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04

전투부대 불시검열 시작한 최고사령관

[한호석의 개벽예감] (52)
자주민보 2013년 03월 0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강력한 종심타격으로 개시될 ‘반미대결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전투부대들의 전투동원준비태세 검열을 시작하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북측 언론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하였다고 보도하였는데, 최근에는 군부대의 전투동원준비태세를 검열하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2013년 2월 22일부터 북측 언론보도양식에서 그런 변화가 나타났다. 변화의 실상은 이렇다.

2013년 2월 21일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군 제323군부대를 시찰하면서 쌍안경과 자동보총을 기념품으로 주고, 장병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군부대의 혁명사적교양실과 연혁실을 비롯한 각종 시설들을 시찰하였다. 현지 지휘관 영접, 기념품 하사, 장병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군부대 시설 시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존 시부터 북측 최고영도자의 전형적인 전선시찰방식이었다. 

그런데 2013년 2월 22일 북측 언론보도는 그런 전형적인 전선시찰방식에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려주었다. 그 날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군 제526대련합부대 관하 구분대의 실탄사격을 배합한 공격전술연습을 지도하였는데, 군부대 지휘관으로부터 훈련진행에 관한 보고를 받고, 훈련시작명령을 내렸으며, 훈련과정을 관찰한 다음 훈련에 대한 평가를 주고, 새로운 전투과업을 지시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투동원준비태세 검열은 훈련진행에 관한 보고 접수, 훈련시작 명령 하달, 훈련과정 관찰, 훈련에 대한 평가, 새로운 전투과업 지시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사전에 예고도 하지 않고 불시에 전투부대를 찾아가 전투동원준비태세를 검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2월 24일 포병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면서 “불의에 명령을 내리고 부대들의 싸움준비상태를 검열하고 있는데, 전체 장병들이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면서 최고사령관의 최후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오늘의 훈련을 통하여 다시금 확신하게 되였다”고 말하였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전투부대 불시검열은, ‘반미대결전’을 앞두고 전군의 실전능력과 임전태세를 집중적으로 검열하고 새로운 전투과업을 지시하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중요한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현지 명령에 따라 인민군 전투부대들이 실전을 방불한 공격전술을 연습하기 시작하였다는 사실이다. 인민군 전투부대들의 공격전술연습을 재구성하면 아래와 같이 전개되는 상황이 시야에 들어온다.

2013년 2월 25일 인민군 포병부대가 실탄사격연습을 실시하였다. 북측 언론보도를 보면, 인민군 포병부대가 방사포, 로켓포, 자주포, 견착식 로켓포 등을 총동원하여 적진을 집중포격하는 실전연습을 실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단거리 전술미사일 발사연습만 더하면, ‘반미대결전’ 종심타격을 위한 강력한 화력이 완성되는 것이다.

북의 종심타격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반미대결전’ 종심타격에서 중심은 방사포 화력이다. <조선일보> 2012년 2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북은 기존 240mm 방사포를 개량해 사거리를 100∼120km로 늘린 신형 방사포를 실전배치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100km가 넘는 장거리를 비행하여 목표를 타격하려면 관성항법장치(INS)나 위성항법장치(GPS)를 방사포탄 안에 내장해야 한다. 만일 그러한 항법장치가 없는 방사포탄을 100km 이상 먼 곳으로 쏘는 경우, 비행 중에 타격목표에서 너무 벗어나게 되어 사실상 무용지물로 된다.

기존 240mm 방사포를 개량하여 사거리를 100∼120km로 늘린 장거리 방사포를 실전배치하였다면, 그 신형 방사포는 당연히 항법장치를 내장한 첨단 방사포일 것이다. 북에서 최근 실전배치된 신형 첨단 방사포의 실체를 입증해주는 두 가지 영상자료에 눈길이 쏠린다.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한 인민군 240mm 방사포 발사장면을 찍은 사진을 확대해보면, 화염을 뿜으며 날아가는 방사포탄에 꼬리날개가 달려있는 것이 보인다. 꼬리날개가 달렸다는 것은 항법장치가 내장되었음을 뜻한다.

또한 북에서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인민군대를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정력적으로 지도’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기록영화를 보면, 신형 방사포 발사장면을 찍은 장면이 나온다. 영화장면에서는 신형 방사포 모습을 비춰주지 않았으나, 방사포탄이 거의 수평으로 날아가고, 발사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며, 파괴력이 매우 강하다. 방사포탄이 거의 수평으로 날아간 것은, 45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가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일부러 수평에 가까운 각도로 쏘아 사거리를 줄였음을 말해준다. 북이 외부에 전력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기록영화에서도 모습을 공개하지 않은 이 신형 방사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애 마지막 시기에 발사연습을 현지지도하였던 240mm 첨단방사포다.

