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5

최첨단 군장 갖춘 특수작전군과 대륙간탄도미사일 4종

[한호석의 개벽예감](247)
2017년 04월 24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5군체제로 편제된 조선인민군
2. 선발된 전투원 110,000명, 13년 동안 고강도전투조법 단련한다
3. 지능-정보화된 최첨단 군장 갖춘 핵심부대 전투원들
4. 36분 동안 쏜살같이 날아가, 1.5초 만에 착지한다
5. 미국 본토 핵타격에 최적화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
6. 조미핵대결, 전략적 승패를 가를 종착점 향해 방향 틀었다

▲ <사진 1> 2017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태양절 105주년을 경축하는 열병식과 군중시위가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정식명칭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탄생 105돐 경축 열병식 및 평양시 군중시위'다. 위의 사진은 열병식에 참가하기 위해 창전거리 고층아파트 아래에 대기하고 있는 조선인민군 방사포와 방사포병들의 모습이다. 사진에 나타난 방사포들은 122mm 40관 방사포인데, 차체를 장갑화하였고, 자동화된 장전장치와 방사포 80발을 추가로 실었다. 열병식에 등장한 각종 타격수단들과 무장장비들은 몰라보게 변모된 것들이다. 타격수단과 무장장비를 현대화하는 데서 급진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5군체제로 편제된 조선인민군

2017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태양절 105주년을 경축하는 열병식과 군중시위가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정식명칭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탄생 105돐 경축 열병식 및 평양시 군중시위’다. <유투브(YouTube)>를 통해 방영된 행사의 전 과정을 시청하면, 행사에 참가한 장병들과 인민들이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기획하고, 준비하고, 연습하였는지 직감할 수 있다.

군사를 중시하는 다른 몇몇 나라들도 자기들의 국가적 명절을 맞아 제각기 열병식을 진행하지만, 높은 규율성과 전투성을 과시하는 행진대오가 등장하고, 시선을 집중시키는 각종 전략무기와 전술무기들이 등장하는 진짜배기 열병식을 거행하는 나라는 조선, 러시아, 중국밖에 없다. 열병식은 군사력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좋은 기회로 된다.

다른 나라 같으면 열병식만 하기도 힘들 텐데, 조선에서는 장병들과 무장장비들이 출연하는 열병식과 각계층 인민들과 화려하게 제작된 각종 직관물들이 출연하는 군중시위가 함께 진행되었다. 이런 모습은 조선에서 말하는 군민일치의 오랜 전통이 변함없이 계승되고 있음을 웅변한다. 조선의 열병식에서는 항일전쟁시기 전투복장을 한 행진대오가 맨 앞장에 서고, 6.25전쟁에서 전공을 세운 친위부대(근위부대) 전투복을 입은 행진대오가 그 다음에 서고, 그 뒤를 따라 군종, 병종 부대들의 행진대오가 나서고, 군사학교들, 로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를 각각 대표하는 행진대오들이 나서는데, 이런 행진순서는 조선인민군의 역사와 전통, 장성역량과 익측역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된다.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은 이전에 진행되었던 열병식들과 구별되는 두 가지 특징을 보여주었다. <사진 1>

첫 번째 특징은 몰라보게 변모된 각종 타격수단들과 무장장비들이 열병식에 등장하였다는 것이다. 타격수단과 무장장비를 현대화하는데서 급진전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보총부문, 전차부문, 방사포부문, 미사일부문에서 무장장비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이 돋보인다. 이 글의 서술범위가 한정되어서, 열병식에 등장한 타격수단들과 무장장비들이 어떻게 변모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다음 기회로 넘긴다.   

두 번째 특징은 새로 창설된 제5군종이 등장하였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군대들은 육군, 해군, 공군으로 이루어진 3군체제로 편제되었고, 러시아연방군은 전략로켓군을 포함하여 4군체제로 편제되었고, 중국인민해방군도 로켓군을 포함하여 4군체제로 편제되었는데, 조선인민군은 전략군과 특수작전군까지 포함하여 5군체제로 편제되었다는 사실이 이번 열병식을 통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시기 분산배치된 조선인민군 각급 특수부대들이 특수작전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제5군종으로 창설되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진행된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조선인민군이 특수작전부대를 병종에서 군종으로 격상한 것은 그들의 특수작전역량이 비상히 통합, 증강되었음을 말해준다. 특수작전부대들을 제5군종으로 편성한 군대는 전 세계에서 조선인민군밖에 없다. 조선인민군은 특수전부문에서 다른 나라 군대들이 따라갈 수 없는 높은 경지에 올라선 것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조선이 전략군과 특수작전군을 각각 창설하여 조선인민군을 5군체제로 편제한 것은, 그들이 핵타격전과 특수작전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조선인민군의 전쟁수행력이 핵타격전준비와 특수작전준비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조선의 시각에서 설명하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그들이 말하는 ‘최후결전’에서 핵타격전을 수행할 것으로 예견되고,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은 그들이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말할 수 있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등장하여 군사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열병부대의 행진모습이다. 몇 가지 자료들을 분석해보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은 특수작전병 60,000명과 경보병 50,000명을 통합하여 110,000명으로 편제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군사복무기간 13년 동안 고강도전투조법을 계속 단련하면서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으로 무장하였다. 어느 나라 군대나 우수한 전투원들을 선발하여 특수부대를 편성하는 법인데,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은 그런 최정예 전투원들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진 군종전투단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선발된 전투원 110,000명, 13년 동안 고강도전투조법 단련한다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군사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이다. 특수작전군 사령관은 제11군단 군단장 김영복 상장(미국군 중장과 동급)이다. 이것은 제630대련합부대라는 단대호로 또는 ‘폭풍군단’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제11군단을 중심으로 다른 특수부대들을 통합하여 특수작전군이 창설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인민군에 특수부대들이 얼마나 많았기에 그 부대들을 통합하여 군종을 창설할 수 있었을까? 한국 국방부가 2010년 12월 30일에 펴낸 <국방백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특수부대는 2006년에 120,000명, 2008년에 180,000명, 2010년에 200,000명으로 계속 증강되었다고 한다. 이런 수치는 2010년 당시 119만명에 이르는 조선인민군 전체병력 중에 특수전병력이 17%를 차지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조선인민군 각급 특수부대들에 배속된 병력 200,000명이 모두 특수작전군으로 통합, 편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200,000명이라면, 웬만한 나라의 전군 병력수와 맞먹는 방대한 규모인데, 그처럼 많은 병력을 특수작전군으로 통합, 편제하는 것은 힘들다. <사진 2>

2011년 2월 8일 월터 샤프(Walter L. Sharp)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은 비공개간담회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조선인민군 특수부대 병력이 200,000명이나 되는데, 그 가운데 특수작전병은 60,000명이고, 경보병은 140,000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 정부 고위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0년 5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2~3년 동안 추진해온 7개 경보병사단 전진배치를 완료했는데, 경보병 50,000명이 최전방에 전진배치되었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정보에 의하면, 이번에 창설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은 특수작전병 60,000명과 경보병 50,000명을 통합하여 110,000명으로 편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들고 혹독한 고강도전투조법을 계속 단련하고, 최고사령관의 공격명령을 받으면 “폭탄을 안고 적진으로 돌격하겠다는 맹세문을 매일같이 암송”하면서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으로 무장하는 장기군사복무를 13년 동안이나 한다. 한국군 병사들은 3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의 군사복무도 힘들어 하는데, 그들은 한국군보다 네 배가 넘는 기간 동안 군사복무를 한다. 군사복무기간은 전투준비태세와 전투행동숙련도에 직결되는 중대한 요인이다.  

13년 동안 고강도전투조법을 계속 단련하면서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으로 무장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의 전투력이 최강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래서 월터 샤프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조선인민군 특수부대가 “매우 위협적”이라고 크게 우려하였다.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가장 우려하며 경계하는 대상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이다. 어느 나라 군대나 우수한 전투원들을 선발하여 특수부대를 편성하는 법인데,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은 그런 최정예 전투원들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진 군종전투단위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이 13년 동안 고강도전투조법으로 단련되고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으로 무장하였다는 사실만 알면, 그들의 엄청난 전투력에 대해 절반밖에 모르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나라 특수부대 전투원들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지능-정보화된 최첨단 군장까지 갖추었다. 장기간의 고강도전투조법 단련, 고도의 사상정신무장, 지능-정보화된 최첨단 군장, 바로 이 3대 요소야말로 그들이 스스로를 ‘백두산혁명강군’이라고 자처하는 근거다.

▲ <사진 3> 열병식에 등장한 특수작전군 열병부대 전투원들은 권총과 자동보총으로 무장하였다. 처음 보는 권총이다. 자동보총은 5.45mm 98-1식 자동보총이다. 그 자동보총에는 헬리컬 탄창이라고 부르는 원통형 탄창이 부착되었다. 자동보총 표준탄창에는 실탄 30발이 들어가지만 헬리컬 탄창에는 실탄 150발이 들어간다. 그들은 야시경이 달린 방탄모를 썼고, 디지털 위장무니가 착색된 방탄조끼를 입었으며, 얼굴에는 위장색을 칠하였고, 검은 색안경을 썼으며, 무릎보호대와 손가락집 없는 장갑을 착용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지능-정보화된 최첨단 군장 갖춘 핵심부대 전투원들 

<사진 3>은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특수작전군 열병부대 대원들의 모습이다. 사진에서 그들은 권총과 5.45mm 자동보총으로 무장하였다. 조선인민군은 보총이라는 말을 쓰고, 미국군도 보총(infantry gun)이라는 말을 쓰는데, 한국군만 소총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말을 쓴다. 조선인민군 각급부대 전투원들은 1998년에 개발된  98식 자동보총으로 무장하였는데, 그 자동보총의 성능을 한층 더 향상시킨 98-1식 자동보총도 있다. 사진에 나온 특수작전군 열병부대 대원들이 손에 들고 행진한 자동보총은 원통형 탄창이 부착된 98-1식 자동보총이다. 조선인민군이 사용하는 자동보총 표준탄창에는 실탄 30발이 들어가지만, 헬리컬 탄창(Helical Magazine)이라고 부르는 원통형 탄창에는 실탄 150발이 들어간다. <시사저널> 1996년 9월 19일부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특수부대 전투원들에게 5.45mm 자동보총 1정, 실탄 300발, 수류탄 4발 등이 지급된다고 했으니, 전시에는 전투원 한 사람마다 150발이 들어가는 헬리컬 탄창 2개씩  지급되는 것이다.

