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0

원유채굴선은 왜 중국으로 돌아갔을까?

[한호석의 개벽예감](434)

자주시보 2021년 03월 0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제재횡포가 자행되다

2. 2014년 1월부터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 조선

3. 자본주의경제론리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

4. 서조선만 유전에 들어간 중국의 원유채굴선 

 

 

1.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제재횡포가 자행되다

 

2006년 1718호

2009년 1874호

2013년 2087호, 2094호

2016년 2270호, 2321호

2017년 2356호, 2371호, 2375호, 2397호

 

위에 열거한 것은 유엔안전보장리사회가 조선의 핵무기개발문제를 걸고 들면서 채택한 일련의 제재결의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유엔안보리 상임리사국들인 미국, 영국, 프랑스, 로씨야, 중국은 아무런 제재나 비난을 받지 않고 핵시험을 마음대로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마음대로 하면서 핵무력을 끊임없이 증강해왔다. 그런데 유엔안보리 상임리사국들은 세계 최대 핵강국인 미국의 끊임없는 핵위협에 맞서기 위해 자위적 핵무력을 보유한 조선을 ‘범죄국가’로 몰아가면서 유엔안보리의 이름으로 역사상 가장 혹독한 제재를 결의했다. 

 

강대국은 약소국을 거느리는 지배수단인 핵무기를 마음대로 가질 수 있지만, 강대국의 지배를 거부하는 약소국은 절대로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야말로 언어도단이다. 조선은 핵무기를 갖지 말고, 언제까지나 미국의 핵위협 아래서 살아가야 한다는 유엔안보리의 주장은 조선을 비롯한 모든 유엔회원국들의 평등권과 자위권을 인정한 유엔헌장을 부정하는 희대미문의 망발이다. 조선인민군의 핵무장을 강제로 해제하고 조선을 굴복시키려던 유엔안보리의 횡포는 19세기 말 조선군을 강제로 해산하고 조선을 식민지로 강탈한 일제의 만행을 연상시킨다. 

 

유엔안보리 상임리사국들 가운데 중국과 로씨야는 조선을 굴복시키려고 광분하는 미국의 제재횡포에 잠시 부화뢰동하다가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태도를 바꾸었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유럽련합나라들과 함께 미국의 재재횡포에 계속 맞장구를 치고 있으며,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가세했다. 악의와 모순과 폭력이 난무하는 제국주의지배체제에 굴종하기를 거부한 자주독립국가들이 제국주의국가의 무력침공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핵억제력을 보유하는 것은 자위권을 실현하는 정의의 행동으로 공인되어야 마땅하다.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조선을 상대로 저지른 수많은 제재횡포 가운데 가장 악랄한 것은 2017년 12월 23일 유엔안보리가 결의한 2397호다. 대조선제재결의 2397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조선이 외부에서 수입하는 원유를 연간 400만 배럴(barrel)로 제한하는 것이다. 

 

해설 --- 배럴은 부피를 계량하는 단위이고, 톤(tonne)은 무게를 계량하는 단위이다. 원유 400만 배럴을 환산하면 544,000톤이다. 원유 400만 배럴을 정제하면, 휘발유(gasoline) 35,600톤, 등유(kerosene) 132,200톤, 경유(diesel) 132,200톤, 중유(fuel oil) 193,200톤이 나온다.

 

2) 조선이 외부에서 수입하는 정제유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는 것이다. 

 

해설 --- 정제유 50만 배럴을 휘발유로 환산하면 59,000톤이고, 등유로 환산하면 64,000톤이고, 경유로 환산하면 66,000톤이고, 중유로 환산하면 335,000톤이다. 조선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수입한 석유제품(petroleum) 수입비률은 휘발유 34.1%, 등유 27.6%, 경유 25.6%, 중유 5.3%이므로, 이 글에서는 정제유의 범위를 휘발유, 등유, 경유로 한정하고, 휘발유, 등유, 경유 50만 배럴의 평균값을 63,000톤으로 산정한다.

 

3) 조선이 콘덴세이트(condensate)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해설 ---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 섞여 나오는 경질 휘발성 액체탄화수소다.

 

4) 조선이 광물, 수산물, 의류, 섬유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5) 조선의 기업체가 다른 나라 기업체와 설립한 합작기업을 폐쇄하고, 새로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것도 금지하는 것이다. 

 

6) 조선의 무역은행이 다른 나라에 설치한 지점 또는 사무소를 폐쇄하고, 새로운 지점 또는 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금지하는 것이다. 

 

7) 조선으로 들어가거나 조선에서 나오는 화물이 육로, 해로, 항로로 다른 나라를 통과하는 경우 그 화물을 전부 조사하는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12월 23일 유엔안전보장리사회 회의에서 당시 유엔주재미국대사였던 니끼 헤일리가 대조선제재결의 2397호에 거수로 찬의를 표시하는 장면이다. 그녀의 오른쪽에서 거수로 찬의를 표시한 사람은 당시 유엔주재 영국대사다. 그날 유엔안보리가 채택한 대조선제재결의 2397호는 조선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언제까지나 미국의 핵위협 아래서 살아가야 한다는 언어도단의 망발을 유엔안보리의 이름으로 공식화한 것이었다. 이것은 미국의 핵위협에 대응하는 조선의 자위적 핵무력 보유를 '범죄'로 몰아감으로써 조선을 비롯한 모든 유엔회원국들의 평등권과 자위권을인정한 유엔헌장을 부정한 희대미문의 망동이요 횡포였다. 그런 점에서 2017년 12월23일은 유엔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치욕과 암흑의 날이었다.     

 

위에 열거한 일곱 가지 제재조항 가운데서 1번부터 3번까지 조항은 조선의 석유제품수입을 차단한 것이고, 4번부터 6번까지 조항은 조선의 외화소득을 차단한 것이다. 

 

조선이 외부에서 수입하는 원유를 연간 54만톤으로 제한하고, 정제유를 연간 63,000톤으로 제한하면, 조선의 경제가 무너질 것으로 유엔안보리는 어리석게 타산했다. 조선의 원유수요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면, 그들이 그렇게 타산할 만도 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의 연간 원유수요량은 2014년을 기준으로 약 81만톤이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현재 조선의 연간 원유수요량은 100만톤으로 늘어났을 것이다.

