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8

화성-14형은 “세계가 알지 못하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

[한호석의 개벽예감](257)
자주시보 2017년 07월 1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전투부 덮개형태는 무엇을 암시하는가?
2.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  
3. 전혀 새로운 차원의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이 개발되다
4. 물수제비뜨는 것처럼 날아가는 이상야릇한 돌진낙하비행
5. 화성-14형 모의탄두는 어디에 떨어졌을까?  

1. 전투부 덮개형태는 무엇을 암시하는가?

대륙간탄도미사일 맨 앞쪽에 전투부 덮개가 씌워져있고, 그 안에 재돌입체가 들어있다. 전투부 덮개(shroud)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대기권에서 상승비행을 할 때 대기마찰로 발생하는 고열, 고압, 진동으로부터 전투부 내부의 여러 장치들을 보호해주는데, 대기마찰이 발생되지 않는 외기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추진체가 상승하면 떨어져 나간다. 재돌입체(reentry vehicle)는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돌진낙하비행을 할 때 대기마찰로 발생하는 엄청난 초고열, 초고압, 충격으로부터 핵탄두와 기폭장치 등을 보호해준다. 

여러 가지 형태의 전투부 덮개들을 크게 구별하면, 길고 뾰족한 원뿔꼴과 짧고 뭉뚝한 팽이꼴이다. 그러므로 전투부의 덮개형태를 보고, 그 안에 어떤 형태의 재돌입체가 대략 몇 개 정도 들어있는지 어림잡을 수 있다. 핵강국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세상에 공개하더라도 전투부 덮개를 벗겨놓고 재돌입체까지 공개하지는 않으므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성능을 파악하려면, 겉에 보이는 덮개의 길이와 형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14형 시험발사준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던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은 2017년 7월 9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음악무용종합공연 중, 공연무대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배경화면에 펼쳐진 190편의 실록영상화면들 가운데 하나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세워놓은 것이 화성-14형 전투부다. 길고 두툼한 원뿔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뒤쪽에 놓인 것은 3개의 추진체들이 전부 조립된 화성-14형인데, 붉은 색으로 칠해진 부위에 길고 두툼한 원뿔꼴 전투부가 조립되기 직전의 상황을 보여준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의 성능을 파악하려면, 겉에 보이는 덮개의 길이와 형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의 미사일전문가 존 쉴링(John Schilling)은 2017년 7월 10일 <38 노스(North>)에 발표한 글에서 화성-14형 전투부의 덮개는 길이가 2.50m, 지름이 1.30m라고 추산하였다. 그 전투부 밑에 붙어있는 것이 3단 추진체인데, 그는 3단 추진체의 길이가 2.05m이고, 지름이 1.30m라고 추산하였다.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화성-14형은 3단형으로 설계되었다. 지름과 크기가 똑같은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를 서로 붙여놓았기 때문에 2단형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3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화성-14형이 3단형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정점고도가 2,802km까지 높아진 것이다. 2단형이라면 그처럼 높은 정점고도에 도달하지 못한다. 화성-14형은 미사일정점고도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화성-14형의 전투부는 3단 추진체보다 45cm 더 길다. 이런 구조적 특징은 길이가 긴 전투부 안에 형태가 길쭉한 재돌입체가 들어있음을 말해준다.  
핵탄두가 3개, 또는 핵탄두와 가짜탄두(decoy)가 6~8개, 아주 많게는 12개나 들어가는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들이 장착된 전투부의 덮개길이는 대체로 2m 정도이고, 핵탄두 1개가 들어가는 단발재돌입체가 장착된 전투부의 덮개길이는 대체로 3~4m 정도다.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단발재돌입체보다 길이가 짧은 까닭은, 단발재돌입체에 들어간 핵탄두보다 더 소형화, 경량화된 핵탄두가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6년 3월 8일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핵탄을 경량화하여 탄도로케트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는데 이것이 진짜 핵억제력”이라고 지적한 것은,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에 여러 발 들어가는 소형화, 경량화된 핵탄두가 조선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화성-14형 전투부의 덮개길이는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장착된 전투부의 일반적인 덮개길이와 단발재돌입체가 장착된 전투부의 일반적인 덮개길이의 중간쯤 되는 2.50m다. 이것은 화성-14형 전투부에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나 단발재돌입체가 아닌 어떤 다른 종류의 재돌입체가 장착되었음을 암시한다. 
화성-14형 전투부 덮개 안에 어떤 종류의 재돌입체가 몇 개나 장착되었을까? 이 문제는 군사비밀이므로, 추정하는 수밖에 없는데, 일반상식만 가지고 추리, 속단할 게 아니라, 미사일공학기술정보를 가지고 추리, 분석해야 한다. 