열병식에 등장한 특수작전군 열병부대 전투원들은 야시경이 달린 방탄모를 썼고, 디지털 위장무니가 착색된 방탄조끼를 입었으며, 얼굴에는 위장색을 칠하였고, 검은 색안경을 썼으며, 무릎보호대와 손가락집 없는 장갑을 착용하였다. 이런 통상적인 군장은 다른 나라 특수부대 전투원들도 대체로 갖추고 있다. 하지만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이 그런 통상적인 군장만 갖추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오판이다. 조선이 아직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세상이 놀랄 지능-정보화된 최첨단 전자장비를 갖추었다. 세상이 아직 모르는 그 사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 <사진 4> 이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보병사단 열병부대 전투원들이 특이하게 생긴 자동보총을 들고 행진하는 장면이다. 이름은커녕 존재 자체도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 특별한 자동보총은 컴퓨터로 조종되는 레이저거리측정기, 야간조준경, 망원조준경이 부착되었고, 자동보총실탄과 20mm 공중폭발탄을 모두 쏠 수 있는 차세대 자동보총이다. 무기의 설계와 제작에서 최첨단 기술을 가졌다는 미국도 그런 차세대 자동보총을 만드는데 실패하였는데, 놀랍게도 조선인민군 전투원들이 차세대 자동보총을 손에 들고 당당히 열병식에 나왔으니 군사전문가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사진 4>는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조선인민군 보병사단 열병부대 대원들이 매우 특이하게 생긴 자동보총을 들고 행진하는 장면이다. 이름은커녕 존재 자체도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 특별한 자동보총은 컴퓨터로 조종되는 레이저거리측정기, 야간조준경, 망원조준경이 달렸고, 자동보총실탄과 20mm 공중폭발탄을 모두 쏠 수 있는 차세대 자동보총이다.

미국군은 그 차세대 자동보총을 ‘목표보병전투무기(Objective Infantry Combat Weapon)’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K-11 복합소총이라고 부르는 차세대 자동보총이 2010년에 개발되었으나, 아직 그런 최첨단 자동보총을 만들 만한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작동결함이 자주 발생하여 생산품 불량률이 47.5%나 되었다. 그래서 K-11 복합소총은 실전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그림의 떡이다. 미국 육군은 1996년부터 XM29라고 부르는 차세대 자동보총을 사용해오던 중 작동결함이 자주 발생하는 바람에 2005년 10월부터 XM29 구입을 전면 중단하였다. 무기의 설계와 제작에서 최첨단 기술을 가졌다는 미국도 차세대 자동보총을 만드는데 실패하였는데, 놀랍게도 조선인민군 보병사단 열병부대 대원들이 차세대 자동보총을 들고 당당히 열병식에 나왔으니 군사전문가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열병대오의 단일성을 보장하기 위해 특수작전군 열병부대 대원들은 헬리컬 탄창이 부착된 98-1식 자동보총을 들고 열병식에 나왔고, 보병사단 열병부대 대원들은 차세대 자동보총을 들고 열병식에 나왔지만,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에게 98-1식 자동보총과 함께 차세대 자동보총도 지급된 것이 확실해 보인다.

▲ <사진 5> 위의 사진들은 지능-정보화된 각종 최첨단 군사장비들을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작하여 해외에 수출하는 조선의 군수기업체 팬 씨스템즈 해외지사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가 내놓은 특수부대 전투원의 전자군장이다. 사진에서 보는 지능-정보화된 전자군장은 그 분야에서 가장 앞섰다는 미국군 특수부대 전투원의 전자군장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으며, 어떤 것들은 더 앞선 성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GR-820T라고 부르는 전술단말기까지 포함하는 무선정보통신장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사진 5>는 지능-정보화된 각종 최첨단 군사장비들을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작하여 해외에 수출하는 조선의 군수기업 팬 씨스템즈(Pan Systems) 해외지사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Global Communications, Glocom)가 내놓은 특수부대 전투원의 전자군장이다. 사진에서 보는 지능-정보화된 전자군장은 그 분야에서 가장 앞섰다는 미국군 특수부대 전투원의 전자군장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으며, 어떤 것들은 더 앞선 성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GR-820T라고 부르는 전술단말기(tactical terminal)까지 포함하는 무선정보통신장비(wireless data link)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이 이처럼 최첨단 수준으로 지능-정보화된 전자군장을 갖추었음을 알면,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가 노후화되었다는 소리야말로 헛소문이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물론 110,000명으로 추정되는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체병력이 그런 최첨단 수준으로 지능-정보화된 전자군장을 갖춘 것은 아니다. 특수작전군 110,000명을 최첨단 전자장비를 갖춘 군종으로 육성하려면 천문학적인 국방예산이 마련되어야 하므로,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게 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특수작전군 부대들 가운데 최첨단 수준으로 지능-정보화된 전자군장을 갖춘 핵심부대들이 따로 있다고 보아야 한다.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특수작전군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기 사흘 전인 2017년 4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강하 및 대상물타격경기대회-2017’에 참가한 4개 부대들이 바로 그런 핵심부대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조직하였고, “특별히 중시하며 제일 믿는 전투단위”이며, 조선인민군 부대들 가운데 가장 최신식으로 건설된 병영에서 훈련하고 생활하는 핵심부대가 있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11월 3일 그 핵심부대를 시찰하였고, 같은 해 12월 10일 그 핵심부대의 전투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하였다. 사기가 충천한 그 핵심부대는 2017년 4월 12일에 진행된 특수작전부대들의 경기대회에서 단연 1등을 쟁취하였다. 그 핵심부대가 요즈음 조선의 언론매체들에 자주 등장하는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다. <연합뉴스> 2016년 1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제525군부대라는 단대호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을 지칭하는 단대호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조직하고 중시하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작전총국 직속 특수작전대대야말로 특수작전군 중에서도 전투력이 가장 강한 핵심부대인 것이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작전총국 직속 특수작전대대를 포함하여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강하 및 대상물타격경기대회-2017’에 참가한 4개 부대들이 최첨단 수준으로 지능-정보화된 전자장비를 갖춘 핵심부대들인데, 그 핵심부대들이 최첨단 무선정보통신장비를 사용하려면, 적정을 실시간으로 정찰감시하는 스텔스무인정찰기가 있어야 하고, 최첨단 정보통신장비가 설치된 지휘차량이 있어야 하고, 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감시정찰을 지능-정보화한 통합지휘통제체계(C4ISR)가 있어야 한다. 그런 작전적 요구에 따라, 조선에서는 제5세대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 ‘방현-5’를 만들어 실전배치하였고, 최첨단 정보통신장비를 설치한 지휘차량을 운용하고 있고,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계가 가동되는 전술지휘소도 운용하고 있다.

▲ <사진 6> 위의 사진들은 GS-2200이라고 부르는 최첨단 정보통신장비를 설치한 전술지휘차량과 GS-930이라고 부르는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계를 가동하는 전술지휘소의 모습이다. 이 전자장비들은 모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라는 조선의 군사장비수출회사가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내놓은 것들이다.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위의 사진에 나타난 전자정보기능을 가진 전술지휘차량, 전자정보기능을 가진 전술지휘소와 연계되는 최첨단 전자군장을 갖추었다.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가 노후화되었다는 소리야말로 헛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6>이 말해주는 것처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라는 조선의 군사장비수출회사가 GS-2200이라고 부르는 최첨단 정보통신장비와 GS-930이라고 부르는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계를 해외수출품목으로 광고하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최첨단 정보통신장비를 설치한 전술지휘차량과 최첨단 통합지휘통제체계를 가동하는 전술지휘소를 이미 오래 전부터 운용해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로 된다. 


4. 36분 동안 쏜살같이 날아가, 1.5초 만에 착지한다

2016년 12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특수작전대대의 청와대 습격 공중침투훈련을 보면,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의 전투조법에 대해 알 수 있다. 그 날 공중침투훈련에 참가한 부대들은 높은 산고지에서 활공낙하산을 타고 침투하는 착륙륙전대, 불시에 날아든 전투헬기에서 밧줄강하로 쏟아져내리는 강하륙전대, 경수송기들에서 낙하산을 타고 착지하는 낙하산륙전대 등이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이 다른 나라 특수전부대들이 사용하지 않는 경수송기를 위력적인 저고도침투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그 경수송기는 2017년 4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특수작전부대 강하 및 대상물타격경기대회-2017’에서 또 다시 등장하였는데, 초저공으로 훈련장 상공에 날아든 경수송기들에서 전투원들이 초저공강하를 하였다고 한다. 

▲ <사진 7> 맨위쪽 사진은 2016년 12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전투훈련에 참가한 전투원들이 활공낙하산을 타고 강하하는 장면이다. 가운데 사진은 2017년 4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특수작전부대 강하 및 대상물타격경기대회-2017'에서 초저공으로 훈련장 상공에 날아든 경수송기들에서 전투원들이 낙하산을 타고 강하하는 장면이다. 맨아래쪽 사진은 전투원 2명이 낙하산 한 개를 타고 초저공강하를 하는 장면이다.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의 강하고도는 80m밖에 되지 않으며, 그들이 80m 고도에서 강하하여 착지할 때까지 불과 1.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연합뉴스> 1996년 12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특수부대들이 공중침투작전에서 사용하는 경수송기들은 선덕, 만포, 연포, 태천, 곽산에 있는 5개 기지들에 분산배치되었는데, 공중침투훈련을 진행할 때는 경수송기들이 황해남도 송화군 이현리에 집결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착오로 보인다. 황해남도 송화군에는 경수송기들이 집결할 비행장이 없다. 송화군 남쪽에 있는 태탄군에 비행장이 있으므로, 전시에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이 탑승한 경수송기들은 태탄비행장에 집결한다고 보아야 이치에 맞는다. <사진 7>

태탄비행장에서 이륙한 경수송기들은 해주만 상공과 경기만 상공을 초저공으로 비행하여 서울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태탄비행장에서 주한미국대사관이 있는 광화문광장까지 직선거리는 164km이므로, 경수송기들은 180km 정도만 비행하면 주한미국대사관 상공에 도달하는 것이다. 1937년에 개발된 엔진을 장착한 러시아 경비행기 안드봐(AN-2)의 최대속력은 시속 258km이므로, 조선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경수송기의 최대속력은 시속 300km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조선의 신형 경수송기들이 태탄비행장에서 주한미국대사관 상공까지 전속력으로 비행하면, 36분 만에 도착하게 된다. 태탄비행장에서 부산까지 직선거리는 474km이고, 경수송기의 항속거리는 550km이므로, 부산까지도 비행할 수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이 공중침투작전을 개시하는 시간대는 달빛도 없어 칠흑 같이 캄캄한 무월광 심야다. <뉴시스> 2016년 10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 자체 기술로 생산하는 신형 경수송기 기체 아래쪽에 지형탐지레이더가 부착되었고, 기체 위쪽에는 위성위치추적안테나가 부착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신형 경수송기가 야간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의 야간침투비행은 30m 고도에서 서해 해수면을 스칠 듯이 날아가는 경수송기를 타고 가는 무전파 초저공비행이다. 경수송기들이 작전대상으로부터 2km 정도 떨어진 상공에 이르면, 엔진을 끄고 무동력-무소음 활공비행도 할 수 있다. 그들은 그렇게 교전상대의 감시레이더망을 뚫고 침투비행을 할 수 있다. 조선은 교전상대의 감시레이더망을 뚫고 초저공으로 침투비행을 하는 경수송기를 500대나 실전배치하였다.

경수송기들이 작전대상 상공에 이르면,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신속하게 집단강하를 시작하게 된다. 다른 나라 특수부대 전투원들은 고공강하를 하지만,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초저공강하를 한다. 한국군 특전사 전투원들의 강하고도는 1km이고, 한국군 해병대 전투원들의 강하고도는 2km인데, 1996년 9월 19일에 발간된 <시사저널> 제360호 기사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특수부대 전투원들의 강하고도는 놀랍게도 80m밖에 되지 않으며, 그들이 80m 고도에서 강하하여 착지할 때까지 불과 1.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눈 깜박할 사이에 낙하하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이 80m 고도에서 초저공낙하를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경수송기에서 뛰어내리기 때문이고, 그들이 조선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초저공낙하산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1991년에 조선은 40m 고도에서도 펼쳐지는 초저공낙하산을 만들었는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그 낙하산을 메고 80m 고도를 비행하는 경수송기들에서 쏟아져내려 눈 깜박할 사이에 목표지점에 착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초저공강하를 해야 지상에 있는 교전상대의 공격을 피할 수 있고, 목표지점에 정확히 착지할 수 있다.

