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0

승산은 그들의 전법에 있다

[한호석의 개벽예감](152)
자주일보 2015년 03월 0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2015년 3월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유엔군축회의 기조연설에서 리수용 조선외무상은 조선이 억제력과 선제타격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억제력은 미국의 핵공격기도를 사전에 억제할 전략핵무력을 뜻하고, 그가 말한 선제타격력은 전술핵탄으로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타격할 전술핵무력을 뜻한다.     © 자주일보

어느 쪽의 전법이 더 우세한가?

리수용 조선외무상은 지난 3월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유엔군축회의 기조연설에서 “이제는 우리도 미국을 억제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선제타격할 수 있는 힘도 갖췄다”고 말했다. 이 직설적인 발언에서 조선이 생각하는 통일대전의 승산을 엿볼 수 있다. 그들의 승산이란 억제력과 선제타격력으로 미국을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리수용 외무상이 말한 억제력은 미국의 핵공격기도를 억제할 전략핵무력을 뜻하고, 그가 말한 선제타격력은 전술핵탄으로 아시아태평양전구(戰區)의 미국군기지들을 타격할 전술핵무력을 뜻한다. <사진 1>

그런데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가진 조선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말을 믿을 사람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핵전쟁은 승자와 패자가 없는 공멸전쟁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미국과 한국에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적 통념은 핵교전 쌍방이 엄청난 참화를 입고 공멸할 것이라는 상상에 뿌리를 박고 있는데, 그런 상상의 출발점은 1954년 3월 1일 미국이 실시한 15메가톤급 수소탄폭발실험과 1961년 10월 30일 소련이 실시한 50메가톤급 수소탄폭발실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0메가톤급 수소탄은 일본 히로시마를 초토화한 핵폭탄보다 약 1,500배나 더 강한 핵폭발을 일으켰으니, 지구종말의 상상을 불러일으킬 만도 하였다. 하지만 그런 수소탄은 너무 크고 무겁고, 폭발력이 너무 강해서 실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핵무기경쟁에 몰두한 소련과 미국이 과시용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도 소련과 미국의 핵무기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핵전쟁론과 지구종말론을 뒤섞어놓은 상상이 유행하게 되었는데, 그런 상상이 차츰 사회적 통념으로 굳어졌다.

핵전쟁공멸론이 사회적 통념으로 굳어지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개발하기 위한 군사과학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되었다. 전술핵탄은 이미 냉전시기에 개발되었지만, 원형공산오차(CEP)가 10m 수준으로 크게 축소된 위성유도식 정밀유도장치가 등장한 것은 미국과 러시아가 자기들의 위성항법체계를 각각 완성한 2000년대의 일이다.

전술핵탄을 위성유도식 정밀유도장치와 결합시킨 군사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핵전쟁공멸론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버릴 수 있는데,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21세기 핵전쟁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20세기식 대량살육전으로 전개되지 않을 것이다. 21세기 핵전쟁이 대량살육전으로 되지 않을 것으로 예견하는 까닭은, 그것이 오랜 기간 격렬한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며 대량살육을 불러오는 재래식 전면전과 달리 전쟁의 운명을 한순간에 결정하는 정밀유도전술핵탄 선제타격으로 매우 신속히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개발한 군사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속에 21세기 핵전쟁의 비밀이 있으며, 이 비밀을 알아야 공상적인 핵전쟁공멸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주목하는 것은, 조선이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조선은 2013년 5월 18일부터 네 차례 신형 전술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여 2014년 8월 14일 마침내 초정밀타격도를 지닌 신형 전술미사일개발을 완성하였다. 이에 관해서는 2014년 8월 25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한반도 군사정세 바꿔놓은 북의 전술로케트탄 18발’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조선과 적대관계에 있는 미국도 물론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가졌다. (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7416)

이처럼 조선과 미국이 각각 서로를 공격할 정밀유도전술핵탄을 가졌으므로, 그 두 나라가 전쟁을 하는 경우 승패여부는 정밀유도전술핵탄을 사용하는 전법에 의해 결정될 것이 분명하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강한 무력이 준비되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무력을 사용하는 전법이다. 사격법을 모르는 사람이 들고 있는 총이 막대기만도 못한 것처럼, 위력적인 전법을 갖지 못한 군대에게는 방대한 무력이 한낱 무용지물로 되는 법이다.

▲ <사진 2>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고 자랑하는 미해군 항모타격단, 미공군 전략폭격비행단, 미해병대 상륙강습단은 대량화력집중타격에 동원되는 전형적인 거대기동타격수단들이다. 위의 사진은 미해군이 북침전쟁연습에 동원하는 40,000t급 상륙강슴함 반홈리처드호의 모습을 촬영한 것인데, 항공모함만큼 커 보인다. 미국의 전법은 그런 식의 대량화력집중타격에만 의존한다. 따라서 미국의 전법으로는 은밀기동, 불시기습, 선제타격이 불가능하다. 바로 이것이 미국군의 허장성세 뒤에 감춰진 치명적 결함이다.     © 자주일보

대량화력집중타격에만 의존하는 것은 미국의 약점

조선과 미국은 자기의 군력을 현대화하고 자기의 전법을 개발, 완성하는 데서도 각자 서로 다른 경로와 방식을 택했다.

미국은 거대기동타격수단들에 전자화, 정보화, 정밀화된 성능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자기의 군력을 현대화하였는데, 배수량 100,000t급 초대형 항공모함, 적재량 120t급 전략폭격기, 배수량 40,000t급 초대형 상륙강습함, 수중배수량 18,000t급 전략잠수함이 그런 식으로 현대화된 거대기동타격수단들이다. <사진 2> 미해군 항모타격단, 미공군 전략폭격비행단, 미해병대 상륙강습단은 그런 식으로 현대화된 거대기동타격수단을 갖춘 무장집단들이다.

