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5

북의 핵역풍 자초하는 미국의 극단적 대결정책

[한호석의 개벽예감](139)
자주민보 2014년 11월 24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이 사진은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특사자격으로 워싱턴 디씨를 출발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이 지난 11월 7일 저녁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한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북은 미국에게 대통령 특사의 내방을 요구하였고, 미국은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을 특사로 평양에 보냈다. 사진에 나온 군복을 입은 사람은 특사를 맞이하기 위해 평양국제비행장에 나온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다. 오른쪽은 통역관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이하 동일)


북은 왜 미국 대통령 특사의 방북을 요구했을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전하는 특사로 지명된 제임스 클래퍼(James R. Clapper)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이 지난 11월 7일 평양에 도착하였다. <사진 1> 언론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특별기편으로 떠난 방북길이었다. 평양에 도착하여 하루를 머문 그는 북이 사면, 석방한 미국인 억류자 두 사람을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주목하는 것은, 클래퍼 국장의 방북이 미국 대통령 특사의 방북을 요구한 북의 제의에 따라 성사되었다는 점이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릿저널(WSJ)> 2014년 11월 15일부에 실린 클래퍼 국장의 대담기사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 북은 미국 대통령의 고위급 특사가 대통령 친서를 가지고 조속히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미국에게 요구하였다고 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당시 북이 중시한 것은 미국인 억류자를 사면, 석방하는 문제가 아니라 미국 대통령 특사가 친서를 가지고 내방하는 문제였다. 

북은 왜 미국 대통령 특사의 방북을 요구한 것일까? 위의 대담기사에 따르면, 당시 북은 미국 대통령 특사의 방북을 요구하면서, “주요 국제회의 전에 (미국인 억류자들을) 석방하고 싶다”는 의사를 미국에게 전했다는 것이다. 인용문에 나온 ‘주요 국제회의’는 지난 11월 18일에 진행된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를 뜻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가 열리기 17일 전에 북이 미국 대통령 특사의 조속한 방북을 요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이른바 ‘북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에 상정되기 전에 북이 대미직접협상을 통해 그 안건의 상정을 저지하려고 시도하였음을 말해준다. 

‘북인권결의안’을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에 상정한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서유럽 몇 나라들과 일본인데, 북은 왜 대미직접협상을 통해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에 ‘북인권결의안’이 상정되는 것을 저지하려고 했던 것일까?

‘위킬릭스(Wikileaks)’에 폭로된 한 편의 비밀전문에서 그 사연이 드러난다. 주한미국대사관이 작성하여 2010년 2월 5일 본국에 보낸 ‘유엔인권이사회 3월 회의에 대처하는 한국과 미국의 행동통일의 중요사항들(ROK, U.S. Priorities In Sync for March Human Rights Council Session)’이라는 제목의 비밀전문에 따르면, 당시 미국 국무부는 ‘참고대책문건(reftel demarche)’을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남측 외교통상부(당시 명칭)에 전달하였다. 미국이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의 ‘인권침해문제’를 제기할 때 남측 정부가 미국의 문제제기에 찬성의사를 표시해달라는 요구가 그 ‘참고대책문건’에 담겨져 있었다. 이 비밀전문은 미국이 남측만이 아니라 다른 추종국들과 친미국가들을 인권공세에 끌어들이기 위해 은밀히 벌여온 막후공작의 일단을 보여준다. 미국은 바로 그런 식의 은밀한 막후공작으로 추종국들과 친미국가들을 동원하여 자기의 적국 또는 잠재적국들에게 인권공세를 가해왔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금 유엔무대에서 벌어지는 대북인권공세의 주범은 대북적대정책에 집착하는 미국이고, 대북인권공세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서 파생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북은 미국 대통령 특사를 평양으로 불러 직접협상을 시도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클래퍼의 방북 이후에 전개된 상황이 말해주는 것처럼, 미국은 클래퍼가 방북한 기회에 북의 협상요구를 거부하였고,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에서는 미국의 각본대로 ‘대북인권결의’가 채택되었다.  

지난 11월 16일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은 미국 CBS 텔레비전방송의 시사대담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하여 자신의 방북경험담을 들려주었는데, 자신이 평양에 도착한 직후에 마련된 만찬 중에 북의 고위급 인사들과 “서로 밀고 당기는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북의 고위급 인사들은 “미국이 개입주의적 접근에 따라 북의 내부문제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북의 내부문제’라는 것은 북의 ‘인권문제’를 뜻한다. 북의 고위급 인사들은 미국 대통령 특사가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그 앞에서 북의 내부문제에 개입하는 미국을 비판하면서, 북의 ‘인권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말라고 강하게 요구한 것이다.

북의 고위급 인사들이 미국 대통령 특사를 만나자마자, 북의 ‘인권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미국을 비외교적 언어로 비판한 것은, 미국 대통령 특사의 방북이 북미직접협상으로 이어질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당시 상황은, 미국이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에 ‘북인권결의안’을 상정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북과 협상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미국인 억류자 송환만 생각하면서 대통령 특사를 파견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지난 11월 8일 북이 평양고려호텔 회의실에서 진행한 미국인 억류자 사면식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북측 인사는 미국 대통령 특사 클래퍼에게 대통령 특사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모멸하였고, 그의 신변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위협하였고, 20분 시간을 줄테니 짐을 싸라고 명령하였다. 북은 사면식을 마치자마자 클래퍼 일행을 미국인 억류자 두 명과 함께 곧바로 출국시켰다. 미국 대통령 특사에 대한 북의 그러한 모멸과 위협과 냉대는 '북인권결의안'을 조작하여 유엔총회에서 채택하려는 미국의 대북인권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북의 대미협상제의를 거부한 미국에 대한 보복이었다.     © 자주민보

평양에 나타난 클래퍼 국장의 태도에서 위와 같은 미국의 속셈을 간파한 북의 고위급 인사들은 미국 대통령이 특사로 파견한 그를 위협하고 모멸하고 냉대하였다. 이를테면, 북측 인사는 클래퍼 국장에게 “우리는 단지 억류자 두 사람을 데리러 온 당신을 더 이상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간주하지 않는다. (대통령 특사가 아니므로) 당신의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시간 뒤에 다른 북측 인사는 클래퍼 국장과 일행에게 “20분 시간을 줄테니 짐을 싸라”고 말했고, 20분이 지난 뒤 클래퍼 일행을 평양고려호텔로 데리고 가서 미국인 억류자 사면절차를 진행하자마자 곧바로 클래퍼 일행과 억류자들을 출국시켰다. <사진 2>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은 자기 나라를 찾아온 미국 대통령 특사를 마치 황제의 칙사를 모시는 것처럼 극진하고 융숭하게 대접하는 법인데, 북은 미국 대통령 특사의 자격을 특사의 면전에서 부정하였을 뿐 아니라, 특사자격을 인정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신변안전도 보장해줄 수 없다고 위협하기까지 하였다. 또한 북은 클래퍼 국장에게 “특사자격을 인정할 수 없는 당신은 더 이상 필요 없으니 20분 안에 짐을 싸서 이 땅을 떠나라”는 식으로 명령하였으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자처하는 아메리카제국이 보낸 대통령 특사를 모멸, 위협, 냉대하는 북의 당당함과 배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북이 미국 대통령 특사를 그처럼 모멸, 위협, 냉대하여 돌려보낸 것은 북의 협상제의를 거부한 미국에 대한 보복이었다.

▲ <사진 3> 클래퍼 특사가 북으로부터 모멸과 위협과 냉대를 받고 황망히 워싱턴 디씨로 돌아간 날로부터 열흘이 지난 11월 18일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에서 '대북인권결의'가 표결로 채택되었다. 사진은 그 회의에 참석한 북측 인사들이 전광판에 나타난 표결결과를 지켜보는 장면이다. 미국은 1 대 1로 맞붙어 번번이 패해온 북과의 양자대결을 유엔무대로 끌고 가서 자기 추종국들과 친미국가들을 반북선동과 막후공작으로 동원하여 '북인권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게 만들었다.     © 자주민보

평양에 간 미국 대통령 특사가 북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모멸과 위협과 냉대를 받고 황망히 워싱턴 디씨로 돌아간 날로부터 열흘이 지난 11월 18일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에서 ‘대북인권결의’가 표결로 채택되었다. 이것은 이제껏 1 대 1로 맞붙어 번번이 패해온 북과의 양자대결을 유엔무대로 끌고 간 미국이 자기 추종국들과 친미국가들을 반북선동과 막후공작으로 동원하여 ‘북인권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게 만든 것이었다. 미국의 대북적대행위가 전면전위험을 촉발하여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알지 못하는 미국추종국들과 친미국가들은 미국의 반북선동과 막후공작에 부화뇌동하며 ‘대북인권결의’를 채택한 것이다. <사진 3>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를 꺼내든 미국
 
주목하는 것은, 유엔총회 69차 회의 제3위원회에서 채택된 ‘대북인권결의’에는 지난해까지 해마다 채택되어온 ‘대북인권결의’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내용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이전에 유엔총회에서 채택되어온 ‘대북인권결의’들은 북이 자국 인민들의 인권을 ‘침해’하였음을 지적하면서 그것을 ‘개선’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이번에 채택된 ‘대북인권결의’는 북이 자국 인민들에게 ‘반인륜범죄(crime against humanity)’를 자행하였음을 지적하면서, ‘반인륜범죄’를 자행하는 북의 ‘범죄자’들을 국제사법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에 제소할 것을 권고하는 권고안을 유엔안보리에 제출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반인륜범죄는 인권침해와 전혀 차원이 다른, 가장 극악한 범죄유형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이번에 미국이 반북선동과 막후공작으로 ‘대북인권결의’를 채택하게 만든 것은 종래의 대북적대행위를 뛰어넘어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북측 국방위원회는 지난 11월 23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에 ‘대북인권결의’를 채택한 것이 “우리 국권을 해치려는 가장 로골적인 선전포고로 된다”고 규정한 것이다.   
북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북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남으로 넘어간 일부 악질탈북자들이 악의를 품고 날조한 ‘증언’에 바탕을 두고 조작된 북의 ‘인권문제’를 유엔무대로 끌고 가서 북을 ‘인권침해국’으로 몰아간 것도 성에 차지 않아, 이제는 북에게 ‘반인륜범죄국’의 올가미를 씌워 국제형사재판소로 끌어가려는 미국의 극단적인 대북적대행위가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로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의 반북선동과 막후공작으로 유엔무대에서 ‘대북인권결의’가 채택된 것은 2005년 12월에 진행된 제60차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처음 시작되어 해마다 되풀이되어온 일인데, 올해 2014년 12월에 진행될 유엔총회 제69차 본회의에서도 또 다시 ‘대북인권결의’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05년 9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6자회담에 참석한 6자 대표들이 9.19공동성명을 채택한 직후 촬영한 기념사진이다. 맨 오른쪽부터 크리스토퍼 힐 미국대표, 일본대표, 우다웨이 중국대표, 송민순 남측대표, 김계관 북측대표, 러시아대표다. 미국은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북의 인권침해문제'를 새로 꺼내들고 그 이행을 가로막았으며, 6자회담을 파탄시켰다. 미국의 대북인권공세는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가로막은 대북적대정책의 산물인 것이다.     © 자주민보

그런데 미국은 왜 2005년 11월 17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대북인권공세를 처음 시작했던 것일까? 이 의문을 해명하려면, 당시 두 달 시차를 두고 일어난, 6자회담의 9.19공동성명 채택과 유엔총회의 ‘대북인권결의’ 채택이 상호연관된 것임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 양자가 어떻게 상호연관된 것일까? 200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공동성명이 충실히 이행되면, 미국은 북침전쟁연습을 영구 중지해야 하고,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해야 하고, 한반도에 드리운 ‘핵우산’을 철거해야 하고, 주한미국군을 철군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미동맹의 완전해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미국은 9.19공동성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그 성명이 이행되지 못하게 가로막은 방해공작을 서둘러 시작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바로 미국이 느닷없이 ‘북의 인권침해문제’를 꺼내든 배경이다. <사진 4>

9.19 공동성명이 채택된 날로부터 보름이 지난 2005년 10월 6일 미국 연방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크리스토퍼 힐(Christopher R. Hill) 당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 겸 6자회담 미국수석대표는 9.19공동성명이 이행되어 ‘북의 비핵화’가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북의 인권침해문제’까지 해결되어야 그 공동성명에 명시된 북미관계정상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힐의 그런 발언이야말로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북의 인권침해문제’를 새로 꺼내들고 그 이행을 가로막으려는 당시 부쉬정부의 노골적인 방해의사를 드러낸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자기의 대북적대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지속하려는 구실로 ‘북의 인권침해문제’를 꺼내들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9년이 흘렀다. 한반도정세에 있어서 지난 9년은 미국의 대북적대행위가 촉발한 수많은 사연과 굴곡과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겨온 험난한 기간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북의 인권침해문제’를 또 다시 거론하는 기존 대북적대행위를 반복한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북의 반인륜범죄’를 거론하는, 극단적으로 악화된 대북적대행위를 감행하였다. 유엔무대에서 “북이 자국 인민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중지하고 인권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줄곧 비방중상해오던 미국이 올해에는 “반인륜범죄를 저지르는 북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는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반북대결정책이 극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얼마 전까지 그들이 그토록 목청을 높였던 ‘전략적 인내’라는 것은 결국 유엔무대에서 반북대결의도를 드러낸 사실상의 선전포고로 마침표를 찍었다. 제국주의지배체제를 전면 거부하고 6.15 공동성명과 10.4 선언에 따라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려는 북을 어떻게 해서든지 압살하려는 미국의 대적 공격심리가 유엔무대에서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를 공식화함으로써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누구나 예상했듯이 북측 국방위원회는 11월 23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벌어진 사태는 우리 군대와 인민을 무섭게 격노시키고 있으며 치솟는 보복열기는 하늘 끝에 닿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월 21일 세계보수정당연합체인 국제민주연맹(IDU) 당수회의 참석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나누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며 단절과 고립의 길을 고집하면서 지금 북한 주민들은 기아와 비극적인 인권상황에 직면해있다”고 비난조의 연설을 하였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이른바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려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금 대폭발 직전 상태로 밀려간 한반도정세를 생각하면, 위와 같은 대통령의 발언과 새누리당의 행동은 이번 사태로 인해 분노와 보복열기로 들끓는 북을 더욱 자극하지 않을까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지난 11월 21일 북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991군부대를 시찰한 소식을 일제히 전하였다. 제991군부대는 ‘오중흡7련대 칭호’를 수여받은 항공군부대다.

