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30

대폭발이 다가오고 있는가?

[한호석의 개벽예감] (110)
자주민보 2014년 04월 2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원산상륙과 평양진격을 상정한 상륙전 시나리오에 따라 미국 제3해병원정단 소속 병사들이 전례 없는 대규모 상륙전연습을 올해 '쌍룡훈련'에서 실시하여 북을 심히 자극하였다. 미국은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두 달 동안 핵공격과 평양점령을 상정한 대북전쟁연습을 감행하면서 북을 극도로 자극하였는데, 이제 북은 자기들이 미국에게 보복공세를 가할 차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 자주민보


미국이 북을 두 달 동안 자극했으니, 이제는 북이 미국에게 보복할 때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유형의 관계에서 당사자들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처럼, 북과 미국의 적대관계에서도 두 나라의 적대적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북에게 적대행위를 취하면, 북도 당연히 미국에게 적대행위로 보복하게 되어 있다. 북미관계는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못하고 불안정한 정전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적대적 상호작용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북미관계에서 일어나는 적대적 상호작용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도가 한반도 평화협정체결인데, 미국은 북의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제안을 한사코 거부해왔다.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제안에 대한 미국의 거부행위야말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적대행위이며, 북미관계에서 적대적 상호작용을 끊임없이 지속시키는 악순환의 화근이다. 

미국의 대북적대감은 1953년 7월에 정전협정을 체결한 때로부터 지난 60년 동안 정치군사적 대립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누적된 것이다. 미국의 대북적대감은 미국이 건국한 이래 다른 나라에게 드러낸 적대감 중에서 가장 험악하게 표출되는 극도의 적대감이다. 
그처럼 뿌리가 깊고, 험악한 대북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미국의 고위관리 한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존 케리(John F. Kerry) 미국 국무장관이다. 그는 지난 4월 9일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면서 “북은 전 세계에서 최악의 인권탄압국”이며, “북측 정권의 인권침해는 추정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고, “히틀러의 나치정권 이후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현직 국무장관이 연방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북측 정권을 나치정권과 비교한 것은 실로 충격적이다. 미국의 역대 국무장관들이 모두 대북적대감을 드러낸 공격적 언사를 쓰곤 하였지만, 이번에 존 케리처럼 북측 정권을 나치정권과 비교한 극단적인 공격언사를 늘어놓은 사람은 없었다. 나치정권은 미국을 위해하려고 미쳐 날뛰다가 파멸해버린 악마로 미국인들의 기억에 각인되었는데, 현직 국무장관이 북측 정권을 그런 나치정권과 비교한 것은 사상 최악의 적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국무장관이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그처럼 극도로 험악한 언사를 사용하며 북을 비난, 공격한 것은, 미국이 북미대화에 티끌만한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으며, 대북관계에서 오직 적대행위로만 일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미국의 대북적대감이 험악한 감정표출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의 대북적대감이 표출되는 시공간에서는 예외 없이 대북적대행위가 자행된다. 미국의 대북적대행위는 그 나름대로 추진경로를 가진 정책으로 구체화되는데, 그것이 바로 대북적대정책이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은 북측 내부에서 반란세력을 육성하여 급변사태를 일으키고, 급변사태 와중에 평양을 점령하고 북측 정권을 전복시켜 친미정권으로 교체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북의 핵무기를 탈취하고, 남측 정권의 대북흡수통합을 실현하려는 침략적 시나리오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다. 미국은 그러한 대북적대정책의 추진경로에서 아래와 같은 세 가지 대북적대행위를 취하고 있다.  

첫째, 미국의 대북적대행위 가운데 가장 먼저 주목하는 것은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하는 대북전쟁연습이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은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의 규모를 이전보다 더욱 확대하였고, 그 대북전쟁연습의 공격적 내용도 이전보다 더욱 보강하였다. 
입장을 바꿔놓고 북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올해 미국이 핵공격과 평양점령을 상정한 대북전쟁연습을 이전보다 더욱 확대, 보강한 것은 북에 대한 무력침공위협을 극렬하게 감행한 적대행위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대북전쟁연습 확대와 보강은 그러지 않아도 미국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북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둘째, 미국의 대북적대행위 가운데 최근에 급격히 격화된 것은 미국이 주도하고 그 추종국들이 합세한 대북인권공세다. 올해 들어와 미국은 ‘북한인권문제’를 유엔안보리와 국제형사재판소로 끌고 가려는 대북인권공세를 본격적으로 감행하기 시작하였다. 지난해까지 미국과 추종국들은 ‘북한인권문제’를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제기하는 수준에 그쳤는데, 올해부터는 유엔안보리와 국제형사재판소로 끌고 가려는 극단적인 공격태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은 자기와 갈등을 빚는 다른 나라의 ‘인권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인권공세를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인권문제’를 유엔안보리에 상정하고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려는 극단적인 행동은 감히 취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지금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북한인권문제’를 유엔안보리에 상정하고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려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인권문제’를 유엔안보리에 상정하고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려는 행위는 그러지 않아도 미국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북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셋째, 미국의 대북적대행위 가운데 최장기간 동안 지속되는 적대행위는 미국이 주도하고 그 추종국들이 공조하는 대북경제제재다.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 6월부터 올해까지 장장 64년 동안이나 지속된 미국의 대북경제제재는 세계 최장기 경제제재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해마다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이 그처럼 세계 최장기 경제제재를 북에게 집중하는 것은, 그러지 않아도 미국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북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위에서 열거한 것처럼, 미국이 대북전쟁연습, 대북인권공세, 대북경제제재라는 세 가지 적대행위에 집착하여 북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지난 4월 25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서울 방문으로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을 자극하는 언사들이 쏟아져 나왔으니 북미관계가 더욱 험악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살펴보면, 북이 미국의 대북적대행위에 상응한 보복공세를 취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도리어 이상해 보인다. 이제부터는 북의 대미보복공세가 시작되는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진행된 인민군 군사행진에 등장한 화성-7호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5축10륜 자행발사대에 거대한 미사일이 탑재되었다. 탄두부는 우유병 꼭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14년 3월 26일 새벽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화성-7호 두 발을 서해에 접한 평안남도 숙천군에서 동해 한복판 공해상으로 발사하였다. 1992년에 개발된 화성-7호는 무게 1t짜리 탄두를 싣고 2,000km를 날아가는데, 이번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발사각도를 조정하여 약 650km를 날아가도록 사거리를 줄여 쏘았다. 650km 이상 넘어 날아가면 일본 영해에 떨어지므로, 사거리를 그렇게 줄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자주민보


선택적 대미보복공세인가, 포괄적 대미보복공세인가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지난 3월 26일 새벽 2시 35분과 2시 42분 서해에 접한 평안남도 숙천군에서 동해 한복판 공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하였다. 한반도를 동서로 관통한 발사방향은 정동쪽 방향과 거의 일치하였다. 당시 남측 국방부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그 두 발의 미사일은 마하 7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하며 160km가 넘는 고도까지 순식간에 치솟아 올라갔다가 발사원점으로부터 직선거리로 각각 662km와 645km 떨어진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는데, 해상탄착점 좌표는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18km 안쪽과 20km 안쪽에 각각 들었다고 한다. 이 해상탄착점 좌표로부터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본 해안까지 직선거리는 약 400km밖에 되지 않는다. 

남측 국방부는 그 날 조선인민군 전략군 부대가 발사한 두 발의 탄도미사일을 ‘노동미사일’이라고 추정하였다. ‘노동’이라는 명칭은 미국 군부가 제멋대로 부르는 자의적 별칭인데,  내가 2013년 6월 초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에서 직접 목격한 그 미사일 실물모형의 공식명칭은 화성-7호다. 무장장비관에는 실물을 축소한 모형으로 전시된 화성-7호가 5축10륜 자행발사대에 실려있었는데, 그 앞에 놓인 해설판에는 “1992년 발사시험에서 성공”이라고 적혀 있었다. 서방 군사전문가들이 펴낸 자료에 따르면, 화성-7호는 무게 1t짜리 탄두를 장착하고 2,000km를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인데, 남측 언론매체들은 화성-7호 사거리를 1,300km로 축소보도하였다. <사진 2>에서 보는 화성-7호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으므로, 그 미사일은 핵타격미사일로 분류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사거리 2,000km의 화성-7호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하자, 미국은 추종국들을 배후에서 조종하여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조치를 추가하려고 시도하였다. 그 시도는 화성-7호 두 발이 발사된 이튿날인 2014년 3월 27일 당시 유엔안보리 의장이었던 유엔주재 룩셈부르크 대사 실비 루카스(Sylvie Lucas)가 화성-7호 발사를 비난하는 구두언론성명 발표로 구체화되었다. 지난해 미국은 북의 위성운반로켓 발사를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대북제재조치를 추가하는 대북적대행위를 자행하였고, 올해는 북의 화성-7호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안보리 의장의 구두언론성명을 발표하도록 배후에서 조종하였다. 물론 미국은 구두언론성명보다 더 강한 조치를 취하고 싶었겠지만, 유엔안보리 상임이사회에서 중국이 미국의 그런 강경조치를 반대하였기 때문에 미국은 더 이상 고집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핵공격과 평양점령을 상정한 대북전쟁연습을 최대 규모로 감행한 자기들의 대북적대행위는 ‘방어훈련’으로 정당화하고, 그런 적대행위에 맞서 화성-7호를 발사한 북의 대응조치에 대해서만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행동을 취한 것이다. 미국이 자꾸 그렇게 행동하는 까닭은 북의 대응조치를 유엔안보리 결의위반으로 몰아가며 제재와 압박을 가중시키면 북이 견디지 못하고 결국 뒤로 물러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그런 예상은 커다란 오산이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대북적대행위를 계속 감행하여 북을 심히 자극한 미국이 북의 강력한 보복공세를 받게 되리라는 사실을 계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북은 미국의 대북적대행위를 어떻게 보복할 것인가? 이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으나, 요즈음 미국의 분석가들이 북의 대미보복공세를 나름대로 예측한 글을 써내고 있다. 이를테면, 북이 대미보복조치로 장거리미사일 위협발사를 강행할지 모른다고 예측한 분석가도 있고, 북이 대미보복조치로 지하핵실험을 강행할지 모른다고 예측한 분석가도 있다. 
그러나 북이 장거리미사일 위협발사와 지하핵실험 가운데서 어느 한 가지를 택하여 대미보복공세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 미국 분석가들의 예측은 빗나간 것으로 생각된다. 북은 그런 식으로 선택적 대미보복공세에 나서려는 게 아니라 장거리미사일 위협발사와 지하핵실험을 모두 실시하는 포괄적 대미보복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예측하는 근거는, 아래에 인용한 북측 국방위원회 성명과 외무성 성명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4년 3월 14일 북측 국방위원회는 ‘조성된 정세와 관련하여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에 대한 우리의 립장을 내외에 천명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지금처럼 미국의 핵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자위적 핵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투쟁은 계속되며 그 위력을 과시하기 위한 우리의 추가적인 조치들도 련속 있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성명에서 북측 국방위원회는 대미보복공세를 연속적인 조치로 취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2014년 3월 30일 북측 외무성은 성명에서 “미국이 <년례적>이니 뭐니 하면서 <평양점령> 등을 노리고 각종 핵타격수단들을 총동원하여 핵전쟁연습을 끊임없이 벌려놓고 있는 조건에서 그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의 훈련에도 보다 다종화된 핵억제력을 각이한 중장거리 목표들에 대하여 각이한 타격으로 활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형태의 훈련들이 다 포함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이것을 또다시 <도발>로 걸고 드는 경우에 대처하여 적들이 상상도 하기 힘든 다음 단계조치들도 다 준비되여 있다.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성명에서도 역시 대미보복공세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로 전개될 것임을 지적하면서, 그런 대미보복공세 가운데 하나가 핵실험이 될 것임을 밝힌 것이다. 
2014년 4월 4일 유엔주재조선대표부 리동일 차석대사는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은 붉은 선을 그었는데, 미국이 도발을 계속하면서 이 선을 넘어서면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튿날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은 조선인민군신문사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최근 한국군이 사거리를 500km로 늘인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을 지적하면서, 남측 당국은 북의 미사일발사와 같은 자위권 행사를 더 이상 문제로 삼을 수 없을 것이고, 미국도 북의 자위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 시비를 걸지 말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측 외무성 관계자와 전략군 대변인이 하루 사이로 연이어 북의 입장을 거듭 발표한 내용을 읽어보면, 유엔주재조선대표부 차석대사는 북의 핵실험 가능성을 예고하였고,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은 북의 장거리미사일 위협발사를 예고한 것이므로, 결국 핵실험 가능성과 장거리미사일 위협발사 가능성을 모두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4월 7일 북측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의 핵위협과 북침전쟁책동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핵과 탄도미싸일을 비롯한 자위적 억제력이 탁상에 올려놓고 론의할 흥정물로 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조성된 사태에 대처하여 누가 뭐라고 하든 미싸일위력과 핵억제력을 가일층 강화해 나갈 것이며 그에 대해 누구도 왈가왈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닌 게 아니라, 한국군 고위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14년 4월 3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은 지하핵실험과 위성발사를 각각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난 3월 말부터 지하핵실험장에서 갱도를 보수하고 강화하는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서 추진되고 있고,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은하-3호보다 크기가 더 큰 위성운반로켓을 쏴올리기 위한 발사대 확장공사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그 보도기사에서 다른 한국군 소식통은 북이 핵실험과 위성운반로켓 발사를 염두에 둔 “구체적인 로드맵과 ‘D-데이’를 정해놓고 차근차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정보를 종합하면, 북은 제4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은하 계열의 초대형 위성운반로켓도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북이 은하 계열의 최대형 위성운반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논하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북이 제4차 지하핵실험을 준비하는 상황에 대해서만 논한다.