거대기동타격수단으로 무장한 미해군 항모타격단, 미공군 전략폭격비행단, 미해병대 상륙강습단은 거대한 공룡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중생대에 번성하였으나 자연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진화과정에서 낙오하여 결국 멸종된 공룡처럼, 거대기동타격수단으로 무장한 미국군도 군사정세 및 전쟁방식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군사정세 및 전쟁방식의 변화라는 것은, 군사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 은밀기동력, 불시기습력, 선제타격력이 도입된 무장장비의 전반적 변화를 뜻하는데, 미국의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상륙강습함 같은 거대기동타격수단들은 전자화, 정보화, 정밀화된 성능을 도입하여 현대화되었다고 해도, 선제기습타격이 아니라 대량화력집중타격에 동원되는 것이다.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상륙강습함을 동원하면 적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은밀기동, 불시기습, 선제타격은 불가능하게 된다. 미국의 주요무장장비들 가운데 은밀기동, 불시기습, 선제타격에 적합한 것은 잠수함밖에 없는데, 미해군 잠수함은 전시에 독자적으로 작전하지 못하고 반드시 항모타격단에 배속되어 작전하게 되므로 잠수함도 불시기습과 선제타격은 하지 못한다.

대량화력집중타격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미국군이 은밀기동, 불시기습, 선제타격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2003년에 일어난 이라크전쟁에서 입증된 바 있다. 정찰조 침투, 증원군 투입, 공습, 상륙강습, 수도점령이 순차적으로 진행된 이라크전쟁은 미국군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한 20세기형 낡은 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음을 말해준다.그런 미국군에 맞서는 러시아군과 중국인민해방군도 거대기동타격수단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군과 중국인민해방군도 항모타격단, 전략폭격비행단, 상륙강습단을 창설 또는 증강하기 위해 거대기동타격수단을 마련하는데 힘쓰고 있는데, 그런 노력은 거대기동타격수단을 가지고 미국의 거대기동타격수단에 맞서려는 대응전법에 따른 것이다. 예컨대, 러시아군이 프랑스에서 강습상륙함을 수입하려는 것이나 중국인민해방군이 항공모함을 건조한 것은 그러한 대응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거대기동타격수단을 가지고 미국의 거대기동타격수단에 맞서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대응전략은 한계를 드러내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식 낡은 전법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독자적인 전법을 갖지 못하면, 미국과의 군사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과 정치군사적으로 대결하는 나라는 반드시 독자적인 전법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핵을 보유한 군사강국들 가운데서 미국과 맞설 독자적인 전법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조선에서는 자기의 독자적인 전법을 ‘주체전법’이라 부른다.

조선에서는 김일성 주석이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주체전법’을 창시하였고, 6.25전쟁 중에 더욱 발전시켰다고 말하는데, 정전 이후 미국과의 최후결전을 준비하며 군력강화에 힘써온 지난 60여 년 동안 ‘주체전법’은 더욱 심화, 풍부화되어 오늘에는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생각된다.


3차원 기습공격을 핵전법에 도입한 것은 조선의 강점

조선에서 말하는 ‘주체전법’의 기본내용은 빨찌산전법과 정규군전법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조선에서 말하는 빨찌산전법이란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뜻하고, 정규군전법이란 대량화력집중타격을 뜻한다.

이 글에서 논하는 것은 ‘주체전법’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핵전법이다. 조선의 언론보도나 공개자료에는 핵전법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지만, 핵무력을 가진 조선이 그것을 사용하는 전법을 개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이 글에서는 핵전법이라는 말을 쓴다.

기존 핵강국들인 미국, 러시아, 중국은 대량화력집중타격을 각자 자기들의 핵전법에 도입하였지만, 신흥 핵강국인 조선은 대량화력집중타격은 물론이고 무징후선제기습타격까지 자기의 핵전법에 도입하였다. 조선은 무징후선제기습타격과 대량화력집중타격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21세기형 핵전법을 개발한 것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무징후기습은 미국의 정찰망에 공격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매복하였다가 불시에 적의 급소를 기습한다는 뜻인데,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무징후상태에서 은밀히 기동하여 매복하였다가 불시에 선제타격을 하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선인민군의 무징후기습은 지하발사기지에 매복한 전략군, 남진갱도에 매복한 핵배낭특수부대, 적진인근수역에 매복한 잠수함대, 초저공-무전파상태로 매복비행을 하는 요격기편대가 동시다발로 자기의 전투력을 총폭발시키는 지하-수중-공중 3차원 기습공격인 것이다. 그런 3차원 기습공격을 핵전법에 도입하여 완성한 것이 조선의 핵전법이다. 이처럼 정밀유도핵타격, 남진갱도핵타격, 수중매복핵타격, 공중매복핵타격으로 구성되는 조선의 핵전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 <사진 3> 조선의 핵전법은 지하-수중-공중 3차원에서 정밀유도핵타격, 남진갱도핵타격, 수중매복핵타격, 공중매복핵타격으로 전개되는 기습전법이다. 그것은 은밀기동, 매복대기, 불시기습, 정밀타격을 유기적으로 배합한 전투조법이 전개되는 독창적인 전술핵전법이다. 위의 사진은 2013년 7월 27일 평양에서 진행된 전승 60주년 경축 군사행진에 등장한 핵배낭부대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전시에 남진갱도를 통해 남하한 그들이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의 지하에 핵배낭을 설치해놓고 원격조종장치로 기폭하는 순간, 그 모든 기지들은 사라질 것이다.     © 자주일보

첫째,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초정밀핵탄미사일과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결합시켜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불시에 초토화할 정밀유도핵타격전법을 완성하였다.

둘째, 조선인민군 특수전부대는 핵배낭과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결합시켜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지하핵폭발로 파괴할 남진갱도핵타격전법을 완성하였다. <사진 3>

셋째, 조선인민군 잠수함대는 수중발사핵탄미사일과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결합시켜 미국의 전략거점들을 초토화할 수중매복핵타격전법을 완성하였다.

넷째,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초저공무전파비행과 무징후선제기습타격을 결합시켜 미국의 항모타격단과 상륙강습단을 격침시킬 공중매복핵타격전법을 완성하였다.

