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6

조선의 핵공격능력, 미국의 정권교체, 박근혜 정권의 붕괴가 맞물리는 대격변

[한호석의 개벽예감](229)
자주시보 2016년 12월 0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트럼프와 오바마의 이례적인 긴급전화통화
2. 트럼프 행정부가 계승할 역대 공화당 행정부들의 전통적인 외교정책
3. 통일대전 예상전투시간이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줄어든 까닭
4. 조선의 핵공격능력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인식변화
5. 미국이 한국을 버리는 사상 최악의 급변사태 대비해야
▲ <사진 1> 2016년 11월 8일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파격적인 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보고받는 것과 똑같은 내용으로 작성된, 국가안보에 관한 매일정보보고를 거의 받지 않는다. 이것은 이전에 다른 대통령 당선인들의 행동과는 판이하게 다른 파격적인 행동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그런 행동은 1968년 11월 5일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정보보고를 받지 않았던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행동과 닮은꼴이다. 협상, 종전, 철군이라는 전략적 선택의 길로 나아갔던 닉슨 행정부의 격변적인 외교경험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으로 계승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트럼프와 오바마의 이례적인 긴급전화통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파격적인 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2016년 11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 대통령이 보고받는 것과 똑같은 내용으로 작성된, 국가안보에 관한 매일정보보고(Daily Brief)를 거의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테면, 그는 지난 11월 15일에 첫 번째 정보보고를 받았고, 11월 22일에 두 번째 정보보고를 받았고, 11월 29일에 세 번째 정보보고를 받았을 뿐이다.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매일 받아야 할 극비정보를 이제껏 세 차례밖에 받지 않은 것은, 이전에 다른 대통령 당선인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파격적인 행동이다.

2016년 11월 8일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정보보고를 거의 받지 않는 트럼프 당선인의 파격적인 행동은 1968년 11월 5일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정보보고를 받지 않았던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파격적인 행동과 닮은꼴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 가운데 매일정보보고를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은 닉슨과 트럼프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왜 매일정보보고를 제대로 받지 않는 것일까? 그 까닭은 그를 대신하여 매일정보보고를 받는 최측근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를 대신하여 매일정보보고를 받는 최측근이 바로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이다.

48년 전 당시 닉슨 대통령 당선인이 매일정보보고를 받지 않았던 까닭은 그가 중앙정보국(CIA)에게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직접적인 까닭은 그를 대신하여 매일정보보고를 받는 최측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최측근이 바로 헨리 키씬저(Henry A. Kissinger)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였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지난날 닉슨이 키씬저의 조언을 듣고 국가안보문제를 처리했던 것처럼, 오늘날 트럼프도 플린의 조언을 듣고 국가안보문제를 처리하게 될 것임을 예견할 수 있다. 트럼프-플린의 동선(動線)을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지난 11월 24일은 미국인들이 가장 커다란 국가적 명절로 지키는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었다. 해마다 추수감사절이 오면, 미국에서는 흩어져 살던 가족이 모두 모여 칠면조요리를 만들어먹으며 함께 연휴를 즐기는 풍습이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우리 민족의 한가위와 비슷하다.

11월 22일 밤 트럼프 당선인은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기 위해 가족과 함께 전용기편으로 뉴욕을 떠나 플로리다주 팜 비취(Palm Beach)에 있는, 자기가 소유한 초호화 휴양소 마러라고 클럽(Mar-a-Lago Club)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여느 미국인들처럼 5박6일 휴가를 한가하게 즐길 여유를 갖지 못했다. 휴가 중에도 그는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정권인수를 위한 중요사안들을 처리해야 했다.