▲  <사진3> 이것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중턱에 건설된 지하핵실험장 갱도입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이다. 이 지하핵실험장에서 북이 동시다발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예견된다. 북은 이미 외무성 성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예고한 바 있다. 북이 동시다발 핵실험을 실시하는 경우, 핵폭발이 발생시킨 강력한 인공지잔파는 만탑산 전체를 뒤흔들 것이고, 제4차 핵실험이 발생시킨 강력한 정치군사적 충격파장은 전 세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자주민보



해발고 2,200m 만탑산을 대폭발로 뒤흔들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솟아 있는 만탑산은 해발고가 2,200m인 높은 산인데, 바로 그 산 중턱에 지하핵실험장이 있다. 2005년 5월 14일 비공개 간담회에서 고영구 당시 국정원장은 미국이 1990년대 말부터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갱도를 굴착하는 징후를 포착하였고, 줄곧 관련동향을 추적해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것은 북이 1990년대 말에 이미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을 건설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핵탄이 없는데도 핵실험장을 건설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으므로, 북은 이미 1990년대 말 이전에 핵탄을 보유하였던 것이다. 중국과학원 부설 중국과학기술대가 지진계 관측기록과 위성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북이 2013년 2월 제3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한 지점을 오차범위 94m 이내에서 찾아냈는데, 만탑산에서 나타나는 그 좌표는 북위 41도 17분 26.88초, 동경 129도 4분 34.68초다. 

북은 2006년 10월 9일 만탑산 지하핵실험장 동쪽 갱도에서 제1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2009년 5월 25일 서쪽 갱도에서 제2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2013년 2월 12일 또 다시 서쪽 갱도에서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사진 3>에서 보는 만탑산 핵실험장에는 아직 핵실험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남쪽 갱도도 있다. 
그런데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에서 최근 특이한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었다. <조선일보> 2014년 4월 22일 보도에 인용된 남측 정부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지금 만탑산 지하핵실험장 일대에서 “차량과 사람의 활동이 증가하고 갱도입구에 가림막이 설치됐을 뿐 아니라 일부 장비와 자재가 반입됐다”는 것이다. 같은 날 <조선일보> 보도에 인용된 남측 국방부 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실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준비가 많이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은 언제든지 결정만 하면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며, 그에 대비하여 국방부와 합참은 지난 4월 21일 오전 9시부터 ‘국방부-합참 통합위기관리 실무반(TF)’을 24시간 가동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지금 북이 지하핵실험 징후를 미국의 정찰위성 감시망에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북은 정찰위성의 감시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데도 정찰위성이 아닌 상업위성도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지하핵실험 징후를 노출하고 있다. 이것은 징후노출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미국을 초조와 긴장 속에 계속 몰아넣는 전술로 보인다. 
북이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에서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할 준비를 갖추었다는 정보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연합뉴스> 2013년 1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그 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진행한 국방정보본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갱도 주변 정리작업을 지속적으로 하는 등 상시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2013년 11월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새누리당의 ‘북핵안보전략특별위원회’ 당정회의에 외부인사로 참석하여 발언한 백승주 국방차관은 북이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의 남쪽 갱도에서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할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의 제4차 지하핵실험 가능성을 논할 때 기억해야 하는 것은, 북이 이미 지난해 4월에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조치를 연속 취하였다는 사실이다. 2013년 4월 1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는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을 공포하였는데, 그 법의 제3항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가중되는 적대세력의 침략과 공격위험의 엄중성에 대비하여 핵억제력과 핵보복타격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운다”고 규정되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4월 11일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이 발표되었는데, 그 정령에서는 “원자력공업을 현대화, 과학화하며 최첨단 과학기술의 토대 우에 확고히 올려세워 핵물질의 생산을 늘이고 제품의 질을 높이며 자립적인 핵동력공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하여 원자력공업성을 내오기로 결정”하였다. 

북이 이처럼 2013년 4월에 핵무력을 강화하고 원자력공업을 신설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령과 정령을 연속 발표하였지만, 핵무력을 그 때부터 비로소 강화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북의 핵무력 강화사업은 언론에 공개된 자료에서는 그 시점을 알 수 없을 만큼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왔다. 이를테면, 2010년 6월 25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국해방전쟁승리 57돐 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김영춘 당시 인민무력부장은 보고를 통해 “미국의 가중되는 핵위협에 대처하여 우리는 새롭게 발전된 방법으로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측 외무성이 지난 3월 30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지적한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북은 자기의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한 조건에서 기존 방식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제4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하려는 것이다. 북측 외무성이 성명에서 언급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핵실험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북이 2013년 2월 12일에 실시한 제3차 지하핵실험이 어떤 형태의 핵실험이었는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로동신문> 2013년 5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북의 제3차 지하핵실험은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것이며, “작용특성, 폭발위력을 비롯한 모든 측정결과들이 설계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을 물리적으로 과시하고 적들을 전율케 하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보도내용은 북의 제3차 지하핵실험이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핵무력을 물리적으로 과시한 핵실험이었음을 말해준다. 
위의 인용문에서 ‘다종화된 핵억제력’이라는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종화라는 말은 여러 종류라는 뜻이므로, 제3차 지하핵실험은 기존 핵탄과는 다른 신종 핵탄을 폭발시킨 실험이었음을 알 수 있다. 기존 핵탄과는 다른 신종 핵탄은 증폭분열탄(boosted fission bomb)을 뜻한다. 이에 관해서는 2013년 2월 18일 <통일뉴스>에 실린 나의 글 ‘제3차 핵실험 폭발위력은 ‘상상초월’’에서 자세히 논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따라서 북이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 제4차 지하핵실험은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핵무력을 과시한 제3차 지하핵실험과는 다른, 북이 이제껏 실시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지하핵실험으로 되리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지하핵실험이 구체적으로 어떤 핵실험인지를 말해주는 유력한 근거는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에 건설된 갱도의 내부구조에서 발견된다. 

북이 땅속 깊이 건설한 갱도구조는 미국의 정찰위성도 들여다볼 수 없지만, 그 동안 갱도입구의 지표면에 나타난 일련의 노출현상을 살펴보면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의 갱도가 어떤 구조로 건설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만탑산 지하핵실험장 갱도의 내부구조에 관한 추론을 내놓은 전문가는 미국 몬트레이 국제연구원(Montere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산하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소(James Martin 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의 동아시아 비확산문제 담당연구원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다. 그는 지난 3월 20일 미국의 대북정보 웹사이트 ‘38 노스(North)’에 발표한 글 ‘풍계리의 갱도들: 대안적 관점’에서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의 서쪽 갱도 안에서 또 다른 갱도를 뚫는 굴착공사가 진척되는 것을 2013년 10월부터 위성영상자료를 통해 여러 차례 포착하였는데, 이것은 한 개의 중심갱도 안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뚫고 나간 여러 개의 분리갱도들을 굴착하는 공사가 완료되었음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만탑산 지하핵실험장 서쪽 갱도의 내부구조에 관한 제프리 루이스의 그런 추론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는, 만탑산 지하핵실험장 서쪽 갱도에서 2009년 5월 25일 제2차 핵실험이 실시되었고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이 또 다시 실시되었다는 사실이다. 동일한 갱도에서 핵실험을 두 차례 실시한 것은, 핵폭발이 일어났어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중심갱도가 견고하게 건설되었다는 뜻이며, 중심축선에 중심갱도를 굴착하고 거기에서 나뭇가지처럼 뻗어나간 여러 개의 분리갱도들이 굴착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2013년 2월 4일 남측 국방부가 언론에 공개한,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의 내부구조에 대한 추정자료에 따르면, 그 지하핵실험장은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1km 정도 중심갱도를 굴착해 들어가면서 오른쪽과 왼쪽으로 달팽이관 형태의 분리갱도를 여러 개 굴착하였고, 중심갱도에는 핵폭발 충격파를 차단하기 위한 1m 두께의 차단문이 10개 설치되었고, 분리갱도들에는 각각 3개의 격벽이 설치되었으며, 갱도의 가장 안쪽에 있는 기폭실에는 두꺼운 강철문 3개가 설치되었다고 한다.   

주목하는 것은, 그런 형태로 굴착한 여러 개의 분리갱도들에서 동시다발로 핵실험이 실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방식의 동시다발 핵실험은 지난 시기 소련, 미국, 중국이 실시한 전형적인 핵실험 방식이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소의 동아시아 비확산문제 담당연구원 제프리 루이스는 지난 4월 4일 ‘38 노스’에 발표한 글 ‘북의 핵무기는 2.0인가?’에서 북이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 제4차 지하핵실험이 위에서 언급한 동시다발 핵실험 형태로 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그가 예견한 동시다발 핵실험이란 핵탄 여러 개를 각 분리갱도들에서 동시에 터뜨리는 핵실험을 뜻한다. 
핵탄 여러 발을 동시에 터뜨리는 동시다발 핵실험이 핵탄 한 발을 터뜨리는 일시단발 핵실험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동시다발 핵실험은 수많은 핵탄을 보유한 핵강국들만이 실시할 수 있다는 점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 위에서 인용한 제프리 루이스의 글에 따르면, 지난 시기 소련은 146차례 실시한 동시다발 핵실험에서 총400개의 핵탄을 터뜨렸고, 미국은 63차례 실시한 동시다발 핵실험에서 총158개의 핵탄을 터뜨렸다고 한다. 

2004년 1월 21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펴낸 ‘북의 무기프로그램들: 총괄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은 2005년에 핵탄을 4∼8발 제조하고, 2010년까지는 핵탄을 해마다 13발씩 제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올해는 그들이 그렇게 예견한 때로부터 꼭 10년이 되는 해이므로, 지난 10년 동안 북이 제조한 핵탄은 적어도 100발 이상이라고 추산할 수 있다. 북이 동시다발 핵시험을 실시하려면 핵탄 재고량이 적어도 100발 이상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4월 24일 ‘38 노스’에 실린 자료에 따르면, 상업위성이 4월 23일에 촬영한 영상자료에는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의 남쪽 갱도로 들어가는 두 개의 입구 부근에서 차량과 자재의 이동이 증가하는 장면이 촬영되었고, 지휘차량과 통신차량 등으로 추정되는 차량들과 대형 화물차가 지원시설 주차장에 나타난 장면도 촬영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최근 상황전개는 두 차례의 핵실험이 이미 실시된 서쪽 갱도가 아니라, 핵실험이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은 남쪽 갱도에서 제4차 지하핵실험이 실시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만일 북이 제4차 지하핵실험을 동시다발 핵실험으로 실시하는 경우, 명백하게도 그것은 핵공격과 평양점령을 상정한 대북전쟁연습을 비롯한 각종 대북적대행위를 감행한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공세로 될 것이고, 그와 동시에 러시아와 미국이 선행한 핵공학기술의 발전경로를 따라 나아가는 핵무력 강화사업으로 될 것이며, 북이 핵탄을 대량으로 제조하는 기술과 자금을 보유한 핵강국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로 될 것이다. 만탑산을 넘어 전 세계를 강력한 핵폭발 충격파로 뒤흔들 북의 동시다발 핵실험이 바야흐로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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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2

미, 증원군이 올 수 없는 전쟁

[한호석의 개벽예감](109)
자주민보 2014년 04월 2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이 사진은 2013년 3월 7일 경기도 포천에 있는, 미국군은 악몽사격장(Nightmare Range)이라 부르고 한국군은 승진훈련장이라 부르는 공지전합동훈련장에서 당시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 공수된 미국군 제3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 제2대대 병력이 스트라이커 장갑차에서 내려 전투태세에 돌입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워싱턴주 타코마 인근에 있는 통합기지에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수송기에 실어 한반도 전선으로 공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96시간이 걸린다. 이것은 미국군의 전시증원군 전선투입속도가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공격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2014년 3월 13일 레이먼드 오디어노(Raymond T. Odierno) 미국 육군참모총장은 워싱턴 디씨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강연에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긴급한 상황 가운데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한반도 전쟁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려울 것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조선인민군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면 그것은 극도로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오디어노 육군참모총장은 미국군이 잠재적 적군으로 규정한 러시아군이나 중국인민해방군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으면서, 왜 조선인민군에 대해 그처럼 크게 우려한 것일까? 직설적으로 말하면,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군이 조선인민군을 이길 자신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자기들이 세계 최강 군대를 지휘한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고, 미국 언론매체들은 조선인민군의 무기체계가 노후하였다는 서방 군사전문가들의 발언을 종종 보도하는 판인데, 어째서 미국 육군참모총장은 미국군이 조선인민군을 이길 것이라고 자신하지 못하는 것일까? 한반도 군사분계선 가까운 곳에서 조선인민군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야전사령관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2014년 3월 25일 커티스 스캐퍼로티(Curtis M. Scaparrotti)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28,500명이 북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다고 보지만, 유사시 증원군 준비태세는 걱정스럽다. 후속부대의 준비태세를 우려한다”고 말하였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 증원군이 신속하게 전선에 투입될 것인지 확신할 수 없어서 걱정된다는 말이다.

