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30

1주일 간격 연속시험발사, 조미핵대결 종식 앞당긴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51)
자주시보 2017년 05월 2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화성-12형 조종전투부에 소형 로켓엔진 들어있다
2. 첨단미사일공학기술이 응집된 화성-12형 재돌입체
3. 특수로켓엔진 장착한 ‘주체탄’, 미국 본토 서북단까지 날아간다
4. 북극성-2형은 왜 오후 5시경에 발사되었을까?
5. 보도사진 판독으로 알아낸 북극성-2형의 놀라운 성능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 전날인 2017년 5월 13일 밤 미사일조립공장에서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을 조립하는 작업현장을 지켜보는 장면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커다란 물체는 화성-12형 추진체 맨 앞부분에 있는 조종전투부(탄두부)다. 조선에서 조종전투부라고 부르고, 미국에서 복수탄두부 또는 말기유도추진체라고 부르는 그 장비는 이제껏 전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극소수 핵강국들만 만들 수 있었던 첨단장비이었으며, 지금은 조선이 지난 수 십 년 동안 연구, 개발한 첨단미사일공학기술을 응집시켜 만들어내는 첨단장비다. 위의 조종전투부가 촬영된 다른 사진을 확대하면,'전투8-지'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바로 그 밑에 'ㅈ12121704'라는 일련번호가 쓰여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화성-12형 조종전투부에 소형 로켓엔진 들어있다

<사진 1>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 전날인 2017년 5월 13일 밤 미사일조립공장에서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을 조립하는 작업현장을 지켜보는 장면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커다란 물체는 화성-12형 추진체 맨 앞부분에 있는 조종전투부(탄두부)다. 이 사진에 나타난 조종전투부는 깜짝 놀랄 첨단장비다. 조선에서 조종전투부라고 부르고, 미국에서 복수탄두부(payload bus) 또는 말기유도추진체(post-boost vehicle)라고 부르는 그 장비는 이제껏 전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극소수 핵강국들만 만들 수 있었던 첨단장비였는데, 최근 조선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연구, 개발한 첨단미사일공학기술을 응집시켜 마침내 그 첨단장비를 만들어내기 시작하였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2형 조종전투부를 근접촬영한 것이다. <사진 1>에 나타난 조종전투부와 위의 사진에 나타난 조종전투부는 도색과 외형이 약간 다르지만, 동일한 종류의 조종전투부들이다. 위의 사진을 확대하면, 조종전투부에 '전투8-지'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바로 그 밑에 'ㅈ12121701'이라는 일련번호가 쓰여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2>는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2형 조종전투부를 근접촬영한 것이다. <사진 1>에 나타난 조종전투부와 <사진 2>에 나타난 조종전투부는 도색과 외형이 약간 다르지만, 동일한 종류의 조종전투부들이다. <사진 1>에 타나난 조종전투부가 촬영된 다른 사진을 확대하면, 조종전투부에 ‘전투8-지’라는 글자가 있고, 바로 그 밑에 ‘ㅈ12121704’라는 일련번호가 있는 것을 식별할 수 있다. 다른 조종전투부를 촬영한 <사진 2>를 확대하면, 조종전투부에 ‘전투8-지’라는 글자가 있고, 바로 그 밑에 ‘ㅈ12121701’이라는 일련번호가 있는 것을 식별할 수 있다. ‘전투8-지’라는 글자는 지대지탄도미사일 전투부 제8유형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고, 8자리 숫자로 된 일련번호는 제조순번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진 2>를 자세히 살펴보면, 조종전투부 아래쪽에 여러 글자들이 더 있는 것이 보인다. <사진 3>은 그 부분을 확대한 두 장의 사진인데, 붉은 동그라미 표시 위에 ‘정압구’라고 쓰여 있고, 그 왼쪽에 ‘(주의: 발사 전 떼낼 것)’이라고 쓰여 있다.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직전에, 정압구라고 쓰인 붉은 동그라미 표시를 떼어내라는 뜻이다. 정압이라는 말은 고압가스를 감압하여 가스압력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준다는 뜻이므로, 정압구라고 쓰인 그 안쪽에 가스압력조정기가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 <사진 3> 이 사진들은 <사진 2>에 나타난 조종전투부의 아래쪽을 확대한 두 장의 사진이다. 붉은색 동그라미 표시 위에 '정압구'라고 쓰여 있고, 그 왼쪽에 '(주의: 발사 전 떼낼 것)'이라고 쓰여 있다.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직전, 정압구라고 쓰인 붉은색 동그라미 표시를 떼어내라는 뜻이다. 정압구라고 쓰인 그 안쪽에 가스압력조정기가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정압구 아래쪽에는 '연소제통 배기면'이라는 글자와 '산화제통 보급 및 배출면'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연소제(로켓연료) 주입구는 없고, 연소제 배기구만 있는 것은 연소제를 미리 연소제통에 주입해놓은 상태로 보관한다는 뜻이다. 화성-12형은 발사 직전에 연소제를 주입할 필요가 없고, 산화제만 주입하면 되는 신형 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정압구 아래쪽에는 ‘연소제통 배기면’이라는 글자와 ‘산화제통 보급 및 배출면’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조선에서 연소제라고 부르고, 한국에서는 연료(fuel)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산화제(oxidizer)와 대비되는 개념이므로 연소제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연소제통은 연소제가 들어있는 저장공간이고, 산화제통은 산화제가 들어있는 저장공간이다. 배기면은 연소제통 안에서 발생한 배기가스를 내보내는 곳이고, 보급 및 배출면은 산화제통 안으로 산화제를 주입하거나 산화제통 밖으로 산화제를 빼내는 곳이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직전에 미사일기술자들이 산화제를 산화제통에 주입하지만, 연소제는 연소제통에 주입하지 않고 연소제통 안에서 발생한 배기가스만 배출시킨다는 점이다. 연소제 배기구는 있는데, 왜 연소제 주입구는 없는 것일까? 그 까닭은 연소제를 미리 연소제통에 주입해놓고 보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화성-12형에 사용되는 연소제는 발사 직전에 연소제통에 주입하는 일반 연소제와 달리, 연소제통에 미리 주입해놓고 장기간 보관하는 특수연소제인 것이다. 그런 특수연소제를 장기보관연소제(long-term storable fuel)라 하는데, 연소제통에 주입해놓아도 부식현상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최장 15년 동안 연소제통에 보관할 수 있다. 연소제를 연소제통 안에 그처럼 오래 넣어두면 가스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발사 직전에 배기구로 가스를 빼내면 된다. 고도의 화학공업기술이 있어야 장기보관연소제를 만들 수 있는데, 놀랍게도 조선은 자체 기술로 특수연소제를 개발하여 화성-12형 성능을 높은 단계로 끌어올린 것이다. 

▲ <사진 4>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황색 전신방호복을 입은 미사일기술자 4명이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화성-12형 추진체 위에 올라가 산화제통에 산화제를 주입하는 장면이다. 발사 직전 연소제는 주입할 필요가 없고, 산화제만 주입하면 되는 화성-12형은 무징후기습발사에 적합하게 발사준비시간을 단축한 신형 탄도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 화성-12형은 다른 화성 계열 미사일들과 달리, 발사 직전에 연소제를 주입할 필요가 없고, 산화제만 주입하면 되는 신형 미사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진 4>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황색 전신방호복을 입은 미사일기술자 4명이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화성-12형 추진체 위에 올라가 산화제통에 산화제를 주입하는 장면이다. 산화제는 독성 화학물질이므로, 미사일기술자들이 전신방호복을 입고 주입해야 한다. 발사 직전에 연소제는 주입할 필요가 없고, 산화제만 주입하면 되는 화성-12형은 무징후기습발사에 적합하게 발사준비시간을 단축한 고성능 탄도미사일이다.

주목되는 것은, 화성-12형 조종전투부 안에 소형 액체로켓엔진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소형 액체로켓엔진은 무엇에 쓰이는 것일까? 모든 탄도미사일은 로켓엔진에서 발생되는 추력으로 비행하는데, 추력비행이 끝나는 순간, 조종전투부가 추진체에서 자동적으로 분리된다. 그렇게 분리된 조종전투부는 그 안에 들어있는 소형 액체로켓엔진을 점화하여 마지막 추력비행을 하게 된다. 바로 이 때 조종전투부 안에 들어있는 미사일유도장치(missile guidance system)가 작동하면서 타격목표를 향해 비행방향을 유도조정하며 낙하비행을 시작하게 된다. 낙하비행을 그런 식으로 유도조정하기 때문에, 전투부라고 부르지 않고 조종전투부라고 부르는 것이며, 그런 유도조종기능을 수행해야 탄도미사일의 타격정밀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 수 있는 것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사거리가 13,000km인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 조종전투부 아래쪽을 촬영한 것이다. 중앙에 소형 로켓엔진 배기통이 있고, 그 좌우에 연소제통과 산화제통이 있다. 미닛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하였지만, 조종전투부에 들어있는 소형 로켓엔진은 화성-12형과 마찬가지로 액체로켓엔진이다. 미닛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조종전투부에 미사일유도방치와 액체로켓엔진을 장착함으로써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였고, 원형공산오차를 200m로 축소시켰다. 화성-12형도 조종전투부에 미사일유도장치와 소형 액체로켓엔진을 장착하여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였다. 그래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2형을 완벽한 무기체계이라고 격찬하였다.     © 자주시보

<사진 5>는 사거리가 13,000km인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Minuteman) 조종전투부 아래쪽을 촬영한 것인데, 중앙에 소형 로켓엔진 배기통(nozzle)이 있고, 그 좌우에 연소제통과 산화제통이 있다. 미닛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하였지만, 조종전투부에 들어있는 소형 로켓엔진은 화성-12형과 마찬가지로 액체로켓엔진이다. 미닛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조종전투부에 미사일유도장치와 소형 액체로켓엔진을 장착함으로써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였고, 원형공산오차(CEP)를 200m로 축소시켰다.

화성-12형도 조종전투부에 미사일유도장치와 소형 액체로켓엔진을 장착하여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였다. 그래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2형 시험발사를 가리켜 “우리 당의  군사전략전술사상과 현시대의 요구에 맞는 또 하나의 완벽한 무기체계, <주체탄>이 탄생”하였다고 격찬하였던 것이다. 

▲ <사진 6> 이 사진은 사격위치에 도착한 6축12륜 자행발사대차가 화성-12형을 평탄지면에 90도로 세워놓은 장면이다. 먼동이 터오고 있지만 주위는 여전히 어둡다. 화성-12형은 조선의 독자적인 미사일공학기술로 설계되고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주체탄'이라 불린다. '주체탄'은 기존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탄도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7> 이 사진은 평탄지면에 90도로 세워놓은 화성-12형이 발사 직전 자행발사대차에서 완전히 분리된 장면이다. 90도로 세워놓은 탄도미사일과 자행발사대차를 발사 직전에 분리시킨 것은, 조선의 미사일사격방식이 독특한 방식으로 전환되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2형을 사격위치에 90도로 세워놓은 뒤에 자행발사대차는 미사일조립공장으로 되돌아가 또 다른 화성-12형을 싣고 다른 사격위치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연속발사를 할 수 있다. 이런 차탄분리식 사격법은 조선이 창안한 독특한 미사일사격법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첨단미사일공학기술이 응집된 화성-12형 재돌입체

<사진 6>은 사격위치에 도착한 6축12륜 자행발사대차가 화성-12형을 평탄지면에 90도로 세워놓은 장면인데, 먼동이 터오고 있지만 주위는 여전히 어둡다. 그런데 <사진 7>에서 보는 것처럼, 평탄지면에 90도로 세워놓은 화성-12형은 발사 직전 자행발사대차에서 완전히 분리되었다. 90도로 세워놓은 탄도미사일과 자행발사대차를 발사 직전에 분리시킨 것은 조선의 미사일사격방식이 독특한 방식으로 전환되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2형을 사격위치에 90도로 세워놓은 자행발사대차는 미사일조립공장으로 되돌아가 또 다른 화성-12형을 싣고 다른 사격위치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연속발사를 할 수 있다. 이런 차탄분리식(車彈分離式) 사격법은 조선이 창안한 독특한 미사일사격법이다.

▲ <사진 8> 이 사진은 사격위치에 90도로 세워지고, 자행발사대차와 분리된 화성-12형이 섬광과 굉음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화성-12형은 2017년 5월 14일 평양시간으로 새벽 4시 58분에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2,111.5km까지 상승비행하여 거리 787km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8>은 사격위치에 90도로 세워지고, 자행발사대차와 분리된 화성-12형이 섬광과 굉음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2017년 5월 14일 새벽 4시 58분에 발사되었다고 한다. 평양시간으로 새벽 4시 58분이고, 서울시간으로 새벽 5시 28분이다. 그런데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성-12형이 평양시간으로 새벽 4시 57분경에 발사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실제발사시각보다 약 1분 일찍 추측한 것은, 한국 군부가 화성-12형 발사시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화성-12형 발사징후도 탐지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2,111.5km까지 상승비행하여 거리 787km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화성-12형을 2,111.5km 고도로 쏘아올렸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비행고도는 1,200km를 넘지 않는다. 예컨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의 비행고도는 1,120km다. 그런데 조선은 화성-12형을 2,111.5km 고도로 매우 높이 쏘아올렸다. 이것은 화성-12형이 거의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되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2형을 왜 고각발사로 쏘아올려 그처럼 높은 고도에 이르게 한 것일까? 그 사연은 아래와 같이 설명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조종전투부에는 재돌입체(reentry vehicle)가 들어있는데, 최고정점고도에로 상승비행한 재돌입체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중간구간을 비행하다가 지구표면을 향해 낙하비행을 시작하게 된다. 재돌입체의 낙하비행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으로 내리꽂히는 돌진낙하비행이다. 예컨대,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Topol)-M의 돌진낙하비행속도는 초속 7.3km(마하 22)이고,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의 돌진낙하비행속도는 초속 7.8km(마하 23)이다.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재돌입체는 지구표면으로부터 약 100km 고도에 이르러 대기권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때부터 엄청난 대기마찰이 일어나게 된다. 재돌입체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대기마찰은 극고온과 극고압을 발생시킨다. 이를테면, 재돌입체가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초속 6.8km(마하 20)의 속도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경우, 섭씨 8,315도의 극고온이 발생하고, 지상의 중력보다 50배 더 강한 극고압이 발생한다. 하지만, 재돌입체가 고극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그 표면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 가운데 약 90%는 대기 중에 흩어져 날아가고, 약 10%의 열에너지만 받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섭씨 약 1,000도의 극고온이 재돌입체 표면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으로 대기권을 통과하는 약 13초 동안 재돌입체의 표면이 극고온과 극고압으로 침식되는 융제현상(ablation)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돌입체는 초강도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은 고도의 야금공학기술을 요구한다. <사진 9>

▲ <사진 9> 일반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는 1,200km 고도까지 상승비행하였다가, 지구표면을 향해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비행을 하게 된다. 위의 사진은 지구표면을 향해 고극초음으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재돌입체를 형상한 상상도다.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재돌입체는 지구표면으로부터 약 100km 고도에 이르러 대기권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때 엄청난 대기마찰이 일어난다. 재돌입체 표면에서 일어나는 대기마찰은 상상을 초월하는 극고온과 극고압을 발생시킨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은 2016년 3월 1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는데,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이 “열보호재료들을 연구개발하고 국산화하는데 성공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열보호재료는 극고온에 견디는 재돌입체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특수재료를 뜻한다. 화성-12형 재돌입체는 조선이 자체 기술로 만든 열보호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재돌입체는 극고온과 극고압에 견뎌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표면도 고르게 침식되어야 한다. 만일 표면의 어느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많이 침식되면 재돌입체에서 진동이 발생하여 비행자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예정궤도에서 이탈하거나 최악의 경우 폭발할 수도 있다. 재돌입체 표면에서 융제현상이 균일하게 발생하게 만들려면, 고도의 미사일공학기술이 요구된다.

