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31

발사폭음 예고한 결별담화와 판세전환자의 출현

[한호석의 개벽예감](437)

자주시보 2021년 03월 2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발사폭음 울리기 전에 결별담화 나왔다

2. 탄두중량 수치를 외부에 공개한 조선국방과학원

3. 신형 전술유도탄에 전술핵탄두 장착하지 않는 이유

4. 판세전환자로 출현한 신형 전술유도탄

 

 

1. 발사폭음 울리기 전에 결별담화 나왔다

 

2021년 3월 15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다. 제목부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무거운 느낌을 안겨준다. 왜 그런가? 이 담화는 남북대화가 영원히 중단되었음을 문재인 정부에게 마지막으로 통보한 결별담화이기 때문이다. 이제껏 조선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적마다 남북대화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담화들을 발표해왔으나, 이번에 김여정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처럼 영구중단을 통보한 서릿발 같은 결별담화는 없었다. 사태가 이처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결별담화의 의미를 정확히 읽지 못한 문재인 정부는 그 담화를 이전의 대남담화와 같은 것으로 여기는 착각에 빠져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 당중앙은 이미 남조선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3년 전 봄날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립장을 천명하였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당중앙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를 지칭하는 용어다. 2021년 1월 8일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활성화되는가 못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하면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념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명한 바 있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의 위와 같은 언명은 2021년 3월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문재인 정부의 결단이 남북관계의 동결상태를 3년 전의 봄날로 되돌릴 “북남관계의 마지막 기회로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 총비서의 의미심장한 경고를 외면하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또 다시 감행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나오는 표현에 따르면,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동족을 겨냥한 북침전쟁연습”이다.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의 의미심장한 경고를 외면하고 북침전쟁연습을 또 다시 감행한 문재인 정부는 북침전쟁연습을 “<년례적>이고 <방어적>이며 실기동이 없이 규모와 내용을 대폭 <축소>한 컴퓨터 모의방식의 지휘소훈련”으로 왜곡 선전하면서, 북침전쟁연습에 대해 북이 유연하게 판단하고 이해해주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북침전쟁연습에 대해 북이 유연하게 판단하고 이해해달라는 문재인 정부의 발언을 “미친개를 순한 양으로 보아달라는 것과 다름없는 궤변”이라고 질타하면서, 그런 궤변을 늘어놓은 문재인 정부를 “태생적인 바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늘 좌고우면하면서 살다나니 판별능력마저 완전히 상실한 떼떼가 되여버린 것은 아닌지 어쨌든 다시 보게 된다”고 맹렬히 비난하였다. 조선말대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떼떼라는 말은 말더듬이를 뜻하는 황해도 방언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도 바라지 않는 <붉은선>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하였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하고, “병적으로 체질화된 남조선 당국의 동족대결의식과 적대행위가 이제는 치료불능상태에 도달했으며 이런 상대와 마주앉아 그 무엇을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는 것이 우리가 다시금 확증하게 된 결론”이라고 단언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언급한 일련의 대남조치들은 다음과 같다.

 

1) 담화에 따르면, 이미 존재리유를 상실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중대조치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설> 1961년 5월 13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산하 기구로 설립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60년 동안 평화통일사업을 추진해왔다. 2017년 6월 2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는 김정은 총비서가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제시한 조국통일로선과 방침을 관철하기 위하여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산하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국평화통일위원회로 전환하는 결정 제5호를 채택하였다. 그로써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통일전선부 산하기구에서 국가기구로 전환되었다.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은 그처럼 중대한 임무를 수행해온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한다는 표현을 썼는데, 문맥상 정리한다는 말은 폐지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김여정 부부장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폐지문제를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드렸다고 언급했는데,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2) 담화에 따르면, 남북교류협력의 필요성이 없어졌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남북교류협력기구들을 “없애버리는” 중대조치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예고한 대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폐지되면 남북교류협력기구들도 자동적으로 폐지될 것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남북협력교류기구 폐지문제를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드렸다고 언급했는데,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김여정 부부장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남북교류협력기구들을 폐지하는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개인의 견해를 밝힌 것이 아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남북교류협력기구들을 폐지하는 문제를 이미 결정했고,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문건을 상신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지금 김정은 총비서는 평화통일로선을 폐기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최종적인 결정을 앞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김정은 총비서가 통일전선부의 보고문건을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폐지결정을 내리면, 조선로동당의 평화통일로선은 폐기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로동당은 평화통일로선을 폐기하고 무력통일로선을 관철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조선로동당이 무력통일로선을 관철한다는 말은 통일전쟁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총비서가 평화통일로선을 폐기하는 결정을 내리느냐 아니면 평화통일로선 폐기를 보류하는 결정을 내리느냐 하는 최고로 중대한 시점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3) 담화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기를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만드는 응징조치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설> 2018년 3월 5일 김정은 총비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파견한 특별사절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그 동안 우리가 미싸일을 발사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에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하느라 고생 많으셨다. 내가 오늘 (미사일발사를 중지하기로) 결심했으니 이제 더는 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꼭 3년 만에 김정은 총비서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 결정은 2019년부터 2년 동안 “대화를 부정하는 적대행위에 지꿎게 매달리고, 끈질긴 불장난으로 신뢰의 기초를 깡그리 파괴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응징하기 위해 전술유도탄과 조종방사포를 쏘는 위력시위사격을 재개한다는 결정이다. 그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2022년 3월 9일까지 새벽잠을 설치며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히 소집해야 하는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한” 임기말기를 보낼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은 2021년 3월 25일 신형 전술유도탄 2발을 동해 상공으로 쏜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는데, 이것은 북침전쟁연습을 또 다시 감행한 문재인 정부를 응징하는 첫 번째 행동이다.     

 

4) 담화에 따르면, 만일 문재인 정부가 북의 응징조치에 반발하여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씨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설> 만일 문재인 정부가 김여정 부부장의 결별담화를 읽고서도 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해 북침전쟁연습을 계속 감행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대남교류협력기구들을 폐지하고,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파기하는 마지막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는 내전이 일어나기 직전상황과 유사한, 극도로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조선이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한 다음날인 2021년 3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진행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여 연설했다. 그러나 그는 2021년 3월 15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발표한 결별담화도 이해하지 못했고, 2021년 3월 25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의 군사전략적 의미도 이해하지 못한 채, 조선의 군사행동에 군사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전략적 오판에 빠진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강경한 태도에 매달리면, 남북관계에서 어떤 불행한 사태가 일어날지 우려된다.  


2021년 3월 25일 오전 7시 6분경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발사폭음과 화염을 내뿜으며 창공 높이 솟구쳐 오르더니 동해 상공으로 멀리 날아갔다. 그로부터 약 19분이 지난 오전 7시 25분경 두 번째 신형 전술유도탄이 동해 상공으로 날아갔다. 

 

조선이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한 다음날인 2021년 3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진행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여 연설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제 있었던 북의 미사일시험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에 충분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자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차세대 최신형 국산 전투기 KF-X를 곧 국민들께 선보이게 될 것이다. 어느 때보다 강한 국방력과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어떤 도발도 물리칠 수 있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위의 인용문에서 드러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행동에는 군사행동으로 대응하려는 강경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조선의 대남군사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최신 무기들을 공개하고, 북침전쟁연습을 계속하고,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에 적극 호응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는 그가 김여정 부부장의 결별담화를 건성으로 읽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였음을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내전위험으로 몰아넣은 이명박, 박근혜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최선희 제1부상의 대미담화를 건성으로 읽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그는 2021년 3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가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선의 행동에 상응한 대응행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에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한 것은 북침전쟁연습을 또 다시 감행하여 정세를 악화시킨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에 책임을 물은 응징조치인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중해야 할 바이든 대통령이 조선의 응징조치를 유엔안보리 결의위반이라고 규정하고, 대응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하였으니 조선으로서는 미국의 그런 횡포를 묵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2021년 3월 26일 리병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즉각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담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이 “우리 국가의 자위권에 대한 로골적인 침해이고 도발”이며, 그로써 바이든 정부는 “첫 시작을 잘못 떼였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계속하여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이것은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을 압도할 만큼 조선의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2. 탄두중량 수치를 외부에 공개한 조선국방과학원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현장사진을 보면, 2021년 3월 25일 조선이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 2발은 2021년 1월 14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던 바로 그 전술유도탄이다. 전술유도탄을 탑재한 5축10륜 발사대차도 1월 14일 열병식에 등장했던 신형 5축10륜 발사대차와 똑같다.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기존 전술유도탄은 4축8륜 발사대차에 2발씩 탑재되었는데,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은 5축10륜 발사대차 또는 지탱바퀴가 8개 달린 무한궤도차량에 각각 2발씩 탑재되었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신형 전술유도탄은 함경남도 함주군에서 발사되었다고 한다. <조선중앙텔레비죤>이 방영한 현장보도사진을 보면,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한 현장 주변에서 활주로가 살짝 보이고, 활주로 건너편 언덕 위에 배치된 레이더도 멀리 보이는데, 이것은 발사지점이 비행장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함경남도 함주군에는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6비행사단이 주둔하는 선덕비행장이 있는데, 아마도 그 비행장에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국방과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신형 전술유도탄 2발은 동해 상공으로 멀리 날아가 “조선 동해상 600km 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한다. 이런 발표내용은 신형 전술유도탄이 600km를 비행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나는 2021년 1월 25일 <자주시보>에 실린, ‘핵무력을 고도화하는 투쟁, 세상을 놀라게 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전술유도탄의 사거리는 700km이고, 비행고도는 30~40km라고 서술한 바 있다. 그런데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전술유도탄이 600km를 날아갔다고 밝혔다. 600km는 비행거리를 조절하여 쏜 거리이므로, 실제 사거리보다 100km를 줄여서 쏜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국방과학원이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이 비행 중 가장 높이 도달한 정점고도가 약 60km라고 밝혔다. 원래 정점고도는 30~40km인데, 그보다 10km를 더 높여 60km의 정점고도에 도달하도록 발사각을 높여 쏘았으므로, 비행거리가 사거리에 비해 약 100km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비행거리를 사거리보다 약 100km 줄여 쏜 까닭은, 조선의 함선이 600km 밖에 해상표적을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700km 밖에 해상표적을 설치하려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ZZ) 안으로 들어가야 하였으므로, 해상표적을 600km 밖에 설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2021년 3월 25일 조선국방과학원이 함경남도 함주군에서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탄 발사장면을 촬영한 조선 언론매체의 보도사진이다. 5축10륜 발사대차에서 점화된 신형 전술유도탄은 엄청난 발사폭음과 발사화염을 내뿜으며 창공 높이 솟구쳐 올라 동해 상공 멀리 600km를 날아가 작은 해상표적에 명중했다. 그날 신형 전술유도탄은 2발이 연속 발사되었다. 신형 전술유도탄은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이 운용하는 지하전쟁지휘소 8개소를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강력한 무기다. 이 전술유토탄은 저고도활공도약형 변칙비행으로 미사일방어망을 간단히 뚫고 들어가 적진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의 약한 부분을 절제수술식으로 정밀타격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 전술유도탄은 미국이 자랑하는 지하관통폭탄보다 훨씬 더 우세한 관통력과 파괴력을 지녔다. 판세전환자가 출현한 것이다.  

