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0

내홍에 빠진 백악관, 시들어가는 발광전략, 막바지에 이른 조미핵대결

[한호석의 개벽예감](269)
자주시보 2017년 10월 0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닉슨의 미치광이전략 능가하는 트럼프의 발광전략
2. 내홍에 빠진 백악관, 심각해진 파벌대립
3. 트럼프가 말한 ‘폭풍 전의 정적’은 무슨 뜻인가?
4. 발광전략을 파탄시켜 조미핵대결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

1. 닉슨의 미치광이전략 능가하는 트럼프의 발광전략

나는 2017년 9월 25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닉슨의 미치광이전략 따라가는 트럼프의 미치광이전략’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이 40여 년 전에 파산된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의 미치광이전략을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794). 나는 그 글에서 언론매체들이 사용하는 미치광이전략(madman strategy)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작강도와 발작범위가 닉슨 대통령의 발작강도와 발작범위를 능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트럼프의 미치광이전략을 닉슨의 미치광이전략과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미치광이전략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래서 발광전략(derangement strategy)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쓰기로 했다.    

요즈음 백악관의 소란스러운 행태가 보여주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대외활동을 자기의 발광전략과 결부시키고 있다. 그가 발광전략을 들이대는 여러 가지 국제현안들을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발광전략을 들이대는 국제군사현안들은 대조선 핵대결, 대러시아 무력대치, 대중국 해양주도권 갈등, 아프가니스탄전쟁 무력증파 등이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이 발광전략을 들이대는 국제정치현안들은 대이란 핵합의 파기위협, 대쿠바 외교압박, 베네수엘라 내정간섭, 북대서양조약기구 가맹국들의 부담금 증액요구 등이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발광전략을 들이대는 국제통상현안들은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대중국 무역전쟁,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이다. 

▲ <사진 1>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착하고 있는 발광전략은 발작강도와 발작범위에서 리처드 닉슨의 미치광이전략을 능가한다. 발광전략은 국제사회를 불안과 공포, 대립과 충돌로 몰아가는 재앙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그가 2017년 9월 19일에 진행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처럼, 그의 조악한 협박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가장 난폭하게 자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와 기자회견을 통해 자기의 적대세력들을 향한 난폭한 협박발언을 계속 늘어놓고 있지만, 그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는 땅바닥에 떨어졌으며, 국제사회도 그의 발광전략을 위험하게 보면서 외면하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은 국제사회를 불안과 공포, 대립과 충돌로 몰아가는 재앙거리가 아닐 수 없다. <사진 1>  

트럼프 대통령이 발광전략을 밀고 나가는 추진방법은 2017년 10월 1일 미국의 온라인매체 <액시오스(Axios)>에 실린 보도기사에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초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 쏘니 퍼두(George Ervin Sonny Perdue) 농무장관, 로벗 라잇하이저(Robert E. Lighthizer) 무역대표부 통상교섭대표를 참석시킨 가운데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관한 회의를 주재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라잇하이저 통상교섭대표 사이에 이런 말이 오갔다고 한다. 

트럼프 - (라잇하이저에게) “당신에게 30일 기간이 주어졌는데, 만일 당신이 (한국측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지 못하면 나는 (미국을 한미자유무역협정에서) 탈퇴시킬 것이오.”
라잇하이저 - “알았습니다. 우리는 한국측 협상대표들에게 30일 기간이 주어졌다고 말하겠습니다.”
트럼프 -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니오. 협상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오. 그들에게 30일 기간이 주어졌다고 말하지 마시오. ‘이 사람이 아주 미쳐버려서 아무 때라도 탈퇴할 수 있다(this guy's so crazy he could pull out any minute)’고 그들에게 말해주시오. 그들에게 아무 때라고 말해주시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난 그렇게 할 수도 있지 뭐. 당신들 모두는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오. 하지만 그들에게 30일 기간이 주어졌다는 건 말하지 마시오. 만일 그들이 30일 기간을 갖게 되면, (협상에서) 그걸 이용할 것이오.” 