재돌입체에 발생하는 극고온과 극고압은 대기권돌입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재돌입체가 비스듬한 각도로 대기권에 돌입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극고온과 극고압이 발생하고, 90도에 가까운 고각으로 대기권에 돌입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극고온과 극고압이 발생한다.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이 2,111.5km 고도에 상승하였을 때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는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였으므로, 약 45도 각도로 발사되어 약 1,200km 고도에 상승한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가 약 45도 각도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훨씬 더 높은 극고온과 극고압을 견뎌야 하였다. 이처럼 조선은 다른 핵강국들이 쏘아올린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재돌입체들보다 훨씬 더 가혹한 극한환경에서 화성-12형 재돌입체의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시험하였고, 그 시험에 합격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다. <사진 10> 

▲ <사진 10> 이 사진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1형과 2형의 재돌입체 첨두부를 촬영한 것인데,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발생한 융제현상으로 표면이 심하게 침식된 것을 볼 수 있다.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으로 대기권을 통과하는 약 13초 동안 재돌입체 표면이 극고온과 극고압으로 침식되는 융제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돌입체는 초강도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은 고도의 야금공학기술을 요구한다. 재돌입체에 발생하는 극고온과 극고압은 대기권돌입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이 2,111.5km 고도에 상승하였을 때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는 거의 90도에 가까운 각도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였으므로, 약 45도 각도로 발사되어 약 1,200km 고도에 상승한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가 약 45도 각도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훨씬 더 높은 극고온과 극고압을 견뎌야 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화성-12형 재돌입체가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시험에 합격하였다는 사실은 원격측정장치(telemetry)에 의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한국군 정보당국의 분석을 인용한 <중앙일보> 2017년 5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발사순간부터 동해 해상의 낙탄점에 떨어지기까지 30분 11초 동안 비행하였는데, 화성-12형 재돌입체 안에 들어있는 원격측정장치가 발사순간부터 작동하기 시작하여 30분 11초 동안 지상관제소에 계속 송신하였다고 한다. 한국군 정보당국은 화성-12형 재돌입체가 지상관제소에 송신한 전파를 포착함으로써 그런 사실을 알아냈다. 다시 말해서, 화성-12형 재돌입체에 들어있는 원격측정장치는 재돌입체의 순간속도, 순간고도, 순간압력, 순간온도 같은 급변적인 지표들을 지상관제소로 계속 송신하였고, 지상관제소는 재돌입체의 비행상황을 계속 분석하면서 재돌입체가 예정궤도를 안정적으로 비행하도록 종말비행을 유도조종하였던 것이다. 화성-12형 재돌입체가 지상관제소에 30분 11초 동안 전파를 보낸 것은, 그 재돌입체가 대기권을 고극초음속으로 통과하는 극한환경에서도 녹아버리거나 파괴되지 않고, 비행궤도를 이탈하거나 폭발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낙탄하였음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로 된다. 그 확실한 증거는 조선이 재돌입체 대기권재돌입기술을 개발하지 못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려면 아직 멀었다고 떠들어댄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의 주장을 일거에 봉쇄해버렸다.   


3. 특수로켓엔진 장착한 ‘주체탄’, 미국 본토 서북단까지 날아간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은 787km를 날아갔다고 한다. 조선은 재돌입체의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시험을 하기 위해 화성-12형을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하였지만, 실전에서는 탄도미사일을 최대고각으로 발사하지 않고, 45도 안팎의 정상각으로 발사한다. 화성-12형을 정상각으로 발사하면,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 것일까?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추진제성능, 로켓엔진성능, 탑재중량, 그리고 추진체가 몇 단(stage)인가에 의해 결정된다.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사용된 추진제는 고성능 액체추진제이고, 화성-12형에 장착된 로켓엔진은 대출력 로켓엔진이다. 조선은 2016년 9월 19일과 2017년 3월 18일에 각각 대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9월 19일에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로켓엔진의 추력은 80톤포스라고 한다. 톤포스(ton-force)라는 측정단위는 추력(thrust)을 측정할 때 쓰이는데, 1톤포스는 무게가 1톤인 물체를 1m 밀어올리는 힘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7년 3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이 2017년 3월 18일에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로켓엔진에서 무려 100톤포스가 넘는 엄청난 추력이 발생하였다고 하였다.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 1단 추진체의 추력은 90.7톤포스인데, 조선은 추력이 100톤포스가 넘는 대출력 로켓엔진을 지난 3월에 개발한 것이다. 화성-12형에 바로 그 대출력 로켓엔진이 장착되었다. 화성-12형의 대출력 로켓엔진은 어떤 종류이기에 그처럼 강한 추력을 내는 것일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 시험발사에서 “가압체계의 기술적 특성이 완전히 확증되였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연소제 가압장치와 산화제 가압장치가 있는 로켓엔진을 장착하였다는 뜻이다. 가압장치를 통해 연소제와 산화제를 환류시켜 가스화하는 그런 로켓엔진을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full-flow staged combustion rocket engine)이라 한다. 이 로켓엔진의 특징은 연소제와 산화제를 액체상태로 연소실에 분사하지 않고, 연소제와 산화제를 가스화하여 기체상태로 변환시킨 뒤에 연소실에 분사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연소제와 산화제를 열교환기(heat exchanger)를 통해 예연소기(pre-burner)로 보내면, 그것을 터빈으로 통과시켜 연소제농후가스(fuel-rich gas)와 산화제농후가스(oxidizer-rich gas)로 변환시킨 뒤에 연소실(combustion chamber)에 분사하는 것이다. 액체연소보다 기체연소가 훨씬 더 강한 에너지를 발생하므로,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은 다른 로켓엔진들보다 훨씬 더 강한 추력을 낸다. 화성-12형이 100톤포스 이상 강한 추력으로 솟구쳐 오른 까닭이 거기에 있다. <사진 11>

▲ <사진 11>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 1단 추진체의 추력은 90.7톤포스인데, 화성-12형의 추력은 100톤포스 이상이다. 화성-12형이 그처럼 강한 추력을 낼 수 있는 것은 조선이 지난 3월에 새로 개발한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을 장착하였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은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 개념도다. 이 강력한 로켓엔진은 연소제와 산화제를 열교환기를 통해 예연소기로 보내고, 그것을 터빈으로 통과시켜 연소제농후가스와 산화제농후가스로 변환시킨 뒤에 액체상태로 연소실에 분사한다. 액체연소보다 기체연소가 훨씬 더 강한 에너지를 발생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추력이 100톤포스가 넘는 강력한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을 장착한 화성-12형의 사거리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미태평양군사령부가 둥지를 틀고 있는 하와이와 미국 알라스카를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고 하였다. 화성-12형이 발사된 평안북도 구성을 기점으로 탄도미사일 비행거리를 계산하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있는 미공군 전략거점인 엘먼도프-리처드슨통합기지(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까지 5,950km이고,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있는 전쟁지휘거점 태평양사령부까지 7,420km다. 화성-12형이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는 조선의 언론보도는 그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7,500km 이상이라는 점을 말해준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5월 14일 화성-12형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지도하면서 미국은 “미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는 현실을 외면해서도, 오판해서도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2형이 하와이와 알래스카는 물론이고 미국 본토에도 도달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최고정점고도의 4배에 이른다는 계산법에 따르면, 최고정점고도가 2111.5km인 화성-12형의 사거리는 약 8,500km에 이른다.  화성-12형이 발사된 평안북도 구성을 기점으로 미국 본토 서북단 워싱턴주 브리머튼에 있는 킷샙해군기지(Naval Base Kitsap)까지 8,215km이므로, 사거리 8,500km의 화성-12형을 발사하면 미국 본토 서북단에 도달할 수 있다. <사진 12>

▲ <사진 12> 이 사진은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3대 해군기지들 가운데 하나인 킷샙해군기지에 정박한 핵추진전략잠수함 네바다함 승조원들이 함상에 도열하는 장면이다. 미국 본토 서북단 워싱턴주 브리머튼에 있는 키샙해군기지는 화성-12형이 발사된 평안북도 구성으로부터 8,215km 떨어진 곳에 있다. 조선이 사거리가 8,500km인 화성-12형을 발사하면 그 해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 화성-12형은 미국 본토 서북단에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3형을 중장거리탄도로케트라고 불렀다. 중거리탄도로케트(중거리탄도미사일)과 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대륙간탄도미사일)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른 것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사거리 8,500km의 화성-12형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고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이라는 포괄적인 분류명칭으로 부른 까닭은, 화성-12형이 조미핵대결의 최종단계에서 사용할 결정적인 압박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이 조미핵대결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굴복시켜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화성-12형보다 더 강력한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해야 한다. 조미핵대결의 승패를 완전히 결정지을 시점에 미국 워싱턴 DC까지 사거리를 연장한 가장 강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미 준비해놓은 조선은 그것을 최후의 대미압박수단으로 사용하기 전까지 최대고각발사로 비행거리를 줄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것이며, 그렇게 시험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라고 부르게 될 것이다.  


4. 북극성-2형은 왜 오후 5시경에 발사되었을까? 

2017년 5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참관한 가운데 북극성-2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북극성-2형 시험발사는 “계렬생산준비를 끝내고” 진행된 최종시험발사라고 한다. 이것은 북극성-2형 대량생산체계가 곧바로 가동된다는 뜻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사는 지상대지상중장거리전략탄도탄 <북극성-2>형 무기체계전반의 기술적 지표들을 최종 확인하고 각이한 전투환경 속에서 적응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여 부대들에 실전배비하자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북극성-2형과 그것을 싣는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를 대량생산하여 전략군 부대들에 배치할 것이라는 뜻이다.  

조선이 북극성-2형 시험발사를 처음 진행한 2017년 2월 12일 이후 불과 석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 기간에 북극성-2형을 완성하여 계렬생산과 실전배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조선의 미사일개발능력은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고도화되었으며, 조선의 전략무기개발사업은 가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북극성-2형이 처음 시험발사되었던 2017년 2월 12일, 조선은 평안북도 구성에 있는 구성전차공장 부속시설인 전차성능시험장에서 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당시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이 평안남도 북창군과 평안남도 순천시 접경지대에 있는 초평비행장에서 발사되었다고 오인하였는데, 그들은 그 비행장 이름도 북창비행장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군 합참본부는 2017년 5월 21일에도 북극성-2형이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측하였고, 자기들의 그런 추측을 발표하였다.

▲ <사진 13>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북극성-2형을 실은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사격위치에 도착한 장면이다. 이 사격위치는 평안남도 안주 인근에 있는 대인공호수인 연풍호 호반에 마련되었다. 새벽에 진행되곤 하였던 이전 시험발사들과 달리,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는 오후 5시경에 진행되었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부대가 대낮에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을 따돌리며 약 40km를 이동하는 기동전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합참본부의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2017년 5월 21일에 진행된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는 평안남도 북창 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 인근에 있는 대인공호수인 연풍호 호반에서 진행되었다. 수려한 풍치를 자랑하는 연풍호 호반은 북창에서 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이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가 진행된 곳에서 약 40km 떨어진 북창 일대를 발사지역으로 잘못 지목하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 <사진 13>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5월 21일 조선이 북극성-2형을 발사한 시각은 오후 4시 59분경이라고 한다. 새벽에 진행되곤 하였던 이전 시험발사들과 달리, 이번에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는 오후 5시경에 진행되었다. 낮에는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에 노출되기 쉬운데, 조선은 왜 이례적으로 오후 5시경에 시험발사를 진행하였을까?

그 날 북극성-2형을 실은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출발한 곳은 평안북도 구성에 있는 구성전차공장이었으므로, 자행발사대차는 구성전차공장에서 연풍호 호반까지 약 40km를 이동한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 정찰위성은 그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호 승용차, 수행원들이 탑승한 여러 대의 승용차들, 경호차들, 영상촬영차 등 긴 행렬이 북극성-2형을 실은 자행발사대차와 함께 대낮에 약 50분 동안 40km 구간을 이동하였는데도 미국 정찰위성은 그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에서 “탄도탄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비롯한 지상기재들을 실지전투환경 속에서 그 적응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였다”고 하는데,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부대가 대낮에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을 따돌리며 약 40km를 이동하는 기동전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조선은 미국 정찰위성이 어느 시간대에, 어느 지역상공을 지나는지 훤히 꿰뚫고 있으므로, 그 시간대와 지역을 피하면 그들의 감시망을 얼마든지 무력화할 수 있다.  


5. 보도사진 판독으로 알아낸 북극성-2형의 놀라운 성능

조선이 2017년 5월 21일에 진행한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의 성과를 파악하려면,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선임분석관이 ‘북극성-2형의 시험사격략도’가 촬영된 조선의 보도사진을 판독하여 알아낸 기술지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도사진 판독결과를 전한 <연합뉴스> 2017년 5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의 시험사격략도’가 촬영된 조선의 보도사진에서 다음과 같은 기술지표들이 나타났는데, 그것은 보도사진을 크게 확대하면서 흐릿해진 영상에서 판독한 근사치들이라고 한다.