위에 열거한 네 가지 핵전법은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조선의 언론에 공개된 조선인민군의 각종 군사활동을 분석, 고찰하여 <자주민보>에 여러 차례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논증한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오늘 조선이 3차원 핵전법을 완성하였고, 그런 핵전법에 사용될 핵탄도 충분히 확보하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과대평가가 아니다. 그 동안 조선의 언론보도들과 미국의 언론보도들 속에서 내가 찾아낸 조선의 핵무력에 관한 심층정보들이 조선의 핵전법 개발과 핵탄 보유에 대해 잘 말해주고 있다.

조선의 핵전법은 지하-수중-공중 3차원에서 은밀기동, 매복대기, 불시기습, 정밀타격을 배합한 전투조법으로 전술핵탄을 사용하여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30분 안에 파괴하려는 전술핵전법이다. 전략핵전법은 따로 있다. 조선에서 말하는 전술핵전법의 ‘불벼락’을 맞고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미국이 전의를 상실하여 보복공격을 포기하고 항복한다면, 통일대전은 사실상 30분 만에 끝나게 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초단기속결전은 바로 그런 핵타격씨나리오에 바탕을 두고 성립된 새로운 전쟁개념이다.

미국의 보복공격기도 억제할 조선의 전략억제력

그런데 문제가 있다. 조선의 핵전법은 조선으로부터 선제타격을 입은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하는 조건에서만 전쟁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데, 조선이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조선을 선제타격하는 경우 조선이 미국에게 보복타격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를 거론하는데, 조선의 핵전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그들은 상황을 정반대로 오판하는 것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의 날, 조선이 3차원 동시다발 무징후선제기습타격으로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30분 만에 파괴하더라도, 미국이 조선에게 보복타격을 하면, 통일대전은 미증유의 핵교전으로 전이되어 교전쌍방이 막심한 전쟁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의 핵전법이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할 힘을 갖지 못하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조선이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하려면 매우 강한 전략억제력을 가져야 한다. 조선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의 날, 조선의 전술핵타격을 받고 아시아태평양전구의 군사기지를 잃은 미국이 조선에게 보복핵타격을 할 경우, 조선은 살아남을 수 있으나 미국은 조선의 전략공격을 받고 멸망하게 된다는 것을 미국이 깨달으면, 미국은 조선의 전술핵타격을 받더라도 감히 조선에게 보복핵타격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지난 냉전시기에 양대 핵강국이었던 소련과 미국은 각기 상대를 향해 메가톤급 전략핵탄을 겨누고 있었는데, 그런 핵대치상태를 유지하는 양국 관계에서 ‘상호확증파괴’를 두려워하는 ‘공포의 균형’이 조성되는 바람에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공포의 균형’이란 소련공산당 서기장과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결심할 의지와 담력을 갖지 못하였음을 말해준다. 전쟁을 결심하는 국가지도자의 강한 의지와 담력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들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냉전시기의 ‘공포의 균형’은 그런 의지와 담력이 없는 두 나라 국가지도자의 공포심, 의지박약증, 담력결핍증에 의존하는 심리적 억제력이었으므로 심리현상만큼이나 가변적이고 불안정하였다.

그런데 조선의 핵전법은 조선이 미국과 ‘공포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심리적으로 억제하려는 냉전식 핵전법이 아니라,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물리적으로 억제하는 전법이다. 조선은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물리적으로 억제할 강한 힘을 가졌을까?

이 문제에 대한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는, 조선이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할 힘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추정은 미국을 ‘유일초강대국’이라고 믿어온 고정관념에서 흘러나온 의식의 분비물이다. 아래에 서술한 몇 가지 정보를 살펴보면,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그런 추정이 빗나간 것임을 알 수 있다.

전략억제력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머릿속에 떠올리는데,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조선이 보유한 네 가지 전략억제수단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조선의 전략억제력은 다음과 같이 다종다양한 전략억제수단들에 의해 세계 최강 수준에 도달하였다.

▲ <사진 4> 미국의 군사위성을 위성요격미사일로 파괴하는 것은 조선이 지니고 있는 가장 위력적인 전략억제력이다. 조선이 위성요격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은 여러 정보를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조선은 그런 전략억제력으로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하고, 전쟁피해를 극소화한 초단기속결전을 전개하여 조국통일대전을 순식간에 끝내려는 것이다. 위의 사진은 극궤도에 진입한 위성요격미사일이 군사위성을 향해 돌진하는 장면을 그린 상상도다.     © 자주일보

첫째, 미국의 군사위성체계에 대한 조선의 미사일공격이다. 이것은 조선이 위성요격미사일(ASAT)을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미국의 군사위성체계를 파괴하는 것이다. 미국의 군사위성이 회전하는 궤도는 남극과 북극을 지나는 극궤도(polar orbit)다. 미국의 군사위성은 지구표면으로부터 약 800km 떨어진 극궤도 위에서 초속 7.5km로 회전하고 있으므로, 발사시각으로부터 3분 안에 1,350km를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조준발사하면 군사위성을 요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 4>

위성요격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중국은 미국보다 한 발 앞섰다. 2007년 1월 11일 중국이 자행발사대(TEL)에서 발사한 위성공격미사일이 지구표면으로부터 865km 떨어진 극궤도를 회전하던 자국의 고장난 기상관측위성을 요격, 파괴하였다. 이를 보고 깜짝 놀란 미국은 그로부터 11개월이 지난 2008년 2월 14일 미사일순향함에서 위성요격미사일을 발사하여 극궤도를 회전하던 자국의 고장난 정찰위성을 요격, 파괴하였다.

당시 중국과 미국이 각각 발사한 위성요격미사일은 사거리가 1,500km인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었는데, 사정권이 1,000~2,750km에 해당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은 조선에 무수히 많다. 중요한 문제는, 조선이 위성요격미사일을 발사하여 초속 7.5km로 비행하는 조그만 군사위성을 명중시킬 정밀요격능력을 가졌는가 하는 것이다.