스캐퍼로티는 주한미국군 28,500명과 한국군 63만3,000명을 합하여 66만명이 넘는 한미연합군 상비군을 지휘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비군 320만명까지 더하면 386만명 병력을 총지휘하는데, 그처럼 대병력을 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이 왜 전시증원군 파병문제를 그처럼 걱정하는 것일까? 그 까닭은, 63만3,000명이나 되는 한국군이 전투는 할 수 있어도 전쟁은 하지 못하는 군대라는 사실을 그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능력을 갖지 못한 군대를 이끌고 전쟁을 준비하는 처지에 있으니, 주한미국군사령관의 고민과 걱정이 이만저만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군이 전쟁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한국군은 독자적인 전쟁계획과 독자적인 군사정보자산을 갖지 못했고, 한국군 지휘부는 전면전을 지휘할 능력을 갖지 못했으며, 전면전에 투입될 주요군사장비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능력도 매우 제한되어 있다. 미국이 창설해주었을 뿐 아니라 창군 이래 지금까지 미국군에게 모든 것을 의존해오면서 미국군사령관의 지휘를 줄곧 받아온 한국군은, 체격은 성인 수준으로 자라났어도 체력은 아동 수준에 정체된 발달장애로 인해 기형적인 모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충격적인 현실을 간파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중에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여 한국군의 ‘발달장애’를 ‘치료’하려고 시도하였으나, 반대파의 저지에 밀리는 바람에 그런 시도마저 실현하지 못하였다. 한국군의 ‘발달장애’를 ‘치료’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심각한 문제가 걸려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조치는 2010년 6월 이명박 정권이 환수예정시점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는데, 이를 또 다시 연기하기로 확정한 박근혜 정권은 2014년 4월 현재 재연기 문제를 미국과 협의하는 중이다. 이처럼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영영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386만명 대병력이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휘하에 있지만, 휘하병력이 아무리 많아도 전시작전통제권과 전쟁능력을 갖지 못했으므로, 전시증원군 파병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유사시 최전방에서 전쟁을 지휘해야 할 주한미국군사령관이 그처럼 걱정하는 전시증원군 파병문제는 한반도 전쟁의 승패를 결정할 중대한 문제이므로, 미국은 해마다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전시증원군 파병연습에 열중하는 것이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전시증원군을 한반도 전선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을까? 전시증원군 파병연습이 실시된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이 막 끝난 오늘,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전시에 왜 한반도 전선에 증원군으로 투입되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4일에 시작되어 4월 18일에 끝난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에서 주목되는 것은, 미국군이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Stryker Brigade Combat Team)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연습을 벌인 것이다. 그것은 유사시 전시증원군을 한반도 전선에 신속하게 파병하기 위한 대북전쟁연습이었다. <사진 1>은 지난해 3월 7일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 투입된 제3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 제2대대 병력의 기동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이른바 ‘신속기동군’으로 개편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3개 보병대대, 1개 정찰대대, 1개 포병대대, 1개 공병대대, 1개 지원대대로 구성되었고, 병력은 4,500명이다. 그들의 무장은 에이브럼스 전차 60대,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 60대, 장갑차 112대, 155mm 견인포 10문, 105mm 야포 탑재차량, 120mm 박격포 탑재차량, 대전차미사일 탑재차량, 정찰차량, 지휘차량, 화력지원차량, 화생방정찰차량 등이다.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 1개 여단은 지난 3월 중순 ‘독수리’ 대북합동전쟁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수송기편으로 남측에 도착하였다. 경비를 절감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대북합동전쟁연습에서는 1개 여단만 참가하였지만, 전시에는 당연히 더 많은 여단들이 전선에 투입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려면 수송시간이 꽤 걸린다는 점이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미국군은 군사분계선에서 서울로 직통하는 한반도 서부전선 최전방에 주한미국군 제2보병사단을 전진배치해두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제2보병사단의 전시임무는 증원군이 전선에 투입되기까지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을 저지하는 것이다.
17,000명 병력으로 구성된 제2보병사단은 경기도 의정부에 사령부가 있고, 경기도 동두천에 보병여단과 포병여단으로 편성된 제1여단 전투단이 있고, 경기도 평택에 작전헬기를 운용하는 전투항공여단이 있다.

그런데 17,000명 병력 가운데 한반도 서부전선에 상시 주둔하는 병력은 10,000명뿐이고, 나머지 7,000명은 미국 본토 워싱턴주 타코마 남서쪽에 있는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Joint Base Lewis-McChord)에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군 증원군이 태평양을 건너 한반도 전선에 도착할 때까지 주한미국군 제2보병사단 병력 10,000명은 한국군 전방사단과 함께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을 저지해야 한다.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를 주목하는 까닭은, 한반도 전쟁에 파병될 증원군이 바로 그 기지에 대거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평시에 그 통합기지에 배치되었다가 전시에는 한반도 전선에 즉각 투입될 제2보병사단 병력 7,000명과  3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 병력 13,500명은 전시에 서부전선에서 조선인민군의 남진공격을 저지하는 제2보병사단, 한국군 전방사단과 합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전시에 미국군 병력 20,500명과 그들의 무장장비를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서 한반도 서부전선까지 재빨리 수송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서 경기도 오산공군기지로 실어 나르는 장거리 수송수단은 C-130 허큘리스(Hercules) 수송기다. 항속이 시속 540km이고, 항속거리가 3,800km인 이 대형수송기 한 대에는 무장병력 64명, 보병전투차량 3대 또는 장갑차 2대밖에 싣지 못한다. 

20,500명 병력을 무장시킬 전차, 보병전투차량, 장갑차, 견인포, 야포 탑재차량, 박격포 탑재차량, 대전차미사일 탑재차량, 정찰차량, 지휘차량, 화력지원차량, 화생방정찰차량 등을 미국 본토에서 한반도까지 공수하려면 수많은 C-130 수송기를 동원해야 하며, 너무 긴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래서 미국은 증원군을 전선에 투입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대책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각종 중무기를 전선에 미리 배치해두는 것이다. 실제로 전차, 보병전투차량, 장갑차, 견인포 같은 중무기들이 남측에 사전배치되었다. 오랜 수송시간이 걸리는 중무기를 전선에 사전배치하였으므로,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병력만 재빨리 수송기에 태워 전선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대책도 치명적인 약점을 피할 수 없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이 구축한 최전방 방어선을 강력한 화력타격으로 무너뜨릴 것이므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이 전방에 사전배치해둔 각종 중무기들도 파괴될 것이다. 방어선이 그렇게 무너지면,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사전배치해둔 중무기를 써보지도 못할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한반도 전쟁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공격속도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분초를 다투는 초단기속결전을 벌일 것이므로, 미국의 전시증원군은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공격속도만큼 빠른 초고속으로 전선에 투입되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군은 해마다 벌이는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한반도 전선에 신속히 투입하는 공수작전연습에 열중한 것이다.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한반도 전선에 투입될 수 있을까?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6시간(4일)이다. 원래 기존 보병사단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0시간(5일)이었는데, 기존 보병사단을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으로 개편한 이후 24시간이 줄어들어 96시간 만에 한반도 전선에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시에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이 태평양을 건너오는 공수시간은 조선인민군이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남진공격하는 시간보다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조선인민군은 초단기속결전을 72시간(3일) 안에 끝내겠다고 하는데,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이 전시증원군으로 한반도 전선에 투입되기까지 아무리 서둘러도 96시간(4일)이 걸리게 될 것이므로, 그들은 초단기속결전이 끝나고 하루가 지나서야 한반도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중시하는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의 한반도 전선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한 마디로 말해서,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은 한반도 전선에 전시증원군으로 오지 못하는 것이다.

특수군집단은 전시에 왜 한반도 전선에 증원군으로 투입되지 못하는가?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가운데 해마다 3월부터 4월까지 실시되는 대북전쟁연습을 흔히 ‘독수리’라는 우리말 명칭으로 부르지만, 원래 영어명칭은 나귀새끼(foal)와 독수리(eagle)라는 두 낱말을 합성한 ‘폴 이글(Foal Eagle)’이다. 나귀새끼는 미국군 제1공수특전단의 별칭이고, 독수리는 한국군 제1공수특전여단의 별칭인데, 두 부대가 합동으로 전개하는 대북전쟁연습이므로 두 별칭을 합쳐 ‘나귀새끼-독수리’라는 명칭을 달아놓은 것이다.

미국군 제1공수특전단 별칭과 한국군 제1공수특전여단 별칭을 합성하여 ‘폴 이글’이라는 대북전쟁연습 명칭을 지은 것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대북침투 특수전연습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극비상황에서 작전기동을 벌이는 특수전부대의 은밀한 침투전연습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으므로,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대북침투전연습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세상이 알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다.

미국 육군은 자기의 교범에서 특수전 개념을 언급하면서 “적지에서 지하작전, 지원작전, 유격전을 수행함으로써 집권세력이나 정부를 강제하고, 붕괴시키고, 전복시키는 저항운동 또는 반란을 일으키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해놓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특수전연습은 특수전부대가 북에 침투하여 북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급변사태를 일으키려는 목적으로 실시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미국군이 작성한 ‘작전계획 5029’가 바로 그런 급변사태를 일으키려는 대북특수전계획이다.

미국 특전사령부(Special Operations Command)의 지휘 아래 전선에 투입되는 특수전부대의 공식명칭은 특수군집단(Special Forces Group)이다. 미국 특전사령부는 미국 본토 플로리다주 탬파 인근 맥딜공군기지(MacDill Air Force Base)에 있다.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국 특수군집단은 반미성향의 약소국에 은밀히 침입하여 납치, 고문, 학살, 파괴를 자행하면서 그 나라 정권을 전복시키는 국가테러집단이다. 그들은 비정규전이라는 명목으로 살육과 파괴를 자행하면서 유엔헌장과 국제법이 보장하는 자주권과 인권을 유린한다.

그런데 그런 잔인무도한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미국 특수군집단이 ‘폴 이글’이라는 작전명칭을 내걸고 특수전연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전선이 바로 한반도이고, 대북특수전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 용산기지 안에 설치된 거점이 바로 주한미국군 특전사령부(SOCKOR)다. 이 특전사령부는 미국 영토 밖에 항시적으로 설치된 유일한 특전사령부다. 미국군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반도에 자기의 특전사령부를 항시적으로 설치한 것은, 대북특수전으로 급변사태를 유발하여 북의 정권을 붕괴시키고 북의 핵무기를 탈취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하는가 하는 것은, 북의 정권붕괴 및 핵무기 탈취를 노리는 미국 특수군집단과 한국 특전여단이 합동으로 대북침투 특수전을 집중 연습하는 대북적대행위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실제로 미국군은 2013년 3월에 있었던 ‘독수리’ 대북전쟁연습 중에 ‘밸런스 나이프(Balance Knife)’라는 명칭의 한미합동 대북침투 특수전 연습을 처음으로 실시한 바 있다. 이것은 대북침투 특수전 연습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되었음을 말해준다. 미국의 대북침투 특수전 연습과 ‘맞춤형 핵억제전략’ 연습이 2013년 대북전쟁연습에서 처음으로 실시되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특전사령부 산하 존 에프 케네디 특수전 훈련소(John F. Kennedy Special Warfare Center and School)가 2014년 1월에 펴낸 ‘특수전(Special Warfare)’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실린 글 ‘2013년도 독수리 훈련: 합동 비정규전’은 지난해 ‘독수리’ 대북전쟁연습 중에 실시된 특수전연습에 관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려주었다.

