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4

제 1항모타격단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된 사연

 [한호석의 개벽예감](238)
자주시보 2017년 02월 1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사상 처음 제1도련선 넘나든 항모전투단
2. 대만귀속전쟁준비에 박차 가하는 중국
3.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 
4. 제1항모타격단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된 사연
5. 트럼프 행정부가 포기할 태평양방어 전초기지

▲ <사진 1> 이 사진은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항진하는 장면이다. 이 항공모함은 지난 시기 소련에서 건조되고 있었는데, 소련이 해체되면서 건조작업이 중단되었고, 소유권이 우크라이나로 넘어갔다. 항모를 건조할 필요가 없는 우크라이나는 그 항공모함을 헐값에 내놓았다. 중국은 그 항공모함을 싸게 구입하여 자체 기술로 개조하고, 현대화하였다. 증기터빈으로 움직이는 랴오닝함의 배수량은 55,000톤이며, J-15 전투기 24대와 해상작전헬기 12대를 싣고 시속 59km로 항해한다. 2016년에 중국이 항모전투단을 실전배치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지배해오던 미국의 독점적 지위가 무너지고 말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사상 처음 제1도련선 넘나든 항모전투단 

미국이 성탄절 분위기에 들떠있었던 2016년 12월 24일,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커다란 정세변동을 몰고 올 사변이 일어났다. 8척으로 편성된 항모전투단이 동중국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 항모전투단은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주축으로 미사일구축함 3척, 호위함 3척, 보급함 1척으로 편성된 중국 항모전투단이었다. 중국 항모전투단은 우성리(吳勝利) 해군사령원(사령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2016년 12월 16일 보하이(渤海)만에서 대규모 실탄사격훈련을 진행하였고, 그 이후 12월 23일까지 며칠 동안 서해에서 함재기 편대의 함상이착륙훈련, 공중급유훈련, 공중실탄사격훈련을 진행하였는데, 12월 24일 사상 처음으로 중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동중국해에 나타난 것이다.

동중국해에 나타난 중국 항모전투단은 어디로 항해했을까? <디플로맷(Diplomat)> 2016년 12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그 항모전투단은 미야꼬해협(宮古海峽)을 지나 서태평양으로 나아갔다고 한다. 미야꼬해협은 오끼나와본도(沖繩本島)와 미야꼬지마(宮古島) 사이에 있는, 폭이 약 300km되는 해협이다. 일본 최남단에서 오오수미(大隅), 도까라(吐噶喇), 아마미(庵美), 오끼나와, 미야꼬, 아에야마(八重山)를 거쳐 대만 최북단까지 긴 사슬처럼 이어진 류구제도(琉球諸島)의 여러 해협들 가운데, 폭이 가장 넓은 미야꼬해협을 통과하여야 동중국해에서 서태평양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서태평양에 나아간 중국 항모전투단은 남서쪽으로 침로를 바꿔 계속 항해하더니 바쉬해협(Bashi Channel)을 통과하였다. 바쉬해협은 대만 최남단에 있는 란슈(蘭嶼)와 필리핀 최북단에 있는 마불리스섬(Mavulis Island) 사이에 있는 해협이다. 바쉬해협을 통과한 중국 항모전투단은 2016년 12월 26일 남중국해에 들어섰다. 그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기자회견에서 “우리 랴오닝은 국제법이 정한 자유항해법과 항공법을 따르고 있다. 우리는 모든 관련국들이 중국의 권리를 존중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보하이만과 서해에서 연속 진행된 해상전투연습, 그리고 동중국해 - 서태평양 - 남중국해로 이어진 항모전투단의 장거리항해는, 중국이 제1도련선(第一島鏈線) 해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항모실전연습을 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도련선이란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사령원,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지낸 류화칭(劉華淸)이 1982년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지시에 따라 획정한 태평양방어선이다. 당시 그는 도련선을 방어하기 위해 해군력을 증강하고 항공모함을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중국은 한 세대가 지난 2016년에 그의 ‘예언’을 실현한 셈이다.