(1) 북극성-2형은 발사시각으로부터 약 57초 뒤 1단 추진체를 분리하였는데, 1단 추진체가 분리될 때 비행속도는 초속 약 947m였고, 비행고도는 약 22.2km였다.
(2) 북극성-2형은 약 1분 59초 뒤 2단 추진체를 분리하였는데, 2단 추진체가 분리될 때, 비행속도는 초속 약 2,769m였고, 비행고도는 약 120.2km였다.
(3) 북극성-2형은 약 7분 10초 뒤 최고정점고도 약 633.3km에 도달하였는데, 비행속도는 초속 약 694m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에서 “탄도탄의 능동구간비행시 유도 및 안정화체계, 계단분리특성, 대출력 고체발동기들의 시동 및 작업특성들의 믿음성과 정확성이 완전히 확증되였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능동구간비행이란 탄도미사일이 발사되어 정점고도구간까지 날아간 추력비행을 뜻한다.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북극성-2형은 능동구간비행 중에 추진체에 들어있는 유도장치로 예정궤도를 따라 유도비행을 하였던 것이다. <사진 14>

▲ <사진 14> 이 사진은 연풍호 호반의 사격위치에 도착한 북극성-2형이 발사준비작업에 들어간 장면이다.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커다란 원통형 발사관을 평탄지면 위에 세우고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에서 "탄도탄의 능동구간비행시 유도 및 안정화체계, 계단분리특성, 대출력 고체발동기들의 시동 및 작업특성들의 믿음성과 정확성이 완전히 확증되였다"고 한다. 이 시험발사는 최종시험발사였으므로, 북극성-2형은 곧바로 계렬생산과 실전배치에 들어가게 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경향신문> 2017년 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의 상승비행속도가 초속 3.2km(마하 9.5)를 넘었는데, 낙하비행속도는 아직 분석하는 중이라고 하였고, 국정원은 북극성-2형의 상승비행속도가 초속 2.9km(마하 8.5)라고 발표했다가 합참본부가 발표한 속도와 너무 차이가 난다는 논란이 생기자 서둘러 초속 3.4km(마하 10)로 정정하였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보도사진 판독에 따르면, 북극성-2형의 실제상승비행속도는 초속 2.8km(마하 8.1)였다. 합참본부의 추산보다 국정원의 추산이 실제 상승비행속도에 더 가까웠는데, 국정원은 논란이 일어나자 합참본부의 추산을 따라 상승비행속도를 상향수정하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보였다.

북극성-2형은 최고정점고도에 이르러 조종전투부를 추진체에서 분리시키고, 중간구간비행을 시작하였다. 위에 인용한 보도사진 판독에 따르면,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는 중간구간에서 초속 약 694m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비행하였다.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가 중간구간비행을 끝마치면, 말기구간비행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것은 지상의 타격목표를 향해 극초음속으로 내리꽂히는 돌진낙하비행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은 “말기유도구간에서의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원격측정자료에 의하여 재확증되였다”고 한다. 이것은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의 재돌입체가 말기구간에서 예정궤도에 따라 유도비행을 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재돌입체 안에 들어있는 원격측정장치(telemetry)가 작동하여 말기유도구간에서 재돌입체의 순간속도, 순간고도, 순간압력, 순간온도 같은 급변지표들을 지상관제소에 계속 송신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런 정황을 보면, 북극성-2형도 화성-12형처럼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탄도미사일임을 알 수 있다.   

<연합뉴스> 2017년 5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탐지레이더는 북극성-2형이 2단 추진체를 분리하였을 때 비로소 그 탄도미사일을 포착하였다고 한다. 한국군은 북극성-2형이 발사된 시각으로부터 약 2분이나 지나서 그 탄도미사일의 상승비행을 포착할 수 있었는데, 포착 당시 북극성-2형의 비행고도는 120km였다. 조선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나 120km 고도로 상승할 때까지 한국군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으니, 한국군 탐지레이더들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의 최고정점고도가 약 560km라고 밝혔고, 일본 방위성은 그 탄도미사일의 최고정점고도가 약 600km라고 밝혔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보도사진 판독에 따르면, 북극성-2형이 도달한 실제최고정점고도는 약 633.3km였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 최고정점고도가 실제고도보다 약 73km 낮은 것으로 오인한 것이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와 국정원의 발표를 종합하면, 최종시험발사에서 북극성-2형은 89도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500km를 날아갔음을 알 수 있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의 사거리를 처음에 3,000km로 추정하였다가 나중에 2,000km로 하향수정하였다. 이런 현상은 한국군 합참본부가 북극성-2형 사거리를 추산할 때 오락가락하였음을 보여준다. 북극성-2형의 실제사거리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북극성-2형처럼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들의 2단형 탄도미사일들 가운데 북극성-2형과 크기가 비슷한 것은 이스라엘의 중거리탄도미사일 제리코(Jericho)-2다. 북극성-2형의 길이는 약 12m이고, 제리코-2의 길이는 약 14m다. 북극성-2형의 지름과 제리코-2의 지름은 약 1.5m로 같다. 이런 사정을 인지하면, 북극성-2형의 사거리가 제리코-2보다 짧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제리코-2는 무게가 1,000kg이 되는 무거운 핵탄두를 싣고 3,500km를 날아갈 수 있으나, 북극성-2형은 그처럼 무거운 핵탄두를 싣고 3,500km를 날아가지 못한다. 하지만 북극성-2형의 탑재중량을 500kg 정도로 줄이면, 사거리가 늘어나 3,500km를 날아갈 수 있다.
탑재중량이 500kg인 북극성-2형을 발사하면, 강원도 원산에서 3,320km 떨어진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Andersen Air Force Base)를 타격할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한 <연합뉴스> 2017년 5월 22일 보도는 북극성-2형의 탑재중량을 500~600kg으로 줄이면, 괌의 미국군기지를 핵공격권에 넣을 수 있다고 하였다. <사진 15>

▲ <사진 15> 이 사진은 최종시험발사에 나선 북극성-2형이 냉발사체계로 발사되는 장면이다. 북극성-2형의 탑재중량을 500kg으로 줄이면, 사거리가 늘어나 3,500km를 날아갈 수 있다. 조선을 항시적으로 위협하는 괌의 앤더슨공군기지는 강원도 원산에서 3,320km 떨어져 있으므로, 조선은 북극성-2형을 발사하여 그 위협을 일거에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북극성-2형이 전자기파공격에 사용되면, 인명은 살상하지 않으면서 앤더슨공군기지 전체를 1초만에 완전히 마비시킬 수 있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탄도미사일들이 섬광을 내뿜으며 솟구쳐오를 때마다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조미핵대결을 이른 시일 안에 끝내려는 조선의 발걸음이 더 빨라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무게가 500kg이 되는 핵탄두의 폭발력은 약 15킬로톤이다. 1킬로톤급 핵탄이 폭발할 때 방사되는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lse, EMP)는 폭심으로부터 1km까지 퍼지게 되므로, 15킬로톤급 핵탄이 폭발하는 경우 전자기파는 폭심으로부터 15km까지 방사된다. 북극성-2형이 조준하고 있는 앤더슨공군기지 면적은 80㎢이므로, 무게가 500kg인 15킬로톤급 핵탄두를 탑재한 북극성-2형을 그 공군기지 상공으로 발사하여 공중폭발시키면, 인명은 살상하지 않으면서도 공군기지 전체를 완전히 마비시킬 수 있다.

미국 본토 서북단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2형과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북극성-2형을 보유한 조선이 전략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마다 미국은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미국이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힌 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는 점은 존 하이튼(John E. Hyten) 미국 전략사령관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2017년 4월 4일 연방의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발언하면서 조선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미국 군부는 그 미사일이 시험용인지 실전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미국군 연락체계를 전부 가동시키고, 전략사령부 휘하 전체 역량을 동원하는 등 고도의 경계상태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실토한 바 있다.

조선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할 때마다 미국 전략사령관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긴급보고를 통해 백악관으로 즉각 전이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화성-12형과 북극성-2형의 눈부신 섬광을 바라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탄도미사일들이 섬광을 내뿜으며 솟구쳐오를 때마다 미국의 국가안보가 통째로 흔들리는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조미핵대결을 이른 시일 안에 끝내려는 조선의 발걸음이 더 빨라지고 있다. 이번에 1주일 간격으로 진행된 화성-12형과 북극성-2형의 연속시험발사가 조미핵대결 종식을 한 걸음 더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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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6

미국 역사상 최악, 최장의 정보실패는 계속 반복된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50)
자주시보 2017년 05월 1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그는 서울에서 군사간부들을 은밀히 만났다 
2. 왜 제524군사정보대대를 창설하려는가?
3. 미국 중앙정보국이 코리아임무쎈터를 창설한 까닭
4. 그들은 3중장애물을 넘지 못한다

▲ <사진 1> 위쪽 사진은 2017년 1월 12일 미국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소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한 마이클 팜페오의 모습이다.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장에 임명되기 직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이었다.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서 출생한 그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유럽전선에 주둔하는 기갑부대에 장교로 배치되어 군사복무를 하였다.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장에 임명된 직후인 2017년 2월 터키와 사우디 아라비아를 연속 방문하였고,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한국을 방문하였다. 아래쪽 사진은 팜페오 국장이 한국에 도착한 첫 날 연평도를 방문하여 2010년 연평도 포격전 피격현장을 둘러보는 장면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그는 서울에서 군사간부들을 은밀히 만났다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 있는 앤드루스합동기지(Joint Base Andrews)에서 이륙한 전용기 한 대가 2017년 4월 30일 오전 경기도 오산미공군기지에 착륙하였다. 전용기 출입문이 열리면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뜻밖에도 미국인 중년부부 한 쌍이었다. 그 중년부부는 군용헬기를 타고 서울 용산구에 있는 주한미국군사령부로 직행하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언론매체들은 그 미국인 중년부부의 은밀한 방문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인 중년부부의 서울방문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5월 2일 주한미국군사령부 보도문을 통해서였다. 보도문에 따르면, 조용히 서울에 나타난 미국인 중년부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마이클 팜페오(Michael R. Pompeo) 국장과 그의 아내 쑤전 팜페오(Susan Pompeo)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Pompeo라는 영어이름을 폼페오라고 표기하지만, 미국에서는 팜페오라고 발음한다. 왜냐하면 미국식 영어에서 영어모음 O는 언제나 ‘오’라는 장모음으로만 발음되지 않고, 발음에 강세(stress)를 주어야 하는 경우에 ‘아’라는 단모음으로도 발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어를 원음에 가깝게 읽고, 쓰는 원칙에 따르면, 폼페오가 아니라 팜페오라고 읽고, 써야 정확하다. <사진 1> 

미국 중앙정보국장의 해외방문은 언제나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이번에 팜페오 국장은 부부동반으로 마치 해외휴가를 떠나는 것처럼 서울에 나타났으니, 이건 좀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주한미국군사령부에 도착한 직후, 빈센트 브룩스(Vincent K. Brooks) 주한미국군사령관과 임호영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마크 내퍼(Marc Knapper) 주한미국대리대사와 함께 군용헬기를 타고 연평도로 날아가 한국군 해병대 전방관측소와 2010년 연평도 포격전 피격현장을 돌아보았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팜페오 국장의 연평도 방문을 부각시켜 보도했지만, 미국 언론매체들은 그의 연평도 방문에 대해 무관심하였다. 군사지휘관이 아니라 정보기관수장인 팜페오 국장이 전운이 감도는 최전방을 둘러본 것은 자기의 개인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킨 ‘안보관광’ 이외에 다른 게 아니었다.

팜페오 국장은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에 머문 뒤에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그가 서울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팜페오 국장이 부부동반으로 서울에 나타난 것을 보면, 시간을 다투는 어떤 긴급하고, 중대한 문제 때문에 서울에 허겁지겁 행각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팜페오 국장이 서울을 방문한 때는 마침 한국 대통령 선거일을 약 1주일 앞둔 민감한 시점이었다.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가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시행될 때마다 깊숙이 개입하여 비밀공작을 벌인다는 사실은 세상이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가 한국의 역대 대선들에 개입한 정치공작은 철저한 비밀 속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 실상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5월 9일에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도 그들의 대선개입공작에서 예외로 되지 않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팜페오 국장은 제19대 대선에 개입한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의 비밀공작을 현지에서 점검하고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팜페오 국장이 대선개입공작을 현지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만큼 선거직전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 것은 아니고, 시종일관 ‘문재인 대세론’이 유지되고 있었으므로, 그의 서울방문목적을 대선개입공작 현지점검에 한정시키는 것은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 보는 협소한 인식이다.

<뉴욕타임스> 2017년 5월 1일 보도기사에서 주한미국대사관 대변인 대니얼 턴불(Daniel Turnbull)은 팜페오 국장이 서울에서 “미국 외교관들(American diplomats)”을 만났다고 하였지만, 그런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들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중앙정보국장이 국무부 소속 외교관들을 만나러 해외를 방문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서울 광화문광장 바로 옆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을 정면에서 촬영한 것이다. 청사 주위에는 높다란 벽이 둘러쳐 있고, 한국 경찰관들이 24시간 경비를 선다. '지역문제연구실'이라는 위장간판을 내건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는 그 청사 5층에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 집무실은 청사 맨 위층인 8층에 있는 주한미국대사 집무실 바로 옆방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에 소속된 첩보원은 통속적으로 말하면 미국 간첩이다. '북한 간첩'이라는 말밖에 알지 못하도록 세뇌당한 한국 사회에서 미국 간첩이라는 말은 매우 생소한 느낌을 주지만, 수많은 미국 간첩들이 한국에서 암약하고 있다. 한국에는 미국 간첩만이 아니라 일본 간첩, 중국 간첩도 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 중앙정보국장은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일하는 국무부 소속 외교관들을 만나는 게 아니라, 주한미국대사관 청사 5층에 ‘지역문제연구실(Office of Regional Studies)’이라는 위장간판을 내건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의 지부장과 부지부장을 만나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 집무실은 주한미국대사관 청사 8층 주한미국대사 집무실 바로 옆방이다. <사진 2>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에 소속된 첩보원은 통속적으로 말하면 미국 간첩(American spy)이다. ‘북한 간첩’이라는 말밖에 알지 못하도록 세뇌당한 한국 사회에서 미국 간첩이라는 말은 매우 생소한 느낌을 주지만, 수많은 미국 간첩들이 한국에서 암약하고 있다. <중앙일보> 1999년 2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 소속 첩보원은 약 40명으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미국 중앙정보국의 첩보원육성자금을 받으며 미국에서 이른바 ‘CIA 장학생’으로 유학한 뒤 한국에 돌아가 암약하는 한국인 첩보원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한국 사회 각계각층에 들어박혀 미국 중앙정보국을 위해 ‘고정간첩’으로 암약하는 제보자(informer)는 또 얼마나 많겠는가.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는 그처럼 방대한 비밀첩보망을 구축해놓았다. 그런 비밀첩보망을 지휘하는 책임자가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과 부지부장인데, 팜페오 국장은 서울방문 중에 그 두 사람을 만났던 것이다.

그런데 팜페오 국장의 서울방문일정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주한미국군사령부가 2017년 5월 2일에 내놓은 보도문에 따르면, 팜페오 국장은 서울방문 중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을 만나 “안보문제를 토의했다”고 한다. 정보기관수장들끼리 만났으면, 안보문제가 아니라 정보문제를 토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팜페오 국장과 이병호 원장은 정보활동과 관련된 문제를 토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정보국장이 중앙정보국 한국지부를 돌아보고 국정원장을 만나러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 팜페오 국장이 취한 이례적인 행동에서 그가 수행한 또 다른 서울방문목적을 엿볼 수 있다. 위에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기사에 따르면, 그는 서울방문 중에 “군사간부들(military officials)”도 만났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군사간부란 주한미국군 군사간부를 뜻한다.

