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30

무장장비관 견문록(5) 내 손끝에 전해진 화성-13의 짜릿한 금속감촉

[한호석의 개벽예감](72)
자주민보 2013년 07월 3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화성-11과 OTR-21은 서로 무관하다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의 전략로케트관 장방형 전시실에서 내가 끝으로 살펴본 것은 정밀축소모형으로 전시된 화성-11이다. <사진1>은 2010년 10월 10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3축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11인데, 장방형 전시실에 있는 화성-11 정밀축소모형도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실물과 똑같은 모습이다.

▲ <사진1> 2012년 10월 10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 화성-11.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에 정밀축소모형으로 전시된 화성-11도 똑같이 생겼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해설강사 김윤희 동무의 말에 따르면, 북에서는 화성-11을 ‘작전로케트’라 부른다고 한다. 거기에 전시된 화성 계열의 다른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들도 모두 작전에 동원되는 미사일인데, 왜 화성-11을 특별히 ‘작전로케트’라고 부르는 것일까? 전시에 화성-11이 단거리미사일타격전에서 주되는 역할을 하는 작전미사일(operational missile)이기 때문에 ‘작전로케트’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하였다.

미국 군부는 화성-11을 ‘KN-02’라고 제멋대로 부르는데, KN은 그들이 북을 지칭하는 국가약호(country code)다. 미국 군부는 화성-11을 ‘KN-02’라는 자의적 명칭으로 부르면서 때로 ‘독사(Toksa)’라는 별칭으로도 부른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자료에 따르면, 화성-11의 탄두중량은 500kg, 탄길이는 6.4m, 탄지름은 0.65m다. 또한 화성-11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이기 때문에 발사준비시간이 매우 짧다. 그런데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제각기 언급한 화성-11의 사거리는 120km, 140km, 160km 등으로 추정편차가 크다. 아무리 추정이라고 하지만, 편차가 왜 그렇게 큰 것일까? 그 까닭은,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러시아군의 지대지단거리미사일 OTR-21 토취카(Tochka)의 성능지표를 가지고 화성-11의 성능을 추정하였기 때문이다.

몇몇 미사일생산국들이 만든 지대지단거리미사일들은 서로 비슷하게 생겨서 외형만 보고서는 독자개발인지 모방생산인지 구분하기 힘들지만, 화성-11 자행발사대와 OTR-21 자행발사대는 전혀 다르다. <사진2>는 미국 군부가 ‘풍뎅이(Scarab)’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러시아군의 지대지단거리미사일 OTR-21이다. 화성-11을 탑재한 자행발사대는 트럭형 차량이고, OTR-21을 탑재한 자행발사대 ‘BAZ-5921’은 수륙양용차량이다.

▲ <사진2> 러시아군의 지대지단거리미사일 OTR-21.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의 화성-11이 OTR-21 모조품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harpoondatabases.com), 한호석]


러시아군은 1세대 OTR-21을 1975년에 실전배치하였는데, 그 사거리는 70k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성능을 향상시켜 1989년에 실전배치한 2세대 OTR-21의 사거리는 120∼140km로 늘어났다. 이런 정보를 알고 있는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이 1세대 OTR-21을 역설계하여 화성-11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화성-11의 성능을 2세대 OTR-21만큼 향상시켰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화성-11의 사거리를 120∼140km라고 하였던 것이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사이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는 화성-11의 사거리를 가장 짧게 추정하여 120km라고 하였고, 또 다른 군사전문 웹사이트 ‘미사일 위협(Missile Threat)’은 화성-11의 사거리를 그보다 조금 더 길게 추정하여 160km라고 하였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미사일 위협’의 추정자료가 아니라 ‘글로벌 씨큐리티’의 추정자료를 인용하여 화성-11의 사거리를 120km라고 보도하였으며, 그에 따라 남측에는 화성-11의 사거리가 120km로 잘못 알려졌다.

그런데 러시아가 1990년대에 실전배치한 3세대 OTR-21의 사거리는 185km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이 OTR-21을 모방하여 화성-11을 만들었다고 추정하면서도, 사거리가 185km가 되는 3세대 OTR-21을 모방하였다고는 말하지 않고, 그보다 한 급 낮춰 2세대 OTR-21을 모방하였다는 식으로 과소평가하였다.