미치광이처럼 발광하면서 임의의 시각에 한미자유무역협정을 파기해버릴 것처럼 한국측 협상대표들을 협박하여 재협상을 미국에게 유리하게 끌어가라는 것, 바로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교섭대표에게 가르쳐준 협상방법이다. 
2017년 8월 22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자유무역협정 제1차 공동위원회 회의에서 미국 통상교섭대표단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하였으나, 한국 통상교섭대표단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자 미국 무역대표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라잇하이저 통상교섭대표에게 가르쳐준 각본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게 발광전략을 들이대며 압박하기 시작했는데, 그 추진방법이 제법 교묘하였다. 이를테면, 그 추진방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에게 격노하여 한미자유무역협정에서 탈퇴해버리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미쳐 날뛰었다는 식으로 조작된 ‘정보’를 미국 언론매체에 흘려준 것이다. 2017년 9월 2일 <워싱턴포스트>가 그 ‘정보’를 기사화하였다. 문재인 정부의 방어선은 미국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한미자유무역협정을 깨버리겠다는 발광전략공세 앞에서 불과 며칠밖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0월 4일 한미자유무역협정 제2차 공동위원회 회의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재협상을 시작하자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결국 굴복하고 말았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10월 4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장면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라잇하이저 통상교섭대표에게 가르쳐준 각본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게 발광전략을 들이대며 강하게 압박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에게 격노하여 한미자유무역협정에서 탈퇴해버리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미쳐 날뛰었다는 식으로 조작된 '정보'를 미국 언론매체에 흘려주면서 압박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방어선은 그런 발광전략 앞에서 불과 며칠밖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 인용한 대화록을 읽어보면, 오두발광으로 협상상대를 윽박질러 협상목적을 달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돈을 뜯어내는 조직폭력배 두목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착하는 발광전략의 실체는 상대에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조악한 협박 이외에 다른 게 아니며, 지금 전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악한 협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가 9월 19일에 진행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처럼, 그의 조악한 협박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가장 난폭하게 자행되고 있다.  
하지만 방어력이 약한 약소국들에게 통할지 모르는 협박으로 조미핵대결에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무지와 오판에 빠진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처해도 패할 수밖에 없는 조미핵대결을 그처럼 무지와 오판으로 대처하고 있으니 미국의 참담한 패배를 앞당기는 것 이외에 다른 결말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그 결말이 예상한 것보다 일찍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사실들을 서술하면 아래와 같다. 


2. 내홍에 빠진 백악관, 심각해진 파벌대립

2017년 9월 30일 중국을 방문 중이던 틸러슨 국무장관이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그가 베이징을 방문한 목적은 오는 11월 초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예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요즈음 언론매체들의 관심은 극도로 격화된 조미관계에 집중되었으므로, 취재기자들은 기자회견장에 나온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과 대화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 캐물었다. 그는 이 민감한 질문을 받고 뜻밖의 답변을 꺼내놓았다.  

“우리는 탐색하는 중이며, 그런 태도를 유지할 것이다. 우리는 (조선에게) 대화하겠는지를 묻고 있다. 우리에게는 평양과 소통하는 연락통로들이 있다. 현 상황은 어둡거나 캄캄하지 않다. 우리는 평양과 직접 소통하는 몇 개의 통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과 소통할 수 있고, 소통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우리의 통로를 통하여...” 

원래 취재기자의 질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과 대화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를 물어본 것이었는데, 틸러슨 국무장관은 한 술 더 떠서 미국이 조선과의 연락통로를 차단하지 않았으며, 그 연락통로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조선이 비핵화를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먼저 보이기 전에는 조선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입장인데, 틸러슨 국무장관의 기자회견 발언은 그런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뜻밖의 답변을 들은 취재기자들은 그러면 트럼프 행정부가 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려고 하는지를 물었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답변이 이어졌다. 

