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5

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의 갈림길 지났다

[한호석의 개벽예감]93830
자주시보 2020년 02월 24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운명적인 갈림길에서
2.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3. 다른 통일방안은 없다
4.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
5. 가로막힌 평화통일의 길 


1. 운명적인 갈림길에서

통일학의 관점에서 한반도의 정치군사상황을 고찰하면, 2016년에 펼쳐졌던 긴박한 정치군사상황에 시선이 멈춰진다. 2016년의 정치군사상황을 되돌아보는 까닭은, 남측이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함으로써 북측이 무력통일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극적인 상황이 그 해에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2016년에 박근혜 정부는 평화통일의 길을 택하기는커녕 북침전쟁연습에 광분하였고, 북침전쟁연습으로 평화통일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상황에서 북은 무력통일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남북관계가 평화통일이냐 무력통일이냐를 택해야 하는 갈림길을 지나갔던 2016년의 극적인 정치군사상황은 2019년에 또 다시 펼쳐졌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 조미정상회담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면서 평화통일의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을 제외하면, 한반도의 정치군사상황은 평화통일이냐 무력통일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긴박한 위기 속을 지나온 것이다. 이런 역사적 맥락을 고찰하면, 한반도에 통일국가가 건설되기 전에 평화가 깃들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정전-분단체제에서 평화를 실현하려는 공상적 평화주의에서 벗어날 때, 통일국가건설이 평화를 실현하는 유일무이한 길이라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2016년 1월로 돌아가 보자. 2016년 1월 8일 정오, 전례 없이 첨예한 무력충돌위기가 군사분계선 전역에 조성되었다. 박근혜 정부가 군사분계선 남측 지대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동서로 길게 설치해놓은 대북확성기 11개와 이동식 확성기들을 모조리 틀어놓고 북을 극도로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측 국방부는 대북확성기방송이 “군사작전의 개념으로 추진된다”고 하면서, 만일 북이 확성기를 타격하면 3~4배로 즉각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남측 합동참모본부는 휘하에 있는 전투부대들에게 최고경계령을 내리고, 대북감시체계를 총동원하였으며, 화력타격수단들은 전투태세를 갖췄다. 만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누군가 총소리를 한 발이라도 울리면, 즉각 격전이 벌어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위험이 걷잡을 수 없이 엄습하고 있었다.   

무력충돌위험은 2016년 3월 7일 마침내 폭발계선에 접근했다. 한미연합군이 ‘작전계획 5015’라고 불리는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을 실전상황에서 처음으로 연습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날 <문화일보>는 한미연합군이 북측에 있는 700여 개의 ‘합동선정공격점(Joint Designated Point of Impact)’을 파괴하는 선제타격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작전계획 5015’를 연습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것은 ‘작전계획 5015’가 대북선제타격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2016년 3월 7일 미국이 각종 핵전략자산들을 한반도로 집결시킨 가운데, 한미연합군은 북측에 있는 700여 개의 ‘합동선정공격점’을 선제타격으로 파괴할 역대 최대 규모의 전쟁연습을 감행하기 시작하였다.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한 한미연합군의 전쟁연습이 “북중, 북러 접경지역까지 병력이 투입되는 시나리오로 전개될 것”이라고 취재기자에게 밝힌 남측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은, 한미연합군이 선제타격으로 북측에 있는 700여 개의 ‘합동선정공격점’을 파괴하고, 평양으로 진격하여 북측 정부를 붕괴시키고, 전략무기들을 강탈하고, 북측 전역을 점령하여 군정을 실시하기 위한 북침전쟁을 연습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었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는 장면이다. 언론매체들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작성한 작전계획에 따라 북을 침공하기 위한 북침전쟁을 연습하는 것이다. 미국군사령관이 지휘하는 한미연합군은 2016년 3월 8일 '작전계획 5015'에 따라 북을 침공하기 위한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작전계획 5015'는 한미연합군이 선제타격으로 북에 있는 700여 개의 전략거점들을 파괴하고, 특수전부대들이 평양으로 진격하여 요인암살과 거점파괴로 북측 지도부를 제거하여 북측 정권을 붕괴시키고, 북의 핵무기를 비롯한 전략무기들을 강탈하고, 북측 전역을 점령하여 군정을 실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무력침공계획이다. 한미연합군이 2016년 3월부터 '작전계획 5015'에 따른 도발적인 북침전쟁연습을 계속 벌이며 북을 극도로 자극해오고 있으니, 북은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     

한미연합군의 도발적인 전쟁연습이 불구름을 불러오고 있었던 극도로 긴장된 시기에 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의 도발적인 전쟁연습에 대응하여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2016년 2월 20일 조선인민군 최정예부대들인 제91수도방어군단, 제105땅크사단, 제425기계화보병사단, 제815기계화보병사단 관하 전투부대들이 참가한 실전급 전투훈련을 지도하였고, 같은 날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제447군부대, 제458군부대가 참가한 불시검열비행훈련을 지도하였으며, 3월 3일에는 신형 400mm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하였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2016년 3월 12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미제침략군과 남조선괴뢰군의 자멸적인 <평양진격>훈련에 선제적인 서울해방작전으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였고, 북측 정부와 정당들과 사회단체들은 2016년 3월 16일에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전체 인민들은 원쑤격멸의 전투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백두산혁명강군과 함께 흉악무도한 적들의 책동을 단매에 요정내기 위한 최후결전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섰다”고 언명하였으며,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16년 3월 23일에 발표한 중대보도에서 “이 시각부터 조선인민군 정규부대들과 로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를 비롯한 우리의 혁명무력과 전체 인민들의 일거일동은 박근혜역적패당을 이 땅, 이 하늘 아래에서 단호히 제거해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복전에 지향될 것”이라고 밝혔다. 


2.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오바마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의 정치군사상황을 그처럼 일촉즉발의 위험 속으로 몰아넣었던 때,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것은 2016년 6월 9일 북측의 정부, 정당, 단체 연석회의가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한 것이다. 호소문의 제목은 ‘온 겨레가 힘을 합쳐 분렬의 장벽을 허물고 조국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이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북측의 정부, 정당, 단체 연석회의가 등장한 것은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적인 준비를 갖춘 것이었고, 연석회의가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평화통일의 길을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제시한 것이었다.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북측이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적인 준비를 갖추고,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평화통일의 길을 제시한 것은, 무력충돌위험을 극복하는 길은 오직 평화통일의 길밖에 없다는 진리를 웅변적으로 말해준 것이었다.   

당시 북측이 갖춘 국가적인 준비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2016년 6월 29일 북측 최고인민회의 결정으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지위가 승격된 것이다. 원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북측에서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망라된 비정부조직으로 설립되었었다. 1960년 4월 19일 남측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으로 이승만 친미독재정권이 무너지고, 그 정권의 탄압으로 억눌렸던 남측 민중이 평화통일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기 시작한 급격한 정세변화에 부응하여 북측에서도 평화통일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정치적, 조직적 준비가 절실히 요구되었고, 그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1961년 5월 1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설립된 것이다.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 서기국을 둔 비정부조직으로 출범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16년까지 55년 동안 활동해왔다. 

그런데 2016년 6월 29일 북측 최고인민회의는 55년 동안 존속되어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을 폐지하기로 결정하였고, 리선권 국방위원회 정책국장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조동되었다. 그 무렵 북측에서 사회주의헌법이 개정되어 국방위원회가 국무위원회로 대체되었는데, 국방위원회 정책국장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그 위원회가 비정부조직의 지위에서 벗어나 국무위원회 산하 기구로 승격되었음을 의미한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국무위원회 산하 기구로 승격되고, 서기국이 폐지된 것은, 그 위원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로써 북측은 평화통일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국가적 준비를 완료한 것이다.  

2016년 6월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기 시작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가장 먼저 실행한 것은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평화통일의 길을 제시한 것이었다. 2016년 6월 27일 ‘조선반도의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북, 남, 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련석회의 북측준비위원회’가 ‘남조선과 해외의 당국, 정당, 단체 및 개별인사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발표했다. 북측준비위원회는 공개편지에서 “우리는 온 겨레의 뜻과 힘을 합쳐 현 난국을 타개하고 북남관계와 조국통일위업수행에서 획기적 전환을 일으켜나가려는 절절한 념원으로부터 조국해방 일흔한돐을 맞으며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개최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북측준비위원회는 공개편지에서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에는 “북과 남의 당국, 정당, 단체 대표들과 명망있는 인사들을 비롯하여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회합에서는 민족의 총의를 모아 최악의 상태에 있는 조선반도의 현 정세를 완화하고 북남관계를 새출발시키며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출로를 허심탄회하게 론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2016년 7월 9일 북측준비위원회는 공보를 발표하였다. 공보에서 북측준비위원회는 ‘북, 남, 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련석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준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측준비위원회 성원 명단을 공개하였다. 

이처럼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에 관한 제안은 북측준비위원회가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각각 제안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실제로는 국무위원회 산하 기구로 승격되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각각 제안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북측준비위원회의 제안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일의지가 반영된 중대한 제안이었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2016년 5월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가 진행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7차 당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자신의 통일의지와 통일방략에 대해 언명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일의지와 통일방략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국무위원회 산하 기구로 승격시키고, 남, 북, 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련석회의 북측준비위원회가 결성되고,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전민족적 통일대회합을 제안하는 일련의 조치로 전개되었다. 이것은 당시 박근혜 정부에게 도발적인 북침전쟁연습을 그만두고 평화통일의 길을 택하라는 마지막 요구를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6년 7월 남북관계는 평화통일의 무력통일의 운명적인 갈림길에 놓여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5월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 앞에 나선 가장 중대하고 절박한 과업”이라고 지적하고, “민족의 분렬을 더 이상 지속시켜서는 안 되며 우리 대에 반드시 조국을 통일”하려는 강렬한 통일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7차 당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두 갈래의 통일실현경로에 대해 언급하면서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는 평화적 방법과 비평화적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다 준비되여 있지만 조국강토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조선민족이 또다시 전쟁의 참화를 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여왔”다고 하면서, “만일 남조선당국이 천만부당한 <제도통일>을 고집하면서 끝끝내 전쟁의 길을 택한다면 우리는 정의의 통일대전으로 반통일세력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이며 겨레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력사적 위업을 성취할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평화통일을 실현할 준비와 무력통일을 실현할 준비를 모두 갖춘 북측은 박근혜 정부가 북침전쟁열에 도취되어 도발을 계속하는 경우 무력통일의 길을 택하겠다는 것, 바로 이것이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표명한 결심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런 결심을 표명한 때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2016년 6월 9일 북측의 정부, 정당, 단체 연석회의가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박근혜 정부에게 도발적인 북침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평화통일의 길을 택하라는 마지막 요구를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사정은 2016년의 남북관계가 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의 운명적인 갈림길에 놓여있었음을 말해준다. 