중국은 도련선을 이중으로 획정하였는데, 일본 최남단 - 류구제도 - 대만 - 필리핀 루손(Luzon) - 팰러원(Palawan) - 보르네오(Borneo)를 잇는 안쪽 방어선은 제1도련선이고, 일본령 오가사와라군도(小笠原群島) - 미국령 괌(Guam) - 미국령 사이판(Saipan) - 파푸아뉴기니(papua New Guinea)를 잇는 바깥쪽 방어선은 제2도련선이다. 제1도련선은 중국 본토에서 대략 1,000km 정도 떨어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그어졌고, 제2도련선은 중국 본토에서 대략 2,000km 정도 떨어진 서태평양에 그어졌다.

▲ <사진 2> 중국은 1982년에 태평양방어선을 획정하였다. 하지만 태평양방어선에 대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본격적인 군사활동을 벌이기까지에는 30여 년이 흘렀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은 두 줄의 태평양방어선을 이중으로 획정하였는데, 그것을 제1도련선과 제2도련선이라 부른다. 제1도련선은 일본 최남단 - 류구제도 - 대만 - 필리핀 루손 - 팔라완 - 보르네오를 잇는 방어선이고, 제2도련선은 일본령 오가사와라군도 - 미국령 괌 - 미국령 사이판 - 파푸아뉴기니를 잇는 방어선이다. 제1도련선은 중국 본토에서 대략 1,000km 정도 떨어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그어졌고, 제2도련선은 중국 본토에서 대략 2,000km 떨어진 서태평양에 그어졌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중국 항모전투단이 제1도련선 해역으로 출동하기에 앞서 2016년 11월 25일 중국 전투비행대들이 미야꼬해협과 바쉬해협으로 각각 동시에 출동하여 제1도련선 해역 상공에서 장거리비행훈련을 벌였다. 중국 본토 공군기지에서 남중국해로 출동한 최신형 장거리전략폭격기 훙(轟)-6K 2대, 뚜볼레브(TU)-154 정보수집기 1대, Y-8 정찰기 1대로 편성된 전투비행대는 바쉬해협 상공을 통과하고 서태평양으로 나아간 뒤 동중국해 상공을 거쳐 중국 본토 공군기지로 돌아갔고, 그와 동시에 중국 본토 공군기지에서 동중국해로 출동한 수호이(SU)-30 전투기 2대는 미야꼬해협 상공을 통과하여 서태평양으로 나아가 다른 전투기 4대와 합류하여 비행훈련을 벌인 뒤 다시 미야꼬해협 상공을 통과하여 중국 본토 공군기지로 돌아갔다. 그 전투비행대들이 비행한 거리는 각각 2,500km 이상이었다.

이처럼 중국 전투비행대들이 2016년 11월 25일 제1도련선을 넘나드는 장거리비행훈련을 진행하였고, 그로부터 한 달 뒤인 12월 25일에는 중국 항모전투단이 제1도련선을 넘나드는 장거리해상훈련을 진행한 것은, 태평양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미국에 맞서기 위한 중국의 정면도전이 시작되었음을 말해주는 중대사건이다. 

