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8

제4세대 전쟁론과 지뢰방호차량

<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231)
통일뉴스 2012년 10월 1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15년만에 다시 고개를 쳐든 제4세대 전쟁론
 
일반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4세대 전쟁론이 ‘인기품목’으로 유행되고 있다. 제4세대 전쟁론(Fourth-Generation War Theory)이란 무엇일까? 그 이론은 미국의 군사전문가 윌리엄 린드(William S. Lind)가 미국 해병대 및 육군 현역 장교들과 공동집필하여 1989년에 미국 해병대 군사이론지 <해병대 공보(Marine Corps Gazette)>에 발표한 논문 ‘제4세대로 변모하는 전쟁양상(The Changing Face of War: Into the Fouth Generation)’에서 처음 꺼내놓은 것인데, 그 때는 그 전쟁론이 ‘인기품목’으로 유행되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 해병대 대령 출신 군사전문가 토머스 헤임즈(Thomas X. Hammes)가 2004년에 미국 군사이론지 <무력 공보(Armed Forces Journal)>에 발표한 논문 ‘제4세대 전쟁: 힘을 겨루는 적들(4th-generation Warfare: Our Enemies Play to Their Strengths)’에서 제4세대 전쟁론을 다시 꺼내놓았다. 헤임즈가 제4세대 전쟁론을 15년 만에 다시 꺼내놓게 된 배경에는 미국이 2000년대에 들어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도발한 침략전쟁의 경험이 놓여 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논하는 제4세대 전쟁이란 반란진압전(counter-insurgency warfare), 테러진압전(counter-terrorist warfare), 비대칭전(asymmetric warfare), 비재래식전(unconventional warfare), 비정규전(irregular warfare), 유격전(guerrilla warfare) 등을 포괄하여 넓은 뜻으로 쓰는 개념인데, 그 가운데서도 특히 반란진압전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제4세대 전쟁을 반란진압전이라는 뜻으로 쓰는 까닭은, 미국군이 2001년 10월 7일 아프가니스탄에 쳐들어가 모하메드 오마르 정권을 붕괴시키고, 2003년 3월 20일 이라크에 쳐들어가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뒤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점령군을 공격하는 탈리반 반란(Taliban Insurgency)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이라크에서는 점령군을 공격하는 이라크 반란(Iraqi Insurgency)을 무력으로 진압해온 경험을 제4세대 전쟁론에 반영하였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제4세대 전쟁론이란 제국주의침략전쟁을 정권전복, 군사점령, 반란진압이라는 연속개념으로 설명하는 이론인 것이다. 최근 리비아에서 일어난 카다피 정권 전복사태와 시리아에서 일어난 아싸드 정권에 대한 반란사태는 제4세대 전쟁론에 대한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더욱 집중시켰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요즈음 ‘인기품목’으로 유행되는 제4세대 전쟁론은 어떤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을까?

미국이 방대한 침략무력을 동원하여 아프가니스탄의 모하메드 오마르 정권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2년 시차를 두고 각각 전복한 행위는 전쟁이지만, 그 두 정권이 전복된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일어난 폭력저항과 그에 대한 미국군의 무력진압은 전쟁이 아니다.

그 두 나라에서 일어난 저항집단의 급조폭발물(IED) 공격이나 저격은 외래점령군의 군사점령에 폭력적으로 저항하는 것이지 교전이 아니다. 또한 알 카에다 같은 국제테러단체가 미국을 상대로 폭력을 사용하는 행위도 테러이지 교전은 아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저항집단이나 알 카에다 같은 국제테러집단은 국제법상 교전단체(belligerent body)로 인정될 수 없다. 다른 한 편, 교전단체가 아닌 저항집단이나 테러단체에 대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는 것 역시 무력진압이지 교전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제4세대 전쟁론자들이 저항집단 및 테러단체의 폭력저항과 제국주의연합군의 무력진압 사이의 물리적 충돌을 교전으로 규정하고, 무력진압작전을 전쟁범주에 집어넣은 것은 논리가 아니라 억지다. 미국의 정권전복 무력침공은 국가와 국가가 교전을 벌인 전쟁이지만, 정권전복 이후의 무력진압은 국가와 저항집단이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이므로 전쟁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어떤 국가가 다른 국가 또는 교전단체를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상 전쟁으로 인정되지만, 어떤 국가가 저항집단 또한 테러단체를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상 전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국제법상 전쟁으로 인정되지 않는 무력행사는, 국가가 비국가집단을 상대로 저지르는 국가테러(state terrorism)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국가테러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처벌을 받아야 하는 반인륜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에 속한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 직후 제4세대 전쟁론을 다시 꺼내놓은 것은, 국제법상 전쟁으로 인정될 수 없는 미국군의 대민무력진압을 ‘제4세대 전쟁’으로 규정함으로써 미국군이 대민무력진압 중에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를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덮어버리려는 술책이다.

