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7

오리무중에 빠진 미국의 전쟁전략, 막판승부만 남은 조미핵대결 

[한호석의 개벽예감](255)
자주시보 2017년 06월 2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공중타격수단 645대 집결시킨 미국의 핵공격위협
2. 미국의 전쟁전략은 실속 없는 허세전략일 뿐이다
3. 다섯 가지 참담한 곤경들과 한 가지 치명적 위험
4. 룡성구역에서 초소형 로켓엔진이 불줄기 뿜은 사연
5. 오늘의 조미핵대결은 55년 전의 미러핵대결과 어떻게 다른가?

▲ <사진 1> 1966년 11월 2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시작된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은 1968년 1월 23일 푸에블로호 나포사건과 1969년 4월 15일 EC-121 격추사건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위쪽 사진은 푸에블로호 함장과 승조원 82명이 포로신세가 되어 원산항에 도착한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조선인민군 공군 미그-21 추격기 2대의 공격을 받고 동해 상공에서 격추되어 탑승자 31명 전원이 몰살당한 미국 해군 소속 첩보기 EC-12의 비행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공중타격수단 645대 집결시킨 미국의 핵공격위협

1966년 11월 2일 조선인민군이 군사분계선 서부전선에서 미국군을 습격하여 6명을 사살하였다. 이 습격은 1960년대 후반 조선인민군이 끊임없이 지속하였던 기습공격의 시작이었다. 만일 지금 조선인민군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미국군 6명을 사살하는 사건이 있었다면, 미국은 조선을 침공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생난리를 치겠지만, 당시에는 미국군 6명이 사살당한 참사가 일어났는데도 미국은 무슨 약점이 잡혔는지 그냥 어물어물 넘어가고 말았다. 미국의 약점을 간파한 조선인민군은 더욱 드센 기습공격을 들이대었다. 군사분계선에서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1967년 한 해 동안 미국군 16명이 사망하였고, 51명이 부상당했다.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은 1968년 1월 23일 조선인민군 해군 소속 어뢰정 3척과 공군 소속 미그-21 추격기 2대가 원산 앞바다에서 조선을 정탐하던 미국 해군 소속 첩보선 푸에블로호(USS Pueblo)를 나포하는 사건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그와 더불어, 조선인민군 특수부대 전투원 31명이 1968년 1월 21일 서부전선 경계망을 뚫고 서울 한 복판까지 침투하여 청와대 습격을 기도하였으며, 같은 해 10월 30일에는 동해 해상경계망을 뚫고 남하한 조선인민군 특수부대 전투원 120명이 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울진에 각각 기습상륙하여 두 달 동안 교전을 벌였다. 1969년 4월 15일에는 조선인민군 공군 소속 미그-21 추격기 2대가 동해 상공에 나타난 미국 해군 소속 EC-121 첩보기를 격추하여 탑승자 31명 전원을 몰살시켰다. <사진 1>

1966년부터 1969년까지 계속된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은 미국군에게 커다란 인명손실을 안겨주었고, 그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다. 그 기간 동안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으로 미국군 75명이 사망하였고, 111명이 부상당했다. 아래의 통계자료는 당시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이 얼마나 격렬하였는지 말해준다.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이 푸에블로호 나포로 절정에 이르렀을 때, 미국은 조선을 무력으로 굴복시켜 자기들이 당한 사상 최대의 치욕을 씻어보려고 하였다. 격노한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단일군사작전으로는 가장 방대한 규모의 무력을 한반도에 집결시켰다. 이를테면, 당시 조선침공을 노린 미국 해군의 ‘포메이션 스타 작전 (Operation Formation Star)’에는 엔터프라이즈함(USS Enterprise), 타이컨더로가함(USS Ticonderoga), 코럴씨함(USS Coral Sea), 레인저함(USS Ranger), 요크타운함(USS Yorktown) 등 항공모함 5척과 강습상륙함 키어싸지함(USS Kearsarge)을 주축으로 하여 순양함 10척, 구축함 13척, 보급함 6척 등 총 35척으로 편성된 어마어마한 해상무력이 출동하였다. 항공모함 5척과 강습상륙함 1척에 실린 각종 함재기는 총 445대나 되었다. 동해에 몰려든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은 공격명령을 대기하고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당시 조선침공을 노린 미국 공군의 ‘컴뱃 팍스 작전 (Operation Combat Fox)’에는 일본 후주(府中)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5공군 전투비행대 소속 전폭기 20대, 미국 본토 노스캐롤라이나주 쎄이무어존슨공군기지(Seymour Johnson AFB)에 주둔하는 제4전술비행단 소속 전폭기 72대, 일본 오끼나와 가데나(嘉手納)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18전술비행단 소속 전폭기 36대, 오끼나와 나하(那覇)공군기지에 주둔하는 제64요격기대대와 제82요격기대대 소속 요격기 48대, 미국 본토 워싱턴주 맥코드공군기지(McChord AFB)에 주둔하는 제318요격기대대 소속 요격기 24대가 출동하였다. 이 전폭기들과 요격기들은 오산공군기지, 군산공군기지, 수원공군기지, 김포공군기지, 광주공군기지에 분산배치되어 출격명령을 대기하고 있었다. 미국은 조선을 침공하기 위해 전폭기 128대, 요격기 72대, 함재기 445대를 포함하여 무려 645대나 되는 어마어마한 공중무력을 집결시켰던 것이다.

▲ <사진 2>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이 푸에블로호 나포사건으로 절정에 이르렀을 때, 미국은 선제핵타격으로 조선을 위협하였는데, 그 때 동원된 공중핵타격수단이 F-4D 전폭기다. 이 전폭기에는 전술핵탄 2발을 탑재할 수 있었다. 당시 미국은 F-4D 전폭기 128대를 동원한 선제핵타격으로 조선을 위협하였고, 주한미국군기지 핵무기고에는 각종 전술핵탄 950발이 쌓여 있었다. 위의 사진은 미국 공군이 퇴역시킨 각종 전투기들을 내다버리는 애리조나주 사막의 폐기장에 F-4D 전폭기들이 줄지어 놓여 있는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위에 열거한 미국의 공중무력에서 주목되는 것은, 공중전에 사용되는 요격기(interceptor)보다 공중전과 폭격에 모두 사용되는 전폭기(fighter bomber)가 훨씬 더 많이 출동하였다는 점이다. 당시 미국 공군이 운용하던 F-4D 전폭기는 전술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었는데, 1967년 당시 주한미국군기지 핵무기고에는 각종 전술핵탄 950발이 쌓여 있었다. 만일 전술핵폭탄을 2발씩 탑재한 F-4D 전폭기 128대가 출격하여, 조선의 전략거점들에 전술핵폭탄 256발을 모두 투하하였더라면, 조선은 다시 일어서기 힘든 핵참화를 입었을지 모른다. <사진 2>

당시 미국군의 공중공격을 막아낼 조선인민군의 방공무력은 사거리가 21km인 100mm 견인식 고사포, 사거리가 10km인 85mm 견인식 고사포, 사거리가 8.5km인 37mm 견인식 고사포밖에 없었다. 이 3종의 고사포들은 수동식으로 조작하는 방공무기들이었다. 조선이 사거리가 76km인 지대공미사일 번개-1 시제품을 만든 때는 1968년 10월 28일이었으니, 그 지대공미사일은 1969년 후반에 가서야 실전배치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미국이 주한미국군 핵무기고에 보관하고 있었던 B43 전술핵폭탄과 B57 전술핵폭탄은 초음속으로 낙하돌진비행을 하는 핵폭탄들이었으므로, 조선인민군의 수동식 고사포로 미국군의 전술핵공격을 막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또한 당시 미국은 W25 공중발사핵탄도 실전배치하였는데, 사거리가 9.7km이고 비행속도가 마하 3.3인 그 공중발사핵탄을 조선인민군의 수동식 고사포로 막아내는 것은 더구나 불가능하였다. 당시 조선의 공군력은 645대가 넘는 각종 기종을 총동원한 미국의 공중무력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당시 조선에게는 미국의 공중핵타격을 막아낼 방어수단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1960년대 후반기에 미국은 역량상 대비가 되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각종 공중핵타격수단들을 동원하여 조선을 무지막지하게 위협하였다. 미국의 핵위협에 직면한 조선에게 세계 각국의 걱정스러운 눈길이 쏠렸다. 정세는 극도로 긴장되었다.

▲ <사진 3> 이 사진은 조선에서 발행된 우표인데,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전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완성하자!"는 전투적 구호가 들어있다. 군인들만이 아니라 인민들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우표에 그런 구호가 들어간 것은, 조선인민군이 자기의 독창적인 전법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말해준다. 비록 무기가 열세이고 수량적으로 부족해도, 강한 정신무장을 갖추고, 자기 전법에 능통하면 아무리 강대한 적이라도 능히 이길 수 있다는 특유의 전쟁관을 체험적으로 믿게 되기까지 조선은 험난한 고비를 수없이 넘어야 하였다.     © 자주시보


2. 미국의 전쟁전략은 실속 없는 허세전략일 뿐이다

그런데 뜻밖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역량대비가 무색할 만큼 압도적인 공중핵타격수단을 동원한 미국의 핵전쟁위협 앞에서 조선인민군은 물러서거나 위축되기는커녕 되레 미국군에게 연속공격을 더욱 드세게 들이대었다. “덤빌 테면 덤벼라”는 식이었다. 당시 전투수단이 절대적으로 열세였던 조선인민군은 도대체 무엇을 믿었기에 그토록 격렬한 연속공격으로 미국군에게 엄청난 인명손실을 안겨주며 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일까?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미국 공군 전폭기들의 선제핵타격위험을 조선인민군이 알지 못해서 미국군에게 겁도 없이 연속공격을 들이댄 것일까? 그런 건 아니었다. 당시 조선은 미국 공군 전폭기에 전술핵폭탄이 탑재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주한미국군 핵무기고에 각종 전술핵탄들이 무드기 쌓여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 문제는 조선의 시각에서 이렇게 설명된다. 그 때나 지금이나 조선의 전쟁관은 미국의 전쟁관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세한 무기만 있으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단순무지한 전쟁관이라면, 우세한 정신무장과 우세한 전법을 가지면 비록 무기가 열세라도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조선의 유별난 전쟁관이다. 정신무장은 전쟁목적에 대응하는 개념이고, 전법은 전쟁방법에 대응하는 개념이고, 무기는 전쟁수단에 대응하는 개념인데, 조선인민군은 그 세 가지 요인들 가운데 제1요인과 제2요인에서 미국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하므로 제3요인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비록 무기가 열세이고 수량적으로 부족해도, 강한 정신무장을 갖추고, 자기 전법에 능통하면 아무리 강대한 적이라도 능히 이길 수 있다는 특유의 전쟁관을 체험적으로 믿게 되기까지 조선은 험난한 고비를 수없이 넘어야 하였다. 일제식민지시기 항일전쟁에서, 건국 초기 6.25전쟁에서 그렇게 싸워 두 강적들을 이길 수 있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조선의 특이한 전쟁관을 성립시킨 피어린 체험이었다. <사진 3>

그렇다면 이번에는 정반대쪽에서도 의문이 생긴다. 역량대비가 무색할 만큼 압도적인 공중핵타격수단들을 동원하여 조선을 침공하려던 미국군은 왜 총 한 방 쏘지 못하고 수치스럽게 물러났을까? 일반상식으로 풀기 힘든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1960년대 후반 국제정세와 그에 연동된 미국의 전쟁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65년 3월 8일 미국군 해병대 3,500명이 베트남에 상륙하였다. 이 상륙은 미국 지상군이 베트남전선에 처음으로 파병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그 날부터 8개월 동안 베트남전쟁에 지상군을 계속 증파하여 1965년 12월말 200,000명으로 대폭 증강되었다. 미국은 200,000명으로 증강된 대병력과 압도적으로 우세한 공중무력으로 1966년 성탄절 이전에 베트남전쟁을 끝낼 수 있으리라고 타산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치명적인 오산이었다. 미국은 1966년 성탄절 이전에 전쟁을 끝내기는커녕 전쟁의 수렁에 더 깊이 빠지고 말았다. 1969년 상반기 6개월 동안만 해도, 베트남전쟁에서 미국군 4,500명이 사망하였다.
 
미국은 베트남전쟁의 수렁에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1969년 1월 20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갓 임명된, 전쟁광으로 악명 높은 헨리 키씬저(Henry A. Kissinger)가 고안해냈다는 ‘광기전략’이야말로 그런 광기 어린 몸부림이었다. 소련을 압박하면 베트남전쟁을 조기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오판한 키씬저는 공중핵타격수단을 동원하여 광란적으로 협박하면 소련이 겁을 먹고 베트남전쟁을 끝낼 것으로 어리석게 타산하였다. 전쟁전략에 대해 무지몽매한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 당시 미국 대통령은 키씬저의 말만 듣고 소련을 위협하는 핵광기를 부렸는데, 1969년 10월 27일부터 ‘자이언트 랜스 작전(Operation Giant Lance)’이라는 작전명으로 감행한 대소핵타격위협이 그것이다. 미국 공군 제92전략항공우주비행단 소속 B-52 장거리전략폭격기 18대가 전략핵폭탄을 가득 싣고 소련군 방공레이더망에 일부러 포착되도록 북극해 상공에서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장시간 비행하는 핵무력시위였다. 하지만 전쟁광의 저급한 지능으로는 베트남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방도를 찾지 못했다. 대소핵타격위협이 아무런 실효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닉슨은 작전개시 나흘 만에 ‘자이언트 랜스 작전’을 취소하고 말았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1967년 10월 27일 출격명령을 받은 미국 공군 제92전략항공우주비행단 소속 B-52 장거리전략폭격기가 이륙하는 장면이다. 소련을 압박하면 베트남전쟁을 조기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오판한 헨리 키씬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쟁전략에 대해 무지몽매한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소련을 위협하는 '자이언트 랜스 작전'을 감행하도록 건의하였다. 그 작전명령에 따라 전략핵폭탄을 가득 실은 B-52 전략폭격기 18대가 소련군 방공레이더망에 일부러 포착되도록 북극해 상공에서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장시간 비행하는 핵무력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그런 핵타격위협이 아무런 실효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닉슨은 작전개시 나흘 만에 그 작전을 취소하고 말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사실들을 살펴보면, 미국이 베트남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제2전쟁을 일으키기는커녕 베트남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미국에게는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능력은 고사하고 한 개의 전쟁에서도 이길 힘이 없었다. 이것은 미국이 걸핏하면 꺼내들곤 하였던 이른바 ‘두 개의 전쟁전략(two-war strategy)’이 사실은 속이 빈 허세전략에 지나지 않았음을 말해주었다. 베트남에서 전면전을 벌이면서 동시에 한반도에서도 전면전을 할 수 있다던 미국의 ‘두 개의 전쟁전략’은 애초부터 허세를 부리는 기만술책 이외에 다른 게 아니었다. 1960년대 후반기에 있었던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과 미국 항모타격단 철수는 미국의 ‘두 개의 전쟁전략’이 허세전략이었음을 세상에 드러내주었다.

그로부터 세월은 멀리 흘렀다. 미국의 군사력은 ‘두 개의 전쟁전략’을 꺼내들고 허세도 부릴 수 없을 만큼 더 약화되었다. <뉴욕타임스> 2009년 3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이라는 두 개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미국은 ‘두 개의 전쟁전략’을 공식적으로 재고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고 하였으며, <워싱턴자유횃불> 2015년 2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냉전시기부터 견지해온 ‘두 개의 전쟁전략’을 폐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하였다.

