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8

요격방도 없는 무적필살병기의 등장

[한호석의 개벽예감](209)
자주시보 2016년 06월 2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호도반도에 궁륭형 건물이 세워진 사연
2. 계열생산은 16년 전에 시작되었다 
3. 미사일동체 하단에 달린 여덟 개의 특이한 물체
4. 상승비행고도와 수평비행거리로 측정한 발사각과 비행속도
5. 150km 고도에서 일어난 돌발현상의 진실
6. 최첨단 첨두로 설계된 재진입체의 대기권 돌입시험
7. 요격방도가 없으니 명실공히 무적필살병기

▲ <사진 1> 화성-10 시험발사가 진행된 현장에는 철관조립식으로 건설된 커다란 궁륭형 건물이 세워졌다. 위의 사진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그 궁륭형 건물 안에서 수행간부들에게 지시하는 장면이다. 발사준비공정은 궁륭형 건물 안에서 진행되었다. 이것은 미국 첩보위성의 감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생각되고, 그 시험발사장에서 미사일발사를 앞으로도 연속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화성-10 동체는 궁륭식 건물 안에 있는 대형 거치대 위에 놓여있었다. 이번 시험발사는 미사일동체와 탄두부를 연결시키는 발사준비공정을 거쳤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호도반도에 궁륭형 건물이 세워진 사연

2016년 6월 22일 원산만 동북쪽에 있는 호도반도 해안에서 화성-10 시험발사가 진행되었다. 화성-10 시험발사에 관한 조선 언론매체들의 보도기사와 현장보도사진은 발사준비공정부터 발사 직후 현장분위기까지 전반적인 진행과정을 보여준다. 미사일발사준비공정이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조선은 다른 군사강국들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민감한 장면까지 공개하면서 자기의 핵무력을 과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사진 1>을 보면, 철관을 조립하여 건설한 궁륭형 건물 안에서 발사준비공정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호도반도 해안에 궁륭형 건물을 건설한 데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 물론 그 궁륭형 건물은 발사준비공정을 엿보려는 미국 첩보위성의 감시활동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되지만, 그보다 더 중대한 것은 정치적 의미다. 조선이 궁륭형 건물을 호도반도 해안에 세운 것은 거기에 상설발사장을 건설하였음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상설발사장에서 앞으로도 연속적으로 미사일발사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미 조선은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할 때까지 핵무력을 끊임없이 증강하겠노라고 공언하였으므로, 호도반도에 상설발사장을 세워놓고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에 응할 때까지 각종 미사일들의 시험발사, 위협발사, 연습발사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둘째, <사진 1>을 다시 보면, 궁륭형 건물 안에 설치된 대형 거치대 위에 화성-10 동체가 놓여있는데, 미사일동체 상단에 탄두부가 아직 연결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발사준비공정은 미사일동체와 탄두부를 각각 궁륭형 건물 안으로 옮겨놓고, 거기에서 탄두부를 미사일동체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 확실하다. 물론 그 탄두부에는 실물과 똑같이 제작된 모의핵탄이 들어있었을 것이다.
다른 핵보유국들과 마찬가지로, 조선에서도 평시에는 핵탄이 장착된 탄두부를 미사일동체와 분리하여 핵무기고에 따로 보관하며 관리한다. 화성-10에는 전술핵탄두가 아니라 전략핵탄두가 장착된다. 그래서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화성-10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하면서 그 미사일을 “전략적 핵무력”이라고 하였다.

▲ <사진 2> 발사장에 나타난 6축16륜 자행발사대는 지난날 열병행진에 참가했던 6축12륜 자행발사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12개의 대형 바퀴들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자행발사대에 화염방호판이 설치된 것이다. 화염방호판은 로켓발동기가 점화되는 순간 분사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화염으로부터 바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은 화염방호판을 달아놓아야 할 정도로 강력한 추력을 내는 고출력 고체추진제를 장입한 현대화된 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셋째, 차체에 얼룩무니 위장색을 도색한 6축12륜 자행발사대는 <사진 2>에 나타났는데, 지난날 열병행진에 참가했던 6축12륜 자행발사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이번에 등장한 6축12륜 자행발사대는 차체 아래쪽에 커다란 철판 같은 것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차체 좌우에 있는 12개의 대형 바퀴들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이 판들은 화성-10 로켓발동기(rocket motor)가 점화되어 분사구(nozzle)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화염으로부터 바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화염방호판은 이번 시험발사를 위해 임시로 달아놓은 것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달아놓은 것이다. 화염방호판을 달아놓은 것은,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에 장입된 추진제(propellent)가 기존 화성-10에 장입된 추진제보다 훨씬 더 강력한 추력(推力)을 내는 고출력 추진제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넷째, <사진 2>를 다시 보면, 화성-10 동체가 6축12륜 자행발사대에 아직 실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자행발사대 옆에 철제짐함(container)화물차가 보이는데, 그 화물차가 실어온 탄두부를 철제짐함에서 꺼내 거치대에 놓인 미사일동체 상단에 연결한 뒤에 그 동체를 기중기로 6축12륜 자행발사대에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발사준비공정은 화성-10에 고체추진제가 장입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미사일에 액체추진제를 장입하는 경우에는 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를 발사위치로 이동시켜 미사일동체를 곧추 세워놓고 추진제차량으로부터 액체추진제를 주입받게 된다.

핵무기병기화공장에서 미사일동체에 탄두부를 연결한 화성-10을 6축12륜 자행발사대에 실어 발사장으로 출동시키지 않은 까닭은, 핵무기병기화공장에서 호도반도 발사장까지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다. 만일 6축12륜 자행발사대 2대가 화성-10을 각각 싣고 그 먼 거리를 오랜 시간 이동하면, 핵무기병기화공장의 위치나 자행발사대의 이동경로 등이 미국의 정찰위성에게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 <사진 3> 여러 언론보도기사들에 따르면, 조선이 화성-10 개발사업에 착수한 때는 1990년대 초반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을 창설한 때는 1999년이고, 화성-10 개발사업을 완료하고 계열생산에 들어간 때는 2000년이며, 미국의 첩보위성이 화성-10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한 때는 2002년이고, 한국 언론에 화성-10의 존재가 처음으로 보도된 때는 2003년이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우유병 젖꼭지처럼 생긴 탄두부 모양은 화성-10의 여러 특징들 가운데 하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계열생산은 16년 전에 시작되었다 

화성-10의 존재가 한국 언론에 처음 보도된 때는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03년이다. <중앙일보> 2003년 9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55주년에 즈음하여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분열행진에 참가시키기 위해 평양 인근에 있는 미림비행장에 신형 중거리탄도마사일을 잠시 배치하였다고 하였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탄두가 우유병 젖꼭지처럼 생긴” 그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은 소련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R-27(미국이 자의적으로 부르는 별칭은 SS-N-6)을 개량한 것인데, 미국의 서태평양군사전략거점인 괌(Guam)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고 하였다. <사진 3>

2003년 당시 미국은 그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의 공식명칭이 화성-10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지만, 위에 열거한 몇 가지 특징을 보면, 당시 미림비행장에 나타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화성-10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미림비행장에 모습을 드러낸 화성-10의 성능에 대해 당시 서방측은 어떻게 평가했을까? 미국 정부관리의 말을 인용한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2003년 9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소련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R-27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선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은 명중률을 “극적으로(dramatically)” 향상시킨 신형 미사일이라고 하였다. 

프랑스 통신사 <아에프페(AFP)>는 2004년 8월 3일부 보도에서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조선이 소련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R-27에 바탕을 두고 지상발사식으로 개발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2,500~4,000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하였다.

위에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이 화성-10 개발사업에 착수한 때는 1990년대 초반이고, 개발사업을 완료하고 계열생산에 들어간 때는 2000년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2003년 9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첩보위성이 화성-10의 존재를 처음 “확인(confirm)”한 때는 2002년이었다.

위에 열거한 보도내용에 따르면, 조선은 화성-10을 2000년부터 계열생산하기 시작하여 곧바로 실전배치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화성-10이 2007년부터 실전배치되었다는 한국 언론보도는 오보다. 

2016년 6월 25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1999년 7월 3일에 전략군을 창설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7월 3일을 전략군절로 정했다고 한다. 이제껏 한국 언론매체들은 조선에서 전략군이 창설된 때가 2011년 말에서 2012년 초인 것으로 오보하였고, 그 오보가 정설처럼 되었지만, 조선에서 전략군이 창설된 때는 그보다 10년 이상 앞선 1999년이다.

조선에서 전략군이 창설된 1999년으로부터 무려 17년이 지났고, 화성-10이 계열생산에 들어간 2000년으로부터 무려 16년이 지났고, 미국의 첩보위성이 화성-10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한 2002년으로부터 14년이 지났건만, 한국 군부는 화성-10 시험발사에 대해 “성공이라고 단언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실전비행능력이 검증돼야 하며 최소 사거리 이상 정상적인 비행궤적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시험발사의 의의를 깎아내렸다.

그러나 누가 의의를 깎아내린다고 해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화성-10 시험발사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내용을 분석하면 한국 군부가 애써 외면하였고, 한국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난다.

▲ <사진 4> 윗쪽 사진은 이번에 발사된 화성-10 동체에 720030102라는 아홉자리수의 고유번호가 적혀있는 모습이다. 아랫쪽 사진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0 동체에 ㅈ712322623이라는 아홉자리수의 고유번호가 적혀있는 모습이다. ㅈ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을 뜻하는 기호로 보인다. 이번에 발사된 화성-10 동체에서 ㅈ이라는 기호가 보이지 않은 것은 그 미사일이 시험용 미사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사진 4>를 보면, 화성-10 동체에 적힌 720030102라는 아홉자리수의 고유번호가 눈에 띈다. 그런데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0 동체에는 ㅈ712322623이라는 아홉자리수의 고유번호가 적혀있었다. 고유번호 앞에 붙은 자음 지읒은 전략군을 뜻하는 기호로 보이는데, 이번에 발사된 화성-10 동체에는 지읒이라는 기호가 없고 7로 시작하는 아홉자리숫자만 있다. 이런 사정은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이 시험용 미사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화성-10은 조선에서 이미 16년 전부터 계열생산되고 실전배치된 미사일인데, 그처럼 오래 전에 실전배치된 미사일을 시험용으로 다시 제작하여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은 기존 화성-10보다 더 현대화된 화성-10이 개발되었음을 의미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발사된 화성-10를 가리켜 “체계를 현대화한 우리식 탄도로케트”라고 하였다. 

위에 인용한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및 <아에프페> 보도기사들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기존 화성-10의 몇 가지 특징을 열거하면, 명중률이 극적으로 향상되었다는 것, 사거리가 2,500~4,000km에 이른다는 것, 액체추진제를 사용한다는 것, 탄두부가 우유병 젖꼭지처럼 생겼다는 것 등이다. 이런 특징만 봐도 기존 화성-10이 우수한 중거리탄도미사일임을 알 수 있는데,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이 현대화되었다고 하니 그보다 더 우월한 성능을 지닌 것이다. 이전에 나온 것보다 더 좋은 설비나 제품이 나온 경우, 조선에서는 개량되었다고 말하지 않고, 개건 또는 현대화되었다고 말한다. 혁명을 중시하는 조선에서는 개량주의라는 반혁명적 개념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에 개량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이다.


▲ <사진 5> 궁륭형 건물 안에서 미사일동체와 탄두부가 연결되고 나서, 기중기로 6축16륜 자행발사대에 실린 화성-10은 발사위치로 이동하였다. 위의 사진은 발사위치에 도착한 자행발사대가 유압식 받침대를 들어올려 화성-10 동체를 곧추 세운 장면이다. 멀리 날아가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은 그렇게 곧추 세워놓고 발사하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미사일의 발사각이 90도로 되는 것은 아니며, 추력비행을 하는 도중에 비행궤도를 45도 각도에 맞추게 되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미사일동체 하단에 달린 여덟 개의 특이한 물체
  
<사진 5>는 화성-10을 지상에 곧추 세워놓고 발사하였음을 보여주는데, 멀리 날아가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은 그렇게 곧추 세워놓고 발사하는 법이다. 하지만 탄도미사일을 곧추 세워놓고 발사하였다고 해서 그 미사일의 발사각이 90도로 되는 것은 아니며, 추력비행 도중에 비행궤도를 45도 각도에 맞추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발사각이라는 개념은 발사 직전에 지상에 세워놓은 발사준비자세의 각도와는 다른 개념이다.