3. 다른 통일방안은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7차 당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한 평화통일경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북과 남은 상대방에 존재하는 서로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용납하는 기초 우에서 온 민족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련방국가를 창립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견지에서 보면, 평화통일은 곧 연방국가건설인 것이다. 

남측 역대정부들이 연방제통일에 관해 논의하는 것조차 금압해온 까닭에 연방제통일은 ‘적화통일’이라는 착각이 사회적 통념처럼 굳어졌지만, 연방제통일은 북측이 남측을 사회주의로 개조하는 ‘적화통일’도 아니고, 남측이 북측을 자본주의로 개조하는 ‘백화통일’도 아니다. 북의 사회주의체제와 남의 자본주의체제가 하나의 연방국가 안에 포괄되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통일, 다시 말해서 ‘적화통일’도 ‘백화통일’도 아닌 연방제통일이야말로 8천만 민족이 열망하는 조국통일의 실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우리는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가 가장 우월하지만 그것을 남조선에 강요한 적이 없으며 강요하려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것은 통일국가건설과정에서 사회체제변화를 강요하지 않는 평화통일의 원칙을 제7차 당대회에서 재확인한 것이다. 

자본주의체제가 강제와 강요로 실현될 수 없는 것처럼, 사회주의체제도 강제와 강요로 실현될 수 없다. 더욱이 사회주의가 억압과 빈곤만 안겨주는 것처럼 중상비방하는 극단적인 흑색선동이 판을 치는 남측에서 어느 누가 사회주의를 강요한다고 해서, 그것을 받아들일 사람이 있겠는가. 

연방제통일방안은 조국통일문제와 사회체제문제를 서로 분리시키고, 두 개의 서로 다른 사회체제를 하나의 연방국가 안에 포용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평화통일방안이므로 연방제통일방안 이외에 다른 평화통일방안은 없다. 

연방제통일방안 이외의 다른 통일방안은 조국통일문제를 외면하고 사회체제문제에 집착하는 사이비통일방안이다. 남북연합방안이 바로 그런 사이비통일방안이다. 남북연합방안은 남과 북이 외교관계를 수립하여 서울과 평양에 각각 대표부를 설치하고, 그 기회를 이용하여 북의 사회구성원들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인하여 북의 사회주의체제를 자본주의체제로 개조하려는 사이비통일방안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맞잡은 손을 치켜들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향한 의지를 표명한 장면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조국통일의 원칙과 방도를 밝혀준 6.15 공동선언을 합의, 채택하였다. 6.15 공동선언의 역사적 의의는 지난 시기 남측에서 반통일세력이 논의하는 것조차 금압해온 연방제통일방안을 민족공동의 조국통일방안으로 공식화하였다는 데 있다. 연방제통일방안은 조국통일문제와 사회체제문제를 서로 분리시키고, 두 개의 서로 다른 사회체제를 하나의 연방국가 안에 포용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평화통일방안이다. 그 이외에 다른 평화통일방안은 없다.     

돌이겨보면, 1972년 12월 21일 동서도이췰란드기본조약이 체결된 이후 18년 동안 도이췰란드련방공화국(서독)은 도이췰란드민주공화국(동독)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인했고, 그에 따라 도이췰란드민주공화국의 사회주의체제는 변질, 와해되었다. 결국 도이췰란드민주공화국 의회는 사회주의국가를 자진해체하는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에 따라 1990년 10월 3일 다섯 개 주가 도이췰란드련방공화국에 흡수통합되었다. 이것은 국가연합체제가 개혁개방→체제와해→국가해체를 불러왔음을 보여준다. 

남측 역대 정부들이 도이췰란드의 경험을 모방하여 만들어낸 햇볕정책이나 북방정책의 목표는 북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인하여 체제를 변질, 와해시키고, 국가를 해체시키려는 것이지 평화통일을 실현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도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와 마찬가지로 평화통일의 길을 외면하고 북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인해보려는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측은 북측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북측도 남측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남북관계는 국가 대 국가의 관계가 아니라 민족내부의 특수관계다. 이것은 단일국가가 두 국가로 갈려진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오직 단일국가만 존재한다는 뜻이다. 통일학의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 분단체제는 단일국가 안에서 영토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이 분렬된 것이지, 두 국가로 분렬된 것이 아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남과 북이 외교관계를 맺고 국가연합을 수립한다는 남북연합방안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두 국가로 갈라지지 않은 단일국가를 두 국가로 갈라놓음으로써 분단을 영구화하려는 반통일책동에 조응하는 것이다.     


4.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

무력충돌위험이 조성되었던 2016년 6월 9일부터 7월 9일까지 한 달 동안 북측은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평화통일의 길을 제시하였고, 특히 박근혜 정부에게 평화통일의 길을 택하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대북적대감과 반통일의식이 골수에 가득 들어찬 박근혜 정부가 평화통일의 길을 택할 리 만무하였다.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한 박근혜 정부는 2016년 8월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지휘에 따라 북침전쟁연습에 더욱 광분하였다. 그 내막은 다음과 같다.

<연합뉴스> 2016년 8월 22일 보도기사는 한미연합군이 2016년 8월 22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이라는 명칭의 북침전쟁연습을 시작하면서 전투원들에게 실탄을 지급하였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었다. 전투원들에게 실탄을 지급하는 것은, 전쟁에 돌입하는 ‘데프콘(Defcon 1)’ 직전 단계인 ‘데프콘(Defcon) 2’에서 벌어지는 조치인데, 당시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정세를 전쟁이 임박한 상황으로 몰아갔던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고 북침전쟁연습에 더욱 광분하게 된 상황에서 북측에게는 한 가지 마지막 선택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평화통일의 길이 완전히 가로막힌 상황에서 북은 무력통일의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2016년 10월부터 북측은 조국통일대전준비를 완성하기 위한 각종 긴급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하였는데, 당시 세상에 알려진 긴급조치들은 다음과 같다.

<자유아시아방송> 2016년 1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북측 각 지역에서는 혁명사적관에 보존된 혁명사적물들을 전시에 대피하기 위한 자재와 운반수단을 마련하고 있으며, 각 가정들에서는 전시에 대피하기 위한 초상화 보위함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유아시아방송> 2016년 11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2016년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동계훈련 중에 임의로 전쟁에 즉각 돌입할 수 있도록 전투기술기재들을 철저히 점검하라”는 명령을 조선인민군 전체 부대에게 네 차례 연속 하달하였고, 11월 중순부터 각 군단사령부 검열성원들과 각 여단사령부 검열성원들이 전투부대들을 찾아가 전투기술기재들의 작동상태를 점검하였고, 전투진지보강작업을 지시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자유아시아방송> 2016년 1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2월 20일부터 북측 전 지역에 있는 방공호들을 2017년 5월 말까지 두 배로 확장하는 공사가 벌어졌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긴급조치들은 당시 북측이 무력통일의 길을 택하였고, 조국통일대전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로동신문>은 2016년 12월 12일 보도기사에서 “지금 최대의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군대와 위력한 타격수단들은 최후공격의 신호탄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였다. <사진 4>

▲ <사진 4> 2016년 10월 26일부터 2017년 4월 29일까지 박근혜퇴진운동이 서울을 비롯한 남측 대도시들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로 전개되었다. 위의 사진은 2016년 12월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160만명 군중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제6차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장면이다. 남측 민중들은 박근혜퇴진운동을 끝가지 밀고 나가, 결국 박근혜 정권을 탄핵으로 퇴진시켰다. 남측에서 일어난 대통령탄핵과 정권교체는 조국통일대전으로 다가서고 있었던 2017년의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북측은 촛불투쟁열기 속에서 잉태되었고, 2017년 5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여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정치적 급변사태가 남측에서 일어났다. 2016년 10월 26일부터 2017년 4월 29일까지 남측의 각계각층 민중 수십만명이 참가한 박근혜퇴진운동이 계속 전개되었고, 결국 박근혜 정부는 탄핵으로 붕괴되었다. 남측에서 일어난 대통령탄핵과 정권교체는 조국통일대전으로 다가서고 있었던 2017년의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북측은 촛불투쟁열기 속에서 잉태되었고, 2017년 5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여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측이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가운데 2017년이 저물어가고 있었던 12월 어느 날, 뜻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측에 특별신호를 보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말 미국 국무부와 유엔주재조선대표부 사이의 연락선(뉴욕통로)을 통해 조건 없는 조미직접대화를 제3국에서 진행하자고 북에 공식 제안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은 제3국에서 진행하는 조미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북으로부터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해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자신의 제안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하였다. 2018년 1월 16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비밀회담에서 서훈 국정원장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제안을 전달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받았다. 

이처럼 평양과 워싱턴이 간접적으로 소통하면서 대화분위기를 성숙시켜가고 있었던 2018년 2월 1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였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 조미정상회담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면서 평화통일의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의 새로운 국면은 그렇게 조성된 것이었다. 


5. 가로막힌 평화통일의 길 

그러나 평화통일의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의 새로운 국면은 평화통일을 열망하는 8천만 민족의 기대를 저버렸다. 왜냐하면 2019년 3월 한미연합군이 선제타격과 평양진격, 정권붕괴와 전략무기강탈, 전역점령과 군정실시를 목표로 삼은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을 연습하는 도발광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 내막은 이러하였다. 