8축16륜 발사대차에 싣는 조선의 화성 계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3종이 공개되었다. 이를테면,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화성-13,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익명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리고 이번에 시험발사한 화성-14형이다. 미국은 그 익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KN-14라고 부르는데, 이 글에서도 편의상 그렇게 부른다. 이 3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지 않으며, 액체추진제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3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의 덮개형태가 서로 다르다. 화성-13 전투부 덮개는 길고 가느다란 원뿔꼴이고, KN-14 전투부 덮개는 짧고 뭉뚝한 원뿔꼴이고, 화성-14형 전투부 덮개는 길고 두툼한 원뿔꼴이다. 이처럼 덮개형태가 서로 다른 것은 서로 다른 종류와 개수의 재돌입체가 덮개 안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뒤쪽에 크기가 매우 큰 대륙간탄도미사일 탄체가 놓인 것을 보면, 이 전투부가 그 대륙간탄도미사일 추진체에 조립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은 2017년 7월 9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음악무용종합공연 중, 공연무대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배경화면에 펼쳐진 190편의 실록영상화면들 가운데 하나다. 조선이 공개하지 않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모습일부가 이 사진에 나타났는데, 그 전투부의 덮개형태을 보면 다중재돌입체가 장착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은 세상이 알지 못하는 각종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골고루 가졌다. 그래서 조선은 스스로를 '주체의 핵강국'이라 부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화성-13 전투부의 원뿔꼴 덮개 안에는 길고 뾰족한 원뿔꼴 단발재돌입체가 1개 장착된다. 이 사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기공장 현지지도소식을 전한 2016년 3월 9일부 언론보도사진에서 확인된 바 있다. 존 쉴링의 추산에 따르면, 화성-13 전투부의 길고 가느다란 원뿔꼴 덮개는 길이가 2.55m이고, 지름이 0.60m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그 공장에 놓여있었던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를 촬영한 것이다. 화성-13 전투부의 덮개형태는 사진에 나타난 것처럼 길고 가느다란 원뿔꼴이다. 그 안에는 길고 뾰족한 원뿔꼴 단발재돌입체 1개가 들어가 장착된다. 화성-13 전투부 덮개는 길이가 2.55m이고, 지름이 0.60m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조선은 2016년 3월 14일에 진행된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짧고 뭉뚝한 원뿔꼴 재돌입체를 선보였다. 이것은 조선이 길고 뾰족한 원뿔꼴 재돌입체 이외에 짧고 뭉뚝한 원뿔꼴 재돌입체도 새로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길고 뾰족한 원뿔꼴 재돌입체와 짧고 뭉뚝한 원뿔꼴 재돌입체를 모두 보유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재돌입체를 두 가지 유형으로 만든 까닭은, 지난 7월 10일 <자주시보>에 발표된 나의 글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 조미협상은 없고 굴복회담만 있다’에서 설명한 것처럼, 그 두 유형의 재돌입체가 각각 장점과 단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KN-14 전투부의 덮개형태는 짧고 뭉뚝한 원뿔꼴이다. 미국의 미사일전문가 찰스 빅(Charles P. Vick)은 KN-14 전투부 덮개의 지름을 1.8m로 추산하였는데, 그처럼 짧고 뭉뚝한 원뿔꼴 덮개 안에는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장착된다. KN-14의 출현은 조선이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만들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그 공장에 KN-14 대륙간탄도미사일 6발이 주런히 놓여있는 장면이다. 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는 짧고 뭉뚝한 원뿔꼴 덮개가 씌워졌다. 그 덮개 안에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적게는 3개, 많게는 6개까지 장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KN-14의 출현은 조선이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만들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만일 화성-14형이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가 장착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면, KN-14처럼 전투부 덮개를 짧고 뭉뚝한 원뿔꼴로 설계했어야 한다. 그러나 화성-14형 전투부 덮개는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되었다. 왜 그런 형태로 설계되었을까?  


