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9

원산 앞바다에 ‘용궁’ 건설과 조국통일

[한호석의 개벽예감](123)
자주민보 2014년 07월 2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페르시아만 연안국가인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유명한 도시 두바이에 있는 주메리아 앞바다에 건설되고 있는 '물의 도시 수중호텔'의 수상건축물 전경이다. 이 수상건축물에서 소음없는 전동차를 타고 수심 20m 바다속으로 내려가면 수중호텔에 당도하게 설계되었다.     © 자주민보


    
북, 수중호텔 건설에 도전장을 내밀다
    

소년기에 공상과학소설을 즐겨 읽었던 사람이라면, 1870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판된 줄 베른(Jules Verne)의 공상과학소설 ‘해저 2만리(Vingt mille lieues sous les mers)’를 읽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공상과학소설은 인도인 함장 네모(Nemo)가 모는 잠수함 노틸러스(Nautilus)가 신비로운 해저세계를 탐험하면서 겪는 재미난 이야기들로 엮어졌다.

공상과학소설 ‘해저 2만리’가 출판되기 3년 전에 프랑스 해군은 세계 최초로 420t급 기계동력 잠수함 플롱저(Plongeur)를 건조하였는데, 줄 베른은 1867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박람회에 전시된 그 잠수함을 직접 보고 소설적 착상을 얻었다고 한다. 문인의 소설적 상상보다 해군당국이 건조한 실물이 먼저 존재했던 것이다.

줄 베른이 공상과학소설 ‘해저 2만리’에서 펼쳤던 신비로운 해저세계의 상상을 현실로 끌어들이려는 유럽인들의 오랜 숙망은 그 소설에 출판된 때로부터 136년이 지난 2006년에 야심에 찬 설계도로 탈바꿈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물의 도시 수중호텔(Hydropolis Underwater Hotel)’ 건설사업이다. 호텔을 바다속에 짓는다니, 상상만 해도 흥미롭다. 수중호텔은 페르시아만 연안국가인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유명한 도시 두바이(Dubai)에 건설되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수중호텔은 두바이의 주메리아(Jumeriah) 앞바다에 건설되는 것이다.

설계도에 따르면,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초대형 기둥들이 떠받치는 접시형 수상건축물에서 무소음 전동차를 타고 큰 유리관처럼 생긴 515m 길이의 복선 수중통로를 지나 수심 20m 바다속으로 내려가면, 겉모습이 거대한 해파리처럼 생긴, 객실 220개를 갖춘 수중호텔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이 수중호텔은 엄청난 수압에 견딜 수 있도록 강철과 콘크리트로 수중구조물을 세우고 플렉시유리(Plexiglass)로 덮는 최첨단 시공기술로 세워지는데, 총건설비가 5억1,100만 달러나 된다고 한다.
▲ <사진 2> 컴퓨터 영상기법으로 그려낸 이 사진은 주메리아 앞바다 수심 20m에 건설될 '물의 도시 수중호텔' 식당을 보여준다. 바다속의 환상적인 모습을 안겨줄 이 수중호텔이 완공되면 세인을 경탄헤 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자주민보



컴퓨터 영상기법으로 그려낸 <사진 2>를 보면, 주메리아 앞바다 수심 20m에 건설될 ‘물의 도시 수중호텔’은 바다속의 환상적인 모습을 안겨주며 세인을 경탄케 할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중호텔의 설계는 ‘심해기술(Deep Ocean Technology)’이라는 설계회사가 맡았는데, 시공과정에서 제기된 몇 가지 기술공학적 난제를 풀지 못했고, 건설비도 예상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바람에 완공예정일은 자꾸 뒤로 밀려나 멀어졌다.

그런데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기술과 최첨단 시공기술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기술공학적 난제를 안고 있을 뿐 아니라 막대한 건설비를 요구하는 수중호텔 건설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나라가 있으니, 그 나라가 바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북이 수중호텔을 건설할 것이라는 놀라운 소식은, 북의 건축기술수준과 자금동원력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믿기 힘든 소문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것은 떠도는 소문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다.

북이 수중호텔을 건설할 것이라는 소식은 ‘원산지구개발 총계획’이 지난 5월에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원산지구개발 총계획’은 지난 5월 2일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진행된 경제개발구 전문가토론회에서 공개되었고, 5월 12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진행된 투자설명회에서 또 다시 공개되었다.
    
