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석의 개벽예감](437)
자주시보 2021년 03월 2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발사폭음 울리기 전에 결별담화 나왔다
2. 탄두중량 수치를 외부에 공개한 조선국방과학원
3. 신형 전술유도탄에 전술핵탄두 장착하지 않는 이유
4. 판세전환자로 출현한 신형 전술유도탄
1. 발사폭음 울리기 전에 결별담화 나왔다
2021년 3월 15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다. 제목부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무거운 느낌을 안겨준다. 왜 그런가? 이 담화는 남북대화가 영원히 중단되었음을 문재인 정부에게 마지막으로 통보한 결별담화이기 때문이다. 이제껏 조선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적마다 남북대화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담화들을 발표해왔으나, 이번에 김여정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처럼 영구중단을 통보한 서릿발 같은 결별담화는 없었다. 사태가 이처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결별담화의 의미를 정확히 읽지 못한 문재인 정부는 그 담화를 이전의 대남담화와 같은 것으로 여기는 착각에 빠져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 당중앙은 이미 남조선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3년 전 봄날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립장을 천명하였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당중앙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를 지칭하는 용어다. 2021년 1월 8일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활성화되는가 못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하면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념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명한 바 있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의 위와 같은 언명은 2021년 3월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문재인 정부의 결단이 남북관계의 동결상태를 3년 전의 봄날로 되돌릴 “북남관계의 마지막 기회로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 총비서의 의미심장한 경고를 외면하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또 다시 감행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나오는 표현에 따르면,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동족을 겨냥한 북침전쟁연습”이다.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의 의미심장한 경고를 외면하고 북침전쟁연습을 또 다시 감행한 문재인 정부는 북침전쟁연습을 “<년례적>이고 <방어적>이며 실기동이 없이 규모와 내용을 대폭 <축소>한 컴퓨터 모의방식의 지휘소훈련”으로 왜곡 선전하면서, 북침전쟁연습에 대해 북이 유연하게 판단하고 이해해주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북침전쟁연습에 대해 북이 유연하게 판단하고 이해해달라는 문재인 정부의 발언을 “미친개를 순한 양으로 보아달라는 것과 다름없는 궤변”이라고 질타하면서, 그런 궤변을 늘어놓은 문재인 정부를 “태생적인 바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늘 좌고우면하면서 살다나니 판별능력마저 완전히 상실한 떼떼가 되여버린 것은 아닌지 어쨌든 다시 보게 된다”고 맹렬히 비난하였다. 조선말대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떼떼라는 말은 말더듬이를 뜻하는 황해도 방언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도 바라지 않는 <붉은선>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하였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하고, “병적으로 체질화된 남조선 당국의 동족대결의식과 적대행위가 이제는 치료불능상태에 도달했으며 이런 상대와 마주앉아 그 무엇을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는 것이 우리가 다시금 확증하게 된 결론”이라고 단언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언급한 일련의 대남조치들은 다음과 같다.
