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8

무혈속결전의 새로운 전술이 완성되다

[한호석의 개벽예감](382)
자주시보 2020년 02월 1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폭발충격으로 전투력을 마비시키는 전술
2. 예상씨나리오를 수정해야 하는 이유
3.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하는 새로운 전술
4. 미터당 30킬로볼트의 전자기파 방사하는 EMP탄


1. 폭발충격으로 전투력을 마비시키는 전술

2012년, 2015년, 2017년에 한반도에서 전쟁재발에 근접한 위기상황이 각각 발생하였었다. 2~3년에 한 차례씩 급박한 위기상황이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발생주기률을 보면, 올해 네 번째 위기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람들은 감지하지 못하지만, 지금 네 번째 위기상황이 은밀히 조성되고 있는지 모른다. 이전에 발생한 세 차례 위기상황은 아슬아슬하게 넘어갔지만, 조미협상과 남북대화가 완전히 중단된 것으로 하여 위태로운 정전상태에서 벗어날 가망이 없어진 오늘의 현실에서 또 다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이전처럼 넘어갈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군사동향에 시선을 돌려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020년 1월 8일에 발생한 군사상황이 시선을 끈다. 그날 이란혁명수비군은 미국이 가쎔 쏠레이마니 꾸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라크에 있는 미국군기지 두 곳에 미사일 12발을 퍼부었다. 2020년 2월 6일 이란혁명수비군 아미르알리 하지자데 반항공사령관은 이란의 텔레비전방송에 출연하여 1월 8일 미사일공격에 대해 언급하면서 “우리는 전자전도 함께 전개하였는데, 미국은 그 맛을 보았다. 이번 작전과 관련하여 할 말이 많지만 차차 밝히겠다. 미국은 이번 미사일공격으로 입은 피해를 은폐하려고 했다. 미국 언론은 미국군이 가벼운 뇌진탕으로 죽었다고 보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 전투원들이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2020년 2월 11일 영국 통신사 <로이터즈>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보도기사에서 지난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기지 두 곳에서 외상성 뇌진탕(traumatic brain injury)으로 부상을 입은 전투원이 100명을 넘었다고 보도하였다. 미국 국방부는 처음에 외상성 뇌진탕 부상자가 11명이라고 발표하였는데, 그 이후 부상자가 24명, 50명, 64명으로 차츰 늘어났다고 세 차례나 수정하여 발표하더니, 결국 한 달 뒤에 부상자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외상성 뇌진탕은 잠복기를 거쳐 몇 주 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므로, 시간이 흐르면서 부상자가 차츰 늘어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 국방부는 지난 한 달 동안 부상자가 차츰 늘어났다고 발표하였다. 미국군 전투원 100명 이상이 외상성 뇌진탕으로 부상을 입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핵제국의 위신이 땅에 떨어질까 우려해서 부상현황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은 사람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외상성 뇌진탕이라 한다. 예컨대 권투시합 중에 강한 타격을 받은 선수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을 외상성 뇌진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 전투원 100명 이상이 외상성 뇌진탕으로 기색혼절하여 쓰러졌음을 알 수 있는데, 그들 가운데 혼수상태에 빠진 몇몇 미국군 전투원들은 항공편으로 급히 후송되어 워싱턴 근교에 있는 월터리드국립군사병원에 입원하였다. 매우 심한 외상성 뇌진탕 부상을 입은 사람은 혼수상태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 전투원들 가운데서 다른 신체부위를 다친 부상자는 전혀 없고 오직 외상성 뇌진탕 부상자만 100명이 넘게 나온 것이다. 거기에는 두 가지 사연이 있다. 

첫째,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이 임박한 시각에 이라크에 있는 미국군기지들에 내려진 긴급대피경보에 따라 전투원들은 모두 콘크리트엄폐호 안으로 피신했다. 미국군기지에 있는 콘크리트엄폐호들은 싸담 후세인 통치기에 미국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건설된 것인데, 지난 1월 8일에는 이라크 주둔 미국군이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피하기 위해 사용했다. 

둘째, 이란혁명수비군은 미사일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보복공격을 공언했는데, 보복공격의 목적은 미국군 전투원을 살상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군 시설물을 파괴하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란혁명수비군은 미국군 전투원들이 대피한 콘크리트엄폐호를 미사일로 타격하지 않았고, 전투원들이 빠져나간 군사시설물만 골라서 미사일로 타격했다. 

