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7

미국 육군장관 맥휴즈의 비공개 전선시찰

<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224)
통일뉴스 2012년 08월 27일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군사훈련이 아니라 전쟁연습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2012년 8월 20일에 시작된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라는 작전명칭을 가진 대북전쟁연습이 이 글을 집필하고 있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대북전쟁연습은 오는 8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주한미국군사령부 2012년 8월 21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 본토 및 태평양 여러 지역에서 한반도 전선으로 수송된 병력 약 3,000명을 포함하여 30,000명 이상의 미국군 병력이 올해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 동원되었다. 장거리 수송작전으로 한반도 전선에 출동한 미국군 병력 약 3,000명은, 주한미국군사령부 2012년 8월 20일 보도자료에 인용된 제8군 부사령관 월터 골든(Walter M. Golden)의 말에 따르면, “현역과 예비역 및 주방위군 병력”이다.

그런데도 미국 군부는 이제껏 그렇게 해온 것처럼 올해도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 “방어적 성격의 연례훈련”이라고 주장하였다. 만일 미국 군부가 30,000명 병력을 미국 본토에서 동원하였다면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현역과 주방위군은 물론이고 예비역까지 동원하고, 게다가 장거리 수송작전으로 태평양을 건너 적진 바로 앞에까지 나아가서 대규모 공격전을 열흘 동안이나 맹렬히 연습하면서 무슨 방어적 성격의 훈련을 운운하는 것은 거짓말 중의 거짓말이다. 그 거짓말을 뒤집어보면,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야말로 미국의 대북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29’는 말할 것도 없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공개 대북전쟁계획들까지 종합적으로 연습하는 침략적 성격의 전쟁연습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훈련(training)과 연습(exercise)의 차이를 지적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군사학에서 말하는 훈련이란 어떤 군사단위가 자기의 전략전술을 숙달하는 군사활동을 뜻하고, 연습이란 어떤 군사단위가 자기의 전쟁계획과 군사교리에 따라 실전과 유사하게 시행하는 군사활동을 뜻한다. 훈련과 연습을 이처럼 구분하면,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 군사훈련을 넘어선 전쟁연습이라는 사실이 자명하게 드러난다.

미국군 홍보국(AFPS) 2012년 8월 24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주한미국군사령관 제임스 서먼(James D. Thurman)은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 “현실적인 시나리오에 바탕을 두고, 범정부 차원에서 수행할 중요한 임무를 훈련”는 것이라고 언급하였으며, 다른 주한미국군 지휘관들은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서 군사지휘관들이 작전기획, 작전지휘 및 통제, 군사정보활동, 군수지원을 훈련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 보도자료에서는 훈련과 연습을 혼동하여 ‘을지 프리덤 가디언’을 군사훈련이라고 서술하였지만, 그들의 말에서 명백히 드러난 것처럼 그것은 군사훈련이 아니라 명백한 전쟁연습이다.

미국 군부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 침략적 대북전쟁연습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전쟁연습상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 군사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공개를 피하는 측면도 물론 있지만, 다른 대북전쟁연습은 취재진에게 형식적으로나마 극히 일부 상황을 공개하였으면서도 올해 ‘을지 프리덤 가디언’은 철저한 보도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처럼 철저한 보도통제를 시행하는 바람에 이 땅의 대중들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침략적 대북전쟁연습이 실시되고 있는지 마는지 너무 무관심하다.


미국의 우주정찰위성과 대북전쟁연습

미국 공군은 8억2,300만 달러를 들여 개발한 우주거점 우주정찰위성(SBSSS)이 2012년 8월 20일 마침내 정상가동을 개시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미국에 하나밖에 없고, 따라서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그 최신형 위성은 지상을 정찰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궤도를 정찰하는 특수위성이다. 미국은 이 특수위성을 가동함으로써 ‘우주거점 우주정찰체계(Space Based Space Surveillance System)’를 수립하고 우주작전능력을 더욱 강화하였다.

우주거점 우주정찰위성은 지구궤도를 정찰하면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군사작전을 지원한다고 한다. 구체적인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우 강력한 성능을 지닌 특수정찰위성인 것으로 보인다.

