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7

세계를 뒤흔든 5일, 2020년을 뒤흔든다

[한호석의 개벽예감](376)
자주시보 2020년 01월 0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이 글은 2020년 새해를 맞아 재미통일학자 한호석 박사와 재일통일학자 강민화 박사가 전자우편을 통해 주고받은 담화를 정리한 것이다. 

<차례>
1. 세계를 뒤흔든 5일
2. 정면돌파전의 주타격방향은 어디인가? 
3. 올해 조미관계에 몰아칠 전대미문의 폭풍
4. 정면돌파전은 남북관계에서도 일어나는가?
5. 재일동포들의 투쟁은 외롭지 않다

[강] – 2020년을 맞이하여 한호석 박사님에게 멀리 일본에서 새해축하인사를 드립니다. 조국해방 75돌, 6.15공동선언발표 20돌을 맞는 올해는 조국통일운동의 견지에서 중요한 해로 됩니다. 그리고 올해는 제가 일하는 대동연구소가 창설된 지 15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한] – 희망과 긴장감이 엇갈리는 가운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해를 맞으며 희망보다 더 크고 무거운 긴장감을 느낍니다. 그런 느낌은 올해 어떤 충격적인 사변들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생겨나는 심리현상입니다. 예민한 촉각으로 정세의 흐름을 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대동연구소가 창설된 때로부터 벌써 15주년이 되었다고 하니, 세월이 참 빠르게 흐르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분초를 아껴가며 통일건국운동에 더욱 힘써야 하겠다는 생각이 굳어집니다.    


1. 세계를 뒤흔든 5일 

[강] –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바뀌는 연말연시에 세계의 이목은 조선에게 쏠렸습니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지난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5일 동안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하면서 장장 7시간에 걸쳐 보고발언을 하였습니다. 그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정세가 좋아지기를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면돌파전을 벌여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두산 행군을 하면서 중대한 결심을 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나는 12월 전원회의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를 읽으면서 “아, 바로 이런 결심이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2월 전원회의는 정세를 변화시키고 전 세계를 뒤흔들 만큼 중대한 계기로 됩니다.  

[한] – 그렇습니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2019년 연말에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소집한 것은 조선인민군 고위급 지휘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눈 덮인 백두산에 오른 것과 직결됩니다. 2019년 12월 3일이라는 날짜에 주목해야 합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회의가 2019년 연말에 제5차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던 바로 그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항일전쟁시기 김일성 조선인민혁명군 사령관이 조선인민혁명군 부대를 이끌고 일제침략자들과 전투를 벌였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 숙영지들, 밀영들을 1박2일 동안 돌아보았고, 강추위가 몰아치는 백두산 정상에도 올랐습니다. 백두산지구 항일혁명전적지를 방문하였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쑤들의 책동이 날로 더욱 우심해지고 있는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언제나 백두의 공격사상으로 살며 투쟁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불굴의 공격사상으로 혁명의 난국을 타개하고 개척로를 열어제끼자는 것은 우리 당의 일관한 결심이고 의지”라고 힘주어 말하였습니다. 

나는 2019년 12월 9일 <자주시보>에 실린 ‘중대사변이 다가오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지구 항일혁명전적지에서 혁명적 공격정신으로 난국을 타개하고 새로운 길을 가려고 결심하였”으므로, 제5차 전원회의가 소집되면 “그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서 결심한 ‘새로운 길’이 공식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견한 바 있습니다.  

그런 예견을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서 결심한 ‘새로운 길’은 12월 전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길’은 조선이 견지하려는 새로운 전략로선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서 결심하였고, 12월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새로운 길’, 다시 말해서 조선이 견지할 새로운 전략로선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월 전원회의에서 “현 정세와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정면돌파전을 벌릴 데 대한 혁명적 로선을 천명하시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월 3일 백두산에서 정면돌파전을 결심하였고, 12월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이 새로운 전략로선으로 결정되었음을 말해줍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12월 전원회의에서 토론자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탁월한 정면돌파사상과 전략, 실천강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였다”고 하는데, 이것은 12월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정면돌파전의 사상, 전략, 실천강령이 결정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월 전원회의에서 “우리는 오늘의 투쟁에서 객관적 요인의 지배를 받으며 그에 순응하는 길을 찾을 것이 아니라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가 객관적 요인이 우리에게 지배되게 하여야 합니다”라고 언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조선로동당이 새로운 전략로선으로 결정한 정면돌파전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정면돌파전의 주타격방향은 어디인가?

[강]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월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에 대해 언급하면서 “적대세력들의 제재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기 위한 정면돌파전”이라고 하였고, “자력갱생의 위력으로 적들의 제재봉쇄책동을 총파탄시키기 위한 정면돌파전”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정면돌파전에서 기본전선은 경제전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12월 전원회의 결정서에 담겼습니다. 이렇게 보면, 조선의 정면돌파전은 제재국면을 참고 견디면서 제재가 해제되기를 기다리는 버티기작전이 아니라, “전대미문의 준엄한 난국”을 뚫고 나가는 혁명적 공격전이라고 생각됩니다. 

[한]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서 결심하였고, 12월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조선의 새로운 전략로선인 정면돌파전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2020년 1월 1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일제히 전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이하 ‘보도’로 약칭함)를 분석적으로 고찰해야 합니다. ‘보도’에 대한 나의 분석적 고찰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조선은 올해 경제전선에서 정면돌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견됩니다. ‘보도’에 따르면, 12월 전원회의 결정서에는 “나라의 경제토대를 재정비하고 가능한 생산잠재력을 총발동하여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에 필요한 수요를 충분히 보장할 것”이라고 명시되었다고 합니다. 

위의 인용문에서 중요한 것은 조선로동당이 올해 국가경제토대를 재정비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입니다. 조선의 사회주의자립경제체제를 토대부터 재정비한다는 뜻입니다. 12월 전원회의에서는 국가경제토대를 재정비하기 위한 실천강령들이 채택되었습니다. 이 대담에서 나는 그 실천강령들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사회주의경제관리체계를 경제발전의 요구에 맞게 일신하는 대담한 조치들이 취해질 것으로 예견됩니다. 조선이 올해 경제전선에서 전개하려는 정면돌파전은 이미 들어선 자력갱생, 자급자족,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길로 더 빨리 전진하고, 더 높게 비약하는 전당적, 전국가적, 전인민적 투쟁으로 될 것입니다. 그로써 조선은 만리마시대의 경제부흥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 ‘보도’에 따르면, 12월 전원회의 결정서에는 “강력한 정치외교적, 군사적 공세로 정면돌파전의 승리를 담보할 것”이라고 명시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서 결심한 새로운 전략로선이며, 12월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새로운 전략로선이라고 생각됩니다. 

위에 인용된 문장에 담긴 속뜻을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문장에 의하면, 조선은 올해 정치외교적 정면돌파전과 군사적 정면돌파전을 각각 전개할 것으로 예견됩니다. 조선의 정치외교적 정면돌파전과 군사적 정면돌파전은 미국을 정면에서 집중타격하는 반미대결전을 뜻합니다. 

조선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기간에 반미대결전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대미협상에 주력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2020년에는 대미협상을 완전히 중단하고 반미대결전에 주력하게 될 것입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로동신문> 2020년 1월 4일부에는 조선의 전체 인민들이 12월 전원회의 사상을 학습할 것을 촉구하는 사설이 실렸는데, 그 사설에서 미국과의 평화는 환상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이것은 조선이 대미협상을 완전히 중단하였음을 말해줍니다. 조선이 대미협상을 완전히 중단하였으므로, 반미대결전에 나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2020년 새해가 되자마자, 미국은 평화를 파괴하는 제국주의국가의 흉악무도한 정체를 또 다시 드러내어 전 세계를 충격과 경악에 빠뜨렸습니다. 2020년 1월 3일 새벽 1시 경 이라크 바그다드공항에 도착한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군 꾸드스군 사령관과 그를 영접한 알무한디스 이라크 인민혁명동원군 부사령관을 무인정찰공격기에서 발사한 정밀유도미사일로 무참히 살해하는 테러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무력침공, 살육만행, 정권전복, 음해모략, 약탈폭거를 저지르는 제국주의국가와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없습니다. 평화공존이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전쟁이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전쟁은 제국주의체제를 뒤집어엎는 피압박민족의 정의로운 전쟁입니다.    

