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31

트럼프의 친서외교, 씁쓸한 종말

[한호석의 개벽예감](388)
자주시보 2020년 03월 3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트럼프의 친서내용이 공개되었다
2. 트럼프가 나설 수밖에 없었던 사연
3. 담화에 담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견해
4. 비일상적인 용어에 들어있는 몇 가지 의미 


1. 트럼프의 친서내용이 공개되었다

2020년 3월 22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왔다고 하면서, 친서의 요점적 내용을 공개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분석, 고찰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실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첫째, 담화발표의 주체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외교발언과 관련된 조선의 담화는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명의로 발표되었다. 이를테면,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2019년 9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명한 선택과 용단을 촉구하는 담화를 발표했고, 2019년 10월 24일 조미수뇌들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된 담화를 발표했고, 2019년 11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조선적대정책을 철회하는 결단을 촉구하는 담화를 발표했으며, 2020년 1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생일축하인사와 관련된 담화를 발표했다. 대미외교활동에서 풍부한 경험과 관록을 지닌 김계관 고문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외교발언과 관련된 담화를 전담하여 발표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관례를 뛰어넘어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관련된 담화를 발표하였다. 이번에 발표된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외교발언과 관련된 담화가 아니라, 그의 친서와 관련된 담화이기 때문에 김계관 고문이 발표하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사를 직접 대변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발표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정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답신을 보내지 않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간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였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답신을 보내지 않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로 답신을 대체한 것은 조미관계가 얼마나 경색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둘째, 2020년 1월 11일에 발표된 담화에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당시 백악관을 방문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인사를 전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탁을 청와대가 긴급통지문을 통해 북에 긴급히 전달한 것을 두고 “아마도 남조선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련락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었는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도 그 특별한 연락통로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해진 것이 분명하다.   

셋째, 외부에 국가원수의 친서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외교관례다. 조미관계에서도 그런 외교관례가 통용되었다. 지난 2018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몇 차례 받았으나, 그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담긴 내용을 공개하였다. 이런 정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홀시하였음을 말해준다.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중시하였다면, 2018년에 그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친서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친서의 내용을 분석, 고찰할 필요가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공개한 친서의 내용을 읽어보면, 조미관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2020년 3월 22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그는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왔다고 하면서, 친서의 요점적 내용을 공개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발표는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사를 대변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답신을 보내지 않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로 답신을 대체한 것은 조미관계가 얼마나 경색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국가원수의 친서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에 통용되는 외교관례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담긴 내용이 공개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홀시하였음을 말해준다.  

1)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친서에서 지난번 위원장 동지의 탄생일에 즈음하여 보낸 자기의 축하의 인사가 위원장 동지에게 정확히 전달된 소식에 기뻤다는 소감을 전”해왔으며, “위원장 동지 가족과 우리 인민의 안녕을 바라는 따뜻한 인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의례적인 인사를 전한 것이 아니라, 정중한 인사를 전하였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정중한 인사를 전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최근에 의사소통을 자주 하지 못하여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데 대하여 언급하면서 앞으로 국무위원장과 긴밀히 련계해나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이 인용문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자기 의사를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2)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조미 두 나라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미관계와 관련된 구상을 담은 친서를 보낸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김여정 제1부부장은 친서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관계를 추동한다”는 비일상적인 용어를 썼다. 관계를 개선한다는 말은 일상적으로 쓰이지만, 관계를 추동한다는 말은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왜 그런 비일상적인 용어를 택했을까?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관계개선과는 다른 구상을 언급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언급한, 조미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구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이 문제는 오늘 조미관계동향을 파악하는 데서 중요하므로,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3)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전염병 사태의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자기 인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국무위원장 동지의 노력에 대한 감동을 피력하면서 비루스방역부문에서 협조할 의향도 표시하였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였던 바로 그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들 앞에서 만일 조선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면 미국이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검진장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발언은 헛소리다. 왜냐하면,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확산은 미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에 빠뜨렸고, 미국이 보유한 의료시설 및 검진장비로는 막을 수 없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환자가 한 명도 없는 조선에게 검진장비를 지원해주겠다니, 길을 지나던 소가 들어도 껄껄 웃을 일이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초기방역에서 실패하여 미국을 사상 최악의 재앙에 빠뜨린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다급한 나머지 2020년 3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한국산 코로나바이러스검진장비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처럼 곤경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에 검진장비를 보내주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 잠꼬대 같은 소리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잠꼬대 같은 발언을 최대한 좋게 해석하면, 검진장비지원을 전환계기로 삼아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2. 트럼프가 나설 수밖에 없었던 사연

누구나 직감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뜻밖의 일이었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이따금 기이한 행실로 세계를 놀라게 하였지만,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그의 행동에는 기이한 행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사연이 얽혀있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요즈음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11월 3일에 시행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에 분주하기 때문에, 그의 관심은 조미대화에서 멀리 떠났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2020년 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외교정책보좌관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코로나바이러스확산에 대응하는 국가방역사업에 집중되었다.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환자는 시시각각 폭증하였고, 미국인들은 혹독한 괴질재앙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괴질확산추세를 억제하지 못하면,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확진자수는 앞으로 한 달 안에 100만명 선으로 폭증하여 국가체제가 완전히 마비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 경제가 무너지는 미증유의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처럼 대선문제에 몰두하면서 국가방역사업에 골머리를 앓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조미대화를 재개하는 문제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것이 그간 정세분석가들의 일반적인 판단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반적인 판단이 뒤집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외교를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담은 친서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다.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대선문제에 몰두하면서 국가방역사업에 골머리를 앓는 트럼프 대통령이 뜻밖에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것은 그의 생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음을 말해준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가 어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긴밀히 련계해나가기” 위한 친서외교를 재개할 의사를 표명하였겠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에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났기에, 그의 관심이 조미대화에로 기울어진 것일까?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악시오스> 2020년 1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로벗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월 10일 <악시오스> 취재기자와 대담하면서 조미협상을 재개하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여러 통로를 통해” 조선에 전달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생일축하친서도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언급한 여러 통로들 가운데 어느 한 통로로 전달되었던 것이 확실하다. 

지난 1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낸 것은 뜻밖의 일이었다. 다른 나라 국가원수들의 생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축하친서를 보내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동맹국 국가원수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낸 미국 대통령은 없었다. 더욱이 조선과 가까운 동맹국 국가원수들이나 우호국 국가원수들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낸 사례도 아직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냈으니, 백악관 외교사에서 처음 있는 특별한 일로 기억될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외교관례를 뛰어넘어 각별한 성의를 보이며 생일축하친서를 보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당혹스럽게 만든 냉담한 반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더 이상 상대하기 싫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사가 그런 냉담한 반응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축하친서에 답신을 보내는 것 대신,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명의로 담화를 발표하게 하였다. 김계관 고문은 담화에서 조선이 미국과 협상하면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고 개탄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관계가 아직 남아있는 것을 보고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가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를 보내는 것으로 친서외교를 재개하려고 시도했지만, 그 시도가 실패하는 바람에 실망했다. 다혈질인 그로서는 실망만 느낀 게 아니라, 기분도 언짢았을 것이다. 콧대 높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국 국가원수로부터 그런 무시를 당한 이후 그의 입에서 친서외교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2020년 3월 22일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관련된 담화를 발표하였던 바로 그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만일 조선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미국이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검진장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발언은 헛소리다. 코로나바이러스확산을 막는데 실패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에 빠진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침습을 가장 성공적으로 차단하여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조선에게 검진장비를 지원해주겠다니,길을 기나던 소가 들어도 껄껄 웃을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한 까닭은, 친서외교를 다시 시도해보려고 기회를 엿보던 중 미국의 대조선방역지원에서 그 기회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답지 않은 별난 행동을 하였다. 그는 감정을 누르고, 친서외교를 다시 시도하기 위한 방도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친서외교를 다시 시도할 방도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1,500km에 이르는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조선과 인접한 중국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었으니, 그 괴질이 국경을 넘어 조선에로 침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사람들은 우려하였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기우였다. 조선은 선제적이고, 강력하고, 신속한 국가방역사업을 단행하였다. 괴질침습을 차단하기 위해 조선은 2020년 1월 20일 국경을 전면봉쇄하는 비상조치를 취했고, 국가방역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0년 2월 28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조선의 국가방역력량을 더욱 강화하면서, 방역수단, 방역체계, 방역법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되어,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재앙을 겪게 된 오늘, 유독 조선에서만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친서외교를 다시 시도해보려고 기회를 엿보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조선방역지원에서 그 기회를 찾게 되었다. 2020년 2월 13일 미국 국무부가 대변인 성명을 발표한 것은 그런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반영된 첫 번째 시도였다. 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조선에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 외무성은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성명을 무시해버렸다. 조선으로부터 그처럼 계속 무시를 당하면서도 미국은 조미대화를 재개하려는 시도를 그만두지 않았다. 팜페오 국무장관은 2020년 3월 18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뉴스>와 대담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방역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이 조선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미국이 조선에 방역사업을 지원해주는 것을 구실로 조미대화를 재개하려는 생각을 가졌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조선 외무성은 미국 국무부의 제안을 또 다시 무시해버렸다. 미국 국무부의 접근시도들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자,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것이 그가 2020년 3월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뜻밖의 친서를 보낸 내막이다. 


