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7

[추모글] 제자를 동지라고 불러주시던 따스하고 청아한 목소리

 자주시보 2020년 10월 2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오늘 우리는 훌륭한 통일운동가 한 분을 잃었다. 박순경 선생님께서 98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는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 민족이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기까지 투쟁의 길이 아직 멀고 험한데, 그렇게 먼저 우리 곁을 떠나셨으니 상실의 아픔이 크다. 선생님의 영전에 삼가 꽃 한송이 바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

 

통일운동가 박순경 선생님은 나를 직접 가르친 은사이시다. 1970년대 중반 서울에 있는 감리교신학대학에서 공부하던 나는 박순경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학자가 되려는 꿈을 키웠다. 당시 선생님은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시면서, 일주일에 한 차례씩 내가 공부하던 감리교신학대학 교단에도 서셨다. 박순경 선생님은 1948년 감리교신학대학을 졸업하셨으니, 그이는 나의 은사이자 대선배이시다.

 

1976년 박순경 선생님은 감리교신학대학에서 도이췰란드의 신학자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Wolfhart Pannenberg, 1928-2014)의 조직신학을 강의하셨다. 판넨베르크는 20세기 서구신학계를 대표하는 신학 사상가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신학자인데, 박순경 선생님도 칼 바르트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신학자이셨다. 1976년 박순경 선생님이 감리교신학대학에서 강의하실 때, 판넨베르크의 저서 ‘신학과 하느님의 나라’를 교재로 쓰셨다. 박순경 선생님이 열정을 바치신 신학탐구의 총적 주제는 '하느님의 나라'였다. 그이가 염원하던 새로운 나라는 우리 민족의 통일 염원이 실현된 조국의 종교적 표상이었고, 민중의 해방염원이 실현된 조국의 종교적 표상이었다. 1976년 어느 날, 가을하늘처럼 푸른색이 감도는 우아한 목도리를 어깨에 걸치고 교단에서 강의하시던 박순경 선생님의 모습이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나의 기억 속에 생생하다.

 

2000년 1월에 창당된 민주노동당에서 고문직책을 맡으신 박순경 선생님은 그해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55주년 경축 행사에 남측 대표단 성원으로 참가하셨다. 그이는 4박 5일 동안 평양방문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가셔서 『월간 말』과 대담을 하셨는데, 대담자가 위기를 극복하는 조선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가 하고 물었을 때, 이렇게 답변하셨다.

 

“전체 인민 대중을 주체사상이라는 유일사상체계 속에 묶어 세우고 자신들의 지도자, 즉 수령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기에 가능한 거죠. 이번에 그 실체를 똑똑히 볼 수 있었어요. 이 엄연한 현실을 남쪽 사람들도 이젠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북체제를 유지, 발전시켜나가는 그들의 주체사상을 이해하지 않고선 통일의 길은 열리지 않습니다.”

 

박순경 선생님은 주체사상을 깊이 이해하려고 한 신학자였으며, 자기의 신학 사상을 민족의 분단 현실과 통일국가건설 운동에 일치시키려고 힘쓴 통일운동가였다. 그래서 그이는 통일신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왔고, 그것을 이론적으로 정립하는 일에 열정을 기울였다. 1992년에 ‘통일신학의 여정’이라는 제목의 책과 ‘통일신학의 고통과 승리’라는 제목의 책이 각각 출판되었고, 1997년에는 ‘통일신학의 미래’라는 제목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런 학문적 탐구는 그이를 주체사상의 자주적 인간개조론과 기독교의 부활 사상이 만나는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갔고, 주체사상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과 기독교의 집단적 영생사상이 만나는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갔다. 박순경 선생님은 민중의 해방과 평등을 실현하는 신국사상(神國思想)의 관점에 서서 주체사상을 실현한 조선의 현실을 목격했다. 박순경 선생님은 1994년 4월 29일 뉴욕에 오셨을 때, 자신의 책 ‘통일신학의 고통과 승리’를 나에게 한 권 주시면서, 책의 앞장에 “일 많이 하시기 바라오”라고 쓰시고 나를 격려해주셨다.

 

선생님은 문필의 경계를 넘어 조국통일운동에 적극 참가하셨다. 1989년 전국민족민주연합이 결성되었을 때부터 조국통일위원장으로 앞장에 서셨고, 1990년에 결성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과 2005년에 결성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적극 참가하셨으며, 민주노동당 고문으로, 통합진보당 고문으로 진보정치 활동에 참가하셨다.

 

2005년 3월 3일부터 5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해외 대표단이 모여 6.15공동선언 실천위원회를 결성했는데, 해외대표단 일원으로 참가한 나는 금강산호텔 대청을 지나다가 박순경 선생님과 마주쳤다. 1995년 10월 뉴욕에 오셨을 때 만나 뵌 이후 10년 만에 다시 이루어진 반가운 상봉이었다. 남북해외 통일운동 대표자들이 모여 6.15공동선언 실천위원회를 결성하는 역사적인 자리에서 선생님을 만나 뵈었으니 뜻이 더 깊었다. 그래서 나는 금강산호텔 대청에 있는 커다란 폭포 그림 앞에서 기념사진을 함께 찍자고 청을 드렸다. 내가 선생님을 모시고 기념사진을 찍으려 하자, 주위에 있던 어떤 사람이 두 분은 어떤 사이냐고 짓궂게 물었다. 그때 선생님은 내 팔을 슬며시 잡아당기시며 “이 사람은 내 동지야!”라고 답변하셨다. 제자를 동지라고 불러주시던 따스하고 청아한 목소리를 나는 영영 잊지 못한다.

 

수많은 통일운동가가 75년 조국통일운동사에 피땀을 흘리며 남긴 발자취들 가운데 박순경 선생님의 발자취도 뚜렷이 새겨졌다. 투쟁의 길을 앞서가신 통일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따르는 우리의 통일국가건설운동은 승리의 광장을 향하여 오늘도 전진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도전과 방해가 앞길을 가로막아도 우리 민족은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위대한 자주통일 국가를 건설할 것이다. 이것은 사회 역사발전에 대한 신념이며, 그 발전의 합법칙성을 밝혀주는 과학 명제이다. 박순경 선생님은 그런 불변의 과학적 신념을 우리에게 남기고 가셨다. 

2020/10/21

심층분석 - 100배 더 강해진 조선의 전투력

[한호석의 개벽예감](415) 

자주시보 2020년 10월 1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기상천외한 야간열병식, 시작부터 놀라웠다

2. 광장에 정렬한 열병대오의 위용

3. 열병행진에 등장한 13개 신형 무기체계

4. 저격병들 돋보이게 만든 첨단장비들

5. 여성군인들이 팔목에 찬 특이한 물건의 정체

6. 전쟁을 신속히 끝낼 특수배낭들

7. 전자광학교란기 부착한 각종 장갑차량들

 

 

1. 기상천외한 야간열병식, 시작부터 놀라웠다

 

“위풍당당히 정렬한 오늘의 열병대오는 조선로동당이 자기의 혁명군대를 어떻게 키웠는지, 또한 그 군대의 위력이 얼마큼 강한지 똑바로 알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중략) 우리의 군사력은 그 누구도 넘보거나 견주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0년 10월 10일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위와 같이 연설하였다. 열병식은 2020년 10월 9일 밤 11시부터 시작되었다. 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장병들과 조선인민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믿음과 사랑, 감사와 경의를 전했고, 그 연설을 듣는 장병들과 인민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열렬한 만세의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것은 수령의 마음과 인민의 마음이 상통융합되어 생사운명을 함께 나누는 거대한 사회주의일심단결체의 위력을 과시한 극적인 장면이었다. 

 

행사진행과정을 살펴보면, 국기게양식에서부터 열병행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장엄한 영화장면이 흐르는 듯 완전무결하게 보였다. 조직력과 훈련수준과 협동심이 고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인용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로동당이 창건 이후 75년 동안 조선인민군을 그 어떤 군대와도 견주지 못할 만큼 강화발전시켜왔다고 언명했다. 이런 높은 평가는 조선인민군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로 일어섰음을 의미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런 평가는 과장이 아니다. 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이 조선인민군을 그처럼 높이 평가하는 논거를 제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발언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조선로동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효하며, 우리 인민의 힘과 넋이 깃든 강위력한 최신무기들로 장비한 혁명무력”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상무장, 조국과 인민에 대한 충실성, 그리고 강위력한 최신무기, 바로 이것이 조선인민군을 세계 최강의 군대로 추켜세운 3대 근본요인이라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사상무장은 그 군대가 누구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강한 전투력을 가졌음을 말해주는 제1요인이다. 조선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을 빌리면, 조선인민군은 ‘사상강군’이다. 그들은 전투훈련을 하기 전에 정치사상학습부터 먼저 한다. 전투훈련보다 정치사상학습을 더 중시하는 것이다. 사상정신이 허약한 군대는 아무리 첨단무기로 장비되었다고 해도,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 이것은 세계전쟁사가 입증해주는 만고의 진리다.  

