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5

미국의 전쟁연습 압도한 북의 무력시위

[한호석의 개벽예감](106)
자주민보 2014년 03월 24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나토명 '프로그'로 알려진 러시아 '루나' 지대지 미사일     ©자주민보


▲ <사진 1> 2014년 3월 6일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2620군부대 비행훈련을 지도하면서 컴퓨터모의조종체계를 직접 운전하고 있다. 이 부대는 전원이 여성비행사로 구성된 특별한 항공부대다. 그런데 사진에 보이는 모의조종체계는 전투기 모의조종체계가 아니다. 이것은 그 여성비행사들이 전투기 비행사들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들은 기관포, 로켓포, 폭탄으로 무장한 저고도 공격기를 모는 여성비행사들이다. 저고도 공격기를 실전배치한 군대는 전 세계에서 조선인민군밖에 없고, 저고도 공격기를 모는 여성비행사들로 구성된 항공부대를 가진 군대도 전 세계에서 조선인민군밖에 없다.     © 자주민보



‘최강 무기’ 과시한 특별한 비행훈련

2014년 3월 7일 북측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2620군부대 비행훈련을 지도한 소식을 전하였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훈련이 시작되자 조종간을 억세게 틀어잡고 하늘로 날아오른 비행사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훈련명령관철의 길에서 련마해온 자기들의 비행술을 남김없이 보여주었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2620군부대 비행훈련을 지도하였던 3월 6일은, 지난 2월 24일부터 시작된 ‘키 리졸브’ 대북합동전쟁연습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이었다. 따라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실시된 제2620군부대 비행훈련은 ‘키 리졸브’ 대북합동전쟁연습에 맞선 대응훈련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수많은 인민군 전투부대들 가운데 왜 하필이면 제2620군부대가 언론에 공개되는 중요한 대응훈련에 나선 것일까? 그 까닭은 제2620군부대가 여성비행사들로 구성된 특별한 항공부대이기 때문이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비행훈련을 지도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훈련에 참가한 비행사들이 모두 녀성들인데 불리한 기상조건 속에서도 전투동작들을 훌륭히 수행한다고, 사상정신상태가 대단히 좋다고, 당의 의도대로 높은 비행술을 소유하였다고 치하하시였다”고 한다. 이 보도내용을 읽어보면, 제2620군부대가 전원이 여성비행사들로 구성된 특별한 항공부대임을 알 수 있다.

‘키 리졸브’ 대북합동전쟁연습이 막바지에 이른 긴장된 시점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왜 여성비행사들로 구성된 항공군부대의 비행훈련을 지도하였을까? 북측 언론매체의 현장보도사진들에 담긴 사연을 풀어보면 아래와 같은 의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찾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2620군부대에서 몸소 운전한 것은 전투기 비행사들이 쓰는 복잡한 컴퓨터모의조종체계가 아니라 비교적 단순한 컴퓨터모의조종체계다. 이것은 그 여성비행사들이 전투기 비행사들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항로에 비행운을 새겨가고 있는 비행사들의 훈련”이라는 표현이 보도기사에 들어있는 것을 보면, 그 여성비행사들은 헬기 비행사들이 아니다. 왜냐하면 헬기가 비행할 때는 비행운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적들의 아성을 재더미로 만들어버릴 멸적의 기상이 용암처럼 끓어번지고 있었다”는 표현이 보도기사에 들어있는 것을 보면, 그 여성비행사들은 저고도 침투기 비행사도 아니다. 왜냐하면 저고도 침투기(AN-2)는 공격기가 아니라 항공륙전병을 공중침투시키는 병력수송기이므로, 병력수송기 비행사에게 “적들의 아성을 재더미로 만들어버릴 멸적의 기상이 용암처럼 끓어번지고 있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하늘의 유능한 전투비행사로 준비되었다”고 치하한 그 여성비행사들은 전투기도 아니고, 헬기도 아니고, 저고도 침투기도 아닌 어떤 기종을 모는 것일까? 2014년 3월 7일 <조선중앙텔레비죤> 20시 보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20시 보도에 방영된 화면에는 그 여성비행사들이 단발 프로펠러 항공기를 몰고 저고도 비행훈련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전에 나온 남측 언론의 보도기사를 찾아보면, 단발 프로펠러 항공기를 모는 여성비행사들로 편성된 부대는 평양 근교 강동에 있는 항공군 1사단 23련대라는 기록이 나오는데, 항공군 제2620군부대가 바로 그 부대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저고도 침투기 안둘(AN-2)은 복엽기인데, 그 날 여성비행사들이 몰고 하늘로 날아오른 항공기는 단엽기였다.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단발 프로펠러 항공기 기종 가운데 단엽기는 CJ-6이라 부르는 항공기밖에 없다. 제2620군부대는 CJ-6을 모는 여성비행사들로 편성된 항공부대인 것이다.

CJ-6은 중국이 1960년대에 생산하여 북에 수출한 기종이다. CJ-6을 북에서 무엇이라 부르는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중국은 그 기종을 약 3,000대 생산하였는데, 지금도 중국인민해방군은 CJ-6을 훈련기로 사용한다.

▲ < 사진 2>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실전배치한 저고도 공격기 편대가 비행하는 모습이다. 이 저고도 공격기는 미국군이 실전배치한 공격헬기 아파치처럼 지상의 기갑무력을 격파할 위력적인 공중타격수단이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저고도 공격기 150대를 실전배치하였다.     © 자주민보

주목하는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CJ-6을 훈련기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조선인민군은 같은 기종을 실전배치하여 작전기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CJ-6 150대를 실전배치하였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로켓포와 폭탄을 탑재하고 7.62mm 기관포 두 문으로 무장한 저고도 공격기 CJ-6을 출격시킬 것이다.

그 날 여성비행사들이 몰고 비행훈련에 나선 단엽기는 저고도 공격기 CJ-6이었고, 그래서 북측 언론매체들은 그 여성비행사들에 대해 “적들의 아성을 재더미로 만들어버릴 멸적의 기상이 용암처럼 끓어번지고 있었다”는 표현을 썼던 것이다. 

CJ-6을 훈련기로 사용하는가 아니면 저고도 공격기로 사용하는가 하는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 차이는 조선인민군의 작전환경과 중국인민해방군의 작전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중국 대륙과 달리 전투종심이 짧고, 산악지대가 발달되었고, 고층건물이 많은 한반도 작전환경에서는 CJ-6을 저고도 공격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작전환경이 그처럼 다르므로, 전법과 무기체계도 당연히 그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한반도 작전환경에서는 초음속 스텔스 전투기만 중요한 게 아니라, 적진 방공망을 뚫고 초저공으로 기습침투하는 저고도 공격기도 중요한 것이다.

두 사람이 탑승하는 저고도 공격기 CJ-6의 비행속도는 시속 300km이며, 항속거리는 700km이며, 비행고도는 6.2km다. 미국군이 ‘최강 공격헬기’로 내세우는 아파치(AH-64 Apache)의 비행속도는 시속 265km, 항속거리는 480km, 비행고도는 6km이므로, 무장력을 제외하고 기동력만 비교하면 저고도 공격기 CJ-6이 공격헬기 아파치보다 조금 앞선다. CJ-6이 보유한 그러한 공중기동력은 그 저고도 공격기가 적진의 기갑무력을 공중에서 격파할 위력적인 타격수단임을 말해준다.
▲ <사진 3>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비행훈련을 마친 여성비행사들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고사령관 앞에서 훈련을 실시한 병사들의 긴장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한 집안 가족이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처럼 보인다. 최고사령관과 병사들이 혈연적 일체감을 지닌 조선인민군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너무 모르고 있다. 북은 그런 혈연적 일체감이야말로 조선인민군이 그 어떤 강적과도 싸워 이길 수 있는 '최강 무기'라고 말한다. .     © 자주민보

보도사진 속에 해맑은 얼굴로 등장한 여성비행사들이 로켓포와 폭탄으로 기갑무력을 격파할 저고도 공격기의 주인공이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비행훈련을 마친 여성비행사들 속에서 그들과 다정히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놀라움을 안겨준다. <사진 3>을 보면, 자기들의 최고사령관 앞에서 비행훈련에 나선 비행사들의 긴장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 집안 가족이 정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는 그런 모습이다. 그 사진이 연출장면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놀라움은 더 커진다. 다른 나라 군대라면 긴장되고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는 비행훈련을 가족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는 조선인민군의 군풍 앞에서 군대라는 조직에 대한 기존 관념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어떻게 그런 특별한 군대가 있을 수 있을까?