북이 OTR-21을 모방하여 화성-11을 만들었다는 모조품설은 ‘글로벌 씨큐리티’에 게시된 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자료에 따르면, 1996년에 시리아의 미사일기술자들이 두 주간 동안 방북하면서 OTR-21을 북에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서술하였고, 북이 시리아로부터 제공받은 OTR-21을 분해하고 역설계하여 화성-11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서술하였다.

그러나 아래의 정보를 읽어보면,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언급한 위의 모조품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자료에 따르면, 북이 화성-11을 시험발사한 때는 2004년이고, 생산한 때는 2006년이고, 실전배치한 때는 2008년이다. 그렇다면 북은 시리아에서 OTR-21을 제공받은 1996년으로부터 8년이 지난 뒤에 화성-11을 시험발사한 것이므로 OTR-21을 역설계하여 모조품을 만들기까지 무려 8년이나 걸린 셈이다.

한국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2012년 4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북에서 미사일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전문인력은 10,000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처럼 방대한 전문인력이 만든 중거리미사일 화성-10을 1993년에 시험발사하였고, 1994년에는 초정밀타격미사일인 화성-9를 시험발사한 북이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기간에 단거리미사일 모조품을 8년이나 걸려 만들었다는 추론은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엉터리다. 모조품설이 억측과 편견이 빚어낸 엉터리 추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화성-11이 OTR-21 모조품이 아니라 북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역설적 논거로 된다. 

북의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에 나올 만한 화성-9와 화성-11 

북은 6.25전쟁의 3년을 ‘조국통일대전’의 3일로 대폭 축소하는 전쟁시나리오를 준비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전쟁기간을 3년에서 3일로 축소하여 ‘조국통일대전’을 단숨에 끝내야 전쟁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그렇게 전쟁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반도 통일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사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가 전쟁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인민군에게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는 전쟁소설이 아니라 실제작전이다.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를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병원치료에 비유하면 전신마취와 환부수술을 한꺼번에, 단숨에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의사가 중환자를 수술하려면 긴 시간에 걸쳐 전신마취와 환부수술을 해야 하지만, 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비결은 전신마취와 환부수술을 한꺼번에, 단숨에 실행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를 예상하면, 남측의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 전산망을 전면마비상태에 빠뜨리는 순간 한미연합군기지들을 초정밀타격으로 동시에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전쟁이 과연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화성-9와 화성-11을 실전배치하였으므로, 초단기속결전은 전쟁소설이 아니라 실제작전으로 될 수 있다.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화성-9 탄두부 꼭지의 타격신관 부위를 화성 계열의 다른 미사일들이 붉은 색으로 칠한 것과 달리 검은 색으로 칠한 것은 화성-9가 남측의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 전산망을 찰나에 암흑 속에 빠뜨릴 전자기파탄두(EMP warhead)를 장착하였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탄이 공중에서 터질 때나 전자기파탄이 공중에서 터질 때 모두 전자기파가 방출되지만, 전자기파탄은 핵탄과 전혀 다르다. 전자기파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면 전자기파 파장이 최고점에 이르는 시간이 핵탄이 폭발할 때 걸리는 시간보다 짧으므로, 핵탄폭발보다 훨씬 더 강한 에너지가 방출된다. 그래서 방호시설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핵탄폭발에서 방출되는 주파수는 분석할 수 있지만, 전자기파탄 폭발에서 방출되는 주파수를 분석하는 기술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개발하지 못했으므로, 전자기파를 막아낼 방호시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2010년 10월 22일 방위사업청이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군이 건설한 모든 방호시설은 핵탄폭발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만 막을 수 있을 뿐이고 전자기파탄 폭발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는 막지 못한다. 이런 맥락을 보면, 한국군의 주요군사시설 221개소와 야전방호설비 4,654대는 인민군의 전자기파탄에 완전히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다.