군사작전 분류법에 따르면, 정면돌파전과 측면돌파전이 있습니다. 정면돌파전이 전쟁력량을 총집중시켜 적의 정면을 집중타격하는 고강도 공격전이라면, 측면돌파전은 주공력량으로 적과 정면대치를 계속하면서 적의 약한 측면을 우회공격하는 저강도 공격전입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12월 전원회의에서 정치외교적 정면돌파전과 군사적 정면돌파전이 결정된 것은 조선의 국가력량을 총집중시켜 미국을 정면에서 집중타격하는 고강도 공격전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조선에서 말하는 정치외교적 정면돌파전은 이미 중단된 조미협상을 재개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조선은 미국과 더 이상 협상하지 않겠다고 이미 결정하였습니다. 조미협상은 완전히 끝났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월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본심은 대화와 협상의 간판을 걸어놓고 흡진갑진하면서 저들의 정치외교적 리속을 차리는 동시에 제재를 계속 유지하여 우리의 힘을 점차 소모약화시키자는 것이라고 락인”하였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너절한 협상태도를 비판할 때 흡진갑진이라는 고유어를 썼습니다. 흡진갑진은 할 듯 말 듯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쓸데없이 시간만 끈다는 순우리말입니다. 사람들은 미국의 너절한 협상태도를 비판할 때 시간끌기라는 말을 쓰곤 하는데, 시간끌기라는 말보다 흡진갑진이라는 말이 훨씬 더 정확합니다. 조상들이 물려준 소중한 민족어의 보물고에 오래 파묻혔던 낱말 하나가 이번에 다시 살아나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흡진갑진하는 트럼프의 오판과 실책이 조미협상을 완전히 파탄시켰습니다. 협상은 끝났고, 대결만 남았습니다. 12월 전원회의 결정서에 따르면, 정치외교적 정면돌파전과 군사적 정면돌파전만 남은 것입니다. 내가 2019년 12월 9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에서 예고한 것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중대사변이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현실이 이러한 데도, 미국과 한국에서 정세분석가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멍청한 소리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고, 자기들의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힌 그들은 조선이 미국에게 군사적 강경책을 당장 쓰지는 않을 것이라느니, 또는 조선이 미국의 대선결과를 기대하면서 대미협상의 여지를 남겼다느니 하는 잡소리를 늘어놓았습니다. 
  

3. 올해 조미관계에 몰아칠 전대미문의 폭풍  

[강] – 미국과 추종세력은 12월 전원회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조선이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거나 핵시험을 재개하지 않을까 하고 크게 우려하였고, 종래의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로선으로 회귀할 것으로 예견하였습니다. 저들이 예견한 대로 올해 조선이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로선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십니까?

[한] – 12월 전원회의에서 정치외교적 정면돌파전과 군사적 정면돌파전을 전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로선으로 회귀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조선은 이미 핵무력건설을 완료하였기 때문에 핵무력건설로 회귀한다는 말은 논리적으로 모순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12월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략무기개발사업도 더 활기차게 밀고나가야 한다”고 언명하였습니다. 이것은 핵무력을 건설한다는 뜻이 아니라 핵무력건설을 완료한 조건에서 기존 핵무기와 다른 새로운 전략무기를 더 개발한다는 뜻입니다. 핵무력건설을 완료한 조건에서 개발하는 새로운 전략무기는 기존 핵무기가 아니라, 기존 핵무기와 다른 새로운 종류의 전략무기입니다.  

[강] – 12월 전원회의에서는 조선이 정면돌파전을 정치외교적으로, 군사적으로 담보하기 위해 전략무기를 등장시킬 것으로 보았습니다.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관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조미 간의 교착상태가 불가피하게 장기화된다는 것, 미국의 본심이 드러난 지금 그들이 대조선재재를 해제해줄 것을 기대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는 것,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는 것, 그리고 머지않아 세계는 조선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12월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개발을 중단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나갈 것임을 단호히 선언”하였습니다.  

[한] – 조선이 미국의 정면을 집중타격하는 정면돌파전을 전개하려면, 기존 핵무기와 다른 종류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등장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조선이 바라는 정의의 전쟁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조선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등장시키면, 미국은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시험을 중지하겠다고 약속한 유예조치를 스스로 위반했다고 비난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비난은 통하지 않습니다.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시험을 중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이지, 기존 핵무기와 다른 새로운 종류의 전략무기시험을 중지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은 조선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느니 뭐니 왁자지껄 떠들어대면서 자기들의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싸움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시기 조선은 교착상태를 깨고 미국을 협상으로 끌어내기 위해 전략무기를 공개하였지만, 올해는 미국의 정면을 집중타격하는 정면돌파전을 벌이기 위해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하려는 것입니다. 이런 차이를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면돌파전을 벌인다는 말은 미국과 말싸움을 벌인다는 뜻이 아니라, 미국을 불로 다스리는 정의의 전쟁을 벌인다는 뜻입니다. 그 무슨 미치광이위장전술을 들먹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의 만류를 무릅쓰고 2017년 9월 2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조선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깡패식 협박발언을 꺼내놓으며 조선을 모욕하였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9월 21일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언명한 바 있는데, 이것은 미국을 불로 다스리는 정면돌파전을 벌이겠다는 결심을 표명한 것입니다.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조미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되었고, 조미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결심을 잠시 접어두었으나, 조미협상이 완전히 끝나버린 올해 2020년에 그 결심을 실행할 것으로 예견됩니다.  

사정은 이처럼 긴박합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과 한국에서 정세분석가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조선이 어떤 새로운 전략무기를 등장시킬 것인가 하고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고 있는데, 그것은 숲은 바라보지 못하고 나무만 바라보는 꼴입니다. 조선이 올해 새로운 전략무기를 등장시키는 것은, 앉아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군사적 정면돌파전을 주동적으로 벌이기 위한 계기로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올해 조미관계의 변화는 조선이 주동적으로 벌이게 될 군사적 정면돌파전을 중심으로 전망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12월 전원회의에서 군사적 정면돌파전을 결정한 조선이 미국을 불로 다스리는 정면돌파전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예견해야 하는 것입니다. 

[강] – 그런 해석을 들으면, 긴장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을 불로 다스리는 조선의 정면돌파전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한] – 그 물음에 답을 찾으려면, 추리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자료조사도 병행해야 합니다. 자료에 의하면, 2015년 6월 3일 조선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성명에서 “날강도 미제와의 판가리결전”이라고 했고, 2016년 2월 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중대성명에서 “날강도 미제와의 최후결전”이라고 했고, 2016년 6월 1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련석회의 참가자 일동이 발표한 ‘미합중국에 보내는 공개서한’에서는 “반미대결의 최후성전”이라고 했고, 2017년 4월 21일 조선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제와의 판가리결전”이라고 했습니다. 

조선의 최후결전이 언제, 어떻게 시작될지는 오직 조선의 최고령도자만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선의 최후결전에 대해 섣불리 예언할 수 없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결심과 12월 전원회의 결정으로 급전되기 시작한 정세의 흐름을 보면 조선이 미국을 불로 다스리는 정면돌파전은 올해 안에 일어날 것이 확실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12월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 당은 꿋꿋이 뻗치고 서서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적대세력들에게 계속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언명하였습니다. 미국과 추종세력들에게 계속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언명은 ‘미제와의 판가리결전’을 벌인다는 뜻으로는 해석될 수 없습니다. 

12월 전원회의 결정서에는 ‘미제와의 판가리결전’을 뜻하는 군사적 정면돌파전이 명시되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월 전원회의에서 미국에게 계속 심대한 타격을 가하는 장기타격전을 언명하였습니다. 판가리결전은 장기타격전이 아닙니다. 이런 불일치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을 불로 다스리는 조선의 정면돌파전은 8천만 민족의 운명과 직결되는 최고중대사이므로 외부에 공개되는 언론보도에서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월 전원회의에서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 대해 언급한 것이야말로 미국을 불로 다스리는 정면돌파전을 암시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미국을 불로 다스린다는 말을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말은 조선이 미국 본토에 전략핵공격을 가하고, 미국이 조선에 보복핵공격을 가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미국을 불로 다스린다는 말을 핵참화로 해석하는 것은, 커다란 오해입니다. 그런 전략핵무기를 사용하는 핵전쟁은 상호멸망을 불러올 것이므로 조선과 미국은 피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선이 미국을 불로 다스린다는 말은 미국 본토에 전략핵공격을 가한다는 뜻이 아니라, 미국의 침략돌격대를 불로 다스린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침략돌격대는 조선이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는 주한미국군입니다. 조선이 2019년에 개발완성한, 그 어떤 요격무기로도 막을 수 없는 저고도활동도약미사일과 600mm 대구경장거리방사포는 미국의 침략돌격대를 불로 다스릴 정면돌파전의 타격수단들입니다. 조선은 정면돌파전준비를 사실상 완료하였습니다.


