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8

아는 만큼만 보인다 - 조선의 놀라운 군사력

[한호석의 개벽예감](416)

자주시보 2020년 10월 2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격땅크가 나타났다

2. 경사각 포탑에 장착된 125mm 무강선포

3. 장갑자행포와 조종방사포의 엄청난 위력

4. 해수면을 스치며 날아가는 금성-4 

5. 1년 만에 만들어낸 최강의 전략무기

 

1.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격땅크가 나타났다

 

중국 마카오(澳門)의 온라인매체 <마카오 비즈니스(Macau Business)>가 2019년 9월 4일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중국 광둥성 주하이(珠海)에 나가있는 조선수출입회사인 조광무역이 각종 중무기를 국제무기시장에 출시했다는 보도기사였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국제무기시장은 미국, 로씨야, 중국 같은 선진무기수출국들이 치렬한 경쟁을 벌이는 곳이어서 경쟁력이 있는 무기가 아니면 감히 내놓지도 못한다. 그런데 2019년 8월 조선은 각축전이 벌어지는 국제무기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국주의진영으로부터 혹심한 경제제재를 받는 조선은 다른 나라에 무기를 수출하지 못하는데도 각종 중무기를 국제무기시장에 출시했으니,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당시 조광무역 웹싸이트에 실린 무기목록에는 조선이 출시한 각종 중무기가 열거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천마호 땅크와 폭풍호 땅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선에서는 전차를 땅크라고 부른다. 천마호 땅크는 대당 270만 달러에 출시되었고, 폭풍호 땅크는 대당 420만 달러에 출시되었다. 

 

2013년 6월 5일 나는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중무장전시실을 참관하면서 조선이 1967년부터 자체로 생산하기 시작한 땅크 10종이 전시된 것을 살펴보았는데, 폭풍호라고 부르는 땅크는 없었다. 아마도 미국과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천마-216 땅크를 폭풍호라는 자의적인 별칭으로 부르고 있으므로, 조광무역도 해외에 널리 알려진 그 별칭을 그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 생산된 천마-216 땅크과 2009년에 생산된 선군-915 땅크는 모두 3세대 주력땅크들이다. 천마-216 땅크는 500대가 실전배치되었고, 선군-915 땅크는 900대가 실전배치되었다. 그런데 조선이 3세대 주력땅크인 천마-216을 2019년 8월 국제무기시장에 출시했으니,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의문은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풀렸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설계된 4세대 땅크가 열병식에 등장하여 세상을 놀라게 했던 것이다. 조선은 천마-216 땅크와 선군-915 땅크를 능가하는 4세대 땅크를 2019년 이전에 이미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에 천마-216 땅크를 국제무기시장에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야간열병식을 보여주는 텔레비전화면에 신형 땅크가 나타났을 때, 그 새로운 모습을 보고 나는 놀랐다. 야간열병식을 해설하던 조선중앙텔레비죤 방송원은 그 신형 땅크를 저격땅크라고 불렀다. 땅크제작기술에서 가장 앞섰다는 몇몇 선진국들이 만든 첨단땅크들의 작전성능을 분석한 기술자료를 가지고 텔레비전영상화면에 나타난 조선의 저격땅크를 분석적으로 고찰하면서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저격땅크는 조선이 1967년에 처음 땅크를 만들어낸 때로부터 자력갱생투쟁 50년 동안 축적한 고도의 땅크제작기술로 쌓아올린 금자탑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땅크제작기술이 응축된 결정체이다. 조선의 저격땅크를 그처럼 높이 평가하는 것이 과장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독자들을 위해 저격땅크의 뛰어난 작전성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저격땅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2010년 1월 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 구분대를 시찰하였을 때, 동행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몸소 땅크에 올라 조종간을 잡고 땅크를 몰면서 훈련표적들을 향해 땅크포를 사격했고, 2012년 1월 1일에는 그 땅크사단을 다시 방문하여 첫 현지지도를 시작했다. 이런 사정만 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땅크무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국방과학원에 신형 땅크 설계과업을 준 시점은 아무리 빨라도 2013년이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로부터 불과 5년 남짓한 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땅크를 자체 기술로 만들어냈으니 세상을 경탄케 하는 일이다.  

 

한국국방과학연구소도 첨단전차를 만들기 위해 힘써왔다. 그들은 1995년부터 K-2 흑표 전차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차제작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자체로 개발하지 못하고, 도이췰란드와 미국에서 도입했다. 한국방위사업청은 2005년부터 근 15년 동안 K-2 흑표 전차의 핵심부품인 1,500마력 디젤엔진, 변속장치, 조향장치, 제동장치, 제어장치, 냉각장치를 자력으로 개발하려고 애썼으나, 결국 독자개발에 실패했다. 그래서 핵심부품들을 도이췰란드에서 수입해서 조립했다. <조선일보> 2020년 10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도이췰란드에서 수입한 핵심부품들을 조립해서 K-2 흑표 전차를 만들었기 때문에 도이췰란드의 허락을 받아야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저격땅크의 구조적 특징 가운데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지탱바퀴다. 일반적으로, 땅크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무한궤도차량은 맨앞쪽에 향도바퀴가 1개 달렸고, 맨뒷쪽에 추동바퀴가 1개 달렸으며, 그 사이에 지탱바퀴들이 여러 개 달렸다. 조선이 1976년부터 만들어낸 천마 계렬의 각종 땅크는 모두 지탱바퀴가 5개인데, 2003년에 만든 천마-215 땅크, 2004년에 만든 천마-216 땅크, 그리고 2009년에 만든 선군-915 땅크는 지탱바퀴 6개가 달렸다. 로씨야가 만든 3세대 주력땅크 T-90이나 중국이 만든 3세대 주력땅크 99식 전차도 지탱바퀴 6개가 달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저격땅크에는 지탱바퀴가 7개 달렸다. 세계 각국이 보유한 수많은 종류의 전차들 가운데서 지탱바퀴가 7개 달린 전차는 미국의 M1 에이브럼스(Abrams) 전차, 도이췰란드의 레오파르트(Leopard)-2 전차, 로씨야의 T-14 아르마타(Armata)밖에 없는데, 조선이 지탱바퀴가 7개 달린 신형 땅크를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만들어냈으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탱바퀴가 6개에서 1개 더 늘어난 것이 뭐 그리 대단한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최첨단기술이 없으면 지탱바퀴가 7개 달린 땅크를 만들지 못한다. 땅크에 지탱바퀴가 7개 달린 것은 땅크가 커졌고, 무거워졌음을 의미한다. 땅크가 커졌다는 말은 내부공간이 넓어졌다는 뜻이며, 넓어진 내부공간에 최첨단장비들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조선의 저격땅크에 지탱바퀴 7개가 달린 것은 기존 땅크보다 더 넓어진 내부공간에 최첨단장비들이 들어갔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땅크가 커졌다는 말은 포탄적재량이 늘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격땅크는 포탄 40~50발을 적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땅크가 무거워졌다는 말은 엔진출력이 기존 땅크보다 더 강한 새로운 동력장치(엔진과 변속기)를 달았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지탱바퀴 6개가 달린 선군-915 땅크에는 1,200마력 엔진이 들어갔는데, 지탱바퀴 7개가 달린 저격땅크에는 1,500마력 엔진이 들어갔다. 지탱바퀴 7개를 달고 있는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 도이췰란드의 레오파르트 전차, 로씨야의 아르마타 전차에도 각각 1,500마력 엔진이 들어갔다.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싣고 달리는 거대한 8축16륜 발사대차의 엔진출력이 700마력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저격땅크의 1,500마력 엔진이 얼마나 고급한 기술로 만들어낸 것인지 직감할 수 있다. 세계 정상급 첨단기술이 있어야 1,500마력 엔진을 만들 수 있다. 

 

한국방위사업청은 K-2 흑표 전차에 들어가는 1,500마력 엔진을 개발하려고 15년 동안 애썼으나 결국 실패했다. <조선비즈> 2020년 10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K-2 흑표 전차를 더 이상 생산할 수 없게 되자, 그 전차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1,100여 개에 이르는 중소기업체들이 파산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그와 대조적으로, 조선국방과학원은 불과 5년 남짓한 기간에 1,500마력 엔진을 개발했으니, 군수공업부문에서 남과 북의 격차는 너무 크게 벌어졌다. 

 

미국의 에이브럼스 땅크는 중량이 60~70t으로 무겁고, 도이췰란드의 레오파르트 땅크는 중량이 63t으로 중간급이고, 로씨야의 아르마타 땅크는 중량이 55t으로 가볍다. 그런데 조선의 저격땅크는 가볍고 날렵해 보인다. 저격땅크의 중량은 50t 정도로 추정된다. 천마-216 땅크의 중량은 39t이고, 선군-915 땅크의 중량은 44t이다. 저격땅크의 중량이 50t 정도라고 추정하는 까닭은, 조선은 60t 미만의 가벼운 땅크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삼천리강산에는 크고 작은 하천들에 다리가 많은데, 하천교량의 안전하중은 대체로 60t이다. 그래서 조선은 중량이 60t 이상인 무거운 땅크는 만들지 않는다.   

 

1,500마력 엔진이 달린 땅크를 경량화하면 당연히 땅크의 주행속도가 빨라지고, 기동이 날렵해지고, 주행거리도 늘어나게 된다. 지난 50년 동안 조선은 신형 땅크를 개발할 때마다, 중량을 되도록 가볍게 줄임으로써 주행속도가 빠르고, 날렵하게 기동하고, 주행거리를 더 늘이는 개발원칙을 지켜왔다. 고속돌격전의 주역인 땅크는 주행속도가 빨라야 하고, 날렵하게 기동해야 한다. 주행속도와 기동이 느린 땅크는 교전상대의 공격에 맥을 추지 못한다.  