▲ <사진 3> 동해의 항구도시 원산의 야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전력부족으로 북의 도시들이 밤이면 불빛 한 점 없이 캄캄하다는 미국 언론보도는 북을 헐뜯기 위해 꾸며낸 허위보도다. 원산시가 21세기 문화휴양도시, 과학기술도시로 개발, 변모되면, 위의 사진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한 자태를 세상에 자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자주민보



원산지구개발 총계획’이 말해주는 다섯 가지 놀라운 사실    

북은 이미 2013년 11월에 ‘원산지구개발 총계획’을 완성하였다. 총계획에 따르면, 원산지구개발은 원산시, 갈마반도, 석왕사로 나뉘어 추진된다고 한다. 북측 언론과 남측 언론에 각각 보도된 관련정보들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원산시에는 상업편의봉사시설들, 문화시설들, 휴식명소들, 과학기술교류거점들이 현대적인 건축물로 세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개발계획이 실현되면 원산시는 21세기 문화휴양도시, 과학기술도시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 3>에서 보는 것처럼, 원산의 야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데, 21세기 문화휴양도시, 과학기술도시로 변모되면 더욱 아름답고 화려한 면모를 세상에 자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은 원산을 찾는 관광객이 날로 증가하는 것에 대비해 현재 1,300명 수준의 호텔숙박능력을 11,000명 수준으로 10배 이상 늘린다고 한다. 또한 원산항에는 25만명이 드나들 수 있는 여객선 부두와 정박장도 건설한다고 한다. 다른 나라 유람선들이 원산항에 들어올 것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 <사진 4> 예로부터 '동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사장'으로 이름난 갈마반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10km 백사장을 품에 안은 울창한 솔밭이 눈길을 끈다. 지금 북은 이 해수욕장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하는 중인데, 이 사진은 갈마호텔과 새날호텔이 건설되기 전에 찍은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나라가 통일되면 남, 북, 해외동포들이 이 아름다운 해변에서 서로 만나 지난 날 자기들을 갈라놓았던 분단의 아픈 추억을 저 푸른 물결에 흘려보내며 행복의 웃음꽃을 활짝 피울 것이다.     © 자주민보


둘째, 백사장, 솔밭, 해당화가 어우러진 송도원 청정해변에는 12,0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해수욕장을 건설하고, 10km에 이르는 명사십리 해변에는 10만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해수욕장, 놀이공원, 자연생태공원, 휴양시설, 물놀이장 등을 건설하며, 두남산지구에는 화초공원, 국제회의장, 전시관, 박람회장, 경기장, 극장, 골프장 등을 건설하고, 갈마반도 앞바다에 떠있는 여러 섬들도 관광명소로 변모되는데, 바로 그 갈마반도 앞바다에 수중호텔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사진 4>는 예로부터 ‘동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사장’으로 이름난 명사십리 해변이다.
▲ <사진 5> 강원도 고산군 설봉산 기슭에 자리 잡은 명찰 석왕사의 조계문을 촬영한 사진아다. 북이 실행에 옮기는 '원산지구개발 총계획'에는 원산시, 갈마반도와 더불어 풍치수려하고 훌륭한 산림과 계곡에 안긴 문화유적이 있는 석왕사 일대를 자연생태-문화유적 관광지로 개발하는 계획이 들어 있다. 산-바다-도시-문화유적을 하나로 아우르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 자주민보


셋째, 석왕사가 있는 강원도 고산군 설봉산에는 등산로와 호텔들이 건설된다고 한다. 마식령산줄기의 지맥에 속한 설봉산은 해발고가 942m인데, 안변군 남대천으로 합류하는 설봉천이 그 산에서 발원한다. 설봉산은 수령이 200년 넘은 송림과 느티나무숲이 펼쳐져 자연풍치가 뛰어난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이다. 원산시로부터 40km 떨어진 설봉산 기슭에 자리 잡은 석왕사는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고려 말기부터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신증축된, 70여 채의 갖가지 사찰건물들이 자연지형에 맞춰 조화롭게 배치된 유명한 거찰인데, 6.25전쟁 시기 미국군의 폭격으로 옛 모습을 잃어버렸다. <민족21> 2008년 10월 1일부에 실린 북측 <통일신보> 기자의 석왕사 답사기에 따르면, 북의 민족문화보존정책에 의해 석왕사가 원상대로 복원되고 있다고 했으니, 아마도 지금쯤 복원을 마쳤을 것이다. 원산시를 21세기 문화휴양도시, 과학기술도시로 개발하는 것과 함께 석왕사 일대를 문화유적 관광명소로 개발하는 것은 21세기 문화과학도시와 우리나라 중세기 문화유적을 하나로 아우르는 세계적인 관광지를 개발한다는 뜻이다.