탄도미사일의 외기권 비행속도와 군사위성의 극궤도 회전속도는 서로 같으므로, 탄도미사일을 외기권에서 요격하는 기술을 가졌다면 군사위성을 극궤도에서 요격하는 기술도 가진 것이다. 조선이 2010년 10월 10일 군사행진에서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3축6륜 자행발사대와 위상배열레이더 탑재차량 등으로 구성된 ‘주체식 요격미싸일종합체’를 등장시킨 것은 초속 7.5km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맞추는 정밀요격능력을 가졌음을 과시한 것이다. 또한 조선이 2012년 12월 12일에 발사한 인공위성 광명성-3호 2호기가 극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은, 지상관제소에서 요격미사일을 조종하여 극궤도에 진입시키는 첨단기술을 가졌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조선이 군사위성을 요격하는 능력을 가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미국의 군사위성체계는 정찰위성, 신호정보위성, 해양정찰위성, 조기경보위성, 미사일발사탐지위성으로 구성되었는데, 이 체계가 파괴되면, 조선은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군사위성체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미국의 전쟁수행력이 완전히 마비되는 것이다.

둘째, 미국의 국가전산망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조선의 싸이버공격이다. <뉴시스> 2015년 2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1998년 9월 조선이 500명의 전자전 전투원으로 편성된 싸이버전투부대를 창설하였는데,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오늘 조선의 싸이버전투부대는 3,000명으로 증강되었다고 한다. <조선일보> 2014년 1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2년 8월 전략싸이버사령부 창설을 지시하였고, 조선인민군은 그 지시에 따라 6,000명으로 증강된 전략싸이버사령부를 창설하였다고 한다. 전략싸이버사령부 산하에 직속부대병력 1,200명과 기술지원병력 1,800명이 배속되었고, 연관단위들에 3,000명의 병력이 배속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존스합킨스대학교의 알렉산드르 만수로프(Alexandre Mansourov) 교수는 2014년 12월 2일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조선의 싸이버전투원이 5,900명이라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은 12,000명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중앙일보> 2014년 12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싸이버전투부대의 특징은 “창은 날카롭고 방패는 튼튼하다”는 것이다.
2014년 12월 18일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루이스(James A. Lewis) 전략기술국장은 조선이 앞으로 5년 안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싸이버공격인 스턱스넷(Stuxnet)공격을 할 수 있다고 예견하면서, 스턱스넷공격에 대한 방어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사전에 억제할 방법도 없기 때문에 미국의 국가전산망과 사회기반시설이 조선의 싸이버공격에 완전히 노출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사진 5> 미국의 보복공격기도를 억제할 조선의 전략억제수단은 여러 가지인데, 그 가운데 하나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전자기파무기(EMP weapon)다. 조선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 중앙부 상공 480km에서 전략핵탄 한 발을 터뜨리면, 거기서 방출된 강력한 전자기파가 미국 본토 전역을 뒤덮으며 국가전산망과 사회기반시설을 전면적으로 마비시키게 된다. 이것은 미국에게 회복하기 힘든 대재앙으로 될 것이다. 위의 사진은 공중핵폭발로 방출된 거대한 전자기파가 대도시를 뒤덮는 순간포착장면을 그린 상상도다. 전자기파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이므로 실제상황에서는 위와 같은 장면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 자주일보

셋째,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전자기파(EMP)공격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장을 지낸 제임스 울시(James Woolsey)와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특별대책국장인 피터 빈슨트 프라이(Peter Vencent Pry)는 2013년 5월 21일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릿저널(WSJ)>에 실은 ‘북조선은 미국에 어떻게 엄청난 손실을 안겨주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적국의 전자기파공격이 미국의 전력공급체계와 사회기반시설을 파괴하는 경우, 미국 전체 인구의 생존과 현대문명을 유지시켜주는 통신망, 교통망, 금융거래망, 식량 및 식수공급망이 모두 끊어져 대재앙에 빠지게 된다고 크게 우려한 바 있다. 2014년 4월 초 미국 국토안보부가 작성하여 미국 국방부에 제공한 보고서는 미국이 조선의 전자기파공격으로 파괴될 위험을 인정하였다. <사진 5>

넷째,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전략핵공격이다. 조선의 전략억제력인 군사위성체계공격, 싸이버공격, 전자기파공격은 직접적으로 인명을 살상하는 공격은 아니지만, 미국에게 치명상을 입힐 공격이다. 그런데 미국이 그런 치명적인 공격을 받고서도 항복하지 않을 경우, 조선은 인명을 살상하는 전략핵공격을 마지막으로 선택할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전략핵공격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각지의 지하발사기지들에서 각개조준다탄두전략핵탄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의 전략거점들을 향해 쏘는 것이고, 그와 동시에 미국 본토 해안에서 가까운 수중매복구역에서 대기하던 조선인민군 잠수함대가 각개조준다탄두전략핵탄을 탑재한 수중발사미사일을 미국 본토의 전략거점들을 향해 쏘는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3월 29일 자정이 조금 지난 심야에 최고사령부 작전실에서 진행된 작전회의에서 “아군 전략로케트들이 임의의 시각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작전전구 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 남조선주둔 미군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게 사격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하”였고, “전략로케트들의 기술준비공정계획서에 최종 수표”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그런 지시에 따라 2013년 4월 초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아시아태평양전구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전략거점인 괌(Guam)을 타격할 사거리 4,000km의 화성-10호를 동해안으로 이동하고 사격대기태세를 취했다. 하지만 조선의 지하발사기지와 수중매복구역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미국의 정찰위성은 화성-10호 한 발이 특별수송열차에 실려 동해안으로 이동한 ‘빙산의 일각’만 보았을 뿐이다.

지하발사기지와 수중매복구역에서 각종 핵탄미사일들이 사격대기태세를 취하여 초긴장된 시각이 한 초 한 초 흐르던 2013년 4월 4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혁명무력의 무자비한 작전이 최종적으로 검토, 비준된 상태에 있음을 정식으로 백악관과 펜타곤에 통고”하였다.