 

미국의 에이브럼스 땅크는 최고주행속도가 시속 72km이고, 도이췰란드의 레오파르트 땅크는 최고주행속도가 시속 68km이고, 로씨야의 아르마타 땅크는 최고주행속도가 시속 90km로 전 세계 전차들 가운데서 가장 빠르다. 그런데 아르마타 땅크가 시속 80km 이상으로 계속 달리면, 엔진에 무리가 가서 엔진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그런 속도로 계속 달리지 못한다. 아르마타 땅크는 2015년에 시제품이 나왔는데,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다량계렬생산에 들어가지 못하는 까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땅크에 걸맞는 고출력 엔진을 달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량이 55t나 되는 무거운 아르마타 땅크가 시속 80km 이상으로 계속 달리려면 2,000마력 엔진을 달아야 하는데 1,500마력 엔진을 달았으니, 그 땅크는 최고주행속도를 내지 못하고 시속 80km 이하로 달리는 수밖에 없다.    

 

그와 대조적으로, 중량이 50t 정도로 가벼운 조선의 저격땅크는 1,500마력 엔진을 달고 시속 80km로 계속 달릴 수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더 빠른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저격땅크는 그렇게 빠른 속도로 계속 달려도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의 저격땅크야말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땅크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군사분계선에서 부산까지 거리는 약 400km이므로, 전시에 고속돌격전에 나선 저격땅크가 멈추지 않고 달리면 5시간 만에 부산에 도착할 수 있다. 

 

 

2. 경사각 포탑에 장착된 125mm 무강선포

 

땅크에게서 빠른 주행속도 다음으로 중요한 작전성능은 강한 화력이다. 강한 화력으로 교전상대를 순식간에 타격, 제압하는 강철의 무쇠주먹이 바로 땅크다. 땅크의 화력은 주포에서 나온다. 저격땅크의 주포는 선군-915 땅크의 주포와 마찬가지로 125mm 무강선포다. 무강선포를 활강포라고도 부른다. 일반 화포는 포강 안쪽에 강선(腔線)이 파였지만, 무강선포에는 강선이 없다. 교전상대의 장갑을 관통하는 강력한 철갑탄을 쏘려면 무강선포를 사용해야 하므로, 현대화된 땅크에는 무강선포가 탑재되는 법이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저격땅크의 주포는 포신길이가 길어 보인다. 포신이 길면, 포탄을 더 빠른 속도로, 더 강한 에너지로 발사할 수 있다. 포탄을 더 빠른 속도로 발사하면, 그만큼 사거리가 길어지게 된다. 또한 포탄을 더 강한 에너지로 발사하면, 장갑관통력이 더 커지게 된다. 그러므로 땅크포는 포신길이가 길수록 더 강한 화력을 가진다. 저격땅크의 포신길이가 선군-915의 포신길이보다 좀 더 길어진 것은 더 강한 화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도이췰란드에서 개발된 120mm 무강선포를 각각 탑재한 미국의 에이브럼스 땅크와 도이췰란드의 레오파르트 땅크는 사거리가 4km다. 120mm 무강선포를 탑재한 한국의 K-2 흑표 전차는 사거리가 3k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125mm 무강선포를 탑재한 로씨야의 아르마타 땅크는 사거리가 11.4km다. 이런 사실을 비교하면, 로씨야의 아르마타 땅크가 매우 우월한 작전성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아르마타 땅크처럼 125mm 무강선포를 탑재한 조선의 저격땅크는 사거리가 10km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엄청난 사거리다. 

 

다른 나라의 땅크들과 다르게, 조선의 저격땅크는 차체 왼쪽 측면에 레이저유도식 반땅크미사일 발사관 2문을 장착했다. 이 반땅크미사일의 이름은 불새-4다. 불새-4 이전에 개발된 반땅크미사일인 불새-3은 2016년 2월 26일에 시험발사되었는데, 불새-3의 사거리는 5.5km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불새-4 레이저유도식 반땅크미사일의 사거리는 7km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엄청난 사거리다. 

 

또한 저격땅크 포탑 위에는 30mm 자동유탄발사기 1문과 30mm 유탄 100발이 들어가는 탄통이 탑재되었다. 이 자동유탄발사기의 사거리는 2km 정도다. 강력한 화력이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조선의 저격땅크는 전 세계 땅크들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고속돌격전을 전개하면서, 사거리가 10km 정도인 125mm 주포, 사거리가 7km 정도인 레이저유도식 반땅크미사일, 사거리가 2km 정도인 30mm 자동유탄발사기로 교전상대를 타격, 제압하는 천하무적의 땅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저격땅크에는 땅크를 지휘하는 전차장(commander) 1명, 땅크를 운전하는 조종수(driver) 1명, 땅크포를 쏘는 포수(gunner) 1명을 포함하여 모두 3명이 탑승했다. 그와 다르게, 천마-216 땅크에는 포탄을 장전하는 장전수(loader) 1명을 더하여 모두 4명이 탑승했다. 저격땅크에 장전수가 탑승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가 설치되었음을 의미한다.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가 설치된 저격땅크는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사격할 수 있다. 

 

저격땅크에서 돋보이는 또 다른 구조적 특징은 포탑의 장갑이다. 조선이 이전에 만든 각종 땅크의 포탑은 주조(鑄造)기법으로 만든 반구형 포탑이었다. 그런데 저격땅크의 포탑은 용접기법으로 만든 경사각 포탑이다. 이전에 반구형 포탑에는 덧장갑이 씌워졌는데, 저격땅크의 경사각 포탑은 덧장갑이 없어서 표면이 매끈하다. 이것은 저격땅크의 장갑방호력이 더욱 강화되었음을 말해주는 변화다. 

 

저격땅크의 좌우측면에 있는 지탱바퀴들 위에는 두꺼운 집초방어판(side skirt)이 덮여있다. 집초방어판은 로켓발사기(RPG)공격으로부터 바퀴들과 궤도를 방어해준다. 

 

또한 저격땅크 뒤쪽에는 철장장갑(slat armor)을 부착했다. 전투 중에 저격수들은 장갑이 가장 약한 부분인 땅크의 뒤쪽을 로켓포발사기로 공격하는데, 저격땅크의 뒤쪽에 부착된 철장장갑은 그런 로켓발사기공격을 막아준다. 저격땅크의 외부에 드러나 보이는 각종 장치는 다음과 같다. <사진 1> 

 

 

 

▲ 신형 저격땅크


전차장 조준경

조종수 관측기

포수 조준경

포수 열상관측기 

레이저거리측정기

레이저유도장치

레이저경보기

전자광학교란기

풍향감지기

125mm 무강선포

불새-4 반땅크미사일

연막탄발사기

30mm 유탄발사기

집초방어판

철장장갑 

 

 

3. 장갑자행포와 조종방사포의 엄청난 위력

 

1)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저격땅크의 뒤를 이어 등장한 무장장비는 신형 자행포다. 지탱바퀴 6개가 달린 무한궤도장갑차 위에 152mm 자행포가 탑재되었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이 운용해온 기존 자행포는 170mm 자행포와 152mm 자행포인데, 지탱바퀴 5개가 달린 무한궤도차량 위에 탑재되었다. 

 

지탱바퀴 5개가 달린 가벼운 무한궤도차량에서 자행포를 쏘면, 사격하는 순간, 강한 반동에너지가 발생하여 차체가 흔들린다. 차체가 크게 흔들리면, 정밀조준사격을 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자행포는 지탱바퀴 6개가 달린 무거운 무한궤도차량에서 쏘기 때문에 차체의 진동이 억제되고, 따라서 정밀조준사격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조선의 기존 자행포들은 장갑이 없는 차량에 탑재되어 방호력을 갖지 못했는데, 신형 152mm 자행포는 무한궤도식 장갑차에 탑재되었다. 장갑자행포로 변신한 것이다. 신형 장갑자행포는 방호력을 갖추었고 차체중량도 더 무거워졌다. 차체중량이 무거워진 것은, 엔진출력이 큰 신형 엔진을 달았다는 뜻이고, 차체 내부에 자동사격통제장치와 자동장전장치가 설치되었다는 뜻이며, 더 많은 포탄을 적재한다는 뜻이다. 그로써 신형 152mm 장갑자행포가 포를 조준하고 포탄을 장전하는 방렬시간이 단축되었다. 

 

한국군이 운용하는 k-9 155mm 자주포는 도이췰란드가 만든 1,000마력 엔진과 미국이 만든 변속기를 달았지만, 조선의 신형 152mm 장갑자행포는 국산엔진과 국산변속기를 달았다. 한국의 방위산업체들은 외국산 핵심부품을 가지고 만든 첨단무기를 판매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 그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조선군수공업의 강한 자존심은 자기들이 만드는 각종 첨단무기에 외국산 핵심부품을 달아놓는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혹독한 제재와 봉쇄를 뚫고 조선을 자력갱생강국으로 일으켜 세운 힘의 원천이다. 

 

신형 152mm 장갑자행포의 포신길이는 종전의 152mm 자행포 포신길이보다 좀 더 길어졌는데, 이것은 사거리가 더 길어졌음을 말해준다. 신형 152mm 장갑자행포의 사거리는 50km 정도로 추정된다. 또한 신형 152mm 장갑자행포에는 30mm 유탄발사기 1정이 포탑 오른쪽 위에 장착되었다. 포수열상조준경 1개가 정면에 장착되었고, 전자광학교란기가 좌우에 1개씩 장착되었으며, 연막탄발사기가 좌우에 4개씩 장착되었다. 포탑 뒤쪽에는 풍향감지기 1개가 장착되었다. 