물론 미국이 추종국가들을 거느리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쳐들어간 침략행위 자체가 반인륜적 범죄에 속하는 것이므로, 제4세대 전쟁론은 미국이 저지른 침략전쟁을 합리화, 정당화하는 술책으로도 이용되고 있지만, 제4세대 전쟁론의 방점은 정권전복 이후에 장기간 지속된 무력진압 중에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를 덮어버리는 술책으로 더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관계에서 교호하는 제4세대 전쟁론과 대북전쟁론

이 땅의 군사전문가들이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의 제4세대 전쟁론을 앵무새처럼 복창하고 있으며, 남측 군부도 그들의 앵무새 복창소리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를테면,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육군교육사령부 지상전연구소, 한국국방정책학회, 한국국방연구원, 한국전략문제연구원 등이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제4세대 전쟁론을 앵무새처럼 복창하고 있다. 남측 군부도 거기에 장단을 맞추고 있는데, 2010년 6월 8일 육군본부가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개최한 ‘육군토론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 자리에서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 이상우는 기조연설을 통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비정규전, 특수전이라는 제4세대의 새로운 전쟁양상이 보편화하고 있다”고 하면서 인민군이 “장거리 투발수단에 장착한 대량살상무기로 전략중심지를 강타하고, 대규모 정규군으로 전선을 돌파해 전략적 목표를 신속히 점령하려는 ‘기동조우전’을 준비하고, 20만에 달하는 특수전력을 투입해 전국토를 전장화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위에 인용한 이상우 위원장의 발언에서 드러난 것처럼, 그들은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논하는 제4세대 전쟁론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앵무새처럼 복창소리만 높이고 있을 뿐이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제4세대 전쟁론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무작정 따라하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은 미국에서 나온 것이면 무엇이든지 미신처럼 떠받드는 친미극우성향이 빚어낸 서글픈 촌극이다.

미국에서 제4세대 전쟁론자들이 술책을 부리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 군부와 남측 군부가 제4세대 전쟁론을 자기들의 대북전쟁 작전계획에 도입하였다는 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 군부와 남측 군부는 만일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그 전쟁도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처럼 제4세대 전쟁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대북전쟁론에서 말하는 제4세대 전쟁양상이란 내란도발→무력침공→정권전복→군사점령→반란진압으로 이어지는 길고 복잡한 무력충돌양상을 뜻한다.

물론 그들의 대북전쟁론은 한반도 전쟁이 그러한 다섯 단계를 질서정연하게 밟아가며 단계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에 고정된 것은 아니다. 다섯 단계 중에 어느 단계는 뛰어넘을 수도 있고, 순서가 좀 바뀔 수도 있다고 보는 예측의 탄력성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대북전쟁론이 다섯 단계로 설정된 기본구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군이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정기적으로 벌이는 대규모 실전급 대북전쟁연습들인 ‘키 리졸브 군사훈련’이나 ‘을지 프리덤 가디언 군사훈련’은, 그들이 한반도의 제4세대 전쟁양상으로 예측하는, 내란도발→무력침공→정권전복→군사점령→반란진압으로 이어진 무력충돌을 준비하는 전쟁연습이라는 점이다.