“우리는 회담을 통하여 이 문제(조미핵대결을 뜻함-옮긴이)를 해결하기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가장 시급한 행동은 현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 상황은 좀 과열되었는데, 나는 우리가 상황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9월 30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이던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조선과 대화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조미핵대결의 위험한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하였다. 이것은 조선이 비핵화를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먼저 보이기 전에는 조선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며, 군사적 선택방안을 포함한 모든 선택방안들이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 탁자 위에 놓였다는 대조선 협박발언을 입버릇처럼 늘어놓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틸러슨 국무장관과 취재기자들 사이에 질의응답이 계속되었다. 취재기자가 상황을 진정시킨다는 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을 향해 쏟아내는 극단적인 발언들을 삼간다는 뜻도 들어있는가 하는 질문을 제기하였을 때,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렇게 답변하였다. <사진 3>

“현재 상황은 좀 과열되었다. 나는 모두들 상황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본다. 명백하게도, 북조선이 미사일발사를 중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현 상황을 크게 진정시킬 것이다.”   

지금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 탁자 위에 군사적 선택방안을 포함한 모든 선택방안들이 놓여있다는 대조선 협박발언을 입버릇처럼 늘어놓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답변,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이 조미핵대결에서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을 인정한 솔직한 답변이었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었던 2017년 10월 1일 일요일 새벽(미국 동부시간), 여느 주말처럼 골프를 즐기려고 뉴저지주 벳민스터(Bedminster)에 있는 골프클럽에 전날 밤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나 틸러슨 국무장관의 베이징 기자회견소식을 들었다. 그 순간, 그는 뒤통수를 한 방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국무장관이 자기의 발광전략과 배치되는 발언을 거침없이 꺼내놓았으니 어찌 그렇지 않았겠는가. 화가 치민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국무장관을 노골적으로 면박하였다. 바로 이것이 그가 당일 오전 7시 30분에 아래와 같은 글을 트위터로 날려보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국무장관을 노골적으로 면박한 트위터 전문은 아래와 같다. 

“나는 우리의 훌륭한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에게 로켓 쏘는 사람(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모욕하는 말-옮긴이)과 협상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말해주었다. 렉스, 당신의 정력을 좀 아끼시오.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그런 면박을 준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골프를 친 뒤 점심식사를 하기 직전 또 다시 아래와 같은 문장을 트위터로 날려보냈다.

“지난 25년 동안 로켓 쏘는 사람을 친절하게 대해주었으나 실패하였는데, 이제 왜 그 일을 다시 하려는가? 클린턴도 실패했고, 부쉬도 실패했고, 오바마도 실패했다.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의 역대 행정부들이 조선의 최고영도자를 친절하게 대했다고 착각하는 그의 인식능력은 미국의 고질적인 대조선적대정책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어린애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저급한 인식능력밖에 없는 사람이 전임 대통령들은 조미핵대결에서 패했으나 자신은 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으니, 벳민스터 골프장 옆을 지나는 젖소가 듣고 웃음보를 터뜨릴 노릇이다.   