우주거점 우주정찰위성은 원래 2010년 9월 25일에 발사되었는데, 근 2년 동안 지구궤도를 돌다가 이제서야 정상가동을 개시하였다. 미국 공군은 그 위성을 발사하여 지구궤도에 올려놓고 나서도 약간의 기술적 결함을 바로잡으며 정상가동을 준비하는 바람에 2년이 지난 2012년 8월 20일에 가서야 정상가동을 개시하였다고 밝혔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다.

지구궤도를 도는 우주거점 우주정찰위성이 정상가동을 개시한 날, 공교롭게도 이 땅에서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 대북전쟁연습이 시작되었다. 미국이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특수정찰위성의 정상가동과 세계 최대 규모의 전쟁연습을 같은 날 시작한 것은 우연한 일이었을까? 우주거점 우주정찰위성 정상가동과 ‘을지 프리덤 가디언’ 시작이 시간적으로 일치한 것은, 미국이 이번 대북전쟁연습에 사상 처음으로 우주거점 우주정찰위성을 동원하였음을 말해준다. 그 내막은 아래와 같다.

<국방일보> 2012년 8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 예하 우주작전부장 앨런 레볼즈(Alan F. Rebholz)가 휘하 병력을 이끌고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 참가하여 한미 공군 우주협조팀을 구성하고 우주작전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태평양공군사령부 우주작전부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군기지(Los Angeles Air Force Base)에는 세계 각국에서 쏘아올린 수많은 위성들이 떠도는 지구궤도를 감시하고 적국의 위성공격에 대처하는 우주우세체계비행단(Space Superiority System Wing)이 배치되어 있는데, 태평양공군사령부 예하 우주작전부는 바로 그 우주우세체계비행단에 배속된 태평양지역 우주작전단위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태평양공군사령부 우주작전부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 참가하여 북측의 위성항법체계(GPS) 교란공격과 같은 위성체계공격에 대응하는 우주작전을 연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군이 한반도 전선에서 벌이는 그런 우주작전연습을 뒤집어보면, 인민군이 지상에서 미국의 통신위성과 정찰위성을 공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인민군의 위성공격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들의 레이저무기에 관한 단편적인 정보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신동아> 1994년 5월호에 실린 관련기사에 따르면,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직속 ‘710연구소’에서는 약 250명 연구원이 레이저무기를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레이저무기는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지만, 위성공격에 가장 적합한 무기다. 인민군이 이미 1990년 초반에 250명 고급두뇌를 동원하여 레이저무기 개발사업을 추진하였으니, 그로부터 근 20년이 지난 오늘 인민군이 레이저무기 개발능력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서 드러난 미국의 우주작전연습은 태평양공군사령부 우주작전부를 참가시킨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미국 콜로라도주 피터슨 공군기지(Peterson Air Force Base)에 배치된 제3육군우주지원단(Army Space Support Team 3)도 참가시켰다. 제3육군우주지원단은 우주군 기능강화와 우주통제를 담당하는 미국 육군 우주 및 미사일방어사령부 겸 육군전략군사령부 예하 부대다. 제3육군우주지원단은 감시, 정보, 정찰, 지형분석, 환경점검, 우주자산활용에 특수위성체계를 사용한다. 이번에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 참가한 제3육군우주지원단은 북측의 미사일공격에 대처하는 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하는 연습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을지 프리덤 가디언’에서 미국 공군과 육군이 그처럼 우주작전을 실전상황과 똑같이 연습한 것은 미국군이 인민군과의 대결에서 우주작전능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미국은 북측과의 군사대치상태를 우주작전분야로까지 넓혀놓은 것이다. 북측의 ‘선군혁명’과 미국의 전쟁전략 사이에 형성된 첨예한 대치전선은 거의 무한대로 확장되는 듯하다.


미국 육군장관은 왜 비공개 전선시찰을 하였을까?

소문도 없이 남측을 방문한 미국 육군장관(Secretary of the U.S. Army) 존 맥휴즈(John McHugh)가 ‘을지 프리덤 가디언’ 직전에 비공개 전선시찰을 하고 돌아갔다. 언론 취재망을 피해 전선을 시찰하고 돌아간 육군장관 맥휴즈의 비공개 행각은, 미국 육군 홍보국(ANS) 2012년 8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맥휴즈는 2009년 9월 21일에 제21대 육군장관에 임명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하원의원으로 재직하였다. 현역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이 임명되는 육군장관직은 군정권을 행사하는 직책이다. 군령권은 육군사령관이 행사한다.