 

100만톤의 원유를 가져야 살아갈 수 있는 조선의 원유수입량을 54만톤으로 제한한 것이야말로 조선의 경제를 질식시키려는 교살행위로 보인다. 원유수입이 갑자기 2분의 1로 격감하면, 국가경제가 질식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의 내공이 얼마나 강한지 알지 못하는 미국과 그 추종국들은 상황을 너무도 오판했다. 그들은 조선의 원유수입과 외화소득을 차단하여 국가경제의 숨통을 1~2년 동안 계속 조이면, 조선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굴복하여 핵포기의 길로 끌려나올 것으로 타산하면서, 조선의 경제가 질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타산을 완전히 뒤집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조선의 국가경제를 질식시키려는 제재횡포를 3년 동안 계속 자행했는데도, 조선은 쓰러지지 않았다. 아니, 쓰러지기는커녕 저들의 제재횡포에 굴하지 않고 사회주의경제발전을 꿋꿋이 추진했다. 자본주의경제론리로는 이런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 

 

나는 2021년 2월 22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억측과 오해 너머 보이는 조선의 경제실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객관적인 통계자료에 근거하여 조선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행하는 기간에 달성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평균 3.5% 수준이었다고 추산한 바 있다. 유엔안보리의 악의적인 제재횡포에 의해 원유수입과 외화소득이 차단당한 조선이 GDP 성장률을 연평균 3.5%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미국과 그 추종국들은 조선이 제재횡포를 견디지 못해 쓰러지기는커녕 GDP 성장률을 연평균 3.5%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사회주의경제를 발전시키고 있는 근본요인이 일심단결과 자력갱생에 있다는 현실을 알 수도 없었고, 인정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요즈음 조선이 식량부족과 에너지부족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빠졌을 것이라고 떠들어대고 있지만, 그것은 조선이 경제난으로 망하기를 바라는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퍼뜨리는 악의적 허위선전에 불과하다. 

 

 

2. 2014년 1월부터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 조선

 

조선의 원유수입사정을 파악하려면 비교관념이 요구된다. 조선과 인구수가 거의 같은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유를 얼마나 많이 수입하는지를 살펴보면, 조선의 원유수입사정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의 인구는 2,566만명이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인구는 2,575만명이다. 아래 도표에 나온 수치는 미국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작성한 통계자료에 근거하여 수록된 1일 원유수입량이며, 단위는 배럴이다. 

 

 

연도

 

조선

오스트레일리아

 

1995

 

4,400

37,600

 

1996

 

2,300

40,600

 

1997

 

2,400

42,100

 

1998

 

3,800

44,500

 

1999

 

4,400

48,500

 

2000

 

5,500

40,700

 

2001

 

1,200

44,000

 

2002

 

1,200

44,200

 

2003

 

1,100

41,100

 

2004

 

1,100

41,600

 

2005

 

1,000

40,000

 

2006

 

730

40,500

 

2007

 

850

44,600

 

 

2008

 

900

39,800

 

2009

 

690

41,000

 

2010

 

1,100

48,700

 

2011

 

1,100

50,100

 

2012

 

1,100

51,200

 

위의 도표에서 두 가지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첫째, 조선과 오스트레일리아는 인구수가 거의 같은데, 조선의 원유수입량이 오스트레일리아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이다. 

 

둘째, 2001년을 전환점으로 하여 조선의 적은 원유수입마저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2001년에 조선의 원유수입은 2000년에 비해 78.18%나 급감했다. 조선이 ‘고난의 행군’이라는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었던 1996년과 1997년에 원유수입이 가장 적었는데, 원유수입이 전년에 비해 78.18%나 급감한 2001년부터는 ‘고난의 행군’ 시기의 원유수입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나타났다. 2001년 이후 조선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비해 원유를 50분의 1밖에 수입하지 않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조선은 외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원유수입을 크게 줄여야 했고, 그로써 국가경제가 거의 마비상태에 빠졌었다. 그런데 2001년 이후 조선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비해 원유를 절반 이하만 수입하였는데도, ‘고난의 행군’ 시기의 경제난에서 벗어나는 회복기를 거쳐 지속적 발전의 길에 들어섰다. 이런 불가사의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위의 도표에서 드러난 또 다른 사실은 조선의 원유수입이 2012년까지만 기록되었다는 사실이다. 위의 도표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통계자료에 근거하여 작성된 것인데,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조선의 원유수입을 2012년까지만 기록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선은 2013년까지만 원유를 수입했고, 2014년부터는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다. 2016년 1월 21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1월부터 조선에 원유를 수출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시기 조선이 수입한 원유는 거의 중국산 원유이므로, 중국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원유수입을 중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은 2014년 1월부터 소량의 정제유만 중국 또는 로씨야에서 수입하고 있다. 

 

2017년 11월 24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보유한 22척의 유조선들이 2017년 9월부터 해외운항을 거의 중지했다고 한다. 원유수입을 중단하고 소량의 정제유만 수입하기 때문에 조선의 유조선은 출항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조선이 2014년 1월부터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데도, 유엔안보리는 2016년 12월에 조선의 원유수입을 제한하는 제재요 뭐요 하면서 소동을 피웠으니 우스꽝스러운 헛발질을 한 것이다. 

 

그런데 원유수입을 중단한 조선에서 놀라운 현상이 나타났다. 2015년 11월 5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평양-원산 고속도로구간, 평양-개성 고속도로구간, 평양-신의주 도로구간에 연유판매소(주유소)들이 “줄줄이” 들어섰다고 한다. 또한 평양과 지방도시들에서 자동차 운행이 더 많아졌고, 조선인민군의 군용차량 운행도 더 많아졌으며, 협동농장에서 각종 영농기재의 운행도 더 많아졌다. 이것은 조선에서 휘발유 소비와 경유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말해주는 현상이다. 원유수입을 중단했는데도, 휘발유와 경유를 이전보다 더 많이 소비하는 불가사의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2020년 9월 3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2016년에 평안북도 피현군에 있는 봉화화학공장(정제공장)에서는 원유를 정제할 때 사용하는 접촉분해설비(catalytic cracking unit)를 새로 설치하여 정제유 생산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켰으며, 중유 생산을 줄이는 대신 차량과 발동기에 사용되는 휘발유와 경유를 많이 생산한다는 것이다. 지난 시기 중유는 제철소, 제련소, 화력발전소를 비롯하여 산업용 보일러를 사용하는 공장과 기업소에서 보일러 착화유로 널리 사용되었는데, 요즈음 조선의 공장과 기업소에는 석탄가스화기술이 전면적으로 도입되어 착화유를 더 이상 쓰지 않는다. 조선의 중유수요량이 급감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원유수입이 중단되었는데, 봉화화학공장은 어디에서 들여온 원유를 정제하여 휘발유와 경유를 이전보다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일까?

 

 

3. 자본주의경제론리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

 

조선의 원유수급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선이 원유수입을 중단한 이후 정제유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불가사의한 현상을 제멋대로 해석하면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억측을 늘어놓았다.