 

그런데 어수선한 일이 생겼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약 45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했고, 일본 방위성은 그 전술유도탄이 약 25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한 것이다. 왜 이런 큰 편차가 나타났을까? 한국군 합참본부와 일본 방위성은 각자 지상에 배치한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에 나타난 미사일비행궤적을 보고 비행거리를 추산했는데, 지구 곡면과 반항공레이더의 탐지거리를 생각하면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표한 비행거리와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비행거리가 왜 200km의 편차를 보였는지 알 수 있다. 이를테면, 한국군이 운용하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탐지거리가 약 800km에 달하지만, 그것은 이론상 탐지거리다. 지구 곡면이 가로놓였기 때문에 실제로 탐지할 수 있는 거리는 450km로 줄어든다. 조선이 발사한 전술유도탄이 동해 상공에서 낮은 고도로 450km 이상 멀리 날아가면, 실제 탐지거리가 450km인 한국군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그 전술유도탄이 얼마나 멀리 날아갔는지 알지 못한다. 이전 사례를 보면, 한국군이 운용하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2019년 7월 25일 조선의 기존 전술유도탄이 원산에서 발사되어 동해 상공으로 430km 이상 멀리 날아가자 더 이상 탐지하지 못했었다. 이런 결함을 가진 한국군 합참본부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가 탐지한 거리를 미사일비행거리와 같은 것으로 꿰어 맞춰 450km라고 발표한 것이다. 

 

다른 한편, 일본군이 운용하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조선인민군이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이 동해 해상에 떨어지는 하강비행궤적은 탐지할 수 있지만, 지구 곡면이 가로놓였기 때문에 그 전술유도탄이 정점고도를 향해 날아오르는 상승비행궤적은 탐지하지 못한다. 일본군이 운용하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조선에서 발사된 전술유도탄이 동해 상공에서 지구 곡면을 넘어 일본쪽으로 날아가는 비행구간만 탐지할 수 있는데, 일본 영토가 함경남도 함주에서 멀리 떨어졌으므로 발사 이후 날아간 350km의 비행거리는 탐지하지 못했고, 낙하비행구간에 속한 250km의 비행거리밖에 탐지하지 못했다. 

 

조선이 보유한 기존 전술유도탄의 사거리는 500km인데, 신형 전술유도탄의 사거리는 700km다. 사거리가 700km인 신형 전술유도탄을 강원도 원산에서 발사하면 제주도 서귀포 해안까지 날아갈 수 있으므로, 신형 전술유도탄으로 제주도를 포함한 남측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그런데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국방과학원의 발표문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전술유도탄이 “탄두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고 밝힌 것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미사일을 개발할 때마다 시험발사를 진행해왔지만, 탄두중량, 탄체길이, 탄체지름, 탄체중량 같은 미사일의 제원에 관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비행거리와 정점고도에 관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사거리나 비행속도 같은 미사일의 성능에 관한 정보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미사일의 제원과 성능에 관한 정보는 군사기밀이므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의 탄두중량이 2.5t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했다. 처음 있는 매우 특별한 현상이다. 왜 탄두중량을 외부에 공개했을까? 그 까닭은 신형 전술유도탄의 특성과 위력이 탄두중량에 있기 때문이다.    

 

탄두중량만 더 무거워진 것이 아니라, 탄체길이도 더 길어졌다. 시험발사현장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존 전술유도탄의 탄체길이는 9m인데, 신형 전술유도탄의 탄체길이는 10m다. 

 

이처럼 신형 전술유도탄의 탄두중량이 2.5t으로 늘어나고, 탄체길이도 1m 더 길어졌으면, 탄체중량이 매우 무거워진 것이므로 사거리가 기존 전술유도탄에 비해 짧아야 정상이다. 그런데 되레 사거리가 200km나 더 길어졌다. 탄체가 더 무거워졌는데도 사거리가 더 길어진 것은, 무거운 탄체를 더 멀리 날려 보낼 엄청난 추력을 가진 신형 고체연료엔진이 신형 전술유도탄에 장착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국방과학원은 발표문에서 “수차례에 걸치는 발동기 지상분출시험과 시험발사과정을 통하여 개량형 고체연료발동기의 믿음성을 확증하였”다고 밝혔다. 

 

신형 전술유도탄의 탄두중량이 2.5t으로 늘어난 것은 장약량이 많아지고, 장약밀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신형 전술유도탄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폭발력을 지닌 신형 탄두가 장착된 것이다. 만일 고폭장약 2.5t이 폭발하면 소형 전술핵탄에 버금가는 엄청난 파괴력이 발생한다. 

 

 

3. 신형 전술유도탄에 전술핵탄두 장착하지 않는 이유

 

선뜻 이해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 중량이 500kg 정도 되는 전술핵탄두를 신형 전술유도탄에 장착하면, 신형 고체연료엔진을 어렵사리 개발하지 않아도 남측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데, 왜 무거운 고폭탄두를 전술유도탄에 굳이 장착하기 위해 고체연료엔진을 개발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던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조선의 핵정책과 전쟁전략에 관한 기본지식이 필요하다. 

 

조선의 핵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자국 영토 안에서 동족에게 전술핵탄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은 한국군에게는 전술핵탄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자국 영토 안에서 동족에게 전술핵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선의 핵정책은 민족과 강역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주체의 민족관’에 의거한 핵정책이다. 그러므로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선인민군이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실전배치한 전술핵탄은 한반도 전선으로 출동한 미국군과 일본군을 영토 밖에서 소멸할 때 사용하는 반침략전쟁수단이고, 조선인민군이 미국 본토를 조준하여 실전배치한 전략핵탄은 미국이 전술핵탄으로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쟁억제수단이다.   

 

또한 조선의 전쟁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통일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전쟁피해를 극소화하고 72시간 안에 전쟁을 승리적으로 결속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6.25전쟁처럼 파괴적이고, 참혹한 통일전쟁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미국군과 일본군으로 편성된 대규모 증원부대가 한반도에 도착하기 전에, 다시 말해서 개전시각으로부터 72시간 만에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조선인민군은 통일전쟁을 할 수 없다. 

 

조선의 전쟁전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선의 통일전쟁이 전쟁피해를 극소화하고 72시간 안에 끝날 것이라는 예상씨나리오를 전쟁소설에 나오는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생각이야말로 단순사고에 불과하다. 비유로 말하면, 싸움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오랜 시간 난타전으로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린 끝에 간신히 이기지만,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은 상대의 급소를 가격해서 한 방에 쓰러뜨린다. 전쟁이 언제 시작되어 언제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전쟁을 신속히 결속하는 급소타격전법은 전쟁피해를 극소화하고 72시간 만에 통일전쟁을 끝내려는 조선의 전쟁전략에서 핵심내용을 이룬다. 2014년 4월 25일 김일성군사종학대학 안에 설립된 김정일군사연구원에서 급소타격전법을 연구, 개발해왔고, 조선인민군은 그 전법에 의거한 실전연습으로 자신을 연마해왔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2019년 12월 경기도 성남시 청계산에 있는 주한미국군 지하전쟁지휘소에서 진행된 한미군수뇌부의 작전회의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 속에 나타난CP TANGO라는 글자는 지휘소(Command Post)와 탱고(TANGO)를 지칭하는데, 탱고는 전역항공해상지상작전쎈터(Theater Air Naval Ground Operations Center)의 영어글자 머리말을 따서 조합한 고유명사다. 청계산 지하전쟁지휘소는 1970년대에 건설되었다. 청계산 화강암층에 견고하게 건설되었다는 그 지하전쟁지휘소도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하는 신형 전술유도탄을 4발만 맞으면, 파괴될 것으로 보인다. 피격위험은 현실화되었다. 청와대와 백악관은 이런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급소타격전법은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의 급소를 전술유도탄으로 단숨에 타격하는 번개전법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에게 있어서 급소는 전쟁지휘소다. 전쟁지휘소가 파괴되면, 전쟁은 사실상 끝나게 된다. 전술유도탄을 기습발사하는 급소타격번개전법으로 적진의 전쟁지휘소를 파괴한 다음, 작전통제를 받지 못해 혼란과 공포에 빠진 유생력량을 포위하는 작전에 돌입하여 72시간 만에 전쟁을 결속한다는 것이 조선인민군의 통일전쟁전략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이 운용하는 8개 전쟁지휘소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주한미국군이 운용하는 지하전쟁지휘소>

 

경기도 평택기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경기도 성남 청계산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경기도 오산기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경상북도 대구기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한국군이 운용하는 지하전쟁지휘소> 

 

서울 관악산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충청남도 계룡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만일 조선인민군이 전술유도탄을 기습발사하는 급소타격번개전법으로 위에 열거한 8개 지하전쟁지휘소를 파괴하면, 그들은 72시간 만에 통일전쟁을 결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조선인민군이 지하전쟁지휘소를 파괴하는 급소타격번개전법을 실행하려면, 세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적진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갈 전술유도탄을 만드는 문제, 절제수술식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전술유도탄을 만드는 문제, 땅속 깊은 곳에 강화콘크리트로 건설된 견고한 지하전쟁지휘소를 파괴할 전술유도탄을 만드는 문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번에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에서 첫 번째 난제와 두 번째 난제를 무난히 해결하였음을 입증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발표문에서 “이미 다른 유도탄들에 적용하고 있는 저고도활공도약형 비행방식의 변칙적인 궤도특성 역시 재확증하였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신형 전술유도탄이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저고도활공도약형 변칙유도비행으로 날아갔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를테면, 신형 전술유도탄은 약 60km의 정점고도까지 올라간 다음에 하강비행을 하다가 약 20km 고도에 이르러 로켓엔진을 끄고 활강비행을 시작하고, 활강비행 중에 다시 로켓엔진을 점화하여 급속한 상승비행을 한 다음, 80~90도의 각도로, 극초음속으로 타격대상을 향해 돌진락하한다. 무엇으로 보나 완벽한 미사일방어망돌파능력이다.   

