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6

진수장에서 거대한 물보라 솟구치는 날

[한호석의 개벽예감](396)
자주시보 2020년 05월 2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2. 광궤 안쪽에 협궤가 부설되었다
3. 구상함수형으로 건조된 잠수함
4. 마감단계에 들어선 8,000t급 핵추진잠수함건조작업
5. 머지않아 제1잠수함공장 출입문이 열리면


1.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2020년 5월 2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지도했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선의 국가무력전체와 국방사업전반을 지도하고, 군사전략을 결정하는 최고군사지도기구다. 국가무력에 어떤 변동이 있거나, 중대한 국방사업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군사전략을 채택할 때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소집된다. 전쟁과 관련된 문제도 당중앙군사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되면, 이번에 진행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얼마나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지 직감할 수 있다. 

이번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어떤 의제들이 토의되었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여러 의제들 중에서도 국가핵무력에 관한 의제가 다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의제와 관련하여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국가무력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확대회의에서) 제시되였다”고 보도했다. 

이 인용문에 나오는 핵전쟁억제력이라는 말이나 전략무력이라는 말은 핵무력을 뜻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이 핵무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새로운 전략적 방침과 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는 새로운 전략적 방침을 제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면, 그런 새로운 전략적 방침이 제시된 것은 조선이 자기의 핵무력을 한층 더 강화시킨 막강한 핵공격력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뜻이고, 그런 핵공격력이 고도의 격동상태에 들어서게 되었다는 뜻이다.   

나는 2020년 5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전용 순시선은 어느 정박장에 머물고 있었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별렬차와 전용 순시선의 동향을 보여주는 서방측 민간위성사진을 분석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0년 4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19일 동안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잠수함공장에서 핵추진잠수함건조사업을 지도하는 비공개활동을 이어갔다고 서술한 바 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확대회의를 소집하기 전에 22일 동안 또 다시 비공개활동을 진행했다. 22일 간의 비공개활동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1일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직후 신포조선소 잠수함공장으로 되돌아가 핵추진잠수함건조사업을 또 다시 지도하고 나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준비했을 것이라는 추론을 불러일으킨다. <사진 1>

▲ <사진 1> 2020년 5월 23일 김정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지도했다. 위의 사진은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위원장이 확대회의 마지막 순서에 7개 명령서에 수표하는 장면이다. 확대회의에서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은 핵무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새로운 전략적 방침과 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는 새로운 전략적 방침을 제시했다. 그런새로운 전략적 방침이 제시된 것은 조선이 자기의 핵무력을 결정적으로 강화시킨 막강한 핵공격력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뜻이고, 그런 핵공격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운영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위에 서술한 조선의 핵무력을 한층 더 강화시킨 막강한 핵공격력, 조선이 보유하게 된 새로운 핵공격력은 전략핵탄두를 장착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날아가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그것을 탑재한 핵추진잠수함을 가리키는 것임을 직감할 수 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핵추진잠수함은 적국의 위성감시망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속을 은밀히 잠항하는 최강의 핵공격수단이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적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전략목표를 타격하는 최강의 핵공격수단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확대회의에서 그런 최강의 핵공격력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그것을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날아가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등장하는 것이야말로 조선이 자기의 핵억지력을 고도로 강화하는 것이며, 초강력한 수중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2020년 5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전용 순시선은 어느 정박장에 머물고 있었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포조선소 잠수함공장에서 시찰한 “새로 건조된 잠수함”에 대해 서술하면서, 그 잠수함은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아니라 기존 잠수함을 대폭 개조한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이라고 지적했고, 2020년 5월 현재 신포조선소 잠수함공장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을 탑재할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전략핵탄두를 장착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날아가는 북극성-3형을 탑재하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완성되면, 조선인민군 전략군만이 아니라 조선인민군 해군도 핵공격력을 보유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조선인민군 핵전략부대를 재편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해군에 핵전략부대를 조직편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편성하여 위협적인 외부세력들에 대한 군사적 억제능력을 더욱 완비하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된 것으로 생각된다.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진수되면, 그 잠수함 운영에 필요한 새로운 작전계획을 개발해야 하며, 새로운 방식의 잠수함훈련도 시행해야 하고, 새로운 유형의 전투준비태세도 갖춰야 한다. 조선인민군 핵전략부대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번 확대회의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매체들에 실린 보도사진들 중에는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이 지시봉을 들고 커다란 액정화면을 가리키면서 회의참석자들에게 무엇인가 해설하는 모습이 촬영된 보도사진도 있다. 조선의 언론매체 편집자들이 군사기밀유지를 위해 사진 속 액정화면을 흐리게 처리해놓는 바람에, 화면에 무엇이 나타났는지 식별할 수 없지만,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동해 바다속에서 발사한 북극성-3형이 북태평양 상공을 지나 어디로 날아가는지를 보여주는 핵탄두비행거리를 보여주는 화면으로 추정된다.   

이 글의 집필목적은 조선의 핵억지력을 결정적으로 강화시켜줄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어떻게 건조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2. 광궤 안쪽에 협궤가 부설되었다

2020년 5월 8일 한국의 언론매체 <뉴스 1>은 유엔안보리 산하 조선제재위원회 전문가집단이 2020년 4월에 공개한 최종 보고서를 인용하여 신포조선소 잠수함공장 3개동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공장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 글에서 나는 규모가 가장 큰 그 공장을 다른 두 공장들과 구분하기 위해 편의상 제1잠수함공장이라고 부른다.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제1잠수함공장은 건물길이가 194m이고, 건물너비가 36m라고 한다. 그들은 최종 보고서에서 그 건물의 높이를 추산하지 않았지만, 민간위성사진을 보면 건물높이와 건물너비가 엇비슷하게 보이므로, 건물높이는 약 35m로 추산된다.  

그런데 2019년 9월 26일 미국의 언론매체 <38 노스>에 실린 글에서 위성사진분석가는 제1잠수함공장의 건물길이를 210m로 추산했다. 추산값이 이처럼 크게 다르면, 중간값을 구하는 수밖에 없으므로, 나는 제1잠수함공장의 건물길이를 200m로 추산한다. 정리하면,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은 길이가 약 200m이고, 너비가 약 36m이고, 높이가 약 35m인 웅장한 건물인 것이다.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이 촬영된 서방측 민간위성사진을 보면, 공장 출입문 앞에 콘크리트로 포장된 넓은 공간이 보이는데, 거기에 부설된 궤도 4줄에 시선이 멈추게 된다. 그 4줄의 궤도는 출입문을 거쳐 제1잠수함공장 안으로 이어졌는데, 공장에서 건조작업을 마친 잠수함을 진수장으로 끌어낼 때 사용하려고 부설한 것이다. 

최종 보고서에서 유엔안보리 산하 조선제재위원회 전문가집단은 제1잠수함공장 안에서부터 진수장까지 부설된 4줄의 궤도에 대해 자기들 나름대로 설명했는데,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폭이 7m인 궤도 2개가 약 9m의 간격을 두고 나란히 부설되었다는 것이며, 그 2개의 궤도 위에 잠수함을 각각 1척씩 올려놓고 건조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제1잠수함공장 안에서 잠수함 2척이 동시에 건조될 수 있다고 설명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설명은 틀렸다. 2019년 7월 23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신포조선소 잠수함공장 내부를 보여주는 한 장의 사진은 그들의 설명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그 보도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잠수함공장 안에서 수행원들에게 무엇인가 지시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인데, 건조작업이 진행되는 거대한 잠수함 함체 옆에 부설된 또 다른 궤도 1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시 말해서, 궤도 2줄에 놓인 작업대 위에 잠수함 함체를 올려놓고 건조작업을 진행하는데, 함체에서 얼마 떨어진 옆쪽에 궤도 1줄이 더 있는 것이다. 이런 정황은 폭이 똑같은 궤도 2개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란히 부설하고, 그 4줄의 궤도 위에서 잠수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다는 조선제재위원회 전문가집단의 설명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폭이 똑같은 궤도 2개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란히 부설한 것이 아니라, 폭이 넓은 광궤 안쪽에 폭이 좁은 협궤를 부설한 것이며, 그 협궤에 놓인 작업대 위에 잠수함 함체를 올려놓고 건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위쪽 사진은 2016년 4월 28일 분석기사에 실린,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을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이다. 공장 출입문 앞에 콘크리트로 포장된 넓은 공간이 보이는데, 거기에 부설된 궤도 4줄에 시선이 멈추게 된다. 그 4줄의 궤도는 출입문을 거쳐 제1잠수함공장 안으로 이어졌는데, 공장에서 건조작업을 마친 잠수함을 진수장으로 끌어낼 때 사용하려고 부설한 것이다. 아래쪽 사진은 2019년 7월23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사진이다.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는제2잠수함공장 안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행원들에게 무엇인가 지시하고 있는장면이다. 함체 옆에 부설된 또 다른 궤도가 보인다. 이런 정황은 폭이 약 23m인 광궤 안쪽에 폭이 약 9m인 협궤가 이중으로 부설되었음을 보여준다. 신형 핵추진잠수함은 제1잠수함공장 안에 부설된, 폭이 약 9m인 협궤에 놓인 작업대 위에서 건조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7월 23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현장사진에서 내부 모습을 드러낸 그 잠수함공장에서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아닌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이 건조되고 있었으므로, 그 공장은 제1잠수함공장이 아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신형 핵추진잠수함이라면 확장, 개건되어 규모가 가장 큰 제1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2019년 여름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이 건조되고 있었던 그 공장을 다른 잠수함공장 2개동과 구분하기 위해 편의상 제2잠수함공장이라고 부른다. 

광궤 안쪽에 협궤가 부설된 제2잠수함공장과 마찬가지로, 제1잠수함공장에도 광궤 안쪽에 협궤가 부설된 것이 확실하다. 유엔안보리 산하 조선제재위원회 전문가집단이 최종 보고서를 작성할 때 오인한 것처럼 제1잠수함공장에는 폭이 7m인 협궤 두 개가 약 9m의 간격을 두고 나란히 부설된 것이 아니라, 폭이 약 23m인 광궤 안쪽에 폭이 약 9m인 협궤가 이중으로 부설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 거론하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은 제1잠수함공장 안에 부설된, 폭이 약 9m인 협궤에 놓인 작업대 위에서 건조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여름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을 마감단계에서 건조하고 있었던 그 공장은 제1잠수함공장이 아니라 제2잠수함공장이라는 사실은 위에서 지적했는데, 위성사진을 보면, 제2잠수함공장은 제1잠수함공장보다 규모가 조금 작다. 그러므로 2020년 5월 하순 현재 제1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되고 있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은 2019년 여름 제2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되었고, 그 이후 진수된 개조형 핵추진잠수함보다 크기가 더 큰 것이 분명하다. 