그런 통고가 나간 이후 지금까지 조선은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암시적으로, 명시적으로 언급해왔다. 올해 조선인민군은 지하-수중-공중 3차원에서 은밀기동, 매복대기, 불시기습, 정밀타격을 배합한 전투조법으로 전술핵탄을 사용하여 아시아태평양전구의 미국군기지들을 30분 안에 파괴하려는 것인데, 미국이 무슨 수로 그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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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3

통일대전결심 표명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연설

[한호석의 개벽예감](151)
자주일보 2015년 03월 0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2015년 2월 23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의 지도 밑에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된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였다.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그 회의를 지도하고, 역사적인 연설을 하였다. 조선이 '통일대전의 해'로 정한 올해 2월 하순에 조선의 최고군사의결기관이 확대회의를 진행하고,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그 회의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한 것은 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자주일보


‘통일대전의 해’에 진행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것처럼, 지난해 조선은 올해 2015년을 ‘통일대전의 해’로 정한 바 있다. 이 사실에 관해서는 미국의 관영선전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14년 9월 22일에 처음 보도하였고, 2014년 10월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된 한국 국방부의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 서술되었으며, 최윤희 한국군 합참의장도 2014년 11월 12일에 언급한 바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올해를 ‘통일대전의 해’로 정한 조선에서 최근에 일어나는 일들을 결코 무심히 바라볼 수 없다. 특히 2015년 2월 23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한 중대소식을 신중하고 진지한 태도로 읽어야 할 것이다. 그 날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의 지도 밑에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된 소식을 보도하였다. <사진 1>

그 중대소식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려면, 조선의 군령도체계에 대한 약간의 사전이해가 요구된다. 조선의 군령도체계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로 이어지는 체계다. 당중앙군사위원회는 군사부문의 전략과 방침을 의결하고, 국방위원회는 군사부문의 전략과 방침에 관한 당중앙군사위원회 결정사항을 집행하고, 최고사령부는 당중앙군사위원회 결정에 의거하여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작전명령을 전군에 내린다. 조선의 최고영도자는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국방위원회 위원장, 최고사령관으로서 군사부문의 전략과 방침에 관한 정치적 결정과 실무집행을 지도하고,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전군과 전민에게 작전명령을 내린다.  

이런 사전이해를 갖고 위의 소식을 다시 읽어보면,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의 지도 밑에 진행된 이번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군사전략 및 방침에 관한 중대문제가 결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통일대전의 해’로 정한 올해 2월 하순 조선의 최고군사의결기관이 군사전략 및 방침에 관한 중대문제를 결정한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중대문제를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으나, 이전 시기에 진행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들에 관한 보도내용과 이번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내용을 서로 비교해보면 이번에 결정된 중대문제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김정은시대의 첫 번째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2013년 2월 3일에 진행되었다. 그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군력강화에서 일대전환을 일으킬 데 대한 문제”였다. 그 회의에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중요한 결론”을 하였다.

김정은시대의 두 번째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2013년 8월 25일에 진행되었다. 그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혁명무력의 전투력을 더욱 높이고 나라의 방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한 실천적 문제들”이었다. 그 회의에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중요한 결론”을 하였다.

김정은시대의 세 번째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2014년 4월 27일에 진행되었다. 그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조선인민군을 “백두산혁명강군으로 더욱 강화발전시키는 데서 나서는 문제들”이었다. 그 회의에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중요한 결론”을 하였다.

위에 열거한 회의날짜를 보면, 이번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김정은시대에 네 번째로 진행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문제는 “국가방위사업전반에서 일대전환을 일으키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문제들”이었다.

여기서 ‘일대전환’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 용어는 2013년 2월 3일에 진행된 김정은시대의 첫 번째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에서 나왔고, 이번에 두 번째로 나왔다. 2013년 2월 3일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진행된 때로부터 8일 뒤인 2월 12일 조선이 3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한 것을 생각하면, 당시에 쓰인 ‘일대전환’이라는 말이 지하핵실험을 뜻하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이번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에 나온 ‘일대전환’이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2년 전과 마찬가지로, 그 용어는 지하핵실험과 같은 획기적이고 충격적인 군사행동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세계일보> 2015년 2월 26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이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끝나는 4월 중순 이후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고 5월에 핵실험을 실시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하였는데, 조선의 그러한 움직임은 조선이 올해 2015년을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한 일련의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이 보도기사에 나오는 ‘장거리미사일’ 발사라는 말은 인공위성 발사를 뜻하는 것이므로, 용어사용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위의 보도기사내용을 더 정확하게 서술하면, 조선은 4월 하순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으로 예견되고, 미국은 조선의 위성발사에 반발하여 또 다시 대북제재를 추가할 것으로 예견되고, 조선은 미국의 그런 적대행동을 ‘징벌’하기 위해 5월에 지하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예견된다는 것이다. ‘독수리연습’ 끝나는 날은 4월 24일로 예정되었다.

만일 상황이 한국정부 소식통이 위와 같이 예견한 대로 전개되면, 미국은 조선의 지하핵실험에 반발하여 연속적으로 대북제재를 추가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초긴장상태에 빠진 현 정세가 급속히 격화되면서 조미적대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전쟁위기에 휩싸일 것이 확실해 보인다. 동서고금의 전쟁사를 살펴보면, 극도의 전쟁위기가 조성되는 경우 전쟁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2015년 1월 21일 연두기자회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V.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준비하고 있는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하는 문제를 조선측에서 수락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전승 70주년 기념행사는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진행될 것인데,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 미국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그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러시아 외무장관의 위와 같은 발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미적대관계가 극도로 격화되는 시점에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자신의 첫 대외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진 2>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통일대전전략, 군사기구체계를 전시상황에 맞춰 정간화하고 개편하기 위한 문제, 통일대전의 수행방식 및 작전전술, 군대의 모든 사업을 전시상황에 맞춰 진행하는 문제 등에 대해 언급하였다. ©자주일보