미사일공격을 받은 미국군기지의 피격상황은 미국의 분석가가 지난 1월 28일에 발표한 글에서 밝혀졌다. 글에 의하면, 미사일공격을 받은 아인 알아싸드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타격점 9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탄도미사일들이 그 공군기지 안의 9개 지점을 타격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타격상황은 다음과 같다. <사진 1>   


▲ <사진 1> 위쪽 사진은 2020년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아인 알아싸드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이다. 사진에 타격점 9개가 나타났다. 아래쪽 사진은 아인 알아싸드 공군기지의 9개 피격점 가운데 제1피격점을 촬영한 것이다. 당시 이란혁명수비군은 야전막사를 향해 미사일을 쏘았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탄두는 야전막사에서 28m 떨어진 곳에 떨어졌고, 야전막사는 폭발충격으로 완파되었다.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은 무게가 500kg인 고폭탄두를 장착한 파테-313 정밀유도미사일이다. 500kg짜리 고폭탄두가 폭발하면, 타격점에서 멀리 떨어진 콘크리트엄폐호도 강한 폭발충격을 받고, 그 안에 피신한 전투원들이 폭발충격에 의한 외상성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제1타격점 – 야전막사를 향해 미사일을 쏘았는데, 탄두는 야전막사에서 28m 떨어진 곳에 떨어졌고, 야전막사는 폭발충격으로 파괴되었다. 피폭직경은 26m. 
제2타격점 – 탄두는 야전막사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18m.  
제3타격점 – 탄두는 야전막사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18m. 
제4타격점 – 탄두는 야전막사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16m.
제5타격점 – 탄두는 야전막사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18m.  
제6타격점 – 탄두는 직사각형 철제지붕건물 왼쪽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34m. 
제7타격점 – 탄두는 무인정찰기격납고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30m. 
제8타격점 – 탄두는 활주로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46m. 
제9타격점 – 탄두는 활주로에 명중하였다. 피폭직경은 22m. 

이란혁명수비군이 425km 밖에 있는 타격대상들을 향해 미사일 9발을 발사하였는데, 1발만 28m를 빗나갔고, 8발은 명중했으니, 타격정밀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피격상황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미사일공격을 받은 공군기지 안에 건설된 콘크리트엄폐호들은 야전막사, 격납고, 활주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았고,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 9발은 콘크리트엄폐호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목표물들을 타격하였다. 타격점으로부터 그처럼 멀리 떨어진 콘크리트엄폐호 안에 피신했는데도, 미국군 전투원 100명 이상이 외상성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고 삼대 쓰러지듯 와르르 쓰러진 것이다. 

여기서 제기되는 의문은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에 얼마나 강력한 탄두가 장착되었기에 타격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콘크리트엄폐호 안의 미국군 전투원을 100명 이상 폭발충격으로 쓰러뜨렸을까 하는 것이다.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은 2015년에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된 파테-313이라는 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2002년에 실전배치된 파테-110과 외형이 똑같이 생겼는데, 타격정밀도가 크게 향상된 개량종이다. 파테-313에 장착된 탄두는 무게가 500kg인 고폭탄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500kg짜리 고폭탄두가 폭발하면, 타격점에서 멀리 떨어진 콘크리트엄폐호가 강한 폭발충격을 받고, 그 안에 피신한 전투원들이 폭발충격에 의한 외상성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는 사실이다.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은 타격대상을 직격하지 않는 폭발충격만으로 적군의 전투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시선을 한반도로 돌려보자. 이란혁명수비군처럼 미국군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조선인민군이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주시하고, 관련정보를 수집, 분석하였다고 보는 것은 전혀 무리한 추측이 아니다. 조선인민군이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에서 확인한 것은, 500kg짜리 고폭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쏘는 경우 타격대상을 직격하지 않더라도 타격대상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파급되는 폭발충격으로 적군의 전투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로써 고폭탄두 폭발충격으로 적군의 전투력을 마비시키는 새로운 전술이 나오는 것이다. 


2. 예상씨나리오를 수정해야 하는 이유

흥미로운 사실이 시선을 끈다. 2020년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이 미국군기지를 타격한 정밀유도미사일 파테-313의 탄체지름이 600mm이고, 2019년 9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초대형 방사포시험사격에서 사용된 정밀유도방사포의 탄체지름도 똑같이 600mm라는 사실이다. 탄체지름만 같은 게 아니라 탄체길이도 거의 같다. 파테-313의 탄체길이는 8.9m이고, 600mm 방사포의 탄체길이는 8.6m이다. 추진제도 같은 종류다. 파테-313도 고체추진제를 사용하고, 600mm 방사포도 고체추진제를 사용한다. 

