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15년 04월 27일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군사강실에서 지략전 훈련하는 금성친위여단
2. 지형사판 사용하는 당대 무비의 비대칭전법
3. 비행금지구역 뚫고 들어가는 단엽정찰기
4. 달빛 없는 야음 속을 날아가는 복엽습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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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사강실에서 지략전 훈련하는 금성친위여단
조선인민군의 군사전술에 적용되는 여덟 가지 전투행동조법을 32자로 정리하면, 징후은폐, 민첩기동, 불시출현, 은밀침투, 근접매복, 위장기만, 기습타격, 야간공격이다. 32자 전투행동조법이란 조선에서 펴낸 자료에서 인용한 것은 아니고, 내가 나름대로 파악한 내용을 정리한 것인데, 전시에 그들은 32자 전투행동조법을 각이한 실전상황에 맞춰 배합함으로써 천변만화하는 수 백 가지 비대칭전법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서고금의 전쟁사는 전쟁이 무력으로만 밀어붙이는 전투행동이 아니므로 무력보다 지략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역사적 경험을 보여주는데, 조선의 전쟁사는 무력과 지략보다 사상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진리를 말해준다. 무력이나 지략도 사상에서 나오며, 사상이 없으면 무력과 지략이 있어도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들에게 전쟁은 사상을 중심으로 무력과 지략이 결합된 자기완결적인 전투행동인 것이다. 그리하여 사상전, 무력전, 지략전은 조선이 말하는 ‘주체의 전쟁관’에서 핵심내용을 이룬다.
그런 독창적인 전쟁관에 따라 조선인민군 부대들마다 빠짐없이 혁명사적교양실, 연혁실, 군인회관, 훈련장, 군사강실이 꾸려져 운영되는데, 혁명사적교양실, 연혁실, 군인회관에서는 사상전을, 훈련장에서는 무력전을, 군사강실에서는 지략전을 각각 훈련하는 것이다. 군대를 운영하는 방식부터 그렇게 남다르고 철저하므로, 훈련장만 알고 혁명사적교양실, 연혁실, 군인회관, 군사강실이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한 다른 나라 군대는 조선인민군을 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 장병들이 위에 열거한 32자 전투행동조법을 가지고 기발한 전술묘안을 구상하고 독창적인 비대칭전법을 연구하면서 지략전을 훈련하는 곳이 바로 군사강실이다. 그런 까닭에, 군사강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민군대사업을 현지지도할 때마다 반드시 돌아보는 주요시찰대상들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인민군 군사강실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조선인민군에 대해 엉터리로 작성한 보도는 하루가 멀다하게 내보내면서도, 정작 유심히 관찰해야 할 군사강실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다. 한 마디로, 그들은 조선인민군의 지략전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
전 세계에서 오직 조선인민군만 운영하는 군사강실은 어떻게 생겼을까? 다른 나라 군대와 마찬가지로, 조선인민군도 자기 내부모습을 외부에 전부 공개하지 않으므로, 군사강실을 알려면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방영한 기록영화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2013년 4월 5일 ‘유투브(You Tube)’에 게시된 조선의 기록영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인민군대사업을 현지에서 지도 주체102(2013) 3. (후편)’이 군사강실을 비춰준 영상자료다. 이 기록영화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3년 3월 한 달 동안 진행한 인민군대사업 현지지도를 수록한 것인데, 그 가운데서 군사강실을 비춰주는 화면은 2013년 3월 22일과 23일에 진행한 조선인민군 제1973부대 현지지도를 수록한 영상에 들어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3년 3월 22일 조선인민군 제1973부대를 현지지도하였고, 이튿날도 그 부대를 현지지도하였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어느 한 군부대를 이틀 동안 현지지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조선과 미국의 군사대결에 관해 내가 이전에 쓴 글들을 읽은 독자들은 기억할 수 있겠는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1973부대를 그처럼 이틀 동안 현지지도한 시점은 2013년 3월 29일 심야에 소집된 최고사령부의 긴급작전회의에서 미국 본토와 태평양작전구역의 군사전략거점들을 타격하는 문제가 논의되기 1주일 전이다.