미국의 군사력이 ‘두 개의 전쟁전략’을 꺼내들고 허세를 부릴 수 없을 만큼 약화되었다는 말은 미국이 전쟁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은 어느 한 지역에서 “대규모 지역전투(major regional conflict)”를 벌이면서,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도전을 “망쳐놓는(spoil)” 전쟁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었는데, 그런 믿음에 기초하여 성립된 새로운 전쟁전략이 이른바 ‘원-플러스 전략(one-plus strategy)’이다. 2012년 1월 5일 리언 패네타(Leon E. Panetta) 당시 미국 국방장관은 ‘원-플러스 전략’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이 발표한 ‘원-플러스 전략’에서 전면전이라는 일반개념을 쓰지 않고, 대규모 지역전투라는 좀 생소하게 들리는 특수개념을 쓴 것은, 2003년부터 계속되는 이라크전쟁과 2001년부터 계속되는 아프가니스탄전쟁을 염두에 둔 어법이다.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은 미국의 지상군이 적국의 정규군과 격렬하게 벌이는 고강도 전면전이 아니라, 비정규군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테러집단과 싸우는 저강도 지역전투인 것이다. 또한 미국의 ‘원-플러스 전략’에서 말하는, 다른 지역에서의 도전이란 조선의 핵무력 증강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원-플러스 전략’에 따르면, 미국은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고전하면서도, 다른 한편 조선이 핵무력을 증강하지 못하도록 방해해야 하는 것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06년 이라크 안트바르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부상당한 미국군 병사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모습이다. 2016년 6월 29일 현재 이라크전쟁에서 미국군 4,424명이 사망하였고, 31,952명이 부상당했으며, 미국 민간인 245명이 사망하였다. 다른 한편, 2016년 10월 18일 현재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미국군 2,386명이 사망하였고, 20,049명이 부상당했으며, 미국 민간인 1,173명이 사망하였다. 또한 미국은 그 두 전쟁에 2조1,311억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전쟁비용을 쏟아 부었는데도 전쟁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 자주시보,


3. 네 가지 참담한 곤경들과 한 가지 치명적 위험

미국 국방장관이 2012년 1월 5일 ‘원-플러스 전략’을 발표한 때로부터 5년 반 세월이 흘렀다. 지난 5년 6개월 동안 미국의 ‘원-플러스 전략’은 제대로 작동되었을까? 오늘 한반도정세와 국제정세가 말해주는 것처럼, 미국의 ‘원-플러스 전략’이 제대로 작동되기는커녕, 미국은 그 전략을 폐기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곤경과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고 말았다. 2012년 1월 이후 미국이 겪는 네 가지 참담한 곤경들과 한 가지 치명적 위험을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미국은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의 깊은 수렁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전문 웹싸이트 <더 밸런스(The Balance)> 2017년 6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이라크전쟁에 쏟아 부은 전쟁비용은 무려 1조609억 달러에 이르고, 2001년부터 2017년 현재까지 아프가니스탄전쟁에 쏟아 부은 전쟁비용은 무려 1조702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고강도 전면전도 아닌 대규모 지역전투에 그처럼 천문학적인 전쟁비용을 쏟아 붓는 통에 미국의 국가재정파탄은 더욱 가속화되었고, 미국은 두 개의 깊은 수렁에서 계속 허우적거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임기 안에 그 두 전쟁이 끝나는 것은 여전히 난망하니, 이것이야말로 참담한 곤경이 아니면 무엇인가. <사진 5>

둘째, 이스라엘과 적대관계에 있는 이란과 시리아를 굴복시켜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켜주려던 미국의 중동전략이 실패로 끝나가고 있다. 외신을 인용한 <뉴시스> 2016년 1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하싼 로우하니(Hassan Rouhani) 이란이슬람공화국 대통령은 핵추진잠수함에 설치할 소형 가압경수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보고서를 석 달 안에 제출하도록 원자력청장에게 지시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미국의 핵개발저지선을 정면에서 돌파한 이란이 마침내 핵추진잠수함 개발사업에 착수하였음을 말해준다. 핵추진잠수함에 설치할 가압경수로를 만들려면, 경수로의 연료로 사용될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해야 한다. 2017년 1월 28일 이란원자력청은 IR-8 차세대 원심분리기에 육불화우라늄(UF6)가스를 주입했다고 밝혔다. 원심분리기에 육불화우라늄가스를 주입하면, 우라늄농축공정이 시작되고 고농축 우라늄을 얻어낼 수 있다.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해보려고 온갖 술책을 총동원하였던 미국은 참담한 곤경에 빠지고 말았다.

다른 한편, 시리아전쟁에서는 시리아정부군이 러시아군, 이란군, 헤즈볼라군, 시아파 민병대의 군사지원을 받으며 반란군을 속속 제압하고 있다. 2017년 5월 4일 러시아, 이란, 터키는 시리아평화협상 4차회담에서 시리아 영토에 안전지대를 창설하는 의정서를 채택하였다. 친미반란군을 육성, 지원, 사촉하여 시리아내전을 일으켰고, 그것을 시리아전쟁으로 확전, 격화시켜 시리아정부를 전복하려던 미국은 시리아평화협상에서 제외되는 ‘왕따’를 당하고 있다. 다급해진 미국은 대량살상무기인 백린탄을 마구 쏘아대고, 시리아군 전투기를 공중에서 격추하고, 공습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공습확대는 오폭에 의한 민간인 사상자만 더 늘어나게 하였다. <아전스 프랑스 프레쓰(Agence France-Presse)> 2017년 6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추종국들의 오폭으로 지난 한 달 동안 민간인 47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미국은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만이 아니라 시리아전쟁에서도 참담한 곤경에 빠졌다.

셋째, 미국은 유럽에서 러시아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2016년 5월 4일 쎄르게이 쇼이구(Sergey K. Shoygu) 러시아 국방장관은 러시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미국군과 대치하는 러시아 서부국경지대에 주둔할 2개 사단, 남부국경지대에 주둔할 1개 사단을 새로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17년 6월 21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러시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현재 서부군관구에 군사기지 약 40개소가 건설되고 있는데, 올해 연말까지 서부군관구에 새로운 군사기지 약 20개소를 더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미 2016년 10월부터 본토에서 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핵탄두가 장착되는 초정밀타격 전술탄도미사일 아이스캔더(Iskander)-M을 전진배치하기 시작하였고, 미국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SSC-X-8로 무장한 2개 미사일대대를 2016년에 배치하였다. 이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대폭 확장하여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미국에게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러시아의 강력한 도전이며, 그런 도전으로 미국의 유럽전략에 큰 파열구가 생겼음을 보여주는 군사정세변화다. 미국은 중동에서는 물론 유럽에서도 참담한 곤경에 빠졌다. <사진 6>

▲ <사진 6> 미국은 유럽에서 러시아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본토에서 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핵탄두가 장착되는 초정밀타격 전술탄도미사일 아이스캔더-M을 전전배치하였다. 그로써 러시아는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목에 비수를 겨누게 된 셈이다. 위의 사진은 아이스캔더-M을 4축8륜 자행발사대차에 탑재하는 장면이다. 그 자행발사대차는 아이스캔더-M 2발을 탑재할 수 있다. 그런데 미사일을 기중기로 들어올리는 동안 양쪽에서 병사들이 밧줄로 잡아당기면서 힘들게 탑재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미사일발사준비공정은 아직 자동화되지 못해 수동식으로 작동된다. 저런 식으로 미사일발사를 준비하면 30분이나 소비할 것이다. 그와 달리, 조선이 2017년 5월 29일 원산 인근 갈마호텔 경내에서 시험발사한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은 발사준비공정이 고도로 자동화되어 자행발사대차가 사격위치에 도착하면 5분만에 발사준비를 끝낼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넷째, 미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해 중국은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였고,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등 40여 대를 동중국해를 넘어 서태평양까지 출동시켜 대규모 비행훈련을 하였다. 또한 중국은 남중국해의 전략거점으로 떠오른 시사(西沙)군도에 군항, 헬기이착륙장, 헬기격납고, 군용 활주로, 전투기격납고, 지대공미사일 포대 등 전초기지 20개를 건설하였다. 그와 더불어, 중국은 67,000톤급 랴오닝(遼寧)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항모전단을 수시로 그 두 해역에 보내고 있다. 이것은 중국의 대양진출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저지하려던 미국의 서태평양전략에 큰 파열구가 생겼음을 보여주는 군사정세변화다. 미국은 중동과 유럽은 물론이고 서태평양에서도 참담한 곤경에 빠졌다.

다섯째, 미국은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당하지 못해 국가안보가 통째로 파탄당할 치명적 위험에 빠지고 말았다. 위에 열거한 다섯 가지 요인들 가운데 첫 번째에서 네 번째까지의 요인들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파탄시킬 만한 치명적 위험은 아니고 참담한 곤경들이지만, 다섯 번째 요인으로 서술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통째로 파탄시킬 치명적 위험이다.

위에 열거한 정세변화들을 살펴보면, 미국의 ‘원-플러스 전략’이 지난 5년 6개월 동안 차츰 무력화되다 못해 이제는 아예 실종되고 말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미국은 쓸 만한 전쟁전략을 하나도 갖지 못한 암울한 처지에 놓였다. 국방예산자동삭감조치가 해마다 거듭되어 무기 중심의 군사력이 약화되고 있는 판에 전쟁전략마저 오리무중 실종되었으니, 미국군 전투준비태세는 급격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미국군 전투준비태세가 오죽 엉망이었으면, 지난 6월 12일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미국 국방장관이 “나는 우리 군대의 전투준비태세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지난 몇 해 동안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개탄하였겠는가!

▲ 북의 소형 엔진시험, 이 화면은 kbs, ytn 등 우리 언론들이 북이 최근 진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 2, 3단 추정 엔진시험을 했다는 보도의 자료화면으로 공개한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70일 전투 구호가 붙은 것을 보니 지난해 2016년 했던 시험으로 보이며 엔진 시험 구조물이 대출력 엔진 시험 구조물보다 작고 간단히 만든 것으로 보아 작은 엔진으로 추정된다. 불꽃이 길게 뻗어내리지 않고 뭉툭하게 모아지는 형태인 것으로 보아 특별한 목적을 지닌 엔진으로 보이며 불꽃 색이나 둥그런 붓끝처럼 모아지는 형태 등을 보았을 때 액체연료로켓으로 추정된다.      © 자주시보, 이창기 기자


4. 룡성구역에서 초소형 로켓엔진이 불줄기 뿜은 사연

2017년 6월 24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MSNBC> 대담에 출연한 마이클 팜페오(Michael R. Pompeo)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도 빠짐없이 북조선에 관해 (내게) 묻고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묻는다. 국가안보위협은 트럼프 대통령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의 머릿속은 북조선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계속 얻어맞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근황을 팜페오 국장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언제 단행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발사 후 33분 만이면 워싱턴 상공에 도달할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불시에 하늘로 날아오르는 시험발사의 날, 미국의 국가안보가 파탄되고 말 것이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처럼 날마다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 팜페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 질겁할 충격적인 소식을 가지고 그에게로 달려갔다. 미국 연방정부 관리 두 사람이 전해준 소식을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Fox News)> 2017년 6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21일 조선이 “이전에도 로켓엔진시험을 진행하곤 하였던 윤성시에서(in the city of Yun Song)”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사용될 로켓엔진시험을 진행하였다는 것이다. 조선은 이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적이 있으므로, 지상분출시험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 질겁할 만한 소식은 아니다.

그런데 조선에는 윤성이라는 도시가 없다. 조선지리를 모르는 미국 연방정부 관리들이 착오로 도시명칭을 잘못 알려준 게 분명한데, 미국에서 용성으로 잘못 발음하는 룡성을 윤성으로 착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룡성은 도시명칭이 아니라 평양의 행정구역명칭이다.

평양 최북단에 있는 룡성구역에는 각종 신형 무기들을 연구개발하는 약 50개의 연구소들로 이루어진 제2자연과학원이 자리잡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미국 언론과 한국 언론에 가끔 나오는 ‘산음동미사일연구소’다. 보안이 철저해서 외부에서는 그 연구소의 공식명칭을 알지 못하므로, ‘산음동미사일연구소’라는 자의적 명칭이 널리 퍼졌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그늘 진 곳이라서 산음동이라는 지명이 생겨났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미국의 위성사진분석가가 조선의 '산음동미사일연구소'라고 지목한 곳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그 연구소의 일부만 나타났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싸이트 <글로벌 씨큐리티>에 나온 자료에 따르면, '산음동미사일연구소'는 미국 국가항공우주국(NASA) 산하 연구단지와 미국 공군 산하 아널드공학개발연구단지에 맞먹는 방대하고 현대적인 시설들이 집결된 연구기관이라고 한다.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바로 그 '산음동미사일연구소'의 로켓엔진시험장에서 지난 6월 21일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 로켓엔진은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조종전투부(탄두부)에 들어가는 초소형 액체로켓엔진이다. 완성된 조종전투부를 대륙간탄도미사일 본체에 조립하기 직전에 초소형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정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의 군사전문 웹싸이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에 나온 자료에 따르면, ‘산음동미사일연구소’는 마셜우주비행쎈터, 랭리연구소, 글렌연구소, 에이미스연구소 등이 집결된 미국 국가항공우주국(NASA) 연구단지와 미국 공군 산하 아널드공학개발연구단지에 “맞먹는(identical)” 방대하고 현대적인 시설들이 집결된 연구기관이라고 하는데, 각종 시험장들, 각종 연구개발시설들 및 생산시설들이 갖춰져 있다고 한다. 미국 국가항공우주국은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데, 조선의 미사일연구소가 그런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였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팍스 뉴스(Fox News)> 보도에 따르면, ‘산음동미사일연구소’의 로켓엔진시험장에서 지난 6월 21일 지상분출시험이 진행되었다. 미국 연방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2017년 6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6월 21일 조선이 지상분출시험에 사용한 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로켓엔진들 가운데서 가장 작은 추진체(the smallest stage for an ICBM rocket engine)”에 들어갈 로켓엔진이라고 한다. 가장 작은 추진체에 들어갈 로켓엔진은 무엇일까? 한국 언론매체들은 <로이터통신>의 보도내용을 전하면서,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제3단 추진체에 들어가는 소형 로켓엔진을 시험한 것으로 추측하였다.

그러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들어가는 여러 개 로켓엔진들 가운데서 가장 작은 로켓엔진은 제3단 추진체 로켓엔진이 아니다. 물론 제3단 추진체 로켓엔진도 크기가 작지만, 그보다 더 작은 초소형 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조종전투부(탄두부)에 들어있다. 그것은 말기유도추진체(post-boost vehicle)에 들어가는 초소형 로켓엔진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1단, 2단, 3단을 차례로 연소시키며 날아가 추력비행을 끝내는 순간, 조종전투부가 제3단 추진체에서 자동으로 분리되는데, 그 때 조종전투부 안에 있는 초소형 액체로켓엔진이 점화되어 마지막 추력비행을 하게 된다.

지난 6월 21일 조선은 조종전투부에 들어가는 초소형 액체로켓엔진을 시험하였다. 고도의 미사일공학기술을 가진 조선이 제3단 추진체에 들어가는 소형 로켓엔진을 만드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처럼 쉽지만, 매우 예민한 전자장비들이 들어찬 조종전투부에 들어가는 초소형 로켓엔진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체로켓엔진설계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액체로켓엔진설계는 매우 복잡한데,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로켓엔진들은 모두 고체로켓엔진들이지만, 유독 그 초소형 로켓엔진만은 액체로켓엔진이다.
두 개의 액체연료통과 한 개의 연소실 및 분사구, 그리고 모세혈관 같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도관들과 펌프들로 구성된 초소형 로켓엔진은 모의 핵탄두 여러 발이 들어간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와 미사일유도장치를 비롯한 각종 첨단기술제품들에 연결되는 것이다.

조선이 그런 초소형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완성된 조종전투부를 대륙간탄도미사일 본체에 조립하기 직전에 초소형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정이다. 그러므로 이 글이 <자주시보>에 실리는 6월 26일에는 조선이 조종전투부를 대륙간탄도미사일 본체에 연결하는 최종조립작업까지 모두 끝마쳤을 것으로 예견된다. 최종조립작업이 끝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탑재된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가게 된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이 진행되는 것은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마침내 발사대기상태에 들어갔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대기상태에 들어간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백악관에 넌지시 알려주어 그들을 더 큰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 조선은 초소형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실내시험장에서 진행할 수 있었는데도, 미국 정찰위성이 내려다보는 야외시험장에서 일부러 진행한 것이다.