3. 구상함수형으로 건조된 잠수함  

미국의 잠수함분석가 H. I. 쑤턴(Sutton)이 2019년 7월 23일 자신이 운영하는 웹싸이트 <코벗 쇼어즈(Covert Shores)>에 실은 글에 조선의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에 관한 정보가 들어있다. 2019년 7월 23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을 정밀분석하면서 쑤턴이 주목한 것은, 그 잠수함 함수의 특이한 모양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에 실린 보도사진은 그 잠수함의 함수를 정면에서 촬영한 것이 아니라, 함체 중간쯤에서 비스듬한 각도로 촬영한 것이므로, 함수 모양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그 사진을 확대하여 유심히 들여다보아야 함수의 특이한 모양을 볼 수 있다. 

확대된 사진에 나타난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의 함수는 하단부 맨 앞부분이 커다란 공처럼 툭 불거져 나온 모양을 하고 있다. 하단부 맨 앞부분이 커다란 공처럼 툭 불거져 나온 함수를 구상함수(球狀艦首, bulbous bow)라고 한다. 선박의 경우에는 구상선수(球狀船首)라고 한다. 구상함수는 잠수함이 바닷물을 가르며 항진할 때 생기는 조파저항을 크게 감소시킨다. 구상선수형으로 건조된 선박은 흔하지만, 구상함수형으로 건조된 잠수함은 아주 드물다.   

쑤턴은 2019년 7월 23일에 발표한 자기의 글에서 조선의 잠수함이 구상함수형으로 건조되었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조선이 보유한 로미오급(Romeo-class) 재래식 잠수함이 구상함수형으로 건조되었으므로, 그는 2019년 7월 22일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 구상함수형 잠수함이 신형 잠수함이 아니라 로미오급 재래식 잠수함을 개조한 잠수함인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미국의 잠수함분석가 쑤턴이 2019년 7월 23일 자신이 운영하는웹싸이트 <코벗 쇼어즈>에 실은 글에 나오는 사진인데,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사진을 확대한 것이다.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을 보면, 함수 하단부 맨 앞부분에 커다란 공처럼 툭 불거져 나온 구상함수가 보인다. 구상함수는 잠수함이 바닷물을 가르며 항진할 때 생기는 조파저항을 크게 감소시킨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2019년 여름 신포조선소 제2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된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이 구상함수형 잠수함이므로, 2020년 5월 하순 현재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되고 있는 신형 핵추진잠수함도 구상함수형 잠수함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추정이 그럴싸하게 들리는 것은, 조선이 로미오급 잠수함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냉전시기 조선은 소련으로부터 로미오급 재래식 잠수함을 몇 척 수입했을 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건조기술을 전수받아 그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했었다. 지난 시기 조선이 건조한 로미오급 재래식 잠수함은 함체길이가 76.6m이고, 함체지름이 6.7m이고, 수중배수량이 1,830t이다. 2014년 6월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로미오급 잠수함에 탑승하여 잠망경으로 해수면 위의 상황을 살펴보면서 기동훈련을 직접 지휘했다. 

쑤턴의 견해를 그대로 따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국방부도 조선이 2019년 여름에 건조한 잠수함이 로미오급 재래식 잠수함을 개조한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뉴시스> 2019년 7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2019년 7월 3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신포조선소 잠수함공장에서 함체길이가 70~80m이고, 함체지름이 약 7m이고, 수중배수량이 3,000t인 신형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다고 하면서, 그 잠수함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 3문이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조선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 3문을 설치한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2017년 안에 진수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가 <도꾜신붕> 2017년 9월 14일부에 실린 기사에 나왔었다. 이 보도시점을 보면, 한국 국방부는 이미 3년 전에 외국 언론에 보도된 낡은 정보를 새로운 정보인 것처럼 가공해서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것이다. 

그런데 로미오급 잠수함만 구상함수형으로 건조된 것이 아니다. 지난 냉전시기 소련에서 13척이 건조되었고, 1990년에 퇴역한 노벰버급(November-class) 잠수함도 구상함수형으로 건조되었다. 노벰버급 잠수함은 함체길이가 107m이고, 함체지름이 7.9m이고, 수중배수량이 4,000t인 핵추진잠수함이다. 그 핵추진잠수함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은 대신 533mm 중어뢰 수직발사관 8문이 설치되었다. 

나는 2019년 여름 제2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된 개조형 핵추진잠수함이 노벰버급 핵추진잠수함과 유사한 잠수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은 보도기사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앙일보> 2016년 7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핵추진잠수함에 설치할 소형 원자로를 만드는 기술문제를 2015년 말에 이미 해결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3월 초에 진행된 내부회의에서 신형 핵추진잠수함건조를 국방부문 핵심사업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또한 <워싱턴타임스> 2017년 9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당시 조선에서 핵추진잠수함이 건조되고 있었는데, 그 잠수함의 크기는 알 수 없지만, 조선은 3년 안에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4. 마감단계에 들어선 8,000t급 핵추진잠수함건조작업

위에 서술한 것처럼, 지금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는 폭이 약 9m인 협궤에 놓인 작업대 위에서 거대한 핵추진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는 중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폭이 약 9m인 협궤에 놓인 작업대 위에서 건조되는 잠수함의 함체지름은 당연히 9m 이상이다.   

2020년 5월 하순 현재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 함체지름이 9m 이상인 거대한 핵추진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다면, 그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작업은 이미 5~6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한국에서 함체지름이 7.7m인 재래식 잠수함을 건조하는데 4년이 걸렸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에서 함체지름이 9m 이상인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징후가 5~6년 전부터 서방측 민간위성사진에 포착되었어야 한다. 몇 해 전에 그런 징후가 나타난 적이 있었던가? 궁금증을 풀려면, 오래 전에 나온 분석기사들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2016년 9월 30일 <38 노스>는 ‘북조선은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방측 민간위성이 2016년 9월 24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했는데,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 야적장에 지름이 약 10m인 원통형 철제품이 놓여있는 것이 위성사진에 나타났다고 했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그 거대한 원통형 철제품은 잠수함의 원통형 함체를 조립할 때 사용된다. 그런데 미국의 언론매체 <디플로맷(Diplomat)> 2017년 10월 18일 분석기사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기관은 2017년 10월 당시 신포조선소 잠수함공장에서 함체지름이 11m인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서술한 바 있다. 

<38 노스>에 따르면, 2016년 9월 당시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 함체지름이 약 10m인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었고, 미국 국가정보기관에 따르면, 2017년 10월 당시 그 공장에서 함체지름이 11m인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었다. 민간언론매체보다 국가정보기관의 정보수준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인정하면, 2016년 9월 당시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 함체지름이 11m인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었던 것이다. 

함체지름이 11m인 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이 아니라 핵추진잠수함이다. 세계 각국이 보유한 재래식 잠수함의 함체지름은 6~8m인데, 예외적으로 로씨야의 킬로급 재래식 잠수함(수중배수량 3,000t)의 함체지름은 9.9m이고, 일본의 소류급 재래식 잠수함(수중배수량 4,200t)은 함체지름이 9.1m다. 함체지름이 10m를 넘는 재래식 잠수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함체지름이 11m인 핵추진잠수함은 얼마나 큰 잠수함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궁금증을 풀려면, 다른 나라 핵추진잠수함들 중에서 함체지름이 11m인 핵추진잠수함을 살펴보아야 한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영국의 잠수함공장에서 어스텃급 핵추진잠수함을 진수하기위해 준비하는 장면이다. 이 핵추진잠수함은 함체길이가 97m이고, 함체지름이11.3m이고, 수중배수량이 7,800t이다. 토마호크순항미사일 수직발사관 6문이 설치되었다. 그와 비교해서, 지금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되고 있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은 함체길이가 약 100m이고, 함체지름이 11m이고, 수중배수량이 약8,000t이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 6문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 4월 8일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ane's Defense Weekly)>는 로씨야 해군에서 퇴역하여 해체를 앞두고 있었던 667A 핵추진잠수함 12척을 조선에서 수입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지난 냉전시기 소련에서 건조된 667A 핵추진잠수함을 미국에서는 앵키1급(Yankee1-class) 핵추진잠수함으로 부른다. 미국 국방정보국(DIA)도 2003년 2월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조선이 로씨야에서 수입한 핵추진잠수함을 시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1990년대에 로씨야에서 수입한 667A 핵추진잠수함의 함체지름이 11.6m라는 사실이다. 이 핵추진잠수함은 함체길이가 132m이고, 함체지름이 11.6m이고, 수중배수량이 9,300t이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 12문을 설치했다. 

