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7

청와대는 전쟁재발위험 해소하지 못한다

[한호석의 개벽예감](126)
자주민보 2015년 01월 2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정초부터 청와대에서 통일담론이 들려오고 있다. 위의 사진은 2015년 1월 19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통일준비부문 업무보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분단시대를 마감하고 통일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쓰인 구호가 눈길을 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를 이끌면서 대북대화재개를 시도하는 중이지만, 불행하게도 청와대의 대북대화재개 시도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의 반북적대행동에 의해 발화점으로 바짝 다가선 오늘의 전쟁재발위험이 청와대의 대북대화재개 시도를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 자주민보


불협화음 들리기 시작한 한미대북공조
 
2015년 정초부터 청와대에서 들려오는 통일담론이 자못 풍성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청와대에서는 ‘한반도 신뢰프로쎄스’라는 말만 들려왔는데, 이제는 그보다 수준이 높은 통일담론이 들려오고 있다. 이를테면,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첫날 청와대 조찬석상에서 청와대 관리들에게 “분단 70주년인 올해를 통일준비의 원년으로 생각하고 준비하자”고 말했다. 그녀의 통일담론은 같은 날 오후 고위급 정부관리들과 여야 당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진행된 신년인사회 모두발언으로 이어졌다. 모두발언에서 그녀는 “올해는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다. 정부는 통일이 이상이나 꿈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로 구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준비와 실천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하면서 “역사적 과업은 민족 분단 70년의 아픔을 극복하고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므로 “여러분께서도 평화통일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과업에 적극 동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1>

박근혜 대통령만 통일담론을 펼쳐놓은 게 아니라, 그 밑에서 일하는 통일부장관과 외교부장관도 이구동성으로 ‘복창’하였다. 이를테면, 2015년 1월 2일 통일부 시무식에서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새해에는 통일부 본연의 임무인 남북관계개선을 통해 통일로 갈 수 있는 길을 닦아야 한다. 이 길을 닦기 위해 제가 앞장서 온몸을 던져 일하겠다. 통일은 우리 민족 전체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인 올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중요하다. 금년에 우리가 어떻게 해나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5년, 10년, 20년이 결정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올해는 연대와 공감이라는 말을 새겨 통일이라는 큰일을 성취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도 거들었다. 그는 지난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기간 중에 진행된 부대행사 ‘2015 한국의 밤’에서 “역사를 되돌아볼 때 통일은 예측된 방식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찾아오며, 이제 그날이 다가오고 있어 정부는 공고한 통일기반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줄임) 올해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을 맞아 아픈 역사를 종결시켜야 한다는 특별한 사명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9일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국가보훈처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2015년 통일준비부문 업무계획’을 보고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앞으로 남북교류협력의 질을 높이고 작은 협력부터 이뤄가려면 조속히 남북 간에 통일준비를 위한 실질적인 대화가 시작돼야 한다. 통일은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라 우리가 하기에 따라 만들어 갈 수 있는 미래”라고 말했다.

위와 같은 통일담론과 대북대화재개 시도의 중심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통일준비위원회가 있다. 2014년 7월 15일 대통령직속기구로 창설된 그 위원회의 위원장직은 박근혜 대통령이 맡았고, 부위원장직은 류길재 통일부장관과 정종욱 전 청와대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맡았으며, 장차관급 인사 10명을 비롯한 위원 50명이 선임되었고, 각계각층에서 전문위원 31명과 자문단 68명이 참가하였다.