 

조선이 독자적인 제작기술로 자행포를 처음 만들어낸 때는 1972년이다. 조선은 그때부터 오늘까지 48년 동안 103mm 자행포, 122mm 자행포, 130mm 자행포, 152mm 자행포, 170mm 자행포, 370mm 자행비반충포를 만들어냈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152mm 장갑자행포는 지난 48년 동안 축적해온 자행포제작기술의 최고결정체이다. 신형 152mm 장갑자행포는 교전상대에게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무징후불시타격과 고속기동타격을 할 수 있는 무기다. <사진 2>

 

▲ 신형 152mm 장갑자행포  

 

2) 신형 152mm 장갑자행포의 뒤를 이어 등장한 것은 신형 방사포 5종이다. 240mm 22관 방사포, 300mm 12관 방사포, 600mm 4관 조종방사포, 500mm 6관 조종방사포, 610mm 5관 방사포가 위용을 과시하며 행진했다. 

기존 240mm 22관 방사포는 3축6륜 포차에 탑재되었는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240mm 22관 방사포는 4축8륜 포차에 탑재되었다. 이것은 신형 방사포가 더 무거워졌음을 의미하는데, 사거리가 더 늘어나고, 화력이 더 강해진 것이다. 이 신형 방사포의 사거리는 50km로 추정된다. 2020년 7월 24일 미국 육군성이 펴낸 ‘북조선의 전술(North Korean Tactics)’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육군 연대의 횡간공격범위는 3~6km이고, 종심공격범위는 40~50km라고 한다. 전시에 그들은 40~50km에 이르는 작전종심에 240mm 22관 방사포를 집중발사한 뒤에 총진격할 것으로 예견된다. 

 

3) 기존 300mm 8관 방사포는 3축6륜 포차에 탑재되었는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300mm 12관 조종방사포는 4축8륜 포차에 탑재되었다. 화력이 더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이 신형 조종방사포의 사거리는 250km로 추정된다. 

주목되는 것은, 신형 300mm 12관 조종방사포의 포탄 앞쪽에 부착된 조종날개(canard)다. 조종날개는 방사포탄이 날아가면서 비행방향을 바꿀 때 사용하는 것이다. 이 신형 조종방사포에 조종날개와 위성항법유도장치가 장착되었으므로, 정밀타격능력이 고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신동아> 2020년 1월호에 실린, 한국군이 2014년에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대외비문서에 따르면, 조선은 2012년에 오차범위가 50m인 300mm 방사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지난 8년 동안 조선은 조종방사포에 첨단유도장치를 장착해 오차범위를 크게 줄였다. 그래서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모든 조종방사포들의 오차범위는 6~7m로 크게 좁아졌다. 조종방사포의 타격정밀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져, 마치 눈이 달린 포탄처럼 타격대상을 끝까지 추적하여 외과수술식으로 제거할 수 있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충청남도 계룡대에 있는 한국군 육해공군본부를 향해 신형 조종방사포를 쏘면, 주차장에 있는 버스에 명중하고, 경기도 평택에 있는 주한미국군기지를 향해 쏘면, 그 기지 안에 있는 군인가족아파트들과 대폭발위험이 있는 열화우라늄탄무기고를 피해 군사시설과 무장장비만 족집게식으로 골라서 파괴할 수 있다.  

 

4)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600mm 4관 조종방사포는 4축8륜 포차에 탑재되었다. 원통형 발사관에 포탄이 들어있다. 이 방사포의 포탄에도 조종날개가 달렸다. 방사포탄 첨두를 흰색으로 칠했다. 2019년 11월 28일에 시험발사한 신형 조종방사포다. 600mm 조종방사포는 견고한 타격대상을 날려버릴 때 쓰는 강력한 무기다. 600mm 조종방사포에 콘크리트관통탄을 장착하여 쏘면, 400km 밖에 있는 강화콘크리트로 견고하게 축조한 반항공레이더시설이나 전투기격납고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전술탄도미사일도 그 정도의 화력을 가지고 있지만, 조종방사포는 단거리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교전상대의 반항공요격망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5)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500mm 6관 조종방사포는 지탱바퀴가 10개 달린 무한궤도포차에 탑재되었다.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는 방사포탄 첨두에 흰색을 칠했고, 조종날개가 달렸다. 이 방사포는 이번 야간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신형 조종방사포다. 이 신형 조종방사포의 사거리는 350km로 추정된다.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는 고폭발탄, 열압력탄, 산포탄, 집초탄, 철갑탄, 지뢰살포탄 등 전술목적에 적합한 각종 포탄을 불우박처럼 쏘는 화력타격전을 전개하게 된다. 

 

6) 610mm 5관 조종방사포는 이번 야간열병식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4축8륜 포차에 탑재된 세계 최강의 방사포다.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는 방사포탄 첨두에 노란색을 칠했고, 조종날개가 달렸다. 노란색은 방사능을 표시하는 색이므로, 노란색을 칠한 첨두에는 전술핵탄두가 들어간다. 탄두지름이 600mm 이상으로 커지면,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 야간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610mm 5관 조종방사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강한 핵방사포다. 이 핵방사포의 사거리는 420km로 추정된다. <사진 3>

 

▲ 신형 610mm 5관 조종방사포  

 

그런데 핵방사포는 어디에 쓰는 무기인가? 동족에게는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선이 스스로 정한 철칙이다. 조선의 핵무기는 우리 민족 8천만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려고 덤벼드는 침략군을 징벌하는 응징의 무기이지, 동족을 살상하는 무기가 아니다. 전시에 상황을 오판한 미국이 조선을 공격하기 위해 항모전투단을 앞세운 미일연합함대를 동해작전구역에 출동시키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610mm 핵방사포를 발사하여 미일연합함대 상공에서 거대한 핵폭발을 일으킬 것이고, 그런 기상천외한 전자기파공격은 미일연합함대를 완전히 마비상태에 빠뜨릴 것이다. 항모전투단과 미일연합함대가 마비되어 동해 해상에서 정처 없이 표류하는 대참패를 당하면, 백악관은 전쟁을 중지하고 구조함을 현장에 급파해야 한다. 

 

조종날개가 달린 조종방사포에서 포탄이 발사되면, 위성항법유도장치의 유도비행에 따라 교전상대의 반항공레이더를 피해 낮은 고도로 날아가다가 갑자기 높은 고도로 상승비행을 하였다가 타격대상을 향해 내리꽂히는 변칙비행을 하기 때문에 교전상대의 반항공요격망은 그냥 무용지물로 된다. 

 

위에 열거한 신형 조종방사포들은 무징후불시타격, 초정밀타격, 반항공요격망돌파에 최적화된 무기체계다. 각종 신형 조종방사포를 실전배치함으로써 지금 조선의 화력타격력은 100배 증강되었다. 

 

<중앙일보> 2017년 6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3월 1일 군수공업부문 간부들과 진행한 회의에서 방사포탄에 영상추적장치를 달아 남조선 전역의 10,000개 타격대상들을 조종방사포만으로 타격할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조국통일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오늘 조선인민군은 통합화력타격과 정밀타격에 적합한 장갑자행포, 조종방사포를 전방지대에 전진배치했다.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지 2013년 4월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포병무력의 74%가 군사분계선에서 10km 안에 전진배치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이 무징후불시타격과 고속기동타격을 위한 작전준비를 완전히 갖추었음을 말해준다.  

 

 

4. 해수면을 스치며 날아가는 금성-4 

 

세계에서 가장 강한 방사포의 뒤를 이어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것은 신형 반함선미사일이다. 지탱바퀴 6개가 달린 무한궤도발사대차에 원통형 발사관 8문이 탑재되었다. 

 

조선이 만들어낸 반함선미사일들에는 금성이라는 별이름이 붙어있다. 조선은 1993년 2월 처음으로 금성-1 반함선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이후 27년 동안 반함선무력을 꾸준히 강화발전시켰고, 오늘에는 세계 정상급 반함선미사일을 만들어냈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금성-4 반함선순항미사일이 바로 그런 세계 정상급 미사일이다.

 

2020년 7월 4일 조선인민군은 강원도 문천 인근에서 동해 북동쪽 해상에 설치한 가상적함을 향해 반함선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하는 것과 동시에 수호이-25 공격기에서도 반함선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 그날 지상과 공중에서 동시에 발사한 반함선순항미사일의 비행고도는 2km 안팎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순항미사일들이 비행 중에 공중에서 선회비행을 두 차례 하더니 급하강하여 3m 고도에서 해수면을 살짝 스치듯 날아가는 초저공비행으로 가상적함을 향해 돌진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런 놀라운 비행특성은 섬 뒤에 숨어있는 적함을 끝까지 찾아가 타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성-4 반함선순항미사일의 순항비행고도가 2km 정도이고, 선회비행을 하며, 돌진비행고도가 3m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적함의 반항공무기체계를 완전히 무용지물로 만든다는 뜻이다. 금성-4 반함선순항미사일은 시험발사 중에 200km를 날아갔는데, 도중에 선회비행을 두 차례 하였으므로, 사거리는 3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처럼 놀라운 작전성능을 가진 금성-4 반함선순항미사일은 어디에 쓰는 무기인가? 전시에 상황을 오판한 미국이 해병대 병력 2,900명을 가득 실은 45,000t급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USS America) 같은 거함을 동해에 출동시켰을 때, 조선인민군이 지상과 공중에서 금성-4를 동시다발로 쏘면 그런 거함들은 동해안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300km 밖에서 격침, 수장될 것으로 예견된다. 금성-4 반함선순항미사일을 실전배치한 것은 조선인민군의 반상륙작전능력이 대폭 증강되었음을 말해준다. <사진 4>

 

▲ 신형 금성-4 반함선순항미사일  

 

 

5. 1년 만에 만들어낸 최강의 전략무기

 

금성-4 반함선순항미사일 뒤를 이어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것은 신형 수중전략탄도미사일이다. 조선중앙텔레비전방송 방송원은 방송해설 중에 신형 수중전략탄도미사일을 가리켜 “세계 최강의 병기 수중전략탄도탄”이라고 불렀다. 탄체를 검은색으로 칠한 신형 수중전략탄도미사일은 차체길이가 긴 6축12륜 수송차량에 실려 자기의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탄체에는 북극성-4ㅅ이라는 선명한 글자가 새겨졌다. 자음 시옷은 수중전략탄도탄의 ㅅ을 뜻한다. 