원래 미국 중앙정보국과 미국 국방부는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 그 두 부서의 해외첩보활동이 중첩되기 때문에 경쟁이 심하고, 정보부문에 배정되는 연방정부예산을 서로 더 많이 타내려는 경쟁도 벌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팜페오 국장은 서울방문 중에 이례적으로 주한미국군 군사간부들을 만난 것이다. 그보다 더 이례적인 것은 팜페오 국장이 서울을 비공개로 방문하였을 때, 주한미국군사령부가 그의 서울방문에 관한 보도문을 낸 것이다. 원래 미국 중앙정보국장이 다른 나라를 비공개로 방문하는 경우, 그의 비공개 방문에 관한 공식발표는 나오지 않는 법이다.

팜페오 국장이 이례적으로 주한미국군 군사간부들을 만났고,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이례적으로 그의 비공개 방문에 관한 보도문을 낸 것을 보면, 그가 서울을 방문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주한미국군 군사간부들을 만나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팜페오 국장이 만난 군사간부들은 누구이며, 그들을 만난 목적은 무엇인가? 


2. 왜 제524군사정보대대를 창설하려는가? 

주한미국군에는 전투부대만 있는 게 아니라 정보부대도 있다. 한국에 주둔하면서 조선의 군사정보를 수집, 분석, 판단하는 군사정보부대가 제501군사정보여단(501st Military Intelligence Brigade)이다. 제501군사정보여단은 미국 육군 정보보안사령부(U.S. Army Intelligence and Security Command) 소속이면서도 주한미국군사령부 정보참모부(Assistant Chief of Staff J2)의 작전통제를 받는다.

제501군사정보여단은 6.25전쟁 중인 1950년 10월 13일 통신정찰단으로 창설되어 1951년 6월 25일 부산에 상륙하였고, 1986년 10월 18일 여단으로 확대, 개편되었다. 제501정보여단 사령부는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데, 제3정보항공탐색분석대대, 제532군사정보대대, 제719군사정보대대, 제368군사정보대대를 예하에 두었다. 그 중에서 제368군사정보대대는 예비부대이므로, 미국 본토 캘리포니아주 쌘프랜시스코 인근에 있는 캠프 팍스(Camp Parks) 육군기지에 주둔한다.

▲ <사진 3> 이 사진은 한국에 주둔하는 제501군사정보여단 군인들의 모습이다. 제501군사정보여단은 미국 육군 정보보안사령부 소속이면서도 주한미국군사령부 정보참모부의 작전통제를 받는다. 제501군사정보여단 예하에는 제3정보항공탐색분석대대, 제532군사정보대대, 제719군사정보대대, 제368군사정보대대가 있다. 미국 국방부가 여단급 대규모 군사정보부대를 한국에 주둔시키는 것은 조선의 군사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자산과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제501군사정보여단은 2017년 10월 중에 제524정보대대를 창설하게 된다. 창설되는 제524정보대대는 대인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부대다. 조선을 상대로 하는 대인첩보활동을 비상히 강화하려는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주한미국군 제501정보여단 예하 대대들은 신호정보(signals intelligence), 통신정보(communications intelligence), 영상정보(imagery intelligence), 징후정보(indications intelligence), 대인정보(human intelligence)를 수집, 분석한다. 미국 국방부가 여단급 대규모 군사정보부대를 한국에 주둔시키는 것은 조선의 군사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자산과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진 3>

그런데 2017년 5월 7일 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501군사정보여단이 2017년 10월 중에 제524정보대대를 창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제501군사정보여단이 대조선정보역량을 비상히 강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주목되는 것은, 2017년 10월 중에 창설될 제524정보대대가 대인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부대라는 점이다. 대인정보(humint/human intelligence)라는 것은 첩보장비를 사용하여 수집하는 정보가 아니라 첩보원이 첩보대상과 직접 접촉하여 수집하는 정보를 뜻한다. 제501군사정보여단 예하에 대인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제532군사정보대대가 있는데도, 대인정보를 수집하는 대대를 추가로 창설하려는 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만 조선의 통신정보를 감청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전 세계에서 오가는 30억 통의 전화통화를 도청한다는 미국 국가안보국(National Security Agency)도 조선의 통신정보를 감청하고 있다. <신동아> 2007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은 주한미국특수연락고문단(Special U.S. Liaison Advisor-Korea)이라고 불리는 비밀감청거점을 한국에 설치하고 조선의 통신정보를 감청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통신정보감청은 사실상 무력화되고 말았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 지휘통신체계가 기존 무선통신망에서 광섬유케이블(optical fiber cable, 조선에서는 빛섬유까벨)을 사용하는 지하유선통신망으로 교체되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2016년 12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지휘통신체계가 “지하케이블로 바뀌면서 우리 군(한국군을 뜻함-옮긴이)은 감청 등 정보수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화일보> 2014년 12월 8일부에 보도된, 국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대북정보수집 및 대공수사 역량평가 및 요망사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을 전후로 조선의 통신망이 광섬유케이블로 바뀌기 시작했고, 암호체계도 한층 더 강화되어 “정보수집출처를 상실했다”고 한다. 

이처럼 조선인민군 지휘통신체계가 광섬유케이블을 사용하는 지하유선통신망으로 교체되었기 때문에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은 조선인민군의 지휘통신을 더 이상 감청할 수 없고, 조선인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주고받는 휴대전화통화나 엿듣는 한심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 <사진 4> 위쪽 사진은 조선기록영화 '위대한 령장을 모시여 24'에 나오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이 하달되는 군지휘부 직통전화기를 촬영한 것이다. 오래 전에 나온 기록영화라서 당시에 쓰던, 숫자판을 손가락으로 돌리는 구식 전화기가 촬영되었지만, 요즈음은 숫자판을 손가락으로 누르는 숫자식 전화기로 교체되었다. 그와 더불어, 조선인민군 지휘통신체계는 광섬유케이블을 사용하는 지하유선통신망으로 교체되었기 때문에,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은 조선인민군의 지휘통신정보를 더 이상 감청할 수 없게 되었다. 아래쪽 사진은 조선예술영화 '부탁'에 나오는, 수수한 농촌살림집 벽에 설치된 3방송수신기를 촬영한 것이다. 조선에서는 국외에 알려서는 안 될 내용을 공중파 방송을 통해 인민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집집마다 유선으로 연결된 3방송을 통해 인민들에게 전달한다. 예컨대, 조선에서 예고 없이 불시에 진행되는 반항공훈련은 3방송을 통해 인민들에게 통보된다. 만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불시에 전시동원령을 내리는 경우,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들은 지하유선통신망을 통해 그 명령을 받게 되고, 조선인민은 3방송을 통해 그 명령을 받게 되므로, 조선인민군은 통신망에 개전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번개처럼 기습전에 돌입할 수 있는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것만이 아니다.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의 신호정보감청도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신호정보라는 것은 라디오나 텔레비전 같은 공중파 방송을 뜻하는데, 조선에서는 국외에 알려서는 안 될 내용을 공중파 방송을 통해 인민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집집마다 유선으로 연결된 3방송을 통해 인민들에게 전달한다. 예컨대, 조선에서 예고 없이 불시에 진행되는 반항공훈련은 3방송을 통해 인민들에게 통보된다. <사진 4>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날, 평양시민들이 구름처럼 연도에 모여 열렬히 환영하였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탑승한 특별전용차가 지나가는 통과위치와 통과시각을 3방송을 통해 전해들은 평양시민 6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3방송에서 통보를 받은 즉시 60만 명이 한꺼번에 움직였는데도, 3방송을 감청하지 못한 제501군사정보여단은 그런 거대한 움직임을 사전에 알 수 없었다. 

만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불시에 전시동원령을 내리는 경우,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들은 지하유선통신망을 통해 그 명령을 받게 되고, 조선인민은 3방송을 통해 그 명령을 받게 되므로, 조선인민군은 통신망에 개전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번개처럼 기습전에 돌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기습씨나리오는 미국군과 한국군에게 악몽이 아닐 수 없다.  

그것만이 아니다.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과 미국 국가정찰실(National Reconnaissance Office)이 정찰위성이나 고고도정찰기를 동원하는 영상정보수집도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2011년 9월 6일 미국 국가정찰실 브루스 칼슨(Bruce A. Carlson) 실장은 취재기자들에게 “그들(조선을 지칭함-옮긴이)은 매우 영리하다. 우리를 속이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데일리 NK> 2011년 3월 3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미국군과 한국군의 공중정찰을 기만하고, 전시에 오폭을 유도하기 위해 모의전차, 모의전투기, 모의방사포, 모의잠수함을 비롯한 각종 모의무장장비들을 대량생산하여 전후방기지들에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배치한 모의전투기는 진짜 전투기와 외형이 똑같이 금속으로 제작되었고, 타이어를 장착하여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진짜 전투기와 구분하기 힘들다고 한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상업위성 영상자료를 통해 조선인민군이 지상기지 또는 해안기지에 배치한 각종 무장장비들을 식별하고 그럴듯한 해석을 덧붙이곤 하는데, 그들의 고찰대상들 가운데 상당수는 모의무장장비들이다. 그러니 그들에게서 정확한 분석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이 고고도정찰기를 동원하여 조선에서 촬영하는 영상정보나 미국 국가정찰실이 정찰위성을 동원하여 조선에서 촬영하는 영상정보가 실제로는 정보가치가 별로 없는 저급정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것만이 아니다. 제501군사정보여단이 가장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공포의 대상인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고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신형 탄도미사일을 대량생산하였고, 그런 신형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도 대량생산하여 발사준비시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무징후기습발사능력을 고도화하였다. 또한 조선인민군이 최전방에 전진배치한 방대한 규모의 방사포부대들과 대구경장거리포부대들도 발사준비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무징후기습발사능력을 고도화하였다. 이런 사정은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의 징후정보수집도 사실상 무력화되었음을 말해준다.    

위에 열거한 것처럼, 제501군사정보여단이 조선인민군을 상대로 수집, 분석해온 신호정보, 통신정보, 영상정보, 징후정보가 줄줄이 정보가치를 잃어버리거나 파악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제 그들은 대인정보수집에 전력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제501군사정보여단에 대인정보를 전담할 제524군사정보대대를 창설하려는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다.  

▲ <사진 5> 이 사진은 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랭리에 있는 미국 중앙정보국 본부 청사를 공중에서 촬영한 것이다. 최근에 창설된 코리아임무쎈터가 그 청사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원래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가 조선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태평양지역 나라들에 대한 정보활동을 벌여왔는데, 이제는 대조선정보활동을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에서 떼어내 코리아임무쎈터로 넘긴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어느 특정국가에 대한 정보활동을 전담하는 산하정보기관을 창설한 사례는 코리아임무쎈터를 창설한 것 이외에 없다. 이런 정황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정보활동이 조선에 고도로 집중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미국의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조미핵대결이 최종단계에 들어섰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미국 중앙정보국이 코리아임무쎈터를 창설한 까닭 
  
팜페오 국장이 서울에 나타나 제501군사정보여단 군사간부들을 이례적으로 만난 것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대조선정보활동 강화조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행동이었다. 팜페오 국장이 제501군사정보여단 군사간부들을 만나고 중앙정보국 본부로 돌아간 때로부터 8일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미국 중앙정보국이 중요한 보도문을 발표하였다. 보도문에서 “중앙정보국은 북조선의 핵위협과 탄도미사일위협에 대처하는 데서 중앙정보국의 자원, 능력, 직권을 최대한으로 사용할 코리아임무쎈터(Korea Mission Center)를 창설하였”는데, “이 새로운 임무쎈터는 미국의 국가정보기관들, 국가안보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 2017년 5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코리아임무쎈터는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랭리(Langley)에 있는 미국 중앙정보국 본부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최근에 창설한 코리아임무쎈터가 긴밀히 협력하게 될 여러 정보기관들 중에 제501군사정보여단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와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대조선정보활동에 힘을 집중할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사진 5>

원래 미국 중앙정보국은 각종 임무쎈터 10개를 산하에 두고 전 세계를 상대로 정탐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아메리카제국주의체제를 유지하려면 그 정도로 방대한 정보망을 유지해야 한다.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에는 지역별 정탐활동을 벌이는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 남아시아-중앙아시아임무쎈터, 유럽-유라시아임무쎈터, 중동임무쎈터, 아프리카임무쎈터가 있고, 분야별 정탐활동을 벌이는 방첩임무쎈터, 반테러임무쎈터, 세계문제임무쎈터, 무기 및 반확산임무쎈터가 있다. 얼마 전까지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가 조선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태평양지역 나라들에 대한 정보활동을 벌여왔는데, 이제는 대조선정보활동을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에서 떼어내 코리아임무쎈터로 넘긴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대러시아정보활동은 유럽-유라시아임무쎈터에 포괄되었고, 대중국정보활동은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에 포괄되었는데, 유독 대조선정보활동만은 코리아임무쎈터가 전담하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어느 특정국가에 대한 정보활동을 전담하는 산하정보기관을 창설한 사례는 코리아임무쎈터를 창설한 것 이외에 없다. 이런 정황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정보활동이 조선에 최대로 집중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미국의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조미핵대결이 최종단계에 들어섰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보도문에 따르면, “경험 많은 중앙정보국 작전담당 간부 한 사람이 부국장으로 임명되었는데, 그가 코리아임무쎈터를 이끈다”고 한다. 정보활동경험이 많다는 그 신임 중앙정보국 부국장의 신원은 <조선일보> 2017년 5월 12일 보도기사에서 드러났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코리아임무쎈터를 지휘하는 신임 중앙정보국 부국장은 “50대 중반의 한국계 미국인 앤드루 킴(한국명 김성현)”인데,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과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장을 지냈고 2017년 초에 퇴직하였는데, 이번에 코리아임무쎈터를 지휘하는 중앙정보국 부국장으로 복직하였다고 한다. 코리아의 문화와 언어를 아는 한국계 미국인이 코리아임무쎈터를 지휘하는 중책을 맡은 것은 그 쎈터가 대인첩보활동에 주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리아임무쎈터가 조선을 상대로 대인첩보활동을 벌이려면, 대인첩보활동에서 미국 중앙정보국보다 한 발 앞섰다는 국정원과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 팜페오 국장이 서울 방문 중에 국정원장을 만난 까닭이 거기에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 선임분석관을 지낸 존 닉슨(John Nixon)도 <CNN> 2017년 5월 11일부 보도에서 코리아임무쎈터가 국정원과 긴밀히 협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한국에서는 국정원이 대인정보를 맡고, 정보사령부가 영상정보를 맡고, 제777부대가 통신정보를 맡는데, 대인첩보활동을 벌이는 코리아임무쎈터와 대인첩보활동을 벌이는 국정원이 협력하면서 조선을 상대로 하는 대인첩보활동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 중앙정보국 선임분석관을 지낸 존 닉슨은 <CNN> 2017년 5월 11일부 보도에서 코리아임무쎈터가 대조선정보를 1시간 단위로 분석한 상황보고서(situation report)를 하루에 두 차례씩 작성하여 트럼프 행정부에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코리아임무쎈터가 작성하여 트럼프 행정부에 제공하는 상황보고서에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이다. 전례 없이 심각하고 위태로운 최악의 국가안보위기 속으로 미국을 몰아넣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 조미정상회담이라는 마지막 방책을 꺼내든 트럼프 대통령은 그 회담을 앞두고 신속하고 정확한 대조선정보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하였던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코리아임무쎈터가 팜페오 국장의 결정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창설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팜페오 국장을 서울에 파견하여 코리아임무쎈터가 제501군사정보여단,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도록 조치하였음을 알 수 있다. 