이런 씨나리오를 상상해볼 수 있다. 전시에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의 탄도미사일 집중타격과 보병사단 방사포부대들의 대구경 방사포 집중사격이 끝난 직후, 적정을 실시간으로 정찰감시하는 스텔스무인정찰기를 앞세우고, 로켓포 및 폭탄을 탑재하고 7.62mm 기관포 2문으로 무장한 저고도공격기까지 앞세운 경수송기 500대가 작전대상들을 향해 침투비행을 시작할 것이다. 경수송기 한 대마다 무장병력이 20명씩 탑승할 수 있다. 결전의 시각이 오면, 고강도 전투조법훈련과 고도의 사상정신무장으로 단련되고, 지능-정보화된 최첨단 군장을 갖추고, 경수송기 500대에 분승한 특수작전군 최정예 핵심부대 전투원 10,000명이 작전대상들을 향해 그어진 침투항로를 타고 전속력으로 비행할 것이다. 작전대상 상공으로 쏜살같이 날아간 그들은 초저공강하로 순식간에 착지하여 전투에 돌입할 것이다. 그 이후 상황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5. 미국 본토 핵타격에 최적화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 실황중계방송을 시청한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특수작전군보다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조선이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1종을 공개할 것이라던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은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에서 고압가스로 사출되어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하고 비행자세를 바로잡으며 상승비행하는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다. 이 세상에는 그 이상으로 발전된 미사일이 없으니, 조선이 열병식에 등장시킨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이 최첨단인 것은 분명하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은 조선이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대출력고체발동기를 장착하고, 조선이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대출력고체연료를 사용한다. 그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부문에서도 ‘자력자강’의 길을 걸어왔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고체발동기를 장착하고,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은 발사준비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발사화염을 적게 분사하므로, 발사징후를 교전상대에 노출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이 열병식에 등장시킨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은 미국 본토 핵타격에 최적화된 극강의 전략무기들인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2017년 2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였는데,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은 2017년 4월 15일 열병식에도 등장하였다. 북극성-2형 시험발사가 성공한 때로부터 꼭 두 달 뒤에 고체발동기를 장착하고,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이동-공중점화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열병식에 등장하였으니,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북극성-3형이다.

▲ <사진 8> 이 사진들은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들어있는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7축14륜 자행발사대차가 열병식 광장을 지나가는 장면이다. 사진에 나타난 원통형 발사관 지름이 긴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들마다 여러 개의 열핵탄두를 넣은 다탄두미사일이다.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10,0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극성-3형을 발사하면 조선에서 10,000km 떨어진 미국 중부도시 시카고에 도달하게 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8>은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들어있는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7축14륜 자행발사대차가 열병식 광장을 지나가는 장면이다. 사진에 나타난 원통형 발사관 지름이 긴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각개발사식 재돌입체들(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s)마다 여러 개의 열핵탄두를 넣은 다탄두미사일이다. 북극성-3형처럼 7축14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 이동하는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있으니, 그것이 토폴(Topol)이다. 토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10,000km이므로, 토폴처럼 7축14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의 사거리도 10,0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극성-3형을 발사하면 조선에서 10,000km 떨어진 미국 중부 도시 시카고에 도달하게 된다.

▲ <사진 9> 열병식에 등장한 7축14륜 자행발사대차 운전석 아래쪽에 '태백산'이라는 차량명칭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조선부성회사가 러시아의 유럴자동차공장과 합작하여 화물차를 생산하였는데, 그것이 '태백산'이다. 합작생산이 끝난 뒤에도 조선은 그 화물차를 계속 생산하고 있다. 위의 사진은 평양시 보통강구역 붉은거리 2동에 있는 조선련광무역회사가 해외수출을 위해 제작한 화물차 '태백산' 광고다. 240마력짜리 8기통 엔진을 장착한 이 화물차의 최대적재질량은 15t이고, 속도는 시속 82km이며, 25도 경사각을 오를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열병식에 등장한 7축14륜 자행발사대차 운전석 아래쪽에는 ‘태백산’이라는 차량명칭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조선부성회사가 러시아의 유럴자동차공장(Ural Automotive Plant)과 합작하여 화물차를 생산하였는데, 그 화물차가 ‘태백산’이다. 합작생산이 끝난 뒤에도 조선은 화물차 ‘태백산’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 <사진 9>에서 보는 것처럼, 평양시 보통강구역 붉은거리 2동에 있는 조선련광무역회사가 화물차 ‘태백산’을 해외에 수출하는데, 240마력짜리 8기통 엔진을 장착한 이 화물차의 최대적재질량은 15t이고, 속도는 시속 82km이며, 25도 경사각을 오를 수 있다.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탄체무게는 40t 정도로 추산되는데, 거기에 더해 원통형 발사관의 무게와 그 발사관이 실린 차체의 무게까지 합하면, 70t 정도로 추산된다. ‘태백산’은 그처럼 무거운 탄체와 발사관과 차체를 끌고 움직이는 것이다.

▲ <사진 10> 이 사진들은 열병식 맨 마지막에 등장한 또 다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열병식 광장을 지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 안에 들어있다. 이 미사일이 북극성-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고압가스를 발사관 안으로 사출하여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게 한 다음,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하고, 비행자세를 바로 잡으며 상승비행을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열병식 맨 마지막에 또 다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4발이 등장하였다. <사진 10>에서 보는 것처럼, 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 안에 들어있다. 마주서면 위압감이 느껴지는 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북극성-4형이다. 북극성-4형처럼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 안에 들어있는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토폴-M이다. 1998년부터 실전배치된 토폴-M은 1985년부터 실전배치된 토폴보다 성능이 더 향상된 것이다. 러시아전략로켓군은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78발 보유하고 있다.

▲ <사진 11> 위쪽 사진은 북극성-4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러시아군의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교하는 사진이고, 아래쪽 사진은 토폴-M이 모스크바 거리를 지나가는 장면이다. 사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발사관 지름은 북극성-4형과 토폴-M이 거의 같아 보이고, 발사관 길이는 북극성-4형이 토폴-M보다 조금 더 길어 보인다. 토폴-M의 탄길이가 22.7m이고, 탄지름이 1.9m이므로, 그것에 대비되는 북극성-4형의 탄길이는 24m이고, 탄지름은 1.9m인 것으로 추정된다. 토폴-M의 사거리가 11,000km이므로, 그것에 대비되는 북극성-4형의 사거리는 12,000km로 추정된다. 조선에서 북극성-4형을 발사하면, 33분 만에 10,700km 떨어진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에 도달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11>에서 보는 것처럼, 발사관 지름은 북극성-4형과 토폴-M이 거의 같아 보이고, 발사관 길이는 북극성-4형이 토폴-M보다 조금 더 길어 보인다. 토폴-M의 탄길이가 22.7m이고, 탄지름이 1.9m이므로, 그것에 대비되는 북극성-4형의 탄길이는 24m이고, 탄지름은 1.9m인 것으로 추정된다. 토폴-M의 사거리가 11,000km이므로, 그것에 대비되는 북극성-4형의 사거리는 12,000km로 추정된다. 조선에서 북극성-4형을 발사하면, 33분 만에 10,700km 떨어진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에 도달할 수 있다.

조선이 이번 열병식에서 세상에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사진 12>에서 보는 것처럼,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열병식에 등장하였다.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는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실리는데, 그 자행발사대차에 화성-13도 실렸다.

▲ <사진 12> 이 사진은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열병식 광장을 지나가는 장면이다.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는 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실리는데, 그 자행발사대차에 화성-13도 실을 수 있다. 발사화염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고열과 후폭풍의 강한 충격으로부터 차체와 타이어를 보호하기 위해 철판으로 차체 아래쪽을 덮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이번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 처음 모습을 드러낸 화성-14는 이번에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었을 텐데, 왜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그 까닭은 화성-14가 원래 자행발사대차에 싣는 대륙간탄도미사일로 개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성-14는 자행발사대차가 아니라 열차에 싣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다시 말해서, 화성-14는 열차발사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인 것이다. 그런 까닭에, 화성-14 탄길이는 조선의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조금 짧은 대신, 탄지름은 조금 더 길다. 이것은 화성-14가 열차차량크기에 맞게 설계되었음을 말해준다. <사진 13>

▲ <사진 13> 위쪽 사진은 이번 열병식에 나타나지 않은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할 때 촬영된 보도사진이다. 화성-14 탄길이는 조선의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조금 짧은 대신, 탄지름은 조금 더 길다. 이것은 화성-14가 열차차량크기에 맞게 설계되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4는 열차발사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아래쪽 사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싣고 달리는 핵열차다. 이 핵열차는 지난 시기 러시아군이 운용하였으나 지금은 야외전시장에 놓여있다. 핵열차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발견한 러시아는 지금 핵열차를 다시 개발하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화성-14를 실은 핵열차는 외형이 일반열차와 똑같아서 자신을 완벽하게 은폐할 수 있으며, 미사일탑재차량, 액체연료수송차량, 산화제수송차량, 발사통제차량, 경비원수송차량을 끌고 이리저리 달리다가 임의의 장소에 세워놓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고 발사할 수 있다. 화성-14를 싣고 달리는 핵열차는 디젤기관차가 끄는 특별열차다. 지난 시기 조선에는 전기기관차들밖에 없었는데, 2012년 말 중국산 디젤기관차 6대를 수입하였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조선이 실전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모두 4종인데,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화성-13, 핵열차에 실린 화성-14, 7축14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북극성-3형,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북극성-4형이다.

▲ <사진 14> 이 사진들은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이 차량에 실려 열병식 광장을 지나가는 장면이다. 전략잠수함에서 근무하는 해병들이 그 차량에 탔다. 조선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 4종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종을 실전배치함으로써 완벽한 핵억지력을 가진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조선은 미국 본토에 대한 자기의 핵공격능력을 확증하였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다. 조선은 미국 본토에 대한 완벽한 핵공격능력을 과시하여 백악관을 옥죄는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사상 최고 수위로 끌어올렸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려는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백악관을 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떠밀어버렸다. 조미핵대결은 전략적 승패를 가를 종착점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대격변이 그렇게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6. 조미핵대결, 전략적 승패를 가를 종착점 향해 방향 틀었다

조선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 4종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종을 실전배치함으로써 완벽한 핵억지력을 가진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조선은 이번 열병식에서 북극성-3형과 북극성-4형을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미국 본토에 대한 자기의 핵공격능력을 확증하였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다.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4종이나 보유하였으므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기회도 네 차례나 예정되어 있다. 만일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보유종류에 따라 네 차례 연속 단행하면, 미국의 국가안보는 완전히 파탄될 것이다.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능력을 완벽하게 확보한 조선이 네 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려고 하는 것은 조미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결정적인 계기가 다가왔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지금 미국은 자국 본토에 대한 조선의 핵공격능력을 바라보면서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혔으며,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전격적으로 단행할까봐 매우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이 항모타격단을 한반도 근해로 급파하였다고 발표하였으나 사실은 그 항모타격단이 오스트레일리아 근해로 내려가서 그 나라 해군과 공동훈련을 진행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는데, 이것은 미국이 조선의 핵무력 앞에서 얼마나 당황망조하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사례이다.