미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동원한 대북핵위협으로 정세가 그처럼 험악해진 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1973부대를 이틀 동안 현지지도한 것은, 전시에 그 군부대가 전략군 부대들 못지않게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핵심전투단위라는 점을 말해준다. <조선중앙통신> 2013년 3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대원수님들께서 이 부대를 중시하시였으며 자신께서도 제일 중시하는 부대, 당이 믿는 부대라고 하시면서 오늘 부대를 시찰하는 데는 깊은 의도가 있다고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기록영화에는 제1973부대 연혁실을 비춰주는 화면이 나오는데,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그 군부대가 공화국 영웅 189명, 로력영웅 1명, 조국통일상 수상자 19명을 비롯하여 수많은 위훈자들을 배출하였음을 말해주는 벽면게시물이 화면에 나타나고, “오중흡7련대”와 “금성친위려단”이라고 각각 쓰인 두 개의 군기도 화면에 나타난다. 이런 화면들은 제1973부대가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 가운데서도 최정예 전투부대인 오중흡7련대 칭호를 받은 금성친위여단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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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영화에 나오는 해설에 따르면, 그 금성친위여단 예하 중대들 가운데는 영웅중대가 21개나 있다고 한다. 공화국 영웅을 그처럼 많이 배출한 부대이므로, 공화국 영웅의 이름으로 불리는 영웅중대도 그처럼 많은 것이다.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제1973부대 예하 김순손 영웅중대도 그런 중대들 가운데 하나다. <조선중앙통신> 2013년 3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 부대에는) 영웅이 참 많다. 군인들 속에서 영웅전사들의 전투위훈을 통한 교양을 잘하여 앞으로 조국통일대전의 돌파구를 열어제끼는 싸움에서 영웅부대가 되여야 한다”고 말하며 특별한 기대와 믿음을 표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총포성이 멎은 정전시기에 어떻게 189명의 공화국 영웅이 배출된 것일까? 기록영화에 나오는 해설은 제1973부대가 “유사시 적후에서 싸우게 될 부대”라고 밝혀주었고, 그 부대의 영웅교양장소를 비춰주는 기록영화 화면에는 “우리 부대 적후영웅전사들”이라고 크게 쓴 글발이 게시된 것이 보인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제1973부대에서 배출된 공화국 영웅 189명은 전시의 습격대상이나 습격로 등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으로 침투하여 고난도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기지로 돌아간 최정예 적후정찰병들임을 알 수 있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정보는 제1973부대가 평안남도 덕천에 사령부를 둔 제630대련합부대 예하 여단들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것처럼, 조선인민군 제630대련합부대는 ‘폭풍군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제11군단이다. <조선일보> 2011년 1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제11군단은 1969년에 창설된 특수8군단을 확대, 개편한 특수전 군단이다. 이 군단은 경보병, 항공륙전병, 저격병 같은 특수병종 전투원들이 배속된 10개 여단으로 편성되었는데, 1개 여단마다 그런 특수병종 전투원이 7,000명씩 배속되었다. 10개 여단 이외에 지원부대들까지 합하면 이 군단에 배속된 총병력은 80,000명인데, 그들은 모두 초인적인 강훈련으로 단련된 최정예 전투원들이다. 제11군단 예하 1개 여단은 5개 대대로 편성되었고, 1개 대대는 5개 중대로 편성되었는데, 그 중에 1개 중대는 60mm 박격포 9문으로 무장한 화력타격중대이고, 1개 통신소대, 1개 비반충포(무반동포)소대, 1개 화승총(휴대용 대공미사일)소대가 대대 직속소대로 별도 편제되었으며, 1개 분대마다 사거리 200m의 수류탄투척기로 사용되는 7.62mm 자동보총이 2정씩 지급되고, 모든 전투원들은 5.45mm 자동보총 1정, 실탄 300발, 탄창 4개, 수류탄 4발로 무장하였다.