그러면 사거리는 어떤가? 파테-313의 사거리는 500km다. 600mm 방사포는 미사일처럼 높은 정점고도로 치솟았다가 떨어지는 탄도비행을 하지 않고 50~60km 고도에서 낮게 비행하므로, 사거리가 파테-313보다 조금 짧은 450km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은 600mm 방사포에 무게가 500kg인 전술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고, 무게가 500kg인 비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 조선은 미국의 전술핵공격을 받는 경우 즉시 태평양작전구역의 미국군기지들을 전술핵탄으로 파괴하는 등가적 보복공격을 하겠지만,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에게 선제타격을 할 때는 굳이 전술핵탄두를 쓸 필요가 없으므로, 비핵탄두를 쓸 것이다. 선제타격에는 고폭탄두 또는 산포탄두를 장착한 600mm 방사포가 사용될 것이다. 원래 방사포는 집중연속타격을 위해 개발된 타격수단이므로,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에게 선제타격을 할 때는 600mm 방사포를 쏘는 것이 미사일을 쏘는 것보다 훨씬 더 유리하다.  

600mm 방사포의 특징은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원래 방사포는 조준사격이 아니라 밀집사격을 하는 무기인데, 조선에서 만든 600mm 방사포는 조준사격에 사용할 만큼 타격정밀도가 높은 방사포다.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이 보여준 것처럼, 조선인민군이 콘크리트엄폐호 안에 피신한 교전상대를 외상성 뇌진탕으로 쓰러뜨리려면, 넓은 면적에 마구 쏟아지는 기존 방사포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타격정밀도가 높은 신형 600mm 방사포로 조준사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맨 위쪽 사진은 1991년 1월 1일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알쌀만 공군기지에 있는, 콘크리트엄폐호로 건설된 탄약저장시설을 공습으로 파괴한 모습이다. 만약 2020년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이 아인 알아싸드 공군기지의 콘크리트엄폐호를 미사일로 직격했더라면, 그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콘크리트엄폐호가 파괴되고 그 안에 피신한 전투원들은 몰살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란혁명수비군은 미국군 전투원들을 살상하는 미사일직격을 자제했고, 폭발충격으로 미국군 전투원들에게 외상성 뇌진탕 부상을 입혀 그들의 전투력을 마비시켰다. 가운데 사진은 2020년 1월 8일 이란혁명수비군이 발사한 미사일 고폭탄두가 부근에서 폭발하여 파괴된 지상구조물 잔해가 덮친 콘크리트엄폐호를 촬영한 것이다. 그 콘크리트엄폐호 안으로 피신한 미국군 전투원들은 엄청난 폭발충격에 의한 외상성 뇌진탕 부상을 심하게 입고 쓰러져 혼수상태에서 오랫동안 깨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맨 아래쪽 사진은 콘크리트엄폐호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화력타격전술에서 기본은 전쟁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쟁을 순식간에 속결하는 정밀타격전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고, 타격정밀도가 높은 신형 타격수단들이 지난해 조선에서 개발되었다는 사실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선외무성은 2017년 4월 6일에 발표한 ‘미국의 반공화국전쟁책동과 우리의 선택’이라는 제목의 비망록에서 “일단 우리의 타격이 시작되는 경우 그것은 우리를 겨냥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군사대상들만 겨냥한 정밀타격전으로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예상씨나리오의 범위를 좀 더 넓혀보자. 최후결전의 시각, 최전방 지하갱도들에서 밖으로 나온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향해 600mm 방사포를 집중사격하면, 500kg짜리 고폭탄이 불우박처럼 쏟아지며 타격대상들을 족집게식으로 정밀하게 타격할 것이고, 콘크리트엄폐호 안으로 대피한 주한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은 폭발충격에 의한 외상성 뇌진탕으로 기색혼절하여 삼대 쓰러지듯 와르르 쓰러질 것이다. 1~2시간 정도 지난 뒤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한 주한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은 자기들이 집단혼절한 사이에 장거리전략갱도에서 쏟아져나온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이 기지를 점령하고 자기들을 모두 생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최후결전의 날에 벌어질 조선인민군의 무혈속결전씨나리오다. 