이런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이 항모타격단을 급파하여 조선을 압박한다는 언론보도들은 당황망조하는 미국의 가긍한 처지를 은폐하는 허위선전에 불과하다. 진실은 그와 정반대다. 조선은 미국 본토에 대한 완벽한 핵공격능력을 과시하면서 백악관을 옥죄는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수위를 사상 최고 수위로 끌어올렸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려는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백악관을 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떠밀어버린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지난 24년 동안 지속되어오는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고, 미국의 패색이 더욱 짙어졌다는 사실이다. 이제 미국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조선은 평화협정을 지난 64년 동안 완강히 거부하던 미국을 마침내 평화협정의 길로 끌어낼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이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말은 조선에 대한 핵포기 요구를 폐기한다는 뜻이고,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말은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뜻이다. 조미핵대결은 전략적 승패를 가를 종착점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대격변이 그렇게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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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8

선제타격설 유포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공습, 모두 실패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46)
자주시보 2017년 04월 1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와 그에 맞서려는 미국의 공갈전술
2. 백악관이 유포한 선제타격설이 비웃음을 사는 까닭
3.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공습사건 내막
4. 자행고사로케트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요격한다

▲ <사진 1> 이 사진은 조선에서 김일성 주석 탄생 105돐을 맞은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광장에서 성대히 진행된 경축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 행진하는 장면이다. 지금 조선은 바로 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여 조미핵대결을 결속하려는 절호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까닭에 백악관은 조선의 핵시험보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더 위험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므로 조선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미국을 한 방에 거꾸러뜨리는 최후일격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니 백악관이 어찌 아연실색, 황겁질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와 그에 맞서려는 미국의 공갈전술

요즈음 워싱턴에서 시끄러운 소음이 들리고 있다. 국가안보부문 관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까지 나서서 조선에게 협박과 공갈을 쏟아놓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조선에게 협박과 공갈을 쏟아놓는 까닭은, 조선이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조선이 단행하려는 새로운 유형의 핵시험과 미증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백악관을 정조준한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최후일격이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2016년 1월 6일 수소탄시험을 진행한 이래 지속되어오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가 앞으로 진행될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뜻에서, 조선이 단행하려는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최후일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조선은 자기의 숙적 미국에게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최후일격을 날릴 절호의 기회를 기다리는 중이다. 집중된 힘을 폭발시키는 타격력으로 적수를 한 방에 거꾸러뜨리는 강한 타격을 최후일격이라 하는데, 그런 최후일격을 얻어맞을 날이 자기들의 코앞으로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으니 백악관이 어찌 아연실색, 황겁질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진 1>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을 향해 분별없이 쏟아놓는 협박과 공갈은 여러 가지인데, 그 중에서도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것이 선제타격설이다. 만일 조선이 핵시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할 징후가 확인되는 경우, 미국은 조선의 핵시험장이나 미사일기지를 선제타격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유포하는 선제타격설이다.

그런 식의 선제타격설을 하루가 멀다하고 전해주는 갖가지 언론보도들 가운데서 단연 ‘압권’은 영국 언론 <썬데이 타임스(Sunday Times)> 2017년 4월 16일 보도기사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얼마 전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영국의 국가안보고위관리들과 영국군 사령관들에게 미국은 조선 미사일기지들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으며, 그것을 파괴할 능력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한 보도기사에 따르면, 몇 주 전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미국 국방장관은 마이클 팰런(Michael C. Fallon) 영국 국방장관과 함께 조선문제에 관한 선택방안을 검토하였는데, 미국이 조선에게 군사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1년 전보다 더 많아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보도기사는 만일 조선이 핵시험을 하면 미국은 선제타격을 하지 않겠지만,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미국은 선제타격을 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런 지적을 보면, 백악관이 조선의 핵시험보다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더 위험한 요인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미국 국방장관이 조선에 대한 선제타격안을 협의할 마땅한 상대를 그리도 찾지 못해, 하필이면 영국의 국가안보부문 고위관리들과 국방장관을 각각 따로 만나 그 문제를 협의했을까? 이런 의문이 생길수록 위에 인용한 언론보도는 신빙성을 잃어버리게 되며, 위의 언론보도야말로 선제타격설을 유포하여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포기하게 만들려는 공갈전술로 보인다.


2. 백악관이 유포한 선제타격설이 비웃음을 사는 까닭

백악관이 자기의 공갈전술로 조선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유치한 발상이다. 공갈전술도 좀 제대로 해야 상대를 위축시킬 있거늘, 백악관의 선제타격설은 조선을 위축시키기는커녕 조선의 비웃음을 살 만하다. 백악관이 유포한 선제타격설이 조선의 비웃음을 살 수밖에 없는 까닭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조선은 아직 핵무력을 갖지 못했고, 미국만 압도적인 핵무력을 가졌던 지난 시기에도 미국은 조선에게 선제타격을 하지 못했다. 조선에게 선제타격을 하기는커녕 조선에게서 한 방 얻어맞고서도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이 당시 핵무기를 갖지 못했던 조선의 기습공격을 받고서도 감히 반격하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들은 진정 어느 쪽이 강자인지를 말해준다. 

이를테면, 1968년 1월 23일 조선인민군 해군 어뢰정이 미국의 전자첩보선 푸에블로호(USS Pueblo)를 동해 해상에서 나포하면서 승조원 한 명을 현장에서 즉사시키고 승조원 82명을 생포하여 끌어가 그해 12월 22일까지 포로로 억류하였던 때도,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은 항공모함을 앞세우고 허풍만 떨다가 결국 사죄서를 제출하고 포로 82명과 시신 1구를 넘겨받았을 뿐,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했다. 1969년 4월 15일 조선인민군 공군 미그-21 추격기가 미국 해군 EC-121 정찰기를 동해 상공에서 격추하여 미국군 탑승자 전원 31명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던 때도,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은 항공모함을 앞세우고 허풍만 떨었을 뿐,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했다.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실권을 행사하고 있었던 헨리 키신저(Henry A. Kissinger)는 “EC-121 위기 중에 우리의 행동은 허약했고, 우유부단했고, 지리멸렬했다”고 자인하였다. 1976년 8월 18일 조선인민군 판문점 경비병들이 오만하게 날뛰며 도발행동을 서슴지 않던 미국군 판문점 경비장교 2명을 현장에서 격살하였던 때도,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은 항공모함과 전략핵폭격기를 앞세우고 허풍만 떨었을 뿐,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했다.

그처럼 지난날 겁을 먹고 치욕스런 패배를 거듭했던 미국이 지난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을 키워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한 조선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는 협박과 공갈을 늘어놓다니, 그거야말로 세상을 웃기는 허풍이 아니면 무엇인가.   

둘째, 선제타격설은 트럼프 행정부의 창작물이 아니다. 지난날 클린턴 행정부와 부쉬 행정부도 조미핵대결이 폭발지경에 이르렀을 때마다 선제타격설을 상투적으로 꺼내놓았다. 이를테면, 1994년에 제1차 핵위기로 조미핵대결이 폭발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리고 2002년에 제2차 핵위기로 조미핵대결이 또 다시 폭발지경에 이르렀을 때, 미국은 지금처럼 선제타격설을 언론에 흘렸던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김일성 주석 탄생 105돐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환호하는 군중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는 장면이다. 조미핵대결을 올해 안에 조선의 승리로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은 확고해 보인다. 반면에, 대척점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미핵대결에서 패색이 짙어지면서 국가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위태롭게 떠밀린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러나 그 때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조미대결구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제1차 핵위기는 미국이 조선의 녕변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을 강행하겠다며 조선을 윽박지르는 것으로 촉발된 조미핵대결의 폭발위기였고, 제2차 핵위기는 미국이 조선의 우라늄농축을 트집 잡으며 조선을 윽박지르는 것으로 촉발된 조미핵대결의 폭발위기였지만, 오늘 조성된 위기는 조선이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미국에게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최후일격을 가하려고 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공세를 펴는 쪽은 조선이고, 수세에 몰린 쪽은 미국이다. 이런 상황은 오늘 조성된 위기가 지난날의 핵위기와 전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말해준다. 오늘 조성된 위기를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그것은 조선이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최후일격으로 미국을 굴복시켜 조미핵대결을 끝낼 결정적인 기회로 보이는 것이다. <사진 2>

조선이 2016년 1월 6일 수소탄시험을 진행한 이후 미국에 맞서 단계적으로 강화해오는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추이를 살펴보면, 조미핵대결을 올해 안에 조선의 승리로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은 확고해 보인다. 반면에, 대척점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대결에서 패색이 짙어지면서 국가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위태롭게 떠밀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 까닭에 트럼프 행정부는 자기들에게 다가오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최후일격을 예감하면서도 그에 맞설 대응력을 상실한 채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풍이나 떠는 것이다. 선제타격설은 조선을 윽박지르는 협박과 공갈이 아니라 겁먹은 트럼프 행정부의 소란스러운 허풍일 뿐이다.

셋째, 1994년에 조성되었던 제1차 핵위기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조미양자회담이 개최되고 조미기본합의문이 채택되는 전환국면을 거치면서 고비를 넘겼고, 2002년에 조성되었던 제2차 핵위기는 중국 베이징에서 6자회담이 개최되고 9.19 공동성명이 채택되는 전환국면을 거치면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오늘 조성된 위기는 조선에게서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최후일격을 얻어맞은 트럼프 행정부가 굴복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극적인 전환국면에서만 해소될 것이다. 조선이 트럼프 행정부에게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들이대는 목적은 정치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군사적 긴장의 근원인 정전체제를 해체하여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려는 것이므로, 그 공세의 끝은 평화협정 체결 이외에 다른 것으로 될 수 없다.

물론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에 조선과 미국은 협정문안을 합의하기 위해 일련의 준비회담을 진행하겠지만, 60여 년 전 정전회담처럼 진행과 중단을 몇 해 동안 거듭하며 세월을 허송하는 평화회담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조미핵대결은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결속될 것이므로, 평화협정 준비회담이 길어질 이유가 없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미핵대결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공습사건 내막

트럼프 행정부가 선제타격설을 유포한 것은, 미국 해군 구축함들이 얼마 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Tomahawk cruise missile)로 시리아 공군기지를 타격한 공습사건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017년 4월 6일 지중해에 배치된 미국 해군 구축함들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시리아의 샤이랏(Shayrat) 공군기지로 발사한 사건으로 전 세계가 들끓었는데, 그 사건을 정밀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드러난다. 

(1) 시리아 홈스(Homs)에 있는 샤이랏 공군기지에는 시리아 공군이 운용하는 전투기 기종들인 미그-23, 미그-25, 수호이-25들이 배치되었고, 한 변의 길이가 3km이며 V자 형으로 생긴 활주로, 견고한 지상격납고, 지상관제소, 레이더시설, 방공포대, 탄약고, 유류저장소, 병영시설 등이 있는데, 그들을 서로 연결하는 거미줄 같은 도로망이 깔려있다. 그 공군기지는 시리아군의 주요전략거점들 가운데 하나다. 러시아군은 2015년부터 그 공군기지의 시설을 보강하고, 테러집단 진압작전을 위한 공격헬기 전진기지로 사용해왔다.   