<뉴스1> 2019년 3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주일미국군사령관의 모자를 쓴 에릭 스미스 해병대 제3원정군사령관이 언론의 눈길을 피해 남측에 조용히 들어가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인 ‘동맹 19-1’을 비공개로 지휘하였다고 한다. 마땅히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지휘해야 할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을 주일미국군사령관이 지휘했으니,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때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지만, 2019년 4월 2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국군 해병대 창설 70주년 국제토론회에 참석한 루이 크라파로타 미국 태평양해병대사령관의 발언에서 의문이 풀렸다. 그는 하와이에 배치된 MV-22 오스프리 4대, CH-53 헬기 4대, 신형 코브라헬기 4대, 신형 UH-1H 헬기 4대가 주한미국군기지로 이동하여 2019년 3월 8일에 시작된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 ‘동맹 19-1’에 참가하였다고 밝혔다. 그가 열거한 네 가지 기종들은 공중침투작전에 사용되는 작전기종들이므로, 한미연합군이 ‘동맹 19-1’에서 대북공중침투작전을 연습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발언 중에 미국군 해병대가 ‘동맹 19-1’에 참가하여 한국군 해병대 및 특수전부대들과 함께 훈련하였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사히신붕> 2015년 10월 5일 보도에 따르면, 한미연합군의 ‘작전계획 5015’에는 유격전 요소가 많이 포함되었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작전계획 5015’의 내용은 종심침투, 요인암살, 전략무기강탈, 거점폭파 등을 감행하는 유격전계획이라는 뜻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종심침투, 요인암살, 전략무기강탈, 거점폭파는 이른바 ‘참수작전’의 핵심내용이므로, 한미연합군의 ‘작전계획 5015’는 ‘참수작전계획’인 것이 분명하다. 또한 <아시아경제> 2016년 3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이 작성한 ‘작전계획 5015’에는 ‘보조계획 2’라는 것도 들어있는데, ‘보조계획 2’는 한미연합군이 북을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안정화작전’에 관한 계획이며, ‘작전개념예행연습(ROC-Drill)’으로 실행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9년 3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한미연합군이 진행한 ‘동맹 19-1’ 중에 2부 순서가 진행되는 1주일 동안 ‘작전개념예행연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주일미국군사령관이 언론의 눈길을 피해 남측에 몰래 들어가서 종심침투, 요인암살, 전략무기강탈, 거점폭파를 감행하는 한미연합군의 ‘참수작전연습’을 지휘하였고, 북측 전역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안정화작전연습’을 지휘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분위기가 그처럼 험악했으므로, 주일미국군사령관은 자기 행각을 차마 언론에 노출할 수 없었던 것이다.   

2019년 2월 29일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의 핵무기를 미국으로 반출하겠다는 이른바 ‘리비아식 비핵화방안’을 제기한 미국이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지 않아 한미연합군을 동원하여 북의 지도부를 제거하려는 ‘참수작전’과 북측 전역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려는 ‘안정화작전’을 사상 최대 규모로 연습하면서 도발광기를 드러냈고, 문재인 정부는 그런 ‘참수작전연습’과 ‘안정화작전연습’에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한다고 명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북침전쟁연습을 대폭 강화한 것이야말로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였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다. 2019년의 정치군사상황은 북침전쟁연습에 집착하는 문재인 정부의 실체를 드러내주었다. 그 내막은 다음과 같다. <사진 5>

▲ <사진 5> 평화통일의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의 새로운 국면은 2019년 3월 한미연합군이 선제타격과 평양진격과 전략무기강탈과 전역점령을 노린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을 연습하는 도발광기를 드러낸 것으로 하여 막을 내렸다. 위의 사진은 2018년 4월 3일 경상북도 포항시 독석리 해안에서 한미연합상륙훈련이 진행되는 장면이다. 한미연합군의 '작전계획 5015'는 종심침투, 요인암살, 전략무기강탈, 거점폭파를 감행하는 '참수작전'과 북측 전역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안정화작전'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한다고 명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아가며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한 북침전쟁연습을 대폭 강화하였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가 평화통일의 길을 사실상 거부하였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2019년 3월 21일 당시 미국군 합참의장이었던 조섭 던포드는 워싱턴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대대급 지휘관들이 지휘하는 한미연합군 군사훈련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월 15일 정경두 국방장관은 서울에서 진행된 국제회의에서 축사를 하면서 2019년 한 해 동안 한미연합군이 대대급 전쟁연습 및 군사훈련을 100회 이상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2019년 10월 15일 한국군 해병대사령부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업무보고에서 2019년에 한미해병대연합훈련인 ‘케이멥(KMEP)훈련’을 대대급 13회, 병과별 11회를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2018년에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정상회담을 의식하여 11회로 약간 축소되었던 ‘케이멥훈련’이 2019년에 24회로 급증한 것이다. 500명 병력으로 편성된 대대는 단독작전을 수행하는 최소전투단위다.  

이제 북이 왜 문재인 정부와의 대화를 전면적으로 중단하였는지 알 수 있다. 2016년 박근혜 정부가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고 미국을 추종하여 사상 최대 규모의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한 ‘참수작전’과 ‘안정화작전’을 연습하는 도발광기를 드러냈던 것과 똑같이, 2019년 문재인 정부도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고 미국을 추종하여 최소전투단위(대대급)로 분할한 방식으로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한 ‘참수작전’과 ‘안정화작전’을 연습하는 도발광기를 드러냈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였으므로, 남북관계는 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의 갈림길을 지나간 것이다. 남북관계가 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의 갈림길을 지나간 상황에서 북은 마지막 선택지에 이르게 되었다. 전쟁이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정전-분단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게 아니라, 정전-분단체제를 무너뜨리는 무력통일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을 또 다시 눈앞에 두고 있는 오늘, 평화통일의 길이 완전히 가로막혀버린 한반도의 정치군사상황은 북을 무력통일의 길로 떠밀어주고 있다. 

2020/02/18

무혈속결전의 새로운 전술이 완성되다

[한호석의 개벽예감](382)
자주시보 2020년 02월 1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폭발충격으로 전투력을 마비시키는 전술
2. 예상씨나리오를 수정해야 하는 이유
3.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하는 새로운 전술
4. 미터당 30킬로볼트의 전자기파 방사하는 EMP탄


1. 폭발충격으로 전투력을 마비시키는 전술

2012년, 2015년, 2017년에 한반도에서 전쟁재발에 근접한 위기상황이 각각 발생하였었다. 2~3년에 한 차례씩 급박한 위기상황이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발생주기률을 보면, 올해 네 번째 위기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람들은 감지하지 못하지만, 지금 네 번째 위기상황이 은밀히 조성되고 있는지 모른다. 이전에 발생한 세 차례 위기상황은 아슬아슬하게 넘어갔지만, 조미협상과 남북대화가 완전히 중단된 것으로 하여 위태로운 정전상태에서 벗어날 가망이 없어진 오늘의 현실에서 또 다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이전처럼 넘어갈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군사동향에 시선을 돌려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020년 1월 8일에 발생한 군사상황이 시선을 끈다. 그날 이란혁명수비군은 미국이 가쎔 쏠레이마니 꾸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라크에 있는 미국군기지 두 곳에 미사일 12발을 퍼부었다. 2020년 2월 6일 이란혁명수비군 아미르알리 하지자데 반항공사령관은 이란의 텔레비전방송에 출연하여 1월 8일 미사일공격에 대해 언급하면서 “우리는 전자전도 함께 전개하였는데, 미국은 그 맛을 보았다. 이번 작전과 관련하여 할 말이 많지만 차차 밝히겠다. 미국은 이번 미사일공격으로 입은 피해를 은폐하려고 했다. 미국 언론은 미국군이 가벼운 뇌진탕으로 죽었다고 보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 전투원들이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2020년 2월 11일 영국 통신사 <로이터즈>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보도기사에서 지난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기지 두 곳에서 외상성 뇌진탕(traumatic brain injury)으로 부상을 입은 전투원이 100명을 넘었다고 보도하였다. 미국 국방부는 처음에 외상성 뇌진탕 부상자가 11명이라고 발표하였는데, 그 이후 부상자가 24명, 50명, 64명으로 차츰 늘어났다고 세 차례나 수정하여 발표하더니, 결국 한 달 뒤에 부상자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외상성 뇌진탕은 잠복기를 거쳐 몇 주 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므로, 시간이 흐르면서 부상자가 차츰 늘어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 국방부는 지난 한 달 동안 부상자가 차츰 늘어났다고 발표하였다. 미국군 전투원 100명 이상이 외상성 뇌진탕으로 부상을 입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핵제국의 위신이 땅에 떨어질까 우려해서 부상현황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은 사람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외상성 뇌진탕이라 한다. 예컨대 권투시합 중에 강한 타격을 받은 선수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을 외상성 뇌진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 전투원 100명 이상이 외상성 뇌진탕으로 기색혼절하여 쓰러졌음을 알 수 있는데, 그들 가운데 혼수상태에 빠진 몇몇 미국군 전투원들은 항공편으로 급히 후송되어 워싱턴 근교에 있는 월터리드국립군사병원에 입원하였다. 매우 심한 외상성 뇌진탕 부상을 입은 사람은 혼수상태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 전투원들 가운데서 다른 신체부위를 다친 부상자는 전혀 없고 오직 외상성 뇌진탕 부상자만 100명이 넘게 나온 것이다. 거기에는 두 가지 사연이 있다. 

첫째,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이 임박한 시각에 이라크에 있는 미국군기지들에 내려진 긴급대피경보에 따라 전투원들은 모두 콘크리트엄폐호 안으로 피신했다. 미국군기지에 있는 콘크리트엄폐호들은 싸담 후세인 통치기에 미국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건설된 것인데, 지난 1월 8일에는 이라크 주둔 미국군이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피하기 위해 사용했다. 