유엔총회 제69차 회의 제3위원회에서 ‘대북인권결의’가 채택된 시각은 지난 11월 18일 오후였는데, 평양과 뉴욕의 시차를 대입해보면, 그 결의가 채택되었다는 보고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상신된 시각은 11월 19일 새벽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보고를 받고 장거리시찰길에 올랐다. 그 장거리시찰은, 북측 언론보도에 나온 표현을 빌리면, “외진 북변에 위치한 군부대”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국이 유엔무대에서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를 공식화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외진 북변에 위치한” 제991군부대를 향해 장거리시찰길에 오른 것이다. 왜 그러하였을까?

▲ <사진 5> 2006년 3월 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외진 북변에 위치한 제991군부대를 시찰하고, 그 부대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 날로부터 꼭 일곱 달이 지난 2006년 10월 9일 북은 제1차 지하핵실험을 전격적으로 실시하였다.     © 자주민보

▲ <사진 6> 2014년 11월 20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외진 북변에 위치한 제991군부대를 시찰하고 그 부대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부대가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에는 만탑산 핵실험장이 있다. 미국이 북에게 '반인륜범죄국'의 올가미를 씌워 북의 최고영도자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려는 그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만탑산 핵실험장을 향해 장거리시찰길에 올랐던 것이다.     © 자주민보

여기에 실린 두 장의 기념사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 5>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외진 북변에 위치한” 제991군부대를 시찰한 날은 2006년 3월 2일이었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 부대를 시찰한 날은 2014년 11월 20일이다. <사진 6>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모시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그 부대의 장병들은 406명이었는데, 그로부터 8년이 지난 뒤에 김정은 제1위원장을 모시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그 부대의 장병들은 44명밖에 되지 않는다. 기념사진을 촬영한 장병들이 왜 그처럼 줄어든 것일까?

8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991군부대를 시찰하였을 때는 수행원들이 조립식 발판과 구호판을 현장에 가져갔지만, 이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 군부대를 시찰할 때는 수행원들이 조립식 발판과 구호판을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대의 지휘관들과 비행사들 44명만 간소하게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던 것이다.

북의 최고영도자가 군인들이나 인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 사용하는 조립식 발판은 400~500명이 한꺼번에 올라서는 크고 무거운 철제장비인데, 발판 위쪽에 커다란 구호판이 세워진다. 그처럼 크고 무거운 조립식 발판과 구호판을 사진촬영현장에 가져가려면, 대형화물차 두 대가 필요할 것이다.

미국이 유엔무대에서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를 공식화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제991군부대를 향해 장거리시찰길에 오를 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립식 발판과 구호판을 실은 대형화물차 두 대를 동행시키지 않고 고위급 군지휘관 4명과 경호병들만 대동하였던 것이다. 왜 그러하였을까?

이 의문을 풀려면, 우선 제991군부대의 주둔위치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북과 남에서 나온 어떤 언론보도기사에서도 그 군부대의 주둔위치를 말해주는 정보를 찾을 수 없다. 위의 기념사진이 말해주는 것처럼, 제991군부대는 장병 약 400명으로 편제된 부대이므로, 항공군부대로서는 아주 작은 규모임을 알 수 있는데, 그처럼 작은 규모의 항공군부대여서 언론보도에 그 주둔위치가 언급되지 않은 것이다.

북에서 북변이라고 하면, 험준한 산악지대가 펼쳐진 함경북도 내륙지방을 일컫는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외진 북변에 위치한 제991군부대가 함경북도 내륙지방의 외진 곳에 주둔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도를 살펴보면, 함경북도를 가로지른 북위 41도와 42도 사이에 위치한 비행장 세 곳이 눈길을 끈다. 남에서는 공군기지와 공항을 구분하지만, 북에서는 항공군기지와 공항을 구분하지 않고 비행장으로 통칭한다. 눈길을 끄는 그 비행장들은 한반도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잡은 어랑비행장, 경성비행장, 길주비행장이다. 어랑비행장은 함경북도 어랑군 해안지대에 있고, 어랑비행장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경성비행장은 함경북도 경성군 해안지대에 있고, 그 두 비행장들에서 멀리 떨어진 길주비행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내륙지방에 있다. 해안지대에 위치한 어랑비행장과 경성비행장은 규모가 비교적 큰 비행장들이어서 언론보도에 가끔 나오지만, 내륙지방에 위치한 길주비행장은 규모가 아주 작은 비행장이어서 언론보도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11월 20일에 찾아간, 외진 북변에 위치한 제991군부대는 길주비행장에 주둔하는 항공군부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이 유엔무대에서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를 공식화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왜 그 소식을 듣고 제991군부대를 향해 장거리시찰길에 오른 것일까?
주목하는 것은, 함경북도 길주군에 길주비행장만이 아니라 만탑산 핵실험장도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유엔무대에서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를 공식화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산악지대에 있는 만탑산 핵실험장을 향해 장거리시찰에 올랐고, 그 시찰길 도중에 제991군부대부터 돌아본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장거리시찰길을 가고 있었던 11월 20일 북측 외무성은 대변인성명에서 “미국의 대조선적대행위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핵시험을 더는 자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언명하였다. 2006년 3월 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제991군부대를 시찰한 때로부터 꼭 일곱 달이 지난 10월 3일 북측 외무성은 지하핵실험이 임박하였음을 알려주었고, 그로부터 엿새가 되던 10월 9일 제1차 지하핵실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이 해발고 2,205m의 거대한 만탑산을 뒤흔들었다. 

그런데 지난 11월 20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바로 그 군부대를 시찰하였고, 북측 외무성은 북이 새로운 지하핵실험을 자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북측 외무성은 이미 지난 3월 30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을 예고한 바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반인륜범죄국’의 올가미를 북에 씌우려는 미국의 난폭한 대북적대행위는 북에게 제4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할 명분을 안겨준 것 이외에 다른 게 아니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이번에 미국이 북에게 ‘반인륜범죄국’의 올가미를 씌워 북의 최고영도자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려는 극단적 대북적대 정책 실행으로 사실상의 대북선전포고를 공식화하였는데,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누가 감히 북에게 보복할 생각은 하지 말고 그냥 참고 견디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지난 60년 동안 지속되어온 북미대결사를 보면, 이번에 벌어진 극도로 엄중한 사태를 북이 묵과하고 지나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북은 미국에게 반드시 보복할 것이다. 북측 국방위원회는 지난 11월 23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이미 선포한대로 극악무도한 대조선<인권>광란극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기 위한 미증유의 초강경대응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초강경대응전이란 북이 새로운 형태로 실시할 지하핵실험의 핵역풍이 머지 않아 미국을 강타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1월 2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장관은 북이 핵실험을 상시적으로 준비한다고 보지만 가까운 시일에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뭔가 어설프다. 북은 핵실험징후를 사전에 절대로 노출하지 않고 불시에 전격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북의 핵실험징후를 포착하지 못한다. 따라서 북이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한민구 국방장관의 말은 하나마나한 소리다.

만일 북이 새로운 형태의 지하핵실험을 실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미국은 또 다시 유엔안보리를 사주하여 대북제재를 추가하는 조치를 내릴 것이다. 이에 북은 이전보다 더 강한 보복조치를 연속적으로 취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측 국방위원회가 이번에 성명에서 예고한 초강경대응전이 결국 폭발점에 이르게 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형태의 지하핵실험으로 미국을 강타하게 될 북의 초강력한 핵역풍이 우려스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북은 근래 들어 통일성전을 자주 운운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는데 또 이렇게 북미관계까지 악화일로를 걸어가고 있어 더욱 한반도 운명에 대한 걱정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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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8

미국은 ‘강철여단’ 해체, 북은 군사복무기간 연장

[한호석의 개벽예감](138)
자주민보 2014년 11월 1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이 사진은 평양에서 진행된 군사행진에 등장한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 선군-915를 촬영한 것이다. 조국통일대전이 일어나면, 조선인민군 기갑부대들은 지하기지들에서 그 첨단전차를 몰고 나와 문산축선과 연천축선을 따라 두 방향에서 서울로 총진격하여 남측 인구의 5분의 1 이상인 1,040만명이 밀집된 그 대도시를 함락시키려고 할 것이다.     © 자주민보


문산축선과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
 
지난 9월 14일 <중앙일보>는 남측 안보당국과 대북정보분석기관이 공동으로 작성한 ‘북한 무인기 침투와 2015 통일대전’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요약,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에서 택할 남진공격방향들 가운데 문산축선과 광덕산축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광덕산축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광덕산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에 있고, 철원과 화천 중간지점에 있는, 해발고가 1,046m인 높은 산이다. 위의 자료에서 조선인민군의 공격역량이 광덕산축선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 까닭은, 조선인민군이 한국군 제3군의 최전방 방어선과 제1군의 최전방 방어선이 서로 맞닿은 전투지경선에 있는 광덕산을 통과하는 경우 서부전선 최전방에 배치된 한미연합군 주력부대를 피해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섣부른 판단은 조선인민군에 대한 무지에서 생긴 오판이다. 조국통일대전이 일어나면,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 주력부대를 두려워하여 우회기동으로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돌격으로 그 주력부대를 격파하고 남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예견하는 까닭은, 조선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을 초단기속결전으로 끝내려면 무엇보다도 한미연합군 주력부대부터 격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 주력부대를 정면돌격으로 격파할, 상상을 초월한 공격전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였고, 그에 따른 다양한 전술연습을 실전분위기 속에서 끊임없이 연마해왔던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한미연합군 주력부대를 정면돌격으로 격파하려면 엄청난 타격력이 집중된 순간충격을 불시에 가해야 하는데, 그런 공격전술들 가운데는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초정밀전술핵탄미사일을 기습발사하여 한미연합군 주력부대를 궤멸시키는 핵타격전술도 있다. 이 가공할 전술에 대해서는 지난 8월 25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한반도 군사정세 바꿔놓은 북의 전술로케트탄 18발’에서 서술한 바 있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7416
 
조국통일대전에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핵타격전술로 한미연합군 주력부대를 격파하면, 조선인민군 기갑부대들은 고속기동전으로 개성-문산-파주-고양-서울로 이어진 문산축선과 철원-연천-동두천-의정부-서울로 이어진 연천축선을 따라 두 방향에서 단숨에 서울로 진격하여, 남측 인구의 5분의 1 이상인 1,040만 명이 밀집된 그 대도시를 함락시키려고 할 것이다. <사진 1>
 
그 두 축선은 조선인민군 기갑부대들이 근거리고속기동으로 삽시에 서울에 도달할 수 있는 남진공격로이며, 한미연합군 주력부대가 엄청난 화력타격수단과 방대한 병력으로 지키고 있는 주력방어선이다. 조선인민군 기갑부대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남진공격로이며, 한미연합군 주력부대에게는 가장 중요한 주력방어선인 그 두 축선에 대해 좀 더 설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한반도의 북위 38도선을 분단선으로 그었던 1945년 8월, 철원군은 북의 행정구역에 속해 있었다. 그래서 6.25전쟁 때 조선인민군 전차부대는 북위 38도선에 위치한 포천을 출발하여 의정부를 점령하고 곧바로 서울에 입성하였다. 그런데 6.25전쟁이 정전되면서 생겨난 군사분계선은 강원도 철원군을 남북으로 갈라놓았고, 그에 따라 남과 북에 각각 군소재지 철원이 생겼다. 그러므로 만일 조선인민군 기갑부대가 북에 있는 철원을 출발하여 남진공격에 나서는 경우, 연천-동두천-의정부-서울로 이어진 연천축선을 공격로를 택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북에서 출발하여 서울에 도달하는 가장 짧은 남진공격로는 연천축선이 아니라 개성-문산-파주-고양-서울로 이어진 문산축선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기갑부대들 가운데 최정예 기갑부대가 문산축선을 따라 남진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견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조국통일대전이 일어나면, 공격대오의 가장 앞장에서 문산축선을 따라 남진할 최정예 기갑부대는 이전부터 언론보도를 통해 남측에도 잘 알려진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이다.
땅크사단이라는 부대명칭을 쓰지만, 군단급이므로 실제는 땅크군단이다. 전 세계 군사강국들 가운데서 전차군단을 보유한 나라는 북밖에 없다.
그 군단급 땅크사단이 김일성훈장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금성친위, 근위서울이라는 2중칭호까지 받았으니, 최정예 부대임을 직감할 수 있다. 2010년 8월 23일 평양 주재 외국무관단은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 예하 부대를 방문하여 영내시설을 돌아보고 전차기동훈련과 예술소조공연을 보았는데, 만일 그 부대가 최정예 부대가 아니라면 외국무관단에게 그처럼 공개되지 않았을 것이다.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이라는 부대명칭만 보고, 그 부대에 전차들만 배치되었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판이다. 그 부대가 보유한 무기들은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인 선군-915 500대, 152mm 자행포 400문, 120mm 박격포 100문, 수륙양용장갑차 60대 등이다. 물론 이 모든 무기들은 지하기지에서 출동명령을 대기하고 있다.