▲ <사진 6> 화성-10 동체 하단에는 특이한 모습을 한 여덟 개의 물체가 달렸다. 그 물체가 격자방향타다. 평면방향타는 동체에 고정되어 있어서 접었다 폈다 하지 못하지만, 격자방향타는 평상시에 접혀 있다가 로켓발동기가 점화되는 발사순간에 펴진다. 격자방향타의 기능은 미사일이나 위성운반로켓이 추력비행을 할 때 동체를 빙글빙글 돌아가게 만드는 염력이 발생되는 것을 억제하여 비행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깔아놓은 얼개의 구획공간으로 공기가 통과하면서 염력발생이 억제된다. 맨윗쪽 사진은 격자방향타를 활짝 펼치고 추력비행을 시작한 화성-10의 모습이다. 가운데 사진은 지난날 소련이 운용하였던 사거리 5,500km의 SS-20 탄도미사일 동체 하단에 격자방향타가 접혀 있는 모습이다. 맨아랫쪽 사진은 2016년 1월에 발사된 미국의 우주발사체 팰컨(Falcon) 9의 동체에 격자방향타가 접혀 있는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6>은 화성-10이 발사된 직후 추력비행을 시작한 장면인데, 미사일동체 원통형 하단에 빙 둘러 매달려있는 여덟 개의 특이한 물체가 눈길을 끈다. 반투명체처럼 보이는 그 특이한 물체는 격자방향타(lattice fin)다. 원래 격자란 바둑판처럼 가로와 세로를 일정한 간격으로 구획한 얼개를 깔아놓고 빛이나 공기가 구획공간으로 통하게 해놓은 물건인데, 미사일이나 위성운반로켓의 방향타를 그런 격자형태로 만들어놓은 것이 격자방향타다. 화성-10 동체 하단에 달려있는 여덟 개의 격자방향타가 반투명체처럼 보이는 까닭은 공기가 통과하도록 뚫려있는 격자형 구획공간으로 빛이 통과하기 때문이다.
 
화성 계열 미사일들 가운데 격자방향타가 설치된 것은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이 유일하다. 화성-13이나 화성-14에도 격자방향타가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확인된 적은 없다. 그 밖의 다른 화성 계열 미사일들에는 평면방향타(planar fin)가 달렸다. 평면방향타를 꼬리날개라고 부르지만, 양력(揚力)이 작용하지 않으므로 날개는 아니고, 비행방향을 바로잡아주는 것이므로 방향타라고 해야 옳다. 

평면방향타는 동체 하단에 고정된 것이어서 접었다 폈다 하지 못하지만, 격자방향타는 평상시 접혀 있다가 로켓발동기가 점화되는 발사순간에 펴진다. 평면방향타가 달린 미사일은 원통형 미사일발사관에 들어가지 않지만, 격자방향타가 달린 미사일은 그것을 접어놓고 미사일발사관에 들여놓을 수 있다. 화성-10 동체 하단에 격자방향타가 접혀 있는 모습은 <사진 1>에서도 볼 수 있다. 미국의 우주발사체 동체에도 화성-10처럼 격자방향타가 설치되었다.

미사일이나 위성운반로켓이 추력비행을 할 때 동체를 빙글빙글 돌아가게 만드는 염력(捻力)이 발생하는데, 격자방향타는 그런 염력발생을 억제하여 비행안정성을 보장해준다. 일정한 간격으로 깔아놓은 얼개의 구획공간으로 공기가 통과하여 염력발생을 억제하게 된다. 

▲ <사진 7> 이 사진은 발사 직후 추력비행에 돌입한 화성-10 분사구에서 화염이 분출되는 장면인데, 중앙부 화염은 크고 주변부 화염은 작다. 이것은 중앙에 대형 분사구가 한 개 설치되었고, 그 주위에 두 개의 소형 분사구가 설치되었음을 말해준다. 이런 분사구 배치형태는 조선의 로켓발동기설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소형 분사구는 36도 각도까지 좌우상하로 움직이면서 비행방향을 조절한다.     © 자주시보

<사진 7>은 발사 직후 추력비행에 돌입한 화성-10 분사구에서 화염이 분출되는 장면인데, 중앙부 화염은 크고 주변부 화염은 작다. 이것은 중앙에 대형 분사구가 한 개가 설치되었고, 그 주위에 두 개의 소형 분사구가 설치되었음을 말해준다. 커다란 중앙분사구를 중심에 두고 그 주위에 작은 분사구들을 배치한 것은 조선의 로켓발동기설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소형 분사구는 36도 각도까지 좌우상하로 움직이면서 비행방향을 조절한다.
▲ <사진 8> 위의 사진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화성-10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한 감시소에 놓여있는, 현시대를 촬영한 사진을 확대한 것이다. 그 현시화면에 희미하게 나타난 글씨를 식별하기 힘들지만, 기술지표들을 각각 표시한 다섯 줄의 도표선들이 거의 모두 수평으로 그어졌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화성-10 시험발사가 안정적으로 진행되었음을 말해준다. 사진의 오른쪽 끝에는 화성-10의 비행궤적을 나타낸 현시화면도 보이는데, 비행궤적을 표시한 포물선이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고각으로 나타났다. 화성-10의 발사각은 86-87도였다.     © 자주시보


4. 상승비행고도와 수평비행거리로 측정한 발사각과 비행속도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0> 시험발사는 탄도로케트의 최대사거리를 모의하여 고각발사체제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원래 탄도미사일은 45도 각도(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사거리에 따라 각도를 이보다 줄여서 쏘는 것이 일반적임) 로 발사되는 법인데, 고각으로 발사한 사례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사진 8>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화성-10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한 감시소에 놓여있는, 발사과정의 각종 기술지표를 보여주는 현시대(monitor)인데, 희미하게 나타난 글씨를 식별하기 힘들지만, 기술지표를 각각 표시한 다섯 줄의 도표선들이 거의 모두 수평으로 그어졌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화성-10 시험발사가 안정적으로 진행되었음을 말해준다. 그 사진의 오른쪽 끝에는 화성-10의 비행궤적을 나타낸 현시화면도 보이는데, 비행궤적을 표시한 포물선이 수직에 가까운 고각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화성-10이 고각으로 발사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고각으로 발사되어 “자행발사대를 리탈한 탄도로케트는 예정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1,413.6km까지 상승비행하여 400km 전방의 예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락탄되였다”고 한다.
탄도미사일 비행운동을 측정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계산해보면, 탄도미사일을 86~87도의 발사각으로 쏘았을 경우에 상승비행고도가 약 1,413km에 이르고, 수평비행거리가 약 400km에 이른다는 계산결과가 나온다.

직선거리를 표시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측정해보면, 화성-10은 함경남도 호도반도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이 있는 동북방향으로 400km를 날아가 함경북도 라진항에서 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동해 수역에 탄착하였다는 측정결과가 나온다.    

▲ <사진 9> 위의 사진은 화성-10이 분사구에서 엄청난 화염을 분출하면서 추력비행을 시작하는 장면이다. 놀랍게도, 그 추력비행은 해수면으로부터 1,413km에 이르는 매우 높은 고도까지 올라갔다.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상승비행고도를 훨씬 뛰어넘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상승비행고도에 접근한 것이다. 탄도미사일의 추력이 강할수록 상승비행고도가 더 높아지고 비행속도도 더 빨라지게 된다. 화성-10의 비행속도는 마하 15-16에 이르렀다. 마하 15는 초속 5.1km이며, 마하 16은 초속 5.4km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9>는 화성-10이 분사구에서 엄청난 화염이 분출하면서 추력비행을 시작하는 장면이다. 놀랍게도, 그 추력비행은 대기권을 이탈하여 해수면으로부터 1,413.6km에 이르는 고도까지 올라갔다. 화성-10은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상승비행고도를 훨씬 뛰어넘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상승비행고도에 접근한 것이다.

탄도미사일의 추력이 강할수록 상승비행고도가 더 높아지고 비행속도도 더 빨라지게 된다. 탄도미사일의 경우, 대기권을 이탈하는 추력비행단계에서는 느린 속도로 상승비행을 하지만, 대기권에 재진입한 이후 종말비행단계에서는 마하 25에 가까운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으로 낙하비행을 한다.
탄도미사일 비행운동을 측정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계산하면, 탄도미사일의 상승비행고도가 1,413.6km이고, 수평비행거리가 400km이고, 발사각이 86~87도인 경우, 비행속도는 마하(Mach) 15~16에 이른다는 계산결과가 나온다. 이런 속도는 극초음속을 넘어 고극초음속에 속하는데, 마하 15는 초속 5.1km이며, 마하 16은 초속 5.4km다.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은 마하 13~14의 속도로 날아가는데, 화성-10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날아간 것이다. 화성-10이 탄도미사일의 일반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날아간 것은 신형 고출력 로켓발동기가 장착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에 장착된 신형 고출력 로켓발동기는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로켓발동기다. 조선은 2016년 4월 8일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대출력 로켓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는데,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에 바로 그 로켓발동기가 장착된 것이다. 지난번 지상분출시험에서 사용된 신형 대출력 로켓발동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것인데, 중거리탄도미사일에 그런 강력한 로켓발동기가 장착되었으니 화성-10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상승비행고도까지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원래 기존 화성-10에는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로켓발동기가 장착되었는데, 이번에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신형 로켓발동기를 장착하고 시험발사에 나섰다.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면 발사준비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추진제가 장입된 상태로 오랜 기간 동안 발사대기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액체추진제에 비해 추력이 조금 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 <사진 10> 이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조선에서 진행된 대출력 고체추진제 지상분출시험의 한 장면이다. 엄청나게 강력한 화염이 분출되고 있으니, 그만큼 강한 힘을 내는 신형 고출력 고체추진제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거기에서 사용된 대출력 고체추진제가 이번에 시험발사된 화성-10에 장입된 것이 확실해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의 비행속도가 탄도미사일의 일반적인 비행속도보다 더 빨랐던 것은 그 미사일에 고출력 고체추진제가 장입되었음을 말해준다. <사진 10>에서 보는 것처럼, 2016년 3월 23일 조선은 대출력 고체추진제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는데, 거기에서 사용된 대출력 고체추진제가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에 장입된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화성-10 시험발사에서 “새로 설계된 구조와 동력계통에 대한 기술적 특성이 확증”되었다고 보도한 것은 기존 로켓발동기가 신형 로켓발동기로 교체되고, 기존 고체추진제가 신형 고체추진제로 교체되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5. 150km 고도에서 일어난 돌발현상의 진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0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한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적들은 물론 전 세계가 이번 탄도로케트의 비행궤적만 보고도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의 능력을 바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은 당위원장이 지적한 비행궤적은 화성-10 시험발사에서 나타난, 서로 다른 두 개의 비행궤적이다. 화성-10을 두 발 발사하였으니 서로 다른 두 개의 비행궤적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오전 8시 5분에 두 번째로 발사된 화성-10은 해수면으로부터 1,000km 이상 상승비행을 하였으나, 그보다 앞서 오전 5시 58분에 발사된 화성-10은 해수면으로부터 150~160km까지만 상승비행을 한 뒤에 감시레이더 화면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고 한다.

화성-10이 감시레이더 화면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춘 돌발현상을 두고, 한국군 합참본부는 그 미사일이 상승비행 중에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첫 번째로 발사된 화성-10은 상승비행 중에 고도 150~160km에 이르러 불의의 폭발사고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예정된 고도에 이르러 미사일에 장착된 조종장치에 의해 의도적으로 폭발된 것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화성-10 시험발사를 보도하면서 “비행동력학적 조종성”이 기술적으로 확증되었다고 지적한 것은 그 미사일에 장착된 조종장치를 작동하여 예정된 고도에서 폭발시키는 시험을 진행하였다는 뜻이다.