둘째, 이란혁명수비군은 미사일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보복공격을 공언했는데, 보복공격의 목적은 미국군 전투원을 살상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군 시설물을 파괴하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란혁명수비군은 미국군 전투원들이 대피한 콘크리트엄폐호를 미사일로 타격하지 않았고, 전투원들이 빠져나간 군사시설물만 골라서 미사일로 타격했다.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기지의 피격상황은 미국의 분석가가 지난 1월 28일에 발표한 글에서 밝혀졌다. 글에 의하면, 미사일공격을 받은 아인 알아싸드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타격점 9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탄도미사일들이 그 공군기지 안의 9개 지점을 타격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타격상황은 다음과 같다. <사진 1>   


▲ <사진 1> 위쪽 사진은 2020년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아인 알아싸드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이다. 사진에 타격점 9개가 나타났다. 아래쪽 사진은 아인 알아싸드 공군기지의 9개 피격점 가운데 제1피격점을 촬영한 것이다. 당시 이란혁명수비군은 야전막사를 향해 미사일을 쏘았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탄두는 야전막사에서 28m 떨어진 곳에 떨어졌고, 야전막사는 폭발충격으로 완파되었다.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은 무게가 500kg인 고폭탄두를 장착한 파테-313 정밀유도미사일이다. 500kg짜리 고폭탄두가 폭발하면, 타격점에서 멀리 떨어진 콘크리트엄폐호도 강한 폭발충격을 받고, 그 안에 피신한 전투원들이 폭발충격에 의한 외상성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제1타격점 – 야전막사를 향해 미사일을 쏘았는데, 탄두는 야전막사에서 28m 떨어진 곳에 떨어졌고, 야전막사는 폭발충격으로 파괴되었다. 피폭직경은 26m. 
제2타격점 – 탄두는 야전막사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18m.  
제3타격점 – 탄두는 야전막사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18m. 
제4타격점 – 탄두는 야전막사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16m.
제5타격점 – 탄두는 야전막사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18m.  
제6타격점 – 탄두는 직사각형 철제지붕건물 왼쪽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34m. 
제7타격점 – 탄두는 무인정찰기격납고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30m. 
제8타격점 – 탄두는 활주로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46m. 
제9타격점 – 탄두는 활주로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22m. 

이란혁명수비군이 425km 밖에 있는 타격대상들을 향해 미사일 9발을 발사하였는데, 1발만 28m를 빗나갔고, 8발은 명중했으니, 타격정밀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피격상황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미사일공격을 받은 공군기지 안에 건설된 콘크리트엄폐호들은 야전막사, 격납고, 활주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았고,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 9발은 콘크리트엄폐호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목표물들을 타격하였다. 타격점으로부터 그처럼 멀리 떨어진 콘크리트엄폐호 안에 피신했는데도, 미국군 전투원 100명 이상이 외상성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고 삼대 쓰러지듯 와르르 쓰러진 것이다. 

여기서 제기되는 의문은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에 얼마나 강력한 탄두가 장착되었기에 타격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콘크리트엄폐호 안의 미국군 전투원을 100명 이상 폭발충격으로 쓰러뜨렸을까 하는 것이다.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은 2015년에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된 파테-313이라는 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2002년에 실전배치된 파테-110과 외형이 똑같이 생겼는데, 타격정밀도가 크게 향상된 개량종이다. 파테-313에 장착된 탄두는 무게가 500kg인 고폭탄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500kg짜리 고폭탄두가 폭발하면, 타격점에서 멀리 떨어진 콘크리트엄폐호가 강한 폭발충격을 받고, 그 안에 피신한 전투원들이 폭발충격에 의한 외상성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는 사실이다.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은 타격대상을 직격하지 않는 폭발충격만으로 적군의 전투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시선을 한반도로 돌려보자. 이란혁명수비군처럼 미국군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조선인민군이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주시하고, 관련정보를 수집, 분석하였다고 보는 것은 전혀 무리한 추측이 아니다. 조선인민군이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에서 확인한 것은, 500kg짜리 고폭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쏘는 경우 타격대상을 직격하지 않더라도 타격대상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파급되는 폭발충격으로 적군의 전투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로써 고폭탄두 폭발충격으로 적군의 전투력을 마비시키는 새로운 전술이 나오는 것이다. 


2. 예상씨나리오를 수정해야 하는 이유

흥미로운 사실이 시선을 끈다. 2020년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이 미국군기지를 타격한 정밀유도미사일 파테-313의 탄체지름이 600mm이고, 2019년 9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초대형 방사포시험사격에서 사용된 정밀유도방사포의 탄체지름도 똑같이 600mm라는 사실이다. 탄체지름만 같은 게 아니라 탄체길이도 거의 같다. 파테-313의 탄체길이는 8.9m이고, 600mm 방사포의 탄체길이는 8.6m이다. 추진제도 같은 종류다. 파테-313도 고체추진제를 사용하고, 600mm 방사포도 고체추진제를 사용한다. 

그러면 사거리는 어떤가? 파테-313의 사거리는 500km다. 600mm 방사포는 미사일처럼 높은 정점고도로 치솟았다가 떨어지는 탄도비행을 하지 않고 50~60km 고도에서 낮게 비행하므로, 사거리가 파테-313보다 조금 짧은 450km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은 600mm 방사포에 무게가 500kg인 전술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고, 무게가 500kg인 비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 조선은 미국의 전술핵공격을 받는 경우 즉시 태평양작전구역의 미국군기지들을 전술핵탄으로 파괴하는 등가적 보복공격을 하겠지만,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에게 선제타격을 할 때는 굳이 전술핵탄두를 쓸 필요가 없으므로, 비핵탄두를 쓸 것이다. 선제타격에는 고폭탄두 또는 산포탄두를 장착한 600mm 방사포가 사용될 것이다. 원래 방사포는 집중연속타격을 위해 개발된 타격수단이므로,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에게 선제타격을 할 때는 600mm 방사포를 쏘는 것이 미사일을 쏘는 것보다 훨씬 더 유리하다.  

600mm 방사포의 특징은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원래 방사포는 조준사격이 아니라 밀집사격을 하는 무기인데, 조선에서 만든 600mm 방사포는 조준사격에 사용할 만큼 타격정밀도가 높은 방사포다.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이 보여준 것처럼, 조선인민군이 콘크리트엄폐호 안에 피신한 교전상대를 외상성 뇌진탕으로 쓰러뜨리려면, 넓은 면적에 마구 쏟아지는 기존 방사포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타격정밀도가 높은 신형 600mm 방사포로 조준사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맨 위쪽 사진은 1991년 1월 1일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알쌀만 공군기지에 있는, 콘크리트엄폐호로 건설된 탄약저장시설을 공습으로 파괴한 모습이다. 만약 2020년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이 아인 알아싸드 공군기지의 콘크리트엄폐호를 미사일로 직격했더라면, 그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콘크리트엄폐호가 파괴되고 그 안에 피신한 전투원들은 몰살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란혁명수비군은 미국군 전투원들을 살상하는 미사일직격을 자제했고, 폭발충격으로 미국군 전투원들에게 외상성 뇌진탕 부상을 입혀 그들의 전투력을 마비시켰다. 가운데 사진은 2020년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 고폭탄두가 부근에서 폭발하여 파괴된 지상구조물 잔해가 덮친 콘크리트엄폐호를 촬영한 것이다. 그 콘크리트엄폐호 안으로 피신한 미국군 전투원들은 엄청난 폭발충격에 의한 외상성 뇌진탕 부상을 심하게 입고 쓰러져 혼수상태에서 오랫동안 깨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맨 아래쪽 사진은 콘크리트엄폐호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전술에서 기본은 전쟁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쟁을 순식간에 속결하는 정밀타격전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고, 타격정밀도가 높은 신형 타격수단들이 지난해 조선에서 개발되었다는 사실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선외무성은 2017년 4월 6일에 발표한 ‘미국의 반공화국전쟁책동과 우리의 선택’이라는 제목의 비망록에서 “일단 우리의 타격이 시작되는 경우 그것은 우리를 겨냥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군사대상들만 겨냥한 정밀타격전으로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예상씨나리오의 범위를 좀 더 넓혀보자. 최후결전의 시각, 최전방 지하갱도들에서 밖으로 나온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향해 600mm 방사포를 집중사격하면, 500kg짜리 고폭탄이 불우박처럼 쏟아지며 타격대상들을 족집게식으로 정밀하게 타격할 것이고, 콘크리트엄폐호 안으로 대피한 주한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은 폭발충격에 의한 외상성 뇌진탕으로 기색혼절하여 삼대 쓰러지듯 와르르 쓰러질 것이다. 1~2시간 정도 지난 뒤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한 주한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은 자기들이 집단혼절한 사이에 장거리전략갱도에서 쏟아져나온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이 기지를 점령하고 자기들을 모두 생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최후결전의 날에 벌어질 조선인민군의 무혈속결전씨나리오다. 

나는 이전에 발표한 몇몇 글들에서 조선인민군의 72시간 초단기속결전씨나리오에 관해 서술하면서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불시에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무차별적인 불우박타격으로 파괴하면, 장거리전략갱도에서 쏟아져나온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이 기지를 습격하고, 콘크리트엄폐호로 피신했던 주한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과 교전할 것으로 예상하였었다. 그러나 이번에 나는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보고나서 그런 예상씨나리오를 약간 수정하기로 했다. 

수정된 예상씨나리오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습격하여 전투를 벌일 필요는 없고,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600mm 방사포로 정밀타격하여 콘크리트엄폐호 안으로 대피한 주한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에게 외상성 뇌진탕 부상을 입혀 그들을 집단혼절시키면 되는 것이다. 이런 예상씨나리오는 조선인민군의 최후결전이 피를 흘리지 않고 신속히 끝나는 무혈속결전으로 전개될 것임을 말해준다. 