 

조선국방과학원이 신형 수중전략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했던 때는 2019년 10월 2일인데, 그들은 불과 1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북극성-4ㅅ을 만들어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시켰다. 어떻게 그처럼 초고속으로 최첨단전략무기를 만들어내는지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2019년 10월 25일 미국 해군 참모차장 로벗 버크(Robert P. Burke)는 국방기자협회 간담회에서 당시 조선이 시험발사한 북극성-3형을 “판세전환자(game changer)”라고 하면서, 조선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1년 만에 북극성-4ㅅ이 등장하여 세상을 또 다시 놀라게 했으니, 미국 군부는 조선의 군사력이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강화발전되는 것을 보고 공포를 느낄 만하다. 

 

세계 각국이 보유한 각종 잠수함들을 분석하는 미국의 온라인전문매체 <은밀한 바닷가(Covert Shores)>는 2020년 10월 15일에 실은 분석자료에서 북극성-4형ㅅ의 탄체길이는 9.8m이고 탄체지름은 1.8m라고 밝혔다. 이런 분석에 따르면, 북극성-4형ㅅ은 탄체지름이 북극성-3형과 같지만, 탄체길이가 북극성-3형보다 0.8m 짧아졌음을 알 수 있다. 

 

나는 2019년 10월 7일 <자주시보>에 실린, ‘놀라움 안겨주는 북극성-3형의 진실’(http://www.jajusibo.com/47420)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극성-3형의 사거리를 7,000km라고 추정한 바 있다. 그런데 북극성-4ㅅ의 탄체길이가 그보다 0.8m 짧아졌으니, 사거리는 6,500km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이 북극성-4ㅅ을 북극성-3형보다 약간 짧게 만든 까닭이 있다. 북극성-3형은 기존 전략잠수함 함교 내부에 설치된, 길이가 약간 긴 수직발사관 안에 들어가고, 북극성-4ㅅ은 신형 전략잠수함 본체 내부에 설치된, 길이가 약간 짧은 수직발사관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기존 전략잠수함 함교 내부에는 수직발사관을 3~4문밖에 설치할 수 없는데 비해, 신형 전략잠수함 본체 내부에는 수직발사관을 더 많이 설치할 수 있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북극성-4ㅅ이 등장한 것을 보면, 그 미사일을 탑재할 신형 전략잠수함이 건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신형 수중전략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신형 전략잠수함이 없는데도, 신형 수중전략탄도미사일을 만드는 어리석은 나라는 없다.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조선이 최근 신형 전략잠수함을 건조하였다는 사실이다. 2020년 10월 7일 국방부에서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욱 국방장관은 조선이 4,000~5,000t급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조선의 잠수함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그는 그처럼 헷갈리는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조선은 수중배수량이 5,000t 이상인 핵추진잠수함을 이미 건조한 것이 분명하다. 다만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서 신형 핵추진잠수함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신형 핵추진잠수함에 탑재될 북극성-4ㅅ을 공개함으로써 신형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북극성-4ㅅ을 탑재한 신형 핵추진잠수함은 얼마나 큰 잠수함일까? 실물이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다른 잠수함들과 비교하여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 해군이 2022년 1월에 실전배치하려는 3,700t급 도산안창호함은 함체지름이 7.7m인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북극성-4형ㅅ의 탄체길이는 9.8m나 된다. 다시 말해서, 탄체길이가 9.8m인 북극성-4형ㅅ이 들어가는 신형 핵추진잠수함의 함체지름은 최소한 10.5m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함체지름이 10.5m인 대형 잠수함은 핵추진잠수함이다. 잠수함의 함체지름이 그렇게 크면, 반드시 핵추진잠수함으로 만들어야 한다. 함체지름이 10.5m 안팎인 핵추진잠수함은 전 세계에 세 종류가 존재한다. 함체지름이 10m인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잠수함은 수중배수량이 7,000t이고, 함체지름이 그와 똑같은 로씨야의 빅터급 핵추진잠수함은 수중배수량이 7,250t이다. 함체지름이 11.3m인 영국의 어스튯급 핵추진잠수함은 수중배수량이 7,400t이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조선이 최근 건조한 신형 핵추진잠수함은 수중배수량이 7,000t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 해군은 한국 해군의 최신형 디젤-전동식 잠수함보다 2배나 더 큰 최신형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했으니, 남과 북의 잠수함전력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조선이 건조한 7,000t급 핵추진잠수함에는 수직발사관이 한 줄에 5문씩 두 줄로 나란히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신형 핵추진잠수함에 북극성-4ㅅ 10발이 탑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5>

 

▲ 신형 북극성-4ᄉ 수중전략탄도미사일  

 

북극성-4ㅅ에는 각개발사식 핵탄두가 5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탄체지름이 2.11m인 미국의 트라이던트 수중전략탄도미사일에 각개발사식 핵탄두가 8개 들어갔으므로, 탄체지름이 그보다 0.31m 짧은 북극성-4ㅅ에 각개발사식 핵탄두가 5개 들어간다고 보는 추론은 합리적이다.   

 

미국 해군은 수중전략탄도미사일 24발을 탑재한 18,000t급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했고, 조선인민군 해군은 수중전략탄도미사일 10발을 탑재한 7,000t급 핵추진잠수함으로 그에 맞선다. 미국의 핵추진잠수함은 조선의 핵추진잠수함보다 크기가 2.5배 더 크고, 수중전략탄도미사일을 14발 더 탑재했지만, 조선이 각개발사식 핵탄두를 장착한 수중전략탄도미사일을 만들고, 그것을 탑재한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한 것은 제국주의핵무력을 억제하는 능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나는 이번 야간열병식의 맨마지막에 등장한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위력보다 북극성-4ㅅ을 탑재한 핵추진잠수함의 위력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각개발사식 핵탄두를 5개씩 장착한 수중전략탄도미사일 10발을 싣고 바다속 깊은 곳에서 은밀히 움직이는 핵추진잠수함이야말로 미국의 핵전쟁도발을 50개의 핵탄두로 억제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무기체계가 아닌가!  

2020/10/27

[추모글] 제자를 동지라고 불러주시던 따스하고 청아한 목소리

 자주시보 2020년 10월 2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오늘 우리는 훌륭한 통일운동가 한 분을 잃었다. 박순경 선생님께서 98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는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 민족이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기까지 투쟁의 길이 아직 멀고 험한데, 그렇게 먼저 우리 곁을 떠나셨으니 상실의 아픔이 크다. 선생님의 영전에 삼가 꽃 한송이 바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

 

통일운동가 박순경 선생님은 나를 직접 가르친 은사이시다. 1970년대 중반 서울에 있는 감리교신학대학에서 공부하던 나는 박순경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학자가 되려는 꿈을 키웠다. 당시 선생님은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시면서, 일주일에 한 차례씩 내가 공부하던 감리교신학대학 교단에도 서셨다. 박순경 선생님은 1948년 감리교신학대학을 졸업하셨으니, 그이는 나의 은사이자 대선배이시다.

 

1976년 박순경 선생님은 감리교신학대학에서 도이췰란드의 신학자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Wolfhart Pannenberg, 1928-2014)의 조직신학을 강의하셨다. 판넨베르크는 20세기 서구신학계를 대표하는 신학 사상가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신학자인데, 박순경 선생님도 칼 바르트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신학자이셨다. 1976년 박순경 선생님이 감리교신학대학에서 강의하실 때, 판넨베르크의 저서 ‘신학과 하느님의 나라’를 교재로 쓰셨다. 박순경 선생님이 열정을 바치신 신학탐구의 총적 주제는 '하느님의 나라'였다. 그이가 염원하던 새로운 나라는 우리 민족의 통일 염원이 실현된 조국의 종교적 표상이었고, 민중의 해방염원이 실현된 조국의 종교적 표상이었다. 1976년 어느 날, 가을하늘처럼 푸른색이 감도는 우아한 목도리를 어깨에 걸치고 교단에서 강의하시던 박순경 선생님의 모습이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나의 기억 속에 생생하다.

 

2000년 1월에 창당된 민주노동당에서 고문직책을 맡으신 박순경 선생님은 그해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55주년 경축 행사에 남측 대표단 성원으로 참가하셨다. 그이는 4박 5일 동안 평양방문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가셔서 『월간 말』과 대담을 하셨는데, 대담자가 위기를 극복하는 조선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가 하고 물었을 때, 이렇게 답변하셨다.

 

“전체 인민 대중을 주체사상이라는 유일사상체계 속에 묶어 세우고 자신들의 지도자, 즉 수령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기에 가능한 거죠. 이번에 그 실체를 똑똑히 볼 수 있었어요. 이 엄연한 현실을 남쪽 사람들도 이젠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북체제를 유지, 발전시켜나가는 그들의 주체사상을 이해하지 않고선 통일의 길은 열리지 않습니다.”