속사정을 알지 못한 채 겉모습만 보고 단순한 평가를 내린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를 창설한 것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통일문제에 관련하여 가장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한 걸음 앞지른 것처럼 보인다. 지난 2000년 6월 평양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6.15 공동선언을 합의, 발표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통일이라는 말을 거의 꺼내지 않았고, 2007년 10월 평양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0.4 선언을 합의, 발표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 중에 그러하였다. 그 두 사람은 대통령 재임 중에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였으면서도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언급은 의식적으로 삼갔던 것이며, 따라서 통일준비위원회 같은 대통령직속기구를 창설하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평화통일의 지침인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부정하는 ‘국가보안법’을 오른손에 틀어쥐고 통일운동을 혹심하게 탄압하면서도, 왼손으로는 통일준비위원회를 창설하는가 하면 통일담론을 펼치며 대북대화재개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정치이념지형으로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은 극우성향을 지녔고, 야당과 국민들로부터 ‘불통’과 ‘독재’라는 호된 비판을 받고 있는데, 그런 대통령에게 있어서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부정하고 통일운동세력을 탄압하는 것은 그의 정치이념에 부합하는 행동이지만, 통일준비위원회를 창설하고, 통일담론을 펼치며 대북대화재개를 시도하는 것은 그의 정치이념과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기의 정치이념과 어울리지 않는, 통일준비위원회 창설, 통일담론 전개, 대북대화재개 시도 같은 일련의 행동을 취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의 그런 행동은 요즈음 매우 복잡하게 전개되는 정세를 반영한 돌출행동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할 때, 박근혜 대통령의 돌출행동을 촉발시킨 현 정세에 대한 분석이 요구되는 것이다. 남북관계, 조미관계, 한미관계가 3중으로 첩첩이 얽힌 현 정세의 복잡한 전개양상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은 흐름이 시야에 들어온다. 

통일준비위원회를 앞세운 청와대의 대북대화재개 시도와는 매우 대조적으로 미국의 반북적대감은 더 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반북적대행동을 스스로 중지하고 조선과 대화를 재개할 전향적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예컨대, 미국은 이번에 조선을 ‘해킹범죄국’으로 몰아간 것도 성에 차지 않아서 대북경제제재까지 추가하여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였을 뿐 아니라, 미국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임시 중단하면 그에 상응하여 핵실험을 임시 중단하겠다는 조선의 상호자제제안마저 즉각 거부하였다.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는 강력한 금융제재로 조선을 다시 타격하고,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해야 한다는 등 험악한 적대발언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청와대와 백악관은 조선에 대해 왜 그처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2012년부터 조성되어오다가 올해 들어와 더욱 격화되고 있는 전쟁재발위험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격화된 전쟁재발위험에 대처하는 방식에서 청와대와 백악관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청와대의 전쟁재발위험 대처방식은 대북대화재개 시도로 나타났고, 그와 반대로 백악관의 전쟁재발위험 대처방식은 반북적대행동 격화로 나타난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지금 미국이 노리는 것은 대북대화재개가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조선의 비핵화’다. 이른바 ‘조선의 비핵화’는 조선의 정권을 붕괴시킴으로써 조선을 비핵화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반북적대정책은 바로 그러한 ‘정권붕괴에 의한 조선의 핵무력 제거’를 핵심내용으로 삼는다.

미국의 최대 적국인 조선이 자기의 핵무력을 증강시키는 것을 미국이 묵인하거나 방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너무도 명백해서, 더 이상 설명이 요구되지 않는다. 미국이 조선의 핵무력 증강을 묵인하거나 방치하지 않는다면, 미국에게는 그것을 제거하는 방도밖에 남지 않는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이 추구해온 제거방도는 비폭력적으로 제거하는 핵협상과 폭력적으로 제거하는 핵타격이 있는데, 조미핵협상이 미국의 공약파기로 물 건너가고 말았으니 지금 미국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선택은 조선의 핵무력을 폭력적으로 제거하는 핵타격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6자회담 재개를 향한 중국의 중재시도가 결국 실패한 까닭이 거기에 있고, 지난 1월 19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조미비공식회담에 참석한 조선 외무성 부상이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비공식 제안을 내놓았으나 미국이 그것을 즉각 거부한 까닭도 거기에 있다.

