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8

미국의 핵무력증강은 패망 자초할 경거망동

[한호석의 개벽예감](240)
자주시보 2017년 02월 2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밴든벅공군기지에서 솟구쳐 오른 불줄기
2. 이례적인 핵타격연습들이 집중되었던 2015년
3. ‘대통령 정책방침 24’와 ‘제3상쇄전략’
4. 트럼프가 서명한 대통령 비망록 ‘미국군의 재건’
5. 미국이 LRSO와 B61-12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까닭
6. 미국의 핵무력증강은 패망 자초할 경거망동

▲ <사진 1> 이 사진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들어있는 수직발사갱 발사구를 촬영한 것이다. 미국 본토 각지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직발사갱은 모두 450개다. 미국이 수직발사갱들에 실전배치한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모두 440발이다. 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와이오밍주 워런공군기지, 몬태나주 맘스토롬공군기지, 노스 대코다주 미놋공군기지에 각각 분산배치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밴든벅공군기지에서 솟구쳐 오른 불줄기

2015년 3월 23일 오전 3시 36분 어둠에 잠긴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든벅공군기지(Vandenberg AFB)에서 시험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불줄기를 내뿜으며 밤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미국 지구전역타격사령부(Global Strike Command)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밴든벅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576비행시험대대와 와이오밍주 워런공군기지(F. E. Warren AFB)에 주둔하는 제90미사일비행단이 합동으로 그 날 미닛맨(Minuteman)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시험발사하였다고 한다. 그 대륙간탄도미사일 첨두에는 핵탄이 없는 시험용 재돌입체가 장착되어 있었다. 이것은 지구전역타격사령부가 워런공군기지에 실전배치된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밴든벅공군기지로 가져와 야간시험발사를 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미닛맨 III은 3단형 고체로켓을 사용하며, 사거리는 13,000km로 추정된다. 미국 국방부, 에너지부, 전략사령부는 그 날 진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과정에서 수집된 자료들을 분석, 평가하였다.

미국 본토 각지에 있는 수직발사갱(silo)들에 실전배치된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모두 440발인데, 와이오밍주 워런공군기지, 몬태나주 맘스트롬공군기지(Malmstrom AFB), 노스 대코다주 미놋공군기지(Minot AFB)에 각각 분산배치되었다. 그 공군기지 1개소마다 3개 미사일비행대대가 주둔하는데, 1개 미사일비행대대에 배치된 수직발사갱은 50개다. 그러므로 미국 본토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직발사갱 450개가 있는 것이다. 5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통제소가 9개 미사일비행대대의 미사일발사를 통제한다.

그런데 2015년 3월 23일에 진행된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해마다 세 차례씩 진행해오는 연례적인 시험발사가 아니라 특별히 준비된 시험발사였다. 왜냐하면, 그 날 진행된 시험발사는 미국이 연례적으로 진행해오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달리 시험용 재돌입체를 가장 멀리 날려 보냈기 때문이다. 그 날 미닛맨 III에 장착된 시험용 재돌입체는 약 9,700km 정도 날아가 서태평양에 착탄하였다. 종전의 연례적인 시험발사에서는 시험용 재돌입체가 약 6,500km 정도 날아가 착탄하곤 하였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2015년 3월 27일 밴든벅공군기지에서 제2차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되었다. 이번에는 지구전역타격사령부가 몬태나주 맘스트롬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341미사일비행단에서 밴든벅공군기지로 가져온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다. 그 미사일에 장착된 시험용 재돌입체는 나흘 전 시험발사 때보다 훨씬 더 멀리 10,700km를 날아가 괌(Guam)에서 남서쪽으로 약 1,300km 떨어진 서태평양에 착탄하였다. 미닛맨 III 시험발사 최장거리 비행기록이 나흘 만에 갱신된 것이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2015년 5월 20일 지구전역타격사령부는 와이오밍주 워런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90미사일비행단에서 밴든벅공군기지로 가져온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또 다시 시험발사하였다. 그런데 제3차 시험발사에서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펏공군기지(Offutt AFB)에 주둔하는 전략사령부 산하 제625전략작전대대에서 발신한 시험발사명령을 비행 중인 E-6B 미사일발사공중통제기를 통해 밴든벅공군기지에 전송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이례적인 훈련이 진행되었다.

▲ <사진 2> 이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든벅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576비행시험대대 요원들이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장면이다. 미국은 2015년 3월 23일부터 10월 21일까지 밴든벅공군기지에서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다섯 차례나 연속적으로 진행하였다. 그 일련의 시험발사는 해마다 세 차례씩 진행해오는 연례적인 시험발사가 아니라 특별히 준비된 시험발사였다. 이것은 미국이 핵무력증강을 본격화하였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2015년 8월 19일 노스 대코다주 미놋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91미사일비행단이 45년 만에 처음으로 즉각발사태세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그 미사일비행단 산하 제741미사일대대 요원들이 밴든벅공군기지로 이동하여 제4차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2015년 10월 21일 지구전역타격사령부는 와이오밍주 워런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320미사일비행단에서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밴든벅공군기지로 가져가 제5차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해마다 세 차례씩 진행해오던 미국은 2015년에 위와 같은 이례적인 방식으로 그 시험발사를 다섯 차례나 진행하였다.

미국은 조선이 올해 2017년에 처음으로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그토록 반대하면서도, 자기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마음대로 해도 되고,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국제법이 있을 리 만무하다. 미국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반대하는 것이다. 이런 비법적인 행동 하나만 놓고 봐도 미국이 얼마나 제국주의적 전횡에 매달리는지 알 수 있다.


2. 이례적인 핵타격연습들이 집중되었던 2015년

미국의 핵무기전문가들인 핸스 크리스텐슨(Hans M. Kristensen)과 로벗 로리스(Robert S. Norris)가 2016년 3월 2일에 발표한 논문 ‘미국의 핵무력 2016(United States Nuclear Forces 2016)’에 따르면, 미국이 2015년에 다섯 차례 진행한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종전에 진행된 시험발사들에 비해 사거리를 길게 연장하여 러시아만이 아니라 중국 내륙까지 타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발사연습이었다고 한다. 지구전역타격사령부가 미국 본토에서 유라시아대륙을 향해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미사일이 북극해 상공을 지나가게 되고, 따라서 미국이 중국 내륙을 타격하려면 러시아를 타격하는 것보다 더 멀리 쏘아야 한다. 위의 논문에서는 중국 내륙을 타격하는 발사연습을 위해 미국이 사거리를 연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만 서술하였으나, 조선을 타격하려고 해도 사거리를 연장해서 쏘아야 하므로, 조선과 중국을 타격하기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2015년에 미국이 미닛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만 그렇게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 이전에 연례적으로 벌여오던 각종 핵타격연습들도 그 해부터 이례적인 방식으로 대폭 강화하여 벌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 사정은 아래와 같다.

(1) 미국 전략사령부는 2015년 3월 전략핵폭격기 편대를 신속하게 출격시키기 위한 지휘통제연습인 ‘글로벌 라이트닝(Global Lightning) 15’라는 명칭의 핵타격연습을 진행하였다. 이 핵타격연습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유럽사령부의 ‘오스티어 챌린지(Austere Challenge) 15’, 미국 아프리카사령부의 ‘저디셔스 뤼스판스(Judicious Response) 15’, 미국 수송사령부의 ‘터보 챌린지(Turbo Challenge) 15’와 연동되어 진행되었다.

▲ <사진 3> 미국 전략사령부는 2015년 3월 전략핵폭격기 편대를 신속하게 출격시키기 위한 지휘통제연습인 '글로벌 라이트닝 15'라는 명칭의 핵타격연습을 진행하였다. 위의 사진은 그 핵타격연습에 참가한 지구전역타격사령부 소속 B-52H 장거리전략핵폭격기가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를 이동하는 장면이다. 그 핵타격연습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유럽사령부, 미국 아프리카사령부, 미국 수송사령부가 각각 진행하는 전쟁연습들과 연동되어 진행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전략사령부는 2015년 4월 8일 러시아를 겨냥한, ‘폴라 그라울(Polar Growl)’이라는 명칭의 핵타격연습을 진행하였는데, 이 연습은 미국 본토에 있는 공군기지 2개소에서 각각 출격한 B-52H 전략핵폭격기 4대가 장거리를 비행하여 북극과 북해에 동시에 출동하였다가 출격기지로 되돌아가는 공중핵타격연습이었다. 

(3) 지구전역타격사령부는 2015년 5월 4일부터 13일까지 ‘컨스턴트 비질런스(Constant Vigilance)’라는 명칭의 핵타격연습을 진행하였다. 이 연습은 노스 대코다주 미놋공군기지에 배치된 B-52H 전략핵폭격기들에 핵탄순항미사일을 신속히 탑재하고, 미주리주 화이트먼공군기지(Whiteman AFB)에 배치된 B-2 스텔스전략핵폭격기에 핵폭탄들인 B61-1, B61-11, B83-1을 신속히 탑재하는 핵폭격출동연습이었다. 

(4) 지구전역타격사령부는 2015년 11월 2일 북미항공우주사령부와 미국 북부사령부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비질런트 쉴드(Vigilant Shield)’라는 명칭의 핵방어연습과 연계된 ‘글로벌 선더(Global Thunder)’라는 명칭의 핵타격연습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미국은 왜 2015년부터 그처럼 핵타격연습을 대폭 강화한 것일까? 거기에는 두 가지 배경이 깔려있다.


3. ‘대통령 정책방침 24’와 ‘제3상쇄전략’

미국이 2015년부터 핵타격연습을 대폭 강화한 첫 번째 배경은, 2013년 4월 5일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핵무력증강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한 ‘대통령 정책방침 24’를 발령한 것에 있다. 

버락 오바마는 2009년 4월 5일 체코공화국 프라하에 있는 하라차니광장(Hradcany Square)에 모인 환영군중 앞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는 미국의 노력”이니 뭐니 하며 연설했고, 2016년 5월 27일 일본 히로시마(廣島) 폭심지에 있는 평화추모공원을 방문하였을 때도 “핵무기 없는 세계”니 뭐니 하며 연설했지만, 그 연설들은 새빨간 거짓말로 세상을 속인 희대의 사기극이었다. 왜냐하면, 미국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가장 방대한 규모의 핵무력증강을 시작한 장본인이 바로 버락 오바마 자신이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시작한 핵무력증강사업은 1조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예산을 요구한다. 

또한 미국 연방하원들은 오바마에게 미국의 선제핵타격을 금지시키는 ‘선제핵무기불사용정책(No-First-Use Nuclear Weapons Policy)’을 채택하라고 요청하였으나, 오바마는 그 요청을 외면했을 뿐 아니라, ‘지-머신(Z-machine)’이라는 특수장치를 사용하는 신종 핵시험을 12차례나 강행하였다. 입으로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뇌까리면서, 실제 행동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핵무력증강사업을 추진한 버락 오바마야말로 핵광란증에 걸린 정치협잡꾼이라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미국이 2015년부터 핵타격연습을 대폭 강화한 두 번째 배경은, 미국 국방부가 2014년에 이른바 ‘제3상쇄전략(Third Offset Strategy)’을 천명한  데 있다. 

2014년 11월 7일 당시 미국 국방차관 로벗 워크(Robert O. Work)가 캘리포니아주 씨미밸리(Simi Valley)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처음으로 제3상쇄전략에 대해 언급하였고, 11월 14일 당시 국방장관 척 헤이글(Chuck Hagel)이 똑같은 장소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또 다시 제3상쇄전략에 대해 언급하였고, 이튿날 제3상쇄전략에 관한 국방장관 비망록이 발표되었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4년 11월 14일 당시 국방장관 척 헤이글이 캘리포니아주 씨미밸리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린 강연회에 연사로 출연하여 제3상쇄전략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다. 그는 이튿날 제3상쇄전략에 관한 국방장관 비망록을 발표하였다. 앞으로 20년동안 추진될 제3상쇄전략은 차츰 쇠락하는 미국 군사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한편, 군사과학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러시아, 중국, 조선의 도전으로부터 미국의 군사과학기술적 우세를 계속 유지하려는 군사전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척 헤이글이 천명한 제3상쇄전략은 오바마 행정부의 마지막 국방장관이었던 애쉬튼 카터(Ashton B. Carter)를 거쳐 오늘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로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20년 동안 추진될 것이다.