“인민군은 세계적인 토의문화를 가지고 있다. 사단의 모든 주요사항은 모두 토의의 대상이다. 사단장은 토의를 진행시키는 사회자에 불과하다. 소위도 사단장을 아무개 동지라 부르고 사단장의 잘못을 거침없이 지적한다. 사단장이라는 지위 때문에 사단장이 먼저 의견을 발표하지 않는다. (중략) 인민군 사단장은 한 달 4주 중에서 1주는 병사들과 같이 잠복근무를 선다. 2주는 병사들 내무반에서 병사들과 함께 기거한다. 나머지 1주만 공관에서 기거하도록 돼있다. 인민군에 있어 계급이 높다는 것은 보다 많은 일을 하라는 것이지 권위를 누리라는 것이 아니다.”

이 흥미로운 인용문은 남측의 대표적인 반북인사가 쓴 ‘더 무서운 것은 북한군의 무형전력’이라는 제목의 글에 나오는 한 대목을 옮겨 적은 것이다. 최고사령관과 병사들이 사상정신적으로 혈연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 유일의 군대인 조선인민군에 대해 세계는 너무도 모르고 있다. 로켓포와 폭탄을 탑재한 공격기를 몰고 적진에 돌진하여 기갑무력을 격파하는 고난도 비행훈련을 연마해온 여성비행사들의 용맹은, 그들이 자기들의 최고사령관과 맺은 혈연적 일체감에서 분출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조선인민군이 전시에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사상정신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견되는 것은 평시에 그러한 혈연적 일체감으로 뭉쳐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방대한 무력을 동원하여 감행한 ‘키 리졸브’ 대북합동전쟁연습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꺼내든 ‘최강 무기’는 북에서 핵탄보다 더 강하다고 말하는 최고사령관과 병사들의 혈연적 일체감이었던 것이다. 


화선공연과 화력시위를 배합하여 ‘독수리’를 압도하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발표를 인용한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3월 15일 오전부터 발사차량 10여 대를 원산 인근 갈마반도로 이동하였고, 이튿날 동해 공해상으로 정체불명의 발사체 25발을 무더기로 발사하였다고 한다. 그 날 오후 6시 20분부터 10분 동안 60초 간격으로 10발을 쏘았고, 8시 3분부터 5분 동안 37.5초 간격으로 8발을 쏘았고, 9시 28분부터 4분 동안 34초 간격으로 7발을 쏘았다. 이처럼 조선인민군이 발사체 25발을 무더기로 쏜 것은, 미국이 감행하고 있는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에 정면으로 맞선 강력한 화력시위였다.

그보다 더 중시해야 하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정체불명의 발사체 25발을 발사하는 화력시위를 벌이고 있던 바로 그 시각, 김정은 제1위원장은 화력시위현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인민군 장병들과 함께 모란봉악단의 화선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북에서 말하는 화선공연이란 불과 불이 오가는 격전지에서 벌어지는 최전선 음악공연을 뜻한다.

북측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조선인민군이 지난 3월 16일 원산 인근 갈마반도에서 오후 6시 20분부터 9시 32분까지 발사체 25발을 쏘며 화력시위를 벌이고 있었던 바로 그 시간대에 모란봉악단도 원산 인근의 어느 군부대 문화회관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장병들과 함께 관람한 화선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6.25전쟁 시기 미국군과 맞붙은 격전지에서 인민군 병사들이 화선악기를 만들어 화선공연을 하였다는 역사기록이 있는데, 오늘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국이 감행하는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에 대응하여 25발의 발사체를 집중발사하는 대규모 화력시위를 지도하던 중에 인민군 장병들과 함께 모란봉악단의 화선공연도 관람하였던 것이다.

미국군이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대북전쟁연습을 감행하고 있는 긴장된 시각에 모란봉악단이 조선인민군의 대규모 화력시위가 벌어진 원산 지역에 가서 화선공연을 펼친 것은, 북에서 말하는 ‘혁명무력’과 ‘혁명음악’의 배합역량으로 미국의 무력침공에 맞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북에서 ‘혁명음악’은 단결과 승리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으므로, 그 날의 화선공연은 단순한 음악공연이 아니라 북에서 말하는 ‘일심단결’의 의지와 ‘최후 승리’의 신심으로 미국의 전쟁연습을 압도한 특유의 정치활동이었던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모란봉악단의 화선공연이 원산 지역의 어느 군부대 문화회관에서 한 차례로 끝난 것이 아니라,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으로 옮겨가 인민군 장병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을 위해 날마다 계속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이며, 조선인민군의 대규모 화력시위도 모란봉악단의 연속공연에 맞춰 원산 인근 갈마반도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선인민군은 같은 종류의 발사체를 3월 16일 밤에 25발, 3월 22일 새벽에 30발, 3월 23일 밤에 16발 쏘았으니, 이 글을 집필하고 있는 현재까지 모두 71발이나 무더기로 발사한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무더기로 쏜 71발의 발사체는 무엇이었을까? 한국군 합참본부는 그 발사체가 소련산 루나(Luna) 지대지 로켓이라고 추정하였다. 미국군은 루나 로켓을 ‘프로그(FROG) 로켓’이라고 제멋대로 부른다. 1960년부터 1982년까지 소련군에 실전배치되었던 루나 계열의 지대지 로켓은 4축8륜 발사차량(북에서는 자행발사대라고 부름)에 한 발 씩 탑재되는 것인데, 루나 계열 로켓들 중에서 성능이 가장 좋은 루나-M 로켓은 사거리가 68km이며, 화학탄 또는 고폭탄 또는 200킬로톤급 핵탄을 장착할 수 있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그 71발의 발사체를 루나 로켓으로 추정한 까닭은 그 발사체들이 원산 갈마반도에서 동해 공해상으로 60∼70km 날아갔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3월 17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북한은 1960년대부터 프로그 지대지 로켓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은 프로그 로켓의 궤적과 탄도에 대해 알고 있다. 탄도의 궤적을 일치시켜 본 결과 프로그 로켓으로 판단됐고, 이번 발사과정에 여러 가지 움직임을 미리 포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인민군이 무더기로 발사한 발사체가 루나 로켓 71발이라는 한국군 합참본부의 추정은 엉터리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아래와 같다.

첫째, 북은 1969년과 1970년에 소련에서 루나 로켓을 수입하였는데, 45년 전에 수입한 로켓을 아직까지도 실전배치하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추진제(propellant)에도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에 30년 이상 지난 로켓추진제는 사용하지 못한다. 북은 유효기간이 지난 루나 로켓을 오래 전에 모두 폐기하였는데, 오래 전에 폐기한 로켓이 어느 날 갑자기 ‘부활’하여 71발이나 무더기로 발사되었다는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는 만화 같은 이야기다.

둘째,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원(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이 펴내는 세계 각국의 군사력 및 군수산업에 관한 연례평가서 ‘군사균형(The Military Balance)’ 2010년판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루나 로켓을 탑재한 4축8륜 자행발사대를 24대 보유하였는데, 그 자행발사대에는 루나 로켓(프로그-3과 프로그-5) 또는 루나-M 로켓(프로그-7)이 각각 한 발 씩 탑재되었다. 위에서 지적한 대로, 조선인민군은 오래 전에 루나 로켓을 모두 폐기하였는데, 국제전략연구원은 2010년까지도 북에 루나 로켓이 남아있는 것으로 잘못 추정하였다.