▲ <사진 2> 이 사진은 6.25전쟁 때 조선인민군 보병부대를 앞질러 서울에 가장 먼저 입성한 조선인민군 땅크려단이 서울시내를 지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이 땅크려단은 중앙청에 공화국기를 게양하였으며, 서대문형무소 철문을 깔아뭉개고 진입하여 '정치범'들을 석방하였으며, 서울방송국을 점령하고 첫 라디오방송을 시작하였다. 이 땅크려단은 그런 전공을 세운 것으로 하여 근위서울제105땅크사단으로 승격되었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조치에 의해 그 부대의 첫 지휘관 이름을 덧붙인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으로 고쳐 불리게 되었다. 오늘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기갑부대들이 많지만, 조국통일대전에서 서울진격임무는 선군-915 첨단전차로 무장한 군단급 최정예 기갑부대인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에게 주어일 것이다.     © 자주민보

6.25전쟁 때 땅크려단이었던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은 보병부대를 앞질러 가장 먼저 서울에 입성하여 중앙청에 공화국기를 게양하였으며, 서대문형무소 철문을 깔아뭉개고 진입하여 ‘정치범’들을 석방하였으며, 서울방송국을 점령하고 첫 라디오방송을 시작하였다. 그런 전공을 세운 것으로 하여 땅크려단에서 땅크사단으로 승격되었다. <사진 2>
 
1930년대 항일대전에서는 조선인민혁명군 경위중대장으로 싸웠고, 6.25전쟁에서는 전차대오를 이끌고 서울에 가장 먼저 입성한 그 부대 첫 지휘관의 이름을 덧붙여 근위서울제105땅크사단이라는 기존 부대명칭을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으로 고쳐 부르게 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조치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60년 8월 25일 그 땅크사단을 처음 방문함으로써 ‘선군혁명령도’를 시작하였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혁명령도’를 전면적으로 계승하는 의미에서 2012년 1월 1일 그 땅크사단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공식활동을 시작하였다.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에 대해 이처럼 길게 서술한 까닭은,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기갑부대들이 많지만, 조국통일대전에서 서울진격임무는 오직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점을 논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조국통일대전이 일어나면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이 문산축선을 따라 서울로 진격하리라고 예견하는 까닭은, 그 땅크사단이 한달음에 서울에 입성하여 청와대에 공화국기를 게양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인공기’는 남에서 쓰이는 자의적 명칭이고, 공화국기는 북에서 쓰이는 공식명칭이다.
 
만일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이 문산축선에서 한미연합군 주력부대를 격파한 직후 불과 3~4시간 안에 서울이 함락되어 청와대에 공화국기가 게양되는 충격적인 장면이 텔레비전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방영된다면, 조선인민군이 제주도 남단 서귀포까지 점령하기 전에 전쟁은 끝나게 될 것이다. 세계전쟁사는 적국의 수도를 함락시켜 항복을 받아내는 것으로 전쟁이 끝난 수많은 사례를 말해주고 있다. 
 
6.25전쟁 때 서울이 함락된 이후에도 3년 동안 치열한 공방전을 지속하지 않았느냐 하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지만, 전선에서 밀고 밀리는 식의 전쟁은 1950년대에 있었던 아주 고전적인 전쟁방식이다. 6.25전쟁 당시 정규군으로 편제된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던 조선인민군은 서울을 함락시킨 직후 곧바로 이승만정권의 항복을 받아낼 만큼 압도적인 전투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조선인민군은 6.25전쟁 때 완수하지 못했던 초단기속결전을 수행하고도 남을 만큼 막강한 전투력을 갖추었다. 북은 그들이 지난 60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출전을 준비해온, 그리하여 분단 70년이 되는 2015년을 앞두고 마침내 출전준비를 완료한 조국통일대전을 그렇게 단숨에 종결하려고 벼르는 것이다.
  
1975년 4월 30일 오전 10시 45분 베트남인민군 제324사단 전차대오가 당시 남베트남 대통령관저였던 ‘독립궁’ 철책정문을 깔아뭉개면서 경내에 진입하였고, 곧이어 남베트남임시혁명정부 깃발이 그 청사 위에 게양됨으로써 베트남전쟁은 끝났다. 미국의 패퇴와 북베트남의 승리로 베트남전쟁이 끝난 때로부터 꼭 40년이 지난 2015년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북의 조국통일대전에서 문산축선을 지키는 한미연합군 주력부대의 방어선을 돌파한 조선인민군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이 과연 한달음에 서울에 입성하여 청와대에 공화국기를 게양하느냐 아니면 한미연합군 주력부대의 강력한 방어전에 발목이 잡혀 진격속도를 내지 못하느냐 하는 것은 전쟁의 운명을 좌우할 결정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주한미국군 제2사단 예하 주력부대인 제1기갑여단전투단이 2009년 2월 10일 경기도 포천에 있는 미국군 전용 로드리게즈 실사격연습장에서 기동연습을 실시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한때 '강철여단'이라고 불리며 지난 50년 동안 문산축선을 지켜온 그 기갑여단은 2015년 6월까지 해체될 운명에 처했다. 문산축선 방어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자주민보


문산축선에 배치된 ‘강철여단’ 해체하는 미국 국방부의 결정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문산축선에 배치된 주한미국군 제2사단이 자기 전투력을 이전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 자명해진다. 그런데 지금 문산축선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이상하게도 정반대다. 주한미국군 제2사단이 자기 전투력을 더욱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전투력을 되레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그들의 조치는 다음과 같다.
 
미국군 소식지 <성조(Stars and Stripes)>가 미국 국방부의 11월 5일 발표내용을 인용하여 지난 11월 6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013년에 주한미국군 제2사단 제1기갑여단전투단 해체계획을 세웠는데, 그 계획에 따라 제1기갑여단전투단(1st Armored Brigade Combat Team)이 2015년 6월에 해체될 것이라고 한다. 주한미8군사령부는 지난 11월 7일에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척 헤이글(Chuck Hagel) 미국 국방장관이 제1기갑여단전투단 해체계획을 승인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제1기갑여단전투단은 약 19,000명 병력으로 편제된 주한미국군 제2사단의 주력부대이며, 이른바 ‘강철여단(Iron Brigade)’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강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1965년 7월 1일부터 50년 동안 오로지 문산축선을 지켜온 부대다. <사진 3>
 
조선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 출전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사령관의 총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북측 언론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는 요즈음, 그 동안 문산축선을 방어해온 주력부대를 한층 더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아예 해체해버린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린가?
 
2013년부터 미국 국방부는 주한미국군 제2사단 전투력을 부쩍 강화하기 시작하였다. 이를테면, 주한미국군 제2사단에 배속되었다가 2004년에 미국 본토로 돌아간 제23화학대대를 2013년 4월에 제1기갑여단전투단에 재배속시켜 그 사단의 전투력을 강화시킨 바 있고, 이전에 주한미국군 제2사단에 배속되었던 육군항공정찰부대를 2008년에 이라크전선으로 차출했다가 미국 본토로 돌려보냈으나 2013년 9월 주한미국군 제2사단에 재배치하여 그 사단의 전투력을 강화시킨 바 있다.

이처럼 주한미국군 제2사단의 전투력을 강화해오던 미국이 왜 그 사단의 주력부대를 해체하려는 것일까? 거기에는 어떤 말 못할 사연이 숨겨진 것으로 보인다. 무슨 사연일까?
 
미국 언론매체들은 미국 국방부가 국방예산 자동삭감조치에 따라 대폭적인 군비축소를 단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제1기갑여단전투단을 해체하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그런 보도내용을 가지고서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나 보인다. 제1기갑여단전투단을 해체하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제1기갑여단전투단 병력 4,600여 명을 모두 제대시키는 방식으로 그 부대를 해체한다면, 부대해체에 따른 비용절감효과를 예상할 수 있지만, 미국 국방부는 그들을 제대시키지 않고 다른 부대들에 분산하여 재배치하게 된다.  
 
미국 국방부는 해외주둔 미국군의 순환배치전략에 따라 제1기갑여단전투단을 해체하지만 그들이 보유한 무기와 군사장비는 그대로 남겨두고 떠나게 될 것이고, 그 부대를 제2기갑여단전투단으로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1기갑여단전투단이 해체된 직후, 그 부대를 대체하여 문산축선에 투입될 제2기갑여단전투단은 미국 텍사스주 포트 훗(Fort Hood) 육군기지에 주둔하는 제1기갑사단 예하 부대다.
 
미국 국방부는 포트 훗 육군기지에 주둔하는 제1기갑사단의 대대급 병력 800명을 주한미국군 제2사단에 순환배치하는 조치를 이미 취해오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국방부가 실행에 옮긴 순환배치 1차 조치는 지난 2월 제1기갑사단 제12기갑여단 예하 제1대대를 문산축선에 배치하였다가, 그로부터 9개월 뒤인 지난 10월 제1기갑사단 제8기갑여단 예하 제3대대를 포트 훗 육군기지에서 공수하여 제12기갑여단 예하 제1대대와 교대시켰다. 제12기갑여단 예하 제1대대는 지난 2월 문산축선에 배치될 때 가져간 자기들의 무기와 군사장비를 그대로 두고 포트 훗 육군기지로 돌아갔으니, 병력만 교대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미국 본토와 해외주둔지 사이에서 병력을 이동시킬 때 군용수송기가 아니라 230명이 타는 민간항공기를 이용한다. 따라서 여단급 병력 4,600명을 수송하려면 민간항공기 20대를 전세기로 동원해야 한다. 그에 따른 수송경비도 만만치 않고, 수송절차도 번거롭다. 그런데도 9개월마다 한 차례씩 병력교대를 반복하고 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 까닭은 요즈음 미국 언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국방예산 자동삭감조치에 따라 미국군이 상당히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국방예산삭감액은 무려 4,870억 달러나 되었는데, 올해 2014년에는 370억 달러, 내년 2015년에는 750억 달러가 각각 추가로 삭감되고, 2016년부터는 해마다 500억 달러씩 자동적으로 삭감된다.
 
국방예산삭감이라는 치명상을 입은 미국 군부는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 11월 12일 워싱턴 디씨에서 진행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 참석한 로벗 워크(Robert O. Work)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국방예산삭감으로 “훈련과 장비구축을 비롯해 미국군 전체의 준비태세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예산삭감은 고무바퀴가 펑하고 터지는 것처럼 진행되는 게 아니라 차츰 바람이 빠지는 것처럼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육군에게는 충분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주요전투작전을 수행할 병력이 두 개 여단밖에 없다. 미국 공군 군용기의 3분의 1이 계류장에 발이 묶인 신세”라고 탄식하였다.
 
이와 같이 국방예산삭감에 따라 미국 국방부는 육군 여단급 부대 45개 가운데서 13개 여단을 해체하고 32개만 남겨두었다. 45개 여단을 배치해오던 전선에 32개 여단만 배치하게 되니, 9개월마다 순환배치하면서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전선에서는 그런 식의 ‘돌려막기’가 통할지 몰라도, 문산축선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단급 최정예 기갑부대인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이 2015년 중에 그 축선을 따라 서울로 진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급해진 상황에서 해결방도를 고심하던 미국 국방부가 결국 찾아냈다는 고육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한미국군 제2사단을 평택기지로 남하시켜 재배치하기로 하였던 이전의 결정을 뒤엎고, 그 사단을 그대로 문산축선에 남겨두는 고육책이다.

둘째, 미국 본토에서 다른 기갑여단전투단 병력을 9개월마다 공수하여 문산축선에 순환배치하는 돌려막기식 고육책이다.

셋째, 주한미국군 제2사단 예하 제1기갑여단전투단을 해체하는 대신,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군 1개 기갑여단을 차출하여 문산축선에 고정배치하는 고육책이다.
 
미국 국방부가 한국군 기갑여단을 차출하여 문산축선에 고정배치시키면, 그 기갑여단은 자동적으로 주한미국군 제2사단 사령부의 작전통제를 받게 된다. 한국군 기갑여단을 차출하여 주한미국군 제2사단 작전통제체계에 배속시키려는 미국 국방부의 술책은 한미연합사단 창설계획으로 나타났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중앙일보> 2014년 9월 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과 한국군은 2015년 상반기에 한미연합사단을 창설하기로 합의하였는데, 한국군 제8사단 예하 1개 기갑여단이 주한미국군 제2사단에 배속되는 형태로 한미연합사단을 창설하게 될 것이며, 한미연합사단 사령부는 동두천에 있는 주한미국군 제2사단 사령부에 설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강철여단’으로도 방어할 수 없는 문산축선을 다른 지역에서 차출된 한국군 기갑여단과 돌려막기식으로 순환배치된 미국군 기갑여단으로 방어하려는 고육책은 낭패를 예고하는 실책으로 보인다. 또한 연천축선을 방어하는 한국군 제8사단에서 1개 기갑여단을 차출하여 문산축선으로 돌리면, 연천축선 방어력이 약화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로써 문산축선 방어력과 연천축선 방어력이 동반적으로 약화되는 최악의 결말을 보게 될 것이고,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에게는 이전보다 더 유리한 공격기회가 주어지게 될 것이다.