3. 담화에 담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견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1)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김정은 위원장 동지도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특별한 개인적 친분관계에 대하여 다시금 확언하시면서 대통령의 따뜻한 친서에 사의를 표시하시였다”고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것은 다른 나라 국가원수들의 친서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외교관례이므로, 어떤 특별한 의미는 없다. 

2)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조미 사이의 관계와 발전은 두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놓고 서뿔리 평가해서는 안 되며 그에 따라 전망하고 기대해서는 더욱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관계와 조미관계를 철저히 분리하여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개인적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2019년 2월 28일 윁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조미정상회담 중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왼손에 서류가방을 들고 회담장 밖으로 나서는 모습이다.조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조중정상회담, 조로정상회담이 진행될 때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곁에서 진행일정을 점검하고 업무를 보좌하였다. 그런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관련된 담화를 발표하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친서외교를 재개하려는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반대의사를 표명하였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한친서외교가 종말을 맞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3)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미국이)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에로 줄달음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지금 조미관계가 파탄상태에 빠진 것은 미국이 조미관계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보장하지 않고 일방적이고,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조미협상과정 중에 조선은 녕변핵시설을 완전히 폐기하겠다고 제안하였지만, 미국은 녕변핵시설 폐기에 상응하는 등가적인 조치를 제시하지 않은 채 조선이 핵무기를 먼저 포기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요구를 꺼내놓았다. 조선은 미국이 제기한 일방적인 핵포기 요구를 가리켜 강도적인 요구라고 비난하였다.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미국이 제기한 그런 강도적인 요구는 조미협상을 완전히 중단시켰고, 조미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그런데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를 ‘강도적인 요구’라고 비난하지 않고, ‘일방적이고 과욕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하면서 비판수위를 좀 낮추면서도, 미국이 일방적인 요구를 거두지 않으면 조미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였다.   

4)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다면 두 수뇌들 사이의 친서가 아니라 두 나라 사이에 력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되여야 두 나라 관계와 그를 위한 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이것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외교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조미관계에서 평형과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조미대화를 재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나 보낼 생각은 하지 말고, 조미관계의 평형을 유지하고 공정성을 보장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 것이다. 


4. 비일상적인 용어에 들어있는 몇 가지 의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나오는, 조미관계의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으나, 조미관계에서 “력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듣기 힘들다. 이 특이한 어법에 대한 분석적 고찰이 요구된다.  

첫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나오는 역학적 평형이라는 말은 힘의 균형을 뜻이므로, 조미관계에서 역학적 평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조미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적대적인 조미관계에서 유지되는 힘의 균형은 무력균형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더욱이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유지되는 무력균형은 핵무력의 균형이므로, 조미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말은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신흥 핵보유국인 조선과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미국이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은 조선이 미국의 핵무기보유량에 버금갈 만큼 엄청나게 많은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조선은 대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 천 발의 핵무기를 보유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러므로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전혀 다른 뜻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 미국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연습을 계속 벌이는데, 조선은 미국 본토 가까운 곳에서 핵전쟁연습을 하지 못하므로,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심한 불균형이 유지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선이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본토 가까운 곳에 접근하여 핵전쟁연습을 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그러므로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전혀 다른 뜻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은 한반도에서 핵무력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한반도에서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이 북침핵전쟁연습을 영구히,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다. 다른 방도는 있을 수 없다. 미국이 북침핵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것이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도로 되는 까닭은, 미국의 일방적인 북침핵전쟁연습으로 조미관계에서 핵무력의 심한 불균형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 북침핵전쟁연습을 영구히, 완전히 중단하려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주한미국군이 유지되는 한, 미국은 북침핵전쟁연습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명백하게도, 주한미국군을 유지하는 목적은 북침핵전쟁연습을 계속하려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면, 한미동맹체제도 자동적으로 해체될 것이므로, 주한미국군이 철수하고 한미동맹체제가 해체되는 경우 한반도 정세가 혼란에 빠지고 동북아시아안보환경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동북아시아안보환경이 충격을 받지 않는 조건에서 주한미국군이 철수하는 것이 조선에도 이익이고, 미국에도 이익이다.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면서도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동북아시아안보환경이 충격을 받지 않게 되는 방도는 조선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남북이 군비를 상호감축하여 전쟁위험을 해소하는 것이다. 다른 방도는 있을 수 없다. 조미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남북군비감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주한미국군이 철수해야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동북아시아안보환경이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조미평화협정체결과 남북군비감축이 당면과제로 제기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서방측 상업위성이 평안북도 녕변군에 있는 녕변핵시설의일부를 촬영한 것이다. 추정자료에 의하면, 녕변핵시설에서 생산되는 핵물질은 조선 전역에서 생산되는 핵물질의 70~8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조선이 녕변핵시설을 폐기하면, 핵물질생산량의 70~80%가 대폭 감축되는 것이며, 당연히핵무기생산량도 그만큼 감축되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말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녕변핵시설 폐기는 조선의 핵무기생산량을 70~80% 감축하는 파격적인 조치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녕변핵시설 폐기에 상응하는 미국의 등가적 조치는 주한미국군 철수와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이다. 조선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100% 폐기하는 것이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와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하는 등가적 조치로 될 수 없는 까닭은,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고, 북침핵전쟁연습을 중단해도, 미일동맹군이 북침핵전쟁연습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연합군보다 훨씬 더 강한 무력을 가진 미일동맹군이 종전보다 더 위험한 북침핵전쟁연습을 감행할 판인데, 조선이 자기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100% 폐기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한편,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여 북침핵전쟁연습을 영구히, 완전히 중단하는 경우, 조선도 그에 상응하는 등가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조선의 등가적 조치는 녕변핵시설을 영구히,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다. 다른 등가적 조치는 있을 수 없다. 조선의 녕변핵시설 폐기가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 및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한 등가적 조치로 되는 까닭은, 녕변핵시설이 폐기되면 조선의 핵물질생산이 대폭 축소되고, 그에 따라 조선의 핵무기생산도 대폭 축소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저명한 핵과학자인 씩프릿 헥커 박사는 2019년 3월 19일 <동아일보> 취재기자와 전자우편으로 대담하면서, 녕변핵시설에서 생산되는 핵물질이 조선 전역에서 생산되는 핵물질의 70~8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그런 추정에 따르면, 조선이 녕변핵시설을 폐기하면 핵물질생산량의 70~80%가 대폭 감축되는 것이다. 조선이 핵물질생산량을 70~80% 감축하면, 당연히 핵무기생산량도 그만큼 감축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말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녕변핵시설 폐기는 조선의 핵무기생산량을 70~80% 감축하는 파격적인 조치인 것이다.  

그런데 몰지각한 사람들은 조선이 녕변핵시설만이 아니라 다른 핵시설들까지 모두 폐기하여 핵물질생산을 100% 중단할 뿐 아니라, 조선이 이미 생산한 핵무기들도 100% 폐기하는 것이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와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하는 등가적 조치로 될 것으로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뭐가 뭔지 모르는 소리다. 조선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100% 폐기하는 것이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와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하는 등가적 조치로 될 수 없는 까닭은,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고, 북침핵전쟁연습을 중단해도, 미일동맹군이 북침핵전쟁연습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연합군보다 훨씬 더 강한 무력을 가진 미일동맹군이 종전보다 더 위험한 북침핵전쟁연습을 감행할 판인데, 조선이 자기의 핵물질과 핵무기를 100% 폐기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의 주한미국군 철수와 북침핵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하는 조선의 등가적 조치는 조선이 핵물질과 핵무기를 70~80% 감축하는 것으로 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둘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도덕적 평형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원래 도덕이라는 개념은 사회적 관계에서 양심적인 행동규범을 지킨다는 뜻이다. 조미관계를 논하면서 왜 도덕문제를 제기했는지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만,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핵협상은 국제법에 의거하는 게 아니라, 도덕적 평형에 의거하여 성사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핵협상을 규제하는 국제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핵협상을 벌여놓고, 협상상대를 속이는 비양심적인 행동은 협상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요인이다. 