 

1) 중국이 조중우의송유관을 통해 조선에 연간 약 50만톤의 원유를 은밀히 수출하고 있을 것으로 보는 억측이다. 1975년에 완공된 조중우의송유관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 있는 중국 제1유전인 다칭(大慶)유전에서 중국 동북지방(만주) 전역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총연장 2,471km의 송유관에 딸린 지선이다. 압록강 하저를 지나는 조중우의송유관의 길이는 중국 단둥(丹東) 인근에 있는 삐산(八山)원유저장소에서 평안북도 피현군에 있는 봉화화학공장까지 약 30km에 이른다. 

 

그러나 다칭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에는 석랍탄화수소(paraffin alkane) 함량이 많아서 중국 동북지방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쉽게 응고된다. 더욱이 압록강 물속을 지나는 구간에 부설된 하저송유관은 강물의 냉기를 직접 받게 되므로 기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응고된다. 송유관으로 보내는 원유는 물처럼 맑고 비중이 낮은 액체가 아니라 끈적끈적하고 비중이 높은 액체이므로 강한 압력으로 밀어 보내야 먼 거리까지 갈 수 있는데, 그런 강한 압력을 받고 밀려가는 원유가 응고되는 경우 송유관 이음새가 터져 원유가 엄청나게 뿜어져 나오는 대형유출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중국은 다칭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송유관으로 보낼 때 응고를 방지하기 위해 섭씨 90정도로 열을 가한다. 그런 가열처리는 다칭유전에서 생산된 원유의 가격을 끌어올린다. 그런 까닭에 지난 시기 조선은 다칭유전에서 생산된 중국산 원유를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원유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수입해야 했었다. 조선이 조중우의송유관을 폐쇄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더욱이 부설된지 40년이 지난 조중우의송유관은 너무 낡아서 파렬위험이 높기 때문에 사용할 수도 없다. 2013년 6월 26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조중우의송유관을 통해 조선에 원유를 보내던 것을 이미 오래 전에 중단했다고 한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도표는 미국 노틸러스연구소(Nautilus Institute)가 2020년 9월 2일에발표한 조선의 석유수급상황에 관한 논문에 실린 것이다. 위의 도표에서 알 수 있는것처럼, 조선은 2014년 1월부터 원유를 수입하지 않았고, 2018년부터는 정제유 수입도 대폭 축소했다. 미국과 그 추종국들은 조선의 원유수입과 외화소득을 차단하여 국가경제의 숨통을 1~2년 동안 계속 조이면, 조선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굴복하여 핵포기의 길로 끌려나올 것으로 타산했다. 그러나 조선의 국가경제는 정상적으로 유지될 뿐아니라, 국내총생산을 연평균 3.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발전을 이룩했다. 이런현상은 자본주의경제론리로는 설명하지 못한다. 조선의 경제현실 속에서 일심단결과자력갱생의 힘이 작동했다는 사실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     

 

2) 유엔안보리 산하 대조선제재위원회는 조선의 유조선이 중국의 유조선과 공해 상에서 접근하여 해상환적방식으로 은밀히 원유를 수입하고 있을 것이라는 억측을 늘어놓았다. 실제로 그들은 공해 상에서 두 나라 유조선이 접근하여 해상환적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몇 차례 공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유조선들이 조선 선적 유조선이라는 저들의 주장을 입증할 근거는 없고, 의심과 추정만 난무한 것뿐이다. 미국이 유엔안보리 산하 대조선제재위원회에서 조선과 중국의 해상환적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중국과 로씨야는 미국의 그런 의심과 추정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혹 조선의 몇몇 유조선들이 해상환적으로 중국산 원유를 수입하였다고 가정해도, 조선의 연간 원유수요량에 해당하는 100만톤을 해상환적으로 수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처럼 조선이 원유수입을 중단한 2013년 말 이후 정제유는 얼마나 수입하고 있을까? 2017년 12월 유엔안보리는 대조선제재결의 2397호에서 조선이 연간 정제유 수입을 63,000톤으로 제한했는데, 조선은 2018년에 38,000톤의 정제유를 수입했고, 2019년에는 46,000톤의 정제유를 수입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2020년에는 조선의 정제유 수입이 18,000톤으로 급감했다. 유엔안보리가 정제유 수입을 제한하는 제재횡포를 부렸지만, 조선은 그런 제재횡포를 비웃으며 정제유 수입제한량의 약 30%밖에 수입하지 않은 것이다. 조선이 2020년 한 해 동안 정제유를 수입한 양은 2019년 수입량의 31.8%밖에 되지 않으며, 2020년 10월부터는 로씨야에서 정제유를 전혀 수입하지 않는다. 

 

아마도 올해 2021년에는 그나마 소량으로 유지되던 조선의 정제유 수입이 더 줄어들 것이며, 앞으로 2~3년 뒤에 조선은 원유는 물론 정제유도 수입하지 않을 것으로 예견된다.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 상태에서 정제유까지 수입을 대폭 줄이면 당연히 유류난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인데, 지금 조선에서는 유류난이 일어나기는커녕 되레 정제유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불가사의한 현상은 조선이 원유를 자체로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만 설명될 수 있다. 

 

시선을 남포항으로 돌려보자. 남포항은 원유하역과 원유저장이 집중되는 유류거점이므로, 남포항의 동향은 원유의 흐름을 보여준다. 2016년 10월 남포항을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을 분석한 <자유아시아방송> 2017년 3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남포항에서 원유하역시설 1개를 증설하는 공사가 2015년 10월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 원유하역시설은 이미 완공되었다. 

 

2021년 2월 1일 <미국의소리> 보도는 남포항을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을 분석한 흥미로운 내용을 실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남포항에 지름이 약 30m인 대형 유류저장고 6개가 새로 건설되었고, 2020년 10월부터 대형 유류저장고 5개가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유류저장고는 지름이 18m인데, 새로 건설되는 유류저장고 4개는 지름이 32m이고, 나머지 1개는 지름이 25m라고 한다.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 조선이 원유하역시설을 증설하고, 대형 유류저장고를 계속 증설하는 것은 조선에서 원유가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명백하게도, 조선은 산유국이다. 