5. 오늘의 조미핵대결은 55년 전의 미러핵대결과 어떻게 다른가?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대기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팜페오 국장의 정보보고를 듣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자기 머리 위에서 째깍째깍 울리는 시한폭탄 초침소리를 듣는 것 같은 긴장과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미상불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미국이 국가안보파탄으로 망하는가 아니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살아남는가 하는 마지막 결정을 내릴 때까지 백악관의 숨통을 사정없이 조이고 있다.

백악관이 숨통이 조이는 것 같은 위협을 받으며 불안과 공포에 떨었던 적이 언제 또 있었던가? 1962년 10월 16일부터 28일까지 쿠바미사일위기가 일어났을 때, 백악관은 치명적인 위협을 받았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쿠바미사일위기라고 부르고, 조선과 러시아에서는 까리브해위기라고 부른다. 쿠바미사일위기는 20세기 최대의 핵전쟁위기로 세계사에 기록되었다. 백악관이 생겨난 이래 처음으로 치명적인 위협을 받았던 55년 전 경험을 돌이켜보면 이렇다.

1961년 4월 쿠바혁명정부를 무력으로 전복시키기 위해 미국 중앙정보국이 쿠바에 상륙시킨 ‘2506여단’은 제압당했지만, 쿠바는 미국의 무력침공이 임박했음을 예견하고 있었다. 출범한지 3년밖에 되지 않는 쿠바혁명정부가 미국의 무력침공을 막아낼 방도는 소련의 핵억제력에 의지하는 것뿐이었다. 쿠바혁명의 영원한 별로 추앙받는 에르네스또 체 게바라(Ernesto Che Guevara)는 “혁명전쟁이 일어나면, 승리하거나 죽거나 둘 중에 하나다. 제국주의침략에서 쿠바 같은 약소국을 해방시키려면 핵전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8>

▲ <사진 8> 이 사진은 1962년 10월 23일 미국의 고고도정찰기가 쿠바의 싼 크리스또발에 있는 소련의 미사일기지를 촬영한 정찰사진이다. 미사일발사대 옆에 미사일을 임시로 보관하는 천막이 보이고, 그 주변에 미사일연료주입차량, 산화제주입차량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20세기 최대의 핵전쟁위험으로 세계사에 남은 쿠바미사일위기 당시 소련이 쿠바에 배치한 핵탄미사일은 모두 9발이었는데, 미국의 수도 워싱턴과 3대 도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였다. 이것은 미국의 국가안보가 치명적인 핵위협으로 파탄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55년 전 소련은 미국과의 핵전쟁을 두려워해서 쿠바에 배치한 핵탄미사일 9발을 불과 18일 만에 철수하고 말았지만, 미국과 핵전쟁도 불사한다고 선포한 조선은 미국과의 핵대결에서 이길 때까지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대기상태에 놓고, 백악관이 굴복할 때까지 그 숨통을 계속 조이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최대의 핵대결로 세계사에 남을 조미핵대결은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조기에 종식될 것이고, 그로써 21세기 최대 사변으로 세계사에 남을 한반도의 통일이 실현될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리하여 1962년 9월 8일과 16일 소련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 R-12 6발과 중거리탄도미사일 R-14 3발이 쿠바에 반입되었다. 2.3메가톤급 열핵탄두를 장착한 R-12의 사거리는 2,000km였고, 2메가톤급 열핵탄두를 장착한 R-14의 사거리는 4,500km였다. 당시 소련의 핵탄미사일 지하발사거점들이 있었던 쿠바 중북부에서 워싱턴까지 거리는 약 2,000km, 뉴욕까지 거리는 약 2,100km, 시카고까지 거리는 약 2,200km, 로스앤젤레스까지 거리는 약 3,800km이므로, 쿠바에 배치된 소련의 핵탄미사일 9발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과 3대 도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게 되었다. 이것은 미국의 국가안보가 치명적인 핵위협으로 파탄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소련의 핵탄미사일 9발이 쿠바에 배치되자, 백악관은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혀 전율하였고, 미국은 전쟁이냐 협상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벼랑끝에 떠밀리고 말았다.

그로부터 55년이 지난 오늘 조선은 미국 본토에 대한 핵타격능력을 완성하였다. 55년 전 쿠바에 배치된 소련의 핵무기들은 미국의 쿠바침공을 저지하는 전쟁억제수단이었지만, 오늘 조선이 보유한 핵무기들은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전략타격수단이다. 55년 전 소련의 핵탄미사일 9발은 백악관의 숨통을 불과 18일밖에 조이지 못하고 곧바로 철수되었지만, 오늘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은 백악관이 굴복할 때까지 그 숨통을 계속 조이고 있다. 55년 전에는 미국과의 핵전쟁을 두려워한 소련이 쿠바에 배치한 핵탄미사일을 불과 18일 만에 철수하고 말았지만, 오늘 조선은 미국과의 핵대결에서 이길 때까지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조선의 비핵화를 말하고,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말하지만, 조선에게는 죄다 헛소리로 들린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은 55년 전 소련과의 핵대결보다 오늘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훨씬 더 심각한 국가안보파탄위험을 겪고 있으며, 훨씬 더 강도 높은 핵압박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미핵대결은 이제 막판승부만 남았다. 21세기의 최대 핵대결로 세계사에 남을 조미핵대결은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조기에 종식될 것이고, 그로써 21세기 최대 사변으로 세계사에 남을 한반도의 통일이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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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0

오슬로 조미회담과 트럼프의 조선정책기조

[한호석의 개벽예감](254)
자주시보 2017년 06월 1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트럼프는 왜 조선정책기조 결정을 뒤로 미루었을까?
2.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오슬로 조미회담
3. 트럼프가 직접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4개항
4. 핵동결은 선결조건이 아니라 최종목표다
5. “핵공포에 덜덜 떠는 아메리카제국을 굴복시켜라”


1. 트럼프는 왜 조선정책기조 결정을 뒤로 미루었을까?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2017년 1월 20일 취임식을 마치고 백악관에 들어간 날로부터 며칠 뒤 국가안보관리들에게 조선정책기조 권고안 목록을 작성하여 자신에게 제출하라고 지시하였다. 권고안 목록이라는 것은 백악관 국가안보관리들이 각자 생각하는 여러 가지 정책방침들을 단문으로 간략하게 서술하여 문헌목록처럼 죽 열거한 문서를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가자마자 그런 긴급지시를 내린 것은 그가 조미핵대결이 격화되는 현 정세를 얼마나 심각하게 대하고 있었는지를 말해준다.

<로이터통신> 2017년 4월 2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관리들은 조선정책기조 권고안 목록을 마침내 완성하였다고 한다. 그것은 근 2개월에 걸쳐 진행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권고안 목록이 4월 초에 완성되었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을 받아보고 그 가운데서 몇 가지 방침을 선정하면, 그것이 곧 새로운 조선정책기조로 확정될 판이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국가안보관리들이 촉박한 시간에 쫒기며 근 2개월에 걸쳐 작업을 진행한 끝에 작성한 조선정책기조 권고안 목록을 받아놓고서도, 결정을 차일피일 뒤로 미루었다. 2017년 6월 12일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미국 국방장관은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이 “가장 절박하고, 위태로운 위협(the most urgent and dangerous threat)”이라고 지적하였는데, 그런 불안과 공포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하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체가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만사를 제쳐놓고 가장 먼저 처리해도 시원치 않을 조선정책기조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었으니,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5월 2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려놓은 글이다. 미국 언론매체들을 불신하는 그는 트위터를 사용하여 자기 주장을 직접 전파하는 선전선동술에 열중한다. 위의 트위터 메시지는 조선이 당일 오전 5시 38분 강원도 원산 인근 갈마반도 끝에서 초정밀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동해에 띄워놓은 표적을 7m 편차로 명중시킨 소식을 듣고 발신한 것이다. 그 트위터 메시지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북조선은 또 다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조선의 이웃나라인 중국에게 큰 결례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애쓰고 있다"는 문장이다. 동해 '코리아작전구역'에 전진배치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을 초정밀탄도미사일로 타격하기 위해 조선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는데, 그것을 두고 중국에게 결례를 보였다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지난 5월 9일 오슬로 조미회담이 원만히 진행되었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1일경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으나, 조선이 미사일발사를 계속 강행하자, 조선의 초정밀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국과 결부시키는 억지논리를 편 것으로 생각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정책기조 결정을 한 달 넘게 차일피일 미뤄오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지난 5월 11일부터 12일 사이에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일피일 미뤄오던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다는 사실은 지난 5월 25일 워싱턴을 방문하고 있었던 한국 국회의원 세 사람이 워싱턴 주재 한국 언론 특파원들에게 알려준 중요한 정보다. 당시 한국 국회의원 세 사람은 미국 국무부에서 조섭 윤 조선정책특별대표를 면담한 뒤에 워싱턴 주재 한국 언론 특파원들과 만났는데, 국민의당 김관영 국회의원은 자기들이 조섭 윤 조선정책특별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 보름 전에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백악관에 들어간 직후부터 조선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급박하다고 재촉하더니, 정작 4월 초에 조선정책기조 권고안 목록을 받아놓고서도 왜 신속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한 달 넘게 뒤로 미룬 것일까?


2.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오슬로 조미회담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기 직전인 2017년 5월 9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조미회담이 진행되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조미회담이다. 그런데 오슬로 조미회담과 같은 시점에 오슬로 반관반민대화도 진행되었다. 오슬로 반관반민대화는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과 미국 민간정책연구기관인 새로운미국재단(New America Foundation) 쑤잰 디매지오(Suzanne DiMaggio) 국장을 비롯한 양측 대표단 사이에서 진행된 비공식대화였고, 오슬로 조미회담은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과 조섭 윤 미국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 사이에서 진행된 비공개회담이었다.

오슬로 조미회담에 관한 보안이 얼마나 철저했는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고, 반관반민대화만 진행된 줄 알았다. 오슬로 조미회담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은 그 회담이 열렸던 날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6월 13일 쌔라 헉커비 쌘더스(Sarah Huckabee Sanders) 백악관 대변인의 입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조선에서 실형을 받고 수감되었던 아토 웜비어(Otto Warmbier) 석방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조섭 윤 조선정책특별대표가 지난 5월 9일 오슬로에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을 만났다고 밝혔던 것이다. 쌘더스 대변인은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웜비어 석방문제만 논의된 것처럼 말했지만, 그런 건 아니었다.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양측 대표들은 여러 가지 조미현안들을 논의하였는데, 웜비어 석방문제는 그 현안들 가운데 하나였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5월 12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나온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이 평양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출국장을 걸어가는 장면이다.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사람이 최선희 국장이다. 최선희 국장은 2017년 5월 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조미회담에 조선측 협상대표로 파견되었다. 베이징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마주친 취재기자의 질문에 최선희 국장은 "여건이 되면 트럼프 정부와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오슬로 조미회담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암시한다. 오슬로 조미회담에 파견된 조선측 협상대표와 미국측 협상대표가 조선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조미현안들을 원만히 논의하였기 때문에 조선에서 체제전복죄로 실형을 살고 있었던 웜비어가 석방되어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웜비어 석방문제는 미국 국무부가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조선 외무성에게 정중히 요청하는 형식으로 논의되었지만, 조선에서 체제전복죄를 저질렀다가 15년형을 받고 수감된 미국인을 구출하는 책임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웜비어를 석방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최선희 국장에게는 그 요청에 즉답을 줄만한 결정권이 없었다. 그래서 <뉴시스> 2017년 6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최선희 국장은 평양에 주재하는 스웨덴 외교관이 웜비어를 면회할 수 있도록 선처하겠다는 답변만 주었을 뿐이다. <사진 2>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어떤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오슬로 조미회담 자체가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므로, 그 회담에서 어떤 현안들이 논의되었는가 하는 문제도 당연히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이 웜비어를 돌려보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들어준 것을 보면, 오슬로 조미회담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이 분명하다. 오슬로 조미회담을 마치고 2017년 5월 12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평양행 비행기를 타려던 최선희 국장은 취재기자의 질문에 “여건이 되면 트럼프 미국 정부와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체제전복죄로 실형을 받은 수감자를 석방하는 조치는 어느 나라에서나 최고지도자의 사면령으로 실행되는 법이다. 사면문제에 관한 한, 조선도 예외가 아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에서 체제전복죄를 저지르다가 체포되어 15년형을 받은 웜비어를 사면하였고, 조선의 사법기관은 그를 석방하여 지난 6월 13일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웜비어의 사면, 석방, 송환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들어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일 오슬로 조미회담에 파견된 미국측 협상대표가 회담 중에 조선이 납득할 수 없는 소리를 늘어놓았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석방요청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조선측 협상대표와 미국측 협상대표가 조선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조미현안들을 원만히 논의하였기 때문에 웜비어가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선과 미국 사이에 제기된 가장 중대하고, 시급한 현안은 조미핵대결을 언제, 어떻게 종식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현안은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슬로 조미회담에 협상대표를 파견한 목적은 조선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가능성을 타진하였다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 넘게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어오던 조선정책기조를 실현할 가능성을 타진하였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조선정책기조의 실현가능성을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타진한 뒤에 한 달 넘게 미뤄오던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던 것이다. 미국의 국가안보가 파탄되느냐 유지되느냐 하는 사상 최대 국가안보문제가 조선정책기조에 걸려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정책기조를 결정하는 문제를 그처럼 신중하게 처리하였던 것이다. 


3. 트럼프가 직접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4개항

트럼프 대통령이 오슬로 조미회담에 파견한 조섭 윤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는 지난 5월 25일 국무부를 방문한 한국 국회의원 세 사람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조선정책기조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연합뉴스> 2017년 5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섭 윤 조선정책특별대표가 자신을 만난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말해준 트럼프 대통령의 조선정책기조는 아래와 같이 네 가지 정책목표를 추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1)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2)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
(3)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
(4)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

위에 열거한 네 가지 정책목표를 읽으면서 누구나 직감하게 되는 것은, 그 정책목표들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전에 오바마 행정부도 위와 똑같거나 유사한 정책목표들을 내걸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전철을 답습하려는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능력이 백치 수준이 아니라면, 실패전철을 그대로 답습할 리 없다.
위에 열거한 네 가지 정책목표들은 복잡하고, 중대하고, 민감한 내용을 대폭 생략한 단문으로 서술되었다. 그러므로 생략된 내용을 되살려내어야 단문 뒤에 존재하는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

첫째, 조선정책기조 제1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조선이 핵시험을 진행할 때마다 이전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상투적으로 꺼내놓은 말이다. 전혀 새롭지 않아 진부한 느낌마저 주는 상투적인 발언내용이 왜 가장 중시되어야 할 조선정책기조 제1항에 올라가 있는 것일까?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문장에는 매우 중요한 내용이 생략되었다. 그 문장에서 생략된 내용을 되살려내 다시 읽으면, 조선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핵보유국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얼핏 똑같은 말처럼 들리지만,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제1항의 속뜻을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핵보유국은 공인 핵보유국이고,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는 핵보유국은 비공인 핵보유국이다. 공인 핵보유국과 비공인 핵보유국을 가르는 판별기준은 핵확산금지조약 가입여부다.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공인 핵보유국들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이고,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아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된 나라들은 조선, 인도, 파키스탄이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핵보유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논외로 친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비공인 핵보유국들인 인도와 파키스탄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불간섭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그 두 나라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과 미국이 적대관계를 청산하면, 미국은 조선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선정책기조 제1항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 불간섭 정책을 추구하게 된다는 속뜻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미국 대통령들처럼 조선의 비핵화를 조선정책기조로 정했다면, 조선정책기조 제1항에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할 게 아니라, 조선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으며, 조선의 비핵화를 추구한다고 명시했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는 불간섭 정책을 새로운 조선정책기조로 결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길이가 24m, 지름이 1.9m, 사거리가 12,000km인 것으로 추정하였다. 고체연료엔진을 사용하여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에서 사출되는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발사준비공정이 매우 간단하여, 언제든지 명령만 내리면 즉시 발사위치로 이동하여 발사될 수 있다. 조선이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33분 뒤에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조선이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할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핵무장을 완성하였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핵무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자신이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제1항에서 조선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 불간섭 정책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인도와 파키스탄이 비공인 핵보유국들이라고 해서, 미국이 그 두 나라를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한 적은 없다. 비공인이라는 것은 공식적인 인정행위 자체를 배제하는 개념이므로, 미국이 조선을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미국이 인도와 파키스탄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 조선에게도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조미정책기조 제1항에 따르면, 조미핵대결은 곧 끝나게 되어 있다.