위의 내용을 간략하게 다시 서술하면, 미국이 조선의 핵무력을 제거하는 방도는 선제핵타격으로 조선의 정권을 붕괴시키고 핵무기와 핵물질을 탈취하는 것이다. 이런 충격적인 정책목표에 대해 미국은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속셈은 조선에서 정권붕괴와 핵탈취를 노리는 것이며, 그들이 끊임없이 벌여놓는 대북전쟁연습과 대북모략선전은 바로 그런 정책목표에 집착하는 결과임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일보> 2015년 1월 21일 보도기사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토론회에 참석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에번스 리비어(Evans J. R. Revere)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정책결정자들 사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유일한 방법은 북한 정권과 체제를 바꿔야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와 체제교체라는 말을 썼는데, 자본주의나라와 달리 사회주의나라에서는 정권교체가 곧 체제교체로 연속되는 것이므로 그 두 용어는 사실상 동의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이 미국의 반북적대정책에 관해 보도하면서 언급해온 이른바 ‘정권교체(regime change)’라는 미국식 신조어는, 조선의 정권이 붕괴되어 교체된다는 뜻으로 쓰이는 특수용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1월 20일에 있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을 거론할 필요가 있다. 그는 새해 국정연설에서 조선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2014년 새해 국정연설에서도 조선에 대해 전혀 거론하지 않았고, 그 이후에 출연하였던 연설들에서도 그러하였다.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조선이라는 말은 이제 ‘기피어’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지금 오바마 대통령은 조선에서 정권을 붕괴시켜 핵무력을 제거해보려는 욕망을 품고 있는데, 그런 그가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그런 욕망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부터 크고 적은 연설들 중에 조선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2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유투브(You Tube)> 관계자들과의 대담에서 “시간이 지나면 결국 이런 정권(조선의 정권이라는 뜻-옮긴이)이 결국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용문에 나온, ‘시간이 지나면’이라는 표현 속에 숨어있는 저의는 ‘앞으로 전쟁호기를 맞으면’이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청와대가 대북대화재개를 시도하고 있는데 반해, 백악관은 반북적대감을 격화시키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불협화음 현상이 이전보다 더 복잡해진 현 정세의 특징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문화일보> 2015년 1월 23일 보도기사는 청와대의 ‘통일대박론’이 “미국 조야의 주요흐름과도 확연히 엇갈리는 ‘역류’로, 한미 간 엇박자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처럼 서울과 워싱턴 디씨에서 서로 엇갈린 대북발언들이 속속 들려오는 현상은 한국과 미국의 대북공조에서 ‘불협화음’이 생기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런 현상을 의식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19일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국가보훈처로부터 ‘2015년 통일준비부문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남북관계개선과 북한 비핵화를 선순환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 한미 간에 대북공조를 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고,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같은 날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미는 대북정책에서 한 틈의 차이도 없다”고 하면서 불협화음 현상을 감추려고 하였다. 그 자리에서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조만간 미측 고위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해 한미 간의 의견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한국과 미국의 대북공조에서 불협화음이 들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발언으로 들린다. 

위에서 지적한 대로,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이 노리는 ‘정권붕괴에 의한 조선의 비핵화’에 대한 적극적 동조를 잠시 뒤로 미루고, 정책방향을 대북대화재개로 틀어놓음으로써 전쟁재발위험에 대처하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은 자기의 정책목표에 대한 적극적 동조를 뒤로 미룬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대화재개 시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 뻔하다.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대화재개 시도가 미국의 제지로 성사되지 못하리라는 점을 예고해준다. 언제가도 실현될 가망성이 보이지 않는, ‘정권붕괴에 의한 조선의 비핵화’라는 망상적 반북적대정책에 무모하게 집착하는 미국은 이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오늘도 여전히 남북대화재개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대폭발 발화점에 바짝 다가서는 전쟁재발위험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전쟁재발위험은 어느 날 갑자기 돌발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교전쌍방이 1953년 7월 27일 6.25전쟁을 종식하지 못하고 정전협정을 체결한 때로부터 무려 60년 이상 조미적대관계를 중심으로 지속되어온 것이다. 명백하게도, 교전쌍방이 살벌한 무력대치를 이어온 정전상태 속에는 전쟁재발위험이 항시적으로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쌍방이 교전을 일시적으로 멈춘 정전상태에서 조미적대관계를 중심으로 60년 이상 지속되어온 전쟁재발위험이 격화되다가 결국 발화점에 이르러 대폭발을 일으키면, 국지전 같은 것은 생각할 수 없고 전면전이 일어나게 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런데 그처럼 명백한 이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설마 전면전이 다시 일어나겠는가 하고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은 교전을 일시적으로 멈춘 정전상태에서 조미적대관계를 중심으로 60년 이상 지속되어온 전쟁재발위험이 격화되다가 발화점에 바짝 다가선 현 정세에 대한 무지 또는 오판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그러한 무지 또는 오판을 말해주는 최근 사례를 손꼽으면, <조선일보> 2015년 1월 20일 보도기사에 나온 ‘북한전문가’의 주장을 거론할 수 있다. 그는 ‘2015년 통일대전과 사이버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의 2015년 통일대전이 싸이버전(cyberwarfare) 형태로 전개될 수 있다고 예견하였는데, 그런 예견은 전쟁재발위험이 격화되어 결국 대폭발 발화점에 다가선 현 정세에 대한 무지가 빚어낸 오판이다.