 

또한 조선인민군이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효하다는 것은 그 군대가 누구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강한 전투력을 가졌음을 말해주는 제2요인이다. 조선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을 빌리면, 조선인민군은 ‘인민의 군대’이다. 조선인민군이라는 명칭 안에 이미 ‘인민’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있다. 

 

이처럼 중요한 제1요인과 제2요인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고, 제3요인만 설명하는 것은 논리적 결함이지만, 나는 이 글에서 조선인민군이 얼마나 강위력한 최신무기들로 자신을 무장했는지에 대해서만 설명하려고 한다. 내가 그런 논리적 결함을 뻔히 알면서도 그 결함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사상의 자유를 박탈하고, 표현의 자유를 짓누르는 이른바 ‘국가보안법’이라는 악법이 나의 문필활동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에 어둠이 깃든 시각에 열병식을 시작한 것 자체가 세인의 상상을 뛰어넘은 경이로운 사변이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야간열병식을 진행한 나라는 조선밖에 없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기상천외한 야간열병식을 진행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열병식은 대낮에 진행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관례와 격식을 깨고 심야에 열병식을 진행하는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외에 누구도 하지 못한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0년 10월 10일 밤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단상에서 주석단 앞을 지나는 열병대오를 향해 답례하는 장면이다. 사진배경에 보이는 것은 국무위원장 문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조선인민군 장병들과 조선인민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믿음과 사랑, 감사와 경의를 전했고, 그 연설을 듣는 장병들과 인민들은 감격의 눈물을흘리며 열렬한 만세의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것은 수령의 마음과 인민의 마음이상통융합되어 생사운명을 함께 나누는 거대한 사회주의일심단결체의 위력을 과시한 극적인 장면이었다.  

 

국제올림픽 개막식 같은 성대한 국가행사를 밤에 진행하는 까닭은 화려한 조명효과와 야광반사효과, 그리고 시선집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물체라도 조명을 받으면 더욱 선명한 색감을 드러내 관중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 특히 이번 야간열병식을 방영한 텔레비전화면에서는 초소형 무인항공기들과 초소형 무인차량들이 공중과 지상에서 다각도로, 속도감 있게 촬영한 장면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무인영상촬영도 야간열병식의 시각효과를 크게 증가시켰다.   

 

야간열병식의 의미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날 이른 아침부터 미국의 첩보위성들은 열병식에 등장할 조선인민군의 신형 무기들을 촬영하기 위해 평양 상공에 집결했다. 미국의 첩보위성은 길이가 12m나 되고, 지름이 3m나 되는 커다란 망원경을 달고 지상의 어느 한 지점을 약 15분 동안 계속 촬영할 수 있는데, 그런 첩보위성을 여러 대 동원하여 열병식 전 과정을 촬영하려고 열심히 준비했던 것이다. 

 

그러나 열병식이 그들의 예상시간을 훌쩍 넘겨 밤에 진행된 것으로 하여 그들의 위성촬영준비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미국의 첩보위성은 광학영상위성(optical imaging satellite)이므로, 햇빛이 없는 야간에는 무용지물이다. 미국은 레이더영상위성과 적외선영상위성으로 야간열병식을 촬영할 수 있었지만, 그들이 예상치 못한 시각에 열병식이 시작되는 바람에 레이더영상위성과 적외선영상위성을 갑자기 집결하기 힘들었다. 그런 위성을 몇 대 동원했더라도 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열병행진에 나온 신형 무기들을 정확히 식별할 수 없었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야간열병식이 미국의 위성감시망을 무력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2. 광장에 정렬한 열병대오의 위용

 

이번 야간열병식에 가장 먼저 등장한 부대는 뜻밖에도 호위부대들이었다. 지금까지 조선의 호위부대들은 존재 자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자기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냈다. 

 

호위부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위대인 호위처, 국무위원회를 경위하는 경위국, 당중앙위원회를 호위하는 호위국, 지도부 전체를 호위하는 호위사령부 순으로 행진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호위부대들은 충성심과 훈련수준이 높고, 첨단무기로 무장한 최정예 전투원들로 구성되었다. 호위부대 총병력은 100,0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의 최고지도부를 옹위하는 호위병력은 웬만한 나라의 군대만큼 많다.  

 

호위부대를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시킨 것도 김정은 국무위원장만이 내릴 수 있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왜 그런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일까?  

 

한국군 특수전사령부 산하에는 전시에 평양에 침투하여 최고지도부를 제거한다는 제13특수임무여단이 있다. 이른바 참수부대라고 부르는 제13특임여단의 병력은 1,000명이다. 

 

2020년 10월 현재 한반도에 조성된 군사상황을 보면, 참수부대가 평양에 침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참수부대 전투원 1,000명이 인명손실을 전혀 입지 않고 다중방어망을 뚫고 평양에 침투하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가정해도, 그들은 조선인민군 호위부대 100,000명을 상대로 100 대 1의 싸움을 해야 한다. 한 마디로, 싸움이 성립되지 않는다. 이런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2월 1일 참수부대를 창설한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야간열병식에 호위부대를 참가시킨 것은, 참수부대를 창설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선명한 메시지다. 싸움 자체가 성립되지도 않을 참수부대 따위는 일찌감치 해체하는 게 현명한 처사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2020년 5월 23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는 “무력구성에서의 불합리한 기구, 편제적 결함들을 검토하고 바로잡기 위한 문제”와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편성”하는 문제가 토의되었다. 그날의 토의결과가 이번 야간열병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어떤 부대들이 참가했는지를 살펴보면, 조선인민군의 새로운 편제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야간열병식에 참가한 각급 부대들을 행진순서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4개 친위부대

1) 호위처

2) 경무국

3) 호위국

4) 호위사령부

 

5개 군종부대

1) 육군 (제1군단, 제2군단, 제4군단, 제5군단)

2) 해군

3) 항공군

4) 전략군

5) 특수작전군

 

4개 침투저격부대

1) 지상저격병부대

2) 해상저격병부대

3) 공중저격병부대

4) 경보병부대

 

8개 후방방어부대

1) 고사포군단

2) 수도방어군단

3) 제3군단

4) 제7군단

5) 제8군단

6) 제9군단

7) 제10군단

8) 제12군단

 

7개 기동전부대 

1) 산악보병사단

2) 장갑포병사단

3)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

4) 제425기계화보병사단

5) 제108기계화보병사단

6) 제815기계화보병사단

7) 제806기계화보병사단

 

5개 전문부대

1) 정찰부대

2) 전자교란전부대

3) 공병부대

4) 화학전부대

5) 대테러전부대(사회안전군 무장기동부대)

 

위에 열거한 33개 전투부대들을 보면, 올해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친위부대, 고사포군단, 산악보병사단, 장갑포병사단, 전자교란전부대, 화학전부대, 대테러전부대 등이 확대, 재편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에 열거한 33개 전투부대들 이외에,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하지 않은 부대들도 있다. 이를테면, 해군 산하에 각급 수상함부대들과 잠수함부대가 있고, 항공군 산하에 각급 비행부대들과 정비부대들이 있으며, 통신부대, 군의부대, 병참부대, 수송부대가 있다. 33개 전투부대 열병종대의 뒤를 이어 16개 군사교육기관 열병종대가 등장했다. 그들은 다음과 같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행진에 명예기병종대 다음으로 등장한 호위처 열병종대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조선의 호위부대들은 존재 자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자기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냈다. 호위부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위대인 호위처, 국무위원회를 경위하는 경위국, 당중앙위원회를 호위하는 호위국, 지도부 전체를 호위하는 호위사령부 순으로 행진했다. 호위부대 총병력은 100,0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1) 김정일군정대학

2) 김일성군사종합대학

3) 김일성정치대학

4) 국방종합대학

5) 해군대학

6) 항공군대학

7) 보위대학

8) 강건종합군관학교

9) 포병종합군관학교

10) 고사포병군관학교

11) 땅크-자동차병군관학교

12) 경비대학

13) 사회안전대학

14) 만경대혁명학원

15) 강반석혁명학원

16) 남포혁명학원

 

위에 열거한 군사교육기관들 중에서 김정일군정대학은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처음으로 자기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행진순서를 보면, 김정일군정대학 열병종대가 맨 앞에 서고 그 뒤에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열병종대가 나섰다.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일군정대학을 최고군사교육기관으로 설립하였음을 말해준다. 군정이라는 말은 군사와 정치를 결합한 복합명사다. 김정일군정대학은 군대를 지휘하는 군사간부와 정치간부를 함께 육성하는 군사교육기관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사정은 유능한 군관을 더 많이 육성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6개 군사교육기관들의 뒤를 이어 등장한 2개 민간무력부대들은 다음과 같다.