전시에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전자기파탄두를 장착한 화성-9 한 발을 남측 중앙부의 50km 고공으로 쏘아 올려 폭발시키면, 공중폭발원점으로부터 반경 100km 안에 있는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 전산망이 완파된다. 전산망이 그처럼 취약한 것인데도 한국군은 전산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망중심전(network-centric warfare)’이라는 군사교리에 집착하고 있다. 원래 망중심전 교리는 미국군 합참본부가 1996년에 내놓은 것인데, 한국군이 그것을 따라하는 것은 패전으로 전락하는 지름길이다.

전시에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전자기파탄두를 장착한 화성-9를 발사하여 남측의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 전산망을 완파하는 것으로 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의 두 번째 임무는 초정밀타격능력을 지닌 미사일로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기습타격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피습위험을 느낀 한미연합군은 북의 미사일 기습타격으로부터 살아남는 생존방도를 강구하였다. 그들의 생존술은 강력한 방호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강력한 방호시설로 건설된 군사기지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서울 용산구의 국방부 전쟁지휘소, 서울 관악구의 남태령 전쟁지휘소,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청계산 전쟁지휘소, 충청남도 계룡시 신도안면의 계룡산 전쟁지휘소, 경상북도 대구시 남구의 비파산 전쟁지휘소 등이다.

이 전쟁지휘소들은 산을 끼고 강력한 방호시설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북의 1세대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 화성-5로는 타격하기 힘들다. 전시에 북이 미사일로 위에 열거한 전쟁지휘소들을 타격하려면,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고성능 지대지단거리미사일이 있어야 한다. 그런 작전목적에 따라 북이 개발한 고성능 미사일이 <사진3>에서 보이는 화성-11이다. 실제로 화성-11은 GPS(위성항법체계)유도장치와 관성유도장치로 비행하기 때문에 초정밀타격이 가능하다. <로동신문> 2013년 3월 6일부에 서술된 “세상이 알지 못하는 우리식의 정밀핵타격수단”이 바로 화성-11인 것으로 생각된다.

▲ <사진3> 3축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11. 탄두부의 타격신관 부위에 도색된 붉은 색이 선명하다. 화성-11에는 위성항법체계유도장치와 관성유도장치가 이중으로 내장되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Koh Santepheap Daily), 한호석]


화성-11은 아직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어서 작전효과를 알 수 없지만, 러시아군이 두 차례 실전에서 사용한 OTR-21의 작전효과를 알아보면 화성-11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를테면, 1999년 10월 체첸전쟁에서 러시아군이 발사한 OTR-21은 당시 체첸반군이 점령하고 있었던 그로즈니(Grozny)시 중심가를 강타하였다. 또한 2008년 8월 그루지아-오세티아전쟁에서 러시아군은 고리(Gori)시의 타격목표들을 향해 OTR-21 15기 발사하여 전쟁지휘소를 파괴하였다.

러시아군이 OTR-21로 파괴한 전쟁지휘소는 위에 열거한 한국군 전쟁지휘소들 만큼 강한 방호력을 갖춘 기지가 아니다. 그래서 러시아군은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OTR-21 15기를 발사하여 그것을 파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전쟁지휘소들은 매우 강한 방호력을 갖추었으므로 북이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화성-11로는 파괴하기 힘들며, 따라서 전시에 북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1을 그곳에 쏠 것으로 보인다.

북에서 인민군의 기습타격에 대해 말할 때 “불벼락을 친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 데,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초정밀미사일인 화성-11이야말로 그런 표현에 어울리는 것으로 보인다. 북에서 왜 화성-11을 ‘작전로케트’라는 별칭으로 부르며, 미국 군부가 왜 화성-11을 ‘독사’라는 별칭으로 부르는지 알 수 있다. 