2.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  

길고 두툼한 원뿔꼴 전투부 덮개 안에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3개가 장착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렇게 생긴 화성-14형 전투부 덮개 안에도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3개가 장착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조선의 미사일공학기술수준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고도화된 조선의 미사일공학기술을 기성관념이나 기존공식으로 평가하는 경우, 과소평가로 흐르기 쉽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년 7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음악무용종합공연이 성대히 진행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공연수준을 자랑하는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왕재산예술단이 총출연한 어마어마한 공연이었는데, 공연 중간쯤에 모란봉악단이 연주하는 경음악 ‘공화국 로케트병 행진곡’이 힘차고 경쾌한 선율로 흐르면서, ‘로케트강국을 일떠세우신 위대한 령도의 나날’이라는 제목의 실록영상화면 190편이 공연무대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배경화면에 연속 펼쳐졌다. 1964년 이래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현지지도에 따라 험로역경을 헤쳐온 미사일개발 대장정이 수록된 그 실록영상은 세계가 알지 못하는, 장장 반세기에 걸친 조선의 미사일개발사를 증언하면서, 조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미사일개발기술을 고도로 축적, 발전시켜왔다는 사실을 웅변하였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김일성 주석이 지대공미사일 번개-1을 돌아보는 장면이다. 조선에서 번개-1이 생산된 때가 1968년 10월 20일이었으므로, 이 사진이 촬영된 날짜도 바로 그 무렵이다. 이 사진은 2017년 7월 9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음악무용종합공연 중, 공연무대 뒤에 설치된 초대형 배경화면에 펼쳐진 190편의 실록영상화면들 가운데 하나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커다란 물체는 조선의 첫 지대공미사일 번개-1의 밑동에 달린 분사구와 그 주위에 설치된 커다란 방향타 4개다. 번개-1은 조선이 소련산 지대공미사일 S-75를 들여와 면허생산한 것인데, 2단형으로 설계되었고, 1단 추진체는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2단 추진체는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번개-1은 비행속도 마하 3, 사거리 45km, 요격고도 25km다. 한국에서 소총도 만들지 못하던 반세기 전에 조선은 당시로서는 최첨단 지대공미사일이었던 번개-1을 만들고 있었다. 조선이 반세기 동안 축적, 개발해온 미사일공학기술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정세판단의 오류로 흘러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7년 7월 10일 평양에 있는 목란관에서 진행된,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축하하는 경축연회 연설에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과소평가해온 우리의 기성관념을 깨뜨리는 놀라운 발언을 하였다. 그는 화성-14형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하였다. 이 격찬발언은 화성-14형이 세계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대륙간탄도미사일들과는 차원이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뜻이다. 

군사과학기술의 최고봉이라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중에서도 가장 고난도 기술은 재돌입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재돌입체 제작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과정에서 통과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핵강국들이 지난 40년 동안 재돌입체를 만들어온 기술발전단계는 단발재돌입체(reentry vehicle, RV) → 다발재돌입체(multiple reentry vehicles, MRVs) →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multiple independently targeting reentry vehicles, MIRVs) → 조종재돌입체(maneuverable reentry vehicle, MaRV) 순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단발재돌입체, 다발재돌입체,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는 모두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지만, 조종재돌입체는 사거리 2,000km 미만의 탄도미사일에만 장착된다. 왜 그럴까? 조종재돌입체는 고정타격목표만이 아니라 이동타격목표까지 타격하기 때문이다. 이동타격목표까지 타격하는 조종재돌입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수 없다. 만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면,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돌진낙하하면서 이동타격목표를 추적하기 위해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어야 하는데, 마하 10을 넘어서는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velocity)으로 돌진낙하하면서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는 것은 서쪽에서 해가 뜨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미사일공학기술이 고도로 발전된 핵강국들도 풀지 못한 난제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문제다. 