통일대전결심 표명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의 ‘력사적인 연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이 이번에 진행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연설하였다.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앞서 진행된 세 차례의 당중앙위원회 확대회의들에서는 각각 ‘중대한 결론’을 하였는데, 이번에 진행된 확대회의에서는 ‘력사적인 연설’을 하였다. 조선의 최고영도자는 매우 특별하고 중대한 계기에 역사적인 연설을 하는데, 이번 역사적인 연설은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최고군사의결기관인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한 연설이므로 그 의미가 더욱 중대한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2>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이 최고군사의결기관 확대회의에서 한 역사적인 연설에는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되는 군사기밀이 들어있을 것이므로,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그 연설내용 전부를 보도하는 일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이번에 보도한 것은 그 역사적인 연설에서 발췌한 일부내용인데, 그 가운데서 특히 정독해야 할 중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역사적인 연설에서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앞으로의 군건설방향을 명확히 규정”하였다고 한다. 조선에서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뜻하고, ‘군건설방향’은 군사전략을 뜻하므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그 연설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군사전략을 밝힌 것이다.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이 역사적인 연설에서 언급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 가운데 지금까지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은 세 가지인데, 후계자에게 끝까지 충성하라는 유훈,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더욱 힘쓰라는 유훈, 조국통일대전에서 반드시 승리하라는 유훈이다. 이 유훈들 가운데서 군사문제에 직결되는 것은 조국통일대전에서 승리하라는 유훈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이 조국통일대전에서 승리하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군사전략, 즉 통일대전전략을 제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올해를 ‘통일대전의 해’로 정한 조선에서 진행된 최고군사의결기관 확대회의에서 최고영도자가 역사적인 연설을 통해 통일대전전략을 밝힌 것은 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둘째,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역사적인 연설에서 “인민군대의 기구체계를 정간화하며 임의의 시각에 최고사령부의 전략적 기도를 실현할 수 있게 기구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시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을 정독하면,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이 임의의 시각에 최고사령부의 전략적 기도를 실현할 수 있게 군사기구체계를 정간화하고 개편하기 위한 방향과 방도를 밝혔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임의의 시각에 최고사령부의 전략적 기도를 실현할 수 있게 한다는 말은, 조미적대관계가 극도의 전쟁위기에 휩싸일 때 조선인민군이 전술핵탄과 정밀타격수단을 결합시킨, 상상을 초월한 무징후불시기동-선제기습전법으로 미국군, 한국군, 일본자위대를 순식간에 동시 제압함으로써 매우 짧은 시간에 전쟁피해를 극소화하여 통일대전을 끝낼 수 있게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선의 그런 빨찌산식 핵전법에 대해서는 이전에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여러 차례 논한 바 있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동서고금의 전쟁사를 살펴보면, 군대를 평시체제에서 전시체제로 개편하는 것이야말로 전쟁준비가 완성되는 최종단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에서는 군사기구체계를 전시상황에 맞게 개편함으로써 통일대전준비를 최종적으로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역사적인 연설에서 “앞으로 미제와 반드시 치르게 될 전쟁수행방식과 그에 따르는 작전전술적 문제들을 밝혀주시고 인민군대의 정치, 군사, 후방, 보위사업을 비롯한 모든 사업을 전시환경에 접근시켜 진행할 데 대하여 강조하시였다”고 한다.

주목하는 것은,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최고군사의결기관 확대회의에서 한 역사적인 연설에서 조선은 “미제와 반드시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는 사실이다. 이 인용구에 들어있는 ‘반드시’라는 말은,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의 통일대전결심이 얼마나 확고한지 말해준다. 통일대전에서 승리하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올해 반드시 관철하려는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의 의지가 통일대전결심을 굳히게 한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최고영도자의 확고한 통일대전결심에 대해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 2월 27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 새로 꾸린 근위부대관을 돌아보면서 “인민군대의 모든 부대들이 근위부대운동을 힘있게 벌림으로써 미제와 반드시 치르게 될 앞으로의 싸움에서 미제의 성조기와 추종세력들의 기발을 걸레짝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한다. 최고영도자를 중심으로 군대와 인민이 일심단결을 이루었다고 말하는 조선에서 최고영도자의 통일대전결심은 곧 군대와 인민의 통일대전결심으로 전화된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장은 역사적인 연설에서 통일대전의 수행방식 및 작전전술을 제시하였고, 조선인민군의 모든 사업을 전시상황에 맞춰 진행하도록 지시하였다. 올해를 ‘통일대전의 해’로 정한 조선에서 진행된 최고군사의결기관 확대회의에서 최고영도자가 역사적인 연설을 통해 통일대전의 수행방식 및 작전전술을 제시하고, 군대의 모든 사업을 전시상황에 맞춰 진행하도록 지시한 것은 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난 2월 27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 새로 꾸린 근위부대관을 돌아보면서 “조국통일대전을 눈앞에 둔 오늘의 정세는 모든 부대들이 전쟁에 대처할 수 있는 정치사상적, 군사기술적, 물질적 준비를 충분히 갖춘 근위부대가 될 것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했는데, 통일대전을 눈앞에 두었다는 말은 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 <사진 3> 2015년 1월 18일부터 이틀 동안 싱가포르에서 조미회동이 진행되었다. 이 사진은 싱가포르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는 장면이다. 싱가포르회동에서 조선은 그 회동에 참석한 미국의 전직관리들을 통해 미국에게 마지막 중대제안을 전했으나, 상황을 오판한 미국은 조선의 마지막 제안을 일축하였고, 조선을 '해킹범죄국', '인권탄압국'이라고 비방하면서 '조선붕괴설'까지 꺼내드는 극단적인 적대행동을 취하여 조선의 대미적개심을 폭발시켰다. 그로써 통일대전을 향한 조선의 발걸음 더욱 빨라졌다.     © 자주일보


미국의 전향적 태도여부에 따라 소형전술핵탄생산도 중단할 수 있다는 조선의 마지막 제안

2015년 1월 18일부터 이틀 동안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조미회동에 참석한 조셉 디트라니(Joseph R. DeTrani) 전 미국 국가정보국 산하 비확산센터 소장의 말에 따르면, 그 회동에 참석한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을 중단하면 조선은 그에 상응하여 핵실험을 유예하고, 핵탄소형화 노력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이 미국의 북침전쟁연습 중단에 상응하여 핵실험을 유예할 뿐 아니라 소형전술핵탄생산도 중단하겠다는 매우 놀랍고, 획기적인 제안을 미국측에 전했음을 말해준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조선이 미국에게 보낸 제안에서 핵실험 유예보다 소형전술핵탄생산 중단에 강조점이 찍혀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진 3> 

미국이 북침전쟁연습을 중단하면, 그에 상응하여 소형전술핵탄생산을 중단하겠다는 조선의 제안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이전에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들에서 거듭 논해온 것처럼, 조선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의 운명적 시각이 오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정밀타격수단과 결합된 핵폭발력 10kt 이하의 소형전술핵탄들을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널려있는 미국군기지들을 향해 동시 발사하는 무징후불시기동-선제기습전법을 펼칠 것으로 예견되는데, 만일 미국이 북침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경우 조선은 통일대전에서 결정적인 타격수단으로 사용될 소형전술핵탄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논할 필요가 있다.