미국의 이전 행정부들이 지난 24년 동안 제1국정과제로 추구했던 조선의 비핵화를 트럼프 행정부가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면, 조미핵대결이 격화되어 폭발임계점에 이른 오늘의 조미관계를 근본적으로 뒤집어놓을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비핵화를 포기한 새로운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한 것은 지난 시기 조선에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집요하게 요구하며 온갖 적대행위를 계속했던 미국이 결국 전략적으로 완패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난 24년 동안 치열하게 전개되어온 조미핵대결은 바로 그렇게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가고 있다.

둘째, 조선정책기조 제2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 이 인용문에서 구분한 것처럼 제재와 압박을 구태여 구분한다면, 제재라는 것은 경제제재를 뜻하고, 압박이라는 것은 정치모략과 군사압박을 뜻한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조선에게 들이대는 경제제재, 정치모략, 군사압박이 모두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이 낳아놓은 직접적인 산물이며, 조선의 정권붕괴를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고위관리들은 미국이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목적은 조선의 비핵화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조선의 비핵화는 조선의 정권붕괴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셋째, 조선정책기조 제3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정권교체란 반미자주정권을 친미예속정권으로 교체시킨다는 뜻이므로, 정권교체는 정권붕괴와 같은 말이다. 그러므로 조선정책기조 제3항에서 미국이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 정치모략, 군사압박을 중지한다는 뜻이며, 정권붕괴를 노리는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한다는 뜻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4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주재 각국 대사 15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여 오찬을 베풀면서 담화하는 장면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유엔안보리가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를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에 앉은 여성이 니키 헤릴리 유엔주재미국대사이고, 트럼프 대통령 왼쪽에 앉은 남성은 류지이 유엔주재중국대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주재 각국 대사들에게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를 추가해야 할 것이라는 발언을 꺼내놓았을 때는 그가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기 전이다. 2017년 5월 11일경 그가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제3항은 미국이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 정치모략, 군사압박을 중지한다는 뜻이며, 정권붕괴를 노리는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한다는 뜻이다. 물론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 정치모략, 군사압박을 계속하겠지만,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게 될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렇게 놓고 보면, 조선정책기조 제2항과 제3항은 상호모순된다. 제2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계속한다는 뜻을 내포하였고, 제3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한다는 뜻을 내포하였으니, 이거야말로 모순이 아닌가. 
이런 모순현상과 관련하여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2017년 5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 파견한 홍석현 특사를 지난 5월 18일 국무부 청사에서 접견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정권교체도 추구하지 않고, 조선을 침략하지도 않고, 조선의 체제를 보장하겠으니 “(조선은) 우리를 한 번 믿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그 발언은, 그 발언시점으로부터 약 1주일 전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제3항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7년 6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6월 13일 미국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미국이 조선에게 원유, 석유 같은 필수품 공급을 불허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다른 나라와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극단적인 경제제재로 조선의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중에서 제2항과 제3항이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틸러슨 국무장관이 홍석현 특사 앞에서 꺼내놓은 발언과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꺼내놓은 발언도 서로 모순된다.  
왜 이런 모순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현재진행형 서술과 미래지향형 서술을 구분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는 제2항은 지금 어떤 행동을 실행하는 중이라는 현재진행형 서술이고,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제3항은 앞으로 어떤 행동을 실행할 것이라는 미래지향형 서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중이지만, 앞으로 외교적 해법으로 정세가 바뀌면 제재와 압박을 중단하고 조선의 정권교체를 더 이상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명한 것이다.

넷째, 조선정책기조 제4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화는 외교적 해법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외교적 해법은, 몇 해에 걸쳐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가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버린 클린턴 행정부 시기의 조미고위급회담이 아니며, 부쉬 행정부가 조미고위급회담을 회피하려는 술책으로 조작해놓았던 6자회담은 더욱 아니다. 조선정책기조 제4항에서 언급된 조미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몇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한 조미정상회담을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조미핵대결은 종식될 수 없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고, 제4항을 다시 읽으면, 조미정상회담으로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가 조선정책기조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4. 핵동결은 선결조건이 아니라 최종목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선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비핵화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2017년 5월 31일과 6월 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반관반민대화에 참석한 조선측 대표들은 조선의 비핵화 문제가 논의되는 것 자체를 거부하였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게 닥쳐온 “가장 절박하고, 위태로운 위협”인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란다면, 조선의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의 핵동결을 조미정상회담의 최종목표로 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말하는 핵동결이란 핵시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중지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조선정책기조 제1항의 의미를 뒤집어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에게 요구하는 것은 조선의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의 핵동결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핵동결 문제를 직접 거론한 적은 없지만, 핵동결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그가 불가피하게 선택해야 할 유일한 출로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조선의 ‘선 핵동결, 후 핵폐기’를 주장하면서, 2단계 비핵화 방안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그런 주장은 조선의 핵폐기라는 환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지 현실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변화된 조미관계를 직시하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은 조선이 핵무장을 완성하여 조선의 비핵화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현실적인 대안은 조선의 핵동결밖에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2016년 10월 25일 미국 대외관계협의회(CFR) 토론회에 출연한 제임스 클래퍼(James R. Clapper)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발언, 2017년 4월 25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켈리 맥사먼(Kelly E. Magsamen) 전 미국 국방부 아태차관보 대리의 발언, 그리고 2017년 6월 13일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진행된 토론회에 출연한,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조선정책조정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William J. Perry)의 발언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6월 13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진행된 토론회에 출연한 윌리엄 페리가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조선정책조정관을 지냈다. 연설에서 그는 조선의 비핵화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의 핵동결을 대안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윌리엄 페리만 그렇게 주장하는 게 아니라, 몇몇 다른 전직 고위관리들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가 차츰 명백해지면서 근본적으로 변화된 조미관계를 직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의 비핵화를 포기하고 조선의 핵동결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15일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북한의 핵포기 결단은 남북 간 합의의 이행의지를 보여주는 증표”라고 하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조선은 자기와 미국이 맞서 싸우는 조미핵대결에 한국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판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에게 핵포기 결단을 요구하고, 조선의 핵동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것은 조선에게 황당한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조선은 조선의 비핵화라는 말 자체를 용납하지 않으며, 조선의 핵동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제기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에게 비핵화를 요구하고, 조선의 핵동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면 남북정상회담은커녕 남북관계개선마저도 전혀 진척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6월 29일과 30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인데, 그 기회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새로운 조선정책기조를 귀담아 듣고 정세오판에서 벗어나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5. “핵공포에 덜덜 떠는 아메리카제국을 완전히 굴복시켜라”

조선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동결 요구를 들어줄지 아니면 거부할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해온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를 트럼프 행정부가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 조선은 그에 상응하여 핵동결 요구를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어 조선이 핵시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중지하겠다고 공약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그에 상응하여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약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조미정상회담은 조미핵대결을 완전히 종식시킴으로써 한반도의 자주적 통일을 실현하는 결정적인 전환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조미핵대결에서 전략적 패배를 코앞에 두고 있는 미국이 국가안보파탄위험에서 구출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 평화가 실현되는 사상 최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물론 세부사항으로 들어가면, 합의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를테면, 조선이 핵동결을 공약하는 경우 조선의 핵시험과 평화적인 핵활동을 구분하고, 전자를 중지시키고 후자를 용인하는 문제, 조선의 중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평화적인 위성발사를 구분하고, 전자를 중지시키고 후자를 용인하는 문제, 조선의 핵무기 및 핵기술이 해외에 이전되는 핵확산을 금지하는 문제, 조선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으로 복귀하는 문제 등을 합의해야 할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은 국제원자력기구에 복귀할 수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에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 비공인 핵보유국들인 인도와 파키스탄도 국제원자력기구 회원국들이기는 하지만, 핵확산금지조약은 체결하지 않았다.

다른 한 편, 미국이 조미평화협정 체결을 공약하는 경우 대조선적대정책을 포기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문제, 조선침공전쟁연습을 중지하는 문제,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문제,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문제 등을 합의해야 할 것으로 예견된다. 특히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를 뒤집어놓을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올 것이므로, 공개된 합의문에 명시하지 않고 공개하지 않는 이면합의로 신중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 6>

▲ <사진 6> 위쪽 사진은 미국 본토 워싱턴주에 있는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 주둔하던 미국 육군 제23화학대대 병력 250명이 2013년 4월 4일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미국 육군 제2사단으로 재배치되어 행진하는 장면이다. 미국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64년 동안 평화협정 체결을 한사코 거부하면서,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종식될 최종단계에 이르렀으므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철수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주한미국군 철수는 의회 승인도 필요하지 않으므로, 트럼트 대통령의 명령으로 언제든지 전격철수를 단행할 수 있다. 지난 시기 베트남전쟁이 북베트남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최종단계에 이르렀을 때,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철수명령을 내리자 남베트남에 주둔하던 미국군 500,000명이 불과 3개월 만에 완전히 철수되었다. 1973년 1월 27일 프랑스 빠리에서 북베트남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마자 남베트남에 주둔하던 미국군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가운데 1973년 3월 29일 북베트남은 마지막 미국군 포로들을 석방하였고, 미국은 마지막 전투부대를 철수시켰다. 아래쪽 흑백사진은 바로 그 날 마지막 전투부대가 철수하는 장면이다. 그로부터 2년 뒤 남베트남 정부의 무조건 항복으로 베트남전쟁은 종식되었고, 베트남은 통일위업을 달성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조미핵대결 종식전략에 대해 서술하였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미핵대결 종식전략에 대해서도 서술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미핵대결 종식전략은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조미핵대결에서 승리하여 한반도의 근본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구상을 알지 못하고 비난공세에 매달려온 문외한들은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겠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결하려는 한반도의 근본문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수시킴으로써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역사적인 과업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역사적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역량을 집중하여 조선의 핵무력을 비상히 강화해왔으며, 이전에 비할 바 없이 강해진 핵무력으로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가중시켜 조미핵대결을 최종단계로 끌어간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핵압박일정표는 조선이 다종다양한 핵공격전법들과 핵타격수단들을 하나씩 차례로 세상에 공개하거나 시험발사하면서 미국을 국가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밀어버리는 핵압박공세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온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조미핵대결은 최종단계에 이르렀다. 지금 조선에게 남은 일은 조선이 보유한 4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하나씩 차례로 시험발사하는 것이다. 2017년 6월 7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로벗 쑤퍼(Robert Soofer) 국방부 핵미사일방어정책 부차관보는 조선이 2017년 안에 첫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단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에게 닥쳐온 국가안보파탄위험이 폭발임계점으로 밀려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를 공약할 때까지, 다시 말해서 미국이 조선에게 굴복할 때까지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 준비태세를 계속 견지할 것이다. 그렇게 조미핵대결을 최종단계로 끌어간 조선의 시야에 보이는 목표는 이런 것이다. “핵공포에 덜덜 떠는 아메리카제국을 굴복시켜라.”


<보충서술>

이 글을 탈고한 직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릿저널> 2017년 6월 18일 보도기사를 읽었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과 미국은 지난 1년 이상 비밀접촉을 해왔다고 한다. 이것은 오바마 행정부 말기부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거쳐 지금까지 미국이 조선과 비밀접촉을 꾸준히 진행해왔음을 말해준다. 웜비어 석방문제도 그 비밀접촉에서 해결되었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2017년 5월 9일에 진행된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이 조섭 윤 미국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에게 조선이 핵시험을 동결하는 방법으로 미국과 협상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월스트릿저널>은 그 보도기사에서 최선희 국장이 조섭 윤 특별대표에게 조선의 핵동결 문제를 제시하였다고 서술했지만, 조섭 윤 특별대표가 조선의 핵동결 문제를 먼저 제시하였고, 최선희 국장이 그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하였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어째든 조선과 미국이 조선의 핵동결과 미국의 평화협정 체결을 맞바꾸는 형식으로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킬 가능성을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타진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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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3

절묘한 초정밀타격과 순항비행, 겁먹은 항모타격단

[한호석의 개벽에감](253)
자주시보 2017년 06월 1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호텔에서 발사된 사거리 900km의 초정밀탄도미사일
2. 항모사령탑 단번에 파괴하는 일격필살전법
3. 조선식으로 개발된 탐지-정찰-타격종합체와 통합지휘통제체계
4. 지대함순항미사일과 함대지순항미사일의 운명적인 대결
5. 고도와 방향을 날새처럼 자유자재로 바꾸는 절묘한 순항비행

▲  <사진 1> 위쪽 사진은 2017년 5월 29일 이른 아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호수처럼 잔잔한 물가에 있는 고층건물 높은 층에서 미사일시험발사를 부감하는 장면이다. 이 곳은 강원도 원산 갈마반도에 있는 송도원 명사십리해수욕장 갈마휴양구역에 있는 새날호텔이다. 아래쪽 사진에서 오른쪽에 있는 건물이 새날호텔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새날호텔에서 미사일을 쏘았을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호텔에서 발사된 사거리 900km의 초정밀탄도미사일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처음 보는 탄도미사일이 등장하였다. 그 탄도미사일은 6조 지탱바퀴로 움직이는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에 실려 있었고, 전투부(탄두부)가 자행발사대 앞으로 길게 튀어나왔으며, 전투부 아래쪽에 작은 삼각조종날개 4개가 달린 미사일이었다. 그 미사일은 2017년 5월 29일에 진행된 시험발사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그 미사일의 명칭을 공개하지 않고, “적함선을 비롯한 해상과 지상의 임의의 바늘귀 같은 개별적 목표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우리 식의 탄도로케트”라고 하였다. 이것은 그 익명의 미사일이 대함미사일(반함선로케트)로도 사용될 수도 있고, 지대지미사일(지상대지상로케트)로도 사용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 미사일의 명칭이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초정밀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른다.

<사진 1>은 2017년 5월 29일 이른 아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호수처럼 잔잔한 물가에 있는 고층건물 높은 층에서 시험발사현장을 부감하는 장면이다. 호수처럼 잔잔한 물가에 고층건물이 서 있는 이 곳은 강원도 원산시 갈마반도의 맨 끝이다. 바닷물이 갈마반도 안쪽으로 파고들어 마치 호수처럼 보이는 송도원 명사십리해수욕장 갈마휴양구역에 새날호텔이 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호텔 높은 층에서 시험발사를 부감하였다. 왜 하필이면 새날호텔 경내에서 미사일을 쏘았을까?

첫째,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미사일을 동해에 있는 미국 해군 ‘코리아작전구역’을 향해 발사하는 경우, 그 작전구역에서 직선거리로 약 500km 떨어진 갈마반도에 발사위치를 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원산에서 동부전선 군사분계선까지 직선거리는 약 100km이므로, 미사일을 원산 아래쪽으로 기동시키는 경우 한국군 다련장로켓포의 사정권 안으로 들어갈 위험이 있다.

둘째, 조선에서 이전에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 원산국제비행장 활주로 남쪽 인근 바닷가에 사격위치를 정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은 미국 정찰위성이 일상적으로 감시하는 지역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지역에서 북쪽으로 약 5km 떨어진 새날호텔 경내에 사격위치를 정하였다. 새날호텔 주변에 펼쳐진 울창한 솔숲은 자행발사대차를 은폐하기에 적합한 자연환경이다. 원산국제비행장 일대를 정찰위성으로 감시하던 미국군 정찰부대는 호텔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새날호텔 경내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조선인민군이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를 무력화하고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각에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쏘는 사격의 불의성을 행동으로 입증한 것이다.