넷째, 원산지구는 평양-원산고속도로와 함흥-원산고속도로, 원산항과 원산비행장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원산지구과 금강산지구를 잇는 관광도로와 고속관광철도가 건설되면 원산지구와 금강산지구가 단일한 관광지구로 결합되는 것이다. 원산지구는 평양에서 200km, 금강산에서 110km 떨어져 있다. 또한 원산지구는 안변청년발전소와 원산청년발전소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다섯째, 원산지구는 산, 바다, 도시, 문화유적이 하나로 어우러진 거대한 관광지로 건설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관광지들 가운데 산, 바다, 도시, 문화유적이 하나로 어우러진 특출한 관광지는 원산지구 이외에 찾기 힘들다.

북측 언론보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요즈음 북측 각지에는 ‘건설열풍’이 불고 있다. 수력발전소를 건설해도 청천강 유역에 발전소를 한꺼번에 10개나 계단식으로 건설하고, 경제개발구를 내와도 북측 각지에 한꺼번에 19개나 설치하고, 축산업을 발전시켜도 광주시 면적(501㎢)보다 더 넓은 약 540㎢의 세포등판을 개간하여 대축산기지를 건설하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측 각지에서 추진되는 다종다양한 건축물들의 신설 및 개건이나 지역개발은 한결같이 대형화, 현대화, 고급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북에서 말하는 ‘사회주의문명국’의 체모에 맞게 신설, 개건 또는 개발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원산지구도 당연히 세계적인 수준으로 대형화, 현대화, 고급화되는 추세에 따라 개발, 변모될 것으로 예견된다.
    

‘용궁의 전설’ 잉태한 원산 앞바다 수중호텔 건설    

위에서 언급한 ‘원산지구개발 총계획’에 따르면, 수중호텔은 갈마반도 앞바다에 건설되는 것이다. 갈마반도 앞바다는 원산만을 뜻한다.

첫째, 200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이 둥글게 둘러쳐진 원산만으로는 금야강, 덕지강, 남천강, 심포천, 적천천, 갈마천, 학천수, 남대천이 흘러들어 언제나 맑고 푸르며 어족 또한 다양하고 풍부하다. 연평균 물온도가 섭씨 13.3도인 원산만에는 명태, 고등어, 청어, 도루묵, 가자미, 임연수어, 숭어, 문어, 해삼, 조개, 생복, 바지락, 소라, 참굴, 싹새기, 미역, 다시마, 파래 등이 산다. 이것은 원산만이 해양생태관광지로 개발하기에 아주 적합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음을 말해준다. 이런 특출한 자연환경을 갖춘 것으로 하여 원산지구는 세계적인 해양생태관광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둘째, 원산항에서 동해로 드나드는 원산만의 어귀는 너비가 24.1km로 좁으며, 려도, 신도, 대도, 소도, 소제도, 큰구비섬, 황토도, 우미도, 석도를 비롯한 크고 작은 섬들이 그럼처럼 떠 있어서 동해에서 원산만 안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막아준다. 그래서 원산만은 연평균 물결분포가 0.1m밖에 되지 않은 아주 잔잔한 바다로 유명하다. 이것은 원산만이 수중호텔을 건설하기에 아주 적합한 천혜의 해양환경을 갖추었음을 말해준다. 주메리아 해안 앞바다에 건설 중인 ‘물의 도시 수중호텔’은 파도와 해류이동으로 생기는 해저환경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공학기술적 문제를 풀지 못해 전전긍긍하는데, 원산만에 건설될 수중호텔은 그런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 <사진 6> 중앙아메리카의 영국령 케이먼제도에서 운항하는 관광용 48인승 잠수정이다. 원산 앞바다에 수중호텔이 건설되면, 북도 관광용 잠수정을 운항할 것으로 보인다. 원산만은 해양생태관광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 자주민보