첫째, 조선의 핵무력에 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자의적 추측발언만 남발하는 미국의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선이 소형전술핵탄을 만들 수 있는가 또는 아직 만들지 못하는가 하는 기술개발수준에 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소형전술핵탄 제조기술은 미국이 이미 반세기 전에 개발한 기술인데, 자기들이 반세기 전에 개발한 기술을 조선은 아직도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제멋대로 추측하는 것은 조선의 핵탄기술을 미국보다 반세기나 뒤쳐진 것으로 폄하하는 오만한 발상이다. 그들의 오만한 발상을 깨뜨리는 몇 가지 정보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파키스탄 핵개발 총책임자였던 압둘 카디르 칸(Adul Qadeer Khan)은 <워싱턴포스트> 2009년 12월 28일부 기사에서 “조선의 핵무기는 파키스탄의 핵무기보다 기술적으로 더 진보한 완벽한 핵무기다. 조선은 우리의 가우리미사일에 핵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기술적) 도움을 주었다”고 말한 바 있는데, 가우리미사일에 탑재된 것은 500kg급 극소형전술핵탄이다. <교도통신> 2009년 3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대니얼 핑스턴(Daniel Pinkston) 국제위기그룹(ICG) 연구원은 조선이 중거리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소형핵탄을 제조하였다는 정보를 미국과 한국의 정보당국이 입수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는 “북한군 간부 출신 탈북자”의 말을 인용한 2009년 4월 1일부 보도기사에서 조선은 이미 1990년대 초에 250~500kg급 극소형전술핵탄을 연구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조선은 화성계열의 핵탄미사일들을 등장시킨 여러 차례의 군사행진을 통해 소형전술핵탄만이 아니라 극소형전술핵탄, 그리고 각개조준다핵탄두까지 작전배치하였음을 공개하였고, <로동신문> 2013년 5월 21일부 기사에서 “오늘 우리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정밀화된 핵탄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명백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오래 전에 알려졌는데도,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이 아직 핵탄소형화기술을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으니, 그들의 정신상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둘째, 미국의 전향적 태도여부에 따라 소형전술핵탄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조선의 의사표명은, 조선이 통일대전에 필요한 소형전술핵탄을 충분히 확보하였음을 암시한 것이다. 통일대전이 임박하였다고 말하는 조선이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줄, 결정적으로 중요한 타격수단을 충분히 갖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 타격수단생산을 중단하는 문제를 적국에게 제안할 리는 만무하다.

셋째, 미국은 조선이 지하핵실험을 실시했는지 아니면 유예했는지를 조선과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서도 여러 가지 과학측정수단들을 통해 금방 알 수 있지만, 조선이 소형전술핵탄생산을 중단했는지 아니면 지속하는지는 조선과 의사소통을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미국의 대북전쟁연습 중단문제와 조선의 소형전술핵탄생산 중단문제는 조선과 미국이 현재의 전쟁위기 속에서 직접협상을 재개할 마지막 계기로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을 오판한 미국은 조선을 ‘해킹범죄국’과 ‘인권탄압국’이라고 근거 없이 비방하면서 ‘조선붕괴설’까지 다시 꺼내드는 매우 도발적인 정치공세에 집착하는 한편, 조선이 싱가포르회동에서 제안한 마지막 제안마저 일축해버렸다. 이것은 미국이 현재 조성된 심각한 전쟁위기를 오판하여 조선의 대미적개심을 폭발하게 만든 적대행동이다. 지난 2월 4일에 발표된 ‘대조선적대시정책에 환장이 된 날강도 미제는 기필코 종국적 멸망의 쓴맛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조선국방위원회 성명은 대미적개심이 폭발한 조선의 분위기를 가감 없이 전해주었다. 조선국방위원회는 그 성명에서 “이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패배만을 기록한 미국의 수치스러운 력사를 마감하게 될 종국적 멸망의 마지막 페지를 다른 곳이 아닌 미국땅에서 우리의 백두산총대로 보기 좋게 써주기로 결심하였다”고 밝히면서 “날강도 미제가 우리의 사상을 말살하고 우리의 제도를 <붕괴>시키려고 발악하는 한 미국것들과는 더는 마주앉을 필요도, 상종할 용의도 없다는 것이 우리 군대와 인민이 내린 결단”이라고 못박았던 것이다. 그 성명이 <조선중앙통신> 웹싸이트에 게시된 시각, 대미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죽음을 미제침략자들에게’라는 제목의 진군가도 함께 게시되었다.  

조선의 대미적개심을 폭발시킨 미국의 적대행동은 올해를 ‘통일대전의 해’로 정한 조선을 통일대전의 길로 한걸음 더 떠밀었다. 이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 밑에 진행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통일대전에 관련된 중대문제들이 결정된 몇 가지 배경들 가운데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조선을 비방하는 정치공세에 계속 집착하면서 조선의 마지막 제안마저 일축해버린 미국의 도발적인 적대행동이 놓여있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사진 4> 앤서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2월 10일 서울을 방문하였다. 이 사진은 그가 청와대를 찾아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과 함께 찍은 것이다. 블링큰 부장관은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관에서 진행된 한국 대학생들과의 만남에서 조선이 국제사회에 합류하고 싶으면 핵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변하였다. 미국이 강권과 전횡으로 지배하는 '국제사회'에 합류할 생각이 전혀 없는 조선에 미국 국무부 고위급 관리가 그렇게 말했다니, 미국 국무부의 현실인식수준은 너무 한심하다 아니할 수 없다.  ©자주일보


조선의 심각한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조선이 ‘통일대전의 해’로 정한 올해 2월 하순에 진행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통일대전에 관련된 중대문제들이 결정된 지금, 미국은 조선의 그런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미국의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반응들에 눈길이 멎는다.