나는 이전에 발표한 몇몇 글들에서 조선인민군의 72시간 초단기속결전씨나리오에 관해 서술하면서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불시에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무차별적인 불우박타격으로 파괴하면, 장거리전략갱도에서 쏟아져나온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이 기지를 습격하고, 콘크리트엄폐호로 피신했던 주한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과 교전할 것으로 예상하였었다. 그러나 이번에 나는 이란혁명수비군의 미사일공격을 보고나서 그런 예상씨나리오를 약간 수정하기로 했다. 

수정된 예상씨나리오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습격하여 전투를 벌일 필요는 없고,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600mm 방사포로 정밀타격하여 콘크리트엄폐호 안으로 대피한 주한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에게 외상성 뇌진탕 부상을 입혀 그들을 집단혼절시키면 되는 것이다. 이런 예상씨나리오는 조선인민군의 최후결전이 피를 흘리지 않고 신속히 끝나는 무혈속결전으로 전개될 것임을 말해준다. 


3.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하는 새로운 전술

지상전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공중전도 벌어지고, 해전도 벌어진다. 거기에 더하여 싸이버공간에서도 격전이 벌어진다. 총체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전쟁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지역의 전투단위들과 서로 다른 유형의 전투상황들을 통일적으로 지휘통제하는 통합전투관리능력이다. 지휘(command), 통제(control), 통신(communication), 컴퓨터(computer), 정보(intelligence), 감시(surveillance), 정찰(reconnaissance)의 영어낱말 머리글자들을 따서 C4ISR이라고 부르는 미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joint battle management system)가 그것이다. 통합전투관리체계는 지휘통제체계, 정보수집체계, 통신체계, 감시체계, 정찰체계를 단일체계로 묶어놓은 것이다. 한국군도 오랜 시간과 막대한 예산과 많은 품을 들여 통합전투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중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통합전투관리체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합전투관리체계에 의존하면 작전능력이 크게 향상되지만, 위험성도 크게 증가된다. 만일 통합전투관리체계가 작동을 멈추면, 작전능력을 상실하고 전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통합전투관리체계는 작전능력을 향상시키는 긍정성과 치명적인 패전위험을 안겨주는 부정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이런 사실을 간파한 조선인민군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통합전투관리체계에 의존하기 시작한 때부터 그들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공격하는 새로운 전술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만일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하는 공격전술을 완성하였다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할 것이고, 조선인민군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승리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승패여부는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 또는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통합전투관리체계를 방호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미국군이 운용하는 통합전투관리체계 상황실 내부를 촬영한 것이다. 통합전투관리체계는 지휘통제체계, 정보수집체계, 통신체계, 감시체계, 정찰체계를 단일체계로 묶어놓은 것이다.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은 통합전투관리체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통합전투관리체계는 작전능력을 크게 향상시켜주지만, 만일 통합전투관리체계가 작동을 멈추면, 작전능력을 상실하고 전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조선인민군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파괴하기 위해 어떤 전술을 개발하였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2017년 4월 29일 조선인민군이 진행한 미사일시험발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날 조선인민군은 매우 특별한 탄도미사일을 쏘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미사일시험발사가 당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여러 미사일시험발사들 가운데 하나이겠거니 여기고 무심히 지나쳤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2017년 4월 29일 오전 5시 30분경 평안남도 중부 내륙에 있는 북창군에서 미사일 한 발을 방위각 49도에 맞춰 북동쪽으로 쏘았는데, 미사일은 몇 분 동안 비행하다가 정점고도 72km에 이르러 폭발하였다고 한다. 정점고도가 72km라면, 사거리는 약 400km로 추산된다. 

주목되는 것은, 미사일이 정점고도 72km에서 하강곡선을 그리며 더 날아가지 않고, 갑자기 폭발하였다는 사실이다. 탄도비행 중에 오작동이 일어나 자동적으로 폭발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미리 정해진 고도에서 모의탄두를 의도적으로 폭발시킨 것이었을까? 공중폭발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는 미국의 온라인매체 <38노스>가 2017년 6월 12일에 실은 분석기사에서 엿볼 수 있다. 분석기사에 따르면, 조선은 2017년 4월 29일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72km 고도에서 모의탄두를 폭발시켰는데, 이 폭발고도는 10킬로톤급 전술핵탄두를 터뜨려 지름이 930km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있는 모든 전자장치의 전자회로를 녹아내리게 만드는 EMP(전자기파)공격에 적합한 고도라는 것이다. 

핵탄두가 일정한 고도에서 폭발하면,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rse)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말발굽 모양으로 퍼져나가며 지구공간을 뒤덮게 된다. 그래서 핵탄은 EMP공격에서 사용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파악한 <38노스>는 조선인민군이 2017년 4월 29일 동해 상공에서 모의핵탄두를 폭발시키는 EMP공격을 시험하였을 것으로 추측한 분석기사를 실었던 것이다.  