<조선중앙통신> 2013년 3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부대 앞에는 적들의 아성을 타고앉아야 할 중대한 임무가 맡겨져 있다. 일단 싸움이 터지면 적들의 심장부에 벼락같이 돌입하여 맡은 군사대상물들과 괴뢰반동통치기관들을 불이 번쩍 나게 돌격, 소멸하여야 한다”고 말했고, <조선중앙통신> 2013년 3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제1973부대 예하 2대대를 현지지도하면서 “모든 전투원들이 자기들이 타격, 소멸해야 할 적들의 군사대상물들과 괴뢰반동통치기관들을 손금 보듯이 꿰뚫고 그 특성을 잘 알고 있어야 일단 유사시 적의 아성에 번개 같이 돌입하여 적들의 심장부에 멸적의 비수를 단번에 정확히 꽂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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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형사판 사용하는 당대 무비의 비대칭전법
<사진 3>은 위에서 언급한 기록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1973부대 군사강실을 시찰하는 중에 여단장에게 전투임무와 관련된 지시를 주는 장면이다. 그런데 그 장면의 배경에 보이는 거대한 지형도에 문득 시선이 멈춘다. 그 지형도는 지형, 도로, 건축물, 시설물, 녹지, 공원, 광장, 경기장, 산, 구릉, 강하천 등을 3차원으로 축약, 모사해놓은 것이다. 조선인민군에서는 그런 3차원 지형도를 지형사판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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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영화 장면에 나타난 그 지형사판은 군사분계선 이남의 어느 특정도시를 축약, 모사한 것인데, 어느 도시를 그렇게 축약, 모사해놓은 것일까? 기록영화의 한 장면을 잡아낸 <사진 4>는 그 지형사판에 축약, 모사된 도시가 서울임을 보여준다. <사진 5>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작전지도 위에 표시된 어느 특정지구를 유심히 살펴보는 모습을 수록한 기록영화 장면인데, <중앙일보> 2013년 4월 1일부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유심히 살펴보는 곳이 “청와대와 북악산 일대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하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제1973부대가 수행할 전시임무는 서울로 곧바로 진격하여 한국의 심장부를 “불이 번쩍 나게” 기습점령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동아일보> 2001년 3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폭풍군단’은 전시에 그들이 기습점령할 도시를 각 대대별로 하나씩 정해놓았다고 한다. ‘폭풍군단’에 50개 대대가 있으므로, 서울 이외에 각 광역시들과 도청소재지들을 포함하여 50개 주요도시들이 그들의 기습점령명단에 올라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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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2일 금성친위여단 지휘부를 현지지도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튿날 그 여단 예하 2대대를 현지지도하였는데, 지형사판이 그 대대의 군사강실에도 놓여있는 화면이 기록영화에 나온다. 2대대 군사강실에 놓여있는 거대한 지형사판은 두 종류다. <사진 6>은 ‘조선남해’라는 글씨가 보이는 지형사판이고, <사진 7>은 어느 대도시를 3차원으로 축약, 모사해놓은 지형사판이다. 그 대도시 한복판으로 파란색 물길이 나 있으니 그곳은 항구도시인 것이 분명한데, 남해안에 있는 가장 중요한 항구도시는 부산 이외에 다른 곳이 아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제1973부대 예하 2대대에게는 부산으로 곧바로 진격하여 남해의 관문을 기습점령할 전시임무가 주어졌음을 알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 2013년 3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제1973부대 “군사강실에 만들어놓은 적지역지형사판과 부대작전계획을 보시면서 군부대장으로부터 부대의 작전전투임무수행과 훈련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청취”한 다음, “주요타격대상들을 바로 정하고 중요대상물들을 빠짐없이 장악할 데 대한 지시를 주시”고 “유사시 전투원들이 적구에서 자유자재로 활동할 수 있게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21세기 현대전에는 위성항법체계를 사용하는 각종 전자식 무기들이 등장하는데, 조선인민군은 20세기식 지형사판을 아직 사용하고 있다. 그들의 그런 모습은 전자시대의 변화추세를 따라잡지 못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정반대다. 위성항법체계에 의존하는 전자식 무기와 위성항법체계에 의존하지 않는 수동식 무기를 실전상황에 따라 적절히 배합하여 사용하는 조선인민군에게 지형사판은 필수적인 비대칭군사장비다.