 

1) 로농적위군

2) 붉은청년근위대

 

미국 육군성이 2020년 7월 24일에 펴낸 ‘북조선의 전술(North Korean Tactics)’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로농적위군은 572만명이고, 붉은청년근위대는 62만명이다.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민간무력은 자기들의 직장과 고향마을과 정든 거리를 총대로 지킨다. 

 

아래에서 논하겠지만,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무기들은 모두 신형 무기들이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의 무기체계가 신형 무기로 대체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 기존 무기들은 당연히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에 이전되었을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이전한 기존 무기는 노후한 무기가 아니라 강위력한 무기다. 그런 강위력한 무기들을 이전받은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는 정규군 수준의 강한 무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런 사정은 올해 조선의 무력이 질적, 양적 변화를 일으켜 대폭 강화되었음을 말해준다.  

 

 

3. 열병행진에 등장한 13개 신형 무기체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5월 6일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면서 “지금 우리의 국방과학기술은 최상의 경지에 올라섰으며 국방공업부문에서는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첨단무장장비들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고 언명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첨단무기체계를 마음먹은 대로 생산하고 있다고 언명했을 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첨단무기들이 등장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세계 3대 군사과학기술선진국이라는 미국, 로씨야, 중국만 보유한 첨단무기들을 조선에서 자력으로 만들어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13개 신형 무기체계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신형 개인전투장비

2) 신형 기동전투차량

3) 신형 땅크

4) 신형 자행포

5) 신형 방사포

6) 신형 지대함탄도미사일

7)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8) 신형 반항공레이더

9) 신형 반항공미사일

10) 신형 지대지중거리미사일

11) 신형 지대지전술유도무기

12) 신형 지대지장거리미사일

13)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위에 열거한 첨단무기체계들은 모두 신형이다. 여기서 신형이라는 말은 2015년 10월 10일 당창건 70주년 열병식 이후 지난 5년 동안 새로 개발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언제나 비뚤어진 시선으로 조선을 흘겨보는 사람들은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첨단무기들을 보고 속으로 깜짝 놀랐으면서도 겉으로는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 어떤 무기는 미국의 무기를 모방한 것이라느니, 또 어떤 무기는 로씨야의 무기와 똑같이 생겼다느니, 또 어떤 무기는 중국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느니 뭐니 하면서 떠들어댔다. 모두 헛소리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중국과 로씨야는 조선과 가까운 나라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두 나라가 첨단군사과학기술을 조선에 넘겨주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 조선은 로씨야에서 일부 군사장비들을 수입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무기개발의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여 외국산 무기를 수입하지 않게 되었고, 다른 나라의 군사과학기술에 의존하여 무기를 만들지 않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국방과학기술의 선진국들에서만 보유한 첨단무기체계들을 개발하는 방대하고도 복잡한 이 사업은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우리 스스로 찾을 것을 전제로 하였으며 이 모든 연구과제들은 주체적 력량 즉 우리의 믿음직한 과학자, 설계가, 군수로동계급에 의해 완벽하게 수행되였습니다”라고 언명하였다. 이 언명은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첨단무기들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방대하고 어려운 사업이 전적으로 조선 자체의 군사과학기술에 의해 추진되어왔음을 밝힌 것이다. 

 

 

4. 저격병들 돋보이게 만든 첨단장비들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시선을 집중시킨 것은 전시에 특수작전임무를 수행할 특수작전군과 4개 침투저격부대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4개 침투저격부대들은 지상저격병부대, 해상저격병부대, 공중저격병부대, 경보병부대다. 이 부대들은 전시에 각종 침투기동장비들을 타고 지상, 지하, 해상, 해저, 공중에서  적진후방 깊숙이 동시다발로 침투하여 매복전, 습격전, 파괴전, 교란전, 포위전, 점령전, 생포전 등 입체적인 특수작전을 벌이게 된다. 그러므로 이 부대들은 적진후방에 침투하여 유격전을 벌이는데 필요한 각종 개인전투장비들을 갖춰야 한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과 4개 침투저격부대 전투원들은 모두 자동보총으로 무장했고, 위장무늬전투복과 방탄조끼를 입었으며, 방탄모 또는 전투모를 썼고, 개인무선통신기를 가졌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신형 개인전투장비들을 두루 갖추었으니, 전투력이 크게 강화된 것이 분명하다. 

 

나는 2017년 4월 24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최첨단 군장 갖춘 특수작전군과 대륙간탄도미사일 4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의 개인전투장비를 분석적으로 고찰한 바 있다. 그날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실탄 150발이 들어가는 헬리컬 탄창(Helical Magazine)이 부착된 98-1식 자동보총을 들고 열병식에 참가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이번 열병식에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처음 보는 신형 자동보총을 들고 나왔다. 영상화면을 보면, 조선에서 독자적으로 생산된 신형 자동보총은 총렬이 짧은 단축총렬 자동보총이다. 단축총렬 자동보총의 총구에는 사격할 때 총성을 줄여주는 소음기가 부착되었고, 조준경과 확대경도 부착해서 조준사격능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 

 

또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신형 방탄모를 쓰고, 신형 전투복과 신형 방탄조끼를 입었으며, 신형 전투화를 신었다. 3년 만에 개인전투장비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신형으로 교체한 것이다.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의 개인전투장비들 가운데서 특히 주목되는 것이 있다. 야간투시경(night-vision goggle)을 부착한 방탄모와 레이저표적지시기(laser target indicator)를 부착한 첨단자동보총이다. 2017년 4월 15일 열병식에서는 야간투시경을 부착한 방탄모만 보였으나, 이번 야간열병식에서는 야간투시경을 부착한 방탄모를 쓴 것은 물론이고 자동보총에 레이저표적지시기까지 부착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야간투시경은 어둠 속에서 사격대상을 식별하는 장비이고, 레이저표적지시기는 사격대상에 적외선레이저를 비추어 조준사격을 하는 장비다. 적외선레이저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고 야간투시경으로 볼 수 있으므로, 야간전투에서는 야간투시경을 쓰고 레이저표적지시기를 사용해야 조준사격을 할 수 있다. 또한 어둠 속에서 전투할 때 레이저표적지시기를 허공으로 비추면, 작전신호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과 4개 침투저격부대 전투원들이 모두 개인무선통신기(personal role radio)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신동아> 2020년 1월호에 실린 분석기사를 읽어보면, 특수작전군 전투원들과 4개 침투저격부대 전투원들이 모두 개인무선통기를 가진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그 분석기사에는 한국군이 2014년에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대외비문서의 정보가 담겼다. 대외비문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은 2012년부터 신형 무전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로써 전투지휘부는 GS-930 전투관리체계를 통하여 신형 무전기를 가진 전투원들과 실시간 작전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전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외비문서에서 언급된 GS-930 전투관리체계는 조선의 군수기업인 팬 씨스템즈(Pan Systems)가 해외지사로 설립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Global Communications, Glocom)를 통해 국제무기시장에 내놓은 GS-930 통합지휘통제체계(Integrated Command and Control System)이다. 그리고 대외비문서에서 언급된 신형 무전기는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바로 그 신형 무선통신기다. <사진 3>

 