 

또한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번에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에서 600km 밖에 설치한 작은 해상표적을 명중시킨 정밀타격능력을 입증했다. 신형 전술유도탄에 고성능 위성항법유도장치가 장착되었으므로, 그런 절제수술식 정밀타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4. 판세전환자로 출현한 신형 전술유도탄

 

조선국방과학원이 세 번째 난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웠다. 땅속 깊은 곳에 강화콘크리트로 견고하게 건설된 지하전쟁지휘소를 전술핵탄두가 아닌 비핵탄두로 파괴하려면, 기존 지하관통탄의 위력을 비상히 강화해야 하는데 그것은 난제가 아닐 수 없었다. 조선이 지하관통탄의 위력을 비상히 강화하려면, 강화콘크리트를 10m 이상 뚫고 들어가는 엄청난 관통력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땅속 80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 폭발하는 엄청난 파괴력도 가진 새로운 지하관통탄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 최강의 지하관통폭탄을 만들었다는 미국도 그처럼 엄청난 관통력과 파괴력을 가진 지하관통폭탄은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다급한 상황이 오면 전술핵탄을 어떻게 사용할까 하는 궁리만 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미국도 해결하지 못한 지하관통탄의 기술공학적 난제를 조선이 완벽하게 해결했다.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관통력과 파괴력을 가진 세계 최강의 무기로 등장했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라, 성능지표로 입증되는 객관적 사실이다. 조선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파악하려면, 미국이 보유한 지하관통폭탄(bunker buster)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아래 도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은 미국의 지하관통폭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전술유도탄을 만들어냈다.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

미국의 지하관통폭탄

탄체길이

10m

6.2m

탄체중량

15t

13.6t

탄두중량

2.5t

2.4t

타격고도

40km

15km

강화콘크리트 관통력

15m

8m

지하파괴심도

80m

61m

 

물리학의 법칙에 따르면, 관통력과 파괴력은 탄두중량이 무거울수록 커지고, 낙각이 90도에 가까울수록 커지고, 돌진락하비행속도가 빠를수록 커지고, 타격고도가 높을수록 커진다.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과 미국의 지하관통폭탄은 낙각만 서로 비슷할 뿐이고, 탄두중량, 돌진락하비행속도, 타격고도에서는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크게 앞선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이 운용하는 8개 지하전쟁지휘소를 완파할 급소타격번개전법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주한미국군 지하전쟁지휘소는 청계산 화강암층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강화콘크리트로 건설된 다른 지하전쟁지휘소와 달리 전술핵탄으로도 파괴할 수 없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타격오차범위가 5m 이내인 절제수술식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을 한 발 쏘고, 곧바로 제2탄을 발사하여 폭발구를 한 차례 더 강타하는 식으로 신형 전술유도탄 4발을 발사하여 동일한 폭발구를 연속강타하면 화강암층도 10m 이상 뚫고 들어간다. 혹시 화강암층에 건설된 지하전쟁지휘소가 신형 전술유도탄 4발을 맞고 완파되지 않더라도, 엄청난 폭발충격으로 지하전쟁지휘소의 전자장비들이 전부 망가지고, 그 안에 있는 작전요원들은 고막이 터지고 뇌손상을 입을 것이므로, 지하전쟁지휘소는 반파상태에서도 가동을 완전히 멈추게 된다.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은 피격위험에 빠진 자기들의 전쟁지휘소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고, 뒤늦은 보강공사로 방호력을 강화할 수도 없다.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최강의 판세전환자(game changer)로 출현하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국군 전쟁지휘소들에서 피격위험이 현실화되었다. 

 

청와대와 백악관은 이런 위급한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조선을 자극하여 정세를 악화시키는 북침전쟁연습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특히 백악관은 주한미국군이 전멸위험에 빠진 위험한 사태를 직시하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하며, 철군을 단행하여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28,000명의 신변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해법이다.

2021/03/24

심층분석 - 블링컨의 도꾜, 서울, 앵커리지 연쇄방문

[한호석의 개벽예감](436)

자주시보 2021년 03월 2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미국 국무부가 조선 외무성에 보낸 메시지

2. 사전조율은 필요하지 않다

3. 협상이 아니라 굴복을 요구하는 조선

4. 적대행동을 중단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5. 공동성명에 도발언사가 들어가지 않은 까닭

6. 생사존망의 위험에 빠져드는 한국

 

 

1. 미국 국무부가 조선 외무성에 보낸 메시지

 

2021년 3월 18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2월 중순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조선 외무성과 외교접촉을 하려고 “시도”해왔는데, 조선 외무성이 응답하지 않자, 최근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전자우편과 전화통보문을 보내면서 외교접촉을 “요청”했으며, 그래도 조선 외무성이 응답하지 않자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기 전날 밤에도 제3국을 통해 (중략) 접촉해 응해줄 것을 다시금 간청하는 메쎄지를 (조선 외무성에) 보내왔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조선 외무성의 응답을 받아보려는 미국 국무부가 메시지의 수위를 접촉시도 ⟶ 접촉요청 ⟶ 접촉간청으로 차츰 높여가며 안달복달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 외무성은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미국 국무부의 접촉간청에 처음이자 마지막 응답을 주었다.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가 조선 외무성에 보낸, 외교접촉을 간청하는 메시지는 한미련합군이 합동군사연습을 시작하기 전날 밤, 그러니까 2021년 3월 7일 밤에 제3국을 통해 전달되었다고 한다. 미국 국무부의 메시지를 조선 외무성에 전달한 제3국은 어느 나라인가? 조선이 코로나바이러스 침습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이후 평양에 주재하는 각국 외교관들은 국경봉쇄가 해제될 때까지 자리를 비우고 각자 자기 나라로 돌아갔지만, 뽈스까, 로무니아, 벌가리아, 체스꼬는 일부 외교관을 남겨두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 외무성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해 안달복달하던 미국 국무부는 위에 열거한 네 나라들 가운데 어느 한 나라를 통해 조선 외무성에 외교접촉을 간청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대한 친밀도를 생각하면, 뽈스까가 전달자 노릇을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2021년 3월 15일 젠 사키(Jennifer R. Psaki)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우리는 (조선에) 연락을 취했”으나 “지금까지 어떤 응답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의 그런 발언을 들어보면, 미국 국무부가 단독으로 조선 외무성에 외교접촉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조 바이든(Joseph R. Biden Jr.)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에서 각료들과 협의하고 내린 결정에 따라 미국 국무부가 조선 외무성에 외교접촉을 요청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외교접촉을 간청하는 메시지를 조선 외무성에 계속 보낸 당사자인 토니 블링컨(Anthony J. Blinken) 국무장관이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국방장관과 함께 4박5일 일정으로 도꾜와 서울을 연쇄방문하기 위해 워싱턴을 출발한 날은 2021년 3월 13일이었으므로, 블링컨 국무장관은 워싱턴을 출발하는 마지막 시각까지 조선 외무성의 응답을 기다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한 채 도꾜행 전용기에 올랐다.  

 

미국 국무부가 조선 외무성의 응답을 그처럼 오랫동안 기다린 까닭은 무엇일까?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조선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미국 국무부가 조선 외무성과 외교접촉을 해보려고 그처럼 안달복달한 것이 분명하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2021년 3월 16일 도꾜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중에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북조선정책에 대한 검토를 완료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조선정책을 수립하기에 앞서 조선과 외교접촉을 하는 것은 조선의 의중을 떠보려는 탐색행동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블링컨 국무장관의 의도를 알 만하다. 만일 그가 조선 외무성으로부터 외교접촉에 응하겠다는 응답을 받았더라면, 도꾜와 서울을 차례로 방문하여 조선 외무성과 곧 외교접촉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조미외교접촉에 대한 문재인 정부와 스가 요시히데(菅 義偉) 정부의 의견을 각각 들어보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행동을 흔히 사전조율이라고 부르는데, 지난 시기 역대 국무장관들도 취임한 후에 사전조율 ⟶ 조선과의 외교접촉 ⟶ 조선정책 수립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반복했었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평양에 있는 조선 외무성 청사 정문을 촬영한 것이다. 2021년 3월 18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발표한 담화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2월 중순부터 조선 외무성과 외교접촉을 하려고 계속 시도했으나, 조선 외무성은 응답을 주지않다가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발표로 처음이자 마지막 응답을 주었다. 미국 국무부가조선 외무성과 외교접촉을 시도하려고 했던 까닭은 도꾜와 서울을 차례로 방문하면서조미외교접촉에 대한 문재인 정부와 스가 정부의 의견을 각각 들어보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발표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2. 사전조율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조미외교접촉을 성사시키려던 블링컨 국무장관의 모든 노력은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가 발표된 것으로 하여 물거품으로 되었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의도를 간파한 조선 외무성은 그가 도꾜를 방문한 때에 맞춰 최선희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함으로써 블링컨 국무장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최선희 제1부상은 담화에서 “조미접촉을 시간벌이용, 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얄팍한 눅거리수는 스스로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질타함으로써 조미외교접촉을 성사시키려던 블링컨 국무장관의 모든 노력을 일거에 물거품으로 날려 보냈다. 