중국은 제1도련선을 그어놓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고, 제2도련선을 그어놓은 서태평양에서 지배권을 장악한 뒤, 2040년쯤에는 태평양 전역에서 미국의 태평양독점지배권을 허물어버리겠다는 야심찬 전략구상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그런 전략구상을 실현하려면, 우선 미야꼬해협과 바쉬해협에 대한 지배권을 장악하고, 서태평양으로 나아가 초계활동을 활발히 전개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장거리전투비행대와 항모전투단이다. 2016년 11월 25일과 12월 25일 중국의 장거리전투비행대와 항모전투단이 각각 제1도련선을 넘나드는 장거리작전을 연습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중국의 해양전략구상을 실현하려는 군사활동이 시작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중국이 제1도련선을 그어놓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면 그 해역의 지배권을 장악해온 미국 해군력보다 우위에 서야 하는데, 이미 남중국해에서는 중국 해군력이 미국 해군력보다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의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진 3> 이 사진은 남중국해 제1도련선 안쪽에 있는 난샤군도 해변을 촬영한 것이다. 그 섬에 주둔하는 중국인민해방군 병사들이 해안순찰로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 섬이 중국 영토임을 말해주는 표지석이 보인다. 그 표지석에는 '난샤는 우리나라 땅이다. 신성하여 침범을 용납치 않는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2015년 7월 바로 그 난새군도 해역에서 중국 호위함 단둥함이 충파전술위협으로 미국 연안전투함 포트워스함과 미국 구축함 래쓴함을 몰아낸 적이 있다. 이처럼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힘겨루기에서 중국 해군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한 까닭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있는 난샤군도와 시사군도에 총 27개의 전초기지를 건설하였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중국 홍콩에서 발간되는 <밍바오(明報)> 2017년 1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7월 중국 영해를 넘보는 미국 전투함을 몰아내라는 명령을 받고 남중국해 난샤군도(南沙群島, 영어명칭은 스프래틀리군도[Spratly Islands]) 해역에 출동한 중국 호위함 단둥함(丹東艦)은 미국 연안전투함 포트워스함(USS Fort Worth)에게 “즉각 여기를 떠나라”고 통고했는데, 포스워스함이 그 통고를 무시하자 단둥함은 즉각 돌진하였고, 질겁한 포트워스함은 긴급변침신호를 보내면서 황망히 물러났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었던 직후, 그 해역을 계속 순찰하던 단둥함은 미국 구축함 래쓴함(USS Lassen)을 발견하고 “즉각 여기를 떠나라”고 통고했는데, 라쎈함이 그 통고를 무시하자 또 다시 즉각 돌진하였고, 질겁한 래쓴함은 긴급변침신호를 보내면서 황망히 물러났다고 한다.

고속돌진으로 적함에 충돌하는 것을 충파전술이라 한다. 단둥함은 함체길이가 103m, 배수량이 1,700톤밖에 되지 않는데, 포트워스함은 함체길이가 118m, 배수량이 3,500톤이고, 래쓴함은 함체길이가 155m, 배수량이 9,200톤이나 된다. 하지만 단둥함이 돌진하여 충돌하면 포트워스함과 래쓴함은 침몰할 수 있다. 중국 호위함이 미국 연안전투함과 구축함을 충파전술위협으로 몰아낸 것은 해상대결에서 중국 해군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한다.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힘겨루기에서 중국 해군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한 까닭은, 중국이 남중국해 난샤군도에 전초기지 7개, 남중국해 시샤군도(西沙群島, 영어명칭은 패러쓸군도[Paracel Islands])에 전초기지 20개를 각각 건설하였기 때문이다.


2. 대만귀속전쟁준비에 박차 가하는 중국

그러면 동중국해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서는 어느 쪽이 이기고 있을까? 2016년 12월 17일 미국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해군 수송사령부 소속 4,700톤급 해양조사선 바우딧취함(USNS Bowditch)이 필리핀 수빅만(Subic Bay)에서 북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동중국해에서 잠항을 마치고 돌아온 무인잠수정 2척을 거두어들이던 중 바우딧취함 뒤를 따라다니며 감시하던 중국 군함에서 내린 고속단정이 돌진하여 무인잠수정 1척을 낚아채갔다고 한다. 미국 무인잠수정은 바다속을 돌아다니며 해양정보를 수집하는 소형 첩보잠수정인데, 그렇게 수집한 해양정보는 잠수함작전에 필요한 수문지도를 작성할 때 사용된다. 

중국은 미국 해양조사선 바우딧취함이 첨단첩보장비를 사용하여 상습적으로 정찰활동을 벌이는 간첩선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런 간첩선이 국제해양법을 위반하고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ZZ)에 대한 관할권을 침해하였으므로, 무인잠수정을 압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 무인잠수정을 나포한 때로부터 6일 뒤에 나포인근수역에서 그 무인잠수정을 미국에게 슬그머니 돌려주었다. 그로써 두 나라가 더 이상 충돌하지 않았지만, 동중국해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중국과 미국이 태평양방어선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런 상황을 보면, 동중국해에서 힘을 겨루는 중국과 미국 가운데 어느 쪽도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된 까닭은, 미국이 일본 사세보(佐世保)와 오끼나와에 강력한 군사전략거점을 구축하고 전략적 우위를 선점하였기 때문이다. 