국무장관은 조선과 대화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였으나, 대통령은 그런 그를 노골적으로 면박하면서 그의 대화의지를 완전히 부정해버린 괴이한 장면은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았고,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이 괴이한 장면의 뒤에 과연 어떤 내막이 깔려있는가 하는 문제를 두고 미국 언론계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들이 꼬리를 물고 나왔다. 이를테면, 트럼프와 틸러슨의 불화가 격화되었다는 불화격화설, 트럼프가 틸러슨을 곧 쫓아낼 것이라는 경질임박설, 틸러슨을 마익 팜페오(Mike R. Pompeo) 중앙정보국장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국무장관 교체설 등이다.  
그런데 2017년 10월 3일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뜻밖의 사건이 또 한 차례 벌어졌다. 청문회에 출석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미국 국방부는 “외교적 해결책을 찾으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지속적인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언명한 것이다. 이 발언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틸러슨 국무장관과 손잡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에 반기를 든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주었다. 매티스 국방장관이 그런 발언을 꺼내놓은 다음날, 그가 틸러슨 국무장관과 손잡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에 반기를 든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이 정말 사실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충격적인 언론보도가 나왔다. 백악관 고위관리 세 사람의 말을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10월 4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7월 20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관련한 고위관리들의 회의가 진행된 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부르며 그를 비난하였고, 7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소년단(Boy Scout) 전국대회 연설에서 자기 정적들인 미국 언론,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를 싸잡아 조롱하는 막말을 쏟아냈을 때 그의 한심한 작태에 절망한 나머지 국무장관직을 내놓으려고 하였다는 것이다. 
이 폭로기사로 사태가 일파만파 번져가자,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은 각각 수습발언을 꺼내놓으며 사태를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런 수습발언으로는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른 백악관의 내부균열을 덮을 수 없었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미국 언론매체가 폭로한 바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7월 하순 아프가니스탄전쟁에 대해 오판하여 무력증파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부르며 비난하였다고 한다. 어떤 다른 미국 언론매체들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우라질놈의 멍청이"라고 부르며 비난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 사실을 알았다고 보도하였다. 미국 언론매체들의 분석에 따르면, 백악관 3인방인 틸러슨, 매티스, 그리고 대통령 비서실장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을 따르지 않는 반대파로 분류되고, 국가안보보좌관 맥매스터와 중앙정보국장 팜페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을 따르는 지지파로 분류된다고 한다. 지금 내홍에 빠진 백악관은 발광전략을 둘러싸고 지지파와 반대파 사이에서 심각한 파벌대립이 벌어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 폭로기사는 백악관의 내부균열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아래와 같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주었다. 폭로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에 실망하여 국무장관직을 사임하려던 틸러슨을 설득하여 다시 눌러앉게 만든 사람은 매티스 국방장관과 존 켈리(John F. Kelly) 대통령 비서실장인데, 그 두 사람은 틸러슨을 지지하는 “가장 강력한 동맹자들(strongest allies)”이라고 한다. 이것은 사태가 트럼프와 틸러슨의 개인적 불화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파벌대립으로 확대, 심화되었음을 말해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백악관의 내부균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을 따르는 지지파와 그것을 따르지 않는 반대파로 갈라진 파벌대립으로 번진 것이다. 백악관의 파벌대립과 관련한 미국 언론보도내용을 살펴보면,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과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발광전략을 따르는 지지파로 분류되고, 틸러슨 국무장관, 매티스 국방장관, 켈리 비서실장은 발광전략을 따르지 않는 반대파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을 보좌하는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을 늘 끼고돌면서 발광전략에 계속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3. 트럼프가 말한 ‘폭풍 전의 정적’은 무슨 뜻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0월 5일에도 적국들을 향해 조악한 협박발언을 늘어놓았는데, 이번에는 미국군 수뇌부와 그 아내들을 백악관에 초청하여 만찬을 베풀면서 조선과 이란을 상대로 상투적인 협박발언을 또 다시 늘어놓았다. 만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제1부인 멜라니아를 대동하고 취재진 앞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아내를 동반한 군수뇌부 성원들과 함께 취재기자들에게 사진촬영을 하라고 하면서 아래와 같이 알쏭달쏭한 소리를 꺼내놓았다. 