 

이런 사정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처지가 역대 국무장관들의 처지와 전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신의 처지가 그처럼 전혀 다른데도, 블링컨 국무장관이 역대 국무장관들과 똑같이 사전조율 ⟶ 조선과의 외교접촉 ⟶ 조선정책 수립으로 이어지는 상투적인 행동을 반복하려고 시도한 것은 심중한 문제를 제기한다. 심중한 문제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지금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는 역대 국가안보회의들과 똑같이 행동해서는 안 되는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조선과 미국이 적대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 방도이며 최후 단계인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에 바이든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만일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자기들의 노력으로 조미정상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착각은 없을 것이다. 최선희 제1부상은 이번에 발표한 담화에서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미국에)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단언했다. 

 

무릇 비상사태는 비상행동을 요구하는 법이다. 비상사태에 직면한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는 역대 국가안보회의들이 습관적으로 벌여놓았던 상투적인 행동을 반복할 게 아니라, 비상행동을 취해야 마땅하다.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으로 하여 더 이상 협상의 여지를 갖지 못한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에 필요한 것은 비상행동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는 조선정책을 수립하기 전에 문재인 정부와 스가 정부의 의견을 각각 들어보는, 이른바 사전조율이라는 습관적 행동을 반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사전조율이라는 습관적인 행동을 반복한 것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아둔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그처럼 아둔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근본리유는 조미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트럼프 정부의 국가안보회의는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한 것으로 하여 조미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전략적 오판에 빠졌고, 그래서 조미정상회담에서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채 물러났는데, 지금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도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으로 하여 조미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전략적 오판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에서 “새로운 변화, 새로운 시기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준비도 안 되여 있는 미국과 마주앉아야 아까운 시간만 랑비하게 된다”고 질타한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정세변화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최선희 제1부상의 질타는,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뭐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2021년 3월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발언하는장면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국가안보회의는 조선정책을 수립하기 전에 문재인정부와 스가 정부의 의견을 들어보는 이른바 사전조율이라는 습관적 행동을 반복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조미관계가 어떻게 전변되었는지 모르는아둔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최선희 제1부상은 담화에서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정세변화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3. 협상이 아니라 굴복을 요구하는 조선

 

그렇다면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조미관계는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일반적으로, 정상회담은 적대적인 두 나라가 적대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협상방식이며 최후의 협상단계다. 그런데 최고의 협상방식, 최후의 협상단계가 실패로 끝난 것은 협상의 여지가 완전히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정상회담이 결렬되면, 회담쌍방이 등가적 동시행동을 주고받는 기존 협상은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테면, 미국이 북침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경우, 그에 상응하여 조선은 핵무기생산을 중단하는 식의 등가적 동시행동을 합의하는 기존 협상은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는 것이다. 

 

등가적 동시행동을 합의하는 기존 협상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는 비상사태는 어느 일방이 자기의 뜻을 굽히고 다른 일방에게 굴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으로 하여 협상의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오늘, 근본적으로 변화된 조미관계는 어느 일방이 자기의 뜻을 굽히고 다른 일방에게 굴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새로운 정세로 전변된 것이다. 지난날 협상의 여지가 아직 남아있었던 상황에서 출범한 트럼프 정부의 국가안보회의는 협상과 굴복 중에서 어느 하나를 택일해야 하는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협상을 택했지만, 오늘날 협상의 여지가 사라진 상황에서 출범한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는 굴복과 전쟁 중에서 어느 하나를 택일해야 하는 마지막 갈림길에 내몰린 것이다. 이런 정세변화를 인식해야,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를 제대로 독해할 수 있다. 

 

최선희 제1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립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언명했다. 이 언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이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에 보내는 원칙적 입장은 너무도 명백하다.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해야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조선의 원칙적 입장인 것이다. 지난날 트럼프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협상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했다가 외교적 손실만 입고 실패했던 아둔한 외교전술, 다시 말해서 조선의 핵문제를 놓고 그 무슨 협상을 재개해보려는 아둔한 외교전술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조선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우선적으로 철회하는 것은 조미협상에서 합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자기의 뜻을 굽히고 조선에 굴복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지금 조선은 미국에게 협상이 아니라 굴복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은 미국에게 굴복하라는 직설적인 언사를 쓰지 않고,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라는 외교적인 언사를 쓰는 것뿐이다.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것은 조선을 적대하지 않는다고 입으로만 말하는 게 아니라, 조선에 대한 적대행동을 실제로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철회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최선희 제1부상이 이번에 발표한 담화에는 조선이 미국에게 굴복을 요구하는 조건들, 다시 말해서,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중단해야 할 4대 적대행동이 다음과 같이 명시되었다.

 

적대행동 1 - 조선을 질식시키려는 경제제재

적대행동 2 - 조선을 내리누르는 강압적 자세

적대행동 3 - 조선을 자극하는 공중정찰작전

적대행동 4 - 조선을 침공하려는 합동군사연습

 

 

4. 적대행동을 중단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위에 열거한 4대 적대행동을 중단할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미국이 조선을 상대로 다음과 같은 엄중한 사건들을 일으킨 것을 보면, 미국이 4대 적대행동을 중단할 의사를 전혀 갖지 않았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1) 미국은 조선을 질식시키려는 경제제재를 중단하기는커녕, 경제제재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2021년 3월 9일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이 쿠알라룸프르에서 10년 동안 대외무역에 종사해온 조선인 사업가를 ‘불법자금세탁’이라는 죄목을 걸어 미국으로 넘겨주는 최종판결을 내린 것으로 하여 조선과 말레이시아의 외교관계가 단절되었는데, 이런 사태를 사촉한 장본인은 ‘불법자금세탁’을 단속한다는 명목을 내걸고 실제로는 조선의 국제금융거래를 차단하려고 광분하는 미국이다. 또한 미국은 조선 선박의 ‘불법해상환적’을 단속한다는 명목을 내걸고 실제로는 조선의 국제교역을 차단하려고 광분하면서, 동중국해와 서해에서 오가는 조선 선박들에 대한 적대적인 감시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 미국은 2021년 3월 3일 조선이 국제교역에서 제재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를 감시하기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2) 미국은 조선을 내리누르려는 강압적 자세를 누그러뜨리기는커녕, 조선의 ‘인권문제’를 물고 늘어지면서 강압적 자세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를테면, 블링컨 국무장관은 2021년 3월 18일 서울에서 정의용 외교장관과 회담하기에 앞서 “북조선의 독재정권이 인민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계속하고 있다. 우리는 근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요구하는 그들과 함께 해야 하며, 그들을 억압하는 자들과 맞서야 한다”는 도발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3) 미국은 조선을 자극하는 공중정찰을 중단하기는커녕,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육군은 RC-12X 정찰기, RC-7 정찰기, EO-5C 정찰기, U-2 정찰기를 출동시켜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을 하고 있으며, 미국 공군은 RC-135W 정찰기, RC-135U 정찰기, E-8C 정찰기를 출동시켜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을 수시로 하고 있으며, 미국 해군은 EP-3E 정찰기를 출동시켜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을 수시로 하고 있다. 미국은 조선을 자극하는 공중정찰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감행하고 있다. 

 

4) 미국은 조선을 침공하려는 합동군사연습을 중단하기는커녕, 첨단군사통신장비를 동원하여 북침전쟁연습을 강화하려고 열을 올렸다. 이를테면,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지휘하는 한미련합군은 2021년 3월 2일부터 18일까지 위기관리참모훈련(CMTS)과 연합지휘소훈련(CCPT)이라는 명칭을 내걸고 북침전쟁지휘연습을 감행하면서 한국, 일본, 알래스카, 하와이, 미국 본토에 산재한 전쟁지휘소들이 서로 연결된 통합지휘통제망을 보강하기 위해 첨단군사통신장비들을 사용했다. 한미련합군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통합지휘통제망을 가동하는 지휘통제훈련에서 평양을 14일 만에 점령하는 북침공격계획을 연습했고, 대대 단위로 축소, 분산하여 눈속임으로 진행한 야외기동훈련에서도 평양을 14일 만에 점령하는 북침공격계획을 연습했다. 미국 국방부 전쟁기획자들은 북침공격계획을 수립했고, 주한미국군사령관은 북침전쟁연습을 지휘했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주한미국군사령관의 지휘 아래 진행된 한미련합군의 북침전쟁연습 중에 기갑부대가 부교를 타고 강을 건너는 장면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기갑부대의 도하작전연습은 방어작전이 아니라 고속기동전을 연습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서욱 국방장관은 한미련합군의 합동군사훈련이 연례적인 훈련이며 방어적인 훈련이라는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올해 미국은 조선을 침공하려는 합동군사연습을 중단하기는커녕, 첨단군사통신장비를 동원하여 북침전쟁연습을 강화하는 데 열을 올렸다.  

 

위에 서술한 일련의 사건들은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조선에 대한 적대행동을 중단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적대행동에는 적대행동으로 대응하는 법이다.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회의가 조선에 대한 적대행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그에 대응해서 조선도 미국에 대한 적대행동을 중단하지 않는다. 그래서 최선희 제1부상은 이번에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자기들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적대행동에 적대행동으로 대하는 것은 조선이 대미관계에서 일관되게 견지해온 불변의 원칙이다. 

 

 

5. 공동성명에 도발언사가 들어가지 않은 까닭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결정에 따라 도꾜와 서울을 연쇄방문한 다음, 블링컨 국무장관은 앵커리지로 날아가 중국측과 고위급회담을 진행하고, 오스틴 국방장관은 뉴델리로 날아가 인디아측과 국방장관회담을 진행한 주된 목적은 중국에 대한 외교공세를 가중시키려는데 있었다. 도꾜에서 진행된 미국-일본 2+2회담에서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으로 중국을 자극하기 시작한 미국의 대중외교공세는 앵커리지에서 진행된 미중고위급회담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그 회담에서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익 설리번(Jacob J. Sullivan) 국가안보보좌관은 외교발언이라고 볼 수 없는 도발언사를 꺼내놓으며 중국을 자극했다. 