태평양방어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9월 25일 중국 작전기들이 미야꼬해협 상공을 가로지르며 초계비행을 하는 장면이다. 왼쪽에 보이는 작전기종은 신형 장거리전략폭격기 훙-6K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작전기종은 수호이-30 전투기이다. 오끼나와본도와 미야꼬지마 사이에 있는 폭이 약 300km되는 미야꼬해협은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서태평양으로 나아갈 때 통과하는 바다이다. 중국이 제1도련선을 그어놓은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면 미야꼬해협을 통제할 장거리작전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중국은 장거리전투비행대와 항모전투단을 실전배치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였다. 동중국해와 서태평양을 이어주는 관문인 미야꼬해협은 중국, 미국, 일본, 대만 등이 힘을 겨루는 열점수역으로 전변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미야꼬해협에 계속 출동시킬 것이고, 중국의 그런 도전을 막으려는 미국은 사세보와 오끼나와에 각각 구축해놓은 군사전략거점들에서 해군력과 공군력을 출동시켜 중국의 미야꼬해협 진출시도를 차단하려고 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의 첨예한 대결이 벌어질 미야꼬해협은 새로운 열점수역으로 되었다. 

둘째,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은 대만귀속을 서두를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귀속시키면, 미야꼬해협을 통과하여 서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대만에서 직접 서태평양으로 나아가는 대통로가 열리게 되는데, 어찌 대만귀속을 서두르지 않겠는가.

2016년 9월 1일 대만 언론매체들이 대만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귀속시킬 준비를 완료할 것인데,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였을 때, 미국이 대만문제에 개입하였을 때, 대만이 중국과의 통일협상을 지연시켰을 때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요즈음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귀속전쟁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테면, 대만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인용한 <산께이신붕(産經新聞)> 2015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가까운 중국 본토 여러 지역들에 주둔하는 12개 미사일여단에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1,500여 발을 집중배치하고 대만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대만언론 <왕바오(旺報)> 2016년 10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대만해협 건너 중국 본토 남부지역에 퇴역전투기 젠(殲)-6을 개조한 무인폭격기 4,000대를 집중배치하였다고 한다. 중국이 1958년부터 1986년까지 생산한 젠-6 전투기는 4,500대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6년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공식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접을 받으며 환영인파에 둘러싸인 장면이다. 중국은 자국을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을 최고의 예우를 갖춰 환대하였으며, 13건의 중국-필리핀 경제협력협정을 무더기로 체결하였고, 필리핀에 13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하였다. 이것은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이 필리핀을 친미노선에서 끌어내어 중립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말해준다. 필리핀을 서로 자기쪽으로 끌어당기는 중국과 미국의 팽팽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셋째, 동중국해에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은 필리핀을 친미노선에서 끌어내어 중립화시키려고 한다. 이를테면, 중국은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이 2016년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공식 방문하였을 때, 최고의 예우를 갖춰 환대하였으며, 13건의 중국-필리핀 경제협력협정을 무더기로 체결하였으며, 필리핀에 13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하였다. 당시 중국을 방문 중이던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은 위대한 나라이며 필리핀의 우방이다. 두 나라 사이에 맺어진 유대의 깊은 뿌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제는 (필리핀이) 미국에게 작별을 고할 때다.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간섭이나 필리핀-미국 합동군사훈련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폭탄선언’으로 미국에게 상처를 안겨주었다. 필리핀을 친미노선에서 끌어내어 중립화시키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필리핀을 서로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중국과 미국의 외교전을 더욱 가열시킬 것이다. 


3.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 

2017년 1월 5일 오전 7시 미국 해군 제3함대 소속 제1항모타격단(Carrier Strike Group One)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남단 쌘디에고(San Diego)에 있는 해군기지에서 출항하였다.