이런 실태를 알아야, 화성-14형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하였던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의 격찬발언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발언은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공학기술난제를 풀어내고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었다는 뜻이 아닐까?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7월 4일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한 순간, 시험발사현장 노천감시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개발사업책임자를 와락 글어안고 기뻐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처럼 크게 기뻐한 것은 조선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단번에 성공하였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축하연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를 만들어 시험발사에서 단번에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KN-14를 공개함으로써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기술을 확보하였음을 과시하였는데, 이제 와서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3개가 장착된 화성-14형을 만들었다면, 그 미사일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할 수 없다.   
또한 미국은 47년 전에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 3개가 장착된 미니트맨(Minuteman)-III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었는데, 미국과 첨예한 핵대결을 벌이는 조선이 47년 전 미국에서 개발된 기술로 화성-14형을 만들었다면, 그 미사일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할 수 없다. 
또한 조선에서 미사일공학기술을 배워간 이란도 2014년 3월 5일 핵탄두 3발이 들어가는 다발재돌입체 기술로 카드르(Qadr)미사일과 키암(Qiam)미사일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는데, 이란에게 미사일공학기술을 가르쳐준 조선이 핵탄두가 3발 들어가는 화성-14형을 만들었다면, 그 미사일을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할 수 없다. 

이렇게 본다면, 화성-14형은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3. 전혀 새로운 차원의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이 개발되다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은 스크램젯(scramjet)이라고 약칭하는 초음속연소램젯(supersonic combustion ramjet)을 만드는 기술과 조종재돌입체(MaRV)를 만드는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다. 스크램젯 기술도 고난도 기술이고, 조종재돌입체 기술도 고난도 기술인데, 그 두 가지 고난도 기술을 접목시킨 미사일공학기술은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그야말로 ‘신묘한’ 기술이다.  

극소수 기술선진국들은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모두 개발하였으면서도, 그 두 가지 기술을 접목시키지 못했다. 왜냐하면, 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스크램젯 기술이 도입될 수 없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스크램젯은 대기 중의 산소를 흡입, 연소하는 제트엔진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산소가 없는 외기권으로 올라가 비행하므로, 스크램젯을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에 부착할 수 없는 것이다. 스크램젯 기술과 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키는 기술통합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미사일공학부문에서 공인된 사실이었다. 그래서 조종재돌입체는 사거리가 2,000km 미만인 탄도미사일에만 장착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었다. 불가능하다던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킨 기술통합으로 전혀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어낸 나라가 있으니, 러시아가 그 나라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러시아가 만든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를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흰색 원통형 물체가 스크램젯이고, 왼쪽에 보이는 끝이 매우 뾰족한 원통형 물체가 재돌입체다. 스크램젯과 재돌입체 사이에는 재돌입체의 비행을 조종하는 수많은 전자장치들이 복잡하게 들어가 있다. 러시아는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킨 기술통합으로 전혀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어냈다. 러시아가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켜 만든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러시아는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신묘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러시아가 스크램젯 기술과 조종재돌입체 기술을 접목시켜 만든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바로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scramjet-powered ICBM)이다.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로켓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재돌입체는 지구인력에 끌려 돌진낙하하지만,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조종재돌입체는 그 재돌입체에 부착된 스크램젯을 가동하여 돌진낙하비행을 한다. 러시아는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신묘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출현은 미사일공학기술로 풀지 못한다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공학기술난제가 해결되었음을 의미한다. 단일재돌입체를 장착한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다발재돌입체를 장착한 2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장착한 3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뛰어넘어, 스크램젯추진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한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마침내 출현한 것이다.  

러시아가 3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들어내고,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개조작업으로 만들어낸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토폴(Topol)-M이다. 재돌입체에 스크램젯을 부착한 조종재돌입체는 크고 무거워서 토폴-M 전투부에 1개밖에 장착될 수 없다. 그래서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가 들어간 토폴-M 전투부 덮개는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되었다. <사진 8> 