▲ <사진 2> 위쪽 사진은 새날호텔 경내에서 발사된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이 불줄기를 내뿜으며 상승비행하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현장을 부감한, 새날호텔에 임시로 설치된 감시소에 놓인 현시대 화면을 촬영한 보도사진인데, '정밀유도탄도로케트 비행궤도'라는 제목 아래 '(설정사거리: 450km)'라는 글씨가 보인다. 화면에 대각선으로 그어진 하얀 줄은 초정밀탄도미사일이 날아가는 비행궤도를 표시한 것이다.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의 중등사거리가 450km로 설정되었으므로, 그 미사일의 사거리는 900km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얼마나 될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는 조종전투부의 말기유도단계까지의 세밀한 원격관측을 위하여 중등사거리사격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건 무슨 뜻인가? 조선 동해안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해상에 타격표적을 놓아두면, 모의탄두가 명중하는 장면을 관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실제 사거리의 중간쯤 되는 해상에 타격표적을 놓아두고 명중장면을 세밀하게 관측하였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초정밀탄도미사일은 시험발사에서 설정된 중등사거리보다 2배 더 긴 사거리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사진 2>에 나타난 것처럼,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의 중등사거리가 450km로 설정되었으므로, 그 미사일의 사거리는 900km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사거리가 900km인 초정밀탄도미사일을 쏘면, 그 미사일은 미국 해군 ‘코리아작전구역’ 상공을 넘어 일본까지 날아가 미국 해군 후방기지인 마이쯔루(舞鶴)해군기지에 있는 작은 물체를 족집게 식으로 타격할 수 있다. 새날호텔 사격위치에서 일본해상자위대 마이쯔루지방총감부 청사까지 직선거리는 811km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은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에 비해 발사준비공정이 고도로 자동화되었다. 이것은 발사시간이 단축되어 신속사격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차가 사격위치에 도착하면, 5분 만에 발사준비를 끝낼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의 신속사격능력을 평가하면서 “종전의 <화성> 계렬 로케트들보다 발사 전 준비공정이 고도로 자동화되여 발사시간을 훨씬 단축하도록 체계가 완성됨으로써 적들의 무력도발을 신속히 제압견제할 수 있게 된데 대하여 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한다. 

(2)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 전투부에는 작은 삼각조종날개 4개가 장착되었고, 그 추진체 안에는 소형 열분사발동기가 들어있다. 그래서 능동비행구간과 중간비행구간에서 비행속도를 조절하고 안정적인 비행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능동비행구간에서 조종날개가 있는 전투부를 장착한 탄도로케트의 비행안정성을 검토”하였고, “중간비행구간에서 소형 열분사발동기에 의한 속도교정 및 자세안정화계통의 정확성이 재확증”되었다고 보도하였다.

(3)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 전투부에 정밀조종유도체계가 들어있으므로, 말기비행구간에서 재돌입체를 조종유도하여 임의의 지점에 있는 표적을 족집게 식으로 타격할 수 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보다 정밀화된 말기유도체계에 의한 재돌입구간에서의 초정밀유도정확성을 확증”하였다고 보도하였다.

▲ <사진 3>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현장을 부감한, 새날호텔에 임시로 설치된 감시소에 놓인 현시대 화면을 촬영한 것이다. 화면 왼쪽에 '사격결과'라고 쓰인 제목이 보이는데, 그 아래 '명중오차 7m'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명중오차가 7m라면, 탄도미사일 타격정밀도에서 이제껏 그 어떤 나라도 도달하지 못한 세계 신기록이다. 조선의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은 세계 최강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새로운 '항모살수'로 등장하여 미국 해군에게 공포를 주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 열거한 세 가지 특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밀타격능력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이 450km 떨어진 표적에 명중한 것을 보고, “이 탄도로케트는 마치 명사수가 저격수 보총으로 목표를 맞히는 것만 같다. 저 정도의 명중정확성이면 적들의 눈깔도 파먹겠다”고 평하였다. <사진 3>은 초정밀탄도미사일의 명중오차가 7m라는 사실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탄도미사일 타격정밀도에서 이제껏 그 어떤 나라도 도달하지 못한 세계 신기록이다.

고도의 타격정밀도를 자랑하는 미국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명중오차는 5m이지만, 그것은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순항미사일이므로 조선의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과 비교될 수 없다. 중국의 지대함탄도미사일들이 기록한 명중오차를 보면, 둥펑(東風)-21A의 명중오차는 50m이고, 둥펑-21D의 명중오차는 20m다. 명중오차가 20m밖에 되지 않아 고도의 정밀타격능력을 자랑하는 둥펑-21D는 미국 해군이 두려워하는 ‘항모살수(carrier killer)’인데, 조선의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은 그보다 수준이 더 높은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세계 최강 ‘항모살수’로 등장하여 미국 해군에게 공포를 주었다.


2. 항모사령탑 단번에 파괴하는 일격필살전법

일본 요꼬스까(橫須賀)해군기지에 상시배치되어 조선침공을 노리는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은 길이가 332.8m이고, 폭이 76.8m다. 그런 거함을 타격하려면, 명중오차를 7m로 축소한 초정밀타격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조선이 초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신형 탄도미사일을 만든 데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 

첫째, 미국 해군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기존 전법은 두 가지다. 핵탄미사일이나 핵어뢰를 발사하여 항공모함을 격침시키는 핵타격전법이 있고, 발사한 핵탄미사일을 항공모함 상공에서 터뜨려 강력한 핵폭발 전자기파를 방사시킴으로써 항공모함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핵전자기파공격전법이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핵타격전법이나 핵전자기파공격전법을 쓰면, 미국의 보복핵공격을 받을 위험이 생긴다. 그래서 조선은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대함미사일로 항공모함을 공격해야 하는데, 조선이 100,000톤급 항공모함을 공격하려면, 대함미사일을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이 쏘는 화력집중전법을 써야 한다. 하지만 대함미사일을 불소나기처럼 집중발사하여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화력집중전법은 조선이 첨단무기체계를 개발하기 이전에 연습하던 낡은 전법이다. 오늘 각종 첨단무기체계를 만들어내는 조선이 그 낡은 전법을 역사의 기록장에 남겨둔지는 꽤 오래되었다. 

둘째, 나는 2015년 2월 9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공중-수중기습타격전법 연습한 북의 항모격침결사대’라는 제목의 글(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0206)에서 무전파저공비행과 해수면밀착비행으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의 방공망을 뚫고 돌입한 조선인민군 추격기 편대가 항모사령탑을 파괴하는 쌍기출격전법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항모타격단의 방공망을 뚫고 돌입하려면, 미그-29와 미그-23을 각각 2대씩 서로 다른 방향으로 출격시켜야 하므로, 쌍기출격전법이라 한다. 쌍기출격전법은 전투비행사들이 출격 직전에 맹세문을 쓰고 죽음을 각오한 육탄정신으로 돌입하여 항모사령탑을 항공유도폭탄으로 파괴하는 전법이므로, 전투비행사들이 희생될 위험이 크다. 그래서 조선은 전투비행사들의 위험을 피하면서도 항모사령탑을 파괴하는 새로운 항모공격전법을 개발하였다.

조선의 새로운 항모공격전법은 초정밀탄도미사일을 한 발만 쏘아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일격필살전법이다. 그런 일격필살전법을 쓰려면, 항공모함이 한 발만 맞고서도 뇌사상태에 빠질 가장 치명적인 ‘급소’를 골라서 초정밀탄도미사일을 쏘아야 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미국 해군 항공모함의 치명적 ‘급소’는 64m 높이로 솟아있는 사령탑이다. 항모타격단 지휘관들과 각종 전자장비들이 총집결된 항모사령탑은 항공모함은 물론이고 항모타격단 전체를 지휘통제하는 두뇌다. 그러므로 조선이 초정밀탄도미사일을 쏘아 500km 밖에 있는 항모사령탑을 파괴하면, 항모사령관실, 항모전투지휘소, 비행갑판통제실, 항모항공교통통제실이 한꺼번에 파괴되어 항공모함은 다시 깨어나지 못하는 뇌사상태에 빠진다. 항공모함이 뇌사상태에 빠지면, 항모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받는 항모타격단은 오합지졸로 전락하게 된다. 조선이 명중오차가 7m밖에 되지 않는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을 개발한 것은, 그 미사일 한 발로 항모사령탑을 단번에 파괴하는 항모급소정밀타격전법을 완성하였음을 의미한다.

셋째, 조선의 일격필살전법은 동해에 있는 ‘코리아작전구역’에 진입한 미국 해군 항공모함을 격침, 수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항모사령탑만 파괴하는 것이다. 만일 조선이 강력한 미사일공격으로 화력을 집중시켜 미국 해군 항공모함을 격침, 수장시키면, 항공모함에 설치된 원자로가 파괴되어 바다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킬 것이다. 미국 해군 항공모함에는 550메가와트급 가압경수로 2기가 설치되었는데, 수심 깊은 바다에 가라앉은 가압경수로 2기에서 방사능물질이 흘러나오는 끔찍한 해양오염은 동해를 ‘죽음의 바다’로 전변시킬 것이다. 조선이 500km 밖에서 항모사령탑을 명중시킬 초정밀타격수단을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사진 4>

▲ <사진 4> 위쪽 사진은 조선의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을 촬영한 보도사진에서 전투부를 확대한 것인데, 전투부가 유난히 길다. 그 전투부에는 능동형 레이더자동유도장치라고 부르는 정밀조종유도장치가 들어 있다. 아래쪽 사진은 미국에서 개발된 능동형 레이더자동유도장치를 촬영한 것이다. 능동형 레이더자동유도장치는 항모사령탑에서 발신되는 레이더전파를 수신하여 항공모함이 있는 방향을 알아내고, 항공모함을 향해 레이더전파를 발신하여 비행 중인 탄도미사일과 항공모함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여 타격좌표를 정확히 알아내는 식으로 초정밀탄도미사일을 유도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이 탄도미사일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정밀타격능력을 지닐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탄도미사일을 타격목표로 정확히 조종유도할 수 있는 조선의 첨단항법장치에서 찾아야 한다. 일반 탄도미사일 전투부에는 관성항법장치(inertial navigation system)가 들어있고, 정밀타격도가 비교적 높다는 탄도미사일 전투부에는 위성항법장치(satellite navigation system)가 들어있는데, 그런 항법장치들만 가지고서는 미사일 명중오차를 7m로 줄일 수 없다. 조선의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 전투부에는 능동형 레이더자동유도장치(active radar homing guidance system)라고 부르는 정밀조종유도장치가 들어 있다. 조선의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에 유난히 긴 전투부가 장착된 까닭은 그 전투부에 관성항법장치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정밀부품들로 이루어져 크기가 관성항법장치보다 훨씬 더 큰 능동형 레이더자동유도장치가 추가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능동형 레이더자동유도장치는 전파발신기능과 전파수신기능을 모두 수행하는데, 항모사령탑에서 발신되는 레이더전파를 수신하여 항공모함이 있는 방향을 알아내고, 항공모함을 향해 레이더전파를 발신하여 비행 중인 미사일과 항공모함 사이의 거리를 실시간 측정하여 타격좌표를 알아내는 식으로 초정밀탄도미사일을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능동형 레이더자동유도장치에서 발신되는 레이더전파는 먼 거리에 도달하지는 못하므로, 조선의 신형 초정밀탄도미사일은 능동비행구간에서 관성항법장치로 비행하다가 말기비행구간에서 능동형 레이더자동유도장치를 작동시켜 타격대상을 향해 유도되는 것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을 향해 탄도미사일 재돌입체가 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장면을 형상한 컴퓨터합성사진이다. 조선은 동해안으로부터 500km 떨어진 해상에서 항해하는 항공모함의 이동좌표를 알아낼 탐지수단들을 자기 식으로 개발하였다. 그 탐지수단들은 초수평선 레이더, 지구관측위성,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조선식으로 개발된 탐지-정찰-타격종합체와 통합지휘통제체계

초정밀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500km 밖에 있는 항공모함을 초정밀탄도미사일로 공격하려면, 항공모함의 좌표를 알아내야 하는데, 바다 위에서 이동하는 항공모함을 500km 밖에서 찾아내어 실시간 이동좌표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른 미사일강국들의 경험을 살펴보면, 정찰위성, 초수평선 레이더, 무인전략정찰기를 모두 동원해야 500km 밖에서 이동하는 항공모함의 좌표를 알아낼 수 있다.

정찰위성은 자기 안에 설치된 전자광학장치로 바다 위에서 이동하는 항공모함을 촬영하고, 그 영상을 전파로 변환시켜 정찰본부에 송신하는 식으로 항공모함의 좌표를 알려준다. 하지만, 야간이나 구름이 낀 날에는 전자광학장치를 사용할 수 없으며, 지구궤도를 일정한 속도로 계속 선회하는 정찰위성이 시시각각 바뀌는 항공모함의 실시간 이동좌표를 파악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정찰위성의 그런 제한성을 보완해주는 것이 초수평선 레이더다. 초수평선 레이더 발신안테나가 발신한 단파신호가 대기권 전리층에 부딪혀 반사되면서 수평선 너머에 있는 물체에 도달하게 되고, 그 물체에서 반사된 단파신호가 또 다시 대기권 전리층에 부딪혀 반사되면서 초수평선 레이더 수신안테나에 도달하는 식으로 500km 밖에 있는 항공모함의 좌표를 알아내는 것이다.
이처럼 정찰위성과 초수평선 레이더로 항공모함의 좌표를 알아낼 수는 있지만, 항해하는 항공모함의 이동좌표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하지는 못한다. 이동좌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임무는 항공모함 상공에 접근한 무인전략정찰기가 맡는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이 위에 열거한 세 가지 탐지수단을 하나도 갖지 못했으므로, 조선이 탄도미사일로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조선은 500km 밖에서 항해하는 항공모함의 이동좌표를 알아낼 탐지수단들을 자기 식으로 개발하였다. 만일 조선이 그런 탐지수단들을 갖지 못했다면, 왜 초정밀탄도미사일을 만들었겠는가.

첫째, 조선은 황해남도에서 남쪽으로 약 1,300km 떨어진 일본 오끼나와(沖繩) 가데나(嘉手納)공군기지 상공을 감시할 수 있고, 괌(Guam)에서 이륙한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향해 접근하는 것을 1,300km 밖에서 탐지할 수 있는 초수평선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다. 오끼나와 가데나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국 공군 F-22 스텔스전투기가 전속력으로 비행하면, 황해남도 상공에 도달하기까지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으므로, 조선은 1,300km 밖을 감시하는 초수평선 레이더를 가동하는 것이다.

둘째, 조선은 정찰위성을 아직 갖지 못했지만, 지구관측위성들인 광명성-3호와 광명성-4호가 정찰위성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행하고 있다. 조선의 지구관측위성은 하루에 4번씩 동해 상공을 통과하는데, 광명성-3호와 광명성-4호가 교대로 통과하므로, 약 3시간에 한 차례씩 동해 상공을 통과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이 진입하는 경상북도 울릉도와 일본 오끼제도(隱岐諸島) 중간쯤에 있는 ‘코리아작전구역’ 상공을 조선의 지구관측위성 2기가 약 3시간에 한 차례씩 관측하면서 항모타격단의 출현 여부를 감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5월 8일 조선의 대외선전웹싸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방영된 '도발적인 <싸드>배치 강행책동으로 명백히 드러난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의 침략적 정체'라는 제목의 좌담회 중에 나오는 화면인데, 조선의 지구관측위성이 경상북도 성주골프장에 들어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발사차량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서 검은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두 개의 물체가 바로 그 발사차량들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차량은 차체 길이가 12m인 M1975 발사차량이다. 그 발사차량을 식별할 수 있다면, 발사차량보다 훨씬 더 큰 항모사령탑을 식별하는 것은 더 쉽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6>은 조선의 지구관측위성이 경상북도 성주골프장에 들어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발사차량을 촬영한 것인데, 그 위성사진에서 차체 길이가 12m인 M1075 발사차량을 식별할 수 있으므로, 항모사령탑을 식별하는 것은 더 쉽다. 이 사진은 조선의 신형 초정밀타격미사일이 성주골프장에 들어간 사드발사차량을 족집게 식으로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셋째, 조선은 제5세대 무인항공기인 방현-5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를 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12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방현-5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는 무게가 약 1.6t이고, 비행속도는 시속 200km이며, 항속거리는 2,000km다. 조선은 초수평선 레이더와 지구관측위성을 동원하여 동해 전역을 24시간 감시하다가,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이 동해 ‘코리아작전구역’에 들어가려고 남해로 접근하면, 즉각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를 그 구역 상공으로 출동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코리아작전구역’ 상공에 은밀히 나타난 방현-5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는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의 움직임을 정찰하면서 항공모함의 실시간 이동좌표를 파악할 수 있다. 