‘을지 프리덤 가디언’이 임박한 시점에, 미국 육군장관이 한반도 전선을 시찰하고 대북전쟁연습 준비상황을 점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의 비공개 전선시찰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전선시찰과 대북전쟁연습 준비상황 점검을 마친 육군장관 맥휴즈는 2012년 8월 20일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육군사령부로 곧장 이동하여 태평양육군사령부 부사령관 로저 매튜스(Roger Mathews)를 만나 태평양지역의 지상군 작전상황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육군장관 맥휴즈와 부사령관 매튜스의 회담에서는 “태평양지역에서 우리의 새로운 전략적 재균형(new strategic rebalancing)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밝혔다. 그가 남긴 그 한 마디 말만 가지고서는 그의 비공개 시찰이 무엇을 뜻하는지 밝혀내기 힘들다. 다른 정보를 첨부하여 그 내막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육군장관 맥휴즈가 올해 들어 시행한 군사행정에 관한 보도자료들 가운데는, 2012년 1월 23일에 그가 ‘일반명령 2012년 제2호’를 하달하였다는 보도자료가 눈길을 끈다. 그 명령서의 내용은 제8군사령부를 작전급 야전군본부로 지명한다는 것이었다. 원래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 제8군사령부는 작전통제권이 없고 행정권만 있는 구성군사령부였는데, 올해 1월 23일부터 야전사령부로 전환된 것이다. 미국 군부가 제8군사령부를 행정사령부에서 야전사령부로 전환시킨 것은, 주한미국군 육군과 한국군 육군에 대한 연합작전통제권을 그 사령부에 맡겼다는 뜻이다. 이로써 주한미국군 육군과 한국군 육군은 제8군사령관 존 존슨(John D. John)의 휘하로 들어가 그의 작전통제를 받게 되었다.

미국 군부가 제8군사령부를 행정사령부에서 야전사령부로 전환시킨 것은, 2012년 1월 5일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가 이례적으로 참석한 가운데, 국방장관 리언 패내타(Leon E. Panetta)와 합참의장 마틴 뎀프시(Martin E. Dempsey)가 미국 언론에 공개한 ‘방위전략지침(Defense Strategic Guidance)’에 따른 개편조치다. 여기서 말하는 ‘방위전략지침’이란 <미국의 세계 영도력 유지: 21세기 방위를 위한 우선순위(Sustaining U.S. Global Leadership: Priorities for 21st Century Defence)>라는 제목의 8쪽짜리 문건에 담긴 것이다.
 
이 문건에 담긴 ‘방위전략지침’에 대해서는 2012년 3월 26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두 개의 전쟁전략 폐기와 미국의 군사패권’에서 자세히 논하였다. 나는 그 글에서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방침을 해설하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장기화된 반란진압전에 재래식 지상군과 해병대 병력을 투입하는 것 대신에, 반테러 비정규전(counterterrorism irregular war)에 적합한 맞춤형 전력에 더 집중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한 <워싱턴 포스트> 2012년 1월 5일 보도기사를 인용한 바 있다.

위의 정보를 종합하면, 미국 군부가 기존 전력을 반테러 비정규전에 적합한 맞춤형 전력으로 재편하는 ‘방위전략지침’에 따라 제8군사령부를 행정사령부에서 야전사령부로 전환시켰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땅에 주둔하는 제8군은 이른바 ‘반테러 비정규전’에 적합한 작전단위로 전환된 것이다.

그런데 미국 군부가 말하는 ‘반테러 비정규전’이란 적국에 침투하여 테러를 자행하고 급변사태를 일으켜 정권을 전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무력침공작전이다. 그런 새로운 형태의 무력침공작전을 정밀한 전쟁계획으로 작성해놓은 것이 바로 ‘작전계획 5029(Operation Plan 5029)’다.