제1항모타격단은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USS Carl Vinson), 제2항모비행단, 미사일순양함 레이크 챔플린(USS Lake Champlain), 미사일구축함들인 마이클 머피(USS Michael Murphy), 웨인 마이어(USS Wayne Meyer) 등으로 편성되었다. 칼 빈슨함에 배치된 제2항모비행단은 4개 타격전투기대대, 1개 헬기해상전투대대, 1개 헬기해상타격대대, 1개 항모조기경보기대대, 1개 전자공격대대, 1개 함대병참지원대대로 편성되었다. 제1항모타격단 전체 병력은 7,500명이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1월 5일 현지보도에 따르면, 제1항모타격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제3함대사령부 전위(COM Third Fleet Forward)’라는 작전명칭으로 불리는 “전례 없는 임무(unique mission)”를 수행하기 위해 이날 서태평양으로 출동하였는데, 지난 6개월 동안 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혹독한(rigorous) 준비훈련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 <사진 6> 미국 해군은 하와이를 분기점으로 하여 태평양 작전구역을 둘로 나누었는데, 동태평양 작전구역에는 제3함대를 배치하였고, 서태평양 작전구역에는 제7함대를 배치하였다. 제3함대의 모항은 캘리포니아주 최남단에 있는 쌘디에고이고, 제7함대의 모항은 일본 도꾜만에 있는 요꼬스까이다. 위의 사진에 나오는 항공모함은 제3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함이다. 제3함대 소속 제1항모타격단은 칼 빈슨함을 주축으로 편성되었다. 배수량이 101,300톤인 칼 빈슨함은 함재기와 함재헬기 90대를 싣는다. 위의 사진에서 칼 빈슨함 왼쪽에 있는 군함은 보급함이다. 그런데 2016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제1항모타격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혹독한 준비훈련을 쌘디에고 앞바다에서 받았고, 2017년 1월 5일 그 특별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쌘디에고에서 서태평양 작전구역으로 떠났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 보도기사를 읽어보면, 제1항모타격단이 결전을 각오한 출정식을 진행한 것 같은 긴장감이 느껴진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는 무엇인가? 제1항모타격단이 쌘디에고 앞바다에서 혹독한 준비훈련을 받고 있었던 2016년 하반기에 서태평양 군사상황을 되짚어보면, 그 특별임무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2016년 하반기 서태평양 군사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은 중국 항모전투단의 실전연습이었으므로, 미국 항모타격단은 중국 항모전투단에 맞서는 특별임무를 받고 지난 1월 5일에 출동한 것이다. 세계전쟁사에서 항공모함끼리 맞붙은 항모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 항공모함과 일제 항공모함이 태평양에서 벌인 항모전투밖에 없는데, 위의 보도기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라고 했으니, 미국 항모타격단이 중국 항모전투단과 맞서는 작전임무인 것이 분명하다.

서태평양으로 출동하여 중국 항모타격단과 맞서게 될 특별임무를 받고 쌘디에고를 떠난 제1항모타격단은 어디로 갔을까? 2017년 1월 30일 제1항모타격단 사령관이 ‘페이스북(Facebook)’에 올려놓은 소식에 따르면, 그 항모타격단은 2017년 1월 14일까지 하와이 앞바다에서 수중전연습(USWEX)을 벌였다고 한다. 이건 좀 뜻밖의 소식이다. 동중국해에 출동해서 중국 항모전투단과 맞서는 특별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줄로 알았던 제1항모타격단이 하와이 앞바다에서 맴돌고 있었으니 뜻밖의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만 국영통신사 <중앙통신>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쌘디에고를 떠난 제1항모타격단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진행되는 1월 20일 동중국해에 도착하게 될 것이고, 거기서 중국 항모전투단과 조우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하였다. 당시 중국은 자국 항모전투단과 미국 항모타격단이 동중국해에서 조우하게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제1항모타격단의 침로를 주시하고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은 중국 항모전투단과 맞서기 위한 6개월간의 혹독한 준비훈련을 마친 제1항모타격단에게 특별임무를 주어 동중국해로 출동시켰으니, 두 나라의 항모대결은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만일 미국 항모타격단과 중국 항모전투단이 동중국해에서 조우하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첫 항모대결이 벌어지게 될 판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또 벌어졌다.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현장사진자료를 보면, 칼 빈슨 항모 승조원들은 지난 2월 5일 저녁 미국인들을 열광시킨 가장 인기 있는 미식축구경기 최종전 ‘수퍼 볼 게임(Super Bowl Game)’ 실황중계방송을 대형화면을 통해 시청하고 있었다.