조선의 통일대전은 싸이버전까지 포함한 모든 형태의 작전을 총동원하는 전면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에 관해서는 내가 지난 한 해 동안 <자주민보>에 발표한 몇몇 글들에서 상세히 논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지만, 임의의 시각에 통일대전에 즉각 돌입하기 위해 최고사령관의 총돌격명령을 기다리는 조선인민군 야전지휘관들의 결의발언에서 그들의 통일대전 준비태세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선중앙통신> 2012년 3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제2군단 김형룡 사령관은 “나는 위대한 수령님과 어버이 장군님의 품속에서 군사지휘관으로 성장하였으며 오늘은 조국통일성전 제1선에 서 있다. (줄임)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명령만 내리시면 조선인민군 제2군단은 우리의 전방에서 어물거리는 괴뢰 제3야전군과 같은 것들을 일격에 격파하고 단숨에 서울과 인천을 점령함으로써 무적군단의 본때, 진짜 전쟁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고, 제2군단 근위서울제2보병사단 오광수 사단장은 자기가 지휘하는 근위사단이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서울해방전투와 대전해방전투 등 여러 전투들에서 혁혁한 군공을 세운 호랑이사단”이라고 자인하면서 “진격의 그날 사단이 서울상공에 공화국기를 제일 먼저 휘날리겠다”고 말하였다.

▲ <사진 2> 2015년 1월 6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실시된 조선인민군 전선군단 제1제대 보병사단 직속 구분대들의 비반충포사격경기대회에 출전한 보병들이 비반충포를 쏘고 있다. 그날 사격경기대회에서 특등을 차지한 야전부대는 전시에 서울과 인천을 순식간에 점령하겠다고 벼르는 조선인민군 제2군단 산하 근위서울제3보병사단이다. 지난 1월 6일 비반충포 사격경기대회에서 특등을 차지한 근위서울제3보병사단과 지난 1월 15일 미국이 창설한 한미연합기갑사단은 전시에 서부전선에서 격돌하게 될 것이다.     © 자주민보

그런데 <조선중앙통신> 2015년 1월 7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실시된 전선군단 제1제대 보병사단 직속 구분대들의 비반충포사격경기대회에서 바로 그 근위서울제3보병사단이 특등을 차지하였다. 비반충포는 적군의 기갑무력과 전투진지를 파괴하는 로켓포의 일종인데, 한국군은 무반동포라 부른다. 그날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제2군단 근위서울제3보병사단의 군인들이 불의의 정황 속에서 1,500m 거리에 있는 화점목표를 격파하였는데 역시 근위부대가 다르다”고 치하하였다. <사진 2> 