트럼프 - “여러분은 폭풍 전의 정적(calm before the storm)이 뭔지 아시오?”  
취재기자 - “폭풍이라니 그건 무슨 뜻입니까?”
트럼프 - “그건...정적일 거요, 폭풍 전의 정적 말이요.”
취재기자 - “대통령님, 폭풍이라면 이란입니까? 이슬람국가(ISIS)입니까?”
트럼프 - “내가 당신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군인들이 지금 여기에 와 있다는 것이오. 그리고 우리는 멋들어진 저녁시간을 보낼 것이오. 참석해준 분들에게 감사하오.”
취재기자 - “대통령님, 무슨 폭풍입니까?”
트럼프 - “곧 알게 될 거요.”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뜻인지 모를 알쏭달쏭한 말을 취재진에게 던져놓고 만찬장으로 훌쩍 들어가 버렸는데, 이 장면은 협박의 창끝이 누구를 겨냥하는지 알 수 없게 만들어놓고 협박효과를 증폭시켜보려는 즉흥적인 정치촌극을 직접 연출한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10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군 수뇌부 성원들과 그 아내들을 백악관에 초청하여 성대한 만찬을 베풀기 직전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이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폭풍 전의 정적'이 뭔지 아느냐고 취재기자들에게 묻는 알쏭달쏭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이것은 발광전략의 창끝이 누구를 겨냥하는지 알 수 없게 만들어 협박효과를 증폭시켜보려는 즉흥적인 정치촌극을 직접 연출한 것이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도 그는 역대 미국 행정부들은 대조선정책에서 실패하였으나 자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한 가지만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알쏭달쏭한 글을 트위터로 날려보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만찬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군수뇌부 성원들만 데리고 각료실로 자리를 옮겼다. <로이터통신> 2017년 10월 5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북조선에게 있어서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다. 우리는 이 독재정권이 우리나라와 동맹국들을 상상을 초월한 인명손실로 위협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만일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니, 나를 믿어라”고 군수뇌부에게 말했다고 한다. 수다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은 군수뇌부를 자기 앞에 앉혀놓고 그들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만 떠들어댔는데, 익명의 백악관 고위관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낸 수많은 말들 중에서 유독 조선에 대한 협박발언만 채집하여 미국 언론에 흘려준 것은 전형적인 발광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0월 7일에도 트위터에서 조선을 향한 협박발언을 늘어놓았는데, 그 전문을 번역하면 아래와 같다. 

“전임 대통령들과 역대 행정부들은 지난 25년 동안 북조선과 대화하였고, 합의에 도달하였으며, 많은 돈을 지불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조선은) 합의문 잉크가 채 마르기 전에 위반하여, 미국측 협상대표들을 우롱하였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한 가지만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Sorry, but only one thing will work!)”

위의 인용문에 나온 “한 가지만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문장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들이 미국 언론보도에 나돌았지만, 그가 그런 알쏭달쏭한 협박발언을 너무 자주 꺼내놓는 바람에 이제 사람들은 “저 늙은이가 입만 열면 또 저런 소리를 하네”라고 하면서 시큰둥하게 여기기 시작하였다. 자기들 입맛에 맞춰 정보를 가공처리하는 한국의 친미언론매체들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협박발언이 유통기간을 넘긴 폐기처분대상이라는 사실을 은폐하면서 크게 보도해주는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로 심각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협박발언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위에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 수뇌부를 앞에 앉혀놓고 “이란은 강대국들이 그 나라의 핵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만들어놓은 합의정신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협박발언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보도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합의를 깨버리는 파기결정을 곧 발표할 것이라는 백악관 고위관리의 발언을 인용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위반이라는 생트집을 잡아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리면, 미국과 이란의 적대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될 것이고, 그에 따라 무력충돌위험이 극도로 고조될 것이다. ‘폭풍 전의 정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알쏭달쏭한 어법은 그가 이란 핵합의를 깨버리고 중동정세를 고의적으로 격화시켜 이란을 공격하려는 흉심을 품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발광전략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몇 가지 움직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9월 22일 테헤란에서 진행된 열병식에 등장한 이란의 코람샤흐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주석단 앞을 지나는 장면이다. 만일 이란이 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중동지역에 전진배치된 미국의 군사전략거점들과 이스라엘의 군사전략거점들을 타격할 수 있다. 만일 이란이 그 중거리탄도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까지 만들어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억제력에 걸려 더 이상 이란을 공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들을 기습공격으로 파괴할 작전계획을 이미 만들어놓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려고 한다. 이란에 대한 공격위험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이란은 사거리가 2,000km이며,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s)를 장착할 수 있는 코람샤흐르(호람샤르, Khoramshahr) 중거리탄도미사일을 2017년 9월 22일 테헤란에서 진행된 열병식에서 공개하였고, 그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장면을 텔레비전방송을 통해 세상에 공개하였다. 이것은 바레인(Bahrain)에 주둔하는 미국 해군 중부사령부와 미국 해군 제5함대는 말할 것도 없고, 터키 남부지역 인씨를릭공군기지(Incirlik AFB)에 주둔하는 미국 제3공군 산하 제39공군기지비행단, 그리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Tel Aviv)와 이스라엘군 전략기지들이 모조리 코람샤흐르 탄도미사일 사정권 안으로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만일 이란이 그 중거리탄도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까지 만들어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억제력에 걸려 더 이상 이란을 공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둘째, 핵강국인 미국과 비공인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위험에 처한 이란은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억제력을 갖기 위한 노력을 멈출 수 없다.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저지하려고 온갖 술책과 협박을 동원해온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개발사업이 완성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하면, 이란의 핵시설들을 기습공격으로 파괴할 것으로 예견된다. 서방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군과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핵시설들을 공습으로 파괴할 기습타격계획을 이미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2015년 7월 14일 오스트리아 비에너(Vienna)에서 채택된 ‘통합적 포괄행동계획(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이라는 이름의 이란 핵합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타격시각을 뒤로 늦춰놓았을 뿐, 공격위험을 해소시킨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란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였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리고 미국-이스라엘 합동작전으로 이란의 핵시설들을 기습타격하려고 할 것으로 예견된다. 위에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실에서 군수뇌부 성원들과 담화하는 중에 그들에게 이렇게 당부하였다고 한다. 