설령 국제전략연구원의 그런 잘못된 추정을 인정하더라도,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루나 로켓은 모두 24발밖에 되지 않는데,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인민군이 지난 3월 16일부터 3월 23일까지 루나 로켓 71발을 발사하였다고 추정하였으니, 그런 식의 추정이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는 억측에 지나지 않는다. 

국제전략연구원이 조선인민군이 아직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 루나 계열 로켓은 두 종류다. 한 종류는 사거리가 45km인 루나 로켓이고, 다른 한 종류는 사거리가 68km인 루나-M 로켓이다. 국제전략연구원이 조선인민군이 아직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 루나 계열의 로켓 24발은 모두가 루나-M 로켓이 아니므로, 지난 3월 16일부터 3월 23일까지 발사된 정체불명의 발사체가 루나 계열의 로켓이라면 71발이 모두 60∼70km를 날아갈 수 없다. 그런데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인민군이 발사한 71발이 모두 60∼70km를 날아간 루나 로켓(프로그 로켓)이라고 발표하였으니, 엉터리도 그런 엉터리가 없다.  


정체불명의 발사체 71발을 발사한 대규모 화력시위의 내막

지난 3월 16일부터 3월 23일까지 조선인민군은 미국군 정찰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 공중정찰시간대를 피하여 정체불명의 발사체 71발을 발사하였으므로, 한국군의 감시레이더에 나타난 그 발사체의 궤적과 비행각도만 가지고서는 그 발사체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다만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그 발사체의 모습이 드러난다.

첫째, 조선인민군이 3월 16일 밤에 정체불명의 발사체를 발사한 시간을 살펴보면, 1차 발사는 오후 6시 20분부터 10분 동안 지속되었고, 2차 발사는 오후 8시 3분부터 5분 동안 지속되었고, 3차 발사는 오후 9시 28분부터 4분 동안 지속되었다. 1차 발사를 마치고 1시간 33분 뒤에 2차 발사를 하였고, 2차 발사를 마치고 1시간 20분 뒤에 3차 발사를 하였다. 발사시간에서 그처럼 1시간 이상 간격이 생긴 까닭은, 어떤 한 지점에서 25발을 발사하지 않고 세 지점에서 1시간 이상의 시간차를 두고 각각 발사하였기 때문이다. 왜 한 곳에서 25발을 모두 발사하지 않고 세 곳에서 시간차를 두고 몇 발씩 나누어 발사하였을까? 그 까닭은 그 발사체를 탑재한 발사대가 너무 길어서 25대를 모두 어느 한 지점에 집결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1차 발사지점에는 발사대 10대가 집결하였고, 2차 발사지점에는 8대가 집결하였고, 3차 발사지점에는 7대가 집결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정황은 3월 16일부터 3월 23일까지 갈마반도에 출동한 발사대 71대가 4축8륜 자행발사대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큰 견인발사대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견인발사대의 길이는 15∼16m다. 따라서 견인발사대에 탑재하면서도 사거리가 60∼70km가 되는 발사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면, 그 발사체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다.

둘째, 2014년 3월 17일 북측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88군부대 비행훈련을 지도한 소식을 보도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제188군부대 비행사들이 “급상승하며 아득히 사려졌다가 <적>진에로 벼락같이 급강하하는 비행대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한 뒤에 “훈련이 잘 되었다”고 평가하면서 비행훈련에 참가한 비행사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 <사진 4>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국군이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던 지난 3월 16일 조선인민군 항공군 제188군부대의 비행훈련을 지도하였다. 그 부대는 미그-21을 배치한 항공부대다. 북은 미그-21 성능을 한반도 작전환경에 적합하게 개량하는 고도의 기술력을 확보하였기 때문에, 지금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운용하는 미그-21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조선형 미그-21이다. 숙련된 비행사가 모는 조선형 미그-21은 한반도 근접공중전에서 미국군의 주력 전투기인 F-16에 능히 맞설 수 있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조선형 미그-21 500대를 비롯하여 각종 작전기 1,240대를 보유한 세계 4위의 공중무력강국이다.     © 자주민보


▲ <사진 5> 2012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지상대공중로케트 번개-1호가 견인발사대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이다. 미국이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 2014년 3월 16일부터 3월 23일까지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은 번개-1호 71발을 동해 공해상으로 발사하는 대규모 화력시위를 벌였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원산 갈마반도에서 발사된 71발이 모두 소련산 루나 로켓이라고 추정하였지만, 그것은 오류다. 그것은 위의 사진에 나온 지상대공중로케트 번개-1호였다. 러시아의 S-75 드바이너(Dvina)와 동급이다.     © 자주민보

그런데 <사진 4>에 나타난 전투기는 미그-21이다. 도색을 하지 않은 은빛 기체에 붉은 색으로 크게 725라는 식별번호를 써놓은 것이 보인다.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항공군 제188군부대에 미그-21이 배치되었음을 말해준다.

남측 언론보도에 보도된 조선인민군 항공군의 전투기 배치상황을 살펴보면, 미그-21이 배치된 비행장은 원산비행장, 황주비행장, 덕산비행장, 의주비행장, 북창비행장, 황수원리비행장, 풍산비행장 등 여섯 곳이다. 북에서는 공군기지를 비행장이라 부른다. 제188군부대는 그 비행장들 가운데서 원산비행장 또는 갈마비행장이라 불리는 곳에 배치된 인민군 항공군 제2항공사단 제46비행련대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조선인민군이 갈마반도에서 정체불명의 발사체 25발을 무더기로 발사한 야간화력시위를 벌인 바로 그 날 낮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갈마반도에 있는 제188군부대의 비행훈련을 지도하였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북측 언론보도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3월 16일 원산 상공을 수호하는 인민군 반항공부대가 견인발사대에 탑재한 지대공미사일 25발을 세 지점에서 시간차를 두고 발사하였고, 3월 22일과 3월 23일에도 같은 종류의 지대공미사일을 같은 지역에서 연속 발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운용하는 지대공미사일(북에서는 지상대공중로케트라고 부름) 가운데 견인발사대에 탑재되고, 사거리가 60∼70km인 지대공미사일은 번개-1호밖에 없다.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지대공미사일 번개-1호는 북이 소련에서 수입한 지대공미사일 S-75를 모방하여 1968년 10월 28일에 자체 개발에 성공하였고 그 이후 성능을 개량한 것이다. 미국군이 ‘SA-2’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소련산 지대공미사일 S-75는 사거리가 45km밖에 되지 않고, 사고도도 25km밖에 되지 않지만, 북이 성능을 대폭 개량한 지대공미사일 번개-1호의 사거리는 66km로, 사고도는 35km로 늘어났다.
 ▲ <사진 6> 이란혁명수비군이 번개-1호와 동급인 지대공미사일 싸이야드(Sayyad)를 쏘는 발사장면이다. 로켓분사구에서 엄청난 화염이 분출되면서 강한 후폭풍이 일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조선인민군 반항공군도 원산 인근 갈마반도에서 바로 그런 모습으로 지상대공중로케트 번개-1호 71발을 동해 공해상으로 대량 발사하면서 미국의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에 정면으로 맞섰다. 조선인민군의 강력한 대응화력시위는 미국이 북을 자극하는 전쟁연습을 감행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자주민보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인민군이 3월 16일, 3월 22일, 3월 23일에 무더기로 발사한 동일한 종류의 발사체 71발이 모두 소련산 루나 로켓(미국군은 프로그 로켓으로 부름)이라고 추정했지만, 위에서 논한 것처럼 그것은 루나 로켓이 아니라 지대공미사일 번개-1호다. <사진 6>은 이란혁명수비군이 번개-1호와 같은 급의 지대공미사일 싸이야드(Sayyad)를 발사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지대공미사일 번개-1호 71발을 세 차례에 걸쳐 무더기로 발사한 것은, 번개-1호를 엄청나게 많이 실전배치하였음을 말해준다. 통상적으로, 미사일 보유량 중에서 20분의 1을 발사연습 또는 화력시위에 사용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런 비율로 계산하면 북이 이번에 71발을 발사한 번개-1호의 보유량은 1,400발로 추산된다. 하지만 어느 한 종류의 미사일을 1,400발이나 대량으로 생산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다. 미사일의 경우 대략 10년을 주기로 하여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는 추세이므로, 어느 특정한 미사일 생산에 그처럼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 법이다.   

