기가 금강군에서 성주군까지 비행한 편도는 266km였는데, 왕복거리를 계산하면 그 무인정찰기의 항속거리가 500km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무인정찰기는 5시간 30분 동안 490km를 비행하던 중에 연료부족으로 추락했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19년 10월 1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 '우전'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김정은 총비서가 2021년 1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밝힌 바에따르면, 조선에서도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를 개발하는 연구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조선이 개발하려는 새로운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의 외형은 위의 사진에 나타난 것처럼 거대한 가오리처럼 생길 것으로 보인다. 가오리처럼 생긴 기체모양은모든 스텔스 기종들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외형적 특징이다. 조선이 개발하려는새로운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의 작전반경은 500km이고, 항속거리는 2,000km인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이 개발하려는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는 지상관제지휘소의 원격조종으로 지상의 이동표적을 정밀촬영한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지상관계지휘소에전송하는 최첨단 무인전략정찰기다.  

 

2017년 5월 8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은 성주에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촬영한 항공정찰사진을 방영했는데, 그 항공정찰사진은 지상에 있는 군사장비가 무엇인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해상도를 가졌다. 그 항공정찰사진은 강원도 인제에 추락한 무인정찰기와 같은 기종의 무인정찰기가 촬영한 것이다. 

 

그런데 항속거리가 500km밖에 되지 않고, 해상도도 떨어지는 무인전술정찰기의 항공정찰능력은 제한적이다. 그런 무인전술정찰기가 촬영한 영상자료는 해상도가 너무 낮아서 첨단전술유도무기의 절제수술식 정밀타격에 사용될 수 없다. 첨단전술유도무기를 보유한 조선에게는 정밀한 영상을 촬영하는 무인전략정찰기가 필요하다. 

 

2016년 12월 2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방현-5’라고 부르는 무인정찰기를 개발했다고 한다. 방현-5는 4km의 고도에서 시속 200km의 속도로 10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이 이미 2016년에 작전반경이 500km이고, 항속거리가 2,000km인 무인정찰기를 개발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개발계획을 밝힌 무인정찰기도 작전반경이 500km이고, 항속거리가 2,000km다. 하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한 신형 무인정찰기는 조선이 2016년에 개발한 무인정찰기와 전혀 다른 것이다. 조선이 개발하는 신형 무인정찰기는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원격조종으로 작동하는 최첨단 무인전략정찰기다.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원격조종으로 무인정찰기에 탑재된 전자광학촬영기의 촬영각도와 촬영범위를 조절하고, 정밀촬영한 영상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받게 된다. 이 무인전략정찰기는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지상에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고, 반항공레이더로 포착할 수 없는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다. 

 

원래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는 지상이나 해상에서 움직이는 이동표적을 정밀타격하는 데 필요한 군사장비다. 특히 항공모함, 강습상륙함, 구축함 등으로 편성된 미국 해군 함대가 동해에 진입할 때, 조선인민군이 정밀유도무기를 발사하여 그 함대를 정밀타격하려면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가 동해 상공을 비행하면서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동영상이 필요하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개발계획을 밝힌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는 바로 그런 동영상을 촬영하여 실시간으로 전송하게 된다. 

 

5.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하는 것은 통일대전준비를 완성하는 것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국가방위력을 튼튼히 다지는 데서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는 중대한 사업인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할 데 대한 심도 있는 과업”을 제시하였다.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한다는 말은 민간무력의 전투준비를 완성한다는 뜻이다. 조선의 민간무력은 조선로동당의 전민무장화 방침에 따라 조직된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다. 

 

2020년 7월 24일 미국 육군성이 발표한 ‘북조선의 전술(North Korean Tactics)’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로농적위군은 572만명이고, 붉은청년근위대는 62만명이다.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민간무력이 전투준비를 완성한다는 말은 정규군 군사장비에 버금가는 강력한 군사장비로 무장하고, 정기적인 군사훈련으로 단련하며, 전투동원태세를 갖춘다는 뜻이다. 

 

조선인민군의 기존 무기체계가 신형 무기체계로 전부 교체되는 것과 함께 조선인민군이 사용하던 기존 무기들이 로농적위군으로 이전되었다. 그로써 로농적위군의 무장력은 정규무력에 버금갈 만큼 급속히 증강되었다. 

 

로농적위군은 한미연합군이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할 때마다 비상소집령을 받고 야외실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에 참가했다. 한미연합군이 오는 3월에 또 다시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하면,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는 조선인민군과 함께 야외실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을 실시할 것이다. 

 

정규무력과 민간무력이 함께 싸우는 전민항전이라는 말은 조선에서 조국통일대전을 뜻하는 개념으로 널리 쓰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제시한,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하는 과업은 통일대전준비를 완성하는 과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제시한 군사부문의 과업들은 조선의 군사력을 세계 일류급으로 끌어올리는 엄청난 과업들이다. 조선의 군사력을 세계 일류급으로 끌어올리는 목적은 미국에게 협상압박을 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평화적인 방법으로 조국통일위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조선은 완전히 파산된 대미협상에는 관심이 없으며, 조국통일위업을 실현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미국의 무력개입을 원천봉쇄하고,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는 조국통일대전의 승리에 필수적인 과업을 제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