주목하는 것은, 그런 고공폭발현상이 적국 인공위성을 공격하기 위한 시험 이외에 다른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조선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미국의 정찰위성은 해수면으로부터 160~2,000km 고도에 있는 저지구궤도(Low Earth Orbit)를 타고 지구 주위를 회전하고 있으므로, 전자기파(EMP)폭탄을 탑재한 화성-10을 그 궤도로 쏘아올려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위치에서 폭발시키면 미국의 정찰위성을 고철덩어리로 만들 수 있다. 인공위성은 전자기파공격을 막을 방호력을 갖지 못했으므로 전자기파폭탄을 장착한 화성-10으로 저지구궤도의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처럼 쉽다. <사진 11>

▲ <사진 11> 2016년 6월 22일 첫번째로 시험발사된 화성-10은 상승비행 중에 150-160km 고도에서 불의의 폭발사고를 일으킨 게 아니라, 예정된 고도에 이르러 미사일에 장착된 조종장치에 의해 의도적으로 폭발된 것이다. 그런 고공폭발현상은 적국 인공위성을 공격하기 위한 시험이었다. 미국의 정찰위성들은 해수면으로부터 160-2,000km 고도에 있는 저지구궤도를 타고 지구 주위를 회전하고 있으므로, 전자기파(EMP)탄을 탑재한 화성-10을 그 궤도로 쏘아올려 임의의 시작에 임의의 위치에서 폭발시키면 미국의 정찰위성을 고철덩어리로 만들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처럼 인공위성체계가 전자기파공격에 너무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미국의 고심과 우려가 더욱 깊어졌다. <워싱턴포스트> 2016년 1월 27일 보도는 미국이 우주전쟁에 시급히 대비하기 위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하였지만, 전자기파공격으로부터 인공위성체계를 방어하는 장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6. 최첨단 첨두로 설계된 재진입체의 대기권 돌입시험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0 시험발사에서 “재돌입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특성과 비행안정성도 검증되였다”고 한다. 이번 시험발사에서 화성-10의 전투부(탄두부)는 해수면으로부터 1,413km 고도의 대기권 밖으로 올라갔다가 거기서 분리된 재진입체가 지구를 향해 낙하비행을 하면서 대기권 안으로 돌입하였다.

위에서 이미 지적한 것처럼, 화성-10은 함경북도 라진항에서 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동해 수역에 탄착하였는데, 이것은 재진입체를 인양할 수 있도록 연안에서 가까운 수역에 탄착시켰음을 말해준다. 화성-10을 왜 동해 한복판으로 쏘지 않고, 함경북도 연안쪽으로 쏘았는지 알 수 있다. 화성-10이 발사되었을 때 그 탄착점 일대에는 재진입체를 인양하기 위한 관측선박과 인양선박이 대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향해 초고속으로 낙하하는 물체들은 ‘카르만선(Karman Line)’이라고 부르는, 해수면으로부터 약 100km 상공에서부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한 대기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이를테면, 200km 고도에서 마하 20의 속도로 낙하하는 경우, 낙하물체표면에서 일어나는 대기마찰열은 섭씨 2,400도까지 올라간다. 강철이 녹는 용융점은 섭씨 1,530도이므로, 재진입체 표면은 강철로 만들 수 없다.

대기마찰로 고열과 고압이 발생하면, 낙하물체표면이 깎이는 융제현상(ablation)이 일어난다. 이런 융제현상으로부터 재진입체를 보호하는 특수장치를 열보호체계(thermal protection system)라고 하는데, 이 분야에서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극고열에 견디는 페놀수지가 함침(含浸)된 탄소융제재(Phenolic Impregnated Carbon Ablator)가 기술공학적으로 가장 앞선 소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탄소융제재(炭素融除材)는 마하 25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할 수 있지만, 페놀수지함침탄소융제재는 마하 36의 속도로 대기권에 돌입할 수 있다고 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재진입체가 대기권에 돌입하여 마하 25의 고극초음속으로 낙하할 때, 표면마찰열은 섭씨 11,100도까지 올라간다.

<연합뉴스> 2016년 3월 20일 보도기사에서 한국군 전문가는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고열과 융제현상을 견뎌내려면 재진입체를 원뿔형 첨두로 만들어야 하는데, 조선이 공개한 재진입체는 대기마찰과 압력을 원뿔형 첨두보다 더 많이 받는 봉분형 첨두라고 하면서, 그것은 조선이 재진입체를 만드는 기술을 아직 갖지 못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폄하하였다.

▲ <사진 12> 윗쪽 사진은 조선이 2016년 3월 14일 성공적으로 진행한 '탄도로케트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사용한 재진입체의 봉분형 첨두다. 아랫쪽 사진은 2006년 대기권에 돌입하여 지구로 귀환한 미국의 최첨단 재진입체 첨두다. 미국항공우주국이 개발한 이 첨두는 극고열에 견디는 페놀수지가 함침된 탄소융제재(PICA)다. 위의 두 사진들은 봉분형 첨두로 설계된 재진입체가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졌음을 말해준다. 놀랍게도, 조선은 재진입체 제조기술에서도 최첨단을 돌파한 것이다. 이번에 진행된 화성-10 시험발사는 조선이 새로 개발한 최첨단 재돌입체를 대기권에 돌입시키는 시험에서 성공하였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그러나 그런 폄하는 재진입체설계기술의 발전추세에 대해 무지한 소리다. 미국항공우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페놀수지함침탄소융제제로 만든 재진입체 첨두를 촬영한 <사진 12>에서 보는 것처럼, 오늘날 고도로 발전된 최첨단 재진입체는 원뿔형 첨두가 아니라 표면을 45도 각도로 깎아 놓은 봉분형 첨두다. 해수면으로부터 600km까지 낮은 고도로 상승비행하는 전술미사일의 재진입체는 원뿔형 첨두로 만들지만, 해수면으로부터 1,600km 고도까지 상승비행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재진입체는 봉분형 첨두로 만든다.

원뿔형 첨두는 대기권에 돌입할 때 대기마찰과 압력을 비교적 덜 받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극초음속으로 낙하할 때 자칫 팽글팽글 회전하며 궤도이탈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비행안정성이 떨어진다. 재진입체를 봉분형 첨두로 만들어야 고극초음속으로 낙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궤도이탈을 방지하고 비행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

영국의 군사전문매체 <IHS 제인스(Janes)> 2016년 3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2016년 3월 15일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한 재진입체 첨두의 사진자료를 가지고 컴퓨터로 비행안정성을 측정하였더니, 스스로 비행자세를 바로잡으며 안정적인 직선비행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그 재진입체에 소형화, 경량화된 핵탄두를 장입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한다.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의 재진입체는 조선이 2016년 3월 14일에 성공적으로 진행한 ‘탄도로케트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사용한 봉분형 첨두로 설계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7. 요격방도가 없으니 명실공히 무적필살병기 
  
조선의 미사일공격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 강화되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란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고 서두르고 있다. 애쉬튼 카터(Ashton B. Carter)  미국 국방장관은 조선이 화성-10을 발사한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화성-10 시험발사가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체계를 갖출 필요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주한미국군기지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화성-10 시험발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는 화성-10을 요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르테면, 화성-10의 발사각을 45도로 하여 괌을 향해 쏘았을 때, 그 미사일의 최고비행고도는 해수면으로부터 835km에 이르는 반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최고요격고도는 겨우 150km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사정은 누구도 요격할 수 없는 화성-10이야말로 무적필살의 ‘괌살해수(Guam Killer)’라는 점을 말해준다. 

▲ <사진 13> 윗쪽 사진은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0이 자행발사대에 실려 이동하는 장면이고, 아랫쪽 사진은 이번에 시험발사된 화성-10이 거대한 화염을 내뿜으며 대기권 밖으로 추력비행을 시작하는 장면이다.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입증된 것처럼, 화성-10을 요격할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고 서두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화성-10 앞에서 무용지물이다. 요격수단이 없으므로, 화성-10은 무적필살의 선제타격수단으로 된다. 전시에 조선이 그런 무적필살병기로 선제공격을 하여 괌을 초토화하고 미국의 정찰위성체계를 파괴하면 미국은 신속한 패전과 무조건 항복 이외에 다른 출로를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 자주시보

미국 국방부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이구동성으로 화성-10 시험발사가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성-10은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지 못하지만, 미국의 서태평양 군사전략거점인 괌을 초토화할 수 있다. <사진 13>

만일 조선이 화성-10을 45도 각도로 발사하면 상승비행고도는 835km에 이르고, 수평비행거리는 3,340km에 이르게 된다. 황해남도에서 괌까지 직선거리는 약 3,300km이고, 화성-10이 황해남도에서 괌까지 날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3분 45초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전략핵탄을 장착한 화성-10을 발사하여 14분 만에 괌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이 전시에 서태평양의 군사전략거점을 잃어버리면, 전쟁수행력이 급격히 마비되는 1차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조선이 전자기파폭탄을 장착한 화성-10을 저지구궤도로 쏘아올려 미국의 정찰위성을 파괴하는 가공할 위성공격씨나리오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10으로 괌이나 주일미국군기지들을 공격하려면 그 미사일을 50기 정도만 가지고 있어도 충분한데 200기나 가지고 있는 까닭은, 화성-10으로 괌이나 주일미국군기지들만 공격하는 게 아니라 미국의 정찰위성들도 공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전시에 괌이 초토화되고, 정찰위성체계까지 파괴되면, 미국은 전쟁수행력이 완전히 마비되는 2차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화성-13과 화성-14는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최후의 보복타격수단들인데 비해,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은 개전 초기에 괌과 정찰위성부터 선차적으로 파괴하는 선제타격수단이다. 보복타격수단은 핵공격을 받는 경우에 최종적으로 사용되지만, 선제타격수단은 개전 초기에 선차적으로, 무조건 사용된다. 그런 점에서 화성-10은 화성-13과 화성-14보다 미국에게 더 위협적이다.

만일 미국이 화성-10 피격으로 괌과 정찰위성을 모두 잃어버리면 신속한 패전과 무조건 항복 이외에 다른 출로를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화성-10 시험발사를 지도하면서 “이번 시험발사는 우리 국가의 핵공격능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로 되었다”고 지적하면서, “태평양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신심에 넘쳐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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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1

핵탄생산 20년, 동방의 핵대국이 등장하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08)
자주시보 2016년 06월 2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미국의 갈림길, 정치적 굴복이냐 핵공황 침잠이냐
2. 핵물질생산 30년, 핵탄생산 20년, 핵시험 10주년
3. 핵대국 지위를 충족시킨 몇 가지 조건들
4. 동방의 핵대국 등장과 제3핵시대의 도래

▲ <사진 1> 2016년 1월 6일 조선과 미국이 비공식대화를 진행하였다. 정부 당국자들의 책임적인 회담이 아니라, 비정부기관 인사들의 토론회였다. 조선은 그 비공식대화가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수소탄시험을 진행하였다. 이런 사정은 조선이 미국과의 대화에 전혀 관심이 없고, 조미협상을 배제한 일방적인 평화협정 체결을 미국에게 요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조미평화협정 체결은 곧 주한미국군 철수를 뜻하는 것이므로, 지금 조선은 미국에게 정치적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다. 위의 사진은 2008년 7월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회담장을 촬영한 빛바랜 사진이다. 아직도 미국과 중국은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6자회담을 살려볼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것은 커다란 오판이다. 오늘 미국에게 남겨진 마지막 선택은 정치적 굴복이냐 핵공황 침잠이냐 두 가지 뿐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미국의 갈림길, 정치적 굴복이냐 핵공황 침잠이냐

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6월 14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진행한 한국신문방송편집인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태평양연단(Pacoific Forum) 담당자 칼 베이커(Carl W. Baker)가 중요한 정보를 전해주었다. 미국 공군 출신으로 아시아태평양 안보문제전문가인 칼 베이커는 자신이 얼마 전 조선측 인사를 네 차례 만났는데, 조선의 대화상대자들은 지난날 조미협상과정 중에 동시행동원칙을 저버린 미국을 상대하여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동반적으로 추진하자는 중국의 제안에는 관심이 없고, 비핵화문제가 아니라 비확산문제를 놓고 미국과 대화하는 것에는 관심이 있다고 하면서,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한 조선은 핵무기개발을 계속 추진하여 핵무력을 증강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칼 베이커가 전해준 내용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요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 일간지 <월스트릿저널> 2016년 2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월 6일 조선과 미국이 비공식대화를 진행하였다고 하는데, 칼 베이커는 그 비공식대화에 참석한 조선측 인사들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말을 들은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서 말하는 비공식대화라는 것은 정부 당국자들의 책임적인 회담이 아니라, 비정부기관 인사들의 토론회를 뜻한다. <사진 1>

둘째, 2016년 1월 6일 조미비공식대화에서 미국측 참석자들은 선비핵화-후평화협정이라는 기존 입장을 또 다시 밝혔고, 조선측 참석자들은 비핵화문제를 배제하고 평화협정문제만 논의하자고 하면서, 미국과 비확산문제를 논의하는 핵군축회담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과 미국이 그처럼 서로 상충되는 입장을 또 다시 재확인하는 바람에 비공식대화는 아무런 성과를 내오지 못한 채 끝났다. 