미국 군부와 남측 군부가 대북전쟁론을 제4세대 전쟁론에 도입하였음을 말해주는 사례는, 2012년 7월 초 미국 군부가 이라크전쟁에서 썼던 지뢰방호차량(MRAP) 다섯 대를 미국으로 가져가 개보수한 다음 주한미국군에게 배정하였던 사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이 2007년부터 이라크전선에 배치한 지뢰방호차량은 지뢰, 급조폭발물, 저격으로부터 탑승병력을 보호하는 장갑전투차량이다. 미국 군부는 그 다섯 대의 지뢰방호차량을 2012년 8월에 실시한 ‘을지 프리덤 가디언’ 대북전쟁연습에 투입해 사용하면서 대북작전 적합성을 검토하였다.

지뢰방호차량의 대북작전 적합성을 실전 분위기 속에서 검토한 미국 군부는, 2012년 9월 26일 지뢰방호차량 78대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였고, 앞으로 300여 대를 더 들여와 배치할 것이다. 미국 군부가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는 지뢰방호차량은 아프가니스탄전선과 이라크전선에서 사용한 중고차량이다.

또한 미국 군부는 아프가니스탄전선과 아프가니스탄전선에서 사용한 지뢰방호차량 2,000대를 대당 85,000달러로 쳐서 한국군에 판매하였고, 한국군은 그 중고차량을 2014년부터 최전방 부대에 배치하게 된다. 미국 군부가 이처럼 주한미국군기지에 지뢰방호차량 400대를 배치하고, 한국군에게 2,000대를 판매하였으므로 중고품 지뢰방호차량 2,400대가 남측에 실전배치되는 것이다.


왜 지뢰방호차량 2,400대를 남측에 배치하려는 것일까?

미국군이 쓰는 지뢰방호차량은 아프가니스탄전선과 이라크전선에서 어떠한 작전효과를 가져왔을까? 그 두 전선에서 저항집단의 급조폭발물 도로매설과 저격으로 커다란 인명피해를 입은 미국군은 지뢰방호차량을 전선에 도입함으로써 인명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다른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뢰방호차량 밑바닥은 지뢰나 급조폭발물이 터질 때 피폭충격을 줄이기 위해 V자형으로 설계되었는데, 차체를 그처럼 아래가 좁고 위가 넓게 설계하였기 때문에 차량의 무게중심점이 윗쪽으로 이동하여 차량전복위험이 그만큼 더 커지고 말았다. 예컨대, 2007년 11월부터 2008년 6월 사이에 이라크전선에 배치된 지뢰방호차량 66대가 작전 중 사고를 당했는데, 그 가운데 40대가 당한 사고는 전복사고였으며, 차량이 전복되면서 수로에 쳐박히는 바람에 탑승병력 5명이 익사하는 대형사고도 일어났다.