3.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하는 새로운 전술

지상전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공중전도 벌어지고, 해전도 벌어진다. 거기에 더하여 싸이버공간에서도 격전이 벌어진다. 총체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전쟁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지역의 전투단위들과 서로 다른 유형의 전투상황들을 통일적으로 지휘통제하는 통합전투관리능력이다. 지휘(command), 통제(control), 통신(communication), 컴퓨터(computer), 정보(intelligence), 감시(surveillance), 정찰(reconnaissance)의 영어낱말 머리글자들을 따서 C4ISR이라고 부르는 미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joint battle management system)가 그것이다. 통합전투관리체계는 지휘통제체계, 정보수집체계, 통신체계, 감시체계, 정찰체계를 단일체계로 묶어놓은 것이다. 한국군도 오랜 시간과 막대한 예산과 많은 품을 들여 통합전투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중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통합전투관리체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합전투관리체계에 의존하면 작전능력이 크게 향상되지만, 위험성도 크게 증가된다. 만일 통합전투관리체계가 작동을 멈추면, 작전능력을 상실하고 전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통합전투관리체계는 작전능력을 향상시키는 긍정성과 치명적인 패전위험을 안겨주는 부정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이런 사실을 간파한 조선인민군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통합전투관리체계에 의존하기 시작한 때부터 그들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공격하는 새로운 전술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만일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하는 공격전술을 완성하였다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할 것이고, 조선인민군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승리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승패여부는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 또는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통합전투관리체계를 방호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미국군이 운용하는 통합전투관리체계 상황실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통합전투관리체계는 지휘통제체계, 정보수집체계, 통신체계, 감시체계, 정찰체계를 단일체계로 묶어놓은 것이다.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은 통합전투관리체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통합전투관리체계는 작전능력을 크게 향상시켜주지만, 만일 통합전투관리체계가 작동을 멈추면, 작전능력을 상실하고 전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조선인민군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하기 위해 어떤 전술을 개발하였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2017년 4월 29일 조선인민군이 진행한 미사일시험발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날 조선인민군은 매우 특별한 탄도미사일을 쏘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미사일시험발사가 당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여러 미사일시험발사들 가운데 하나이겠거니 여기고 무심히 지나쳤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2017년 4월 29일 오전 5시 30분경 평안남도 중부 내륙에 있는 북창군에서 미사일 한 발을 방위각 49도에 맞춰 북동쪽으로 쏘았는데, 미사일은 몇 분 동안 비행하다가 정점고도 72km에 이르러 폭발하였다고 한다. 정점고도가 72km라면, 사거리는 약 400km로 추산된다. 

주목되는 것은, 미사일이 정점고도 72km에서 하강곡선을 그리며 더 날아가지 않고, 갑자기 폭발하였다는 사실이다. 탄도비행 중에 오작동이 일어나 자동적으로 폭발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미리 정해진 고도에서 모의탄두를 의도적으로 폭발시킨 것이었을까? 공중폭발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는 미국의 온라인매체 <38노스>가 2017년 6월 12일에 실은 분석기사에서 엿볼 수 있다. 분석기사에 따르면, 조선은 2017년 4월 29일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72km 고도에서 모의탄두를 폭발시켰는데, 이 폭발고도는 10킬로톤급 전술핵탄두를 터뜨려 지름이 930km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있는 모든 전자장치의 전자회로를 녹아내리게 만드는 EMP(전자기파)공격에 적합한 고도라는 것이다. 

핵탄두가 일정한 고도에서 폭발하면,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rse)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말발굽 모양으로 퍼져나가며 지구공간을 뒤덮게 된다. 그래서 핵탄은 EMP공격에서 사용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파악한 <38노스>는 조선인민군이 2017년 4월 29일 동해 상공에서 모의핵탄두를 폭발시키는 EMP공격을 시험하였을 것으로 추측한 분석기사를 실었던 것이다.  

여기서 EMP공격에 관한 몇 가지 사실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EMP공격은 30~100km의 낮은 고도에서 전술핵탄을 폭발시키는 저고도 EMP공격(low-altitude EMP attack = LEMP attack)과 대기권을 벗어난 100~300km의 높은 고도에서 전략핵탄을 폭발시키는 고고도 EMP공격(high-altitude EMP attack = HEMP attack)으로 구분된다. 2017년 4월 29일 조선인민군이 동해 상공 72km 고도에서 모의탄두를 폭발시킨 것은 저고도 EMP공격시험이었다.  

한국국방연구소는 조선인민군의 저고도 EMP공격을 받은 지역에서 발생할 피해를 컴퓨터모의실험을 통해 추산하고, 그와 관련된 자료를 2017년 10월 29일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하였다. 자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서울 남산 상공 40km 고도에서 160킬로톤급 핵탄두를 터뜨리면, 서울에서 평택에 이르는 북부지역에 미터당 20킬로볼트의 전자기파가 방사되고, 군산-김천-동해시를 잇는 중부지역에 미터당 10킬로볼트의 전자기파가 방사되고, 그 아래 남부지역에 미터당 5킬로볼트의 전자기파가 방사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에 거미줄처럼 깔린 전자회로가 모조리 녹아내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무장장비에 들어있는 전자회로도 녹아내려 전차, 전투기, 자주포, 장갑차, 군함, 잠수함 등이 고철덩어리로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은 전자회로와 무관한 노후무기와 개인화기밖에 없다. 그런데 그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오랜 시간과 막대한 예산과 많은 품을 들여 구축해놓고, 전적으로 의존하는 통합전투관리체계의 전자회로가 녹아내린다는 사실이다. 이것이야말로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에게 비극적 종말을 예고하는 충격적인 씨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4. 미터당 30킬로볼트의 전자기파 방사하는 EMP탄

심층정보를 좀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핵탄두를 높은 고도에서 폭발시키는 핵기폭EMP공격(nuclear-detonated EMP attack)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은 핵탄두를 기폭하지 않고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첨단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핵기폭EMP공격은 하지 않는다. 핵기폭EMP공격은 오래 전에 개발된 낡은 전술이다.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이 사용하는 것은 핵탄두가 아니라 비핵EMP탄이다. 만일 핵탄두를 사용하면, 미국에게 보복핵공격을 감행할 빌미를 주게 될 것이므로, 조선인민군은 비핵EMP탄을 사용할 것이다. 

2004년 여름 미국 워싱턴을 찾은 로씨야군 장성급 방문단은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EMP소위원회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로씨야군의 초EMP탄(super-EMP bomb)에 관한 기밀정보가 조선으로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으며, 2012년 7월 18일 <워싱턴타임스>는 중국국방대학교 교수 리다광의 말을 인용한 보도기사에서 조선이 초EMP탄을 보유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초EMP탄은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컴프턴효과(Compton Effect)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된 전략무기이기 때문에 폭발위력은 약하지만 EMP방사력은 엄청나게 강하다.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EMP소위원회가 2008년 7월 10일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로씨야군이 보유한 초EMP탄은 미터당 20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한다는 것이다. 

미터당 20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는 얼마나 강력한가? 미터당 1킬로볼트의 전자기파는 1m 떨어진 거리에 있는 금속판에 1킬로볼트의 전압이 흐를 때 발생하는 전계강도(electric field strength)를 뜻한다. 2017년 10월 29일 한국국방연구소가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터당 5킬로볼트의 전자기파만 방사되어도 제주도를 제외한 남측 전역에 있는 모든 전자장치의 전자회로가 녹아내린다고 하였는데, 로씨야군이 보유한 초EMP탄은 그보다 무려 40배나 더 강한 미터당 20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인민군에게는 그런 초EMP탄은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초EMP탄이 발사되는 경우 한반도 전역에 있는 모든 전자장치의 전자회로가 녹아내려 북측도 큰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조선인민군에게는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구축한 EMP차폐벽을 뚫고 들어가 통합전투관리체계의 전자회로를 녹여버릴 EMP탄만 있으면 된다. 

한국군이 구축한 EMP차폐벽은 건물 전체를 3mm 두께의 금속판으로 완전히 밀폐하여 전자기파가 건물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뉴시스> 2019년 10월 8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EMP차폐벽이 구축된 곳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청사, 서울 관악산 남태령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충청남도 계룡대에 있는 한국군 육해공군본부 전쟁지휘소, 대전의 자운대 위성운영국 등 10개소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동아일보> 2017년 9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이 구축한 EMP차폐벽은 “엉터리 방호기준과 부실공사로 무늬만 EMP방호시설”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군이 구축한 EMP차폐벽은 미터당 15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이 미터당 2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EMP탄을 쏘면, 한국군 통합전투관리체계의 EMP차폐벽을 뚫고 들어가 전자회로를 모두 녹여버릴 수 있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테크니컬 쎄일즈 쏠루션즈라는 회사가 제작한 민수용 EMP필터다. 미국군이 사용하는 군사용 EMP필터는 성능이 더 좋은 것으로 보인다. EMP차폐벽은 건물 전체를 3mm 두께의 금속판으로 완전히 밀폐하여 전자기파가 건물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EMP차폐벽이 구축된 곳은 10개소에 불과하다. 그나마 엉터리 방호기준과 부실공사로 무늬만 EMP방호시설이다. 조선인민군이 미터당 2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EMP탄을 쏘면, 한국군 통합전투관리체계의 EMP차폐벽을 뚫고 들어가 전자회로를 모두 녹여버릴 수 있다. 주한미국군기지들의 EMP방호태세도 한국군기지들처럼 매우 한심하다.     

주한미국군기지들의 EMP방호태세도 한국군기지들처럼 매우 한심하다. 주한미국군기지들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99%는 한국전력회사에서 공급하는 전기인데, 전력공급망은 EMP공격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었다. 미국의 온라인언론매체 <더 힐> 2019년 5월 14일 기사에 따르면, 미국군은 EMP공격에 대처할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사정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3월 26일 ‘전자기파에 대한 국가의 탄력적 대처를 조절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하여 미국과 동맹국들을 EMP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준비를 갖추라는 긴급지시를 미국 국방부에 내렸지만, 그런 명령서를 한 장 내려보냈다고 해서 10년 이상 오랜 기간에 걸쳐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구축해야 하는 EMP차폐벽이 쉽게 구축될 리 만무하다.   