(2)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4월 4일 샤이랏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시리아 공군 전투기들이 반군점령지에 맹독성 화학무기인 싸린가스탄(sarin gas bomb)을 투하하여 무고한 민간인들을 죽였다고 비난하고, 그래서 그 공군기지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공격하였다고 발표하였지만, 시리아군이 싸린가스탄으로 민간인들이 죽였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내용은 앞뒤가 맞지 않는 거짓말이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시리아내전에 참전한 러시아군과 미국군은 공습작전에서 혼선이 빚어져 불의의 사고가 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상설전화선을 개설해놓고, 어느 한 쪽이 공습작전을 개시하기 전에 상대쪽에게 공습작전정보를 통보해주고 있다. 공습작전정보에는 공습대상들도 포함된다. 따라서 러시아군은 사건 당일 시리아 공군 전투기들이 아이들립(Idlib)에 있는 국제테러집단 ‘이슬람국가’의 무기-탄약고를 공습할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미국군에게 통보해주었다. 그러므로 미국군은 시리아 공군 전투기들의 공습대상이 ‘이슬람국가’의 무기-탄약고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 사건 당일 시리아 공군 전투기들은 공습작전계획에 따라 재래식 폭탄으로 ‘이슬람국가’의 무기-탄약고를 폭격하였다. 무기-탄약고를 폭격하는 경우, 거기에 보관된 막대한 분량의 탄약이 터지면서 엄청난 2차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시리아 공군 전투기들이 공습대상으로 정해진 무기-탄약고를 폭격하였으나, 2차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고, 웬 노란 연기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이런 특이현상은 공습대상이 무기-탄약고가 아니라 화학창고였음을 말해준다. <포트 루스 뉴스(Fort Russ News)> 2017년 4월 7일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국가’ 전투원들은 그 창고에 인산염(phosphate)과 염소(chlorine)를 저장해두었다고 한다. 그들은 화학무기인 염소가스탄을 만들기 위해 그 창고에 염소를 저장해둔 것이다. 실제로 ‘이슬람국가’ 전투원들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염소가스탄을 장착한 로켓을 자주 발사하고 있는데, 2017년 4월 15일에도 이라크 모술(Mosul)의 알아바르(al-Abar)에 염소가스탄을 장착한 로켓을 발사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4일 시리아 공군 전투기들이 싸린가스탄을 투하하여 무고한 민간인들을 죽였다고 떠들었지만, 그 전투기들은 ‘이슬람국가’가 인산염과 염소를 저장해둔 화학창고를 폭격하였던 것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사건현장에 나타난 구조대원들이 시리아 공군 전투기들이 투하한 싸린가스탄으로 죽었다는 어린이들의 시신을 맨손으로 수습하는 장면이다. 이른바 '하얀 헬멧'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 구조대원들은 미국, 나토동맹국들, 반시리아 아랍국가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니, 시리아에 불리한 증언만 늘어놓는다. 위의 사진에서 놀라운 것은 구조대원들이 방독면은 착용하였지만, 방독복도 입지 않았고 심지어 고무장잡도 끼지 않은 맨손으로 어린이들의 시신을 수습하였다는 점이다. 만일 맹독성 화학물질인 싸린가스로 죽은 시신을 맨손으로 만지면, 구조대원들의 피부 속으로 싸린가스가 침투해 그들도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이런 정황은 시리아 공군 전투기들이 싸린가스탄을 투하하여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가 거짓말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사건 당일 시리아 공군 전투기들은 싸린가스탄이 아니라 재래식 폭탄으로 화학창고를 파괴하였는데, 거기에는 싸린가스가 아니라 염소가스가 저장되어 있었다. 공습으로 화학창고가 파괴될 때, 염소가스가 대기 중에 퍼져 민간인들이 죽은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그런데 그날따라 화학창고가 폭격으로 파괴되었을 때, 대기 중에 방출된 염소가스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사진 3>은 사건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이 염소가스를 들이마시고 숨진 어린이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인데, 그들은 방독복도 입지 않고 고무장갑도 끼지 않았다. 방독복을 입지 않은 구조대원들이 싸린가스로 죽은 시신을 맨손으로 만졌다면, 구조대원들의 피부 속으로 싸린가스가 침투해 그들도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사건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아이들의 시신을 맨손으로 수습하고서도 멀쩡한 것은 싸린가스가 아니라 염소가스가 발생하였음을 말해준다.

(3) <미국 해군 정보소식(USNI News)> 2017년 4월 7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샤리앗 공군기지를 공격하기 위한 준비를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다고 한다.
- 4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시리아 공격작전계획을 작성하라고 지시하였다.
- 대통령의 명령을 받은 미국 국방부는 시리아 공격작전계획을 권고안 형식으로 작성하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하였다. 국가안보부문 관리들은 몇 차례 협의를 진행하면서 공격작전계획을 검토하였고, 4월 6일 공격작전계획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였는데, 트럼프 대통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공격안을 선택하였다.

(4) 4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플로리다 휴양소 마러라고(Mar-a-Lago)에서 자기를 만나 환영만찬을 시작하기 직전, 국가안보부문 고위관리들에게 샤이랏 공군기지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즉시 공격하라는 최종명령을 내렸다. <미국 해군 정보소식(USNI News)> 2017년 4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이 내린 공격명령은 국방장관→합참의장→중부사령관 순으로 하달되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명령을 내린 시각으로부터 4시간 뒤에야 공격이 개시되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몇 발 쏘는데 명령하달시각으로부터 무려 4시간이나 걸렸으니, 분초를 다투는 현대전에서 그처럼 느린 명령집행속도로 작전하면, 적국을 선제공격하는 게 아니라 적국의 선제공격을 받기 십상이다.

▲ <사진 4> 위쪽 사진은 미국 해군 구축함에 설치된 수직발사관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날개를 펴고 저음속으로 순항비행을 하는 장면이다. 2017년 4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아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환영만찬을 나누던 중 후식으로 나온 초콜릿 케익을 먹는 자리에서 미국 해군 구축함들이 지금 시리아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공격하는 중이라고 시진핑 주석에게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바로 그 시각 시리아 해안으로부터 240km 떨어진 지중해 동부해상에서 미국 해군 9,000톤급 구축함들인 로스함과 포터함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시리아의 샤이랏 공군기지를 향해 연속발사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4월 7일 오전 3시 40분(현지시간) 시리아 해안으로부터 240km 떨어진 지중해 해상에서 대기하던 미국 해군 9,000톤급 구축함들인 로스함(USS Ross)과 포터함(USS Porter)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샤이랏 공군기지를 향해 3~4분 동안 연속발사하였다. 로스함은 36발을 발사하였고, 포터함은 23발을 발사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환영만찬을 즐기고 있던 시간에 미국 해군 구축함들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샤리앗 공군기지를 공격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 4>

(6)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시진핑 주석과 환영만찬을 즐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격상황을 수시로 보고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만찬 중에 후식으로 나온 초콜릿 케익을 시진핑 주석과 함께 먹는 자리에서 미국 해군 구축함들이 지금 시리아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공격하는 중이라고 시진핑 주석에게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뜻밖의 소식을 듣고 어안이 벙벙해진 시진핑 주석은 약 10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자기 통역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다시 확인하였다고 한다. 

(7) 미국은 샤이랏 공군기지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공격하기 2시간 전, 공습에 관한 사전통보를 러시아에 보냈다. 그들이 러시아에게 사전통보를 보낸 까닭은, 시리아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이 강력한 방공미사일체계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에 배치된 러시아군 방공미사일들은 종류도 다양해서, 사거리가 30km에 이르는 판트시르(Pantsir) 방공미사일, 사거리가 50km에 이르는 Buk(북)-M2 방공미사일, 사거리가 200km에 이르는 S-300 방공미사일, 사거리가 400km에 이르는 S-400 방공미사일로 구성되었다. ‘4중 철갑지붕’이라고 부르는 최첨단 다층방공미사일체계가 구축된 것이다. 이런 최첨단 다층방공미사일체계는 초음속 전투기는 물론 그보다 훨씬 더 작고, 훨씬 더 빠른 탄도미사일도 격추할 수 있으므로, 음속 이하의 느린 속도로 날아가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시리아 북부에 있는 항구도시 라타키아(Latakia)에 러시아군 공군기지와 방공미사일기지가 있는데, 샤이랏 공군기지에서 라타키아 방공미사일기지까지 직선거리는 약 157km밖에 되지 않으므로, 라타키아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은 샤이랏 공군기지로 날아드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방공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

만일 미국이 러시아에게 사전통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 해군 구축함들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더라면, 러시아군 방공미사일망에 걸려 우수수 떨어졌을 것이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공습이 러시아군 방공미사일망에 걸려 실패하면, 미국의 체면은 완전히 구겨지고 러시아의 위상과 시리아의 기세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바로 이것을 걱정한 미국은 샤이랏 공군기지를 공습하면서 러시아에게 사전통보를 하는 한편, 그 공군기지에 있는 러시아군 군사시설과 무장장비는 타격하지 않았다.

(8) 러시아군은 미국군으로부터 받은 공습정보를 시리아군에게 즉각 알려주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시리아군에게 공습정보만 알려만 주었을 뿐, 시리아군에게 날아드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요격하지 않았다. 미국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려는 러시아는 자기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 않았으므로, 시리아군에 대한 미국군의 공격을 막아주지 않은 것이다.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지원은 바로 거기까지다. 

(9) 샤리앗 공군기지에서 미국의 공습대상으로 될 수 있는 것은 지상관제소 1개소, 활주로 2개소, 지상격납고 15개소, 탄약고 10개소, 유류저장소 7개소, 방공포대 5개소, 보급창고와 병영식당 7개소를 비롯하여 모두 47개소다. 일반적으로, 공군기지를 공격할 때는 지상관제소와 활주로부터 먼저 파괴하는 법이다. 지상관제소와 활주로가 파괴되면, 복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미국은 샤이랏 공군기지를 공격하면서 지상관제소와 활주로는 놔두고 다른 대상들만 공격하였다. 하지만 미국이 샤이랏 공군기지를 공격할 것이라는 다급한 정보를 전달받은 시리아군은 그 공군기지에 있는 전투기와 병력을 급히 대피시켰다. 그런 까닭에 미국 해군 구축함들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을 때, 샤이랏 공군기지에는 전투기들이 남아있지 않았고, 정비 중이어서 이륙할 수 없는 전투기들만 몇 대 남아있었다. <사진 5>