▲ <사진 4>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전투부대가 주한미국군 공군기지를 습격, 점령하는 실전연습의 한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들은 모조품으로 만들어놓은 미국군 전투기 앞에서 적군을 향해 실탄사격을 하다가 모조품 전투기를 폭파하였다. 요즈음 조선인민군 전투원들은 400m 밖에 있는 적을 단발조준사격으로 소멸하는 원거리저격전술을 연마하고 있다.     © 자주민보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알려주는 일곱 가지 징후들
 
요즈음 국방예산삭감이라는 치명상을 입고 허겁지겁 ‘돌려막기’로 버티고 있는 미국군과 정반대로, 조선인민군은 자기의 전투력을 최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아래의 보도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의 반북관영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10월 7일 보도에 따르면, 2013년 3월부터 조선인민군은 실전연습을 더욱 강화하였을 뿐 아니라, 종래의 전술체계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전술체계에 따라 다양한 실전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요즈음 연습하는 새로운 전술은 병력을 재빨리 분산시키고 집중시키는 신속기동전술, 400m 밖에 있는 적을 단발조준사격으로 소멸하는 원거리저격전술, 전체 병사들이 기관총, 박격포, 발사관(남에서는 유탄발사기)을 사용하는 전술, 적군무기들을 분해, 조립하는 전술 등이다. <사진 4>
 
둘째,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10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조선인민군 고사무력과 로농적위군 고사무력이 합동반항공훈련을 실시하였다. 이 훈련에는 조선인민군 자행고사포부대(남에서는 자주방공포부대), 고사기관총부대(남에서는 벌컨포부대), 휴대용방공미사일부대들과 로농적위군 고사기관총부대들이 동원되었고, 공장과 기업소에서 일하는 로농적위군 소속 비상근 고사총대원들까지 고사기관총진지에서 숙식하며 훈련에 참가하였다.
 
셋째,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10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과 로농적위군에 대한 검열이 진행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검열은 조선인민군의 군사장비준비태세, 전투동원태세, 비상전투식량준비태세에 집중되었고, 로농적위군의 비상연락체계, 군사장비준비태세, 전투동원태세에 집중되었다고 한다.
 
넷째,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10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북측 인민들이 전시대피훈련을 실시하였다. 전시대피훈련은 전시비상용품을 가지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지역으로 이동하여 사흘 동안 야외에서 숙식하며 대피하는 훈련인데, 아이들과 노약자들도 모두 훈련에 참가한다. 남에서는 예비군도 하지 못할 만큼 힘들고 어려운 전시대피훈련에 아이들과 노약자들까지 참가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조선신보> 2003년 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북이 2003년 1월 4일부터 사실상 준전시상태에 돌입하였을 때, 북측 인민들이 집집마다 미숫가루, 성냥, 양말, 겨울옷, 신발 등을 전시비상용품으로 준비하였다는데,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오늘 북측 인민들은 또 다시 전시비상용품을 갖추고 전시대피훈련에 들어간 것이다.

▲ <사진 5> 출동명령을 받은 로농적위군 병사들이 자기가 일하는 공장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다. 여성병사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들은 12시간 교대로 자기 공장을 경비하면서 가상적군의 침투와 습격으로부터 공장을 방어하는 실전연습을 실시한다. 공장과 기업소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도시주거지역과 농촌마을들에서도 지역주민들과 협동농장원들로 편성된 로농적위군이 똑같은 실전연습을 실시한다. 로농적위군만이 아니라 조선인민내무군과 교도대도 그와 같은 실전연습에 동원된다.     © 자주민보

다섯째,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10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11월 중에 조선인민군, 로농적위군, 조선인민내무군, 교도대가 모두 동원되어 전국적 범위에서 쌍방훈련을 실시할 것이다. 쌍방훈련은 로농적위군, 조선인민내무군, 교도대가 방어하는 도시, 공장, 마을을 조선인민군이 공격하는 실전연습이다. 공격임무를 맡은 조선인민군 부대들은 자기 주둔지에서 수 백km 떨어진 낯선 지역으로 은밀히 이동하여 가상의 타격대상에 대한 기습공격전을 연습하게 되고, 방어임무를 맡은 로농적위군, 조선인민내무군, 교도대는 가상적군의 침투와 공격으로부터 도시, 공장, 마을을 방어하게 된다. <자유아시아방송> 2010년 12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로농적위군 비상소집명령은 갑자기 새벽 3시에 내려졌는데, 로농적위군은 12시간 교대로 공장을 경비하였고, 교도대는 야외에서 숙식하면서 가상적군을 추격, 소탕하는 전투를 벌였고, 인민반 부녀자들로 편성된 3.18부대는 야외에서 부상병을 치료하고 전투식량을 보급하는 훈련을 실시하였다. 심지어 생필품을 파는 좌판을 들고 장마당에 나간 시골노인들도 로농적위군복을 입고 어깨에 위장그물망을 둘렀다고 하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처럼 철저하게 조국통일대전 준비태세를 갖춘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진 5>
 
여섯째,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9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2013년부터 조선인민군은 10년 만기복무를 마친 군인들 가운데서 대학입학추천을 받은 군인들만 제대시키고 나머지 대부분 군인들은 제대시키지 않고 있으며, 특히 기술병종에 속한 병사들은 일체 제대시키지 않고, 올해는 여성군인들까지 일체 제대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조국통일대전 총진격을 앞둔 시점에 조선인민군 전군에게 군사복무연장명령이 내려졌음을 말해준다.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9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군사복무연장명령에 따라 남성병사의 군사복무기간이 10년에서 13년으로, 여성병사의 군사복무기간이 7년에서 9년으로 각각 연장되었다. 북이 2003년에 제정한 군사복무법에는 남성병사의 군사복무기간은 13년에서 10년으로 단축되었고, 여성병사의 군사복무기간은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되었는데,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한 최근에 다시 2~3년 연장된 것이다. 
 
일곱째, 조선인민군은 지난 2월부터 9월 초까지 각종 탄도미사일 111발을 19차례에 걸쳐 발사하는 대규모 미사일발사연습을 실시하였다. 주목하는 것은, 그처럼 전례 없이 대규모로 실시된 올해 미사일발사연습이 조국통일대전을 앞두고 한미연합군기지들을 조준한 선제타격연습이었다는 점이다.
 
위에 열거한 일곱 가지 징후를 보면,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직감할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11월 3일과 4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제3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대회 연설에서 “우리 혁명이 빛나게 완수되는 그날을 하루라도 더 빨리 앞당겨오기 위하여 불굴의 신념으로 억세게 싸워나가자고 뜨겁게 호소”하였는데, 조국통일대전 총진격의 날을 하루라도 더 빨리 앞당기려는 강렬한 의지와 신념이 그 호소에 담겼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14년 11월 13일 경기도 연천군 꽃봉훈련장에서 육군 제6군단 예하 포병여단 K-9 자주포가 동시탄착(TOT)사격을 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올해 '호국훈련'에 33만명 대병력과 기동무장장비 23,000여 대, 군함 60여 척을 동원하였다. 1996년 '호국훈련'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다. 한국군은 북의 조국통일대전에 대비한 전면전연습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피할 수 없는 극도의 전쟁위험에 처해 있다.     © 자주민보


북의 조국통일대전에 대비하여 전면전연습에 돌입한 한국군
 
남측 국방부는 지난 10월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보고서에서 “북한은 2015년을 통일대전완성의 해로 선포하고, 전체 병종별 실전적 전술훈련과 전력증강을 통해 전면전준비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인용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남측 국방부는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남측 국방부는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다는 중대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한다. 만일 남측 국방부가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 남측 사회에 전쟁공포가 휘몰아쳐 걷잡을 수 없는 대혼란이 일어나게 될 것이고, 그로써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에 내부와해로 무너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남측 국방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국정감사보고서 같은 데서만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슬그머니 언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군만이 아니라 미국군도 그런 곤경에 빠졌다.   
 
조선인민군과 전면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한미연합군은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알려주는 징후들이 속속 나타나는 심각한 상황을 주시하면서 극도의 긴장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지난 10월 22일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제39차 한미군사위원회(MCM) 회의에 한국군 합참의장이 참석하지 못하고 이튿날 위성화상회의로 대체하였겠는가. 긴장과 불안은 그들을 대북전쟁연습에로 떠밀었다.
 
첫째, 지금 한국군은 북의 조국통일대전에 대비한 전면전계획에 따라 지상, 해상, 공중에서 대규모 대북전쟁연습을 실시하는 중이다. 올해 ‘호국훈련’은 그 훈련이 시작된 1996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로 실시되는 전면전연습이다. 이번에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7~8만명 병력을 동원하였던 이전 규모에 비해 약 4~5배나 대폭 증강된 33만명 대병력과 기동무장장비 23,000여 대, 군함 60여 척을 ‘호국훈련’에 동원하였다. <사진 6>
 
둘째, <조선일보> 2014년 11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요즈음 박근혜 정부는 해마다 8월 하순에 한미연합군의 ‘프리덤가디언’ 대북전쟁연습과 함께 실시해오던 ‘을지연습’을 앞당겨 2015년 2월 하순부터 3월 초순에 실시될 한미연합군의 ‘키리졸브’ 대북전쟁연습과 함께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이 실행에 옮겨지는 경우, 가뜩이나 고조된 전쟁위험은 2015년 2월부터 그야말로 폭발직전상태로 더욱 격화될 것이며, 결국 대폭발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남측 사회에서 대혼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전쟁위험에 관한 정보를 은폐하는 바람에 이 땅의 국민들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지금 한반도 정세는 반만년 민족사가 일찍이 알지 못하는 대폭발과 대격변으로 차츰 다가서고 있는 중이다. 바야흐로 눈앞에 다가온 대폭발과 대격변에 준비되었노라고 말할 사람은 남측 국민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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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1

최전방 기갑사단의 방어선돌파연습과 남진돌격연습

[한호석의 개벽예감](137)
자주민보 2014년 11월 1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군사분계선 정찰활동과 쌍방실동훈련은 어떻게 연관된 것일까?
 
남측에서는 ‘휴전선 155마일’이라는 말을 쓴다.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이라는 공식명칭이 아니라 휴전선이라는 자의적 명칭을 쓴 것부터 오류다. 또한 국제표준단위인 킬로미터(km)로 거리를 표시하는 남측에서 전혀 쓰이지 않는 미국식 거리측정단위인 마일(mile)로 군사분계선의 길이를 표시한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남측에서는 군사분계선이 155마일인 줄로 알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군사분계선을 148마일이라고 한다. 국제표준단위로 환산하면 155마일은 249km이고, 148마일은 238km다. 경기도 파주군 임진강 하구에서 강원도 고성군 명호리 해안까지 이어진 군사분계선의 실제거리는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이 첨단수단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더니 군사분계선의 정확한 길이가 238km로 나왔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휴전선 155마일’이라는 그릇된 말을 버리고 군사분계선 238km라는 정확한 말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군사분계선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특별한 군사활동이 전개되었다. 전운이 감도는 지대에서 매우 특별한 군사활동이 전개되었으니 무심히 대할 수 없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4년 10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최전방부대들에서 차출된 10~20여 명 병력으로 편성된 정찰조들이 지난 10월 18일부터 철책출입문을 열고 비무장지대(DMZ) 안으로 들어가 정찰활동을 벌였는데, 그들의 정찰활동은 서부전선에서 동부전선까지 전전선에 걸친 군사분계선 정찰활동이었다. 지난 10월 20일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은 대남전화통지문을 통해 “앞으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순찰활동(정찰활동이라는 뜻-옮긴이)을 계속하겠다. 남측이 도발할 경우 예상할 수 없는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의 군사분계선 정찰활동을 방해하지 말하는 강력한 경고였다.

위의 두 보도내용은 조선인민군 최전방부대들이 지난 10월 18일부터 군사분계선 전전선에 걸쳐 정찰활동을 전개하였음을 말해준다. 10월 18일에 시작된 그들의 군사분계선 정찰활동이 언제 끝났는지 알 수 없지만, 238km에 이르는 군사분계선을 정찰하기 위해 15명으로 편성된 정찰조를 3km마다 1개조씩 파견하는 경우, 정찰병 1,200명을 80개 정찰구역에 투입해야 한다. 

조선인민군 최전방부대들이 군사분계선 정찰활동을 시작하였던 지난 10월 18일까지만 해도 한미연합군은 조선인민군이 무슨 목적으로 그런 이례적인 정찰활동을 전개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한미연합군은 그로부터 엿새가 지난 10월 24일에야 조선인민군이 왜 그처럼 이례적인 군사분계선 정찰활동을 전개하는지 알게 되었다. 한미연합군이 알게 된 사연은 아래와 같다.