4. 정면돌파전은 남북관계에서도 일어나는가?

[강] – 12월 전원회의에서는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남측 언론매체들은 북측의 정책구상에서 대남메시지가 실종되었다고 논평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12월 전원회의에서 비록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도, 조선로동당은 조국통일을 선대수령들의 유훈으로, 민족의 최대과업으로 받들고 있으며,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실현하기 위한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반통일세력과의 투쟁이 벌어지는 조국통일운동에서도 정면돌파전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 – 12월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와 조국통일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관례와 상식을 초월한 매우 특례적인 일입니다. 조국통일을 자기의 최고과업으로 수행하려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가 중대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12월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와 조국통일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결코 실수가 아닙니다. 전원회의 결정에서 실수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의도적으로 남북관계와 조국통일문제를 언급하지 않았거나, 또는 전원회의 중에 언급하였으나 외부에 공개되는 언론보도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서, 남북관계와 조국통일문제와 관련하여 외부에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어떤 중대결정이 12월 전원회의에서 내려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남북관계와 조국통일문제와 관련하여 외부에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의 중대결정은 무엇이겠습니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위에서 언급한 ‘미제와의 최후결전’과 결부되는 것입니다. 조선에서 말하는 미제와의 최후결전이 미제의 침략돌격대인 주한미국군을 제압하는 정면돌파전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곧 조선에서 말하는 조국통일성전과 완전히 일치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12월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군사적 정면돌파전의 의미는 조국통일성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가 ‘통일성전’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은 ‘통일성전’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일성전’이 임박하지 않았던 지난 시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통일성전’에 대해 언급하였고, 조선의 언론매체들도 정세가 긴장되었을 때 ‘통일성전’에 대해 언급하였지만, 올해에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강] – 지난해 문재인 정권은 미국의 눈치만 살피다가 좋은 기회를 다 놓쳐버리고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치명적 오류를 범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미국에 할 말을 해야 할 것이며,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성실히 이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한] – 문재인 정부에 정신을 차리라고 권고할 시기는 이미 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를 따르는 문재인 대통령도 대북관계에서 대화와 협상의 간판을 걸어놓고 흡진갑진해왔습니다. 제대로 이행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조미협상이 완전히 끝났는데, 남북협상이 재개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세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허망한 감정입니다. 

[강] – 북이 문재인 정부와의 대화를 완전히 중단한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다.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업지구 재가동 같은 일들은 미국이 반대해도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해서든지 성사시켜보려는 성의 있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마땅한데, 그렇게 하지 않고 미국의 제재압박을 추종하였습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미국산 첨단무기들, 대북공격용 무기들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개발하는 무력증강에 전력함으로써 한반도 군사긴장을 격화시켰습니다. 북은 그런 문재인 정부를 보면서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사실상 파기하였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한] - 올해 8월 15일은 우리 민족이 일제의 가혹한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조국광복 75년을 맞는 뜻깊은 날입니다. 우리 민족은 75년 전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되었지만, “남조선은 75년이 지나도록 미제의 식민통치에서 아직도 해방되지 못했다”는 것이 북의 현실인식입니다. 북이 75년 동안 추구해온 ‘남조선해방’은 ‘통일성전’으로 실현될 수 있으며, 조국광복 75주년이 되는 올해가 ‘통일성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적기라는 것이 조선의 정세판단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강] – 그렇게 생각하시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한] - 2020년 1월 2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이 기록영화를 방영하였습니다. ‘영원히 가리라 백두의 행군길’이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입니다. <유투브>에 올려있으므로, 전 세계에서 누구나 시청할 수 있습니다. 그 기록영화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고위급 지휘관들과 함께 백두산지구 항일혁명전적지들, 숙영지들, 밀영들을 1박2일 동안 돌아보고, 백두산 정상에 올라 빙설로 뒤덮인 천지를 부감하는 장면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 기록영화를 시청하던 중 어느 한 장면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고위지휘관들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탄생한 백두밀영 고향집을 방문하였는데, 고향집 뜨락으로 들어가는 눈길에서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서는 장면입니다. 

2,500만 조선 인민들 누구나 백두밀영 고향집을 찾아가고, 해외동포들과 외국인들도 찾아가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고향집 뜨락 바로 앞에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기록영화 해설자는 바로 그 장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염원을 기어이 풀어드리고 나서 고향집 뜨락에 떳떳이 들어서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게 하였다고 해설하였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통일성전’을 앞두고 승리의 신심을 가다듬기 위해 백두밀영 고향집을 찾았으나, ‘통일성전’에서 승리하기 전에는 그 뜨락에 들어서지 않으리라는 결심 때문에 너무도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던 것입니다. 

5. 재일동포들의 투쟁은 외롭지 않다

[강] – 이제는 대담방향을 좀 바꿔서 우리 재일동포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아베 내각의 대미추종과 대조선적대시는 여전합니다. 그런 속에서 조선이 12월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선포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아베 내각이 조선의 정면돌파전에 대응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더욱 도발적인 행동을 취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재일동포사회에 대한 아베 정권과 일본 극우세력의 탄압과 공격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고교무상화혜택을 제공하는 데서 조선학교만 제외시키는 민족차별압박이 극심해졌으며, 지난해에는 저들이 재일동포 유치원 아이들에게까지 민족차별압박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재일동포들에게 입에 차마 담지 못할 폭언을 퍼붓고, 지어는 폭행으로 동포들의 신변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재일동포들은 조국의 평화와 통일, 민족의 존엄과 재일동포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중단없이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과 남, 해외에서 우리 재일동포들의 정당한 투쟁을 지지해주는 동포애 넘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의로운 투쟁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한] – 그렇습니다. 재일동포사회는 우리 8천만 민족과 떨어질 수 없는 구성부분입니다. 재일동포들의 운명은 우리 민족의 운명과 일치합니다. 우리 민족이 아직 분단체제를 해체하지 못했고,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일동포사회가 아베 정권과 일본 극우세력으로부터 억압과 공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전심전력하는 통일건국운동은 8천만 민족의 운명을 바꿔놓는 위대한 변혁운동입니다. 그 변혁운동이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는 날, 재일동포들의 운명도 승리의 길로 전환될 것이 확실합니다. 반통일세력의 방해와 준동이 여전히 심하지만, 그것은 반드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할 범죄행위입니다. 범죄는 역사의 심판을 받고 소멸할 것이며, 정의가 불의를 이긴다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가 믿는 사회역사발전의 과학적 진리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월 전원회의에서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충격적인 실제행동으로 적대세력들에게서 받아내려는 고통의 대가들 중에는 재일동포들이 이제껏 당한 고통의 대가도 당연히 들어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충격적인 실제행동이 올해 안에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강] – 바쁘신 중에도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 고맙습니다. 새해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9/12/24

폭풍전야는 왜 이리도 고요할까

[한호석의 개벽예감](375)
자주시보 2019년 12월 2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똑같은 실패 반복하는 백악관의 불행
2. 세계는 두 가지 중대한 사실을 목격하였다
3. 엄청난 폭풍이 몰아칠 것이다


1. 똑같은 실패 반복하는 백악관의 불행

조미협상이 재개되느냐 마느냐 하는 초미의 문제를 놓고 긴장감이 끊임없이 감돌았던 2019년이 어느덧 저물고 있다. 연말시한을 불과 1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지금, 협상재개전망은 사라졌다. 2020년에는 어느 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돌이켜보면,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시작되었던 조미협상국면은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위태로운 결렬상태에 빠지더니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조미정상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된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았고, 10월 5일 스톡홀름 조미실무회담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결국 막을 내렸다.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향한 8천만 민족의 요구와 기대는 조미협상국면의 종식과 더불어 열기를 잃어버렸다. 세인의 상상을 초월한 어떤 ‘기적’이 일어난다면 혹시 모를까, 그렇지 않고서는 조미협상국면이 회복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협상국면이 막을 내린 어둠 속으로 폭풍이 몰아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폭풍전야의 분위기는 미국에서 이렇게 조성되었다. 2019년 12월 18일 미국 대외관계협의회(CFR)가 미국인 전문가 500여 명의 견해를 종합하여 발표한 보고서에는 2020년에 우려되는 국제위기상황 30건이 열거되었는데, “2020년에 조미협상이 중단된 상태에서 북조선이 장거리미사일시험발사를 계속하여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하면서, 매우 높은 충격강도를 가진 조미대결위기는 내년에 미국이 감당해야 할 최우선 과제들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또한 미국의 보도전문 텔레비전방송 <CNN>이 미국인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여 2019년 12월 15일에 실은 분석기사에 따르면, 조선이 2020년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거나, 핵시험을 진행할 ‘위험한 상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사상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며 개선의 길로 나아갈 것처럼 보였던 조선과 미국의 관계가 이처럼 악화되면서 대결의 폭풍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원인은 조미협상을 파국으로 끌어간 백악관의 전략적 오판, 바로 그것이다. 단언컨대, 그것 이외에 다른 원인은 없다. 여기서 말하는 백악관의 전략적 오판이라는 것은 조선이 미국의 지속적인 ‘최대 압박’에 굴복하여 핵무기를 스스로 폐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치명적인 오판, 그리고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요구를 거부해도 조선은 협상에서 떠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치명적인 오판이다. 