미국이 항법장치를 내장한 첨단 다련장로켓포 개발사업을 끝낸 때가 불과 몇 해 전인데, 북은 항법장치를 내장한 첨단 방사포를 이미 실전배치하였고, 오늘은 그 방사포를 동원하여 ‘반미대결전’ 실전연습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북이 240mm 신형 방사포를 쏘면, 오산에 있는 미국군 공군기지와 평택에 있는 미국군 기지까지 초토화될 위험이 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인민군은 방사포를 비롯한 각종 화력을 총동원하여 주한미국군과 한국군 전방기지들을 집중타격하는 것과 동시에, 미사일부대들이 한국군 전쟁지휘부가 있는 충청남도 계룡대, 그리고 미국군 후방기지가 있는 군산, 대구, 왜관, 진해 등지를 전술미사일로 정밀타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거기에 더하여, 인민군 전자전부대들이 강력한 교란전파를 발사하여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각종 전자장비들을 마비시킬 것이다. 인민군이 교란전파를 발사하며 집중포격을 가하는 전투방식은 이미 연평도 포격전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바 있다. 이처럼 적진 후방 깊숙한 곳까지 일제히 타격하는 것을 종심타격이라 하다.

그러면 인민군의 종심타격을 방어할 수단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에게 있을까? 인민군 포병부대의 집중타격을 받으면, 당연히 주한미국군과 한국군도 포병무력을 총동원하여 반격에 나설 것이다.

그러나 불시선제타격과 교란전파공격이 한꺼번에 몰아치는 강력한 종심타격을 받는 경우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은 견고한 몇몇 지하방호시설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이며, 포병무력의 반격력도 거의 마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에게는 인민군의 강력한 종심타격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돌격나팔소리 울린 인민군 제526대련합부대 구분대

2013년 2월 21일 인민군 제526대련합부대 관하 구분대가 실탄사격을 배합한 공격전술연습을 실시하였는데, 이것은 보병부대가 적진을 점령하는 실전연습이다. 인민군 대련합부대 총병력은 40,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돌격나팔소리와 함께 각종 화력무기들이 일제사격의 불을 토했”고, “<적>참호들을 단숨에 타고앉아 쏘아올리는 신호탄들이 산발들마다에서 날아오르고 군인들이 통쾌하게 웨치는 승리의 만세소리가 메아리쳤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인민군 보병부대가 적진을 점령하는 실전연습을 실시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적진점령 실전연습이 야간에 실시되었다는 점이다. 북측 언론에 나온 현장보도사진들은 야간전투 연습장면을 찍은 것이었다. 야간전투는 인민군 보병부대가 가장 중시하는 전투방식이다. 만일 ‘반미대결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깊은 밤에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위의 보도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인민군 보병부대가 돌격나팔소리에 맞춰 일제사격을 가했다는 점과 적진을 점령한 뒤에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 군대들은 신호탄 발사에 맞춰 전투를 개시하는 게 일반적인데, 인민군은 돌격나팔 신호로 전투를 개시하고 신호탄 발사로 전투를 마감한다는 것이 위의 보도기사로 밝혀졌다.

다른 나라 군대들처럼 인민군도 야간전투를 개시할 때 신호탄을 밤하늘에 쏘아올리면 되는데, 왜 유별나게 돌격나팔소리를 진격신호로 울리는 것일까? 인민군이 돌격나팔소리를 진격신호로 울린다는 북측 언론보도를 읽으면서 옛날 전투장면을 연출한 영화장면을 상상하는 독자들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상상은 인민군의 ‘주체전법’이 무엇인지 몰라서 생겨나는 것이다. 인민군이 돌격나팔소리를 진격신호로 울리는 까닭은,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없는 전투상황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인민군은 다른 나라 군대들과 달리 야간전투에서 갱도전을 벌이기 때문에 신호탄 발사가 아니라 돌격나팔소리로 진격신호를 보내야 하는 것이다. 돌격나팔소리와 야간전투 갱도전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예측하기 힘든 충격과 공포의 전투상황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와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반미대결전 돌격명령’을 내리는 순간, 인민군 포병부대들이 위에서 언급한 막강한 화력으로 주한미국군과 한국군 전방부대들을 집중공격할 것이고, 인민군 전방보병부대들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 전방부대들의 반격을 피해 갱도에 들어갈 것이다.