주한미국군 통합전투관리체계의 EMP차폐벽은 한국군 EMP차폐벽보다 성능이 좋아 미터당 25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이 미터당 3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EMP탄을 쏘면, 주한미국군 통합전투관리체계의 EMP차폐벽을 뚫고 들어가 전자회로를 녹여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주한미국군이 자기의 모든 활동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통합전투관리체계는 ‘먹통’이 될 것이다. 이런 예상은 조선인민군이 EMP공격을 개시한 후 불과 1초 만에 전투는 사실상 끝나고, 미국과의 전후처리문제만 남게 될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런데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EMP공격으로 파괴해도, 한미일 연합함대는 동해작전수역으로 밀려들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동해로 밀려든 한미일 연합함대를 타격하려면, 연합함대 상공으로 EMP탄을 쏘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한미일 연합함대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2019년 5월 4일, 5월 9일, 7월 25일, 8월 6일, 8월 10일, 8월 16일에 연속적인 시험발사를 진행하여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개발, 완성하였다.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은 규칙적인 탄도비행을 하지 않고 불규칙적인 활공도약비행을 하기 때문에 탄도비행체만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방어망으로는 요격하지 못한다. 초음속으로 날아오는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의 항적이 나타난 방공레이더화면을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타격당하는 수밖에 없다.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이 EMP탄을 장착한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한미일 연합함대가 집결한 동해작전수역 상공으로 발사하면,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상륙강습함, 보급함, 잠수함에 장착된 각종 전자장비의 전자회로가 모조리 녹아내리고, 작동을 멈춘 거대한 고철덩어리들이 파도를 타고 표류하게 될 것이다. 또한 동해 상공으로 출격하였던 각종 전투기, 해상작전헬기, 정찰기, 무인정찰기에 장착된 각종 전자장비의 전자회로도 모조리 녹아내려 영문도 모른 채 바다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다. 

지난해 조선국방과학원이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만들어낸 것은 조선인민군의 EMP공격전술이 완성도를 높였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무혈속결전의 새로운 전술이 완성된 것이다. 위에 서술한 예상씨나리오는 올해 발생할 수 있는 네 번째 위기상황이 조선인민군의 EMP공격으로 눈 깜빡할 사이에 결속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군사동향에 시선을 돌려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020/02/11

미국은 조선을 어떻게 속였나?

[한호석의 개벽예감](381)
자주시보 2020년 02월 1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예방타격전술을 한층 더 보강하며 꺼내놓은 거짓말
2. 신형 전술핵폭탄과 신형 전술핵탄두의 출현 
3. 핵전쟁전략을 수정, 보강한 핵광신자 트럼프
4. 핵무기 탈취하고, 전쟁지휘부 제거하는 습격훈련


1. 예방타격전술을 한층 더 보강하며 꺼내놓은 거짓말

김계관 조선 외무성 고문은 2020년 1월 11일에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고 했다. 김계관 고문의 담화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을 1년 반 넘게 속인 기만자다. 조선은 미국과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였다.    

그렇다면 조선이 미국에게 1년 반 넘게 속았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조선은 다른 나라의 속임수에 넘어갈 만큼 어리숙하지 않을 텐데, 미국이 어찌 조선을 속일 수 있었던 것일까?  

조선이 미국에게 속았다는 말은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은 채 1년 반 넘게 조선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시간을 끌어왔다는 뜻이다. 조선은 1년 반 넘게 미국과 협상하면서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단계적으로 철회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미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철회하기는커녕 되레 더 강화하였던 것이다. 만일 미국이 1년 반 넘게 조선과 협상하는 중에 대조선적대정책을 부분적으로 철회하였거나 또는 대조선적대정책을 더 강화하지 않고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기라도 했다면, 김계관 고문은 1월 11일 담화에서 조선이 미국에게 속았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조미협상기간 중에 미국은 협상간판 뒤에서 자기의 대조선적대정책을 이전보다 더 강화해왔으니, 김계관 고문이 어찌 미국에게 속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미국이 조미협상기간 중에 대조선적대정책을 이전보다 더 강화하였다는 말은 대조선적대감을 협상간판으로 슬쩍 가려놓고, 협상간판 뒤에서 대조선적대행위를 은밀히, 더 많이 계속했다는 뜻이다. 그런 행동을 가리켜 음흉스럽다고 한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조선전쟁연습을 중지하라고 요구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중지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래서 미국은 조미협상기간 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맞춰 대조선전쟁연습을 축소하거나 자제하였다고 줄곧 말해왔다.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도 미국이 대조선전쟁연습을 협상취지에 맞게 축소하거나 자제해왔다고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국이 조미협상기간 중에 대조선전쟁연습을 정말로 축소했거나 자제했는 줄로 알았다. 미국의 거짓말과 언론매체들의 허위보도를 너무 쉽게 믿어버린 사람들은 미국이 조미협상기간 중에 대조선전쟁연습을 축소하거나 자제함으로써 대조선적대정책을 부분적으로나마 철회한 게 아니냐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생각은 협상간판 뒤에서 대조선적대행위를 은밀히, 이전보다 더 많이 해온 미국의 음흉한 정체를 알지 못해서 생겨난 착오에 불과하다.     

착오를 떨쳐버리고 진실을 만나려면, 언론보도의 갈피 속에 숨겨진 정보들을 검색해야 한다. 그런 정보검색은 조미협상기간 동안 미국이 어떤 대조선적대행위를 자행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미국이 은밀하게 자행한 대조선적대행위를 포착하려면, 범행을 추적하는 수사관들처럼 정밀한 검색과 분석적 고찰을 해야 한다. 이 글의 서술은 조미핵대결이 일촉즉발계선에 다가섰으나, 조미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던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언론보도자료를 검색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3월 15일, 3월 22일, 3월 28일, 3월 29일, 4월 25일, 5월 1일, 5월 29일, 6월 20일, 7월 8일, 7월 30일, 8월 8일 등 11차례에 걸쳐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시킨 B-1B 전략폭격기 편대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실탄사격연습과 야간비행연습을 번갈아 감행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위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B-1B 전략폭격기는 지상 또는 해상에 있는 작은 고정표적은 물론 지상 또는 해상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작은 이동표적도 레이더통합직격탄(LJDAM)으로 추적, 타격할 수 있는 정밀타격능력을 가졌다. <사진 1>  

▲ <사진 1> B-1B 전략폭격기는 지상 또는 해상에 있는 작은 고정표적은 물론 지상 또는 해상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작은 이동표적도 타격할 수 있는 정밀타격능력을 가졌다. 위의 사진은 B-1B 전략폭격기가 폭탄창을 열어놓고 수많은 폭탄을 떨어뜨리는 장면이다. 미국은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극비의 예방타격방안들을 마련해놓고, B-1B 전략폭격기 편대를 한반도 상공에 11차례나 지속적으로 출동시켜 조선에 있는 공습목표 25개를 파괴하는 예방타격전술을 연습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위협하였다. 미국이 그런 예방타격전술을 한층 더 보강하고 있었던 2018년 6월 12일 싱가폴에서 조미정상회담이 진행되었고, 그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그것은 조선을 속이고, 세상을 속인 거짓말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상공에 B-1B 전략폭격기를 11번째로 출동시킨 정밀폭격연습을 감행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위협했던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2017년 8월 10일 <뉴욕타임스>에 주목할 만한 보도기사가 실렸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이미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 시기부터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예방타격방안들(preventive strike options)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하였는데, 오늘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보다 더 정교하게 완성한 예방타격방안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선제타격은 전쟁이 임박하였을 때 적국의 공격력을 제거하기 위해 먼저 타격하는 적대행위이고, 예방타격은 전쟁이 임박하지 않았는데도 적국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먼저 타격하는 적대행위다. 예컨대, 적국의 미사일발사징후를 포착하는 경우 먼저 기습하는 것은 선제타격이고, 적국의 미사일발사징후가 없는데도 적국의 미사일공격을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먼저 기습하는 것은 예방타격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3월부터 8월까지 한반도 상공에 B-1B 전략폭격기를 11차례 출동시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위협한 것은 자기들이 작성해놓은 예방타격계획을 불시에 감행하려는 궁흉극악한 적대행위가 아닐 수 없었다. 2017년 8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군사적 해결책이 장전되었다”고 썼는데, 이것은 조선의 핵무기보관시설들과 미사일기지들을 불시적인 예방타격으로 파괴하겠다는 노골적인 협박이었다.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 두 사람의 말을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8월 9일 보도에 따르면,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 전략폭격기 두 대가 조선의 미사일기지, 미사일시험장, 지원시설 등 공습목표 25개를 파괴하려는 예방타격연습을 2017년 3월부터 8월 7일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연속적으로 감행했는데, 지난 16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에서 실전경험을 쌓았으며, 성능이 두 배로 향상된 B-1B 전략폭격기 편대의 예방타격연습에는 전자전기, 공중급유기, 무인정찰기, 정찰위성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전자전기를 앞세워 조선인민군 방공망을 교란하면서 불시에 조선 영공을 침범한 전략폭격기 편대가 무인정찰기와 정찰위성이 보내준 공습목표 위치좌표를 확인하는 즉시 레이더통합직격탄을 발사하여 공습목표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미국의 예방타격전술이다.  

하지만 미국은 실전경험이 풍부하고 성능이 두 배로 향상되었다는 B-1B 전략폭격기의 예방타격능력을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고, 가장 강위력한 ‘철갑지붕’이 덮여있는 조선의 영공을 과연 예방타격전술로 뚫고 들어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B-1B 전략폭격기가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면서 폭탄을 떨구었던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는 ‘철갑지붕’은 고사하고 변변한 ‘기와지붕’도 없었기에 전략폭격기가 전자전기를 앞세울 필요도 없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의 공습목표들은 지상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어서, B-1B 전략폭격기는 무인정찰기와 정찰위성이 보내주는 공습목표 위치좌표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재래식 폭탄으로도 손쉽게 공습목표들을 파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게 조선은 매우 위험한 적수다. 미국은 B-1B 전략폭격기가 전자전기, 공중급유기, 무인정찰기, 정찰위성을 모조리 동원하더라도 과연 조선의 ‘철갑지붕’을 뚫고 들어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고, 설령 ‘철갑지붕’을 뚫고 들어간다고 해도 레이더통합직격탄으로는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파괴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은 전략폭격기와 레이더통합직격탄을 능가하는 새로운 예방타격전술을 고안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미국이 자기의 예방타격전술을 한층 더 보강하고 있었던 2018년 6월 12일 싱가폴에서 조미정상회담이 진행되었다. 그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였고, 미국 국방부도 협상취지에 맞게 대조선전쟁연습을 축소하거나 자제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조선을 속이고, 세상을 속인 거짓말이었다.   