그런데 이례적인 일이 있었다. 휴가 중인 11월 26일 트럼프 당선인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갑자기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는 중이었는데,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뜻밖에 긴급전화를 받은 것이다. 미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두 사람은 약 45분 동안 통화하였다고 한다. 휴가 중에 트럼프 당선인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약 45분 동안 길게 통화한 까닭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트럼프 당선인에게 급하고 어떤 중대한 문제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긴급전화를 걸어야 했을 만큼 급하고 중대한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트럼프-오바마의 전화통화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미국이 직면한 여러 가지 국가안보현안들 가운데서 가장 급박하고, 심각한 문제를 논의한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긴급전화를 걸었던 날로부터 사흘을 거슬러 올라간 2016년 11월 23일, 미국의 언론매체들이 눈길을 주지 않았으나 중요한 회의가 있었다. 그 회의의 주인공들은 쑤전 라이스(Susan E. Rice)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였다. 그 두 사람이 만나기 하루 전인 11월 22일, 그러니까 트럼프 당선인이 추수감사절 휴가를 즐기기 위해 팜 비취로 떠난 바로 그 날, 조쉬 어니스트(Josh Earnest) 백악관 대변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관계자들이 트럼프 정권인수단 국가안보관계자들을 만나 조선의 핵문제와 오바마 행정부의 대조선정책 추진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하였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만난 11월 23일 회의에서 조선의 핵문제와 대조선정책 추진상황을 직접 설명하였던 것이 분명하다. 라이스-플린 회의에서 주목되는 것은 세 가지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5년 2월 10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쑤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과 상의하는 장면이다. 국가안보현안과 관련하여 오바마 대통령의 판단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2016년 11월 23일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만나 조선의 핵문제와 오바마 행정부의 대조선정책 추진상황을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그 날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조선의 핵문제와 오바마 행정부의 대조선정책 추진상황,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 넘겨주는 대조선정책대안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사안의 심각성을 느꼈다. 그 정보는 플로리다주 팜 비취에서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고 있던 트럼프 당선인에게 곧 보고되었다. 그 보고를 받은 트럼프 당선인도 사안의 심각성을 절감하였다. 그래서 그는 휴가 중인데도 이례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긴급전화를 걸어 약 45분 동안 통화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백악관이 국무부를 제치고 조선의 핵문제와 대조선정책을 직접 챙겨왔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조선의 핵문제가 미국이 직면한 국가안보문제들 가운데 가장 중대한 현안으로 제기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백악관이 직접 나서서 처리해야 할 만큼 대조선정책이 미국의 국가안보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둘째, 11월 23일 회의에서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에게 조선의 핵문제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얼마나 심각하게, 직접적으로, 전면적으로 위협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준 것이 확실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라이스는 플린에게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에 관한, 백악관만이 알고 있는 극비정보를 전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11월 23일 회의에서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에게 오바마 행정부가 기존 대조선정책을 추진해온 상황만 설명해준 것이 아니라, 트럼프 정권인수단에게 대조선정책대안도 제시해준 것이 확실하다.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에게 제시한 대조선정책대안, 다시 말해서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게 넘겨주는 대조선정책대안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것은 2016년 10월 21일 콸라룸퍼에서 진행된 조미비공식대화에서 백악관 파견원 조섭 디트라니(Joseph R. Detrani)가 조선 외무성 당국자들에게 전한 바로 그 정책방침이다. 그 정책방침은 만일 조선이 핵시험과 장거리미사일발사를 유예(moratorium)하면, 그에 상응하여 미국은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평화회담)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중대한 사안에 관해서는 2016년 10월 31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백악관 파견원이 참석한 콸라룸퍼 비공식대화’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위와 같은 심각하고, 중요한 정보를 전달받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그 정보를 팜 비취에서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고하였다. 플린의 보고를 받은 트럼프 당선인의 머리는 복잡해졌을 것이고, 자신의 인식능력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난제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긴급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을 조선의 핵문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었을까?