2013년 7월 25일 국방부가 국회에 보고한 ‘2014∼2018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한국군은 전시에 인민군 미사일을 요격할 미사일방어망 구축에 15조2,000억 원(140억 달러)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한다. 미국군의 미사일방어망이 30∼33분 동안 한반도 북부에서 미국 동북부로 날아가는 인민군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하는 판인데, 미사일방어망 관련기술에서 미국군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뒤떨어진 한국군이 한반도 상공을 2∼3분 동안 순식간에 종단비행하는 인민군 미사일을 막으려 한다는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린다. 실패로 끝나게 될 미사일방어망 구축에 국민의 혈세 140억 달러를 허비하지 말고,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이행을 위해 140억 달러를 쓰면 전쟁위험을 해소하고 평화통일로 나아갈 수 있다.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

내가 다섯 차례에 걸쳐 <자주민보>에 연재하는 무장장비관 견문록에서 마지막으로 서술해야 할 아주 중요한 대상이 있다. 전략로케트관 반구형 전시실에 실물이 전시된 화성-13이다. 미국 군부는 화성-13을 ‘KN-08’이라고 제멋대로 부른다.

지금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북이 ‘대포동’이라는 명칭의 장거리미사일 2종을 1990년대 후반에 생산하였다는 추론을 정설로 믿고 있다. 그 추론의 구체적인 내용은 탄두중량이 1,000∼1,500kg이고, 사거리가 1,500∼2,500km인 시제품 ‘대포동-1’을 1997년 또는 1998년에 만들었고, 탄두중량은 ‘대포동-1’과 똑같고 사거리만 4,000∼8,000km로 더 늘어난 시제품 ‘대포동-2’를 1999년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1998년 8월 24일 당시 미국군 합참의장 휴 쉘튼(H. Hugh Shelton)은 미국 연방상원의원 짐 인호프(Jim Inhofe)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이 앞으로 3년 뒤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그로부터 한 주간이 지난 8월 31일 북은 광명성 1호를 탑재한 위성운반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원래 ‘대포동미사일’ 추론을 제기한 사람은 북의 군사문제에 관한 집필활동을 오랫동안 계속해온 미국인 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디즈(Joseph S. Bermudez)다. 그는 1999년에 발표한 논문 ‘조선의 탄도미사일 개발사(A History of Ballistic Missile Development in the DPRK)’에서, 그리고 2000년에 발표한 논문 ‘북코리아의 장거리미사일(North Korea's Long-Range Missile)’에서 ‘대포동미사일’ 추론을 제기하였고, 그것이 서방의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정설처럼 공인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면서 파악한 정확한 정보에 따르면, 북에서는 ‘대포동’ 계열의 미사일을 만든 적이 없고 오직 화성 계열의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만 만들어온 것이 명백하게 실물로 입증되었다. 만일 버뮤디즈가 추정한 것처럼, 북이 정말로 ‘대포동미사일’을 만들었다면, 당연히 그것을 실전배치했어야 하는데,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에 ‘대포동미사일’이 실전배치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이 정설처럼 믿어온 버뮤디즈의 ‘대포동미사일’ 추론은 근거 없는 소문을 억지로 꿰어 맞춘 허상이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의 머릿속을 오랫동안 지배해온 ‘대포동미사일’의 허상은 <사진4>에서 보는 것처럼,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화성-13 6기가 등장함으로써 깨지고 말았다. 화성-13은 북이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실전배치한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화성-13을 세계 정상급이라고 하면 과대평가가 아니냐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보면, 과대평가가 아니라 실제평가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 <사진4>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세계 5대 핵강국으로 자처하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다섯 나라 가운데 지상배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세 나라 뿐이고, 그 중에서도 러시아와 중국이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였다. 미국에는 원통형 지하격납고(silo)에 집어넣은 대륙간탄도미사일밖에 없고, 자행발사대(TEL)에 탑재한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없다. 인도가 지금 개발하고 있는 사거리 10,000km 수준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애그니(Agni)-6’은 2018년이나 2019년에 가서야 실전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오늘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북, 러시아, 중국 세 나라밖에 없다.

러시아가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Topol)-M을 원통형 지하격납고에 실전배치하기 시작한 때는 1998년인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8년 6월에 가서야 <사진5>에서 보이는 토폴-M 자행발사대 9기를 실전배치하였다.