갱도에 들어간 인민군 전방보병부대들의 전투임무는 많은 ‘이동갱도’를 통해 대거 남하하여 전방지역에 있는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기지들을 점령하는 것이다. 인민군 포병부대의 집중포격을 받고 전투력을 거의 상실한 ‘유생력량’을 제거하려는 인민군 보병부대 40,000명 병력이 점령목표 인근에 있는 야산까지 뚫어놓은 지하갱도에서 갑자기 밀려나와 돌격나팔소리를 밤하늘에 울리며 로켓포 집중타격과 야간기습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월 27일 남측 텔레비전방송에 출연한 탈북자의 발언에 따르면, 인민군 전방보병부대가 ‘이동갱도’를 통해 서울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두 시간이라고 한다. 군사분계선에서 서울 중심부까지 거리는 약 50km밖에 되지 않는다. 그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반미대결전’이 개전되기 두 시간 전에 ‘이동갱도’를 통해 서울에 도착하여 돌격명령을 대기하던 인민군 보병부대 40,000명 병력이 돌격나팔소리에 맞춰 북악산, 남산, 인왕산 등 사방에서 물밀듯이 서울 시내로 밀려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공인하는 것처럼, 북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갱도굴착기술로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갱도를 건설하였다. <월간조선> 2007년 4월호에 나온 탈북자들의 발언에 따르면, 인민군은 현지 측량을 하지 않고서도 정밀지도만 있으면 탱크가 다닐 만큼 큰 갱도를 굴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착암기를 동원하면 하루에 수 십m씩 굴진한다고 한다. 그런 굴진기술을 가졌으므로, 자동굴착기(TBM)를 동원하는 경우에는 갱도굴착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져 하루에 100여 m씩 굴진할 수 있게 된다. 남측 정부 관계당국의 정보를 인용한 <중앙일보> 2005년 5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북의 지하갱도시설의 총길이는 417km에 이르는 경부고속도로보다 훨씬 더 긴 547km라고 한다. 이것은 북의 ‘이동갱도’가 대전과 대구를 지나 부산까지 이어졌음을 암시하는 말이다. <워싱턴포스트> 2004년 5월 2일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전쟁 시기에 북베트남군이 굴착장비 없이 맨손으로 10여 년 동안 파낸 구치갱도(Cu Chi Tunnel)의 총길이가 241km 정도라는데, 북측 인민군이 자동굴착기를 동원하여 지난 40년 동안 계속 굴착하였으므로 이미 오래 전에 부산까지 도착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남측 각지에로 이어진 ‘이동갱도’에서 물밀듯이 쏟아져나온 인민군 보병부대 병력은 남측 각지의 발전시설, 통신시설, 원유저장시설, 항만, 공항, 교량들을 점령하고 전투를 단숨에 끝내려고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미그-21 비스와 프로펠러식 쌍엽기 AN-2가 날아다녔다

2013년 2월 22일에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명령을 받은 실전연습에서 불시검열을 받았다. 부대명칭은 언론보도에 공개되지 않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그-21 전투기를 동원한 전투비행대가 적진을 공중타격하는 실전연습과 비상이착륙훈련을 검열하였다. 

인민군은 2012년 5월부터 공군이라는 기존 명칭을 항공 및 반항공군이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바꾸었는데, 반항공무력을 이전보다 더 강화한 까닭에 그런 새로운 명칭을 쓰기 시작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특히 항공무력과 반항공무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나온 현장사진에는 비행장 활주로가 아니라 직선도로에서 비상이착륙을 연습하는 인민군 전투기들의 모습이 보인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투비행사들에게 비상상황이 발생하였음을 가상하여 ‘도로비행장’을 이용한 이착륙을 연습해보라고 명령하였고, 전투비행사들은 그 명령을 받고 “민첩하고 정확하게 (비상이착륙을) 수행하였다”고 한다. 그런 비상이착륙 연습은 북측 비행장 활주로가 적의 공격으로 파괴되었을 경우를 상정한 실전연습인 것으로 보인다. 

보도사진에 나온 은빛 동체에 삼각형 날개를 단 전투기가 미그-21 비스(bis)이다. 날렵하고 기동성이 뛰어난 미그-21 비스는 위력적인 단거리 요격기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은 미그-21 기종을 약 300기 보유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200기가 미그-21 비스다. 