셋째, 당시 한국 언론매체들은 비공식대화가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진행하기 전에 진행되었다고 하면서 조선이 비공식대화가 성과 없이 끝나자마자 수소탄시험을 단행한 것처럼 보도하였지만, 정작 비공식대화를 단독보도한 <월스트릿저널>은 그 대화가 수소탄시험이 진행된 1월 6일 당일에 진행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진행한 시각이 2016년 1월 6일 오전 10시였으므로, 조미비공식대화가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에 조선은 수소탄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이런 사정은 조선이 미국과의 대화에 전혀 관심이 없고, 조미협상을 배제한 일방적인 평화협정 체결을 미국에게 요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조미평화협정 체결은 곧 주한미국군 철수를 뜻하는 것이므로, 조선이 대미협상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미국에게 정치적으로 굴복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넷째, 조선은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할 때까지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여 핵무력을 증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것은 조선이 미국의 정치적 굴복을 받을 때까지 자기의 핵무력을 고도로 증강시키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조선은 조미협상에 관심이 없으며, 미국의 정치적 굴복, 조미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국군 철수만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인데, 만일 미국이 정치적으로 굴복하지 않으면 핵무기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해 핵무력을 고도로 증강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조미협상의 여지가 소멸된 오늘 미국은 조선에게 정치적으로 굴복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는가 아니면 핵무력을 증강하는 조선에게 압도당하여 핵공황에 빠져버리는가 하는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떠밀려간 것이다. 지난 시기의 조미관계는 비핵화냐 평화협정 체결이냐 하는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놓여있었지만, 오늘의 조미관계는 미국이 정치적으로 굴복하는가 아니면 핵공황에 빠져버리는가 하는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떠밀려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조미관계의 현주소다.

그러므로 미국이 대조선제재조치를 확대하면서 조선의 국제금융거래를 차단하는 등 대조선압박을 전례 없이 강화하고 있다고 보는 인식은 진실을 배반한 허구적 인식이다. 얼마 전 미국과 한국의 언론에 보도된 대조선제재조치 확대는, 정치적 굴복이냐 핵공황 침잠이냐 하는 양자택일의 곤경에 빠진 미국의 궁여지책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2016년 5월 24일 베트남을 방문 중이던 존 케리(John F. Kerry) 미국 국무장관이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조선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가장 첫 번째 위협, 주되는 위협(primary threat, lead threat)”으로 지적한 것이나, 2016년 6월 16일 미국 연방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존 브레넌(John O. Brennan) 중앙정보국 국장이 싸이버안보문제, 국제테러문제와 함께 조선의 핵문제를 미국이 직면한 3대 안보현안으로 지적한 것은, 지금 미국이 정치적 굴복이냐 핵공황 침잠이냐 하는 양자택일의 곤경에 빠졌음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 <사진 2> 2016년 1월 6일 미국이 조선의 수소탄시험소식을 듣고 핵공황에 빠졌을 때, 조선 외무성 대변인은 경핵병진노선을 다시 확인하였다. 위의 사진은 2016년 1월 15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 20시 보도에서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발표되는 장면이다. 만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핵무기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핵무력을 고도로 증강시키겠다는 조선의 결심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만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핵무기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핵무력을 고도로 증강시키겠다는 조선의 결심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그런 결심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천명한 경핵병진노선에 따라 내려진 것이다. <사진 2>

2016년 1월 6일 미국이 조선의 수소탄시험소식을 듣고 핵공황에 빠졌을 때, 조선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우리의 수소탄시험은 병진로선을 관철하기 위한 정상적인 공정을 거친 것일 뿐이다. 미국의 대조선적대행위들이 <일상화>되였듯이 그에 대처한 우리의 자위적인 병진로선관철사업도 일상화되었다. 이제는 미국이 좋든 싫든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에도 습관되여야 할 것”이라고 일갈하였다.

▲ <사진 3> 조선이 실전용 핵탄을 생산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어언 20년 세월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안 조선이 핵무력증강을 줄기차게 추진해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핵보유국이 20년 동안 핵무력증강을 줄기차게 추진해왔다면, 그 동안 핵탄을 얼마나 많이 생산했으며, 핵무력을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일까? 위의 사진은 핵전문가들이 녕변핵시설단지 안에 있는 핵시설을 살펴보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핵물질생산 30년, 핵탄생산 20년, 핵시험 10주년

2016년 1월 6일 조선과 미국이 비공식대화를 진행하였을 때, 미국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미국이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은, 올해 2016년이 조선의 핵물질생산 30년, 핵탄생산 20년, 핵시험 10주년이 되는 연대라는 사실이다.

조선의 핵문제에 관한 허위선전, 폄하선전, 왜곡선전만 들리는 미국과 한국에서 조선의 핵탄생산시점이 언제인지 자신 있게 답변할 전문가는 한 사람도 없다. 이것은 조선의 핵문제에 대한 심각한 오류와 오판에 빠진 전문가들이 허상을 어루만지며 횡설수설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진실은 이렇다. 이미 1990년에 시험용 핵기폭장치를 완성한 조선은 1996년부터 실전용 핵탄을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며, 1998년 5월 30일 파키스탄의 차가이핵시험장 수직갱을 빌려 15킬로톤급 플루토늄핵탄을 기폭시킨 비공식 핵시험을 진행하였고, 1998년 8월 31일 동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1호를 탑재한 첫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제작능력을 과시하였다. 

조선이 실전용 핵탄을 생산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어언 20년 세월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안 조선이 핵무력증강을 줄기차게 추진해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핵보유국이 20년 동안 핵무력증강을 줄기차게 추진해왔다면, 그 동안 핵탄을 얼마나 많이 생산했으며, 핵무력을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일까? <사진 3>

조선과 옛 소련은 서로 다른 핵공학기술발전경로를 거쳐왔으나, 지난날 소련의 핵탄보유추세를 살펴보는 것은 오늘 조선의 핵탄보유추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국산 첫 핵탄을 완성한 시점으로부터 1970년까지 20년 동안 소련의 핵탄생산량은 연간 평균 약 1,250발이었으며, 1970년 당시 소련의 핵탄보유량은 약 12,000발에 이르렀다. 그런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2016년 현재 조선의 핵탄보유량을 약 20발로 추산하였고, 중국의 전문가들은 약 40발로 추산하였다.

소련이 1950년부터 20년 동안 핵탄생산에 사용하였던 구식 핵공학기술보다 우수한 최신 핵공학기술을 보유한 조선이 20년 동안 생산한 핵탄이 겨우 20~40발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추산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은 아둔한 짓이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2016년 현재 파키스탄의 핵탄보유량을 100~120발로 추산하였는데, 핵공학기술수준에서 파키스탄보다 한참 앞서 나간 조선이 20년 동안 생산한 핵탄이 겨우 20~40발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추산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도 역시 아둔한 짓이다. 

더 이상 논박할 필요도 없이, 조선의 핵탄보유량에 대한 미국 전문가들과 중국 전문가들의 엉터리 추산은 조선의 핵탄개발사를 공부하지도 않고 제멋대로 억측한 것이다.

물론 조선은 지난 냉전기의 소련처럼 핵탄을 10,000발 이상 과잉생산할 필요가 전혀 없다. 냉전기의 과열된 군비경쟁이 촉발시킨 소련의 핵탄과잉생산은 핵무력증강이 아니라 핵자원낭비에 가깝다. 그와 대조적으로, 오늘 조선의 핵탄생산은 자기의 주적인 미국을 정치적으로 굴복시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시키는데 요구되는 분량, 그리고 전면전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의 핵공격기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데 요구되는 분량에 한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 <사진 4> 조선이 핵물질생산 30년, 핵탄생산 20년, 핵시험 10주년을 맞은 올해 2016년 6월 12일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국방종합대학을 현지지도하면서 "동방의 핵대국, 군사최강국인 선군조선의 지위'에 대해 언급하였다.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 지위에 올라섰다는 놀라운 사실에 대해 공언한 것이다. 위의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당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핵탄두 실물을 살펴보는 장면이다. 핵보유국들이 자기의 모형 핵탄두도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는 판인데, 조선은 실물 핵탄두를 외부에 공개하였다. 그런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그런 당당한 행동은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이 핵물질생산 30년, 핵탄생산 20년, 핵시험 10주년을 맞은 올해 2016년 6월 12일 김정은 당위원장이 국방종합대학을 현지지도하면서 “동방의 핵대국, 군사최강국인 선군조선의 지위”를 언급한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사진 4>

핵대국이란 핵보유국을 능가하는 초강력한 핵무력을 가진 나라를 뜻하는 말이며, 동방의 핵대국이란 서방의 핵대국에 대비되는 말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서방의 핵대국은 러시아와 미국이다. 현재 러시아의 핵탄보유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 13,000발에 이르며, 그 뒤를 이은 미국의 핵탄보유량은 9,400발에 이른다. 그에 비해, 프랑스의 핵탄보유량은 300발이고, 영국의 핵탄보유량은 185발이다. 그래서 영국과 프랑스는 핵보유국이기는 하지만 핵대국은 아니다. 명백하게도, 서방에서 핵대국은 러시아와 미국밖에 없다.

그렇다면 동방의 핵보유국들인 중국, 인도, 파키스탄은 핵대국들인가? 핵탄보유량이 프랑스보다 적은 240발밖에 되지 않는 중국을 동방의 핵대국이라고 할 수 없으며, 핵무력 수준에서 중국보다 한참 뒤진 인도와 파키스탄을 동방의 핵대국들이라고 할 수 없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이 동방의 핵대국들이 아니므로, 동방의 핵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는 조선밖에 없다. 그러므로 문맥을 정확히 읽으면, 김정은 당위원장이 조선을 동방의 핵대국이라고 부른 것은 오늘날 조선의 핵무력이 프랑스나 중국의 핵무력을 능가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 동방의 핵대국 지위를 충족시킨 몇 가지 조건들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심층정보에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이라는 말을 터무니없이 과장된 언사로 여기겠지만, 그런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조선의 핵무력에 대한 허위선전, 폄하선전, 왜곡선전에 가로막힌 몰이해의 탓으로 돌려야 한다. 아래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언사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첫째, 핵대국이라는 말은 핵분열탄(핵탄), 증폭분열탄, 열핵융합탄(수소탄)을 고루 가졌다는 뜻이다. 핵분열탄만 가진 핵보유국은 핵대국 지위에 올라서지 못하며, 핵분열탄은 물론이고 증폭분열탄과 열핵융합탄까지 가져야 핵대국 지위에 올라설 수 있다. 그런데 오늘 조선은 핵분열탄, 증폭분열탄, 열핵융합탄을 고루 가졌으니, 동방의 핵대국 지위에 부합하는 1차적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 핵대국이라는 말은 다종화된 핵타격수단을 가졌다는 뜻이다. 프랑스와 중국은 핵탄두와 핵폭탄 같은 몇몇 핵타격수단만 보유하였고, 다종화된 핵타격수단을 갖추지 못했다. 그에 비해 조선은 프랑스와 중국을 능가하는 다종화된 핵타격수단들을 갖추었다. 조선의 다종화된 핵타격수단을 열거하면, 핵탄두와 핵폭탄은 기본이고, 핵조종지뢰, 핵어뢰, 핵기뢰, 핵배낭, 무인핵공격기도 있다. 조선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매우 다종화된 핵타격수단을 고루 갖추었다.  