요즈음 전례 없이 격화되는 전쟁재발위험을 감지한 미국군도 긴장 속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를테면, 2014년 12월 2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한 당시 미국군 태평양사령관 내정자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Jr.) 해군제독은 “조선의 대규모 재래식 전투력과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체계의 집요한 개발, 그리고 김정은 정권의 공고화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존재하는 명백한 위험”이라고 지적하고, “조선문제는 역내에서 폭발력이 가장 큰 도전요인이자 내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태평양사령부의 우선적인 임무와 책임은 한반도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한미국군을 지원하여 즉각적인 전투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미국군의 ‘즉각적인 전투태세’는 다음과 같다.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의 동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군사정찰위성과 고고도정찰기의 비행횟수를 증가시키고, 미사일방어망을 보강하고, 일본 근해와 동중국해에 이르는 해역에 상시적으로 대기하는 항모타격단 규모를 두 배로 증강시키고, 전략핵잠수함과 스텔스 전략핵폭격기를 괌에 추가로 전진배치하고, 미국-일본-한국 3각군사동맹체제를 구축하는 등 전면전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2014년 '키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 동원된 미국군 야전부대가 시가전을 연습하는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그것은 이른바 '평양점령-핵탈취'를 노리는 '맞춤형 억제전략'에 나오는 시가전연습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는 3월 초에 '평양점령-핵탈취'를 노리는 대북전면전연습인 '키리졸브/독수리'를 또 다시 감행할 준비를 진척시키고 있다. 조선은 '평양점령-핵탈취'를 노리는 미국의 적대행동을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 조선의 인내심은 끝나가고 있다. 전쟁재발위험이 발화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고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 자주민보

이를테면, <연합뉴스> 2014년 8월 24일 보도가 말해주었듯이 미국은 일본 요코스카해군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제7함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주축으로 편성한 기존 항모타격단 이외에도 제5함대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주축으로 편성한 또 다른 항모타격단을 동중국해에 추가로 전진배치하였다. 또한 핵탄을 16발씩 탑재하는 스텔스 전략핵폭격기 B-2 스피릿(Spirit) 3대를 2014년 8월 7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전진배치하였으며, 2014년 12월 29일에는 한국, 일본과 함께 ‘북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3자 정보공유 약정’을 발효시켰다. <사진 3>

미국군의 전면전 준비는 거기서 끝난 게 아니다. 미국은 지난 1월 15일 주한미국군 주력부대인 제2사단에 한국군 기갑여단인 제16여단을 편입, 배속시킨 한미연합사단을 “세계 최초로” 창설하였는데, 이 연합기갑사단은 오는 1월 하순에 첫 군사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한미연합기갑사단이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군사분계선을 돌파하고 북진하여 평양을 점령하고, 핵무기와 핵물질을 탈취하려는 침략전쟁연습을 실시하는 것이다. 미국군이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지속적으로 연습해오는, ‘작전계획(OPLAN) 5027’을 비롯한 여러 가지 대북전쟁계획들은 예외 없이 ‘평양점령-핵탈취’를 노리는 전형적인 침략전쟁계획이다. 핵탈취라는 말은 핵무기와 핵물질을 강제로 빼앗는다는 뜻이다. 미국이 도발한 이라크침략전쟁의 작전목표도 바그다드점령-대량파괴무기탈취였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이번에 창설한 한미연합기갑사단의 작전목표도 그와 마찬가지다. <연합뉴스> 2015년 1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전시에는 북한지역에 대한 민사작전과 핵 등 대량파괴무기(WMD) 제거와 같은 특수임무도 수행하는 방향으로 (한미연합기갑사단의) 작전계획이 수립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그 연합기갑사단의 전시작전목표가 ‘평양점령-핵탈취’라는 점을 밝혀준 것이다. 

약 1주일 간격으로 평양에서는 근위서울제3보병사단의 전투준비에 관한 보도가 나왔고, 서울에서는 한미연합기갑사단 창설에 관한 보도가 나왔다. 이런 양측의 보도는 전시에 서부전선에서 근위서울제3보병사단과 한미연합기갑사단이 격돌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근위서울제3보병사단은 서울점령작전을 준비하였고, 한미연합기갑사단은 평양점령작전을 준비하였으니,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조성된 쌍방의 무력대치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격화된 것이다. 