▲ <사진5> 러시아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Topol)-M. 화성-11과 같은 급의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russianmilitaryphotos), 한호석]


그런데 러시아가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을 탑재한 자행발사대 9기를 실전배치한 때로부터 4년이 지난 2012년 4월 15일 북은 화성-13을 탑재한 자행발사대 6기를 세상에 공개하였다. 북이 화성-13을 탑재한 자행발사대를 실전배치하기 시작한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으나, 그것의 실전배치시기를 2010년이라고 추정해도 러시아와의 시간적 격차는 불과 2년밖에 나지 않는다. 화성-13과 토폴-M은 모두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되었는데, 차이는 화성-13 자행발사대에는 원통형 발사관이 없고 토폴-M 자행발사대에는 원통형 발사관이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화성-13이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화성-13의 존재는 북이 미국, 러시아,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4대 핵강국임을 실물로 입증하였다.  

어두운 전시실 한복판에 수직으로 서 있는 화성-13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반구형 전시실에 들어서니, 조명도를 낮춰놓은 실내는 매우 어두웠다. “왜 이렇게 어두울까?” 거대한 반구형 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원통형 벽면에 인공별들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나는 그 어두운 전시실이 야간작전상황을 상정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핵타격미사일을 야간에 발사한다는 뜻인가?” 

▲ <사진6>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 반구형 전시실에 수직으로 세워진 여섯 기의 대형 미사일들. 실내 조명이 어두워 이 사진으로는 식별하기 힘들지만, 자세히 보면 사진 중간부에 반구형 천장의 둥그런 모양이 희미하게 보인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어두운 전시실 내부를 촬영한 사진이어서 피사체들이 뚜렷이 보이지는 않지만, <사진6>에서 보는 것처럼 전략로케트관 반구형 전시실 안에 전시된 여섯 기의 대형 미사일 실물들은 모두 수직으로 곧추세워졌다. 크기가 가장 큰 화성-13을 전시실 중앙부에 곧추세워 전시하였고, 그 주위를 돌아가면서 빙 둘러 화성-3, 화성-5, 화성-6, 화성-7, 화성-9도 곧추세워 전시하였다. 밤하늘을 형상한 반구형 천장을 향해 수직으로 서 있는 여섯 기의 대형 미사일들 속에 들어서서 미사일들을 올려다보노라니 불현듯 압도감이 밀려왔다. 

2013년 2월 9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화성-13은 왜 흰옷으로 갈아입었을까?’의 <아사히신붕> 보도기사를 인용한 대목에서 나는 동체가 흰색으로 도색되고, 그 동체 위에 화성-13이라고 쓰인 미사일 모형이 전략로케트관 한복판에 곧추세워져 전시되었다고 서술하였다. 그러나 이번에 현장에 가보니,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 동체가 흰색으로 도색되었다는 것, 화성-13 동체에 화성-13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는 것, 그리고 화성-13 모형을 전시하였다는 것은 모두 <아사히신붕>의 오보였다. 거기 전시된 화성-13은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과 똑같이 위장무늬로 도색되었고, 동체에 화성-13이라는 명칭이 아니라 고유번호가 쓰여 있었고, 모형이 아니라 실물이다. 

나는 고개를 들어 화성-13을 올려다보았다. 산화제와 연료를 채워 넣었을 때 무게가 약 47t이 되는 그 거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높이가 너무 높고 실내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천장 가까이 닿아 있는 탄두부가 잘 보이지 않았고, 동체 중간쯤에 ‘지지부’, ‘고정띠’라는 흰색 글씨가 적혀 있는 것이 보였다.

해설강사는 화성-13을 올려다보는 내게 “이것은 4단 로케트입니다”고 말했다. 이제껏 세상에는 화성-13이 3단 로켓으로 알려졌는데, 4단 로켓이라니 나는 잠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놀라는 내 표정을 재빨리 읽었는지, 총명한 그녀는 화성-13이 3단 추진부와 1단 전투부로 구성되었다는 추가설명을 덧붙였다. 북에서 탄두부를 전투부라고 부른다는 것을 나는 이번에 알았다. 