 

 

4. 서조선만 유전에 들어간 중국의 원유채굴선 

 

유전탐사부문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재미동포 박부섭 박사는 1995년에 조선에서 유전탐사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기존 유전탐사기술인 탄성파 탐사기법보다 정확도가 10배 더 높다는 마이크로렙톤(Micro-lepton) 탐사기법을 사용하여 탐사했다. 그가 탐사한 곳은 남포 앞바다에 있는 초도에서 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대륙붕분지다. 그곳을 서조선만 분지라고 부른다. 서해는 평균수심이 45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얕은 바다인데, 그 얕은 바다의 대륙붕에서 25년 전에 본격적인 유전탐사작업이 진행되었던 것이다. 서조선만 분지를 탐사한 박부섭 박사는 그곳에 5억8,000만톤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했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6년 중국지질조사국은 서조선만의 석유-가스매장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했는데, 그 평가에 근거하여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서조선만 분지에 81억60,00만톤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했다. 5억8,000만톤과 81억6,000만톤은 엄청난 차이지만, 중국해양석유총공사의 추산이 현실에 더 근접한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중국해양석유총공사가 추산한 대로, 서조선만 분지의 원유매장량이 80억톤을 넘는다면, 그것은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매장량과 맞먹는 엄청난 양이다.

 

면적이 500㎢에 이르는 광활한 서조선만 분지에 그처럼 엄청난 원유가 묻혀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곳은 중국, 미국, 로씨야, 영국을 비롯한 원유개발국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서조선만 유전으로 변모되었고, 세계 원유개발기업체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모았다.  

 

25년 전 박부섭 박사는 서조선만 유전에서 5개의 광구를 찾아냈는데, 그가 추산한 광구별 매량량은 다음과 같다. 아래에 열거한 5개의 광구들은 박부섭 박사가 탐사한, 일부 유전에 지나지 않는다.     

 

제1광구 - 884만톤

제2광구 - 680만톤

제3광구 - 680만톤 

제4광구 - 408만톤

제5광구 - 136만톤

총계 - 2,788만톤

 

서조선만 유전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그 까닭은 다음과 같다. 

 

서조선만과 베이황하이(北黃海)는 조중해상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붙어있다. 서조선만은 조선의 영해이고, 베이황하이는 중국의 영해다. 1962년 김일성 주석이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와 체결한 조중변경조약에 따르면, 두 나라의 해상경계선은 압록강 하구의 동경 124도 10분 6초를 기산점으로 하여 서해 남쪽 공해(동중국해 북쪽 해상)까지 일직선으로 그어진다. 서조선만과 베이황하이는 동경 124도를 해상경계선으로 하여 동서로 나뉜 것이다. 서조선만 유전이 바로 그 해상경계선에 가까이 있다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중국은 그 유전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산둥(山東)성 둥잉(東營) 인근에 성리(勝利)유전이 있다. 이 유전은 중국 헤이룽장성에 있는 다칭유전 다음으로 규모가 큰 중국의 제2유전이다. 성리유전의 원래 위치는 베이황하이 연안 해저였는데, 중국은 그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 엔타이(煙臺)와 웨이하이(威海) 사이로 흐르는 황하(黃河)의 물줄기를 둥잉 쪽으로 돌려놓아 해저유전이 있는 바다를 육지로 만들었고, 그로써 성리유전은 해저유전에서 해안유전으로 탈바꿈했다. 지금 중국은 성리유전의 원유매장량 가운데 20% 정도만 채굴했을 뿐이고, 80%가 남아있다. 

 

그런데 서조선만 유전의 유맥이 성리유전의 유맥과 통한다. 서조선만 유전에서 원유를 뽑아 올리면 성리유전에 매장된 원유가 서조선만 유전으로 흘러드는 것이다. 해저지형을 보면, 서조선만 유전이 성리유전보다 더 낮은 위치에 있으므로, 성리유전에 매장된 원유는 유맥을 타고 서조선만 유전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 중국 제2유전의 유맥이 조선의 서조선만 유전으로 통한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중국은 조선과 공동으로 서조선만 유전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이 서조선만 유전개발에 시동을 건 때는 2005년이다. 2005년 12월 24일 조선과 중국은 해양원유공동개발협정을 체결했다. 당시 베이징을 방문한 로두철 조선 부총리가 쩡페이옌(曾培炎) 중국 부총리와 함께 서명한 그 협정에는 “조선과 중국은 조선 령토에 묻혀있는 원유에 대한 리권을 중국의 기술과 자원을 활용한 조중공동개발로 공유한다”고 명시되었다. 2006년 6월 6일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출입기자단에게 “조선과 중국은 평등하고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보하이만(渤海灣)에서 원유를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담은 합의서를 마련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원유공동개발지역을 보하이만이라고 지적한 것은 착오로 보인다. 보하이만이 아니라 서조선만이라고 해야 옳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에 따르면, 조선과 중국은 서조선만 유전에 매장된 원유를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한 이후 구체적인 원유개발계획을 담은 후속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 발언이 나온 뒤로 오랜 세월이 지났건만, 조선과 중국이 원유개발계획을 공동으로 작성하고, 후속합의서를 체결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원유개발계획을 공동으로 작성하는 작업이 워낙 복잡하고 힘든 일이어서 오랜 시간이 걸리나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해양원유공동개발협정이 체결된 때로부터 10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10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으므로,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과 중국이 해양원유공동개발협정을 조용히 파기한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했지만, 조선과 중국이 그 협정을 파기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2016년 10월 31일 미국의 언론매체 <NK 뉴스>는 조선과 중국이 2005년 12월 24일에 체결한 해양원유공동개발협정을 마침내 이행하기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소식을 전해준 것이다. 그 보도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진 3> 

 

▲ <사진 3> 위쪽 사진은 2016년 6월 초 조선의 서조선만 유전에 나타난 중국 원유채굴선 중요우하이 17호의 모습이다. 아래쪽 사진은 당시 중요우하이 17호가 원유채굴작업을 진행했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사진 속에 보이는 Rig라는 글씨가 원유채굴작업현장의 위치를 가리킨다. 그 주위로 보이는, 일련번호가 붙은 여러 개의 노란 표시들은 탐사정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섬이 초도다. 조선은 서조선만 유전에서 연간 60만톤의 원유를 채굴하고 있다. 조선은 자력갱생의 산유국이다.     

 

1) 2016년 5월 22일 중국의 국영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중국 랴오둥(遼東)반도 다롄(大連)항에서 14,000톤급 원유채굴선(jack-up rig) 중요우하이(中油海) 17호를 출항시켰는데, 그 특수선박은 6일 뒤에 조선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해설 --- 서해는 워낙 비좁은 바다라서 배타적경제수역이 존재할 수 없는데, 중국의 원유채굴선이 조선의 배타적경제수역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착오였다. 서해에는 동경 124도를 해상경계선으로 하는 조선의 영해와 중국의 영해만 존재한다.  