 

박순경 선생님은 주체사상을 깊이 이해하려고 한 신학자였으며, 자기의 신학 사상을 민족의 분단 현실과 통일국가건설 운동에 일치시키려고 힘쓴 통일운동가였다. 그래서 그이는 통일신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왔고, 그것을 이론적으로 정립하는 일에 열정을 기울였다. 1992년에 ‘통일신학의 여정’이라는 제목의 책과 ‘통일신학의 고통과 승리’라는 제목의 책이 각각 출판되었고, 1997년에는 ‘통일신학의 미래’라는 제목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그런 학문적 탐구는 그이를 주체사상의 자주적 인간개조론과 기독교의 부활 사상이 만나는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갔고, 주체사상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과 기독교의 집단적 영생사상이 만나는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갔다. 박순경 선생님은 민중의 해방과 평등을 실현하는 신국사상(神國思想)의 관점에 서서 주체사상을 실현한 조선의 현실을 목격했다. 박순경 선생님은 1994년 4월 29일 뉴욕에 오셨을 때, 자신의 책 ‘통일신학의 고통과 승리’를 나에게 한 권 주시면서, 책의 앞장에 “일 많이 하시기 바라오”라고 쓰시고 나를 격려해주셨다.

 

선생님은 문필의 경계를 넘어 조국통일운동에 적극 참가하셨다. 1989년 전국민족민주연합이 결성되었을 때부터 조국통일위원장으로 앞장에 서셨고, 1990년에 결성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과 2005년에 결성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적극 참가하셨으며, 민주노동당 고문으로, 통합진보당 고문으로 진보정치 활동에 참가하셨다.

 

2005년 3월 3일부터 5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해외 대표단이 모여 6.15공동선언 실천위원회를 결성했는데, 해외대표단 일원으로 참가한 나는 금강산호텔 대청을 지나다가 박순경 선생님과 마주쳤다. 1995년 10월 뉴욕에 오셨을 때 만나 뵌 이후 10년 만에 다시 이루어진 반가운 상봉이었다. 남북해외 통일운동 대표자들이 모여 6.15공동선언 실천위원회를 결성하는 역사적인 자리에서 선생님을 만나 뵈었으니 뜻이 더 깊었다. 그래서 나는 금강산호텔 대청에 있는 커다란 폭포 그림 앞에서 기념사진을 함께 찍자고 청을 드렸다. 내가 선생님을 모시고 기념사진을 찍으려 하자, 주위에 있던 어떤 사람이 두 분은 어떤 사이냐고 짓궂게 물었다. 그때 선생님은 내 팔을 슬며시 잡아당기시며 “이 사람은 내 동지야!”라고 답변하셨다. 제자를 동지라고 불러주시던 따스하고 청아한 목소리를 나는 영영 잊지 못한다.

 

수많은 통일운동가가 75년 조국통일운동사에 피땀을 흘리며 남긴 발자취들 가운데 박순경 선생님의 발자취도 뚜렷이 새겨졌다. 투쟁의 길을 앞서가신 통일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따르는 우리의 통일국가건설운동은 승리의 광장을 향하여 오늘도 전진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도전과 방해가 앞길을 가로막아도 우리 민족은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위대한 자주통일 국가를 건설할 것이다. 이것은 사회 역사발전에 대한 신념이며, 그 발전의 합법칙성을 밝혀주는 과학 명제이다. 박순경 선생님은 그런 불변의 과학적 신념을 우리에게 남기고 가셨다. 

2020/10/21

심층분석 - 100배 더 강해진 조선의 전투력

[한호석의 개벽예감](415) 

자주시보 2020년 10월 1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기상천외한 야간열병식, 시작부터 놀라웠다

2. 광장에 정렬한 열병대오의 위용

3. 열병행진에 등장한 13개 신형 무기체계

4. 저격병들 돋보이게 만든 첨단장비들

5. 여성군인들이 팔목에 찬 특이한 물건의 정체

6. 전쟁을 신속히 끝낼 특수배낭들

7. 전자광학교란기 부착한 각종 장갑차량들

 

 

1. 기상천외한 야간열병식, 시작부터 놀라웠다

 

“위풍당당히 정렬한 오늘의 열병대오는 조선로동당이 자기의 혁명군대를 어떻게 키웠는지, 또한 그 군대의 위력이 얼마큼 강한지 똑바로 알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중략) 우리의 군사력은 그 누구도 넘보거나 견주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0년 10월 10일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위와 같이 연설하였다. 열병식은 2020년 10월 9일 밤 11시부터 시작되었다. 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장병들과 조선인민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믿음과 사랑, 감사와 경의를 전했고, 그 연설을 듣는 장병들과 인민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열렬한 만세의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것은 수령의 마음과 인민의 마음이 상통융합되어 생사운명을 함께 나누는 거대한 사회주의일심단결체의 위력을 과시한 극적인 장면이었다. 

 

행사진행과정을 살펴보면, 국기게양식에서부터 열병행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장엄한 영화장면이 흐르는 듯 완전무결하게 보였다. 조직력과 훈련수준과 협동심이 고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인용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로동당이 창건 이후 75년 동안 조선인민군을 그 어떤 군대와도 견주지 못할 만큼 강화발전시켜왔다고 언명했다. 이런 높은 평가는 조선인민군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로 일어섰음을 의미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런 평가는 과장이 아니다. 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이 조선인민군을 그처럼 높이 평가하는 논거를 제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발언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조선로동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효하며, 우리 인민의 힘과 넋이 깃든 강위력한 최신무기들로 장비한 혁명무력”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상무장, 조국과 인민에 대한 충실성, 그리고 강위력한 최신무기, 바로 이것이 조선인민군을 세계 최강의 군대로 추켜세운 3대 근본요인이라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사상무장은 그 군대가 누구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강한 전투력을 가졌음을 말해주는 제1요인이다. 조선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을 빌리면, 조선인민군은 ‘사상강군’이다. 그들은 전투훈련을 하기 전에 정치사상학습부터 먼저 한다. 전투훈련보다 정치사상학습을 더 중시하는 것이다. 사상정신이 허약한 군대는 아무리 첨단무기로 장비되었다고 해도,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 이것은 세계전쟁사가 입증해주는 만고의 진리다.  

 

또한 조선인민군이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효하다는 것은 그 군대가 누구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강한 전투력을 가졌음을 말해주는 제2요인이다. 조선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을 빌리면, 조선인민군은 ‘인민의 군대’이다. 조선인민군이라는 명칭 안에 이미 ‘인민’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있다. 

 

이처럼 중요한 제1요인과 제2요인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고, 제3요인만 설명하는 것은 논리적 결함이지만, 나는 이 글에서 조선인민군이 얼마나 강위력한 최신무기들로 자신을 무장했는지에 대해서만 설명하려고 한다. 내가 그런 논리적 결함을 뻔히 알면서도 그 결함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사상의 자유를 박탈하고, 표현의 자유를 짓누르는 이른바 ‘국가보안법’이라는 악법이 나의 문필활동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에 어둠이 깃든 시각에 열병식을 시작한 것 자체가 세인의 상상을 뛰어넘은 경이로운 사변이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야간열병식을 진행한 나라는 조선밖에 없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기상천외한 야간열병식을 진행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열병식은 대낮에 진행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관례와 격식을 깨고 심야에 열병식을 진행하는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외에 누구도 하지 못한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0년 10월 10일 밤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단상에서 주석단 앞을 지나는 열병대오를 향해 답례하는 장면이다. 사진배경에 보이는 것은 국무위원장 문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조선인민군 장병들과 조선인민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믿음과 사랑, 감사와 경의를 전했고, 그 연설을 듣는 장병들과 인민들은 감격의 눈물을흘리며 열렬한 만세의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것은 수령의 마음과 인민의 마음이상통융합되어 생사운명을 함께 나누는 거대한 사회주의일심단결체의 위력을 과시한 극적인 장면이었다.  

 

국제올림픽 개막식 같은 성대한 국가행사를 밤에 진행하는 까닭은 화려한 조명효과와 야광반사효과, 그리고 시선집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물체라도 조명을 받으면 더욱 선명한 색감을 드러내 관중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 특히 이번 야간열병식을 방영한 텔레비전화면에서는 초소형 무인항공기들과 초소형 무인차량들이 공중과 지상에서 다각도로, 속도감 있게 촬영한 장면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무인영상촬영도 야간열병식의 시각효과를 크게 증가시켰다.   

 

야간열병식의 의미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날 이른 아침부터 미국의 첩보위성들은 열병식에 등장할 조선인민군의 신형 무기들을 촬영하기 위해 평양 상공에 집결했다. 미국의 첩보위성은 길이가 12m나 되고, 지름이 3m나 되는 커다란 망원경을 달고 지상의 어느 한 지점을 약 15분 동안 계속 촬영할 수 있는데, 그런 첩보위성을 여러 대 동원하여 열병식 전 과정을 촬영하려고 열심히 준비했던 것이다. 

 

그러나 열병식이 그들의 예상시간을 훌쩍 넘겨 밤에 진행된 것으로 하여 그들의 위성촬영준비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미국의 첩보위성은 광학영상위성(optical imaging satellite)이므로, 햇빛이 없는 야간에는 무용지물이다. 미국은 레이더영상위성과 적외선영상위성으로 야간열병식을 촬영할 수 있었지만, 그들이 예상치 못한 시각에 열병식이 시작되는 바람에 레이더영상위성과 적외선영상위성을 갑자기 집결하기 힘들었다. 그런 위성을 몇 대 동원했더라도 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열병행진에 나온 신형 무기들을 정확히 식별할 수 없었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야간열병식이 미국의 위성감시망을 무력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2. 광장에 정렬한 열병대오의 위용

 

이번 야간열병식에 가장 먼저 등장한 부대는 뜻밖에도 호위부대들이었다. 지금까지 조선의 호위부대들은 존재 자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자기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냈다. 