1950년대 중반에 등장한 제1상쇄전략은 미국이 핵무력으로 소련의 재래식 무력을 압도한다는 군사전략이었고, 1970년대 중반에 등장한 제2상쇄전략은 재래식 군비에서 미국군의 양적 열세를 첨단군사과학기술로 반전시킨다는 군사전략이었다. 다시 말해서, 미국의 제2상쇄전략은 첨단군사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정보-감시-정찰체계, 정밀유도무기, 스텔스기술, 군사위성통신체계 및 군사항법체계를 새로 개발함으로써 미국군의 양적 열세를 상쇄하려고 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뀐 2014년에 미국 국방부가 수립한 제3상쇄전략은 차츰 쇠락하는 미국 군사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한편, 군사과학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러시아, 중국, 조선의 도전으로부터 미국의 군사과학기술적 우세를 계속 유지하려는 군사전략이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제3상쇄전략이 아래와 같이 6개 분야에서 추진될 것으로 본다.

(1) 적국의 ‘반접근-지역거부전략 (Anti-access/Area Denial Strategy)에 대응하는 작전능력을 강화한다.
(2) 유도무기체계를 강화한다.
(3) 수중무기체계를 강화한다.
(4) 싸이버작전능력 및 전자전능력을 강화한다.
(5) 로봇병기(robot weaponry)가 도입된 사람-기계협동전투체계 (human-machine teaming combat system)를 개발한다.
(6) 새로운 작전개념 및 모의전쟁연습프로그램을 개발한다.


4. 트럼프가 서명한 대통령 비망록 ‘미국군의 재건’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취임일로부터 닷새가 지난 2017년 1월 27일 국방부를 방문하였다. 국방부에서 그는 마이크 펜스(Mike Pence) 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 겸 미국군 총사령관으로서 대통령 비망록에 서명하였다. 그 대통령 비망록의 제목은 ‘미국군의 재건(Rebuilding the U.S. Armed Forces)’이다. 거기에는 미국의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방침이 수록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비망록에서 미국의 국가안보정책기조가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는 것(to pursue peace through strength)”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혔다. 그가 말하는 힘은 군사력을 뜻하고, 그가 말하는 평화는 제국주의세계지배체제의 안정화를 뜻한다. 따라서 그가 천명한 정책기조는 군사력을 증강하여 제국주의세계지배체제를 안정화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부에서 밀려드는 도전과 공세, 내부에서 심화되는 모순으로 전례 없이 불안정해진 제국주의세계지배체제를 안정화하기 위한 방도는 무력증강밖에 없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이다.

▲ <사진 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일로부터 닷새가 지난 2017년 1월 27일 국방부를 방문하였다. 국방부에서 그는 대통령 비망록 '미국군의 재건'에 서명하였다. 위의 사진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서명한 그 문서를 들어보이는 장면이다. 그 문서에는 미국의 국가안보정책기조가 밝혀져 있으며, 차츰 쇠락하는 미국의 군사력을 재건하는 방도가 수록되어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대통령 비망록에 따르면, 매티스 국방장관은 그 비망록이 발표된 날로부터 30일 안에 미국군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하여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글이 <자주시보>에 실린 2017년 2월 27일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미국군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마감일이므로, 아마도 지금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보고서를 받아보았을 것이다. 매티스 국방장관이 제출한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외부에서 알 수 없지만, 미국군 전투준비태세가 사상 최악 상태에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통령 비망록에 수록된, 미국의 군사력을 재건하는 방도는 아래와 같다.

(1) 위협의 유동성에 대응하는 새로운 군사과학기술을 개발한다.
(2) 전함, 전차, 전투기들을 비롯한 무장장비를 증산한다.
(3) 무인항공기를 증산한다.
(4) 전자전능력, 정보-감시-정찰능력, 현대화된 무기체계를 증강한다.
(5) 싸이버전능력을 강화한다.
(6) 핵무력을 현대화한다.
(7) 미사일방어체계를 개량한다.
(8) 우주전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위에 열거한, 미국의 군사력을 재건하기 위한 8가지 방도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역점을 두는 것은 핵무력 현대화와 미사일방어체계 개량이다. 대통령 비망록에 그런 역점사업이 명시되어 있다.

첫째, 대통령 비망록에 따르면, 미국 국방장관은 수정된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새로운 국방전략을 2018년 1월까지 수립해야 하는데, 새로운 국방전략에는 새로운 핵태세검토(Nuclear Posture Review)가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대통령 비망록에 따르면, 새로운 핵태세검토는 “미국의 핵무력이 현대화되고, 튼튼하고, 신축적이고, 탄력적이며, 21세기의 위협을 억제하기에 적합하고, 미국의 동맹국들과 우호국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확실히 담보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대통령 비망록에 따르면, 새로운 국방전략에는 새로운 미사일격퇴방어검토(Missile Defeat Defense Review)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새로운 미사일격퇴방어검토에서는 “미국 본토와 해외전구(戰區)에서 미사일을 방어하는 우선순위를 결정하도록 하고,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무기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하고, 미사일방어의 정책기획을 전략기획에 통합시키고, 예산배정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도가 해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비망록 ‘미국군의 재건’에 서명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핵무력증강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미국은 앞으로 10년 동안 약 3,50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핵무력증강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뒤를 이어 계속 추진하는 핵무력증강사업이다.

미국의 핵무기전문가들인 핸스 크리스텐슨과 로벗 로리스가 2016년 3월 2일에 발표한 논문 ‘미국의 핵무력 2016’에 따르면, 미국의 핵무력증강에는 아래와 같은 사업목표들이 제시되어 있다고 한다.

(1) 신형 핵추진전략잠수함을 개발한다.
(2) 신형 장거리전략핵폭격기를 개발한다.
(3)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을 개발한다.
(4) 신형 전술핵폭격기를 개발한다.
(5) 기존 열핵탄두인 W76을 개량한 W76-1과 Mk-4 재돌입체를 계열생산(serial production)한다. (기존 W76의 무게는 164kg이며, 핵폭발위력은 100킬로톤이다.)
(6) 개량형 핵폭탄 B61-12와 개량형 핵폭탄 W80-4를 초도생산(initial production)한다.
(7) 핵전쟁지휘통제체계를 현대화한다.
(8) 핵무기생산설비를 현대화한다. 
(9)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개량형 Mk-21A 각개발사식 재돌입체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신형 마크(Mark)-5 각개발사식 재돌입체에 모두 장착되는, IW-1 또는 W78/W88-1이라고 불리는 상호운용열핵탄두를 개발한다.


5. 미국이 LRSO와 B61-12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까닭

위에 열거한 미국의 핵무력증강목표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 개발과 신형 전술핵폭격기 개발이다. 순항미사일에 장착하는 핵탄두도 전술핵탄이고, 전술핵폭격기에 탑재하는 핵폭탄도 전술핵탄이므로, 미국이 신형 전술핵탄을 개발하는 사업에 힘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핵폭발위력은 비교적 낮으면서도 타격정밀도는 높은 신형 전술핵탄(핵탄순항미사일과 전술핵폭탄)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전략핵탄과 달리, 전술핵탄이 실전에서 쉽게 사용될 수 있는 핵무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미국의 신형 전술핵탄 개발은 강한 핵전쟁도발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미국이 개발 중인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은 스텔스기능을 가진 장거리타격순항미사일(LRSO)인데, 그 전투부에 전술핵탄이 장착된다.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이 개발되면, 1970년대에 처음 실전배치된 AGM-86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을 대체할 것이다. 미국은 B-52H 전략핵폭격기와 B-2 스텔스전략핵폭격기에 탑재하기 위해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적국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비행하는 B-52H나 B-2에서 스텔스기능을 가진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을 쏘면, 적국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공격대상을 정밀타격으로 파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늘의 군비통제(Arms Control Today)> 2015년 5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 1,000발을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 <사진 6> 미국이 개발하고 있는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은 스텔스기능을 가진 장거리타격순항미사일이다. 위의 사진은 그 순항미사일을 그린 상상도다. 미국은 B-52H 전략핵폭격기와 B-2 스텔스전략핵폭격기에 탑재하기 위해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 1,000발을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전시에 이 신형 공중발사핵탄순항미사일이 전략핵폭격기에서 발사되면, 적국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공격대상을 정밀타격으로 파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의 신형 전술핵탄 개발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B61 전술핵폭탄을 개량, 증산하는 움직임이다. B61 전술핵폭탄을 개량한다는 말은 신형 유도장치로 타격정밀도를 30m 수준으로 높이고, 핵폭발위력을 50킬로톤으로 줄인다는 뜻이다. 그렇게 개량되는 신형 전술핵폭탄이 B61-12다.

미국은 지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서유럽 각국에 750개소 이상의 핵무기고들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약 7,000발에 이르는 각종 핵탄을 쌓아놓고 있었다. B61 계열 핵폭탄들 가운데 B61-3, B61-4, B61-10은 핵폭발위력이 50킬로톤인 전술핵폭탄들이고, B61-7과 B61-11은 핵폭발위력이 100킬로톤 이상인 전략핵폭탄들이다.

냉전이 종식된 직후 미국은 서유럽에 배치한 핵탄을 대폭 감축하였고, 오늘은 전술핵폭탄 180발만 이탈리아 아비아노(Aviano)와 게디(Ghedi), 독일의 뷔켈(Büchel), 벨기에의 클라인 부로겔(Kleine Brogel), 네덜란드의 볼켈(Volkel), 터키의 인씨리크(Incirik)에 각각 분산배치하였다. 그 밖의 전술핵폭탄 320발은 미국 본토의 핵무기고들에 분산보관해왔는데, 지금 미국은 신형 전술핵폭탄 B61-12를 개발, 증산하려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미국이 실전배치한 전술핵폭탄은 땅속 깊이 파고들어가 지하군사기지를 파괴하는 핵무기다. 전 세계에서 지하군사기지를 가장 많이 건설한 나라는 조선이므로, B61-12 전술핵폭탄이 조선에 대한 전술핵공격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B61-12 전술핵폭탄은 F-22 스텔스전투기에 탑재된다. 최근 일본에 전진배치된 신형 스텔스전투기 F-35A는 2024년까지 신형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될 것이다.

미국이 조선의 지하군사기지들을 B61-12 전술핵폭탄으로 파괴하려면, 그 핵폭탄을 탑재하는 F-22 스텔스전투기를 미국 본토 공군기지에 배치하는 것보다 지리적으로 아시아대륙에 가까운 일본과 알래스카주에 전진배치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그래서 미국은 알래스카주 앵커리지(Anchorage) 인근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통합기지(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에 주둔하는 태평양공군 제11공군 산하 제3비행단 제90전투비행대대와 제525전투비행대대에 F-22 스텔스전투기 24대를 2008년부터 배치해두고 있으며, 2010년에는 일본 오끼나와 가데나(嘉手納)공군기지에 F-22 스텔스전투기 12대를 전진배치하였는데, 이것은 그 기종을 사상 처음으로 해외기지에 배치한 것이다.

미국은 2016년 2월 17일 가데나공군기지에 배치한 F-22 스텔스전투기 4대를 오산공군기지로 출동시켰다. 이것은 미국이 B61-12 전술핵폭탄으로 조선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한 핵도발행동이었다.

▲ <사진 7> 미국이 개량하고 증산하는 B61-12 전술핵폭탄은 F-22 스텔스전투기만이 아니라 F-16 전투기와 F15E 전투기에도 탑재된다. F-16 전투기는 그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지만, F-15E 전투기에 그 전술핵폭탄을 탑재하려면 개조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은 2015년 10월 20일 네바다주에 있는 토노파시험장에서 B61-12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한 F-15E 전투기를 이륙시켜 시험발사비행을 진행하였다. 위의 사진은 그 날 F-15E 전투기가 B61-12 전술핵폭탄 모의탄을 비행 중에 발사하는 장면이다. 미국은 오산미공군기지에 B61-12 전술핵폭탄을 탑재하는 핵타격기종 24대를 상시적으로 전진배치해놓고 조선의 지하군사기지들에 대한 정밀핵타격을 노리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B61-12 전술핵폭탄은 미국의 주력전투기들인 F-16 전투기와 F-15E 전투기에도 탑재된다. F-16 전투기는 그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지만, F-15E 전투기에 그 전술핵폭탄을 탑재하려면 개조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은 2015년 10월 20일 네바다주에 있는 토노파시험장(Tonopah Test Range)에서 B61-12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한 F-15E 전투기 시험발사비행을 진행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러시아는 그 시험발사비행을 “공개적인 도발”이라고 맹비난하였다. F-15E 전투기에 B61-12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작업은 2018년에 끝날 것이다.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는 2009년부터 해마다 미국 본토에 있는 F-16 전투기 12대를 오산공군기지에 순환배치하고 있으며, 미국 본토에 배치된 F-15E 전투기 12대를 2014년 8월 1일 오산미공군기지에 전진배치하였다. 그로써 미국은 오산공군기지에 B61-12 전술핵폭탄을 탑재하는 핵타격기종 24대를 상시적으로 전진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전투기들이 조선의 지하군사기지들에 대한 정밀핵타격을 노리는 것은 명백하다. 