▲ <사진7>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 탄두부에는 이중원뿔형 재돌입체가 장착되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사진7>에서 보는 것처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의 탄두부에는 이중원뿔형 재돌입체(double-conic reentry vehicle)가 장착되었다. 그와 달리, 4축8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5와 화성-6의 탄두부에는 단순원뿔형 재돌입체(simple-conic RV)가 각각 장착되었고, 5축10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7의 탄두부에는 삼중원뿔형 재돌입체(triconic RV)가 장착되었다. 이중원뿔형 재돌입체는 단순원뿔형 재돌입체나 삼중원뿔형 재돌입체에 비해 우월한 기술적 특성을 지녔다. <사진8>에서 보는 것처럼, 이중원뿔형 재돌입체는 탄두의 질량중심점(center of mass)과 대기의 압력중심점(center of pressure)이 탄두 뒤쪽에 형성되었고, 두 중심점 사이의 거리가 서로 떨어져 있어서, 재돌입체가 타격목표를 향해 내리꽂히며 초고속 낙하비행을 할 때 탄두가 팽그르르 도는 현상을 방지하고 비행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 <사진8> 화성-13 탄두부에 장착된 이중원뿔형 재돌입체(NRV)는 탄두의 질량중심점과 대기의 압력중심점이 탄두 뒤쪽에 형성되고, 두 중심점 사이의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다른 원뿔형 재돌입체보다 우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Arms Contrl Wonk), 한호석]


나는 2013년 2월 9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글 ‘화성-13은 왜 흰옷으로 갈아입었을까?’에서 <아사히신붕> 보도기사를 인용하면서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의 탄길이가 26m이고, 탄지름이 2.4m이어서 천장높이보다 더 높기 때문에 탄두부를 떼어내고 동체만 전시하였다고 서술하였지만, 이번에 현장에 가보니 그것은 <아사히신붕>의 오보였다. 해설강사의 말에 따르면, 화성-13의 탄길이는 22m, 탄지름은 2m이며, 탄두부를 떼어내고 전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화성-13의 탄길이는 22m이고, 탄지름은 2m인데, 토폴-M의 탄길이는 22.71m이고 탄지름은 1.85m다. 이것은 화성-13과 토폴-M이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런데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자료를 보면, 화성-13의 탄길이가 17m이고, 탄지름이 1.3m인 것으로 쓰여 있는데, 그것은 미사일전문가라고 자처하는 독일인 마르쿠스 쉴러(Markus Schiller)와 로베르트 쉬무커(Robert H. Schmucker)의 왜곡자료를 분별없이 인용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쉴러와 쉬무커는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을 보고 ‘가짜 미사일’이라고 횡설수설하면서 왜곡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화성-13에 설치된 여섯 개의 로켓발동기

▲ <사진9>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2012년 4월 14일에 진행된 무장장비관 개관식 중에 전략로케트관에서 화성-13의 최하단부를 바라보고 있다. 화성-13 실물은 원형기단과 불수강 파이프 지지대 위에 올려져 전시되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사진9>는 2012년 4월 16일 북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유투브(YouTube)’에 올린 기록영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를 모시고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개관식 성대히 진행 주체101(2012). 4. 14.’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당시 전략로케트관을 돌아보던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V자형으로 설치된 굵은 불수강 파이프들을 두 손으로 잡고 위쪽을 올려다보고 있다.

나는 그 기록영화장면을 보았을 때,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무엇을 올려다보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번에 전략로케트관 반구형 전시실에 가서 알 수 있었다. 전시실 바닥에 그대로 곧추세워진 다른 미사일들과 달리, 불수강 파이프 여러 개를 V자형 지지대로 전시실 바닥에 설치한 커다란 원형기단 위에 화성-13이 전시된 것이다.

그 원형기단은 강화유리로 만들었다는데, 기단 안에 조명장치가 내장되어 화성-13의 최하단부를 밑에서 훤히 비춰주고 있었다. 지지대를 설치하고 원형기단 안에 조명장치를 내장한 것은, 관람자들이 화성-13의 최하단부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원형기단의 높이는 약 30cm이고, 불수강 파이프 지지대의 높이는 약 2.5m다.