4. 그들은 3중장애물을 넘지 못한다 

신호정보, 통신정보, 영상정보, 징후정보, 대인정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인정보다. 왜냐하면 고급정보는 첩보대상과 직접 접촉하여 얻어내는 대인정보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가 조선을 상대로 대인첩보활동을 벌이려면, 훈련된 첩보원을 조선에 은밀히 침투시켜야 한다. 조선말을 하지 못하고, 조선의 생활방식도 모르고, 외모도 다르게 생긴 미국인 첩보원을 조선에 침투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코리아임무쎈터는 조선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탈북자, 조선과 중국을 왕래하는 조선의 화교 또는 중국 국적 조선족 중에서 쓸만한 대상을 선발, 훈련시켜 조선에 첩보원으로 침투시킬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아시아경제> 2013년 12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자기들이 선발한, 중국 국적을 지닌 조선족을 이른바 ‘그림자요원’으로 중국에 배치하였는데, 이들은 중국에서 “점조직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들만의 거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 ‘그림자요원’들이 신분을 위장하고 조선에 침투하여 현지인에게 접근하고, 그 접근대상을 매수, 포섭하는 식으로 비밀첩보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위에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그런 비밀첩보망을 구축하기까지 짧게는 2~3년, 길게는 5~10년이 걸린다고 한다.

▲ <사진 6> 이 사진은 조선에서 "미국과 남조선괴뢰패당의 조종 밑에 반공화국정탐모략행위를 감행하다가 적발, 체포된 괴뢰정보원 간첩"으로 규정된 두 사람이 2015년 3월 26일 평양에 있는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자기들의 범행을 자백하는 장면이다. 사진촬영각도가 좁아져서, 이 사진에는 범인으로 체포된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고개 숙인 모습만 보인다. 몇 해 전부터 조선의 국가안전보위성은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정원의 대조선첩보활동을 저지, 파탄시키기 위한 방첩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강화조치는 코리아임무쎈터, 제501군사정보여단, 국정원의 대인첩보활동을 위축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나는 현지인들과 북의 사사려행자, 화교 10여 명을 첩자로 흡수하여 첩보망을 구축한 다음 <국정원>의 지령대로 첩자들에게 자료수집임무와 정탐기재를 주고 자료건당 대가를 지불하는 방법으로 주요비밀들을 수집하여 <국정원>에게 체계적으로 제공하였다.” 이 인용문은 조선에서 “미국과 남조선괴뢰패당의 조종 밑에 반공화국정탐모략행위를 감행하다가 적발체포된 괴뢰정보원 간첩”으로 무기로동교화형을 받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인 김국기가 2015년 3월 26일 평양에 있는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된 내외신 기자회견 중에 털어놓은 정탐실화의 한 대목이다. <사진 6>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올해 들어 미국 중앙정보국과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이 조선을 상대로 하는 대인첩보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그들의 대인첩보활동이 3중장애물을 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첫째, <문화일보> 2014년 12월 8일부에 보도된, 국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대북정보수집 및 대공수사 역량평가 및 요망사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원의 대인첩보활동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기에 30% 정도로 “침체”되었는데, 이명박 정부 시기에 “고급첩보망을 질적, 양적으로 확대하고, 휴민트역량(대인첩보역량을 뜻함-옮긴이)을 확충”하였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그런 확충상태가 유지되었던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며칠 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유화적 대북정책을 계승하게 될 것이므로, 문재인 정부 하에서 국정원은 개편될 것이고, 대북첩보망은 또 다시 축소될 것이다. 국정원의 대북첩보망이 축소되면, 그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코리아임무쎈터의 대인첩보활동과 제501군사정보여단의 대인첩보활동도 동반 위축될 수밖에 없다.

둘째, 조선은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정원의 대조선첩보활동을 저지, 파탄시키기 위한 방첩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12월 19일부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국가안전보위부가 국가안전보위성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고 하는데, 조선에서 국가기관의 명칭변경은 그 기관의 규모와 역량이 확대,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일보> 2014년 12월 8일부에 보도된, 국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대북정보수집 및 대공수사 역량평가 및 요망사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에서 방첩활동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국정원의 대북첩보활동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 한다. 국가안전보위성의 방첩활동강화조치는 코리아임무쎈터, 제501군사정보여단, 국정원의 대인첩보활동을 위축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셋째,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정원이 조선에 첩보원을 침투시키려면, 특수정탐훈련을 받은 탈북자나 중국 국적 조선족을 보따리장사, 여행자, 친인척방문자 등으로 위장시켜 들여보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선에서 보따리장사, 여행자, 친인척방문자가 지도급 인사들을 만나거나 군부대에 들어갈 수는 없으므로, 그들의 정탐활동은 기껏해야 조선에서 떠도는 소문이나 주워듣고, 장마당이나 돌아다니는 것뿐이다.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정원이 조선에 위장, 침투시킨 첩보원들에게서 무슨 고급첩보를 받아보려는 기대는 접어두는 게 좋다.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31년 동안 근무하였고,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정보국장, 주한미국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도널드 그렉(Donald P. Gregg)은 <중앙일보> 2014년 4월 18일부 대담기사에서 미국 중앙정보국의 대조선정보활동은 “미국 역사상 최악, 최장의 정보실패”라고 지적하면서 “위성으로 북한을 손바닥처럼 관찰하고 정밀감청을 해도 우리는 그들의 내부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은 코리아임무쎈터를 이미 창설하였고, 제501군사정보여단은 제524군사정보대대를 몇 달 뒤에 창설할 것이므로, 얼핏 보면 미국의 대조선첩보역량이 비상히 강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그것은 위에 열거한 3중장애물을 넘지 못하는 실효 없는 행동이므로 그들은 조선의 내부사정에 관한 고급정보를 여전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 “도대체 고급정보는 언제 받아볼 수 있느냐”고 호통 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목소리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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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담력전에서 패한 트럼프, 조미정상회담 예고하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49)
자주시보 2017년 05월 0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와 트럼프의 즉각적인 반응
2. 전략적 핵압박 제7차 공세는 기묘한 항모격침전술연습
3. 대통령의 탁자 위에 놓인 최후의 선택방안 
4.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적절한 환경, 무슨 뜻일까?

▲ <사진 1> 위의 사진들은 조선에서 건군절 85주년을 맞은 2017년 4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원산국제비행장 인근 해안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해군 잠수함대, 항공군 비행대, 최정예포병부대가 참가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합동타격시위 장면들이다. 이것은 조선이 미국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전략적 핵압박 제6차 공세였다. 전선에 배치된 최정예포병부대들을 원산까지 이동시켰는데, 열차수송으로 대구경장거리포와 대구경방사포 300문을 야간에 은밀히, 신속하게 이동시켰으니, 미국군 정찰위성이 그 움직임을 알지 못했다. 미국의 위성감시망은 뻥 뚫려 있다. 해안에 끝없이 늘어선 포들이 일제히 불을 뿜으니 가상적진이 삽시에 불바다로 변했다. 군종합동타격시위에 참가한 수호이-25 공격기에는 대형 폭탄 8개가 달렸는데, 그 공격기는 초저공으로 비행하여 가상적진에 접근한 다음 대형 폭탄을 집중투하하여 가상적진을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잠수함 4척이 군종합동타격시위에 참가하였는데, 중어뢰를 가상적진을 향해 발사하여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조선은 올해 안에 기어이 결판을 내려는 기세를 드러내 보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와 트럼프의 즉각적인 반응

조선은 1993년부터 24년 동안 지속되어오는 조미핵대결을 자기의 최후승리로 결속하기 위한 역대 최고 수준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전개하였다. 거기에는 최첨단 핵무력이 총동원되었다. 시차별로 전개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긴박한 공세일정표가 시야에 들어온다.

제1차 공세- 2016년 4월 23일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제2차 공세 - 2016년 8월 24일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또 다시 성공.
제3차 공세 - 2017년 2월 12일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제4차 공세 - 2017년 4월 15일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북극성-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개.
제5차 공세 - 2017년 4월 16일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출-점화시험 성공.
제6차 공세 - 2017년 4월 25일 건군절 85주년을 맞아 해군, 항공군, 최정예포병부대가 참가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합동타격시위 진행.
제7차 공세 - 2017년 4월 29일 공중폭발식 전자기파공격연습 단행.

위에 열거한 공세일정표를 보면,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가 2017년 4월에 특히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조선이 올해 안에 기어이 결판을 내려는 기세를 드러내 보인 것이다. <사진 1>

주목되는 것은, 24시간 안에 연속적으로 전개된 제4차 공세와 제5차 공세다.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서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북극성-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한 전략적 핵압박 제4차 공세가 있었고, 그 이튿날 함경남도 신포 인근에 있는 지상수직발사대에서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출-점화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전략적 핵압박 제5차 공세가 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이틀째 되는 2017년 4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칸신(Wisconsin)주 크노샤(Kenosha)시를 방문하던 중 지역텔레비전방송과 즉석대담을 진행하면서 이런 유별난 말을 남겼다.

“그(김정은 국무위원장)가 실제로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처지에 내가 있고, 그 문제에 관해 무엇인가 해야 하는 처지에 우리가 있다. 바라건대, 그도 평화를 원하고, 우리도 평화를 원한다. 이것이 마지막 해결로 되겠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아야 할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대담하는 장면이다. 그는 대담 중에 미국이 조선과 벌이는 엄청난 갈등을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정말로 있다고 하면서, 자신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을 괴롭혔던 조미적대관계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이것은 그가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 평화적 해결로 대응하려는 의사를 4월 18일에 이어 또 다시 표명한 것이다. 이 발언은 미국이 조선에게 더 이상 맞서지 못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조선이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역대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자 겁을 먹은 트럼프 대통령은 담력전에서 패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 평화적 해결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4월 27일 <로이터 통신>과 대담하는 중에 “우리가 북조선과 벌이는 엄청난, 엄청난 갈등을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정말로(absolutely) 있다”고 하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을 괴롭혔던 (조미적대관계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다. 우리는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좋아한다. 물론 그건 매우 어렵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 평화적 해결로 대응하려는 의사를 또 다시 표명한 발언이었다. <사진 2>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 전략자산으로 맞서지 않고 평화적 해결로 대응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미국이 조선에게 더 이상 맞서지 못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조선이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역대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자 겁을 먹은 트럼프 대통령은 담력전에서 패한 것이다.

그런데 2017년 4월 25일 미국 해군 소속 핵추진 전략잠수함 미시건함(USS Michigan)이 부산항에 들어갔고, 5월 1일에는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Andersen Air Force Base)에서 이륙한 미국 공군 소속 초음속폭격기 B-1B 2대가 동해 상공으로 출동해 거기에 출동해 있는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함(USS Carl Vinson)에서 이륙한 함재기들과 합동훈련을 진행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과 맞선 담력전에서 패했다면, 조선을 겨냥하여 출동시킨 전략자산들도 거두어들여야 마땅한데, 위의 사례들은 미국이 그 전략자산들을 거두어들이기는커녕 여전히 조선 영토 가까이 출동시켰음을 말해준다. 이런 불일치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과 맞선 담력전에서 패했다고 해서,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동원되는 조선침공연습이 즉시 중지되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일정한 시차가 개재되어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과 맞선 담력전에서 패했어도, 조선이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중지한 것은 아니며, 따라서 미국은 여전히 위험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항모타격단, 초음속폭격기편대, 전략잠수함 같은 전략자산들을 동원하면서 자기가 처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행동을 당분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담력전에서 패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 평화적 해결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표명하면서 국면전환을 모색하고 있었지만, 조선은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선은 담력전에서 승리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굴복시켜 끝장을 볼 때까지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계속하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2. 전략적 핵압박 제7차 공세는 기묘한 항모격침전술연습

백악관을 불안과 공포에 몰아넣는 조선의 연속적인 전략적 핵압박공세들 가운데 최근에 있었던 전략적 핵압박 제7차 공세는 2017년 4월 29일 탄도미사일 1발을 평안남도 순천시 초평비행장 인근에서 함경북도 김책만 상공으로 발사하여 모의핵탄두를 폭발시킨 것이었다. 미국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2017년 4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그 날 북창비행장(초평비행장을 북창비행장으로 잘못 알고 있음) 인근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동체가 발사지점으로부터 약 35km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것은 그 탄도미사일이 상승궤도를 타고 비행하다가 일정한 고도에 이르러 1단을 분리시켰음을 말해준다. 그것은 2단형 탄도미사일이었다.

그런데 조선이 2단형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한 바로 그 날, 100,000톤급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함이 이끄는 미국 해군 제1항모타격단이 동해 해상작전구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조선은 제1항모타격단이 동해에 출현하기 직전에 2단형 탄도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한 것이다.