2018년 3월부터 2019년 7월까지 1년 반 동안 이어진 조미협상과정에서 미국은 비양심적인 행동을 거듭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은 조선과 핵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조선에 대한 외교압박과 경제제재를 사상 최대로 강화하였으며, 선제타격과 평양점령으로 조선의 국가지도력을 제거하려는 ‘참수작전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협상 중에 협상상대를 인정, 존중하지 않고, 적대행동을 계속 자행한 비양심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까닭에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2020년 1월 11일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고 개탄했었다. 그래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조선과 미국 “두 나라 사이에 력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되여야 두 나라 관계와 그를 위한 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했던 것이다.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두 나라의 관계가 두 수뇌들 사이의 관계만큼이나 좋아질 날을 소원해보지만 그것이 가능할지는 시간에 맡겨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그 시간을 허무하게 잃거나 랑비하지 않을 것이며 그 시간 동안 두 해 전과도 또 다르게 변했듯 계속 스스로 변하고 스스로 강해질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조미관계가 파탄상태에서 벗어나 개선될 것인지를 시간에 맡겨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조미관계개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외교적 수사로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으므로, 조미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조미 두 나라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였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려는 어떤 의사도 들어있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아니나 다를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날로부터 사흘이 지난 2020년 3월 25일 팜페오 국무장관은 국무부 출입기자들에게 미국의 주요 동맹국 7개국이 “북조선의 불법적인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데 계속 힘써야 하고, 7개국이 단합하여 북조선에게 협상복귀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외교고립과 경제제재로 최대압박을 가하면서, 그리고 조선의 국가지도력을 제거하려는 ‘참수작전연습’을 계속 감행하면서, 조선의 일방적인 핵무력 포기를 요구하는 조미협상을 재개하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적대정책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조미관계개선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비칠 수밖에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한 친서외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발표로 씁쓸한 종말을 맞았다. 친서외교의 종말은 마지막 의사소통마저 끊어졌음을 의미한다. 비적대관계에서 의사소통이 끊어지면 무관심으로 흐르지만, 적대관계에서 마지막 의사소통이 끊어지면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법이다.   

2020/03/24

그림자전쟁에서 압승한 전략싸이버사령부

[한호석의 개벽예감](387)
자주시보 2020년 03월 2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력량은 세계 순위에서 몇 위인가?
2. 이스라엘과 이딸리아를 상대로 벌이는 그림자전쟁 실전연습
3. 2016년 9월 한국군이 당한 싸이버대참사
4. 또 다른 싸이버대참사 자초할 위험한 도박


1.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력량은 세계 순위에서 몇 위인가?

2018년 10월 15일에 나온 <주간조선> 2528호 분석기사에 따르면, 해외 해커들이 하루 평균 150만 차례의 싸이버공격을 한국의 전산망에 계속 들이대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전산망에서 치렬한 싸이버공방전이 매초마다 18차례 씩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격전을 그림자전쟁(shadow warfare)이라 한다. 소리 없이 은밀하게 벌어지는 전쟁이므로 그렇게 부른다. 

누구나 예상하는 것처럼, 21세기의 전쟁은 그림자전쟁에서 이겨야 승리할 수 있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래서 군사강국들은 그림자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싸이버전력량을 끊임없이 강화하고 있다. 

한국군과 조선인민군은 치렬한 그림자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림자전쟁은 소리 없이 은밀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런 전쟁이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림자전쟁의 실상을 알려면, 싸이버전력량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국방기술품질원이 2015년 12월 2일에 펴낸 ‘2015 국가별 국방과학기술수준조사서’에 따르면, 미국군의 싸이버전력량을 100이라고 했을 때, 다음과 같은 순위가 매겨진다고 한다.

1위 - 미국 (100)
2위 - 중국 (93)
3위 - 이스라엘 (91)
4위 - 로씨야, 영국 (90)
6위 - 일본, 도이췰란드 (85)
7위 - 프랑스 (84)
9위 - 캐나다, 이란 (83)
11위 - 한국 (82)

위의 순위에서 두 가지 사실이 눈길을 끈다. 
첫째, 세계적인 수준의 정보기술력을 가졌다고 자처하는 한국의 싸이버전력량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의 정보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해도, 한국군의 싸이버전력량은 이란혁명수비군보다 한 걸음 뒤쳐졌다. 한국국방기술품질원은 위의 자료에서 “한국은 제도적인 발전과 정보보호에 관련된 학계, 산업계의 성숙도는 높으나 외부공격에 대한 공세적 대응경험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한 마디로 말해서, 한국군의 싸이버전력량은 미약한 것이다.  

둘째, 싸이버전 분야의 전문가들은 16개국의 싸이버전력량을 평가하는 설문조사에 조선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조선인민군의 싸이버전력량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수도 있고, 조선인민군의 싸이버전력량이 세계 정상급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인정하기 꺼려한 나머지 그렇게 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국방기술품질원이 발표한 ‘2015 국가별 국방과학기술수준조사서’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한 군데 더 있다. 그것은 “2011년 싸이버전선언과 함께 싸이버전 전담부대를 창설한 이란의 경우, 북한과 해킹관련상호협정을 맺어 다양한 해킹정보 및 공격기법을 공유하고 있다”고 서술한 대목이다. 이 인용문이 무슨 뜻인지 알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실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란은 2011년에 싸이버전부대를 창설했고, 조선은 1998년에 싸이버전부대를 창설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국가적 시련을 겪고 있었던 1998년 9월에 500명 규모의 싸이버전부대를 창설한 바 있다. 2011년에 싸이버전부대를 창설한 이란혁명수비군의 싸이버전력량이 세계 9위라면, 그보다 13년 전에 싸이버전부대를 창설한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력량의 세계 순위는 얼마나 높을까?

2016년 4월 19일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 지명자였던 빈센트 브룩스는 미국 연방상원 청문회에 출석하여 조선인민군의 싸이버전력량을 “세계 최고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잘 조직화한 전투력 중 하나”라고 인정했다. 그런 평가를 실증해주는 정보들은 다음과 같다. 

로씨야 싸이버보안연구소인 제큐리언 애널리틱스는 2017년 1월 10일에 펴낸 보고서에서 중국인민해방군 싸이버전부대의 병력수가 20,000명이고, 미국군 싸이버전부대의 병력수가 9,000명이라고 밝혔고, 한국 국방부는 2017년 1월 11일에 펴낸 ‘2016 국방백서’에서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부대의 병력수가 6,800여명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2014년 4월 10일 보도기사는 북의 싸이버전 전문인력이 12,000여명에 이른다는 남측 공안당국의 추산을 전한 바 있다. 2018년 10월 15일에 나온 <주간조선> 2528호 분석기사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부대의 병력수가 7,000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중앙일보>는 2014년 12월 26일 보도기사에서 남측 정보당국이 북의 싸이버전력랑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로 평가한다고 지적하였으며, <이코노미 조선>도 2017년 8월호 기사에서 조선의 싸이버전력량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로 평가된다고 지적하였다. <사진 1>  

▲ <사진 1>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력량은 세계 최강의 싸이버전력량을 가졌다는 미국을 상대한다. 미국 국방부의 모의실험결과를 보면,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부대들은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마비시키고 미국 본토의 군사전산망에 심각한 피해를 줄수 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09년부터 싸이버전부대들을 직접 지도하면서 싸이버전력량을 급속히 장성시켰고, 2012년 8월에는 전략싸이버사령부를 창설하였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군사거점들을 마비시키는 전술적 공격을 뛰어넘어 사회 전체를 마비시키는 고도의 전략적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는 2016년에 조선인민군의 싸이버전력량에 관한 모의실험을 실시했는데,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부대들이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마비시키고, 미국 본토의 군사전산망에 “심각한 피해(extensive damage)”를 줄 수 있다는 모의실험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한국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는 2015년 11월 18일 서울에서 진행된 제26차 안보학술회의에 제출한 자료에서 북의 싸이버전부대들은 사전에 미리 장악한 남측의 컴퓨터 1,000만 대 이상을 조정해 물리적, 심리적 공격과 동시다발적 싸이버공격을 상호련계하는 싸이버공격으로 남측 사회를 50% 이상이 마비시키는 대공황사태를 일으키고, 지도체계를 파괴하는 그림자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장기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종인 당시 대통령안보특별보좌관은 <신동아> 2015년 4월호에 실린 대담에서 북의 싸이버전부대들이 총공격을 개시하면 남측 전역의 통신, 철도, 지하철, 항공, 금융, 방송, 발전소, 도시가스공급, 식수공급 등을 5분 안에 마비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한국국방기술품질원이 2016년 12월 27일에 펴낸 ‘국방과학기술조사서’에 따르면, 조선의 싸이버전력량은 공격대상에게 은밀하고 지속적인 공격을 가하는 형태로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으며, 악성코드를 분석하지 못하도록 코드가상화기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익명의 네트웍을 이용하여 명령제어써버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도록 해킹흔적을 지워버린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부대들이 위와 같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09년부터 그 부대들을 직접적으로 지도하였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로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력량은 3,000명 선에서 급증하여 6,000명 선을 넘어섰고, 2012년 8월에는 전략싸이버사령부가 창설되었다. 주목되는 것은, 싸이버사령부라는 명칭 앞에 ‘전략’이라는 말을 앉혔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가 몇몇 군사거점들을 마비시키는 전술적 공격을 뛰어넘어 사회 전체를 마비시키는 고도의 전략적 공격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가 전략적 공격력을 갖추었던 2012년 8월 25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고위급 군사지휘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부전선에서 진행된 선군절 경축연회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에 대처할 전면공격명령을 전군에 하달하였고, 조국통일대전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수표하였으며, 자신의 명령을 받은 전군이 최후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언명한 바 있다. 이런 정황을 보면, 조선인민군은 전략적 싸이버공격으로 조국통일대전을 개전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2. 이스라엘과 이딸리아를 상대로 벌이는 그림자전쟁 실전연습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가 창설되었던 2012년에 미국의 유력한 싸이버보안업체인 ‘파이어아이’는 어떤 해커집단이 나타나 매우 특이한 싸이버공격을 벌이고 있는 정황을 포착하였다. ‘파이어아이’측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한 프랑스 통신사 <아전스 프랑스 쁘레스> 2018년 2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파이어아이’는 자기들이 2012년에 처음 포착한 그 해커집단이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부대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그들을 ‘APT37’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별칭에서 ‘APT’라는 약칭은 “선구적이고 지속적인 위협(advanced persistent threat)”이라는 영어단어의 머리글자로 만든 것이다. 위의 보도기사에 수록된 ‘파이어아이’의 평가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부대인 ‘APT37’의 전술은 중국인민해방군 싸이버전부대인 61398부대의 전술보다 더 공격적이라고 한다.  