넷째, 조선인민군은 초수평선 레이더, 지구관측위성,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 초정밀탄도미사일 발사체계를 하나로 연결한 탐지-정찰-타격종합체를 가동하게 되는데, 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감시, 정찰을 연결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통합지휘통제체계(C4ISR)가 그 종합체를 지휘통제하게 될 것이다. 조선인민군 통합지휘통제체계에 관해서는 2017년 3월 13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화성포병들의 지능-정보화된 동시발사훈련, 백악관의 공포 더 커졌다’에서 자세히 서술한 바 있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2354)

▲ <사진 7> 이 사진은 미국 해군 구축함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다. 미국이 자행한 침략전쟁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은 순양함과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집중발사하는 선제타격으로 침략전쟁을 개시한다. 그래서 조선인민군은 초정밀탄도미사일로 미국 해군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것과 동시에 항모타격단에 배속된 순양함, 구축함들도 공격해야 한다.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이 동해 '코리아작전구역'에 들어가 공격징후를 드러내 보이면, 조선인민군이 먼저 그들을 선제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4. 지대함순항미사일과 함대지순항미사일의 운명적인 대결

조선인민군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장장 60여 년 동안 항모타격단을 공격하기 위한 전법과 전투력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증강해왔다. 항모타격단을 제압하면 최후결전을 신속히 결속하고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확한 판단이다. 미국의 군사력은 항모타격단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므로, 미국은 항모타격단이 제압당하면 전쟁을 하지 못한다. 전시에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은 100,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 1척,  9,700t급 순양함 2척, 9,300t급 구축함 3척, 7,900t급 공격잠수함 2척, 49,000t급 보급함 1척으로 확대편성된다.

조선인민군이 동해 ‘코리아작전구역’에 진입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을 제압하려면, 위에서 서술한 일격필살전법으로 항공모함을 공격하면서 그와 동시에 항모타격단에 배속된 수상함, 잠수함들도 공격해야 한다. 동시다발공격을 해야 하는 까닭은, 항모타격단에 배속된 수상함, 잠수함들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집중발사하기 때문이다. <사진 7>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집중발사하는 선제타격으로 침략전쟁을 개시한다는 사실은 이라크전쟁에서도 확인되었다. 2003년 3월 19일 이른 아침 미국이 이라크침략전쟁을 개시한 첫 시각, 미국 해군 순양함 1척, 구축함 1척, 공격잠수함 2척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40발을 집중발사하여 이라크전략거점들을 파괴하였다. 당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집중발사한 수상함, 잠수함들은 홍해와 페르시아만에 배치되었다. 홍해에서 이라크로 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사우디 아라비아 영공을 넘어갔고, 페르시아만에서 이라크로 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쿠웨이트 영공을 넘어갔다.

그런데 항모타격단이 조선을 향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쏘려면, 항모타격단을 서해나 남해, 또는 일본 태평양 연안에 배치하지 못한다. 서해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려고 중국의 턱밑에 항모타격단을 들이댈 수는 없는 노릇이고, 남해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여 한국 영공을 넘어가게 할 수도 없으며, 일본 태평양 연안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여 일본 영공을 넘어가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미국 해군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조선을 공격하려면, 어쩔 수 없이 동해로 항모타격단을 진입시켜야 하는데, 바로 이것이 치명적 약점으로 된다. 왜냐하면 미국 해군이 동해에 설정해놓은 ‘코리아작전구역’은 조선인민군으로부터 집중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항모타격단이 ‘코리아작전구역’에 들어가 공격징후를 보이면, 조선인민군이 먼저 그들을 선제공격할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선제공격은 일격필살전법으로 항모사령탑을 파괴하여 항공모함을 뇌사상태에 빠뜨리는 것과 동시에 대함순항미사일을 집중발사하여 순양함, 구축함, 보급함들을 격침, 수장시키는 것이다. 항모타격단에 배속된 공격잠수함은 수중에서 작전하기 때문에 대함순항미사일로는 격침하지 못한다. 미국 해군 공격잠수함을 수중에서 상대하는 적수는 조선인민군 해군 잠수함이다. 동해에서 벌어질 조선과 미국의 잠수함전 예상씨나리오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서술하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동해에 진입한 미국 해군 수상함들을 상대하는 조선인민군의 대함순항미사일 공격에 대해서만 서술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년 6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신형 지대함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되었는데, 그 시험발사는 “기존의 무기체계보다 기술력을 보다 향상시킨 신형 지상대해상순항로케트”를 처음 시험발사한 것이라고 한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노재천 공보실장이 지난 6월 8일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조선은 당일 오전 6시 18분경부터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북동쪽으로 지대함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고 한다.

조선이 실전배치한 각종 지대함순항미사일들은 ‘금성’이라는 별이름으로 통칭된다. 이를테면, 금성-1 지대함순항미사일, 금성-2 공대함순항미사일, 금성-3 함대함순항미사일 등이다. 지난 6월 8일에 시험발사된 신형 지대함순항미사일은 금성-1 지대함순항미사일보다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지대함순항미사일이므로, 금성 계열 대함미사일의 작명관례에 따르면, 신형 지대함순항미사일은 금성-4 지대함순항미사일이다.

▲ <사진 8> 이 사진은 2017년 6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신형 지대함순항미사일 시험발사장에 나타난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사격을 준비하면서 원통형 발사관을 들어올린 장면이다. 이 신형 미사일은 금성-4 지대함순항미사일이다. 금성-4는 3초 간격으로 1발씩 연속해서 4발을 발사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고도와 방향을 날새처럼 자유자재로 바꾸는 절묘한 순항비행

<사진 8>에 나타난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에는 발사관이 4개 실렸는데, 이것은 금성-4를 3초 간격으로 1발씩 연속해서 4발을 발사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금성-4와 같은 종류의 대함순항미사일이지만, 성능은 금성-4보다 뒤지는 러시아의 Kh-35 대함순항미사일이 그런 연속발사능력을 가졌다. 금성-4 시험발사에 관련하여 <연합뉴스>가 2017년 6월 8일과 6월 9일에 각각 보도한 내용을 종합,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1) 금성-4는 발사 직후 약 2km 고도로 상승하였다가 곧바로 하강하여 초저공비행을 하였다. 금성-4는 길이가 4m도 되지 않는 작은 비행체다. 한국군 탐지레이더는 2km 고도로 상승하였다가 곧바로 하강하여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작은 비행체를 탐지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조선이 금성-4를 연속해서 4발 쏘았는데도, 한국군 합참본부 노재천 공보실장은 조선이 여러 발을 쏜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몇 발을 쏘았는지는 분석하는 중이라고 어물어물 말했던 것이다.
그런데 미국 정찰위성은 금성-4 발사징후를 포착하였다. 일본 <아사히신붕> 2017년 6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찰위성은 금성-4가 발사되기 직전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발사지점에 배치된 정황을 포착하였다고 한다.

▲ <사진 9> 위쪽 사진은 2017년 6월 8일 아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국제비행장 활주로 남쪽에 있는 해안전망관 노대에서 금성-4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금성-4를 실은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발사위치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이 두 장의 사진은 미국 정찰위성이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원산국제비행장 부근에서 금성-4 시험발사가 진행되었음을 말해주고, 미국 정찰위성이 조선 상공을 지나가며 주간감시를 시작하는 아침시간에 자행발사대차가 발사위치로 이동하였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금성-4 발사징후를 일부러 미국 정찰위성에 노출한 것이다. 그렇게 노출한 까닭은, 금성-4 발사징후를 노출해도, 미국 정찰위성은 비행고도와 비행방향을 날새처럼 자유자재로 바꾸며 날아가는 금성-4의 절묘한 순항비행을 전혀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미국 정찰위성이 금성-4 발사징후를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정찰위성의 탐지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조선이 발사징후를 일부러 노출하였기 때문이다. 그 사연은 아래와 같이 설명된다
<사진 9>에 실린 두 장의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국제비행장 활주로 남쪽에 있는 해안전망관 노대에서 금성-4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장면, 그리고 금성-4를 실은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발사위치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이 두 장의 사진은 미국 정찰위성이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원산국제비행장 부근에서 금성-4 시험발사가 진행되었음을 말해주고, 미국 정찰위성이 조선 상공을 지나가며 주간감시를 시작하는 아침시간에 자행발사대차가 발사위치로 이동하였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금성-4 발사징후를 일부러 미국 정찰위성에 노출한 셈이다. 왜 그렇게 하였을까? 그 까닭은 금성-4 발사징후를 노출해도, 미국 정찰위성은 비행고도와 비행방향을 날새처럼 자유자재로 바꾸며 날아가는 금성-4의 절묘한 순항비행을 전혀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3) 비행고도와 비행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날아가는 금성-4의 절묘한 비행능력은 선회비행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발사된 순항로케트들은 정확하게 선회비행하여 조선 동해상에 띄워놓은 목표선을 탐색하여 명중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금성-4는 중간비행구간에 네 차례 선회비행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금성-4와 같은 종류의 대함순항미사일이지만, 성능은 금성-4보다 뒤지는 러시아의 Kh-35 대함순항미사일이 선회비행을 네 차례 하는 능력을 가졌다. 금성-4의 절묘한 선회비행은 섬 뒤쪽에 숨거나 항구 안에 정박한 타격목표를 끝까지 추적하여 파괴하는 고도의 공격력을 과시한 것이며, 섬을 몇 바퀴 빙빙 돌면서 교전상대의 요격미사일을 따돌리고 타격목표로 돌진하는 고도의 공격력을 과시한 것이다.

(4) 한국군 합참본부는 금성-4의 비행거리가 약 200km라고 밝혔다. 미국 정찰위성은 금성-4의 절묘한 순항비행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지만, 금성-4가 표적선박에 명중하였을 때 발생한 폭발화염을 미국 조기경보위성이 포착하였고, 그로써 금성-4의 비행거리를 산정할 수 있었다. 금성-4는 중간비행구간에서 네 차례 선회비행을 하고 타격목표를 향해 날아갔으므로, 실제 사거리는 300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은 지난 시기 금성-1 지대함순항미사일의 사거리를 160km에서 200km로 늘였는데, 이번에 사거리가 그보다 더 긴 신형 지대함순항미사일을 개발한 것이다.
그런데 원산에서 ‘코리아작전구역’까지 거리는 약 500km이므로, 사거리가 300km인 금성-4를 원산에서 발사하면 ‘코리아작전구역’에 있는 항모타격단을 공격하지 못한다. 조선인민군이 금성-4를 발사하여 항모타격단을 공격하려면, 금성-4를 장착한 스텔스고속전투함을 원산에서 200km 떨어진 배타적 경제수역 해상으로 출동시켜야 한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항모타격단을 공격하기 위해 스텔스고속전투함과 함께 미그-23 추격기 편대를 ‘코리아작전구역’ 상공으로 출동시킬 것으로 예견된다. 항모사령탑을 파괴하는 일격필살전법으로 항공모함을 뇌사상태에 빠뜨리면 함재기들이 이륙하지 못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순양함과 구축함들은 함대공미사일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무전파저공비행과 해수면밀착비행으로 순양함과 구축함의 방공망을 뚫고 돌입한 조선인민군 미그-23 편대들은 항공유도폭탄을 집중투하하여 순양함과 구축함들을 격침, 수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진 10> 

▲ <사진 10> 위쪽 사진은 2017년 6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금성-4 지대함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미사일을 사격하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금성-4가 불줄기를 세차게 내뿜으며 순항비행을 하는 장면이다. 금성-4는 중간비행구간에서 네 차례 선회비행을 하고 타격목표를 향해 날아갔다. 사거리는 300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성-4의 절묘한 선회비행은 섬 뒤쪽에 숨거나 항구 안에 정박한 타격목표를 끝까지 추적하여 파괴하는 고도의 공격력을 과시한 것이며, 섬을 몇 바퀴 빙빙 돌면서 교전상대의 요격미사일을 따돌리고 타격목표로 돌진하는 고도의 공격력을 과시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금성-4 시험발사에서 초저공장거리순항비행체제에로의 신속한 진입능력, 탄상복합유도머리의 목표포착능력, 그리고 타격목표를 향해 돌입하는 급격한 고도이행능력이 확증되었다고 한다. 이건 무슨 뜻일까? 초저공장거리비행체제로 신속하게 진입하였다는 말은, 금성-4가 발사 직후 약 2km 고도로 상승하였다가 신속히 하강하여 초저공으로 장거리순항비행을 하였다는 뜻이다. 순항미사일이 발사 직후 신속하게 하강비행을 하지 못하면, 교전상대의 탐지레이더에 포착될 수 있으므로, 신속한 하강비행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탄상복합유도머리의 목표포착능력이 확증되었다는 말은, 절묘한 선회비행을 거듭하면서 해상타격목표를 향해 날아가던 금성-4가 전투부 맨 앞의 탄상복합유도머리에 들어있는 능동형 레이더탐색기로 해상타격목표를 포착하였다는 뜻이다. 해상에서 이동하는 표적선박의 실시간 이동좌표를 정확히 파악해야 실전에서 적함선을 타격할 수 있으므로, 이동타격목표를 포착하는 능력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또한 타격목표를 향해 돌입하는 급격한 고도이행능력이 확증되었다는 말은, 초저공으로 장거리순항비행을 하는 금성-4가 능동형 레이더탐색기로 해상타격목표를 발견한 뒤에 일정한 거리에서 비행고도를 급격히 높이며 급상승하였다가 다시 급강하하면서 초저공으로 고속돌진하여 해상타격목표에 명중하였다는 뜻이다. 이것은 조선의 국조인 참매가 먹이감을 향해 고속으로 돌진비행할 때 보여주는 절묘한 비행전환능력을 방불케 한다. <사진 11>

▲ <사진 11> 위쪽 사진은 사거리가 금성-4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러시아의 대함순항미사일 Kh-35를 실물과 똑같이 형상한 컴퓨터합성사진이다. 초저공으로 장거리를 비행하는 금성-4는 능동형 레이더탐색기로 해상타격목표를 발견한 뒤에 해상타격목표에서 50km 떨어진 거리에서 비행고도를 급격히 높이며 급상승하였다가 다시 급강하하면서 해수면으로부터 3m 고도의 초저공으로 고속돌진하여 해상타격목표에 명중하였다. 이것은 절묘한 비행전환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아래쪽 사진은 금성-4 지대함순항미사일이 사격위치로부터 약 200km 떨어진 해상에 띄워놓은 표적선박에 명중하여 화염과 연기가 뿜어져나오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주목되는 문제는, 금성-4가 200km 밖에 띄워놓은 표적선박을 얼마나 먼 거리에서 발견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타격목표에 너무 가까이 접근해 타격목표를 발견하면, 적함선에서 쏘는 요격미사일에 격추당할 위험이 높으므로, 요격미사일이 도달하지 못하는 거리에서 적함선을 먼저 발견해야 한다. 사거리가 금성-4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130km인 러시아의 대함순항미사일 Kh-35의 타격목표탐색거리는 50km이므로, 금성-4는 최소한 적함선으로부터 50k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적함선을 발견하는 목표포착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조선이 초정밀탄도미사일과 금성-4 지대함탄도미사일을 연속적으로 시험발사한 것은, ‘코리아작전구역’으로 진입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을 그 두 종의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칼 빈슨함이 이끄는 제1항모타격단은 지난 4월 29일 ‘코리아작전구역’에 진입하여 한국 해군과 합동훈련을 벌여왔으나, 5월 29일 조선이 초정밀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자, 이틀 뒤에 황급히 그 구역을 떠나 미국 본토로 돌아갔다. 지난 5월 16일 요꼬스까해군기지를 떠나 제1항모타격단과 임무를 교대하려던 로널드 레이건함이 이끄는 제5항모타격단은 임무교대를 포기하고, 지난 6월 3일부터 6일까지 동해쪽 일본 영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과 공동훈련을 벌이더니 6월 7일에 오끼나와로 떠났다. 2개의 항모타격단이 한국 해군 함대와 함께 조선에게 사상 최대의 압박을 가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슬그머니 꼬리를 감춘 것은, 조선의 우세한 미사일능력 앞에서 공포를 느낀 미국 항모타격단에게 퇴각명령이 내려졌음을 말해준다.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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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6