첫째, 2013년 3월부터 4월까지 기간에 미국 특전사령부 예하 특수전 기동대-13 (Special Operation Task Force-13)에 소속된 병력 253명은 한국군 특전사령부 예하 제7여단 및 제11여단 소속 병력 800명과 함께 합동으로 특수전연습을 실시하였다.
둘째, 2013년도 ‘독수리’ 대북전쟁연습 중에 실시한 특수전연습은 ‘급변사태계획(CONPLAN)’에 따라 남측의 다섯 개 지역에서 대북침투 특수전을 연습한 것이다.
셋째, 특수전연습은 “적지에 신중하게 침투하는 능력, 적지에서 작전환경을 조성하는 능력, 한국군 특전부대 또는 북측 내부의 무장세력으로부터 받은 보고를 통해 작전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넷째, 특수전연습을 시작하기 전에 특수전 기동대-13은 적지에 침투하여 제한적인 지원만 받으며 수행하는 실전연습을 아홉 달 동안 준비하였다.
다섯째, 특수전 기동대 연합작전센터를 군산공군기지에 설치하여 특수전연습을 지휘하였다. 
여섯째, 적지침투연습은 병력 55명을 태우고 시속 315km의 속도로 날아가는 MH-47 특수전헬기를 이용한 공중침투, 한반도 중부지방의 산악지대에서 약 150km를 행군하는 산악침투로 실시되었다.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앞둔 2014년 2월 4일 주한미국군 특전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을 방어할 수 있는 준비와 한반도의 안정유지를 위해 두 나라의 특수전 합동교환훈련(JCETs)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용산기지에 있는 주한미국군 특전사령부 휘하에는 특수군집단이 배치되지 않았고, 미국 특전사령부와 한국군 특전사 사이의 연락임무를 맡은 특수군 분견대-39(Special Forces Detachment-39)만 배치되었다. 따라서 미국 특전사령부가 북에 특수군집단을 침투시켜 특수전을 벌이려면, 미국 본토에서 특수군집단을 오산공군기지로 공수하여야 한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09년 3월 20일 '독수리' 대북전쟁연습현장에 공수된 미국 특전사령부 예하 제1특수군집단 소속 병사가 한국군 병사에게 M-9 권총 사격법을 가르쳐주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워싱턴주 타코마 인근에 있는 통합기지에서 특수군집단을 수송기에 실어 한반도 전선으로 공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96시간이 걸린다. 일본 오키나와에 전진배치한 제1특수군집단 1개 대대는 48시간만에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할 수 있지만, 나머지 3개 대대의 전선투입속도는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공격속도보다 늦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미국 특전사령부 예하에는 7개 특수군집단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 한반도 전선에 가장 먼저 투입되는 부대는 제1특수군집단이다. 특수군집단은 4개 대대로 편성되었다. <사진 2>는 제1특수군집단 병사가 한국군 병사에게 M-9 권총 사격법을 가르쳐주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제1특수군집단을 구성하는 4개 대대 가운데 1개 대대는 일본 오키나와에 전진배치되었고, 나머지 3개 대대는 미국 본토 워싱턴주 타코마 남서쪽에 있는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 배치되었다.

그러므로 미국 특전사령부는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오키나와와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 있는 특수군집단들을 수송기로 공수하여 한반도 전선에 투입해야 한다. 오키나와에 있는 1개 대대는 48시간(2일) 만에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 3개 대대가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하려면 96시간(4일)이 걸리게 된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초단기속결전을 3일 안에 끝내겠다는 것인데, 미군 특수군집단 증원군은 초단기속결전이 끝난 뒤에야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하게 되므로, 특수군집단의 전선투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말해서, 특수군집단은 한반도 전선에 전시증원군으로 오지 못하는 것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독수리' 대북전쟁연습 중에 경상북도 포항 영일만에서 벌어진 '쌍룡훈련'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상륙전연습에 동원된 미국군 제3해병원정단의 상륙전연습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이들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상륙강습함을 타고 한반도 전선에 투입되는데, 해상수송에 72시간이나 걸린다. 제3해병원정단의 전선투입속도는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공격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해병원정타격단은 전시에 왜 한반도 전선에 증원군으로 투입되지 못하는가?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은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과 특수군집단만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게 아니다. 해병원정타격단(Marine Expeditionary Strike Group)도 당연히 한반도 전선에 투입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 해병사령부는 해마다 벌이는 ‘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해병원정타격단을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상륙전연습을 실시해오고 있다. <사진 3>에서 보는 것처럼, 지난 3월 하순 미국군 제3해병원정단(3rd Marine Expeditionary Unit)과 해군기동대(CTF-76)가 남측에 도착하여 3월 27일부터 4월 7일까지 ‘쌍룡훈련’이라는 이름의 상륙전연습을 경상북도 포항 영일만에서 실시한 것이다.

올해 ‘쌍룡훈련’에는 미국 해병원정타격단 병력 7,500명과 한국 해병대 병력 3,500명, 그리고 미국 해군 병력 2,000명과 한국 해군 병력 1,000명을 포함하여 총병력 14,000명이 투입되었는데, 이것은 이제껏 실시한 대북상륙전연습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군과 한국군이 합동으로 실시하는 ‘쌍룡훈련’도 한미연합특수전연습인 ‘밸런스 나이프’와 마찬가지로 북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난 상황을 가정하고 실시하는 상륙전연습이라는 점이다. 북에 은밀히 침투한 미국 특수군집단이 ‘급변사태’를 일으켜 북의 정권을 무너뜨리면,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은 원산에 상륙하여 평양으로 진격하고 특수군집단은 핵무기를 탈취한다는 것이 미국군이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실시하는 대북전쟁연습의 핵심내용이다. 

그러나 미국군 야전사령관들이 말하는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의 실제모습은 의외로 허술해 보인다. ‘쌍룡훈련’이 실시되기 이틀 전인 2014년 3월 25일 쌔뮤얼 락클리어(Samuel J. Locklear)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자신의 최우선 목표는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고 북의 정권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현재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국 해병대와 해군은 상륙전에 필요한 충분한 무장장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하였다.

2009년 6월 11일 제임스 콘웨이(James T. Conway) 당시 미국 해병대사령관은 워싱턴 디씨에 있는 전국기자협회(NPC)에서 연설하면서 전시에는 한반도 전선에 미국 해병대 2개 해병원정단 병력 30,000명이 파병되어야 하는데, 지금 한반도 상륙전연습을 실시하는 해병대 병력은 2개 연대밖에 되지 않아 전시동원병력의 10∼15%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반도 상륙전에 대비한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의 무장장비부족과 훈련부족이 그들에게 심각한 문제로 되었는데,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선투입시간이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전선에 투입될 수 있을까? 2011년 3월 11일 초대형 지진해일이 일본 후쿠시마현을 강타했을 때, 캄보디아에서 상륙전연습을 마친 미국 제31해병원정단(31rd Marine Expeditionary Unit)은 상륙강습함 에섹스호(USS Essex)에 탑승하고 인도네시아에 방금 도착하던 길이었다. 당시 미국 해병대는 ‘도모다치 작전(Operation Tomodachi)’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재난구호작전에 투입되었는데, 제31해병원정단이 인도네시아를 떠나 일본 후쿠시마현 재난현장에 도착한 날은 3월 17일이었다. 당시 제31해병원정단은 전쟁연습을 끝낸 직후였기 때문에 출동준비를 따로 할 필요가 없이 즉각 출동하였는데도,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6일이나 걸린 것이다.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오키나와에 배치된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은 시속 33km로 항해하는 만재배수량 40,500t급 상륙강습함 반홈 리처드호(USS Bonhomme Richard)를 타고 한반도 전선에 투입될 것이다. 이 대형 상륙강습함은 해병대 병력 1,900명을 수송할 수 있다.
오키나와 남부에 있는 화이트 비치 해군기지(White Beach Naval Base)로부터 강원도 강릉 앞바다까지 거리는 약 1,500km인데, 대형 상륙강습함이 그 거리를 시속 33km로 항해하면 48시간(2일)이 걸린다.
그런데 반홈 리처드호의 모항(home port)은 오키나와 화이트 비치 해군기지가 아니라 일본 사세보 해군기지다. 그래서 반홈 리처드호는 항상 동중국해에서 대기하고 있다. 반홈 리처드호가 출전명령을 받는 경우, 대기 중이던 동중국해에서 남하하여 오키나와 남부에 있는 화이트 비치 해군기지로 가서 해병원정타격단이 출전준비를 마치기를 기다려 그들을 싣고 다시 북상하여 동해에 도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서둘러도 72시간(3일)이 걸리게 된다.

조선인민군은 초단기속결전을 72시간 안에 끝내려고 한다는데, 미국 해병원정타격단은 전쟁이 끝날 때가 되어서야 한반도 전선에 도착하게 되므로, 미국이 중시하는 해병원정타격단 전선투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해병원정타격단은 한반도 전선에 전시증원군으로 오지 못하는 것이다.

위에서 논증한 것처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의 전시증원군이 한반도 전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조선인민군은 전쟁을 신속히 끝낼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능력에 관해서는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몇 차례 논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은 전시증원군 파병을 상정한 대북전쟁연습을 해마다 두 차례씩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며 감행할 뿐 아니라, 올해는 그 규모를 더 확대하였다. 한반도 전쟁은 미국의 전시증원군이 한반도 전선에 도착하기 전에 초단기속결전으로 끝나게 될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미국은 전시증원군을 파병하는 전쟁연습에 왜 그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그 까닭은 미국이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능력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군 지휘부는 자기의 전시증원군 파병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쟁을 속결할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능력을 믿지 않는다.

미국군 지휘부가 조선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능력을 믿건 믿지 않건 그에 대한 판단은 미국군의 정보판단력에 달린 것이지만, 조선인민군에 대한 정보부족이 초단기속결전 능력을 믿지 않게 만든 것은 아닌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여섯 번째로 방북하여 북측 당과 국가의 고위급 지도간부들을 만난 도널드 그레그 (Donald P. Gregg) 전 주한미국대사가 최근 <중앙일보>와 대담하는 자리에서 꺼내놓은 솔직한 지적은 미국군 지휘부에게 주는 경고로 들린다. 지난 시기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백악관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을 가진 것으로 하여 ‘대북정보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레그는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미국 역사상 최악, 최장의 정보실패 사례다. 위성으로 북한을 손바닥처럼 관찰하고 정밀감청을 해도 우리는 그들의 내부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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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8

백령도 초근접해상에 떨어진 100여 발의 포탄

[한호석의 개벽예감] (108)
자주민보 2014년 04월 0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2014년 3월 말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쌍룡훈련'이 경상북도 포항시 영일만 일대에서 시작되었다. 위의 사진은 지난 3월 29일에 있었던 상륙전연습현장을 공중촬영한 것이다. 특히 올해 쌍룡훈련'은 해상돌격전과 공중돌격전을 결합한 대규모 상륙전연습이었다. 여러 날 동안 계속된 이번 합동상륙전연습은 미국군과 한국군이 원산만에 상륙하여 평양으로 진격한다는 이른바 '평양점령작전'을 실전 분위기 속에서 연습한 것이다. 미국군은 지난 3월 31일 영일만 일대에서 실시한 '쌍룡훈련' 현장을 취재진에게 공개하여 자기들의 '무력우세'를 크게 선전하려고 하였으나, 그들의 선전계획은 조선인민군의 대응공세에 밀려 실패로 끝났다.     © 자주민보, 한호석소장 제공



‘쌍룡훈련’에 맞서 전격적으로 실시된 대규모 실탄사격

지난 3월 31일 미국군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해안에서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쌍룡훈련’이라 부르는 대규모 상륙전연습현장을 내외언론 취재진에게 공개하였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올해 ‘쌍룡훈련’은 1993년까지 해마다 실시되었던 ‘팀 스피리트’라는 이름의 대북전쟁연습이 ‘키 리졸브-독수리’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바뀐 이후 21년 만에 해상돌격전과 공중돌격전을 결합하여 가장 큰 규모로 실시되었다. 강원도 원산만과 지형이 비슷한 경상북도 영일만 일대에서 그처럼 대규모 상륙전연습을 실시한 것은, 원산만에 상륙하여 평양으로 진격한다는 이른바 ‘평양점령작전’을 실전 분위기 속에서 연습한 것이었다.

조선인민군은 미국군과 한국군이 연합하여 그처럼 도발적인 상륙전연습을 감행할 뿐 아니라 언론보도를 통해 그 연습현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지 그리하여 조선인민군은 미국군과 한국군이 영일만 일대에서 대규모 연합상륙전연습을 시작하기 직전인 3월 31일 오전 7시경 서해 5도 분쟁수역에 선박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였고, 곧이어 오전 8시에는 한국 해군 2함대사령부에 전통문을 보내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오늘 실탄사격연습을 실시할 것임을 통보하였다.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대규모 연합상륙작전연습이 동해안 영일만 일대에서 벌어진 시간대에 맞춰 조선인민군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위태로운 무력충돌위험지역인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대규모 실탄사격연습을 전격적으로 실시한 것은, 전쟁연습에 전쟁연습으로 맞서는 단호한 반격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대규모 상륙전연습과 대규모 실탄사격연습이 남과 북에서 동시에 실시된 지난 3월 31일, 한반도에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무력충돌위험이 조성되었다.

원래 미국군은 자기들이 주도하고 한국군을 참가시킨 대규모 연합상륙전연습이 벌어진 현장을 내외언론 취재진에 공개하여 자기들의 ‘무력우세’를 전 세계에 알리려 하였으나, 조선인민군이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실시한 대규모 실탄사격연습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바람에 자기들의 ‘무력우세’를 전 세계에 알리려고 하였던 미국군의 선전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된 지난 3월 31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실탄사격연습은 낮 12시 15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서해 5도 분쟁수역을 향해 대구경 화력타격수단들인 장거리포, 해안포, 방사포를 연속-집중발사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미리 설정된 7개 구역을 향해 모두 14차례에 걸쳐 각종 포탄 500여 발을 쏘았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쏜 포탄 500여 발 가운데 100여 발이 이른바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에 떨어졌고,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은 그 100여 발이 떨어진 탄착점에 인접한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을 향해 즉각 300여 발을 쏘는 대응사격을 하였다고 한다.

연평도 포격전에서 완패한 이후 한국군이 정해놓은 새로운 교전규칙에 따르면, 만일 조선인민군이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으로 사격하는 경우 ‘월선’하여 탄착한 포탄보다 3배가 많은 포탄을 쏘는 즉각적인 대응사격을 한다는 것인데, 이번에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으로 각종 포탄 100여 발을 쏘았으므로 300여 발로 즉각 대응사격을 하여 “북한군의 군사도발에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하였다”는 것이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으로 100여 발을 사격하였을 때,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이 300여 발을 쏘아 대응사격을 하였으니,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을 3배나 압도하는 대단한 화력을 과시하였다고 일제히 보도하였다. 그런 보도만 읽어본 국민들은 그런 줄로 알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보도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른 허위보도였다. 남측 국방부가 언론에 흘려준 관련정보를 정밀분석하면, 놀랍게도 남측 언론보도내용을 완전히 뒤집는 정반대의 상황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3월 31일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긴박하게 전개된 실탄사격상황을 관련정보에 따라 재구성하면 아래와 같다.  