▲ <사진 3> 위쪽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열병종대가 광장에 정렬한 모습이고, 아래쪽 사진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열병종대가광장에 정렬한 모습이다.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레이저표적지시기를 부착한 단축총렬 첨단자동보총을 들었다. 전략군 전투원들은 소음기가 부착된 자동보총을 들었다. 특수작전군 전투원들과 전략군 전투원들은 모두 개인무선통신기를 가졌다.이것은 전투지휘부와 전투원들이 통합지휘통제체계를 통하여 실시간 작전정보를주고받으며 전투를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인민군 특수전부대 총병력은200,000명이다. 강도 높은 전투훈련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최첨단 개인전투장비로무장한 그들은 전시에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적진후방에 침투하여 입체적인 특수작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이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계를 이미 오래 전부터 운용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2017년 3월 13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화성포병들의 지능-정보화된 동시발사훈련, 백악관의 공포 더 커졌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2008년 11월 말 조선 인민무력부 인사들이 당시 조선을 방문한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에게 조선이 개발한 통합지휘통제체계에 관해 해설하였다는 사실을 서술한 바 있다. 이런 사정은 조선인민군이 이미 2008년 이전부터 통합지휘통제체계를 운용해오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대외비문서에서 드러난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한국군의 전파수집체계(무선통신감청체계)로는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통합지휘통제체계의 무선통신을 해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지휘부가 통합지휘통제체제 무선통신에서 복잡한 암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군 감청부대가 그들의 무선통신을 해독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조선인민군이 누구도 해독할 수 없는 최첨단무선통신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군 감청부대가 해독하지 못하는 것이다. <로동신문> 2016년 1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진이 량자암호통신기술을 개발하였다고 한다. 량자암호통신기술을 적용한 무선통신은 제3자가 절대로 해독하지 못한다. 조선인민군은 최첨단 무선통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과 4개 침투저격부대 병력은 200,000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강도 높은 전투훈련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개인전투장비로 무장한 특수부대 전투원 200,000명은 조국통일대전의 날이 오면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적진후방에 침투하여 입체적인 특수작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런 예상은 조선인민군의 72시간 전쟁씨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준다. 

 

 

5. 여성군인들이 팔목에 찬 특이한 물건의 정체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대상은 18번째 행진순서에 등장한 고사포군단 열병종대다. 전원 여성군인들로 편성된 고사포군단 열병종대 전투원들은 자동보총으로 무장하고, 위장무늬전투복을 입고, 방탄모를 썼는데, 놀랍게도 왼쪽 팔목에 직사각형 무선통신단말기를 차고 있었다. 이 무선통신단말기는 반항공지휘통제소가 작전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를 고사포병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최첨단 개인전투장비다. 

 

조선인민군 반항공지휘통제소는 표적비행체를 탐지, 식별, 선택한 정보를 물론이고, 표적비행체의 방위각, 거리, 속도, 고도, 풍속 등의 실시간 정보, 그리고 어느 고사포부대가 여러 표적비행체들 가운데 어느 것을, 어떤 무기로, 어느 시각에 요격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요격순서와 요격방식에 관한 실시간 정보를 고사포병이 팔목에 찬 무선통신단말기로 직접 전송하게 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 고사포사령부의 통합화력통제체계가 과학화, 정보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로써 조선인민군 고사포병들의 조준사격능력과 요격률은 매우 높아졌으며, 야간사격능력도 높아졌다. 

 

고사포군단 열병종대와 고사포병군관학교 열병종대가 이번 야간열병식에 각각 참가한 것을 보면, 조선에서 고사무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5년 6월 12일 고사포병군관학교를 시찰하였고, 6월 17일에는 고사포병사격경기를 참관했다. 

 

2008년 11월 조선을 방문한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고사포병들은 18세에서 26세까지 연령대의 여성군인들이며, 4개월 동안 집중훈련을 받고 부대에 배치되어 6년 동안 군사복무를 한다고 한다. 화사한 옷차림을 하고 연애와 결혼과 취업에 관심을 가질 젊은 여성들이 자그마치 6년 동안 육중한 고사포를 다루며 전투훈련의 구슬땀을 흘리는 놀라운 모습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은 보고서에서 2008년 11월 26일 평양 상공을 방어하는 고사포부대를 방문하여 여성군인들이 14.5mm 4렬 자행고사총 6문을 발사하는 시범사격을 참관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당시 평양 주변에 배치된 고사포부대는 80개 이상이라고 한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오늘은 100개로 늘었을 것이다. 1개 고사포부대에 1,000명의 병력이 배치되었다고 하면, 평양 주변에 배치된 고사포병은 100,000명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고사포군단 열병종대가 광장에 정렬한 모습이다. 전원 여성군인들로 구성된 고사포군단 열병종대는 왼쪽 팔목에 직사각형 무선통신단말기를 찼다. 이 무선통신단말기는 반항공지휘통제소가 작전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를 고사포병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최첨단 개인전투장비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 고사포사령부의 통합화력통제체계가 과학화, 정보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로써 조선인민군 고사포병들의 조준사격능력과 요격률은 매우 높아졌으며, 야간사격능력도 높아졌다.  

 

고사포병 100,000명은 평양을 에워싸고 거대한 원형화망은 구성했다. 그것은 3중 평면화망이다. 대구경고사포들은 제1동심원에 배치되었고, 중구경고사포들은 제2동심원에 배치되었고, 소구경고사총들은 제3동심원에 배치되었다. 3중 평면화망을 공중으로 올려세우면, 평양 상공에 8층 입체화망이 펼쳐지게 된다. 3중 평면화망과 8층 입체화망을 구성하는 고사무력은 다음과 같다.   

 

고도 21km 상공을 방어하는 100mm 고사포 

고도 15km 상공을 방어하는 85mm 고사포

고도 12km 상공을 방어하는 57mm 쌍렬 자행고사포

고도 8km 상공을 방어하는 37mm 고사포

고도 5km 상공을 방어하는 30mm 6렬 고사포

고도 4km 상공을 방어하는 23mm 4렬 자행고사포와 23mm 쌍렬 고사포

고도 2.5km 상공을 방어하는 14.5mm 4렬 자행고사총

 

<연합뉴스> 2006년 1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2006년 당시 조선인민군 고사포부대들은 총 12,500문의 각종 고사포와 고사총을 보유하였다고 한다. 14년 전에 12,500문을 보유했으니, 지금은 13,000문 이상으로 늘었을 것이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고사무력의 화력밀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 평양을 에워싸고 3중 평면화망과 8층 입체화망을 구성한 고사무력은 한 번에 고사포탄 600,000발을 발사하여 고도 21km에 이르는 평양 상공을 방어할 수 있다. 

 

그처럼 방대하고, 조밀한 고사무력에 과학화되고 정보화된 통합화력통제체계까지 추가되었느니 3중 평면화망과 8층 입체화망은 참새 한 마리도 뚫고 들어가지 못할 만큼 견고해졌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고고도, 중고도, 저고도로 비행하면서 전방위로 접근하는 미국군과 한국군의 각종 비행체들, 이를테면, 어파치공격헬기, 토마호크순항미사일, 무인항공기, 침투작전헬기, 수송기, 폭격기, 전투기들은 통합화력통제체제로 과학화, 정보화된 고사무력의 거대한 화망에 걸려 모조리 격추당할 것으로 예견된다.  

 

 

6. 전쟁을 신속히 끝낼 특수배낭들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주목되는 것은 5개 전문병부대들이다. 정찰부대, 전자교란전부대, 공병부대, 화학전부대, 대테러전부대(사회안전군 무장기동부대)로 구성되었다. 5개 전문병부대들 가운데서 2015년 당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부대는 공병부대뿐이다. 나머지 4개 부대 가운데서 전자교란전부대, 화학전부대는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사회안전군 무장기동부대는 올해 새로 편제된 부대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전자교란전부대와 공병부대다. 

 

전자교란전부대는 자동보총으로 무장했고, 위장무늬전투복과 방탄조끼를 입었으며, 방탄모를 썼는데, 안테나가 달린 야전배낭을 메고 나왔다. 안테나가 달린 야전배낭은 배낭형 전자교란장비다. 

 

전시에 그들은 특수전부대 전투원들과 합동작전을 벌여 적진후방에 침투하게 되는데, 적진후방에 있는 교전대상에 바짝 접근하여 배낭형 전자교란장비를 켜는 순간, 교전대상의 무선통신체계와 위성항법체계는 모조리 ‘먹통’으로 된다. <신동아> 2020년 1월호에 실린 분석기사에 실린, 한국군이 청와대에 보고한 2014년도 대외비문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차량탑재형 전자교란장비 3종과 휴대형 전자교란장비 12종을 실전배치하여 한반도 전역에서 전자교란전을 수행할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행진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 열병종대가 휴대형 전자교란장비를 배낭처럼 등에 메고 행진하는 장면이다. 자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차량탑재형 전자교란장비 3종과 휴대형 전자교란장비12종을 실전배치하여 한반도 전역에서 전자교란전을 수행할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 전투원들은 전시에 배낭형 전자교란장비를 메고한국군 후방 깊숙이 곳곳에 침투하여 동시다발로 교란전파를 발사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무선통신체계와 위성항법체계는 엄청난 전자교란에 휘말려 마비될 것이다. 그들의 눈과 귀가 마비되면, 전쟁은 그것으로 끝난다.  