위성항법체계와 무관한 수동식 무기는 현대전에서 별로 쓸모없을 것이라고 속단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오판이다. 교전상대가 사용하지 않는 수동식 무기를 전투수단으로 사용하는 조선인민군의 지략전에서는 수동식 무기가 위력적인 비대칭무기로 전변되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비대칭전법에 가장 적합한 무기는 교전상대가 사용하지 않고 조선인민군만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비대칭무기라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당연히 비대칭전법과 비대칭무기를 사용하게 될 것인데, 교전상대는 그것에 효과적으로 맞설 전술훈련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비대칭전법과 비대칭무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응전할지 몰라서 우왕좌왕, 좌충우돌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조선인민군이 비대칭전법에서 사용할 각종 비대칭무기들 가운데 두 가지만 논하는데, 조선이 이번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두 종류의 경비행기가 바로 그런 비대칭무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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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행금지구역 뚫고 들어가는 단엽정찰기
조선인민군의 기본전술은 무징후선제기습을 앞세운 종심돌파전술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무징후선제기습으로 파괴하려는 종심타격대상들 가운데는 교전상대의 작전지휘소도 있고, 전차, 장갑차, 보병전투차량 같은 기동작전수단들이 집결해있는 북진돌격기지도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화력타격을 그런 작전지휘소들과 북진돌격기지들에 집중하여 파괴할 것으로 예견하더라도 교전상대의 화력타격수단들을 모두 단번에 파괴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예견하는 까닭에 대해 말해주는 사진 한 장이 있다. <사진 8>은 ‘독수리연습’에 동원된 미2사단 제210포병여단이 2015년 3월 26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에 있는 담터계곡에서 다련장로켓포를 발사하는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에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다련장로켓포, 자주포, 견인포 같은 화력타격수단을 몇몇 기지에 집결해놓으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의 불시기습타격을 받아 궤멸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화력타격수단들은 전선을 따라 수많은 사격지점들에 분산배치되었다.
둘째, 주한미국군 포병부대가 다련장로켓포를 발사하는 담터계곡 현장을 촬영한 위의 사진이 말해주는 것처럼, 그들은 각종 화력타격수단을 전선 곳곳의 산골짜기들에 분산배치해두고 발사준비를 갖춘 것이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산골짜기가 교전상대가 탐지하기도 어렵고 타격하기도 어려운 공간이기 때문이다.
한(조선)반도의 자연지리적 특징을 한 마디로 말하면, 어디를 가나 산과 계곡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는 것이다. 2007년 12월 13일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반부에 크고 작은 산이 4,440개나 있다. 우리나라 북반부에는 더 많은 산이 있으므로, 우리나라 전역에는 모두 10,0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산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정보를 작전상황에 대입하면, 전시에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은 교전상대의 선제기습타격에 살아남은 화력타격수단으로 즉각 반격할 것으로 보이는데, 조선인민군은 산골짜기에 들어박혀 반격하는 교전상대의 반격화점을 어떻게 타격할 수 있을까?
그런 작전상황과 관련하여 조선인민군은 두 가지 전술문제를 해결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교전상대의 반격화점을 찾아내는 항공정찰이고, 둘째는 계곡공간을 파고드는 저고도습격비행으로 교전상대의 반격화점을 파괴하는 공중타격이다.
방공망을 뚫고 파고드는 초저공무전파비행으로 교전상대의 반격화점을 찾아내는 항공정찰임무를 수행할 군사장비가 바로 이번에 조선이 개발한 단엽경비행기다. 명백하게도, 그 단엽경비행기는 저고도항공정찰에 아주 알맞은 비대칭군사장비다. 한국 언론사의 취재용 경비행기로 위장한 조선인민군의 단엽정찰기가 교전상대의 후방에 깊숙이 파고들어도 그 비행체의 피아식별은 어렵다.
방공망을 뚫고 파고드는 초저공무전파비행으로 교전상대의 반격화점을 찾아내는 항공정찰임무를 수행할 군사장비가 바로 이번에 조선이 개발한 단엽경비행기다. 명백하게도, 그 단엽경비행기는 저고도항공정찰에 아주 알맞은 비대칭군사장비다. 한국 언론사의 취재용 경비행기로 위장한 조선인민군의 단엽정찰기가 교전상대의 후방에 깊숙이 파고들어도 그 비행체의 피아식별은 어렵다.