미국의 싸이버보안업체 ‘파이어아이’는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가 2012년에 창설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자기들이 2012년에 포착한 조선의 싸이버전부대를 ‘APT37’이라는 자의적 별칭으로 불렀지만, ‘APT37’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직속 싸이버전부대들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2012년에 세계 그림자전쟁 실전상황에 처음 등장하여 세계 각국 싸이버보안업체들을 긴장시켰던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그 이후 그림자전쟁을 계속 연습하면서 실력을 더욱 높이 쌓았다. 한국의 인터넷보안전문가인 최상명 하우리침해사고대응팀 실장은 2017년 4월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진행한 대담에서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부대는 세계 각국에서 개발된 새로운 해킹기술들을 재빨리 습득하여 실전연습에 사용하면서 실력을 쌓아나간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가 선택한 그림자전쟁연습대상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싸이버전 강국으로 자처하는 이스라엘이라는 사실이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동맹국인 중국을 상대로 그림자전쟁연습을 할 수 없다. 또한 적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그림자전쟁을 연습하면 자기 실력이 미국에게 노출될 것이다. 그래서 세계 3위의 싸이버전 강국이라는 이스라엘을 교전상대로 택한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미국군 싸이버전부대와 중국인민해방군 싸이버전부대에 이어 세계 3위의 싸이버전력량을 가졌다는 이스라엘군 싸이버전부대인 8200부대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그런 이스라엘을 상대로 그림자전쟁을 연습한다. 또한 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싸이버보안업체로 인정받는 이딸리아 해킹팀을 상대로 그림자전쟁을 연습한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은 이딸리아 해킹팀 전산망에 침투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해킹수단들을 빼내갔다. 그들은 그 해킹수단을 사용하여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그림자전쟁을 벌일 수 있게 되었다.  

얼떨결에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의 그림자전쟁 교전상대로 된 이스라엘은 중동지역 반이스라엘세력들의 싸이버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최첨단 싸이버방어체계를 갖추었고, 하루 6,000번 이상 집중되는 싸이버공격을 막아내는 강력한 싸이버방어력을 갖추었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그런 이스라엘을 상대로 그림자전쟁을 연습하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연습하는 그림자전쟁은 어떠할까? 이스라엘전력공사의 싸이버방어 전문가는 2018년 1월 30일 일본 언론매체와 진행한 취재대담에서 “2017년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조선의 싸이버공격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발전시설 및 송전체계에서 오작동을 일으키는 악성쏘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공격력이 상당히 강해 경계하고 있다”고 우려했으며, 이스라엘전력공사의 싸이버방어 책임자는 조선의 싸이버전부대가 “상당히 높은 차원의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미국이나 일본의 사회기반시설에 피해를 입힐 실력”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2015년 7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북의 해커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싸이버보안업체인 이딸리아 해킹팀에 침투하여 그들이 개발한, 고유번호가 CVE-2015-5119인 두 개의 ‘취약점’을 빼내갔다고 한다. 이딸리아 해킹팀은 국정원에게 해킹도구를 판매할 정도로 뛰어난 싸이버기술을 가진 업체이다. 또한 ‘취약점’이라는 것은 컴퓨터프로그램 개발자도 알지 못해 차단하지 못하고 방치해둔 접속통로를 뜻하는데, 북의 해커가 빼내간 두 개의 ‘취약점’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접속했을 때 비디오나 오디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 속에 은폐되어 있는 접속통로였다. 해커가 그런 접속통로를 찾아내 이용하면, 컴퓨터 사용자가 수상한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열어보지 않고, 단지 싸이트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해커에게 컴퓨터를 장악당하게 된다. 

또한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의 해커는 이딸리아 해킹팀에 침투하여 두 개의 ‘취약점’만 빼내간 것이 아니라, 이딸리아 해킹팀이 개발한, 미국 정보기관들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하는 여러 개의 원천코드도 빼내갔다고 한다. 원천코드라는 것은 해킹프로그램을 만들 때 필요한 원천기술과 같은 것이다.  

위의 보도기사에서 ‘북의 해커’라고 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싸이버보안업체에 침투하여 세계 최고의 해킹수단들을 빼내가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면, 그들은 단순히 북의 해커들이 아니라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인 것이 분명하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이 이딸리아 해킹팀 전산망에 침투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해킹수단들을 빼내간 것은, 그들이 그 해킹수단을 사용하여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그림자전쟁을 벌일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3. 2016년 9월 한국군이 당한 싸이버대참사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그림자전쟁 연습대상을 이스라엘이나 이딸리아에 한정시킨 게 아니다. 그들의 그림자전쟁 상대들 가운데서 1차 상대는 한국군이다. 한국군과 조선인민군은 정전상태에 있으므로, 양측은 그림자전쟁을 연습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림자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군 싸이버사령부는 조선인민군을 상대로 그림자전쟁을 벌이지 못한다. 한국군 싸이버전력량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공격은커녕 방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쩔쩔맨다. 남과 북의 그림자전쟁에서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한국군을 상대로 언제나 일방적인 싸이버공격을 가하고 있는데,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국군기무사령부가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인터넷을 통한 군사기밀유출현황’이라는 제목의 참고자료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조선일보> 2016년 12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싸이버전부대들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군을 상대로 그림자전쟁을 벌여, 2급 비밀 141건, 3급 비밀 84건, 군사대외비 103건, 군사훈련기밀 1,470건을 빼내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수준의 그림자전쟁은 저강도 그림자전쟁이었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의 고강도 그림자전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테면, 2016년 9월에 벌어진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의 고강도 그림자전쟁은 다음과 같다.  

<조선일보> 2017년 10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9월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쎈터가 해킹당하여 1,500만쪽에 이르는 방대한 군사기밀자료가 “북한 해커로 추정되는 해커들”에게 넘어갔다고 한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북한 해커로 추정되는 해커들”이라고 얼버무렸지만,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이다. 당시 한국군 싸이버사령부는 로그파일 등을 분석하여 국방통합데이터쎈터에 침투한 해커의 IP주소가 중국 선양에 있는 주소이고, 이전에 조선의 해커들이 사용한 것과 똑같거나 유사한 악성코드들이 발견되었다고 밝혔는데, 이런 정황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이 국방통합데이터쎈터에 침투하였음을 말해준다.

2015년에 설립된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쎈터는 육해공군에 있는 77개 군사기관들에서 분산적으로 관리해오던 군사기밀정보를 집결시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곳이다.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쎈터는 경기도 용인과 충청남도 계룡대에 각각 설립되었는데, 용인에 있는 국방통합데이터쎈터는 국방부, 기무사령부, 싸이버사령부, 방위사업청이 관리하는 정보자료를 집결시켜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계룡대에 있는 국방통합데이터쎈터는 육해공군이 관리하는 정보자료를 집결시켜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쎈터는 해킹당한 1,500만쪽 분량의 군사기밀 중에서 22.5%의 정보자료만 해킹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해커들이 해킹하면서 해킹흔적을 지워버렸기 때문에 나머지 77.5%의 정보자료는 해킹당했는지 확인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경향신문> 2016년 12월 8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9월 북의 싸이버공격으로 감염된 컴퓨터는 국방장관의 컴퓨터를 포함해 모두 3,200여대인데, 그 가운데 2,500여대는 외부망(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들이고, 700여대는 내부망(국방망)에 연결된 컴퓨터들이라고 한다. 

2016년 9월에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에게 넘어간 한국군 군사기밀자료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었나? 위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그들이 빼내간 군사기밀자료들 가운데는 군사작전, 군사훈련, 군수에 관한 2급 군사기밀과 3급 군사기밀이 많이 들어있었는데,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15’에 관한 군사기밀과 특수전에 관한 군사기밀이 집중적으로 빠져나갔다고 한다. 특히 그들이 빼내간 2급 군사기밀 226건 가운데 192건이 한국군 특수전사령부에 관한 군사기밀이었는데, 그 중에는 한국군 특수전 부대가 조선에 침투할 작전구역들에 관한 정보자료, 침투작전에 사용할 무장장비들에 관한 정보자료가 들어있다고 한다. 