조선이 1990년대에 로씨야에서 667A 핵추진잠수함을 수입했다고 해서, 지금 그 핵추진잠수함과 똑같은 핵추진잠수함을 모방건조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제1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되고 있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의 함체지름이 11m이므로, 그런 함체지름을 가진 다른 나라 핵추진잠수함을 참고하면 조선의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얼마나 큰 잠수함인지 가늠할 수 있다. 예컨대, 영국 해군이 운용하는 어스텃급(Astute-class) 핵추진잠수함은 함체지름이 11.3m이므로,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되고 있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의 함체길이에 가장 가깝다. 어스텃급 핵추진잠수함은 함체길이가 97m이고, 수중배수량은 7,800t이며, 토마호크순항미사일 수직발사관 6문을 설치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지금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되고 있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은 함체길이가 약 100m이고, 함체지름이 11m이고, 수중배수량이 약 8,000t이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 6문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5. 머지않아 제1잠수함공장 출입문이 열리면

2019년 10월 2일 오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원산 앞바다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연합뉴스> 2019년 10월 3일 보도에 따르면, 그날 고각발사로 진행된 북극성-3형 시험발사는 최고고도가 약 910km이고, 비행거리가 약 450km라고 한다. 또한 북극성-3형은 탄체길이가 10m 이상, 탄체지름이 1.4m 이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위에서 나는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 건조되고 있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의 함체지름이 11m라고 서술했는데, 탄체길이가 10m 이상인 북극성-3형을 함체지름이 11m인 잠수함 안에 탑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중국이 보유한 094형 핵추진잠수함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094형 핵추진잠수함을 진급(Jin-class) 핵추진잠수함이라고 부른다. 이 핵추진잠수함의 함체지름은 12.5m인데, 거기에 탑재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쥐랑-2의 탄체길이는 13m다. 탄체길이가 함체지름보다 더 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하려면, 수직발사관 설치공간의 높이를 함체지름보다 더 길게 늘려야 한다. 그래서 중국의 094형 핵추진잠수함 상단에는 위쪽으로 불쑥 솟아오른 공간이 있고, 그 공간 안에 수직발사관들이 설치된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이 건조하고 있는 신형 핵추진잠수함도 상단에 위쪽으로 불쑥 솟아오른 수직발사관 설치공간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사진에 나타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은 중국이 2015년에 실전배치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쥐랑-2와 크기와 모양이 매우 유사하다. 쥐랑-2는 탄체길이가 13m이고, 탄체지름이 2m이고, 사거리가 7,400km다. 나는 2019년 10월 7일 <자주시보>에 실린 ‘놀라움 안겨주는 북극성-3형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극성-3형은 탄체길이가 11m이고, 탄체지름이 2m이고, 사거리가 7,000km라고 추산한 바 있다. 

조선의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원산 앞바다 수중에서 사거리가 7,000km인 북극성-3형을 쏘면,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진주항 해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고, 북태평양 한복판으로 나아가서 쏘면, 백악관을 타격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미국 해군 참모차장 로벗 버크는 2019년 10월 25일 버지니아주 앨링턴에서 진행된 국방기자협회 간담회에서 조선의 북극성-3형이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될 수 있으며, 전략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큰 우려라고 지적했다.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에서 북극성-3형 6발을 탑재한 8,000t급 핵추진잠수함이 머지않아 완성되면, 조선은 최강의 핵억지력을 확보하게 되는데, 이 최강의 핵억지력은 미국 해군 참모차장의 말마따나 전략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전략판도가 완전히 바뀐다는 말은, 미국이 조선을 상대로 핵전쟁을 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미국이 조선을 상대로 핵전쟁을 할 수 없게 되면, 재래식 전쟁도 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서,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 출입문이 열리고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진수되는 날, 조선은 최강의 핵억지력으로 미국의 대조선전쟁능력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2019년 10월 2일 오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원산 앞바다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위의사진은 그날 북극성-3형이 해수면을 뚫고 솟구치는 출수장면이다. 북극성-3형은 탄체길이가 11m이고, 탄체지름이 2m이고, 사거리가 7,000km인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의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북극성-3형을 원산 앞바다 수중에서 쏘면,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진주항 해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고, 북태평양 한복판으로 나아가서 쏘면, 백악관을 타격할 수 있다.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 출입문이열리는 날, 진수장에 웅자를 드러낼 신형 핵추진잠수함은 북극성-3형 6발을 싣고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동해 바다 깊이 잠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은 최강의핵억지력으로 미국의 대조선전쟁능력을 마비시키게 된다. 전략판도가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미국의 대조선전쟁능력이 마비되면, 조선과 전쟁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한미동맹은 존재근거를 상실할 것이다. 한미동맹이 존재근거를 상실하면, 주한미국군도 당연히 존재근거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요즈음 코로나바이러스 대재앙 속에서 비틀거리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힘겨운 정면대결을 펼치려면, 존재근거를 상실한 한미동맹을 포기하고 미일동맹에 힘을 집중시키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어쩔 수없이 한국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물러서야 한다. 그런데도 미국이 끝내 한국을 포기하지 않으면, 조선은 주한미국군을 타격하는 최후결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정세전망은 미국이 조선의 핵무기를 포기하라는 헛소리를 늘어놓으며 세월을 허송할 것이 아니라, 8,000t급 신형 핵추진잠수함이 진수되어 북극성-3형 위력발사시위를 단행하기 전에 어떤 방식으로든 “명예로운 퇴거”를 서둘러 준비해야 할 것임을 말해준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명예로운 퇴거”를 준비하기는커녕 주한미국군 주둔비라는 명목을 내걸고 엄청난 거액을 한국에서 갈취해서 쪼들리는 연방정부재정을 조금이나마 메워보려고 안달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행동은 어리석은 짓이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는 그런 거액을 내놓지 못하겠다고 계속 버틸 것인데, 그렇게 버티는 사이에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 출입문이 열릴 것이고, 그러면 미국은 한국에서 쫓겨나는 “치욕스러운 퇴거결정”을 황급히 내려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물러서면, 한반도의 통일을 방해해온 가장 강력한 반통일세력이 한반도에서 떠나는 것이고, 그에 따라 조국통일의 결정적 기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견된다. 반만년 민족사에서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을 결정적 기회가 평화통일의 기회로 될 것인지 아니면 무력통일의 기회로 될 것인지는 어디까지나 문재인 정부의 태도여하에 달렸다. 만일 문재인 정부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선언에서 공약한대로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나갈” 전향적인 행동을 취하고, 2018년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에서 공약한대로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전향적인 행동을 취하면, 평화통일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 10일 이전에 초고속으로 실현될 것이다. 반만년 민족사에서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을 결정적 기회를 맞이한 사상 최대의 역사적 과업이 어찌 느릿느릿 추진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만일 문재인 정부가 상황을 오판하여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건성으로 대하면서 적당히 지나려고 하면, 조선은 불가피하게 무력통일을 택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2016년 5월 6일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는 평화적 방법과 비평화적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다 준비되여 있”다고 언명한 바 있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2020년 2월 28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으므로, 신포조선소 제1잠수함공장 출입문이 열리는 날, 진수장에 웅자를 드러낼 신형 핵추진잠수함은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동해 바다 깊이 잠수할 것이다. 진수식은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에 즈음하여 진행될 것으로 예견된다. 한반도 정세에 긴박감이 흐르고 있다.

2020/05/19

고조되는 대만해협위기, 현금인출기로 전락한 한미동맹

[한호석의 개벽예감](395)
자주시보 2020년 05월 1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트럼프의 전향적인 국가전략수정
2. 대만해협에서 출발하는 대양간 해상비단길
3. 사상 처음 날짜변경선 넘은 중국 함대
4. 10년 동안 컴퓨터모의전쟁연습에서 매번 패한 미국군
5. 현금인출기로 전락한 한미동맹


1. 트럼프의 전향적인 국가전략수정

2018년 10월 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금융위기 이후 10년, 우리는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60개국의 경제가 세계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이전보다 더 쇠락했는데,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직접적으로 겪었던 24개국의 경제가 특히 더 쇠락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세계경제가 점차적으로 쇠락해온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1) 60개국 정부들은 2008년에 일어난 세계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렸고, 60개국 중앙은행들은 저금리를 유지하고 금융자산을 대규모 매입했는데, 그런 조치들이 엄청난 부채를 안겨주었다. 이를테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36%이었던 60개국의 부채비률은 10년 만에 52%로 늘어났다.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려고 빚더미만 엄청나게 키워놓은 것이다. 

2) 2008년에 일어난 세계금융위기로 60개국의 실업률이 증가했는데, 실업증가는 지난 10년 동안 빈부격차를 더욱 심하게 벌려놓으면서 결혼률과 출산률을 동반적으로, 지속적으로 떨어뜨려 사회적 생산력을 감소시켰다. 세계금융위기에서 발생한 불행과 고통을 노동계급에게 떠넘겨 실업이 늘어나고 빈부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세계적 범위에서 발생한 부채증가와 채무불이행, 실업증가와 빈부격차확대를 위험한 현상들이라고 지적한 국제통화기금 보고서가 나온 때로부터 1년이 지난 2019년 11월 말 뜻밖의 사태가 일어났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괴질재앙이 전 세계를 덮친 것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점차적으로 쇠락해온 세계경제는 전 세계를 덮친 괴질재앙으로 치명적 위험에 빠졌다. 기저질환을 앓는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곧바로 사망하는 것처럼, 10년 동안 점차적으로 쇠락해온 세계경제에 괴질재앙이 덮쳤으니 치명적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가 점차적으로 쇠락해온 지난 1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은 어떻게 대처해왔을까? 

미국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기존 세계화전략을 대폭 수정하여 자국우선주의전략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6년 1월 20일 자국우선주의의 화신이 미국 정치의 전면에 등장했으니, 그가 바로 미국 대통령 트럼프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구호를 외치며 등장하더니, 자기는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하면서 자국우선주의전략을 강하게 밀고 나갔다. <사진 1> 

▲ <사진 1> 2016년 1월 20일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가장 큰변화는 기존 세계화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자국우선주의전략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이 제국주의국가로 남아있는 한 세계지배전략을 버릴 수 없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지배전략을 종전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세계화전략을 대폭 수정한 자국우선주의전략을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전략에 따르면,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이후 10년 동안 점차적으로 쇠락해온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방도는그 동안 미국의 세계화전략에 편승하여 부를 축적한 중국과 친미동맹국들에게서 보상금을받아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중국에게 관세전쟁을 도발했고, 동맹국들에게는 미국군주둔지원금을 대폭 증액하는 현금갈취조치를 강요하고 있다. 트럼프의 현금갈취조치에 가장 먼저 걸려든 대상이 한국이다.  

미국이 제국주의국가로 남아있는 한 세계지배전략을 버릴 수 없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지배전략을 종전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세계화전략을 대폭 수정한 자국우선주의전략을 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전략에 따르면,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이후 10년 동안 점차적으로 쇠락해온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방도는 그 동안 미국의 세계화전략에 편승하여 부를 축적한 중국과 친미동맹국들에게서 보상금을 받아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중국에게 관세전쟁을 도발했고, 동맹국들에게는 미국군주둔지원금을 대폭 증액하는 현금갈취조치를 강요하고 있다. 트럼프의 현금갈취조치에 가장 먼저 걸려든 대상이 한국이다.         