첫째, 미국 안보연구기관의 반응이다. <서울신문> 2015년 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11일 북조선문제전국위원회(National Committee on North Korea)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의 ‘조선전문가’ 80여 명은 조선이 싱가포르회동에서 미국에 전한 제안을 어떻게 보는가 하고 사회자가 물었을 때, 미국이 그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한 사람은 3분의 1이었고, 미국이 그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견해를 표명한 사람은 3분의 2였다고 한다.

조선의 마지막 제안이 북침전쟁연습 중단과 핵실험 유예를 맞바꾸자는 게 아니라 북침전쟁연습 중단과 핵실험 유예 및 소형전술핵탄생산 중단을 맞바꾸자는 것이었는데도 그 제안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폭발점으로 접근한 조미적대관계의 위험천만한 상태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조선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이 일어나면 미국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횡설수설로 시간과 정력을 허비한 미국의 ‘조선전문가’들의 모습은 너무 한심해 보인다.

둘째, 미국 국무부의 반응이다. 지난 2월 10일 서울에 나타난 앤서니 블링큰(Anthony Blinken)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관에서 진행된 한국 대학생들과의 만남에서 “북은 자기들이 어떠한 미래를 원하는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가난하고 고립된 나라로 남아있을 수도 있고, 국제사회에 다시 합류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북이 핵무기를 보유할 뿐 아니라 남측을 손쉽게 타격할 수 있고, 결국에는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의 개발과 배치를 계속 고집한다면 국제사회에 합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4>

미국이 강권과 전횡으로 지배하는 ‘국제사회’에 휘말려들 생각이 조선에게 털끝만큼도 없는데, 서울에 나타난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조선이 ‘국제사회’에 합류하고 싶으면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발언을 늘어놓았으니, 그가 과연 제 정신으로 그런 소리를 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든다. 이 발언에서 드러난 것처럼, 조미적대관계에 대한 국무부의 인식수준도 ‘조선전문가’들의 인식수준처럼 안일하기 그지없다.  

셋째, 미국 연방의회의 반응이다. 지난 2월 27일 미국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북제재강화법안이 통과되어 연방하원 본회의에 상정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조선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이 증대되고 있으므로 조선의 국제금융활동을 차단하기 위한 제재를 강화하여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강변하였다.

지금 조선은 미국을 ‘최후결전’으로 꺾어버리겠노라고 벼르고 있는데,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미국 연방의회에서는 실효도 없는 대북제재강화조치로 조선을 압박할 수 있으리라는 착각이 넘실대고 있다.

▲ <사진 5> 지난 2월 1일부터 주한미공군은 오산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국군병사들에게 핵전쟁과 생화학전에서 사용될 방호복을 나누어주고 착용연습을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미국군이 조선의 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인정하고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음을 말해준다. 이 사진은 지난날 이라크전쟁에서 방호복을 입은 미국군의 모습을 찍은 것이다. 하지만 방호복을 걸쳐입고 조선의 선제핵타격에서 살아남겠다는 생각 자체가 전쟁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기막힌 발상이다.     © 자주민보

넷째, 미국군의 반응이다. <문화일보> 2015년 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부터 주한미공군은 오산공군지에 주둔하는 미국군병사들에게 핵전쟁과 생화학전에서 사용되는 방호복을 나누어주고, 그것을 착용하는 연습을 실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주한미공군 병참전략부대장은 “북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어 개인보호장비를 지급해야 한다. 훈련목적은 실전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북과의 접경지대에서는 핵전쟁 및 생화학전 대응태세를 24시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5>

방호복을 걸쳐 입고 조선의 선제핵타격에서 살아남겠다는 생각 자체가 전쟁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기막힌 발상이지만, 주한미공군이 조선의 선제핵타격에 대비한 비상훈련에 돌입한 것은 미국군이 조선의 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인정하고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음을 말해준다.

미국군의 그런 심각한 상황인식은 지난 2월 27일 한반도 근해에서 벌어진 해상작전연습에도 반영되었다. 미국은 일정을 앞당겨 ‘독수리연습’의 일환으로 시작된 해상작전연습에 항모타격단을 파견하지 못하고, 9,200t급 미사일구축함 마이클머피호(USS Michael Murphy)만 보냈다. 미국군이 올해 북침전쟁연습에 항모타격단을 파견하지 못한 것은, 그들이 현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한국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5년 2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함정 10여 척으로 편성된 한국해군 남해함대와 한국해경 소속 함정 2척이 제주도 남단에서 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해양관측기지 이어도에서 해상전술기동을 연습하는 동안 미사일구축함 마이클머피호는 “이어도 주변에서 기동한다”는 것이다. 이 흥미로운 발언은 그 구축함이 한국해군 남해함대와 함께 해상전술기동을 연습하는 게 아니라, 한국해군 남해함대 주변에서 경계를 서준다는 뜻으로 들린다.

마이클머피호는 2월 25일에 목포항에 입항하였다가 2월 27일 전술기동연습에 참가한 한국해군 남해함대 주변을 빙빙 돌면서 경계나 서주다가 해상차단작전연습에는 참가하지 않고 조용히 떠나갔다. 3월 2일부터 시작된 해상차단작전연습에는 3,450t급 연안전투함 포트워스호(USS Fort Worth) 한 척만 참가하였다.

조선의 핵무력을 제거할 ‘맞춤형 억제전략’을 적용한다고 큰 소리를 치면서 공중핵타격에 동원할 B-52 전략폭격기를 괌(Guam)에서 한반도 상공으로 불시에 출격시켰던 지난해의 북침전쟁연습 분위기는 올해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대조적으로 바뀐 미국군의 모습은 올해를 ‘통일대전의 해’로 정하고 통일대전결심을 굳힌 조선의 단호한 태도 앞에서 미국이 미증유의 전쟁공포를 느끼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전쟁으로 격돌하기 전부터 자기들의 사상정신력이 미국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는 조선의 자신감 넘치는 신심발언들이 빈말로 들리지 않는 까닭을 이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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