그렇다면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번개-1호를 71발이나 무더기로 발사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것은 미사일 발사훈련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미사일은 매우 값비싼 무기이므로 발사훈련에 그처럼 무더기로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발사훈련이 아니면 화력시위다.

그렇다면 미사일을 발사하는 화력시위에서 71발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을까? 화력시위에서 어느 특정한 미사일을 그처럼 대량으로 발사하는 것은, 신형 미사일을 대량으로 생산할 때 가능한 일이다. 다시 말해서, 지금 북은 최신형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번개-6호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번개-1호를 71발이나 발사하는 대규모 화력시위를 벌일 수 있는 것이다.
  
미국군이 ‘키 리졸브’ 대북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고 있었던 지난 2월 27일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은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에서 사거리가 400km인 최신형 지대공미사일 번개-6호 4발을 발사한 바 있다. 이에 관해서는 2014년 3월 3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최근 발사 북 미사일은 S-400급 최첨단 지대공미사일’에서 논하였다.

지금 북은 사거리가 400km인 번개-6호를 생산하여 실전배치하고 있으므로, 이번에 대규모 화력시위에서 사거리가 66km인 번개-1호를 그처럼 대량으로 발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전환경에 적합하게 개량된 맞춤형 전투기들

2014년 3월 17일 북측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88군부대 비행훈련을 지도한 소식을 보도하였는데, 위에서 언급한 제2620군부대와 마찬가지로 제188군부대도 ‘오중흡 7련대 칭호’를 수여받은 부대라고 보도된 것을 보면, 그 부대도 역시 인민군 정예부대들 가운데 하나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보면, 이해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 1960년대에 소련에서 생산된 낡은 전투기인 미그-21을 운용하는 부대를 어찌 정예부대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50년 전에 생산되기 시작한 낡은 기종이라 할지라도 조선인민군 항공군의 손에 들어가면 위력적인 전투기로 개조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 그 의문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그런 의문은 자연히 풀린다.

첫째, 미그-21은 전자장비성능이 최신형 전투기에 비해 뒤지고 항속거리도 짧지만, 기동성은 뛰어나다. 따라서 미그-21은 고성능 전자장비와 장거리 비행능력이 사실상 필요 없고 무엇보다 기동성으로 승부가 갈리는 근접공중전에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미그-21은 전시에 근접공중전이 벌어질 한반도 작전환경에 아주 적합한 전투기인 것이다. 숙련된 비행사가 조종하는 미그-21은 근접공중전에서 미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6에 능히 맞설 수 있다.

둘째, 미그-21을 제작하는 원천기술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항공사 미그(Russian Aircraft Corporation MiG)가 가지고 있는데, 쿠바가 2013년 7월 중순 북의 화물선 청천강호에 미그-21 두 대와 그 엔진 15대를 실어 북으로 보내는 도중 파나마 당국에 억류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쿠바는 미그-21의 성능개량을 러시아 항공사 미그에게 맡기지 않고, 북에 맡기려고 하였다. 이것은 북이 미그-21을 현대화하는 성능개량기술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운용하는 미그-21은 북이 오래 전 소련에서 수입한 낡은 미그-21이 아니라, 북의 기술로 성능이 개량된 조선형 미그-21인 것이다.

인민군 항공군에서 공병장교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탈북자가 <월간조선> 2007년 7월호에 실린 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미그-21 500대를 보유하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보유량이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미그-21을 그처럼 많이 보유하였으니 다른 작전기들은 또 얼마나 많이 보유하였을까.

이와 관련하여 항공전문 웹사이트 <플라잇 글로벌(Flight Global)>에 실린 ‘2013년 세계 공군력 발전 보고서’에 나온 몇몇 군사강국들의 작전기 보유대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작전기 보유대수는 미국 2,470대, 중국 1,453대, 러시아 1,438대, 인도 786대, 조선 574대, 이집트 414대, 한국 409대, 일본 291대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3년 5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군부가 파악한 조선인민군 항공군의 작전기 보유대수는 1,020대이고, 위에서 언급한 탈북자가 같은 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항공군의 작전기 보유대수는 1,240대다. 북은 작전기 보유에서 세계 4위인 것이다. 

그런데 북이 낡은 작전기를 많이 가지고 있어도 신형 작전기 몇 대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면서 북의 공중무력의 취약성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작전기 성능은 평면적으로 비교하여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공중무력이야말로 어떤 기종의 작전기를 어떤 작전환경에서 어떤 전법으로 사용하는가 하는 입체적인 평가방식에 따라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전기 성능 평가서에 나온 구형 작전기 성능과 신형 작전기 성능을 평면적으로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한반도 실전환경에 적합한 작전기를 얼마나 많이 실전배치하였는가를 알아보고, 비행사들이 자기의 실전환경에 맞는 비행술을 연마하였는지 살펴보고 공중작전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 <사진 7> 미그-21을 모는 조선인민군 항공군 비행사들이 출격 직전 자기들이 몰고 하늘로 날아오를 전투기 앞에서 결의모임을 하는 장면이다. 목숨을 건 격렬한 전투현장에서 전투원들의 사상정신력을 무엇보다 가장 중시하는 그들의 고유한 군풍을 이 사진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북측 자료들에 따르면, 자기 조국을 보위하기 위한 사상정신력으로 무장한 '하늘의 결사대'는 한반도 작전환경에 맞게 개량된 맞춤형 전투기 미그-21을 몰고 근접공중전을 벌이는 '주체전법'에 정통하다고 한다.     © 자주민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은 작전기 보유에서 세계 4위이고, 북의 주장에 따르면, 인민군 항공군 비행사들은 한반도 작전환경에 맞게 개조된 조선형 작전기를 몰고 공중작전을 벌이는 ‘주체전법’에 정통하다고 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사진 7>에서 보는 것처럼, 조선형 작전기와 ‘주체전법’을 중시하는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한반도 실전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공중작전능력을 보유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은 각종 작전기 2,470대를 보유하여 그 분야에서 세계 1위이지만,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작전기 2,470대를 모두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지 못한다. 그 가운데 700대만 한반도 전선에 투입해도 최대로 투입한 것으로 될 것이다. 반면에 북은 자기가 보유한 각종 작전기 1,240대를 모두 전선에 투입할 것이다. 더욱이 미국군이 한반도 전선에 투입할 전투기들은 현지 작전환경에 맞게 성능이 개량되지 않은 것들이고, 조선인민군이 전선에 투입할 전투기들은 현지 작전환경에 맞게 성능이 개량된 맞춤형 전투기들이다. 이런 상황을 살펴보면, 한반도 상공에서 맞붙을 근접공중전에서 어느 쪽이 이길 것인지 쉽게 예견할 수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해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이 막바지에 오르게 되는 오는 4월 초에 미국 공군은 한국 공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각종 작전기 90여 대를 동원하여 광주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서 ‘맥스 썬더(Max Thunder)’라는 이름의 합동공중작전연습을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은 이제껏 그렇게 해온 것처럼 그 때 가서도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여 ‘맥스 썬더’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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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4

【대담】분단 70년을 앞둔 조국통일 정세에 대하여

한호석재미·통일학연구소 소장
강민화재일·대동연구소 소장


이 대담록은 대동연구소(도쿄) 강민화 소장이 제기한 질문에 통일학연구소(뉴욕) 한호석 소장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한 대담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북측의 남북관계개선 호소에 대하여 어떻게 볼 것인가
 
 
강민화 : 오랜만에 한호석 소장님과 말씀을 나눌 수 있게 되어 반갑습니다. 얼마전에 3.195돌을 맞고 남, , 해외에서 민족의 단합과 외세의존 배격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이 상봉하였고, 그로써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이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문제를 강조한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의 이정표인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에 대해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은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키 리졸브-독수리한미합동군사연습이 강행되는 속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유사한 과거경험을 상기하면서, 이번에 북측이 그처럼 복잡한 국면에서도 이산가족 상봉에 응한 것은 대폭적인 양보로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소장님의 견해를 말씀해주십시오.
 