▲ <사진 8> 이 사진은 러시아의 수직갱에 설치된 고정발사대에서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가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장면이다. 3단형으로 설계된 토폴-M은 8축16륜 발사대차에 탑재되기도 하고, 수직갱발사대에 장착되기도 한다. 러시아는 3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각개발사식 다발재돌입체를 들어내고,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하는 전투부 개조작업으로 토폴-M을 만들었다. 그래서 토폴-M은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재돌입체에 스크램젯을 부착한 조종재돌입체는 크고 무거워서 토폴-M 전투부에 1개밖에 장착될 수 없다.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가 장착된 토폴-M 전투부 덮개가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된 까닭이 거기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화성-14형 전투부 덮개형태가 토폴-M처럼 길고 두툼한 원뿔꼴이라는 사실이다. 토폴-M 전투부 밑동의 지름은 1.58m이고, 존 쉴링의 추산에 따르면, 화성-14형 전투부 밑동의 지름은 1.30m다. 토폴-M의 전투부 덮개와 마찬가지로,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된 화성-14형의 전투부 덮개는 그 덮개 안에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가 들어있음을 말해주는 징표들 가운데 하나다.  


4. 물수제비뜨는 것처럼 날아가는 이상야릇한 돌진낙하비행

2004년 11월 17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V.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누구도 맞서지 못하는 능력(unmatched capability)”을 가진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러시아군에 실전배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당시에 그 예고발언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푸틴 대통령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언급한, 누구도 맞서지 못하는 능력을 가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사일공학기술로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한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다시 말해서 전투부에 길고 두툼한 원뿔꼴 덮개를 씌운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러시아가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존재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서 러시아에 ‘신묘한 비밀무기’가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런데 미국의 장거리탐색레이더가 그 ‘신묘한 비밀무기’의 시험비행을 탐색, 추적하였고, 비행과정을 분석한 정보 중에서 극히 일부내용이 미국 언론에 흘러나오는 바람에 ‘신묘한 비밀무기’의 모습이 살짝 드러났다.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이렇다. 

2001년 7월 30일 <워싱턴타임스>가 러시아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관한 보도기사를 실었다. 미국 국가정보기관 관리들이 흘려준 정보를 인용한 보도기사에 따르면, 2001년 7월 초 어느 날 러시아가 8축16륜 발사대차에서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는데, 뜻밖에도 전혀 본 적이 없는 이상야릇한 비행궤적이 레이더 화면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외기권으로 올라간 토폴-M 재돌입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던 중 낙하속도가 갑자기 떨어지고,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며 낙하돌진비행을 하더라는 것이다. 
<워싱턴타임스> 2005년 1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11월 중순에 또 다시 토폴-M 시험발사를 진행했는데, 그 때도 2001년에 그러했던 것처럼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재돌입체가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돌진낙하비행을 하였다고 한다. 이거야말로 탄도학의 법칙을 뒤집는 절묘한 돌진낙하비행이 아닌가! 

그 절묘한 돌진낙하비행은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 기술로만 설명될 수 있는데,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는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다가 일정한 고도에서 역추진로켓(retro-rocket)을 가동시켜 비행속도를 낮추고, 조종재돌입체에 부착된 스크램젯을 가동시켜 비행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는 절묘한 돌진낙하비행을 하였던 것이다.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가 펼치는 절묘한 돌진낙하비행을 도비비행(跳飛飛行, ricocheting flight)이라 한다. 납작한 돌멩이를 잔잔한 수면 위로 스치듯이 힘껏 던지면, 그 돌멩이가 물속에 퐁당 빠지지 않고 수면 위를 여러 차례 통통 튀면서 멀리 날아가 물속에 가라앉는데, 그런 물리운동을 도비라 한다. 도비를 순우리말로 물수제비뜬다고 한다.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는 마치 납작한 돌멩이가 물수제비뜨는 것처럼 통통 튀는 식으로 비행방향을 바꾸며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것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그런 절묘한 도비비행의 목적은 교전상대의 방공레이더를 교란하면서 미사일방어망을 완벽하게 뚫어버리려는 데 있다.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는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의 비행속도를 역추진로켓으로 낮추려면, 말기비행추진체(post-boost vehicle)에 장착된 역추진로켓 4개를 동시에 점화시키면서 같은 양의 역추진력을 균일하게 발생시키는 초고난도 로켓공학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의 구조적 특징은 말기비행추진체에 4개의 역추진로켓이 달려있는 것이다. 