1987년 5월 28일 저녁 당시 19살이었던 어느 서독청년이 여자친구를 태우고 조종한 쎄스나(Cessna) 경비행기 한 대가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상공에 홀연히 나타나 세 차례나 선회한 뒤 그 광장에 사뿐히 착륙하였다. 당시 소련군은 10,000여 개에 이르는 조밀한 방공레이더망으로 자국 영공을 철통 같이 감시하고 있었는데도 그 경비행기가 핀란드 헬싱키에서 모스크바까지 700km를 날아가 붉은 광장에 착륙할 때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경비행기가 핀란드 영공을 벗어나 소련 영공에 막 들어섰을 때, 마침 그 지역상공에서 초계비행 중이던 소련군 미그-23 추격기 한 대가 그 경비행기를 발견하였지만, 추격기 비행사는 비행 중인 소형 민용항공기를 보았다고 지상관제소에 간단히 보고한 뒤 현장을 떠났다. 그처럼 어이없는 사건이 일어난 까닭은, 그 경비행기가 무선교신장치를 꺼놓고 저공비행을 하였기 때문이다.
2015년 4월 15일 오후 1시 25분경 엄격한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된 미국 워싱턴 디씨 상공으로 어디선가 1인승 자이로콥터(gyrocopter) 한 대가 갑자기 날아들어 의사당 잔디밭에 착륙하였을 때도 미국 수도권 상공을 철통 같이 감시한다는 방공레이더망은 그야말로 ‘먹통’이었다. 제아무리 최첨단 방공레이더망이라 해도 무전파저공비행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충격적인 진실이 다시 한 번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조밀한 최첨단 방공레이더망으로 24시간 철통 같이 감시한다는 모스크바나 워싱턴 디씨의 비행금지구역이 무전파저공비행에 그처럼 어이없게 뚫리는 판이니, 그보다 더 허술한 서울의 비행금지구역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기체 외부를 한국 언론사의 취재용 경비행기처럼 감쪽같이 위장도색한 조선인민군의 단엽정찰기가 무선교신장치와 엔진을 모두 꺼놓고 무전파저공비행으로 군사분계선을 조용히 넘어 서울 상공에 나타나도 교전상대의 방공레이더망은 그 정찰기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고, 초계비행 중인 한국군 전투기가 우연히 발견해도 일상적으로 보는 취재용 경비행기라고 여겨 그냥 지나칠 것이다. 이처럼 비대칭군사장비를 사용하는 항공정찰로 느닷없이 교전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수행하는 지략전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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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달빛 없는 야음 속을 날아가는 복엽습격기
전시에 조선인민군 단엽정찰기가 저고도항공정찰로 파악한 교전상대의 위치정보를 작전지휘소에 송신하면, 즉시 습격기 편대가 출격하여 교전상대의 유생역량과 화력타격수단을 타격하게 되는데, 그런 저고도습격비행에 아주 적합한 무장장비가 이번에 조선이 개발한 복엽경비행기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그 복엽경비행기를 습격기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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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이번에 개발한 복엽습격기는 <사진 9>에 보이는 러시아산 복엽경비행기 AN-2와 외형이 쌍둥이처럼 똑같고 도색만 다르다. <사진 10>에 보이는 조선의 신형 복엽습격기는 녹색, 연녹색, 적색, 하늘색을 적절히 배합한 4종 위장색으로 칠해졌는데, 기체 상부를 녹색, 연녹색, 적색을 배합하여 칠했고, 기체 하부는 하늘색으로 칠했다. <사진 11>은 러시아산 AN-2의 조종석을 촬영한 것인데, 조선의 신형 복엽습격기 조종석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사진 12>은 러시아산 AN-2의 탑승공간을 촬영한 것인데, 조선의 신형 복엽습격기 탑승공간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성능향상이다. AN-2급 복엽습격기를 오래 전부터 자체로 생산하여 이미 500대 이상 보유한 조선은 이번에 기존 AN-2급 복엽습격기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복엽습격기를 새로 개발한 것이다. 중국과 우크라이나도 AN-2급 복엽경비행기보다 성능이 우수한 개량기종을 생산하였는데, 중국산 개량형은 Y-5이고, 우크라이나산 개량형은 AN-2-100이다. 러시아가 AN-2를 생산하기 시작한 해는 1960년이었는데, 그로부터 수 십 년이 지난 뒤에 AN-2와 같은 성능을 가진 기종을 복제할 어리석은 나라는 없다. 그 기종의 원조생산국인 러시아도 1990년대부터 AN-2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AN-3을 생산하고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이 이번에 개발한 복엽습격기는 AN-3급 개량형인 것이 분명하다. 