6. 미국의 핵무력증강은 패망 자초할 경거망동  

조선의 지하군사기지들에 대한 정밀핵타격을 노린 미국의 핵위협이 실전에서 통할 것으로 생각하면 그것은 오판이다. 실전에서는 교전쌍방의 격돌 중에 발생되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시시각각 수없이 뒤엉키게 되므로, 실전상황이 도발자의 의도대로 전개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만일 미국이 타격정밀도를 높인 B61-12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F-22 스텔스전투기 편대를 출격시켜 조선의 지하군사기지들을 파괴하려고 덤벼들면, 조선은 강력한 대응력으로 그들의 접근비행을 차단할 것이다.

스텔스전투기는 만능의 신비한 무장장비가 아니므로, 그 전투기를 지대공미사일로 격추할 방도는 얼마든지 있다. <에비에이션 위크 앤드 스페이스 테크놀로지(Aviation Week & Space Technology)> 2015년 3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초단파(VHF)레이더와 적외선탐지추적체계(IRST)가 스텔스전투기를 위협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였다. 적외선탐지추적체계의 원리는 동일표적을 여러 개의 적외선감지기가 포착, 추적하는 것이다.

▲ <사진 8> 2008년 11월 27일 조선은 조선인민군 군사시설을 시찰하기 위해 방문한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이 평안북도 대관군에 있는 레이더생산공장을 방문하였을 때, 그들에게 방공레이더를 보여주었다. 위의 사진은 그들이 관찰한 방공레이더 P-18이다. 이 방공레이더의 탐지거리는 250km이고, 탐지고도는 35km다. 이 방공레이더는 스텔스전투기의 접근을 탐지할 수 있다. 조선은 P-18보다 훨씬 더 우수한 신형 방공레이더를 실전배치하였지만, 그것은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조선이 보여주지 않은 신형 방공레이더는 '번개'라고 불리는 지대공미사일발사체계에 배속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08년 11월 조선은 조선인민군 군사시설을 시찰하기 위해 방문한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에게 방공레이더를 보여주었다. 그들이 관찰한 방공레이더 P-18의 탐지거리는 250km이고, 탐지고도는 35km다. 이 방공레이더는 스텔스전투기의 접근을 탐지할 수 있다. 외국 군사대표단에게 신형 무장장비를 보여주는 나라는 없으므로, 당시 조선은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에게 P-18보다 훨씬 더 우수한 신형 방공레이더는 보여주지 않았다. 조선이 보여주지 않은 신형 방공레이더는 ‘번개’라고 불리는 지대공미사일발사체계에 배속된 것이다.

2013년 6월 5일 나는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참관할 때, 중무장전시실에 전시된 ‘지상대공중로케트 번개-5’ 실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는데, 현장에 놓여 있는 설명판에는 번개-5의 요격비행속도가 마하 7이라고 기록되었다. 사거리와 요격고도는 군사기밀이므로 설명판에 기록되지 않았지만, 번개-5와 같은 급인 러시아의 지대공미사일 S-300은 사거리가 200km이고, 요격고도가 27km다. 번개-5에 관해서는 2015년 7월 13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땅속에서 하늘을 지키는 비밀병기’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조선은 2016년 4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함경남도 선덕군 해안에서 “새 형의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전투성능판정을 위한 시험사격”을 진행하였다. 여기서 ‘새 형’이라는 말은 조선이 기존 번개-5를 개량한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의미한다. 

번개-5을 개량하였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기존 번개-5가 전투기를 요격하는 지대공미사일이라면, 개량된 번개-5는 전투기와 비할 바 없이 더 빠르고, 크기도 훨씬 더 작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초강력 지대공미사일이다. 전투기와 탄도미사일은 비행속도나 동체크기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요격능력을 지닌 두 종의 지대공미사일을 만들어야 한다. 번개-5의 요격비행속도는 마하 7이므로, 개량된 번개-5의 요격비행속도는 마하 7보다 더 빠르다.

▲ <사진 9> 조선은 2016년 4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함경남도 선덕군 해안에서 "새 형의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전투성능판정을 위한 시험사격"을 진행하였다. 위의 사진은 당시 수직으로 세워진 원통형 발사관에서 고압가스로 사출된 요격미사일이 공중에서 점화되어 초고속으로 날아가는 장면이다. 기존 번개-5가 전투기를 요격하는 지대공미사일이라면, 그 날 시험사격한 개량형 번개-5는 전투기와 비할 바 없이 더 빠르고, 크기도 훨씬 작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초강력 지대공미사일이다. 번개-5의 요격비행속도는 마하 7이므로, 개량된 번개-5의 요격비행속도는 마하 7보다 더 빠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6년 4월 1일 조선이 시험사격한 신형 지대공미사일은 마하 7보다 더 빠른, 상상을 초월한 초고속으로 항공표적을 향해 날아갔다. 그래서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이 1발만 발사한 것으로 착각하였다가, 나중에 조선의 언론매체에 공개된 현장보도사진을 보고서야 3발이 발사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시 개량형 번개-5 시험사격에는 신형 반스텔스 방공레이더가 참가하였던 것이 분명하다.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지대공미사일체계에 배속된 신형 반스텔스 방공레이더는 570km 밖에서 날아가는 큰 비행물체(핵폭격기)를 탐지할 수 있고, 390km 밖에서 날아가는 4㎡의 비행물체(스텔스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고, 230km 밖에서 날아가는 0.4㎡의 아주 작은 비행물체(탄도미사일 전투부)를 탐지할 수 있다.

전시에 조선은 미사일과 방사포를 집중발사하여 오산공군기지부터 파괴할 것이므로, 미국은 조선의 미사일과 방사포탄이 불소나기처럼 쏟아질 오산공군기지에 B61-12 전술핵폭탄을 배치해두지 못한다. 미국이 그 전술핵폭탄을 배치해둘 곳은, 전시에 그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F-22 스텔스전투기 편대가 출격하게 될 가데나공군기지와 엘먼도프-리처드슨 통합기지다.

하지만 B61-12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F-22 스텔스전투기 편대가 그 두 기지들에서 각각 출격하면, 조선은 기습적인 핵타격으로 그 두 기지를 파괴할 것이며,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하여 그 전투기 편대의 접근비행을 먼 거리에서 차단할 것이다. 스텔스전투기와 전술핵폭탄을 통합한 미국의 공중핵타격은 조선의 ‘철갑지붕’을 뚫지 못하고,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신형 전략탄도미사일 북극성-2의 즉각적인 보복핵타격으로 미국의 태평양작전구역이 처참하게 파괴될 수 있다. 미국의 핵무력증강은 패망을 자초할 경거망동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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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1

불가사의한 항적에 나타난 북극성-2형의 첨단성능

[한호석의 개벽예감](239)
자주시보 2017년 02월 2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사출시험을 공중폭발로 오인한 미국 전략사령부 
2. 화성-10을 1발 만들 때, 북극성-2형은 10발이나 만들 수 있다
3. 북극성-2형의 타격대상은 북태평양 건너 앵커리지에 있다 
4. 불가사의한 항적에 나타난 북극성-2형의 첨단성능
5. 미국 정찰위성이 포착한 신형 미사일은 2종이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1> 2016년 10월 15일 미국 전략사령부는 조선이 10월 15일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서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폭발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자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 있는 방현비행장 활주로에서 공중폭발이 일어났겠거니 하고 제멋대로 상상하면서 그 비행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서 폭발흔적을 찾아보려고 하였다. 위쪽 사진은 <워싱턴포스트> 2016년 10월 26일부에 실린, 방현비행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인데, 그 신문은 미국 전략사령부가 발표한 공중폭발설 발표를 기본으로 하고, 제프리 루이스와 존 쉴링 같은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하여 방현비행장에서의 공중폭발설을 사실인양 보도했다. 하지만 그 보도는 억측으로 짜맞춘 오보였다. 아래쪽 사진은 방현비행장에서 북쪽으로 약 9.7km 떨어진 곳에 있는 전차성능시험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2016년 10월 15일 구성전차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은 자기들이 만든 리대식 자행발사대 시제품을 그 전차성능시험장으로 몰고 나가 냉발사체계 사출시험을 진행하였다. 냉발사체계 사출시험을 하면, 고압가스가 분출되면서 모의탄이 원통형 발사관에서 공중으로 약 10m 솟구쳐 오르게 되는데, 미국 전략사령부는 그런 사출시험현상을 공중폭발현상으로 오인했던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사출시험을 공중폭발로 오인한 미국 전략사령부

2016년 10월 15일 미국 전략사령부는 조선이 10월 15일(평양시간)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서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폭발했다(exploded immediately after launch)”고 발표하였다. 그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은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 있는 방현비행장 활주로에서 공중폭발이 일어났겠거니 하고 제멋대로 상상하면서 그 비행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서 폭발흔적을 찾아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미국 전략사령부가 조선에서 화성-10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했다고 발표한 것은 뭐가 뭔지 분간하지 못한 억측이었고, 방현비행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서 폭발흔적을 찾아보겠다던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노력은 허탕이었다.

진실의 실마리는 미국의 어느 위성영상분석가가 상업위성사진에서 우연히 발견한 대상물에서 찾을 수 있다. 2014년 5월 27일에 촬영된 상업위성사진을 살펴보던 그는 방현비행장에서 북쪽으로 약 9.7km 떨어진 곳에서 손잡이가 긴 낫처럼 생긴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을 발견하였다. 얼핏 보면 비행장 활주로처럼 생긴 이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은 2014년 10월 21일에 완공되었는데, 길이가 914m를 조금 넘는다고 한다.

나는 2016년 10월 24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궁지에 몰린 미국, 이젠 구허날조술책까지 꺼내들었다’에서 그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을 무인항공기 발진기지로 추정하였다. 방현비행장 동남쪽에 있는 장군대산 지하에 방현비행기공장에서 무인항공기가 생산된다는 한국 언론보도에 근거하여 그렇게 추정한 것이다.

그러나 나의 추측은 빗나갔다. 그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은 방현비행기공장과는 무관한 것이다. 평안북도 구성시에는 방현비행기공장만이 아니라 구성전차공장도 있다. 구성전차공장은 함경남도 신흥에 있는 류경수전차공장과 함께 조선의 양대 전차공장으로 손꼽힌다. 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구성전차공장은 한 달에 전차를 최대 100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생산능력을 갖추었다고 한다. 수 천 개에 이르는 전차부품들을 모두 구성전차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아니고, 엔진과 변속기 같은 핵심부품을 그 전차공장에서 생산하고, 다른 협동품생산공장 10개소들에서 생산된 전차부품들을 가져와 최종조립하여 전차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구성전차공장에서 생산된 전차는 성능시험을 거쳐 각지 전차부대들에 수송되는데, 위에서 언급한 정체불명의 군사시설은 구성전차공장 부속시설인 전차성능시험장이다.