1) 담화에 따르면, 이미 존재리유를 상실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중대조치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설> 1961년 5월 13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산하 기구로 설립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60년 동안 평화통일사업을 추진해왔다. 2017년 6월 2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는 김정은 총비서가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제시한 조국통일로선과 방침을 관철하기 위하여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산하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국평화통일위원회로 전환하는 결정 제5호를 채택하였다. 그로써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통일전선부 산하기구에서 국가기구로 전환되었다.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은 그처럼 중대한 임무를 수행해온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한다는 표현을 썼는데, 문맥상 정리한다는 말은 폐지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김여정 부부장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폐지문제를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드렸다고 언급했는데,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2) 담화에 따르면, 남북교류협력의 필요성이 없어졌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남북교류협력기구들을 “없애버리는” 중대조치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예고한 대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폐지되면 남북교류협력기구들도 자동적으로 폐지될 것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남북협력교류기구 폐지문제를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드렸다고 언급했는데,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김여정 부부장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남북교류협력기구들을 폐지하는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개인의 견해를 밝힌 것이 아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남북교류협력기구들을 폐지하는 문제를 이미 결정했고,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문건을 상신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지금 김정은 총비서는 평화통일로선을 폐기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최종적인 결정을 앞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김정은 총비서가 통일전선부의 보고문건을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폐지결정을 내리면, 조선로동당의 평화통일로선은 폐기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로동당은 평화통일로선을 폐기하고 무력통일로선을 관철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조선로동당이 무력통일로선을 관철한다는 말은 통일전쟁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총비서가 평화통일로선을 폐기하는 결정을 내리느냐 아니면 평화통일로선 폐기를 보류하는 결정을 내리느냐 하는 최고로 중대한 시점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3) 담화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기를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만드는 응징조치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설> 2018년 3월 5일 김정은 총비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파견한 특별사절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그 동안 우리가 미싸일을 발사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에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하느라 고생 많으셨다. 내가 오늘 (미사일발사를 중지하기로) 결심했으니 이제 더는 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꼭 3년 만에 김정은 총비서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 결정은 2019년부터 2년 동안 “대화를 부정하는 적대행위에 지꿎게 매달리고, 끈질긴 불장난으로 신뢰의 기초를 깡그리 파괴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응징하기 위해 전술유도탄과 조종방사포를 쏘는 위력시위사격을 재개한다는 결정이다. 그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2022년 3월 9일까지 새벽잠을 설치며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히 소집해야 하는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한” 임기말기를 보낼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은 2021년 3월 25일 신형 전술유도탄 2발을 동해 상공으로 쏜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는데, 이것은 북침전쟁연습을 또 다시 감행한 문재인 정부를 응징하는 첫 번째 행동이다.
4) 담화에 따르면, 만일 문재인 정부가 북의 응징조치에 반발하여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씨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설> 만일 문재인 정부가 김여정 부부장의 결별담화를 읽고서도 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해 북침전쟁연습을 계속 감행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대남교류협력기구들을 폐지하고,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파기하는 마지막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는 내전이 일어나기 직전상황과 유사한, 극도로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사진 1>
2021년 3월 25일 오전 7시 6분경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발사폭음과 화염을 내뿜으며 창공 높이 솟구쳐 오르더니 동해 상공으로 멀리 날아갔다. 그로부터 약 19분이 지난 오전 7시 25분경 두 번째 신형 전술유도탄이 동해 상공으로 날아갔다.