조선의 AN-3급 복엽습격기는 추력이 더 강화된 국산 신형 엔진을 장착하였을 뿐 아니라, 20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탑승공간 설계를 다시 하였고, 방공레이더가 탐지하기 어려운 비철금속재질로 제작된 기체 외부에 스텔스 도료까지 칠하여 스텔스기능을 거의 완벽하게 보강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이 이번에 개발한 복엽습격기와 동급인 러시아산 AN-3은 시속 260km의 속도로 550km를 비행할 수 있고, 장갑관통탄, 고폭유산탄, 소이탄, 연막탄을 쏘는 57mm 로켓탄 16발이 장전된 발사기를 좌우에 한 대씩 장착하였으며, 충격흡수장치가 부착된 바퀴를 달았으므로 650m 길이의 평평한 공간만 있으면 비행장 활주로가 아니라도 어디나 이착륙할 수 있다. 이처럼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는 로켓포와 폭탄으로 지상목표물을 타격할 수도 있고, 항공륙전대의 강습작전을 위한 병력수송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추격기들은 교전상대 전투기들과 격렬한 근접공중전을 벌이게 될 것인데, 그처럼 교전쌍방이 중고도 상공에서 근접공중전을 벌이고 있을 때,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들은 근접공중전이 벌어진 중고도 상공 아래쪽으로 파고드는 저고도남하비행을 하게 될 것이다.
다른 나라 공수특전대는 대형수송기나 작전헬기를 타고 적진상공에 깊숙이 진입하여 낙하산으로 강하하는 공중강습훈련을 하는데, 교전쌍방이 강력한 방공망을 구축한 이 땅에서는 그런 식의 고전적인 공중강습은 지상포화에 피격될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실전에서는 거의 실행되지 못할 것이다. ‘폭풍군단’은 교전상대가 불변의 공식처럼 믿는 공중강습교리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독자적인 비대칭전법을 개발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저고도습격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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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3>은 한국군 해병대 전투원들이 어느 해변에서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의 저고도습격비행에 대비하여 개인화기를 공중에 발사하는 전술훈련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처럼 개인화기를 집중사격하면 복엽습격기를 격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의 저고도습격비행은 훤한 대낮이 아니라 캄캄한 밤에, 그것도 달빛조차 없는 무월광 야음 속에서 진행될 것이다. 원래 야간공격은 32자 전투행동조법을 배합하는 조선인민군의 비대칭전법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조선일보> 2013년 7월 22일부 인터넷판에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의 저고도습격비행을 가상한 야간대응훈련에 참가하였던 한국군 제대병사들의 회고담이 실렸다. 한국군은 동유럽나라들에서 수입한 20여 대의 AN-2를 훈련기로 사용하면서 조선인민군의 저고도습격비행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2009년 5월 4일에는 한국군이 사용하는 AN-2 한 대가 충청북도 영동의 포도밭에 추락해 완파된 적도 있다. 한국군 제대병사들의 회고담에 따르면, 한국군 작전헬기 UH-60보다 엔진소음이 훨씬 적게 들리는 AN-2가 야간에 외부비행등을 모두 꺼놓고 접근하는 경우 어느 방향에서 날아오는지 알 수 없어서 탐조등을 공중에 비춰보았으나 찾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전상황은 그런 회고담과 좀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는 지상의 습격대상에 접근할 때 외부비행등만 아니라 엔진도 꺼놓고 어둠 속에서 무소음 활공을 하는 것이다. 달빛도 없는 무월광 야음 속에서 외부비행등과 엔진을 모두 끄고 무소음 활공으로 방공레이더망을 뚫고 소리 없이 날아드는 복엽습격기의 완벽한 스텔스 저고도습격비행은 교전상대에게 소름끼치는 공포의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아시아경제> 2014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병들은 복엽습격기를 타고 300km에 이르는 장거리습격비행을 연습한다고 한다. 이것은 전시에 그 복엽습격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깊숙이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된 수도권에는 경비행기가 이착륙할 만한 골프장이 100여 개소나 널려있고, 한국군 장교들이 출입하는 군인전용 골프장만 해도 남측 전역에 29개소나 널려있으므로, 전시에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들이 골프장에 착륙할 것으로 우려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래서 수도권 골프장들에는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가 착륙하지 못하도록 긴 쇠밧줄이 준비되었다고 한다. 밤에 골프장에 착륙하는 복엽습격기에서는 지상의 쇠밧줄이 보이지 않을 것이고, 착륙하는 복엽습격기의 바퀴가 쇠밧줄에 걸리면 기체가 뒤집어질 것이므로, 그런 대비책을 세워둔 것이다.