2017년 2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지상대지상 중장거리전략탄도탄 <북극성-2>형 시험발사”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에는 북극성-2형 미사일을 싣고 발사지점까지 이동하여 시험발사를 진행한 “리대식 탄도탄자행발사대차”가 나온다. ‘리대식’이라는 말은 무한궤도식이라는 뜻이다. 언론보도사진을 보면, 그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원통형 발사관을 얹어놓은 장갑차량이다. 화성 계열의 각종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들은 예외 없이 고무바퀴들로 움직이는 차륜식 자행발사대차인데, 북극성-2형 시험발사에 등장한 자행발사대차는 무한궤도로 움직이는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그 리대식 자행발사대차가 구성전차공장에서 생산된 신형 자행발사대차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2> 위의 두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구성전차공장에서 생산된 신형 리대식 자행발사대차가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싣고 전차성능시험장 안에서 발사지점으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전한 현장보도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장에 등장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가 2대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신형 자행발사대차는 폭파된 도로나 파괴잔해들이 널려있는 도로에서도 기동할 수 있고, 경사가 가파른 산악지대로 들어가 자신을 엄폐할 수도 있다. 또한 발사충격을 감소해주는 유압식 철제버팀대를 2개만 사용하고, 발사화염의 고열과 고압으로부터 유리창이나 고무바퀴의 손상을 막기 위해 쓰이던 철제보호덮개는 전혀 필요 없으므로 발사 직후 곧바로 현장을 떠날 수 있어서 교전상대의 반격을 받을 위험이 없다. 조선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격전 중에 도로가 파괴되고, 전투종심이 짧아 반격위험이 큰 한반도 작전환경에, 그리고 산악지형이 발달한 한반도 자연환경에 최적화된 우수차량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로 개발된 전차 ‘주체98년식 선군-915’의 지탱바퀴는 6조인데, 이번에 등장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8조다. 크고 무거운 미사일을 싣고 달리려면, 자행발사대차를 든든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에 따라 지탱바퀴의 수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북극성-2형을 탑재하는 자행발사대차를 무한궤도장갑차량으로 만든 까닭은 무엇일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새로 설계제작한 자행발사대차의 기동 및 운영상태를 극악한 지상환경 속에서 시험완성하”였다고 한다. ‘극악한 지상환경’이라는 말은 폭파된 도로나 파괴잔해들이 널려있는 도로, 그리고 경사가 가파른 산악지대를 뜻한다. 그런 극악한 지상환경에서 기동할 때는 리대식 자행발사대차가 차륜식 자행발사대차보다 훨씬 더 우월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차륜식 자행발사대차는 포장도로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지만, 폭파된 도로나 파괴잔해들이 널려있는 도로에서는 달리지 못하고, 산악지대로 들어가 자신을 엄폐하지도 못한다.

또한 차륜식 자행발사대차는 미사일발사충격으로 차체가 출렁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차체 네 귀퉁이를 유압식 철제버팀대(outrigger)로 고정시켜야 하고, 미사일 발사에서 발생하는 고압과 고열로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무바퀴와 유리창을 철제보호덮개로 모두 덮고 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 이처럼 차륜식 자행발사대차는 발사 직후 유압식 철제버팀대 4개를 들어올리고, 철제보호덮개들을 거두어야 하는데, 바로 그 시간에 교전상대의 반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 그와 달리,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유압식 철제버팀대를 2개만 사용하고, 철제보호덮개는 전혀 필요 없으므로 발사 직후 곧바로 현장을 떠날 수 있어서 교전상대의 반격을 받을 위험이 없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조선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격전 중에 도로가 파괴되고, 전투종심이 짧아 반격위험이 큰 한반도 작전환경에, 그리고 산악지형이 발달한 한반도 자연환경에 최적화된 차량이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러시아군이 2013년부터 실전배치한 최신형 지대공미사일 S-300VM을 탑재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북극성-2형을 탑재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와 비슷하게 생겼다. 북극성-2형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8조이고, S-300VM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7조다. 조선과 러시아의 사례가 말해주는 것처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새로운 작전차량으로 도입하는 것은 미사일부문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추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3> 위쪽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탑재하고 시험발사현장에 등장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러시아군이 2013년부터 실전배치한 최신형 지대공미사일 S-300VM을 탑재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촬영한 것이다. 러시아는 바로 이 지대공미사일을 시리아에 이동배치하여 미국군 전투기와 미사일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이전에 러시아에서 생산된 S-300 계열의 지대공미사일을 탑재하는 자행발사대차들은 차륜식 자행발사대차였는데, 요즈음에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생산하고 있다. 조선이 만든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8조이고, 러시아가 만든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의 지탱바퀴는 7조다. 조선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무게중심의 균형이 잡혀 안정감이 느껴지는데, 운전석이 앞쪽으로 튀어나온 러시아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는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린 것 같아 안정감이 좀 떨어진다. 조선과 러시아의 사례가 말해주는 것처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새로운 작전차량으로 도입하는 것은 미사일부문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추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를 받은 지 불과 석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구성전차공장 기술자, 노동자들은 그처럼 만들기 어렵다는 냉발사체계까지 갖춘 신형 리대식 자행발사대차 시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적'을 창조하였다. 조선에서 번개치며 전진한다고 말하는 '만리마속도'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조선의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는 냉발사체계(cold launch system)가 설치되었다. 냉발사체계란 가스발생기(gas generator)에서 생성된 고압가스를 원통형 발사관 안으로 분출시켜 거기에 들어있는 탄도미사일을 공중으로 약 20m 정도 쏘아올리는 사출장비다.

냉발사체계는 바다속을 다니는 잠수함, 대지를 누비는 자행발사대차, 그리고 파도를 가르는 수상전투함에 모두 설치될 수 있다. 이를테면, 2016년 8월 24일 조선이 수중에 있는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것은,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전략잠수함을 보유하였음을 과시한 것이고, 이번에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서 북극성-2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것은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자행발사대차를 보유하였음을 과시한 것이다. 머지않아 조선은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수상전투함에서 함대지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구성전차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은 자기들이 만든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전차성능시험장에 몰고 나가 주행시험과 장애물극복운행시험을 하였고, 냉발사체계 사출시험도 하였다. 냉발사체계 사출시험을 하는 경우에는 고압가스가 분출되면서 모의탄이 원통형 발사관에서 공중으로 약 20m 솟구쳐 오르게 되는데, 그런 사출과정에서 가스분출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6년 10월 15일 미국 전략사령부가 조선에서 화성-10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시험발사되었으나 발사 직후 공중폭발했다고 발표한 것은,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 장착된 냉발사체계 사출시험을 화성-10 시험발사로 오인한 것이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미국 전략사령부는 지상의 작은 실체를 정확하게 분간하기 힘든 정찰위성사진에 매달리고 있으니 가끔 그런 오인함정에 빠진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8월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에서 이룩한 성과에 토대하여 이 무기체계를 사거리를 연장한 지상대지상 탄도탄으로 개발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하시였다”고 한다. 조선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가 진행된 때는 2016년 8월 24일인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수중시험발사가 성공한 직후 수중시험발사의 성과에 토대하여 사거리를 연장한 신형 지대지탄도미사일을 개발하라고 지시하였고, 그 지시를 받은 구성전차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은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2016년 10월 15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 시제품을 전차성능시험장에 내놓고 첫 사출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냉발사체계를 만드는 데는 고도의 기술, 많은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냉발사체계제작기술은 군사강국으로 자처하는 몇 나라밖에 갖지 못한 고난도 기술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4> 위쪽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리대식 자행발사대 원통형 발사관에서 가스압력으로 사출되어 공중으로 약 20m 정도 솟구쳐오른 순간을 촬영한 것이다. 89도 각도로 고각발사된 북극성-2형은 사출 직후 공중에서 자동점화되어 고체추진제가 연소되면서 거대한 불줄기를 내뿜기 시작하였고,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강력한 추력을 받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비행을 하더니 550km 고도의 외기권으로 올라갔다. 아래쪽 사진은 파키스탄이 2015년 3월 9일 시험발사한 샤힌-3 중거리탄도미사일이다. 샤힌-3은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미사일이지만,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자행발사대차에 원통형 발사관이 없는 것을 보면, 그 나라는 냉발사체계를 아직 개발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냉발사체계제작기술은 군사강국으로 자처하는 몇 나라밖에 갖지 못한 고난도 기술이다. 샤힌-3의 사거리는 북극성-2형의 사거리보다 조금 짧은 데도, 동체길이는 북극성-2형보다 길다. 동체길이가 긴 샤힌-3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있다. 이것은 북극성-2형이 샤힌-3에 비해 훨씬 더 적은 고체추진제를 장입했으면서도 사거리는 더 길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조선은 매우 강한 추력을 내는 고체추진제를 만들었는데, 그런 고성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발동기를 조선에서 대출력고체발동기라고 부른다. 화학공업이 발달했다는 나라들도 소출력고체추진제밖에 만들지 못하는데, 조선은 대출력고체추진제를 만들었다. 조선의 군사화학공업기술은 세계 정상급으로 고도화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은 파키스탄이 2015년 3월 9일 시험발사한 샤힌(Shaheen)-3 중거리탄도미사일인데,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이 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에 원통형 발사관이 없는 것을 보면 그 나라는 냉발사체계 개발기술을 아직 갖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설계제작과정에서 고도의 기술,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되는 리대식 자행발사대차 시제품을 구성전차공장의 기술자, 노동자들이 3개월도 되지 않는 기간에 초고속으로 만들어낸 것은 그들의 기술수준이 얼마나 고도화되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며, 그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일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인지하면, 조선의 국방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이 북극성-2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심장을 끓이며 분분초초 피타는 투쟁을 벌여”왔다는 조선의 언론보도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냉발사체계는 거대한 발사화염을 분사하지 않고 약간의 고압가스만 분출한다. 똑같은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도, 화성-10은 발사되는 순간 엄청난 발사화염을 분사하기 때문에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에게 발사위치가 포착되지만, 냉발사체계로 발사되는 북극성-2형은 약간의 고압가스만 분출하므로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이 발사위치를 포착하기 힘들고, 발사된 후 화염을 분사하면서 상승비행을 할 때 포착할 수 있다.


2. 화성-10을 1발 만들 때, 북극성-2형은 10발이나 만들 수 있다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와 함께 눈길을 끄는 대상은 그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다. 북극성-2형은 고체추진제로켓(solid propellent rocket)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제는 우리의 로케트공업이 액체로케트발동기로부터 대출력고체로케트발동기에로 확고히 전환되였”다고 “신심에 넘쳐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러시아와 중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종전의 액체추진제로켓에서 새로운 고체추진로켓으로 전환되었는데, 조선도 그런 추세에 발맞춰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액체추진제로켓의 구조는 서로 다른 용기 속에 들어있는 연료와 산화제를 서로 다른 압출기(pump)와 도관을 통해 연소실로 보내면, 그 두 종류의 화학물질이 연소실에서 혼합, 연소되어 고압가스와 화염을 발생시키는 식으로 추력을 내는 것이다. 그와 달리, 고체추진제로켓의 구조는 연료와 산화제를 섞어 고체화한 추진제를 연소시켜 고압가스와 화염을 발생시키는 식으로 추력을 내는 것이므로, 연료용기, 산화제용기, 압출기, 도관, 연소실 같은 것을 만들 필요가 없다. 

고체추진제로켓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어떤 화학성분을 최적비율로 혼합하여 고체연료를 만들어야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 그리고 고체연료와 산화제를 어떤 최적비율로 혼합하여 고체추진제를 만들어야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풀려면, 고도의 화학기술이 요구된다. 화학공업이 발달했다는 나라들도 출력이 적게 나오는 고체추진제밖에 만들지 못하는데, 그런 소출력 고체추진제를 가지고서는 고체추진제로켓을 만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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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5> 위쪽 사진은 2017년 2월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부문 기술자, 노동자들이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를 조립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구성전차공장 산하 전차성능시험장 경내에 있는 조립시설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튿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북극성-2형 시험발사가 전차성능시험장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북극성-2형의 동체길이는 약 10m로 추정되는데, 그 동체 안에 고체연료와 산화제를 혼합하여 고체화한 대출력고체추진제가 들어있다. 2016년 3월 24일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에 성공한 대출력고체추진제로켓이 북극성-2형에 장착되었다. 아래쪽 사진은 거대군수기업 BAE시스템즈가 2013년 8월부터 미국 육군에 조달하고 있는 MK 90 고체추진제인데, 이 고체추진제는 미국 육군이 운용하는 공격헬기에 장착된 하이드라-70 로켓포 안에 장입된다. 물론 북극성-2형에 장입된 고체추진제는 MK 90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원통형으로 생긴 고체추진제 중앙부에 도관형 구멍이 뚫려있는 기본형태는 서로 같다. 바로 그 도관형 구멍 끝부분에 설치된 전기점화장치가 점화하는 순간, 고체추진제가 중앙부에서부터 밖으로 연소되며 추력을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조선은 자체 기술로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를 설계, 제작하여 2016년 3월 24일에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이번에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에는 2016년 3월 24일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에 성공한 대출력 고체추진제로켓이 사용되었다. 액체추진제로켓과 고체추진제로켓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액체추진제로켓은 설계와 제작이 매우 복잡하지만, 고체추진제로켓은 설계와 제작이 간단하다. 고체추진제로켓을 만들 때는 복잡한 조립공정이 필요 없으므로, 액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화성-10을 1발 만들 때,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북극성-2형을 10발씩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조선이 북극성-2형을 짧은 기간에 대량생산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2) 액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할 때는 자행발사대차, 연료수송차, 산화제수송차가 함께 들어갈 넓은 공간을 마련해야 하지만,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할 때는 자행발사대차가 들어갈 공간만 있으면 된다. 다시 말해서,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기존 미사일기지에 배치하는 경우, 액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3배 정도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화성-10보다 3배 정도 더 많은 북극성-3형을 조선의 지하미사일기지들에 배치할 수 있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3) 액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자행발사대차, 연료수송차, 산화제수송차가 함께 발사지점까지 이동해야 하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발사준비작업이 약 1시간 정도 걸리므로, 적국의 정찰위성에 발사징후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 그와 달리,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은 자행발사대차만 발사지점까지 이동하면 되고, 발사준비작업도 5분밖에 걸리지 않으므로, 적국의 정찰위성에 발사징후가 노출될 위험이 없다. 발사징후와 발사위치를 은폐할 수 있는 북극성-2형을 쏘면, 교전상대가 반격하기 힘들게 되므로 북극성-2형의 타격율과 생존율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극성-2>형은 작전리용에 편리하면서도 타격의 신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우리 식의 우월한 무기체계”라고 높이 평가하였다고 한다.