또한 위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빠져나간 2급 군사기밀 가운데는 한국군의 대북선제타격전에 관한 군사기밀, 한국군의 미사일방어체계에 관한 군사기밀도 있고, 한미연합사령관에 제출한 군사현황보고, 한국군 육군참모총장의 업무보고, 한반도 안보문제에 관한 분석자료, 한국군 실태에 관한 보고, 한국군 야전예규, 조선의 핵시설을 감시하는 한국군 탐지시설에 관한 군사기밀, 조선인민군의 남측 사회기반시설공격에 대한 대응계획도 있다고 한다. 

또한 <경향신문> 2016년 12월 8일 보도에 따르면, 국방통합데이터쎈터에 침투한 해커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외교부와 통일부의 전산망에도 침투했다고 한다.  

위에 서술된 정황을 살펴보면, 2016년 9월에 일어난 그림자전쟁은 한국군의 중요한 군사기밀들이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에게 넘어간 사상 최악의 싸이버참사로 끝났음을 알 수 있다. 

사상 최악의 싸이버참사로 큰 충격을 받은 한국 국방부는 쉬쉬하면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허둥지둥하다가 2016년 12월 5일 남측 언론매체들이 그 사건을 폭로한 뒤에야 해킹으로 군사기밀이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시인하면서도 군사기밀 중에서 일부만 유출되었고,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다는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한국 국방부는 2017년 5월 2일 국방부 검찰단이 그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도 “어떤 자료가 탈취됐는지 밝히는 것 자체가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싸이버대참사를 덮어보려고 하였다. 당시 국방부 검찰단은 한국군 싸이버사령관을 비롯한 장교 26명에게 징계를 의뢰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가 한국군 군사기밀자료를 무더기로 빼내간 시점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뉴시스> 2016년 12월 7일 보도기사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은 2016년 8월 4일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쎈터 내부망에 침투하여 악성코드를 심어놓았는데, 한국군 싸이버사령부는 자기의 백신중계써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을 2016년 9월 23일에 발견하였다. 이런 정황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이 2016년 8월 4일부터 9월 23일까지 한국군 전산망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군사기밀을 빼내갔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2013년 3월 한미연합군이 컴퓨터모의전쟁훈련을 진행하는 상황실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아무리 모의전쟁훈련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긴장감은 보이지 않고, 전쟁훈련상황실이 아니라 PC방처럼 분위기가 느슨해 보인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2016년 9월 초강력한 싸이버공격으로 한국 국방장관의 컴퓨터를 비롯해 한국군이 사용하는 3,200여대의 컴퓨터를 악성코드에 감염시켰고, 1,500만쪽 분량의 군사기밀을 빼내갔다. 이것은 한국군이 당한 사상 최악의 싸이버대참사였다. 한미연합군은 2016년 8월 22일부터 9월 2일까지 '을지프리덤가디언' 북침전쟁연습 중에 '작전계획 5015'라는 명칭의 '참수작전'을 처음 연습하면서 북을 극도로 자극하였는데, 2016년 9월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조선에게 도발적인 북침전쟁연습에 대해 그림자전쟁으로 보복하였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이 한국군 전산망에 침투하여 군사기밀을 빼내간 시기는 한미연합군이 미국군사령관의 지휘에 따라 ‘을지프리덤가디언’이라는 명칭의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고 있었던 2016년 8월 22일부터 9월 2일까지의 기간과 겹친다. 주목되는 것은, 2016년 8월 22일부터 9월 2일까지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 북침전쟁연습이 ‘작전계획 5015’라는 명칭의 ‘참수작전’을 처음으로 연습하면서 북을 극도로 자극한 매우 도발적인 전쟁연습이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한미연합군이 ‘참수작전’을 연습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한 도발적인 북침전쟁연습에 대해 그림자전쟁으로 보복했던 것이다. 

미국군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하였고, 한미연합군이 미국군사령관의 지휘 밑에 연습하는 ‘작전계획 5015’에 관한 군사기밀이 무더기로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에 넘어갔기 때문에 미국군 태평양사령부는 자기의 작전계획을 대폭 수정, 보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시아경제> 2018년 11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국방부는 전산망을 해킹당한 2016년 9월로부터 1년이 지난 2017년 10월에 가서야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 16명으로 구성된 실무대책반을 구성했고, 해킹사고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조치 4건, 단기조차 14건, 중기조치 16건을 준비하기로 했는데, 해킹당한 후 1년 동안 그들은 고작 기본대책 4건밖에 완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2016년 9월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에게 넘어간 ‘작전계획 5015’을 수정, 보완하는 미국군 태평양사령부의 작업이 끝난 때는, <아시아경제> 2018년 11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2018년 12월이다. 이런 정황은, 2018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조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을 여러 차례 벌여놓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는 ‘참수작전계획’을 포기하기는커녕 그것을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막후에서 은밀히 벌이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에 조미대화와 남북대화를 완전히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러면 2016년 9월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은 어떻게 한국군 내부망에 침투하여 방대한 군사기밀을 감쪽같이 빼낼 수 있었을까? <조선일보> 2017년 10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은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쎈터 전산망에 침투하기 위해 2015년 1월 한국군에게 컴퓨터백신을 납품하는 민간업체 전산망에 먼저 침투하여 인증서와 백신코드를 빼냈고, 그것을 사용해 2016년 8월 한국군 전산망에 침투했고, 9월에는 한국군 싸이버사령부가 관리하는 백신중계써버에 침투하여 악성코드를 유포했다고 한다. 그들이 침투한 백신중계써버는 한국군 육해공군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총 20,000여 대의 컴퓨터에 연결되었으므로, 일단 백신중계써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20,000여 대의 컴퓨터가 악성코드에 감염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군 전산망은 외부망(인터넷)과 내부망(국방망)을 분리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은 한국군이 운용하는 외부망에만 침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군 외부망에 침투한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싸이버전투원들은 국방통합데이터쎈터 써버를 살펴보던 중 한국군에게 치명적인 ‘급소’를 발견하였다. 그 ‘급소’는 외부망과 내부망을 이어놓은 연결고리였다. 한국군에게 치명상을 입힌 그 연결고리는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쎈터 써버가 구축될 때, 민간업체 시공자들이 편하게 작업하기 위해 국방부와 체결한 계약을 무시하고 외부망과 내부망을 연결해놓은 것이었다. 바로 그 연결고리를 통해 한국군 내부망에 깊숙이 침투한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싸이버전투원들은 국방통합데이터쎈터에 연결된 한국군 전체의 써버들과 컴퓨터들을 자유롭게 휘젓고 다녔다. 


4. 또 다른 싸이버대참사 자초할 위험한 도박

한국군이 당한 싸이버대참사는 민간업체 시공자가 내부망과 외부망을 연결해놓은 실수에서 끝난 게 아니었다. 민간업체 시공자가 저지른 실수보다 더 엄중한 일탈행위를 한국군 장교들이 저질렀던 것이다. 그로써 한국군은 사상 최악의 싸이버대참사를 피할 수 없게 되었는데, 그 충격적인 내막은 다음과 같다.  

한국군 보안규정에 따르면, 컴퓨터에서 군사기밀자료를 작성할 때 컴퓨터와 내부망을 서로 분리해야 하고, 작성을 끝낸 군사기밀자료는 컴퓨터에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한국군 장교들은 그런 보안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 그들은 컴퓨터를 사용할 때, 컴퓨터와 내부망을 서로 분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기들이 작성한 군사기밀자료들을 컴퓨터에 그대로 남겨두었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소속 최정예 싸이버전투원들에게 군사기밀자료를 그냥 가져가라고 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군이 사상 최악의 싸이버대참사를 당했다는 보고를 받은 미국군 지휘부는 경악했고, 절망했다. <조선일보> 2017년 11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 지휘부는 2016년 9월 1,500만쪽에 이르는 군사기밀이 북으로 넘어간 사건이 터지자, 한국군의 싸이버전방어력으로는 또 다른 해킹을 막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이것은 미국군 지휘부가 한국군의 싸이버전방어력에 대해 절망했음을 말해준다. 미국군 지휘부가 그렇게 절망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뉴스1> 2017년 5월 2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에게 군사기밀을 모조리 빼앗긴 뒤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내부망과 외부망을 혼용하는 치명적인 오류를 계속 반복하였다고 한다. 또한 위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쎈터 검수관들이 싸이버대참사 이후 내부망 장비들에 대한 검수를 대충하는 바람에 내부망과 외부망이 혼용되는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군기무사령부는 두 차례의 보안측정을 통해 싸이버방호기관에 대한 평가를 하였고, 국방정보본부도 정기적인 보안감사를 실시하였지만 그들도 역시 평가와 감사를 대충하는 바람에 그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또한 위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싸이버사령부는 2016년 9월 싸이버대참사가 일어났을 때, 한국군이 사용하는 수많은 컴퓨터들이 악성코드에 감염되었음을 발견하였는데도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한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17년 11월 9일 마이클 로저스 당시 미국군 싸이버사령관 겸 국가안보국 국장이 한국 국방부 청사에서 송영무 당시 국방장관을 만나 악수하는 장면이다. 미국 국방부는 그를 서울에 파견하여 한국군 고위지휘관들과 대책회의를 진행하게 했다. 한국군은 2016년 9월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의 싸이버공격으로 엄청나게 많은 군사기밀을 빼앗기고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전산망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반복하였으며, 검수와 보안측정과 보안감사를 실시했으면서도 전산망에 남아있는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고, 나중에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한 뒤에도 긴급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대참사 발생 후 1년이 지나도록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 이처럼 참담한 사정을 알게 된 미국 국방부는 미국군 싸이버사령관 겸 국가안보국 국장을 한국 국방부에 파견하여 대책회의를 진행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으로 악화되었으니, 미국군 지휘부가 한국군의 한심한 싸이버방어력을 보고 절망감을 느낄 만도 하였다. 보다 못한 미국 국방부는 2017년 11월 9일 마이클 로저스 미국군 싸이버사령관 겸 국가안보국 국장을 서울로 파견하여 한국군 고위지휘관들과 대책회의를 진행하게 했다.  