미국은 쩍하면 항모타격단을 동해 해상작전구역에 출동시켜 조선을 위협하려고 하지만, 강원도 원산에서 남동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해상작전구역에 항모타격단이 나타난다고 해서 놀랄 조선이 아니다. 왜냐하면, 조선은 항모타격단을 무력화시킬 항모격침전술을 개발하였고, 그 전술을 사용할 작전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미국 해군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바로 옆에서 거대한 수중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다. 그것은 적국의 항모공격을 가상한 연습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지금 러시아연방군이나 중국인민해방군은 각각 자기들이 개발한 항모격침전술로 미국 항모타격단을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군사전문가들 가운데는 항모무용설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러시아연방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이 개발한 항모격침전술은 정찰위성감시체계와 초정밀탄도미사일을 결합시킨 전술이다. 그들의 전술은 정찰위성감시망을 통해 항모타격단의 위치를 추적한 다음, 초정밀유도기능을 가진 대함탄도미사일을 기습발사하여 항공모함을 격침시킨다는 전형적인 전술이다. 그들에게는 그런 전술밖에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러시아연방군이나 중국인민해방군은 정찰위성감시체계와 초정밀탄도미사일을 결합시킨 항모격침전술을 한 가지만 개발하였지만, 조선인민군은 항모격침전술을 여러 가지 개발하였다. 러시아연방군이나 중국인민해방군이 개발한 항모격침전술은 정찰위성감시망을 통해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의 위치를 추적한 다음, 초정밀유도기능을 가진 대함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항공모함을 격침시킨다는 전술이다. 그들에게는 그런 전술밖에 없다. <사진 3>

그와 달리, 조선인민군에게는 항공군이 사용하는 항모격침전술도 있고, 전략군이 사용하는 항모격침전술도 있고, 해군이 사용하는 항모격침전술도 있다. 변화무쌍한 실전상황에 맞춰 허다한 항모격침전술을 개발하였으니, 그처럼 뱃심이 든든한가 보다. 천변만화하는 기상천외한 전술들을 집중적으로 연구, 개발하는 곳이 김정일군사연구원이다.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연구원이 창립 60주년을 맞은 2012년 10월 29일 김정일군사연구원으로 개칭되었고, 연구역량을 대폭 강화하였다. 그곳에서 지난 65년 동안 전술을 계속 개발해왔으니, 조선인민군의 전술이 얼마나 다종다양한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2017년 4월 29일 조선이 전개한 전략적 핵압박 제7차 공세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항모격침전술을 연습한 것이었다. 조선은 아직 정찰위성을 갖지 못했으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와 공중폭발식 전자기파공격(EMP attack)을 결합시킨 독자적인 항모격침전술을 연습하였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와 무인핵공격기를 결합시킨 또 다른 항모격침전술도 가지고 있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3년 11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증개축하고 있는 김정일군사연구원 청사건설현장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김정일군사연구원이 개발하였고, 전략군 화성포병부대가 연습한 항모격침전술은 동해의 작전환경에 최적화된 전술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방현-5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를 출동시켜 동해에 나타난 항모타격단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사거리가 550km인 화성-5를 항모타격단 상공으로 기습발사하여 항모타격단을 무력화할 수 있다. 그 탄도미사일 전투부에 핵탄두가 장착되었으므로, 공중폭발식 전자기파공격으로 항모타격단 전체를 일거에 무력화할 수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일군사연구원이 개발하였고, 전략군 화성포병부대가 연습한 항모격침전술은 동해의 작전환경에 최적화된 전술이다. 동해는 강원도 원산에서 일본 동해쪽 해안까지 최장거리가 약 1,000km밖에 되지 않는 비좁은 바다이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항속거리가 2,000km인 방현-5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를 출동시켜 동해에 나타난 항모타격단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미국 해군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신형 함재기 수퍼호넷(Super Hornet)의 전투비행거리는 700km밖에 되지 않는데, 전시에 그런 함재기를 출격시켜 조선의 내륙지방을 타격하려면 항모타격단이 조선의 동해안에서 약 500km 떨어진 해상까지 접근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항모타격단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그런 치명적인 약점을 간파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사거리가 550km인 화성-5를 여러 발도 아니고 딱 1발만 항모타격단 상공으로 기습발사하여 항모격침전술을 전개할 수 있다. 화성-5 탄도미사일 전투부에는 핵탄두가 장착되었으므로, 공중폭발식 전자기파공격으로 항모타격단 전체를 일거에 무력화하는 것이다. <사진 4>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공중폭발식 전자기파공격으로 항모타격단을 무력화시키는 “주체적인 로케트전법”을 완성한 때는 2014년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화성-5 탄도미사일을 동해쪽으로 발사하는 연습들을 2014년 한 해 동안 집중적으로 시행한 것을 보면,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7년 4월 29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주체적인 로케트전법”을 또 다시 사용하여 제1항모타격단을 격침위험으로 몰아넣었다. 간담이 서늘해진 미국군 지휘부는 쉬쉬하며 덮어두었지만, 그것은 제1항모타격단이 동해 해상작전구역으로 들어서는 시각에 맞춰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들에 장착된 수많은 각종 전자장치들을 공중폭발식 전자기파공격으로 모조리 녹여버리는 매우 심각한 격침위험이었다. 전자장치들이 녹아버리면, 작전통제망, 레이더망, 무선통신망, 함재기, 미사일 등이 모조리 무용지물로 되고, 항모타격단을 기동시키는 전원 자체가 끊긴다. 전원이 끊긴 항모타격단은 거대한 고철바가지로 변하여 동해를 표류할 것이다. 구조연락을 발신할 수도 없고, 본부연락을 수신할 수도 없다. 미국 해군 소속 정찰기가 그 고철바가지들을 발견한 뒤에 구난함과 예인선이 현장으로 허겁지겁 달려갈 때까지 정처 없이 표류할 것이다. 

조선이 동해에서 공중폭발식 전자기파공격연습을 단행하였다는 긴급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튿날(4월 30일)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Fox News)>와 대담하면서 미국에 불안과 공포가 엄습하고 있는 급박한 현실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였다.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내 말은, 누가 안전하다는 말인가? 그(김정은 위원장)는 핵무기를 가졌다. 나는 그들(항모타격단)이 매우 안전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매우 용감한 병사들이다. 그들은 매우 용감한 군대이며, 그들은 상황을 알고 있다. 우리의 28,000명 군인들이 바로 거기(한국)에 있지만,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여기에 있는 우리도 안전하지 않다. 만일 그가 장거리미사일을 가졌다면, 우리도 또한 안전하지 않다.”


3. 대통령의 탁자 위에 놓인 최후의 선택방안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2017년 4월 30일 미국 <ABC> 텔레비전방송과 대담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한 북조선에게 보내는 당신의 메시지는 무엇인가?”라고 물은 대담자의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항모타격단을 격침위험으로 몰아넣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공중폭발식 전자기파공격연습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으랴. 그래서 그는 막말쟁이라는 세간의 소문이 무색하게 “곧 보게 될 것이요. 그렇지 않소?”라고 대충 얼버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못할 심정을 미처 간파하지 못한 대담자가 “그건 군사행동을 뜻하는가?”고 엉뚱한 질문을 다시 꺼내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 보게 될 거요”라고 하면서 직답을 피했다.

위에 인용한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에 보내는 자신의 메시지를 세상 사람들이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가 보낸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그 대담을 진행한 다음날인 2017년 5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 통신>과 대담하면서 조선에 보내는 자신의 메시지를 세상에 공개하였다. 전 세계를 놀라움으로 술렁이게 만든, 그리하여 세계 정치사에 기록될 그 메시지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만일 내가 그(김정은 국무위원장)를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나는 정말로(absolutely), 나는 영광스럽게도 그렇게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만일 적절한 환경이 조성된다면(under the right circumstances), 나는 그렇게 하겠다. 거의 모든 정치인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겠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면 그를 만나겠다는 거다. 이건 특별보도감이다.”

조미정상회담을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꺼내놓은 돌출발언이 아니었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그는 평화적 해결에 관해 두 차례나 거듭 발언하였고, 자신의 메시지를 조선에 보내겠다고 예고한 직후에 조미정상회담을 예고한 메시지를 세상에 공개한 것이었다. 이런 일련의 행동을 살펴보면, 평소에 말을 함부로 한다는 비판을 받는 그이지만, 이번에 조미정상회담을 예고한 그의 메시지는 신중히 생각하고 꺼내놓은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연이은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미국에 불안과 공포가 엄습해오는 것을 직감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미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조미정상회담을 예고한 자신의 메시지를 분명한 어조로 밝힌 것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이것은 그가 조선과 맞선 담력전에서 완패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요즈음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대조선정책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모든 선택방안들은 탁자 위에 있다(all options are on the table)”고 답변하곤 하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리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탁자 위에 조미정상회담이라는 최후의 선택방안이 놓여있다고 밝혔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낸 북극성-4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다.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탄길이가 24m. 탄지름이 1.9m. 사거리가 12,0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그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종이나 공개함으로써 절정에 이르렀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미국에 불안과 공포가 엄습하는 것을 직감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가 꺾이고 겁을 먹었다. 그래서 그는 미국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조미핵대결을 평화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한 조미정상회담을 예고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처럼 분명한 어조로 예고한 조미정상회담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언급한 것처럼,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회담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조미핵대결을 평화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한 조미정상회담인 것이다. <사진 5>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미핵대결의 평화적 종식은 오직 평화협정 체결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수 없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조선은 미국에게 평화협정을 줄곧 요구해왔고, 미국은 평화협정이라는 말 자체를 기피하면서 정전상태를 줄곧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7년에 이르러 미국은 조선의 평화협정 체결요구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가장 심각한 궁지에 몰렸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가 그런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걸 알아야 급속한 정세변화의 방향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응당 조선 외무상과 미국 국무장관이 일련의 평화회담을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사람들은 예상했지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난 날 북베트남은 베트남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미국을 상대로 1969년 8월 4일부터 1973년 1월 27일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평화회담을 진행하였지만, 베트남전쟁은 핵무력의 대결이 아니라 재래식 무력의 대결이었으므로 그들이 겪은 상이한 경험을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는 과정에 그대로 대입시킬 수 없다. 조선과 미국의 평화협정 체결에는 그에 맞는 새로운 공식이 적용되어야 한다. 새로운 공식이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 장관급 평화회담을 여러 차례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조미정상회담을 단 한 차례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조미정상회담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조선의 핵공격위험으로 생사기로에 놓인 주한미국군 28,000명을 한반도 밖의 안전지대로 완전히 철수하는 문제이므로, 조미정상회담은 사실상 철군회담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조미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합의하게 된다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핵공격위험으로부터 미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의 안보를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된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아니 미국에게 있어서 미국의 안보는 한국의 안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중한 문제다. 그래서 미국이 자국의 안보를 지키느냐 아니면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느냐 하는 양자택일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응당 미국의 안보를 유지하고 한국의 안보를 포기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 앞에서 불안과 공포를 직감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 양자택일의 벼랑끝에 몰려있는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런 결정을 내릴 때다. 아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를 유지하고 한국의 안보를 포기하는 최후의 선택방안을 이미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조미정상회담을 예고한 메시지를 조선에 보낼 생각을 할 수 있었겠는가!


4.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적절한 환경, 무슨 뜻일까?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말년에 추진하다가 중도반단하였던 조미정상회담 추진계획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미정상회담 예고발언이 그런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였다. 17년 전 추진계획에서 주목되는 것은, 조미정상회담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는 점이다. 2000년 6월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자 정치군사적 긴장이 결정적으로 완화되었으며, 자주적 평화통일을 향한 극적인 전환국면이 열리게 되었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바로 그런 질적으로 새롭게 변화된 환경 속에서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만일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했고, 그리하여 정치군사적 긴장이 완화되지 않았더라면, 조미정상회담 추진계획도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역사적 경험을 살펴보면,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영광스럽게 만나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무슨 뜻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그 발언에 들어있는 적절한 환경이라는 말은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어 정치군사적 긴장이 결정적으로 완화되는 것을 뜻한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00년 6월 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용기편으로 평양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과 상봉하는 역사적인 장면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은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6.15 공동선언을 채택, 발표하였고, 그로써 정치군사적 긴장은 결정적으로 완화될 수 있었다. 이번에 시행되는 한국의 대통령선거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후보가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조미정상회담도 성사될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 글이 <자주시보>에 발표되고 하루가 지나면, 한국에서 대통령을 선거하는 날인데, 이번 대선에서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이룩한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계승하여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대선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미정상회담을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은 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대선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란 것이 확실해 보인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후보가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사진 6>

17년 전, 클린턴 행정부가 수립했던 조미정상회담 추진계획은 2000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급진전되었다. 6개월 동안에 전개된 급진전과정을 열거하면, 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과 남북정상회담 → 10월 9일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미국방문과 클린턴 대통령 접견 → 10월 12일 조미공동코뮈니께를 평양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발표 → 10월 23일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K. Albright) 국무장관의 평양방문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접견 → 12월 중으로 예정된 클린턴 대통령의 평양방문계획이었다. 실로 숨가쁘게 이어진 추진일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5월 중에 중동과 유럽을 각각 공식방문하게 된다. 그 다음에 그가 공식방문할 지역은 동북아시아와 러시아밖에 없다. 그가 동북아시아를 방문하면,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일본을 빼놓지 않을 것이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공식 초청을 받아놓았으니 베이징도 가봐야 한다. 새로 취임한 한국 대통령은 기존 관례에 따라 워싱턴으로 초청할 것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도꾜와 베이징을 거쳐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극적인 국면전환으로 급진전이 이루어지면, 6개월쯤 지난 뒤에 그런 가능성이 실현되지 않을까.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그 회담은 조선과 미국 사이에 걸려있는 중대현안들을 한 번에 일괄타결하는 담판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견된다. 담판형식으로 진행될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철군에 대한 상응책을 제시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상응책은 무엇일까?  

▲ <사진 7> 이 사진은 2000년 10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방장관을 환영하는 만찬 중에 축배를 드는 장면이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조선을 공식방문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결정하였고, 자신의 평양방문을 조미공동코뮈니께를 통해 공식화하였으며, 사전준비를 위해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평양에 보냈다. 빌 클린턴은 나중에 털어놓은 회고담에서 만일 2000년 11월 8일 대선에서 당선된 조오지 부쉬가 자신의 평양행을 극구 만류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2000년 12월 중에 예정한 대로 평양을 방문하였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조미정상회담 추진계획을 중도반단하였지만,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천지개벽이 다가오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만일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고 조선침공연습을 중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에 상응하여 핵시험과 중장거리미사일발사를 중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견된다. 외교협상에서는 그런 상호성의 원칙이 으레 적용되는 법이다. 그렇게 되면 조미핵대결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것이며, 그로써 전쟁위험이 해소되고 평화가 실현되는 것이다. <사진 7>

조선이 핵시험과 중장거리미사일발사를 중지하는 것을 미국의 전문가들은 ‘핵동결(nuclear freeze)’이라 한다.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하는 조선의 핵동결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면, 그것은 미국이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고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고서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조선정책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모든 선택방안들이 탁자 위에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하는데, 그들의 탁자 위에 있는 여러 가지 선택방안들 중에는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선택방안도 있다. <월스트릿저널> 2017년 3월 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백악관 국가안보관리들이 검토한 여러 가지 선택방안들 가운데는 “북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틸러슨 국무장관은 2017년 4월 28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과 진행한 대담에서 앞으로 미국이 조선과 협상을 벌이면 조선에게 핵폐기를 요구할 것처럼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가 주장한 조선의 핵폐기는 이루어질 수 없는 몽상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정세분석가들 가운데 조선의 핵폐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둔한 사람은 없다. 그들은 조선의 핵동결을 현실적인 선택방안으로 생각한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NPR>과의 대담 중에 주장한 조선의 핵폐기라는 것은 그의 개인적 견해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미국 언론매체와 대담하면서 조선정책에 대해 언급할 때, 자기의 개인적 견해를 마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결정사항인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결정사항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으므로, 그렇게 우겨도 사실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를테면, 2017년 4월 30일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이 <팍스 뉴스>와 대담하면서 꺼내놓은 발언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을 조선정책에서 제외시켰다는 미국 언론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는데도,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조선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자기의 개인적인 견해를 언급하였다. 그는 백악관에서 강경파의 수장이므로, 그런 강경한 견해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틸러슨 국무장관도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처럼 미국 언론매체를 상대로 대담하면서 자기의 개인적 견해인 조선의 핵폐기를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국가안보관리들이 2개월 동안 검토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조선정책의 여러 가지 선택방안들 가운데서 어느 한 가지 선택방안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사람은 틸러슨 국무장관이나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핵동결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지만, 미국의 철군문제와 조선의 핵동결문제를 담판형식으로 일괄타결하게 될 조미정상회담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조선과 미국이 대사급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문제도 일괄타결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천지개벽을 예감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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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2