동해 상공에서 백두산 번개가 번쩍

[한호석의 개벽에감](252)
자주시보 2017년 06월 0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이른 아침, 함흥만 상공에 솟구쳐 오른 초음속 비행체
2. 1년 전 번개-5 시험사격은 이렇게 진행되었다
3. 그들은 그라울러 전자전기부터 먼저 요격한다
4. 하필이면 왜 4발을 쏘았을까?
5. 명중장면 포착한 보도사진 4장
6. 9년 노력의 성공, 그리고 세계 최고 목표를 향한 재도전
7. 백두산 번개는 동해 상공으로 불시에 내리친다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5월 27일 조선의 신형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이 시작되기 직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콘크리트로 포장된 넓은 평지에서 동행한 간부들에게 무엇인가 지시하는 장면이다. 저 멀리 눈부신 아침해가 동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고 있다. 사진에 나타난 장소는 함경남도 정평군 선덕리에 있는 선덕비행장 활주로다. 그 비행장은 함흥만 인근에 있다. 그 날 이른 아침, 신형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이 선덕비행장 인근에서 진행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이른 아침, 함흥만 상공에 솟구쳐 오른 초음속 비행체

<사진 1>은 2017년 5월 27일 조선의 신형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이 시작되기 직전, 현장을 촬영한 조선의 보도사진이다.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콘크리트로 포장된 넓은 평지에서 동행한 간부들에게 무엇인가 지시하는 중에 저 멀리 눈부신 아침해가 동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콘크리트로 포장된 넓은 평지는 동해안 가까이 있는 어느 비행장 활주로의 일부다. 조선에서 활주로가 동해안 가까이에 있는 비행장은 함경남도 정평군 선덕리에 있는 선덕비행장밖에 없다. 그 비행장 활주로 남쪽 끝에서 함흥만 해안선까지 최단직선거리는 2.6km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선덕비행장 활주로 인근에서 동해 상공으로 요격미사일을 쏘는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이 2017년 5월 27일 이른 아침에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을 왜 하필이면 선덕비행장 활주로 인근에서 진행하였을까? 동해에 출현한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에서 조선을 침공하기 위해 함재기들이 출격하는 경우, 조선인민군이 평양-원산 축선을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는 함재기 편대를 요격하려면 선덕비행장 이외에 더 좋은 사격위치가 없다. 이번에 시험사격이 진행된 함흥만 상공은 평양 상공으로 직통하는 원산 앞바다 영흥만 상공을 방어하는 최적의 공역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바로 그 최적의 전략적 방어공간 안에 사격위치를 선정한 것이다. 조선에서 군사적으로 중요한 시험사격이 진행될 때,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직접 사격위치를 정하는 것은 조선의 전통이다. 

▲ <사진 2> 위쪽 사진은 2017년 5월 27일 이른 아침, 함흥만 수평선 위로 솟아오른 아침햇발을 온몸에 받으며 요격미사일 사격을 개시한 반항공요격유도무기 자행발사대차들과 레이더차량을 촬영한 사진을 부분확대한 것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자행발사대차는 201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65주년 열병식,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60주년 열병식,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각각 등장하였던 자행발사대차들과 비교해 차체도색만 달라졌을 뿐 외형은 똑같아 보인다. 조선에서 생산되는 대형 화물차 '태백산'의 육중한 3축10륜 차체 위에 미사일발사대와 관련장비를 설치한 차량이다. 아래쪽 사진은 바로 그 자행발사대차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2>는 2017년 5월 27일 이른 아침, 함흥만 수평선 위에서 쏟아지는 아침햇살을 온몸에 받으며 요격미사일 사격을 개시한 반항공요격유도무기 자행발사대차들과 레이더차량을 촬영한 사진을 부분확대한 것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자행발사대차는 201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65주년 열병식,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60주년 열병식,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각각 등장하였던 자행발사대차들과 비교해 차체도색만 달라졌을 뿐 외형은 똑같아 보인다. 조선에서 생산되는 대형 화물차 ‘태백산’의 육중한 3축10륜 차체 위에 미사일발사대와 관련장비를 설치한 차량이다. 앞쪽 1개 차축에 바퀴가 좌우로 1개씩 달렸고, 뒤쪽 2개 차축에 바퀴가 좌우로 2개씩 달렸으므로 3축6륜이 아니라 3축10륜이다.

하지만 요격미사일 자행발사대차의 외형이 이전과 똑같다고 해서,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전투능력도 이전과 똑같은 것은 아니다. 조선의 언론보도매체들은 이번에 시험사격한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에 “작전배치된 신형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라고 하였다. 이것은 이번에 시험사격한 신형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가 오래 전에 실전배치되고 운용되어온 것인데, 무기체계성능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부대들에 실전배치된 각종 반항공무기체계들 가운데 3축10륜 자행발사대차에서 요격미사일을 사격하는 무기체계는 번개-5라는 이름을 가진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밖에 없다. 오래 전에 실전배치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를 더욱 현대화하여 전투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사격이 이번에 진행된 것이다.  

무릇 현대전의 승패는 전투기와 미사일을 동원하는 공습에서 결정되므로, 교전상대의 공습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는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는 전쟁의 운명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인들 가운데 하나로 된다. 그러므로 조선에서 이번에 진행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을 무심히 대할 수 없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년 5월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시험사격현장에서 영접한 “국방과학원 일군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우리 당의 군사전략사상에 맞게 작전배치된 신형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전투적 성능과 믿음성을 검증하고 보다 현대화, 정밀화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을 또 다시 진행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시험사격을 또 다시 진행하였다는 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2016년 4월 1일에 진행되었던 “새 형의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전투적 성능판정을 위한 시험사격”에 이어 1년 만에 또 다시 시험사격을 진행하였다는 뜻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4월 1일 오후 12시 45분쯤 선덕비행장 인근에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3발을 동해 상공으로 사격하였는데, 한국군은 1발만 탐지하였고, 2발은 탐지하지 못하였다. 시험사격에서 자행발사대차 1대가 먼저 1발을 쏘았고, 약간 시차를 두고 다른 1대가 2발을 또 쏘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1년 전 번개-5 시험사격은 이렇게 진행되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의 발표내용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6년 4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16년 4월 1일 오후 12시 45분쯤 선덕비행장 인근에서 지대공미사일(번개-5 요격미사일을 뜻함-옮긴이) 3발을 동해 상공으로 시험사격하였는데, 한국군 탐지레이더는 조선에서 요격미사일이 1발 발사된 것은 탐지할 수 있었으나, 요격미사일 2발이 추가로 발사된 것은 탐지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당초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에서 요격미사일 1발이 발사되었다고 발표하였는데, 이튿날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3발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하자 당황하며 말을 바꾼 것이다.

그런데 2016년 4월 2일에 방영된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 ‘20시 보도’에 나온 동영상에 흥미로운 장면이 들어있었다. 시험사격현장에 3축10륜 자행발사대차가 2대 있었는데, 그 중에 1대가 먼저 1발을 쏘았고, 약간 시차를 두고 다른 1대가 2발을 또 쏘았던 것이다. 3축10륜 자행발사대차는 번개-5 요격미사일 3발을 실을 수 있으므로, 자행발사대차 1대에서 3발을 쏠 수 있는데, 왜 자행발사대차 2대가 3발을 나누어 쏘았을까? <사진 3> 

<연합뉴스> 2016년 4월 1일 보도에 따르면, 3축10륜 자행발사대차에서 맨 먼저 쏜 요격미사일은 약 100km를 비행하였고, <연합뉴스> 2016년 4월 5일 보도에 따르면, 또 다른 3축10륜 자행발사대차에서 두 번째로 쏜 요격미사일 2발은 “수초 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지거나 비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았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약 100km를 날아간 번개-5 요격미사일 1발은 탄도미사일을 가상한 표적미사일을 향해 쏜 것이었고, 비행거리가 아주 짧아서 한국군 탐지레이더가 탐지하지 못한 번개-5 요격미사일 2발은 전투기와 스텔스전투기를 각각 가상한 2대의 표적비행체들을 향해 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시험사격에서 번개-5 요격미사일이 약 100km를 날아갔다고 해서, 그 요격미사일의 요격거리를 100km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미사일의 사거리(또는 요격거리)는 서로 구분해야 한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4월 1일 선덕비행장 인근에서 진행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에서 요격미사일 1발이 표적비행체에 명중한 장면이다. 이 사진은 전투기를 가상한 표적비행체에 번개-5 요격미사일이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요격미사일을 3발 쏘았는데, 명중장면이 촬영된 보도사진은 한 장만 공개되었다. 이것은 번개-5 요격미사일 3발을 시험사격하였는데, 그 중에 1발만 표적비행체에 명중하였고, 다른 2발은 빗나갔음을 말해준다. 시험사격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으므로, 조선국방과학원은 지난 1년 동안 번개-5를 현대화하여 전투성능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개조작업에 전심전력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매체들은 2016년 4월 1일에 진행된 “새 형의 반항공요격유도무기시험사격”에서 “적공중목표를 정확히 타격소멸하였다”고 간단하게 보도하였을 뿐, 그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2016년 4월 2일에 방영된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 ‘20시 보도’는 번개-5 요격미사일이 표적비행체에 명중한 보도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4>는 번개-5 요격미사일이 표적비행체에 명중한 장면이다.

요격미사일 3발이 발사되었는데, 명중장면이 촬영된 보도사진은 한 장만 공개된 것을 보면, 번개-5 요격미사일 3발을 시험사격하였으나, 그 중에 1발만 표적비행체에 명중하였고, 다른 2발은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4월 1일에 진행된 시험사격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탄도미사일을 가상한 표적미사일을 향해 고도를 높여 쏜 번개-5 요격미사일은 그 표적비행체를 맞추지 못하고 약 100km를 날아가 동해 해상에 떨어졌다. 그래서 한국군 탐지레이더에는 그 요격미사일이 약 100km를 날아간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둘째, 전투기를 가상한 표적비행체를 향해 쏜 번개-5 요격미사일은 명중하였다. 그래서 한국군 탐지레이더에는 그 요격미사일이 비행 중에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처럼 나타난 것이다.

셋째, 스텔스전투기를 가상한 표적비행체를 향해 쏜 번개-5 요격미사일은 그 표적비행체를 맞추지 못하고, 함흥만 해상에 떨어졌다. 그래서 한국군 탐지레이더에는 그 요격미사일의 비행거리가 짧게 나타난 것이다.

2016년 4월 1일에 진행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에서 명중률이 33%이라면,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으므로, 조선국방과학원은 지난 1년 동안 번개-5를 현대화하여 전투성능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개조작업에 전심전력하였다. 그렇다면 조선국방과학원이 1년 만에 또 다시 진행한 이번 시험사격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3. 그들은 그라울러 전자전기부터 먼저 요격한다

이번에 진행된 시험사격결과를 분석하기에 앞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작전임무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시에 번개-5가 수행해야 할 작전임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동해에 진입한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두 종류의 함재기를 요격, 파괴하는 것이다. 그 요격대상은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최신예 전투기 F/A-18F 쑤퍼 호넷(Super Hornet)과 그 동반자격인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Growler)다. 전시에 핵추진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비행 중에 적진 상공으로 강력한 방해전파를 방사하여 적국의 방공망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고, 그 뒤를 따르는 쑤퍼 호넷 전투기 편대가 적국 상공으로 깊숙이 돌입하여 전략거점들을 파괴한다는 것이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의 전형적인 공습전법이다.

그런 공습전법에 동원되는 쑤퍼 호넷 전투기에서 무장장비를 드러낸 자리에 AN/ALQ-99라는 전자전 장비를 들여놓은 변종이 그라울러 전자전기다. 그 두 함재기는 기본성능이 똑같아서, 마하 1.7의 속도로, 작전고도 14km까지 상승하여 비행하는데, 작전시간은 2시간 15분이며, 작전반경은 720km에 이른다. 쑤퍼 호넷과 그라울러의 전투능력은 곧 핵추진 항공모함의 공격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함재기 작전반경이 핵추진 항공모함의 공격범위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미국 해군 함재기의 작전반경이 720km에 이른다는 말은 직선으로 측정하여 720km에 이른다는 뜻인데, 직선비행을 허락하지 않는 복잡한 실전상황에서는 작전반경이 퍽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이 조선을 공격하려면, 평양에서 약 600km 떨어지고, 원산에서는 약 500km 떨어진 동해해상작전구역에 들어가서 함재기를 출격시킬 수밖에 없다. 미국 해군은 동해에 자기들의 조선침공작전구역을 제멋대로 설정해놓고, 그것을 ‘코리아작전구역(Korea Theater of Operations)’이라고 제멋대로 부른다. 그 조선침공작전구역은 경상북도 울릉도에서 일본 사마네(島根)현 오끼제도(隱岐諸島) 중간쯤에 있다.

▲ <사진 5> 위쪽 사진은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에서 이륙한 쑤퍼 호넷 전투기가 상승비행하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핵추진 항공모함 비행갑판에 착륙하는 장면이다.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은 적진을 공격할 때,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앞세운 쑤퍼 호넷 전투기 편대를 출격시킨다.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선두에서 강력한 방해전파를 방사하여 적진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면, 그 틈에 쑤퍼 호넷 편대가 공습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방해전파를 방사하는 최장거리는 150km이므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는 마하 1.7 속도로, 14km 고도에서 날아오는 미국 해군 함재기들을 150km 밖에서 요격, 파괴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평양에서 약 600km 떨어지고, 원산에서는 약 500km 떨어진 ‘코리아작전구역’에 들어간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에서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앞세운 쑤퍼 호넷 전투기 편대가 조선을 침공하기 위해 출격하는 경우, 그라울러에 장착된 전자전 장비 AN/ALQ-99가 조선을 향해 방해전파를 쏘는 방사거리에 이르렀을 때부터 실제로 공격이 개시된다는 점이다. AN/ALQ-99가 비행 중에 방해전파를 방사하는 최장거리는 150km이므로, 미국 해군 함재기 편대는 원산에서 150km 떨어진 상공에 돌입할 때부터 실제공격을 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 5>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는 마하 1.7 속도로, 14km 고도에서 비행하는 미국 해군 함재기들을 150km 밖에서 요격, 파괴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 자명해진다. 번개-5는 그런 요격능력을 가졌을까?

2013년 6월 5일 내가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참관하였을 때, 중장비관에서 “지상대공중로케트 번개-5” 실물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번개-5 요격미사일 3발을 실은 3축10륜 자행발사대차 1대가 거기에 전시된 것을 보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그 자행발사대차 앞에 놓인 해설판을 읽으면서, 번개-5 요격미사일에 관한 다음과 같은 정보를 내 수첩에 기록해두었다.