조선이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한 다음날인 2021년 3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진행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여 연설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제 있었던 북의 미사일시험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에 충분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자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차세대 최신형 국산 전투기 KF-X를 곧 국민들께 선보이게 될 것이다. 어느 때보다 강한 국방력과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어떤 도발도 물리칠 수 있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위의 인용문에서 드러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행동에는 군사행동으로 대응하려는 강경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조선의 대남군사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최신 무기들을 공개하고, 북침전쟁연습을 계속하고,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에 적극 호응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는 그가 김여정 부부장의 결별담화를 건성으로 읽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였음을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내전위험으로 몰아넣은 이명박, 박근혜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최선희 제1부상의 대미담화를 건성으로 읽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그는 2021년 3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가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선의 행동에 상응한 대응행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에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한 것은 북침전쟁연습을 또 다시 감행하여 정세를 악화시킨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에 책임을 물은 응징조치인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중해야 할 바이든 대통령이 조선의 응징조치를 유엔안보리 결의위반이라고 규정하고, 대응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하였으니 조선으로서는 미국의 그런 횡포를 묵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2021년 3월 26일 리병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즉각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담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이 “우리 국가의 자위권에 대한 로골적인 침해이고 도발”이며, 그로써 바이든 정부는 “첫 시작을 잘못 떼였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계속하여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이것은 미국의 북침전쟁연습을 압도할 만큼 조선의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2. 탄두중량 수치를 외부에 공개한 조선국방과학원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현장사진을 보면, 2021년 3월 25일 조선이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 2발은 2021년 1월 14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던 바로 그 전술유도탄이다. 전술유도탄을 탑재한 5축10륜 발사대차도 1월 14일 열병식에 등장했던 신형 5축10륜 발사대차와 똑같다.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기존 전술유도탄은 4축8륜 발사대차에 2발씩 탑재되었는데,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은 5축10륜 발사대차 또는 지탱바퀴가 8개 달린 무한궤도차량에 각각 2발씩 탑재되었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신형 전술유도탄은 함경남도 함주군에서 발사되었다고 한다. <조선중앙텔레비죤>이 방영한 현장보도사진을 보면,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한 현장 주변에서 활주로가 살짝 보이고, 활주로 건너편 언덕 위에 배치된 레이더도 멀리 보이는데, 이것은 발사지점이 비행장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함경남도 함주군에는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6비행사단이 주둔하는 선덕비행장이 있는데, 아마도 그 비행장에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국방과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신형 전술유도탄 2발은 동해 상공으로 멀리 날아가 “조선 동해상 600km 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한다. 이런 발표내용은 신형 전술유도탄이 600km를 비행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나는 2021년 1월 25일 <자주시보>에 실린, ‘핵무력을 고도화하는 투쟁, 세상을 놀라게 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전술유도탄의 사거리는 700km이고, 비행고도는 30~40km라고 서술한 바 있다. 그런데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전술유도탄이 600km를 날아갔다고 밝혔다. 600km는 비행거리를 조절하여 쏜 거리이므로, 실제 사거리보다 100km를 줄여서 쏜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국방과학원이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이 비행 중 가장 높이 도달한 정점고도가 약 60km라고 밝혔다. 원래 정점고도는 30~40km인데, 그보다 10km를 더 높여 60km의 정점고도에 도달하도록 발사각을 높여 쏘았으므로, 비행거리가 사거리에 비해 약 100km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비행거리를 사거리보다 약 100km 줄여 쏜 까닭은, 조선의 함선이 600km 밖에 해상표적을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700km 밖에 해상표적을 설치하려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ZZ) 안으로 들어가야 하였으므로, 해상표적을 600km 밖에 설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진 2>
그런데 어수선한 일이 생겼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약 45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했고, 일본 방위성은 그 전술유도탄이 약 25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한 것이다. 왜 이런 큰 편차가 나타났을까? 한국군 합참본부와 일본 방위성은 각자 지상에 배치한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에 나타난 미사일비행궤적을 보고 비행거리를 추산했는데, 지구 곡면과 반항공레이더의 탐지거리를 생각하면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표한 비행거리와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비행거리가 왜 200km의 편차를 보였는지 알 수 있다. 이를테면, 한국군이 운용하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탐지거리가 약 800km에 달하지만, 그것은 이론상 탐지거리다. 지구 곡면이 가로놓였기 때문에 실제로 탐지할 수 있는 거리는 450km로 줄어든다. 조선이 발사한 전술유도탄이 동해 상공에서 낮은 고도로 450km 이상 멀리 날아가면, 실제 탐지거리가 450km인 한국군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그 전술유도탄이 얼마나 멀리 날아갔는지 알지 못한다. 이전 사례를 보면, 한국군이 운용하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2019년 7월 25일 조선의 기존 전술유도탄이 원산에서 발사되어 동해 상공으로 430km 이상 멀리 날아가자 더 이상 탐지하지 못했었다. 이런 결함을 가진 한국군 합참본부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가 탐지한 거리를 미사일비행거리와 같은 것으로 꿰어 맞춰 450km라고 발표한 것이다.