“더 나아가서, 폭넓은 군사적 선택방안들이 요구될 때, 아주 신속하게 그것을 나에게 제출해주기를 나는 바라고 있소. 나는 정부기구의 관료체제가 느리게 움직인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런 관료체제의 장애를 넘어서는 문제는 귀관들에게 달려 있소.”

익명의 백악관 고위관리가 <로이터통신> 취재기자에게 전해준 위의 인용문에서는 생략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담화 중에 군수뇌부에게 이란을 공격하는 군사적 선택방안을 임의의 시각에 사용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해놓으라고 지시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력침공위험에 대비하여 핵억제력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나, 아직 핵억제력을 갖지 못한 이란에게 전쟁위험이 다가오고 있다. 


4. 발광전략을 파탄시켜 조미핵대결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

2017년 9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성명을 발표하였다.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직접 성명을 발표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면서 그의 발광전략을 격멸하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하였다. 아래와 같은 문장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력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다....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미국의 늙다리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내용은,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확언한 문장이다. 2017년 9월 25일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었던 리용호 조선 외무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성명에서 언급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물어본 취재기자의 질문에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답변하였다. 리용호 외무상의 답변은 즉흥적인 답변이 아니라, 그런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견하고 준비한 답변이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아래와 같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2017년 9월 25일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었던 리용호 조선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성명에서 언급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물어본 취재기자의 질문에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답변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2017년 9월 3일 조선은 열핵탄두기폭시험에 성공하였다. 그러므로 조선은 앞으로 핵탄두기폭시험은 더 이상 하지 않고, 열핵탄두기폭시험만 하면 된다. 리용호 외무상은 답변에서 그런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둘째, 지난 9월 3일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의 폭발위력은 1메가톤에 이르렀는데, 이에 대해 나는 2017년 9월 11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해발고 2,205m 화강암산 통째로 뒤흔든 거대한 폭발진동(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583)’에서 자세히 논하였으므로, 여기서 재론하지 않는다. 그런데 리용호 외무상이 언급한 ‘역대급 수소탄 시험’이라는 말은 폭발위력이 역사상 가장 큰 수소탄을 기폭시키는 시험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폭발위력이 가장 큰 수소탄은 1961년 10월 30일 소련이 기폭시킨 ‘짜르 밤바(Tsar Bomba)’라고 부르는 수소탄이었는데, 그 폭발위력은 50메가톤이었다. 자료에 따르면, 그 수소탄이 터졌을 때 하늘로 솟구쳐 오른 거대한 버섯구름은 56km 고도에 이르렀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리용호 외무상이 조선이 50메가톤급 수소탄보다 폭발위력이 더 강한 수소탄을 시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하였다는 점이다. 수소탄을 소형화, 경량화하는 고도의 기술을 가진 조선이 수소탄 폭발위력을 50배 이상 증폭시키는 것은 핵공학기술적으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9월 2일 조선핵무기연구소의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면서 “분렬 및 열핵장약을 비롯한 수소탄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100% 국산화되고 무기급 핵물질생산공정으로부터 부분품정밀가공 및 조립에 이르기까지 핵무기제작에 필요한 모든 공정들이 주체화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 먹은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폭발위력이 50메가톤 이상인 초강력 수소탄을 터뜨리는 기폭시험은 조선 영토 안에서 진행할 수 없다. 엄청난 인공지진으로 조선의 북부지대와 중국의 동북지역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초강력 수소탄은 태평양 한복판에서만 할 수 있다.