 

지금까지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가 크고 무거운 전자교란장비를 차량에 탑재하고 전방지대에서 교란전파를 발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 대처하는 대응전략을 고심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그런 고심어린 대응전략마저 물거품으로 되고 말았다.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 전투원들은 한국군 후방 깊숙이 곳곳에 침투하여 동시다발로 교란전파를 발신하게 되는 것이다. 교란전파를 가까운 곳에서, 불시에 발신하면, 대처할 길이 없다. 전시에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무선통신체계와 위성항법체계는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의 엄청난 전자교란에 휘말려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군대의 무선통신체계와 위성항법체계가 마비되면, 전쟁은 끝나게 된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35번째 행진순서로 등장한 공병부대 열병종대의 모습이다. 그들은 자동보총으로 무장하고, 위장무늬전투복과 방탄조끼를 입었다. 그런데 그들 중 절반은 투명한 얼굴가리개(면갑)가 부착된 방탄모를 쓰고, 검은색 접시형 물체가 달린 야전배낭을 메었고, 나머지 절반은 보안경이 부착된 방탄모를 쓰고, 주홍색 구명조끼를 입고, 주홍색 방수배낭을 멨다. 그런 차림새를 보면, 전자는 지상공병부대 전투원들이고, 후자는 도하공병부대 전투원들이 분명하다.  

 

그런데 지상공병부대 전투원들의 검은색 접시형 물체가 달린 야전배낭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도하공병부대 전투원들의 주홍색 방수배낭도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접시형 물체는 위성항법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방수배낭에는 도하작전에 필요한 특별한 도구가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공병부대 전투원들은 특이한 배낭에 들어있는 신형 장비를 가지고 진격로를 열어놓을 것이다. 개전과 함께 그들이 진격로를 열어놓아야 전투부대들이 고속기동전에 돌입할 수 있다.  

 

 

7. 전자광학교란기 부착한 각종 장갑차량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13개 신형 무기체계들 가운데서 신형 개인전투장비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열병행진에 참가한 것은 신형 기동전투차량 3종이다. 행진순서대로 열거하면, 신형 3축6륜 장갑차, 신형 4축8륜 보병전투차량, 신형 4축8륜 기동포다. 

 

1) 무장병력을 수송하는 장갑차는 뒤쪽에 커다란 출입문이 있는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3축6륜 장갑차는 첫째 바퀴와 두 번째 바퀴 사이에 작은 출입문이 나있다. 이런 모습은 3축6륜 장갑차가 무장병력을 수송하는 장갑차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조선인민군 기계화보병부대가 운용하는, 무장병력을 수송하는 장갑차들은 따로 있다. 3축6륜 장갑차, 4축8륜 보병전투차량, 지탱바퀴가 5개 달린 무한궤도장갑차, 지탱바퀴 6개가 달린 무한궤도장갑차 등이다. 

 

신형 3축6륜 장갑차 정면에는 조준경 1개가 장착되었고, 전자광학교란기가 좌우에 1개씩 장착되었고, 연막탄발사기가 좌우에 3개씩 장착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자광학교란기(electro-optical jammer)다. 이것은 교전상대가 반땅크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레이저거리측정기 또는 레이저표적지시기를 비출 때, 그런 장치들을 자동적으로 교란하는 장비다. 교전상대가 반땅크미사일을 발사하면, 땅크나 장갑차는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에, 땅크나 장갑차에 전자광학교란기를 설치하면 방어력이 크게 강화된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땅크와 장갑차에는 전자광학교란기들이 설치되었다. 조선인민군 기갑부대의 방어력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신형 3축6륜 장갑차에는 반쯤 여닫을 수 있는 철제덮개가 달린 대형 보관함이 설치되었다. 그 보관함 안에 주황색 마개를 씌운, 사각형 발사관 같이 생긴 물체 8개가 들어있다. 반땅크미사일, 지대공미사일, 방사포탄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는데, 사각형 물체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미사일을 쏘는 사각형 발사관이라면, 미사일을 발사할 때 발생하는 후폭풍과 충격이 커서 대형 보관함 안에 들여놓을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사각형 물체 안에는 미사일이 아니라 소형 무인정찰기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물체 안에 날개가 접힌 채 들어있는 소형 무인정찰기를 공중으로 쏘아올리면, 날개가 펴지면서 날아가게 된다. 8개 물체의 입구를 모두 주황색 마개로 가려놓은 까닭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각형 물체는 소형 무인정찰기를 공중으로 쏘아올리는 투척기인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신형 3축6륜 장갑차는 정찰장갑차인 것이 분명하다. 소형 무인정찰기 투척기를 8개 장착한 정찰장갑차의 출현, 이것이야말로 조선인민군의 군사력이 세계 정상급에 올라섰음을 실물로 말해준다. 나중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소형 무인정찰기를 탑재한 정찰장갑차는 조선인민군 기갑부대의 고속기동전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기갑부대 소속 3축6륜 장갑차들이 행진하는 장면이다. 장갑차에는 8개의 사각형 물체들이 탑재되었다. 거기에는 미사일이 아니라 날개가 접힌 소형 무인정찰기가 들어있다. 소형무인정찰기를 공중으로 쏘아올리면, 날개가 펴지면서 날아가게 된다. 8개 물체의입구를 모두 주황색 덮개로 가려놓은 까닭을 알 수 있다. 그 사격형 물체들은 소형무인정찰기를 공중으로 쏘아올리는 투척기인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신형3축6륜 장갑차는 정찰장갑차인 것이 분명하다.  

 

2) 신형 4축8륜 보병전투차량은 전면에 전자광학조준경 1개를 장착했고, 좌우에 전자광학교란기를 1개씩 장착했고, 좌우에 연막탄발사기를 3개씩 장착했다. 그리고 원통형 발사관 5문을 탑재했다. 그 발사관에는 반땅크미사일 5발이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에는 불새 계렬의 반땅크미사일이 대량으로 보급되었는데, 새로 개발된 불새-3 반땅크미사일 시험사격은 2016년 2월 26일에 진행되었다.  

 

그런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한, 신형 4축8륜 보병전투차량에 탑재된 반땅크미사일은 불새-3 반땅크미사일보다 길이와 직경이 더 길다. 이런 사정은 불새-4 반땅크미사일이 개발되었음을 말해준다. 

 

불새 계렬의 반땅크미사일들은 모두 레이저로 유도된다. 불새-3의 사거리는 5.5km이므로, 새로 개발된 불새-4의 사거리는 7km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불새-4는 사거리만이 아니라 파괴력도 커진 것이 분명하다. 불새-4를 쏘면, 900mm 장갑방호력을 갖추었다는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를 한 방에 격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에이브럼스 계렬 전차를 격파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전차도 다 격파할 수 있다. 

 

3) 신형 122mm 기동포는 4축8륜 장갑차에 탑재되었다. 122mm 기동포를 4축8륜 장갑차에 탑재하여 포의 기동력을 크게 높인 것이다. 신형 122mm 기동포를 탑재한 4축8륜 장갑차는 기존 자행포를 탑재한 무한궤도차량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진격할 수 있다. 이런 신형 기동포가 실전배치됨으로써 기존 자행포로 구성된 조선인민군 기동포병부대가 새로 편제된 것으로 보인다. 

 

4축8륜 장갑차에는 122mm 기동포 이외에 7.62mm 기관총 1정, 전자광학조준경 1개, 풍속감지기 1개가 장착되었다. 또한 유압식 충격흡수장치가 설치되었고, 위성항법체계로 작동되는 자동사격통제장치가 설치되었다. 이것은 122mm 기동포를 조준하고, 포탄을 장전하고, 사격하는 전 과정이 자동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그것만이 아니라 122mm 기동포를 탑재한 4축8륜 장갑차에는 무장병력 8명이 탑승한다. 이런 정황은 고속기동전과 화력타격전을 동시에 벌일 수 있는 새로운 작전능력이 출현하였음을 보여준다. 

2020/10/14

청와대의 서글픈 핵잠야망

 [한호석의 개벽예감](414)

자주시보 2020년 10월 1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이례적인 김현종-에이브럼스의 세 차례 회동

2. 청와대와 백악관 사이에서 벌어진 의견충돌 

3. 핵잠야망 뒤에 숨겨진 비밀우라늄농축실험

4. 핵잠야망 포기하고 선제적 평화조치 취해야

 

 

1. 이례적인 김현종-에이브럼스의 세 차례 회동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기간에 로벗 에이브럼스(Robert B. Abrams) 주한미국군사령관을 세 차례 만났다. 그는 2019년 9월 19일 로벗 에이브럼스와 함께 조찬회동을 가졌고, 11월 6일 로벗 에이브럼스를 다시 만나 70여 분 동안 회동했으며, 12월 13일에는 토머스 와이들리(Thomas D. Weidley)를 대동한 로벗 에이브럼스와 만나 100분 이상 회동했다. 토머스 와이들리는 2015년부터 2019년 7월까지 주일미국군 제1해병항공단장으로 근무했었는데, 지금은 주한미국군사령부 부참모장이다. 