3. 북극성-2형의 타격대상은 북태평양 건너 앵커리지에 있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를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첫째,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시험발사에서 “계단분리특성들을 재확인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북극성-2형이 2단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2단형 탄도미사일을 쏘면, 1단 추진체가 연소를 끝내고, 단분리장치가 작동하여 1단 추진체를 분리, 이탈시키고, 곧바로 2단 추진체에서 연소가 시작된다. 조선은 기존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에 이미 계단분리기술을 적용한 바 있으므로, 북극성-2형을 2단형으로 설계, 제작하는 데서 아무런 기술적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둘째,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주변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사거리 대신 고도를 높이는 고각발사방식으로 (시험발사가) 진행되였다”고 한다. 고각으로 발사된 북극성-2형은 얼마나 멀리 날아갔을까?

2017년 2월 14일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하여 보고한 바에 따르면, 북극성-2형은 89도 각도로 발사되어 550km 고도까지 상승하였다가, 발사지점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동해 해상에 착탄하였다고 한다. 그는 북극성-2형을 고각이 아닌 통상각으로 발사하면, 2,000km 이상 날아갈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그건 엉터리 추측이다. 왜냐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극성-1형의 사거리를 연장한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라고 지시하였으므로, 북극성-2형의 사거리는 북극성-1형의 사거리 3,000km 이상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거리가 얼마나 더 길어졌을까?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6> 위쪽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원통형 발사관을 박차고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순간을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원통형 발사관을 박차고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는 순간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북극성-2형과 토폴-M은 똑같이 냉발사체계를 사용하는 첨단미사일들이다. 토폴-M은 동체길이가 22.7m, 무게가 47.2톤인데, 냉발사체계는 그처럼 크고 무거운 미사일을 원통형 발사관 밖으로 밀어내어 약 20m 높이까지 솟구쳐 오르게 하는 것이다. 지금 시험발사를 대기하고 있는 조선의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도 크고 무거운 미사일인데, 그 미사일도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처럼 냉발사체계로 발사된다. 사거리가 5,500km인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성-2형의 타격대상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있는 북태평양 군사전략거점인 엘먼도프-리처드슨 통합기지이고, 사거리가 11,000km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북극성-3형의 타격대상은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디씨이다. 이 현실 앞에서 미국은 오금이 저렸을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북극성-2형과 파키스탄의 샤힌-3은 모두 고체추진제로켓을 사용하는 2단형 중거리탄도미사일들인데, 북극성-2형의 고체추진제로켓에는 샤힌-3의 고체추진제로켓보다 출력이 더 강한 대출력 고체로켓발동기가 장착되었으므로, 북극성-2형의 사거리가 샤힌-3의 사거리보다 더 긴 것은 당연한 이치다.

원래 샤힌-3의 사거리는 2,750km로 알려졌는데, 그것은 무게 1톤짜리 대형 탄두를 장착하고 발사하였을 때 도달하는 사거리다. 핵보유국들 가운데 무게가 1톤이나 되는 핵탄두를 만드는 나라는 없고, 무게가 500kg 정도 나가는 핵탄두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샤힌-3에 무게 500kg짜리 탄두를 장착하고 발사하면, 사거리가 훨씬 더 길어지는데, 미국 공군 산하 국가우주항공정보쎈터(NASIC)가 연방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렇게 발사한 샤힌-3의 사거리는 5,000km에 이른다고 한다.

샤힌-3보다 사거리가 더 긴 북극성-2형은 사거리가 5,500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 2017년 2월 13일 보도에서도 북극성-2형의 사거리를 5,500km로 추정한 바 있다. 조선의 미사일능력을 깎아내리는 습성을 가진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극성-2형의 사거리를 2,000km 미만으로 추정하였는데, 그것은 국정원의 억측보다 더 터무니없는 억측이다. 

조선이 5,500km를 날아가는 북극성-2형을 쏘면,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Anchorage)에 있는 엘먼도프-리처드슨 통합기지(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를 타격할 수 있다. 알래스카사령부, 제11공군, 제3비행단, 제673공군기지비행단, 북미주항공방어사령부(NORAD) 알래스카분국, 알래스카 육군사령부, 제4공수특전여단이 집결해 있는 그 통합기지는 전시에 스텔스전폭기 F-22 편대와 공수특전여단을 한반도로 긴급출동시키는 북태평양 군사전략거점이다.

사거리가 4,000km에 이르는 화성-10은 괌(Guam)을 타격할 수 있고, 사거리가 5,500km에 이르는 북극성-2형은 앵커리지를 타격할 수 있다. 이런 현실 앞에서 미국은 오금이 저렸을 것이다.

셋째, <경향신문> 2017년 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국정원장은 북극성-2형의 비행속도가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표한 마하 10보다 느린 마하 8.5라고 밝혔다고 한다. 북극성-2형의 비행속도를 두고 한국군 합참본부와 국정원이 서로 다르게 추정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국정원은 북극성-2형의 비행속도를 마하 10으로 정정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오락가락하는 국정원 발표를 믿을 사람은 없다. 

그런데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그들이 말한 마하 10은 북극성-2형의 상승비행속도이고, 하강비행속도는 아직 분석하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승비행속도는 계산하였으나, 하강비행속도는 아직 계산하지 못했다는 말은 거짓말로 들린다. 왜냐하면 추적레이더가 포착한 북극성-2형의 항적은 컴퓨터가 자동으로 계산해주기 때문이다. 그들이 북극성-2형의 하강비행속도를 알아냈으면서도 그것을 밝히지 못한 까닭은 북극성-2형이 그 어떤 미사일방어체계로도 막을 수 없는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speed)으로 돌진낙하하였기 때문이다. 고극초음속이란 마하 10에서 마하 25에 이르는 속도단위이다.

샤힌-3의 평균비행속도가 마하 18이므로, 북극성-2형의 평균비행속도도 그 정도로 추정된다. 평균비행속도가 마하 18이라면, 외기권에 올라갔다가 대기권에 재돌입하여 타격대상을 향해 내리꽂히는 돌진낙하속도는 마하 20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시에 조선은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북극성-2형을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일격에 앵커리지를 초토화할 수 있는데, 미국은 자국 본토를 방어한다는 지상배치미사일방어체계를 바로 그 앵커리지 부근에 집중배치해놓았다. 하지만 마하 20 이상의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는 북극성-2형 재돌입체 앞에서 그런 미사일방어체계는 있으나 마나한 무용지물이다. 이 현실 앞에서 미국은 오금이 저렸을 것이다.


4. 불가사의한 항적에 나타난 북극성-2형의 첨단성능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시험발사에서 “능동구간 비행 시 탄도탄의 유도 및 조종특성”을 “재확인하였”으며, “보다 능력이 향상된 핵탄두장착이 가능한 조종전투부의 분리 후 중간구간과 재돌입구간에서의 자세조종 및 유도”를 “검증하였”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놀라운 사실을 말해준다.

첫째, 북극성-2형의 항적이 능동구간 → 중간구간 → 재돌입구간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능동구간이란 탄도미사일이 추진제를 연소하며 상승비행하는 추력단계(boost phase)를 뜻하고, 중간구간이란 연소가 끝나고 외기권을 비행하는 중간과정단계(mid-course phase)를 뜻하고, 재돌입구간이란 대기권에 진입하여 타격대상을 향해 내리꽂히는 종말단계(terminal phase)를 뜻한다.

89도 발사각으로 쏘아올린 북극성-2형이 도달한 최고고도는 550km였고, 87도 발사각으로 쏘아올린 화성-10이 도달한 최고고도는 1,413.6km였다. 북극성-2형의 추력이 화성-10보다 훨씬 약해서 북극성-2형의 최고고도가 그렇게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추측한다면, 그것은 빗나간 추측이다.

주목되는 것은, 화성-10의 비행거리는 400km였고, 북극성-2형의 비행거리는 500km였다는 사실이다. 발사각이 같은 경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은 최고고도가 낮을수록 비행거리도 그에 비례하여 짧아지는 것이 탄도학의 법칙인데, 북극성-2형은 최고고도가 550km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비행거리는 화성-10보다 100km나 더 길어졌다. 얼핏 생각하면 탄도학의 법칙을 배반한 것처럼 보이는 이런 불가사의한 현상은 북극성-2형이 포물선형 항적에 따라 비행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북극성-2형은 550km 최고고도에 도달한 뒤 공기저항이 없는 외기권에서 거의 수평에 가까운 항적을 그리며 비행하다가 대기권에 재돌입하였던 것이다. 지난해 6월 시험발사된 화성-10의 항적이 포물선형으로 나타났다면, 올해 2월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의 항적은 사다리꼴로 나타난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극성-2형은 수직에 가까운 89도 각도로 발사되었으므로, 발사지점에서부터 최고고도 상승점에서 지표면을 향해 수직으로 내리그은 지점까지 수평거리는 약 20km 정도로 추산된다. 이것은 북극성-2형이 550km 최고고도에 이른 뒤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조종전투부가 매우 긴 거리의 중간구간(중간과정단계)을 거의 수평에 가까운 각도로 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는 약 300km의 중간구간을 수평에 가까운 각도로 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미사일부문에서 가장 앞섰다는 러시아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 바로 그런 사다리꼴 항적을 그리며 비행한다고 한다. 북극성-2형이 사다리꼴 항적을 그리며 비행한 것은 그 미사일이 최첨단 미사일임을 입증한 것이다.

▲ <사진 7> 위의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시험발사를 진행하기 위해 발사지점으로 이동한 리대식 자행발사대가 원통마개를 벗겨내고 원통형 발사관을 수직으로 세우는 장면이다. 89도 각도로 고각발사된 북극성-2형은 550km 최고고도에 이른 뒤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조종전투부가 약 300km의 중간구간을 수평에 가까운 각도로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러시아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 바로 그런 사다리꼴 항적을 그리며 타격대상을 향해 날아간다. 이런 사실만 봐도, 조선의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세계 정상급 첨단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 워싱턴 디씨를 핵공격으로 초토화할 수 있는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지금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는데, 그 미사일이 시험발사되는 날 조선의 압도적인 핵무력은 트럼프 행정부를 극도의 전율과 공포에 몰아넣을 것이다.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은 지난 20여 년 동안 수많은 고비와 위기를 넘겨온 사상 최장기 조미핵대결이 결국 조선의 완승으로 서서히 종식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보다 능력이 향상된 핵탄두장착이 가능한 조종전투부”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표현은 능력이 향상된 핵탄두가 아니라 능력이 향상된 핵탄두장착기능을 갖춘 조종전투부라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조선에서는 조종전투부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추력후비행체(post-boost vehicle)라고 부른다. 조종전투부는 핵탄두가 각각 1개씩 장착된 여러 개의 재돌입체들(reentry vehicles), 중간구간에서 비행자세를 바로잡아주는 장치(deployment module), 그리고 추력발동기로 구성된다. 이것은 북극성-2형이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를 장착한 최첨단 미사일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는 여러 개의 핵탄두가 장착된 재돌입체들이 재돌입구간에 진입할 때, 서로 다른 타격대상들을 향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돌진낙하하는 재돌입체를 말한다.

또한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요격회피기동특성”을 “검증하였”다고 한다. 이미 알려진 대로, 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원리는 교전상대가 발사한 탄도미사일 재돌입체가 포물선형으로 비행하며 날아오는 것으로 전제하고, 요격미사일을 포물선형 항적에 맞춰 발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격미사일을 그렇게 발사해도, 고극초음속으로 날아오는 교전상대의 재돌입체를 맞추지 못한다. 그런데 북극성-2형은 포물선형 항적이 아닌 사다리꼴 항적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그 어떤 미사일방어체계로도 요격하지 못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 안에는 여러 개의 재돌입체와 함께 기만체(decoy)가 들어있다. 여러 개의 재돌입체와 기만체는 원뿔꼴 첨두(nose cone)가 재돌입구간의 지정된 고도에서 자동으로 벗겨지는 순간 약 30도 각도의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방출된다. 고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도중에 그처럼 여러 개의 재돌입체와 기만체가 여러 방향으로 방출되므로, 요격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북극성-2형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언급된 “요격회피기동의 특성”이란 기만체 방출을 뜻하는 말로 이해된다.