미몽에 빠진 백악관을 향해 매서운 채찍을 든 조선

[한호석의 개벽예감](248)
자주시보 2017년 05월 0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트럼프와 헤일리의 입에서 갑자기 평화발언이 튀어나온 까닭
2. 연방상원의원 100명 전원을 백악관 특수보안시설로 불러들인 트럼프
3.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여 조선을 핵폐기로 유도하려는 트럼프의 조선정책
4. 조선의 첫 번째 채찍은 항모타격단 수장시킬 공중폭발탄 발사연습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4월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북부 위스칸신주 최남단에 있는 크노샤시를 방문한 길에 지역텔레비전방송과 대담하는 장면이다. 사전준비가 없이 즉석에서 진행한 대담이었으므로, 그의 생각이 꾸밈없이 드러났다. 그는 대담 중에 "바라건대, 그(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평화를 원하고, 우리도 평화를 원한다. 이것이 마지막 해결로 되겠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을 향해 협박발언을 내던지는 막말쟁이 대통령의 입에서 조선과 미국의 평화실현이 마지막 해결책으로 될 것이라는 말이 튀어나온 데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트럼프와 헤일리의 입에서 갑자기 평화발언이 튀어나온 까닭

조미핵대결이 격화되고 있었던 2017년 4월 18일,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그런 험악한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뜻밖의 발언을 꺼내놓으며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 날 그는 미국 중북부 위스칸신주 최남단에 있는 크노샤(Kenosha)시를 방문하였는데, 거기서 지역텔레비전방송 WTMJ-TV와 짤막한 대담을 진행하였다. 사전준비가 없이 즉석에서 진행한 대담이었으므로, 그의 생각이 꾸밈없이 드러났다. 그래서 그 대담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대담발언에서 한 대목을 인용하면 이렇다.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함)가 실제로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처지에 내가 처해 있고, 우리는 그 문제에 관해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바라건대, 그도 평화를 원하고, 우리도 평화를 원한다(Hopefully, he wants peace and we want peace). 이것이 마지막 해결로 되겠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아야 할 것이다.” <사진 1>

조선을 향해 협박발언을 내던지는 막말쟁이 대통령의 입에서 조선과 미국의 평화실현이 마지막 해결책으로 될 것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다니, 그가 실언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만큼 믿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갑자기 평화발언이 튀어나온 때로부터 일주일 전인 지난 4월 11일 그는 <팍스 비즈니스(Fox Business)>와 대담하면서 “우리는 함대(칼 빈슨 항모타격단[Carl Vinson CSG]을 뜻함-옮긴이)를 보낸다. 아주 강력하다. 우리는 잠수함들을 가졌다. 항공모함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 이 점을 나는 말할 수 있다”고 하면서 조선을 겨냥한 핵공갈을 늘어놓았었다.

나중에 드러난 사실이지만, 당시 칼 빈슨 항모타격단은 싱가포르를 출발하여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북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 해군과 합동훈련을 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북쪽에 있는 티모르해(Timor Sea)를 향하여 적도를 넘어 남하하고 있었다. 항모타격단의 출동 및 항로는 대통령에게 보고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칼 빈슨 항모타격단의 남하를 모를 리 없었으나, 그는 사실과 다른 핵공갈을 늘어놓으며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였다. 미국 대통령이나 고위각료들이 내뱉는 핵공갈은 언제나 허풍과 짝을 이루는 법이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허풍을 잔뜩 묻힌 핵공갈로 조선을 자극하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갑자기 평화발언이 튀어나온 것은 그냥 지나칠 예삿일이 아니었으되, 미국이 조선을 압박하고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허위선전에 현혹된 미국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사롭지 않은 평화발언을 외면하였다.

그런데 예사롭지 않은 평화발언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조선을 자극하는 독설과 험담으로 악명 높은 니끼 헤일리(Nikki Haley)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2017년 4월 18일 뉴욕 맨해튼에 있는 유엔본부 청사에서 외신기자들과 만나 “북조선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미국은 북조선과 싸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북조선이 미국에게 싸울 구실을 주지 않으면, 미국도 북조선과 싸울 이유가 없다는 현실을 북조선은 알아야 할 것”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익명의 관리들의 수다스런 입을 빌려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이니 선제타격설이니 하는 험악한 소문을 언론에 퍼뜨리며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키고 있었던 때,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입에서 평화발언이 갑자기 튀어나오다니, 이것도 뭔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헤일리 대사는 왜 같은 날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자기들의 평소 발언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평화발언을 갑자기 꺼내놓은 것일까? 조선을 겨냥한 핵공갈과 선제타격설을 계속하다가 갑자기 평화발언을 꺼내놓은 그들의 태도돌변은 두 가지 충격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북극성-4형의 이동장면이다. 열병식에서 조선이 미국 본토 전역에 핵탄두를 날려보낼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을 공개한 것은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완비하였음을 실물로 입증한 것이다. 그러했으니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각료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 정신적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갑자기 평화발언이 흘러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 번째 충격요인은 조선이 2017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 전역에 핵탄두를 날려보낼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을 공개한 것이다. 조선이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에 더하여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을 추가로 보유한 것은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완비하였음을 실물로 입증한 것이었으니,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각료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정신적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헤일리 대사의 입에서 갑자기 평화발언이 흘러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진 2>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각료들이 조선의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북극성-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고나서, 뭐 그렇게까지 정신적 충격을 받았겠느냐고 되물을 사람도 있겠지만,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당사자들의 심정은 그런 게 아니다. 미국 본토에 기습적인 핵공격을 가할 수 있는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이 출현한 장면을 목격한 미국이 얼마나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는지를 말해주는 사례가 있다.

<팍스 뉴스(Fox News)> 2017년 4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하와이주 의회는 1985년 이후 32년 동안 방치, 폐쇄되었던 하와이 각지의 피폭낙진지하대피소 수 백 개소를 보수하고, 거기에 의약품, 비상식량, 식수를 비축해두는 비상조치를 시행하기로 의결하였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식량과 물자가 들어오는 하와이의 기존 항만시설이 전쟁으로 파괴되는 사태에 대비하여 대안시설을 건설하는 비상조치도 시행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하와이에 있는 피폭낙진지하대피소 수 백 개를 정비, 개축하려면 7년이나 걸린다고 하니, 그들의 비상조치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하와이주 의회가 그처럼 핵탄피격에 대비한 비상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조선과 미국이 전쟁에 돌입하는 경우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핵탄을 장착한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전쟁을 지휘하는 태평양사령부부터 우선적으로 파괴하여 전쟁을 순식간에 결속할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만일 전시에 조선이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사령부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20분 만에 그 공격목표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핵공격 위험에 가위눌려 요즈음 밤잠을 설친다는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Jr.) 태평양사령관의 심경고백이 무슨 뜻인지 누구나 알 수 있다.

만일 조선의 기습적인 선제핵타격으로 태평양사령부가 파괴되어 전쟁지휘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 태평양사령관의 작전지휘를 받는 태평양작전구역의 미국군 123,265명은 전투행동을 중지하고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아야 할 것이다. 워싱턴에 있는 미국군 합참의장이 태평양사령관을 대신하여 태평양작전구역의 전시작전을 지휘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욱이 미국은 선제핵타격을 얻어맞고서도 조선에게 보복핵타격을 감행할 수 없다. 왜냐하면, 조선에 대한 보복핵타격은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전면적인 핵공격을 불러오게 되고, 그로써 미국은 국가로서 자기의 존재를 영원히 끝마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12월 19일 에 실린 상업위성사진인데, 신포 인근에 있는 미사일시험용 지상수직발사대의 모습이 보인다. 이 사진을 보면, 지상수직발사대가 상당히 큰 규모로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은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을 공개한 다음날인 4월 16일 바로 그 지상수직발사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출-점화시험을 전격적으로 진행하였다. 그것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지상수직발사대에 세워놓은 원통형 발사관에서 고압가스로 사출하고 그 로켓엔진을 공중에서 점화하는 예비시험이었다. 조선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탑숭한 전용기가 방한일정에 맞춰 오산미공군기지를 향해 날아가는 시각에 맞춰 그 시험을 단행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이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태평양사령부를 타격하는 경우, 전쟁은 조선의 일방적인 승리로 72시간 안에 결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미국이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이 출현한 것을 보고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것은 과도한 신경반응이 아니다. <사진 3>

두 번째 충격요인은 조선이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을 공개한 다음 날인 4월 16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에 있는 지상수직발사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출-점화시험을 전격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조선이 정체불명의 미사일 1발을 시험발사하였으나 실패하였다고 발표하고 황망히 넘어갔지만, 그것은 시험발사에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그 전날 열병식에 등장했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지상수직에 세워놓은 원통형 발사관에서 고압가스로 사출하고 그 로켓엔진을 공중에서 점화하는 예비시험을 진행한 것이었다. 조선은 마이크 펜스(Mike Pence) 미국 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가 방한일정에 맞춰 오산미공군기지를 향해 날아가는 시각에 맞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출-점화시험을 전격적으로 단행하였고, 그에 관한 긴급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각료들은 또 한 번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조선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출-점화시험을 이튿날 신포 인근에 있는 지상수직발사대에서 전격적으로 진행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각료들은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저지해보려고 조선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식의 협박발언들을 거의 날마다 꺼내놓으면서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 같은 거대전략자산들을 조선반도 인근에 축차적으로 들이미는 판인데, 조선은 그런 협박과 위협에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출-점화시험을 예정된 일정대로 단행한 것이고, 그로써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가 임박했음을 예고한 것이다.


2. 연방상원의원 100명 전원을 백악관 특수보안시설로 불러들인 트럼프 

지금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려는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고, 미국은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막아보려고 거대전략자산들을 계속 동원하고 있다. 대결쌍방이 서로를 향해 각자의 핵타격수단들을 동원하고 있는 조미핵대결은 전례 없이 격화된 담력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담력전에서 우세하기로 소문난 조선이 담력이 약해 정신적 충격을 받기만 하는 미국을 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떠밀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각료들은 담력전이라는 개념조차 알지 못하고 있으니, 그런 위급한 처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금 조선과 미국이 벌이고 있는 담력전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최후의 담력전이다. 이 최후의 담력전에서 승패가 갈리면, 그것으로 조미핵대결은 종식될 것이다. 결전에 돌입할 각오를 가지고 핵타격수단을 끝까지 동원하는 쪽이 담력전에서 이기는 것이고, 핵타격수단을 몇 차례 꺼냈다가 기가 꺾여 슬그머니 거두면서 상대에게 협상하자고 제의하는 쪽이 담력전에서 패하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리고 예상보다 일찍이 조미담력전의 승패를 예감하는 놀라운 일들이 우리의 눈앞에 벌어졌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4월 26일 오후 미국 연방의회 청사 앞에서 연방상원의원들이 대형 버스 2대에 분승하는 장면이다. 그들은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백악관 경내에 있는, 첨단도청방지장치가 설치된 특수보안시설에서 진행된 매우 이례적인 비공개 회합에 참석하였다.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각료들이 총출연하여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극비정보를 연방상원의원 100명 전원에게 설명하는 비공개 회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정책을 추진하려면, 연방의회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므로, 조선정책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먼저 조선의 핵무력의 심각성에 관한 정보를 연방의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비공개 회합을 진행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7년 4월 26일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백악관 경내에 있는, 첨단 도청방지장치가 설치된 특수보안시설에서 매우 이례적인 비공개 회합이 진행되었다.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각료들이 총출연하여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극비정보를 연방상원의원 100명 전원에게 설명하는 비공개 회합이었다. 미국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이 비공개 회합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상원 의장에게 요청하여 성사된 것이다. <사진 4>

비공개 회합을 진행하면서 백악관은 연방상원의원 보좌관을 비공개 회합에 한 사람도 참석하지 못하게 하였고, 연방상원의원들이 사용하는 손전화도 현장에 가져가지 못하게 하였다. 백악관이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은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극비정보를 연방상원의원들에게만 공개하는 회합이었으므로 그처럼 철저한 보안조치가 시행된 것이다.

비공개 회합을 주선한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 대니얼 코우츠(Daniel R. Coats) 국가정보실장,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합참의장이 비공개 회합에 참석하여 설명하도록 하였는데, 비공개 회합이 시작되자 그 자신이 펜스 부통령과 함께 현장에 나타났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핵무력의 심각성에 관해 15분 동안 연설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펜스 부통령과 함께 퇴장하였고, 곧바로 틸러슨 국무장관이 조선의 핵무력의 심각성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의 설명이 끝난 뒤, 그 자리에 참석한 연방상원의원들과의 질의응답이 있었는데, 매티스 국방장관, 코우츠 국가정보실장, 던포드 합참의장이 각각 자기 분야에 해당하는 질문이 나오면, 그에 대해 답변하였다.

철저한 보안조치를 취한 가운데 진행된 비공개 회합이었으므로, 그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비공개 회합에 참석한 연방상원의원들은 자기들이 들은 극비정보를 외부에 발설하지 않기로 하였다. 하지만 비공개 회합에 관한 언론보도내용을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1) 테드 쿠르즈(Ted Cruz) 연방상원의원은 “그것은 길고, 자세한 설명회였다”고 말했고, 크리스 쿤스(Chris Coons) 연방상원의원은 비공개 회합에서 “자신이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하면서, “그것은 정신이 들게 하는 설명회였다”고 말했다. 이런 말을 들어보면, 조선이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보유하였고, 그로써 미국의 국가안보가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비공개 회합에서 거론되었음을 알 수 있다.

(2) <NBC> 텔레비전방송은 비공개 회합에 참석한 연방상원의원들의 발언을 종합한 2017년 4월 26일부 보도기사에서 “점점 더 공격적으로 되어가는 북조선의 위협적인 태도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는 심각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새롭고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없었다”고 논평하였다. <워싱턴포스트> 2017년 4월 26일부 보도기사는 비공개 회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거친 발언을 하였지만 평양에 맞서려는 그들의 노력은 모호하였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행정부들의 해결방안들과 현저하게 다른 정책을 갖지 못했다”는 몇몇 연방상원의원들의 평가를 전하였다. 어떤 연방상원의원들은 자기들이 비공개 회합에서 트럼프로부터 조선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듣게 될 것으로 기대하였지만, 그런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고 불평하였다. 캐멀러 해리스(Kamala D. Harris) 연방상원의원은 “이번 설명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조선에 대한 포괄적인 전략을 갖지 못했다는 나의 깊은 우려를 확인시켜주었다”고 말했다.