당일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대규모 연합상륙전연습에 대응하여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실시한 실탄사격은 1차와 2차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1차 사격은 미리 설정된 7개 구역을 향해 발사하는 식으로 진행되었고, 2차 사격은 백령도 동북쪽 해상에 설정된 제2구역을 향해 발사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에 떨어진 포탄 100여 발은 백령도 동북쪽 해상에 설정된 제2구역에 떨어진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1차 사격에서 7개 구역을 향해 동시에 각각 400여 발을 쏘았고, 2차 사격에서는 제2구역을 향해서만 100여 발을 쏜 것이다. 이것은 실탄사격상황을 파악하는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보인데, 남측 언론매체들 가운데 <조선일보> 2014년 3월 31일 보도기사에서만 그에 관해 정확히 언급하였고, 다른 언론매체들은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바람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동아일보> 2014년 4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7개 구역을 향해 각종 포탄 400여 발을 쏜 1차 사격은 낮 12시 15분경에 개시되었고, 제2구역을 향해 각종 포탄 100여 발을 쏜 2차 사격은 그로부터 약 25분이 지난 낮 12시 40분경에 개시되었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1차 사격에서 7개 구역을 향해 동시다발로 쏘았으므로 1차 사격에서는 일곱 차례 사격하였고, 제2구역을 향해 쏜 2차 사격에서는 네 차례 사격한 것이다. 그 네 차례 사격에서 100여 발을 쏘았으니, 한 차례에 25발씩 쏜 셈이다. 2차 사격에 나선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낮 12시 40분경부터 오후 3시 30분경까지 약 2시간 50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100여 발을 쏜 것은 어느 한 타격방향으로 포탄을 퍼붓는 일제사격을 한 것이 아니라 해상타격좌표를 명중시키는 집중조준사격을 하였음을 의미한다.
▲ <사진 2>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쌍룡훈련'을 계속 진행하면서 그 현장을 공개하는 대외선전까지 강행한 것으로 하여 정세가 극도로 긴장되었던 지난 3월 31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무력충돌위험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대규모 실탄사격연습으로 그에 대응하였다. 사진은 조선인민군 포병들이 130mm 해안포를 사격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사거리가 35km인 대구경 해안포들은 원래 해안갱도진지에 배치되어 있는데, 이 사진은 갱도진지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 바닷가에 해안포를 끌어다 놓고 사격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소장 제공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2차 사격에 동원한 각종 화력타격수단은 해안포, 평곡사포, 방사포였다고 하는데, 그 밖에도 북에서 ‘주체포’라 부르는 170mm 자행평사포를 함께 쏘았던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제2구역의 해상타격좌표를 조준하여 사거리가 35km인 130mm 해안포, 사거리가 40km인 152mm 평곡사포, 사거리가 50km인 240mm 22관 방사포, 사거리가 60km인 170mm 자행평사포를 사격한 것이다.

이처럼 사거리가 서로 다른 네 종류의 대구경 장거리포를 서로 다른 사격지점에서 일정한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쏘아 동일한 타격목표를 동시에 명중시키는 사격방식을 동시탄착사격(TOT, Time on Target)이라 하는데, 포사격에 컴퓨터기술이 도입된 요즈음에는 각종 포탄들의 사거리, 비행거리, 탄도각을 컴퓨터로 정밀하게 계산하는 화력통제장치를 사용하여 타격목표를 동시에 명중시킨다. 이전 시기의 동시탄착사격보다 타격정밀도가 더 높아진 새로운 사격방식을 동시다발 밀집사격(MRSI, Multiple Rounds Simultaneous Impact)이라 한다.

지난 3월 31일 서로 다른 네 종류의 대구경 장거리포를 서로 다른 사격지점에서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동시다발 밀집사격은 백령도 동북쪽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의 어느 타격좌표를 향해 일제히 사격하여 동시에 명중시킨 것이다.

그런데 남측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네 차례에 걸쳐 동시다발 밀집사격으로 쏜 포탄 100여 발이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에 떨어졌고 그 가운데 일부 포탄은 ‘북방한계선’에서 남쪽으로 3km나 들어온 해상에 떨어졌다고 한다. ‘북방한계선’에서 남쪽으로 3km나 들어온 해상은 백령도 해안에서 불과 3∼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초근접해상을 뜻한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동시다발 밀집사격이 7개 구역 가운데 유독 제2구역에서만 실시된 까닭은, 직선거리로 11km밖에 되지 않는 백령도와 월내도 사이의 좁은 수역 안에 제2구역을 설정하면 백령도 해안에서 3∼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초근접해상에 포탄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그처럼 백령도 초근접해상으로 포탄을 쏘았다는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으로 포탄을 쏘았다고만 밝혔으니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백령도 초근접해상에 포탄 100여 발이 떨어지는데도 잠잠하였던 한국군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쏜 포탄이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에 떨어지기 시작하자, 한국군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즉각 한국군 해병6여단 포병부대에 대응사격을 명령하였고, 그 명령에 따라 K-9 자주포와 벌컨포를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을 향해 세 차례에 걸쳐 300여 발 대응사격하였다는 것이 당시 남측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이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런 발표에 한 술 더 떠서 해병6여단 포병부대가 300여 발을 쏜 ‘대응사격’의 의의에 대해 크게 보도하였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전 이전에는 한국군 포병부대가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조선인민군이 쏜 포와 같은 종류의 포를, 같은 포탄수만큼 쏘는 식으로 대응사격을 한다는 유엔군사령부 교전규칙을 따랐는데, 이번에는 그런 교전규칙을 사실상 폐기하고 “신속성의 원칙에 따라 북한군 포탄이 NLL 이남 해상에 떨어지고 나서 수 분 이내에 대응사격이 이뤄졌고, 충분성의 원칙에 따라 세 배 이상 포탄을 발사하였다는 것”이다.

▲ <사진 3> 지난 3월 31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백령도 초근접해상의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대구경 장거리포 100여 발을 2시간 50분 동안 계속 쏘았을 때,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은 대응사격을 한 발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당시 백령도를 향해 접근하던 미확인 소형 비행체를 향해 20mm 벌컨포 300발을 5분 동안 쏘았을 뿐이다. 사진에 나오는 벌컨포는 사거리가 1km밖에 되지 않는다.     © 자주민보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조선일보> 2014년 4월 5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2차 사격을 개시한 때로부터 약 1분이 지난 낮 12시 41분경 한국군 해병6여단 포병부대가 벌컨포 3문을 5분 동안 300발 쏘았는데, 그것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2차 사격에 맞서 대응사격을 한 것이 아니라 미확인 소형 비행체가 백령도 북쪽 상공으로 접근하자 그 비행체를 향해 쏜 것이었다. <사진 3>에서 보는 것처럼, 사거리가 1km밖에 되지 않는 20mm 벌컨포를 2km 고도에서 날아오는 미확인 소형 비행체를 향해 쏘았으므로 그 포탄은 ‘북방한계선’ 근처에도 날아가지 못하고 백령도 해안 부근에 떨어지고 말았다. 

한국군 해병6여단은 자기들에 대한 조준사격을 상정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대규모 실탄사격에서 심각한 위협을 느꼈지만, 이상하게도 대응사격을 전혀 하지 못하였고, 미확인 소형 비행체를 향해 20mm 소구경 ‘헛총’ 300발만 쏘고 이내 잠잠해진 것이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낮 12시 40분경부터 오후 3시 30분경까지 2시간 50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백령도 초근접해상의 해상타격점을 향해 100여 발을 조준하여 쏘는 동시다발 밀집사격을 계속하고 있었는데도, 한국군 해병6여단 포병부대는 2시간 50분 동안 대응사격을 한 발도 하지 못하고 잠잠하였던 것이다.

백령도 조준사격을 상정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동시다발 밀집사격이 언제 끝날지 당시로서는 전혀 알 길이 없었던 미국군과 한국군에게는 3년 반 전 연평도 포격전에서 겪은 악몽이 되살아났을 것이다. 특히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틀어쥔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이러다가 혹시 백령도가 기습타격을 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공포를 느끼며 안절부절못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동시다발 밀집사격을 개시한 때로부터 약 1시간 10분이 지난 오후 2시 50분경 조선인민군에게 긴급히 전화통지문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전화통지문을 통해 사격중단을 요구하면서 “유엔사-북한군 장성급회담을 위해 본 통지문 수령 이후 2시간 이내에 유엔사가 북한군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통보하였다. 이것은 포사격은 제발 그만하고 쌍방이 급히 만나 대화로 위기상황을 넘기자는 뜻을 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통해 이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고 본다. 타격을 받고 반박이나 경고가 아니라 대화를 요청한 미군의 행동을 달리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주한미국군사령부의 긴급전화통지문을 받고서도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약 40분 동안이나 동시다발 밀집사격을 더 계속하였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주한미국군사령부의 다급한 사격중지요구를 완전히 무시한 채 원래 정해진 사격연습계획대로 동시다발 밀집사격을 완료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인민군이 백령도 초근접해상으로 100여 발을 2시간 50분 동안 계속 쏘았는데도 한국군은 왜 대응사격을 한 발도 하지 못하였으며, 주한미국군은 왜 조선인민군에게 사격을 중지해달라고 다급히 요구하였던 것일까? 그 까닭은, 만일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이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으로 K-9 자주포를 쏘는 대응사격을 개시하는 순간 백령도와 연평도가 조선인민군의 집중공격을 받게 될 매우 위험천만한 상황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인민군 육해공군은 한국군 해병6여단이 쏠 대응사격포탄이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에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백령도와 연평도를 집중공격할 전투태세를 갖추고 대기 중이었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의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당일 낮 12시 15분경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1차 사격을 개시할 때, 조선인민군 항공군 미그-29 두 대가 이미 서해 상공에 출격하였다는 사실만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갔지만, 미그-29 두 대가 출격한 것은 물론이고, 황해남도의 굴곡진 해안과 크고 작은 섬들에 배치된 1,000여 문에 이르는 대구경 해안포들이 갱도진지에서 나와 백령도와 연평도를 겨냥한 즉시사격태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황해남도 내륙 각지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배치된 대구경 장거리포와 방사포, 각종 단거리미사일들도 백령도와 연평도를 겨냥한 발사준비태세에 돌입하였던 것이다. 황해남도 해안에 배치된 서해함대 소속 전투함들도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당시 조선인민군 육해공군이 백령도와 연평도를 집중공격할 전투태세를 취하였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유사시 백령도와 연평도를 집중공격하라는 작전지침을 이미 내린 바 있고, 그 작전지침에 따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이 백령도-연평도 집중공격을 상정한 대규모 실탄사격연습까지 실시한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8월 16일 연평도가 지척에 바라다 보이는 장재도 방어대와 무도 방어대를 연이어 시찰하면서 그 두 섬에 주둔하는 포병들에게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수역 또는 지역에 단 한 발의 포탄이 떨어져도 지체 없이 섬멸적인 반타격을 가함으로써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적들이 감히 서툰 불질을 해대며 우리의 령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그것을 서남전선의 국부전쟁으로 그치지 말고 조국통일을 위한 성전으로 이어가라고 단호히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또한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3월 12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 밑에 백령도와 연평도 타격에 인입되는 열점지역 포병부대들의 실탄사격훈련이 실시되었을 때도, 그 포병부대들은 “적들이 감히 우리의 령해, 령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무자비한 포병화력타격으로 적진을 아예 벌초해버릴 데 대한 최고사령관 동지의 전투명령”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므로 만일 이번에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이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실탄사격에 맞서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으로 사격하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백령도와 연평도의 화력진지 및 군사시설을 향해 지상, 해상, 공중에서 강력한 화력을 총동원하여 집중공격을 개시할 판이었다. 이처럼 극도로 위험천만한 상황을 간파한 한미연합군사령부는 백령도에 주둔하는 해병6여단에게 K-9 자주포로 대응사격을 하라는 명령을 차마 내리지 못하고 조선인민군에게 사격중지요청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처음 보는 함선 두 척이 나타나 로켓포 80발을 더 쏘았다

당시 남측 언로보도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조선인민군이 지난 3월 31일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실시한 실탄사격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방사포고속정 두 척이 실탄사격에 참가한 것이다. 방사포고속정이 서해 5도 분쟁수역에 나타나 실탄사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므로, 백령도에 주둔하는 해병6여단은 자기들이 처음 보는 함선이 나타나 실탄사격을 하는 현장을 멀리서 목격한 것이다.