미국은 대북테러로 급변사태를 일으켜 북측 정권을 전복하려는 ‘작전계획 5029’를 작성해놓고, 제8군을 그 대북전쟁계획을 실행에 옮길 작전단위로 개편한 다음, 야전군사령부로 전환된 제8군사령부가 작전통제하는 대북전쟁연습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을 지금 강행하는 중이다. 얼마 전 리비아에서 테러와 급변사태를 일으켜 카다피 정권을 전복하였고, 지금은 시리아에서 아싸드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반군’이라고 불리는 테러조직에게 자금과 무기를 대주며 끔찍스런 급변사태를 일으키고 있는 미국이 한국군은 물론 일본 자위대까지 이 땅에 끌어들이는 ‘작전계획 5029’를 실행에 옮길 야전사령부를 내세워 대북테러와 급변사태를 일으킬 실전급 전쟁연습을 강행하고 있으니, 이런 내막을 알게 되면 어찌 경악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테러와 급변사태를 일으킨 것도 성에 차지 않아, 이제는 일본 자위대까지 끌어들여 대북테러와 급변사태를 일으키려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미국이야말로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제국주의국가테러리즘(imperialist state terrorism)의 음험한 소굴이 아니면 무엇인가! 21세기에 들어와 국가테러리즘과 결합한 제국주의는 반미정권 또는 사회주의정권을 전복하려고 광분하면서 무력침공의 창끝을 한반도에 겨누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역사학자이며 언론인인 닉 터스(Nick Turse)가 2011년 8월 4일 발표한 글 ‘120개 나라에서 벌어지는 비밀전쟁 - 미국 국방부의 신흥권력집단(A Secret War in 120 Countries - The Pentagon's New Power Elite)’에 들어있는 충격적인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특수작전사령부(SOCOM) 예하에 배속된, “초법적인 살인납치 군사행동(extra-legal ‘kill/capture’ campaign)”을 전문으로 하는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는 “거의 산업규모의 반테러 살해기관(almost industrial-scale counterterrorism killing machine)”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부대는 해외 곳곳에 비밀감옥을 만들어놓고, 다른 나라의 반미저항자들을 ‘테러범’으로 낙인 찍어 납치, 구금, 고문을 일삼고 있을 뿐 아니라, “암살, 반테러습격, 장거리정찰, 정보분석, 외국군 훈련, 대량파괴무기 반확산작전” 등을 벌이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암살은 반미저항을 이끄는 지도급 인사를 암살하는 것이고, 반테러습격이란 반미저항조직을 습격한다는 뜻이고, 외국군 훈련이란 미국으로부터 자금과 무기를 받는 친미테러집단을 훈련시킨다는 뜻이고, 대량파괴무기 반확산작전이란 적국 정권의 전략무기를 탈취하거나 전략무기개발을 폭력으로 저지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극악무도한 살인집단에게 배정된 연간 예산은 2011년 9월 현재 63억 달러이며, 전 세계 120개 나라에 침투시킨 병력은 과거에 비해 네 배로 급증하였다. 닉 터스는 자기의 글에서, 그러한 특수작전을 지휘하는 야전사령부가 전 세계에 세 군데 배치되었는데, 남측, 독일, 하와이가 바로 그런 배치지역이라고 특정하였다.

닉 터스의 그런 지적은 제8군 예하에 주한미국군특수전여단이 배속되어 있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두 말할 나위 없이, 주한미국군특수전여단은 ‘작전계획 5029’에 따른 대북테러를 전문으로 하는 여단급 작전단위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제8군은 자기 예하에 배속된 제2보병사단(제1전투여단, 제210화력여단, 제2전투항공여단)의 전력증강보다 특수전여단의 전력증강에 더욱 힘쓰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미국의 ‘방위전략지침’에 따라, 한국군 육군을 작전통제하게 된 제8군사령관 존슨은 한국군 가운데 가장 강한 부대라는 제3군을 확실하게 통제하기 위한 군사협정을 체결하였다. 주한미국군사령부 2012년 6월 7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2년 6월 6일 제8군사령관 존슨이 한국군 제3군사령관 이홍기와 “역사적인 협정”을 체결하였다. 그 협정은 “급변사태 및 정전상태에 대처하는 (미국군 제8군과 한국군 제3군의) 연합작전능력을 높이고, 두 부대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하여 “결연관계를 맺고, 상호연합하여 실탄사격훈련 및 소단위훈련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작전계획 5029’의 핵심개념인 ‘급변사태 대처’라는 개념이 미국군 제8군과 한국군 제3군의 협정에 포함되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인민군에게 참패한 미국군 제8군