2013년 2월 22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명령을 받은 인민군 제630대련합부대는 실전연습을 실시하며 불시검열을 받았다. 북측 언론에서는 항공륙전병의 공중강하훈련을 실시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항공륙전병이란 남측에서 쓰는 용어로 말하면 공수특전병력이며, 인민군 제630대련합부대는 특수전 부대로 알려진 ‘폭풍군단’인데, 남측 자료에 따르면, 약 120,000명에 이르는 특수전 병력을 25개 여단으로 편성한 최정예 군단이다. ‘폭풍군단’에 대해서는 2012년 2월 20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미국이 알지 못하는 북측의 ‘폭풍전력’’에서, 그리고 2012년 9월 24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북의 ‘조국통일대전’ 준비, 어디까지 왔나?’에서 자세히 논하였으므로, 여기서 재론하지 않는다.

이번에 보도된 현장사진들 가운데는 프로펠러식 쌍엽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강하하는 항공륙전병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도 있고, 쌍엽기들이 초저공으로 도로 위를 날아가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있다. 그 사진에 나온 프로펠러식 쌍엽기는 북이 자체로 생산하는 AN-2라는 기종이다. 보도기사를 읽어보면, 인민군 항공륙전려단이 공중침투기 AN-2에 탑승하여 적진에 공중강하하는 실전연습을 실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북이 AN-2를 동원한 공중강하 실전연습 장면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저녁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공중강하 실전연습에 참가한 부대장병들을 평양으로 불러 그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그것은 그 부대가 평양 인근에 주둔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폭풍군단’ 예하 3개 항공륙전려단들 가운데 평양 인근에 주둔하는 부대는 제38항공륙전려단이다. 1개 항공륙전려단 병력은 6,0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여 년 전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 등장했던 프로펠러식 쌍엽기와 현대전에 날아다니는 초음속 전투기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북이 프로펠러식 쌍엽기를 실전배치한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미국군이 공수특전단을 공중침투시키는 군용수송기 C-130J에는 전투병력 92명, 4륜 전투차량 험비(Humvee) 3대 또는 장갑차 1대를 싣는데 비해, 인민군이 항공륙전병을 공중강하시키는 군용쌍엽기 AN-2는 병력 12명밖에 싣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C-130J의 상승고도는 8.6km인데 비해, AN-2의 상승고도는 4.5km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군 군용수송기와 인민군의 공중침투기 사이의 물량적 격차가 너무 커 보인다.

지금 미국에서 AN-2 같은 프로펠러식 쌍엽기는 북미대륙 대평원의 초대형 농장에서 농약을 공중살포할 때 쓴다. 하지만 몸집이 큰 군용수송기 C-130J는 적의 지상요격 또는 공중요격을 피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반도처럼 전투종심이 짧은 전쟁구역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그와 달리, 지상물체를 스칠 듯이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AN-2는 적의 방공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갈 수 있으며, 직선도로나 골프장 같은 공간이면 어디에서나 간단히 이착륙할 수 있다.

<글로벌 씨큐리티>에 게재된 자료에 따르면, 북은 공중침투기 AN-2를 5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그 기종에는 여군 조종사들이 많이 배치되었다고 한다. 미국군 정찰위성들은 500대가 넘는 수많은 AN-2들이 주기된 항공기지를 포착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까닭은 AN-2가 각지의 지하기지들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북이 보유한 AN-2 500대로 항공륙전병 6,000명 이상을 한꺼번에 공중강하시킬 수 있다.

‘반미대결전’이 벌어지면, 항공륙전려단은 AN-2를 타고 신속히 남측 각지에 공중강하할 것이다. 2011년 6월 7일 한국군 육군교육사령부 전력부장 출신 이원승 예비역 준장은 인민군 특수전 병력이 남측 중요시설의 90% 이상에 침투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하지만 항공륙전려단은 남측 중요시설을 점령하는 임무보다는 주한미국군 28,000명과 재한미국인 100,000명을 포로로 붙잡는 특수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 2012년 3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은 ‘손들엇(Hands up)!’, ‘움직이면 쏜다(Don't move. You will be shot)!’ 같은 전투용 영어문장 100개를 무조건 암기하였다고 한다. 그런 줄도 모르고, 미국 군부는 2013년 3월 1일부터 시작하는 ‘독수리’ 북침전쟁연습에 미국군 병력 10,000여 명을 증파하였다.