▲ <사진 5> 2016년 3월 11일 김정은 당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핵무기개발사업과 핵타격수단 다종화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4차원적인 핵공격능력을 완비하라고 지시하였다. 위의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당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지상배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4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3월 11일 김정은 당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주체적 핵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하여 당에서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 핵무기개발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핵탄적용수단들의 다종화를 힘있게 내밀어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의 임의의 공간에서도 적들에게 핵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하여야 한다”고 지시하였다고 한다. <사진 5>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관한 <조선중앙통신사> 2016년 1월 12일 논평은 “이로써 우리는 소형화, 표준화, 규격화된 탄도로케트장착용 수소탄까지 완전무결하게 장비하게 되였으며 다종의 핵탄들을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제한 없이 운반할 수 있는 최첨단타격수단들을 그쯘히(빠짐없이-옮긴이) 갖추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런 사정을 보면, 오늘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 지위에 부합하는 2차적 조건을 충족시켰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보유한 다종화된 핵타격수단들 가운데 외부에 실물이 공개된 것은 핵탄두와 핵배낭이다. 조선의 핵폭탄, 핵조종지뢰, 핵어뢰, 핵기뢰, 무인핵공격기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선에 그런 핵타격수단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언론보도들을 통해 확인된다. 글의 길이가 제약되어 있는 조건에서, 이 글에서는 조선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핵타격수단들에 대한 긴 설명은 생략하고, 핵폭탄을 탑재하는 작전기종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한다.

▲ <사진 6> 조선이 핵폭격기를 보유하였다는 사실은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시에 조선에서 발사된 미사일들이 교전상대의 방공망을 선제기습타격으로 파괴하면, 핵폭탄을 실은 핵폭격기들이 교전상대의 군사전략거점을 완전히 초토화하여 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500kg짜리 핵폭탄을 대당 6발씩 싣는 수호이-25를 36대, 일류신-28을 80대 보유하였다. 위의 사진은 러시아군 핵폭격기 일류신-28의 비행장면이다. 조선이 보유한 일류신-28은 핵폭탄 6발을 싣고 일본까지 날아가는 핵폭격기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운용하는 작전기종들 가운데는 중량이 500kg 정도 되는 핵폭탄을 탑재하는 작전기가 있다. 지상공격기 수호이(SU)-25와 폭격기 일류신(IL)-28에는 핵폭탄이 6발씩 실린다. 조선이 핵폭격기를 보유하였다는 사실은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시에 조선에서 ‘밀대사격’식으로 집중발사된 미사일들이 교전상대의 방공망을 선제기습타격으로 파괴하면, 핵폭탄을 실은 핵폭격기들이 교전상대의 군사전략거점을 완전히 초토화하여 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일류신-28은 조선에서 이륙하여 일본까지 날아가는 핵폭격기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500kg짜리 핵폭탄을 대당 6발씩 싣는 수호이-25를 36대, 일류신-28을 80대 보유하였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조선이 보유한 항공핵폭탄은 약 200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 6>  

조선이 핵배낭, 핵조종지뢰, 핵어뢰, 핵기뢰, 무인핵공격기를 각각 얼마나 많이 보유하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다섯 종의 핵타격수단들에는 전술핵탄 약 200발이 장착된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의 다종화된 핵타격수단들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핵탄두다. 핵탄두는 미사일에 장착하는 핵무기의 일종인데, 미사일이 많을수록 거기에 장착되는 핵탄두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당위원장은 2016년 3월 11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탄도미사일발사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과 핵공격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 해나갈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주시였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조선이 미사일에 장착하는 최신형 핵탄두를 최근에 개발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이 보유한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 가운데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은 화성-7 준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사진 7>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에는 화성-7을 배치한 7개 미사일사단과 화성-10을 배치한 3개 미사일사단이 있다. 1개 대대마다 화성-7 또는 화성-10이 3기씩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배치된 화성-7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은 총 315기로 추산되고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은 총 180기로 추산된다. 위의 사진은 평양에서 진행된 열병행진에 참가한 5축10륜 자행발사대에 실린 화성-7 탄두부의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의 기간에 대대적으로 확대, 개편된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에는 화성-7을 배치한 5개 미사일사단과 화성-10을 배치한 3개 미사일사단이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 미사일사단의 편제를 보면, 1개 사단에는 3개 여단이 있고, 1개 여단에는 5개 대대가 있는데, 1개 대대마다 화성-7 또는 화성-10이 3기씩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배치된 화성-7은 총 225기로 추산되고, 화성-10은 총 135기로 추산된다. 미국 전문가들은 조선이 화성-7을 약 350기, 화성-10을 약 200기 보유한 것으로 추산하였다. <사진 7>  

중국의 언론매체 <환구망> 2013년 6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9개 여단이 있다고 한다. 이 9개 여단들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화성-13과 화성-14가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환구망>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 1개 여단은 미사일을 발사하는 3개 영(營), 미사일연료를 공급하는 1개 영, 경계임무를 맡은 1개 영으로 편성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화성-13과 화성-14를 배치한 27개 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1개 영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3기씩 배치되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총 81기에 이르는 화성-13과 화성-14가 배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화성-7 300기, 화성-10 135기, 화성-13과 화성-14 81기에 장착되는 핵탄두는 약 600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위에 열거한 사실을 종합하면, 조선은 핵탄두 약 600발, 핵폭탄 약 200발, 그 밖의 전술핵탄 약 200발을 보유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선의 핵탄보유량은 약 1,000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의 핵탄보유량이 20~40발에 이른다는 언론보도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조선의 핵탄보유량이 1,000발에 이른다고 하면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1960년대에 소련의 핵탄생산능력이 매월 평균 100발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2000년대에 조선의 핵탄생산능력이 매월 평균 4발에 이른 것으로 추산하는 것은 결코 무리한 일이 아니다.

▲ <사진 8> 조선은 지난 20년 동안 핵탄생산에 박차를 가해오면서 핵탄을 매월 평균 4발씩 생산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생산능력을 가지려면,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데, 외부에 알려진 조선의 핵물질생산공장은 녕변핵시설단지가 전부다. 하지만 조선은 미국 첩보위성의 감시를 따돌린 소규모 핵물질생산공장들을 각지에 위장, 분산배치해놓고 거기서 무기급 핵물질을 대량생산해온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우라늄농축시설은 웬만한 건물 안에 얼마든지 들어간다. 위의 사진은 이란의 우라늄농축시설 안에 설치된 원심분리기의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핵탄생산능력이 매월 평균 4발에 이르려면,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데, 외부에 알려진 조선의 핵물질생산공장은 녕변핵시설단지가 전부다. 하지만 조선은 미국 첩보위성의 감시를 따돌린 소규모 핵물질생산공장들을 각지에 위장, 분산배치해놓고, 거기서 무기급 핵물질을 대량생산해온 것이다. 소규모 우라늄농축시설은 웬만한 건물 안에 얼마든지 들어간다. <사진 8>

만일 조선의 핵탄보유량이 중국이나 프랑스처럼 200~300발 수준에 머물렀다면, 핵탄을 9,400발이나 가진 미국과 핵군축회담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당당하게 표명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미국은 조선의 핵군축회담 제의를 외면하였지만, 조선은 동방의 핵대국이 서방의 핵대국을 상대하는 세기적인 핵군축회담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4. 동방의 핵대국 등장과 제3핵시대의 도래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 지위에 올라섰음을 말해주는 가장 유력한 물적 증거는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다. 미국 군부는 화성-14를 ‘KN-14’라는 자의적인 별칭으로 부른다.
미국의 안보전문매체 <워싱턴자유횃불> 2016년 3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화성-14 분석자료를 지난 3월 중순 두 주간에 걸쳐 회람하였다고 한다.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자기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알려주지 않았지만, 그 분석자료를 열람하였다는 미국 국가정보기관 관리 한 사람이 언론에 넌지시 흘려준 정보가 <워싱턴자유횃불> 2016년 3월 31일부에 실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사진 9>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에 따르면, 화성-14는 화성-13보다 사거리가 더 길다고 한다. 화성-14에 대출력 고체추진제가 내장되었고,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이 장착되었으니 사거리가 더 길어진 것이다. 화성-13의 사거리가 12,000km로 추산되므로, 그보다 사거리가 더 길어진 화성-14의 사거리는 13,000 - 14,000km인 것으로 추산된다. 위의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당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거기에 일렬로 놓여있는 6기의 화성-14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에 따르면, 화성-14는 화성-13보다 사거리가 더 길다고 한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화성-14 길이가 화성-13 길이보다 약 1m 짧다고 지적하면서, 화성-14 사거리를 9,000km로 추산하였는데,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화성-14 사거리가 화성-13보다 더 길다는 정반대의 평가를 내린 것이다.

미사일동체의 길이가 짧아지면, 동체 내부에 장입된 연료와 산화제의 양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사거리가 짧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도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화성-14 사거리가 더 길어졌다고 분석한 까닭은 그들이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 9>

첫 번째로 주목되는 것은, 화성-14에는 화성-13보다 훨씬 더 강력한 대출력 고체추진제가 내장된 것이다. 실제로 조선은 2016년 3월 23일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 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을 진행함으로써 화성-14에 대출력 고체추진제가 내장되었음을 과시한 바 있다.

두 번째로 주목되는 것은, 화성-13 로켓엔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이 화성-14에 장착된 것이다. 실제로 조선은 2016년 4월 8일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케트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함으로써 대출력 로켓엔진이 화성-14에 장착되었음을 과시한 바 있다.

▲ 일본 도토리현 해안가에서 발견된 북 로켓 추정물체     ©자주시보
▲ 일본 해안가에서 발견된 로켓 추정물체     ©자주시보
▲ <사진 10> 2016년 3월 18일 새벽 조선이 시험발사한 화성-7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은 800여 km를 날아가 동해의 일본방공식별구역 안에 탄착하였다. 그런데 그 탄두부 덮개 잔해가 시험발사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16년 6월 16일 일본 돗또리현 유리하마초 해안에서 발견되었다. 화성-7 탄두부 덮개 잔해는 바닷물에 가라앉지 않고 아주 먼 거리를 3개월 동안 둥둥 떠다녔다. 위의 두 사진은 돗또리현 해안에서 발견된 화성-7 탄두부 덮개 잔해다. 화성-7호의 미사일동체가 매우 가벼운 신소재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 미사일의 사거리는 1,600km인데, 모든 주일미국군기지들은 조선에서 1,500km 안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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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의 화성-14 분석자료에 나오는 내용은 아니지만, 최근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은 가벼우면서도 충격과 열에 강한 새로운 합금소재로 미사일동체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2016년 3월 18일 새벽 조선이 진행한 화성-7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시험발사된 화성-7 탄두는 800여 km를 날아가 동해의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안에 탄착하였는데, 바로 그 탄두부 덮개 잔해가 시험발사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16년 6월 16일 일본 돗또리현 유리하마초 해안에서 발견되었다. 평양에서 진행된 열병행진 사진에 나타난 화성-7 탄두부와 이번에 일본 돗또리현 해안에서 발견된 탄두부 덮개 잔해를 비교해보면, 그 형태가 서로 일치한다. <사진 10>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화성-7 탄두부 덮개 잔해가 바닷물에 가라앉지 않고 수 백 km를 3개월 동안 둥둥 떠다녔다는 점이다. 150~200km 고도에서 초고속으로 강하돌진하면서 해수면에 충돌한 탄두부 덮개 잔해가 어떻게 바닷물 속에 쳐박히지 않고 파도 위를 둥둥 떠다녔을까? 길이 1.8m, 폭 1.2m의 금속물체인 그 잔해가 바닷물 위에 둥둥 떠다닌 것은 그것이 매우 가벼운 합금소재로 만들어졌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화성-14가 화성-13보다 더 우수한 신형 고출력 고체추진제와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을 내장, 장착하였고, 미사일동체도 매우 가벼운 신소재로 만들어졌으니, 비록 미사일동체의 길이는 조금 짧아졌어도 사거리가 더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이치다.
미국 국가정보기관은 화성-13 사거리를 12,000km로 추산한 바 있는데, 화성-14 사거리가 그보다 더 길어졌으므로 그 사거리는 13,000~14,000km에 이른다고 말할 수 있다.
▲ <사진 11> 화성-13은 1발만 장착하는 단탄두미사일인데 비해, 화성-14는 여러 발 장착하는 각개발사식 다탄두미사일이므로, 탄두폭발력이 엄청나게 강해졌다. 화성-14 탄두부에는 각개발사식 탄두 4-8발이 장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윗쪽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당위원장이 현지지도한 핵무기병기화공장에 일렬로 놓인 화성-14 6발의 모습이고, 아래쪽 사진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행진에 참가한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실린 화성-14호의 모습이다.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에 따르면, 조선은 화성-14를 시험발사하지 않았지만, 개발단계에서 이미 모든 부분의 성능평가시험을 거쳤다고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에 따르면, 화성-14는 “근육강화제(steroid)를 복용한” 화성-13이라는 것이다. 근육강화제를 복용하였다는 비유적 표현은 탄두폭발력이 강해졌다는 뜻이므로, 화성-14의 탄두폭발력은 화성-13에 비할 바 없이 강해졌음을 알 수 있다. 화성-13은 1발만 장착하는 단탄두미사일인데 비해, 화성-14는 여러 발 장착하는 각개발사식 다탄두미사일이므로, 탄두폭발력이 엄청나게 강해진 것이 분명하다. <사진 11>