▲ <사진 7> 이 사진은 칼 빈슨 항공모함 승조원들이 2017년 2월 5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식축구경기 최종전 '수퍼 볼 게임' 실황중계방송을 함상에서 시청하는 장면이다. 2017년 1월 20일쯤 동중국해에 도착하면, 중국 항모전투단과 반드시 조우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항모대결을 벌이겠다고 하면서 기세등등하게 출동한 칼 빈슨 항공모함은 동중국해에는 가지도 않고 하와이 앞바다에 머물렀고,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승조원들이 미식축구경기 실황중계방송이나 시청하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건 뭔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군이 수행해본 적이 없는 특별임무를 받고 출동하였다는 항모타격단이 작전구역에는 가지도 않고 하와이 앞바다에서 미식축구경기 실황중계방송이나 시청하며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그런 뜻밖의 행동을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제1항모타격단은 태평양을 횡단하여 일본 요꼬스까(橫須賀)에 있는 미해군 7함대 기지에 입항할 것이라는 군사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2017년 2월 3일과 10일 두 차례로 나눠 서태평양의 미국령 괌(Guam)에 있는 아프러항(Apra Harbor)에 입항하였다. <디플로맷(Diplomat)> 2017년 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제1항모타격단은 원래 일본 요꼬스까 해군기지에 입항하기로 되어 있다고 하였는데, 일본 근처에도 가지 않고, 요꼬스까에서 남쪽으로 2,500km나 떨어진 괌에 나타났으니 이상하지 않은가. 


4. 제1항모타격단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된 사연

위에 열거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제1항모타격단이 출동한 지난 1월 5일 이후 미국이 미처 예상치 못한 어떤 돌발사태가 일어났고, 그런 까닭에 중국 항모전투단에 맞서려던 제1항모타격단의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되었음을 의미한다.

요즈음 한국 주요언론매체들은 제1항모타격단이 오는 3월 6일부터 진행될 ‘키 리졸브-독수리’ 조선침공연습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추측기사를 내보내고 있지만, 그런 추측은 최종국면에 들어선 조미핵대결이 어떻게 종결되기 시작한지 모르는 잠꼬대 같은 소리다. 미국은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준비사업에서 이미 손을 뗐으며, 제1항모전투단을 동중국해로 출동시켜 중국 항모전투단과 맞서려던 특별임무도 취소하고 말았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여 트럼프 행정부를 국가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떠밀어버리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그런 두 가지 상황변화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그 내막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2017년 1월 9일 미국은 하와이에 머물고 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먼 거리에서 탐지한다는 해상배치 엑스밴드레이더(X-Band Radar)를 하와이와 알래스카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에 급파하였다. 왜냐하면, 지난 1월 8일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실은 자행발사대 2대를 발사대기상태에 진입시켜놓고 이동하는 모습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어떤 미사일방어망으로도 막지 못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었다. 미국에서 정권인수인계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기간에 일어난 이 충격사건으로 미국 국가안보기관들과 국가정보기관들이 발칵 뒤집어졌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조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몇 시간 앞둔 지난 1월 20일 하루 동안 세 가지 비상조치를 연속적으로 취하면서 미국 국가안보기관들과 국가정보기관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첫째, 취임식 당일 오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 2대가 평안북도에서 평양 북쪽으로 갑자기 남하하더니 즉각 발사할 태세를 취하였다. 