한국군이 사상 최악의 싸이버대참사를 당한 때로부터 3년 6개월쯤 지난 2020년 1월 30일 한국 국방부는 ‘2020년 국방정보화사업 통합설명회’를 열었다. 그들이 통합설명회에서 밝힌 사업방향은, 국방싸이버력량을 강화하는 사업과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을 군사부문에 적용하는 사업이다. 그들은 이 두 가지 사업에 647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하였다.  

국방싸이버력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라는 것은, 한국군 전산망에서 나타나는 비정상행위를 사전에 탐지하는 체계를 구축하는데 56억원을 투입하고, 악성코드를 수집,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하는데 14억원을 투입하고, 싸이버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하는데 21억원을 투입하는 것 등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을 군사부문에 적용하는 사업이라는 것은, 국방실험사업에 100억원을 투입하고, 가상현실기술 및 증강현실기술에 기초한 특수작전모의훈련체계를 구축하는데 26억원을 투입하고, 국방빅데이터의 공동기반을 구축하는데 30억원을 투입하고, 지능형 비행단을 구축하는데 69억원을 투입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한국군이 위와 같이 싸이버력량을 강화해도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의 싸이버공격을 막아낼 수 없으며, 그들이 그림자전쟁에서 패할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위에 서술한 내용에서 드러난 것처럼, 한국군은 조선인민군과의 그림자전쟁에서 이미 완패를 당했다. 그처럼 싸이버력량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인 한국군이 싸이버력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또 다른 싸이버대참사를 자초할 위험한 도박처럼 보인다. 

다른 한편, 전쟁피해가 최소화된 초단기속결전을 준비하는 조선인민군에게 그림자전쟁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이다. 한국군이 싸이버공격에 무력하다는 사실을 간파한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는 한국군을 상대로 하는 그림자전쟁을 계속할 것이다. 그들이 그림자전쟁에서 또 압승을 거두면, 조선인민군은 전략싸이버사령부의 전략적 싸이버공격을 시작으로 조국통일대전을 개전하지 않을까? 

2020/03/17

겁먹은 개의 비유, 누구를 비난한 것일까?

[한호석의 개벽에감](386)
자주시보 2020년 03월 1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여섯 차례 무력시위에 등장한 특별병기
2. 청와대로 향하는 북의 증오심
3. 세 번째 나온 겁먹은 개의 비유 
4. 청와대의 한가한 몽상, 한반도의 위험한 군사상황


1. 여섯 차례 무력시위에 등장한 특별병기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2020년 2월 28일 3군합동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였고, 3월 2일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였고, 3월 9일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 다시 지도하였고, 3월 12일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하였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지도하는 조선인민군 화력타격훈련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북측 상황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인식해야 할 통일부가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에 관한 북측 언론보도를 정확히 분석하지 않고 자의적인 추론을 앞세우며 오판하고 있으니, 불행한 일이다. 이를테면, 통일부는 2020년 3월 10일에 펴낸 ‘북한 동향 참고자료’에서 최근 조선인민군이 계속하고 있는 각종 화력타격훈련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훈련의 목적은 “대내적으로 국방역량 및 내부결속 강화, 대외적으로 한미의 관심유도 및 태도변화 등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일부의 그런 판단은 100% 오판이다. 최근 조선인민군이 계속하고 있는 각종 화력타격훈련들의 목적은 북의 국방력량을 강화하려는 것도 아니고, 북의 내부결속을 강화하려는 것도 아니고, 문재인 정부와 미국의 관심을 끌어보기 위한 것도 아니고, 문재인 정부와 미국의 태도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다른 한편, 남측 언론매체들은 최근 조선인민군이 계속하고 있는 각종 화력타격훈련들을 일련의 무력시위라고 보았는데, 그것도 오판이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인민군의 무력시위를 지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일 지금 한미연합군이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는 엄중한 상황이라면, 조선인민군도 그에 대응하여 무력시위를 벌이겠지만, 요즈음 한미연합군은 괴질재앙 때문에 영내에 갇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최근 북에서 계속 진행되는 각종 화력타격훈련들은 조선인민군이 이전에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에 대응하여 벌였던 무력시위와는 전혀 다른 목적을 위해 벌이는 군사행동이다. 

그렇다면 최근 조선인민군이 계속하고 있는 각종 화력타격훈련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답을 찾으려면, 협소한 주관관념이나 자의적 추론에 의존하지 말고, 문헌분석부터 꼼꼼히 해야 한다.   

가장 먼저 분석해야 할 문헌은 2019년 7월 11일 조선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실장이 발표한 담화다. 그는 담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F-35A 스텔스전투기들을 계속 납입하는 목적이 “조선반도 유사시 북침의 <대문>을 열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 역시 불가불 남조선에 증강되는 살인장비들을 초토화시킬 특별병기 개발과 시험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언명한 바 있다. 

조선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실장이 담화에서 언급한, “남조선에 증강되는 살인장비들을 초토화시킬 특별병기”는 북이 2019년 5월 4일, 5월 9일, 7월 25일, 8월 6일, 8월 10일, 8월 16일에 각각 진행한 일련의 “위력시위”들에 등장시킨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조선이 개발한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은 기존 탄도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른 저고도비행능력, 활공도약능력, 정밀타격능력을 가졌으므로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최첨단미사일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보도기사에서 “위력시위”라는 말을 썼는데, 위력시위와 무력시위는 같은 말이다.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 북이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일련의 군사행동은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무력시위였던 것이다. 

북이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일련의 군사행동이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무력시위였다는 사실은 북의 언론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2019년 7월 26일 북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지역에 첨단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사격을 조직하시고 직접 지도하시였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2019년 8월 7일에도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오늘 우리의 군사적 행동이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벌려놓은 합동군사연습에 적중한 경고를 보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2019년 8월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밑에 진행된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 시험사격장면이다.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이 엄청난 폭음과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관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당시 <로동신문>은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이 시험사격에서 "완벽한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조선이 개발한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차원이 다르게 저고도비행능력, 활공도약능력, 정밀타격능력을 두루 갖춘 최첨단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특수한 비행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전 세계에 현존하는 모든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북이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 저도고활공도약미사일을 연이어 여섯 차례 발사한 일련의 군사행동은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무력시위였다. 그와 달리, 2020년 2월 28일부터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연이어 진행되는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은 대남무력시위가 아니라 북에서 말하는 "남조선 반동통치세력"을 타격하기 위한 조국통일대전연습인 것이다. 상황은 심각하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북은 “남조선에 증강되는 살인장비들을 초토화시킬 특별병기”로 개발한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쏘는 무력시위를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 기간에 여섯 차례나 계속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북이 여섯 차례 무력시위를 통해 보낸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였고, 북침무력증강과 북침전쟁연습을 계속 강행하였다. 

상황이 그렇게 악화되자, 북은 문재인 정부에게 격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북의 격노는 2019년 8월 11일 조선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이 발표한 담화를 통해 표출되었다. 그는 담화에서 미국의 작전계획에 따라 2019년 8월 11일부터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기 시작하면서 전쟁연습명칭만 슬쩍 바꿔놓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바보는 클수록 더 큰 바보가 된다고 하였는데 바로 남조선 당국자들”이 그런 바보들이라고 질타하였고, “우리의 정상적인 상용무기현대화조치를 두고 청와대가 전시도 아닌 때에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다 어쩐다 하며 복닥소동을 피워댄 것”을 두고 “우리의 눈에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극렬히 비난하였다. 

청와대를 가리켜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겁먹은 개”라고 극렬히 비난한 것은, 무려 여섯 차례나 거듭된 북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북침무력증강과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한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 대화상대로 되지 않으며, 특별병기의 타격대상으로 되었음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또한 조선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2019년 8월 11일 담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한 것에 대해 “꼭 계산할 것”이라고 하면서 “또다시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을 내세워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고, “그렇게도 안보를 잘 챙기는 청와대이니 새벽잠을 제대로 자기는 코집이 글렀다”고 하였다. 북침전쟁연습의 주역인 정경두 국방장관을 “웃기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잠을 제대로 잘 수 없게 만들겠다고 예고한 것은 북의 분노가 얼마나 격심했는지를 말해준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난 2019년 8월 15일 한미연합군이 북침전쟁연습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던 때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대화와 한반도 평화를 거론하였다. 북침전쟁연습을 벌려놓고 남북대화와 한반도 평화를 거론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북을 더욱 자극하였다. 이튿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광복절>과 인연이 없는 망발”이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비난하면서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고 단언하였다. 