그러면 화성-14형의 말기비행추진체에도 4개의 역추진로켓이 달려있을까? 이 문제를 설명하려면, 3단형으로 설계된 화성-14형의 구조적 특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화성-14형은 토폴-M처럼 3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데, 화성-14형이 촬영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들을 정밀분석하면, 그 미사일이 다음과 같은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구조로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1) 1단 추진체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vernier thruster) 4개가 달렸다. 자세제어추진기는 미사일 추진체의 비행자세를 바로잡아주는 장치다. 화성-14형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 장치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9>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9> 이 사진은 화성-14형이 발사된 직후 상승비행을 시작하는 장면 중에서 1단 추진체 분사구를 확대한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화성-14형 1단 추진체 밑부분 중앙에 매우 큰 로켓엔진 분사구 1개가 달려있는 게 보인다. 이것은 조선에서 새로 개발된 고출력 로켓엔진이 화성-14형에 장착되었음을 보여준다. 분사구에서 뿜어져나오는 색채가 투명한 불줄기는 화성-14형이 고출력 액체추진제를 사용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중앙분사구 주위에 설치된 소형 분사구 4개가 보인다. 그 소형 분사구들은 겉에서 보이지 않는 소형 로켓엔진 4개에 달려있는 분사구들인데, 그 소형 로켓엔진들이 바로 자세제어추진기들이다. 자세제어추진기는 미사일 추진체의 비행자세를 바로잡아주는 장치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 연결부위(inter-stages section)에 역추진로켓 8개가 달렸다. 이 역추진로켓은 상승비행 중에 연소가 끝난 1단 추진체를 2단 추진체에서 분리시키는 장치다. 화성-14형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 장치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10>

▲ <사진 10> 이 사진은 발사지점에 도착한 8축16륜 발사대차가 화성-14형을 수직으로 들어올리는 장면인데, 1단 추진체 중간쯤 붉은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에 아주 작은 분사구 2개가 나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은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를 분리시킬 때 사용되는 역추진로켓 분사구다. 상승비행 중에 추진제 연소가 끝난 1단 추진체가 2단 추진체와 분리될 때, 역추진로켓이 가동되어 추진체를 서로 분리시킨다. 이 사진에는 역추진로켓 분사구가 2개밖에 보이지 않지만, 연결부위에 둘러가면서 2개씩 모두 8개의 소형 역추진로켓이 달렸다. 그렇게 네 방향에서 역추진로켓을 동시에 분사해야 크고 묵직한 추진체를 서로 분리시킬 수 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2단 추진체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 4개가 달렸다. 2단 추진체 엔진 부위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 4개가 달린 것은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다.

(4) 2단 추진체와 3단 추진체 연결부위에 역추진로켓 8개가 달렸다. 화성-14형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 장치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11> 

<사진 11> 위쪽 사진은 화성-14형이 발사직전에 수직으로 들어올려지는 장면인데, 붉은 동그라미로 표시된 것이 2단 추진체와 3단 추진체 연결부위에 달린 역추진로켓 분사구이다. 사진에서는 역추진로켓 분사구가 2개만 보이지만, 연결부위에 둘러가면서 2개씩 네 방향에 각각 나있으므로 모두 8개의 역추진로켓이 추진체 내부에 장착된 것이다. 그렇게 네 방향에서 역추진로켓을 동시에 분사해야 연소가 끝난 추진체를 분리할 수 있다. 아래쪽 사진 4장은 2단 추진체와 3단 추진체가 분리되는 장면들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3단 추진체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 4개가 달렸다. 3단 추진체 엔진 부위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 엔진 주위에 자세제어추진기 4개가 달린 것은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다.

(6) 말기비행추진체 밑동에 역추진로켓 4개가 달렸다. 말기비행추진체는 전투부 덮개 안에 들어있으므로, 화성-14형 말기비행추진체에 역추진로켓 4개가 달린 것은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화성-14형 전투부 덮개형태가 토폴-M처럼 길고 두툼한 원뿔꼴로 설계된 것은, 그 덮개 안에 들어있는 말기비행추진체에 역추진로켓 4개가 달렸기 때문에 길이와 지름이 그처럼 각각 길어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를 장착한 화성-14형은 미국과의 최후결전이 벌어지는 경우 열핵탄두(수소탄) 1발로 미국의 심장부 전역을 지도 위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만드는 초토화타격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때로는 군사전략적 요구에 따라 전술핵탄두 1발로 미국의 심장부에 있는 어느 하얀색 건물만 족집게식으로 제거하는 초정밀타격도 할 수 있다. 초토화타격능력과 초정밀타격능력을 완전무결하게 겸비하였다는 것, 바로 이것이 화성-14형을 “세계가 알지 못하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전략무기”라고 격찬발언이 조선에서 들리는 이유다. 