2. 신형 전술핵폭탄과 신형 전술핵탄두의 출현

트럼프 대통령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이후에도 미국은 기존 예방타격전술을 한층 더 보강하기 위한 무력증강책동을 멈추지 않았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무력증강책동을 멈추지 않은 게 아니라, 무력증강을 더욱 맹렬하게 다그쳤다. 그렇게 되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이후에 한층 더 보강된 미국의 새로운 예방타격전술에는 전략폭격기에 비할 바 없이 더 강력한 스텔스전략폭격기가 등장하였고, 레이더통합직격탄에 비할 바 없이 더 강력한 전술핵폭탄이 등장하였다. 

2018년 8월 23일 미국 군사전문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해 여름 네바다주 넬리스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2 스텔스전략폭격기가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투하하는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2017년에 F-16 전투기와 F-15E 전투기에서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투하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던 미국 공군은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여름에 B-2 스텔스전략폭격기에서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투하하는 시험을 또 진행했던 것이다.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올해 2020년부터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에 개발된 B61 계렬의 핵폭탄은 폭발위력이 0.3킬로톤급 전술핵폭탄으로부터 340킬로톤급 전략핵폭탄까지 다종다양하다. 그런데 땅속 100m에 있는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지하관통핵폭탄의 폭발위력은 50킬로톤이므로, 미국은 예방타격전술에 50킬로톤급 B61-12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가핵안보국이 올해 2020년까지 대량생산하게 되는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는 약 400발에 이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모든 전투기들과 전략폭격기들이 올해 안에 신형 전술핵폭탄 B61-12을 탑재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국가핵안보국이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개발하고, 실전배치하였다는 사실이다. 핵문제는 국가안보문제이므로, 미국 국방부는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고, 실전배치하는 문제를 단독으로 결정하지 못한다. 핵문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중대한 국가안보문제다. 그런데 미국은 그처럼 중대한 핵문제를 조미협상기간 중에 검토하고 결정하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협상간판을 내걸었지만, 그 간판 뒤에서는 신형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스텔스전략폭격기를 동원하여 조선의 전략거점들을 불시적인 예방타격으로 파괴할 치밀한 준비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어찌 음흉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진 2>

▲ <사진 2>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이 진행된 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8년 8월 중순 미국은 B-2 스텔스전략폭격기에서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투하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다. 위의 사진은 미국 공군 전투기가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탑재한 모습이다. 미국은 올해 안에 모든 전투기들과 전략폭격기들에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탑재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협상간판을 내걸었지만, 그 간판 뒤에서는 신형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스텔스전략폭격기를 동원하여 조선의 전략거점들을 불시적인 예방타격으로 파괴할 치밀한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미국의 음흉한 정체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위에 인용된 <뉴욕타임스> 2017년 8월 11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대조선예방타격씨나리오에는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정밀유도폭탄으로 파괴하는 방도만 있는 게 아니라, 한반도 동해와 서해로 수 십 척의 구축함을 출동시켜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집중발사하고, 그와 동시에 괌의 앤더슨공군기지, 주일미공군기지, 한반도 인근수역에 전진배치한 항공모함에서 스텔스폭격기와 스텔스전폭기를 대거 발진시켜 공습하는 방도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그런 대조선공습방도를 준비해놓았을 뿐 아니라, 그런 공습방도를 연습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4월 13일 보도에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해군 구축함 두 척이 함경북도 길주군 핵시험장에서 480km 떨어진 해상에 배치되었다고 한다.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1,300km이고, 비행속도가 시속 890km이므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480km 떨어진 해상에서 그 미사일을 쏘면 33분 뒤에 조선의 핵시험장을 타격할 수 있다. 무인정찰기와 정찰위성이 보내주는 타격목표 위치좌표를 확인하는 즉시, 조선의 핵시험장만이 아니라 조선의 다른 군사전략거점들도 토마호크순항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다. 방공레이더 전파방사각보다 낮은 고도로 날아가는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구축함 여러 척에서 한꺼번에 여러 발 집중발사하면, 조선인민군 방공망을 뚫을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미국 국방부의 예방타격전술이다. 

하지만 전략폭격기에서 발사되는 레이더통합직격탄처럼 구축함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순항미사일도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파괴하지 못한다. 원래 토마호크순항미사일에는 무게가 450kg인 고폭탄두 또는 산포탄두가 탑재되었는데, 고폭탄두나 산포탄두로는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파괴하지 못한다. 그래서 미국 국방부는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토마호크순항미사일에 장착하기로 결정하였다. 토마호크순항미사일에 신형 전술핵탄두가 장착된다는 사실은 패트릭 섀너핸 당시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2018년 2월 2일에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은 토마호크순항미사일만이 아니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도 신형 전술핵탄두를 장착하였다. 2019년 6월 18일 폴 셀바 미국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취재기자들에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트라이던트-3에 장착하는 전술핵탄두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토마호크순항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각각 장착되는 신형 전술핵탄두를 대량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 2019년 1월 28일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텍사스주 팬텍스공장에서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대량생산한다는 것이다. 이 신형 전술핵탄두는 1970년대에 개발된 전략핵탄두 W76-1의 폭발위력을 아주 낮게 줄인 개량종이다. W76-1의 폭발위력은 100킬로톤인데, W76-2의 폭발위력은 5~7킬로톤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2019년 10월부터 미국 해군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해군은 2019년 10월 이후 토마호크순항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각각 장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미국 국가핵안보국이 텍사스주 팬텍스공장에서 대량생산하고 있는 신형 전술핵탄두 W76-2의 탄두부 부품을 촬영한 것이다. 이 신형 전술핵탄두는 1970년대에 개발된 전략핵탄두 W76-1의 폭발위력을 아주 낮게 줄인 개량종이다. W76-1의 폭발위력은 100킬로톤인데, W76-2의 폭발위력은 5~7킬로톤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해군은 2019년 10월 이후 토마호크순항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각각 장착하였다. 이 신형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핵추진잠수함들이 가장 빈번하게 드나드는 곳이 한반도 수역이다. 미국 핵추진잠수함들은 한국 정부에게 통보조차 하지 않고 진해해군기지, 부산해군가지, 제주해군기지를 제집처럼 아무때나 마음대로 드나들고 있다.     

미국과학자동맹 소속 핵안보전문가인 윌리엄 아킨과 핸스 크리스텐슨은 2020년 1월 29일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 해군이 18,000톤급 핵추진전략잠수함 테네시함에 탑재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장착하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전략잠수함 테네시함에는 트라이던트-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24발 탑재되었는데, 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12,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논문에 따르면, 전략잠수함에 탑재된 24발 가운데 2발에는 신형 전술핵탄두 W76-2가 장착되었고, 나머지 22발에는 이전처럼 기존 전략핵탄두들인 W76-1 또는 W88이 그대로 장착되었다고 한다. 논문에 따르면, 2020년 1월 현재 미국은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약 50발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2020년 2월 현재 미국 해군은 오하이오급 전략잠수함 18척, 로스앤젤레스급 공격잠수함 32척, 버지니아급 공격잠수함 19척을 포함하여 69척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 해군이 앞으로 전략잠수함 및 공격잠수함 69척에 신형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순항미사일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각각 2발씩 탑재하려면, 신형 전술핵탄두 138발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신형 전술핵탄두 W76-2가 장착된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2발씩 탑재한 미국 핵추진잠수함들이 가장 빈번하게 드나드는 곳이 한반도 수역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은 핵추진잠수함의 동선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지만, 조미핵대결이 일촉즉발계선에 다가섰던 2017년에는 진해해군기지과 부산해군기지에 자주 입항한 사실을 버젓이 공개하였다. 진해해군기지나 부산해군기지에 입항하지 않고 동해 깊은 물속에서 조선의 전략거점들을 불시에 타격하는 수중작전을 연습하는 미국 핵추진잠수함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다. 미국 핵추진잠수함들이 진해해군기지, 부산해군기지,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사례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2017년 3월 19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콜럼버스함 진해해군기지 입항 
2017년 4월 29일 미국 해군 전략잠수함 미시건함 부산해군기지 입항
2017년 6월 6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샤이엔함 부산해군기지 입항 
2017년 10월 7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투싼함 진해해군기지 입항 
2017년 11월 22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미시시피함 제주해군기지 입항 
2019년 7월 6일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 오클라호마씨티함 부산해군기지 입항 


3. 핵전쟁전략을 수정, 보강한 핵광신자 트럼프

미국이 조선의 견고한 지하군사시설을 불시적인 예방타격으로 파괴할 신형 전술핵폭탄 B61-12와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개발하여 실전배치하려면, 신형 핵탄을 개발하기 위한 핵시험을 해야 한다. 그들의 핵시험은 2017년 12월에 진행되었다. <교도통신> 2018년 10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2017년 12월 네바다주 핵시험장에 있는 지하 190m 갱도에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플루토늄핵탄을 사용한 임계전 핵시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임계전 핵시험은 핵분렬을 일으키는 임계질량에 이르기 직전에 폭발을 중지시키는 핵시험이다. 조선을 비롯한 핵보유국들은 핵기폭시험을 하지 않고, 임계전 핵시험을 한다. 외부에서는 임계전 핵시험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 수 없다. 2017년 12월에 진행한 임계전 핵시험에서 신형 전술핵탄을 시험한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대량생산하여 미국 공군에 공급하고, 신형 전술핵탄두 W76-2를 대량생산하여 미국 해군에 공급하는 중이다.   