2. 트럼프 행정부가 계승할 역대 공화당 행정부들의 전통적인 외교정책

전통적으로, 미국 공화당 행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약한 상대에게는 강공책을 쓰는 반면에 강한 상대에게는 강공책과 협상책을 병행하는 경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냉전기에 출현하였던 역대 공화당 행정부들은 자기들이 약한 상대라고 여긴 제3세계 나라들에게는 군사개입과 무력침공을 도발하면서도, 자기들이 강한 상대로 여긴 소련이나 중국과는 한때 강공책으로 맞서다가도 협상으로 돌아서곤 하였다. 이를테면, 지난 냉전기에 있었던 미소 및 미중정상회담들은 모두 공화당 행정부들에 의해 추진되었는데, 아이젠하워-후르쇼브 정상회담 (1955년), 닉슨-브레즈네브 정상회담 (1972년), 닉슨-마오쩌뚱 정상회담 (1972년), 포드-브레즈네브 정상회담 (1974년), 포드-마오쩌뚱 정상회담 (1975년), 레이건-리셴녠 정상회담 (1984년), 레이건-고르바쵸브 정상회담 (1985년), 부쉬-고르바쵸브 정상회담 (1989년)이 그러하였다.
▲ <사진 3> 이 사진은 1973년 10월 13일 리처드 닉슨 대통령, 제럴드 포드 부통령 내정자, 헨리 키씬저 국가안보보좌관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국가안보문제를 협의하는 장면이다. 지난 냉전기에 출현하였던 미국 공화당 행정부들은 자기들이 약한 상대라고 여긴 제3세계 나라들에게는 군사개입과 무력침공을 도발하면서도, 자기들이 강한 상대로 여긴 소련이나 중국과는 한때 강공책으로 맞서다가도 협상으로 돌아서곤 하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1969년부터 1974년까지 존재하였던 닉슨 행정부가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그런데 지금 역대 공화당 행정부들의 그런 외교행태를 계승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출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와 대조적으로, 미국 민주당 행정부들은 약한 상대에게나 강한 상대에게나 무차별적으로 강공책을 들이대는 호전적 경향을 드러내보였다. 이를테면, 트루먼 행정부의 6.25전쟁(1950년), 케네디 행정부의 꾸바미사일위기(1962년), 존슨 행정부의 베트남전쟁(1964년), 카터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군사개입(1979년), 클린턴 행정부의 아이티침공(1994년), 보스니아-헤르제고비아침공(1995년), 수단침공(1998년), 코소보전쟁(1999년), 오바마 행정부의 리비아침공(2011년), 씨리아 군사개입(2014년)이 그런 호전성을 드러내면서 국제사회를 핵공포와 전쟁참화 속에 몰아넣었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는 두 차례나 핵위기를 조성하면서 조선에게 노골적인 무력침공위협을 가했고, 그 연장선에 있는 오바마 행정부도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간판을 내걸고 조선에게 무력침공위협과 경제제재를 집중시키는 전례 없는 강공책에 매달렸다. 

미국의 안보위험판별법에 따르면, 약한 상대와 강한 상대를 구분하는 기준은 핵무기 보유여부이다. 그런 판별법에 따르면, 핵무기를 갖지 못하고 미국에게 대립각을 세운 이란, 씨리아, 꾸바, 국제테러조직들은 미국에게 약한 상대들이고, 핵무력을 고도화한 핵강국들인 조선, 러시아, 중국은 미국에게 강한 상대들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7년 1월 20일에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는 역대 공화당 행정부들의 외교전통을 계승할 것이 분명하고, 그에 따라 약한 상대로 여기는 이란, 씨리아, 꾸바, 국제테러조직들에게는 강공책을 들이대는 한편, 강한 상대로 여기는 조선, 러시아, 중국에게는 강공책과 협상책을 병행할 것으로 예견된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4> 위쪽 사진은 2016년 9월 21일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가 파타 엘 씨씨 이집트 대통령을 트럼프 타워에서 만나는 장면인데,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트럼프의 곁에 있었다. 아래쪽 사진은 2016년 1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트럼프 타워에서 만나는 장면인데, 역시 마이클 플린이 트럼프의 곁에 있었다. 지난날 닉슨 행정부의 국가안보문제가 닉슨-키씬저의 밀착관계에서 결정되었던 것처럼, 오늘날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문제도 트럼프-플린의 밀착관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닮은꼴 현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부문에서 닉슨 행정부처럼 행동하게 될 것임을 예고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거기에 더하여,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 러시아, 중국에게 강공책과 협상책을 병행하다가 협상책으로 돌아서는 결정적인 전환계기가 반드시 있으리라는 것도 예견할 수 있다. 역대 공화당 행정부들의 외교경험을 돌이켜보면, 그런 결정적인 정책전환은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위험이 발생하여 미국의 국가안보가 치명적인 위협을 받을 때, 오직 그러할 때만 일어났었다. 이 문제를 조미적대관계 안으로 끌어당겨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핵공격위험이 고조되어 미국의 국가안보가 치명적인 위협을 받게 될 때, 바로 그러할 때 조선에게 강공책과 협상책을 병행하려는 생각을 접고 협상에 매달리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런데 정세흐름의 거죽만 대충 훑어본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최근 트럼프 정권인수단에 속속 얼굴을 내미는 국가안보부문 내정자들이 모두 강경파 일색이라고 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정책이 강공책 일변도로 추진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하지만 그런 예견은 역대 공화당 행정부들이 전통적으로 어떤 외교정책을 추진해왔는지 알지 못하고 제멋대로 떠드는 허튼 소리로 들린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고도화된 핵무력, 다시 말해서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을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것을 인정한다면, 조선에게 강공책과 협상책을 병행하지 못하게 될 것이며, 미국의 역대 행정부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과감한 협상책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견된다.