 

누구나 도발언사에는 도발언사로 대응하는 법이다. 미국이 앵커리지 고위급회담에서 외교공세로 나올 것을 예상한 중국은 대응태세를 갖추었다. 그 회담에 참석한 양제츠(楊潔篪)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맞불공세로 대응하여 미국에게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도꾜에서 진행된 미국-일본 2+2회담에서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으로 중국을 자극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서울방문일정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언론매체들은 서울에 도착한 그 두 사람의 입에서 조선과 중국을 극도로 자극하는 폭언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예상하면서 긴장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서울에 도착한 블링컨 국무장관은 조선과 중국에게 폭언을 쏟아놓지는 않고, 약간 절제된 발언을 늘어놓았다. 이를테면, 그는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중에 “우리는 억압적인 정부 아래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학대를 받는 북조선 인민들을 포함한 모든 코리언들의 삶을 개선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한 조선의 광범위한 위협을 감소시키면서 북조선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물론 조선을 자극하는 발언이지만, 도발적 폭언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블링컨 국무장관이 그 기자회견에서 조선보다 중국을 겨냥하여 강도 높은 도발언사를 늘어놓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베이징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베이징의 억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정과 안전과 번영에 어떻게 도전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했다.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역행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중대한 시기에 베이징의 행동은 우리 동맹국들의 공동대응을 추동하고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그날 기자회견에서 조선에 대해 언급할 때 평양이라는 수도명칭을 쓰지 않고 북조선(North Korea)라는 국명을 사용했는데, 중국에 대해 언급할 때는 중국(China)이라는 국명을 쓰지 않고 베이징이라는 수도명칭을 사용했다. 이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가위상을 고의적으로 훼손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주목되는 것은, 그날 정의용 외교장관과 서욱 국방장관이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과 2+2회담을 진행하고 발표한 공동성명에 도발언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공동성명에는 “쌍방은 북조선의 핵문제와 미사일문제가 한미동맹의 우선순위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였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재확인하였다”고 기록되었다. 공동성명에는 ‘조선의 비핵화’나 ‘조선의 인권문제’ 같은 도발언사가 들어가지 않았고, 중국을 자극하는 언사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 대신 공동성명에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연합방위태세를 증강시키며, 주한미국군의 안정적 주둔을 보장한다는 식의 상투적인 언사들만 길게 나열되었을 뿐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서울방문에서는 인권공세와 경제제재로 조선을 압박하여 조선의 핵포기를 강제하겠다는 폭언도 들리지 않았고, 미국, 일본, 인디아, 오스트레일리아로 구성된 반중국제협의체에 한국을 끌어들이려고 획책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생각하면, 이번에 서울에서 진행된 2+2회담은 알맹이가 빠진, 싱겁기 그지없는 ‘맹탕회담’이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맹탕회담’이나 하려고 서울을 방문했다면, 그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그런데 왜 그런 맹탕현상이 나타났을까?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미국이 대북관계와 대중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의 조심스러운 입장을 배려해주었기 때문에 조선과 중국을 자극하는 도발언행을 자제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했지만, 그런 추론으로는 맹탕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서울방문에서 조선을 자극하는 도발언행이 나오지 않은 진짜 이유는, 바이든 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조선정책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선정책을 아직 수립하지 못한 미국 국무장관이 서울에 가서 조선을 자극하는 도발언행을 꺼내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서울방문에서 중국을 자극하는 도발언행이 나오지 않은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이 미국의 반중군사전선 구축과정에서 전략적 가치를 상실하였기 때문이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21년 3월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국-미국 2+2회담에 앞서 촬영한 사진이다. 왼쪽부터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정의용 외교장관, 서욱 국방장관이다.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결정에 따라 도꾜와 서울을 연쇄방문한 주된 목적은 중국에 대한 외교공세를 가중시키려는 데 있었다.  


 

6. 생사존망의 위험에 빠져드는 한국

 

미국의 반중군사전선 구축과정에서 한국이 전략적 가치를 상실했다고 보는 견해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요구한다.

 

1) 1947년 6월 16일 미국 합동전략계획위원회(미국 국방부의 전신)가 수립한 대소련전쟁계획에 따르면, 당시 미국이 원동전선(Far East Front)에 투입할 수 있는 무력은 일본을 점령한 육군 2개 사단, 남조선을 점령한 육군 2개 사단, 중국에 배치한 해병대 2개 대대밖에 없는데, 소련은 원동전선에 45개 사단을 투입할 수 있으므로, 소련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서 전략적 가치를 상실한 남조선에 미국군을 더 이상 주둔시키지 말고 일본으로 철수시켜 남조선을 제외한 반소군사전선을 구축해야 하며, 미국의 우세한 공군력으로 반소군사전선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 군부의 대소련전쟁계획을 반영하여 딘 애치슨(Dean G. Acheson) 국무장관은 1950년 1월 12일 한국을 반소군사전선에서 제외한 이른바 ‘애치슨 방어선’을 외부에 공개했다.  

 

주목되는 것은, 오늘 반중군사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의 처지가 1947년에 반소군사전선을 구축하던 미국의 처지와 대동소이하다는 사실이다. 오늘 조선과 중국의 압도적인 이중핵포위망에 들어있는 한국은 미국의 반중군사전선 구축과정에서 전략적 가치를 상실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전략적으로 무가치한 한국에 주둔시키는 미국군 28,000명을 일본으로 철수하고, 미국의 우세한 공군력으로 반중군사전선을 지킬 수 있지만, 한국을 포기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엄청난 정치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므로 미국은 성급하게 한국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반중군사전선을 구축하는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만 한미동맹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2) 70여 년 전 미국의 반소군사전선과 마찬가지로, 오늘 미국의 반중군사전선도 대륙간 군사전선이 아니라 대양간 군사전선이다. 아시아대륙이 아니라 태평양과 인도양에 전선이 구축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미국의 반중군사전선은 알루션렬도 ⟶ 일본렬도 ⟶ 대만 ⟶ 필리핀 ⟶ 싱가폴 ⟶ 디에고 가르시아로 이어지는 대양간 군사전선이다. 미국은 반중군사전선의 북방전략거점을 알래스카에 두었고, 그 군사전선의 남방전략거점을 괌을 두었으며, 그 군사전선의 총지휘거점을 하와이에 두었다. 

 

그런데 한반도와 인도차이나반도는 아시아대륙에 속했으므로, 태평양과 인도양에 걸쳐 구축되는 대양간 반중군사전선에서 제외된다. 그와 다르게, 중국 영토인 대만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가 맞물려 있는 해상연결고리이므로, 대양간 반중군사전선에 전략적 요충지로 포함된다.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서 승리하면, 미국이 구축하는 대양간 반중군사전선의 중앙부에 파렬구가 생길 것이다. 오늘 대만문제를 놓고 격렬하게 대결하는 중국과 미국이 무력충돌을 피할 수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3) 70여 년 전 미국이 반소군사전선을 구축하는 중에 한반도에서 남북내전이 일어났던 것처럼, 오늘 미국이 반중군사전선을 구축하는 중에 중국에서 양안내전(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미국은 70여 년 전 한반도에서 일어난 남북내전에 무력개입을 감행했었고, 오늘 중국에서 일어날 양안내전에 무력개입을 감행할 것이 확실하다. 

 

요즈음 중국과 미국은 무력충돌위험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군은 중국 본토를 조준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주일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고 서두르고, 대만군은 올해 안에 미국산 반함선미사일 600발을 수입하려고 서두르는 한편, 미국군과 통합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면서 남중국해에 있는 타이핑다오(太平島)에 무력을 대폭 증강배치했다. 미국군과 대만군의 무력이 대폭 증강되면, 중국은 불리한 처지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미국군과 대만군이 무력을 증강하기 전에 대만통일전쟁을 단행하는 것이 중국에게 유리할 것이다.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이 임박했다고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사진 5>

 

▲ <사진 5> 위의 사진은 2021년 3월 16일 일본 도꾜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기시노부오 방위상이 참석한 미국-일본 국방장관 회담의 한 장면이다. 이 회담에서 미국은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일동맹군이 무력개입하는 문제를 논의하자고제안했고, 그 제안에 따라 그 문제가 논의되었다. 만일 미일동맹군이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무력개입을 감행하면, 양안내전이 중미전쟁으로 확전될 것이고, 한미련합군도중미전쟁에 말려들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날이 갈수록 위급해지는 사태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한국이 중미전쟁에 말려들지 않는 비상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비상대책이란 한국을 중미전쟁의 위험으로 끌어가는 한미동맹을 하루빨리 파기하고 중미관계에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중미전쟁의 위험이 고조될수록한미동맹에 더욱 목을 매면서 미국에 달라붙게 된다.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에 목을매는 사이에 한국은 생사존망의 위험에 빠져들고 있다.  

 

2021년 3월 16일 일본 도꾜에서는 미국 국무장관과 일본 외무상, 미국 국방장관과 일본 방위상이 한 자리에 모여 반중군사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2+2회담을 진행했다. 2021년 3월 21일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16일 도꾜를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기시 노부오(岸 信夫) 일본 방위상과 따로 만나 대만해협 유사시에 대만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군과 일본군이 긴밀히 협력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그들이 언급한 “대만해협 유사시”라는 것은 중국의 양안내전(대만통일전쟁)을 뜻하고, “대만을 지원한다”는 것은 중국의 양안내전에 대한 미일동맹군의 무력개입을 뜻한다. 미일동맹군이 중국의 양안내전에 무력개입을 감행하는 문제를 미일국방장관회담 의제로 제기한 쪽은 일본 방위성이 아니라 미국 국방부였다. 

 

그런데 미국 국방장관과 일본 방위상이 중국의 양안내전에 무력개입을 감행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던 바로 그날 중국인민해방군 소속 우전(無偵)-7 장거리무인전략정찰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으로 들어갔다. 그 동안 중국인민해방군 정찰기와 초계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들어간 것은 부지기수지만, 이제까지 중국 본토 연안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해오던 장거리무인전략정찰기가 작전범위를 넓혀 대만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들어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의 장거리무인전략정찰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들어간 것은 미국과 일본의 2+2회담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과 일본이 반중군사전선을 구축하려고 열을 올릴수록 중국도 대만통일전쟁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이다. 