위에 인용한 발언들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정책을 확정해놓고서도 그것을 발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번에 연방상원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비공개 회합에서도 조선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조선정책을 발표하지 않고, 감추고 있는 것일까? 그 까닭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과의 협상을 앞두고 자기의 협상전략이 조선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과의 협상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조선에 대한 핵공갈과 제재압박만 계속하려고 한다면, 조선정책을 외부에 발표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정책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그가 조선과의 협상을 준비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반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협상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조선정책을 추진하려면 연방의회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므로, 조선정책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먼저 조선의 핵무력의 심각성에 관한 정보를 연방의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비공개 회합을 진행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비공개 회합이 끝난 직후, 틸러슨 국무장관, 매티스 국방장관, 코우츠 국가안보실장의 공동명의로 성명이 발표되었는데, 이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공동성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을 압박하다가 때가 되면 조선과 협상하겠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3.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여 조선을 핵폐기로 유도하려는 트럼프의 조선정책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조선과 협상을 시작하려고 한다는 사실은 아래에 열거하는 몇 가지 사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첫째, <파이낸셜 타임스> 2017년 4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 브라이언 후크(Brian H. Hook)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이 지미 카터(Jimmy Carter) 전 대통령을 찾아가 조선과 미국을 화해시키려는 행동을 시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였다고 한다. 국무부 고위관리가 카터 전 대통령에게 그렇게 요청한 까닭은, 조선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를 보다 못한 카터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조선정책이 무엇인지 알고 싶으니 설명해달라고 요청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미 카터는 조미관계가 극도로 긴장되었던 지난 시기에 전직 대통령의 신분으로 평양을 방문하여 긴장을 완화하는 민간외교활동을 몇 차례 벌인 적이 있는데, 백악관은 그런 그가 이번에도 평양을 방문하여 민간외교활동을 벌이면 자기들이 시작하려는 조선과의 협상에 혼선을 빚을까 우려한 나머지 국무부 고위관리를 급파하여 카터 전 대통령에게 이번에는 나서지 말라고 자제를 요청하였던 것이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 기자와 진행한 대담 중에 “우리와 북조선이 굉장한 갈등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전 대통령들을 괴롭혔던 (조선과 미국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다. 우리는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그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그가 조선과 협상하려는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4월 27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대담을 진행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담을 마친 직후 창 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그는 대담 중에 "우리와 북조선이 굉장한 갈등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전 대통령들을 괴롭혔던 (조선과 미국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다. 우리는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그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이라고 말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과 협상하려는 의사를 표명한 다음 날인 4월 28일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국의 공영라디오방송 <NPR>과 진행한 대담에서 조선과 협상하려는 자기들의 속셈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협상은 다자회담이 아니라 조미직접협상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담 중에 조선과의 직접협상은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도”라고 말했다.

(2)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협상의 전제조건은 조선의 태도변화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담 중에 이렇게 말했다. “북조선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은 앞으로 있게 될 대화를 향한 그들의 태도를 바꾸게 만드는 것이다. (줄임) 이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안보를 어떻게 실현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그들의 관점을 바꾸게 만들도록 다른 나라들에게 요구하면서 외교적 압박과 함께 온갖 제재를 이행하여 그들을 압박하는 접근법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위와 같은 발언은 조선의 태도변화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삼겠다는 것인데, 그런 발상은 이전 행정부들이 20년 동안 시도해보다가 실패한 협상전략을 또 다시 반복하려는 것이다. 

(3)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협상의 의제는 조선의 핵폐기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담 중에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북조선은 올바른 의제를 가지고 우리와 회담할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올바른 의제라는 것은 (북조선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또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그들의 행동(핵활동을 뜻함-옮긴이)을 멈추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제는 지난 20년 동안 있어 왔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협상의제가 잠정적인 조치 곧 조선의 핵동결이 아니라 영구적인 조치 곧 조선의 핵폐기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래서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된 한반도다. 이 목표는 중국의 목표와 같다. 우리의 목표가 비핵화된 조선반도라는 점은 명백하다. 이것은 중국의 국가정책이며 또한 우리의 국가정책이며, 역내 우리 동맹국들의 국가정책이다. 한 가지 덧붙이는 것은 우리가 조선반도에서 핵무기를 철수하여 우리의 몫을 했으니, 이제는 북조선이 그들의 핵무기를 제거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4월 28일 틸러슨 국무장관이 자기 집무실에서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과 대담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담에서 조선과 협상하려는 자기들의 속셈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틸러슨의 대담발언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압박과 제재로 조선의 태도를 바꾸게 만들어 핵폐기를 목표로 하는 조미직접협상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압박과 제재로 조선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현실을 배반한 미몽이다.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여 조선을 핵폐기로 유도할 수 있다고 믿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생각이야말로 미몽 중의 미몽이며, 조미핵대결의 폭발을 유발시켜 미국을 멸망으로 떠밀어버릴 악몽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틸러슨 국무장관의 위와 같은 발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조선정책은 조선을 압박하여 그들의 태도를 변화시키려고 하였으나 태도변화는커녕 전쟁위험만 고조시켰던 이전 행정부들의 실패한 조선정책과 전혀 다를 바 없으며, “조선의 핵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추구하였지만 조선으로부터 전면배격을 받았던 이전 행정부들의 실패한 조선정책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사진 6> 

압박과 제재로 조선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현실을 배반한 미몽이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태도변화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조선의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 압박을 더욱 가중한다면, 그것은 부글부글 끓는 비등점에 이른 조미핵대결을 대폭발로 끌어가는 전쟁도발행동으로 될 것이다. 이전 미국 행정부들은 조선의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 압박과 제재를 하다가 조선의 전술적 핵압박공세를 받고 협상으로 돌아서는 행동을 반복하였지만, 조선이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는 지금은 그런 과거상황과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황을 오판하여 조선의 태도를 변화시켜보겠다고 하면서 압박과 제재를 더욱 가중시킨다면, 비등점에 이른 조미핵대결은 결국 대폭발을 일으킬 것이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태도를 변화시키려는 압박과 제재를 중단하고, 조선의 핵폐기를 의제로 삼는 협상을 시작하자고 조선에게 제의해도, 조선은 그런 협상제의를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헛소리로 여겨 일축해버릴 것이다. <아사히신붕> 2016년 12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2012년 4월부터 2015년 9월까지 기간에 미국 중앙정보국 부국장을 적어도 네 차례 이상 평양에 밀파하여 조선의 핵폐기 문제를 협상하자는 제의를 반복하였으나 조선은 번번이 그 제의를 일축하였다고 한다. 

조선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언해오는 것처럼, 조선의 핵폐기는 감히 생각도 하지 못할 일이고, 말도 꺼내지 못할 어림없는 일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조선의 핵폐기를 위한 조미협상은 협상 자체가 시작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다.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여 조선을 핵폐기로 유도할 수 있다고 믿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생각이야말로 미몽 중의 미몽이며, 조미핵대결의 폭발을 유발시켜 미국을 멸망으로 떠밀어버릴 악몽이다. 이전에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다가 실패로 끝난 전략적 인내정책을 폐기하였다고 밝힌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가 시도하였다가 실패로 끝난 조선의 핵폐기를 위한 조미협상을 재개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참 어리석기 짝이 없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보유한 지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선택범위는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으로 좁혀졌다. 모든 선택방안들을 탁자에 올려놓았다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주장은 허풍을 떠는 소리로 들린다.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만이 조미핵대결을 종식시켜 미국의 국가안보를 파탄위험에서 건질 유일한 자구책이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4년 6월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전략군 전술로케트발사훈련의 한 장면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그 발사훈련을 계기로 주체적인 로케트사격방법이 완성되었다고 보도하였는데, 강원도 원산 인근 해안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함경북도 김책만 인근 해상으로 날아가 낙탄하였다. 그로부터 근 3년이 지난 2017년 4월 29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김책만 상공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였다. 평안북도 북창에 있는 초평비행장 인근에서 발사된 이 탄도미사일은 김책만 상공으로 300-400km를 날아갔다. 그런데 해상에 낙탄하지 않고 공중에서 폭발하였다. 이것은 조선 해안에서 300-400km 떨어진 동해 해상작전구역에 출동한 미국 항모타격단을 향해 전술핵탄을 장착한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그들의 머리 위에서 공중폭발시키는 항모공격 미사일발사연습이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4. 조선의 첫 번째 채찍은 항모타격단 수장시킬 공중폭발탄 발사연습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면 조선을 핵폐기로 유도할 수 있다고 믿는 미몽에 빠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그런 그들을 향해 조선은 이전보다 더 매서운 채찍을 들 것이다. 매서운 채찍이란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수위를 최고로 높이는 것이다. 조선이 얼마 전에 단행한 탄도미사일 발사연습이 그런 단호한 행동의 일환이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조선은 2017년 4월 29일 오전 5시 30분경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방위각 49도의 북동방향으로 발사했는데, 최고고도가 71km에 이르렀고, 몇 분 간 비행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하였다고 한다. 조선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질겁하는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그 미사일 발사가 실패하였다고 서둘러 발표하고 넘어갔지만, 현실은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 아래의 사실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7>

(1) 탄도미사일의 최고고도가 71km라면, 사거리가 500km 이하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인데, 그런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몇 분 동안 비행하였으므로 300~400km를 날아간 것이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탄도미사일 비행시간을 공개하지 못하고 몇 분 동안 비행하였다고 모호하게 얼버무린 까닭은 그 탄도미사일이 300~400km를 날아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실패설을 조작, 유포하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2) 한국군 합참본부는 그 탄도미사일 발사지점도 정확하게 대주지 안고 그냥 “북창 일대”라고 얼버무렸다. 북창 일대라고 하면, 북창읍을 말하는 것인지, 북창비행장을 말하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 북창군에는 미그-29를 운용하는 조선인민군 항공군 최정예 부대가 주둔하는데, 그 부대가 바로 제1사단 제60비행련대이며, 그 부대가 주둔하는 곳이 초평비행장(일명 북창비행장)이다.
위와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민간거주지인 북창읍 인근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았으므로, 초평비행장 인근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3) 초평비행장 인근에서 방위각 49도의 북동방향으로 발사하였다면, 함경북도 김책만 상공으로 날아간 것이다. 조선은 이전에도 함경북도 김책만 상공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2014년 6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 원산 인근 해안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 3발을 김책만 상공을 향해 연속 발사하였다. 그 날의 시험발사에 관해서는 2014년 6월 30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나의 글 ‘화성-11호 능가하는 북의 경이적인 전술유도탄’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는데, 그 탄도미사일은 발사위치로부터 200km 떨어진 곳에 있는 1m 크기의 고정물체를 족집게 식으로 타격하는 초정밀미사일이었다.

▲ <사진 8>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모의핵탄을 장착한 탄도미사일 1발을 김책만 상공으로 기습발사하였던 바로 그 날, 칼 빈슨 항모타격단이 동해의 해상작전구역에 나타났다. 위의 사진은 칼 빈슨 항모타격단이 서태평양 어느 해역을 항진하는 장면이다. 겉모습은 굉장해 보이지만, 실제는 허풍이 끼어있다. 항모타격단이 나타나는 동해의 해상작전구역은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해역에 있다. 조선인민군 해군과 항공군의 기습공격위험을 우려하는 허풍선이 항모타격단은 울릉도 북쪽 바다로는 감히 올라가지 못한다. 칼 빈슨 항모타격단이 동해의 해상작전구역에 나타난 것은 제 발로 사정권 안에 들어선 것이다. 칼 빈슨 항모타격단이 거기에 나타나주기를 기다리던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항모공격 미사일발사연습을 단행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3년 전과 달리,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해수면에 낙탄한 것이 아니라 예정된 타격목표에 이르러 해수면에 낙탄하지 않고 해수면으로부터 수 km 고도에서 공중폭발하였다. 미국 태평양사령부와 한국군 합참본부는 바로 그 공중폭발현상만 부각시키면서 시험발사가 실패하였다는 엉터리 분석을 내놓았다. 탄도미사일이 300~400km를 날아가 공중에서 폭발한 것은 공중폭발탄을 정상적으로 발사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선 해안에서 300~400km 떨어진 동해 해상에서 움직이는 이동물체를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그 이동물체 머리 위에서 공중폭발하는 새로운 유형의 발사연습을 진행했던 것이다. <사진 8>

이 새로운 유형의 발사연습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전술핵탄을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동해에 출동한 미국 항모타격단을 향해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그들의 머리 위에서 공중폭발시키는 항모공격 미사일발사연습을 진행한 것이다. 항모타격단 머리 위에서 전술핵탄이 공중폭발하면 강력한 전자기파가 발생하여 항모타격단을 움직이는 각종 전자장치들을 모조리 녹여버릴 수 있다. 전자장치들이 녹아버린 항모타격단은 공격력과 방어력을 모두 상실한 채 바다에서 표류하는 거대한 고철바가지 이외에 다른 게 아니므로, 조선인민군 항공군 전투기들의 집중공격을 받으면 1시간 만에 수장될 것이다.

그런 허풍선이 항모타격단이 쩍하면 모습을 드러내곤 하는 동해의 해상작전구역은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해역이다. 조선인민군 해군과 항공군의 기습공격위험을 우려하는 허풍선이 항모타격단은 울릉도 북쪽 바다로는 감히 올라가지 못한다. 그런데 지난 시기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동해 상공으로 미사일을 기습발사하곤 하였던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에서 울릉도 동남쪽에 있는 항모타격단 해상작전구역까지 거리는 약 400km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모의핵탄을 장착한 탄도미사일 1발을 김책만 상공으로 기습발사하였던 바로 그 날, 칼 빈슨 항모타격단이 동해의 해상작전구역에 나타났다. 제 발로 사정권 안에 들어선 것이다. 칼 빈슨 항모타격단이 거기에 나타나주기를 기다리던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항모공격 미사일발사연습을 단행하였다.

이런 심층정보를 파악하면, 칼 빈슨 항모타격단이 동해의 해상작전구역에 나타난 것은, 미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전략자산을 동원한 대조선 압박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전술핵탄미사일 사정권 안으로 들어가 수장을 자초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이런 기막힌 사정을 알 턱이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항모타격단을 동해에 출동시키는 압박으로 조선의 태도를 바꿔놓겠다는 미몽에 빠져 오늘도 집무실과 골프장을 뻔질나게 오가고 있다. 옛 병서에 이르기를, 최상의 전법은 적의 모략을 분쇄하는 것(上兵伐謨)이라 했거늘, 지금 조선은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트럼프 행정부의 모략적 대조선전략,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여 조선을 핵폐기로 유도하려는 모략적 대조선전략을 깨버리려고 한다. 그래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미몽에서 깨어나 굴복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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