지뢰방호차량은 조야하게 만든 급조폭발물 폭발에는 견딜 수 있지만, 폭발력이 대전차 지뢰만큼 강한 장갑관통폭탄(EFP)에는 견디지 못한다. 장갑관통폭탄이 터지면 지뢰방호차량은 완파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전선과 이라크전선에 지뢰방호차량을 투입한 이후, 그 두 전선에서 저항집단들이 장갑관통폭탄을 도로에 매설하기 시작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런데 장갑관통폭탄 같은 조야한 무기는 민간저항세력이나 만들어 쓰는 것이지, 북에서는 만들지 않고 만들 필요도 없다. 북은 대전차 미사일을 소련-러시아에 계속 수출해올 만큼 대전차 무기부문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하였다. 이를테면, 스웨덴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005년 6월 7일에 펴낸 ‘연감(Yearbook)’에 따르면, 북은 1976년부터 1995년까지 소련에 대전차 미사일 20,000기를 수출하였고, 1995년 이후에는 러시아에 대전차 미사일 3,250기를 수출하였다. 대전차 미사일부문 기술수준이 미국에 뒤지지 않는 러시아에게 북이 그처럼 막대한 분량의 대전차 미사일을 수출한 것은, 북의 대전차 미사일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북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대량생산하는 대전차 미사일을 ‘수성포’라 부르는데, 3인 1조로 편성된 보병들이 등짐처럼 지고 다니며 발사하거나, 장갑차에 탑재하여 발사하거나, 공격헬기에 탑재하여 공중에서 발사한다. 북의 ‘수성포’는 1970년대 후반에 생산되기 시작하였으므로, 지난 30년 동안 몇 차례 성능을 개량하여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전차 미사일로 되었다. 두꺼운 방호장갑을 두른 전차도 ‘수성포’ 한 방이면 파괴되므로, 방호장갑이 약한 지뢰방호차량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인민군은 지뢰방호차량을 파괴하기 위해 대전차 미사일을 쏘지 않고, 비유도무기인 견착식 대전차 로켓포를 쏠 것이다. 인민군이 보유한 견착식 대전차 로켓포 탄두에는 탠덤식 고폭탄두(tandem-charge high explosive warhead)가 장착되어 관통력이 매우 강하다. 2011년 9월 9일 평양에서 진행된 로농적위군 열병식을 보면, 현역인 인민군만이 아니라 예비역인 로농적위군도 견착식 대전차 로켓포로 무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지뢰방호차량은 견착식 대전차 로켓포 한 방이면 파괴된다. 이에 놀란 미국 군부는 견착식 대전차 로켓포를 이라크전선에 반입하는 경우 그 무기가 저항집단에게 넘어가 미국군 전차와 지뢰방호차량을 파괴할 위험을 생각해서 아예 반입하지 않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군부가 남측에 배치한 지뢰방호차량은 전쟁에서 쓸모가 없다. 산악지형이 발달하여 노면굴록이 심하고, 벼랑을 낀 도로가 많은 북의 지형에 전복위험이 큰 지뢰방호차량을 투입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한 일이고, 더욱이 견착식 대전차 로켓포로 무장한 인민군과 로농적위군을 상대하는 경우에 ‘무용지물’이 될 뿐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왜 지뢰방호차량 2,400대를 남측에 배치하려는 것일까? 두 가지 이유를 추적할 수 있다.

첫째, 미국군은 아프가니스탄전선과 이라크전선에서 철군하면서 막대한 분량의 재고품으로 남게 된 지뢰방호차량을 처리할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이 그 두 전선에 투입하기 위해 구입한 지뢰방호차량은 20,000대에 이른다. 미국은 지뢰방호차량 20,000대의 구입비로 485억 달러를 지출하였다. 지난 5-6년 동안 485억 달러나 쏟아부으며 20,000대나 구입한 지뢰방호차량을 이제와서 폐차장에 고철로 팔아넘길 수 없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진 미국 군부는 그것을 ‘중고무기 잘 사가는 단골손님’인 남측 군부에게 무려 2,000대나 팔아먹었다. 남측 군부는 전쟁에서 쓸모가 없는 중고품 지뢰방호차량 2,000대를 1억7,000만 달러를 주고 미국에서 사오는 것이다.

둘째, 미국의 대북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29’는 북에서 내란을 일으켜 정권을 전복시키고 북을 무력으로 침공하여 점령한 다음, 점령군을 공격하는 북의 ‘반란’을 무력으로 진압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작전계획 5029’에 따르면, 북의 정권을 전복한 이후에 점령군은 ‘안정화군(stabilization force)’으로 변신하고, 안정화군을 공격하는 북의 ‘반란’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작전은 ‘안정화작전(stabilization operation)으로 된다.

미국이 ‘작전계획 5029’를 작성해놓고 미국군과 한국군을 동원하여 실전연습을 계속해온 것은, 제4세대 전쟁론에서 말하는 ‘반란진압전’이 북에서도 전개되리라고 예상하였음을 말해준다. 미국이 이처럼 아프가니스탄전선과 이라크전선에서 있었던 반란진압전이 북에서 ‘안정화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전개되리라고 예상하고 있으므로, 지뢰방호차량 2,400대를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고, 한국군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지뢰방호차량은 미국 대도시들에서 필요할 것이다

미국의 지뢰방호차량 대남배치 및 대남판매는 헛수고다. 왜냐하면 미국의 대북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29’가 허구와 오판으로 가득찬 실패작이기 때문이다. ‘작전계획 5029’는 인민군과 로농적위군을 사담 후세인 정권이나 모하메드 오마르 정권의 ‘약골군대’들과 혼동한 치명적 오판에 의거한 것이므로, 허구로 될 수밖에 없다.