그런데 경악할 만한 사실은, 그처럼 격화된 전쟁재발위험을 발화점으로 끌어가는 매우 위험천만한 적대행동이 지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최종승인에 따라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그 적대행동은 ‘평양점령-핵탈취’를 노리는 한미합동전쟁연습인 2015년도 ‘키 리졸브/독수리(Key Resolve/Foal Eagle)’이다. 미국이 오는 3월 초에 ‘키 리졸브/독수리’를 예정대로 강행하면, 미국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략핵폭격기, 스텔스 전폭기, 전략핵잠수함 같은 각종 핵타격수단들을 한반도에 집결시키고, 두 개의 항모타격단을 일본 근해와 동중국해에 각각 대기시키고, 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하는 전면전 태세에 돌입함으로써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미국이 말하는 이른바 ‘맞춤형 억제전략’이라는 것이다.

▲ <사진 4> 2014년 11월 하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천박물관을 현지지도하였다. 신천박물관은 6.25전쟁 때 미국이 황해남도 신천군에서 자행한 대량살육만행에 대한 조선의 뿌리깊은 원한이 서린 곳이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학살현장에 걸려있는 직관판에는 "천진란만한 어린이들을 무참히 학살한 미제살인귀들을 복수하자!"라는 구호가 적혀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우리 인민은 신천을 비롯한 공화국북반부의 수많은 지역들에서 미제살인귀들과 계급적 원쑤들이 감행한 야수적 만행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지금 조선은 미국에 대한 복수의 일념을 불태우고 있고, 미국은 노골적인 적대행동으로 조선을 계속 자극하고 있으니, 전쟁재발위험이 격화되어 발화점으로 다가서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 자주민보

핵타격수단들을 집결시켜 선제공격위협을 가하는 극단적인 적대행동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을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 더욱이 조선은 6.25전쟁 때부터 반미적개심을 불태우며 ‘복수의 최후결전’을 기다려온 나라다. 조선에서 제작된 기록영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여러 부문사업을 현지에서 지도 주체103(2014)11-12’가 2015년 1월 11일 <유투브>에 게시되었는데, 6.25전쟁 때 미국이 황해남도 신천군에서 두 달 동안 자행한 35,383명 대량살육의 원한이 서린 신천박물관을 2014년 11월 하순에 참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국놈들은 우리 인민의 철천지원쑤입니다. 모든 만행의 장본인은 미국놈들입니다”라고 쓰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어록게시판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날 신천박물관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 인민은 신천을 비롯한 공화국북반부의 수많은 지역들에서 미제살인귀들과 계급적 원쑤들이 감행한 야수적 만행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사진 4>

그처럼 미국에게 복수할 ‘최후결전의 날’을 기다려온 조선이 ‘평양점령-핵탈취’를 노리는 미국의 노골적인 적대행동인 ‘키 리졸브/독수리’ 강행을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되리라는 점은 명백하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오는 3월 초 미국이 취하게 될 강도 높은 반북적대행동이 이미 격화될대로 격화된 전쟁재발위험을 발화점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누구나 수긍할 수 있다. 미국의 극단적인 반북적대행동으로 조성된 전쟁재발위험은 대폭발 발화점으로 바짝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조선의 상호자제제안 거부하고 남북대화 가로막는 미국