그러면 중국은 어떻게 대처해왔을까? 2012년 11월 15일 중국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시진핑은 중국식 세계화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3년 3월 14일 중국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그는 2013년 9월 7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는 중에 아스타나에 있는 나자르바예브 대학교에서 연설하면서 대륙간 육상비단길을 창설하는 중국식 세계화전략을 밝혔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2013년 10월 2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중에 국회에서 연설하면서 대양간 해상비단길을 창설하는 중국식 세계화전략을 밝혔다. 중국식 세계화는 중국이 국운을 걸고 추진하는 21세기 국가전략사업이다.  

미국식 세계화전략은 약소국들을 지배, 수탈하고, 적국들을 위협, 침공하는 제국주의전략의 일환이지만, 중국식 세계화전략은 지배와 수탈, 위협과 침공을 추구하지 않는다.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이 제국주의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 대만해협에서 출발하는 대양간 해상비단길

중국식 세계화전략을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라고 부른다. 대양간 해상비단길은 한 갈래고, 대륙간 육상비단길은 세 갈래다. 대륙간 육상비단길은 중국 산시성 시안(西安)에서 출발하여 몽골-로씨야-유럽으로 이어지는 제1통상로, 시안에서 출발하여 중앙아시아-우크라이나-유럽으로 이어지는 제2통상로, 시안에서 출발하여 동남아시아-서남아시아-중동-뛰르끼예-유럽으로 이어지는 제3통상로로 갈라진다. 또한 대양간 해상비단길은 중국 푸젠성 푸저우(福州)에서 출발하여 동중국해-남중국해-인디아양-아라비아해-홍해-지중해로 이어지는 거대한 통상로다. 대륙간 육상비단길과 대양간 해상비단길은 이딸리아 항구도시 베니스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아시아와 유럽을 순환하면서 세계 인구 65%의 경제활동을 포괄하는 거대한 세계통상로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중국이 대양간 해상비단길의 출발점을 세계적인 통상-금융거점인 상하이로 정하지 않고 별로 알려지지 않은 푸저우로 정했다는 사실이다. 푸저우는 상하이보다 훨씬 남쪽에 있다. 왜 푸저우를 대양간 해상비단길의 출발점을 정했을까? 지도를 보면, 푸저우는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의 중심도시 타이베이와 마주하고 있다. 대양간 해상비단길은 사실상 대만해협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중국이 대양간 해상비단길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대만해협 지배권을 장악해야 하고, 대만을 수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양간 해상비단길은 대만해협에서 출발하는데, 미국은 대만해협 지배권을 여전히 붙들고 있고, 대만을 자기 영향권 안에 묶어두려고 한다. 중국이 중국식 세계화전략을 추진하려면 대만해협 지배권을 배타적으로 행사해야 하고, 대만을 수복해야 한다. 미국은 대양간 해상비단길을 차단하기 위해 대만해협과 동중국해에서 해군력과 공군력을 시위할 뿐 아니라, 대만의 분리주의세력을 적극 지원하여 대만을 중국에서 떼어내려고 획책하고 있다. <사진 2>

▲ <사진 2> 중국식 세계화전략을 일대일로라고 부르는데, 대양간 해상비단길은 한 갈래지만, 대륙간 육상비단길은 세 갈래다. 대륙간 육상비단길과 대양간 해상비단길은 이딸리아 항구도시 베니스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아시아와 유럽을 순환하면서 세계 인구 65%의 경제활동을 포괄하는 거대한 세계통상로가 완성되는 것이다. 대양간 해상비단길은 대만해협에서 출발하는데, 미국은 대만해협 지배권을 여전히 붙들고 있고, 대만을 자기 영향권안에 묶어두려고 한다. 중국이 중국식 세계화전략을 추진하려면, 대만해협 지배권을 배타적으로 행사해야 하고, 대만을 수복해야 한다.  

만일 미국이 해군력과 공군력을 동원하여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가로막고,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켜 독립국가로 만들면, 중국은 대양간 해상비단길을 운영할 수 없게 될 것이고, 중국식 세계화전략은 본격적으로 추진되지도 못한 채 반신불수로 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중국식 세계화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미국과 타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 따라서 중국은 미국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 자명해진다. 

상황의 심각성을 감지한 중국은 우선 남중국해 지배권부터 장악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시사군도에 속한 130여 개 섬, 암초, 산호초, 모래톱을 모두 자국 영토로 확정했고,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속한 174개 암초, 산호초, 모래톱 중에서 10개를 자국 영토로 확정했다. 중국은 시사군도와 난사군도에 각각 인공섬들을 만들고, 거기에 공군기지와 미사일기지를 건설했다. 그로써 중국은 남중국해 지배권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어물어물하다가 남중국해 지배권을 중국에게 빼앗긴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이니 뭐니 하면서 남중국해에 이지스미사일구축함을 계속 출동시키고 있지만, 남중국해 지배권이 중국에게 넘어간 이상 미국의 그런 행동은 시비를 거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중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대만해협 지배권을 장악하는 것인데, 이 문제는 대만을 수복하는 통일전쟁과 직결된다.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은 두 가지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첫째는 미국의 영향권 안에 있고, 분리주의세력의 통치 아래에 있는 대만을 수복하여 국토를 완정하는 것이며, 둘째는 중국의 21세기 국운이 걸려있는 중국식 세계화전략의 한 축인 대양간 해상비단길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게 되는 것이다.   


3. 사상 처음 날짜변경선 넘은 중국 함대

중국은 오래 전부터 대만통일전쟁을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준비해왔는데,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준비를 완료하는 해가 올해 2020년이다. 대만 언론매체 <중앙통신사> 2018년 9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2018년 8월 31일 입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2020년까지 대만통일전쟁준비를 완료할 것으로 예견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은 올해 2020년 초부터 대만을 수복하기 위한 사전행동에 나섰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재앙도 중국의 무력통일의지를 가로막지 못했다. 

대만을 수복하려는 중국의 무력통일의지는 2020년 2월 초 어느 날 태평양 한 복판에서 극적으로 발현되었다. 그날의 사변을 보도한 중국인민해방군 기관지 <지에팡쥔바오>와 일본 <요미우리신붕> 2020년 3월 29일부에 실린 기사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2020년 2월 초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소속 7,500t급 이지스미사일구축함 3척과 45,000t급 지원함 1척으로 편성된 함대가 “흥분과 긴장 속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날짜변경선을 넘었다. 지도를 보면, 중국 상하이에서 태평양 한 복판에 그어진 날짜변경선까지 직선거리는 약 5,800km다. 이제껏 근해방어훈련에 힘을 집중해온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이 그날은 태평양 한 복판으로 항진하여 상하이에서 5,800km 떨어진 날짜변경선을 사상 처음으로 넘은 것이다.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날짜변경선을 넘어가는 극적인 원양기동훈련에 참가한 그들이 어찌 흥분과 긴장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2) 날짜변경선을 넘은 중국 함대는 미국 하와이주 오하후섬 서쪽 300km 해상에 도착했다. 지도를 보면, 날짜변경선에서 오하후섬까지 직선거리는 약 1,430km이므로, 중국 함대는 날짜변경선을 넘어 동쪽으로 약 1,100km를 더 항진하여 오하우섬 서쪽 300km 해상에 도착한 것이다. 중국 함대가 접근한 오하우섬에는 무엇이 있을까? 방대한 무력으로 미국의 인디아양-태평양지배체제를 안받침해주는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가 자리 잡은 캠프 스미스(Camp H. M. Smith)가 있다.  

3)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로부터 약 300km 떨어진 해상에 도착한 중국 함대는 두 편으로 나뉘어 “실전을 상정한 훈련”을 했다. 함대를 두 편으로 나눠 실전연습을 했다면, 두 개의 타격대상을 동시에 공격하는 실전연습을 한 것이다. 그날 중국 함대가 모의공격을 연습한 두 군데 타격대상 중에서 한 군데는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인 것이 분명한데, 나머지 한 군데는 어디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중국 함대에 탑재된 공격무기체계에서 찾을 수 있다. 그날 오하우섬 앞바다에서 실전연습을 벌인 중국 구축함들은 052D형 이지스미사일구축함들이다. 이 구축함들에는 순항미사일 수직발사관 64문이 설치되었는데, 사거리가 540km인 초음속 순항미사일 잉지(YJ)-18이 그 속에 들어있다. 이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마하 0.8의 아음속으로 해수면을 스치듯이 날아가다가 타격대상으로부터 40km 떨어진 상공에 이르러 마하 2.5~3.0의 초음속으로 도약비행을 하므로, 미국군의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그 초음속 순항미사일이 함대지순항미사일과 함대함순항미사일 두 종류로 나뉘어 수직발사관에 각각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함대지순항미사일은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고, 함대함순항미사일은 오하우섬 진주항에 있는 해군기지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중국 함대는 두 종류의 초음속 순항미사일 잉지-18을 각각 발사하여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와 진주항 해군기지를 동시에 공격하는 실전연습을 진행했음을 알 수 있다. 

4) 하와이주 오하우섬 앞바다에서 실전연습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던 중국 함대는 미국의 서태평양 군사전략거점인 괌(Guam)에서 서쪽으로 611km 떨어진 필리핀해를 지날 때, 자기들을 감시하며 따라오던 미국 해군 P-8A 해상초계기를 향해 레이저광선을 쏘았다. 레이저광선을 맞은 P-8A 해상초계기는 황급히 기수를 돌려 일본 오끼나와 가데나에 있는 발진기지로 돌아갔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중국인민해방군이 운용하고 있는 052D형 이지스미사일구축함을 촬영한 것이다. 7,500t급인 이 구축함에는 순항미사일 수직발사관 64문이 설치되었는데, 사거리가 540km인 초음속 순항미사일 잉지-18이 그 속에 들어있다. 이 초음속 순항미사일은함대지순항미사일과 함대함순항미사일 두 종류로 나뉘어 수직발사관에 각각 들어있다.2020년 2월 초 이지스미사일구축함 3척과 지원함 1척으로 편성된 중국 함대가 사상 처음날짜변경선을 넘어 하와이주 오하후섬 서쪽 300km 해상에 도착했다. 오하우섬에는 미국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와 진주항 해군기지가 있다. 그날 중국 함대는 두 종류의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각각 발사하여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와 진주항 해군기지를 동시에 공격하는실전연습을 진행했다.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태평양작전구역에 배치된 미국의 해군력과 공군력을 제압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하와이 오하우섬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진주항 해군기지를 공격해야 한다. 중국 함대가 날짜변경선을 넘어 오하우섬 앞바다에서 대담한 실전연습을 벌인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런데 그날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담한 군사행동은 오하우섬 앞바다에서만 있었던 게 아니다. 중국 함대가 오하우섬 앞바다에서 실전연습을 하고 있었던 2020년 2월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소속 훙-6K 전략폭격기, 젠-11 전투기, 쿵징-500 조기경보기로 편성된 공군무력이 장거리항공작전을 연습하고 있었다. 장거리항공작전은 대만해협의 중간선 상공을 넘어 대만 남부해역 상공으로 접근하였다가, 대만과 필리핀 북부 사이의 바시해협을 통과하여 서태평양 상공으로 나갔다가 북상하여, 일본 오끼나와섬과 미야꼬섬 사이에 있는 미야꼬해협 상공에서 대만 북동부해역 상공을 거쳐 중국 본토로 돌아가는 긴 경로를 따라 전개되었다.  