1994년 5월과 6월 북미관계가 전쟁 직전 상태까지 밀려갔을 때 미국 군부가 추산한 한반도 전쟁피해에 따르면, 미국인 사망자가 최소 80,000명에서 최대 100,000명에 이르고 미국군 사상자는 52,000명, 한국군 사상자는 490,000명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18년 전 미국 군부의 추산에 지나지 않지만, 지난 18년 동안 질적 발전을 거듭해온 북의 군사력을 생각하지 않고 그들의 일방적인 추산을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한반도 전쟁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대전’으로 되리라는 것이 분명하다.

북에서 나온 군사관련 언론보도를 분석하면, 인민군과 로농적위군은 실로 방대한 규모의 각종 재래식 무기 및 군사장비로 무장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나라 군대가 갖지 못했거나 불충분하게 보유한 대량파괴무기, 집중타격수단, 신속기동수단, 기습침투장비, 무인작전기, 야간전투장비, 전자전장비, 반항공타격수단, 지하방호시설 등을 각 종류별로 전선 전반에 집중배비함으로써 매우 강력한 공격력을 유지하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정신무장수준과 훈련수준도 다른 나라 군대들보다 훨씬 더 높다. 그들은 ‘수령결사옹위’와 ‘조국결사수호’를 위해 ‘총폭탄정신’과 ‘자폭정신’으로 무장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주체전법’을 계속 연마해왔다.

북의 인민군과 로농적위군은 ‘조국통일대전 작전계획’을 세워놓고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최후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단순히 기다리는 게 아니라, 조국통일대전에서 전개할 ‘주체전법’을 연마해오면서 최후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유투브(You Tube)>에 게시된 북측 영화 ‘고요한 전방’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민군 기본전투단위인 중대에 공격명령을 내리면 10분만에 전투에 돌입할 수 있도록 맹렬히 훈련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최후 공격명령을 내리면 인민군은 현재 위치에서 10분만에 총공격을 개시할 것이다. 2012년 8월 27일 인민군 제318군부대를 시찰한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지휘관들에게 부대 안의 장병들이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면서 최고사령관의 최후 공격명령을 기다리라고 지시하”였으며, “조국통일대전의 날이 멀지 않았으니 싸움준비에 계속 큰 힘을 넣으라고 당부”하였다.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김종하 교수는 2012년 2월 9일 <아시아경제>기사에서 인민군이 보유한 공격력을 ‘복합적 군사위협(hybrid military threat)’이라고 표현하였다. 인민군의 강력한 기습타격력, 돌파공격력, 연속타격력, 거점파괴력을 그런 말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김종하 교수는 “지금 당장 북한이 휴전선을 통해 기습공격을 감행할 경우, 현재의 한국군 보병전력으로는 즉시적인 대응 및 반격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어렵다. 이는 절대 과장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인민군의 총공격으로 한국군 방어선이 무너진다는 뜻이다.

2012년 10월 9일에 발표된 북측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은 “전략로케트군을 비롯한 우리의 백두산 혁명강군이 괴뢰들의 본거지 뿐 아니라 신성한 우리 조국땅을 강점하고 있는 미제침략군기지들은 물론 일본과 괌도, 나아가서 미국 본토까지 명중타격권에 넣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숨기지 않는다. (줄임) 세상이 알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진짜 전쟁맛을 보여주자는 것이 우리 군대와 인민의 철의 의지”라고 밝혔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최고사령관의 최후 공격명령을 기다리는 인민군과 로농적위군의 조국통일대전은 세상이 알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진짜 전쟁’인 것이다.

‘진짜 전쟁’ 준비를 마친 북의 전쟁수행력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맥없이 무너진 사담 후세인 정권이나 모하메드 오마르 정권의 허약하기 이를 데 없는 전쟁수행력에 비교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아마도 미국은 북과의 ‘진짜 전쟁’에서 참패를 당한 직후 미국 대도시들에서 일어날 도시빈민의 약탈과 방화에 대처하기 위해 지뢰방호차량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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