 

2) 당시 원유채굴선 중요우하이 17호가 채굴작업을 한 곳은, 조선 영해 안으로 약 3km 들어가고, 조선 서해안에서 약 90km 떨어진 서조선만 분지라는 것이다. 

 

해설 --- 중요우하이 17호는 2016년 초 중국 다롄조선소에서 건조된, 길이가 70m이고 폭이 76m인 원유채굴선이다. 중국은 건조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형 원유채굴선을 서조선만 유전에 보낸 것이다. 

 

3) 원유채굴선 중요우하이 17호가 채굴작업을 진행한 곳은 지난 시기 시추작업이 벌어졌던 제609호 탐사정(探査井)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제609호 탐사정에서는 하루에 원유 476톤을 채굴했었다는 것이다. 

 

해설 --- 위의 정황은 그 탐사정에서 연간 17만3,700톤의 원유를 채굴했음을 말해준다. 서조선만 유전에는 그런 탐사정이 16개나 있다. 16개의 탐사정을 유정(油井)으로 개발하여 원유를 본격적으로 채굴하면, 연간 100만톤의 원유를 뽑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원유채굴선 중요우하이 17호는 2018년 1월 초 원유채굴을 갑자기 중단하고 중국 보하이만 유전으로 돌아갔다. 왜 그랬을까? 2017년 12월 23일 유엔안보리가 대조선제재 2397호를 결의하여 조선과 중국의 공동원유개발사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서조선만 유전에서 모처럼 본격적으로 진행된 대규모 원유채굴은 1년 6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원유개발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조선이 자력갱생의 힘으로 추진하는 독자적인 원유개발은 중국과의 공동개발사업이 중단된 이후에도 이전과 변함없이 계속되었다. 조선은 1980년대 후반 싱가폴에서 도입한 14,000톤급 원유채굴선 1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로 만든 소형 채굴장비들도 보유하고 있다. 외부에 알려진 유성호가 그런 소형 채굴장비들 가운데 하나다. 조선의 14,000톤급 원유채굴선은 수심이 깊은 서조선만 유전에 나가 원유를 채굴하고 있고, 소형 채굴장비들은 수심이 얕은 숙천군 연안유전에서 원유를 채굴하고 있다. 지금 조선은 유전지대에서 연간 50만톤의 원유를 채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집요한 제재횡포로 서조선만분지 유전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원유채굴이 중단되고, 중국 원유채굴선이 보하이만 유전으로 돌아가자, 조선은 채굴조건이 해저유전보다 유리한 지상유전에서 원유를 증산하기 위해 힘썼다. 조선의 지상유전들 가운데서 원유를 가장 많이 채굴하는 곳이 바로 안주유전이다. 이 유전은 조선의 지상유전들 가운데서 규모가 가장 크다. 안주유전은 평양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평안남도 숙천군 안주분지에 있다. 

 

2002년 8월 3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2002년 7월 초 평안남도 숙천군 장동리를 방문한 중국 석유탐사단은 그 지역에 설치된 원유채굴장비(sucker rod) 4대가 하루에 약 54톤의 원유를 채굴하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안주유전에 속한 장동리 원유채굴장에서 연간 20,000톤의 원유를 채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주유전에는 장동리 이외에도 원유채굴장이 여러 곳 있다. 2001년 5월 2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안주유전에서 1999년부터 연간 30만톤의 원유를 채굴하고 있다고 한다. 2011년 4월 13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0년에 안주유전에서 원유 20만톤을 채굴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안주유전에서 연간 30만톤의 원유가 채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주분지 유전 다음으로 규모가 큰 조선의 제2지상유전은 온성유전이다. 온성유전은 함경북도 온성군에 있다. 2001년 9월 싱가폴에 있는 원유탐사회사 쏘브린 벤처스(Sovereign Ventures Pte. Ltd.)는 두만강 하류에 있는 조선과 로씨야의 국경지대인 온성군에서 길이가 약 8km이고, 면적인 약 15,500㎢인 유전을 발견했는데, 2,040만톤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했다. 2003년 2월 13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함경북도 온성군 종성로동자구와 삼봉로동자구에서 각각 원유를 뽑아 올렸는데, 삼봉로동자구에서 뽑아 올린 원유는 샘물처럼 투명한 초경량원유(super light crude oil)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품질 원유가 온성유전에 엄청나게 묻혀있는 것이다. <한국일보> 2011년 4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함경북도 온성유전에서 연간 10만톤의 원유를 채굴했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들을 종합하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조선은 서조선만 유전에서 연간 50만톤의 원유를 채굴하고, 안주유전에서 연간 30만톤의 원유를 채굴하고, 온성유전에서 연간 10만톤의 원유를 채굴한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오늘에는 원유채굴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채굴량이 연간 100톤으로 늘었을 것이다. 조선은 연간 100만톤의 원유로 자급자족하는 산유국이다.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악의적인 제재횡포에 매달릴수록 조선은 그에 대응하여 자기의 완성된 핵무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으며, 자본주의경제론리로 설명하지 못하는 일심단결과 자력갱생의 힘으로 제재장벽을 돌파하고 있다. 조선은 제재장벽돌파전에서 원유증산과 자급자족을 실현했다.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제재횡포를 받은 사회주의나라가 이루어낸 놀라운 ‘기적’이다.

2021/03/03

일제히 열린 갱도진지 출입문들

[한호석의 개벽예감](433)

자주시보 2021년 03월 0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위협감 느꼈다 

2.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에서 진행되는 실전훈련

3. 두 개의 혁명전쟁전략과 최근 내외정세동향

 

 

1.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위협감 느꼈다

 

2021년 2월 2일 당시 미국 국방부 부장관 지명자였던 캐슬린 힉스(Kathleen H. Hicks)는 자신의 인준문제에 관한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인준청문회에 서면으로 제출했다. 2021년 2월 9일 제35대 미국 국방부 부장관에 취임한 캐슬린 힉스는 미국 매사츄세츠공과대학(MIT)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09년에 미국 국방부 전략-기획-무력담당 부장관을 지냈고, 2012년 3월부터 2013년 7월까지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부장관을 지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힉스 부장관은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능력의 우선순위를 묻는 질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고 한다. 