여기서 EMP공격에 관한 몇 가지 사실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EMP공격은 30~100km의 낮은 고도에서 전술핵탄을 폭발시키는 저고도 EMP공격(low-altitude EMP attack = LEMP attack)과 대기권을 벗어난 100~300km의 높은 고도에서 전략핵탄을 폭발시키는 고고도 EMP공격(high-altitude EMP attack = HEMP attack)으로 구분된다. 2017년 4월 29일 조선인민군이 동해 상공 72km 고도에서 모의탄두를 폭발시킨 것은 저고도 EMP공격시험이었다.  

한국국방연구소는 조선인민군의 저고도 EMP공격을 받은 지역에서 발생할 피해를 컴퓨터모의실험을 통해 추산하고, 그와 관련된 자료를 2017년 10월 29일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하였다. 자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서울 남산 상공 40km 고도에서 160킬로톤급 핵탄두를 터뜨리면, 서울에서 평택에 이르는 북부지역에 미터당 20킬로볼트의 전자기파가 방사되고, 군산-김천-동해시를 잇는 중부지역에 미터당 10킬로볼트의 전자기파가 방사되고, 그 아래 남부지역에 미터당 5킬로볼트의 전자기파가 방사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에 거미줄처럼 깔린 전자회로가 모조리 녹아내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무장장비에 들어있는 전자회로도 녹아내려 전차, 전투기, 자주포, 장갑차, 군함, 잠수함 등이 고철덩어리로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은 전자회로와 무관한 노후무기와 개인화기밖에 없다. 그런데 그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오랜 시간과 막대한 예산과 많은 품을 들여 구축해놓고, 전적으로 의존하는 통합전투관리체계의 전자회로가 녹아내린다는 사실이다. 이것이야말로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에게 비극적 종말을 예고하는 충격적인 씨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4. 미터당 30킬로볼트의 전자기파 방사하는 EMP탄

심층정보를 좀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핵탄두를 높은 고도에서 폭발시키는 핵기폭EMP공격(nuclear-detonated EMP attack)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은 핵탄두를 기폭하지 않고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첨단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핵기폭EMP공격은 하지 않는다. 핵기폭EMP공격은 오래 전에 개발된 낡은 전술이다.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이 사용하는 것은 핵탄두가 아니라 비핵EMP탄이다. 만일 핵탄두를 사용하면, 미국에게 보복핵공격을 감행할 빌미를 주게 될 것이므로, 조선인민군은 비핵EMP탄을 사용할 것이다. 

2004년 여름 미국 워싱턴을 찾은 로씨야군 장성급 방문단은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EMP소위원회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로씨야군의 초EMP탄(super-EMP bomb)에 관한 기밀정보가 조선으로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으며, 2012년 7월 18일 <워싱턴타임스>는 중국국방대학교 교수 리다광의 말을 인용한 보도기사에서 조선이 초EMP탄을 보유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초EMP탄은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컴프턴효과(Compton Effect)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된 전략무기이기 때문에 폭발위력은 약하지만 EMP방사력은 엄청나게 강하다.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EMP소위원회가 2008년 7월 10일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로씨야군이 보유한 초EMP탄은 미터당 20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한다는 것이다. 

미터당 20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는 얼마나 강력한가? 미터당 1킬로볼트의 전자기파는 1m 떨어진 거리에 있는 금속판에 1킬로볼트의 전압이 흐를 때 발생하는 전계강도(electric field strength)를 뜻한다. 2017년 10월 29일 한국국방연구소가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터당 5킬로볼트의 전자기파만 방사되어도 제주도를 제외한 남측 전역에 있는 모든 전자장치의 전자회로가 녹아내린다고 하였는데, 로씨야군이 보유한 초EMP탄은 그보다 무려 40배나 더 강한 미터당 20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인민군에게는 그런 초EMP탄은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초EMP탄이 발사되는 경우 한반도 전역에 있는 모든 전자장치의 전자회로가 녹아내려 북측도 큰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조선인민군에게는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구축한 EMP차폐벽을 뚫고 들어가 통합전투관리체계의 전자회로를 녹여버릴 EMP탄만 있으면 된다. 