5. 미국 정찰위성이 포착한 신형 미사일은 2종이었다  

미국 정찰위성이 2016년 10월 15일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서 포착한 것은, 화성-10을 시험발사한 것이 아니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 냉발사체계의 모의탄 사출시험이었다. 사출시험을 시험발사로 오인한 미국 전략사령부는 조선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했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로부터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2017년 1월 8일, 미국 정찰위성이 평안북도 상공을 지나면서 놀라운 광경을 포착하였다. 자행발사대차가 전차성능시험장에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행발사대차가 1대가 아니라 2대였다.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한미군사외교소식통의 말을 듣고 작성된 <연합뉴스> 2017년 1월 19일과 1월 20일 보도기사들, 그리고 일본 <NHK> 2017년 1월 22일 보도기사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조선은 신형 탄도미사일 2발을 제작하였는데, 이 신형 탄도미사일들은 시험발사를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것으로 보인다.
(2) 신형 탄도미사일은 2단형이며, 동체 길이는 약 12m인데, 외형이 화성-10을 닮았다.
(3) 신형 탄도미사일을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차 2대가 2017년 1월 21일(평양시간) 평양 북쪽에 배치되었는데, 언제든 발사할 수 있는 대기상태에 있다.

위의 보도기사에서 이해하기 힘든 것은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혼동하였다는 점이다.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약 10m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동체길이는 대체로 20m 이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위의 보도기사에서는 동체길이가 10m밖에 되지 않는 북극성-2형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하였다. 이것은 동체길이가 크게 차이가 나서 혼동할 수 없는 두 종의 미사일을 혼동한 것이다. 혼동할 수 없는 것인데도, 혼동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미국 정찰위성이 포착한 신형 탄도미사일이 1발이 아니라 2발이라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 정찰위성은 외형이 화성-10과 닮은 신형 미사일 1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이는 신형 미사일 1발을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포착한 것이다. 외형이 화성-10을 닮은 신형 미사일이란 이번에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이는 신형 미사일이란 아직 시험발사하지 않은 북극성 계열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아직 시험발사하지 않은 북극성 계열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북극성-3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북극성-3형도 북극성-2형처럼 초대형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 실렸는지 아니면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렸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2017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이 완성되어 시험발사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을 예고한 것이다.

▲ <사진 8> 위의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거대한 불줄기를 내뿜으며 외기권으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 미사일 하단부에는 격자방향타 여러 개가 빙 둘러 달려있다. 미사일 추력비행 중에 발생하는 염력은 미사일 동체를 빙글빙글 돌아가게 만드는데, 격자방향타는 염력발생을 억제하여 비행안정성을 보장해주는 장치이다. 지난해 6월 시험발사된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에도 격자방향타가 설치되었다. 2017년 1월 8일 미국 전략사령부는 정찰위성을 통해 신형 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차 2대가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 있는 전차성능시험장에 나타난 것을 알게 되었다. 전후맥락을 분석해보면, 그 가운데 하나는 북극성-2형을 실은 자행발사대차였고, 다른 하나는 북극성-3형을 실은 자행발사대차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미국 전략사령부는 그런 정보를 파악했으면서도, 구체적인 정황을 밝히지 않고 넘어갔다. 북극성-3형도 북극성-2형처럼 초대형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 실렸는지 아니면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렸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조선이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하는 날, 그 웅장한 자태와 거대한 위력는 세상을 또 다시 놀라게 만들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6년 8월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함께 개발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 지시를 받은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은 낮과 밤을 이어 힘쓴 끝에 마침내 2017년 1월 8일 그 두 종의 미사일 시제품을 완성한 것이다. 그 날 두 종의 미사일 시제품을 각각 탑재한 자행발사대차 2대가 전차성능시험장에서 기동시험을 진행하였는데, 미국 정찰위성이 바로 그 기동시험현장을 포착하였던 것이다. 

미국 전략사령부는 그 두 종의 미사일 시제품이 전차성능시험장에 나타난 것을 알았으면서도, 그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은 까닭에 <연합뉴스>와 <NHK>는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혼동한 보도기사를 내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7년 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개발한 신형 미사일 2발이 갑자기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자행발사대차에 각각 실린 북극성-2형과 북극성-3형이 어디론가 자취를 감춘 것인데, 그로부터 꼭 열흘이 지난 2017년 2월 12일 전차성능시험장에서 북극성-2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고 미국에게 공포를 주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예고한 것처럼, 지금 조선은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를 끝내고, 시험발사명령을 기다리고 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6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취임 후 첫 단독기자회견에서 “내가 조선(문제)과 같은 매우, 매우 중대한 사안을 다룰 때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라고 취재기자들에게 되묻고, “중동은 재앙이지만, 조선과 관련된 일은 잘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과 관련된 일이 잘 처리될 것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조선정책수립작업을 이끌던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은 러시아공포증에 걸린 트럼프 반대파들이 그를 러시아와 내통한 반역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집중포화’를 퍼붓는 바람에 돌연 사퇴하였다. 지휘관이 떠나버린 백악관 국가안보실무진이 조선정책수립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지 아니면 손을 놓아버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조선과 관련된 일이 잘 처리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조선정책수립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실물로 입증할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시험발사를 앞둔 긴장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대결에서 미국의 패배를 인정하고 전략적 후퇴를 단행하는 새로운 조선정책을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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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4

제 1항모타격단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된 사연

 [한호석의 개벽예감](238)
자주시보 2017년 02월 1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사상 처음 제1도련선 넘나든 항모전투단
2. 대만귀속전쟁준비에 박차 가하는 중국
3.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 
4. 제1항모타격단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된 사연
5. 트럼프 행정부가 포기할 태평양방어 전초기지

▲ <사진 1> 이 사진은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항진하는 장면이다. 이 항공모함은 지난 시기 소련에서 건조되고 있었는데, 소련이 해체되면서 건조작업이 중단되었고, 소유권이 우크라이나로 넘어갔다. 항모를 건조할 필요가 없는 우크라이나는 그 항공모함을 헐값에 내놓았다. 중국은 그 항공모함을 싸게 구입하여 자체 기술로 개조하고, 현대화하였다. 증기터빈으로 움직이는 랴오닝함의 배수량은 55,000톤이며, J-15 전투기 24대와 해상작전헬기 12대를 싣고 시속 59km로 항해한다. 2016년에 중국이 항모전투단을 실전배치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지배해오던 미국의 독점적 지위가 무너지고 말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사상 처음 제1도련선 넘나든 항모전투단 

미국이 성탄절 분위기에 들떠있었던 2016년 12월 24일,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커다란 정세변동을 몰고 올 사변이 일어났다. 8척으로 편성된 항모전투단이 동중국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 항모전투단은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주축으로 미사일구축함 3척, 호위함 3척, 보급함 1척으로 편성된 중국 항모전투단이었다. 중국 항모전투단은 우성리(吳勝利) 해군사령원(사령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2016년 12월 16일 보하이(渤海)만에서 대규모 실탄사격훈련을 진행하였고, 그 이후 12월 23일까지 며칠 동안 서해에서 함재기 편대의 함상이착륙훈련, 공중급유훈련, 공중실탄사격훈련을 진행하였는데, 12월 24일 사상 처음으로 중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동중국해에 나타난 것이다.

동중국해에 나타난 중국 항모전투단은 어디로 항해했을까? <디플로맷(Diplomat)> 2016년 12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그 항모전투단은 미야꼬해협(宮古海峽)을 지나 서태평양으로 나아갔다고 한다. 미야꼬해협은 오끼나와본도(沖繩本島)와 미야꼬지마(宮古島) 사이에 있는, 폭이 약 300km되는 해협이다. 일본 최남단에서 오오수미(大隅), 도까라(吐噶喇), 아마미(庵美), 오끼나와, 미야꼬, 아에야마(八重山)를 거쳐 대만 최북단까지 긴 사슬처럼 이어진 류구제도(琉球諸島)의 여러 해협들 가운데, 폭이 가장 넓은 미야꼬해협을 통과하여야 동중국해에서 서태평양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서태평양에 나아간 중국 항모전투단은 남서쪽으로 침로를 바꿔 계속 항해하더니 바쉬해협(Bashi Channel)을 통과하였다. 바쉬해협은 대만 최남단에 있는 란슈(蘭嶼)와 필리핀 최북단에 있는 마불리스섬(Mavulis Island) 사이에 있는 해협이다. 바쉬해협을 통과한 중국 항모전투단은 2016년 12월 26일 남중국해에 들어섰다. 그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기자회견에서 “우리 랴오닝은 국제법이 정한 자유항해법과 항공법을 따르고 있다. 우리는 모든 관련국들이 중국의 권리를 존중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보하이만과 서해에서 연속 진행된 해상전투연습, 그리고 동중국해 - 서태평양 - 남중국해로 이어진 항모전투단의 장거리항해는, 중국이 제1도련선(第一島鏈線) 해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항모실전연습을 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도련선이란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사령원,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지낸 류화칭(劉華淸)이 1982년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지시에 따라 획정한 태평양방어선이다. 당시 그는 도련선을 방어하기 위해 해군력을 증강하고 항공모함을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중국은 한 세대가 지난 2016년에 그의 ‘예언’을 실현한 셈이다.

중국은 도련선을 이중으로 획정하였는데, 일본 최남단 - 류구제도 - 대만 - 필리핀 루손(Luzon) - 팰러원(Palawan) - 보르네오(Borneo)를 잇는 안쪽 방어선은 제1도련선이고, 일본령 오가사와라군도(小笠原群島) - 미국령 괌(Guam) - 미국령 사이판(Saipan) - 파푸아뉴기니(papua New Guinea)를 잇는 바깥쪽 방어선은 제2도련선이다. 제1도련선은 중국 본토에서 대략 1,000km 정도 떨어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그어졌고, 제2도련선은 중국 본토에서 대략 2,000km 정도 떨어진 서태평양에 그어졌다.

▲ <사진 2> 중국은 1982년에 태평양방어선을 획정하였다. 하지만 태평양방어선에 대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본격적인 군사활동을 벌이기까지에는 30여 년이 흘렀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은 두 줄의 태평양방어선을 이중으로 획정하였는데, 그것을 제1도련선과 제2도련선이라 부른다. 제1도련선은 일본 최남단 - 류구제도 - 대만 - 필리핀 루손 - 팔라완 - 보르네오를 잇는 방어선이고, 제2도련선은 일본령 오가사와라군도 - 미국령 괌 - 미국령 사이판 - 파푸아뉴기니를 잇는 방어선이다. 제1도련선은 중국 본토에서 대략 1,000km 정도 떨어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그어졌고, 제2도련선은 중국 본토에서 대략 2,000km 떨어진 서태평양에 그어졌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중국 항모전투단이 제1도련선 해역으로 출동하기에 앞서 2016년 11월 25일 중국 전투비행대들이 미야꼬해협과 바쉬해협으로 각각 동시에 출동하여 제1도련선 해역 상공에서 장거리비행훈련을 벌였다. 중국 본토 공군기지에서 남중국해로 출동한 최신형 장거리전략폭격기 훙(轟)-6K 2대, 뚜볼레브(TU)-154 정보수집기 1대, Y-8 정찰기 1대로 편성된 전투비행대는 바쉬해협 상공을 통과하고 서태평양으로 나아간 뒤 동중국해 상공을 거쳐 중국 본토 공군기지로 돌아갔고, 그와 동시에 중국 본토 공군기지에서 동중국해로 출동한 수호이(SU)-30 전투기 2대는 미야꼬해협 상공을 통과하여 서태평양으로 나아가 다른 전투기 4대와 합류하여 비행훈련을 벌인 뒤 다시 미야꼬해협 상공을 통과하여 중국 본토 공군기지로 돌아갔다. 그 전투비행대들이 비행한 거리는 각각 2,500km 이상이었다.

이처럼 중국 전투비행대들이 2016년 11월 25일 제1도련선을 넘나드는 장거리비행훈련을 진행하였고, 그로부터 한 달 뒤인 12월 25일에는 중국 항모전투단이 제1도련선을 넘나드는 장거리해상훈련을 진행한 것은, 태평양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미국에 맞서기 위한 중국의 정면도전이 시작되었음을 말해주는 중대사건이다. 