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하였던 리용호 외무상의 답변은 그런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셋째, 조선이 사상 최강의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에서 하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그것을 장착하여 태평양 상공으로 날려보낼 수 없다. 비행 중 안전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조선이 사상 최강의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에서 할 수 있는 방도는 수소탄을 실은 전략잠수함을 태평양으로 보내는 것이다. 선박들이 오가는 북태평양 해상교통로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외딴 해상으로 나간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수소탄을 해수면에 띄워놓고 안전수역으로 빠져나온 뒤에 원격조종으로 기폭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은 장거리작전능력을 가진 3,000톤급 전략잠수함들을 보유하였으므로, 운반수단도 이미 준비된 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성명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언명하였는데, 위에 서술한 리용호 외무상의 기자회견 발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구상하는 대미보복조치와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조선이 미국 서부 해안 앞바다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위협발사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러시아 통신사 <리아 노보스찌(RIA Novosti)> 2017년 10월 6일부에 주목할 만한 보도기사가 실렸다. 2017년 10월 2일부터 6일까지 러시아 자유민주당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연방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소속 성원인 안똔 모로조브(Anton Morozov)의 발언이 실린 러시아와 미국의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그가 전한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사진 8>

▲ <사진 8> 이 사진은 2017년 10월 2일부터 6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자유민주당 고위급 대표단을 촬영한 것이다. 왼쪽부터 알렉싼드르 마쩨고라 주조러시아대사, 한성렬 조선 외무성 부상, 안똔 모로조브 자유민주당 조선방문대표단 단장의 모습이 보인다. 조선방문을 마치고 모스크바로 돌아간 모로조브는 러시아와 미국 언론에 조선이 미국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2,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위협발사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며, 곧 발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을 격멸하고 조미핵대결을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구상에 따른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종결판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들(러시아 자유민주당 고위급 대표담이 평양에서 만난 조선의 고위인사들-옮긴이)은 우리들에게 그들이 미국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 미사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미사일인지는 말하지 않았으나, 곧 발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미국과의) 대결을 진지하게 준비하였음을 보여주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였다. 조선의 관리들은 그 미사일의 사거리가 12,000km라고 말했다. 그들은 그 미사일이 미국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학적 계산까지 우리에게 말해주었다. 그 미사일이 미국에 도달하려면, 러시아 상공을 지나가게 될 것인데, 만일 미국이 그 미사일을 요격하면 러시아에 위험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지금 조선에는 전반적으로 호전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그들은 단호한 결의와 호전적인 언사를 보여주었다.” 

한국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17년 9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찰위성은 9월 14일 오전부터 평양 인근과 평안북도 어느 지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실은 발사대차와 군용차량이 이동을 준비하는 모습을 포착하였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2017년 9월 19일 유엔총회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에 조선을 전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극악한 폭언을 토해내어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기 며칠 전부터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발사준비가 진행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시다발로 쏘는 대미위협발사를 단행하려는 것일까? 

트럼프의 발광전략을 파탄시켜 조미핵대결을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은 확고하고, 그 결심을 실행에 옮기려는 조선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어법을 빌리면, “곧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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