3. 통일대전 예상전투시간이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줄어든 까닭

조선의 저명한 작가 정기종이 쓴 장편소설 ‘력사의 대하’가 1997년 평양에서 출판되었다. 장편소설 ‘력사의 대하’는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지속된 1차 핵위기라고 불리는 “준엄한 준전시기간”에 있었던 실화를 작품구성의 중심에 두고 그 주변부에 소설적 허구를 가미한 창작물이므로, 순전히 허구와 상상만 엮어놓은 소설과는 다르다. 작가 정기종은 1차 핵위기 당시에 위기대응책을 수행하였던 조선 외무성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에게서 1차 핵위기와 관련된 실화를 듣고 ‘력사의 대하’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그 장편소설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조선과 미국이 1차 핵위기로 일촉즉발 전쟁위기 속에 들어섰던 1993년 3월 초 어느 날, 김일성 주석은 조선인민군 고위지휘관들과 전쟁위기대책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적들은 간악무도하다는 걸 알아야 해. 그래 적들이 핵전쟁을 일으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래 여러 차수들과 대장들 대답해보오. 적들이 미친 듯 핵무기를 퍼부어 우리 조국땅을 불모지로 만들려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김일성 주석의 그 말을 들은 조선인민군 고위지휘관들의 “고막이 찡하고 울렸고”, 회의실은 “숨소리조차 없는 정적” 속에 묻혀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숨막히는 침묵을 깨뜨리며” 김정일 최고사령관의 “불을 토하는 듯한 목소리”가 장내에 울렸다고 한다.
“수령님! 만약 적들이 핵무기를 퍼부어 이 땅을 불모지로 만들려든다면 미국도 결코 무사치 못할 것입니다. 지금 미국은 오산하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원자탄을 떨구어 수십 만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미국이 오늘까지 50여 년 간이나 포탄 한 발 맞지 않고 살아오다보니 오만해질 대로 오만해졌지만...안 될 것입니다. 이 땅에 단 한 알갱이의 핵먼지라도 떨구는 날에 미국은 불바다가 되고 말 것입니다.”

장편소설 ‘력사의 대하’ 제2편 제11화에 나오는 이 명장면은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1993년 3월 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전군에 최후결전돌입태세를 명령하였을 때 실제로 있었던 실화의 일단이다. 작가 정기종이 소설형식을 빌어 서술한 이 격동적인 실화는 조선이 이미 23년 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였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 <사진 5> 이 사진은 미국 공군의 타이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수직갱발사대에서 발사준비를 끝내고 시험발사명령을 대기하는 장면이다. 지금은 퇴역한지 오래되는 이 2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길이 31.4m, 지름 3m인데, 위성발사체로도 사용되었다. 조선은 이미 23년 전인 1993년에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목성'을 수직갱발사대에 장착하여 실전배치하였는데, 조선의 험준한 북부 산악지대에 건설된 수직갱발사대들도 위의 사진에 나타난 모습과 비슷한 모습을 하였을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 실화에 나오는, 최후결전에서 미국 본토를 불바다로 만들 조선의 1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바로 수직갱발사대에 장착된 ‘목성’이다. 조선은 목성-1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더욱 발전시켜 목성-2, 목성-3을 만들었다. 목성 계열 대륙간탄도미사일들에 관해서는 2013년 10월 1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4대에 걸쳐 진보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서 상세히 논한 바 있다. 