 

“미국은 북조선과 같은 나라들이 제기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고 있다. 본인이 인준을 받으면,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한 식별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힘쓰겠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미국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위협하는 나라들 가운데서 유독 조선을 지목했다는 점이다. 원래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은 미국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위협하는 나라들을 거론할 때, 우선 로씨야와 중국을 지목한 다음에 세 번째로 조선을 지목했었다. 이를테면, 2019년 4월 1일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미국의 핵억제정책(U.S. Nuclear Deterrence Policy)’이라는 제목의 문서는 미국을 위협하는 나라들을 로씨야, 중국, 조선 순으로 지목했다. 이것은 미국 군부의 오래된 관행이다. 그런데 이번에 힉스 부장관의 답변서를 보면, 그런 관행을 벗어나 지목순서를 바꾸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런 변화현상이 단순한 서술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인식의 변화라는 사실은 존 하이튼(John E. Hyten) 미국군 합동참모차장의 발언에서 명백히 확인되었다. 미국 공군 대장 하이튼은 2016년 9월 전략사령관에 취임했고, 2019년 11월 합동참모차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미국의 핵무력을 지휘하는 전략사령관 출신으로 합동참모차장에 임명되었으므로, 미국 군부에서 누구보다도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정보에 관해 정통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2021년 2월 23일 미국 전략국제안보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대담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 자리에서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요격체계 개발문제와 조선의 미사일위협이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물은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21년 2월 23일 미국 전략국제안보연구소가 주최한 화상대담에 참가한 존 하이튼 미국군 합동참모차장이 발언하는 모습이다. 그는 화상대담에서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중국, 로씨야, 이란이 아니라 조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지적하면서,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제로 미국 본토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가 늘어놓은 이런 우려 섞인 발언을 들어보면, 지금 미국 군부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원하여 강도 높은 실전훈련을 진행하는 것에대해 위협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미국 군부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훈련에 대해 위협감을 느끼는 것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 군부의 심리적 위축, 그것은 조선인민군이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미국의전쟁도발심리를 제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국가미사일방어능력은 중국, 로씨야, 이란이 아니라 분명히 북조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략) 북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제로 우리에게 발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것을 격추할 능력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미국 국가항공우주정보쎈터(National Air and Space Intelligence Center)가 국방정보탄도미사일분석위원회(Defense Intelligence Ballistic Missile Analysis Committee)와 합동으로 2020년 7월에 작성하여 2021년 1월 11일에 발표한,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위협(Ballistic and Cruise Missile Threat)'이라는 제목의 자료는 조선, 로씨야, 중국, 인디아, 이란, 파키스탄의 미사일능력을 평가한 것인데, 미국에 대한 미사일위협도에서 조선을 로씨야, 중국, 인디아 다음으로 낮게 평가했다. 이 자료는 조선이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각종 첨단전술유도무기들, 중거리순항미사일,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등장시키기 훨씬 전인 2020년 상반기에 작성된 것이므로, 조선이 그 열병식에서 과시한 엄청난 미사일능력을 올바로 평가하지 못하였으며, 따라서 최근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느끼는 위협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의 군사력, 특히 조선이 지난 5년 동안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킨 미사일능력에 대한 미국 군부의 인식은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크게 달라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조선의 미사일능력에 대해 위협감을 느낀 결정적인 계기가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이후에 한 차례 더 있었다는 사실이다.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조선의 미사일능력에 대해 위협감을 느낀 또 다른 결정적인 계기는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1년 2월 말 현재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전략무기들을 동원한 가운데 진행하는 대규모 군사활동이 그런 결정적인 계기로 된다. 도대체 어떤 군사활동이기에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위협감을 느끼는 것인지 그 사정을 알아보자.

 

열핵탄두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김정은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는 직할부대다. (조선에서 이전에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라는 칭호가 사용되었으나, 사회안전군과 민간무력이 정규군 수준으로 강화된 오늘에는 조선인민군, 사회안전군, 민간무력을 총지휘하는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라는 새로운 칭호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최근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군사활동에서 위협감을 느끼는 까닭은 전략군 부대들이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진행하는 대규모 군사활동이 미국에게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2021년 2월 현재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다음과 같은 군사활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2020년 11월 17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명의로 공화국 전체 무력에 하달된 ‘2021년 작전 및 전투정치훈련과업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명령서를 인용한 2020년 11월 23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전투훈련기간이 7개월에서 9개월로 늘어났다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략군의 전투훈련기간은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4개월, 그리고 2021년 7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5개월이라는 것이다.  

 

또한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에 따르면, 올해 조선인민군 전투훈련의 중요한 목적은 “전략무기를 중심으로 제국주의침략세력의 도발책동을 저지하고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올해 조선인민군 전투훈련이 전략무기를 중심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략무기는 핵탄두 또는 열핵탄두를 장착한 중거리탄도미사일, 중거리순항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의미한다. 

 

2020년 12월 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전략군 부대들에 새로 배치된 로케트와 장비들에 대한 운용방법을 빠른 시간 안에 숙련시킴으로서 불의의 정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투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2020년 12월 11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따르면, 지난 시기에는 조선인민군 전투정치훈련이 시작된 12월 한 달 동안 정치사상학습, 군사지식학습 등 실내상학을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올해부터는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실내상학을 생략하고 “싸움준비, 전쟁준비완성에 모를 박고 시작부터 실전훈련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4개월 동안 각종 중거리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원하는 강도 높은 실전훈련에 열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각종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지난 5년 동안 조선에서 진행된 열병식들과 시험발사들에서 세상에 공개된 7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 시험발사는 생략하고 열병식에만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3형과 화성-16형, 그리고 조선에서 공식명칭을 밝히지 않아서 미국이 자의적 별칭으로 부르는 KN-14, KN-17, KN-21이다, 또한 열병식에도 등장하고 시험발사도 진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4형과 화성-15형이다. 또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올해 실전훈련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이외에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중거리순항미사일도 동원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위에 열거한 7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초대형 발사대차들을 험준한 산악지대에 있는 갱도진지들에서 출동시켜 즉시발사태세에 돌입하는 실전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2.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에서 진행되는 실전훈련 

 

미국의 정찰위성들이 감시하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에 관한 정보가 한국 언론매체에 보도되었다. 아래에 열거한 작전기지들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초대형 발사대차들이 배치되었다.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중거리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들이 들어가는 갱도진지들은 따로 있다. 

 

평안남도 은산군 유상리에 있는 제51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 

자강도 전철군 갈골동에 있는 제52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 

자강도 화평군 무명산에 있는 제53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 

평안북도 삭주군에 있는 제54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

 

2021년 2월 18일 미국 전략국제안보연구소(CSIC)가 발표한, ‘미신고 북조선: 유상리 미사일작전기지(Undeclared North Korea: The Yusang-ni Missile Operating Base)’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평안남도 은산군 유상리에 있는 제51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는 7개 구역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작전기지인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초대형 발사대차들이 들어가는 갱도진지의 길이가 약 400m라고 한다.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내용을 종합하면, 위에 열거한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여단이 1개씩 주둔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 여단들 가운데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여단은 4개인 것이다. 