한호석 :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이후 첫 해 1년 집권기간 동안 그 정권은 친미반북과 반민주폭압으로 줄달음쳐왔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친미반북노선에 대해 지적하자면 여러 가지 사실를 열거할 수 있지만, 대표적인 사실 한 가지만 언급하겠습니다. 국민의 혈세로 퍼주는 주한미국군 방위비를 증액한 데서 박근혜 정권의 친미노선이 노골적으로 표출되었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올해 주한미국군 방위비 분담금이라는 명목으로 86,664억 달러를 퍼주기로 하였습니다. 주한미국군은 방위비 분담금이라는 명목으로 받아간 막대한 자금 가운데 다 쓰지 못하고 남겨둔 자금이 94,400만 달러나 되고, 이 남아도는 자금을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까지 꼬박꼬박 챙기고 있는 판인데, 박근혜 정권은 미국에게 굴복하여 올해 86,664억 달러를 더 주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박근혜 정권은 장성택 처형사건이 북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 징조라는 식의 반북선전을 늘어놓고, 북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북의 핵무장을 해제하고 독일식 흡수통합을 실현해보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며 북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관권부정선거로 당선된 가짜 대통령이라는 비난과 퇴진요구가 남측 각계각층에서 시국회의라는 대중운동으로 분출되는 가운데, 박근혜 정권은 불안정한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정권은 자기를 지켜준다고 믿는 미국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고, 자기의 이라고 믿는 북을 비방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폭압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집권기반이 취약한 박근혜 정권은 가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와 광장에 촛불을 들고 쏟아져 나온 통합진보당과 민주노총을 비롯한 남측 진보세력을 극렬하게 탄압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평소에 눈에 가시처럼 여긴 통합진보당을 강제해산시키기 위해 그 당의 현직 국회의원 한 사람과 몇몇 당직자들을 무슨 내란음모죄라는 것에 얽어매어 12년형을 선고하는 극악한 탄압을 자행하였습니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살펴보면, 북과 박근혜 정권의 적대관계가 격화되었고, 남측 진보세력과 박근혜 정권 사이에서도 적대관계가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적대적인 남북관계를 화해적인 남북관계로 전환시키려면 적어도 노무현 정권 수준은 되어야 하는데, 지금 박근혜 정권은 친노세력까지 종북세력으로 모략하는 판입니다. 이런 적대적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이 과연 가능할까요? 누가 보더라도 불가능합니다. 개선이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할 정도로 남북관계는 악화되고 말았습니다.
 
: 얼마 전에 금강산에서 어렵사리 성사된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관계 개선의 전환적 계기로 될 수 없다고 비관적으로 보고 계시는군요. 그렇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왜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한 것일까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그런 의사에 따라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한 것이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해 첫날 남북관계 개선의사를 피력하였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정은 제1위원장의 뜻을 정확히 알려면, 올해 신년사에서 그 대목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남 사이의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여야 합니다. (중략)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낼 때가 되었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남조선당국은 무모한 동족대결과 <종북>소동을 벌리지 말아야 하며 자주와 민주, 조국통일을 요구하는 겨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북남관계개선에로 나와야 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위의 신년사 인용구에서 박근혜 정권에게 남북관계개선에로 나오라고 촉구하였습니다. 친미반북과 종북모략에 집착하는 그 정권에게 남북관계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남북관계개선을 외면하는 박근혜 정권에게 남북관계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한 위의 인용문은 아래와 같은 문맥에 들어있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에게 남북관계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한 위의 인용문 바로 앞에서 이렇게 지적하였습니다.
 
민족의 안전과 평화를 수호하기 위하여 적극 투쟁하여야 합니다. 미국과 남조선호전광들은 조선반도와 주변에 핵전쟁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여 북침핵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리고 있으며 이로 하여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도 전면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에게 남북관계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한 위의 인용문 바로 아래에서 이렇게 지적하였습니다.
 
특히 세계최대열점지역인 조선반도에서는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한 적대세력들의 핵전쟁책동으로 말미암아 일촉즉발의 전쟁위험이 조성되여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였습니다. (중략) 조선반도에 우리를 겨냥한 핵전쟁의 검은 구름이 항시적으로 떠돌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결코 수수방관할 수 없으며 강력한 자위적 힘으로 나라의 자주권과 평화를 수호하고 민족의 존엄을 굳건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위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반북적대행위와 대북전쟁연습이 전례 없이 격화되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위험천만한 전쟁위험이 조성되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새해 첫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자신의 정세인식이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국의 반북적대행위와 북침전쟁연습으로 격화된 전쟁위험에 대처하여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박근혜 정권에게 남북관계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년사 중에서 남북관계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한 부분만 집어내어 확대해석할 것이 아니라, 전체 문맥의 흐름을 파악해야 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올해 북의 중심과제는 미국의 반북적대행위와 북침전쟁연습으로 격화된 전쟁위험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하는 문제로 좁혀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북이 남북관계개선을 외면하는 박근혜 정권에게 남북관계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은, 미국이 전쟁위험을 격화시키는 판에 박근혜 정권까지 나서서 대북비방중상으로 정세를 더 악화시키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북은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을 격화시키는 장본인인 미국에 대해서는 어떤 공식적인 언급도 하지 않은 채, 박근혜 정권에 대해서만 대북비방중상으로 한반도 전쟁위험을 더 격화시키지 말라고 촉구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키 리졸브-독수리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하기 시작하였는데도 북은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킨 것입니다.
 
북의 성의 있는 노력으로 성사된 이산가족 상봉은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미국의 도발적 정체를 드러냈으며, 미국이 시키는 대로 북침전쟁연습에 동원되는 박근혜 정권의 예속적 정체도 함께 드러낸 것입니다.
 
 
 
통일담론,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기준
 
: 요즈음 박근혜 정권이 통일담론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른바 '통일대박론'에 대해 언급하여 통일담론에 불을 붙였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설치하라고 직접 지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근헤 정권이 말하는 통일대박론의 전제조건은 북의 핵무장 해제이며, 통일방도는 독일식 흡수통합이고, 통일의 목적은 북의 사회주의체제를 붕괴시키고 시장경제를 주입, 확산시켜 남측 재벌과 외국계 자본들이 북의 '진출'하는 돈벌이 기회나 안겨주자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말하는 통일대박론은 통일이라는 말로 위장하고 국민을 속이고 있지만, 사실상 반북대결론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3일 서울에서 열린 어느 국제회의 개회식에서 "통일로 가는 길은 북한의 핵포기가 빠를 수록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그가 통일의 전제조건을 북의 핵무장 해제로 설정해놓았음을 말해줍니다. 미국의 핵위협 제거에 대해서는 말 한 마디 하지 않으면서 북의 핵무장부터 해제하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둘째, 박근헤 정권의 외교부는 독일 외교부와 손잡고 한반도 통일준비와 관련된 공식협의체를 올해 상반기에 결성하려고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박근혜 정권이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되지도 않을 독일식 흡수통합을 노리는 망상에 빠져 있음을 말해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셋째, 박근혜 정권이 추구하는 독일식 흡수통합은 북의 사회주의체제를 붕괴시키고 시장경제를 주입, 확산시켜 남측 재벌과 외국계 자본들이 북에서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천연자원을 독점하여 돈벌이나 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발상은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망상이며, 그런 망상의 결과는 북을 자꾸 자극하여 남북관계를 파탄시키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닙니다.
 