2006년 7월 22일 한국국방연구원이 펴낸 ‘동북아안보정세분석’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대륙간탄도미사일 한 발은 지상군 병력 10만 명의 전투력에 상응하고, 이지스구축함의 16배, 어파취(Apache) 공격헬기의 18배에 이르는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조선은 그처럼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목성’을 이미 1990년대 초에 실전배치하고 있었다. 

조선 영토(조선이 말하는 조선 영토는 한반도 전역을 뜻함)에 미국이 “단 한 알갱이의 핵먼지라도 떨구는 날에 미국 본토는 불바다가 되고 말 것”이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상같은 언명은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목성 계열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실전배치되었으므로 미국은 조선에게 감히 핵공격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것이다.

그 때로부터 어언 23년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두 차례나 바뀌었을 그 긴 세월 동안 조선은 자기의 핵공격능력을 더욱 강화, 발전시켜 완성도를 높였다. 그 기간에 수직갱발사대에 장착된 고정식 대륙간탄도미사일 ‘목성’ 이외에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실려 내달리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이 개발되었다.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이 기술적 진보를 거듭하는 동안 조선의 핵공격능력은 더욱 고도화되었고, 마침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 <사진 6>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이 기술적 진보를 거듭하면서 조선의 핵무력은 더욱 고도화되었고, 마침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이 사진은 조선이 실전배치한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를 실은 8축16륜 자행발사대가 2015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경축 군사행진에 등장하여 이동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에 나오는 8축16륜 자행발사대를 중국에서 수입하였다는 보도가 2012년에 나왔지만, 지금 조선은 8축16륜 자행발사대를 자체로 생산하고 있다. 조선이 이제껏 화성-13과 화성-14를 몇 발이나 생산하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외부에 공개된 사진자료들을 보면 최소 24발 이상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계열생산은 그것을 싣고 이동할 8축16륜 자행발사대의 계열생산을 필연적으로 요구하였다. 그래서 조선은 신형 전차 '선군-915'에 들어간 고성능 엔진과 변속기를 만들어낸 기술을 가지고,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들어가는 강력한 엔진과 변속기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한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2016년 5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1~2년 전부터 조선은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후방의 3~4개 지역에 실전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보당국의 정보를 인용한 <TV조선> 2016년 10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자강도 전천군과 화평군, 평안북도 삭주군, 평안남도 은산군에 각각 건설한 4개의 전략미사일기지들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해놓았다고 한다.

미국의 유력한 안보문제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은 2009년 3월 1일에 펴낸 ‘33분’이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조선이 미국 본토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약 33분 만에 그 핵탄두가 미국 본토에 떨어질 수 있다고 크게 우려하였다. 이것은 미국의 국가존망문제가 바로 그 33분에 달려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헤리티지재단의 그 지적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반쪽짜리이다. 만일 전면전이 일어나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미국 본토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만 발사하는 게 아니다. 미국 본토에서 가까운 해저매복구역에 미리 들어가 대기하는 조선의 전략잠수함들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도 동시에 발사할 것이다.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33분이지만,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15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유사시 미국 북미사령부는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어떤 비행체가 핵탄두인지 아닌지를 식별해야 하고, 핵탄두를 식별한 경우 즉각 백악관에 보고해야 하며, 백악관은 대응핵공격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고,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핵공격명령을 내려야 한다. 이런 식별-보고-결정-명령의 진행과정은 아무리 빨리 다그쳐도 약 10분이 걸린다. 