셋째, 해저지형이 평평한 대륙붕으로 이루어진 원산만에서 가장 깊은 곳은 31m다. 이러한 해저지형은 원산만이 잠수정 관광에 아주 적합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음을 말해준다. 예컨대, <사진 6>에서 보는 것처럼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있는 영국령 케이먼제도(Cayman Islands)는 잠수정을 타고 바다속을 구경하는 관광으로 유명한데, 48인승 잠수정 애틀랜티스호는 수심 30m까지 잠항한다고 한다. 잠수함강국인 북이 관광용 잠수정을 건조, 운항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원산만에 건설될 수중호텔은 잠수정 관광까지 겸한 세계적인 관광지로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천혜의 조건을 갖춘 세계적인 해양관광지로 부상할 원산만에 수중호텔을 건설하고 잠수정 관광을 하게 되는 것은, 우리 민족의 구전소설들 가운데 하나인 ‘별주부전’에 나오는 용궁의 전설을 연상시킨다. 용궁을 연상시키는 원산만 수중호텔은 북에서 말하는 ‘사회주의문명국’의 상징들 가운데 하나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북이 원산지구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하는 목적은 외국인에게 개방하는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만이 결코 아니다. 북측 각지의 관광지들이 하나같이 그러한 것처럼, 원산지구도 당연히 ‘인민의 관광지’로 개발되는 것이며, 외국인에게 개방하는 국제관광은 어디까지나 2차적이다. 그런 사정은 북의 관광명소 명칭에 ‘국제’라는 말이 들어간 곳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원산지구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개건된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의 ‘주인공’들은 북측 각지에서 오는 소년들이고, 외국인 소년들은 8월에 한 차례만 받는다.   
▲ <사진 7> 이 사진 1950년 10월 18일 미국군이 원산만 기뢰제거작전에 동원한 한국군 소해정 516호가 촉뢰로 폭파되는 장면이다. 이 소해정은 원래 제2차 세계대전 말에 영국 해군에 파견되었던 미국 해군 소해정을 종전 뒤에 넘겨받은 것이다. 6.25전쟁 시기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도 미국은 원산기습상륙을 노리는 대북전쟁연습을 지속적으로 감행하고 있다. 그런데 북은 미국군이 기습상륙을 노리는 원산지구에 세계적인 관광지를 건설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 자주민보


북이 미국군의 기습상륙전 예정지에 세계적인 관광지를 건설하는 뜻     

이제 원산지구는 북의 국가정책에 따라 세계적인 관광지로 변모되기 시작했지만, 6.25전쟁 시기에 원산만은 미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소해작전을 벌인 곳으로 세계전쟁사에 기록되었다. 1950년 10월 중순 미국 해병대 제1사단을 앞세운 제10군단의 방대한 병력은 상륙함들을 타고 원산만에 몰려가 상륙전을 벌이려고 하였다. 그들의 원산상륙전은 10월 20일로 예정되었다.

그런데 조선인민군이 동해 연안 곳곳에 부설한 기뢰에 선체가 닿은 미국군 전투함들이 여기저기서 폭파, 침몰되는 바람에 뜻밖의 호된 타격을 입은 미국군은 원산상륙전 개시일 열흘 전에 원산만에 부설된 기뢰부터 제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조선인민군은 미국군의 원산상륙을 예견하고 원산만에 3,000기에 이르는 기뢰를 부설해놓았다. 미국군은 구축함, 소해정, 수송함, 정찰헬기, 전투기, 수중폭파반(UDT)을 지뢰제거작전에 동원하였고, 일본해상보안청 소속 소해정과 순찰정도 끌어들였다. 2008년 8월 6일 일본 텔레비전방송 <NHK>가 해상자위대의 비밀보관문서 ‘조선동란특별소해사’를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은 당시 점령군사령부인 미국 극동군사령부의 명령에 따라 소해정 13척, 순찰정 7척, 병력 2,000여 명을 비밀리에 한반도 전선에 보냈다고 한다. 미국은 식민지시기 한반도를 강점하고 한반도 지형지리를 파악한 일제침략군 출신들에게 군복을 입혀 다시 6.25전쟁에 내보낸 것이다.