길이 7.5m
비행속도 마하 7.0
360도 범위타격
사격준비시간 5분
100여 개 공중이동표적 동시 탐색
2010년 실전배치 완료

▲ <사진 6> 이 사진은 러시아의 S-300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를 촬영한 것이다. 원통형 발사관을 수직으로 세운 자행발사대차와 위상배열레이더를 수직으로 세운 레이더차량이 보인다. 번개-5 요격미사일과 S-300 요격미사일은 길이가 7.5m로 똑같지만, 번개-5 요격미사일의 비행속도는 마하 7이고, S-300 요격미사일의 비행속도는 마하 5.9다. 번개-5의 성능이 S-300의 성능보다 좀 뒤질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S-300의 요격거리가 150km이므로, 번개-5의 요격거리는 150-200km에 이른다고 말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번개-5 요격미사일의 요격거리와 요격고도는 해설판에 적혀 있지 않았다. 나는 무척 궁금했지만, 해설강사에게 그 군사기밀에 관해 물어볼 수 없었다. 번개-5 요격미사일의 요격거리와 요격고도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진 6>

번개-5 요격미사일과 똑같이 길이가 7.5m인 요격미사일이 이 세상에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은 러시아의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S-300에 배속된 요격미사일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S-300 요격미사일의 비행속도는 번개-5 요격미사일의 비행속도 마하 7.0보다 느린 마하 5.9다. 요격미사일은 초음속으로 날아오는 비행체를 될수록 먼 거리에서 신속히 요격해야 하므로, 비행속도가 결정적으로 중요한데, 요격미사일 비행속도에서 번개-5는 S-300을 크게 앞섰다. 번개는 광속(light speed)처럼 매우 빨리 움직이는 현상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므로, 조선에서 요격미사일을 번개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나라 요격미사일들이 따라오지 못할 번개 같은 속도로 비행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번개-5의 전투성능이 S-300의 전투성능보다 좀 뒤질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객관적인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정을 인지하면, 번개-5의 요격거리는 S-300의 요격거리 150km보다 더 긴 150~200km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에서 출격하여 조선을 침공하려는, 방해전파방사거리가 150km인 그라울러 전자전기부터 먼저 요격, 파괴하기 위해 요격거리가 매우 긴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4. 하필이면 왜 4발을 쏘았을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년 5월 27일 선덕비행장 활주로 인근에서 진행된 “시험사격은 불의에 우리 국가의 령공을 침범하는 적공중목표들을 타격소멸하는 것으로 가상하여 정황을 조성하고 임의의 방향에서 날아오는 각이한 공중목표들을 탐지 및 요격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임의의 방향에서 날아오는 각이한 공중목표들을 탐지하고 요격하였다는 말은, 전시에 미국군과 한국군의 공중타격수단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갑자기 내습하는 실전에 가까운 정황을 조성해놓고, 번개-5 시험사격을 진행하였다는 뜻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전방위 감시태세와 전방위 전투태세를 24시간, 365일 유지하고 있어야 적국의 선제기습공격을 격퇴할 수 있다. 2008년 11월 21일 조선의 군사시설과 군부대들을 견학하였던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이 견학 직후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저고도, 중고도, 고고도 3중 감시레이더들을 위장된 지하기지에 설치하고 그것을 서로 연결한 조기경보체계를 24시간 가동하고 있으며, 항공부대들과 반항공부대들을 연계하는 통합작전체계를 세워놓았다고 한다.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은 미국군의 선제기습공격을 격퇴할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의 감시능력과 전투능력을 높이 평가하였다. 

2017년 5월 27일 시험사격현장을 촬영한 조선의 보도사진들은 번개-5 요격미사일 3발을 실은 자행발사대차 2대와 위상배열레이더를 실은 레이더차량 1대가 사격위치에 정렬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조선중앙텔레비죤>이 촬영한 번개-5 시험사격 동영상을 보면, 사격순서도 알 수 있다. 레이더차량에서 좀 떨어져 있는 자행발사대차에서 먼저 3발을 쏘고, 레이더차량 가까이 있는 자행발사대차에서 마지막 1발을 쏘았다.

▲ <사진 7> 위쪽 사진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F-22 스텔스전투기가 비행하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한국 육군이 운용하는 현무-2 단거리탄도미사일 자행발사대차를 촬영한 것이다. 마하 2.0 속도로 비행하는 F-22 스텔스전투기와 사거리 500km의 현무-2 단거리탄도미사일은 전시에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로 방어해야 할 주요요격대상들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하필이면 왜 4발을 쏘았을까? 그리고 자행발사대차 1대에서 2발씩 쏘지 않고, 왜 자행발사대차에서 먼저 3발을 쏜 뒤에 다른 자행발사대차에서 또 1발을 쏘았을까? 그 까닭은, 전시에 조선을 공격하려는 미국군과 한국군의 공중타격수단들이 네 갈래로 크게 분류되기 때문이고, 그 공중타격수단들 중에서도 특히 탄도미사일을 가장 요격하기 힘든 특별대상으로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반항공군 부대들이 번개-5 요격미사일로 격퇴해야 할 교전상대의 공중타격수단이 네 갈래로 분류되므로, 조선국방과학원은 표적비행체 4종을 향해 번개-5 요격미사일 4발을 각각 발사하는 시험사격을 진행한 것이고, 그 가운데서도 특히 탄도미사일이 가장 요격하기 힘든 특별대상이므로 번개-5 요격미사일 마지막 1발을 탄도미사일을 가상한 표적비행체를 향해 쏜 것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반항공군 부대들이 번개-5 요격미사일로 격퇴해야 할 미국군과 한국군의 각종 공중타격수단들을 비행속도가 빠른 순서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사진 7>

<마하 5 초음속 비행체 1종>
마하 5 = 현무 계열 단거리탄도미사일

<마하 2 이상 초음속 비행체 3종>
마하 2.5 = F-15 전투기
마하 2.0 = F-22 스텔스전투기, F-16 전투기

<마하 2 이하 초음속 비행체 4종>
마하 1.7 = 쑤퍼 호넷 전투기, 그라울러 전자전기
마하 1.6 = F-35 스텔스전투기
마하 1.25 = B-1B 전략폭격기

<마하 1 이하 아음속 비행체 5종>
마하 0.85 = B-2 스텔스전략폭격기
마하 0.70 = 토마호크(Tomahawk) 순항미사일
마하 0.68 = B-52H 전략폭격기
마하 0.67 = A-10 공대지공격기
마하 0.50 = 글로벌 호크(Global Hawk) 무인전략정찰기

위에 열거한 13종의 전술공중타격수단들과 전략공중타격수단들은 한국과 그 주변해역, 일본, 괌(Guam)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조선침공을 노리는 강력한 공격무기들이다. 그러므로 조선으로서는 그 13종의 공중타격수단들을 요격, 파괴할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고도화된 방어력을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년 5월 27일에 진행된 번개-5 시험사격에서 “각이한 고도와 속도로 래습하는 적공중목표들로 가상한 무인기와 로케트표적들이 출현”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번개-5 시험사격에서 표적무인기와 표적미사일들이 사용되었음을 말해준다. 이를테면, 마하 5.0 속도로 비행하는 화성-5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마하 5.0 속도로 비행하는 현무-2 단거리탄도미사일을 가상한 표적미사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하 2.5 속도로 비행하는 R-73 공대공미사일이 마하 2.0 이상 속도로 비행하는 초음속 비행체 3종을 가상한 표적비행체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하 1.7 속도로 비행하는 Kh-25ML 공대지미사일이 마하 2.0 이하 속도로 비행하는 초음속 비행체 4종을 가상한 표적비행체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하 0.7 속도로 비행하는 무인타격기가 마하 1.0 이하 속도로 비행하는 아음속 비행체 5종을 가상한 표적무인기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5. 명중장면 포착한 보도사진 4장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2016년 4월 1일에 진행된 번개-5 시험사격을 보도할 때 명중장면을 포착한 보도사진 1장을 공개하였는데, 2017년 5월 27일에 진행된 번개-5 시험사격을 보도할 때는 명중장면을 포착한 보도사진 4장을 공개하였다. 보도사진 4장에 나타난 충돌파괴모습은 서로 다르다. 이것은 번개-5 요격미사일 4발을 서로 다른 표적비행체들을 향해 사격하여 각각 명중시켰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2016년 4월 1일에 진행되었던 번개-5 시험사격에서는 요격미사일 3발을 사격하여 1발만 명중시켰지만, 2017년 5월 27일에 진행된 번개-5 시험사격에서는 요격미사일 4발을 사격하여 모두 명중시킨 것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전한 아래의 보도사진들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사진 8> 위쪽 사진은 번개-5 요격미사일이 표적미사일을 향해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옅은 구름 위에서 검붉은 폭발연기와 폭발화염이 발생한 충돌파괴순간을 매우 먼 거리에서 포착한 장면을 보여준다. 이 두 장의 사진은 번개-5 요격미사일이 마하 5.0 속도로,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표적미사일(화성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에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사진 8>은 옅은 구름 위에서 검붉은 폭발연기와 폭발화염이 발생한 충돌파괴순간을 매우 먼 거리에서 포착한 사진인데, 번개-5 요격미사일이 마하 5.0 속도로,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표적미사일(화성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에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 <사진 9> 위쪽 사진은 번개-5 요격미사일이 표적미사일을 향해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검붉은 폭발연기와 폭발화염이 발생한 충돌파괴순간을 포착한 장면을 보여준다. 이 두 장의 사진은 번개-5 요격미사일이 마하 2.5 속도로, 중고도에서 비행하는 표적미사일(R-73 공대공미사일로 추정)에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사진 9>는 검붉은 폭발연기와 폭발화염이 발생한 충돌파괴순간을 포착한 사진인데, 번개-5 요격미사일이 마하 2.5 속도로, 중고도에서 비행하는 표적미사일(R-73 공대공미사일로 추정)에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 <사진 10> 위쪽 사진은 번개-5 요격미사일이 표적미사일을 향해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폭발연기는 없고 폭발화염만 발생한 충돌파괴순간을 포착한 장면을 보여준다. 이 두 장의 사진은 번개-5 요격미사일이 마하 1.7 속도로,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표적미사일(Kh-25ML 공대공미사일로 추정)에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셋째, <사진 10>은 폭발연기는 없고 폭발화염만 발생한 충돌파괴순간을 포착한 사진인데, 번개-5 요격미사일이 마하 1.7 속도로,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표적미사일(Kh-25ML 공대공미사일로 추정)에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 <사진 11> 위쪽 사진은 번개-5 요격미사일이 표적무인기를 향해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폭발화염은 없고 폭발연기만 발생한 충돌파괴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 이 두 장의 사진은 번개-5 요격미사일이 마하 0.7 속도로,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표적무인기(무인타격기로 추정)에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넷째, <사진 11>은 폭발화염은 없고 폭발연기만 발생한 충돌파괴순간을 포착한 사진인데, 번개-5 요격미사일이 마하 0.7 속도로,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표적무인기(무인타격기로 추정)에 명중하였음을 보여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 전과정을 현지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보다 요격유도무기체계의 목표발견 및 추반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명중정확도도 높아졌다고” 지적하면서 “합격으로 평가”하였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표적비행체를 탐지(detect), 추반(track)하는 위상배열레이더의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과 표적비행체를 요격(intercept), 파괴(destroy)하는 번개-5 요격미사일의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을 확인하고, 합격판정을 내린 것이다. 


6. 9년 노력의 성공, 그리고 세계 최고 목표를 향한 재도전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번개-5 위상배열레이더의 탐지추반능력이 스텔스 기종을 상대할 만큼 매우 고도화되었다는 점이다. 스텔스전투기는 탐지레이더 전파를 반사하지 않고 허공으로 흩뜨려버리기 때문에, 교전상대가 탐지하지 못하는 2m 정도의 작은 비행체나 마찬가지다. 일반 탐지레이더는 길이가 2m 정도인 비행체를 탐지하지 못하고, 사람의 육안도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길이가 2m 정도인 비행체는 관측할 수 없으므로, 스텔스 기종은 불가시(不可視) 공중타격수단으로 되는 것이다. 하지만 능력이 크게 향상된 조선의 위상배열레이더는 이번 시험사격에서 길이가 2m 정도 되는 표적비행체를 탐지, 추반하였고, 번개-5 요격미사일은 그 표적비행체를 정확히 요격, 파괴하였다. 그러므로 미국이 크게 믿고 있는 B-2 스텔스전략폭격기, F-22 스텔스전투기, F-35 스텔스전투기는 결전의 날이 오면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앞에서 맥을 추지 못할 것이다. 바로 그런 승리를 위해 조선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무려 9년 동안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연구개발과 능력향상을 정력적으로 추진하며 완성도를 높여왔다고 말할 수 있다. 

▲ <사진 12> 이 사진은 2017년 5월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에서 요격미사일이 표적비행체를 향해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조선은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연구개발사업을 2008년에 시작하였고, 2010년에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를 실전배치하였으며, 몇 차례 능력향상과정을 거쳐 이번에 성능판정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동아일보> 2009년 10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연구개발사업을 2008년에 시작하였다고 한다. 조선은 그로부터 이태가 지난 2010년에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를 실전배치하였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는 9년 동안의 연구개발과정과 능력향상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12>

조선의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가 아직 요격, 파괴하지 못하는 대상이 두 가지 있는데,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미국군에게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없고, 대륙간탄도미사일만 있으므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능력만 갖추면 가장 완벽한 방어무기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첨단군사과학기술을 가졌다는 미국과 러시아도 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지 못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에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을 때, “다음세대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연구개발사업도 시급히 병행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우리 식의 현대적인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발전전략과 관련한 강령적 과업을 밝혀주시였다”고 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이제껏 누구도 풀지 못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의 깊은 ‘비밀’을 풀어내기 위해 마침내 차세대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연구개발의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이다.


7. 백두산 번개는 동해 상공으로 불시에 내리친다 

조미핵대결이 최종단계에 들어선 요즈음 패색이 짙어진 트럼프 행정부는 어떻게 해서나 패배위기에서 탈출해보려고 각종 전략자산들을 한반도와 그 주변에 끌어들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핵추진 항공모함, B-1B 전략폭격기, 글로벌 호크 무인전략정찰기가 연쇄적으로 한반도 주변에 출현하여 조선을 자극하였다.

이를테면, 미국 해군 제3함대 소속 칼 빈슨 항공모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항모타격단과 제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항모타격단이 동해 ‘코리아작전구역’에 출현하였고, 2017년 5월 29일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 전략폭격기 2대가 일본항공자위대 F-15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일본 규슈(九州) 서쪽 해상 상공으로 북상하더니 동해 ‘코리아작전구역’ 상공에 나타났다. 2017년 5월 1일에도 앤더슨공군기지를 이륙한 B-1B 전략폭격기 2대가 동해 ‘코리아작전구역’ 상공에 들어가 칼 빈슨함 함재기들과 공동훈련을 진행하다가 경기도 포천에 있는 승진훈련장 상공에서 폭격연습까지 하고 돌아갔다. 같은 날 미국 공군 소속 글로벌 호크 무인전략정찰기가 일본 요꼬다(橫田)공군기지에 착륙하였는데, 그들은 이 무인전략정찰기 5대를 요꼬다공군기지에 집중배치하였다. <사진 13>

▲ <사진 13> 이 사진은 2017년 5월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에서 요격미사일이 표적비행체를 향해 고속돌진비행을 하는 장면이다. 요격미사일 비행운이 흩어지지 않고 선명한 궤적을 공중에 그려놓은 것을 보면, 번개-5 요격미사일의 추반비행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금 미국이 조선을 위협하기 위해 작전구역에 동원하거나 한반도 주변에 전진배치한 핵추진 항공모함, B-1B 전략폭격기, 글로벌 호크 무인전략정찰기는 조선의 '번개'가 섬광처럼 번쩍하고 내려치는 순간, 가을바람 맞은 잎사귀들처럼 땅과 바다 위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전세는 미국의 요구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함재기와 전자전기를 잔뜩 실은 핵추진 항공모함, 정밀유도폭탄을 잔뜩 실은 B-1B 전략폭격기, 반경 100km의 지역을 손금 보듯 감시-정찰한다는 글로벌 호크 무인전략정찰기는 조선의 ‘번개’가 섬광처럼 번쩍하고 내려치는 순간, 가을바람 맞은 잎사귀들처럼 땅과 바다 위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다. 오늘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는 함재기, 전투기, 공대지공격기, 무인전략정찰기, 전략폭격기는 물론이고, 스텔스전투기, 스텔스전략폭격기, 순항미사일, 단거리탄도미사일까지 모조리 요격, 파괴할 수 있는 위력적인 공중방어수단으로 되었다. 그런 점을 보면, 조선에서 번개-5 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를 ‘백두산 번개’라고 부를 만하다고 생각된다. 백두산을 마음의 눈길로 바라보며 이 땅에서 반만년을 살아온 우리 민족은 억센 힘을 가진 물체가 출현할 때마다 그것을 백두산의 위용에 결부시켰다. 미국이 전략자산들을 동해로 끌어들이면서 조선을 자꾸 자극하면, 불시에 백두산 번개가 동해로 번쩍하고 내리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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