스크램젯을 만드는 기술도 극소수 선진국들만 독점하였고, 조종재돌입체를 만드는 기술도 극소수 선진국들만 독점하였는데, 그 두 가지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기술통합으로 만든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야말로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차원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그런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가진 나라는 이제껏 러시아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조선이 스크램젯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만들어냈다. 


5. 화성-14형 모의탄두는 어디에 떨어졌을까? 

조선이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한 직후, 러시아 국방부는 논평을 발표하면서 “러시아미사일경보체계가 4일 오전 3시 46분(평양시간으로는 오전 9시 16분-옮긴이) 조선에서 진행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탐색, 추적하였다. 그 미사일은 535km 고도까지 상승하였고, 약 510km를 비행한 뒤에 일본해(동해라고 표기해야 옳다-옮긴이) 중앙에 낙탄하였다”고 밝혔다. 그와 달리, 조선국방과학원은 2017년 7월 4일 오전 9시 정각(평양시간)에 발사된 화성-14형이 정점고도 2,802km까지 상승하였고, 933km를 비행하였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조선국방과학원의 발표내용과 너무 큰 편차를 보이는 발사시각, 정점고도, 비행거리를 발표한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진행된 미사일시험발사를 관측하는 경우 계산착오가 약간 있을 수 있으나, 이건 너무 큰 편차여서 단순한 계산착오로 볼 수 없다. 
러시아는 그렇게 발표하고서 잠잠할 줄 알았더니, 그런 게 아니었다. 지난 7월 5일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는 조선의 화성-14형 시험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이 채택되지 못하도록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그래서 유엔안보리 규탄성명이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까닭은, 자기들이 보기에 화성-14형은 분명히 중거리탄도미사일인데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거짓말을 꾸며내고 그것을 구실로 규탄성명을 발표하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사진 12>

▲ <사진 12> 이 사진은 러시아 이르쿠츠크에 있는 보로네즈 레이더기지의 일부를 촬영한 것이다. 2009년에 건설된 그 레이더기지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탐색거리가 10,000km에 이르는 강력한 위상배열레이더가 7대나 배치되어 24시간 돌아가고 있다. 이르쿠츠크에서 평안북도 구성까지 직선거리는 2,100km이므로, 구성 인근에서 발사된 화성-14형의 비행을 탐색, 추적한 보로네즈 레이더기지가 조선국방과학원이 발표한 화성-14형의 발사시각, 정점고도, 비행거리, 비행시간과 비교해서 너무 편차가 큰 계산착오를 범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계산착오는 러시아가 화성-14형 1단 추진체의 비행만 탐색, 추적하였고, 2단 추진체, 3단 추진체, 말기비행추진체의 연속비행은 탐색, 추적하지 못하였음을 말해준다. 화성-14형은 수 천 km 밖에서 날아가는 농구공만한 비행물체까지 잡아낸다는 장거리탐색레이더망을 무력화시키는 놀라운 성능을 발휘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러시아의 돌출행동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가 2017년 7월 8일 유엔안보리 사무국에 보낸 서한에는 이런 수수께끼 같은 내용이 들어있었다. 2017년 7월 4일 러시아 이르쿠츠크(Irkutsk)에 있는 보로네즈(Voronezh) 레이더기지에서 화성-14형의 비행을 탐색, 추적하였는데, 비행시간은 14분이었고, 정점고도는 535km이었으며, 비행거리는 510km였다는 것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이 발표한 화성-14형의 비행시간은 39분인데, 러시아는 14분밖에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어째서 그런 엉뚱한 주장이 나왔을까?