 

김현종 2차장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므로, 그들의 회동은 통역 없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근무하던 김현종을 2019년 2월 28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임명했다. 그런 경력을 보면, 김현종 2차장은 군사와는 거리가 먼 통상전문가다. 그런 그가 2차장에 임명된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기간에 주한미국군사령관을 세 차례나 만났으니,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제3차 회동에서 김현종 2차장은 부참모장을 대동한 주한미국군사령관을 100분 이상 만났으므로, 김현종-에이브럼스 회동에서 중대한 군사문제가 논의된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어떤 군사문제를 논의했을까?

 

2019년 9월 19일 김현종-에이브럼스 제1차 회동이 있기 전인, 2019년 8월 28일 김현종 2차장은 일본이 수출심사우대국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여 청와대의 반일감정을 자극했던 무렵, 일본 정부에게 유감의 뜻을 밝히는 기자회견 중에 군사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안보역량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정찰위성, 경항공모함, 차세대잠수함 등 핵심안보역량을 구축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차세대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밝혔다.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을 언급한 것은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려는 청와대의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9년 12월 13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로벗 에이브럼스 주한미국군사령관과 토머스 와이들리 주한미국군사령부 부참모장을 만나는장면이다. 김현종 2차장은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주한미국군사령관을 세 차례나만났다. 김현종-에이브럼스 회동에서 논의된 것은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문제였다. 2020년 8월 10일 한국 국방부는 4,000톤급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해군본부는 기획관리참모부에 실무단을 내오고 핵잠건조문제를 검토해왔다.  

 

김현종 2차장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려는 청와대의 의중을 드러냈던 때로부터 1년이 지난 2020년 8월 10일 한국 국방부는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무려 30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자금을 앞으로 5년 동안 집중적으로 투입하여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려는 것이다. 

 

2020년 8월 10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에서 주목되는 것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4,000톤급 잠수함을 건조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취재기자들이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에게 국방부가 건조하겠다는 4,000톤급 잠수함이 핵추진잠수함이 아닌가 하고 물었을 때, 그는 “현 단계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적절한 시점이 되면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하면서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그날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중기계획에 4,000톤급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계획이 포함되었다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그보다 앞서 2019년 10월 10일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충청남도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중에 국방부가 핵잠건조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그날 국정감사에서 김정수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자신이 핵잠건조계획을 검토하기 위한 실무단을 이끌고 있는데, 실무단 회의를 분기별로 한 번씩 소집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핵잠야망을 품고 건조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장본인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핵잠야망을 품고 있었다. 2017년 4월 13일 한국기자협회와 SBS 텔레비전방송국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1차 대선후보 텔레비전토론회에 출연한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는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려는 핵잠야망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 그가 대권을 잡았으니, 핵잠야망을 실현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재인 당선자가 정권을 인수받고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인 2017년 7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은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는 문제를 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10일 해군본부는 핵잠건조의 타당성과 건조경비를 연구하는 용역을 조달청을 통해 발주했다. 해군본부는 2017년에 발주한 연구용역을 통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에 따라 해군본부는 기획관리참모부 산하에 핵잠건조계획을 검토하는 실무단을 내오고, 지난 2년 동안 운용해왔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김현종 2차장을 앞세워 자신의 핵잠야망을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것이 분명하고, 따라서 2019년 9월부터 12월 사이에 세 차례 진행된 김현종-에이브럼스 회동에서 핵잠건조문제가 논의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시동을 건 핵잠건조문제는 김현종-에이브럼스 회동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그 문제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군사상황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안보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미국의 지배체제가 존재하는 한, 그런 중대한 안보문제는 반드시 백악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 청와대와 백악관 사이에서 벌어진 의견충돌 

 

핵잠건조계획에 관한 백악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겠다고 생각한 문재인 대통령은 자기 심복을 워싱턴에 파견했다. 2020년 2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김현종 2차장이 워싱턴에 도착했다. 그는 2박3일 동안 워싱턴에 머물렀는데, 당시 한국 언론매체들은 그의 워싱턴방문을 극비방문이라고 보도했다. 차관급 인사인 김현종 2차장을 워싱턴에서 상대한 미국 행정부의 차관급 인사는 매튜 포틴저(Matthew Pottinger)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스티브 비건(Stephen E. Biegun) 국무부 부장관이다. 포틴저와 비건을 각각 만난 자리에서 김현종 2차장은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라고 하면서 백악관으로부터 핵잠건조계획을 허가받을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포틴저 부보좌관과 비건 부장관은 즉답을 줄 수 없었다. 차관급 관리들에게는 핵잠건조계획을 허가해줄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포틴저 부보좌관과 비건 부장관은 한국의 핵잠건조계획이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에서 검토하고 논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중대한 문제이므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식으로 김현종 2차장에게 말한 것으로 생각된다.  

 

핵잠건조계획을 허가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을 김현종 2차장을 통해 전달받은 백악관은 그 문제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군사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심각성을 인지했고, 그래서 그 문제를 다각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해야 했다. 백악관은 물론이고 국무부, 국방부, 중앙정보국 등 국가안보문제를 다루는 여러 부서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제기한 핵잠건조계획 허가문제를 검토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퍽 흘렀던 2020년 7월 7일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서울에 나타났다. 그는 서울에서 2박3일 동안 머물면서 강경화 외교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차례로 만났다. 비건 부장관은 청와대에 들어가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핵잠건조계획 허가문제에 대한 백악관의 의사를 통보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이 청와대에 통보한 백악관의 의사는 무엇인가?  

 

백악관은 핵잠건조계획을 허가해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을 거절했다. 백악관은 주한미국군 주둔비를 대폭 증액하는 문제를 놓고 한미관계가 껄끄러워진 판에 청와대가 핵잠건조문제까지 제기하여 한미관계를 더 꼬이게 만들려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이 왜 청와대에 불허통보를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백악관이 핵잠건조계획을 허가해달라는 자신의 요청을 냉정하게 거절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고심에 빠졌다. 하지만 그는 핵잠야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2020년 8월 10일 한국 국방부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4,000톤급 잠수함을 건조하겠다고 국방중기계획에 명시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의 불허통보를 받은 이후에도 핵잠야망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8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상남도 진해에 있는 잠수함사령부를 시찰하면서 1,860톤급 잠수함인 안중근함에 승함하여 내부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당시 진해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평상복을 입고 안중근함을 돌아보았다. 핵잠건조사업을 시작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은 김현종 2차장을 워싱턴에 파견해 백악관의 허가를 받으려고 했지만, 백악관은 청와대에 불허를 통보했다. 그런데도 한국 국방부는 4,000톤급 핵잠을 건조하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핵잠건조계획은 문재인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이런 정황은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의 불허통보를 받은 뒤에도 핵잠야망을 버리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핵잠야망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문재인 대통령은 백악관을 다시 설득하고 간청해서라도 불허결정을 번복시키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김현종 2차장을 또 다시 워싱턴에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그가 워싱턴에 도착한 날은 2020년 9월 16일이다. 2020년 9월 27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현종 2차장은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을 비롯한 국무부, 국방부, 에너지부, 상무부 등 미 정부 관계자들과 싱크탱크(think tank, 연구기관이라는 우리말로 번역해 써야 할 외래어-옮긴이) 인사 등을 면담하고, 한미 간 주요현안 및 역내정세 등을 협의했다”고 한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김현정 2차장이 워싱턴에서 민간연구기관을 접촉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접촉한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들은 미국 행정부의 정책자문에 응하거나 분석자료를 제공해주고, 연방의회에서 로비활동을 전개하고, 미국 언론매체들에 정책적 의견을 발표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하면서 여론을 주도하는 집단이다. 김현종 2차장이 그런 여론주도집단을 접촉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잠건조계획을 불허한 백악관의 태도를 여론공작과 로비활동으로 바꿔보려는 의도를 드러내 보여준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는 핵잠건조계획에 대한 백악관의 불허결정을 번복시키기 위해 워싱턴에서 여론공작과 로비활동을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벌일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일보> 2020년 7월 1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이후 미국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인 외국 정부들 및 기업들이 미국 국무부에 신고한 로비자금규모에서 한국이 전 세계에서 1위에 올랐다고 한다. 해당기간 중에 한국이 워싱턴에 풀어놓은 로비자금총액은 무려 1억6,551만 달러에 이르렀는데, 이것은 전 세계에서 대미로비자금지출 2위를 기록한 일본의 1억5,698만 달러와 3위를 기록한 이스라엘의 1억1,839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중국의 대미로비자금총액은 8,185만 달러였다. 지금 한국 민중들은 대량실업과 민생파탄으로 허덕이는데,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대미로비자금으로 낭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현종 2차장을 워싱턴에 두 차례 보내 핵잠건조계획에 대한 백악관의 허가를 받아내려고 했지만, 그것은 실패로 끝났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핵잠야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은 핵잠건조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백악관 사에에서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요즈음 청와대는 주한미국군 주둔비를 대폭 인상하는 문제를 놓고 백악관과 갈등을 빚었을 뿐 아니라, 중국봉쇄연합전선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백악관의 요구를 순순히 따르지 않고 중국의 눈치를 살피는 것으로 하여 백악관의 심기를 건드리는 판인데, 거기에 더하여 핵잠건조문제까지 제기하였으니 청와대와 백악관의 갈등이 불거질 것이 분명하다.  