나는 지지대 사이로 들어가 원형기단 위에 성큼 올라섰다. 화성-13의 최하단부 안쪽에 달려있는 또 다른 소형 조명등 두 개가 부분조명을 비춰주고 있었다. 조명광 속에 드러난 화성-13의 최하단부에는 커다란 나팔관처럼 생긴 로켓발동기 분사구(rocket engine nozzle)들과 그것을 서로 연결하는, 이름 모를 금속장치들이 정교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로켓발동기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심층정보까지 파악하지 못했지만, 중앙부에 커다란 로켓발동기 분사구 2개가 설치되고, 그 주위에 빙 둘러 그보다 크기가 작은 로켓발동기 분사구 4개가 설치된 것이 내 눈에 보였다. 화성-13의 강력한 추력(推力)은 바로 그 중심로켓발동기 2개와 보조로켓발동기 4개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화성-13 실물을 보지 못한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중심로켓발동기 4개와 보조로켓발동기가 4개가 설치되었을 것으로 제멋대로 상상하였지만, 그것은 빗나간 상상이다. 그들의 상상이 빗나간 까닭은, 북이 화성-13 1단 로켓을 새로 만들지 않고 미국 군부가 ‘로동-1’이라고 부르는 화성-7에 설치된 로켓발동기를 그대로 화성-13에 설치하였을 것이라고 잘못 추정하였기 때문이다. 1990년에 만든 화성-7의 로켓발동기를 15년 이상 지난 뒤에 그대로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한 것은, 북의 로켓제작기술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의 엉터리 상상이다.

화성-7 로켓발동기의 추력은 27t인데, 만일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추정한 것처럼, 화성-13에 27t급 로켓발동기를 4개나 설치하였다면, 그 추력이 108t이다. 그런데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추정한 것처럼, 3t 추력을 내는 보조로켓발동기 4개를 화성-13에 더 설치하였으므로, 화성-13의 총추력은 120t이나 되는 셈이다. 러시아군이 실전배치한 토폴-M의 추력은 100t인데,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3의 추력이 120t이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나는 화성-13에 35t급 중심로켓발동기 2개와 8t급 보조로켓발동기 4개가 설치되었다고 보고, 총추력을 102t으로 추정한다. 

6개의 로켓발동기 분사구에서 일제히 시뻘건 화염과 연기를 내뿜으며 창공으로 솟구치는 화성-13 발사장면의 상상이 내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쳐갈 때, 나는 저도 모르게 로켓발동기 분사구를 두 손으로 매만지고 있었다. 짜릿한 금속감촉이 손가락 끝에 전해졌다. 

그런 내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던 해설강사 김윤희 동무가 내게 말했다. 화성-13에는 서로 다른 형태와 크기의 각종 대갈못(rivet)이 수없이 들어갔는데, 그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갈못을 제각기 다른 치수와 형태에 맞춰 하나하나 정밀제작을 하였다는 것이다. 만일 고성능 컴퓨터로 정밀설계하고 컴퓨터수치제어(CNC)공작기계로 정밀제작하는 첨단기술이 없었다면, 화성-13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혹시 답변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해설강사에게 화성-13의 탄두중량과 사거리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지만, 그녀로부터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 화성-13의 탄두중량과 사거리를 추산하려면, 다른 나라가 만든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탄두중량과 사거리를 알아보면 될 것이다. 화성-13과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러시아군의 토폴-M인데, 그 탄두중량은 1,200kg이고, 사거리는 10,500∼11,000km이다. 그러므로 화성-13의 탄두중량도 1,200kg이고 사거리도 10,500∼11,000km에 이를 것이다.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의 고유번호 ㅈ100021618