한 마디로 말하면, 보로네즈 레이더기지는 화성-14형 1단 추진체의 비행만 탐색하였을 뿐이고, 2단 추진체, 3단 추진체, 말기비행추진체가 각각 연속적으로 비행한 것을 탐색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2017년 7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한 직후,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화성-14형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하였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는 화성-14형 시험발사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가 나온 뒤에서야 그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슬그머니 인정하였다. 이것은 미국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화성-14형 1단 추진체의 비행만 탐색하였을 뿐, 2단 추진체, 3단 추진체, 말기비행추진체의 연속비행을 탐색하지 못하였음을 말해준다.  

강력한 미사일경보체계를 24시간 가동한다는 미국과 러시아가 화성-14형 1단 추진체의 비행만 탐색하고 그 이후의 연속비행을 놓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는, 화성-14형이 통상적인 비행궤도와는 다른 비행궤도로 날아갔다는 것으로만 설명될 수 있다. 화성-14형의 스크램젯 조종재돌입체는 대기권에 재돌입한 이후 물수제비뜨는 식으로 이상야릇한 돌진낙하비행을 하였으므로, 미국과 러시아가 그 비행정황을 탐색하지 못한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2단 추진체와 3단 추진체도 통상적인 비행궤도와는 다른 비행궤도로 날아간 것으로 생각된다. 

화성-14형이 3단형으로 설계되었으므로, 연소가 끝난 1단 추진체, 2단 추진체, 3단 추진체가 순차적으로 떨어졌을 것이고, 모의탄두가 마지막으로 어딘가 낙탄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는 연소가 끝난 1단 추진체가 발사지점에서 510km 거리에 있는 동해 중앙에 떨어진 것밖에 포착하지 못했다. 

조선은 화성-14형 모의탄두가 발사지점으로부터 933km 떨어진 동해에 낙탄하였다고 발표했는데, 미국과 러시아는 그 모의탄두가 떨어진 낙탄점의 좌표를 레이더에서 발견하지 못했다. 화성-14형 모의탄두가 동해에 떨어졌는지 아니면 일본 열도를 넘어가 저멀리 태평양에 떨어졌는지 미국과 러시아는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화성-14형이 교전상대의 요격미사일을 간단히 따돌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교전상대의 장거리탐색레이더도 무력화시킬 만한 경이로운 비행능력을 과시하였음을 말해준다. 화성-14형은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미사일방어망을 완벽하게 뚫어버릴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등장한 것이다. 
조선은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훨씬 늦게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반세기 동안 첨단미사일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써온 결과 오늘에는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만들었다. <사진 13> 

<사진 13> 이 사진은 2017년 7월 4일 오전 9시 정각, 발사위치에 수직으로 세워진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점화된 순간, 어마어마한 굉음과 화염과 후폭풍이 지축을 흔드는 장면이다. 조선은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훨씬 늦게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첨단미사일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써온 결과 오늘에는 "세계가 알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만들었다. 2017년 7월 10일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은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 경축연회에서 연설하면서 미국에게 백기투항을 요구하였다. 사회주의조선은 미국 본토를 향해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준하며 아메리카제국의 백기투항을 요구한 것이다. 바야흐로 조미핵대결은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가고 있다. 그 대결의 끝에서 한반도의 통일이 차츰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미국은 2014년 6월 중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되었던 모든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를 떼어내는 제거작업을 최종적으로 끝마쳤다. 미국이 러시아와 맺은 핵감축협정이 미국의 제거작업을 강제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미국이 실전배치한 모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는 단발재돌입체만 장착되었는데, 이것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위력이 3세대에서 1세대로 크게 퇴보하였음을 말해준다. 물론 미국은 언제든지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를 꺼내 재장착할 수 있으나, 재장착사업에 막대한 경비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므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사정은 조미핵대결이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조선과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미국이 벌이는 운명적인 대결로 전화되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4형의 등장으로 백악관이 핵공포를 느끼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017년 7월 10일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은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경축하는 연회에서 연설하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 앞에 흰 기를 들고 항복서를 바칠 때까지 숨돌릴 새 없는 강타를 안기며 우리 혁명의 최후승리를 향하여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말했다고 한다. 그 발언에 따르면, 사회주의조선은 미국 본토를 향해 4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준하며 아메리가제국의 백기투항을 요구한 것이다. 

24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은 화성-14형 시험발사성공을 계기로 하여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가고 있다. 그 대결의 끝에서 바야흐로 한반도의 통일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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