이처럼 미국 공군이 신형 전술핵폭탄을 실전배치하고, 미국 해군이 신형 전술핵탄두를 실전배치하여 예방타격전술을 비상히 강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핵전쟁전략을 대폭 수정, 보강하였음을 말해주는 커다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정책변화는 재래식 무력을 증강하는 것보다 핵무력를 더 많이 증강하려는 핵광신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트럼프가 핵광신자라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사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4> 

▲ <사진 4> 미국 공군이 신형 전술핵폭탄을 실전배치하고, 미국 해군이 신형 전술핵탄두를 각각 실전배치하여 예방타격전술을 비상히 강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핵전쟁전략을 대폭 수정, 보강하였음을 말해주는 커다란 변화다. 거기에는 핵무력을 더 많이 증강하려는 핵광신자 트럼프의 정책적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핵광신자를 직속상관으로 모신 미국 국방부는 2019년 6월 11일 '핵작전'이라는 제목의 핵전쟁교리서를 발간하였다. 그 핵전쟁교리서에는 선제핵타격의 필요성만이 아니라 예방핵타격의 필요성도 서술되어 있다. 핵광신자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라는 협상간판을 내걸고, 조선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면서, 자신은 협상간판 뒤에서 핵전쟁전략을 보강하고, 조선을 불시에 타격할 신형 전술핵폭탄과 신형 전술핵탄두를 개발하고, 대량생산하고, 실전배치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대통령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치닫고 있었던 2016년 8월 3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MSNBC>가 대담진행자 마이클 하이든의 대담을 방영하였다. 당시 미국 대통령선거기간 중에 외교정책전문가 한 사람이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를 1시간 동안 만나 미국의 외교정책에 관한 조언을 주었는데, 당시 대선후보였던 트럼프는 외교정책전문가에게 “우리가 핵무기를 가졌다면, 왜 그것을 사용할 수 없는가?”라는 질문을 세 차례나 하였다고 한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6개월이 되던 2017년 7월 20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가안보회의에서 미국의 핵무기 보유량을 10배 증가시킬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런 발언들은 핵광신자가 아니면 꺼내놓을 수 없는 엄청난 발언이다. 

핵광신자 트럼프를 직속상관으로 모신 미국 국방부가 기존 핵전쟁전략을 더욱 보강하는 작업에 매달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영국 언론매체 <가디언> 2019년 6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019년 6월 11일 ‘핵작전(Nuclear Operations)’이라는 제목의 핵전쟁교리서를 발간하였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가 핵전쟁교리서를 발간한 것은 부쉬 행정부 시기인 2005년 이래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부쉬 행정부가 2005년에 발간한 핵전쟁교리서는 선제핵타격의 필요성에 대해 서술하였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2019년에 발간한 핵전쟁교리서는 선제핵타격의 필요성에 더하여 예방핵타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서술하였다.  

위에 서술한 내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라는 협상간판을 내걸고, 조선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면서, 자신은 협상간판 뒤에서 핵전쟁전략을 보강하고, 조선을 불시에 타격할 신형 전술핵폭탄과 신형 전술핵탄두를 개발하고, 대량생산하고 실전배치하고 있었다. 사태가 이 지경으로 악화되었으니, 김계관 고문이 1월 11일 담화에서 어찌 미국에게 속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4. 핵무기 탈취하고, 전쟁지휘부 제거하는 습격훈련

미국의 음흉한 정체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미국은 협상간판을 내걸어놓고, 그 간판 뒤에서는 평양에 침투하여 전쟁지휘부를 제거하고 조선의 핵무기보관시설을 습격하여 핵무기를 탈취하려는 특수작전을 준비하고 훈련하기를 반복해왔다. 미국 육군 소속 제75레인저연대, 제1공수특전단, 제19공수특전단, 미국 공군 소속 제353특수작전단, 미국 해군 소속 제1특전단을 비롯한 특수전부대 소속 전투원 1,000여 명이 해마다 한미합동북침연습에 참가하여 한국군 공수특전단과 함께 훈련해왔다. 

<워싱턴포스트> 2016년 1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2005년 부쉬 행정부 시기에는 적국의 대량파괴무기를 파괴하는 특수작전임무를 전략사령부에게 주었으나, 오바마 행정부 말기인 2016년 8월에는 그런 특수작전임무를 특수작전사령부로 이전시키는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하였고,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에는 그 문제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이전에 미국 전략사령부가 수행했던 작전임무는 전략폭격기를 출동시켜 적국의 대량파괴무기가 보관된 지하기지를 공습하는 것이었다면, 오늘 미국 특수작전사령부가 수행하는 새로운 작전임무는 특수부대 전투원들을 침투시켜 적국의 대량파괴무기가 보관된 지하기지의 위치정보를 파악하여 전략폭격기의 공습을 유도할 뿐 아니라, 지하기지를 습격하여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고 지하기지를 폭파하는 것이다. 

<연합뉴스> 2017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전시에 한미연합특수전사령부가 편성되면 한미합동특수전부대들은 스텔스헬기를 타고 평양에 침투하여 전쟁지도부를 제거하고 전쟁지휘소를 파괴하는 작전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한다. <워싱턴자유횃불> 2017년 5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특수작전사령부는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는 경우 조선의 핵무기가 보관된 지하기지들을 습격하는 작전을 수행할 준비를 갖추었다고 한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2017년 10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대량파괴무기를 반격하는 통합무기들’이라는 제목의 ‘육군 기술 간행물 3-90.40’을 2017년 10월 초에 발간하였는데, 그 간행물에는 미국 육군이 조선의 대량파괴무기 생산시설, 보관시설, 발사시설들을 습격하여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거나 또는 그런 시설들을 점거하는 전투행동이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2019년 7월 11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발간한 ‘주한미국군 2019년 전략편람’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은 50여 개의 첨단무기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지하시설에 보관되어 있는 대량파괴무기를 제거하는 첨단무기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과제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미국이 전투행동조법을 정해놓고 첨단무기까지 개발하고 있으므로, 그에 따른 실전연습훈련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17년 2월 14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 포천에 있는 훈련장에서 미국 제1공수특전단과 제75레인저연대가 한국군 공수특전단과 함께 ‘아이언 레인저 특공대’라는 연합부대를 편성하여 특수전훈련을 진행하였다. 그들이 진행한 특수전훈련은 스텔스헬기를 타고 조선에 깊숙이 침투하여 핵무기를 탈취하는 습격훈련이었는데, 습격훈련에 참가한 병력은 400명이었다. ‘아이언 레인저 특공대’는 2017년 12월 12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포천에 있는 훈련장에서 조선에 침투하여 핵무기를 탈취하는 습격훈련을 또 다시 진행하였다. <사진 5>

▲ <사진 5> 위의 사진은 2019년 12월 16일 주한미국군 특수전부대 전투원들과 한국군 특수전부대 전투원들이 강원도 훈련장에서 수송헬기를 타고 조선의 후방에 파고드는 침투훈련을 진행한 뒤에, 군산미공군기지로 가서 조선의 지하기지를 습격하여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기습훈련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흰옷을 입힌 가상적군 한 명을 가상전쟁지휘부에서 납치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간판을 내걸고, 조선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였을 때, 미국 국방부는 조선의 지하기지를 습격하여 핵무기를 탈취하고 평양에 침투하여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한미합동습격전을 연습하고 있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 2018년 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육군은 조선의 지하기지들을 습격하기 위한 갱도전훈련에 수 천 명 병력을 참가시킨다고 한다. 그에 따라, 미국 국방부는 갱도습격전에 사용할 무전기, 야시경, 아세틸린 횃불, 자물쇠 절단기 같은 특수장비들을 대량 구입하였으며, 미국 각지에 있는 폐갱들에서 갱도습격훈련을 진행한다고 한다. 

2019년 12월 23일 미국 국방부가 이례적으로 공개한 사진 12장을 보면, 2019년 12월 16일 주한미국군 특수전부대 전투원들과 한국군 특수전부대 전투원들이 강원도 훈련장에서 수송헬기를 타고 조선의 후방에 파고드는 침투훈련을 진행하였고, 군산미공군기지로 이동하여 조선의 지하기지를 습격하고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기습훈련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20년 2월 3일 주한미국군 제23화학대대 제501중대는 2019년 12월 18일 경기도 최전방에서 한국군 수도기계화사단과 함께 조선의 대량파괴무기를 제거하는 훈련을 진행한 사진 31장을 공개하였다. 당시 그들이 7일 동안 진행한 특수전훈련은 조선의 대량파괴무기가 보관된 지하기지를 습격하여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고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습격훈련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간판을 내걸고, 조선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였을 때, 미국 국방부는 조선의 지하기지를 습격하여 핵무기를 탈취하고 평양에 침투하여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한미합동습격전을 연습하고 있었다. 한미합동습격전연습은 올해도 계속된다. 2020년 2월 3일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취재기자들에게 올해 한국군 특수전부대는 미국 국립훈련쎈터에서 초급간부 위주로 한미합동특수전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육군 특수전사령부는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있는 국립훈련쎈터에 실전상황과 유사하게 조성된 ‘결정적 행동 훈련환경(DATE)’에서 특수전부대와 지원부대의 합동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군 특수전부대가 거기에 합류하여 한미합동특수전훈련을 진행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간판을 내걸고, 종전선언을 검토하고 있었을 때, 미국 국방부는 조선을 전면적으로 침공하는 한미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고 있었다. 2020년 1월 28일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정책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한미합동전쟁연습을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이후에도 미국군은 307개에 이르는 한미합동전쟁연습의 규모, 범위, 시점을 변형시켜 273차례의 한미합동전쟁연습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20년 2월 3일부에 실린 한국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국군의 전쟁연습예산은 지난해보다 58.7% 늘어난 298억9,400만원인데, 특히 그 가운데서 한미합동북침연습을 위한 예산은 지난해보다 48억원이 늘어났고, 한미합동상륙훈련을 위한 예산은 15억원이 늘어났다고 한다.  

2020년 1월 29일 서울에 함께 나타난 미국 육군장관과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은 정경두 국방장관을 만나 협력증진방안을 논의하였고, 2020년 2월 4일 서울에 나타난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도 한국 해군참모총장을 만나 협력증진방안을 논의하였다. 그들이 말하는 협력증진방안은 한미합동북침방안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2020년 2월 5일 미국 해군 7함대 지휘함인 블루릿지함이 부산해군기지에 입항했다. 블루릿지함에는 전술기함지휘본부, 합동작전본부, 합동정보본부, 상륙작전지휘본부가 설치되어 있다. 한미해군연합전투참모단이 구성되어 블루릿지함에서 한미합동북침연습을 지휘한다.   

조선은 협상간판을 내걸어놓고 북침야욕을 품은 미국의 궁흉극악한 정체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대조선전쟁연습이 연습으로 끝나지 않는 것처럼, 조선의 고강도 전투정치훈련도 훈련으로 끝나지 않는다. 조선이 미국의 예방타격에는 불우박타격으로 대응하고, 미국의 핵공격에는 보복핵공격으로 대응하고, 미국의 침략전쟁에는 최후결전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