 

전시에 적국 함대를 공격할 때, 장거리무인전략정찰기가 적국 함대의 위치를 미사일부대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면 미사일부대는 반함선미사일로 적국 함대를 타격하게 된다. 그러므로 중국인민해방군의 장거리무인전략정찰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간 것은, 대만 앞바다에 집결할 미일동맹군 함대와 대만군 함대를 반함선미사일로 격침시키는 정밀타격연습을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만일 미일동맹군이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무력개입을 감행하면 양안내전이 중미전쟁으로 확전될 것이고, 한미련합군도 중미전쟁에 말려들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국군이 대만문제를 놓고 무력충돌위험을 고조시킬수록 한미련합군이 중미전쟁에 말려들 위험도 고조되는 것이다. 만일 한미련합군이 중미전쟁에 말려들면, 중국인민해방군은 한미련합군을 공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면, 한미동맹은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안전판이 아니라, 한국을 중미전쟁의 불구덩이 속으로 끌어가는 매우 위험한 존재로 전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한미련합군을 조준한 강력한 미사일공격력을 가졌지만, 한미련합군은 중국인민해방군의 미사일공격을 막아낼 방어력을 갖지 못하고, 평양을 점령하려는 북침전쟁준비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미국이 중국인민해방군의 미사일공격위험에 노출된 한미련합군을 중미전쟁으로 내몰면, 한미련합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혹심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미련합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의 미사일공격으로 혹심한 타격을 받은 후에 전개될 전쟁상황에 대해서는 서술을 생략하고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명백한 것은, 날이 갈수록 위급해지는 국면에 처한 문재인 정부가  사태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자기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여 중미전쟁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문재인 정부는 한국을 중미전쟁의 위험으로 끌어가는 한미동맹을 하루빨리 파기하고 중미관계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 다른 방도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지난 75년 동안 한미동맹에 자기 운명을 전적으로 의탁하면서 미국을 추종해온 대미예속의 수렁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파기하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며, 중미전쟁의 위험이 고조될수록 한미동맹에 더욱 목을 매면서 미국에 달라붙게 된다. 한미동맹에 목을 매면서 미국에 달라붙는 것이야말로 파멸의 길인데, 미국만 추종하다가 판단력을 상실한 문재인 정부는 그처럼 명백한 이치를 모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에 목을 매는 사이에 한국은 생사존망의 위험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2021/03/17

28,000명에게 다가오는 전멸위험

[한호석의 개벽예감](435)

자주시보 2021년 03월 1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2021년 북침전쟁연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2. 한미련합군의 지휘통제망을 합동전역지휘통제망에 연동시킨다

3. 두 종의 미사일방어체계 작전능력을 통합한다

4. 주한미국군기지 조준한 중국 미사일 500발

5. 주한미국군에게 다가오는 전멸위험

 

 

1. 2021년 북침전쟁연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한미련합군은 2021년 3월 2일부터 위기관리참모훈련(CMTS)을 시작했고, 3월 8일부터는 연합지휘소훈련(CCPT)을 시작했다. 훈련은 3월 18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위기관리참모훈련과 연합지휘소훈련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한국군의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할 것인가 아니면 한미련합군의 상시전투태세를 점검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완전운용능력을 점검한다는 말은, 주한미국군사령관이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 합참의장에게 돌려주기 전에 한국군이 전쟁수행능력을 제대로 갖췄는지 점검한다는 뜻이다.

 

2021년 3월 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은 이번 훈련에서 자기들의 완전운용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주한미국군사령부에 “강하게 제시”했지만, 주한미국군사령부는 한국군의 완전운용능력을 검증할 것이 아니라 한미련합군의 상시전투태세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까지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받으려는 한국군은 지난해 2020년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가 악화되어 주한미국군사령관으로부터 검증받지 못한 한국군의 완전운용능력을 올해 훈련에서 검증받으려고 했으나, 결국 좌절했다. 한국군은 1단계 검증사업인 기본운용능력(IOC)에 대한 검증을 2019년에 받았는데, 2단계 검증사업인 완전운용능력에 대한 검증은 이번에도 받지 못한 것이다. 3단계 검증사업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까지 검증을 받아야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주한미국군사령관이 1단계만 검증해주고, 2단계 검증사업을 자꾸 뒤로 미루는 것은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줄 생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020년 10월 2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0월 14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제52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미국 국방부는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주기 위한 2단계 완전운용능력을 2021년에도 검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한다. 더욱이 검증책임자인 로벗 에이브럼스(Robert B. Abrams) 주한미국군사령관은 2020년 9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토론회와 11월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주는 문제와 관련하여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그가 한국군의 검증요청을 기각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런 내막을 살펴보면, 한미련합군은 지난 3월 2일부터 오는 3월 18일까지 자기들의 상시전투태세를 점검한다는 명목 하에 북침전쟁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북침전쟁연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올해 한미련합군의 북침전쟁연습에서는 전투부대들을 동원하는 야전기동훈련은 하지 않고, 전쟁지휘소들을 연결한 컴퓨터통신망을 사용하여 실전지휘연습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전지휘연습이라는 것은 한미련합군의 상시전투태세를 실전분위기 속에서 검점하는 북침전쟁지휘연습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주한미국군사령관이 한미련합군에게 명령을 하달하면 그들이 즉각 북침공격을 시작할 수 있도록 작전지휘능력을 숙달하는 연습인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미련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구분되는데, 전반부는 한국군이 미국-일본 증원군이 올 때까지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을 저지하면서 버티는 전방방어전을 상정한 것이고, 후반부는 바다를 건너와 전선에 도착한 미국-일본 증원군이 한국군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북침공격전을 상정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언론보도는 오보다. 언론매체들은 한미련합군이 과거에 연습했던 북침전쟁연습 씨나리오를 아직도 연습하고 있는 것으로 오인했다. 지금 한미련합군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을 연습하는 중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사진 1> 

 

▲ <사진 1> 새로운 고속기동전계획에 따라 한국군 제7군단이 대폭 개편, 증강되었다.위의 사진은 제7기동군단 소속 기계화보병대대가 야외기동훈련을 하는 장면이다.2021년 3월 현재 한미련합군이 진행하고 있는 연합지휘소연습에서 핵심적인 것은 평양을 14일 안에 점령하려는 제7군단의 북침돌격전을 상정한 작전지휘연습이다.  

 

지난 시기 한미련합군은 전투지역전단(FEBA, Forward Edge of Battle Area)이라고 부르는 전방방어선에서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을 저지하면서 버티다가 미국-일본 증원군이 도착하면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작전개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작전개념은 지금으로부터 107년 전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사용된 고전적 작전개념이다. 미국군은 100년 전에 사용된 낡은 작전개념을 우리나라의 작전환경에 맞춰 재구성한다고 하면서, 군사분계선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알파(Alpha), 브라보(Bravo), 찰리(Charlie), 델타(Delta), 에코(Echo)라는 5개의 작전구역을 세분해놓았다. 5중 방어선을 구축한 셈이다. 그 5개 구역의 종심은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40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한미련합군은 100년 전에 사용된 낡은 작전개념을 우리나라의 작전환경에 맞춰 재구성해도 조선인민군의 강력한 남진공격을 당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시에 한미련합군이 화력타격, 고속기동, 야간습격, 포위섬멸을 기본전법으로 하는 조선인민군의 압도적인 남진공격을 저지하면서 버티다가는 사흘 안에 전멸당할 것이 뻔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시에 한미련합군이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40km에 이르는 전투지역전단에서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을 저지하면서 버티는 작전계획을 컴퓨터모의실험으로 검증했더니, 미국-일본 증원군이 도착하기도 전에 한미련합군 20만 명이 몰살당할 것이라는 참혹한 예측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그들은 새로운 작전계획을 작성해야 했다. 방어전에 매달리다가 몰살당하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공격전을 벌이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 나온 새로운 작전계획이다. 공격전에는 공격전으로 대응한다는 고전적 명제가 새로운 작전계획에 도입되었다. 

 

군사학의 견지에서 보면, 공격전은 곧 고속기동전이며, 고속기동전의 주역은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수송기와 헬기다. 그러므로 한미련합군의 새로운 작전계획은 전차, 장갑차, 수송기, 헬기를 투입한 고속기동전계획으로 작성되었다. 

 

고속기동전계획에 따라, 한국군 제7군단이 대폭 개편, 증강되었다. 원래 한국군 제7군단은 수도기계화사단(맹호부대)과 제20기계화사단(결전부대)으로 편성되었는데, 2016년 12월 제8기계화사단(오뚝이부대), 제11기계화사단(화랑부대), 제26기계화사단(불무리부대)이 제7군단에 편입, 보강되었다. 일반적으로, 기계화사단은 전차보다 장갑차를 더 많이 운용하는 돌격부대이고, 기갑사단은 장갑차보다 전차를 더 많이 운용하는 돌격부대다. 

 

한국군 1개 군단은 3개 사단으로 편성되는데, 새로운 고속기동전계획에 따라 한국군 제7군단은 5개 사단 규모로 대폭 증강되었고, 예하에 1개 기갑사단, 2개 기동사단, 1개 공정사단을 두었다. 1개 기갑사단은  수도기계화사단이고, 2개 기동사단은 제8기계화사단과 제11기계화사단이고, 1개 공정사단은 제2신속대응사단이다. 제7군단 증강작업은 2016년 12월에 시작되어 2021년 1월 1일에 완료되었다. 한국군은 헬기와 수송기를 타고 고속으로 기동하는 한국군 최초의 공정사단인 제2신속대응사단을 창설함으로써 제7군단 증강작업을 완료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착수했던 제7군단 증강작업은 문재인 정부에 의해서 계승, 완료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월 이른바 ‘국방개혁 2.0’이라는 명칭의 북침전쟁준비사업을 추진했는데, 그 사업에서 핵심적인 것은 1개 공정사단(신속대응사단)을 창설하여 제7군단에 편입시킴으로써 북침공격력을 대폭 증강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평양을 14일 안에 점령하기 위한 북침돌격대 증강사업은 박근혜-문재인의 협동작업으로 진행된 것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중에 이룩한 가장 큰 ‘공적’은 박근혜 대통령의 북침돌격대 증강작업을 계승, 완료한 것이다.  