 

 

3. 핵잠야망 뒤에 숨겨진 비밀우라늄농축실험

 

1955년 미국은 세계 최초로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했다. 4,000톤급 노틸러스함(USS Nautilus)이다. 이에 자극을 받은 일본과 이딸리아는 핵잠야망을 품었다. 섬나라인 일본과 반도나라인 이딸리아는 전통적으로 해양전략을 중시해왔는데, 미국이 핵잠을 건조한 것을 보고 핵잠야망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1959년 5월 5일 일본 방위청(당시 명칭)은 핵잠건조문제를 검토했고, 거의 같은 시기에 이딸리아 국방부도 핵잠건조문제를 검토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그 두 나라의 핵잠야망을 저지했다. 핵잠야망을 저지당한 일본은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건조했다. 지금 일본해상자위대는 4,000톤급 잠수함 9척과 4,200톤급 잠수함 11척을 보유했는데, 모두 디젤-전동식 잠수함이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이딸리아도 핵잠야망을 포기하고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건조했다.

 

그런데 미국이 일본과 이딸리아에 허락하지 않은 핵잠건조를 한국에게만 특별히 허락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미국의 세계지배체제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모르는 무지의 발로이다. 미국의 추종국들은 미국군의 무기체계보다 한 급 낮은 무기체계를 보유해야 미국의 세계지배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추종국들이 핵추진잠수함 같은 전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다. 만일 한국이 전략무기를 보유하면, 일본도 전략무기를 보유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구축해놓은 미국의 지배체제는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핵잠야망은 중국이 세계적인 강국으로 등장한 것으로 하여 가뜩이나 불안정해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지배체제를 파국에로 끌어가는 위험요인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핵잠야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난 경험을 돌이켜보면, 그의 핵잠야망은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으로 보인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핵잠건조를 계획하는 준비단계에 들어섰지만, 지난 시기 노무현 대통령은 핵잠건조를 추진하는 실행단계로 넘어갔었다. 노무현 집권기에 핵잠건조가 실행단계로 넘어가게 된 복잡한 사연은 다음과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하고 약 석 달이 지난 2003년 6월 2일 조영길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비밀사업계획을 보고받았다. 그것은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비밀사업계획이었다. 취임한지 석 달밖에 되지 않아 뭐가 뭔지 잘 모르는 노무현 대통령은 그 비밀핵잠건조계획을 덜컥 승인해버렸다.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국방부는 승인날짜를 뜻하는 ‘362사업’이라는 명칭을 붙인 핵잠건조사업에 착수했다. ‘362사업’에 따르면, 4,000톤급 핵추진잠수함을 설계하는 작업을 2006년까지 끝내고, 2007년부터 건조작업을 시작하여 2012년에 첫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고, 2017년까지 모두 3척을 건조한다는 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핵잠건조사업에 3조5,0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핵잠건조사업을 시작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충청남도 대전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로씨야의 소형 원자로제작회사인 OKBM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1997년에 100메가와트급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사업에 착수했었다. 그 소형 원자로가 바로 체계통합형 원자로(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인데, 영어머리글자를 조합하여 스마트(SMART)원자로라고 불렀다. 

 

그런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2년 7월에 갑자기 개발계획을 변경하여 65메가와트급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65메가와트급 원자로를 2006년 2월까지 개발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65메가와트급 원자로는 높이가 7m이고, 지름이 3.5m인 축소형 원자로이므로, 핵잠원자로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100메가와트급 원자로를 개발하다가 갑자기 65메가와트급으로 축소된 원자로를 개발하려고 방향을 바꾼 것은 핵잠원자로를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승인한 ‘362사업’의 추진일정을 보면, 2006년 2월까지 65메가와트급 핵잠원자로를 만들고, 2007년부터 그 원자로를 설치할 핵잠을 건조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1955년에 건조한, 세계 최초의 핵잠인 노틸러스함은 4,000톤급이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승인한 ‘362사업’에 나오는 핵잠도 4,000톤급이었다. 노틸러스함에는 10메가와트급 핵잠원자로가 설치되었는데, ‘362사업’에서 계획된 핵추진잠수함에는 65메가와트급 핵잠원자로가 들어가게 설계되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세상에 출현하기 전에 건조된 노틸러스함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고, 어뢰발사관 6문만 설치되었다. 그런데 ‘362사업’에서 계획된 핵잠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과 어뢰발사관이 모두 설치될 예정이었으므로, 10메가와트급 원자로는 출력이 너무 약했고, 따라서 65메가와트급 원자로를 개발해야 했던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백악관에 핵잠건조계획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해봐야 거절당할 것이 너무나 뻔했기 때문에 외부에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핵잠건조에 착수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감시망이 청와대와 국방부를 비롯한 곳곳에 거미줄처럼 깔려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승인한 핵잠건조사업이 비밀리에 시작되었다는 정보가 미국 중앙정보국의 감시망에 포착되었다. 그 정보는 곧바로 백악관에 보고되었다. 백악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승인한 핵잠건조사업이 더 진척되기 전에 파탄시켜야 했다. 백악관은 미국 중앙정보국에게 공작지령을 내렸다. 그것은 핵잠건조사업을 파탄시키는 비밀공작이었다. 백악관의 공작지령을 받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검은 손길이 막후에서 바삐 움직였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04년 9월 20일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5명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사찰하기 위해 출입증을 받는 장면이다. 2004년 8월 30일 사찰단은 2시간 전에사찰을 통보하고 갑자기 들이닥쳐 불시사찰을 단행했다. 사찰단은 한국원자력연구원비밀실험실에서 찾아낸 우라늄농축장비와 우라늄농축에 관한 기술정보자료를 압수했다. 사찰단이 작성한 보고서는 2004년 11월 11일 국제원자력기구 집행부에 제출되었다.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단행한 불시사찰의 배경을 파헤쳐보면, 당시 노무현대통령이 승인한 비밀핵잠건조사업을 파탄시킨 백악관의 비밀공작이 가동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핵잠건조사업을 승인한 때로부터 여덟 달이 지난 2004년 1월 26일 <조선일보>는 핵잠건조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비밀을 폭로했다. 핵잠건조의 비밀이 일간지에 폭로된 것은, 미국 중앙정보국이 그 폭로기사가 나오기 전에 이미 파탄공작을 성공시켰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백악관은 미국 중앙정보국을 앞세워 핵잠건조사업을 파탄시키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백악관은 핵추진잠수함에 설치될 65메가와트급 핵잠원자로를 개발하는 사업도 파탄시켰다. 

 

2004년 8월 30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한국원자력연구원에 갑자기 들이닥쳤다. 2시간 전에 사찰하겠다고 통보하고 들이닥친 불시사찰이었다. 사찰단은 9월 20일까지 사찰작업을 벌였고, 비밀실험실에서 찾아낸 우라늄농축장비와 우라늄농축에 관한 기술정보자료를 압수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사찰한 보고서는 2004년 11월 11일 국제원자력기구 집행부에 제출되었다.  

 

미국 원자과학자협회 간행물(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2005년 1-2월 합본호에 실린 분석기사와 일본 <마이니찌신붕> 2015년 11월 4일 보도기사를 종합하면, 2004년 당시 국제원자력기구의 불시사찰을 통해 드러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우라늄농축실험경과는 다음과 같다. 