▲ <사진 5> 위의 두 사진은 시리아 공군 전투기가 샤이랏 공군기지 지상격납고에 들어가 있는 장면이다. 지상격납고는 매우 견고하게 건설된 것인데, 앞뒤로 차폐문이 없이 뻥 뚤려있고, 출입구 쪽에 방호벽도 없어서 적의 공습을 피하기 어렵다. 그 지역은 지평선이 보이는 개활지여서 지하격납고를 만들 수도 없다. 샤이랏 공군기지는 방어하기에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0) 시리아 인근 지중해에 배치된 미국 해군 구축함 2척은 샤이랏 공군기지를 향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60발을 발사하였지만, 1발은 얼마 날아가지 못하고 바다에 떨어졌고, 나머지 59발만 날아갔다. 그런데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르 꼬나쉔꼬브(Igor Konashenkov)가 러시아군 정보자료를 인용하여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 해군 구축함 2척이 샤이랏 공군기지로 발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 가운데 23발만 샤리앗 공군기지에 낙탄하였고, 나머지 36발은 어디에 떨어졌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행방불명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가운데 몇 발은 샤이랏 공군기지 부근에 있는 3개 마을에 떨어져 민간인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11) 미국 해군 구축함들에서 발사되어 샤이랏 공군기지에 낙탄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7발 가운데 6발은 정비 중이어서 대피하지 못한 전투기 6대를 완파하였고, 3발은 텅 빈 지상격납고 3개소에 명중하였으나 완파하지 못했고, 1발은 병영식당 1개소를 완파하였고, 1발은 유류저장소 1개소를 완파하였으며, 6발은 긴급히 대피한 전투기 6대 근처에 낙탄하여 경미한 파손만 입혔으며, 나머지 10발은 공군기지 공터에 낙탄하여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그러므로 59발 가운데 17발만 타격대상을 완파 또는 반파한 것이어서 명중률은 고작 28.8%밖에 되지 않았다. 인명피해를 보면, 시리아군 6명이 사망하였고, 공습으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다가 6명이 부상을 입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싸린가스탄으로 민간인들을 죽인 시리아군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응징’하였다고 크게 떠들었지만, 명중률이 낮아 큰 피해를 입히지 못하였으므로, 시리아 공군은 이튿날 그 공군기지에서 전투기들을 정상적으로 이착륙시킬 수 있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발의 가격은 약 150만 달러인데, 미국은 이번에 샤이랏 공군기지를 그 미사일로 공격하였으나 명중률이 고작 28.8%에 그쳤으니, 결국 9,000만 달러나 되는 미사일만 허공에 날려버린 셈이다.


4. 자행고사로케트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요격한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포한 선제타격설에 타격수단으로 등장한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4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정보기관 관리들은 조선의 핵시험장에서 483km 떨어진 곳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해군 구축함 1척이 배치되었다고 밝히면서, 조선이 핵시험을 단행할 징후가 확인되는 경우, 그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공격태세를 갖추었다고 말했다. 그들의 말을 언뜻 들으면, 미국 구축함이 동해에서 선제타격태세를 갖추고 대기 중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4월 7일 새벽 시리아의 샤이랏 공군기지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공격한 미국 해군 구축함 포터함의 모습이다. 미국 해군 구축함에 설치된 수직발사관은 90개인데, 거기에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RIM-67 함대공미사일, RUM-139 함대잠미사일이 들어있다. 미국 해군 구축함은 모두 62척인데, 그 가운데 8척이 주일미해군 7함대에 배속되었다. 그 8척의 구축함들은 서태평양 작전구역을 돌아다니는데, 동해에도 나타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함경남도 길주군 풍계리 핵시험장에서 483km 떨어진 곳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해군 구축함이 배치되었다는 말은 동해쪽에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 해군기지 앞바다에 미국 해군 구축함이 배치되었다는 뜻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함경남도 길주군 풍계리 핵시험장에서 일본 교도부(京都府) 마이즈루(舞鶴)항까지 거리가 512km이므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해군 구축함은 마이즈루항에서 약 30km 떨어진 앞바다에 있는 것이다. <사진 6>

둘째, 미국 해군 구축함에 설치된 수직발사관은 90개인데, 그 수직발사관 안에 토마호크 함대지미사일, RIM-67 함대공미사일, RUM-139 함대잠미사일이 들어있다. 미국 해군 구축함에 설치된 수직발사관에는 언제나 미사일이 들어있다. 그러므로 마이즈루항 앞바다에 나타났다는 그 구축함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탑재된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셋째, 미국 해군 구축함은 모두 62척인데, 그 가운데 8척이 주일미해군 7함대에 배속되었다. 그 8척의 구축함들은 서태평양 작전구역을 돌아다니는데, 동해에도 나타난다. 마이즈루항에는 동해를 작전구역으로 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제3호위대군 해군기지가 있는데, 주일미해군 제7함대 구축함이 그 해군기지에 나타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이런 사정을 인지하면, 평상시처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해군 구축함이 마이즈루항 앞바다에 나타난 것은 위협적인 행동이 아니라 일상적인 활동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등장시킨 트럼프 행정부의 선제타격설을 들었다면, 아마도 피식 웃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은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한 방공미사일망을 구축하였고, 고도화된 다층방공미사일체계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여 실전배치하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나온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기관지 <청년참고> 2006년 11월 4일부 보도기사는 조선이 방공미사일발사대를 약 500개소에 배치하였고, 휴대용 대공미사일을 1980년대부터 자체로 생산하고 있으며, 고사포 12,500문을 배치하였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소식은 10년 전 상황을 전해주는 너무 오래된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조선의 방공미사일체계는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되었다. 지금 조선은 자동화, 다층화된 최첨단 방공미사일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런 체계를 운용하는 조선은 스텔스 전투기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므로, 음속보다 느린 속도로 날아가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나 무인항공기는 조선에 접근하지 못한다. 

위력적인 방공미사일을 갖지 못한 시리아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요격하지 못하고, 공중정찰활동을 벌이는 미국 고고도무인항공기의 영공침범도 격퇴하지 못하지만, 조선인민군의 방공미사일능력은 전혀 차원이 다르다.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요격과 무인항공기 요격을 전문으로 하는 자행고사로케트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무인항공기는 저고도로 침투하는 공통점이 있으므로, 조선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각종 비행체들을 요격하는 자행고사로케트부대를 전선에 배치한 것이다. <사진 7>

▲ <사진 7> 조선은 이미 오래 전에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한 방공미사일망을 구축하였고, 고도화된 다층방공미사일체계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여 배치하였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조선의 방공미사일체계는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되었다. 지금 조선은 자동화, 다층화된 최첨단 방공미사일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런 체계를 운용하는 조선은 스텔스 전투기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므로, 음속보다 느린 속도로 날아가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나 무인항공기를 요격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위쪽 사진은 2013년 3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요격연습에 나온 자행고사로케트이고, 아래쪽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 탄생 105돐 경축 열병식에 나온 자행고사로케트다. 4년 전에 나타났던 자행고사로케트는 2련장 발사관이었는데,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신형 자행고사로케트는 8련장 발사관이다. 자행고사로케트부문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인민군 자행고사로케트부대들은 2013년 3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요격연습을 진행하였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훈련장 상공에 적의 <토마호크> 순항미싸일로 가상한 목표가 날아들었다. 순간 천지를 진감하는 폭음소리와 함께 번개 같은 불줄기가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 저공으로 래습하는 <적>순항미싸일을 단방에 박산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3년 3월 19일에 진행된 훈련에서 토마호크 모의미사일을 요격하였던 조선의 자행고사로케트가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 탄생 105돐 경축 열병식에 등장하였다. 그런데 4년 전보다 더 세련된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놀랍게도, 2련장 발사식이 8련장 발사식으로 대폭 증강된 것이다. 신형 자행고사로케트의 달라진 모습은 조선이 각종 무장장비 및 무기체계의 성능을 계속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미핵대결에서 패색이 짙어진 자기들의 처지를 되돌려놓으려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등장시킨 선제타격설을 유포하였으나, 그것은 현실과는 무관한 허망한 요설에 지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대결에서 패배를 앞둔 자신의 처지를 직시하고,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기 전에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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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1

함흥에는 붉은 수은, 신포에는 북극성

[한호석의 개벽예감](245)
자주시보 2017년 04월 1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전설 속의 붉은 수은, 정말 존재하는가?
2. 함흥에서 대량생산되는 리튬-6 동위원소
3. 5년 걸린다는 예측 뒤엎고 1개월 뒤에 성공했다
4. 수직발사시험장에서 발사된 미사일 시제품의 정체
5. 그것은 시험발사가 아니라 사출-비행시험이었다
6. 조미핵대결 끝낼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대륙간탄도미사일

▲ <사진 1> 붉은 수은은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전설 속의 신비한 물질이다. 그런데 나중에 밝혀진 것은, 소련이 핵무기를 만들 때 사용한, 고순도로 농축된 리튬-6을 가리키는 암호가 붉은 수은이었다는 사실이다. 희귀금속인 리튬을 초고속분리기에 넣고 수은을 화학작용제로 사용하여 리튬-6과 리튬-7을 분리시켜 고순도 리튬-6을 얻어내는데, 그 공정에서 수은불순물이 리튬-6을 오염시켜 붉은 색을 띄게 만들므로, 소련에서 붉은 수은이라는 암호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전설 속의 붉은 수은은 리튬-6 동위원소였던 것이다. 위쪽 사진은 리튬 원광석을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원광석을 정제한 리튬을 촬영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전설 속의 붉은 수은, 정말 존재하는가?

붉은 수은(red mercury)은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전설 속의 신비한 물질이다. 붉은 수은을 전설 속의 신비한 물질이라고 부르게 된 사연은 아래와 같다.

미국의 핵문제 연구기관인 ‘핵위협구상(Nuclear Threat Initiative)’이 1993년 4월 17일에 펴낸 자료에 따르면, 1992년 2월 21일 당시 러시아 대통령 보리스 옐찐(Boris N. Yeltsin)은 ‘쁘로메꼴로지야 상사에 관하여(On the Promekologiya Concern)’라는 제목의 대통령 명령서를 결재하였는데, 쁘로메꼴로지야 상사는 그 명령서에 의하여 연간 10톤의 붉은 수은을 해외에 수출하는 특혜는 물론 면세혜택까지 받았다고 한다. 붉은 수은의 거래가격은 kg당 최고 3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붉은 수은은 정밀도가 높은 재래식 폭탄이나 핵탄두를 만들 때, 스텔스 표면을 처리할 때 사용되는 초전도성 물질(super-conductive material)이라고 세간에 알려졌다. 그런 신비롭고, 값비싼 물질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일까? <사진 1>

‘핵위협구상’이 1993년 6월 22일에 펴낸 자료에 따르면, 붉은 수은은 지난날 소련이 핵탄을 만들 때 사용한, 고순도로 농축된 리튬(lithium)-6을 가리키는 암호였다고 한다. 전설 속의 붉은 수은은 리튬-6이라고 불리는 동위원소였던 것이다. 희귀금속인 리튬을 초고속분리기에 넣고 수은을 화학작용제로 사용하여 리튬-6과 리튬-7을 분리시켜 고순도 리튬-6를 얻어내는데, 그 공정에서 수은불순물이 리튬-6을 오염시켜 붉은 색을 띄게 만들므로, 소련에서 붉은 수은이라는 암호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원래 고순도 리튬-6는 은백색 금속이다.