 

2013년 6월 6일 중국 <환구시보>의 인터넷판 <환구망(環球網)>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9개 여단으로 편성되었는데, 1개 여단에 5개 대대가 있고, 1개 대대에 450명의 병력이 배속되었다고 한다. 그 보도가 나온 때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 여단은 9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략군 여단의 편제를 보면, 제1대대, 제2대대, 제3대대는 미사일발사를 담당하고, 제4대대는 미사일연료주입을 담당하고, 제5대대는 경계임무를 담당한다고 한다. 1개 대대에는 미사일 4발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두 사진은 2021년 2월 18일 미국 전략국제안보연구소(CSIS)가 발표한 자료에 나오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를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이다. 사진에 나오는 이 작전기지는 평안남도 은산군 유상리에 있는 제51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다. 위쪽 사진은 여단사령부가 있는 지휘통제구역을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차들이 들어간 거대한 갱도진지를 촬영한 것이다. 제51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는 험준한 산악지대에 건설된 7개 구역으로 이루어졌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갱도진지의 길이는 약 400m이며, 출입구가 북쪽과 남쪽에 각각 하나씩 있다. 또한 공기가 통하게 하는 통기시설이 산 꼭대기 세 군데에 건설된 것으로보아, 그 산이 통째로 갱도진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어마어마한 대형 지하요새가 아닐 수 없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1개 여단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12발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의 북부 험준한 산악지대에는 이런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4개가 있다. 미국 군부가 겁을 먹을 만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여단이 4개가 있고,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중거리순항미사일을 운용하는 여단이 5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여단이 주둔하는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12발씩 배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보유한 각종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약 50발로 추정된다.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2020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이 보유한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약 100발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발사대차 48대가 4개 지역의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들에서 갱도진지 출입문을 열고 일제히 밖으로 나와 여러 곳에 미리 정해놓은 발사지점들까지 이동하고, 발사대를 수직으로 세우고, 즉시발사태세에 돌입하는 실전훈련이 주간에는 물론 야간에도 진행되고 있다면, 미국 군부가 위협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군 북부사령관 겸 북미우주항공사령관을 지낸 로리 로빈슨(Lori J. Robinson)은 2019년 12월 18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자신이 북부사령관 겸 북미우주항공사령관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2017년에 조선이 23차례의 미사일시험발사를 진행했는데, 그때마다 미국 군부는 매번 그 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날아오는 것으로 가정했었노라고 실토한 바 있다. 그는 가정했다고 말했지만, 위협감을 느꼈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으로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즉시발사태세에 돌입하는 실전훈련을 4개월 동안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실전훈련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는 미국 군부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실전훈련 중에 갑자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면서 위협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군부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훈련에 대해 위협감을 느끼는 것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 군부의 심리적 위축, 그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미국의 전쟁도발심리를 제압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2020년 11월 23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올해 실전훈련에서 특징적인 것은 전략군의 훈련기간이 7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된 것과 함께 방사포병의 훈련기간도 9개월로 연장된 것이라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지난 시기 실전훈련에서는 방사포병의 훈련기간이 별도로 명시되지 않았고, 전체 포병의 훈련기간만 명시되었는데, 올해는 방사포병의 훈련기간이 전체 포병의 훈련기간에서 분리되었고, 훈련기간이 9개월로 연장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은 올해 조선인민군의 실전훈련에서 전략군의 작전능력과 더불어 방사포병의 작전능력도 비상히 향상시키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방사포는 적진에 불우박타격을 쏟아 부을 때 사용하는 기존 방사포가 아니라 저고도비행으로 반항공망을 뚫고 들어가 절제수술식 정밀타격을 가하는 대구경조종방사포를 의미한다.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들에 배치된 5종의 대구경조종방사포는 다음과 같다. 

 

30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230km 

40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300km 

50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350km 

60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400km 

61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420km  

(위에 열거한 조종방사포들의 구경과 사거리는 추정치다.)

 

위에 열거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각이한 사거리를 보면, 조선인민군이 설정한 ‘남조선작전지대 방사포타격권’은 군사분계선 남측 지역으로부터 남해안에 이르기까지 남측 전역을 다섯 구역으로 구분한 타격권임을 알 수 있다. 2016년 3월 12일 <로동신문>에 실린 ‘정세론 해설 - 핵선제타격권은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해설기사는 “1차 타격대상으로 선정한, 동족대결의 소굴인 청와대와 괴뢰반동통치기관들, 남조선작전지대 안에 들어온 미제의 모든 핵타격수단들은 우리의 신형 대구경방사포만으로도 넉근히 요정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조선과 미국의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전시상황에서 사용하는 전략무기이고,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의 대구경조종방사포는 남과 북의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전시상황에서 사용하는 전술무기다. 그러므로 올해 조선인민군이 전략군의 훈련기간과 방사포병의 훈련기간을 9개월로 연장한 가운데 진행하고 있는 강도 높은 실전훈련은 조선과 미국의 무력충돌, 그리고 남과 북의 무력충돌을 각각 상정한 실전훈련이라고 말할 수 있다.  

 

 

3. 두 개의 혁명전쟁전략과 최근 내외정세동향

 