대만해협 지배권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담한 군사행동은 그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연합뉴스> 2020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소속 훙-6K 전략폭격기, 젠-11 전투기, 쿵징-500 조기경보기로 편성된 항공무력이 2020년 3월 16일 대만 서남부해역 상공에서 야간비행훈련을 하다가 대만방공식별구역 안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연합뉴스> 2020년 4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소속 60,000t급 항공모함 랴오닝함, 7,500t급 이지스미사일구축함 2척, 4,000t급 미사일호위함 2척, 48,000t급 보급함 1척으로 편성된 항모전단은 2020년 4월 초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을 출항하여 4월 11일 미야꼬해협을 통과했고, 12일 대만 동부해역을 지나면서 항공모함에 탑재된 대잠헬기를 이륙시켜 대잠수함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또한 중국인민해방군은 2020년 5월 14일부터 보하이만에서 항모전단이 참가한 가운데 실사격훈련을 시작했는데, 이 훈련은 앞으로 두 달 반 동안 계속된다. 

대만해협 지배권을 장악하기 위한 군사행동은 민족주의와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중국 언론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2020년 5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퇴역장성들은 태평양에 배치된 미국 항공모함 4척이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마비된 지금이야말로 대만을 무력으로 수복할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의 정치평론가들도 대만을 평화적으로 통일할 가능성이 사라졌으므로 2005년에 제정된 반분렬국가법에 의거하여 대만을 수복하는 통일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그런 주장에 중국 인민들이 호응하고 있다고 한다.  


4. 10년 동안 컴퓨터모의전쟁연습에서 매번 패한 미국군

중국이 대만해협 지배권을 장악하고, 대만을 무력으로 수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은 극도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태평양작전구역에 배치한 해군력과 공군력을 대만해협으로 계속 들이밀었다. 2020년 초부터 미국이 대만해협에서 전개한 군사행동을 날짜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감행하는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서술은 생략한다.)
  
1월 16일 미국 해군 소속 이지스미사일순양함 샤일로함이 대만해협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통과했다.
1월 12일 미국 공군 소속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가 대만섬 동부해역 상공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과했고, 미국 공군 소속 MC-130J 특수작전기가 대만해협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과했다. 
2월 13일 미국 해군 소속 P-3C 해상초계기가 대만 최남단 인근 해역 상공을 비행했다.
2월 15일 미국 해군 소속 이지스미사일순양함 챈슬러빌함이 대만해협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과했다. 
3월 25일 미국 해군 소속 이지스미사일구축함 맥켐벨함이 대만해협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통과했다.
4월 10일 밤부터 11일 새벽 사이에 미국 해군 소속 이지스미사일구축함 배리함이 대만해협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과하면서 중간선에서 중국쪽에 있는 마쭈렬도 인근 해상에 접근했다.
4월 13일 미국 RC-135W 통신감청정찰기와 P-3C 해상초계기가 대만 남부해상 상공에 나타났다. 
5월 13일 미국 해군 소속 이지스미사일구축함 맥캠벨함이 대만해협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과했다. 
5월 14일 미국 공군 소속 B-1B 장거리전략폭격기 2대가 대만 동부해역 상공에서 KC-135 공중급유기 2대로부터 각각 급유를 받고 서북쪽으로 비행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 5월 1일 미국 텍사스주 다이스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4대가 2대씩 편대를 이뤄 일본 오끼나와 상공과 동중국해 상공으로 비행하였다가 괌에 있는 앤더슨공군기지에 착륙했는데, 이것은 일시적 착륙이 아니라 약 200명의 장병들과 함께 그 공군기지에 전진배치된 것이다. 미국은 지난 16년 동안 앤더슨공군기지에 배치했던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 5대를 2020년 4월 17일 미국 본토로 철수하는 대신 그 공군기지에 B-1B 장거리전략폭격기 4대를 배치했다.  

그런데 2019년 7월 30일 마익 라운드 미국 연방상원의원이 상원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미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B-1B 장거리전략폭격기 61대 중에서 39대는 기술점검을 받고 있고, 15대는 창정비를 받고 있는 중이므로 즉시 작전에 동원될 수 있는 것은 6대 뿐이라고 한다. 

지금 중국과 미국이 대만해협에서 벌이는 군사행동이 격화되면 국지전이 일어날 것인지 아니면 전면전이 일어날 것인지 예단하기 힘들지만, 중국과 미국의 전쟁은 필연적이다. 그래서 중미전쟁이 일어나면 어느 쪽이 이길 것인가 하는 문제가 세인의 관심사로 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명은 2020년 4월 21일 미국에서 출판된 ‘죽임의 사슬: 미래의 첨단기술전쟁에서 미국을 수호하여“라는 제목의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크리스천 브로즈가 집필한 그 책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미국 국방부는 미국과 중국이 싸우는 컴퓨터모의전쟁연습을 진행해왔는데, 컴퓨터모의전쟁연습의 결과는 미국군이 ”매번 거의 완벽하게“ 패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B-1B 장거리전략폭격기를 촬영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 16년 동안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 배치했던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 5대를 2020년 4월 17일 미국 본토로 철수하는 대신 그 공군기지에 B-1B 장거리전략폭격기 4대를 배치했다. 이것은 장거리전략폭격능력을 한층 더 강화한 조치로 된다. 왜냐하면 군사강국인 중국을 상대로 미국이 전쟁을 하려면,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보다 B-1B 장거리전략폭격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B-1B 장거리전략폭격기 61대 중에서 39대는 기술점검을 받고 있고, 15대는 창정비를 받고 있어서 즉시작전에 동원될 수 있는 것은 6대 뿐이다. 미국군은 첨단무기를 자랑하지만, 그들의 작전준비태세는 대체로 그런 수준에 있다.  

지난 10년 동안 컴퓨터모의전쟁연습에서 미국군이 매번 중국인민해방군에게 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무기체계와 군사훈련은 미국을 공격하는 특수한 전투환경에 맞춰 개발된 반면에, 미국의 무기체계와 군사훈련은 중국을 공격하는 특수한 전투환경에 맞춰 개발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전투환경에 맞춰 개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예상씨나리오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1) 중국이 둥닝-2 위성요격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의 정찰위성들은 모조리 파괴되고, 미국의 눈은 멀어버린다.
2) 중국이 정밀타격미사일을 집중발사하면, 괌의 미국군기지와 일본의 미국군기지들은 모조리 파괴된다. 중국이 발사하는 정밀타격미사일은 미사일방어망을 뚫는 미사일들이다.  
3) 중국이 핵추진잠수함들을 서태평양에 출동시키면, 미국 항모전투단은 중국 본토로 접근하지 못한다.
4) 중국이 지대공미사일과 함대공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 공군 F-35 스텔스전투기들에 항공유를 공급하는 공중급유기들이 모조리 격추된다. 그렇게 되면 작전반경이 짧은 F-35 스텔스전투기들은 중국 본토 상공에 접근하지 못한다. 
5) 중국 연안에 접근한 미국의 핵추진함수함들이 잠대지미사일로 중국 본토의 군사기지들을 공격하면, 중국은 장거리탄도미사일로 하와이의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진주항 해군기지를 공격한다. 

대만통일전쟁에서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핵공격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핵탄두를 전술핵탄두로 개조한 것은 미국이 핵무기를 억제력으로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실전무기로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것이다. 최근 미국이 전술핵탄두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에 자극을 받은 중국은 두 가지 대비책을 서둘렀다. 

1) 중국은 미국의 전술핵공격을 받았을 때를 가정한 보복핵공격을 연습했다. 중국 언론매체 <글로벌타임스> 2020년 1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월 15일 중국인민해방군 로켓군 산하 1개 여단이 지하갱도기지에서 미국의 핵공격을 받은 상황을 가정하여 지하갱도기지를 밀폐시키고 보호장비를 착용한 다음, 산소부족, 피로, 배고픔을 극복하는 생존훈련을 진행했으며, 핵타격미사일을 발사하여 미국에게 보복핵공격을 가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2)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가장 확실한 핵억제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2020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2019년 12월 22일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은 새로 개발한 쥐랑(JL)-3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보하이만에 출동한 11,000t급 094형 핵추진잠수함에서 시험발사했다고 한다. 이날 수중에서 시험발사된 쥐랑-3 잠대지탄도미사일에 장착된 모의탄두는 중국 신장자치구에 있는 고비사막에 떨어졌는데, 사거리가 12,000~14,000km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094형 핵추진잠수함에는 쥐랑-3 잠대지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관 24문이 설치되었다. 이로써 중국 핵추진잠수함은 자국 영해 밖으로 나가지 않고서도 미국 본토 전역을 핵타격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 사거리가 12,000~14,000km인 잠대지탄도미사일 24발을 핵추진잠수함에 탑재하면, 중국은 미국의 핵공격을 억제하는 가장 확실한 핵억제력을 보유하게 된다.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을 단행해도 미국은 중국에게 핵공격을 감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5. 현금인출기로 전락한 한미동맹

“미국은 동맹국들을 위해 돈을 지불하는 데 지쳤다”고 푸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세계화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자국우선주의전략을 추진하는 중이고, 21세기 “중국의 꿈”을 실현하려는 시진핑 주석은 중국식 세계화전략을 추진하는 중이다. 그런데 한국은 트럼프식 자국우선주의전략에서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났고, 한반도는 중국식 세계화전략의 범위 밖에 있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식 세계화전략과 미국의 태평양지배전략이 상호대립하는 경계선이 한반도 군사분계선에 그어지는 게 아니라 일본렬도에서 대만해협으로 이어지는 동중국해 해상에 그어진다는 사실이다. 그런 까닭에 미국은 태평양지배전략을 종전대로 계속 추진하기 위해 미일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대만해협에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계속 감행하는 중이다. 