방사포를 탑재한 고속정을 남측에서는 ‘화력지원정’이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로켓정(rocket boat)’이라 부르는데, 북에서 쓰이는 공식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서 이 글에서는 방사포고속정이라 부른다. 방사포고속정은 포병부대가 아니라 해군부대가 운용한다.
황해남도 옹진반도 맨 끝 가까이에 마압도라는 섬이 있는데, 매우 작은 섬이라서 웬만한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지난 3월 31일 바로 그 마압도 남쪽 앞바다에서 대기 중이던 조선인민군 해군 방사포고속정 두 척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낮 12시 40분경 제2구역의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2차 사격을 개시하는 때에 맞춰 고속기동으로 마압도 서쪽 앞바다까지 올라가 제2구역의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방사포를 발사하였다.

▲ <사진 4>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해군이 운용하는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에서 방사포를 장전하는 장면과 속사포(벌컨포) 사격태세를 취한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 나온 방사포는 1990년식 122mm 40관 방사포이고, 사진에 나온 속사포는 30mm 6열 속사포다. 이 방사포고속정은 시속 64km로 고속기동하면서 적함대를 향해 방사포와 속사포를 집중조준사격할 수 있는데, 방사포는 일반탄은 물론 산포탄(집속탄)까지 쏠 수 있다.     © 자주민보

조선인민군 해군이 운용하는 방사포고속정은 청주급과 차호급 두 종류다. 청주급이나 차호급이라는 분류명칭은 미국군이 자의적으로 붙인 것인데, 북에서 쓰이는 공식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만재배수량이 205t인 청주급 방사포고속정은 122mm 40관 방사포 1문을 탑재하였고, 85mm 함포 1문, 14.5mm 쌍열 함포 2문을 장착하였으며, 항해속도는 시속 36km다. 그에 비해,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은 만재배수량이 82t밖에 되지 않는 소형함정이지만 122mm 40관 방사포 1문을 탑재하였고, 30mm 6열 속사포(벌컨포) 1문, 14.5mm 쌍열 함포 1문을 장착하였으며, 항해속도가 시속 64km로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다. <사진 4>에 나온 것이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인데, 122mm 방사포 40발을 재장전하는 모습과 30mm 6열 속사포가 사격태세를 취한 모습이 보인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0mm 8관 방사포를 탑재한 1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을 촬영한 것이다. 조선인민군 해군은 1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을 1980년대까지 운용하였고, 1990년대에는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으로 교체하였는데, 남측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서해 5도 분쟁수역에 출동한 방사포고속정에 대해 보도하면서 30여 년 전에 찍은 오래 된 사진을 실어 독자들을 혼동시켰다.     © 자주민보

그런데 남측 언론매체들은 122mm 방사포가 40관이 아니라 20관이라고 오보하였을 뿐 아니라,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200mm 8관 방사포를 탑재한 1세대 방사포고속정 사진을 실었다. 초기형 200mm 8관 방사포를 탑재한 1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이 퇴역하고 신형 122mm 40관 방사포를 탑재한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으로 교체된 적이 언제인데, 남측 언론매체들은 1980년대에 운용하였던 1세대 방사포고속정을 찍은 오래 된 사진을 아직도 싣고 있으니 오보에 오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6월 초 나는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4축9륜 장갑차량에 탑재된 1990년식 122mm 40관 자행방사포를 직접 보았는데, 그 앞에 놓인 해설판에는 “일반탄 사거리 20.7km”라고 적혀 있었다.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에 탑재된 1990년식 122mm 40관 방사포는 일반탄만이 아니라 산포탄(집속탄)까지 발사하는 매우 위력적인 화력타격수단인 것이다.

러시아에서 생산된 122mm 방사포는 사거리가 30∼45km인데, 북에서 생산된 122mm 방사포는 사거리가 왜 20.7km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이 의문도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1990년식 122mm 40관 방사포 앞에 놓인 해설판에서 풀렸다. 해설판에는 “정밀타격 능력”이라고 적혀 있었다. 북에서 생산된 1990년식 122mm 40관 방사포의 포탄에는 정밀타격기능을 수행하는 유도장치가 들어갔고, 그만큼 로켓연료가 줄었기 때문에 사거리가 20.7km 이상 늘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일반탄은 물론 산포탄도 쏠 수 있고, 집중타격은 물론 조준타격도 할 수 있는 이 위력적인 방사포는 초당 2발씩 고속발사를 할 수 있으므로, 40발을 모두 쏘는 데 2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만일 시속 64km로 돌진하는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다섯 척이 122mm 방사포 5문에 장전한 산포탄 200발을 일제사격으로 발사하면, 20초 동안 집중조준타격으로 미국군 7함대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3월 11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백령도에서 1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월내도 방어대를 시찰하면서 “적함선들이 군사분계선 해상수역을 침범할 때에는 강력한 조준격파사격을 가할 데 대한 새로운 해상작전규정을 비준하여 주시였다”고 하였는데,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비준한 새로운 해상작전규정에는 방사포고속정 편대의 집중조준사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122mm 방사포탄에도 뚫리는 백령도와 연평도의 신설 방호진지들

조선인민군 해군은 그처럼 위력적인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을 60척 이상 실전배치하였는데, 서해함대에 25척 이상 배치되었고, 동해함대에 35척 이상 배치되었다. 실정이 그런데도 남측 언론매체들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이 서해함대와 동해함대를 합해 모두 18척밖에 배치되지 않은 것처럼 축소보도하였다. 북에서 생산된 1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세 척을 이란이 수입해간 때가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87년 4월이었는데, 지금 북에 실전배치된 방사포고속정이 18척밖에 되지 않는다는 축소보도야말로 엉터리다. 

조선인민군 해군은 2014년 3월 31일 낮 12시 40분경부터 개시된 2차 사격에서 122mm 40관 방사포를 각각 1문씩 탑재한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두 척을 동원하여 해상기동사격을 하였으므로, 백령도 초근접해상의 제2구역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122mm 방사포탄 80발을 사격한 것이다. 그 방사포탄 80발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백령도 초근접해상의 제2구역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쏜 100여 발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므로, 2차 사격에서 쏜 포탄은 모두 180여 발이었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각종 포를 조준하여 동시다발 밀집사격으로 100여 발을 쏘고, 조선인민군 해군이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두 척을 동원하여 일제사격으로 122mm 방사포탄 80발을 쏜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백령도와 연평도를 기습공격할 화력준비태세를 과시한 매우 대담한 군사행동으로 보인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4년 3월 11일 월내도 방어대를 시찰하면서 “현재 우리의 화력밀도가 대단히 높다. 백령도의 적대상물들을 3중, 4중으로 타격할 수 있다. 백령도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하면서 “싸움의 날 불바다에 잠기고 처참하게 짓이겨지는 적진을 방어대장이 직접 사진을 찍어 최고사령부에 전송하라”고 지시하고, “월내도 방어대의 포병들도 최고사령관의 명령이 내리면 조국통일대전의 첫 포성, 신호탄을 쏘아올려야 한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3중, 4중으로 타격한다는 것은 불마당질로 초토화한다는 뜻이다.

백령도의 화력진지와 군사시설들을 3중, 4중으로 타격할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화력준비태세가 그러하면, 백령도에서 그것을 방어할 한국군 해병6여단의 방호진지들은 그처럼 강력한 화력타격에 과연 견딜 수 있을까? 2011년 8월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당시 명칭) 국회의원이 대한토목학회에 용역을 의뢰하여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백령도와 연평도에 새로 건설된 방호진지들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쏘는 122mm 방사포 직격탄에 취약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유사시 백령도와 연평도를 향해 조준격파사격으로 쏘게 될 각종 포탄들 가운데 122mm 방사포탄은 구경이 가장 작은 것인데, 백령도와 연평도에 새로 건설된 방호진지들이 122mm 방사포탄에도 뚫린다면 유사시에는 그보다 구경이 훨씬 더 큰 포탄이 더 많이 떨어질 텐데 그에 대한 방호력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백령도와 연평도가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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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1

선제타격권은 어느 쪽에 있는가?

[한호석의 개벽예감] (107)
자주민보 2014년 03월 3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 당시 연평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대 자주포 포대가 조선인민군 방사포 중대로부터 불의의 선제공격을 받고 화염과 포연에 휩싸인 장면이다. 연평도 포격전은 한미연합군이 조선인민군 방사포 중대의 사격징후를 포착하지 못하고 완패한 전투였다. 한미연합군의 대북정찰능력은 조선인민군의 전쟁징후를 포착하지 못하는 치명적 한계를 지녔고, 조선인민군은 전쟁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현재 위치에서 불시에 총공격을 개시할 수 있는 선제타격권을 틀어쥐고 있다. 이러한 군사전략적 변화는, 선제타격에 의해 전쟁의 승패가 갈리는 현대전에서 조선인민군이 결정적으로 우세한 전쟁능력을 확보하였음을 말해준다     © 자주민보



조선인민군의 새로운 전법과 미국군의 선제타격권 상실

며칠 전 미국 워싱턴 디씨에 있는 신미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가 ‘전쟁억제에 실패하는 경우 한반도의 갈등을 재고한다(If Deterrence Fails: Rethinking Conflict on the Korean Peninsula)’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요즈음 워싱턴 디씨와 서울에서 심심치 않게 발표되고 있는, 한반도 전쟁위험을 논하는 안보보고서들 가운데 하나다. 미국과 남측의 안보문제 연구기관들이 한반도 전쟁위험을 논한 안보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이 전례 없이 격화되었음을 말해주는 징후다. 그런데도 이 땅의 국민들이 그 징후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까닭은, 한반도 전쟁위험에 관한 심층정보가 군부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안보문제 연구기관들이 발표한 한반도 안보문제에 관한 보고서들이 모두 그러하지만, 이번에 신미안보센터가 펴낸 보고서도 오류투성이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시각에서 북의 내부현실과 한반도 군사상황을 왜곡한 정보들에 의거하여 보고서를 작성하였으니 오류투성이로 되지 않을 수 없다. 왜곡된 정보가 엉터리 보고서의 서술근거로 되고, 엉터리 보고서의 오류가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유포되는 됨으로써 왜곡과 오류가 확대재생산되는 것이다. 
 
이 글의 목적이 신미안보센터 보고서의 오류를 지적,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그 보고서 내용에 대해 논할 필요가 없지만, 그 보고서가 지적한 것처럼 요즈음 한반도 전쟁위험이 전례 없이 격화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있다.

한반도 전쟁위험을 발생시키고 격화시킨 책임은 바다 건너 이 땅에 몰려와 대북합동전쟁연습을 계속 감행하는 미국에게 있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현 시기 한반도 군사상황은 책임소재를 밝히는 것만으로는 자못 불충분하리만큼 전쟁위험이 격화된 상태에 있다. 전쟁위험이 격화된 현 상황을 주시하는 시야의 초점이 전쟁징후 문제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현대전에서 전쟁징후 노출은 곧 적의 선제타격을 불러오는 결정적인 피습계기로 된다. 방대한 무력이 24시간 전면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위태로운 정전상태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를테면, 미국은 2002년 9월 20일에 발표한 국가전략문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에서 미국이 적국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경우 선제타격권을 행사하겠다고 명시한 바 있다. 미국군이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해마다 확인하는 이른바 ‘확장된 억지(extended deterrence)’라는 전략개념은 한미연합군이 조선인민군의 공격을 받지 않았어도 조선인민군의 전쟁징후를 포착하는 경우 북에 선제핵타격(preemptive nuclear strike)을 가한다는 뜻이다.

전쟁징후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대규모 병력과 군사장비가 최전방으로 이동, 집결되고, 군사부문 무선교신량이 급증하면 그것이 곧 전쟁징후다. 그래서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의 병력과 군사장비의 이동을 감시하는 정찰위성과 정찰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한미합동감청부대는 조선인민군의 무선교신을 감청하고 있다.

미국군은 자기들의 정찰위성과 정찰기가 조선인민군의 일거수일투족을 샅샅이 감시하는 것처럼 자기들의 정찰능력을 크게 과장한 정보를 가끔 언론에 흘려주곤 하지만, 미국군의 대북정찰능력에 관해 세상에 알려진 정보는 실제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이다. 