 

1) 1979년부터 1981년까지 화학농축기술을 이용한 우라늄농축실험을 비밀리에 실시했다. 그 실험에서 700g의 천연우라늄분말을 농축하여 순도 0.72%의 농축우라늄을 제조했다. 실험장비들은 1982년에 폐기했다. 

2) 1983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산 열화우라늄을 가지고 열화우라늄금속(depleted uranium metal) 수 백kg을 비밀리에 제조했다. (열화우라늄금속을 가지고 열화우라늄탄을 만들 수 있는데, 열화우라늄탄은 전차나 장갑차, 지하방호시설을 파괴하는 철갑탄이다.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면, 방사능오염으로 백혈병, 신경기능장애, 유전자이상, 생식기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지금 주한미국군 탄악고들에는 열화우라늄탄이 대량으로 쌓여있다.)

3) 1990년부터 원자증기레이저동위원소분리기술(atomic vapor laser isotope separation technology)을 이용한 우라늄농축실험을 시작했다. 이 기술은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원자증기레이저동위원소분리기술을 이용한 우라늄농축실험을 최소 10차례 실시했다.

4)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열화우라늄과 천연우라늄금속을 가지고 분광실험(spectroscopic experiment)을 실시했다.

5) 2000년 1월부터 5월까지 원자증기레이저동위원소분리기술을 이용한 우라늄농축실험을 세 차례 실시했다. 이 세 차레의 실험에서는 1982년에 생산된 금속우라늄 154kg 중에서 3.5kg이 사용되었다. 그 세 차례의 실험에서 농축우라늄 0.2g을 제조했다. 농축우라늄의 평균농축도는 10.2%였고, 최고농축도는 77%에 이르렀다. 금속우라늄 154kg 중에서 약 50kg은 행방을 알 수 없는데, 이것은 우라늄농축실험이 수없이 실시되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정권과 김영삼-김대중 정권에 이르는 오랜 기간 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청와대의 지령에 따라 비밀우라늄농축실험을 계속해왔음을 보여준다. 

 

1971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정희는 핵폭탄을 제조하기 위한 비밀핵개발사업을 시작했는데, 그에 관한 정보를 파악한 백악관은 박정희의 비밀핵개발사업을 파탄시켰다. 당시 국무장관 헨리 키씬저(Henry A. Kissinger)가 파탄공작을 직접 지휘했다. 그는 박정희에게 비밀핵폭탄개발사업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한미동맹을 파기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키씬저의 협박에 굴복한 박정희는 어쩔 수 없이 비밀핵폭탄개발사업을 중단했고, 한국은 1975년 4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다. 

 

하지만 그런 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박정희는 핵야망을 끝내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백악관은 박정희를 제거해버렸다. 무모한 핵야망이 정권붕괴를 불러온 것이다.  

 

이처럼 백악관은 박정희의 핵야망을 암살과 정권붕괴라는 극단적인 방도로 파탄시켰지만, 한국원자력연구원을 폐쇄할 수는 없었으므로 거기서 개발된 핵기술은 없어지지 않았다.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붕괴된 이후에도 핵기술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래서 한국의 역대정권들은 비밀우라늄농축실험을 실시하여 핵물질을 생산하려는 핵야망을 품었고, 핵잠원자로를 개발하고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려는 핵잠야망을 가졌던 것이다.    

 

 

4. 핵잠야망 포기하고 선제적 평화조치 취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시기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다가 백악관의 파탄공작으로 끝나버린 핵잠야망을 다시 꺼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65메가와트급 핵잠원자로를 제작하고, 그 원자로에서 사용할 핵연료(농축우라늄)을 제조하여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핵연료를 자체로 제조하지 않고, 미국에서 수입하려는 것이다. 핵잠원자로를 제작하는 기술이 완성되었고, 3,500톤급 잠수함을 설계하는 기술도 확보했으므로, 이제는 미국에서 핵연료를 수입하기만 하면 핵잠건조를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2020년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한 김현종 2차장의 방미일정에 미국 에너지부와 상무부를 방문하는 일정이 포함된 것은, 핵잠원자로에서 사용할 핵연료를 미국에서 수입하는 문제를 알아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핵연료가 없으면, 핵잠원자로를 제작할 수 없고, 핵잠원자로가 없으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핵잠야망은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우라늄농축기술에서 싹튼다고 말할 수 있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핵연료를 생산하는 우라늄농축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와 더불어 대우해양조선은 3,500톤급 잠수함을 설계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정은 핵잠건조에 필요한 기술적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말해준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래 전에 좌절된 핵잠야망을 다시 되살릴 만도하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소듐냉각고속로를 촬영한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핵잠원자로를 만드는 제작기술을 가졌고, 핵잠원자로에 들어갈 핵연료를 생산하는 우라늄농축기술도 가졌다. 그와 더불어, 대우조선해양은 3,500톤급잠수함을 설계하는 기술을 가졌다. 이런 정황은 핵잠건조에 필요한 기술적 준비가 갖추어졌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핵잠건조에 필요한 기술적 준비가 끝났으니, 문재인 대통령이 핵잠야망을 가질 만도 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핵잠야망은 첫 발을 떼기도 전에 백악관의 불허통보에 가로막혀 있다. 실현될 가능성은 0%다. 문재인 대통령이 실현되지도 않을 핵잠건조문제를 백악관에 제기할수록 한미관계에서 갈등이 커질것이다. 핵잠야망으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며 허송세월할 것이 아니라, 전쟁연습을중단하고 남북군비감축을 제안하는 선제적 평화조치를 단행하는 것이 천만번 옳은길이다.  

 

그러나 주목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잠야망을 파탄시킬 두 개의 법적 장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한미원자력협정과 원자력법이다.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산 우라늄을 수입하여 순도 20% 미만으로 농축해야 하고, 그 어떤 핵물질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또한 미국의 국내법인 원자력법은 미국산 농축우라늄을 군사용으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런 사정은 한국이 핵잠을 건조하기 위해 미국산 농축우라늄을 수입하려면, 한미원자력협정과 원자력법을 모두 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말해준다. 

 

전략무기확산을 극력 저지하는 미국이 한미원자력협정과 원자력법을 모두 개정하여 문재인 대통령의 핵잠야망을 실현시켜줄 가능성은 전혀 없다. 미국은 핵잠원자로에서 사용하는 핵연료(농축우라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감시망을 따돌리고 비밀리에 핵잠건조계획을 추진할 수도 없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핵잠야망은 실현될 가망이 없는 서글픈 야망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비현실적인 핵잠야망에 집착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것보다 핵잠야망을 포기하고 다른 합리적인 방도를 찾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핵잠야망을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핵잠을 보유한 조선인민군에 맞서는 한국군이 핵잠을 보유하지 못하면 군사적 균형이 완전히 깨져 안보불안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크게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전략적 오판에서 나온 것이다. 명백하게도, 조선인민군의 핵잠은 한국군을 공격할 전략무기가 아니라, 북침전쟁을 도발한 미국군을 공격할 전략무기다. 만일 조선인민군이 한국군을 공격해야 할 급박한 상황이 온다면, 그들은 전략무기가 아니라 전술무기를 사용할 것이다. 전략무기를 갖지 못한 상대에게 전략무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조선인민군은 소를 잡는 칼로 닭을 잡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이 전략무기를 보유한 목적을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조선인민군의 핵잠은 한국군을 공격할 전략무기가 아닌데도, 한국군은 조선인민군을 공격할 핵잠을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여 있으니, 전략적 오판이 아닐 수 없다. 전술무기에는 전술무기로 대응한다고 생각해야 전략적 오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청와대와 한국군 수뇌부가 핵잠야망에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임을 알 수 있다. 청와대는 백악관의 불허조치에 가로막혀 실현되지도 않을 핵잠야망에 집착하며 세월을 허송할 게 아니라,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남북군비감축협상을 북에 제안하는 선제적 평화조치를 단행하는 것이 천만번 옳은 길이다. 한국군이 전쟁연습을 먼저 중단하는 선제적 평화조치를 단행하면, 한미연합군의 전쟁연습도 중단될 것이고, 그에 상응하여 조선인민군도 전쟁연습을 중단할 것이다. 그처럼 전쟁연습이 전면적으로 중단된 가운데 신뢰분위기가 조성되어 남과 북이 군비감축을 시작하면, 그에 상응하여 평화협정도 체결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평화는 무모한 핵잠야망으로 실현되는 게 아니라 전쟁연습중단과 남북군비감축을 단행하는 선제적 평화조치로 실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