둘째, 취임식 당일 정오를 기하여 조선인민군 전군이 전투동원태세에 진입하였다.
셋째, 취임식 당일 발행된 <로동신문>에는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는 시비거리로 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기사가 실렸다. 이 논평기사는 “미국이 저들이 하는 대륙간탄도미싸일발사는 문제시될 것이 없는데 우리가 하는 것은 <도발>로, <위협>으로 된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강도적 궤변”이라고 비난하면서,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는 최고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사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 <사진 8> 동중국해에서 중국 항모전투단과 조우하면 항모대결을 벌이겠다고 하면서 2017년 1월 5일 쌘디에고를 떠난 항공모함 칼 빈슨함은 일본 요꼬스까에 있는 제7함대 기지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요꼬스까에서 남쪽으로 2,500km나 떨어진 괌의 아프러항에 2월 10일에 도착하였다. 위의 사진은 칼 빈슨함이 아프러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인데, 촬영시기는 2003년 10월이다. 요꼬스까에 입항하여 전열을 가다듬고 곧바로 동중국해로 출동하여 중국 항모전투단과 항모대결을 벌어야 할 칼 빈슨함이 서태평양에 있는 괌에 도착하여 특별하게 하는 일도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중국 항모타격단에 맞서려던 특별임무가 갑자기 취소되었음을 의미한다. 특별임무는 왜 취소되었을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제1항모타격단이 일본 요꼬스까에 입항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와 똑같이 조선침공연습을 감행하려는 ‘도발조짐’으로 보일 것이고, 따라서 그에 대한 보복으로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발을 불시에 연속하여 시험발사할 것이 분명하였다. 이런 급박한 사정을 간파한 미국은 요꼬스까를 향해 떠난 제1항모타격단을 하와이 앞바다에 머물게 하였다가 결국 침로를 바꿔 괌으로 보낸 것이다.  

만일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즉각 단행할 태세로 트럼프 행정부에게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가하지 않았더라면, 중국 항모전투단은 동중국해에 출동한 미국 항모타격단과 조우하여 미증유의 항모대결을 벌여야 했을 것이고, 거기에 더하여 미국은 제1항모타격단을 동원한 사상 최대 규모의 ‘키 리졸브-독수리’ 조선침공연습을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강행하여 전쟁위기를 발화점으로 끌어가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견디지 못하였고, 항모타격단은 괌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조선이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제1항모타격단의 동중국해 접근을 가로막아준 덕택에 미증유의 항모대결을 피할 수 있었던 중국은 조중우호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하였을 것이다.


5. 트럼프 행정부가 포기할 태평양방어 전초기지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을 전후한 시점에 두 방향에서 자기를 질식시킬 것처럼 조여드는 엄청난 압박공세를 받았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원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와 항모전투단을 동원한 중국의 제1도련선 장악공세이다. 하지만 미국은 그 두 가지 압박공세에 맞설 군사대응력을 갖지 못했다. 지난 8년 동안 국방예산삭감, 무기공급제한, 병력감축, 군사훈련부족, 정비불량, 사기저하 등이 겹치면서 미국의 군사력은 전례 없이 약화되었다. 이번에 항모타격단을 동중국해와 한반도 인근해역에 전진배치하려던 미국의 작전계획이 실패한 사례만 봐도 미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약해졌는지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제1도련선 장악공세에 맞서는 것보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 맞서는 것이 훨씬 더 급박하고, 힘겹고, 중대하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0일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安培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와 중국의 제1도련선 장악공세를 동시에 언급한 대목에서 “조선의 핵과 미사일위협은 매우, 매우 높은 우선순위에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미국에 대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가 무엇보다도 급박하고, 중대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발언이다. 

트럼프 행정부에게 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가 가장 급박하고, 힘겹고, 중대한 것일까? 그 까닭은 압박강도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미국 항모타격단과 중국 항모전투단이 맞서는 항모대결은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지만, 조미핵대결을 최종국면에 진입시킨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조선인민군이 임의의 시각에 개전할 조국통일대전에 직결되므로, 압박강도에서 현저한 차이가 난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조국통일대전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미국에 대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조국통일대전의 ‘서곡’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은 지난해에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였고, 지금은 올해 안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개전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다.