 

이런 내막을 파헤쳐보면, 지금 한미련합군이 진행하고 있는 연합지휘소연습에서 핵심적인 것은 평양을 14일 안에 점령하려는 제7군단의 북침돌격전을 상정한 작전지휘연습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2. 한미련합군의 지휘통제망을 합동전역지휘통제망에 연동시킨다

 

2020년에 있었던 주한미국군사령관의 언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주기 위해 한국군의 전쟁수행능력을 평가하는 90개 평가항목을 115개로 늘려놓고,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말을 두 차례나 꺼내놓았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이 늘려놓은 25개의 새로운 평가항목에 맞는 고도의 작전능력을 갖추기 위해 한국군이 제아무리 노력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왜 25개의 새로운 평가항목을 갑자기 늘려놓았으며, 25개 평가항목에서 어떤 작전능력을 평가하는가 하는 문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군사기밀이므로,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정보자료를 고찰하면서 추론하는 수밖에 없다. 

 

추론의 출발점은 주한미국군사령관이 2021년에 꺼내놓은 발언이다. 2021년 2월 25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국군사령관은 한미련합군의 연합지휘소훈련이 “컴퓨터게임처럼 되는 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원래 연합지휘소훈련은 전쟁지휘소들을 연결한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진행되므로 컴퓨터게임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연합지휘소훈련이 컴퓨터게임처럼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니, 이건 무슨 소린가?   

 

의문을 풀어줄 해답은 주한미국군사령관이 2021년 3월 10일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들어있다. 답변서에서 그는 한미련합군의 지휘통제체계를 미국 국방부가 구축하고 있는 합동전역지휘통제체계와 연동시키는 문제를 언급했다. 

 

지금 미국 국방부가 구축하고 있는 합동전역지휘통제체계(Joint-All Domain Command and Control, JADC2)라는 것은 분산적으로 운용되는 미국군 11개 전투사령부의 정보통신망과 작전통제망을 통합한 지휘통제체계를 뜻한다. 미국군에는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우주사령부를 비롯한 지역별 전투사령부 7개와 전략사령부, 특수작전사령부, 싸이버사령부, 운수사령부 등 직능별 전투사령부 4개가 있는데, 이 11개 전투사령부를 단일한 지휘통제망으로 통합하는 것이 합동전역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미국 국방부의 예상에 따르면, 합동전역지휘통제체계가 구축되면 미국군이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 MDO)을 수행하는 강력한 전투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분산된 힘을 집중시키면 훨씬 더 강력해지는 것은 물리학의 상식이다. 

 

그런데 주한미국군사령관의 답변서에 따르면, 한미련합군의 지휘통제망을 합동전역지휘통제망에 연동시킨다는 것이다. 2021년 3월 13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월 미국 국방부는 동맹군을 합동전역지휘통제망을 구축하는 초기단계에 참가시켜 앞으로 상호운용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하면서, 오래 전부터 미국군과 군사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영국군, 캐나다군, 오스트레일리아군, 뉴질랜드군을 합동전역지휘통제망 구축사업에 참여시킨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2018년에 미국 국방부는 중국인민해방군과 로씨야련방군에 대적하기 위해 미국군, 영국군, 캐나다군, 오스트레일리아군, 뉴질랜드군으로 구성된 기존 군사정보동맹에 도이췰란드군, 프랑스군, 일본군을 끌어들였다. 또한 2019년에 미국 국방부는 조선인민군에 대적하기 위해 미국군, 영국군, 캐나다군, 오스트레일리아군, 뉴질랜드군으로 구성된 기존 군사정보동맹에 한국군, 일본군, 프랑스군을 끌어들였다. 이런 상황변화를 보면, 미국군이 주도하는 군사정보동맹은 미국군, 영국군, 캐나다군, 오스트레일리아군, 뉴질랜드군, 도이췰란드군, 프랑스군, 일본군, 한국군이 참가한 9자 군사정보동맹으로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주한미국군사령관의 답변서를 보면, 미국 국방부는 9자 군사정보동맹을 결성한 이후에 합동전역지휘통제망을 구축하여 조선, 중국, 로씨야에 대적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9자 군사정보동맹에 참가한 9개 군대들은 조선인민군, 중국인민해방군, 로씨야련방군에 관한 군사정보를 실시간으로, 유기적으로 상호교환하면서 세계적 범위에서 합동작전을 전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 제국주의전쟁체제를 대폭 강화하는 매우 위험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사진 2>    

 

▲ <사진 2>위의 사진은 지하전쟁지휘소에서 연합지휘소훈련에 동원된 전투원들이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작전지휘훈련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마치 컴퓨터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미국 국방부는 9자 군사정보동맹을 결성한 이후에 합동전역지휘통제망을 구축하여 조선, 중국, 로씨야에 대적하려고 한다.  



3. 두 종의 미사일방어체계 작전능력을 통합한다

 

2021년 3월 10일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꺼내놓은 말 한 마디가 뜻밖에 파문을 일으켰다. 문제의 발언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 미사일방어청은 세 가지 특정한 능력을 갖추는 중이다. 한 가지는 이미 여기에 있다. 다른 두 가지는 우리의 탄도미사일방어력을 크게 강화시킬 것인데, 올해 들여올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이미 여기에 있다”는 말은 이미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되었다는 뜻이다.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된 미사일방어체계는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PAC-3)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다.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한국군기지에도 배치되었다.

 

그런데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위의 인용문에서 “다른 두 가지”를 올해 안에 주한미국군기지에 추가로 반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청와대는 화들짝 놀랐다. 왜냐하면, 그 발언은 청와대가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는 새로운 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국군기지에 곧 반입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국군이 신형 무기를 반입하건 말건 청와대가 참견할 수도 없고, 미국의 무기반입사정을 정확히 알 수도 없지만, 청와대가 주한미국군사령관의 청문회 발언을 듣고 화들짝 놀란 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문재인 정부는 경상북도 성주에 있는 골프장을 미국에게 군사기지로 상납했고, 미국은 그 골프장을 군사기지로 개조한 다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반입했다. 그러자 자극을 받은 중국이 한국에 보복조치를 가했다. 2020년 12월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제재로 한국여행상품판매가 금지당한 2016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 34개월 동안 중국인 관광객은 이전에 비해 65%나 급감했는데, 그로 인한 관광수입손실은 무려 192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관광수입손실만이 아니라 자동차, 화장품, 의류, 식품, 신발, 가방 등 한국의 대중국수출이 경제제재 직격탄을 맞았다. 손실액을 합하면 피해규모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그것만이 아니라, 한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를 반대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로부터 엄청난 비난과 압박을 받고 대외적으로 고립되었다. 

 

문재인 정부를 고립에서 탈출해야 했다. 그래서 2017년 10월 31일 남관표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성주기지에 배치된 것으로 하여 빚어진 심각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합의문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합의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1)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

2)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리익을 침해하지 않는다.

3) 중국은 국가안보를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분명히 반대한다.

4) 중국은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발생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 

5) 양측은 군사당국 사이의 연락통로를 통해 중국이 우려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된 문제에 관해 소통한다. 

 

중국의 전방위 압박을 견디지 못한 문재인 정부는 위와 같은 합의문을 내주고 사건을 봉합하려고 했지만, 한국은 경제손실과 외교압박에서 지금도 벗어나지 못했다. 

 

사태가 그처럼 심각한데,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새로운 미사일방어체계를 두 종이나 올해 안에 반입할 것이라는 폭탄발언을 꺼내놓았으니, 청와대가 어찌 화들짝 놀라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주한미국군사령관의 폭탄발언은 새로운 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로 반입한다는 뜻이 아니라, 주한미국군기지에 이미 배치된 기존 미사일방어체계의 작전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뜻이었다. 지금 미국은 새로운 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할 기술과 자금을 갖지 못했으므로, 주한미국군사령관의 폭탄발언은 새로운 미사일방어체계를 반입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없는 것이다. 

 

2020년 2월 10일 존 힐(Jon A. Hill) 미국 미사일방어청장은 미사일방어청에 배정된 예산에 관한 설명을 취재진에게 늘어놓으면서 기존 미사일방어체계의 작전능력을 향상시키는 3단계 조치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제1단계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를 포진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켜놓고 원격조종으로 발사한다. 

제2단계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반항공레이더를 사용하여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미사일요격체를 발사한다.

제3단계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작전능력과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작전능력을 완전히 통합한다. 

 

2019년 8월 30일 태평양에 있는 마샬제도 인근 상공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시험이 진행되었다. 그 요격시험은 공군 수송기가 공중에서 표적미사일로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을 미사일요격체로 격추하는 것이었는데 고고도미사일방아체계의 반항공레이더, 발사대차, 통제소를 서로 떨어진 곳에 분산배치해놓고 진행한 사상 최초의 요격시험이었다. 그로써 미국 미사일방어청은 위에 서술한 제1단계를 실행하기 위한 기술문제를 해결했다. 

 

2020년 10월 4일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사막 상공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연동시킨 요격시험이 진행되었다. 그 요격시험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반항공레이더가 표적미사일을 탐지, 추적한 정보를 인근에 배치된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차에 전송하여 요격체를 발사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로써 미국 미사일방어청은 위에 서술한 제2단계를 실행하기 위한 기술문제를 해결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위에 서술한 제3단계를 실행하기 위한 기술문제까지 해결하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작전능력과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작전능력이 통합됨으로써 요격범위가 이전보다 더 확장되고 요격능력도 이전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그 두 체계의 작전능력을 연동시킨 통합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해도, 조선인민군의 첨단전술유도무기는 중고도보다 낮은 저고도에서 변칙비행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요격할 수 없다. 더욱이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적진을 향해 첨단전술유도무기만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고도가 서로 다른 각종 초대형 방사포들도 함께 발사할 것이므로, 미국의 통합미사일방어체계가 복잡한 변칙비행을 하면서 저고도에서 다층적으로 날아오는 수많은 발사체들을 요격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주한미국군은 통합미사일방어체계로 황급히 요격체를 발사하여 조선인민군이 쏜 방사탄을 몇 발 격추할 수는 있겠지만, 조선인민군이 쏜 첨단전술유도무기는 한 발도 격추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미련합군은 첨단전술유도무기와 초대형 방사포를 배합한 조선인민군의 압도적인 합동화력타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9년 4월 20일 주한미국군 제35방공포여단 전투원들이 평택미국군기지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체를 시험발사하려고 준비하는 장면이다. 2021년 3월 현재 미국은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작전능력과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작전능력을 통합하려고 한다.  