그런 치명적인 오판에 빠져 조미협상국면을 파탄으로 끌어간 백악관의 몰골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은 이번에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치명적인 오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백악관이 자초한 불행이다. 백악관의 전략적 오판이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면서 미국에게 불행을 안겨준 역사, 그 시간을 계산해보면 2015년 1월부터 시작된 불행한 과거를 되짚어본다. 

<조선중앙통신> 2015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미국이 올해에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훈련을 림시중지하는 것으로써 조선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을 제기하고 이 경우 우리도 미국이 우려하는 핵시험을 림시중지하는 화답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2015년 1월 9일 미국에 전달했다고 한다. 조선 외무성이 ‘뉴욕통로’(유엔주재조선대표부)를 통해 미국 국무부에 전한 이 메시지는 조선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려는 일념을 안고 제시한 첫 제안이었다. 미국이 조선을 위협하는 침략전쟁연습을 임시중지하면, 그에 상응하여 조선도 미국을 위협하는 핵시험을 임시중지하겠다는 조선 외무성의 메시지는 누가 봐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당시 오바마 집권기의 국무부는 그런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을 거들떠보지 않은 채 모략과 비난으로 응답하였다. 프랑스 통신사 <AFP> 2015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보도 당일 외국출장 중에 진행한 즉석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미국의 일상적인 군사훈련을 핵시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결부시키는 북조선의 제안은 은연 중의 위협”이라고 모략, 비난하였다고 한다. 핵전략자산을 동원하는 침략전쟁연습을 일상적인 군사훈련이라고 뻔뻔스럽게 둘러대는 거짓말도 들을 수 없지만, 그보다 더 심한 망발은 조선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싫으면 그냥 거부한다는 의사만 밝히면 되는데도, 은연 중의 위협이니 뭐니 떠들어대며 모략, 비난한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조선 외무성이 제시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에 대해 모략과 비난으로 응답했지만,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체제를 수립하려는 조선의 강렬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조선은 물러서지 않고, 또 다른 제안을 미국에게 제시하였다. <아시아 타임스> 2015년 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1월 18일부터 이틀 동안 싱가폴에서 진행된 조미비공식대화에서 리용호 당시 조선 외무성 부상은 그 대화에 참가한 미국의 전직 관리들에게 미국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면 그에 상응하여 조선은 핵시험을 중단하는 것과 더불어 핵탄두 소형화도 중단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미사일에 탑재하는 소형화된 핵탄두를 생산하는 조선에서 핵탄두 소형화를 중단한다는 말은 핵무기 생산을 중단한다는 뜻이므로, 그 제안은 파격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만일 그때 미국이 조선의 파격적인 제안을 받아들여 조미협상이 시작되었더라면,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쯤 한반도는 전쟁위험이 사라진 평화시대를 맞이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은 조선과 대화와 협상은 일절 하지 않겠다는 적의와 오만을 품고, 핵전략자산을 동원한 도발광기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조선 외무성은 2015년 5월 30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였다. 조선 외무성은 담화에서 “올해 초 우리가 조선반도에서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긴장을 완화할 데 대한 립장을 밝히고 그 실현을 위해 합동군사연습림시중지 대 핵시험림시중지 제안을 내놓았을 때 그와 관련한 대화조차 거부해나선 것이 바로 미국이며, 군사연습강행으로 대답해나선 것도 다름 아닌 미국이다. 미국은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쌍기둥인 <전략적 인내>와 도발적인 합동군사연습을 계속 고집함으로써 끝끝내 조선반도 비핵화를 하늘로 날려보내고 말았다”고 지적, 비판하였다.  

2015년 당시 미국이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조선과의 대화와 협상을 무조건 거부하면서 핵전략자산을 동원하는 도발광기를 드러낸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는 2015년 1월 2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외부인사와의 대담 중에 조선에 대해 언급하면서 “요즈음 세상에서 그처럼 잔혹한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것은 지극히 힘들다. 북조선은 잔혹하고 폭압적이며, 그래서 인민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한다”고 중상비방하면서 “북조선 정권은 결국 무너질 것”이라는 악담을 늘어놓았다. 2009년 10월 9일 미국의 현직 대통령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오바마가 그처럼 적의를 품고 조선을 향해 중상비방과 협박공갈을 토해내며 도발적인 무력침공연습을 계속 감행하였으니, 협상은커녕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오바마 집권 8년 동안 도발광기만 지속되고, 협상이라는 말조차 들리지 않았던 까닭이 거기에 있었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서방측 상업위성이 촬영한 녕변핵시설단지 안에 있는 30MW 경수로의 외관이다. 조선의 핵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괴벽을 지닌 미국의 전문가들은 녕변경수로가 이제야 겨우 시험가동을 시작했다고 추정하였지만, 시험가동을 거쳐 2019년에 정상가동을 시작하였다. 녕변경수로를 정상가동하면 많은 전기를 생산할 뿐 아니라, 그와 동시에 무기급 핵물질도 생산한다. 핵탄두에 들어가는 무기급 플루토늄과 열핵탄두에 들어가는 트리튬을 생산하는 것이다. 2017년 내내 조선은 광란하는 핵제국과 정면대결하면서 자기의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핵무력 완성의 길로 나아갔고, 그 길에서 자력으로 경수로를 건설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야기는 미국의 도발광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조선을 겨냥한 미국의 도발광기는 협상이라는 말조차 꺼낼 수 없게 만든 것만이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핵무력 완성의 길로 조선을 떠밀어주었다. 2015년 9월 15일 조선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우라니움농축공장을 비롯한 녕변의 모든 핵시설들과 5MW 흑연감속로의 용도가 조절변경되였으며 재정비되여 정상가동을 시작하였다”고 하면서 “각종 핵무기들의 질량적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 핵억제력의 신뢰성을 백방으로 담보하기 위한 연구와 생산에서 련일 혁신을 창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19년 9월 유엔총회 제74차 본회의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녕변핵시설단지에 있는 5MW 흑연감속로가 2018년 8월 중순까지 가동된 징후를 포착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온라인 매체 <38노스>가 2019년 6월 5일에 실은 상업위성영상자료 분석기사에 따르면, 녕변핵시설단지에 있는 30MW 경수로가 지속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 

위에 열거된 사실들을 살펴보면, 2015년 9월 15일부터 정상가동을 시작한 녕변핵시설들이 지난 5년 동안 가동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2015년 8월 28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미국 헤리티지재단과 공동으로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2020년에 이르면 조선은 인디아와 파키스탄을 능가하는 핵보유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는데, 그 예견은 현실로 되었다.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조선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핵전략자산을 동원하여 도발광기를 드러낸 험악한 상황에서 조선에게는 한반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핵억제력을 급속히 강화하는 것밖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조선이 2015년 9월 15일부터 녕변핵시설들을 정상가동하여 무기급 핵물질을 대폭 증산한 것은 바로 그런 불가피한 선택의 일환이었다. 

미국의 언론매체 <월스트릿저널> 2016년 2월 21일 보도와 <연합뉴스> 2016년 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12월 조선 외무성은 ‘뉴욕통로’(유엔주재조선대표부)를 통해 미국 국무부에게 평화협정문제를 논의하는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의하였으나, 미국 국무부는 비핵화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고 평화협정문제는 비핵화문제를 논의한 뒤에 논의해야 한다는 궤변으로 협상기회를 또 다시 날려버렸다고 한다. 

그처럼 협상기회를 계속 거부하는 미국을 더 이상 말로 상대할 수 없었던 조선은 미국에게 강타를 날렸다. 2016년 1월 6일 조선은 첫 수소탄기폭시험을 단행하여 미국에게 정면타격을 가했다. 2016년 1월 15일 조선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에서 조선의 “첫 수소탄시험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하면서,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우리가 내놓은 미국의 합동군사연습중지 대 우리의 핵시험중지제안과 평화협정체결제안을 포함한 모든 제안들은 아직 유효하다”고 언명하였다. 