미국의 핵안보전문가 브루스 블레어(Bruce G, Blair)가 2016년 11월 16일 <폴리티코(Politico)>에 실은 ‘핵무기발사준비태세’라는 글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핵공격을 명령하는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은 5분 만에 발사될 수 있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15분 만에 발사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미국이 핵공격준비를 아무리 빨리 다그치는 경우라도 15~25분 정도의 준비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발사 후 미국 본토에 도달하기까지 약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북극성’은 대응핵공격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설왕설래하는 백악관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의 ‘북극성’이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핵공격시간을 절반 정도 줄어준 공격시간단축에 따라 조선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의 예상전투시간도 종전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고도화된 핵공격능력은 ‘48시간 통일대전씨나리오’에도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도 조선인민군은 요즈음 ‘48시간 통일대전씨나리오’를 가지고 실전연습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반사회주의선전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이 2016년 11월 29일에 내놓은 기사가 눈길을 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지난 11월 중 전군에 명령을 네 차례나 연속 하달했는데, 2016년 12월 1일부터 2017년 4월까지 계속되는 동계훈련(정식명칭은 전투정치훈련) 중 임의의 시각에 전쟁에 돌입할 수 있도록 무장장비들과 전투진지들을 철저히 점검하라는 명령이 내린 것으로 하여 조선인민군 지휘관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기사에 따르면, 인민무력성은 지난 11월 중순부터 각급 군부대들의 무장장비를 검열하였는데, 검열성원들이 불시에 군부대를 찾아가 무장장비상태를 검열하고, 전투진지보강을 지시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그 기사에 따르면, 전투정치훈련과 관련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의 명령이 전군에 네 차례나 연속적으로 하달된 사례는 2012년 11월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조선인민군이 2012년 12월 1일부터 2013년 4월까지 진행한 전투정치훈련 중 임의의 시각에 즉각 통일대전에 돌입할 전투준비를 갖춰놓고 최고사령관의 총공격명령을 대기하고 있었던 경험을 상기시킨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조선은 박근혜 정권의 붕괴와 미국의 정권교체가 맞물린 것으로 하여 미증유의 불확실성과 혼란이 확산되고 있는 올겨울 불시에 닥쳐올지 모르는 ‘통일대전의 결정적 시기’에 대비하여 ‘48시간 통일대전’ 전투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2016년 12월 1일 조선에서 전투정치훈련이 시작된 첫날 조선인민군 전선포병부대들이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현지지도 밑에 “수백문의 대구경 자행포들을” 동원한 포병대집중화력타격연습을 진행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집중화력타격연습현장에서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정의의 전쟁의 발발과 함께 서남전선포병부대들이 터쳐올리는 승전의 포성은 남진하는 인민군부대들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4. 조선의 핵공격능력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인식변화

이제껏 클린턴 행정부, 부쉬 행정부,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인정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을 인정하면, 조선이 매우 제한적인 핵공격능력만 가졌을 것이라는 허위사실에 근거하여 조작해놓은 기존 대조선정책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린턴 행정부, 부쉬 행정부, 오바마 행정부는 조선의 핵공격능력에 대한 언급을 되도록 기피해왔다.

그런데 그들의 그런 궁색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오바마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입에서 조선의 핵공격능력을 사실대로 인정하는 묘한 발언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변화를 불러일으킨 결정적인 계기는 2015년 10월 10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군사행진에 처음으로 등장하였고, 뒤이어 12월 21일에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을 동해 수중에서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것이었다. 각개발사식 다탄두를 장착한 화성-14의 출현, 그리고 동해 바다속에서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출수하여 하늘 높이 솟구쳐오른 ‘북극성’의 출현은 조선의 핵공격능력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인식을 뒤바꿔놓은 것이다. 올해 초부터 오바마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조선의 핵공격능력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기 시작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아래에 열거한 인정사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6년 8월 2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을 때, 그 시험발사에 사용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을 촬영한 장면이다. 미국은 쉬쉬하고 넘어가려 하지만, '북극성'의 출현은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다. '북극성'의 출현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핵공격시간을 종전 약 33분에서 약 15분으로 크게 단축시켰으며, 전략잠수함의 미국 본토 접근능력과 발사 후 생존능력을 최고로 끌어올렸다. 이것은 미국 본토가 조선의 직접적인 핵공격위험에 전면적으로 노출되고 말았음을 의미한다. 그에 따라, 조선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의 예상전투시간도 종전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줄었다고 볼 수 있다. 동해 바다속에서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출수하여 하늘 높이 솟구쳐오른 '북극성'은 조선의 핵공격능력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인식을 뒤바꿔놓은 결정적인 요인으로 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6년 2월 9일 제임스 클래퍼(James R. Clapper)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조선이 공개한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화성-13을 가리키는 미국의 자의적 명칭-옮긴이)은 시험비행을 충분히 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초기배치단계에 들어갔다”고 지적하였다.