4. 주한미국군기지 조준한 중국 미사일 500발

 

미국 미사일방어청은 그런 과학적 사실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막대한 예산을 소모하면서 통합미사일방어체계를 완성하기 위해 광분하고 있다. 거기에는 다른 꿍꿍이속이 있는 게 분명하다. 무슨 꿍꿍이속일까?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중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작전능력을 연동시킨 통합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면 요격범위가 이전보다 크게 확장될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합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범위가 크게 확장된다는 것은 요격범위가 북쪽에서 서쪽으로 확장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통합미사일방어체계가 우리나라 북부 상공만 아니라 서해 상공까지 조준한다는 뜻이다. 통합미사일방어체계가 서해 상공을 조준하는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주한미국군기지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작전능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서해와 그 바다 너머에 있는 중국 동부지역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중국인민해방군 미사일기지들은 서해를 사이에 두고 주한미국군의 미사일방어체계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그 사정은 다음과 같다.  

 

2016년 7월 12일 <매일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탄도미사일 500발을 주한미국군기지들을 향해 조준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주한미국군기지 1개소마다 60발씩 타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끄는 대상은 중국 산둥반도 라이우(萊蕪)시 인근에 주둔하는 제822려단과 랴오닝반도 다롄(大連)시 인근에 주둔하는 제810려단이다. 이 미사일려단들에는 주한미국군기지들과 주일미국군기지들을 타격할 4종의 미사일이 배치되었다.

 

1) 둥펑(東風)-15 단거리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700km이고, 4축8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이 미사일을 쏘면, 주한미국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2) 둥펑-21C 중거리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1,700km이고, 5축10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이 미사일을 쏘면, 일본 도꾜 인근에 있는 주일미국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3) 둥펑-21D 반함선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1,500km이고, 5축10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이 미사일을 쏘면. 동중국해에 들어간 미국 해군 함대를 타격할 수 있다. 

4) 창잔(長劍)-10 지대지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1,500km이고, 4축8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이 미사일을 쏘면, 일본 서부지역에 있는 주일미국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2021년 1월 21일 미국과학자련맹(FAS)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둥펑-26 미사일을 탑재한 6축12륜 발사대차 16대를 산둥성 청저우(靑州) 인근에 배치했다고 한다. 둥펑-26은 사거리가 5,000km인데, 지대지탄도미사일과 지대함탄도미사일로 각각 개발되었다. 그러므로 둥펑-26을 쏘면, 미국의 서태평양군사거점인 괌(Guam)을 타격할 수도 있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들어간 미국 해군 항공모함도 격침시킬 수 있다. 

 

둥펑-26이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는 말은 과장어법이 아니다. 2021년 1월 13일 일본 <요미우리신붕>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2020년 8월 26일 중국 칭하이(靑海)성에서 둥펑-26 지대함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고, 중국 저장(浙江)성에서 둥펑-21D 지대함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는데, 이 두 미사일은 남중국해 시사군도 인근 해역에서 이동하는 무인표적함에 동시에 명중했고, 그 무인표적함은 곧바로 침몰했다고 한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중국인민해방군이 실전배치한 둥펑-21D 지대함탄도미사일이 5축10륜 발사대차에 실려 베이징 텐안먼광장에서 행진하는 장면이다. 이 지대함탄도미사일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들어간 미국 해군 항공모함을 격침시키는 미사일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중국 동부지역에 주한미국군기지를 조준한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500발을 집중배치해놓았다. 요즈음 서해에서 고조되는 중국인민해방군과미국군의 군사적 긴장이 우발적 무력충돌을 촉발하면, 중국은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할 것이고, 미국은 대만으로 집중되는 중국의 공격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서해에서 중국의 수도권을 위협하는 무력도발을 감행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동부에 배치된미사일 500발이 주한미국군기지들에 쏟아질 것이다. 불우박처럼...  

 

 

5. 전멸위험 다가오는 주한미국군 

 

요즈음 서해 상공에서는 엄중한 군사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심각한 군사동향은 2021년 2월 26일에 나타났다. 그날 미국 공군 소속 장거리전략수송기 C-17A 한 대가 일본 도꾜 인근에 있는 요꼬다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한반도 상공을 동서방향으로 가로질러 서해 상공에 진입하더니 중국 랴오둥반도 인근 상공까지 북상했다가 기수를 돌려 요꼬다공군기지로 돌아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장거리전략수송기는 동해 상공을 거쳐 경상북도 상공으로 진입한 뒤에 충청북도 상공과 경기도 상공을 통과하여 서해 상공에 들어갔고, 중국 산둥반도 동쪽 상공에서 기수를 북으로 돌려 랴오둥반도 남쪽 상공까지 바짝 접근했으며, 돌아갈 때는 그 반대항로를 따라 복귀비행을 한 것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그 장거리전략수송기가 중국 내해인 보하이만 입구까지 접근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보하이만 입구에서 베이징 중심부까지 직선거리는 약 460km다.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공중에서 발사하면 베이징까지 30분 만에 날아갈 수 있는 근접거리까지 미국 공군 장거리전략수송기가 접근하여 중국의 수도권을 위협한 것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미국 정찰기들은 항공기 식별부호인 헥스코드(Hex Code)를 불법적으로 변경하여 제3국 민강항공기처럼 위장하고 서해 상공에 100차례 이상 계속 나들었는데, 2021년부터는 그런 식으로 위장도 하지 않은 채 서해 상공에 계속 들어가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2021년 2월 11일 미국 해군 소속 12,000톤급 미사일추적함 하워드 로렌젠함(USNS Howard O. Lorenzen)도 서해에 들어가 18일까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중국을 자극했다.  

 

미국군이 자극강도를 차츰 높여가는 군사행동에 대응하여 중국인민해방군도 강도 높은 군사훈련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2020년 한 해 동안 서해에서 항모전투단이 참가한 대규모 해상훈련을 약 20차례 진행했고, 항공기와 수상함을 동원한 대잠수함훈련을 약 10차례를 진행했으며, 공중정찰과 해상정찰은 수시로 진행하였다. 

 

2020년 11월 29일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중국의 수도권 상공을 향해 저고도로 날아오는 적의 순항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할 초대형 고고도무인비행선을 보하이만 입구 상공에 띄워놓고 미사일조기경보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요즈음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국군이 서해에서 군사적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고 있는 근본원인은 대만문제에 있다. 미국 국방부의 2019년도 보고서를 인용한 2020년 6월 22일 <타이완 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을 공격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2,740발을 배치했는데, 이것은 1년 만에 미사일 810발을 증가시킨 것이라고 한다. 대만군을 압도적인 화력타격으로 제압하려는 것이다. 

 

2021년 3월 4일 중국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소속 상륙강습함 2척, 미사일구축함 1척, 수송함 1척, 미사일호위함 1척, 전자정찰선 1척으로 편성된 함대가 전투기와 폭격기의 공중지원을 받으며 남중국해에 있는 시사군도에서 상륙훈련과 점령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대만에 상륙하는 훈련이다. 

 

2021년 3월 8일 대만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푸젠(福建)성에 있는 공군기지 2개소에서 활주로확장공사와 계류장확장공사를 각각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대만에서 가장 가까운 그 두 공군기지에서 전투기가 이륙하면 7분 만에 대만 상공에 들어설 수 있다. 위에 열거한 세 가지 최근 사례들은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의 결정적 시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말해준다.   

 

2021년 2월 중국은 ‘국가종합립체교통망 계획요강’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공개했는데, 거기에는 푸젠성 푸저우(福州)에서 대만해협을 건너 대만 타이베이까지 해저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계획이 들어있다. 푸저우에서 타이베이까지 거리는 약 250km인데, 고속철이 개통되면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대만해협을 건너는 해저고속철도를 건설하려면 7~8년 걸릴 것인데, 중국은 대만통일위업을 달성한 후에 대만고속철도를 개통할 것이다. 

 

2021년 3월 9일 필립 데이비슨(Philip S. Davidson)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앞으로 6년 안에 대만을 공격할 것이라고 예견했지만, 2021년 현재 중국은 대만통일전쟁준비를 완료하고 결정적인 시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준비를 주의 깊게 관측해야 하는 까닭은, 그것이 한반도 군사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국군이 군사적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다가 뜻하지 않은 우발적 무력충돌을 일으키는 급변사태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런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중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즉각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대만으로 집중되는 중국의 공격력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서해에서 고강도 무력도발을 감행하면서 중국의 수도권을 위협할 것이다. 만일 이런 급박한 정황이 발생하면, 중국인민해방군은 중국 동부지역에 배치된 미사일 500발을 주한미국군기지들을 향해 집중발사할 것이다. 조선인민군도 첨단전술유도무기와 초대형 방사포를 배합한 화력타격전으로 주한미국군기지들을 강타할 것이다. 주한미국군기지들이 이처럼 북쪽과 서쪽에서 거의 동시에 압도적인 화력타격을 받으면, 그 기지 안에서는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없다. 

 

이런 대파국을 피해야 하는 미국의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미국군은 합동전역지휘통제망이요 통합미사일방어망이요 뭐요 하면서 허세나 부릴 게 아니라, 자기에게 닥쳐올 대파국의 위험을 직시해야 하며, 조선과 중국에 대한 전쟁도발연습을 전면 중단하고 동북아시아에 전진배치한 침략무력을 하와이로 철수시켜야 한다. 그러면 주한미국군을 전멸위험에서 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