▲ <사진 1> 지난 10월 23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제526대련합부대와 제478련합부대가 쌍방실동훈련을 실시하였다. 위의 사진은 훈련장에서 포연이 솟구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쌍방실동훈련이란 공격부대와 방어부대가 실탄사격을 하며 모의전투를 벌이는 격렬한 실전연습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지난 10월 24일 북측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 전날인 10월 23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제526대련합부대와 제478련합부대가 쌍방실동훈련을 실시하였다. 조선인민군이 실시하는 쌍방실동훈련이란 공격부대와 방어부대가 실탄사격을 하며 모의전투를 벌이는 격렬한 실전연습이다. <사진 1>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이전에 실시된 다른 군사훈련들과 달리 수많은 고위급 군사지휘관들이 이번 쌍방실동훈련에 참가하였거나 그 훈련을 현장에서 참관하였다는 점이다. 황병서 총정치국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변인선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이 훈련장에 나왔고, 군종사령관들, 군단장들, 사단장들, 려단장들, 각급 군사학교 교원들이 참관하였다. 이처럼 조선인민군 지휘부가 대거 참석한 것은 10.23 쌍방실동훈련이 매우 중요한 군사활동이었음을 말해준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제시한 “주체적이며 독창적인 훈련방식에 따라 진행된” 쌍방실동훈련은 “인민군대의 싸움준비와 전투력강화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하는 관건적 계기”였다고 한다. 이런 보도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파악하려면, 10.23 쌍방실동훈련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쌍방실동훈련에서 공격부대로 나선 쪽은 제478련합부대이고, 방어부대로 나선 쪽은 제562대련합부대다. 군단급인 대련합부대가 사단급인 련합부대보다 병력규모가 훨씬 더 크고 무장력도 더 강하므로, 당연히 제562대련합부대가 공격임무를 맡고 제478련합부대가 방어임무를 맡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사단급 부대가 공격임무를 맡았다.  

군단급 부대와 사단급 부대의 모의전투에서 왜 사단급 부대에게 공격임무가 주어진 것일까? 그 까닭은, 제478련합부대가 중동부전선 최전방인 강원도 창도군에 배치된 1군단 예하 기갑사단이기 때문이다.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기갑사단은 전차, 장갑차, 전투차량, 자행포, 방사포, 자행고사로케트 등 강력한 화력타격수단으로 중무장한 공격부대다.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기갑사단들은 오직 공격밖에 모르는 전투부대들이다. 그들에게는 애초에 방어전술이 없으므로 평시에 그들은 고속기동전술에 따른 공격술만 연마한다.  

한편, 쌍방실동훈련에서 방어임무를 맡은 제562대련합부대는 평양 서남부방면에 배치된 3군단이다. 이 부대는 한미연합군이 전시에 서해의 관문인 남포에 상륙하여 평양으로 진격할 것에 대비하여 서남부방면에 배치되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전시에 중동부전선에서 남진돌격에 나서게 될 최전방 기갑사단이 쌍방실동훈련에서 공격임무를 맡은 것은 당연하고, 전시에  평양 서남부방면을 방어하게 될 군단급 후방부대가 쌍방실동훈련에서 방어임무를 맡은 것도 당연한 것이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10.23 쌍방실동훈련의 목적은 “기계화타격집단들이 각 병종, 전문병구분대들과의 긴밀한 협동 밑에 적지역의 여러 방어계선들을 신속히 장악하고 공격하는 능력을 판정하고 필요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라고 한다. 이 인용문은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기갑사단의 방어선돌파능력과 남진돌격능력을 판정하고 그 판정결과에 따른 전술을 세우는 것이 쌍방실동훈련의 목적이었음을 말해준다. 

 
▲ <사진 2> 한국군은 비무장지대에 거대한 콘크리트장벽과 대전차차단물을 축성해놓았다. 위쪽 사진은 한국군 병사들이 비무장지대콘트리트장벽에 나 있는 철제통문을 열고 비무장지대로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5중으로 설치된 대전차차단물을 촬영한 것이다.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과 대전차차단물은 미사일이나 포탄을 맞아도 끄떡없을 만큼 매우 견고하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일곱가지 놀라운 장면이 펼쳐진 쌍방실동훈련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기갑사단이 쌍발실동훈련에서 가상의 한미연합군 방어선을 돌파하는 남진돌격연습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시하였는지 알아보려면, 쌍방실동훈련 전개과정을 분석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서술된 그 전개과정을 재정리하면 일곱가지 장면이 펼쳐진다.

제1장 - 제526대련합부대 소속 공병구분대들이 차단물을 미리 훈련장에 설치해놓았다. 북측 언론매체들이 전해준 쌍방실동훈련 보도사진을 보면, 그들이 차단물을 이중으로 설치했음을 알 수 있는데, 앞쪽에 설치한 것은 거대한 콘크리트방어벽이고, 그 뒤 설치한 것은 콘크리트기둥처럼 생긴 대전차차단물이다. 제526대련합부대 소속 공병들이 훈련장에 임시로 설치한 콘크리트방어벽은 한국군이 군사분계선을 따라 축성해놓은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에 상응한 것이고, 공병들이 콘크리트방어벽 뒤에 설치해놓은 대전차차단물은 한국군이 최전방에 설치해놓은 대전차방어선에 상응한 것이다. <사진 2>

북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한국군은 1976년 8월부터 1979년 12월까지 3년 동안 군사분계선을 따라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을 축성하였는데, 그 길이는 240km에 이른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군사분계선 길이가 238km이므로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은 한반도의 허리를 동서로 관통하여 축성된 것이다. 또한 북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한국군이 철근콘크리트로 축성한 그 장벽은 높이가 5~8m, 아래쪽 두께가 10~19m, 위쪽 두께가 3~7m라고 한다.

중국 만리장성은 높이가 5~8m이고, 두께가 5~6m이므로, 한국군은 만리장성보다 훨씬 더 두꺼운 장벽을 축성해놓은 것이다. 더욱이 벽돌이나 화강석을 올려쌓는 고전적인 성곽축성법으로 건설된 만리장성과 달리, 철근콘크리트로 축성된 그 장벽은 만리장성에 비할 바 없이 견고하므로 미사일이나 포탄을 맞아도 끄떡없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비무장지대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통일부는 302억원에 이르는 예산까지 마련해놓았다. 그러나 세계 최대 콘크리트장벽이 가로막혀 있고, 세계 최고 밀집도에 이른 방대한 지뢰지대가 펼쳐져있고, 중무장병력 30만여 명이 살벌하게 대치한 세계 최고의 중무장지대에 무슨 생태평화공원을 세우겠다니, 도대체 제 정신으로 하는 소리인가? 실현될 수도 없는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계획으로 전쟁위험을 은폐해보려는 어리석은 행동은 세계의 조롱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제2장 - 쌍방실동훈련에서 마침내 공격이 개시되었다. 제478련합부대 소속 경보병들이 가상적진을 점령하기 위한 습격전을 개시한 것이다. 한국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0년 12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에는 7개 경보병사단이 있는데, 1개 경보병사단은 병력 약 7,000명으로 편성되었다. <조선일보> 2011년 2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사단급 부대들에는 경보병련대가 있다. 위와 같은 보도내용을 읽어보면, 평소에 습격, 매복, 침투, 산악행군, 야간전투 등의 전술을 연마하고 사격술과 격술로 단련된 조선인민군 경보병 약 50,000명이 최전방에 배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10.23 쌍방실동훈련에서 제478련합부대 소속 경보병구분대 전투원들은 “과감한 습격으로 방어계선들을 순식간에 장악하였”다고 한다. 북에서 말하는 구분대란  중대급 부대를 뜻하므로, 제478련합부대 소속 경보병중대가 불의의 습격전을 벌여 가상적진을 순식간에 점령한 것이다.

한국군은 238km에 이르는 군사분계선을 방어하기 위해 최전방지대 3중철책 부근에 일반전초(General Outpost, GOP) 955개소와 감시초소(Guard Post, GP) 63개소, 관측소(Observation Post) 등을 설치하였다. 쌍방실동훈련에서 조선인민군 제478련합부대 소속 경보병중대는 한국군이 주둔하는 일반전초, 감시초소, 관측소를 습격, 점령하는 기습전연습을 실시한 것이다. 

 
▲ <사진 3> 위의 두 사진은 지난 10월 23일에 실시된 쌍방실동훈련 중에 제478련합부대 소속 전진보장구분대들이 콘크리트방어벽과 대전차차단물을 폭파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위쪽 사진은 콘크리트방어벽을 폭파하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대전차차단물을 폭파하는 장면이다. 폭발력이 강한 고폭화약이 사용되었다. 이 폭파연습은 최전방에 배치된 기갑무력의 남진돌격로를 열어놓는 전시작전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사전연습이었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제3장 - 제478련합부대 소속 전진보장구분대들이 각종 차단물을 폭파하기 위한 전투행동에 돌입하였다.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사단급 부대들에는 전진보장부대가 있는데, 전시에 이 부대는 한국군이 축성한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과 대전차차단물을 폭파하여 기갑무력의 남진돌격로를 열어놓는다. 다시 말해서, 전진보장구분대는 적의 방어선차단물을 제거하는 폭파전문부대인 것이다. 이번에 쌍방실동훈련에서 전진보장구분대들은 제526대련합부대 공병대가 훈련장에 임시로 축성해놓은 콘크리트방어벽과 대전차차단물을 고폭화약으로 연속폭파하였다. <사진 3>
 
제4장 - 제478련합부대 소속 기계화구분대들이 폭파잔해를 뚫고 가상적진을 향해 진격을 시작할 때, 제526대련합부대 소속 직승기부대(남측에서는 전투헬기부대)가 그들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모의직승기들을 긴급출동시켰다.

주한미국군은 아파치공격헬기 24대를 보유하였고, 한국군 육군항공작전사령부는 코브라공격헬기 62대와 500MD전투헬기 257대를 보유하였다. 대전차미사일, 70mm 로켓포, 20mm 벌컨포로 무장한 이 헬기들의 작전임무는 전시에 조선인민군 기갑무력의 남진돌격을 공중타격으로 저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기갑사단은 한미연합군의 공격헬기와 전투헬기를 격추할 타격수단을 배치하게 된다. <사진 4>  

제5장 - 제478련합부대 소속 고사로케트병들이 휴대용고사로케트(남측에서는 휴대용대공미사일)를 발사하여 모의직승기들을 격추하였다. 한미연합군의 공격헬기와 전투헬기를 상대하는 조선인민군의 38mm 자행고사포, 30mm 6신 견인고사포, 14.5mm 고사기관총 같은 저고도방공무기들은 매복전을 수행하기 힘들지만, 고사로케트병이 어깨에 메고 다니다가 쏘는 휴대용고사로케트는 신속기동과 매복에 유리하다.

▲ <사진 4> 공격헬기와 전투헬기는 기갑무력의 진격을 차단하는 효과적인 공중타격수단들이다. 그래서 조선인민군은 공격헬기와 전투헬기를 격추하는 아주 효과적인 요격수단을 배치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휴대용고사로케트다.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고사로케트병들이 어깨에 휴대용고사로케트를 메고 적의 공격헬기를 격추하기 위한 연습을 실시하는 장면이다. 이처럼 한꺼번에 수 십 발을 집중발사하면, 미국이 '세계 최강 공격헬기'라고 자랑하는 아파치공격헬기도 격추당하는 수밖에 없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 <사진 5>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고사로케트병들이 매복진지에서 모의직승기를 향해 휴대용고사로케트를 일제히 발사하는 장면이다. 그들이 가진 휴대용고사로케트는 휴대용대공미사일종주국으로 자처하는 러시아에 대량수출할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가진 백발백중 방공무기다.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발표한 자료에 나온 휴대용대공미사일의 격추율을 보면, 무인항공기 70%, 공격헬기 60%, 전투기 20%, 폭격기 12%, 해군전투기 10%, 전략폭격기 10%다. 이 통계수치는 미국군이 휴대용대공미사일을 사용할 때 도달한 격추율이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고사로케트병들은 휴대용고사로케트를 어깨에 메고 매복하였다가 적의 공격헬기가 사정권에 들어오는 순간 발사하는 매복기습전술을 연마해왔으므로, 그들의 격추율은 60%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다. 이런 사실은 공격헬기를 격추하는 최적의 무기가 휴대용대공미사일임을 말해준다. <사진 5>

1994년 12월 17일 오전 10시 45분경 주한미국군 제17항공여단 501대대 소속 정찰헬기 OH-58C 한 대가 강원도 금강군 상공을 비행하던 중 군사분계선을 넘어 6km나 침범하였다. 정찰헬기 OH-58C는 사거리가 4.5km인 공대공 스팅어미사일 2기로 무장한다. 조선인민군 2사단 6련대 소속 고사로케트병은 그 정찰헬기를 향해 고사로케트 한 발을 발사하여 꼬리부분을 맞췄고, 피격된 정찰헬기는 인근에 있는 소학교 담장에 추락하였다. 정찰헬기에 탔던 부조종사는 격추현장에서 즉사하였고, 조종사는 추락한 헬기에서 빠져나와 단검을 휘두르며 저항하다가 현장에서 생포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OH-58C 같은 경무장 정찰헬기가 아니라 미국이 ‘세계 최강 공격헬기’라고 자랑하는, 중무장한 아파치공격헬기다. 조선인민군이 고사로케트로 아파치공격헬기를 격추할 수 있을까? 2006년 이라크전선에 출동한 아파치공격헬기 한 대가 이라크군이 발사한 휴대용대공미사일 스트렐라(Strela)-2에 맞아 격추되었다. 1960년대 후반 러시아가 개발한 스트렐라-2의 사거리는 3.7km밖에 되지 않고, 적외선유도장치도 없는 노후한 방공무기다. 당시 이라크군에게 노후한 방공무기밖에 없었으니 미국군의 아파치공격헬기를 격추하기는커녕 자국군 기갑무력이 아파치공격헬기의 공중타격으로 궤멸당했던 것이다. 