그런데 바로 그 붉은 수은이 최근 조선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 2017년 4월 3일 보도에 따르면, 고순도 리튬-6을 매달 10kg씩 중국 단둥(丹東)항을 통해 판매한다는 온라인 광고가 2016년에 나왔는데, 미국 정보기관들이 그 광고에 나타난 판매자의 전화번호를 추적해보았더니 베이징 주재 조선대사관에서 근무하는 3등 서기관의 휴대전화번호라는 것이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2016년에 조선이 붉은 수은을 해외에 수출하려고 하였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2> 이 사진은 함경남도 함흥시 흥남구역에 있는 흥남비료련합기업소를 촬영한 것이다. 그 기업소의 일부만 나타난 이 사진만 봐도, 생산규모가 대단히 큰 기업소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흥남비료련합기업소 안에 리튬-6 생산공장이 건설되어 가동 중이다. 각종 희귀광물들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조선에서 리튬 원광석도 생산되므로, 리튬 원광석을 분리, 농축하여 고순도 리튬-6을 생산하는 것이다. 조선은 고순도 리튬-6을 매년 10kg씩 해외에 수출한다는 온라인 광고를 2016년에 냈는데, 이것은 리튬-6이 조선에서 쓰고 남을 만큼 생산되어 과잉생산량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는 것임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함흥에서 대량생산되는 리튬-6 동위원소

위의 보도기사가 나오기 얼마 전인 2017년 3월 17일 미국의 안보문제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nstitute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Security)’는 ‘북조선의 핵무기를 위한 리튬-6 생산’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펴냈는데, 그 자료에 따르면, 함경남도 함흥시 흥남구역에 있는 흥남비료련합기업소 안에 리튬-6 생산공장이 건설되어 가동 중이라고 한다. 자료에 따르면, 조선은 2012년에 방대한 양의 산업설비들, 실험설비들, 각종 원료들을 수입하는 계약을 중국 기업과 체결하였는데, 그 가운데는 수은 수t과 리튬수산화물(lithium hydroxide) 수십t이 흥남비료련합기업소의 수입계약에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자료에 따르면, 흥남비료련합기업소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그리고 2016년에 각각 확장, 개건되었다는 사실이 상업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되었다고 한다. <사진 2>

이런 정황은 조선에서 리튬-6 동위원소가 대량생산되고 있음을 말해주는데, 위에서 언급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에서 리튬-6의 연간생산량은 수 십 kg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각종 희귀광물들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조선에서 리튬 원광석도 생산되므로, 리튬 원광석을 분리, 농축하여 고순도 리튬-6을 생산하는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위에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이 고순도 리튬-6을 매년 10kg씩 해외에 수출한다는 온라인 광고를 낸 것은, 흥남비료련합기업소 안에 건설된 리튬생산공장이 조선에서 쓰고 남을 만큼 리튬-6을 대량생산하고, 과잉생산량은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리튬-6 동위원소가 핵분열탄(핵탄)생산과 핵융합탄(수소탄)생산에 필수적인 원료로 쓰인다는 점이다. 소형화된 핵분열탄을 기폭시켜 리튬-6을 중수소(deuterium)와 삼중수소(tritium)으로 변환시킴으로써 폭발위력이 핵탄보다 최대 1,000배나 더 증폭된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는 극강의 열핵무기가 수소탄이다.


3. 5년 걸린다는 예측 뒤엎고 1개월 뒤에 성공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2010년 5월 12일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핵융합에 성공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이 핵융합반응은 실험실에서 얻어낸 성과였는데, 그 성과를 가지고 수소탄을 개발하려면 더욱 복잡하고 난도 높은 첨단기술이 요구되었다. 핵탄제조법은 이러저러한 경로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었지만, 수소탄제조법은 아직도 비밀에 쌓여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5년 12월 9일 평양에 있는, 새로 개건된 평천혁명사적지를 현지지도하면서 “오늘 우리 조국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굳건히 지킬 자위의 핵탄, 수소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보유국으로 될 수 있었다”고 말했고, 그로부터 엿새 뒤인 12월 15일에는 수소탄시험준비를 명령하였으며, 2016년 1월 3일에는 수소탄시험을 진행하라는 최종명령서를 결재하였다고 한다. 그에 따라 2016년 1월 6일 오전 10시 조선에서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영국 언론매체 <텔레그래프(Telegraph)> 2015년 12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12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소탄에 대해 언급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미국의 핵전문가들은 조선이 앞으로 5년 안에 100킬로톤급 수소탄을 만들 것으로 예측하였지만, 조선은 5년이 아니라 불과 1개월 뒤에 수소탄시험에 성공하였던 것이다. 미국의 핵전문가들이 5년을 예상한 까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가 핵탄을 만든 뒤에 수소탄을 만들기까지 대략 5~8년 정도 걸렸기 때문이다. 수소탄 개발기간을 크게 단축한 중국은 핵탄을 만들고 나서 수소탄을 만들기까지 2년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미 2012년에 수소탄 개발사업에 착수하였던 조선도 중국처럼 개발기간을 크게 단축하여 3년 만에 수소탄시험에 성공하였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소련이 1961년 10월 30일에 진행한 수소탄시험에서 짜르 봄바(Tsar Bomba)라는 이름의 수소탄이 폭발하는 장면이다. 그것은 50메가톤급 폭발위력을 발생시킨 사상 최강의 폭발이었다. 거대한 핵화염의 지름은 8km에 이르렀고, 거대한 버섯구름의 높이는 에베레스트산보다 7배 높은 64km에 이르렀다. 버섯머리의 폭은 95km, 버섯밑둥의 폭은 40km였다. 폭심지로부터 100km 떨어진 곳에서도 3도 화상을 입었다. 4km 상공에서 공중폭발하였는데도, 지상에서는 리히터 규모 5.25의 인공지진이 발생하였으며, 강력한 지진파가 지구를 세 바퀴 돌았다. 핵탄을 만든 뒤에 그보다 한 급 높은 수소탄을 만들기까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는 대략 5-8년 정도 걸렸고, 중국은 2년 2년 8개월 걸렸고, 조선은 3년 걸렸다. 조선이 2016년 1월 6일에 기폭시험을 진행한 그 수소탄은 폭발위력을 크게 줄인 저출력 수소탄이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수소탄은 엄청난 폭발위력만큼 엄청난 유지관리비를 요구하는 매우 값비싼 무기다. 그래서 영국과 프랑스는 냉전이 끝난 1990년대에 수소탄을 폐기하였고, 러시아는 2012년에, 미국은 2013년에 각각 수소탄을 폐기하였다. 하지만 유독 중국은 수소탄을 폐기하지 않았다. 중국이 수소탄을 폐기하지 않은 까닭은, 유지관리비가 적게 들어가는 수소탄을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조선도 중국처럼 유지관리비가 적게 들어가는 수소탄을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이 2016년 1월 6일에 진행한 수소탄시험에서 폭발위력이 매우 적게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을 부각시키면서, 수소탄이 아니라 그보다 한 급 낮은 증폭핵분열탄을 기폭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주장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단순논법이다. 단순논법으로는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설명하지 못한다. 

조선의 수소탄은 폭발위력을 크게 줄인 저출력 수소탄(low-yield H-bomb)이었다. 조선이 저출력 수소탄을 만든 것은 수소탄을 소형화, 경량화하여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수소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헨리 쿠퍼(Henry Cooper)나 피터 빈센트 프라이(Peter Vincent Pry) 같은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조선의 저출력 수소탄은 초강력한 전자기파 무기(super-EMP weapon)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저출력 수소탄을 장착한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한 발을 미국 본토 300km 상공으로 발사하여 초강력한 고고도 전자기파(high-altitude EMP)를 방사하는 순간, 미국 본토 전역은 전기가 없었던 18세기 암흑세계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조선의 핵무력이 수소탄을 만들 만큼 고도화되었으므로, 미국은 심각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정세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기 시작하였다.

▲ <사진 4> 조선은 2017년 4월 5일 오전 6시 42분경 함경남도 신포 인근에 있는 지상배치시설에서 탄도미사일 시제품을 동해 상공으로 발사하였다. 발사지점은 신포항 남쪽에 있는, 조선에서 봉대보이라공장이라고 불리는 잠수함건조공장 안에 건설된 수직발사시험장이었다. 위의 사진은 그 수직발사시험장을 촬영한 것인데, 미국의 온라인 언론매체 2016년 12월 19일 보도기사에 실린 이 사진은 2016년 12월 9일 미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것이다. 대형 탄도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워놓고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시험장도 보이고, 그 인근에 지하시설 입구도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4. 수직발사시험장에서 발사된 미사일 시제품의 정체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발표에 따르면, 조선이 2017년 4월 5일 오전 6시 42분경 “신포 인근에 있는 지상배치시설에서(at a land-based facility near Sinpo)” KN-15 중거리탄도미사일 한 발을 동해 상공으로 발사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신포라는 지명은 함경남도 신포항을 뜻하는데, 신포항 인근이라는 말은 신포항 남쪽에 있는 조선소를 뜻한다. 미국의 핵문제 연구기관 ‘핵위협구상’이 2016년 11월 8일에 펴낸 자료에 따르면, 신포항 남쪽에 있는 조선소는 봉대보이라공장이라고 불리는 잠수함건조공장이라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3년 10월 31일 그 잠수함건조공장을 현지지도하였는데,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그 잠수함건조공장을 “주성호가 사업하는 선박공장”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비공개시설에 대해 보도할 때, 그곳에서 일하는 어떤 사람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그가 사업하는 공장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조선의 언론보도관행이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그 조선소 경내에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수직발사시험장이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38 노스(North)> 2016년 12월 19일 보도기사에 실린 상업위성사진을 보면, 신포항 남쪽에 있는 조선소에는 대형 탄도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워놓고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시험장이 있고, 그 인근에 지하시설도 있다. <사진 4>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정보들을 종합하면, 조선이 2017년 4월 5일 오전 6시 42분경 신포항 인근 잠수함건조공장 경내에 있는 수직발사시험장에서 대형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이 그날 동해 상공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93도 각도로 고각발사되었고, 최고상승고도는 189km에 이르렀으며, 비행거리는 약 60km였다고 밝혔다.
조선은 수많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는데, 비행거리가 60km밖에 되지 않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60km밖에 되지 않는다면, 방사포 사거리보다 짧은 것인데, 사거리가 방사포보다 짧은 탄도미사일을 만들 필요는 없다. 따라서 조선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를 크게 줄인 신형 미사일 시제품이었음이 분명하다.
 
위에 인용한 것처럼,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조선이 잠수함건조공장 수직발사시험장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 시제품을 “K-15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특정하였다. 그들이 K-15라는 자의적 별칭으로 부르는 조선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은 2017년 2월 12일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 전차시험장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난 2월 12일에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은 최고상승고도가 약 550km였고, 비행거리는 약 500km였는데, 지난 4월 5일에 발사된 탄도미사일 시제품은 최고상승고도가 약 189km밖에 되지 않았고, 비행거리도 약 60km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그 탄도미사일 시제품이 ‘북극성-2형’이 아닌 다른 신형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신형 탄도미사일을 ‘북극성-2형’이라고 하였지만, 그것은 오인이다. 만일 오인이 아니라면,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조선이 신형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였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북극성-2형’이 4월 5일에 또 다시 발사되었다고 발표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진실은 무엇인가?


5. 그것은 시험발사가 아니라 사출-비행시험이었다

조선이 신포항 인근 잠수함건조공장 수직발사시험장에서 탄도미사일 시제품을 발사하자, 서울, 워싱턴, 도꾜에서 급박하고 이례적인 움직임이 나타났다.