지난 1월 9일 조선이 미국에게 상호자제를 제의한 것은, 발화점으로 다가서고 있는 전쟁재발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조치라는 점에서 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조선중앙통신> 2015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공화국정부의 제안을 담은 메쎄지가 지난 9일 해당경로를 통하여 미국측에 전달”되었는데, “메쎄지에서는 미국이 올해에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을 림시 중지하는 것으로써 조선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을 제기하고 이 경우 우리도 미국이 우려하는 핵시험을 림시 중지하는 화답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데 대하여 밝히였”고, “또한 미국이 이 문제와 관련한 대화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미국과 언제든지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립장도 표명하였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3일 안명훈 유엔주재조선대표부 차석대사는 유엔본부청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위의 상호자제제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진정한 대화와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전쟁위험을 제거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중단”이라고 지적하였고, 조선측은 미국측 정부당국자를 직접 만나 그 제안에 대해 설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면서 “이번 제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1월 16일 현학봉 영국주재조선대사는 런던에서 진행된 언론대담에서 조선은 미국에게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임시 중단할 것을 제안하였고, 그에 상응하여 핵실험을 임시 중단하는 “책임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위와 같은 조선의 상호자제제안을 거부하였다. 지난 1월 10일 젠 사키(Jen Psaki)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미국의 일상적인 군사훈련을 핵실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연계시키는 조선 당국의 제안은 암묵적인 위협”이라고 하면서 거부의사를 밝혔다. 위와 같은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들어보면, 미국이 오는 3월 초에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감행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미국이 조선의 상호자제제안을 거부하고 ‘평양점령-핵탈취’를 노리는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기어이 감행하는 경우, 조선은 그에 대응하여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하게 될 것이다. <로동신문> 2015년 1월 21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이 “만약 합동군사연습을 다시 강행한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자위적인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말한 ‘자위적 대응조치’는 제4차 핵실험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중지하지 않으면, 조선은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는 뜻이다.
지난 1월 10일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조선의 4차 핵실험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른 조선의 의무를 명백하게 위반하는 것”으로 규정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미국이 ‘평양점령-핵탈취’를 노리는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감행하면, 그에 대응하여 조선이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조미적대관계가 이처럼 극도로 악화되면, 지금 청와대가 추진하려는 대북대화재개는 더 이상 말도 꺼내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청와대의 대북대화재개 시도는 미국의 대북전쟁연습이 본격화되기 전에 한시바삐 단행되어야 할,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통일부는 위기불감증에 걸린 것처럼 너무 느긋하게 시간계산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23일 남북대화를 재개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통일부 출입기자의 질문을 받은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어떤 시한을 정해놓고 언제까지 북한의 반응을 기다린다는 식으로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만 그런 게 아니라, 청와대도 너무 안이한 상황판단으로 일을 그르치고 있다. 지난 1월 19일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국가보훈처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2015년 통일준비부문 업무계획’을 보고하였는데, 그들은 정작 가장 중요한 5.24조치 해제문제에 관해서는 보고하지 않았고, <조선일보> 2015년 1월 19일 보도기사에서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남북대화가 열려야 비로소 5.24조치 해제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조선을 자극하여 무력충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북전단살포문제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어떤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기는커녕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그런 상황을 간파한 반북단체들은 기습적으로 대북전단을 공중살포하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되풀이하였다.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 대화는 상호신뢰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상호신뢰가 없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한 이치다. 대화가 끊긴 적대적 남북관계에서 상호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당면한 조치는 5.24조치 해제와 대북전단살포 금지다. 5.24조치가 존치되고 대북전단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날아가는 한, 남북관계에서 상호신뢰가 회복될 수 없으며, 상호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남북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법이다. 

‘2015년 통일준비부문 업무계획’에 5.24조치 해제문제가 들어있지 않은 것은, 청와대가 조선의 요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대북대화재개를 시도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 일방적 시도가 조선에게 통할 리 없으므로, 청와대가 시도하는 대북대화재개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대북대화재개 시도가 전쟁재발위험을 해소할 수 없을 것으로 예견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민심을 거스른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수준인 30%로 곤두박질한 암울한 상황에서 그녀가 시도하는 대북대화재개마저 실패하면, 마지막으로 남은 위기탈출구마저 막혀버리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암울한 상황에 빠진 판에, 조선이 미국의 대북전쟁연습에 맞서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하면, 미국은 유엔안보리를 내세워 또 다시 대북추가제재를 결의할 것이다. 그런 식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미국의 반북적대행동은 격노한 조선을 결국 통일대전으로 떠밀어주게 될 것이다.

2014년 12월 31일 <유투브>에 게시된 조선의 기록영화 ‘위대한 최고사령관을 높이 모신 조선의 영광’에 따르면, 2012년 3월 초 김정은 제1위원장은 아군과 적군이 코를 맞대고 있는 열점지대인 판문점을 시찰하는 중에 정전협정 조인장을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싸움에서는 정전담판이라는 것이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조국통일성전에서는 정전이라는 말 자체를 몰라야 한다. 싸우면 무조건 이겨야 하며, 조국통일의 력사적 숙원을 반드시 이룩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는 조선이 통일대전에서 무조건 승리하여 조국통일의 역사적 숙원을 이룩하리라는 신심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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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3

7일전쟁계획 언론보도, 어디까지 진실일까?