2010년 2월 3일 이란 언론매체들은 미국군이 ‘세계 최강 공격헬기’라고 자랑하는 아파치공격헬기를 격추하기 위해 이란이 자체기술로 휴대용대공미사일을 개발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이란이 자국산 휴대용대공미사일로 아파치공격헬기를 격추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공언하였으니, 그 휴대용대공미사일의 성능이 탁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런 이란보다 군사과학기술부문에서 훨씬 앞선 북은 이미 오래 전에 아파치공격헬기를 잡는 휴대용고사로케트를 자체기술로 개발하였고, 나중에는 다른 나라에 대량으로 수출까지 하였다.

북이 만든 강력한 휴대용고사로케트를 수입한 나라는 휴대용대공미사일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가진 러시아다. 북이 만든 휴대용고사로케트가 얼마나 뛰어난 방공무기이기에 러시아가 그것을 수입한 것일까? 러시아군이 무한궤도장갑차에 탑재한 최신형 저고도방공미사일 스트렐라-10의 사거리는 5km인데, 조선인민군 고사로케트병이 어깨에 메고 다니다가 쏘는 작고 가벼운 휴대용고사로케트의 사거리는 5.2km다. 2005년 12월 남측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휴대용고사로케트는 사거리가 5.2km이고, 적외선유도장치를 갖추었다니, 러시아가 그런 고성능 휴대용고사로케트를 대량으로 수입할 만도 하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005년 6월 7일에 펴낸 ‘2005년도 연감: 군비, 군축, 국제안보’에 나오는 통계자료를 보면, 북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기간에 러시아에 휴대용고사로케트 1,250기를 수출하였다. 이런 뜻밖의 사실은 조선인민군 고사로케트병이 아파치공격헬기를 잡는 세계 최강 휴대용고사로케트로 무장하였음을 말해준다.

제6장 - 제478련합부대 소속 자행포(남측에서는 자주포)들이 적진을  향해 일제히 불을 뿜었다. 북측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현장사진에는 사거리가 15.3km인 122mm 자행평곡사포만 모습을 보였는데,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은 추진탄을 사용하여 사거리를 60km로 연장한 170mm 주체포를 비롯하여 다종화된 자행포들을 보유하였다. 122mm 자행평곡사포는 그 가운데서 사거리가 가장 짧은 포다.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전에는 자행포만이 아니라 당연히 지대지탄도미사일과 방사포도 동원되는데, 이번 쌍방실동훈련에 관한 북측 언론보도에는 자행포에 관한 언급만 나와있다. 쌍방실동훈련의 목적이 화력타격연습이 아니라 방어선돌파연습이기 때문에 자행포만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제7장 - 제478련합부대 소속 기계화구분대들이 폭파잔해를 뚫고 가상적진을 향해 일제히 진격하였다. 이번 쌍방실동훈련에서는 기계화구분대가 진격하였지만, 실전에서는 수많은 기갑사단들이 진격할 것이다. 중동부전선에 배치된 제478련합부대 기갑사단은 전시에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이 폭파되는 즉시 남진돌격로를 따라 한국군 방어선을 돌파하여 진격하게 되는데, 이번 쌍방실동훈련에서 바로 그런 전투행동을 연습한 것이다. 물론 실전에서는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 여러 곳이 동시에 폭파되는데, 그렇게 되면 전전선에서 조선인민군 기갑사단들의 전차, 장갑차, 보병전투차량이 총돌격할 것이고, 그 뒤로 수많은 보병트럭들이 따라 나설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인민군 군종사령관들, 군단장들, 사단장들, 려단장들, 각급 군사학교 교원들이 쌍방실동훈련을 참관하였던 까닭을 알 수 있다.

▲ <사진 6>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최신형 전차 군-915를 촬영한 것이다. 첫 눈에 범상치 않은 자태를 드러낸 이 전차는 세계 4대 전차강국인 북이 37년 동안 축적해온 고도의 전차개발기술을 총집약시킨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다. 지금 조선인민군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과 최전방 기갑사단들에는 1,160여 대에 이르는 선군-915가 배치되었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조국통일대전 총돌격명령을 내리면, 한반도를 고속종단하는 남진돌격의 맨 앞장에 첨단전차 선군-915가 나설 것이다. 그런데 한국군은 선군-915의 진격을 저지할 대전차무기를 단 한 기도 갖지 못했다.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제7장에 등장한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 선군-915
 
북측 언론매체들은 폭파잔해를 뚫고 가상적진을 향해 일제히 진격하는 제478련합부대 소속 기계화구분대들의 돌격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을 보도하지 않았다. 기갑무력돌격에 관한 기밀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 그와 관련된 현장사진을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북측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조선인민군 기갑무력에 관한 아래의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은 1968년부터 자체기술로 중전차를 생산하여 오늘에는 6,000대가 넘는 전차를 보유한 세계 4대 전차강국인데, 조선인민군 기갑무력을 대표하는 부대는 사단이라는 명칭을 가졌지만 실제로는 군단급 부대인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이고, 조선인민군 기갑무력의 중추는 최신형 전차인 선군-915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 전차를 ‘선군호’라고 부르지만, 북에서 쓰이는 공식명칭은 선군-915다. <사진 6>

한국군 당국의 정보를 인용한 <동아일보> 2013년 6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북은 ‘선군호’(선군-915를 뜻함-옮긴이)를 2005년부터 생산하여 2012년까지 900대를 작전배치하였다. 북이 자체기술로 중전차를 처음 생산하기 시작한 때가 1968년이고, 최신형 중전차 선군-915를 생산하기 시작한 때가 2005년이었으므로, 37년 동안 축적된 고도의 전차개발기술이 선군-915에 총집약된 것이다. 선군-915를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로 높이 평가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북이 2005년부터 7년 동안 선군-915 900대를 생산하였으므로, 연간 전차생산량을 약 130대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추세라면 2012년으로부터 2년이 지난 오늘 북의 선군-915 보유량은 1,160여 대로 증가된 것이다. 선군-915의 첨단성능에 대해서는 2013년 7월 2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무장장비관 견문록(1) ‘불새’를 쏘는 ‘무적의 첨단전차’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으므로, 이 글에서 재론하지 않는다.  (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3183)

2014년 현재 북이 보유한 선군-915가 1,100대 선을 넘어섰으므로,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에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가 배치된 것은 물론이고, 최전방 기갑사단들도 천마계열의 주력전차를 최신형 첨단전차 선군-915로 대체하였다. 이번 쌍방실동훈련에 동원된 제478련합부대 소속 기계화구분대도 선군-915를 몰고 훈련장에 나왔을 것이다.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기갑부대의 전시작전임무가 한반도를 고속종단하는 남진돌격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데, 그 돌격전의 맨 앞장에 세계 정상급 첨단전차 선군-915가 나서게 될 것이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0년 1월 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도 밑에 실시된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의 전차전연습 중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운전하는 경전차가 진격로를 질주하며 전차포를 쏘는 장면이다. 전차전연습장의 눈덮인 주로에 서 있는 '중앙고속도로 춘천-부산 374km라고 쓰인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오늘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실시된 쌍방실동훈련에서 최전방 기갑사단은 선군-915를 몰고 중앙고속도로를 질주하여 대구와 부산으로 진격하는 남진돌격연습을 실시하였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이번 쌍방실동훈련에 동원된 제478련합부대는 중동부전선 최전방인 강원도 창도군에 배치되었는데, 그 련합부대 기갑사단은 전시에 한국군의 중동부전선 방어선을 돌파하고 해발고 1,278m의 어은산을 우회하여 화천군을 거쳐 춘천으로 남하할 것이며, 거기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고속으로 남진하여 대구와 부산으로 진격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1월 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도 밑에 실시된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의 전차전연습도 춘천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부산까지 밀고 내려가는 남진돌격연습이었는데, 당시 전차전연습장의 눈덮인 주로에는 ‘중앙고속도로 춘천-부산 374km’라고 큼지막하게 쓰인 표지판이 서 있었다. 그날 김정은 제1위원장이 몸소 운전한 경전차는 진격로를 질주하면서 전차포 실탄사격을 하였다. <사진 7>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오늘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최전방 기갑사단은 선군-915를 몰고 한국군 방어선을 돌파하는 조국통일대전 남진돌격연습을 실시한 것이다.

지난 10월 13일 한국 육군당국이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 ‘육군 보유 대전차무기 현황’에 따르면, 한국군이 보유한 대전차무기 46,200여 기 가운데 99.2%가 수명이 만료된 노후무기이고, 무기수명이 아직 만료되지 않은 것은 360여 기밖에 없는데, 그것마저 조선인민군 주력전차인 선군-915의 장갑을 뚫지 못한다고 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2005년 6월 7일에 펴낸 ‘2005년도 연감: 군비, 군축, 국제안보’에 따르면, 북은 1976년부터 1991년까지 대전차미사일 20,000기를 소련에 수출하였고, 1992년부터 2004년까지 대전차미사일 3,250기를 러시아에 수출하였다. 북에서는 대전차미사일을 반땅크로케트라고 부른다. 북이 소련, 러시아에 대량수출한 반땅크로케트의 이름은 불새인데, 강력한 열압력탄을 쏘는 불새-2의 사거리는 3km다. 대전차미사일종주국으로 자처하는 소련, 러시아가 반땅크로케트 불새를 대량수입한 것은 불새계열의 반땅크로케트 성능이 얼마나 탁월한지 말해준다. 실전에서 조선인민군이 반땅크로케트 불새를 공중과 지상에서 집중발사하면 한미연합군 기갑부대는 궤멸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그렇지만, 조선인민군이 소련제 T-34/35 전차 242대로 한국군 방어선을 뚫고 순식간에 서울을 점령한 뒤 낙동강까지 진격하였던 6.25전쟁 때도 한국군에게는 조선인민군 전차부대의 진격을 저지할 대전차무기가 없었다. 그런 까닭에 조선인민군의 진격속도가 그처럼 빨랐던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오늘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국군은 첨단전차 선군-915를 앞세운 조선인민군의 전차돌격을 저지할 대전차무기를 갖지 못한 것이다. 공격하는 쪽은 강력한 첨단전차와 강력한 반땅크로케트로 무장했는데, 방어하는 쪽은 교전상대의 전차돌격을 저지할 대전차무기조차 갖지 못했으니,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의 승패여부를 예견할 수 있다. 

▲ <사진 8> 이 사진은 2013년 7월 27일에 진행된 전승절 경축 군사행진에 등장한 조선인민군 핵배낭부대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을 미사일이나 포탄으로 파괴할 수 없으므로, 핵배낭으로 폭파하게 된다. 이번 쌍방실동훈련에 전진보장구분대라는 이름으로 참가한 전문병들이 바로 핵배낭중대다. 조선인민군 최전방부대들에서 차출된 정찰조들은 지난 10월 18일부터 비무장지대로 들어가 군사분계선 정찰활동을 벌였는데, 이것은 전시에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을 핵배낭으로 폭파하기 위한 사전정찰이었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전시에 기갑사단 남진돌격로 열어놓을 전진보장부대의 정체
 
위에서 일곱가지 장면을 분석적으로 고찰하여 알 수 있었던 것처럼, 10.23 쌍방실동훈련은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기갑사단이 한국군 방어선을 순식간에 돌파하는 남진돌격연습이었다. 그런데 그 일곱가지 장면에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까닭은, 10.23 쌍방실동훈련이 한미연합군이 예상한 북의 전쟁시나리오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한미연합군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지대지탄도미사일, 방사포, 자행포 등 방대한 화력타격수단들을 총동원하여 전전선에서 불시선제타격을 퍼부은 뒤에 기갑사단을 앞세워 남진돌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10.23 쌍방실동훈련은 한미연합군의 그런 예상을 뒤엎고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이번 쌍방실동훈련에서 전개된 일곱가지 장면들 가운데 자행포의 화력타격연습과 기갑무력의 남진돌격연습은 마지막 부분인 제6장과 제7장에 나온다. 제2장부터 제5장에 이르는 과정은 콘크리트방어벽과 대전차차단물을 제거하는 폭파연습이었다. 한미연합군은 조선인민군이 전면적인 화력타격을 개시한 뒤에 방어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10.23 쌍방실동훈련에서는 왜 화력타격연습보다 차단물폭파연습이 먼저 진행된 것일까?

이 의문을 풀어줄 단서는 기계화타격집단들이 전문병구분대와 긴밀한 협동 밑에 쌍방실동훈련을 실시하였다고 서술한 북측 언론보도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인용문에는 처음 듣는 낯선 용어가 등장하는데, 전문병이라는 신종용어다. 원래 전문병이란 특별한 군사과학기술훈련을 받은 병력을 뜻하는데, 북에서 특별한 군사과학기술훈련이 요구되는 분야는 핵분야다. 핵분야 전문병들이 전진보장구분대라는 이름으로 10.23 쌍방실동훈련에 나온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들은 핵폭파특별훈련을 받은 전문병들인 것이다. <사진 8>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10.23 쌍방실동훈련의 제3장에서 전진보장구분대들이 각종 차단물을 폭파하였는데, 전시에 전진보장구분대는 한국군이 축성한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과 대전차차단물을 폭파하여 기갑무력의 남진돌격로를 열어놓는다.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은 미사일과 포탄을 맞아도 끄떡없을 만큼 견고하게 축성되었으므로, 전진보장부대는 그 견고한 장벽을 핵배낭으로 폭파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름도 생소한 전진보장구분대는 핵폭파특별훈련을 받은 핵배낭중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핵배낭부대는 2012년 4월 15일에 진행된 태양절 경축 군사행진과 2013년 7월 27일에 진행된 전승절 경축 군사행진에 각각 등장한 바 있다. 쌍방실동훈련장에 임시로 축성된 콘크리트방어벽을 핵배낭으로 폭파할 수 없었으므로 핵배낭 대신에 고폭화약이 사용되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니, 의문이 풀린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경보병부대가 전전선에서 불의의 습격전을 벌여 한국군의 일반전초, 감시초소, 관측소들을 기습점령하면, 핵배낭부대가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을 핵배낭으로 폭파하여 기갑무력의 남진돌격로를 순식간에 열어놓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니, 의문이 하나 더 풀린다. 조선인민군 최전방부대들에서 차출된 정찰조들이 지난 10월 18일부터 철책출입문을 열고 비무장지대로 들어가 벌인 군사분계선 정찰활동은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을 핵배낭으로 폭파하기 위한 사전정찰이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만 봐도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직감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 총공격에 돌입한 시각 비무장지대콘크리트장벽이 핵배낭으로 폭파되면, 핵섬광, 핵폭발음, 핵버섯구름, 핵지진이 군사분계선 일대의 하늘과 땅을 뒤집어놓을 것이고, 한미연합군 최전방부대들은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한미연합군 최전방부대들이 거대한 핵버섯구름 아래서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지대지탄도미사일, 방사포탄, 대구경포탄 수 십 만 발이 그들의 머리 위에 우박처럼 쏟아질 것이다.