중국은 제1도련선을 그어놓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고, 제2도련선을 그어놓은 서태평양에서 지배권을 장악한 뒤, 2040년쯤에는 태평양 전역에서 미국의 태평양독점지배권을 허물어버리겠다는 야심찬 전략구상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그런 전략구상을 실현하려면, 우선 미야꼬해협과 바쉬해협에 대한 지배권을 장악하고, 서태평양으로 나아가 초계활동을 활발히 전개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장거리전투비행대와 항모전투단이다. 2016년 11월 25일과 12월 25일 중국의 장거리전투비행대와 항모전투단이 각각 제1도련선을 넘나드는 장거리작전을 연습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중국의 해양전략구상을 실현하려는 군사활동이 시작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중국이 제1도련선을 그어놓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면 그 해역의 지배권을 장악해온 미국 해군력보다 우위에 서야 하는데, 이미 남중국해에서는 중국 해군력이 미국 해군력보다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의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진 3> 이 사진은 남중국해 제1도련선 안쪽에 있는 난샤군도 해변을 촬영한 것이다. 그 섬에 주둔하는 중국인민해방군 병사들이 해안순찰로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 섬이 중국 영토임을 말해주는 표지석이 보인다. 그 표지석에는 '난샤는 우리나라 땅이다. 신성하여 침범을 용납치 않는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2015년 7월 바로 그 난새군도 해역에서 중국 호위함 단둥함이 충파전술위협으로 미국 연안전투함 포트워스함과 미국 구축함 래쓴함을 몰아낸 적이 있다. 이처럼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힘겨루기에서 중국 해군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한 까닭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있는 난샤군도와 시사군도에 총 27개의 전초기지를 건설하였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중국 홍콩에서 발간되는 <밍바오(明報)> 2017년 1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7월 중국 영해를 넘보는 미국 전투함을 몰아내라는 명령을 받고 남중국해 난샤군도(南沙群島, 영어명칭은 스프래틀리군도[Spratly Islands]) 해역에 출동한 중국 호위함 단둥함(丹東艦)은 미국 연안전투함 포트워스함(USS Fort Worth)에게 “즉각 여기를 떠나라”고 통고했는데, 포스워스함이 그 통고를 무시하자 단둥함은 즉각 돌진하였고, 질겁한 포트워스함은 긴급변침신호를 보내면서 황망히 물러났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었던 직후, 그 해역을 계속 순찰하던 단둥함은 미국 구축함 래쓴함(USS Lassen)을 발견하고 “즉각 여기를 떠나라”고 통고했는데, 라쎈함이 그 통고를 무시하자 또 다시 즉각 돌진하였고, 질겁한 래쓴함은 긴급변침신호를 보내면서 황망히 물러났다고 한다.

고속돌진으로 적함에 충돌하는 것을 충파전술이라 한다. 단둥함은 함체길이가 103m, 배수량이 1,700톤밖에 되지 않는데, 포트워스함은 함체길이가 118m, 배수량이 3,500톤이고, 래쓴함은 함체길이가 155m, 배수량이 9,200톤이나 된다. 하지만 단둥함이 돌진하여 충돌하면 포트워스함과 래쓴함은 침몰할 수 있다. 중국 호위함이 미국 연안전투함과 구축함을 충파전술위협으로 몰아낸 것은 해상대결에서 중국 해군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한다.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힘겨루기에서 중국 해군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한 까닭은, 중국이 남중국해 난샤군도에 전초기지 7개, 남중국해 시샤군도(西沙群島, 영어명칭은 패러쓸군도[Paracel Islands])에 전초기지 20개를 각각 건설하였기 때문이다.


2. 대만귀속전쟁준비에 박차 가하는 중국

그러면 동중국해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서는 어느 쪽이 이기고 있을까? 2016년 12월 17일 미국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해군 수송사령부 소속 4,700톤급 해양조사선 바우딧취함(USNS Bowditch)이 필리핀 수빅만(Subic Bay)에서 북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동중국해에서 잠항을 마치고 돌아온 무인잠수정 2척을 거두어들이던 중 바우딧취함 뒤를 따라다니며 감시하던 중국 군함에서 내린 고속단정이 돌진하여 무인잠수정 1척을 낚아채갔다고 한다. 미국 무인잠수정은 바다속을 돌아다니며 해양정보를 수집하는 소형 첩보잠수정인데, 그렇게 수집한 해양정보는 잠수함작전에 필요한 수문지도를 작성할 때 사용된다. 

중국은 미국 해양조사선 바우딧취함이 첨단첩보장비를 사용하여 상습적으로 정찰활동을 벌이는 간첩선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런 간첩선이 국제해양법을 위반하고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ZZ)에 대한 관할권을 침해하였으므로, 무인잠수정을 압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 무인잠수정을 나포한 때로부터 6일 뒤에 나포인근수역에서 그 무인잠수정을 미국에게 슬그머니 돌려주었다. 그로써 두 나라가 더 이상 충돌하지 않았지만, 동중국해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중국과 미국이 태평양방어선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런 상황을 보면, 동중국해에서 힘을 겨루는 중국과 미국 가운데 어느 쪽도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된 까닭은, 미국이 일본 사세보(佐世保)와 오끼나와에 강력한 군사전략거점을 구축하고 전략적 우위를 선점하였기 때문이다. 

태평양방어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9월 25일 중국 작전기들이 미야꼬해협 상공을 가로지르며 초계비행을 하는 장면이다. 왼쪽에 보이는 작전기종은 신형 장거리전략폭격기 훙-6K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작전기종은 수호이-30 전투기이다. 오끼나와본도와 미야꼬지마 사이에 있는 폭이 약 300km되는 미야꼬해협은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서태평양으로 나아갈 때 통과하는 바다이다. 중국이 제1도련선을 그어놓은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면 미야꼬해협을 통제할 장거리작전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중국은 장거리전투비행대와 항모전투단을 실전배치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였다. 동중국해와 서태평양을 이어주는 관문인 미야꼬해협은 중국, 미국, 일본, 대만 등이 힘을 겨루는 열점수역으로 전변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미야꼬해협에 계속 출동시킬 것이고, 중국의 그런 도전을 막으려는 미국은 사세보와 오끼나와에 각각 구축해놓은 군사전략거점들에서 해군력과 공군력을 출동시켜 중국의 미야꼬해협 진출시도를 차단하려고 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의 첨예한 대결이 벌어질 미야꼬해협은 새로운 열점수역으로 되었다. 

둘째,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은 대만귀속을 서두를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귀속시키면, 미야꼬해협을 통과하여 서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대만에서 직접 서태평양으로 나아가는 대통로가 열리게 되는데, 어찌 대만귀속을 서두르지 않겠는가.

2016년 9월 1일 대만 언론매체들이 대만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귀속시킬 준비를 완료할 것인데,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였을 때, 미국이 대만문제에 개입하였을 때, 대만이 중국과의 통일협상을 지연시켰을 때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요즈음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귀속전쟁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테면, 대만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인용한 <산께이신붕(産經新聞)> 2015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가까운 중국 본토 여러 지역들에 주둔하는 12개 미사일여단에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1,500여 발을 집중배치하고 대만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대만언론 <왕바오(旺報)> 2016년 10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대만해협 건너 중국 본토 남부지역에 퇴역전투기 젠(殲)-6을 개조한 무인폭격기 4,000대를 집중배치하였다고 한다. 중국이 1958년부터 1986년까지 생산한 젠-6 전투기는 4,500대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6년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공식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접을 받으며 환영인파에 둘러싸인 장면이다. 중국은 자국을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을 최고의 예우를 갖춰 환대하였으며, 13건의 중국-필리핀 경제협력협정을 무더기로 체결하였고, 필리핀에 13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하였다. 이것은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이 필리핀을 친미노선에서 끌어내어 중립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말해준다. 필리핀을 서로 자기쪽으로 끌어당기는 중국과 미국의 팽팽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셋째,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은 필리핀을 친미노선에서 끌어내어 중립화시키려고 한다. 이를테면, 중국은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이 2016년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공식 방문하였을 때, 최고의 예우를 갖춰 환대하였으며, 13건의 중국-필리핀 경제협력협정을 무더기로 체결하였으며, 필리핀에 13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하였다. 당시 중국을 방문 중이던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은 위대한 나라이며 필리핀의 우방이다. 두 나라 사이에 맺어진 유대의 깊은 뿌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제는 (필리핀이) 미국에게 작별을 고할 때다.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간섭이나 필리핀-미국 합동군사훈련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폭탄선언’으로 미국에게 상처를 안겨주었다. 필리핀을 친미노선에서 끌어내어 중립화시키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필리핀을 서로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중국과 미국의 외교전을 더욱 가열시킬 것이다. 


3.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 

2017년 1월 5일 오전 7시 미국 해군 제3함대 소속 제1항모타격단(Carrier Strike Group One)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남단 쌘디에고(San Diego)에 있는 해군기지에서 출항하였다.

제1항모타격단은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USS Carl Vinson), 제2항모비행단, 미사일순양함 레이크 챔플린(USS Lake Champlain), 미사일구축함들인 마이클 머피(USS Michael Murphy), 웨인 마이어(USS Wayne Meyer) 등으로 편성되었다. 칼 빈슨함에 배치된 제2항모비행단은 4개 타격전투기대대, 1개 헬기해상전투대대, 1개 헬기해상타격대대, 1개 항모조기경보기대대, 1개 전자공격대대, 1개 함대병참지원대대로 편성되었다. 제1항모타격단 전체 병력은 7,500명이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1월 5일 현지보도에 따르면, 제1항모타격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제3함대사령부 전위(COM Third Fleet Forward)’라는 작전명칭으로 불리는 “전례 없는 임무(unique mission)”를 수행하기 위해 이날 서태평양으로 출동하였는데, 지난 6개월 동안 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혹독한(rigorous) 준비훈련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 <사진 6> 미국 해군은 하와이를 분기점으로 하여 태평양 작전구역을 둘로 나누었는데, 동태평양 작전구역에는 제3함대를 배치하였고, 서태평양 작전구역에는 제7함대를 배치하였다. 제3함대의 모항은 캘리포니아주 최남단에 있는 쌘디에고이고, 제7함대의 모항은 일본 도꾜만에 있는 요꼬스까이다. 위의 사진에 나오는 항공모함은 제3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함이다. 제3함대 소속 제1항모타격단은 칼 빈슨함을 주축으로 편성되었다. 배수량이 101,300톤인 칼 빈슨함은 함재기와 함재헬기 90대를 싣는다. 위의 사진에서 칼 빈슨함 왼쪽에 있는 군함은 보급함이다. 그런데 2016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제1항모타격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혹독한 준비훈련을 쌘디에고 앞바다에서 받았고, 2017년 1월 5일 그 특별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쌘디에고에서 서태평양 작전구역으로 떠났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 보도기사를 읽어보면, 제1항모타격단이 결전을 각오한 출정식을 진행한 것 같은 긴장감이 느껴진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는 무엇인가? 제1항모타격단이 쌘디에고 앞바다에서 혹독한 준비훈련을 받고 있었던 2016년 하반기에 서태평양 군사상황을 되짚어보면, 그 특별임무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2016년 하반기 서태평양 군사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은 중국 항모전투단의 실전연습이었으므로, 미국 항모타격단은 중국 항모전투단에 맞서는 특별임무를 받고 지난 1월 5일에 출동한 것이다. 세계전쟁사에서 항공모함끼리 맞붙은 항모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 항공모함과 일제 항공모함이 태평양에서 벌인 항모전투밖에 없는데, 위의 보도기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라고 했으니, 미국 항모타격단이 중국 항모전투단과 맞서는 작전임무인 것이 분명하다.