다른 한편, 일본군이 운용하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조선인민군이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이 동해 해상에 떨어지는 하강비행궤적은 탐지할 수 있지만, 지구 곡면이 가로놓였기 때문에 그 전술유도탄이 정점고도를 향해 날아오르는 상승비행궤적은 탐지하지 못한다. 일본군이 운용하는 미사일조기경보레이더는 조선에서 발사된 전술유도탄이 동해 상공에서 지구 곡면을 넘어 일본쪽으로 날아가는 비행구간만 탐지할 수 있는데, 일본 영토가 함경남도 함주에서 멀리 떨어졌으므로 발사 이후 날아간 350km의 비행거리는 탐지하지 못했고, 낙하비행구간에 속한 250km의 비행거리밖에 탐지하지 못했다.
조선이 보유한 기존 전술유도탄의 사거리는 500km인데, 신형 전술유도탄의 사거리는 700km다. 사거리가 700km인 신형 전술유도탄을 강원도 원산에서 발사하면 제주도 서귀포 해안까지 날아갈 수 있으므로, 신형 전술유도탄으로 제주도를 포함한 남측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그런데 시험발사소식을 전한 조선국방과학원의 발표문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전술유도탄이 “탄두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고 밝힌 것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미사일을 개발할 때마다 시험발사를 진행해왔지만, 탄두중량, 탄체길이, 탄체지름, 탄체중량 같은 미사일의 제원에 관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비행거리와 정점고도에 관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사거리나 비행속도 같은 미사일의 성능에 관한 정보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미사일의 제원과 성능에 관한 정보는 군사기밀이므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의 탄두중량이 2.5t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했다. 처음 있는 매우 특별한 현상이다. 왜 탄두중량을 외부에 공개했을까? 그 까닭은 신형 전술유도탄의 특성과 위력이 탄두중량에 있기 때문이다.
탄두중량만 더 무거워진 것이 아니라, 탄체길이도 더 길어졌다. 시험발사현장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존 전술유도탄의 탄체길이는 9m인데, 신형 전술유도탄의 탄체길이는 10m다.
이처럼 신형 전술유도탄의 탄두중량이 2.5t으로 늘어나고, 탄체길이도 1m 더 길어졌으면, 탄체중량이 매우 무거워진 것이므로 사거리가 기존 전술유도탄에 비해 짧아야 정상이다. 그런데 되레 사거리가 200km나 더 길어졌다. 탄체가 더 무거워졌는데도 사거리가 더 길어진 것은, 무거운 탄체를 더 멀리 날려 보낼 엄청난 추력을 가진 신형 고체연료엔진이 신형 전술유도탄에 장착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국방과학원은 발표문에서 “수차례에 걸치는 발동기 지상분출시험과 시험발사과정을 통하여 개량형 고체연료발동기의 믿음성을 확증하였”다고 밝혔다.
신형 전술유도탄의 탄두중량이 2.5t으로 늘어난 것은 장약량이 많아지고, 장약밀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신형 전술유도탄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폭발력을 지닌 신형 탄두가 장착된 것이다. 만일 고폭장약 2.5t이 폭발하면 소형 전술핵탄에 버금가는 엄청난 파괴력이 발생한다.
3. 신형 전술유도탄에 전술핵탄두 장착하지 않는 이유
선뜻 이해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 중량이 500kg 정도 되는 전술핵탄두를 신형 전술유도탄에 장착하면, 신형 고체연료엔진을 어렵사리 개발하지 않아도 남측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데, 왜 무거운 고폭탄두를 전술유도탄에 굳이 장착하기 위해 고체연료엔진을 개발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던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조선의 핵정책과 전쟁전략에 관한 기본지식이 필요하다.
조선의 핵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자국 영토 안에서 동족에게 전술핵탄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은 한국군에게는 전술핵탄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자국 영토 안에서 동족에게 전술핵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선의 핵정책은 민족과 강역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주체의 민족관’에 의거한 핵정책이다. 그러므로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선인민군이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실전배치한 전술핵탄은 한반도 전선으로 출동한 미국군과 일본군을 영토 밖에서 소멸할 때 사용하는 반침략전쟁수단이고, 조선인민군이 미국 본토를 조준하여 실전배치한 전략핵탄은 미국이 전술핵탄으로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쟁억제수단이다.