2016년 2월 12일 미국 국방부는 연방의회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조선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 본토의 대부분 지역에 도달할 능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북조선이 중거리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핵기술과 핵능력은 지역의 안정과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을 증대시키고 있음을 강력히 말해주는 것”이라고 크게 우려하였다.

2016년 3월 17일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미국군 합참의장은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하여 “북조선이 핵무기와 미사일능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북조선 정권은 지역의 동맹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며, 미국 본토에 더욱 큰 위협으로 되고 있다”고 우려하였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워싱턴자유횃불(WFB)> 2016년 3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화성-14호는 화성-13호보다 더 긴 사거리를 가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며, “근육강화제(steroid)를 맞은” 화성-13호이다.

2016년 4월 12일 윌리엄 고트니(william E. Gortney) 미국 북부사령관은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KN-08은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으나, 그 모형은 미국 본토 대부분 지역에 핵탑재물을 보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북조선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의 방어태세가 전통적으로 의존해오는 발사징후를 거의 노출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본토 방어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지적하였다.

위에 열거한 것처럼, 올해 상반기에 미국 국방부와 미국군 고위지휘관들, 그리고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을 인정한 것은, 조선의 핵공격능력이 미국의 국가안보부문에서 가장 중대하고, 급박한 현안으로 떠올랐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고도화된 핵무력이야말로 미국의 안보에 대한 직접적이고, 전면적이며, 가장 심각한 위험으로 되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퇴장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등장하는 정권교체를 앞두고 위와 같은 인식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조선의 고도화된 핵무력이 정권교체를 앞둔 미국에게 가장 중대한 국가안보현안으로 제기된 것은, 2017년 1월 20일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가 그 현안부터 우선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5. 미국이 한국을 버리는 사상 최악의 급변사태 대비해야

미국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한 <중앙일보> 2016년 11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의 현재 사태(박근혜 정권의 붕괴위험을 뜻함-옮긴이)가 전례 없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큰 관심 속에 한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주한미대사관 등을 통해 시시각각 한국 내 움직임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향후전망 등에 대한 긴 문장의 분석보고를 매일 받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그때 일어나고 있는 사태에 대해선 수시로 보고를 전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용문은 박근혜퇴진운동이 차츰 격화되면서 박근혜 정권의 붕괴가 임박하였고, 그로써 불확실성과 혼란이 날로 확산되는 국면에서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비상대책을 마련하려고 고심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박근혜 정권을 포기한 미국은 그 정권의 붕괴 이후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며, 그로써 박근혜 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로 된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박근혜 정권 포기와 미국의 정권교체가 같은 시간대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퇴장을 앞둔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이 비록 박근혜 정권을 포기하더라도 한미동맹은 영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한미동맹은 영원하다는 그들의 입에 발린 말을 그대로 믿는 바보는 세상에 없다.
▲ <사진 8> 2016년 11월 26일 150만 명의 각계층 시위군중이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며 광화문광장으로 거대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서울 장안은 그야말로 촛불바다를 이루었으며, 서울의 밤하늘은 퇴진투쟁열기로 펄펄 끓었다. 민중의 절대적인 힘이 분출되는 놀라운 장관이 펼쳐졌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힘이 있다면, 그것은 분노한 민중의 투쟁력일 것이다. 민중의 투쟁력 앞에서 충격을 받은 오바마 행정부는 박근혜 정권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고도화된 핵무력을 완성단계로 끌어올린 민감한 시기에,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가 퇴장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등장하는 민감한 정권교체기에 미국이 박근혜 정권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조선은 고도화된 핵무력을 동원하여 2017년 1월 20일에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를 벼랑끝으로 떠밀면서 박근혜 정권 포기를 한국 포기로 강제할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이 한국을 버리는 사상 최악의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할 때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오바마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한미동맹은 주한미국군 주둔으로 유지되는 것이므로, 주한미국군이 철수하는 경우 한미동맹은 자동적으로 폐기된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고도화된 핵무력이 국가안보와 한미동맹 가운데 어느 한 쪽을 택하도록 트럼프 행정부를 심각하게 강압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2017년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구성된 막강한 핵공격능력을 가진 조선은 국가안보와 한미동맹 가운데 반드시 어느 한 쪽을 택할 수밖에 없는 전략적 양자택일의 벼랑끝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힘껏 떠밀어버릴 것으로 예견되는 것이다.