서태평양으로 출동하여 중국 항모타격단과 맞서게 될 특별임무를 받고 쌘디에고를 떠난 제1항모타격단은 어디로 갔을까? 2017년 1월 30일 제1항모타격단 사령관이 ‘페이스북(Facebook)’에 올려놓은 소식에 따르면, 그 항모타격단은 2017년 1월 14일까지 하와이 앞바다에서 수중전연습(USWEX)을 벌였다고 한다. 이건 좀 뜻밖의 소식이다. 동중국해에 출동해서 중국 항모전투단과 맞서는 특별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줄로 알았던 제1항모타격단이 하와이 앞바다에서 맴돌고 있었으니 뜻밖의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만 국영통신사 <중앙통신>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쌘디에고를 떠난 제1항모타격단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진행되는 1월 20일 동중국해에 도착하게 될 것이고, 거기서 중국 항모전투단과 조우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하였다. 당시 중국은 자국 항모전투단과 미국 항모타격단이 동중국해에서 조우하게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제1항모타격단의 침로를 주시하고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은 중국 항모전투단과 맞서기 위한 6개월간의 혹독한 준비훈련을 마친 제1항모타격단에게 특별임무를 주어 동중국해로 출동시켰으니, 두 나라의 항모대결은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만일 미국 항모타격단과 중국 항모전투단이 동중국해에서 조우하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첫 항모대결이 벌어지게 될 판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또 벌어졌다.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현장사진자료를 보면, 칼 빈슨 항모 승조원들은 지난 2월 5일 저녁 미국인들을 열광시킨 가장 인기 있는 미식축구경기 최종전 ‘수퍼 볼 게임(Super Bowl Game)’ 실황중계방송을 대형화면을 통해 시청하고 있었다.

▲ <사진 7> 이 사진은 칼 빈슨 항공모함 승조원들이 2017년 2월 5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식축구경기 최종전 '수퍼 볼 게임' 실황중계방송을 함상에서 시청하는 장면이다. 2017년 1월 20일쯤 동중국해에 도착하면, 중국 항모전투단과 반드시 조우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항모대결을 벌이겠다고 하면서 기세등등하게 출동한 칼 빈슨 항공모함은 동중국해에는 가지도 않고 하와이 앞바다에 머물렀고,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승조원들이 미식축구경기 실황중계방송이나 시청하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건 뭔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를 받고 출동하였다는 항모타격단이 작전구역에는 가지도 않고 하와이 앞바다에서 미식축구경기 실황중계방송이나 시청하며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그런 뜻밖의 행동을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제1항모타격단은 태평양을 횡단하여 일본 요꼬스까(橫須賀)에 있는 미해군 7함대 기지에 입항할 것이라는 군사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2017년 2월 3일과 10일 두 차례로 나눠 서태평양의 미국령 괌(Guam)에 있는 아프러항(Apra Harbor)에 입항하였다. <디플로맷(Diplomat)>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제1항모타격단은 원래 일본 요꼬스까 해군기지에 입항하기로 되어 있다고 하였는데, 일본 근처에도 가지 않고, 요꼬스까에서 남쪽으로 2,500km나 떨어진 괌에 나타났으니 이상하지 않은가. 


4. 제1항모타격단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된 사연

위에 열거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제1항모타격단이 출동한 지난 1월 5일 이후 미국이 미처 예상치 못한 어떤 돌발사태가 일어났고, 그런 까닭에 중국 항모전투단에 맞서려던 제1항모타격단의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되었음을 의미한다.

요즈음 한국 주요언론매체들은 제1항모타격단이 오는 3월 6일부터 진행될 ‘키 리졸브-독수리’ 조선침공연습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추측기사를 내보내고 있지만, 그런 추측은 최종국면에 들어선 조미핵대결이 어떻게 종결되기 시작한지 모르는 잠꼬대 같은 소리다. 미국은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준비사업에서 이미 손을 뗐으며, 제1항모전투단을 동중국해로 출동시켜 중국 항모전투단과 맞서려던 특별임무도 취소하고 말았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여 트럼프 행정부를 국가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떠밀어버리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그런 두 가지 상황변화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그 내막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2017년 1월 9일 미국은 하와이에 머물고 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먼 거리에서 탐지한다는 해상배치 엑스밴드레이더(X-Band Radar)를 하와이와 알래스카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에 급파하였다. 왜냐하면, 지난 1월 8일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발사대기상태에 진입시켜놓고 이동하는 모습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어떤 미사일방어망으로도 막지 못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었다. 미국에서 정권인수인계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기간에 일어난 이 충격사건으로 미국 국가안보기관들과 국가정보기관들이 발칵 뒤집어졌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조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몇 시간 앞둔 지난 1월 20일 하루 동안 세 가지 비상조치를 연속적으로 취하면서 미국 국가안보기관들과 국가정보기관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첫째, 취임식 당일 오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 2대가 평안북도에서 평양 북쪽으로 갑자기 남하하더니 즉각 발사할 태세를 취하였다. 

둘째, 취임식 당일 정오를 기하여 조선인민군 전군이 전투동원태세에 진입하였다.
셋째, 취임식 당일 발행된 <로동신문>에는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는 시비거리로 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기사가 실렸다. 이 논평기사는 “미국이 저들이 하는 대륙간탄도미싸일발사는 문제시될 것이 없는데 우리가 하는 것은 <도발>로, <위협>으로 된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강도적 궤변”이라고 비난하면서,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는 최고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사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 <사진 8> 동중국해에서 중국 항모전투단과 조우하면 항모대결을 벌이겠다고 하면서 2017년 1월 5일 쌘디에고를 떠난 항공모함 칼 빈슨함은 일본 요꼬스까에 있는 제7함대 기지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요꼬스까에서 남쪽으로 2,500km나 떨어진 괌의 아프러항에 2월 10일에 도착하였다. 위의 사진은 칼 빈슨함이 아프러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인데, 촬영시기는 2003년 10월이다. 요꼬스까에 입항하여 전열을 가다듬고 곧바로 동중국해로 출동하여 중국 항모전투단과 항모대결을 벌어야 할 칼 빈슨함이 서태평양에 있는 괌에 도착하여 특별하게 하는 일도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중국 항모타격단에 맞서려던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되었음을 의미한다. 특별임무는 왜 취소되었을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제1항모타격단이 일본 요꼬스까에 입항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와 똑같이 조선침공연습을 감행하려는 ‘도발조짐’으로 보일 것이고, 따라서 그에 대한 보복으로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을 불시에 연속하여 시험발사할 것이 분명하였다. 이런 급박한 사정을 간파한 미국은 요꼬스까를 향해 떠난 제1항모타격단을 하와이 앞바다에 머물게 하였다가 결국 침로를 바꿔 괌으로 보낸 것이다.  

만일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즉각 단행할 태세로 트럼프 행정부에게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가하지 않았더라면, 중국 항모전투단은 동중국해에 출동한 미국 항모타격단과 조우하여 미증유의 항모대결을 벌여야 했을 것이고, 거기에 더하여 미국은 제1항모타격단을 동원한 사상 최대 규모의 ‘키 리졸브-독수리’ 조선침공연습을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강행하여 전쟁위기를 발화점으로 끌어가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견디지 못하였고, 항모타격단은 괌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조선이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제1항모타격단의 동중국해 접근을 가로막아준 덕택에 미증유의 항모대결을 피할 수 있었던 중국은 조중우호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하였을 것이다.


5. 트럼프 행정부가 포기할 태평양방어 전초기지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을 전후한 시점에 두 방향에서 자기를 질식시킬 것처럼 조여드는 엄청난 압박공세를 받았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원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와 항모전투단을 동원한 중국의 제1도련선 장악공세이다. 하지만 미국은 그 두 가지 압박공세에 맞설 군사대응력을 갖지 못했다. 지난 8년 동안 국방예산삭감, 무기공급제한, 병력감축, 군사훈련부족, 정비불량, 사기저하 등이 겹치면서 미국의 군사력은 전례 없이 약화되었다. 이번에 항모타격단을 동중국해와 한반도 인근해역에 전진배치하려던 미국의 작전계획이 실패한 사례만 봐도 미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약해졌는지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제1도련선 장악공세에 맞서는 것보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 맞서는 것이 훨씬 더 급박하고, 힘겹고, 중대하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0일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安培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와 중국의 제1도련선 장악공세를 동시에 언급한 대목에서 “조선의 핵과 미사일위협은 매우, 매우 높은 우선순위에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미국에 대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가 무엇보다도 급박하고, 중대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발언이다. 

트럼프 행정부에게 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가 가장 급박하고, 힘겹고, 중대한 것일까? 그 까닭은 압박강도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미국 항모타격단과 중국 항모전투단이 맞서는 항모대결은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지만, 조미핵대결을 최종국면에 진입시킨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조선인민군이 임의의 시각에 개전할 조국통일대전에 직결되므로, 압박강도에서 현저한 차이가 난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조국통일대전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미국에 대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조국통일대전의 ‘서곡’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은 지난해에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였고, 지금은 올해 안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개전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다.

▲ <사진 9> 미국 항모타격단과 중국 항모전투단이 맞서는 항모대결은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지만, 조미핵대결을 최종국면에 진입시킨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조선인민군이 임의의 시각에 개전할 조국통일대전에 직결된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조국통일대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은 지난해에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였고, 지금은 올해 안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개전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다. 위의 사진은 2016년 2월 20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진행된 쌍방실동훈련에 참가한 기계화보병부대들이 전투장비를 갖추고 진격로에 도열하여 공격명령을 기다리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국통일대전의 목적은 미국 본토를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것이다. 조선이 미국 본토를 점령하려고 하지 않는데도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갖춘 까닭은, 조국통일대전에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미국의 보복핵공격과 대규모 전투부대 증파를 사전에 봉쇄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선이 미국의 보복핵공격과 대규모 전투부대 증파를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으로 봉쇄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바로 그럴 때 조선은 조국통일대전을 ‘마음 놓고’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의 핵무력이 완성단계에 이른 올해가 바로 그런 때이다. 미국 군부는 조선이 3~4년 뒤에야 핵무력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이 완성되었고, 그에 따라 미국의 패색이 짙어진 조미핵대결이 최종국면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서든지 감춰보려고 꾸며낸 거짓말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미국에게는 자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을 막아낼 능력이 없다.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나 각개발사식 다탄두미사일 앞에서 무용지물로 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심리적 방어기제이지 물리적 방어수단은 아니다.

조선인민군은 조국통일대전을 개전하는 날, 지난 60년 동안 준비해온 전투력을 불시에 기습적으로 총폭발시키는 엄청난 ‘순간충격’으로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을 삽시에 제압할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인민군 전투력과 한미연합군 전투력을 비교, 분석한 심층정보를 알지 못한 채 왜곡선동만 들으면, 조선인민군의 전쟁수행력을 과소평가하게 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그들의 전쟁수행력이 한미연합군을 압도한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여러 차례 논하였으므로, 여기서 재론할 필요가 없다.

▲ <사진 10> 이 사진은 주한미국군 제2사단 병사들이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행군훈련을 하는 장면이다.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은 미국의 보복핵공격과 대규모 전투부대 증파를 원천봉쇄할 것이므로, 주한미국군은 미국의 자동적인 전쟁개입을 보장해준다던 '인계철선'의 역할을 상실하였고,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국이 태평양방어선 전초기지에 전진배치한 주한미국군은 고립되었다. 이것은 미국이 6.25전쟁 이후 지난 63년 동안 태평양방어 전초기지로 운용해온 한국의 군사전략적 가치가 소멸되었음을 의미한다. 한미동맹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이익을 주던 시대는 끝났으며, 지금 한미동맹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위해요인으로 돌변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로 전락한 주한미국군과 재한미국인들을 고립상태에서 하루빨리 구출해야 한다. 구출방도는 조속한 철군밖에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이 미국의 보복핵공격과 대규모 전투부대 증파를 원천봉쇄할 것이므로, 주한미국군은 미국의 자동적인 전쟁개입을 보장해준다던 ‘인계철선(trip wire)’의 역할을 상실하였고,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국이 태평양방어 전초기지에 전진배치한 주한미국군은 고립되었다. 이것은 미국이 6.25전쟁 이후 지난 63년 동안 태평양방어 전초기지로 운용해온 한국의 군사전략적 가치가 소멸되었음을 의미한다. 한미동맹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이익을 주던 시대는 끝났으며, 지금 한미동맹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위해요인으로 돌변하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붙들고 있을수록 미국의 국가안보가 훼손되는 위해상태는 그만큼 더 악화될 것이다.  

이런 근본적인 정세변화를 인식하면, 2017년에 트럼프 행정부가 수행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로 전락한 주한미국군과 재한미국인들을 고립상태에서 하루빨리 구출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국군과 재한미국인들을 고립상태에서 구출하는 방도는 조속한 철군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철군해도 되고,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고 그냥 철군해도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받게 될 엄청난 안보충격을 감소시켜줄 미일동맹강화조치를 주한미국군 철수 전에 시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7년 2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하여 최상의 환대를 베풀고, 자신이 올해 일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미일밀착관계를 한껏 과시한 것은, 태평양방어 전초기지를 포기할 때 일본이 받을 안보충격을 감소시킬 예비행동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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