또한 조선의 전쟁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통일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전쟁피해를 극소화하고 72시간 안에 전쟁을 승리적으로 결속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6.25전쟁처럼 파괴적이고, 참혹한 통일전쟁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미국군과 일본군으로 편성된 대규모 증원부대가 한반도에 도착하기 전에, 다시 말해서 개전시각으로부터 72시간 만에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조선인민군은 통일전쟁을 할 수 없다.
조선의 전쟁전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선의 통일전쟁이 전쟁피해를 극소화하고 72시간 안에 끝날 것이라는 예상씨나리오를 전쟁소설에 나오는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생각이야말로 단순사고에 불과하다. 비유로 말하면, 싸움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오랜 시간 난타전으로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린 끝에 간신히 이기지만,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은 상대의 급소를 가격해서 한 방에 쓰러뜨린다. 전쟁이 언제 시작되어 언제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전쟁을 신속히 결속하는 급소타격전법은 전쟁피해를 극소화하고 72시간 만에 통일전쟁을 끝내려는 조선의 전쟁전략에서 핵심내용을 이룬다. 2014년 4월 25일 김일성군사종학대학 안에 설립된 김정일군사연구원에서 급소타격전법을 연구, 개발해왔고, 조선인민군은 그 전법에 의거한 실전연습으로 자신을 연마해왔다. <사진 3>
조선인민군의 급소타격전법은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의 급소를 전술유도탄으로 단숨에 타격하는 번개전법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에게 있어서 급소는 전쟁지휘소다. 전쟁지휘소가 파괴되면, 전쟁은 사실상 끝나게 된다. 전술유도탄을 기습발사하는 급소타격번개전법으로 적진의 전쟁지휘소를 파괴한 다음, 작전통제를 받지 못해 혼란과 공포에 빠진 유생력량을 포위하는 작전에 돌입하여 72시간 만에 전쟁을 결속한다는 것이 조선인민군의 통일전쟁전략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이 운용하는 8개 전쟁지휘소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주한미국군이 운용하는 지하전쟁지휘소>
경기도 평택기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경기도 성남 청계산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경기도 오산기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경상북도 대구기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한국군이 운용하는 지하전쟁지휘소>
서울 관악산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충청남도 계룡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만일 조선인민군이 전술유도탄을 기습발사하는 급소타격번개전법으로 위에 열거한 8개 지하전쟁지휘소를 파괴하면, 그들은 72시간 만에 통일전쟁을 결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조선인민군이 지하전쟁지휘소를 파괴하는 급소타격번개전법을 실행하려면, 세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적진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갈 전술유도탄을 만드는 문제, 절제수술식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전술유도탄을 만드는 문제, 땅속 깊은 곳에 강화콘크리트로 건설된 견고한 지하전쟁지휘소를 파괴할 전술유도탄을 만드는 문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번에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에서 첫 번째 난제와 두 번째 난제를 무난히 해결하였음을 입증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발표문에서 “이미 다른 유도탄들에 적용하고 있는 저고도활공도약형 비행방식의 변칙적인 궤도특성 역시 재확증하였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신형 전술유도탄이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저고도활공도약형 변칙유도비행으로 날아갔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를테면, 신형 전술유도탄은 약 60km의 정점고도까지 올라간 다음에 하강비행을 하다가 약 20km 고도에 이르러 로켓엔진을 끄고 활강비행을 시작하고, 활강비행 중에 다시 로켓엔진을 점화하여 급속한 상승비행을 한 다음, 80~90도의 각도로, 극초음속으로 타격대상을 향해 돌진락하한다. 무엇으로 보나 완벽한 미사일방어망돌파능력이다.