이번 쌍방실동훈련에서는 시간대별 전투행동들이 순차적으로 전개되었지만, 실전에서는 장벽폭파와 화력타격이 거의 같은 시각에 전개될 것으로 예견된다. 특히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초정밀전술핵탄미사일을 발사하면, 서울방어축선에 배치된 주한미국군 2사단 기갑부대의 전차, 장갑차들은 열핵폭풍에 녹아버리며 허공에 흩어질 것이다.

그처럼 상상을 초월한 화력타격을 받은 한미연합군 최전방부대들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궤멸되면, 그것으로 실제전투는 끝난다. 주력부대가 궤멸되면 허술한 후방부대들은 맥없이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전쟁시나리오는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유혈격전으로 이어진 6.25전쟁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세계전쟁사가 알지 못하는 초단기속결전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지난 10월 23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실시된 쌍방실동훈련은 조국통일대전을 앞두고 초단기속결전을 연습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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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4

잠수함은 왜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나타났을까?

[한호석의 개벽예감] (136)
자주민보 2014년 11월 0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이것은 신포항과 마양도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마양도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해역에 자리잡고 있어서 바다안개가 자주 낀다. 바다안개가 미국 정찰위성의 시야를 가려주는 것이다. 섬의 서북쪽에는 네 군데의 깊숙한 만들이 있고, 섬의 동남쪽에는 가파른 해안절벽이 있어서 잠수함기지를 건설하기에 천혜의 자연지리적 조건을 갖추었다. 북은 마양도에 거대한 해안동굴식 입구를 가진 지하잠수함기지를 건설하였는데, 지하정박장, 자하정비장, 지하조함장을 갖추었고, 기지방어를 위해 지대공미사일과 지대함미사일을 배치한 미사일기지들도 있다. 마양도 전체가 거대한 잠수함기지인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내다놓은 미사일발사관

지난 8월 하순부터 미국의 일부 언론매체들이 북의 잠수함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몇 차례 보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관련정보의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극우성향 온라인 매체인 <워싱턴자유횃불(Washington Free Beacon)> 2014년 8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기관이 북의 잠수함에 설치되는 미사일수직발사관 한 기를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하였다는 것이다. 그 보도기사는 미국의 정찰위성이 북의 미사일수직발사관을 언제, 어디서 촬영하였는지 언급하지 않았는데, 한국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14년 9월 15일 보도가 구체적으로 밝혀주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첩보위성이 올해 초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의 마양도잠수함기지에서 미사일수직발사관으로 보이는 장비를 포착했다. (줄임) 수직발사관은 잠수함에 탑재되지 않고 지상에 거치된 상태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정보를 읽어보면, 지난 1월 미국 국가정보기관은 북의 마양도잠수함기지를 촬영한 정찰위성영상자료에서 미사일수직발사관 한 기를 발견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마양도잠수함기지는 어떤 곳일까? 함경북도 신포항 동남쪽에 있는 그 섬은 신포항에서 약 4km 떨어진 손에 잡힐 듯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마양도의 행정구역은 신포시에 속해 있다. 그 섬의 면적은 8㎢이고, 둘레는 40km다. <사진 1>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며 발생시키는 바다안개가 그 섬 일대를 자주 뒤덮기 때문에 미국 정찰위성의 시야가 가려질 뿐 아니라, 섬의 서북쪽에는 깊숙이 패인 만(灣) 네 군데가 육지쪽으로 입을 벌리고 있고, 동남쪽은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이 이어지는 험한 지형으로 되어 있어서, 잠수함기지를 건설하기에 천혜의 자연지리적 조건을 갖춘 섬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그 섬에서 외래침략군과 싸우는 조국수호전에 투입할 군마를 길렀기에 섬의 이름을 마양도(馬養島)라 불렀는데, 오늘날 북은 그 섬에서 조국통일대전에 투입할 잠수함 전력을 기르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 2010년 5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마양도잠수함기지는 “대규모로 지하화된 잠수함기지”다. 아니나 다를까 마양도잠수함기지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을 보면, 잠수함이나 군함이 정박하는 해상작전부두가 여섯 군데 있고, 기지방어를 위한 미사일기지가 세 군데 있고, 지하잠수함기지에서 해저로 드나드는 해안동굴식 출입구가 두 군데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마양도 전체가 거대한 잠수함기지인 것이다.

1996년 9월 강릉잠수함사건 당시 한국군에게 피체되어 유일하게 생존한 북의 잠수함 조타수는 <조선일보> 2010년 5월 31일 기사에서 “함경남도 마양도 해군 4전대에 있는 잠수함수리소에 들어가면 북한 잠수함 집합소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목격담에 따르면, 마양도잠수함기지에는 잠수함을 은폐, 엄호하는 지하정박장만 있는 게 아니라 잠수함을 수리, 정비하는 지하정비장도 있는 것이다. 지하정박장과 지하정비장이 있으므로, 잠수함을 건조하는 지하조함장도 당연히 있다. 

그런데 이제껏 오랜 세월 동안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를 차단한 지하잠수함기지 안에서 잠수함의 건조와 무장탑재, 정박과 출동, 수리와 정비 등을 은밀히 진행해오던 북은 올해 초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지하잠수함기지 밖에 내놓는 매우 이례적인 노출행동을 하였던 것이다. 북은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실수로 지하잠수함기지 밖에 잠시 놓아두었던 것일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그 날의 이례적인 행동은 의도적인 노출이었다. 북은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미국 정찰위성에 일부러 노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군사강국들은 자기의 전략무기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특수상황에서는 적국에게 자기의 전략무기에 관한 정보를 넌지시 알려줄 필요도 있다. 적국을 심리적으로 압박하여 기를 꺾어놓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북은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의도적으로 미국 정찰위성에 노출함으로써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가 잠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한 강력한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에게 넌지시 알려준 것이다. 올해 초 미국은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놓인 미사일발사관이 촬영된 정찰위성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북이 잠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마침내 실물로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북과 미국이 전쟁을 벌이는 경우 북이 사전에 은밀히 출동시킨 잠수함연합부대가 미국 본토를 공격하기 좋은 바다 속에 매복해 있다가 불시에 미국의 수도와 군사전략거점들을 향해 핵탄을 장착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하면 미국의 멸망은 피할 수 없을 터이니, 미국이 충격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북에는 노후화된 소형 잠수함들만 있다는 허위선전에 속아 넘어간 사람들에게는 잘 믿기지 않는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북은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스텔스 핵공격잠수함을 자체 기술로 건조하고 운용하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과 더불어 세계 최강의 잠수함강국이다. 일본도 자칭 잠수함강국이라고 하지만, 북의 잠수함 전력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북의 놀라운 잠수함 전력에 관해서는 지난 6월 23일과 9월 15일 <자주민보>에 각각 실린 나의 글 ‘세계가 놀랄 북의 잠수함련합부대의 위력’(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6615)
과 ‘해수면 위로 떠오른 북의 핵공격잠수함’(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7667)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올해 초 미국은 자국 정찰위성이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놓인 미사일발사관을 촬영하였다는 중요한 정보를 8개월이 지나도록 외부에 알리지 않고 쉬쉬하였다. 북이 세계 최강의 잠수함강국이라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입을 다물어버린 것이다. 미국은 입을 다문 것만이 아니라 부랴부랴 대응책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것이 바로 ‘합동항공 및 미사일방어 모의전쟁연습’이다.

▲ <사진 2> 미국 군부는 2014년 2월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하와이의 진주항-힉컴합동기지에 있는 제613공군작전사령부에서 일본자위대를 참가시킨 가운데 '합동항공 및 미사일방어 모의전쟁연습'을 실시하였다. 이것은 북이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을 일부러 미국 정찰위성에게 노출한 것을 보고 놀란 미국이 일본을 끌어들여 대북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실전급 모의전쟁연습을 부랴부랴 실시한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미국 공군 웹사이트 2014년 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군부는 2014년 2월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하와이의 진주항-힉컴합동기지에 있는 제613공군작전사령부에서 일본자위대를 참가시킨 가운데 ‘합동항공 및 미사일방어 모의전쟁연습 V(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Wargame V)’를 실시하였다. 이 모의전쟁연습은 미국군과 일본자위대의 대북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실전급 전쟁연습이었다. <사진 2>

하지만 일본자위대를 대북미사일방어체계에 끌어들여 북의 미사일공격을 막아보려는 미국군의 노력은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의 잠대지미사일공격 앞에서 헛고생으로 끝날 것이다. 왜냐하면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대지탄도미사일도 막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처지에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막아보려는 것은 공상과학소설에 나올 이야기다.

▲ <사진 3> 이것은 상업위성이 촬영한 신포조선소의 신축 시설물 영상자료다. 미국의 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디즈는 이 시설물이 잠대지탄도미사일 연소시험을 위한 시험장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그 시설물은 연소시험장이 아니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신포조선소에 신축된 시설물은 연소시험장이 아니다

미국 정찰위성이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놓인 미사일발사관을 촬영한 때로부터 약 10개월 뒤인 지난 10월 28일 미국의 대북정보 민간웹사이트인 <38 노스(North)>에 조셉 버뮤디즈(Joseph S. Bermudiz, Jr.)의 글이 실렸다. ‘북코리아: 해상배치탄도미사일의 수직발사를 위한 시험시설이 포착되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버뮤디즈는 미국에서 조선인민군 연구자로 알려진 군사전문가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는 용어가 국제사회에서 널리 쓰이는데도, 거의 쓰이지 않는 해상배치(sea-based)탄도미사일이라는 모호한 용어를 굳이 선택한 것부터 좀 이상한 느낌을 준다.

그의 글에 따르면, 상업위성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연소시험을 위해 신포조선소에 신축한 연소시험장을 촬영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그의 글에 따르면, 2013년 9월에 촬영된 상업위성사진에서는 북이 기존의 작은 수직연소시험대를 철거하고, 그보다 더 큰 수직연소시험대를 건설하면서, 그 주변에 수직연소시험대와 관련된 여러 시설물들도 건설하기 시작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그 공사는 2014년 4월에 끝났다는 것이다.

상업위성사진을 분석한 버뮤디즈의 주장에 따르면, 가로와 세로가 각각 약 35m, 약 30m인, 콘크리트로 포장된 연소시험장 한복판에 높이가 약 12m인 연소시험대(test stand)가 곧추 세워졌고, 그 옆에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약 41m, 약 32m인 공간에 정사각형 시험격실(test cell) 40개가 가득 들어찬 시설물이 신축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연소시험대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25m 떨어진 곳에 가로와 세로가 각각 80m, 10m인 보호제방(protective berm)이 세워졌다는 것이다. <사진 3>

▲ <사진 4> 이 상업위성사진은 버뮤디즈가 연소시험장이라고 추정한 시설물을 찍은 사진을 확대한 것이다. 콘크이트로 포장된 마당 한복판에 약 12m 높이로 곧추 세워진 물체가 보인다. 버뮤디즈는 그 물체를 연소시험대라고 추정하였다. 그런데 연소시험장이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화염방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 시설물은 연소시험장이 아닌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이처럼 버뮤디즈는 신포조선소에 신축된 그 시설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연소시험장이라고 추정하였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그것은 오판이다. 아래와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대에 수직으로 세워놓고 연소시험을 실시하면 엄청난 화염이 방출되는데, <사진 4>에 나타난 그 시험장에는 화염방출구가 없다. 화염방출구가 없으면, 화염이 사방으로 퍼져나가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그 시설물이 연소시험장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둘째, 버뮤디즈는 자신이 보호제방으로 추정한 시설물이 연소시험에서 방출되는 화염과 후폭풍을 막아주는 차단물이라고 추정하였다. 그런데 그가 보호제방으로 추정한 차단물은 북쪽과 동쪽에만 축성되었고, 남쪽과 서쪽에는 없다. 보호제방을 축성하려면 동서남북으로 둘러싸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남쪽과 서쪽은 터놓았다.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 제1부속건물과 제2부속건물이 연소시험장에서 각각 약 30m, 약 4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근거리에 있고,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 두 채가 연소시험장에서 약 8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이 건물들은 모두 보호제방이 없는 공간에 세워졌다는 점이다. 연소시험에서 방출되는 화염과 후폭풍을 막아주는 차단물은 당연히 부속건물 앞에 세워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화염과 후폭풍이 방출되면 그 건물들은 당연히 화재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그 시설물이 연소시험장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셋째, 그 시설물은 지난 4월에 완공되었는데, 완공된 이후 그 시설물에서 연소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연합뉴스> 2014년 11월 2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은 지난 시기 지상실험시설과 해상실험시설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직발사실험을 계속 실시해왔다는데, 버뮤디즈가 연소시험장으로 추정한 그 시설물에서는 완공 후 반년이 지나도록 연소흔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 시설물은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시설물을 철거하고 신축한 것인데, 철거된 옛 시설물이 연소시험장이었다면 이전에 그곳에서 연소흔적이 발견되었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철거된 옛 시설물에서도 연소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은 그 시설물이 연소시험장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넷째, 함경북도 북청군과 흥원군에 각각 인접한 신포시는 북측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어항도시다. 신포명란젓과 북청명태가 신포의 특산물이다. 조선중앙통계국이 2008년에 실시한 인구조사에 따르면, 당시 신포시 인구는 15만2,759명이다. 신포조선소 인근에는 원양어업기지인 신포수산련합기업소와 대형 해산물가공공장들이 집결되어있고, 평양과 라진을 연결하는 평라선이 지나는 신포역도 있다. 그런 어항도시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 연소시험을 실시하여 폭음과 화염을 방출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건설부지를 다른 데서 찾지 못해 하필 어항도시 안에 연소시험장을 건설하였겠는가! 