그러나 골프장에 착륙차단용 쇠밧줄을 준비해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대비책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들은 수도권 각지의 골프장들에 착륙하여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려는 게 아니라 서울 도심에 직접 착륙하려는 것이다.
전시에 ‘폭풍군단’이 서울을 기습점령하려면, 서울 도심 지하로 뚫린 남진갱도들에서 쏟아져 나올 경보병 이외에 항공륙전병만 해도 최소 1,000명을 작전에 투입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20인승 복엽습격기 50대가 착륙할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서울 시내에는 복엽습격기 50대가 착륙할 만한 공간이 없다.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가 복엽습격기를 타고 서울 상공에 진입하여 낙하산을 타고 시내 곳곳에 강하할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지만, 전면 정전으로 암흑천지가 된 서울에는 낙하산 강하를 위협하는 가로수, 전기선, 고층건물, 광고판, 옥상시설물 같은 장애물들이 무수히 깔려있고, 서울을 탈출하려는 민간차량들이 도로마다 밀려들어 아우성치게 될 것이므로 그런 대혼란의 도심 속으로 강하하는 것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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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가 서울 같은 대도시를 기습점령하려면, 날아가는 복엽습격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도심에 강하하는 게 아니라, 도시에 흐르는 강에 복엽습격기를 수상착륙시키는 것이다. <사진 14>에서 보는 것처럼 착륙바퀴와 함께 부주(浮舟, float)가 장착된 복엽습격기가 전시에 불빛 없는 서울 상공에 진입하면 장애물이 없는 한강에 수상착륙할 것이다. 박갑수 통일교육원 교수의 논문 ‘북한의 군사전략과 군사력’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부주를 장착한 복엽습격기를 타고 수상이착륙훈련을 실시한 때는 1998년이다.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에는 크고 작은 강과 하천이 448개, 호수와 저수지가 63개나 있으므로, 부주를 장착한 복엽습격기들이 <사진 13>에서 보는 것처럼 수상착륙할 공간은 어디에나 널려있는 셈이다. AN-2급 복엽습격기를 이미 500대나 보유한 조선인민군이 이번에 AN-3급 복엽습격기를 새로 개발하여 생산하는 까닭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초인적인 강훈련으로 단련된 금성친위여단은 서울을 축약, 모사한 지형사판을 놓고 서울기습점령을 상정한 비대칭전법을 연습하고 있으며, 그 여단 예하 2대대는 부산을 축약, 모사한 지형사판을 놓고 부산기습점령을 상정한 비대칭전법을 연습하고 있다.
서부전선 북측 지역에서 서울까지 비행거리는 약 45km이므로,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들은 이륙한 뒤 불과 10분 만에 서울 도심 상공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의 선제기습타격으로 전력공급망, 통신망, 교통망이 이미 끊어져 불빛 없는 서울의 밤하늘에 줄지어 날아든 복엽습격기 50대가 한강 곳곳에 수상착륙하면, 최정예 항공륙전병 1,000명이 용산기지, 주한미국대사관, 청와대, 정부종합청사, 언론사 등을 기습점령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진격할 텐데 그것을 무슨 수로 막아낼 수 있을까?
중동부전선 북측 지역에서 부산까지 비행거리는 약 400km이므로, 조선인민군 복엽습격기들이 백두대간 협곡을 타고 남하비행을 하면 약 1시간 30분 만에 부산 도심 상공에 진입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의 선제기습타격으로 전력공급망, 통신망, 교통망이 끊어져 불빛 없는 부산의 밤하늘에 줄지어 날아든 복엽습격기 50대가 회동수원지와 수영강 곳곳에 수상착륙하면, 최정예 항공륙전병 1,000명이 부산해군기지, 부산주재 미국총영사관, 부산시청, 언론사 등을 기습점령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진격해 들어갈 텐데 그것을 무슨 수로 막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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