 

호위부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위대인 호위처, 국무위원회를 경위하는 경위국, 당중앙위원회를 호위하는 호위국, 지도부 전체를 호위하는 호위사령부 순으로 행진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호위부대들은 충성심과 훈련수준이 높고, 첨단무기로 무장한 최정예 전투원들로 구성되었다. 호위부대 총병력은 100,0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의 최고지도부를 옹위하는 호위병력은 웬만한 나라의 군대만큼 많다.  

 

호위부대를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시킨 것도 김정은 국무위원장만이 내릴 수 있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왜 그런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일까?  

 

한국군 특수전사령부 산하에는 전시에 평양에 침투하여 최고지도부를 제거한다는 제13특수임무여단이 있다. 이른바 참수부대라고 부르는 제13특임여단의 병력은 1,000명이다. 

 

2020년 10월 현재 한반도에 조성된 군사상황을 보면, 참수부대가 평양에 침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참수부대 전투원 1,000명이 인명손실을 전혀 입지 않고 다중방어망을 뚫고 평양에 침투하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가정해도, 그들은 조선인민군 호위부대 100,000명을 상대로 100 대 1의 싸움을 해야 한다. 한 마디로, 싸움이 성립되지 않는다. 이런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2월 1일 참수부대를 창설한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야간열병식에 호위부대를 참가시킨 것은, 참수부대를 창설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선명한 메시지다. 싸움 자체가 성립되지도 않을 참수부대 따위는 일찌감치 해체하는 게 현명한 처사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2020년 5월 23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는 “무력구성에서의 불합리한 기구, 편제적 결함들을 검토하고 바로잡기 위한 문제”와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편성”하는 문제가 토의되었다. 그날의 토의결과가 이번 야간열병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어떤 부대들이 참가했는지를 살펴보면, 조선인민군의 새로운 편제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야간열병식에 참가한 각급 부대들을 행진순서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4개 친위부대

1) 호위처

2) 경무국

3) 호위국

4) 호위사령부

 

5개 군종부대

1) 육군 (제1군단, 제2군단, 제4군단, 제5군단)

2) 해군

3) 항공군

4) 전략군

5) 특수작전군

 

4개 침투저격부대

1) 지상저격병부대

2) 해상저격병부대

3) 공중저격병부대

4) 경보병부대

 

8개 후방방어부대

1) 고사포군단

2) 수도방어군단

3) 제3군단

4) 제7군단

5) 제8군단

6) 제9군단

7) 제10군단

8) 제12군단

 

7개 기동전부대 

1) 산악보병사단

2) 장갑포병사단

3)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

4) 제425기계화보병사단

5) 제108기계화보병사단

6) 제815기계화보병사단

7) 제806기계화보병사단

 

5개 전문부대

1) 정찰부대

2) 전자교란전부대

3) 공병부대

4) 화학전부대

5) 대테러전부대(사회안전군 무장기동부대)

 

위에 열거한 33개 전투부대들을 보면, 올해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친위부대, 고사포군단, 산악보병사단, 장갑포병사단, 전자교란전부대, 화학전부대, 대테러전부대 등이 확대, 재편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에 열거한 33개 전투부대들 이외에,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하지 않은 부대들도 있다. 이를테면, 해군 산하에 각급 수상함부대들과 잠수함부대가 있고, 항공군 산하에 각급 비행부대들과 정비부대들이 있으며, 통신부대, 군의부대, 병참부대, 수송부대가 있다. 33개 전투부대 열병종대의 뒤를 이어 16개 군사교육기관 열병종대가 등장했다. 그들은 다음과 같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행진에 명예기병종대 다음으로 등장한 호위처 열병종대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조선의 호위부대들은 존재 자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자기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냈다. 호위부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위대인 호위처, 국무위원회를 경위하는 경위국, 당중앙위원회를 호위하는 호위국, 지도부 전체를 호위하는 호위사령부 순으로 행진했다. 호위부대 총병력은 100,0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1) 김정일군정대학

2) 김일성군사종합대학

3) 김일성정치대학

4) 국방종합대학

5) 해군대학

6) 항공군대학

7) 보위대학

8) 강건종합군관학교

9) 포병종합군관학교

10) 고사포병군관학교

11) 땅크-자동차병군관학교

12) 경비대학

13) 사회안전대학

14) 만경대혁명학원

15) 강반석혁명학원

16) 남포혁명학원

 

위에 열거한 군사교육기관들 중에서 김정일군정대학은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처음으로 자기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행진순서를 보면, 김정일군정대학 열병종대가 맨 앞에 서고 그 뒤에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열병종대가 나섰다.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일군정대학을 최고군사교육기관으로 설립하였음을 말해준다. 군정이라는 말은 군사와 정치를 결합한 복합명사다. 김정일군정대학은 군대를 지휘하는 군사간부와 정치간부를 함께 육성하는 군사교육기관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사정은 유능한 군관을 더 많이 육성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6개 군사교육기관들의 뒤를 이어 등장한 2개 민간무력부대들은 다음과 같다.

 

1) 로농적위군

2) 붉은청년근위대

 

미국 육군성이 2020년 7월 24일에 펴낸 ‘북조선의 전술(North Korean Tactics)’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로농적위군은 572만명이고, 붉은청년근위대는 62만명이다.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민간무력은 자기들의 직장과 고향마을과 정든 거리를 총대로 지킨다. 

 

아래에서 논하겠지만,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무기들은 모두 신형 무기들이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의 무기체계가 신형 무기로 대체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 기존 무기들은 당연히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에 이전되었을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이전한 기존 무기는 노후한 무기가 아니라 강위력한 무기다. 그런 강위력한 무기들을 이전받은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는 정규군 수준의 강한 무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런 사정은 올해 조선의 무력이 질적, 양적 변화를 일으켜 대폭 강화되었음을 말해준다.  

 

 

3. 열병행진에 등장한 13개 신형 무기체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5월 6일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면서 “지금 우리의 국방과학기술은 최상의 경지에 올라섰으며 국방공업부문에서는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첨단무장장비들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고 언명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첨단무기체계를 마음먹은 대로 생산하고 있다고 언명했을 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첨단무기들이 등장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세계 3대 군사과학기술선진국이라는 미국, 로씨야, 중국만 보유한 첨단무기들을 조선에서 자력으로 만들어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13개 신형 무기체계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신형 개인전투장비

2) 신형 기동전투차량

3) 신형 땅크

4) 신형 자행포

5) 신형 방사포

6) 신형 지대함탄도미사일

7)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8) 신형 반항공레이더

9) 신형 반항공미사일

10) 신형 지대지중거리미사일

11) 신형 지대지전술유도무기

12) 신형 지대지장거리미사일

13)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위에 열거한 첨단무기체계들은 모두 신형이다. 여기서 신형이라는 말은 2015년 10월 10일 당창건 70주년 열병식 이후 지난 5년 동안 새로 개발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언제나 비뚤어진 시선으로 조선을 흘겨보는 사람들은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첨단무기들을 보고 속으로 깜짝 놀랐으면서도 겉으로는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 어떤 무기는 미국의 무기를 모방한 것이라느니, 또 어떤 무기는 로씨야의 무기와 똑같이 생겼다느니, 또 어떤 무기는 중국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느니 뭐니 하면서 떠들어댔다. 모두 헛소리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중국과 로씨야는 조선과 가까운 나라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두 나라가 첨단군사과학기술을 조선에 넘겨주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 조선은 로씨야에서 일부 군사장비들을 수입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무기개발의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여 외국산 무기를 수입하지 않게 되었고, 다른 나라의 군사과학기술에 의존하여 무기를 만들지 않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국방과학기술의 선진국들에서만 보유한 첨단무기체계들을 개발하는 방대하고도 복잡한 이 사업은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우리 스스로 찾을 것을 전제로 하였으며 이 모든 연구과제들은 주체적 력량 즉 우리의 믿음직한 과학자, 설계가, 군수로동계급에 의해 완벽하게 수행되였습니다”라고 언명하였다. 이 언명은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첨단무기들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방대하고 어려운 사업이 전적으로 조선 자체의 군사과학기술에 의해 추진되어왔음을 밝힌 것이다. 

 

 

4. 저격병들 돋보이게 만든 첨단장비들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시선을 집중시킨 것은 전시에 특수작전임무를 수행할 특수작전군과 4개 침투저격부대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4개 침투저격부대들은 지상저격병부대, 해상저격병부대, 공중저격병부대, 경보병부대다. 이 부대들은 전시에 각종 침투기동장비들을 타고 지상, 지하, 해상, 해저, 공중에서  적진후방 깊숙이 동시다발로 침투하여 매복전, 습격전, 파괴전, 교란전, 포위전, 점령전, 생포전 등 입체적인 특수작전을 벌이게 된다. 그러므로 이 부대들은 적진후방에 침투하여 유격전을 벌이는데 필요한 각종 개인전투장비들을 갖춰야 한다.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과 4개 침투저격부대 전투원들은 모두 자동보총으로 무장했고, 위장무늬전투복과 방탄조끼를 입었으며, 방탄모 또는 전투모를 썼고, 개인무선통신기를 가졌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신형 개인전투장비들을 두루 갖추었으니, 전투력이 크게 강화된 것이 분명하다. 