해가 바뀌어 2017년이 오면, 전략적 양자택일의 벼랑끝에 떠밀리게 될 트럼프 행정부가 워싱턴 디씨의 안전을 포기하면서 서울의 안전을 지켜주지 않으리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누구나 단언할 수 있는 것처럼,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기 위해 미국 본토를 조선의 직접적인 핵공격위험에 노출시키는 모험을 결코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런 각도에서 조미적대관계를 살펴보면, 전략적 양자택일의 벼랑끝에 떠밀린 트럼프 행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주한미국군 철수라는 전략적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주한미국군 철수라는 최후 선택을 왈칵 붙잡을 것으로 예견되는 것이다. 이것은 조선이 전략적 강공으로 압박도수를 높이면 트럼프 행정부의 공포지수가 급상승하면서 전략적 선택을 강제할 것이라는 뜻인데,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선택이 가져올 정세변화는 실로 엄청나다.

첫째,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면, 혹심한 안보불안에 사로잡히게 될 아베 정권은 핵무기개발이라는 유혹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아베 정권을 그런 위험한 유혹에서 멀리 떼어낼 트럼프 행정부의 대책은 주일미국군을 대폭 증강하면서 일본자위대에게 미국산 첨단무기를 공급해주는 것밖에 없다.

그런 대책적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를테면, 미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강행하도록 교사한 것,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Global Hawk)를 일본에 판매하려는 것, 요꼬스까(橫須賀)와 사세보(佐世保)에 주둔하는 제7함대의 작전능력을 보강하는 것, 오꼬다(橫田) 주일미공군기지와 이와꾸니(岩國) 미해병대항공기지의 작전능력을 보강하는 것 등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외국 정상들 가운데서 가장 먼저 아베 총리를 만난 이변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전략적 양자택일의 벼랑끝에 떠밀린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붙잡은 손을 놓아버리고 주한미국군 철수라는 최후 선택을 붙잡으면, 미국에게 안보를 전적으로 의탁해온 한국에서는 사상 최악의 급변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 <사진 9> 이 사진은 베트남전쟁에 동원되었던 미국군이 1969년 닉슨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남베트남에서 전격적으로 철수하는 장면이다. 사진 속에서 제1진 철군대오의 앞장에 선 어느 미국군 병사는 "우리는 당신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영어로 쓴 구호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철군 이후 자기들이 떠난 베트남을, 자기들이 베트남전쟁에서 당한 치욕스런 패배를 한시바삐 잊어야 했으므로, 철군은 '냉정한 이별'이었다. 연방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해외주둔 미국군을 간단히 철수시킬 수 있었으므로, 철군은 '갑작스러운 이별'이었다. 주목되는 것은, 닉슨-키씬저의 외교정책을 따르게 될 트럼프-플린의 외교정책이 사상 처음으로 주한미국군 철군이라는 전략적 선택에 직면할 것으로 예견된다는 점이다. 지금 한반도는 그런 미증유의 대격변이 일어나는 폭풍전야에 한 발 한 발 다가서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한국이라는 존재 자체가 생사존망의 위기 속에 빠져드는 사상 최악의 급변사태가 바야흐로 2017년에 다가오고 있다는 예감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과 한국의 일부 언론매체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버릴 위험성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2016년 11월 25일 미국의 인터넷언론매체 <NK 뉴스(News)>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버릴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실린 것, 그리고 그보다 앞서 2016년 9월 21일 <문화일보>에 ‘미, 한국 떠나지 않는다는 생각은 착각, 중과 수교하며 대만 ’헌신짝‘처럼 버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조선의 고도화된 핵무력이 미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만이 아니라, 한국의 안보를 무너뜨리는 치명적 위험을 몰아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금이야말로 조선의 고도화된 핵무력과 미국의 정권교체, 그리고 박근혜 정권의 붕괴와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양자택일 등이 교차적으로 강한 영향을 주고받게 될 2017년의 대급변을 주시해야 할 때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사상 최악의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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