2. 청와대로 향하는 북의 증오심

조선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이 2019년 8월 11일 담화에서 격노한 어조로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잠을 제대로 잘 수 없게 만들겠다고 예고한 것은 빈말이 아니었다. 북은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 이외에 “남조선에 증강되는 살인장비들을 초토화시킬 특별병기”를 하나 더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600mm 저고도비행조종방사포다. 북은 2019년 8월 24일, 9월 10일, 10월 31일, 11월 28일에 각각 600mm 저고도비행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하였다. 600mm 저고도비행조종방사포는, 북의 표현을 빌리면, 문재인 정부가 미국에서 반입한 “살인장비들을 초토화시킬 특별병기”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잠을 제대로 잘 수 없게 만들 특별병기”인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특별병기를 발사하여 잠을 잘 수 없게 만든다는 북의 표현이 안면방해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의 특별병기는 안면방해수단이 아니라 인명살상수단이므로, 특별병기를 발사하여 잠을 잘 수 없게 만든다는 말은 계속 괴롭히다가 최후의 종말을 안겨주겠다는 극단적인 표현인 것이다. 

북이 그런 극단적인 표현으로 분노를 폭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2016년에도 그러했었다. 2016년 3월 4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전날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진행된 “신형 대구경방사포의 조종방사탄전투부위력판정을 위한 시험사격”에 관한 소식을 전한 기사에서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이번 시험사격에서 그 위력이 확증된 신형 대구경방사포를 비롯한 최근 개발한 타격무기들을 최고사령부의 작전전역들에 하루빨리 실전배비함으로써 적들이 제 땅에서 최후의 종말을 맞는 순간까지 단 하루, 단 한시도 발편잠을 자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인용문에 나오는 적들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뜻한다. 

위의 인용문을 알기 쉽게 풀어 쓰면,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과 저고도비행조종방사포를 비롯한 신형 타격무기들을 실전배비함으로써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근혜가 청와대에서 최후의 종말을 맞는 순간까지 단 하루, 단 한시도 편한 잠을 자지 못하게 끝없이 괴롭히겠다는 뜻이다. 

그로부터 20일이 지난 2016년 3월 2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청와대와 서울시 안의 반동통치기관들을 격멸소탕하기 위한” 화력타격연습을 지도하였고, 2016년 12월 11일에는 조선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전투원들이 활공락하산, 헬기, 경수송기를 타고 청와대와 똑같이 만들어놓은 축소모형건물을 습격하여 박근혜 인형을 체포하고 헬기로 압송하는 습격전을 지도하였고, 습격전 직후에는 인근 산속에 매복한 방사포병들이 102mm 12관 방사포 여러 문을 집중사격하여 청와대 축소모형건물을 파괴한 타격전을 지도하였다. 누가 보더라도, 이와 같은 청와대 습격전은 북에서 준비한 조국통일대전씨나리오를 실전분위기 속에서 연습한 것이었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두 사진은 2016년 12월 11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전투원들이 청와대습격전을 연습하는 장면들이다. 위쪽 사진은 활공락하산, 헬기, 경수송기를 타고 공중침투한 특수작전대대 전투원들이 청와대 축소모형건물을 습격하는 전투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청와대 축소모형건물을 습격한 특수작전대대 전투원들이 박근혜를 가상한 인형을 체포하여 압송하기 위해 헬기로 끌어가는 장면이다. 습격전 직후에는 인근 산속에 매복한 방사포병들이 102mm 12관 방사포 여러 문을 집중사격하여 청와대 축소모형건물을 파괴하였다. 그런데 이처럼 "박근혜 역적패당이 최후의 종말을 맞는 순간까지 단 하루, 단 한시도 발편잠을 자지 못하게 하겠다"는 극단적인 언사로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청와대 습격전을 연습했던 북의 증오심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오늘 문재인 정부에게 향하고 있다. 상황은 심각하다.  

그런데 북의 표현을 빌리면, “박근혜 역적패당이 최후의 종말을 맞는 순간까지 단 하루, 단 한시도 발편잠을 자지 못하게 하겠다”는 극단적인 언사로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청와대 습격전을 연습했던 북의 증오심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오늘 문재인 정부에게 향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에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비롯한 역사적인 합의를 내왔는데, 북이 문재인 정부에게 설마 그런 극렬한 증오심을 표출하겠는가 하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생각은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에 둔감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2019년 7월 이후 남북관계에서 일어난 급격한 변화는 2018년에 이루어낸 남북정상회담의 놀라운 성과들이 너무도 허무하게 물거품처럼 사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 11월 21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논평에 따르면, 2018년에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과 평양, 백두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한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는 지금의 시점에 형식뿐인 북남수뇌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불이행이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는 것, 그래서 그런 남북정상회담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는 게 북의 생각이다. 2019년 4월 2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면,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여 북을 “반대하는 로골적인 배신행위”를 저지른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파기해버린 배신자인 것이다. 

2019년 7월부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면서 극렬한 언사로 맹비난하던 북은 그해가 저물어가던 12월 28일 중대한 회의를 진행하였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 주재로 평양에서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진행된 것이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전원회의 중에 조미관계에 대해 언급하였으나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것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파기하고 북침도발에 매달리는 배신자를 상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배신자를 상대하지 않는다는 말 속에는 관계를 끊는다는 뜻만이 아니라, 타격한다는 뜻도 들어있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배신자는 타격대상으로 보이는 것이다. 


3. 세 번째 나온 겁먹은 개의 비유

2020년 2월 28일부터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을 연속적으로 지도하기 시작하였다. 북의 표현을 빌리면, 지난 시기 “박근혜 역적패당”을 타격하기 위해 진행하였던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이 2020년 2월 28일부터 또 다시 재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이 연습하는 화력타격의 1차 대상은, 북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빌리면, “남조선 반동통치세력”이다. 북에서 타격대상으로 정해놓은 “남조선 반동통치세력”은 이전에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었고, 오늘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다.   
군사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조선인민군이 2020년 2월 28일부터 연속적으로 진행하는 합동타격훈련을 “연례적인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보면서,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는 듯 예사롭게 대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의 커다란 오판이다. 조선인민군이 이맘때쯤 해마다 동계훈련을 해왔으므로,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북에서 진행되는 각종 화력타격훈련들도 연례적인 동계훈련의 일환이겠거니 오판한 것이다.  

2020년 2월 28일부터 조선인민군이 진행하고 있는 각종 합동타격훈련은 연례적인 동계훈련의 일환이 아니다. 그것은 2016년 3월 24일에 진행된 “청와대와 서울시 안의 반동통치기관들을 격멸소탕하기 위한” 화력타격연습을 또 다시 재개한 군사행동이다. 이런 사실은 2020년 2월 28일부터 진행되는 각종 화력타격훈련에 동원된 타격수단들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요즈음 북에서 진행되는 각종 화력타격훈련들에는 미그-29 전투기, 170mm 자행포, 152mm 견인곡사포, 130mm 견인해안포, 240mm 자행방사포, 122mm 자행방사포, 107mm 견인방사포, 600mm 저고도비행조종방사포가 동원되었다. 그 중에서 107mm 견인방사포의 사거리는 8.5km로 가장 짧고, 600mm 저고도비행조종방사포의 사거리는 400km로 가장 길다. 조선인민군이 2020년에 이런 단거리타격수단들을 동원하여 집중사격을 연습한 것은 조선인민군이 2017년에 발사하였던 북극성-2형(사거리 1,300km), 화성-8형(사거리 2,000km), 화성-12형(사거리 8,400km), 화성-14형(사거리 11,200km), 화성-15형(사거리 14,000km) 등 중거리탄도미사일 및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대비된다. 2017년에 사거리가 1,300km에서 14,000km에 이르는 각종 탄도미사일들을 발사한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이 대미무력시위였다면, 올해 2020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사거리가 400km 이내의 각종 자행포, 방사포, 견인포를 사격한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은 대남무력시위가 아니라 조국통일대전연습인 것이다. 

청와대는 최근 한반도 군사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였다. 그래서 2020년 3월 2일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관계장관회의가 진행되었다. 그 회의에 참석한 장관급 인사들은 북의 화력타격훈련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단을 촉구하였다. 청와대의 이런 반응은 이례적인 것이 아니며, 지난 시기 청와대가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에 관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반복해온 반응이다.

그런데 청와대 긴급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당국자들이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중단을 촉구한 습관적인 반응에 대해 북이 매우 이례적으로 대응하였다. 2020년 3월 3일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그날 이례적인 대남담화가 발표된 것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 지역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반갑게 인사하는 장면이다. 사진 속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서류가방을 옆에 끼고 손을 내밀고 있다. 아마도 남북정상회담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보좌하기 위해 지참한 중요한 문서들이 들어있는 서류가방이므로, 다른 수행원에게 잠시 맡기지 않고 계속 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정황이 말해주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또는 조미정상회담을 진행할 때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곁에서 밀착보좌를 담당하였다. 그런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례적으로 2020년 3월 3일 대남담화를 발표하였다.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으로 된 대남담화에서 그는 "더 요란하게 짖어대는 겁먹은 개"의 비유를 언급하면서 청와대를 극렬히 비난하였다. 상황은 심각하다.  