그러나 조선의 수소탄기폭시험으로 정면타격을 당한 미국은 평화협정체결제안을 받아들이기는커녕 더욱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미국은 조선이 제시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거들떠보지 않고 내던져버리는 행패를 부리면서, 조선이 핵무기를 일방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망발과 궤변을 늘어놓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제재압박을 비롯한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원하여 조선을 짓눌러보려고 광란하였다. 그러나 핵제국의 광란 앞에서 물러설 조선이 아니다. 조선은 광란하는 핵제국과 정면대결하면서 자기의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핵무력 완성의 길로 나아갔다. 


2. 세계는 두 가지 중대한 사실을 목격하였다

2016년 6월 15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연단프로그램 국장 칼 베이커는 2016년 6월 14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진행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자신이 근래 조선측과 네 차례 만났는데, 조선측은 미국이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핵전쟁력량을 증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였다. 조선은 대미접촉통로를 끊어버리고 핵무력 완성을 다그쳤다. <조선중앙통신> 2016년 7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 정부는 2016년 7월 10일 유엔주재조선대표부를 통하여 미국 정부에게 “미국이 우리의 즉시적인 제재조치철회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상 이미 천명한대로 그에 대응한 실제적인 행동조치들을 단계별로 취해나가게 되며 첫 단계로 조미 사이에 유일하게 존재하여온 공식접촉통로인 뉴욕조미접촉통로를 완전히 차단한다는 것을 통지하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오늘까지 3년 6개월이 흐르는 동안 세계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중대한 사실을 목격하였다. 

(1) 조선은 핵무력의 질적 발전과 양적 증대를 다그쳐 마침내 핵무력을 완성하였고, 지역 핵보유국의 지위밖에 갖지 못한 인디아와 파키스탄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핵강국의 지위에 올라섰다. 2019년 12월 말 현재 조선은 세계적인 핵강국이 갖추어야 할 모든 종류의 핵무기를 생산, 배치하였다. 소형화된 수소탄과 전략핵탄과 전술핵탄을 체계적으로 생산, 배치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것들을 탑재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신형 단거리비탄도미사일, 신형 대구경방사포를 만들어냈으며, 신형 핵추진잠수함도 건조하였다. 지금 미국, 로씨야, 중국에는 있지만 조선에는 없는 전략핵자산은 항공모함과 장거리전략폭격기 두 종류뿐이다. 대양을 건너가 다른 나라를 점령할 때 사용하는 항공모함과 장거리전략폭격기는 조선에게 필요하지 않으므로, 조선은 자기에게 필요한 모든 종류의 핵타격수단을 고루 갖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행진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모습이다. 8축16축 발사대차에 실려 등장한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공식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체연료로켓을 장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조선은 핵무력의 질적 발전과 양적 증대를 다그쳐 마침내 핵무력을 완성하였고, 지역 핵보유국의 지위밖에 갖지 못한 인디아와 파키스탄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핵강국의 지위에 올라섰다. 미국, 로씨야, 중국에는 있지만 조선에는 없는 전략핵자산은 항공모함과 장거리전략폭격기 두 종류뿐이다.     

이것은 이미 2015년 1월부터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조미협상을 시작하려고 힘쓴 조선의 성의 있는 제안과 노력을 미국이 끝내 거부한 결과다. 이렇게 놓고 보면, 지난 5년 동안 미국은 어리석게도 제 손으로 제 무덤을 깊이 파내려간 꼴이다.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에 들어앉은 것으로 하여 천만년 안전을 담보한다던 미국 본토에 핵재앙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자기파멸의 무덤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조미협상으로 자기파멸의 무덤을 메워보려고 시도하였지만, 싱가폴에서 협상의 첫 걸음만 내디뎠을 뿐 더 이상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한 채 세월만 허송하더니 결국 연말시한에 이르렀다.   

(2) 2016년 7월 6일 조선은 미국에게 비핵화의 정의를 명백히 제시하였다. 그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명백히 하건대 우리가 주장하는 비핵화는 조선반도 전역의 비핵화이다. 여기에는 남핵폐기와 남조선주변의 비핵화가 포함되여 있다”고 하면서, 조선반도 전역의 비핵화는 “우리에 대한 핵위협공갈의 근원부터 완전히 제거하는 데서 시작되여야 한다”고 언명하였다. 또한 성명에서 조선 정부는 비핵화를 실현하는 방도까지 제시하였다. 조선이 제시한 다섯 가지 비핵화실현방도는 다음과 같다.  

1) “남조선에 끌어들여놓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미국의 핵무기들부터 모두 공개하여야 한다.”
2) “남조선에서 모든 핵무기와 그 기지들을 철페하고 세계 앞에 검증받아야 한다.”
3) “미국이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 수시로 전개하는 핵타격수단들을 다시는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담보하여야 한다.”
4) “그 어떤 경우에도 핵으로, 핵이 동원되는 전쟁행위로 우리를 위협공갈하거나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여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약하여야 한다.”
5) “남조선에서 핵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선포하여 한다.”

또한 성명에서 조선 정부는 “이러한 안전담보가 실지로 이루어진다면 우리 역시 그에 부합되는 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며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에서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그런데 일본 <요미우리신붕> 2019년 4월 6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2월 29일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정의를 합의하자고 하면서 자기들이 생각한 비핵화의 정의를 꺼내놓았다고 한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놓은 비핵화의 정의는 조선이 자기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에 반출하고, 조선의 핵시설 전반을 완전히 해체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핵강국의 지위에 올라선 조선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가져가겠다는 것은 어린 아이의 지능도 갖지 못한 멍청이의 망상에 불과하다. 또한 조선 각지에 건설된, 3,000여 개소로 추산되는 핵시설들과 미사일시설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 많은 시설을 완전히 해체하겠다는 것도 역시 어린 아이의 지능도 갖지 못한 멍청이의 망상이다. 

백악관이 그런 망상에 사로잡혔다면, 미국의 언론매체들이나 전문가들은 잠꼬대 같은 소리만 늘어놓았다. 미국의 언론매체들 가운데 그 어떤 곳도, 그리고 미국인 전문가들 가운데 그 누구도 2016년 7월 6일 조선 정부가 성명에서 언명한 비핵화개념정의와 그 실현방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조선을 향해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는 잠꼬대 같은 소리만 중얼거렸다. 사태가 이처럼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조미협상이 파국에 빠진 것은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해놓은 연말시한을 앞두고 불안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2월 15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서울에 급파하였다. 그는 방한 이틀째 되는 12월 16일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조선 외무성에게 판문점에서 만나 협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조선 외무성은 응답하지 않고 무시해버렸다. 비건을 서울에 급파하여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을 재개해보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시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3. 엄청난 폭풍이 몰아칠 것이다

2015년 1월 이후 조선은 미국에게 평화협정체결을 끊임없이 요구하였고, 2018년 6월에는 미국을 그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협상(조미정상회담)으로 끌어냈다. 하지만 미국은 조선과 협상을 몇 차례 하면서도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로써 조미협상국면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였다. 

조미협상국면에서 ‘평화’라는 두 글자를 어루만졌던 사람들의 희망과 기대는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제는 실망과 우려가 앞선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2019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2020년 어느 날 조미관계에 엄청난 폭풍이 몰아칠는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조미핵대결이 엄청난 폭풍을 몰아왔던 2016년의 경험을 돌아보면 2020년에 몰아칠 조미핵대결의 폭풍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2016년의 경험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말해준다. 
2016년 3월 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는 “우리 군대와 인민은 무모한 침략전쟁의 총포성을 도발자들의 참혹한 장송곡으로 만들어놓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였다. 성명은 조선이 조국통일성전을 수행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다음과 같이 언명하였다.

(1) “우리 군대와 인민은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안전을 란폭하게 침해하다 못해 우리의 생존공간을 핵참화 속에 몰아넣으려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핵전쟁도발광기에 전면대응하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다. (중략) 우리 천만군민은 미제 완전소멸, 괴뢰역적 완전박멸의 구호 밑에 다지고 다져온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무진막강한 군사적 위력을 남김없이 과시하는 총공세에 떨쳐나설 것이다.”

(2) “우리 군대와 인민은 적들이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 생존권을 없애버리려고 피를 물고 덤벼드는 엄중한 상황에 대처하여 무자비한 섬멸적 타격을 가할 수 있게 선제공격적인 군사적 대응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 (중략) 우리의 군사적 대응조치도 보다 선제적이고 보다 공격적인 핵타격전으로 될 것이다.”