두 개의 전쟁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조선에서 말하는 두 개의 전쟁개념에서 찾을 수 있다. 한(조선)반도에서 군사대결이 첨예해질 때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두 개의 전쟁개념을 자주 언급한다. 그것은 조국통일대전과 반미대결전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두 개의 전쟁개념을 통일전쟁과 반미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에서 말하는 두 개의 전쟁개념은 서로 어떻게 연관되고, 또 서로 어떻게 구분되는가? 조선에서는 반미대결전을 최후의 결전 또는 판가리싸움이라고 하면서도 조국통일대전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연방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조국통일대전은 최후의 결전 또는 판가리싸움으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전쟁개념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은 조국통일대전과 반미대결전을 동일한 전쟁을 가리키는 두 가지 명칭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오다. 전쟁의 성격도 서로 다르고, 전쟁의 양상도 서로 다르다. 전쟁의 성격을 대비하면, 조국통일대전은 조선인민군과 한국군이 싸우는 내전(civil war)이고, 반미대결전은 조선인민군과 미국군이 싸우는 국제전(international war)이다. 또한 전쟁의 양상을 대비하면, 조국통일대전은 정밀타격 전술무기를 사용하여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는 초단기속결전이고, 반미대결전은 대량파괴 전략무기를 사용하여 대규모 전쟁피해를 발생시키는 장기전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의 전쟁전략은 조국통일대전과 반미대결전을 각각 수행하는 혁명전쟁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국통일대전은 반드시 싸워야 하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내전이고, 반미대결전은 가능하면 싸우지 않고 전쟁억제력으로 제압해야 하는 국제전인 것이다. 그러므로 조국통일대전(내전)을 개전 72시간 만에 급속히 종결하고, 반미대결전(국제전)으로 확전되지 않게 하는 것이 조선의 혁명전쟁전략에서 핵심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첨단전술무기인 대구경조종방사포 5종을 보유한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들은 조국통일대전을 급속히 종결하여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전임무를 완성하기 위한 강도 높은 실전훈련을 벌이는 것이다. 또한 첨단전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 7종을 보유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조국통일대전에 무력개입하려는 미국의 전쟁도발책동을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제압함으로써 반미대결전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기 위한 강도 높은 실전훈련을 벌이는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202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열병식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열병종대 선두에서 김정길 상장이 행진하는 장면이다. 가슴에는 훈장들이 빛나고, 어깨에는 별 세 개가 빛난다. 열병종대 선두에서행진하는 군사지휘관은 그 군사단위의 사령관이므로, 김정길 상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사령관으로 임명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전에 조선인민군 전략군 사령관은 김락겸 대장이었는데, 이번에는 김정길 상장이 전략군 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최근 조선인민군 지휘관들을 활력과 패기가 넘치는 40대와 50대로 전원교체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다른 군종과 달리 핵무기를 운용하는 군종이므로,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는 직할부대다.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전략군에서는 핵무력에 대한 최고사령관의 유일적령도체계, 유일적 지휘관리체계를 확고히 세우고 주체적인 로케트타격전법을 더욱완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금 조선인민군이 두 개의 혁명전쟁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실전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까닭은, 내외정세가 위태로운 지경에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내외정세동향은 다음과 같다. 

 

1) 최근 한국군의 전쟁준비가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2021년 1월 1일 제2신속대응사단이 창설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한국군 최초의 공정사단으로 등장한 제2신속대응사단은 전시에 공중강습으로 평양을 점령하는 특수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2017년 12월 1일 한국군은 세간에 ‘참수부대’로 알려진 특수전여단을 창설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규모가 더 큰 제2신속대응사단을 창설했다. 

 

한국군은 평양을 점령하는 작전능력을 증강하는 것과 더불어 원산에 기습적으로 상륙하는 작전능력도 증강하고 있다. 이를테면, 2020년 10월 15일 한국군 합참본부는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기존 여단급 상륙작전능력을 사단급으로 확대할 것이고, 해마다 두 차례씩 실시해오던 기습상륙훈련을 네 차례로 늘이겠다고 하면서, 기습상륙전에서 사용할 경항공모함, 상륙함, 공기부양정, 상륙돌격장갑차, 전술교량차량, 무인전투차량, 무인정찰기, 120mm 박격포 등 신형 전투장비를 대폭 증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에 따라 상륙작전능력을 증강하기 위한 한국군의 발걸음이 날로 빨라지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한국군의 전쟁전략은 공중에서 공정사단이, 지상에서 기동군단이, 해상에서 상륙사단이 동시다발로 북진공격을 개시하여 평양을 신속히 점령하는 입체적 공격전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제7기동군단은 2021년 1월 22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이천과 여주 일대에서 야외기동훈련을 실시했고, 제2신속대응사단은 2021년 2월 24일부터 세종시 조치원에서 충청남도 계룡대에 이르는 지역에서 공중강습훈련을 실시했다. 그 뒤를 이어 해병사단도 기습상륙훈련을 실시할 것이다. 한국군이 이처럼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므로, 조선인민군도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 

 

2) 2021년 7월 23일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을 맞이하는 중국에서는 오는 3월 4일부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연례회의를 진행하고, 3월 5일부터는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연례회의를 진행하고, 2022년에는 중국공산당 제20차 대회를 소집하게 된다. 올해 창건 100주년을 맞은 중국공산당이 역사적 전환기에 달성하려는 국가발전목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대만통일전쟁이다. 중국에게 대만은 미국에게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 되는 자국 영토다. 중국이 대만통일위업을 완수해야 다가오는 또 하나의 100년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연대로 빛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대만통일위업은 통일전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이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을 수행하려는 통일의지를 드러낼수록 그 내전을 무력으로 가로막으려는 미국의 반중국공세가 심해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무력충돌위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군사대결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으므로, 조선은 통일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 

 

3) 지금 이란은 미국을 우두머리로 하는 제국주의연합세력의 방해와 저지를 뚫고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한다. 미국의 묵인 아래서 침략적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는 이란이 자위적 핵억제력을 보유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되었다. 그런데 만일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중동의 군사상황이 자기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악몽으로 바뀔 것을 예상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무력으로 저지하려고 광분하고 있다. 그로써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충돌위기가 고조되었다. 

 

다른 한편, 장악력이 강한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려고 날뛰던 이스라엘 전쟁광들을 눌러놓을 수 있었지만, 장악력이 약한 바이든은 이스라엘 전쟁광들을 눌러놓을 힘이 없다. 만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면, 이란의 보복공격으로 중동전쟁이 일어나고, 미국은 무력개입을 피할 수 없다. 이란-이스라엘전쟁이 일어나 미국군이 중동전선에 집결하면, 중국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중동의 군사대결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으므로, 조선은 통일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언론매체들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군과 한국군은 내외정세가 격화되고 있는 오는 3월 둘째 주에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것은 공중에서 공정사단이, 지상에서 기동군단이, 해상에서 상륙사단이 동시다발로 북진공격을 개시하여 평양을 신속히 점령하는 입체적 공격전을 준비하기 위한 지휘소훈련(CPX)이다. 이 실전훈련이 시작되면,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주일미국군사령부, 주한미국군사령부, 한국군 합참본부,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가 실시간으로 명령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조선을 공격하는 북침합동작전을 지휘하게 될 것이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는 후방에서 미국군을 지원하는 작전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므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아니라 사실상 한미일연합실전훈련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사정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한미일연합실전훈련을 가리켜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고 부르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또한 이번 지휘소훈련은 전투부대를 출동시키지 않고 군사위성통신망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므로, 조선을 크게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원래 지휘소훈련은 전투부대를 출동시키지 않고, 지휘관들끼리 하는 실전훈련이다. 전투부대를 출동시키는 실전훈련은 지휘소훈련의 성과를 평가한 결과를 가지고 나중에 별도로 진행하는 법이다.   

 

앞으로 며칠 뒤 미국군과 한국군이 평양을 점령하는 지휘소훈련을 강행하면, 조선인민군도 서울을 점령하는 실전훈련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군사대결상황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