한국군이 구축한 EMP차폐벽은 건물 전체를 3mm 두께의 금속판으로 완전히 밀폐하여 전자기파가 건물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뉴시스> 2019년 10월 8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EMP차폐벽이 구축된 곳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청사, 서울 관악산 남태령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충청남도 계룡대에 있는 한국군 육해공군본부 전쟁지휘소, 대전의 자운대 위성운영국 등 10개소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동아일보> 2017년 9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이 구축한 EMP차폐벽은 “엉터리 방호기준과 부실공사로 무늬만 EMP방호시설”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군이 구축한 EMP차폐벽은 미터당 15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이 미터당 2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EMP탄을 쏘면, 한국군 통합전투관리체계의 EMP차폐벽을 뚫고 들어가 전자회로를 모두 녹여버릴 수 있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테크니컬 쎄일즈 쏠루션즈라는 회사가 제작한 민수용 EMP필터다. 미국군이 사용하는 군사용 EMP필터는 성능이 더 좋은 것으로 보인다. EMP차폐벽은 건물 전체를 3mm 두께의 금속판으로 완전히 밀폐하여 전자기파가 건물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EMP차폐벽이 구축된 곳은 10개소에 불과하다. 그나마 엉터리 방호기준과 부실공사로 무늬만 EMP방호시설이다. 조선인민군이 미터당 2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EMP탄을 쏘면, 한국군 통합전투관리체계의 EMP차폐벽을 뚫고 들어가 전자회로를 모두 녹여버릴 수 있다. 주한미국군기지들의 EMP방호태세도 한국군기지들처럼 매우 한심하다.     

주한미국군기지들의 EMP방호태세도 한국군기지들처럼 매우 한심하다. 주한미국군기지들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99%는 한국전력회사에서 공급하는 전기인데, 전력공급망은 EMP공격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었다. 미국의 온라인언론매체 <더 힐> 2019년 5월 14일 기사에 따르면, 미국군은 EMP공격에 대처할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사정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3월 26일 ‘전자기파에 대한 국가의 탄력적 대처를 조절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하여 미국과 동맹국들을 EMP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준비를 갖추라는 긴급지시를 미국 국방부에 내렸지만, 그런 명령서를 한 장 내려보냈다고 해서 10년 이상 오랜 기간에 걸쳐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구축해야 하는 EMP차폐벽이 쉽게 구축될 리 만무하다.   

주한미국군 통합전투관리체계의 EMP차폐벽은 한국군 EMP차폐벽보다 성능이 좋아 미터당 25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이 미터당 3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EMP탄을 쏘면, 주한미국군 통합전투관리체계의 EMP차폐벽을 뚫고 들어가 전자회로를 녹여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주한미국군이 자기의 모든 활동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통합전투관리체계는 ‘먹통’이 될 것이다. 이런 예상은 조선인민군이 EMP공격을 개시한 후 불과 1초 만에 전투는 사실상 끝나고, 미국과의 전후처리문제만 남게 될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런데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통합전투관리체계를 EMP공격으로 파괴해도, 한미일 연합함대는 동해작전수역으로 밀려들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동해로 밀려든 한미일 연합함대를 타격하려면, 연합함대 상공으로 EMP탄을 쏘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한미일 연합함대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2019년 5월 4일, 5월 9일, 7월 25일, 8월 6일, 8월 10일, 8월 16일에 연속적인 시험발사를 진행하여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개발, 완성하였다.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은 규칙적인 탄도비행을 하지 않고 불규칙적인 활공도약비행을 하기 때문에 탄도비행체만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방어망으로는 요격하지 못한다. 초음속으로 날아오는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의 항적이 나타난 방공레이더화면을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타격당하는 수밖에 없다.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이 EMP탄을 장착한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한미일 연합함대가 집결한 동해작전수역 상공으로 발사하면,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상륙강습함, 보급함, 잠수함에 장착된 각종 전자장비의 전자회로가 모조리 녹아내리고, 작동을 멈춘 거대한 고철덩어리들이 파도를 타고 표류하게 될 것이다. 또한 동해 상공으로 출격하였던 각종 전투기, 해상작전헬기, 정찰기, 무인정찰기에 장착된 각종 전자장비의 전자회로도 모조리 녹아내려 영문도 모른 채 바다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다. 

지난해 조선국방과학원이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을 만들어낸 것은 조선인민군의 EMP공격전술이 완성도를 높였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무혈속결전의 새로운 전술이 완성된 것이다. 위에 서술한 예상씨나리오는 올해 발생할 수 있는 네 번째 위기상황이 조선인민군의 EMP공격으로 눈 깜빡할 사이에 결속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군사동향에 시선을 돌려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