(3) “우리에게는 존엄 높은 최고수뇌부가 비준한 남조선 해방과 미국 본토를 타격하기 위한 우리 식의 군사작전계획이 있다. 이에 따라 남조선작전지대 안의 주요타격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둔 공격수단들이 실전배비되고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제침략군기지들과 미국 본토를 과녁으로 삼은 강력한 핵타격수단들이 항시적인 발사대기상태에 있다. 서슴없이 언명하건대 장장 반세기 이상 준비하여온 우리의 통일성전은 이 세계가 생겨 보지도 듣지도 못한 상상 밖의 주체적 전쟁방식으로 불이 번쩍 나게 이루어질 것이다. (중략) 이 결전은 우리 인민과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불구대천의 피맺힌 원쑤들인 미제와 남조선괴뢰들과의 세기적 결산을 위한 애국전쟁이며 민족의 최대 숙원을 성취하기 위한 통일성전이다.”

그보다 앞서 2016년 2월 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우리 운명의 눈부신 태양을 감히 가리워보려는 자들을 가차없이 징벌해버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중대성명”을 발표하였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중대성명에서 조국통일전쟁의 작전방침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1) “지금 이 시각부터 우리 혁명무력이 보유하고 있는 강위력한 모든 전략 및 전술타격수단들은 이른바 <참수작전>과 <족집게식 타격>에 투입되는 적들의 특수작전무력과 작전장비들이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그를 사전에 철저히 제압하기 위한 선제적인 정의의 작전수행에 진입할 것이다.”

(2) “1차 타격대상은 동족대결의 모략소굴인 청와대와 반동통치기관들이다. (중략) 2차 타격대상은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제침략군의 대조선침략기지들과 미국 본토이다.” 

(3) “우리에게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미국 땅덩어리를 마음 먹은대로 두들겨팰 수 있는 세계가 가져본 적이 없는 강위력한 최첨단공격수단들이 다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일 핵무기연구소를 시찰하면서 핵무기병기화실태에 관한 종합보고를 받는 장면이다. 사진에 나타난 회백색 물체는 조선이 만든 열핵탄두(수소탄)다. 이 열핵탄두는 화성-15를 비롯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안에 들어간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열핵탄두는 "핵탄위력을 타격대상에 따라 수십kt급으로부터 수백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수소탄"이며,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탄두이며, "100% 국산화되어 마음 먹은대로 꽝꽝 생산하는" 열핵탄두다.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열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그런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한다. 미국이 조선을 건드리면 조선은 미국 본토에 보복핵공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조선에서 말하는 핵억제력이다. 미국이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하므로, 조선은 조국통일성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조선과의 협상을 끝내 거부함으로써 조선을 통일전쟁의 길로 떠밀었고,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은 “남조선 해방과 미국 본토를 타격하기 위한 우리 식의 군사작전계획”을 비준하였지만, 2016년에 그 군사작전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된 까닭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2016년 당시 조선은 핵무력 완성의 막바지에 올라서고 있었다. 2016년 당시 조선은 미국 본토 서부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실전배치하였지만,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아직 시험발사하지 못하였다. 조선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때는 2017년 11월 29일이다. 또한 2016년 당시 조선은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소형화된 수소탄을 만드는 중이었다. 조선이 화성-15에 장착할 소형화된 수소탄을 터뜨린 기폭시험에 성공한 날은 2017년 9월 3일이다. 

2016년 당시 조선은 핵무력을 아직 완성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남조선 해방과 미국 본토를 타격하기 위한 우리 식의 군사작전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지만,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한 2018년 이후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2020년에  조선에서 불어올 엄청난 ‘폭풍’을 미국이 우려해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둘째, 2016년 11월 미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실시되었기 때문이다.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는 색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선거유세 중에 그는 조미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였고, 주한미국군철수문제도 거론하였다. 조선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는 색다른 목소리를 내는 트럼프 대선후보를 주목하면서 정권교체를 기다렸고, 그러는 사이에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하였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 2016년 12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직후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를 만나 90분 동안 대화하는 중에 “북조선이 제기한 심각한 위협”에 대해 “경고”하였지만, 트럼프는 “그 문제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북조선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갖지 않은 듯하였다”는 것이다. 

2017년 1월 20일 조선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갖지 못한 채 백악관에 들어간 트럼프가 조선에 맞설 수 있었던 것은 미치광이위장술밖에 없었다. 실제로는 조선을 침공하지도 못하면서 마치 미치광이처럼 행동하여 조선을 침공할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유치한 심리전술이다. 2017년 당시 유엔주재미국대사였던 니끼 헤릴리는 2019년 11월에 출판된 자기의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에게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게 만들라”고 하면서 “군사적 선택권이 탁자 위에 있다고 전하라”고 지시했다고 서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토해낸 ‘화염과 분노’라는 망언은 미치광이위장술에서 나온 것이다.   

군사적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위장술을 다듬은 또 다른 심리전술은 미국이 조선의 핵시설에 대한 예방타격계획을 작성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린 이른바 ‘코피타격설’이다. ‘코피타격설’은 미국이 정밀타격수단을 동원하여 조선의 핵시설 몇 군데를 폭격함으로써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뜻이다. ‘코피타격설’은 미국의 극우전쟁광 존 볼턴이 2017년 12월 1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빌에서 진행된 송년만찬에서 연설하면서 처음 언급하였고,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허벗 맥매스터가 영국 런던을 방문하고 있었던 2017년 12월 20일 영국 언론매체 <텔레그라프>가 추측기사로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코피타격설’도 미치광이위장전술과 마찬가지로 실체가 없는 심리전술이다.

미국은 속이 뻔히 보이는 유치한 심리전술로 조선의 핵무력 완성을 가로막으려고 하였으나, 조선이 ‘겁먹은 개가 더 크게 짖어댄다’는 속담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미치광이위장술과 ‘코피타격설’ 같은 미국의 심리전술은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하였다. 그래서 지금 미국은 미치광이위장술과 ‘코피타격설’ 같은 유치한 심리전술을 더 이상 쓰지 못하게 되었다.

2017년 1월 20일 조선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갖지 못한 채 백악관에 들어간 트럼프는 자기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조미정상회담과 주한미국군철수를 추진하는 경우 미국 안에서 몰아칠 역풍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대통령 직권으로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각료회의에서 주한미국군철수문제도 몇 차례 거론하였으나, 반대파들의 역풍을 맞고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 심하지 않은 역풍에도 주저앉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제는 조선으로부터 엄청난 폭풍이 몰아칠 차례다. 그런데 폭풍전야는 왜 이리도 고요할까?      

2019/12/17

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한호석의 개벽예감](374)
자주시보 2019년 12월 1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위치식별장치 켜놓고 비행하는 미국군 정찰기들
2.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개건증축공사가 완료되다
3.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 만들어낸 조선국방과학원
4. 시험시간 7분은 무슨 뜻일까?
5. 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1. 위치식별장치 켜놓고 비행하는 미국군 정찰기들

미국 통신사 <블룸벅 뉴스> 2019년 12월 10일 분석기사에서 국제투자자문기관 올브라잇 스톤브리지 그룹의 선임 국장 에번스 리비어는 “우리 모두는 북조선이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는 말은 긴장감을 느끼며 조선의 움직임을 지켜본다는 뜻이다. 지금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가 모두 그런 분위기 속에 잠겨있다. 그들은 올해 2019년 12월을 여느 해 연말처럼 즐겁게 보내지 못할 것이다. 요즈음 미국 국방부가 거의 매일 같이 다종다양한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키고 있는 것도 긴장감을 느끼며 조선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비상행동이다. 미국 국방부가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에 동원하는 기종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지상감시정찰기 E-8C 
통신감청정찰기 RC-135W 
통신감청정찰기 EP-3E 
레이더파감시정찰기 RC-135U 
전자신호감청정찰기 RC-135C 
해상초계기 P-3C 
고고도유인정찰기 U-2S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미국 국방부가 계속하고 있는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정찰위성도 증강하였다. <동아일보> 2019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정찰위성을 평소보다 더 증강하여 조선을 밤낮으로 24시간 감시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국방부는 미국군이 운용하는 거의 모든 공중정찰자산들을 대조선감시활동에 집중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미국 정찰위성이 로씨야 동부씨비리 상공을 날아가는 장면이다. 요즈음 미국 국방부는 거의 매일 같이 다종다양한 정찰기들과 정찰위성을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조선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그런데 대조선감시활동에 동원되는 미국군 정찰기들은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비행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미국군이 보유한 각종 공중정찰자산들을 총동원하여 조선에 감시를 집중하더라도 조선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는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그들은 자기들이 공중정찰을 계속하고 있으니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말아달라는 다급한 신호를 조선에게 보내려는 의도에서 위치식별장치를 커놓은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거의 매일 같이 출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일보> 2019년 12월 9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대조선감시활동에 동원되는 미국군 정찰기들은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비행한다고 한다. 원래 정찰기는 자기 항적이 정찰대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게 하려고 위치식별장치를 꺼놓고 비행하는 게 정상인데, 요즈음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에 동원되는 미국군 정찰기들은 이상하게도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비행하는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군 정찰기들이 그처럼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진행하는 공중정찰은 하나마나한 짓이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은 한반도 상공으로 접근하는 미국군 정찰기의 위치를 식별하자마자 곧바로 공중정찰을 따돌리기 위한 대응행동을 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군 정찰기들이 그처럼 하나마나한 공중정찰을 계속하는 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미국 국방부는 각종 공중정찰자산들을 총동원하여 조선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더라도 조선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는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힘들다는 점을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이 공중정찰을 계속하고 있으니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말아달라는 다급한 신호를 조선에게 보내려는 의도에서 위치식별장치를 켜놓은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거의 매일 같이 출동시키는 것이다. 