러시아의 경험을 보면, 그 나라는 단탄두를 장착한 토폴(Topol)-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 뒤 약 10년이 지나서야 각개발사식 다탄두를 장착한 RS-24 야르스(Yars)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단탄두를 장착한 화성-13과 단탄두를 장착한 토폴-M이 동급이므로, 각개발사식 다탄두를 장착한 화성-14와 각개발사식 다탄두를 장착한 RS-24 야르스도 역시 동급이다.

영국의 조선문제전문지 <NK 뉴스(News)>는 2015년 10월 15일 보도기사에서 화성-14 탄두부가 러시아의 잠대지탄도미사일 R-24R 씨네바(Sineva) 탄두부와 아주 흡사하게 생겼다고 지적하였다. 사거리가 11,500km인 R-24R 씨네바의 탄두부에는 각개발사식 탄두 4~8발이 들어가므로, 그와 아주 흡사하게 생긴 화성-14 탄두부에도 각개발사식 탄두 4~8발이 장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목하는 것은, 조선이 단탄두를 장착한 화성-13을 2012년 4월 15일에 세상에 공개한 뒤, 불과 3년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2015년 10월 10일 각개발사식 다탄두를 장착한 화성-14를 공개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는 점이다. 개발완료시점과 공개시점이 나라마다 똑같다고는 볼 수 없지만, 조선이 단탄두에서 각개발사식 다탄두로 상향발전한 기술개발속도가 러시아보다 월등히 빠르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아래의 비교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북과 러시아의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비교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셋째,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회람한 화성-14 분석자료에 따르면, 조선은 화성-14를 시험발사하지 않았지만, 화성-13처럼 화성-14도 이미 개발단계에서 “모든 부분(all aspects)의” 성능평가시험을 거쳤다고 한다. 이 정보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미국의 전문가들은 조선이 화성-13과 화성-14를 시험발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조선이 재진입체(reentry vehicle)를 아직 만들지 못해서 시험발사를 하지 못한 것처럼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조선이 화성-13과 화성-14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모든 부분의 성능평가시험을 이미 거쳤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주었다. 영토가 넓지 않아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많은 제약을 받는 조선은 영토가 넓은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수 천 km 밖으로 멀리 쏘는 시험발사를 진행하여 성능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개발단계에서 각 부분별로 성능평가시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전반적인 기술지표를 확증한다는 것이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단계에서 진행하는 각 부분별 성능평가시험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진입체 성능평가시험이다. 미사일생산국이라고 해도 최첨단 공학기술을 가져야 재진입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재진입체 성능평가시험의 결과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조선은 2016년 3월 14일 ‘탄도탄 전투부 첨두의 대기권재돌입 환경모의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재진입체를 만드는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였음을 과시하였다.

▲ <사진 12> 미사일생산국이라고 해도 최첨단 공학기술을 가져야 재진입체를 만들 수 있다. 조선은 2016년 3월 14일 '탄도탄 전투부 첨두의 대기권재돌입 환경모의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재진입체를 만드는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였음을 과시한 바 있다. 윗쪽 사진은 그 날 시험대에 놓인 재진입체의 모습이고, 아래쪽 사진은 재진입체가 대기권에 돌입하는 극한모의환경에서 재진입체 첨두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장면이다. 조선이 만든 재진입체는 마치 무덤처럼 앞부분이 둥글게 생긴 봉분형 첨두 재진입체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그날 진행된 재진입체 성능평가시험에 등장한, 조선이 만든 재진입체는 고깔모자처럼 끝이 뾰족하게 생긴 원뿔형 첨두 재진입체가 아니라 금잔디 깔린 우리식 무덤처럼 앞부분이 둥글게 생긴 봉분형 첨두 재진입체였다. <사진 12>에서 보는 것처럼, 화성-14 탄두부에 장착된 재진입체가 바로 그런 봉분형 첨두 재진입체다. 조선은 화성-14를 시험발사하지 않고서도 봉분형 첨두 재진입체 성능평가시험을 통해 화성-14의 대기권 재진입능력을 확증한 것이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들을 살펴보면, 조선의 화성-14는 그와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러시아의 RS-24 야르스나 미국의 LGM-30 미니트맨(Minuteman)보다 더 우수하다. 이것은 오늘 조선이 세계 최고 수준의 지상배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함으로써 동방의 핵대국 지위에 올라섰음을 말해준다.

미국이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1945년에 제1핵시대(First Nuclear Age)가 도래하였고, 인도가 5대 핵강국 이외의 나라들 가운데 처음으로 핵시험을 진행한 1974년에 제2핵시대(Second Nuclear Age)가 도래하였다면, 올해 2016년에는 조선이 동방의 핵대국으로 등장함으로써 제3핵시대(Third Nuclear Age)가 도래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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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4

‘괌살해수’ 노리는 사드, 그 사드 노리는 조종방사탄


[한호석의 개벽예감] (207)
자주시보 2016년 06월 1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은 허구였다
2. ‘맥스 썬더’에 맞선 화성-10 이동배치
3.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를 서두르는 미국
4. 산악지대에 숨어있는 두 종의 ‘괌살해수’
5. 조종방사탄의 위력이 불러일으킨 국제관계변화

▲ <사진 1> 미국 군부는 2016년 4월 15일, 4월 28일, 5월 31일 조선이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연달아 시험발사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는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언론을 통해 유포하였다. 위의 사진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0의 모습이다. 화성-10을 탑재한 6축12륜 자행발사대는 조선에서 자체 기술로 제작한 것인데, 물론 엔진도 자국산이다. 중국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6축12륜 자행발사대를 만들었는데, 그 자행발사대에는 독일제 엔진을 면허생산한 엔진을 달았다. 특수차량엔진제작기술에서 차이가 돋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은 허구였다

2016년 4월 15일과 4월 28일, 그리고 5월 31일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이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연달아 시험발사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그들의 보도에 따르면, 4월 15일에 시험발사한 화성-10은 발사되자마자 공중에서 폭발하였고, 4월 28일 오전에 시험발사한 화성-10은 발사되자마자 추락하였고, 같은 날 오후에 시험발사한 화성-10은 발사되자마자 공중에서 폭발하였으며, 5월 31일에는 발사단추를 누르는 순간 발사되지도 않고 발사대에서 폭발하였다는 것이다. <사진 1>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에 관한 언론보도들은 모두 허구다. 그렇게 판단하는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2016년 4월 15일은 조선에서 김일성 주석의 탄생일로 성대히 경축하는 ‘태양절’인데, 조선이 하필이면 국가적인 경축일을 골라 화성-10 시험발사를 강행하였다는 보도는 누가 봐도 허구가 아닐 수 없다. 지난날 조선이 국가적인 경축일을 며칠 앞두고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적은 있었지만, 국가적인 경축일 당일에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적은 없었다.   
  
둘째, 2016년 5월 31일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자신의 특사로 중국에 파견한 리수용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대규모 당대표단을 이끌고 모처럼 베이징 방문길에 오른 날인데, 조선이 하필이면 그런 날을 골라서 중국을 자극할 화성-10 시험발사를 강행하였다는 보도는 누가 봐도 허구가 아닐 수 없다.  

셋째, 영국 런던에 있는 인터넷매체 <NK 뉴스(News)> 2013년 6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6축12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되는 화성-10의 대외판매가격은 미화 1억 달러가 넘는다. 대당 1억 달러가 넘는 매우 값비싼 미사일을 네 발이나 연속해서 쏘아 4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소모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화성-10의 첫 시험발사가 실패하였다면, 조선은 더 이상 시험발사를 계속하지 않고, 실패원인을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어야 정상이 아닌가!  

넷째, 조선이 화성-10을 2016년 4월 28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1발씩 쏘았으나 모두 실패하였다는 언론보도 역시 다른 날에 나온 실패설 보도들과 마찬가지로 허구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미사일이 발사되자마자 곧바로 추락하거나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하는 현상은 지상에 설치된 감시레이더로는 포착할 수 없다. 지상에 설치된 감시레이더는 해수면으로부터 적어도 500m 이상 되는 고도에서 나타나는 현상만 포착할 수 있고, 그 이하 저고도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포착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해수면으로부터 500m 이하 저고도 공간에는 산이나 고층건물이 곳곳에 놓여 있어서 레이더전파를 가로막는 사각지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 <사진 2> 만일 조선이 발사한 미사일이 해수면으로부터 500m 이하의 저고도에서 추락하거나 폭발하는 경우 그 현상을 조선의 외부에서 포착할 수 있는 수단은 미국의 조기경보위성밖에 없다. 위의 사진은 해수면으로부터 35,780km 고도에 있는 지구동기궤도를 도는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이다. 적외선촬영장비가 들어있는 그 위성은 적국의 미사일발사, 위성운반로켓발사, 핵시험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해수면으로부터 500m 이하 저고도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포착하는 수단은 우주공간에 있는 조기경보위성(early-warning satellite)이다. 그래서 미국은 해수면으로부터 35,780km 고도에 있는 지구동기궤도(geosynchronous orbit)에 조기경보위성을 23기나 띄워놓고 그 위성들에 장착된 적외선촬영장비를 가동하여 적국의 미사일발사, 위성운반로켓발사, 핵시험 등을 감시한다. 다시 말해서, 조선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해수면으로부터 500m 이하의 저고도에서 추락하거나 폭발하는 현상을 조선의 외부에서 포착할 수 있는 수단은 미국의 조기경보위성밖에 없는 것이다. <사진 2> 
  
그러므로 조선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는데 미국이 조선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었다는 거짓말을 날조하여 발표해도, 다른 나라들은 사실여부를 물리적으로 확인할 수 없으며, 조선이 미사일을 발사하였는데도 미국이 그에 대해 침묵하면, 다른 나라들은 조선의 미사일발사에 대해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사정은 미국이 조선의 미사일시험발사에 관한 정보를 독점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조선의 미사일시험발사에 관한 정보를 독점한 미국이 불순한 정치적 동기에 따라 거짓말을 날조, 유포할 위험이 다분하다는 사실이다. 그런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 군부가 언론을 통해 유포한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은 지구동기궤도에 떠 있는 정지위성이므로, 지구 표면의 어느 특정구역만 선별하여 고정적으로 감시한다. 미사일시험발사장과 잠수함기지를 인근에 둔 조선의 중요항구인 원산이 미국 조기경보위성의 24시간 집중감시를 받는 특정감시구역들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조선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해온 과거경험을 살펴보면, 원산 인근에 있는 미사일시험발사장에서 발사된 미사일들은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에게 발사현장이 노출되어도 무방한 전술미사일들이었다.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에게 발사현장이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전략미사일은 원산 인근에 있는 미사일시험발사장에서 발사되지 않았고, 조기경보위성의 추적을 따돌린 임의의 장소에서 전격적으로 발사되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되면, 조선이 미국 조기경보위성의 24시간 집중감시를 받는 원산 인근의 미사일시험발사장에서 전술미사일이 아니라 전략미사일인 화성-10을 무려 네 차례나 연속적으로 시험발사하였다는 언론보도는 허구로 보인다.  