첫째,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부터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제껏 북에서 대남성명 또는 대남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관례처럼 담당해왔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관례대로라면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발표했어야 할 대남담화를 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발표하였을까?  

2018년 2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을 자신의 특사로 청와대에 파견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를 담은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그 이후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될 때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밀착보좌하였다. 이런 정황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하는 전달자의 역할을 수행해왔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번에 대남담화를 발표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간접적으로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난 3월 3일에 발표한 대남담화에는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제목만 읽어봐도 그 내용을 대강 짐작할 수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3월 3일 대남담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장관급 인사들이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중단을 촉구한 것이 “자동응답기처럼 늘 외워대던 소리”라고 하면서, 그렇게 행동한 그들이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으며, “강도적이고 억지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고, “어떻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라고 맹비난하였다. 대남담화는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는 자극적인 문장으로 끝을 맺었다.   

청와대를 자극한 이 마지막 문장은 조선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이 2019년 8월 11일에 발표한 대남담화를 상기시킨다. 권정근 국장은 담화에서 청와대가 전쟁연습명칭만 바꿔놓고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면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우리의 눈에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극렬히 비난한 바 있다. 

이번 대남담화의 마지막 문장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겁먹은 개가 “딱 누구처럼”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는데, 그가 언급한 “딱 누구처럼”의 누구는 누구를 가리키는 것일까? 2017년 9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대미성명에서 그 특정인물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미성명에서 “우리 국가의 <완전파괴>라는 력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나발을 불어”댄 트럼프 대통령의 망동을 두고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라고 비난하였었다. 이런 사실을 기억하면서, 김여정 제1부부장의 3월 3일 대남담화를 다시 읽으면, 문재인 정부 당국자들은 2019년 9월의 트럼프처럼 “더 요란하게 짖어대는 겁먹은 개”인 것이다. 


4. 청와대의 한가한 몽상, 한반도의 위험한 군사상황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재인 정부 당국자들을 “더 요란하게 짖어대는 겁먹은 개”라고 비난하는 대남담화를 발표한 때로부터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2020년 3월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되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보좌관은 2020년 3월 5일 언론설명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좀 어리둥절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제1부부장의 대남담화를 통해 문재인 정부 당국자들을 “더 요란하게 짖어대는 겁먹은 개”라고 맹비난하더니, 몇 시간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너무 상반되는 일이어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를 파악하면, 김여정 제1부부장의 대남담화발표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전달이 상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가 하는 것이다.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친서 전문을 읽어볼 수 없지만,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보좌관이 언론설명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코로나-19 비루스와 싸우는 남녁 동포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 남녘 동포들이 코로나-19 비루스를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 바란다. 코로나-19 비루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

또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보좌관이 언론설명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친서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진솔한 소회와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위와 같은 내용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괴질재앙으로 고난을 겪는 남측 동포들에게 위로서한을 보냈고, 그 위로서한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간략하게 언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0년 2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위로서한을 보냈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괴질재앙과 싸우는 “형제적 중국 인민들이 겪는 아픔과 시련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돕고 싶은 진정”을 전하면서 지원금을 보냈다. 이웃나라 인민들에게 위로서한을 보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핏줄을 나눈 남녘 동포들이 괴질재앙으로 고난을 겪는 것을 외면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발표했지만,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정치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남녘 동포들에게 보낸 동포애적인 위로서한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녘 동포들에게 직접 위로서한을 보낼 방도가 없으므로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보낸 것뿐이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재인 정부 당국자들을 “더 요란하게 짖어대는 겁먹은 개”로 비유하며 비난하는 대남담화를 발표한 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괴질재앙으로 고난을 겪는 남녘 동포들에게 위로서한을 보낸 것은 상반되는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각에서 보면,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파기하고 북침전쟁연습에 매달리는 문재인 정부는 타격대상이지만, 괴질재앙으로 고난을 겪는 남측 주민들은 앞으로 통일조국에서 영원히 함께 살아야 할 동포혈육인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20년 3월 12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제7군단 포병부대와 제9군단 포병부대가 진행한 포사격대항경기 중에 포병들이 포를 사격하는 장면이다. 제7군단은 함경남도 방어부대이고, 제9군단은 함경북도 방어부대다. 이날 포사격대항경기에는 152mm 견인곡사포, 130mm 견인해안포, 122mm 자행방사포, 107mm 견인방사포가 동원되었다. 지금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은 괴질재앙 때문에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있지만, 괴질재앙이 한풀 꺾이면, 이번 3월에 강행하지 못하고 연기한 '작전계획 5015' 연습을 언젠가는 강행할 것이다. 이 작전계획연습은 북측에 있는 700여 개의 합동선정공격점을 선제타격으로 파괴하고, 평양으로 종심침투, 요인암살, 거점폭파 등을 감행하는 이른바 '참수작전'으로 북측 정부를 전복시키고, 북의 전략무기들을 강탈하고, 북측 전역을 점령하여 군정을 실시하는 북침전쟁계획이다. 조선인민군도 그에 대응하는 전투동원태세를 갖추고 '남조선해방작전'을 연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선인민군이 연이어 진행하는 각종 화력타격훈련은 연례적인 동계훈련이 아니라 '남조선해방작전'을 연습하는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취재기자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로서한에 대해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김 위원장이 보내온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가한 몽상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녘 동포들에게 위로서한을 보냈는데도, 오판에 빠진 남측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오해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유지하고 있다”느니, “정상국가의 지도자로서 행동하고 있다”느니 하는 따위의 얼토당토하지 않는 소리를 꺼내놓았을 뿐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대화와 협력의 점진적 재개의사를 비쳤”으므로, “적절한 시기가 되면 남북대화도 재개될 수 있지 않겠느냐”, “(남북)정상 사이에 친서가 오갈 정도인 만큼 곧 남북관계 역시 해방기를 맞지 않겠냐” 하는 한가한 몽상에 빠져 “4월 중순경 자연스럽게 남북대화가 복원될 것”이라는 잠꼬대 같은 소리를 늘어놓았다.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면, 저들의 잠꼬대 같은 소리와는 정반대로 위험한 상황이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은 괴질재앙 때문에 활동을 잠시 중지하고 있지만, 괴질재앙이 한풀 꺾이면 이번 3월에 강행하지 못하고 연기한 ‘작전계획 5015’ 연습을 언젠가는 강행할 것이다. 이미 한국의 언론보도를 통해 윤곽이 드러난 것처럼,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작전계획 5015’는 한미연합군이 북측에 있는 700여 개의 ‘합동선정공격점(Joint Designated Point of Impact)’을 선제타격으로 파괴하고, 평양으로의 종심침투, 요인암살, 거점폭파 등을 감행하는 이른바 ‘참수작전’으로 북측 정부를 전복시키고, 북의 전략무기들을 강탈하고, 북측 전역을 점령하여 군정을 실시하는 북침전쟁계획이다. 

그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선제타격과 ‘참수작전’을 실행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집권기에는 대북선제타격에 사용할 F-35A 스텔스 전투기를 40대 수입하기로 결정했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그 전투기를 20대 더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2005년 1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2003년 12월 한미연례군사위원회에서 특수전부대 종심침투⟶내란유발⟶선제타격⟶정권전복⟶군정실시로 이어지는 북침전쟁씨나리오가 담긴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완성하기로 한 결정을 유보시켰는데, 그와 대조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른바 ‘참수부대’를 창설하였고, ‘작전계획 5029’를 수정, 보완한 ‘작전계획 5015’를 실행하기 위한 실전연습을 강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2월 1일에 창설한 ‘참수부대’는 특수전병력 1,000명으로 편성되었는데, 공식명칭은 제13특수임무여단이다. 이런 내막을 파헤쳐보면, 2018년에 세 차례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 웃는 얼굴로 등장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거는 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어리석은 착각인지 알 수 있다.  

앞으로 괴질재앙이 한풀 꺾여 한미연합군이 북침전쟁계획을 또 다시 연습하는 날, 조선인민군도 그에 대응하는 전투동원태세를 갖추고 ‘남조선해방작전’을 연습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군사상황은 또 다시 일촉즉발의 무력충돌위기 속에 휘말릴 것이다. 그처럼 위태로운 무력충돌위기 중에 우발적으로 국지적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국지적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한미연합군과 조선인민군이 서로 선제타격을 공언한 조건에서, 실제로 어느 쪽이 선제타격으로 상대의 ‘급소’를 먼저 찌르느냐 하는 것이 전쟁의 운명을 결정할 요인으로 된다. 요즈음 각종 화력타격훈련에서 특별병기로 기습적인 ‘급소찌르기’를 맹렬히 연습하고 있는 조선인민군의 군사행동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