물론 인민군 항공륙전려단만이 아니라 미국군과 한국군의 공수특전단도 공중침투작전을 수행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미국군 공수특전단이 대구 공군기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북의 ‘반미대결전’은 끝날 것으로 보이며, 한국군 공수특전단이 탄 병력 수송기는 인민군 반항공군의 조밀한 방공망에 걸려 격추될 것이다. 격추를 용케 피한 병력 수송기 몇 대가 적진 후방 상공에 이르러 공수특전병력을 투하하면, 로농적위군이 그들을 상대할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 2013년 2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함경남도 주민은 자기가 사는 함경남도 지역의 주요도로와 평야지대에 진지가 구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1개 진지는 은폐호 3개로 이루어졌는데, 각 은폐호는 마른 나뭇가지와 풀대로 엮은 덮개로 위장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함경남도 후방에 배치된 로농적위군이 한국군 공수특전단이 후방에 침투하는 상황에 대비하여 전투진지를 구축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다른 후방지역의 로농적위군도 그런 전투준비에 돌입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 주민은 “지금 여기는 내일이라도 당장 전쟁이 터질 것만 같은 숨 막히는 분위기”라고 말하였다. 

미국 농구선수단을 왜 평양에 불렀을까?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을 앞두고 ‘반미대결전’ 임전태세를 검열하는 긴장된 시각, 평양에서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인들로 구성된 농구선수단이 갑자기 평양에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평양에서 초청경기를 진행하였는데, 놀랍게도 김정은 제1위원장이 리설주 부인과 함께 경기장에 나와 관람하였고, 친선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미국 농구선수단에게 성대한 만찬까지 베풀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반미대결전’을 앞둔 엄중한 시기에 북이 ‘주적’으로 규정한 미국에서 농구선수단을 평양에 불러왔고, 인민군 전투부대들의 임전태세를 검열하는 바쁜 일정 중에도 틈을 내어 그들의 초청경기를 관람하였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성대한 만찬까지 베풀었으니, 놀라움은 더 커진다. 그 소식을 들은 워싱턴의 고위관리들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어리둥절하였을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해 무지한 내외 언론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 농구선수단을 평양에 불러들인 것을 보고 미국에게 무슨 ‘유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착각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의 판단력으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 농구선수단을 평양에 불러들인 다른 이유를 도무지 짐작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을 논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 농구선수단의 방북시점을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평양에서 초청경기를 진행한 날은 2013년 2월 28일이다. 미국이 바로 그 이튿날 3월 1일부터 방대한 규모의 북침전쟁연습인 ‘독수리’를 강행하겠다고 이미 발표하였고, 그로써 북미적대관계는 일촉즉발의 격돌상황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미국이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기 하루 전에, 더욱이 북이 자기의 국운을 건 ‘반미대결전’을 앞둔 엄중한 시기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적국의 운동선수들을 불러와 초청경기를 진행하게 하였으니, 이것이야말로 보통 사람이 생각조차 하기 힘든 기상천외한 사변이 아닌가! 미국 농구선수단 초청경기는, 그 어떤 강적의 전쟁책동도 격파할 담력과 배짱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있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처럼 강한 담력과 배짱으로 강적을 상대하는 지략을 펼치고 있다는 북측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둘째, 왜 하필 농구선수단을 초청했을까? 농구는 운동경기들 중에서 경기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경기종목이다. 숨 돌릴 사이 없는 공방전이 1초 단위로 계속되는 초고속 경기가 바로 농구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농구경기를 좋아하는 까닭은, 그 경기가 속도감과 박진감을 뿜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농구경기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강조하는 ‘단숨에 공격정신’에 부합하는 경기종목인 것이다. 2013년 2월 21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군 제526대련합부대 관하 구분대의 실탄사격을 배합한 야간전투 공격전술연습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일단 싸움이 일어나면 적들이 미처 숨 돌릴 새 없이 호되게 답새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는데, 농구경기야말로 그런 신속공격전법에 꼭 들어맞는 경기종목인 것이다.

셋째, 농구경기가 진행된 체육관에 마련된 주석단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국 농구선수단 대표를 옆자리에 앉히고 그와 통역 없이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이 <로동신문> 제1면에 실렸다. 북의 최고영도자가 공식석상에서 외국인과 통역 없이 영어로 대화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고, 그런 최고영도자의 모습을 세상에 보도한 것도 북의 건국 이래 처음 있는 놀라운 일이다. 그 보도사진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오바마 대통령은 ‘조선말’을 한 마디도 하지 못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통역 없이 미국인과 담화한다는 것을 보여준 그 보도사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국을 파악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북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대 군사전략가들이 인용하는 손자병법의 한 구절을 옮기면, “적을 알고 자기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것(知彼知己 百戰不殆)”이며, “적도 모르고 자기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진다(不知彼不知己 每戰必敗)”는 것이다. 북은 <로동신문>의 보도사진을 통해서 ‘반미대결전’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이며 누가 패자가 될 것인지를 암시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2013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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