▲ <사진 3>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6축12륜 자행발사대는 단순한 운반차량이 아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그 자행발사대 안에 설치된 통제실 내부에는 미사일발사를 통제하는 각종 전자장비들이 가득 설치되었다. 조선인민군 여성군인 두 사람이 레이더장비를 다루는 모습이 이채롭다. 핵탄두를 장착한 전략미사일발사가 여성군인들의 손에서 이루어진다니 놀랍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미국 군부가 언론을 통해 유포한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에 따르면, 그 미사일은 한 달 반에 이르는 기간에 진행된 네 차례 시험발사에서 번번이 실패하였다는 것인데, 미사일시험발사에서 네 차례 연속 실패한 경우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매우 특이한 사건이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화성-10은 실전배치는커녕 폐기처분을 해야 마땅한 최악의 불량품인 것이다. <사진 3> 
  
그러나 진실은 그와 정반대다. 조선은 2000년대 초에 개발한 화성-10을 그 동안 계열생산해오면서 사단급 미사일부대에 대량으로 실전배치하였을 뿐 아니라, 이란 영토에서 시험발사를 진행하였고, 성공적으로 진행된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지켜본 이란은 그 성능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화성-10 완제품을 수입하였다. 이런 사실을 입증해주는 언론보도는 아래와 같다. 

한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0년 3월 9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화성-10을 계열생산하여 실전배치한 데 이어 그 미사일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사단을 별도로 창설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미국의 군사전문가 브루스 벡톨(Bruce Bechtol)은 미국의 관영매체 <자유아시아방송> 2010년 10월 13일 보도기사에서 조선이 약 200발에 이르는 화성-10을 이미 실전배치하였다고 말한 바 있다. 탄도미사일을 200발정도 생산하면, 그 미사일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미사일사단을 창설할 수 있다.   

이스라엘 군사정보기관 수장의 말을 인용한 <월스트릿저널> 2006년 7월 6일 보도와 <워싱턴포스트> 2010년 12월 1일 보도에 따르면, 2005년 말 조선은 이란에 화성-10 완제품을 19발 수출하였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2007년 5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이란에서 화성-10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조선은 화성-10을 200발정도 계열생산하여 사단급 미사일부대에 실전배치하였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시험발사를 진행하여 그 성능을 입증하였고, 그 나라에 수출까지 하였는데, 그런 화성-10을 이번에 네 차례 시험발사하였으나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하는 바람에 최악의 불량품으로 전락하였다는 식의 언론보도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는 왜곡보도가 아닐 수 없다.  
   

2. ‘맥스 썬더’에 맞선 화성-10 이동배치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이 보도기사를 통해 유포한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을 읽어보면, 2016년 4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조선은 화성-10을 탑재한 6축12륜 자행발사대 2대를 미국 조기경보위성의 24시간 집중감시를 받는 원산 인근의 미사일시험발사장으로 이동, 전개해놓았음을 알 수 있다. 원래 화성-10은 미사일시험발사장에 상시배치되어 있는 게 아니라, 미국 정찰위성의 추적을 따돌릴 수 있는 산악지대 지하기지 안에 은폐되어 출동명령에 대기하고 있다. 
  
그런데 2016년 4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기간에 조선은 산악지대 지하기지 안에 은폐시켜놓은, 화성-10을 탑재한 6축12륜 자행발사대 2대를 미국 조기경보위성의 24시간 집중감시를 받는 원산 인근의 미사일시험발사장으로 이동시켜 보란 듯이 장기간 전개해놓았던 것이다. 왜 그렇게 하였을까? 

▲ <사진 4> 2016년 4월 15일 미국군은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조선의 중요군사시설들을 기습타격하기 위한 대규모 공중공격연습인 '맥스 썬더'를 시작하였다. 이것은 미국이 조선에서 최대 명절로 지키는 '태양절'에 맞춰 대조선공중공격연습을 개시하였음을 말해주며, 바로 그날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을 날조하였음을 말해준다. 위의 사진은 2016년 '맥스 썬더'에 동원된 미국 공군 전투기들이 군산공군기지에 집결한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군과 한국군이 조선의 중요군사시설들을 기습타격하기 위한 대규모 공중공격연습인 ‘맥스 썬더(Max Thunder)’를 시작한 날은 2016년 4월 15일이었다. 이것은 미국이 조선에서 최대 명절로 지키는 ‘태양절’에 맞춰 대조선공중공격연습을 개시하였음을 말해주며, 바로 그날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을 날조하였음을 말해준다. <사진 4>    

4월 15일부터 4월 29일까지 보름 동안이나 계속된 그 공중공격연습에는 전투기, 전폭기, 경공격기, 전자전기, 전술통제기, 헬기, 수송기 등 100대가 넘는 방대한 규모의 각종 항공무력이 동원되었다. 조선이 2016년 4월 15일 직전부터 4월 29일까지 화성-10을 탑재한 6축12륜 자행발사대 2대를 산악지대 지하기지에서 꺼내 원산 인근에 있는 미사일시험발사장에 전개시켜놓은 까닭은 미국군이 주도하는 한미연합군의 대규모 합동공중공격연습에 대응해야 하였기 때문이다.  

명백한 것은, 조선은 화성-10을 시험발사하기 위해 원산 인근의 미사일시험발사장에 전개시켜놓은 것이 아니라 한미연합군의 대규모 합동공중공격연습에 대응하기 위해 원산 인근의 미사일시험발사장에 전개시켜놓은 것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조선이 화성-10을 네 차례나 시험발사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는 미국과 한국의 언론보도는 2016년 4월 조선인민군 대 한미연합군 사이에 조성된 심각한 무력대치상태를 외면한 엉터리보도가 아닐 수 없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조선이 화성-10을 발사하지 않았는데도 미국 군부는 조선이 화성-10을 발사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는 헛소문을 날조, 유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이 그런 헛소문을 날조, 유포한 배경과 동기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미국 군부는 2016년 5월 6일부터 시작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조선이 화성-10을 시험발사하여 자기의 군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 예상을 하고 있었던 미국 군부는 화성-10을 탑재한 6축12륜 자행발사대 2대가 원산 인근에 있는 미사일시험발사장에 나타나자 시험발사가 임박하였다고 속단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조선의 의도는 화성-10을 시험발사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미연합군의 대규모 합동공중공격연습에 대응하여 화성-10을 미사일시험발사장에 전개해놓은 것이었다. 화성-10 시험발사가 임박하였다는 미국 군부의 속단은 조선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오판이었다. 조선은 화성-10 2발을 미사일시험발사장에 전개해놓았지만, ‘태양절’ 직전에도 발사하지 않았고,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직전에도 발사하지 않았다. 그러자 자기들의 예상이 빗나간 것을 알게 된 미국 군부는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을 날조, 유포하였다. 그들의 날조유포행위는 2016년 4월 중에 끝나지 않고 5월 31일에도 재발되었다. 

▲ <사진 5> 미국 군부가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을 연달아 날조, 유포한 까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기 위해 '조선의 심각한 미사일위협'이라는 구실을 조작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은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고 서두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를 서두르는 미국
  
미국 군부는 왜 그런 헛소문을 연달아 날조, 유포한 것일까? 그 까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기 위해 ‘조선의 심각한 미사일위협’이라는 구실을 조작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5>  

이미 미국과 한국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는 강행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그 배치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급한 사정은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의 언론대담에서도 확인되는데, 그는 2016년 4월 6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에 출연하여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지금 진행하는 일들 가운데 한 가지는 우리의 미사일방어체계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조선의 핵개발이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고, 지금 조선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위협을 차단할 방어막을 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군부가 화성-10호 시험발사실패설을 날조, 유포하기 이틀 전인 2016년 4월 13일 프랭크 로즈(Frank A. Rose) 미국 국무부 군축.검증.이행담당 차관보는 영국 런던에 있는 왕립합동군사연구소에서 연설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조선의 단거리탄도미사일 스커드나 중거리탄도미사일 로동미사일(그는 화성-10과 화성-7[로동미사일]을 혼동하였음-옮긴이)에 대해 효과적인 방어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이 진행하고 있는 “협의의 목표는 가능하면 이른 시일 안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반도에 배치, 운용하는 것의 타당성을 모색하려는 데 있다”고 밝혔다. 
  
▲ <사진 6> 위의 사진은 2016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행진에 등장한 화성-10 탄두부를 근접촬영한 것이다. 이 중거리탄도미사일에는 핵탄두가 장착되는데, 사거리가 5,000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10의 위용을 본 미국이 위협을 느낄만도 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미국 군부가 2016년 4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을 여러 차례 날조, 유포한 동기는 ‘조선의 심각한 미사일위협’을 차단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는 구실을 조작해내려는데 있었음이 드러난다. <사진 6> 
  
그런데 미국은 왜 하필이면 화성-10을 특정하면서 그 미사일 요격하려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고 서두르는 것일까? 화성-10 요격문제에 집착하는 미국의 의도를 밝혀내려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화성-10을 운용하는 미사일여단의 경비병으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근무하였다는 탈북자의 말에 따르면, 화성-10을 운용하는 조선인민군 미사일여단은 함경남도 북부에 있는 허천군과 함경남도 중부에 있는 신흥군, 그리고 평안남도 동부에 있는 양덕군에 각각 배치되었다고 한다. 허천군과 신흥군은 부전령산맥이 있는 산악지대이고, 양덕군은 언진산맥이 있는 산악지대다. 화성-10을 운용하는 미사일여단들이 그런 산악지대에 배치된 것은 그 미사일여단들이 깊은 산 속에 뚫어놓은 대규모 지하기지 안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미국의 정찰위성이 제아무리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찾아내려고 해도, 험준한 산악지대에 은밀히 건설된 지하기지 출입구를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국이 화성-10을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는 자행발사대에서 발사되어 공중을 나는 화성-10을 향해 요격미사일을 쏘는 수밖에 없다. 지금 미국이 화성-10을 요격하기 위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고 서두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둘째, 화성-10의 사거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인터넷매체 <NK 뉴스(News)> 2013년 6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화성-10의 사거리는 3,500km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것은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이 화성-10의 사거리를 3,500km로 추산하였음을 말해준다. 
화성-10을 운용하는 미사일여단의 경비병으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근무하였다는 탈북자는 자신이 군사복무를 하던 중 화성-10의 사거리가 5,000km에 이른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였다. 이것은 조선에서 화성-10의 사거리가 5,000km에 이른다는 소문이 들렸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화성-10을 운용하는 미사일여단이 배치된 함경남도에서 미국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 호놀룰루까지 거리는 7,500km이고, 미국의 군사전략거점으로 손꼽히는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통합기지(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까지 거리는 5,700km이므로, 화성-10의 사거리가 5,000km라고 해도 태평양사령부나 엘먼도프-리처드슨통합기지까지 날아가지 못한다.  

이처럼 미국태평양사령부나 엘먼도프-리처드슨통합기지가 모두 화성-10의 사정권 밖에 있으므로, 화성-10이 타격할 대상은 한 개의 대상으로 좁혀진다. 그 대상은 아시아대륙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국 영토인 괌(Guam)의 군사전략거점이다. 
  