예컨대, <사진 1>에서 보는 연평도 포격전 당시 미국군 정찰위성과 정찰기는 조선인민군 방사포 중대가 지휘차량, 사격차량, 통신차량을 사격지점으로 이동시키고 사격준비태세를 갖추었던 사격징후를 포착하지 못하였다. 또한 당시 사격현장에서 조선인민군 방사포 중대가 지휘부와 교신하였는데도, 한미합동감청부대는 그들의 교신을 감청하지 못했다. 방사포 사격 직전에 한국군 해군이 서해 해상에서 강행한 실탄사격훈련에 대응하여 조선인민군 항공군 미그-23 전투기 다섯 대가 서해 상공에 출격하였고, 그에 맞서 한국군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들이 출격하여 서해 상공에서 비행하는 가운데 한국군 합참본부가 작전부대들과 긴급화상회의를 진행하는 등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는데도, 조선인민군 방사포 중대의 사격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그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미국군 정찰기가 군사분계선 남쪽 상공에서 동서횡단비행을 하며 공중정찰활동을 벌이고 있었지만, 포격전 당시 황해남도 해안지대에 안개가 끼어있었기 때문에 미국군 정찰기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조선인민군 방사포 중대의 사격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미국군의 실패경험은 그들의 대북정찰능력이 실제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져 세상에 알려졌음을 말해주는 사례다,

연평도 포격전에서는 소규모 병력과 무장장비가 이동하였기 때문에 미국군이 그 사격징후를 포착하지 못했지만, 실제로 한반도 전쟁이 임박한 시각이 오면 전면전에 투입될 방대한 병력과 화력이 이동할 것이므로 미국군이 그처럼 뚜렷한 전쟁징후를 포착하지 못할 리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생각도 현실을 모르는 오산이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은 병력과 화력을 최전방으로 이동시키는 전쟁징후를 미국군에게 노출하지 않고 현재 위치에서 불시에 총공격을 개시할 전면전 준비를 완료하였기 때문이다. 미국군과 한국군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려하는 이 충격적인 군사상황과 관련하여 세 가지 중요한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2013년 11월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보근 국방부 정보본부장의 발언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군사분계선에서 100km 이내에 있는 황해남도 사리원과 강원도 통천을 잇는 동서횡단선 이남에 조선인민군 병력의 70%에 이르는 70만 대병력과 화력의 80%를 전진배치하였다고 한다. 이전에는 군사분계선에서 150km 이내에 있는 평양과 원산을 잇는 동서횡단선 이남에 병력 50만 명과 화력 80%를 배치하였는데, 지금은 그보다 50km 정도 더 남하하였고 20만 병력을 더 증강배치하였다. 사리원-통천 동서횡단선 이남 최전방에는 화력과 기동력을 대폭 증강한 조선인민군 전차사단, 포병사단, 기계화보병사단, 경보병사단, 보병사단 등이 겹겹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남하전진-증강배치는 조선인민군이 병력과 화력을 최전방으로 이동시키는 전쟁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현재 위치에서 불시에 총공격을 개시할 전면전 준비를 완료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군사분계선에서 서울 도심까지 거리는 40km밖에 되지 않으므로, 사리원-통천 동서횡단선 이남에 전진배치한 조선인민군의 방대한 병력과 화력은 서울 북방 40km 지점에 대거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연합군이 그에 맞서 방어전을 벌이려면 방어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작전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예컨대, 칼과 활로 무장한 보병부대가 보병전을 벌인 중세전쟁에서 작전에 필요한 최단거리는 3km였고, 총포탄을 쏘는 야전부대가 화력전을 벌인 근대전쟁에서 작전에 필요한 최단거리는 20km로 늘어났고, 각종 기동수단과 타격수단을 보유한 기계화부대가 기동전을 벌이는 현대전쟁에서 작전에 필요한 최단거리는 50km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 <사진 2> 2013년 7월 27일 평양에서 진행된 전승절 60주년 군사행진에 등장한 170mm 자행평사포를 근접촬영한 사진이다. '주체포'라는 표식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대구경 장사정포의 최장 사거리는 60km인데, 군사분계선에서 서울 도심까지 거리는 40km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은 한미연합군이 서울을 방어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작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하여 결정적으로 불리한 작전환경에 처해 있음을 말해준다. 사리원과 통천을 잇는 동서횡단선 이남에 화력과 기동력을 대폭 증강한 조선인민군의 병력 70%와 화력 80%가 전진배치되었기 때문에 서울방어가 불가능해진 것은 물론 동해안에서 서해안까지 250km에 걸쳐 길게 구축된 한미연합군 방어선도 붕괴위험에 빠졌다.     © 자주민보


<사진 2>는 2013년 7월 27일 조선인민군 군사행진에 등장한, 북에서 ‘주체포’라 부르는 170mm 자행평사포를 근접촬영한 것인데, 조선인민군 최전방 포병부대들에 배치된 이 대구경 장사정포의 최장 사거리는 60km다. 물론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주체포’보다 사거리가 훨씬 더 길어 180km를 날아가는 302mm 방사포도 실전배치하였는데, 이 글에서는 ‘주체포’의 사거리에 대해서만 지적한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주체포’ 사거리는 60km인데, 서울방어에 투입되는 한미연합군에게 주어진 작전거리는 40km밖에 되지 않는다. 한미연합군은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려하지만, 그처럼 비좁은 작전공간에서는 방어전이 불가능하다. 한미연합군이 처한 이런 작전환경은 지금으로부터 64년 전에 있었던 6.25전쟁에서 70여 시간 만에 서울이 함락되었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서울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둘째, 화력과 기동력을 대폭 증강한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이 사리원-통천 동서횡단선 이남 최전방에 포진한 공격진지들이 100% 갱도화되었다는 점이다. 조선인민군의 갱도전법에 나오는 갱도진지는 갱도화된 전쟁지휘소, 공격진지, 방어진지, 군수공업시설, 민간대피시설 등인데, 이 글에서는 갱도화된 공격진지에 대해 논한다.

<로동신문> 2001년 7월 27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갱도전법은 갱도화된 영구축성물과 그와 련결된 참호, 교통로, 화점 등 야전진지를 배합하여 요새화된 진지를 꾸리고 그에 의거하여 적을 결정적으로 소멸하는 적극적인 전투행동방법”이며, “산이 많은 우리나라 군사행동지대의 특성과 기술적 우세에 의존하고 있는 적들의 전술, 적아 간의 력량관계, 현대전의 요구를 과학적으로 타산한 데 기초하여 창조된 우월한 전법”이라고 한다.

2005년 5월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한 국정원 관계자는 북에 건설된 지하군사시설은 8,200 개소이고, 그것의 총연장길이는 경부고속도로(417km)보다 더 긴 547km라고 하면서 “지하시설 구축에서는 (북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국정원이 파악한 북의 지하군사시설이 9년 전에 8,200 개소였으니, 9년이 지난 지금은 더 늘었을 것이다. 그 가운데서 조선인민군 최전방 전투부대들이 포진한 갱도화된 공격진지가 모두 몇 개소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조선인민군의 기본전투단위인 보병중대 및 포병중대가 사용하는 갱도화된 공격진지는 사리원-통천 동서횡단선 이남에 약 3,500 개소가 구축된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군 정찰위성과 정찰기가 갱도화된 공격진지 안에 들어간 조선인민군 전투부대의 ‘특이한 동향’을 전혀 포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의 병력 70%와 화력 80%가 전쟁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현재 위치에서 불시에 총공격을 개시할 전면전 준비를 완료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셋째, 사리원-통천 동서횡단선 이남에 대기 중인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은 전면전이 임박한 상황에서 무선교신을 하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도 그들은 중요한 정보를 전달할 때는 무선교신이 아니라 지중화, 유선화된 안전통신망을 사용하거나 연락병을 보낸다. 한미합동감청부대가 지중화, 유선화된 북의 군사통신망을 감청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의 병력 70%와 화력 80%가 전쟁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현재 위치에서 불시에 총공격을 개시할 전면전 준비를 완료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조선인민군이 병력 70%와 화력 80%를 50km 더 남하하여 전진배치하고, 병력 20만 명을 최전방에 더 증강배치하고, 최전방 공격진지를 100% 갱도화하고, 군사통신체계를 지중화, 유선화한 것은 미국군의 선제타격을 불러올 전쟁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한미연합군을 먼저 선제타격하려는 방책이다. 조선인민군이 그러한 방책을 세운 것은, 선제타격권이 미국군에게서 조선인민군에게로 넘어감으로써 조선인민군과 한미연합군 사이의 기존 군사균형에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나 군사상황이 조선인민군에게 유리하게 역전되었음을 말해준다.

1994년 3월 29일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이 국무장관에게 제출한 정보보고를 인용한 <마이니치신붕> 2013년 4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1994년 3월 25일 판문점 접촉에서 조선인민군 인사는 “우리가 먼저 남측을 공격할 생각은 없지만, 당신들이 공격할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지면 (우리가) 먼저 공격하겠다. 우리는 미국이 조선반도 주변에 군대를 모아서 우리를 공격할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북을 공격하려는 한미연합군의 전쟁징후가 보이는 경우 조선인민군이 먼저 선제타격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미국군에게 선제타격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때가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이라는 점이다. 1994년 이후 지금까지 20년 동안 조선인민군은 병력 70%와 화력 80%를 50km 정도 더 남하시키고 병력 20만 명을 더 증강하여 약 3,500 개소로 추산되는 갱도화된 공격진지들에 전진배치하고 군사통신체계를 유선화, 지중화함으로써 전쟁징후를 노출하지 않는 선제타격력을 완성하였고, 그로써 조선인민군과 한미연합군 사이의 기존 군사균형에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러한 군사균형의 변화를 가리켜 ‘결정적인 변화’라고 말하는 까닭은, 20년 전과 달리 오늘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의 전쟁징후가 나타난 위급한 지경에서 선제타격권을 행사하려던 기존 전략을 한층 더 강화발전시켜 전쟁징후와 무관하게 불시에 선제타격권을 행사하려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선인민군의 새로운 전략으로 조선인민군과 한미연합군 사이의 군사균형에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난 오늘의 한반도 군사상황과 관련하여 아래의 정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진 3> 미국이 조선인민군의 전쟁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한반도에 급파할 전략폭격기와 전략잠수함에는 북을 공격할 전술핵탄이 탑재될 것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괴이한 모습을 한 스텔스 전략폭격기 B-2도 전시에 전술핵탄을 탑재하고 한반도에 급파될 선제타격수단들 가운데 하나다. 미국군의 그러한 선제핵타격에 맞서 조선인민군은 사전침투전법을 완성하였다. 지금 조선인민군은 자기들의 사전침투공격만이 미국군의 선제핵타격을 원천봉쇄할 유력한 전술이라고 믿고 있다. 한반도 전쟁의 운명은 조선인민군의 사전침투공격과 미국군의 선제핵타격 가운데서 어느 것이 실제로 가능한가 하는 문제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 자주민보



미국군의 선제핵타격에 맞서는 조선인민군의 새로운 전법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한반도 전쟁에서 미국군이 노리는 것은 선제기습타격이다.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의 전쟁징후를 탐지하는 즉시 전략폭격기와 전략잠수함을 급파하여 선제기습타격으로 북의 전쟁능력을 조기에 제거하려는 전법을 꾸준히 연습해오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군이 괌(Guam)에 전진배치한 전략폭격기와 전략잠수함을 불시에 한반도에 출동시켜 비공개로 감행하는 선제핵타격연습은, 시행일정을 언론에 미리 공개하는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전쟁연습과 전혀 다른 차원의 단독전쟁연습이다. 전시에 괌에서 한반도로 출동하게 될 전략폭격기와 전략잠수함에 전술핵탄을 탑재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할 것인데, 미국이 북을 핵공격 대상으로 지목하였고, 미국이 북의 공격을 받지 않았어도 북에 선제핵타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것만 보더라도 전시에 전술핵탄을 탑재한 전략폭격기와 전략잠수함이 한반도로 출동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미국 전략사령부(U.S. Strategic Command)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출하기 위해 2002년 10월에 작성한 1급 기밀문서에 따르면,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이 자기들을 공격하지 않았어도 조선인민군의 전쟁징후를 탐지하는 경우 전술핵탄을 탑재한 전략폭격기와 전략잠수함을 출동시켜 북에 핵공격을 가하는 선제핵타격 시나리오를 준비하였다고 한다. <사진 3>에서 보는 스텔스 전략폭격기 B-2는 미국군의 선제핵타격 시나리오에 나오는 주요무기들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에서 각종 핵탄을 가장 많이 쌓아두고 핵무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이 선제핵타격을 노리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북이 미국의 선제핵타격을 어떻게 막아내고 미국에게 어떻게 보복공격을 가하는가 하는 것은 북의 운명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었다. 그리하여 조선인민군은 미국군의 선제핵타격에 맞설 새로운 전법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조선인민군은 자기들의 전쟁징후를 미국군에게 노출하지 않는 기존 징후은폐전법에 더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전법을 개발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사전침투전법이다. 그들의 사전침투전법은 한미연합군에게 전쟁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선제총공격을 개시하기 직전에 은밀히 침투하여 한미연합군의 전쟁능력을 신속히 제거하는 특유의 전법이다.

만일 조선인민군이 전쟁징후를 노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측 각지에 특수전부대를 사전침투시켜 한미연합군의 중요시설들을 점거 또는 파괴하는 시점에 맞춰 조선인민군 최전방 전투부대들이 선제총공격을 개시하면, 한미연합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전쟁이 끝나게 될 것이다. 만일 조선인민군이 그러한 사전침투전법을 실전에서 사용하는 경우, 한반도 전쟁은 세계전쟁사가 알지 못하는 전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사전침투전법은 가상공간에 떠도는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전력화된 현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제총공격이 개시되기 전에 남측 각지에 침투하여 한미연합군의 중요시설들을 점거 또는 파괴함으로써 한미연합군의 전쟁능력을 제거할 조선인민군의 특수작전능력에 대해서는 북을 혐오하는 탈북자들도 인정한 바 있는데, <조선일보> 2013년 12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들은 “북한군 특수전 요원들이 한국의 중요시설 90% 이상을 침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증언하였다고 한다. 그 탈북자들이 말한 조선인민군의 특수전은, 조선인민군 최전방 전투부대들이 선제총공격을 개시하기 직전에 조선인민군 특수전부대가 남측 각지에 사전침투하여 한미연합군의 중요시설들을 급습하여 점거 또는 파괴함으로써 조선인민군 최전방 전투부대들이 선제총공격을 개시해도 한미연합군이 반격하지 못할 정도로 그들의 전쟁능력을 제거하는 특수전을 뜻한다. 이러한 사전침투전법을 완성하기 위해 지난 반세기 동안 북은 엄청난 노력과 자원을 투입하였다. 한국군 당국의 정보를 인용한 <연합뉴스> 2011년 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사전침투공격에 나설 조선인민군 특수전부대인 ‘폭풍군단’의 최정예 전투병력은 50,000 명이나 된다.