미국군 제8군은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44년 6월 10일에 창설되어 지금까지 68년 동안 존속해왔다. 68년 전 창설 당시 제8군은 ‘태평양의 전승자(Pacific Victors)’라는 제명(motto)를 내걸었지만, 그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패전경험이 있다. 제8군 68년사에 등장하는 패장 세 사람이 겪은 쓰라린 경험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찰스 스미스(Charles B. Smith)는 태평양전쟁이 계속되던 1942년 8월과 1943년 2월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서 일본군과 격전을 벌인 과달카날전투(Battle of Guadalcanal)에 대대장으로 참전한 경력을 비롯하여 태평양전쟁에서 가장 많은 실전경험을 쌓은 유능한 군사지휘관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6.25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는 제8군 예하 제24사단 사단장 월리엄 딘(William F. Dean)의 긴급명령에 따라 일본에서 C-54 수송기 여섯 대에 병력과 군사장비를 싣고 한반도 전선에 출전하였다. 전사에 나오는 스미스 기동부대(Task Force Smith)가 바로 그 부대다. 장맛비가 내리던 1950년 7월 5일 경기도 오산 북쪽 계선까지 올라간 스미스 기동부대는 남진하는 인민군과 첫 전투를 벌였다. 인민군과 미국군이 첫 지상전으로 격돌한 오산전투에서 스미스 기동부대는 순식간에 궤멸당했다.

스미스 기동부대가 궤멸당한 직후, 제8군 예하 제24사단은 충청남도 대전 일대에 견고한 방어진을 치고 버텼지만, 중무장 병력 9,000명으로 편성된 제24사단은 1950년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계속된 격렬한 대전전투에서 인민군에게 대패하여 992명이 전사하고, 228명이 부상당하고, 2,400명이 실종되었을 뿐 아니라, 제24사단 사단장인 육군 소장 윌리엄 딘마저 인민군에게 포로로 붙잡히고 말았다. 대전전투에서 생포된 딘은 1953년 9월 포로교환으로 미국에 돌아가는 패장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것만이 아니라, 제8군사령관 월튼 워커(Walton H. Walker)는 1950년 12월 23일 서울 북쪽에 전선시찰을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즉사하였다.

위의 역사적 사실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제8군은 미국 전쟁사에서 치욕스런 참패를 당한 패전부대다. 미국 군부는 그런 패전부대에게 ‘작전계획 5029’를 주어 대북테러와 급변사태를 일으키라고 명령한 것이다. 6.25 전쟁에서 당한 참패를 설욕하라는 뜻에서 그런 명령을 내린 듯하다.

그러나 미국 군부가 예상하는 설욕전은 치명적인 오판이다. 지난 60년 동안 ‘미제 원쑤 격멸’을 외치며 ‘조국통일대전’을 끊임없이 준비하여온 오늘의 인민군은 6.25 전쟁 시기의 인민군과는 비할 바 없이 강해진 군대다. 미국 군부가 제8군의 참혹한 패전경험을 잊고 대북전쟁연습을 강행하는 것은, ‘조국통일대전’을 위한 결전태세에 진입한 인민군의 전투의지를 더욱 자극하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동으로 보인다.

2012년 8월 25일 동부전선을 시찰하는 중에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은 8.25 경축연회에서 이렇게 연설하였다. “만약 적들이 신성한 우리의 령도와 령해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즉시적인 섬멸적 반타격을 안기고 전군이 산악같이 일떠서 조국통일대업을 성취하기 위한 전면적 반공격전에로 이행할 데 대한 명령을 전군에 하달하였으며 이를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수표하였습니다. 지금 이 시각 나의 명령을 받은 영용한 인민군 장병들은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의 무모한 전쟁도발책동에 대처하여 전투진지를 차지하고 적들과의 판가리결전을 위한 최후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작전계획서를 결재한 것은, 전군에 결전진입태세를 명령하였음을 뜻한다.

해마다 8월 25일이 오면, 북측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제105땅크사단을 시찰하는 것으로 ‘선군혁명령도’를 시작한 역사를 기념하는데, 바로 그 제105땅크사단이 오산전투와 대전전투에서 미국군 제8군 예하 제24사단을 궤멸시킨 부대다. 제8군은 자기 선배들이 겪은 참혹한 패전경험을 기억해야 하며, 제105땅크사단을 계속 자극하는 경거망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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