넷째, 원래 대박이라는 말은 도박꾼이 카지노에서 뜻밖에 엄청나게 큰 판돈을 거머쥐는 일확천금이라는 뜻입니다. 일확천금에 환장한 도박행위를 뜻하는 도박꾼의 너절한 속어를 조국통일이라는 신성한 역사적 위업과 결부시킨 것 자체가 조국통일위업에 대한 모독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대박이라는 말로 조국통일위업을 모독한 것에 대해 사죄해야 하고 다시는 그런 너절한 속어를 쓰지 말아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시기 분단을 고착화시킨 이승만 정권도 입으로는 통일을 말했고, 박정희 군사독재정권도 입으로는 통일을 말했고, 심지어 광주학살과 내란도발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정권도 입으로는 통일을 말했습니다. 속으로는 반북대결과 분단영구화를 추구하면서 겉으로는 통일대박론을 거론하는 정권의 속임수에 속아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진짜 통일담론인가 가짜 통일담론인가를 판별하는 객관적 기준은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인정하는가 아니면 부정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은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있으며, 그 두 선언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통일운동을 탄압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부정하고 무슨 통일대박론 따위를 꺼내놓은 것이야말로 파렴치한 대국민 사기극입니다.
 
 
새삼스럽게 북미대결 60년사를 돌이켜 보다
 
 
: 북측은 작년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조국통일대전에 대해 강조하고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을 위한 작전회의를 소집하는 등 말 그대로 초강경으로 나갔습니다. 물론 이 일촉즉발의 긴장국면은 오바마 대통령이 조선()반도에서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사실상 패배를 인정한 것으로 결판이 났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만 미국의 대북 적대행위와 조미사이의 군사적 긴장상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도 미국은 내외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키 리졸브-독수리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북측은 인민군 전연부대들에게 특별경계태세를 명령하고, 각종 미사일을 동해로 연속 발사하면서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에 맞서고 있으며, 미국은 핵동력추진 잠수함을 부산항에 입항시켰습니다.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 지난해 727일은 6.25전쟁이 종전되지 못하고 불안정한 정전상태로 전환된지 60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정전이란 전투를 중지한 상태를 뜻하며, 언제라도 교전쌍방이 전투를 재개할 수 있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뜻합니다. 정전상태에 놓인 한반도는 지난 60년 동안 단 한 순간도 평화롭지 못하였으며, 무력충돌위기를 수없이 넘겨야 했습니다. 한반도에 사는 7천만 민족은 6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니고, 무려 60년 동안 두 세대에 걸쳐 그런 전쟁위험 속에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처럼 60년 동안 전쟁위험 속에서 살아온 민족은 인류사에서 다시 찾아볼 수 없습니다. 60년 동안 전쟁위험 속에서 매우 불안정한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은 민족 전체의 비극이며 불행입니다.
 
특히 북에게 있어서 정전이란 핵무력을 틀어쥔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인 미국에 단독으로 맞서 자기의 조국과 사회주의체제를 수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량적으로 따져보면, 북은 미국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처럼 보입니다. 북은 자기보다 500배나 더 크고 강한 미국에 맞서 총포성 없는 조국방위전과 사회주의수호전을 60년 동안 지속해야 했습니다. 세계전쟁사는 강대국 중심으로 서술되었기 때문에, 북이 정전상태에서 미국에 맞서 싸워온 500 1의 조미대결에 대해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고 있지만, 동방의 작은 사회주의나라가 자기보다 500배나 더 크고 강한 세계 최강의 패권국을 단독으로 상대하여 60년 동안 투쟁해온 것은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어떻게 이런 불가사의한 일이 60년 동안이나 계속되고 있는 것일까요?
 
역사의 흐름을 살펴봅시다. 북미대결 60년사는 격렬한 전면전쟁에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그 전쟁은 남에서 6.25전쟁이라고 부르고, 북에서 조국해방전쟁이라고 부르고,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조선전쟁(Korean War)이라고 부르는 3년 전쟁입니다. 북미대결 60년사가 바로 그 3년 전쟁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독일, 파쑈이탈리아, 군국주의일본으로 구성된 악의 축을 꺾고 세계 최강의 패권국으로 등장한 미국이 대전 종전 후 불과 5년 뒤에 전면전쟁을 벌인 상대가 바로 북이었습니다. 3년 전쟁은 미국이 사상 처음 아시아대륙에서 벌인 전면전쟁이었습니다.
 
당시 북은 건국한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고, 일제식민지 유산인 낙후한 농업생산력밖에 없었던 약소국이었습니다. 당시 국제사회는 북과 미국의 전면전쟁에서 세계 최강의 패권국이 신생약소국을 꺾고 압도적으로 승리하여 한반도 전역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그런 예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세계전쟁사에서 가장 격렬하고, 가장 처절했던 그 3년 전쟁은 전쟁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여 몸부림치던 미국이 먼저 북에게 정전을 요구하는 것으로 총포성을 멈추었으니, 미국은 패배한 것이고 북은 승리한 것입니다. 1953727일 정전협정 체결을 두고 승자가 없이 서로 비긴 무승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피상적 견해입니다. 명백하게도, 3년 전쟁에서 북은 이겼고, 미국은 졌습니다. 그래서 세계 최강의 패권국을 꺾은 북은 727일을 전승절로 해마다 기념해왔고, 패전의 쓰라린 기억을 지우고 싶었던 미국은 그 3년 전쟁을 잊혀진 전쟁으로 불렀습니다.
 
건국한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약소국이었던 북이 어떻게 세계 최강의 패권국3년 동안 전쟁을 벌여 이길 수 있었을까요? 정전 이후 60년 동안 북이 자기보다 500배나 크고 강한 세계 최대의 핵강국 미국을 단독으로 상대해야 하는 조미대결전을 어떻게 지속해올 수 있었을까요?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 불가사의한 현상은, 세계가 북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미국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커다란 인식착오에 빠져있음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이것은 북의 국력과 미국의 국력에 대한 기존 인식에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줍니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게 패하여 무조건 항복한 일본은 전범국의 신세가 되어 미국에게 안보를 내맡기고 의존하는 2류국가로 전락하였습니다. 그와 대조적으로, 3년 전쟁에서 미국을 꺾고 승리한 북은 미국과 정치군사적 대결을 지속해온 60년 동안 국력을 끊임없이 강화하여 미국과 단독으로 맞서는 핵보유국으로 등장하였습니다. 이것은 북의 국력과 일본의 국력에 대한 기존 인식에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줍니다.
 
만일 북이 미국에게 안보를 내맡기고 의존하는 2류국가로 전락한 일본을 상대로 정치군사적 대결을 지속해왔다면, 오늘처럼 강한 나라가 되지 못하였을지도 모릅니다. 북은 세계 최강의 패권국을 단독으로 상대하여 정치군사적 대결을 지속해왔기에 그처럼 강한 힘을 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말을 들으면 잔인한 숙청과 정치범수용소, 식량부족과 낙후한 경제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조건반사적 반응은, 북의 국력과 실상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것을 극력 차단하기 위해 반북적대세력이 조작하여 유포한 실체 없는 모략적 허상에 불과합니다. 악취 풍기는 그런 모략적 허상을 벗겨내고 객관적 실체로서의 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북의 목표는 고구려가 이루지 못한 천하제일강국의 실현

: 일본의 우익세력은 북을 악마처럼 묘사한 유언비어를 조작하였으며, 일본 언론의 왜곡에 의해 그 유언비어가 사실보도인양 유포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우익세력은 일본인 납치사건을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에 대한 혐오감이 증폭되고 있으며, 정말 심각하게도 해외동포들의 대북인식은 그러한 유언비어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입니다. 그 정신적 올가미에서 어떻게 벗어나 북의 실상을 객관적 실체로 만날 수 있겠는지 소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민족사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최강의 패권국과 단독으로 맞서 정치군사적 대결을 지속하고 있는 북의 모습을 민족사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고구려의 역사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오늘 북이 그러한 것처럼, 고구려도 고대시기에 세계 최강의 패권국으로 등장한 한나라(기원전 206-220), 수나라(581-618), 당나라(618-907)에 단독으로 맞서 정치군사적 대결을 지속하였습니다.
 