▲ <사진 9> 미국 항모타격단과 중국 항모전투단이 맞서는 항모대결은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지만, 조미핵대결을 최종국면에 진입시킨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조선인민군이 임의의 시각에 개전할 조국통일대전에 직결된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조국통일대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은 지난해에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였고, 지금은 올해 안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개전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다. 위의 사진은 2016년 2월 20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진행된 쌍방실동훈련에 참가한 기계화보병부대들이 전투장비를 갖추고 진격로에 도열하여 공격명령을 기다리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국통일대전의 목적은 미국 본토를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것이다. 조선이 미국 본토를 점령하려고 하지 않는데도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갖춘 까닭은, 조국통일대전에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미국의 보복핵공격과 대규모 전투부대 증파를 사전에 봉쇄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선이 미국의 보복핵공격과 대규모 전투부대 증파를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으로 봉쇄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바로 그럴 때 조선은 조국통일대전을 ‘마음 놓고’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의 핵무력이 완성단계에 이른 올해가 바로 그런 때이다. 미국 군부는 조선이 3~4년 뒤에야 핵무력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이 완성되었고, 그에 따라 미국의 패색이 짙어진 조미핵대결이 최종국면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서든지 감춰보려고 꾸며낸 거짓말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미국에게는 자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을 막아낼 능력이 없다.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나 각개발사식 다탄두미사일 앞에서 무용지물로 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심리적 방어기제이지 물리적 방어수단은 아니다.

조선인민군은 조국통일대전을 개전하는 날, 지난 60년 동안 준비해온 전투력을 불시에 기습적으로 총폭발시키는 엄청난 ‘순간충격’으로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을 삽시에 제압할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인민군 전투력과 한미연합군 전투력을 비교, 분석한 심층정보를 알지 못한 채 왜곡선동만 들으면, 조선인민군의 전쟁수행력을 과소평가하게 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그들의 전쟁수행력이 한미연합군을 압도한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여러 차례 논하였으므로, 여기서 재론할 필요가 없다.

▲ <사진 10> 이 사진은 주한미국군 제2사단 병사들이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행군훈련을 하는 장면이다.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은 미국의 보복핵공격과 대규모 전투부대 증파를 원천봉쇄할 것이므로, 주한미국군은 미국의 자동적인 전쟁개입을 보장해준다던 '인계철선'의 역할을 상실하였고,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국이 태평양방어선 전초기지에 전진배치한 주한미국군은 고립되었다. 이것은 미국이 6.25전쟁 이후 지난 63년 동안 태평양방어 전초기지로 운용해온 한국의 군사전략적 가치가 소멸되었음을 의미한다. 한미동맹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이익을 주던 시대는 끝났으며, 지금 한미동맹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위해요인으로 돌변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로 전락한 주한미국군과 재한미국인들을 고립상태에서 하루빨리 구출해야 한다. 구출방도는 조속한 철군밖에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이 미국의 보복핵공격과 대규모 전투부대 증파를 원천봉쇄할 것이므로, 주한미국군은 미국의 자동적인 전쟁개입을 보장해준다던 ‘인계철선(trip wire)’의 역할을 상실하였고,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국이 태평양방어 전초기지에 전진배치한 주한미국군은 고립되었다. 이것은 미국이 6.25전쟁 이후 지난 63년 동안 태평양방어 전초기지로 운용해온 한국의 군사전략적 가치가 소멸되었음을 의미한다. 한미동맹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이익을 주던 시대는 끝났으며, 지금 한미동맹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위해요인으로 돌변하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붙들고 있을수록 미국의 국가안보가 훼손되는 위해상태는 그만큼 더 악화될 것이다.  

이런 근본적인 정세변화를 인식하면, 2017년에 트럼프 행정부가 수행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로 전락한 주한미국군과 재한미국인들을 고립상태에서 하루빨리 구출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국군과 재한미국인들을 고립상태에서 구출하는 방도는 조속한 철군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철군해도 되고,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고 그냥 철군해도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받게 될 엄청난 안보충격을 감소시켜줄 미일동맹강화조치를 주한미국군 철수 전에 시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7년 2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하여 최상의 환대를 베풀고, 자신이 올해 일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미일밀착관계를 한껏 과시한 것은, 태평양방어 전초기지를 포기할 때 일본이 받을 안보충격을 감소시킬 예비행동이 아니었을까?


[알림]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변혁과 진보> 큐알코드와 모바일 뷰


위의 <변혁과 진보> 큐알코드(QR Code )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보세요.

스마트폰 사용자는 웹버전과 같은 주소 www.changesk.blogspot.com 에서 자동으로 모바일 뷰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