두 종류의 작전능력이 상호결합된 형태로 전개될 사전침투전법

조선인민군이 그처럼 사전침투전법을 완성하기 위해 전력해왔는데도 미국과 남측의 군사전문가들은 그 전법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실전상황에서 그들의 사전침투전법이 두 종류 다른 작전능력과 상호결합하여 공격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도 못하고 있다.

조선인민군의 사전침투전법은 그들이 선제총공격을 개시하기 직전에 두 종류의 작전능력이 상호결합된 형태로 전개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미국 언론과 남측 언론에 그 동안 공개된 대북군사정보를 분석하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의 사전침투전법은 사이버공간을 통한 사전침투공격과 남진갱도를 통한 사전침투공격이 상호결합된 형태로 전개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첫째, 남측의 전력공급체계, 이동통신체계, 교통운수체계를 사이버공격으로 마비시킬 사전침투작전에 조선인민군 사이버전부대가 나설 것이다.

조선인민군 사이버전부대의 위력적인 작전능력에 대해서는 한국군과 국정원도 인정하고 있다. 한국군과 국정원의 정보를 인용한 <문화일보> 2013년 8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국방위원회 직속 정찰총국 산하 전자정찰국의 사이버전지도국에 1,000 명의 대규모 해커병력과 3,000 명의 지원병력이 있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에 지휘자동화국과 적공국 204소가 설치되었는데, 조선인민군이 전시에 사이버전에 동원할 총병력은 무려 30,000 명에 이른다고 한다. 2013년 6월 20일 장경욱 기무사령관은 국방정보보호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북한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해커들을 이용해 사이버공격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였으며,  <동아일보> 2013년 8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남측에서 최고 수준의 사이버보안기술을 인정받는 기술자는 조선인민군 사이버전부대의 작전능력에 대해 “북한의 투자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미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공격력을 갖췄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둘째, 전시에 전개될 사전침투공격의 전개상황을 예상하면 아래와 같다. 조선인민군 최전방부대들이 선제총공격을 개시하기 직전, 조선인민군 사이버전부대가 사이버기습공격으로 남측의 통신, 공항, 항만, 철도, 운수 전반을 마비시키고 전력공급을 끊어 남측 전역을 연락불통, 교통두절, 암흑천지로 만드는 순간, 남측 각지에 사전침투하여 남진갱도 최남단 지하출구 안에서 돌격명령을 대기 중이던 ‘폭풍군단’이 어둠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각지의 타격목표들을 급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 4> 2012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경축 군사행진에 등장한 조선인민군 '폭풍군단' 기습타격조가 대렬차에 탑승하고 주석단 앞을 지나는 장면이다. 그들이 앞쪽으로 돌려 멘 배낭에 안테나가 달려 있는 것으로 봐서, 그 배낭무기는 한미연합군 공군기지들과 해군기지들을 파괴할 원격조종 특수무기로 보인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의 사전침투전법은 한미연합군의 공군 및 해군기지들을 급습파괴하여 전쟁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전쟁을 신속히 끝내려는 초단기속결전 특유의 전법이다.     © 자주민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사진 4>에서 보는 ‘폭풍군단’ 소속 전투병들이 전시에 수행할 일차적 임무는 남측 후방에 있는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를 급습, 파괴하는 것이다. 전쟁지휘소가 파괴되면 지휘통제체계(C4I)가 무너지고, 지휘통제체계가 무너지면 전투부대들은 우왕좌왕하다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궤멸 당할 수밖에 없다.

물론 미국군도 조선인민군 전쟁지휘소를 공격하기 위해 특수전집단(special warfare group)을 북측 후방에 침투시킬 작전계획을 세워놓았지만, 실전상황에서 그들의 후방침투 성공률은 영에 가깝다. 왜냐하면, 북의 방공망과 해안방어선이 매우 견고하고 강력하여 한미연합군 특수전집단을 태운 수송기가 북의 방공망을 뚫을 수 없고, 그들을 실어 나르는 잠수함이 북의 해상방어선과 해안방어선을 뚫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미연합군에게는 북진갱도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조선인민군 ‘폭풍군단’이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를 공격하기 위해 남진갱도를 통해 사전침투할 때 갱도에서 대병력이 밀물처럼 쏟아져 나올 것으로 상상하지만, 그것은 조선인민군의 전술을 모르는 데서 생긴 엉뚱한 상상이다. 북에서 말하는 사전침투전법은 정규전 범주가 아니라 유격전 범주에 속하는 작전개념이므로, 전면전에 투입되는 대병력이 남진갱도에서 쏟아져 나오는 게 아니라 유격전에 투입되는 기습타격조들이 남진갱도에서 출현하게 될 것이다.

남진갱도의 최남단 지하출구에서 한국군 군복으로 위장하고 불시에 나타날 ‘폭풍군단’ 소속 기습타격조는 사이버기습공격으로 교통, 통신, 전력이 끊어진 칠흑 같은 야음을 뚫고 조용하고 신속하게 이동하며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를 파괴하는 기습타격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북측 언론보도에서는 “적들이 미처 정신 차릴 새 없이 적진을 벼락같이 타고 앉는다”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데, ‘폭풍군단’ 소속 기습타격조가 바로 그런 식으로 불의의 기습타격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7월과 11월에 북이 핵배낭부대와 적공국을 공개한 까닭

조선인민군 ‘폭풍군단’ 기습타격조가 공격목표로 정해놓은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는 어디에 있을까? <아시아경제> 2014년 2월 22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한미연합군이 건설한 8개 전쟁지휘소가 눈길을 끈다.

첫째, 주한미국군이 건설한 전쟁지휘소들은 아래와 같이 4개소다. 경기도 성남시 청계산 지하에는 1970년대에 건설된 미국군 전쟁지휘소 ‘CP탱고(Tango)’가 있는데, 거기에 들어가면 두 달 동안 밖에 나오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고 한다. 경기도 평택의 미국군기지 캠프 험프리즈(Camp Humphreys)에는 미국군이 사용하는 한국전투사령부(KORCOM) 전쟁지휘소가 있는데, 1,000 명이 한 달 동안 밖에 나오지 않고 그 안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한다. 서울 용산기지에는 한미연합군이 평시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작전지휘소인 ‘CC서울’이 있다. 경상북도 대구의 미국군기지 캠프 워커(Camp Walker)에는 ‘오스카벙커’가 있는데, 이것은 전시에 한미연합군이 후방으로 퇴각하는 경우에 사용하기 위해 예비로 만들어놓은 전쟁지휘소다.

둘째, 한국군이 건설한 전쟁지휘소도 주한미국군이 건설한 전쟁지휘소와 마찬가지로 네 개다. 청와대 지하에는 ‘국가위기상황센터’가 있고, 서울 관악산 남태령에는 ‘B1벙커’가 있고, 서울 용산에 있는 국방부 청사 지하에는 ‘B2벙커’가 있고, 한국군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도 지하에 건설된 전쟁지휘소가 있다.

위에 열거한 한미연합군의 8개 전쟁지휘소들은 매우 견고한 지하엄폐시설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강철로 만든 차폐문을 재빨리 닫아걸고 출입구를 봉쇄하는 경우 어떤 형태의 외부 공격에도 끄덕하지 않는다. 그처럼 지하에 견고하게 건설된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들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쏘는 정밀타격 미사일도 파괴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폭풍군단’ 기습타격조가 그 전쟁지휘소들을 파괴할 수 있는 수단은 핵배낭(SADM)밖에 없다. 기습타격조는 배낭 형태로 제조된 전술핵탄을 터뜨려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 차폐문을 파괴하고 습격하게 되는 것이다.

▲ <사진 5> 2013년 7월 27일 평양에서 진행된 전승절 60주년 군사행진에 등장한 조선인민군 '폭풍군단' 핵배낭부대 기습타격조가 대렬차에 탑승하고 주석단 앞을 지나는 장면이다. 그들이 앞으로 돌려 멘 배낭에 방사능 표식이 붙어 있는 것은 그것이 핵배낭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지하에 견고하게 구축된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의 강철 차폐문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는 폭발력이 20kt 이하인 배낭형 전술핵탄 곧 핵배낭밖에 없다. 저들의 핵배낭에는 안테나가 달리지 않았다. 이것은 핵배낭을 원격조종으로 기폭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술핵탄을 원격조종으로 기폭할 수 없으므로, 자폭정신으로 무장한 핵배낭부대 기습타격조가 폭파지점으로 운반하여 기폭할 것으로 보인다. '폭풍군단' 소속 핵배낭부대 기습타격조는 남진갱도 최남단 지하출구에서 한군국 복장으로 위장하고 불시에 출현하여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 8개소를 동시에 급습하여 전쟁능력을 제거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자주민보


조선인민군의 그러한 전술을 알지 못한 미국과 남측의 군사전문가들은,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2013년 7월 27일 평양에서 진행된 군사행진에서 북이 세상에 처음 공개한 조선인민군 ‘폭풍군단’ 소속 핵배낭부대 기습타격조를 실황중계영상을 통해 보았으면서도 그 핵배낭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지 못하고 가짜니 뭐니 하면서 횡설수설하였다. 남진갱도를 통해 사전침투한 ‘폭풍군단’ 소속 핵배낭부대 기습타격조가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를 급습, 파괴하는 것을 신호로 조선인민군의 선제총공격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사이버기습공격과 남진갱도기습공격을 결합한 사전침투전법으로 전력-통신-교통망을 마비시키고,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를 파괴하는 한편,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준비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여 미국의 증원군 파병을 원천봉쇄해버리면, 작전지휘와 병력증원과 군수보급이 모조리 끊긴 한미연합군은 전투능력을 상실하고 최전방에 고립될 것이다. 그렇게 고립상태에 빠진 한미연합군이 화력과 기동력을 대폭 증강한 조선인민군 70만 대병력의 총공격에 맞서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전쟁은 작전명령에 따라 하는 것인데, 전쟁지휘소가 ‘폭풍군단’ 기습타격조에게 파괴당한지를 알지 못하고 작전명령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며 우왕좌왕하는 한미연합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포위당하게 될 것이다.

조선인민군 70만 대병력의 선제총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고립, 포위당한 한미연합군을 마지막으로 상대할 부대는 조선인민군 적공국이다. 적공국은 적군와해공작국의 약칭이다. 조선인민군이 적공국이라는 특수부대를 운용하는 까닭은, 전시에 위에서 언급한 사전침투공격과 선제총공격으로 고립, 포위된 한미연합군을 집단투항으로 유도하여 와해시키는 심리전공격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3년 11월 10일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제4차 적공일군열성자회의가 진행되었는데, 이것은 적공국의 작전준비가 완료되었음을 뜻한다.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이 시작되면 사이버기습공격으로 남측 전역을 마비시킬 30,000명의 사이버부대, 남진갱도에서 튀어나와 한미연합군 전쟁지휘소를 급습, 파괴할 ‘폭풍군단’ 기습타격조, 전쟁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선제총공격에 즉각 돌입할 70만 대병력, 각종 핵타격미사일로 무장하고 미국의 증원군 파병을 원천봉쇄할 전략로케트군, 그리고 고립, 포위된 한미연합군을 집단투항으로 유도하여 와해시킬 적공국, 이 다섯 종류의 전투력이 상호결합하여 실전에서 얼마나 강력한 에너지를 폭발시킬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유혈충돌과 전쟁피해를 최소화하고 한미연합군의 투항과 미국의 항복을 받아 개전 후 72시간 안에 전쟁을 간단히 끝내겠다는 북의 ‘조국통일대전’ 시나리오는 바로 그러한 다섯 가지 전투력의 작전적 결합을 바탕으로 작성된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다. 상대의 전쟁능력을 사전에 마비시키고 신속하게 투항과 항복을 받아냄으로써 유혈충돌과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는 초단기속결전은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의 주요한 특징이다.

2014년 1월 16일 통일연구원과 한국국방연구원이 북에서 군사복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약 70%가 “북한 병사들이 전쟁을 원한다”고 지적하면서 “북한군의 사상무장이 한국군을 압도하며, 전쟁이 터지면 북한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한다. 이 조사결과에서도 조선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2013년 10월 8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은 3년 이내에 무력통일을 하겠다고 수시로 공언하고 있다”고 말했을 때, 그 말을 들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그 공언이 3년 안에 ‘조국통일대전’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가볍게 생각하면서 만일 북이 전면전을 일으키면 북은 멸망할 것이라고 말하였다지만, 그것은 조선인민군의 ‘조국통일대전’ 준비상황에 대한 무지가 빚어낸 오판으로 보인다.

기술적 우세로 대북정찰활동을 사실상 독점한 미국군은 자기들이 파악한 한반도 군사상황에 관한 심층정보를 한국군과 공유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 국방부는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한반도 군사상황에 관한 심층정보를 전부 공개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조선인민군의 ‘조국통일대전’ 준비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런 그들이 한반도 군사상황을 오판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무지는 오판을 낳고, 오판은 패배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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