고구려가 한나라, 수나라, 당나라에 맞서 자기의 국력을 키우며 1,000년 동안 강성번영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요인은 고대 한족의 자기중심적 천하관을 거부한 독자적인 천하관을 확립한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천하관(天下觀)을 요즈음 쓰는 말로 바꾸면 세계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대 한족은 자기들이 세운 왕조를 세계의 중심에 두고 그 주변의 다른 민족들을 이른바 사이팔만(四夷八蠻)’이라고 불렀습니다. 한족을 중심으로 네 오랑캐족들과 여덟 야만족들이 존재한다고 본 것이 고대 한족의 천하관이었습니다. 따라서 고대 한족의 천하관으로 보면, 고구려는 고대 한족이 사는 영토의 동쪽, 그러니까 요하(遼河) 동쪽에 사는 오랑캐족이라는 뜻을 지닌 동이족(東夷族)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고대 동아시아역사는 고대 한족의 편협한 자기중심주의로 서술될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고구려가 고대 한족의 천하관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천하관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고대시기에 독자적인 천하관을 확립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것은 천문도(天文圖)를 독자적으로 제작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문제로 결정되었습니다. 천문도는 자기 땅을 중심에 두고 천체를 인식한 고대 과학의 결정체입니다. 고구려가 고대 중국의 천문도가 아니라 독자적인 고구려식 천문도를 자체로 제작한 것이야말로 고구려가 고대 중국을 중심에 두고 세계를 인식한 것이 아니라 고구려 자신을 중심에 두고 세계를 인식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고구려의 독자적인 천문도에 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 고구려는 자기의 높은 천문기술을 발전시켜 독자적인 천문도를 제작, 완성하고 이를 돌에 새겼으니, 그것이 1세기에 고구려에서 만든 석각천문도인 천상렬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입니다. 이 전설적인 석각천문도는 고구려가 멸망할 때 신라-당연합군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동강에 빠뜨렸고, 그 탁본만 전해져오다가 조선봉건시기에 개정,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조선 태조 때인 1395년에 제작된 석각본은 남측에서 국보 228호로 지정되었고, 20072월부터 남측에서 발행된 만원권 화폐 뒷면에도 그 석각본이 배경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천문학자가 그 석각천문도에 새겨진 1,467개의 별자리를 컴퓨터로 판독하였더니 신의주와 함흥을 잇는 북위 40도 지역에서 1세기에 바라본 별자리가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2011년에는 평양민속공원 건설현장에서 신라 경주의 첨성대보다 200여 년이나 앞선 고구려의 첨성대 유적이 발굴됨으로써 고구려가 천상렬차분야지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민속놀이인 윷놀이는 원형 윷판의 중앙에 북극성을 그려 넣고 그 주위에 둥글게 배열해놓은 28개의 별자리를 따라 말을 움직이며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놀이인데, 이것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천체의 운행을 표시하는 28개의 거극도(去極度)와 일치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윷판은 고구려 천문도의 민속형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구려사람들은 별자리를 형상한 천문도 위에 펼쳐지는 하늘의 변화무쌍한 운행을 자기들의 생활문화 속에 받아들여 고유하고 우수한 민속놀이를 창조함으로써 자기들이 하늘의 후손 곧 천손족(天孫族)이라는 자기인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고구려는 고대 중국의 연호(年號)를 거부하고 독자 연호를 썼으며, 한때 고구려의 최고통치자인 태왕(太王)은 고대 중국의 최고통치자인 천자(天子)와 대등한 지위를 가졌습니다.
 
이처럼 고구려가 1,000년 동안 강성부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고대 중국에게 사상정신적으로 종속되기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천하관을 확립한 것이었습니다. 요즈음 쓰이는 말로 바꾸어 말하면, 고구려가 강성부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사상정신적 주체성과 정치적 자주성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사상정신적 주체성과 정치적 자주성만이 아니라,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것도 고구려가 천년강국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를테면, 최전성기 고구려의 철기군단은 천하무적의 강군이었습니다. 철기군단은 당시 물소뿔과 쇠심줄로 만든 최강 병기 각궁(角弓)과 쇠갑옷과 강철마구(鋼鐵馬具)로 무장한 개마무사(鎧馬武士) 5,000명으로 편성된 무적의 철갑무력이었습니다. 당시 고대 중국에서는 강철을 만드는 첨단기술이었던 관강법(灌鋼法)을 아직 알지 못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독자적인 천하관을 확립한 고구려는 정치와 군사, 경제와 과학, 문화와 예술 등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고대 한족이 건설한 중화문명과 구분되는 주체적인 문명을 건설한 것입니다.
 
그런데 천년강국 고구려는 당나라의 침략전쟁을 막아내지 못하고 668년에 패망하였습니다. 역사학자들은 고구려의 패망원인을 지배층의 내분에서 찾고 있지만, 그것과 함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고구려가 한 가지 결정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고구려의 결정적인 한계는 한반도 남부에 존재한 백제와 신라를 통합하여 한반도-만주-연해주를 포괄하는 민족통일국가를 끝내 건설하지 못한 것입니다. 평양으로 도읍을 옮긴 최전성기의 고구려는 남진정책을 추진하면서 한반도 중부지역을 흐르는 한강까지 남하하여 영토를 넓혔지만, 그 강을 경계로 하여 백제, 신라와 불안정한 대치상태를 유지하였을 뿐 끝내 백제, 신라를 통합한 민족통일국가를 건설하지 못하였습니다.
 
세 나라로 분산되어 있었던 동이족의 내부갈등을 이용한 고구려의 백년숙적 당나라는 자기를 추종하는 신라와 손잡고 침략전쟁을 일으켜 백제와 고구려를 차례로 멸망시켰습니다. 만일 고구려가 백제와 신라를 통합하여 한반도-만주-연해주를 포괄하는 민족통일국가를 건설하였더라면, 당나라의 침략을 계속 막아내고 더 오랜 기간 동안 융성번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고구려가 멸망한 668년으로부터 1,280년이 지난 1948년에 세워진 나라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입니다. 고대시기에 세계 최강의 패권국이었던 한나라, 수나라, 당나라에 각각 단독으로 맞서 자기의 국력을 키우며 침략을 막아내고 자주성을 수호하며 독자적인 문명을 건설하였던 천년강국 고구려의 강인한 사상정신적 유전자1,280년의 시간격차를 훌쩍 뛰어넘어 오늘 북으로 계승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구려의 사상정신적 주체성이 석각천문도 천상렬차분야지도로 표현되었고, 고구려의 정치군사적 위력이 천하무적 철기군단으로 표현되었다면, 오늘 북의 사상정신적 주체성은 북에서 말하는 김일성-김정일주의로 확립되었고, 북이 정치군사적 힘은 북에서 말하는 백두산혁명강군의 핵무력으로 표현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 주목하는 것은, 고구려의 강인한 사상정신적 유전자를 이어받은 북이 고구려가 끝내 넘지 못한 한계를 넘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북은 남과 북으로 갈라진 분단현실을 극복하고 한반도에 민족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가장 중대한 민족사적 위업으로 여기고 그것을 위해 국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천년강국 고구려가 이루지 못한 민족통일국가건설의 민족사적 위업을 1,300년 뒤에 자기들의 힘으로 실현하려는 것, 바로 이것이 21세기 천하제일강국을 꿈꾸는 북의 원대한 목표입니다.
 
 
최단기간에 관철하려는 통일유훈의 내용은?
 