2019년 12월 12일 윌리엄 번 미국군 합동참모본부 부참모장은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취재진에게 조선이 장거리미사일시험발사를 중단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하면서, “우리는 (최근 조선측의) 발언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의 동반자들과 그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적절한 방어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어보면, 지금 미국 국방부는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 12월 13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뉴욕에서 진행된 강연회에서 발언하는 중에 조선은 “이미 핵무기를 가졌고, 지금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 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미국을 지칭함-옮긴이)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된다”고 말했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우려는 미국 국방부에만 퍼져있는 게 아니다. 지금 워싱턴에서 누구보다도 심각한 우려를 느끼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일본 <아사히신붕> 2019년 1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는 올해 여름부터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토대가 전국 각지에 수십개소 증설되었다고 하니, 트럼프 대통령과 각료들이 어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2.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개건증축공사가 완료되다

2019년 6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여 미국 국무부 당국자들을 만났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의원연맹 대표단은 2019년 12월 3일에 발표한 방미보고서에서 미국이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의원연맹 대표단이 미국 국무부를 방문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은 지난 6월인데, 당시에는 조미관계가 지금처럼 긴장 속에 빠져들기 전이었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상봉을 하였을 만큼 대화분위기가 살아있었다. 그런데 왜 미국은 2019년 6월에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음과 같은 정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텔레비전방송 <NHK> 2019년 6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안에 큰 건물이 새로 완공되었고, 다른 건물들이 증축되고 있다고 한다.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는 평양 북쪽 룡성구역 산음동에 있다. 여기서 증축이라는 말은 건물 몇 동을 세운다는 뜻만이 아니라, 현대적인 시설로 개건한다는 뜻도 포함하는 말이다. 이런 정황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에서 미사일생산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의 민간군사문제연구기관 <글로벌 씨큐리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는 미국 공군의 최신 시설이나 미국 항공우주국의 최신 시설과 “똑같은”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각종 탄도미사일을 연구, 개발, 생산하는 대규모 단지다. 거기에서는 조선 각지에 있는 비밀공장들에서 생산된 미사일추진체, 로켓엔진, 미사일항법장치 등 주요부품들이 최종적으로 조립된다. 탄도미사일 1기에 들어가는 부품은 약 10만 개나 되므로, 어느 한 공장에서 그 많은 부품을 모두 생산할 수 없다. <중앙일보> 2016년 7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 각지에 있는 미사일부품공장 100여 개소에서 각종 미사일부품들이 계렬생산된다고 한다. 

그런데 <동아일보> 2019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정찰위성을 평소보다 더 증강하여 산음동 일대를 밤낮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산음동 일대는 최근 개건증축공사를 완료한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뜻한다. 

주목되는 것은, 탄도미사일 주요부품들을 최종적으로 조립하는 조선의 미사일조립시설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들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각종 공중정찰자산들을 총동원하여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집중적으로 감시한다고 해서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징후를 미리 포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은 미국의 공중정찰자산들이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에 감시를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다른 지역에 있는 비밀공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최종조립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평양 북쪽 룡성구역 산음동에 있는 미사일개발단지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미국은 그 미사일개발단지가 있는 산음동의 이름을 따서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라고 부른다. 그런데 2019년 6월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안에 큰 건물이 새로 완공되었고, 다른 건물들이 증축되고 있었다. 증축이라는 말은 현대적인 시설로 개건, 증축한다는 뜻이므로,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가 올해 개건, 증축되어 미사일생산능력이 고도화된 것이다. 따라서 2020년부터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신형 탄도미사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낼 것이다. 미국이 조선의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폐기를 요구하면서 조미협상을 난관에 빠뜨린 사이에 조선은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하였다.     

어쨌든 조선은 이처럼 방대한 미사일생산시설을 전국 각지에서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탄도미사일을 연간 200기씩 만들어내는 고도화된 생산능력을 가질 수 있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강국으로 될 수 있었다.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현대화하는 개건증축공사가 올해 완료되었으니, 2020년부터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신형 탄도미사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낼 것이 확실하다. 돌이켜보면, 올해 봄부터 조선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신형 잠대지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신형 장거리대구경방사포 시험발사를 5월에 2차례, 7월에 2차례, 8월에 5차례, 9월에 한 차례, 10월에 2차례, 11월에 두 차례 등 총 14차례나 연이어 진행한 것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개건, 증축함으로써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이 2019년 12월 14일 담화에서 “우리는 거대한 힘을 비축하였다”고 말한 것은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하였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미국이 조선의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폐기를 요구하면서 조미협상을 난관에 빠뜨린 사이에 조선은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하였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오판하여 2019년 말까지 조선의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어물어물할 것이고, 조선은 고도화된 미사일생산능력을 총동원하여 이미 예고한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이다. 돌이켜보면, 조미핵대결이 극도로 격화되었던 2017년에 조선이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미국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2017년에 조선이 진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5월 14일 화성-12 대륙간탄도미사일 1차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7월 4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1차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7월 28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2차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8월 29일 화성-12 대륙간탄도미사일 2차 시험발사 (정상각발사, 일본렬도 넘어 북태평양 탄착)
9월 15일 화성-12 대륙간탄도미사일 3차 시험발사 (정상각발사, 일본렬도 넘어 북태평양 탄착) 
11월 29일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3.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 만들어낸 조선국방과학원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 발표를 읽어보면, 그날 조선국방과학원이 서해위성발사장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2019년 12월 7일 조선국방과학원이 고체연료로켓엔진이 아니라 액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하지만 그런 추정은 빗나간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조선국방과학원은 2017년 3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액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날 분사시험을 현장에서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시험에서의 성공은 로케트공업부문에 남아있던 교조주의, 보수주의, 형식주의와 다른 나라의 기술을 답습하던 의존성을 완전히 뿌리뽑고 명실공히 개발창조형 공업으로 확고히 전변된 주체적인 로케트공업의 새로운 탄생을 선포한 력사적 의의를 가지는 대사변”이라고 격찬하면서, “로케트공업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룩한 오늘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 <3.18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력사적인 날이라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2017년 3월 18일 조선국방과학원이 분사시험에서 성공한 신형 액체로켓엔진이 ‘완성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는 2017년 9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화성-12형 북태평양으로 날려보낸 2017년형 백두산로켓엔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 신형 액체로켓엔진의 추력을 100톤-포스(ton-force)로 추산한 바 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2017년 3월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 형의 대출력 발동기가 개발완성됨으로써 우주개발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위성운반능력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과학기술적 토대가 더욱 튼튼히 마련되게 되였다”고 언명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100톤-포스급 액체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만이 아니라 위성운반추진체에도 장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조선국방과학원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위성운반추진체에 모두 장착되는 100톤-포스급 액체로켓엔진을 2017년 3월에 완성하였으므로, 또 다른 액체로켓엔진을 개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2) 이전에 조선국방과학원은 새로 개발한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17호 공장 경내에 있는 마군포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진행하였었다. 17호 공장은 함경남도 흥남에 있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 경내에 있는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는 액체연료로켓분사시험을 진행해지만,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은 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아는 미국과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번에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로켓엔진분사시험도 이전처럼 액체연료로켓분사시험일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국방과학원이 처음 진행한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 분사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하는 장면이다.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것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지상분출시험은 우리 식대로 새로 설계제작한 발동기의 구조안정성과 추진력을 평가하고 이와 함께 열분리체계 및 타추종체계의 동작특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였다"고 하였다. 그날 조선국방과학원은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과 추진체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하였다.     