<연합뉴스> 2017년 4월 6일 보도에 따르면, 당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과 아베신조(安培晉三) 일본 총리는 35분 동안 전화통화를 하면서 조선이 하루 전에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해 논의하였는데, 아베 총리는 취재기자들에게 “오늘 통화에서 북조선의 지난 5일 탄도미사일 발사강행은 위험한 도발행위로, 일본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뉴스1> 2017년 4월 6일 보도에 따르면,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당일 오전 8시부터 20분 동안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조선이 4월 5일에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해 협의했다고 한다.
<뉴스1> 2017년 4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당일 오전 박철균 국방부 국제정책차장, 앤드류 윈터니츠(Andrew Winternitz)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차장대리, 가노고지(加野幸司)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과장은 긴급화상회의를 진행하면서, 조선이 4월 5일에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조선이 비행거리가 60km밖에 되지 않은 탄도미사일 시제품을 발사하였는데, 미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그리고 한국, 미국, 일본의 국방부문 실무관리들까지 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통화를 한 것은 그냥 스쳐지나갈 일이 아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이 4월 5일에 진행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는 이전에 있었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들과 다른 특별한 사연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무슨 특별한 사연인가? 

첫째, 조선이 4월 5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 시제품은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북극성 계열 탄도미사일이다. <뉴스1> 2017년 4월 6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는 한미정보당국의 정보평가를 또 다시 거론하면서 조선이 4월 5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KN-15 계열(북극성 계열이라는 뜻) 탄도미사일이라고 재확인하였다.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가 그런 내용을 재확인한 까닭은, 2017년 4월 5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국방부 관리가 그 미사일은 ‘스커드-ER’이었는데, 약 60km를 비행하다가 오작동을 일으켜 동해에 추락하였다고 주장하였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13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화성포병들의 지능-정보화된 동시발사훈련, 백악관의 공포 더 커졌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2354)에서 상세히 논한 것처럼, 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말하는 ‘스커드-ER’은 그들이 제멋대로 날조한, 실체 없는 유령미사일이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조선의 미사일능력을 깎아내리기 위해 그런 유령미사일을 날조해내었다. 그들은 2017년 3월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진행한 탄도미사일 동시발사훈련에서 사용된 탄도미사일 4발도 ‘스커드-ER’이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늘어놓았지만, 그 탄도미사일 4발은 화성-6 개량형이다. 화성-6 개량형은 무게가 500kg 이상 나가는 탄두를 탑재하고 약 1,000km를 날아간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3월 6일 평안북도 철산군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에서 진행된 화성-6 개량형 시험발사장면이다. 네 발의 미사일이 550km 고도까지 상승비행하였다. 이 미사일들은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들이지만, 조선이 2017년 4월 5일에 발사한 미사일은 고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것은 시험발사가 아니라 사출-비행시험이었다. 그래서 비행거리가 60km밖에 되지 않았다. 조선은 북극성-2형 중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때로부터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개발속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지난 3월 6일에 발사된 화성-6 개량형과 지난 4월 5일에 발사된 탄도미사일 시제품은 외형과 발사속도가 서로 달라서 누구나 구분할 수 있다. 가장 커다란 차이는 로켓엔진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이다. 화성-6 개량형은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고, 4월 5일에 발사된 탄도미사일 시제품은 고체로켓엔진을 사용한다. 조선에서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각종 탄도미사일들은 화성 계열이고, 고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각종 탄도미사일들은 북극성 계열이다.

둘째, 2017년 2월 12일 조선은 북극성-2형 지대지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였다.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2017년 2월 20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불가사의한 항적에 나타난 북극성-2형의 첨단성능’(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1943)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는데, 그 서술내용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2016년 3월 24일 지상분출-계단분리시험에 성공한 대출력 고체추진제로켓이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에 장착되었다.
(2)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은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원통형 발사관에서 발사되었는데, 원통형 발사관은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3)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은 89도 각도로 고각발사되어 550km 고도까지 상승하였다가, 발사지점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동해 해상에 낙탄하였다. 사거리를 크게 줄였으므로 500km밖에 날아가지 않았지만,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5,500km로 추정되는 중장거리전략미사일이다.

그런데 조선이 지난 2월 12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을 4월 5일에 또 다시 시험발사할 필요도 없었고, 설령 두 번째로 시험발사하였다고 가정해도 60km밖에 날아가지 못할 리 만무하다. 사거리가 5,500km인 중장거리전략미사일의 비행거리를 60km로 줄이는 어리석은 일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이런 정황을 알게 되면, 지난 4월 5일에 발사된 북극성 계열의 탄도미사일이 북극성-3형 탄도미사일 시제품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문제는 북극성-3형 탄도미사일 시제품이 왜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에 비교되지 않을 만큼 짧은 거리를 비행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그 까닭은 조선에서 북극성-3형 탄도미사일 시제품을 시험발사한 것이 아니라, 그 미사일을 원통형 발사관에서 사출시켜 비행시험을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사출-비행시험이었으므로, 리대식 자행발사대차에서 발사하지 않고 지상에 설치된 수직발사대에서 발사하였던 것이다. 또한 사출-비행시험이었으므로, 북극성-2형처럼 평안북도 내륙에서 동해 상공으로 길게 발사하지 않고 함경남도 바닷가에서 동해 상공으로 짧게 발사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60km밖에 날아가지 못한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지난 2월 12일에 시험발사된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이 신형 중장거리미사일이라면, 지난 4월 5일에 사출-비행시험을 진행한 북극성-3형 탄도미사일 시제품은 지난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바로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미국이 그 출현을 두려워하는 바로 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이라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를 받으며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성을 기울여온 조선의 미사일공학기술자들과 노동자들은 그 시제품을 완성했고, 마침내 4월 5일에 사출-비행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북극성-2형 중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때로부터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을 완성하여 사출-비행시험을 진행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경이로운 개발속도다. 요즈음 조선에서 말하는 ‘만리마 속도’와 ‘강원도 정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사업에서도 발현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 <사진 6> 위쪽 사진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군사행진에 등장한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의 행진모습이다. 원통형 발사관이 없고, 미사일 동체가 노출된 채로 실려있다. 화성-14는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지만,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아니다. 아래쪽 사진은 러시아군이 2010년부터 실전배치한 RS-24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 이동하는 장면이다. 야르스는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원통형 발사관 안에 들어있는 그 미사일의 무게는 49t이다. 미사일이 들어 있는 원통형 발사관을 수직으로 세우고, 그 안으로 강한 고압가스를 분사하여 49t이 나가는 무거운 미사일을 발사관 밖으로 사출시키고 공중으로 20m나 날려보내 공중에서 점화한 뒤에 비행자세를 바로잡으며 상승비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것을 냉발사체계라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6. 조미핵대결 끝낼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대륙간탄도미사일

액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조선의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은 화성-13과 화성-14인데, 이 두 미사일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가지 않고, 미사일 동체가 드러난 채로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 있다. 그에 비해, 러시아와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간 채로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 있다. 예컨대, 러시아군이 실전배치한 토폴(Topol)-M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RS-24 야르스(Yars)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간 채로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려 있는 것이다. 

그런데 토폴-M의 무게는 47.5t이고, 야르스의 무게는 49t이다. 그처럼 무거운 미사일을 원통형 발사관 밖으로 어떻게 사출시킬 수 있을까? 미사일이 들어있는 원통형 발사관을 수직으로 세우고, 그 안으로 강한 고압가스를 분사하여 무거운 미사일을 발사관 밖으로 사출시키고 공중으로 20m나 날려보내는 것인데, 로켓엔진을 20m 공중에서 점화한 뒤 비행자세를 바로잡으며 상승비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것을 냉발사체계라 한다. 냉발사체계는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이 있어야 만들 수 있다. <사진 6>

미국은 땅 속의 수직갱발사대에서 뚜껑을 열고 열발사체계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나라는 이제껏 러시아와 중국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조선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 것이다. 조선이 그런 최첨단 미사일공학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매우 짧은 기간에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을 만들어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미사일 동체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간 채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미사일 동체가 노출된 채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차이는 크다. 전자는 액체연료와 추진제를 주입할 필요가 없으므로 교전상대에게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기습발사할 수 있으며, 발사 직후 교전상대의 반격을 받을 위험도 피할 수 있다. 그에 비해, 후자는 액체연료와 추진제를 주입하는 시간이 요구되므로 교전상대에게 발사징후를 노출할 위험도 있고, 발사 직후 교전상대의 반격을 받을 위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원통형 발사관에서 냉발사체계를 사용하여 발사하면 8축16륜 자행발사대차를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원통형 발사관이 없으면 발사 순간에 폭발하는 화염고열과 강한 후폭풍으로 8축16륜 자행발사대차를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데 있다.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의 대당 가격은 무려 60억 원(미화 527만 달러)이나 된다. 자원과 장비를 아끼는 조선에서 그처럼 값비싼 장비를 한 번밖에 쓰지 못하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그래서 조선은 냉발사체계가 설치된 원통형 발사관을 개발하였고, 이제부터는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서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비사일을 거듭하여 발사할 수 있게 되었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 있는 전차시험장에서 북극성-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실은 리대식 자행발사대차가 발사지점으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원통형 발사관 안에 들어있는 북극성-2형은 도로이동-공중점화식 탄도미사일이다. 조선이 2017년 4월 5일 사출-비행시험을 진행한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도 도로이동-공중점화식이다.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의 사출-비행시험을 진행하였으니, 이제는 그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일만 남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는데, 어느덧 그 마감단계의 끝에 이른 것이다.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차가 지하기지에서 밖으로 나와 발사지점으로 이동배치되면, 미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특사를 평양으로 급파하여 평화협정을 제안하는 수밖에 없다.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종식될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것은, 2016년 3월 24일 대출력 고체추진제로켓 지상분출-계단분리시험 → 2017년 2월 12일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북극성-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 2017년 4월 5일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제품 사출-비행시험으로 이어진 일련의 신형 미사일 개발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음을 밝힌 것이다. 이제 조선에게 남은 일정은 두 가지다. 이번에 사출-비행시험에 성공한 북극성-3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들어있는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차를 조선인민군 창건 85주년을 맞아 오는 4월 25일에 진행될 군사행진에 등장시키고, 그로부터 얼마 뒤 그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것이다. 이것이 남아있는 일정이다. <사진 7>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도로이동-공중점화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미국이 악몽과 패배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예견하는 근거는 미국 전략군사령관의 최근 발언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7년 4월 4일 미국 연방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존 하이튼(John E. Hyten) 전략군사령관은 조선의 미사일발사에 대해 얼마나 심각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있는지를 이렇게 실토하였다.

“그것(조선의 미사일발사를 뜻함-옮긴이)은 나에게 매우 우려스러운 순간들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조선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그것이 위협 미사일인지 아닌지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이야말로 예측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거의 매일 밤 북조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전략사령부의) 모든 연결망이 (조선의 미사일발사에 대비해) 가동되고 있다. 그 문제를 감당하기 위해 우리 전략사령부는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2015년 5월 25일 미국 주간지 <타임>에 실린 대담기사에서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북조선이다. 북조선 때문에 나는 밤잠을 설친다”고 실토했는데, 이번에는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이 “나는 거의 매일 밤 북조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조선의 고도화된 핵무력 앞에서 미국 태평양사령관과 전략사령관이 그처럼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있으니,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은 자행발사대차가 지하기지에서 밖으로 나와 발사지점으로 이동배치되면 미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특사를 평양으로 급파하여 평화협정을 제안하는 수밖에 없다. 그에게 다른 해결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1993년 ‘제1차 핵위기’ 이후 장장 24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종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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