미국의 태평양지배전략에서 보면, 미일동맹체제는 미국의 태평양지배체제를 수호하는 전략거점이고, 한미동맹체제는 미국의 태평양지배체제를 외곽에서 방어하는 전초거점이다. 한미동맹은 이처럼 미국의 태평양지배전략에서 독자적인 지위를 갖지 못하고, 미일동맹에 부속된 보조적 지위밖에 갖지 못했는데도, 미국이 이제껏 한미동맹을 끈질기게 붙들고 있었던 까닭은 미일동맹을 외곽에서 방어해주는 전초거점이 자기들에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진 5>

▲ <사진 5> 위의 사진은 한미연합군 창설기념식 장면이다. 병사들이 깃발을 다섯 개나 들고있다. 한미연합군이라면서 유엔기를 들고 나온 꼴이 우스꽝스럽다. 한미연합군은 유엔안전보장리사회의 지시를 받지 않고, 유엔안전보장리사회에 보고도 하지 않는다. 아무런 관계가 없다. 미국의 태평양지배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그들은 임의로 유엔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미국의 태평양지배전략에서 보면, 미일동맹체제는 미국의 태평양지배체제를 수호하는전략거점이고, 한미동맹체제는 미국의 태평양지배체제를 외곽에서 방어하는 전초거점이다. 그러나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국군이 대만해협에서 군사대결을 벌일수록, 한미연합군의전략적 가치는 감소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이 무력충돌을 벌여도 한미연합군은 대만해협으로 출동할 수 없고, 주한미국군도 대만해협으로 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선으로 군대를 출동시키지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한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트럼프대통령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의 눈에는 한미동맹이 보상금을 받아내는 현금인출기로 보일뿐이다.  

그러나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국군이 대만해협에서 군사대결을 벌일수록, 한미연합군의 전략적 가치는 감소된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이 무력충돌을 벌여도 한미연합군은 대만해협으로 출동할 수 없고, 주한미국군도 대만해협으로 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 미국은 한국군을 윁남전선으로 출동시켰지만, 그것은 윁남전선의 비정규전에 한국군 지상군부대를 동원한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사정은 완전히 다르다. 대만해협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력충돌을 벌이면, 쌍방에서 해군력과 공군력을 동원하게 되는데, 한국 공군 전투기들은 작전반경이 짧아 대만해협까지 날아가지도 못하고, 한국 해군 군함들은 대만해협으로 떠나기 전 중국인민해방군의 집중공격을 받고 서해와 남해에서 격침될 것이다. 더욱이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하면, 조선도 즉각 조국통일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사정이 그렇게 얽혔으니, 미국은 한미연합군을 한반도 밖으로 출동시킬 엄두도 내지 못한다.  

전선으로 출동하지 못하는 군대를 어디에 쓰겠는가!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한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의 눈에 한미동맹은 보상금을 받아내는 현금인출기로 보일 뿐이다. <동아일보> 2020년 5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미국군주둔지원금을 2020년에 13% 인상하고, 2024년까지 5년 동안 매년 7~8%씩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방안을 거부하면서 2020년에 전년대비 49%를 인상하여 13억 달러를 받아내고, 2021년에 협상을 다시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부터 해마다 13억 달러 이상 추가로 받아내어 앞으로 5년 뒤에는 연간 100억 달러씩 뜯어가려는 것이다. 2019년 8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유세 중에 “미국은 동맹국들을 위해 돈을 지불해주는데 지쳤다”고 푸념한 것은 한국에게서 연간 100억 달러씩 보상금을 뜯어내기 위해 앞자락을 깔아놓은 것이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들인 필립 럭커와 캐롤 러닝이 공동집필한 책 ‘매우 안정적인 천재(A very Stable Genius)'가 2020년 1월 21일 미국에서 출판되었는데, 그 책에 들어있는 내용에 따르면, 2017년 7월 20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전략회의 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만일 한국이 100억 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전략환경이 이처럼 근본적으로 바뀌었는데도, 현금인출기로 전락한 한미동맹을 여전히 숭상하면서 주한미국군에게 의존하는 것은 자멸을 부르는 짓이다.

2020/05/12

순안미사일공장이 전해주는 놀라운 사연

[한호석의 개벽예감](394)
자주시보 2020년 05월 1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RC-12X의 무선통신감청, 조선에 집중되다
2. 미국의 위성감시망이 조선에서 포착한 징후
3. 건설공사는 왜 3년이나 걸렸을까? 
4. 조밀하게 배치된 방공망, 그 안에 건설된 미사일공장
5. 미국이 핵무력 증강하면, 조선도 핵무력 증강한다


1. RC-12X의 무선통신감청, 조선에 집중되다

2020년 5월 7일 미국 라디오방송 대담에 출연한 마익 팜페오 국무장관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핵프로그램이 조선 사람들에게 최선의 이익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싶다. (중략) 이것은 미국의 안보에 중요한 문제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래 조선에게 특별히 초점을 맞춰온 문제다. (중략) 우리는 그곳(조선을 뜻함-옮긴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지켜봤다.”

팜페오 국무장관이 조선의 일방적인 핵포기를 주장해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므로, 위에 인용한 대담발언은 진부한 느낌을 준다. 그런 점에서 위에 인용된 대담발언은 세인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조선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지켜봤다는 그의 발언은 그저 무심히 지나칠 수 없다. 지켜봤다는 말은 조선의 내부동향을 감시-정찰했다는 뜻이다. 미국이 조선을 감시-정찰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포기를 요구한 발언과 조선의 내부동향을 지켜봤다는 발언을 서로 연결시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 두 가지 발언을 연결시켜놓으면, 미국이 조선의 내부동향을 지켜봤다는 팜페오 국무장관의 말은 미국이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동향을 지켜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서, 그는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최근 동향을 지켜보고 나서 조선에게 또 다시 일방적인 핵포기를 요구한 것이다.  

팜페오 국무장관이 지켜봤다는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최근 동향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최근 미국의 각종 특수정찰기들이 한반도 상공에 출현하여 조선의 내부동향을 집중적으로 감시-정찰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각종 특수정찰기들 가운데서 특히 RC-12X라는 특수정찰기가 2020년 4월 27일부터 한반도 상공에서 감시정찰작전을 집중적으로 전개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분석, 고찰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드러난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미국 육군이 운용하는 RC-12X 특수정찰기 비행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이 특수정찰기는 적국의 무선통신을 감청한다. 주한미국군 제501정보여단 제3정보항공탐색분석대대에 이 특수정찰기 5대가 배치되었다. 이 특수정찰기는 경기도 평택기지에서 이륙하여 강원도 춘천 상공과 속초 상공을 통과했고, 동해의 '북방경계선'을 따라 정찰비행을 계속했다. 조선에 대한 RC-12X의 무선통신감청은 2020년 4월 27일부터 집중되었다. 이것은 미국이 조선 내부에서 발생한 어떤 징후를 포착하고, 감청력량을 집중시켰음을 말해준다.   

1) RC-12X 특수정찰기의 한반도 상공 출동회수는 다음과 같다.

4월 27일 5대 출동
4월 28일 1대 출동
4월 29일 3대 출동
4월 30일 2대 출동

위에 열거한 출동회수를 보면, RC-12X 특수정찰기들이 2020년 4월 27일부터 대조선감시-정찰작전을 집중적으로 전개했음을 알 수 있다. RC-12X는 적국의 무선통신을 감청하기 위해 운용하는 특수정찰기다. RC-12 계렬의 특수정찰기들 중에서 RC-12X는 성능개량을 거쳐 2016년에 작전배치되었다. 미국 국방부는 주한미국군 제501정보여단 제3정보항공탐색분석대대에 RC-12X 5대를 배치했다. 

2) 최근 RC-12X 특수정찰기는 경기도 평택기지에서 이륙하여 강원도 춘천 상공과 속초 상공을 통과했고, 지상군사분계선을 동해로 연장한 ‘북방경계선’을 따라 정찰비행을 계속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체결할 때, 조선과 미국은 지상군사분계선만 확정하고, 해상군사분계선은 확정하지 못했다. 정전 직후 미국은 한미연합군의 대북작전범위를 제한하기 위해 서해에 ‘북방한계선(Northern Limit Line, NLL)’을, 동해에 ‘북방경계선(Northern Boundary Line, NBL)’을 임의로 설정했다. 미국이 자기들의 요구에 따라 임의로 그어놓은 ‘북방한계선’과 ‘북방경계선’을 넘나드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며, 그런 월선행위를 금지할 국제법적 근거는 없다. 정전체제가 얼마나 위태롭고 위험한가 하는 것은 이런 사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도 미국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교체하자는 조선의 정당한 요구를 지난 60년 동안 계속 거부해오고 있다. 미국을 평화파괴자로 단죄해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최근 미국 국방부가 RC-12X의 무선통신감청을 조선에 집중시킨 것은 조선 내부에서 발생한 어떤 징후를 포착하고, 감시정찰력량을 집중시켰음을 말해준다. 조선에서 어떤 징후가 나타났기에 미국은 2020년 4월 27일부터 조선에게 무선통신감청을 집중시킨 것일까? 

지난 4월 하순 악질탈북자들이 날조, 유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문제에 관한 반북괴담에 놀아난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미국이 무선통신감청을 집중시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처를 탐지하였다고 제멋대로 추측했지만, 사실은 그런 게 아니었다. 당시 미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공개활동 중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전격적으로 명령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조선 내부에서 오가는 무선통신을 감청하는 데 힘을 집중시킨 것이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려면 무선통신량이 급증하기 마련이므로,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우려한 미국이 무선통신감청에 힘을 집중시킨 것은 당연한 노릇이었다.    