화성-13과 같은 급인 토폴-M의 탄두부에 강력한 전략핵단두 한 발이 장착되었으므로, 화성-13의 탄두부에도 강력한 전략핵탄두 한 발이 장착된 것이 확실하다. 전시에 전략핵탄두 한 발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직격하면, 미국의 국가운명은 그걸로 끝이다. 함경북도 산악지대에 있는 지하갱도기지에서 워싱턴 중심부까지 직선거리는 10,580km이므로, 북은 처음부터 그 타격거리를 계산하여 화성-13을 설계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러시아군은 토폴-M을 실전배치하기 전에 네 차례 시험발사를 실시하였는데, 인민군은 화성-13의 시험발사를 생략하고 곧바로 실전배치하였다. 북은 시험발사과정을 생략하고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만큼 고도의 미사일제작기술을 보유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전문가 핸스 크리스텐슨(Hans M. Kristensen)이 2013년 5월 29일에 발표한 글에 인용된 미국 공군 지구타격사령부(AFGSC)의 정보자료에 따르면,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이 진짜 미사일이기는 하지만, 아직 실전배치되지 않았고, 앞으로 5년 안에 실전배치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고, 그와 달리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제임스 클래퍼(James R. Clapper)는 2013년 3월 12일 연방상원 정보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KN-08’(화성-13)이 “이미 실전배치를 위한 초기단계의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 군부 안에서 화성-13의 실전배치에 관해 자기들끼리도 서로 엇갈리는 소리를 늘어놓고 있음을 말해준다.

러시아군의 경우, 토폴-M 12기를 자행발사대에 탑재하였고, 원통형 지하격납고에 48기를 넣어두었으니, 모두 60기를 실전배치한 것이다. 그러면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에는 화성-13이 몇 기나 배치되었을까?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은 모두 6기다. <사진10>에서 보는 것처럼, 그 6기의 화성-13 동체들에는 901 또는 904로 시작하는 ㅈ901010418, ㅈ901010212, ㅈ904830215, ㅈ904830216, ㅈ904830218 같은 고유번호가 적혀 있다. 그와 달리, 화성-7 동체에는 30으로 시작하는 고유번호가 적혀 있고, 화성-10 동체에는 70으로 시작하는 고유번호가 적혀 있다. 그런데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 동체에는 ㅈ100021618이라는 고유번호가 적혀 있다. 이처럼 화성-13의 고유번호들 가운데 901, 904, 100으로 각각 시작하는 세 종류의 고유번호가 있는 것은, 화성-13을 실전배치한 세 개의 서로 다른 단위부대가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에 편성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901로 시작되는 고유번호의 화성-13을 배치한 부대, 904로 시작되는 고유번호의 화성-13을 배치한 부대, 그리고 100으로 시작되는 고유번호의 화성-13을 배치한 부대가 각각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사진10>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 동체에 쓰여진 904로 시작하는 고유번호.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 동체에 쓰여진 고유번호는 100으로 시작된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중국 언론 <환구망> 2013년 6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은 9개 여단 규모로 편성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전략로케트군 9개 여단 가운데는 901, 904, 100으로 시작되는 고유번호의 화성-13을 각각 배치한 3개 여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 전략로케트군은 1개 여단에 토폴-M을 10기씩 배치하였는데,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의 화성-13 배치상황도 그와 같다고 보면 3개 여단에 총 30기가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13이 30기라면, 갱도진지의 원통형 지하격납고에 들어있는 화성-13은 또 얼마나 되는지 알기 힘들다.

북미관계에서 전쟁위기가 극도로 격화되었던 2013년 봄에 북은 미국에게 “백두산혁명강군의 진짜 불맛이 어떤지를 보여주겠다”고 하면서 미국 본토를 화성-13으로 타격할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사진11>은  2013년 3월 29일 새벽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화성-13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 최후결전 핵타격작전을 검토하는 최고사령부 작전회의실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그 사진에 보이는 세계지도 위에 그려진 제1직격선은 미국 수도 워싱턴까지 그어져 있다. 당시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작전명령에 따라 화성-13 자행발사대들과 지하격납고들은 일제히 발사태세에 돌입하였고, 미국은 공포를 느꼈다.

▲ <사진11> 2013년 3월 29일 새벽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미국 본토를 화성-13으로 타격하는 최후결전 핵타격작전을 검토하는 최고사령부 작전회의 현장.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2013년 봄 북과 미국이 격하게 대립하였던 핵강국 대 핵강국의 대결상황에서 드러난 것은, 화성-13이 미국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고, 북에게는 ‘최후승리의 상징’이라는 사실이다. 북이 미국에게 핵군축회담을 제안하면서 세계의 비핵화를 언급한 까닭을 알 수 있다.(2013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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