그러나 조선이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을 이전과 똑같이 이번에도 마군포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진행할 필요는 없다. 만일 조선이 이번에도 마군포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더라면, 미국의 정찰감시자산들이 17호 공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였을 것이다. 요즈음처럼 민감한 시기에 조선국방과학원은 미국의 24시간 정찰감시가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17호 공장에 집중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조선국방과학원은 17호 공장에서 만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세상에 널리 알려진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운반하여 그곳에서 분사시험을 진행했던 것이다.   

(3) 조선국방과학원은 2019년 12월 13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2월 7일에 이어 두 번째로 로켓엔진분사시험을 진행하였다.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두 차례 연이어 진행된 로켓엔진분사시험들에서 얻은 성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이튿날인 12월 14일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담화에서 “최근에 진행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무기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번에 두 차례 분사시험을 통과한 신형 로켓엔진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 것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미 2016년에 신형 액체연료로켓엔진을 개발하여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였으므로, 이번에 또 다른 신형 액체연료로켓엔진을 만들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하여 분사시험을 진행한 신형 로켓엔진은 액체연료로켓엔진이 아니라 고체연료로켓엔진인 것이 분명하다.  


4. 시험시간 7분은 무슨 뜻일까?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였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제2차 신형 로켓엔진분사시험이 오후 10시 41분부터 48분까지 7분 동안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액체연료추진체나 고체연료추진체를 불문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를 7분(420초) 동안 연소하는 경우는 생각할 수 없다. 예컨대, 미국의 거대군수기업 노드롭 그루먼이 2019년 10월 10일 유타주에 있는 로켓엔진분사시험장에서 신형 고체연료엔진 GEM 63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는데, 길이가 20m이고 지름이 1.6m인 1단 추진체가 연소한 시간은 약 100초였다. 

더욱이 요즈음 미사일강국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가 상승비행을 하는 중에 적국이 발사한 요격미사일에 격추당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1단 추진체의 연소시간을 단축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이 발표문에서 언급한 7분은 고체연료추진체가 연소된 시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조선국방과학원이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장면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분사시험에 들어가기 직전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몸소 손으로 쓸어보면서 이것은 자력자강의 산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2019년 12월 13일에도 2016년 3월 23일에 그러했던 것처럼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과 추진체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하였다. 2019년 12월 13일 조선국방과학원이 분리시험을 진행한 고체연료추진체는 3단형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시험시간 7분은 무슨 뜻인가? 이 의문을 풀어줄 결정적인 단서는 조선국방과학원이 2016년 3월 23일에 진행한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 분사시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날 진행된 분사시험은 제1차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이었으므로, 이번에 두 차례 연이어 진행된 로켓엔진분사시험은 제2차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이다. 

주목되는 것은, 2016년 3월 23일 조선국방과학원이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과 추진체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하였다는 사실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에서 성공”하였다고 대서특필한 바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조선국방과학원이 고체연료로켓의 경우 분사시험과 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이 언급한 시험시간 7분은 1단 고체연료추진체가 연소한 시간만이 아니라, 추진체들이 순차적으로 분리되는 분리시험시간까지 모두 합한 시간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2017년 11월 29일에 시험발사된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 액체연료추진체는 2단형이었는데, 2019년 12월 13일 분리시험을 진행한 고체연료추진체는 3단형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을 비롯한 미사일강국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액체연료추진체를 2단형으로 만들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추진체를 3단형으로 만든다. 이를테면, 로씨야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RS-24 야르스와 중국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41이 3단형 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다.  


5. 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식 행진에 처음 보는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하였다.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8축16륜 발사대차와 그보다 조금 작은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7축14륜 발사대차가 각각 등장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당시 조선은 그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공식명칭을 세상에 알려주지 않고, 실물만 보여주었다.   

2018년 2월 8일 건군절 70주년 열병식 행진에 등장한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지 않았는데,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식 행진에 등장한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었다. 2017년 11월 29일에 시험발사된 화성-15은 액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기 때문에 원통형 발사관에서 발사되지 않지만, 2017년 4월 15일에 공개된 두 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기 때문에 원통형 발사관에서 발사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은 고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두 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미 2016년에 만들어놓고, 그것을 시험발사할 적절한 기회를 기다려왔음을 알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조선국방과학원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개건, 증축하였고, 이번에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만들어 두 차례 분사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므로 조선은 이미 3년 전에 만들어놓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기존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이번에 개발한 신형으로 교체하여 시험발사를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3년 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기존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이번에 만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으로 교체하는 작업은 간단히 끝낼 수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제7기 제5차 정치국 전원회의를 소집하게 될 2019년 12월 하순 이전에 그 교체작업은 끝날 것이다. 

2019년 7월 11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펴낸 ‘주한미국군 2019 전략요람’에 따르면, 액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화성-14와 화성-15의 사거리는 각각 10,058km, 12,874km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조선이 2019년 12월 안에 고체연료로켓엔진 교체작업을 끝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11,000km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12월 하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소집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 유예조치를 철회하는 결정을 내리면,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으로 교체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정치적 준비까지 완료되는 것이다. 

상황을 오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평화협정체결요구를 2019년 12월 31일까지 끝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0년 1월 1일에 발표할 신년사에서 조미협상이 끝났다고 선언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은 첫 수소탄기폭시험을 2016년 1월 6일에 진행했던 것처럼, 신형 고체연료로켓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020년 1월 8일 직전에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견된다. 

2019년 12월 12일 조선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저들은 때없이 대륙간탄도미싸일을 쏘아올려도 되고, 우리는 그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무기시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우리를 완전히 무장해제시켜보려는 미국의 날강도적인 본성을 적라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질타하였다. 이것은 조선이 2020년 1월 중에 신형 고체연료로켓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발언으로 들린다.

만일 조선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언제 시험발사할 것인가 하고 속을 태우며 걱정만 하던 미국은 국가안보에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이룩한 최고의 외교업적이라고 자랑해오던 조미협상이 파탄되는 것으로 하여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낙선의 쓴 잔을 마시게 될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붕> 2019년 1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며칠 전 뉴욕에서 접촉하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한 조선과 미국은 2019년 12월 중에 판문점에서 최종담판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정하는 중인데, 2019년 12월 15일 서울에 나타난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스티븐 비건이 판문점 최종담판에 미국측 대표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조선과 미국이 판문점 최종담판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중이라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최종담판에 기대를 걸고 비건을 서울에 급파하였지만, 판문점 최종담판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조선외무성은 미국이 판문점 최종담판에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12일 조선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이 입만 벌리면 대화타령을 늘어놓고 있는데,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미협상에서 조선에게 내놓을 해결방안을 갖지 못한 미국이 조선에게 협상을 재개하자고 간청하는 것은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까지 시간이나 끌어보려는 수작으로 보일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9년 12월 15일 조선이 정한 연말시한을 앞둔 긴장된 시점에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스티븐 비건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에 나타난 비건은 19일까지 머물면서 판문점에서 조선외무성 협상대표를 만나 최종담판을 벌일 것으로 예견된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최종담판에 기대를 걸고 비건을 서울에 급파하였지만, 판문점 최종담판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조선외무성은 미국이 판문점 최종담판에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비건은 조선외무성으로부터 조롱이나 받지 않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다행일 것이다.     

미국이 조미협상에서 조선에게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조선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인영, 자유한국당 당시 원내대표 나경원,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신환은 미국이 주한미국군주둔비를 엄청나게 증액하려는 것에 대한 우려, 그리고 주한미국군 철수에 관한 우려를 미국 연방의회와 행정부에 전하기 위해 2019년 11월 2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였다. 그들은 워싱턴 체류일정 둘째 날인 11월 21일 미국 국무부 지명자 비건을 면담하였다. 그들은 면담 직후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건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하였다. “한미동맹이 6.25전쟁 이후 60년 넘게 지났지만, 왜 한반도에는 평화가 없고 극단적인 대치상황이 있는지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있다. 한미동맹의 갱신(renewal)이 필요하다.” 비건이 꺼내놓은 이 발언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바란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정전체제 위에 세워진 한미동맹체제를 갱신하는 게 아니라 그 낡은 체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포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미동맹체제는 미국이 한국을 보호해준다는 구실로 한국을 자기 발밑에 두고 지배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며, 미국이 한국과 함께 조선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적대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며, 조선의 핵무력 완성과 중국의 핵무력 강화로 존재가치를 완전히 상실한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한반도 평화체제와 한미동맹체제는 절대로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이것은 타협적 공존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양자택일의 문제다. 

그런데 이처럼 명백한 사실도 알지 못하고, 한국의 3당 원내대표들에게 한미동맹의 갱신이니 뭐니 하는 허튼 소리를 늘어놓은 비건이 판문점 최종담판을 하고 싶다며 서울에 불쑥 나타났으니, 조선외무성으로부터 조롱이나 받지 않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다행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