미국의 각종 특수정찰기들이 대거 출동하면 당연히 작전비용이 급증하게 되는데,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으며 전개한 대조선감시정찰작전에서 그들이 거둔 성과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말하면, 미국은 이번 감시정찰작전에서 허탕을 치고 엄청난 작전비용만 날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비공개활동 중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도한 것이 아니라, 신포조선소 잠수함공장에서 신형 전략잠수함 건조사업을 지도했다. 


2. 미국의 위성감시망이 조선에서 포착한 징후

미국의 항공정찰작전이 실패했다고 해서, 완전히 헛다리를 짚었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미국은 이번 항공정찰작전에서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파악한 중요한 정보는 무엇일까?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20년 5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평안남도 평성시에 있는 자동차공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립해 완성한 정황”을 포착했고, 발사대차도 함께 포착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에게 위와 같은 정보를 흘려주면서, 평성시라는 지명을 쓰지 않고 사인리라는 지명을 썼고, 그 말을 들은 특파원도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사인리라는 지명을 썼지만, 사인리는 55년 전에 존재했던 옛 지명이다. 원래 사인리는 평안남도에 속했었는데, 1965년에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평성시 사인동으로 바뀌었다가, 1967년에 사인동이 평성동, 옥천동, 두문동으로 분할, 개편되었다. 미국 국무부의 대조선정보수준은 55년 전에 사라진 옛 지명을 아직도 쓸 정도로 한심하다. 평성시는 평안남도 도청소재지다.

위의 보도내용을 읽어보면, 최근 미국은 위성감시를 통해 평안남도 평성시에 있는 어느 자동차공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립해 완성한 정황과 발사대차가 나타난 정황을 포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정황은 미국에게 심각한 징후가 아닐 수 없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립해 발사대차에 탑재하였다면, 두 가지 후속행동이 뒤따르게 된다. 하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를 지하기지로 보내 실전배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를 발사지점으로 보내 시험발사 또는 위력시위발사를 하는 것이다. 미국이 포착했다는 징후는 위에 서술한 두 가지 후속행동들 가운데 어느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다음과 같은 정보를 살펴보아야 한다.

위에 인용한 보도에 나오는 평안남도 평성시에 있는 자동차공장은 3월16일자동차공장이다. 이 공장에는 3.16엔진공장과 9.19조립공장이 있다. 이 공장은 태백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대형 민수용 화물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미국의 관심은 이 공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것에 쏠려 있다. 

발사대차를 생산한다는 말은, 차량엔진과 자동변속기를 생산한다는 뜻이다. <교도통신> 2019년 1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3월16일자동차공장에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를 생산했다고 한다. 3월16일자동차공장이 9축18륜 발사대차의 엔진과 자동변속기를 자체로 생산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지난 시기 중국의 후베이싼장항톈완산 특종차량유한공사가 8축16륜 발사대차를 생산할 때, 미국산 엔진과 도이췰란드산 자동변속기를 수입했었는데, 조선의 3월16일자동차공장이 9축18륜 발사대차의 엔진과 자동변속기를 자체로 생산한 것은 그 분야의 기술수준이 고도화되었음을 말해준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평안남도 평성시에 있는 3월16일자동차공장을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이다. 이 공장에는 3.16엔진공장과 9.19조립공장이 있다. 이 공장에서는 태백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대형 민수용 화물차도 생산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발사대차도 생산한다. 3월16일자동차공장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는 탑재시험, 수직기립시험, 차탄분리시험을 진행하는 새로운 영구시설이 완공되었다. 완공시점은 2020년 5월 이전이다. 이것은 올해 2020년부터 조선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대량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징후다. 미국이 위성감시를 통해 그런 결정적인 징후를 포착했으므로, 조선에 대한 무선통신감청을 집중시켰던 것이다.   

이제는 미국이 위성감시를 집중시킨 3월16일자동차공장 미사일시설의 동향에 대해 알아보자. 2017년 11월 21일에 촬영된 민간위성사진을 분석한 <미국의소리> 2018년 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3월16일자동차공장 미사일시설의 중앙 앞부분에 길이가 약 35m, 너비가 15~18m, 높이가 약 35m이고, 기중기를 옥상에 설치한 새로운 시설이 한 달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보면, 당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기 직전, 짧은 기간에 임시시설을 세우고 그 임시시설 안에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했음을 알 수 있다.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2017년 11월 29일 그 임시시설에서 9축18륜 발사대차에 실려 발사안전성을 점검받은 다음, 인근에 있는 발사지점으로 이동하여 발사되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최종조립이 끝나면, 발사안전성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대차에 싣는 탑재시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울 때 차체가 기울어지지 않는지를 검사하는 수직기립시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운 발사판과 발사대차를 분리시키는 차탄분리시험 등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소리> 2018년 7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3월16일자동차공장 미사일시설에 세워진 임시시설이 갑자기 철거되었다고 한다. 임시로 급조한 시설이었으므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직후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시시설을 철거한 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2020년 4월 17일에 공개된 유엔안전보장리사회 산하 조선제재위원회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2월 현재 3월16일자동차공장의 새로운 미사일시설이 거의 완공되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시설은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위해 2017년 11월에 급조되었다가 시험발사 직후 철거된 임시시설을 대체하는 새로운 영구시설이다. 새로운 영구시설은 2020년 5월 이전에 완공된 것으로 보이는데, 거기서는 탑재시험, 수직기립시험, 차탄분리시험 등을 진행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게 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는 새로운 영구시설이 3월16일자동차공장에 완공된 것은, 올해 2020년부터 조선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대량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징후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은 2020년 4월 말 위성감시를 통해 그런 결정적인 징후를 포착했고, 따라서 조선에게 무선통신감청을 집중시켰던 것이다. 


3. 건설공사는 왜 3년이나 걸렸을까?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는 새로운 시설을 3월16일자동차공장에 건설한 것에서 멈추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는 또 다른 시설을 건설했다. 이제껏 조선은 두 종류의 점검시설을 동시에 건설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제2점검시설에 관련된 사연은 2020년 5월 5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온라인매체 <평행선을 넘어서(Beyond Parallel)>에 실린 분석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조선의 군사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로 알려진 조섭 버뮤디즈가 집필한 그 분석기사의 제목은 ‘신리 탄도미사일 지원시설(Sil-li Ballistic Missile Support Facility)’이다. 그 분석기사는 민간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자료를 분석한 것인데, 내가 보기에는 충분한 설명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파악한 정보들과 그 분석기사에서 밝혀진 정보를 덧붙여 설명하려고 한다.   

<평행선을 넘어서>에 실린 위성사진을 보면, 2020년 4월 말 현재, 평양국제비행장 인근에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새로운 공장이 거의 완공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공장에서 평양국제비행장 청사까지 직선거리는 2.5km밖에 되지 않으므로, 평양국제비행장 인근이라고 하는 것이다. 조섭 버뮤디즈는 거의 완공된 새로운 공장이 신리에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착오다. 신리는 평안남도 순천시에 속한 지명인데, 새로운 공장은 평양국제비행장과 함께 평양시 순안구역에 있다. 이 새로운 공장의 공식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편의상 현지 지명을 따서 순안미사일공장이라고 부른다. 

순안미사일공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기지가 아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그 공장이 평양시 외곽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평양 중심부에 있는 김일성광장에서 순안미사일공장까지 직선거리는 20km밖에 되지 않는다. 대륙간탄도미사일기지를 수도에 건설하는 나라는 없다.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기지들은 미국의 위성감시를 따돌리기 위해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산악지대 지하에 건설되었다. 

순안미사일공장 옆에는 그 공장의 근로자들이 살게 될 생활구역이 있다. 다세대주택 31개동을 건설하는 공사가 2016년 8월 시작되었는데, 2020년 5월 초 현재 거의 완공되었다. 이 생활구역은 서쪽에 4층짜리 다세대주택 14개동, 동쪽에 4층짜리 다세대주택 17개동으로 이루어졌는데, 총 248세대가 입주할 수 있다. 생활구역 주변에는 남새온실, 축사, 양어장이 건설되었는데, 이것은 다세대주택 입주자들을 위한 후생시설들이다. 이처럼 군인들이 거주하는 병영이 건설되지 않고, 근로자들이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이 건설된 것만 봐도, 그곳이 대륙간탄도미사일기지가 아니라 미사일공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순안미사일공장이 어떤 공장인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면, 다음과 같은 정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순안미사일공장은 2017년 6월경에 착공되었고, 2018년 6월에 건물이 완공되었다. 2018년 8월에 그 공장으로 드나드는 도로가 완공되었는데, 도로폭은 약 10m다. 또한 약 2.3km 떨어진 순안역에서 그 공장까지 철길이 연결되었다. 도로폭이 약 10m이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도 충분히 오갈 수 있다. 순안미사일공장에는 길이가 약 76m이고, 폭이 약 33m인 옥외주차장도 완공되었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평양국제비행장 인근에 있는 순안미사일공장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밝은 회색건물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곳이고, 회색건물 왼쪽 아래에 있는 긴 직사각형 건물이 열차최종역사이며, 회색건물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야산에 거대한 지하시설이 있다. 또한 회색건물 오른쪽 위에 주런히 늘어선 건물들이 이 공장의 근로자들이 거주할 다세대 주택단지다. 순안미사일공장은 2017년 6월경에 착공되었는데, 2020년 6월 중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건설공사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는 것인데, 려명거리 건설이나 순천린비료공장 건설 같은 방대한 건설공사를 1년 만에 끝내는 조선에서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단순하게 보이는 건설공사를 3년씩 계속해온 것은 그 공장에 매우 복잡하고, 기술적으로 어려운 첨단설비들이 설치되었음을 말해준다. 건물규모를 보면, 순안미사일공장이 3월16일자동차공장 미사일시설보다 3배 정도 크다. 이것은 순안미사일공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는 공정 이외에 더 복잡한 공정이 진행된다는 점을 말해준다.  