다섯째,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에 마양도잠수함기지가 있기 때문에 미국 정찰위성은 그 지역을 일상적으로 감시한다. 중요한 군사시설을 미국 정찰위성에 절대로 노출하지 않는 북이 그처럼 미국 정찰위성의 집중감시를 받는 지역에 잠대지탄도미사일 연소시험장을 건설하였다는 버뮤디즈의 추정은 납득되지 않는다.

여섯째, 이미 오래 전부터 각종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운용해오고 있는 북이 이제 와서 잠대지탄도미사일 연소시험장을 또 다시 건설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상업위성사진에 나타난 그 시설물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상업위성사진에 나타난 흐릿한 형태만 보고서는 알기 힘들다. 아마도 그 시설물은 신포조선소가 어선건조를 위해 세워놓은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 <사진 5> 이것은 지난 10월 초 상업위성이 신포조선소 정박장을 촬영한 사진이다. 처음 보는 잠수함 한 척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잠수함은 북이 1994년에 수입한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이미 오래 전에 건조하여 그 동안 운용해온 수상배수량 4,000t급 잠수함이 아니다. 신포급 잠수함으로 부를 수 있는 이 잠수함은 북이 자체 기술로 건조한 골프급 잠수함보다 작은 수상배수량 3,000t급 잠수함인 것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에는 화성-10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되고, 신포급 잠수함에는 그보다 크기가 작은 또 다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된다. 그 두 미사일은 모두 전시에 핵탄을 싣고 미국 본토로 날아갈 초강력 전략미사일들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나타난 잠수함은 최근에 건조된 잠수함이 아니다

지난 2014년 10월 19일 <38 노스>에 흥미로운 분석기사가 실렸다. 버뮤디즈가 쓴 그 글의 제목은 ‘신형 잠수함 획득한 북의 해군(The North Korean Navy Acquires a New Submarine)’이다. 그 글에서 그는 외부에 ‘봉대보일러공장’으로 알려진 신포조선소의 정박장을 최근에 찍은 상업위성사진에 처음 보는 잠수함 한 척이 나타났다고 서술하면서, 상업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그 잠수함의 길이는 약 67m, 폭은 약 6.6m, 수중배수량은 900~1,500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였다. <사진 5>

원래 신포조선소는 어선을 건조하는 곳이므로, 그 조선소의 정박장에는 잠수함이 정박하지 않는다. 북의 잠수함이 정박하는 곳은 바로 옆에 있는 마양도잠수함기지다. 그런데 왜 마양도잠수함기지가 아닌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잠수함이 나타난 것일까?

버뮤디즈는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나타난 잠수함이 러시아의 킬로급(Kilo-class) 잠수함이나 라다급(Lada-class) 잠수함과 외형이 비슷하다고 했는데, 그것은 그 잠수함의 함수가 러시아의 킬로급 및 라다급 잠수함들의 함수와 마찬가지로 달걀처럼 둥그렇게 생겼다는 뜻이다.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매우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잠수함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정보는 지난 11월 2일 남측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남측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은 러시아산 골프급(Golf-class) 잠수함을 수입하여 해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였다고 하면서, 자신이 말하는 잠수함은 위에서 언급한 버뮤디즈의 글에 나오는, 얼마 전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모습을 드러낸 바로 그 잠수함이라고 하였다.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건조한 북의 잠수함을 북에서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편의상 골프급 잠수함이라 부른다. 또한 얼마 전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모습을 드러낸 북의 잠수함을 북에서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지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편의상 신포급 잠수함이라 부른다.

위에 인용한 언론보도에서 남측 정부소식통은 북의 신포급 잠수함이 골프급 잠수함과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북의 잠수함개발사에 대해 무지한 남측 언론매체들은 남측 정부소식통의 그 말을 믿고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이 동일한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하였지만, 그것은 오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이 서로 다른 종류의 잠수함들이라는 사실을 논증하려면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은 2,800t이고, 함체길이는 98.4m이고, 함체너비는 8.2m이다. 북은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자국산 골프급 잠수함을 건조하였는데, 그것은 복제가 아니라 개량이었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은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보다 크기가 좀 더 크게 설계되었던 것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이 어떻게 다른지를 말해주는 정보는 아래와 같다.
 
▲ 1995년 4월 2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신형잠수함에 대해 보고를 하는 김광진 차수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북에서 건군절을 맞은 1995년 4월 2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형 잠수함 모형 앞에서 당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었던 김광진 차수의 보고를 받는 장면을 촬영한 기록사진이 조선혁명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데, 그 사진에 나타난 북의 신형 잠수함 모형은 함체 등부에 2층 공간을 얹는 방식으로 수직공간을 크게 확장한 잠수함이다.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에는 미사일발사관을 3문밖에 설치하지 못하지만, 북이 개발한 골프급 잠수함에는 미사일발사관 10문이 설치되었다. 수상배수량 4,000t급인 북의 골프급 잠수함은 함체길이가 약 110m이고, 함체너비가 약 13m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9월 15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해수면 위로 떠오른 북의 핵공격잠수함’(http://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7667)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그런데 며칠 전 남측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의 신포급 잠수함은 수상배수량이 2,500~3,000t, 함체길이가 약 67m, 함체너비가 약 6.6m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함체길이와 함체너비에 대한 추산은 버뮤디즈의 글에서 따온 것이고, 수중배수량은 버뮤디즈의 엉터리 추산을 그대로 인용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크게 증대시켜놓은 것이다. 버뮤디즈는 신포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을 900~1,500t으로 추산하였는데, 너무 엉터리로 추산한 것이다.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은 2,800t이고, 함체길이는 98.4m이고, 함체너비는 8.2m이고, 나의 추산에 따르면, 북의 골프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은 약 4,000t이고, 함체길이는 약 110m이고, 함체너비는 약 13m이다. 그런데 신포급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은 2,500~3,000t이고, 함체길이는 약 67m이고, 함체너비는 약 6.6m라고 하니,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이나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비교해서 너무 큰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는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이 서로 다른 종류의 잠수함들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둘째, 북이 골프급 잠수함을 개발하기 시작한 때는 1995년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4년 11월 2일 보도기사에서 남측 정부소식통은 북이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신포급 잠수함을 건조해 “최근에 진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최근진수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북은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1994년에 수입하였고, 1995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4년에 진수했다니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 북이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그보다 더 성능이 좋은 골프급 잠수함을 만들어내기까지 20년이 걸리지 않은 것은 분명하고, 북의 잠수함건조경험과 잠수함건조기술을 생각하면, 아무리 늦춰 잡아도 7~8년 뒤에 자국산 골프급 잠수함을 건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이 2002년부터 2003년 사이에 건조되었다면, 북의 신포급 잠수함은 언제 건조되었을까? 지금까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매우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서는 신포급 잠수함의 건조시기를 추정하기 힘들다. 다만 북의 신포급 잠수함이 최근 몇 해 사이에 건조된 것이 아니라, 오래 전에 건조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신포급 잠수함은 신형 잠수함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이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포급 잠수함에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싣는 장면이 포착되다

지난 11월 2일 남측의 주요언론매체들은 북의 신포급 잠수함이 진수는 되었지만, 거기에 탑재할 잠대지탄도미사일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고 일제히 보도하였다. 북이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할 미사일을 발사하는 실험을 지상과 해상에서 수십 차례나 실시하였으나 아직 실험성공에 이르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지상실험시설과 해상실험시설의 규모와 실험진행속도를 보면 앞으로 1~2년 안에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실험이 완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측 주요언론매체들의 이런 보도행태는 그들이 북에 관한 보도기사에서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전형적인 미완성설이다. 

미국과 남측은 북이 신형 무기를 공개할 때마다 그 무기는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식의 미완성설을 날조하여 퍼뜨렸다. 화성-10호 중거리미사일이 공개되었을 때도 그러했고, 주체식 미싸일요격종합체가 공개되었을 때도 그러했고, 화성-13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공개되었을 때도 그러했고, 신형 방사포가 공개되었을 때도 그러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은 이번에 북이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할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일부러 미국 정찰위성에 노출하였는데도, 그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 버리고, 앞뒤가 맞지 않는 상투적인 미완성설을 또 다시 꺼내놓은 것이다.

상투적인 미완성설을 논파할 유력한 증거는 지난 2014년 10월 19일 <38 노스>에 실린 버뮤디즈의 글 ‘신형 잠수함 보유한 북의 해군’에 나오는 상업위성사진에서 발견되었다. 그 상업위성사진에는 기다란 상자처럼 생긴 물체를 신포급 잠수함에 싣기 위해 부두에서 잠수함 사령탑 쪽으로 놓아둔 모습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것 역시 북이 미국 정찰위성에게 드러낸 의도적인 노출행동이었다.

버뮤디즈는 그 물체의 길이가 약 8.4m이고, 너비가 약 65cm인 것으로 추산하였다. 그 기다란 상자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었던 것일까? 버뮤디즈는 그 기다란 상자에 미사일이 들어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섣불리 단정했지만, 잠수함에 싣는 물건들 가운데 그처럼 길이가 긴 물건은 미사일밖에 없다. 그것은 미사일을 무기고에 보관하거나 무장탑재를 위해 운반할 때 사용하는 상자이고, 그 속에는 길이가 약 8.2m이고, 지름이 약 60cm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미사일이 아니라 어뢰가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의 잠수함에 탑재되는, 길이가 7.2m이고, 지름이 53.3cm인 533mm 중어뢰는 그 상자의 크기와 어울리지 않는다.

▲ <사진 6> 1960년대에 미국이 만든 1세대 잠대지탄도미사일 폴라리스가 잠수함 수중발사대에서 발사되어 하늘로 솟구치는 장면이다. 북은 이런 종류의 잠대지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초강력한 잠수함대를 운용하고 있다. 잠대지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축소판이므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한다는 뜻이다. 현재 전략잠수함과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보유한 핵강국은 조선,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여섯 나라밖에 없다. 최근 인도가 잠대지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중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북이 원래 잠대지탄도미사일로 개발한 화성-10호는 길이가 12m이고, 지름이 1.5m이므로, 위에서 언급한 상업위성사진 속의 잠대지탄도미사일보다 길이가 약 4m, 지름이 약 90cm 더 길다. 그러므로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은 화성-10호와 같은 종류의 미사일이 아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은 화성-10호보다 크기가 작은, 북이 이제껏 공개하지 않은 또 다른 잠대지탄도미사일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잠대지탄도미사일은 미국이 만든 잠대지탄도미사일들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은 1세대 잠대지탄도미사일인 폴라리스(Polaris)보다도 크기가 조금 더 작다. <사진 6> 폴라리스 사거리는 4,600km이므로,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약 3,0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상배수량 4,000t급인 북의 골프급 잠수함에는 화성-10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되고, 수상배수량 3,000t급인 신포급 잠수함에는 화성-10호보다 작은 또 다른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 날 신포조선소 정박장에서 조선인민군 잠수함대는 미사일상자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꺼내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과 신포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은 모두 전시에 핵탄두를 싣고 미국 본토로 날아갈 핵탄미사일들이다. 북의 골프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은 미국을 벌벌 떨게 만드는 핵공격잠수함들인 것이다. 미국이 북의 잠수함들이 쏘는 핵탄미사일들을 막아낼 아무런 수단을 갖지 못했다는 점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 닥치는 핵탄피격위험은 증폭된다. 그들은 핵탄피격위험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공포를 느끼게 된 것이다.

북은 2014년 1월 잠수함에 설치하는 미사일발사관 한 기를 마양도잠수함기지 밖에 일부러 놓아둠으로써 잠대지탄도미사일이 탑재된 잠수함을 보유하였음을 미국에게 넌지시 알려주었고, 지난 8월에는 그 잠수함기지에서 4km 떨어진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신포급 잠수함을 정박시켜놓고 그 잠수함에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싣는 장면까지 미국에게 보여줌으로써 미국이 느끼는 핵탄피격위험을 더욱 증폭시켜놓았다. 북이 시간이 지날수록 전략무기 노출강도를 차츰 높여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그러면 다음번에는 북의 잠수함이 어떤 놀라운 모습으로 미국을 경악과 충격에 몰아넣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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