 

나는 2017년 4월 24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최첨단 군장 갖춘 특수작전군과 대륙간탄도미사일 4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의 개인전투장비를 분석적으로 고찰한 바 있다. 그날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실탄 150발이 들어가는 헬리컬 탄창(Helical Magazine)이 부착된 98-1식 자동보총을 들고 열병식에 참가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이번 열병식에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처음 보는 신형 자동보총을 들고 나왔다. 영상화면을 보면, 조선에서 독자적으로 생산된 신형 자동보총은 총렬이 짧은 단축총렬 자동보총이다. 단축총렬 자동보총의 총구에는 사격할 때 총성을 줄여주는 소음기가 부착되었고, 조준경과 확대경도 부착해서 조준사격능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 

 

또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신형 방탄모를 쓰고, 신형 전투복과 신형 방탄조끼를 입었으며, 신형 전투화를 신었다. 3년 만에 개인전투장비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신형으로 교체한 것이다.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의 개인전투장비들 가운데서 특히 주목되는 것이 있다. 야간투시경(night-vision goggle)을 부착한 방탄모와 레이저표적지시기(laser target indicator)를 부착한 첨단자동보총이다. 2017년 4월 15일 열병식에서는 야간투시경을 부착한 방탄모만 보였으나, 이번 야간열병식에서는 야간투시경을 부착한 방탄모를 쓴 것은 물론이고 자동보총에 레이저표적지시기까지 부착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야간투시경은 어둠 속에서 사격대상을 식별하는 장비이고, 레이저표적지시기는 사격대상에 적외선레이저를 비추어 조준사격을 하는 장비다. 적외선레이저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고 야간투시경으로 볼 수 있으므로, 야간전투에서는 야간투시경을 쓰고 레이저표적지시기를 사용해야 조준사격을 할 수 있다. 또한 어둠 속에서 전투할 때 레이저표적지시기를 허공으로 비추면, 작전신호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한 특수작전군 전투원들과 4개 침투저격부대 전투원들이 모두 개인무선통신기(personal role radio)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신동아> 2020년 1월호에 실린 분석기사를 읽어보면, 특수작전군 전투원들과 4개 침투저격부대 전투원들이 모두 개인무선통기를 가진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그 분석기사에는 한국군이 2014년에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대외비문서의 정보가 담겼다. 대외비문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은 2012년부터 신형 무전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로써 전투지휘부는 GS-930 전투관리체계를 통하여 신형 무전기를 가진 전투원들과 실시간 작전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전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외비문서에서 언급된 GS-930 전투관리체계는 조선의 군수기업인 팬 씨스템즈(Pan Systems)가 해외지사로 설립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Global Communications, Glocom)를 통해 국제무기시장에 내놓은 GS-930 통합지휘통제체계(Integrated Command and Control System)이다. 그리고 대외비문서에서 언급된 신형 무전기는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바로 그 신형 무선통신기다. <사진 3>

 

▲ <사진 3> 위쪽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열병종대가 광장에 정렬한 모습이고, 아래쪽 사진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열병종대가광장에 정렬한 모습이다.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레이저표적지시기를 부착한 단축총렬 첨단자동보총을 들었다. 전략군 전투원들은 소음기가 부착된 자동보총을 들었다. 특수작전군 전투원들과 전략군 전투원들은 모두 개인무선통신기를 가졌다.이것은 전투지휘부와 전투원들이 통합지휘통제체계를 통하여 실시간 작전정보를주고받으며 전투를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인민군 특수전부대 총병력은200,000명이다. 강도 높은 전투훈련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최첨단 개인전투장비로무장한 그들은 전시에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적진후방에 침투하여 입체적인 특수작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이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계를 이미 오래 전부터 운용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2017년 3월 13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화성포병들의 지능-정보화된 동시발사훈련, 백악관의 공포 더 커졌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2008년 11월 말 조선 인민무력부 인사들이 당시 조선을 방문한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에게 조선이 개발한 통합지휘통제체계에 관해 해설하였다는 사실을 서술한 바 있다. 이런 사정은 조선인민군이 이미 2008년 이전부터 통합지휘통제체계를 운용해오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대외비문서에서 드러난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한국군의 전파수집체계(무선통신감청체계)로는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통합지휘통제체계의 무선통신을 해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지휘부가 통합지휘통제체제 무선통신에서 복잡한 암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군 감청부대가 그들의 무선통신을 해독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조선인민군이 누구도 해독할 수 없는 최첨단무선통신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군 감청부대가 해독하지 못하는 것이다. <로동신문> 2016년 1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진이 량자암호통신기술을 개발하였다고 한다. 량자암호통신기술을 적용한 무선통신은 제3자가 절대로 해독하지 못한다. 조선인민군은 최첨단 무선통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과 4개 침투저격부대 병력은 200,000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강도 높은 전투훈련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개인전투장비로 무장한 특수부대 전투원 200,000명은 조국통일대전의 날이 오면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적진후방에 침투하여 입체적인 특수작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런 예상은 조선인민군의 72시간 전쟁씨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준다. 

 

 

5. 여성군인들이 팔목에 찬 특이한 물건의 정체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대상은 18번째 행진순서에 등장한 고사포군단 열병종대다. 전원 여성군인들로 편성된 고사포군단 열병종대 전투원들은 자동보총으로 무장하고, 위장무늬전투복을 입고, 방탄모를 썼는데, 놀랍게도 왼쪽 팔목에 직사각형 무선통신단말기를 차고 있었다. 이 무선통신단말기는 반항공지휘통제소가 작전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를 고사포병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최첨단 개인전투장비다. 

 

조선인민군 반항공지휘통제소는 표적비행체를 탐지, 식별, 선택한 정보를 물론이고, 표적비행체의 방위각, 거리, 속도, 고도, 풍속 등의 실시간 정보, 그리고 어느 고사포부대가 여러 표적비행체들 가운데 어느 것을, 어떤 무기로, 어느 시각에 요격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요격순서와 요격방식에 관한 실시간 정보를 고사포병이 팔목에 찬 무선통신단말기로 직접 전송하게 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 고사포사령부의 통합화력통제체계가 과학화, 정보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로써 조선인민군 고사포병들의 조준사격능력과 요격률은 매우 높아졌으며, 야간사격능력도 높아졌다. 

 

고사포군단 열병종대와 고사포병군관학교 열병종대가 이번 야간열병식에 각각 참가한 것을 보면, 조선에서 고사무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5년 6월 12일 고사포병군관학교를 시찰하였고, 6월 17일에는 고사포병사격경기를 참관했다. 

 

2008년 11월 조선을 방문한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고사포병들은 18세에서 26세까지 연령대의 여성군인들이며, 4개월 동안 집중훈련을 받고 부대에 배치되어 6년 동안 군사복무를 한다고 한다. 화사한 옷차림을 하고 연애와 결혼과 취업에 관심을 가질 젊은 여성들이 자그마치 6년 동안 육중한 고사포를 다루며 전투훈련의 구슬땀을 흘리는 놀라운 모습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은 보고서에서 2008년 11월 26일 평양 상공을 방어하는 고사포부대를 방문하여 여성군인들이 14.5mm 4렬 자행고사총 6문을 발사하는 시범사격을 참관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당시 평양 주변에 배치된 고사포부대는 80개 이상이라고 한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오늘은 100개로 늘었을 것이다. 1개 고사포부대에 1,000명의 병력이 배치되었다고 하면, 평양 주변에 배치된 고사포병은 100,000명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고사포군단 열병종대가 광장에 정렬한 모습이다. 전원 여성군인들로 구성된 고사포군단 열병종대는 왼쪽 팔목에 직사각형 무선통신단말기를 찼다. 이 무선통신단말기는 반항공지휘통제소가 작전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를 고사포병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최첨단 개인전투장비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 고사포사령부의 통합화력통제체계가 과학화, 정보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로써 조선인민군 고사포병들의 조준사격능력과 요격률은 매우 높아졌으며, 야간사격능력도 높아졌다.  

 

고사포병 100,000명은 평양을 에워싸고 거대한 원형화망은 구성했다. 그것은 3중 평면화망이다. 대구경고사포들은 제1동심원에 배치되었고, 중구경고사포들은 제2동심원에 배치되었고, 소구경고사총들은 제3동심원에 배치되었다. 3중 평면화망을 공중으로 올려세우면, 평양 상공에 8층 입체화망이 펼쳐지게 된다. 3중 평면화망과 8층 입체화망을 구성하는 고사무력은 다음과 같다.   

 

고도 21km 상공을 방어하는 100mm 고사포 

고도 15km 상공을 방어하는 85mm 고사포

고도 12km 상공을 방어하는 57mm 쌍렬 자행고사포

고도 8km 상공을 방어하는 37mm 고사포

고도 5km 상공을 방어하는 30mm 6렬 고사포

고도 4km 상공을 방어하는 23mm 4렬 자행고사포와 23mm 쌍렬 고사포

고도 2.5km 상공을 방어하는 14.5mm 4렬 자행고사총

 

<연합뉴스> 2006년 1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2006년 당시 조선인민군 고사포부대들은 총 12,500문의 각종 고사포와 고사총을 보유하였다고 한다. 14년 전에 12,500문을 보유했으니, 지금은 13,000문 이상으로 늘었을 것이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고사무력의 화력밀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 평양을 에워싸고 3중 평면화망과 8층 입체화망을 구성한 고사무력은 한 번에 고사포탄 600,000발을 발사하여 고도 21km에 이르는 평양 상공을 방어할 수 있다. 

 

그처럼 방대하고, 조밀한 고사무력에 과학화되고 정보화된 통합화력통제체계까지 추가되었느니 3중 평면화망과 8층 입체화망은 참새 한 마리도 뚫고 들어가지 못할 만큼 견고해졌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고고도, 중고도, 저고도로 비행하면서 전방위로 접근하는 미국군과 한국군의 각종 비행체들, 이를테면, 어파치공격헬기, 토마호크순항미사일, 무인항공기, 침투작전헬기, 수송기, 폭격기, 전투기들은 통합화력통제체제로 과학화, 정보화된 고사무력의 거대한 화망에 걸려 모조리 격추당할 것으로 예견된다.  

 

 

6. 전쟁을 신속히 끝낼 특수배낭들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주목되는 것은 5개 전문병부대들이다. 정찰부대, 전자교란전부대, 공병부대, 화학전부대, 대테러전부대(사회안전군 무장기동부대)로 구성되었다. 5개 전문병부대들 가운데서 2015년 당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부대는 공병부대뿐이다. 나머지 4개 부대 가운데서 전자교란전부대, 화학전부대는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사회안전군 무장기동부대는 올해 새로 편제된 부대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전자교란전부대와 공병부대다. 