주목되는 것은, 순안미사일공장을 건설한 공사기간이 너무 길다는 사실이다. 2017년 6월경에 착공된 그 공장이 2020년 6월 중에 완공되면, 건설공사기간은 3년으로 되는 셈인데, 이것은 이상한 일이다. 초고층아파트, 대형 상업시설, 대형 공공시설 등 100여 동을 건설했던 려명거리 건설공사는 2016년 4월에 착공하여 1년 걸렸고, 70여 동의 건물들과 방대한 생산설비를 건설했던 순천린비료공장 건설공사도 2019년 3월에 착공하여 1년 1개월 걸렸는데, 공장건물 2개 동과 다세대주택 31개 동으로 이루어진 순안미사일공장을 건설하는 데 3년이 걸렸다면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순안미사일공장을 건설한 공사기간은 왜 그처럼 길어진 것일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공장설비를 조립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순안미사일공장건물들을 건설하는 데는 1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그 공장건물들에서 가동될 각종 설비를 조립하고 설치하는 데 2년이 더 걸린 것이다. 이런 정황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조립기술을 요구하는 첨단설비들이 그 공장에 설치되었음을 말해준다. 도대체 무슨 첨단설비였기에 그처럼 많은 시간과 노력과 기술이 요구되었을까?

순안미사일공장을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을 보면, 3개 동이 서로 연결된 공장건물과 열차최종역사가 각각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열차최종역사는 길이가 약 180m이고, 폭이 약 33m다. 인근에 있는 순안역에서부터 열차종착역사까지 철길이 연결되었다. 열차종착역사는 2018년 1월에 착공되었고, 2019년 10월에 완공되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열차종착역사에는 대형 화물차에 싣기 힘든 크고 무거운 화물을 실은 특수수송렬차가 드나들게 된다. 특수수송렬차로 미사일공장에 실어나를 크고 무거운 화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밖에 없다. 그러므로 순안미사일공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다루는 공장인 것이 분명하다. 

열차종착역사 옆에는 길이가 약 122m이고, 너비가 약 43m인 공장건물이 세워졌다. 3개 동이 서로 연결된 건물인데, 그 건물 양쪽에 너비가 약 6m인 출입문이 있고, 차량이 출입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드나들 수 있도록 도로가 나있다. 이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들이 출입문을 통해 공장 안으로 드나들게 될 것임을 보여준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가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거기서 무슨 작업이 벌어지는 것일까? 순안미사일공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3개 동을 서로 연결한 공장건물 중앙에 가로가 약 37m, 세로가 약 30m, 높이가 약 35m인 격실이 세워졌는데, 대형 발사대차에 탑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그 격실 안에서 수직으로 세울 수 있다.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탄체길이가 21m이고, 9축18륜 발사대차의 높이가 3m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 격실 안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위에 서술한 3월16일자동차공장 미사일시설은 길이가 약 35m, 너비가 15~18m인데 비해, 순안미사일공장건물은 길이가 약 122m, 너비가 약 43m나 된다. 건물규모를 비교해보면, 순안미사일공장건물이 3월16일자동차공장 미사일시설보다 3배 정도 큰 것이다. 이것은 순안미사일공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 작업 이외에 더 복잡한 작업이 진행된다는 점을 말해준다. 


4. 조밀하게 배치된 방공망, 그 안에 건설된 미사일공장

순안미사일공장에서 어떤 복잡한 작업이 진행되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2019년 12월 13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관련된 “중대한 시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었고,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중략)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무기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담화에서 언명했었다. 그날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중대한 시험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 지상분사시험이었다.     

위와 같은 사실을 기억하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는 복잡한 공정이 순안미사일공장에서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액체연료로켓엔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는 공정은 비교적 간단해서, 발사대차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다음, 액체연료수송차량들이 호스로 액체연료를 탄체 내부의 연료통에 주입하면 되는 것이다. 그와 다르게,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 탄체 내부의 연료통에 고체연료를 장입하고, 핵탄두가 들어가는 전투부를 탄체에 조립하고, 원통형 발사관에 탄체를 넣은 뒤에 수직기립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액체연료는 수송차량이 호스를 탄체 내부의 연료통에 연결하여 주입하면 되지만, 고체연료는 탄체 내부의 연료통에 장입하고, 원통형 발사관에 탄체를 넣어야 하므로 복잡하고 어려운 공정을 거치는 것이다. 고체연료를 탄체에 장입하는 특수설비와 탄체를 원통형 발사관에 넣는 특수설비를 들여놓아야 했으므로, 순안미사일공장 건물규모가 3월16일자동차공장 미사일시설보다 3배 정도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순안미사일공장을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을 보면, 다른 미사일공장들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시설이 눈길을 끈다. 그것은 그 공장건물 바로 옆 야산에 자리를 잡은 거대한 지하시설이다. 이 지하시설은 길이가 약 750m고, 폭이 약 40m다. 너비가 약 30m인 출입구에는 전기장치로 여닫는 강철차폐문이 달렸는데, 그런 출입구가 서로 반대쪽에 각각 한 개씩 있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11월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준비작업을 현지에서 직접 지도하는 장면이다.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액체연료로켓이 장착되었으므로, 원통형 발사관이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순안미사일공장에서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고체연료로켓이 장착되었으므로, 발사대차 위에 반드시 원통형 발사관이 실리고, 그 안에 탄체가 들어간다. 순안미사일공장에서는 지하시설에서 생산된 고체연료를 대륙간탄도미사일 탄체 내부의 연료통에 장입하고, 핵탄두가 들어가는 전투부를 탄체에 조립하고, 고체연료가 장입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원통형 발사관에 들여넣고, 수직기립시험을 진행한다. 순안미사일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게 구축된 방공망 안에 건설되었다. 순안미사일공장은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최종적으로 완성하고, 그것을 특수수송렬차에 실어 조선 각지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기지에 보내 줄 것이다.  

원래 이 지하시설은 지난 시기 평양국제비행장에 배치된 작전기들과 항공관련장비들을 전시에 공습으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1980년대 혹은 그 이전에 건설되었는데, 평양국제비행장에 배치되었던 작전기들과 항공관련장비들은 다른 군용 비행장으로 오래 전에 이전되었고, 한동안 고려민항 항공기 관련장비들과 지원차량들을 보관하는 시설로 사용되어오다가 평양국제비행장 청사가 2015년 7월 개건, 확장된 이후 그 지하시설은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되었다. 그러다가 3년 전 순안미사일공장이 건설되면서 그 공장의 부속시설로 되었다. 

그런데 그 거대한 지하시설은 어디에 사용되는 것인가? 순안미사일공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기지가 아니므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들과 지원차량들이 그 지하시설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입될 고체연료를 생산하는 방대한 화학설비들이 그 지하시설에 설치된 것으로 생각된다. 

순안미사일공장을 중심으로 하여 반경 5km 구역에 강력한 방공망이 구축되었다. 이 방공망은 고사총과 고사포가 배치된 반항공포진지 17개소, 번개-1 지대공미사일(사거리 45km, 사고도 25km)이 배치된 반항공미사일기지 17개소,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잡는다는 번개-3 지대공미사일(사거리 35km, 사고도 18km)이 배치된 반항공미사일기지 6개소, 번개-4 장거리지대공미사일(사거리 300km, 사고도 40km)이 배치된 반항공미사일기지 1개소로 이루어졌다. 반항공무력이 그처럼 밀집되었으므로,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게 배치된 방공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에 고체연료를 장입하고,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는 공장을 그곳에 건설한 이유는 강력한 방공망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지하시설을 새로 건설하지 않고 기존 지하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순안미사일공장은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최종적으로 완성하고, 그것을 특수수송렬차에 실어 조선 각지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기지들에 보내 줄 것이다.   


5. 미국이 핵무력 증강하면, 조선도 핵무력 증강한다

2017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경축 열병식에 처음 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두 종이 등장했다.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7축14륜 발사대차들과 또 다르게 생긴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8축16륜 발사대차들이 등장한 것이다. 2017년 11월 29일 시험발사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액체연료로켓엔진이 장착되었기 때문에 탄체를 원통형 발사관에 들여놓지 않고 발사대차에 올려놓았다. 원통형 발사관은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들여놓는 장치이므로, 2017년 4월 15일 열병식에 등장한 두 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것이 분명하다. 2019년 12월 13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 지상분사시험은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개발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올해부터 대량생산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고,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핵탄두도 올해부터 대량생산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조선은 핵무력을 비상히 증강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4월 6일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핵억지력: 미국의 기반과 국방을 위한 안전장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기존 핵탄두를 현대화하기 위한 15억6천만 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고 한다. 미국의 핵무력 증강은 2020년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마바 행정부 시기부터 준비되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미국이 이처럼 핵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므로,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조선도 그에 대응하는 핵무력을 비상히 증강하는 것이다. 미국이 핵무력을 증강하면, 조선도 핵무력을 증강한다. 

2020년 5월 현재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400발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핵억지력을 가지려면 조선도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최소한 100발 정도는 보유해야 할 것이다. 3월16일자동차공장 미사일시설에서 액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안정성 점검능력을 확장한 조선이 순안미사일공장을 건설하여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안정성 점검능력을 확장하게 된 것은 대미핵억지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결정적인 조치로 된다. <사진 5> 

▲ <사진 5> 위의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경축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익명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8축16륜 발사대차 위에 커다란 원통형 발사관이 실려있고, 그 원통형 발사관 안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들어있다. 그날 열병식에는 위의 사진에 나타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이외에 7축14륜 발사대차의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는 또 다른 익명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로부터 2년 6개월이 지난 2019년 12월 13일 조선국방과학원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 지상분사시험을 진행했다. 이것은 2017년 4월 15일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두 종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다른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개발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올해부터 대량생산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고,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핵탄두도 올해부터 대량생산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조선은 핵무력을 비상히 증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핵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므로, 그에 대응하여 조선도 핵무력을 비상히 증강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중국은 2019년 6월 2일 JL-3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로씨야는 2019년 10월 29일 불라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미국은 2020년 2월 5일 미닛맨-3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조선의 주변에 있는 핵대국들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줄이어 진행했으므로, 이제는 조선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차례다. 조선이 순안미사일공장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고체연료를 장입하고 발사안전성을 점검하면, 작전성능을 점검하는 시험발사를 하고 실전배치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불가피하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포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조선은 그런 트럼프 행정부를 무시해버리고 자기의 길을 가고 있다. 조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언급한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하고 있는 중이다.  

2020년 하반기에 조선과 미국에서 각각 중대한 정치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조선에서는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이 되는 2020년 10월 10일을 맞이하게 되고, 미국에서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2020년 11월 3일을 맞이하게 된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그 두 가지 중대한 정치일정과 각각 결부되었다는 사실이다. 조선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대재앙 속에서 비틀거리는 미국은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순안미사일공장이 전해주는 놀라운 사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