: 2014224<통일뉴스>에 실린 글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북의 당과 정부의 간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국통일유훈을 최단기간에 관철할 결심을 내렸다고 말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에 관해 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일성 주석은 1994년에 서거하기 직전에 조국통일유훈을 남겼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조국통일에 관련된 문건에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친필은 판문점 북측 지역에 세워진 기념비에 새겨져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4년 이전에도 그러하였지만, 김일성 주석이 조국통일유훈을 남기고 서거한 1994년 이후에도 그 유훈을 실현하기 위해 전심전력하였습니다. 수령의 유일적 영도를 강조하는 북에서 수령의 유훈은 그 계승자가 무조건 관철해야 할 최고 과업으로 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에 갑자기 서거하였으나, 통일위업의 계승자인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조국통일유훈을 남겼을 것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조국통일유훈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까요? 북에서 그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하여 조국통일을 실현하라는 유훈이 아닌 다른 내용의 유훈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하여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해외 전체 민족구성원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조국통일강령이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특별히 강조할 필요가 없는 조국통일강령을 구태여 다시 강조하는 조국통일유훈을 남기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목하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단기간 안에 관철할 결심에 따른 조국통일유훈을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남겼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하는 멀고 복잡다단한 과정에서 추구하는 조국통일위업은 최단기간 안에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단기간 안에 관철할 결심에 따른 조국통일유훈이란 무엇일까요? 이 중대한 문제에 관해서는 북에서 공개한 자료들에 의거하여 설명하여야 합니다. 아래와 같은 자료들을 주의 깊게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218<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이 방영한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위업을 계승하시여는 계승자 시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의 결심을 이렇게 표명하였음을 전해주었습니다. “나는 앞으로 인민군대를 틀어쥐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조국통일구상과 강성대국건설구상을 이 땅 우에 빛나게 실현해나가려고 합니다.” 이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국통일위업을 총대로성취할 결심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신의 그런 결심을 201333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한 보고에서 이렇게 천명한 바 있습니다.
 
우리 군대와 인민은 당중앙위원회의 두리에 굳게 뭉쳐 침략전쟁에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으로 맞받아나가는 반미전면대결전에 한 사람 같이 떨쳐나섰습니다.”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키는 것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철저히 배격하고 우리 민족의 최대 숙원인 조국통일의 력사적 위업을 앞당기기 위한 절박한 요구로 나섭니다.”
 
위에 인용한 두 문장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계승자 시절에 표명한, 조국통일위업을 총대로성취하려는 자신의 결심을 최고영도자로 추대된 이후에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에 따른 조국통일대전으로 구체화하였습니다.
 
북에서는 조국통일대전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밝힌 바 있습니다. 2013330일 발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특별성명에서 언급한 조국통일대전의 전개양상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조국통일대전의 최후 승리를 이룩할 것이다. 우리의 조국통일대전은 3일 대전도 아니며 미국과 괴뢰호전광들이 미처 정신을 차릴 사이 없이 단숨에 남조선 전지역과 제주도까지 타고 앉는 벼락같은 속전속결전, 하늘과 땅, 바다는 물론 전방과 후방이 따로 없는 립체전으로 될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 양상에 대해서는 이전에 여러 기회를 통해 발표한 나의 몇몇 글들에서 논하였으므로, 여기서 재론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은 세계전쟁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양상의 입체전, 72시간 안에 전쟁피해를 최소화하고 끝날 초단기속결전이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이라는 말을 들을 때, 6.25전쟁이나 베트남전쟁처럼 전선이 밀고 밀리며 엄청난 전쟁피해가 발생하는 장기소모전을 상상하면 커다란 오산입니다.
 
 
여섯 글자에 담겨진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결심
 
: 이전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국통일대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국통일대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주 언급하였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대한 변화로 생각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어떤 정보가 있습니까?
 
: 북측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국통일대전의 역사적 필연성과 시기적 임박성을 2013년 이후 공개적으로 언급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라의 통일을 최단기간에실현할 결심과 의지를 조국통일대전이라는 여섯 글자에 담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조국통일대전이란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큰 전쟁이라는 뜻입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전쟁은 교전주체의 주관적 의지만으로는 수행할 수 없는 것이며, 현실조건과 부합되어야 합니다.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의 현실조건은 어떤 것일까요?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에서 주적은 미국입니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은 북이 주적으로 규정한 미국의 군사력이 약해지고, 다른 한편에서 북의 군사력이 강해지는 역량관계의 변화가 일어났을 때 그 대전의 현실조건이 마련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과 미국의 군사역량관계에서 실제로 그런 현실조건이 생성된 것일까요? 이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주목해야 할 정보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북은 요즈음 조선인민군의 군력이 최전성기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민군의 핵무력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잠수함과 전투함으로 편성된 해군무력, 전차와 장갑차와 방사포로 편성된 지상무력, 전투기, 폭격기, 헬기, 조기경보기, 무인공격기로 편성된 공중무력이 최고사령관의 명령만 내리면 즉각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민군의 주력분야라고 할 수 있는 미사일전, 특수전, 사이버전 작전능력도 최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관한 자료들은 너무 많아서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듭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요즈음 북측 언론에 자주 나오는 백두산혁명강군의 최전성기라는 표현은 과장된 선전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한국군과 인민군이 1 1로 붙으면 한국군이 진다고 인정한 한국군 국방정보국장의 공식 발언이 얼마 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북에서는 인민군과 한미연합군이 1 2로 붙어도 인민군이 이긴다고 믿고 있습니다.
 
둘째, 미국은 요즈음 미국군의 군력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수준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게 된 심각한 국가재정위기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인민군이 사상으로 움직이는 특이한 군대라면, 미국군은 돈으로 움직이는 특이한 군대입니다. 돈이 없으면 꼼짝하지 못하는 미국군에게 지금 돈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미국군은 지상군 병력수를 줄인다, 항공모함 한 척을 줄인다, 연안전투함 척수를 줄인다, 신형 전투기 구입대수를 줄인다 어쩐다 하면서 비상대책을 세웠습니다. 명백하게도, 그런 군비절약조치는 돈으로 움직이는 미국군을 약화시키는 지름길입니다.
 
위의 사실을 살펴보면, 인민군은 전성기에 들어섰고, 미국군은 약화기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군사력의 강성과 약화는 역량관계의 상대적인 변화를 뜻하는 것입니다만,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의 현실조건이 생선된 것이 아닌가요? 이에 대한 판단은 북에서 내릴 것입니다.
 
: <동아일보> 2013109일 보도에 의하면,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3년 내 무력통일을 하겠다고 내부적으로 수시로 호언하고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였다고 합니다. 대북정보를 독점하고 전담하는 국가정보원장의 그런 발언을 소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국정원장의 그 발언을 들어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3년 안에조국통일대전을 수행할 결심을 표명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3년 안에조국통일대전을 수행할 결심을 표명하였다는 시기문제입니다. 3년 안이라고 하였을까요? 내 판단으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5년까지 3년 안에 조국통일대전을 수행할 결심을 표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15815일은 분단 70주년이 되는 때이고, 같은 해 10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이 되는 때입니다.
 
1989327일 김일성 주석과 문익환 목사는 평양상봉에서 분단 50년을 넘기지 말자고 언약하였는데, 내년에는 어느덧 분단 70년이 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결심은 분단 70년을 넘기지 않겠다는 결심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시다시피, 198010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 동안 조선로동당 제6차 당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34년이 지나도록 북은 제7차 당대회를 열지 않았습니다. 남측 분석가들은 제6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인민경제건설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34년이 되도록 제7차 당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합니다. 북은 제6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인민경제건설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6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조국통일위업을 성취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제7차 당대회를 34년이 되도록 개최하지 못하였다고 봅니다. 김일성 주석은 34년 전에 열린 제6차 당대회에서 연방통일국가 창설방안을 천명하였습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7차 당대회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이 제시한 연방통일국가 건설 유훈을 실현하였을 때 개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당창건 70주년을 앞둔 3년 안에 조국통일위업을 실현하고 35년만에 제7차 당대회를 개최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여러 가지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서 자세하고 유익한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대담이 독자들의 정세인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4.3.14 정리 대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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