 

전자교란전부대는 자동보총으로 무장했고, 위장무늬전투복과 방탄조끼를 입었으며, 방탄모를 썼는데, 안테나가 달린 야전배낭을 메고 나왔다. 안테나가 달린 야전배낭은 배낭형 전자교란장비다. 

 

전시에 그들은 특수전부대 전투원들과 합동작전을 벌여 적진후방에 침투하게 되는데, 적진후방에 있는 교전대상에 바짝 접근하여 배낭형 전자교란장비를 켜는 순간, 교전대상의 무선통신체계와 위성항법체계는 모조리 ‘먹통’으로 된다. <신동아> 2020년 1월호에 실린 분석기사에 실린, 한국군이 청와대에 보고한 2014년도 대외비문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차량탑재형 전자교란장비 3종과 휴대형 전자교란장비 12종을 실전배치하여 한반도 전역에서 전자교란전을 수행할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행진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 열병종대가 휴대형 전자교란장비를 배낭처럼 등에 메고 행진하는 장면이다. 자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차량탑재형 전자교란장비 3종과 휴대형 전자교란장비12종을 실전배치하여 한반도 전역에서 전자교란전을 수행할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 전투원들은 전시에 배낭형 전자교란장비를 메고한국군 후방 깊숙이 곳곳에 침투하여 동시다발로 교란전파를 발사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무선통신체계와 위성항법체계는 엄청난 전자교란에 휘말려 마비될 것이다. 그들의 눈과 귀가 마비되면, 전쟁은 그것으로 끝난다.  

 

지금까지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가 크고 무거운 전자교란장비를 차량에 탑재하고 전방지대에서 교란전파를 발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 대처하는 대응전략을 고심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그런 고심어린 대응전략마저 물거품으로 되고 말았다.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 전투원들은 한국군 후방 깊숙이 곳곳에 침투하여 동시다발로 교란전파를 발신하게 되는 것이다. 교란전파를 가까운 곳에서, 불시에 발신하면, 대처할 길이 없다. 전시에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무선통신체계와 위성항법체계는 조선인민군 전자교란전부대의 엄청난 전자교란에 휘말려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군대의 무선통신체계와 위성항법체계가 마비되면, 전쟁은 끝나게 된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 야간열병식에서 35번째 행진순서로 등장한 공병부대 열병종대의 모습이다. 그들은 자동보총으로 무장하고, 위장무늬전투복과 방탄조끼를 입었다. 그런데 그들 중 절반은 투명한 얼굴가리개(면갑)가 부착된 방탄모를 쓰고, 검은색 접시형 물체가 달린 야전배낭을 메었고, 나머지 절반은 보안경이 부착된 방탄모를 쓰고, 주홍색 구명조끼를 입고, 주홍색 방수배낭을 멨다. 그런 차림새를 보면, 전자는 지상공병부대 전투원들이고, 후자는 도하공병부대 전투원들이 분명하다.  

 

그런데 지상공병부대 전투원들의 검은색 접시형 물체가 달린 야전배낭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도하공병부대 전투원들의 주홍색 방수배낭도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접시형 물체는 위성항법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방수배낭에는 도하작전에 필요한 특별한 도구가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공병부대 전투원들은 특이한 배낭에 들어있는 신형 장비를 가지고 진격로를 열어놓을 것이다. 개전과 함께 그들이 진격로를 열어놓아야 전투부대들이 고속기동전에 돌입할 수 있다.  

 

 

7. 전자광학교란기 부착한 각종 장갑차량들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13개 신형 무기체계들 가운데서 신형 개인전투장비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열병행진에 참가한 것은 신형 기동전투차량 3종이다. 행진순서대로 열거하면, 신형 3축6륜 장갑차, 신형 4축8륜 보병전투차량, 신형 4축8륜 기동포다. 

 

1) 무장병력을 수송하는 장갑차는 뒤쪽에 커다란 출입문이 있는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3축6륜 장갑차는 첫째 바퀴와 두 번째 바퀴 사이에 작은 출입문이 나있다. 이런 모습은 3축6륜 장갑차가 무장병력을 수송하는 장갑차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조선인민군 기계화보병부대가 운용하는, 무장병력을 수송하는 장갑차들은 따로 있다. 3축6륜 장갑차, 4축8륜 보병전투차량, 지탱바퀴가 5개 달린 무한궤도장갑차, 지탱바퀴 6개가 달린 무한궤도장갑차 등이다. 

 

신형 3축6륜 장갑차 정면에는 조준경 1개가 장착되었고, 전자광학교란기가 좌우에 1개씩 장착되었고, 연막탄발사기가 좌우에 3개씩 장착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자광학교란기(electro-optical jammer)다. 이것은 교전상대가 반땅크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레이저거리측정기 또는 레이저표적지시기를 비출 때, 그런 장치들을 자동적으로 교란하는 장비다. 교전상대가 반땅크미사일을 발사하면, 땅크나 장갑차는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에, 땅크나 장갑차에 전자광학교란기를 설치하면 방어력이 크게 강화된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땅크와 장갑차에는 전자광학교란기들이 설치되었다. 조선인민군 기갑부대의 방어력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신형 3축6륜 장갑차에는 반쯤 여닫을 수 있는 철제덮개가 달린 대형 보관함이 설치되었다. 그 보관함 안에 주황색 마개를 씌운, 사각형 발사관 같이 생긴 물체 8개가 들어있다. 반땅크미사일, 지대공미사일, 방사포탄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는데, 사각형 물체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미사일을 쏘는 사각형 발사관이라면, 미사일을 발사할 때 발생하는 후폭풍과 충격이 커서 대형 보관함 안에 들여놓을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사각형 물체 안에는 미사일이 아니라 소형 무인정찰기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물체 안에 날개가 접힌 채 들어있는 소형 무인정찰기를 공중으로 쏘아올리면, 날개가 펴지면서 날아가게 된다. 8개 물체의 입구를 모두 주황색 마개로 가려놓은 까닭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각형 물체는 소형 무인정찰기를 공중으로 쏘아올리는 투척기인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신형 3축6륜 장갑차는 정찰장갑차인 것이 분명하다. 소형 무인정찰기 투척기를 8개 장착한 정찰장갑차의 출현, 이것이야말로 조선인민군의 군사력이 세계 정상급에 올라섰음을 실물로 말해준다. 나중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소형 무인정찰기를 탑재한 정찰장갑차는 조선인민군 기갑부대의 고속기동전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기갑부대 소속 3축6륜 장갑차들이 행진하는 장면이다. 장갑차에는 8개의 사각형 물체들이 탑재되었다. 거기에는 미사일이 아니라 날개가 접힌 소형 무인정찰기가 들어있다. 소형무인정찰기를 공중으로 쏘아올리면, 날개가 펴지면서 날아가게 된다. 8개 물체의입구를 모두 주황색 덮개로 가려놓은 까닭을 알 수 있다. 그 사격형 물체들은 소형무인정찰기를 공중으로 쏘아올리는 투척기인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신형3축6륜 장갑차는 정찰장갑차인 것이 분명하다.  

 

2) 신형 4축8륜 보병전투차량은 전면에 전자광학조준경 1개를 장착했고, 좌우에 전자광학교란기를 1개씩 장착했고, 좌우에 연막탄발사기를 3개씩 장착했다. 그리고 원통형 발사관 5문을 탑재했다. 그 발사관에는 반땅크미사일 5발이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에는 불새 계렬의 반땅크미사일이 대량으로 보급되었는데, 새로 개발된 불새-3 반땅크미사일 시험사격은 2016년 2월 26일에 진행되었다.  

 

그런데 이번 야간열병식에 참가한, 신형 4축8륜 보병전투차량에 탑재된 반땅크미사일은 불새-3 반땅크미사일보다 길이와 직경이 더 길다. 이런 사정은 불새-4 반땅크미사일이 개발되었음을 말해준다. 

 

불새 계렬의 반땅크미사일들은 모두 레이저로 유도된다. 불새-3의 사거리는 5.5km이므로, 새로 개발된 불새-4의 사거리는 7km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불새-4는 사거리만이 아니라 파괴력도 커진 것이 분명하다. 불새-4를 쏘면, 900mm 장갑방호력을 갖추었다는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를 한 방에 격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에이브럼스 계렬 전차를 격파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전차도 다 격파할 수 있다. 

 

3) 신형 122mm 기동포는 4축8륜 장갑차에 탑재되었다. 122mm 기동포를 4축8륜 장갑차에 탑재하여 포의 기동력을 크게 높인 것이다. 신형 122mm 기동포를 탑재한 4축8륜 장갑차는 기존 자행포를 탑재한 무한궤도차량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진격할 수 있다. 이런 신형 기동포가 실전배치됨으로써 기존 자행포로 구성된 조선인민군 기동포병부대가 새로 편제된 것으로 보인다. 

 

4축8륜 장갑차에는 122mm 기동포 이외에 7.62mm 기관총 1정, 전자광학조준경 1개, 풍속감지기 1개가 장착되었다. 또한 유압식 충격흡수장치가 설치되었고, 위성항법체계로 작동되는 자동사격통제장치가 설치되었다. 이것은 122mm 기동포를 조준하고, 포탄을 장전하고, 사격하는 전 과정이 자동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그것만이 아니라 122mm 기동포를 탑재한 4축8륜 장갑차에는 무장병력 8명이 탑승한다. 이런 정황은 고속기동전과 화력타격전을 동시에 벌일 수 있는 새로운 작전능력이 출현하였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