그런데 기뢰제거를 조심스럽게 시작한지 이틀 뒤인 10월 12일 625t급 미국 해군 소해정들인 파이럿호(USS Pirate)와 플레지호(USS Pledge)가 촉뢰로 폭파, 침몰되었고, 10월 17일에는 일본해상보안청 소해정 한 척이 촉뢰로 폭파, 침몰되었고, <사진 7>에서 보는 것처럼 10월 18일에는 한국 해군 소해정 516호가 촉뢰로 폭파, 침몰되었다. 지금으로부터 64년 전 원산만에 침몰한 그 네 척의 소해정 잔해는 바다밑에 남아있을 것이므로, 앞으로 북이 관광용 잠수정을 건조하면 그 잠수정을 탄 관광객들이 그 잔해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원산만은 6.25전쟁 시기에만 그러했던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미국 해병대, 한국 해병대, 일본자위대 가 합동상륙전을 감행하려고 노리는 공격예정지다. 이를테면, 미국은 지난 3월 27일 경상북도 포항 영일만 일대에서 미국 해병대 7.500명, 미국 해군 2,000명, 한국 해병대 2,000명, 한국 해군 1,000명을 동원하고, 강습상륙함 반홈 리처드호(USS Bonhomme Richard), 수직이착륙기 V-22 오스프리(Osprey) 22대, 대잠-해상작전기 P-8A 포세이돈(Posidon), 한국 해군 P-3C 대잠초계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쌍룡훈련’을 실시하였는데, 이 상륙전연습도 원산에 기습상륙하여 평양-원산 축선인 ‘제1전방지대’ 이남을 차단하는 미국의 ‘작전계획 5027’에 따라 실시된 것이다. 그에 대응하여 올해 북도 미국의 원산기습상륙을 저지하기 위한 반상륙전연습과 미국 항모타격단의 동해 출현에 맞서는 대함미사일 화력타격연습과 잠수함전연습을 원산 앞바다에서 실시하였다.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원산지구는 미국군의 기습상륙전과 조선인민군의 집중타격전이 예상되는, 극도의 긴장감이 감도는 지역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 북은 미국군이 기습상륙을 노리는 원산지구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 변모시키려는 준비를 갖추고, 그 사업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이를테면, 마식령스키장과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건설 또는 개건되었고, 명사십리 해변에는 갈마호텔과 새날호텔이 신축되었다. 지난 6월 12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원산지구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변모되는” 중이고, 지난 1월 21일 중국 <신화망> 보도에 따르면, 북은 앞으로 5~10년 동안 원산지구를 사계절 위락단지와 관광특구로 개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북의 관광지개발과 미국의 상륙전연습은 정면으로 배치, 충돌하는 상극이다. 북이 미국군의 기습상륙전 예정지에 세계적인 관광지를 건설하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만일 북이 미국의 대북전쟁위험을 곧 제거하기로 결심하지 않았다면, 2013년 11월에 ‘원산지구개발 총계획’을 수립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북은 미국의 대북전쟁위험을 제거할 정치군사적 준비를 이미 갖추어놓았고, 또 그 위험을 앞으로 1~2년 안에 반드시 제거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원산지구개발 총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북에서 말하는 ‘반미대결전’에서 승리하여 미국의 대북전쟁위험을 곧 제거하려는 북의 결심과 준비가 원산지구개발에 ‘보이지 않는 배경’으로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요즈음 북측 언론매체들은 사상정신적 준비를 우선하는 싸움준비에서 마지막 완성단계에 이른 조선인민군이 “세기를 이어온 반미대결전을 승리로 곧 결속하겠다”고 벼르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기사를 자주 내보내고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7월 26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미사일야간발사연습을 현지에서 또 다시 지도하면서 “이번 화력타격훈련의 폭음은 전략군의 싸움준비완성을 알리는 장쾌한 포성과도 같다”고 지적하고, “남조선강점 미제침략군과 그 추종무리들을 하루빨리 이 땅에서 쓸어버리고 조국통일의 력사적 위업을 반드시 성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북의 주장을 인용하면, 조선인민군의 싸움준비완성은 조국통일대전준비가 완료되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에서 전략군의 역할과 임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요즈음 전략군의 타격전준비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에서 전략군의 타격전준비완성은 곧 ‘조국통일대전’의 마지막 준비를 완료한다는 뜻이다. 북의 언론에 보도되는 이러한 상황은 남측 언론의 대북보도내용과는 사뭇 다르다.

위와 같은 현 상황을 인식하면, 북이 미국의 대북전쟁위험을 제거할 정치군사적 준비를 이미 갖추어놓았고, 또 그 위험을 앞으로 1~2년 안에 제거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원산지구개발 총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북의 원산지구개발에 주목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원산 앞바다에 ‘용궁’이 세워질 때 실현될 통일은 어떤 통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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