화성-10을 운용하는 미사일여단이 배치된 함경남도에서 괌까지 거리는 3,500km다. 그러므로 조선이 괌을 타격하기 위해 만든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3,500km 이상 되어야 한다. 미사일을 생산하는 나라들이 미사일을 설계할 때 그 사거리를 타격대상까지의 거리에 딱 맞춰 설계하는 경우는 없으며, 언제나 타격대상까지의 거리보다 더 긴 사거리를 가지도록 설계하는 법이다.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이 화성-10의 사거리를 3,500km라고 추산한 것은 착오이며, 그 미사일의 사거리가 5,000km에 이른다는 조선 내부의 소문이 사실에 더 근접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 <사진 7> 화성-10의 타격대상은 아시아대륙에 가장 가까운 미국 영토인 괌에 집결되어 있는 군사전략기지들이다. 그 섬에는 해군기지, 공군기지, 해군병기창, 해군통신기지, 경비기지가 집결되어 있다. 괌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합동기지가 대신할 수 없는 군사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위의 사진은 괌에 있는 앤더슨공군기지에 집결한 미국 공군 작전기들의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은 괌에 해군기지, 공군기지, 해군병기창, 해군통신기지, 경비기지를 배치해두었다. 그래서 괌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통합기지가 대신할 수 없는 군사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사진 7>
  
그런데 만일 조미전쟁이 일어나면 조선은 괌부터 타격할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이 발사한 화성-10 전략미사일이 괌을 초토화해버리면, 미국은 전쟁수행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군사전략거점을 잃게 되고, 따라서 조선과의 전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지금 화성-10 요격문제에 그토록 집착하는 미국의 의도가 자명해지고, 이미 2000년대 초에 화성-10을 개발하여 실전배치한 조선의 의도가 자명해진다. 
  

4. 산악지대에 숨어있는 두 종의 ‘괌살해수’ 

로벗 워크(Robert O. Work) 미국 국방차관은 2015년 말에 진행한 언론대담에서 지금 미국은 1,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여 적국의 탄도미사일자행발사대를 손쉽게 찾아내는 신형 컴퓨터체계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하면서, 미국이 그런 첨단컴퓨터체계를 개발하면 길이가 15m이고, 폭이 4.7m인 자행발사대를 손쉽게 찾아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로벗 워크의 발언에서 드러난 두 가지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는 강행의사를 드러냈는데도 배치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까닭은 조선의 미사일자행발사대를 찾아낼 신형 컴퓨터체계 개발사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미국이 중국의 눈치를 살피느라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작업을 주저하고 있다는 한국 언론매체들의 추측보도는 빗나간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작업이 잠시 지연되고 있는 현상은 복잡한 국제정치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공학기술문제에서 발생한 것임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둘째, 로벗 워크 국방차관이 길이가 15m이고, 폭이 4.7m인 자행발사대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대상으로 특정한 것은, 신형 컴퓨터체계를 추가로 장착하게 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대상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는 사실을 드러낸 발언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의 길이는 그가 언급한 길이 15m의 자행발사대보다 훨씬 더 긴 20~22m에 이른다.  

▲ <사진 8> 사거리가 3,000-5,000km에 이르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미국의 적국은 전 세계에서 조선과 중국밖에 없다. 조선은 화성-10을, 중국은 둥펑-26을 각각 실전배치하였는데, 그 두 종의 중거리탄도미사일들은 각각 6축12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되며, 미국 정찰위성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산악지대 지하기지 안에 은폐되어 있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화성-10과 둥펑-26을 '괌살해수'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위의 사진은 2015년 베이징에서 진행된 열병행진에 등장한 둥펑-26의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2016년 현재 사거리가 3,000~5,000km에 이르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미국의 적국은 전 세계에서 조선과 중국밖에 없다. 러시아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만들지 않는다. 조선은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중국은 둥펑(東風)-26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각각 실전배치하였다. 화성-10과 둥펑-26은 각각 6축12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다. <사진 8> 

화성-10을 탑재한 6축12륜 자행발사대의 길이와 폭, 그리고 둥펑-26을 탑재한 6축12륜 자행발사대의 길이와 폭이 각각 얼마나 되는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냉전시기에 러시아군이 사용한 6축12륜 자행발사대 MAZ-547은 길이가 17.3m이고, 폭이 3.2m이므로, 조선의 6축12륜 자행발사대나 중국의 6축12륜 자행발사대는 MAZ-547과 엇비슷한 길이와 폭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의 화성-10과 중국의 둥펑-26이 미국의 서태평양 군사전략거점인 괌을 공격할 중거리탄도미사일들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면서, 그 두 종의 미사일들을 ‘괌살해수(Guam Killer)’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조선은 화성-10을 운용하는 미사일여단을 함경남도에 배치하였고, 중국은 둥펑-26을 운용하는 미사일부대를 조중국경지대인 창바이산(長白山, 백두산의 중국 명칭) 지역에 배치하였다. 중국 언론매체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 2015년 1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군 항공모함을 공격할, ‘항모살해수(Carrier Killer)’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둥펑-21 지대함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미사일부대가 창바이산 지역에 배치되었다고 하는데, 둥펑-21만이 아니라 둥펑-26도 같은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찰위성의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창바이산 산악지대에 둥펑-21과 둥펑-26을 배치하여 은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을 고조시킬 때마다 창바이산 조중국경지대에서 중국인민해방군의 움직임이 늘어나는 까닭은, 그 산악지대에 배치된 전략미사일들이 발사대기태세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실왜곡에 이골이 난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중국이 조선의 대량탈북사태에 대비하여 조중국경지대에 군병력을 배치한다는 식의 헛소문을 퍼뜨렸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망을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함으로써 ‘괌살해수’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조선의 화성-10과 중국의 둥펑-26을 요격대상에 포함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자연지리적 조건을 살펴보면, 전시에 괌을 타격할 화성-10은 함경남도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될 것이고, 둥펑-26도 창바이산 지역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될 것인데, 미국은 한반도에 전진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그 ‘괌살해수’들이 괌으로 날아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요격하겠다는 것이다. 조선과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전진배치하려는 미국의 책동을 강하게 반대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조선과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여 화성-10과 둥펑-26을 무력화시키려는 미국의 책동에 맞서 반미연대를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가 임박할수록 중국은 조선에게 반미연대의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만 그런 게 아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유럽 동쪽으로 계속 확장하는 미국의 책동에 강하게 반발하는 러시아도 연해주에 배치한 자국의 미사일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가 임박할수록 조선에게 반미연대의 손을 내미는 수밖에 없다. 
  
주목하는 것은,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될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공격하는 작전임무는 조선이 단독으로 수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수단이므로 전시에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전투기를 출격시킨다고 해도 그 체계를 파괴하지 못하고 되레 공중에서 요격당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제압할 나라는 그 체계에 가장 근접한 조선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를 강하게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조선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공격능력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고, 조선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공격할 자기의 실전능력을 중국과 러시아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9>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공격할 유일한 수단은 조선이 새로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지닌 신형 300mm 8관 방사포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이나 전투기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서 발사되는 요격미사일을 피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 체계를 공격할 작전임무는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단독으로 수행하게 된다. 위의 사진은 조선의 300mm 8관 방사포가 조종방사탄을 발사하는 장면이다. 이 조종방사탄은 200km를 날아가 1m 크기의 표적에 명중하는 놀라운 위력을 과시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조종방사탄의 위력이 불러일으킨 국제관계의 변화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겨냥한 공격수단은 조선의 방사포밖에 없다. 왜냐하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높은 고도까지 올라가 긴 포물선을 그리며 탄도비행을 하는 미사일탄두를 요격할 수 있지만, 미사일탄두보다 낮은 고도로 날아가는 방사포탄은 요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29일 오후 5시 40분경 조선은 원산 인근의 미사일시험발사장에서 단거리발사체 1발을 쏘았다. 음속보다 5배 더 빠른 속도로 날아간 그 단거리발사체는 조선이 새로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지닌 신형 300mm 8관 방사포에서 발사된 조종방사탄이었다. 300mm 조종방사탄은 동북쪽으로 약 200km를 날아가더니, 량강도 풍서군에 있는 인공호수 풍서호 중앙부에 띄워놓은 1m 크기의 작은 이동표적을 정확히 맞췄다. <사진 9>
  
그보다 8일 앞선 2016년 3월 21일에는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현장에서 직접 지도하는 가운데 신형 300mm 방사포를 쏘아 200km 떨어진 곳에 설치된 1m 크기의 고정표적을 맞추는 “최종시험사격”을 진행하였는데,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신형 300mm 방사포의 “명중성이 바늘귀를 꿰듯 대단히 정확한데 대하여 대만족을 표시”하였다. 그 날에 진행된 최종시험사격에 관해서는 2016년 3월 28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한반도 무력균형 깨뜨린 놀라운 조종방사탄’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6647
  
조선이 개발한 신형 300mm 8관 방사포가 200km 떨어진 곳에 설치된 1m 크기의 고정표적은 물론 이동표적까지 조종방사탄으로 정확히 맞춘 것은, 전시에 조선이 그 방사포에서 조종방사탄을 기습적으로 조준사격하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완파당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 사변이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제압할 유일한 공격수단으로 등장한 300mm 신형 방사포의 놀라운 위력은 조중관계와 조러관계에서 각각 이례적인 외교효과를 나타냈다. 그 이례적인 외교효과를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 <사진 10>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자신의 특사로 중국에 파견하였던 2016년 5월 31일 미국 군부는 화성-10 시험발사실패설을 또 다시 날조, 유포하였다. 그날 베이징에 도착한 특사는 6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하였다. 중국공산당은 김정은 당위원장의 특사를 단장으로 한 조선로동당 대표단에게 높은 수준의 예우를 갖추었다. 특사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주석 면담은 조선과 중국이 냉각관계를 해소하고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복원하는 계기로 되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2016년 6월 2일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선로동당 대표단을 만난 소식을 대서특필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중국공산당 선전부는 2016년 5월 26일 중국 언론매체들에게 조중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조선의 핵문제를 선정적으로 다루지 말하는 보도지침을 내렸다. 그로부터 닷새 뒤인 5월 31일에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파견된 리수용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에 나타났다.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2016년 6월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정은 당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하였다. 중국 언론의 표현을 빌리면, 중국공산당은 김정은 당위원장의 특사와 당대표단에게 “높은 수준에서 예우”를 갖추었는데, 특사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은 조선과 중국이 냉각관계를 해소하고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복원하는 계기로 되었다. <사진 10>  

김정은 당위원장의 특사가 시진핑 주석을 면담한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2016년 6월 3일 중국은 랴오닝성 단둥에서 6월 9일부터 개최하기로 예정하고 준비해온 한중국제박람회를 갑자기 취소해버리더니, 6월 10일에는 오는 10월 15일부터 나흘 동안 단둥에서 제5차 조중국제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하였다. 
  
조중관계에 대한 중국의 태도변화는 거기서 그친 게 아니었다. 중국은 유엔안보리 대조선제재를 결정한 제2270호 결의안에 따라 대조선제재이행에 관한 보고서를 유엔안보리 산하 대조선제재위원회에 제출해야 하고, 제출시한은 2016년 6월 2일로 정해졌는데도 끝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조러관계에 대한 태도를 바꾸었다. 화성-10 시험발사설을 날조, 유포한 미국은 ‘시험발사’를 유엔안보리 결의위반으로 몰아가면서 조선의 ‘실패한 시험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유엔안보리에서 채택하려고 하였으나, 그 언론성명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를 반대하는 러시아의 반대에 가로막혀 한 달 동안 표류하다가 6월 1일에 가까스로 채택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원래 언론성명은 그것이 발표되는 시점이 매우 중요한데, 언론성명을 채택하는 시점을 놓치는 바람에 미국의 언론성명채택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 그리고 전시에 그것을 공격할 조선의 신형 300mm 방사포 실전배치는 조중우호관계와 조러우호관계를 복원시키는 중요한 요인들 가운데 하나로 등장하였다. 다시 말해서, 중국과 미국의 잠재적 적대관계와 러시아와 미국의 잠재적 적대관계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로 표면에 드러났고, 조선과 미국의 적대관계를 중심으로 조선-중국-러시아의 반미연대전선이 구축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진배치 강행은 조선-중국-러시아의 반미연대전선 구축을 추동시켜 미국을 곤경에 빠뜨리는 실책으로 되었고, 조선의 신형 300mm 방사포 실전배치는 중국과 러시아를 반미연대전선으로 끌어들여 미국을 곤경에 빠뜨리는 상책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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