또한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번에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에서 600km 밖에 설치한 작은 해상표적을 명중시킨 정밀타격능력을 입증했다. 신형 전술유도탄에 고성능 위성항법유도장치가 장착되었으므로, 그런 절제수술식 정밀타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4. 판세전환자로 출현한 신형 전술유도탄
조선국방과학원이 세 번째 난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웠다. 땅속 깊은 곳에 강화콘크리트로 견고하게 건설된 지하전쟁지휘소를 전술핵탄두가 아닌 비핵탄두로 파괴하려면, 기존 지하관통탄의 위력을 비상히 강화해야 하는데 그것은 난제가 아닐 수 없었다. 조선이 지하관통탄의 위력을 비상히 강화하려면, 강화콘크리트를 10m 이상 뚫고 들어가는 엄청난 관통력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땅속 80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 폭발하는 엄청난 파괴력도 가진 새로운 지하관통탄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 최강의 지하관통폭탄을 만들었다는 미국도 그처럼 엄청난 관통력과 파괴력을 가진 지하관통폭탄은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다급한 상황이 오면 전술핵탄을 어떻게 사용할까 하는 궁리만 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미국도 해결하지 못한 지하관통탄의 기술공학적 난제를 조선이 완벽하게 해결했다.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관통력과 파괴력을 가진 세계 최강의 무기로 등장했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라, 성능지표로 입증되는 객관적 사실이다. 조선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파악하려면, 미국이 보유한 지하관통폭탄(bunker buster)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아래 도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은 미국의 지하관통폭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전술유도탄을 만들어냈다.
|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 | 미국의 지하관통폭탄 |
탄체길이 | 10m | 6.2m |
탄체중량 | 15t | 13.6t |
탄두중량 | 2.5t | 2.4t |
타격고도 | 40km | 15km |
강화콘크리트 관통력 | 15m | 8m |
지하파괴심도 | 80m | 61m |
물리학의 법칙에 따르면, 관통력과 파괴력은 탄두중량이 무거울수록 커지고, 낙각이 90도에 가까울수록 커지고, 돌진락하비행속도가 빠를수록 커지고, 타격고도가 높을수록 커진다.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과 미국의 지하관통폭탄은 낙각만 서로 비슷할 뿐이고, 탄두중량, 돌진락하비행속도, 타격고도에서는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크게 앞선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이 운용하는 8개 지하전쟁지휘소를 완파할 급소타격번개전법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주한미국군 지하전쟁지휘소는 청계산 화강암층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강화콘크리트로 건설된 다른 지하전쟁지휘소와 달리 전술핵탄으로도 파괴할 수 없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타격오차범위가 5m 이내인 절제수술식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을 한 발 쏘고, 곧바로 제2탄을 발사하여 폭발구를 한 차례 더 강타하는 식으로 신형 전술유도탄 4발을 발사하여 동일한 폭발구를 연속강타하면 화강암층도 10m 이상 뚫고 들어간다. 혹시 화강암층에 건설된 지하전쟁지휘소가 신형 전술유도탄 4발을 맞고 완파되지 않더라도, 엄청난 폭발충격으로 지하전쟁지휘소의 전자장비들이 전부 망가지고, 그 안에 있는 작전요원들은 고막이 터지고 뇌손상을 입을 것이므로, 지하전쟁지휘소는 반파상태에서도 가동을 완전히 멈추게 된다.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은 피격위험에 빠진 자기들의 전쟁지휘소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고, 뒤늦은 보강공사로 방호력을 강화할 수도 없다. 조선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최강의 판세전환자(game changer)로 출현하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국군 전쟁지휘소들에서 피격위험이 현실화되었다.
청와대와 백악관은 이런 위급한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조선을 자극하여 정세를 악화시키는 북침전쟁연습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특히 백악관은 주한미국군이 전멸위험에 빠진 위험한 사태를 직시하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하며, 철군을 단행하여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28,000명의 신변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