[한호석의 개벽예감] (145)
자주민보 2015년 01월 1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2013년 10월 8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남재준 당시 국가정보원장은 대북정보보고를 통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년 안에 무력통일을 하겠다고 수시로 공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권과 언론계는 국정원장의 발언을 믿지 않았다. 그로부터 시간은 흘러 어느덧 2015년이 되었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 2015년을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하였다고 한다. 2014년 한 해 동안 조선인민군 군부대들을 약 100회나 정력적으로 돌아본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시찰은 통일대전을 앞두고 군부대의 준비태세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 자주민보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scenario)을 뒷받침해준 정보분야 수장들의 중대보고
 
누구나 아는 것처럼, 대북정보를 전문적으로 수집, 분석하는 정부기관은 국가정보원과 국방정보본부다. 그런데 그 두 정부기관의 수장들이 다른 곳도 아닌 국회 정보위원회에 각각 출석해 대북정보를 보고하는 기회에 충격적인 군사정보를 공개하여 국회의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2013년 10월과 11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각각 벌어졌던 실제상황에 관한 당시 언론보도내용을 이제 와서 다시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
 
2013년 10월 8일 남재준 당시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대북정보보고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년 안에 무력통일을 하겠다고 수시로 공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1> 또한 2013년 11월 5일 육군 중장인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대북정보보고에서 한국군의 군사력이 조선인민군에 비해 “열세이며, 불리하다”고 말했다.

2013년 10월 8일과 11월 5일에 있었던 국회 정보위원회는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므로 그 자리에 출석한 국정원장과 정보본부장이 보고한 대북정보의 전반적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위의 두 발언내용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3년 안에 무력통일을 실현하겠다고 수시로 공언하였다는 사실, 그리고 한국군과 조선인민군이 전쟁을 벌이면 한국군이 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정보부문에서 누구보다 책임적인 위치에 있는 국정원장과 정보본부장이 불확실한 첩보수준의 내용을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위에 인용한 두 발언내용은 확실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국정원장과 정보본부장의 발언이 한국사회의 대북고정관념에 커다란 충격을 가한 것은 물론이다. ‘세계 최강’ 미국의 공격위험에 노출된 조선이 공포 속에서 전전긍긍한다고 믿어버린 사람들에게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무력통일시한을 2015년까지라고 명시한 공식발언을 수시로 하였다는 국정원장의 정보보고가 어찌 충격적이지 않겠는가. 한국군과 조선인민군이 전쟁을 하면 한국군이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믿어버린 사람들에게 한국군이 질 수 있다는 정보본부장의 정보보고가 어찌 충격적이지 않겠는가.

그런데 국정원장과 정보본부장이 위와 같은 충격적인 대북정보를 국회 정보위원회에 각각 보고한 때로부터 1년 이상 지난 오늘에 와서도 한국의 정치권과 언론계는 그 정보를 믿지 않는다. 대북정보에 민감한 정치권과 언론계마저 그런 지경이니 일반 대중의 대북정보 불신현상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국정원장과 정보본부장의 대북정보마저 믿지 않으면, 도대체 누구의 말을 믿는 것일까! 한국의 정치권과 언론계가 국정원장과 정보본부장의 대북정보를 불신하게 된 이상현상의 발생원인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력이 쇠약해진 조선에게 전면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낭설, 낡은 무기를 가진 조선인민군은 신형 무기를 가진 한미연합군과의 전면전을 두려워한다는 낭설이 한국사회에 널리 유포되었다. 이 두 가지 낭설은 한국의 역대 정권들이 국민들에게 대북우월감을 주입시키기 위해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유포시켜온 것인데, 이제는 진실이 밝혀져도 믿으려 하지 않을 만큼 굳어진 고정관념으로 되었다. 

둘째,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낭설은 한국 정치권과 언론계의 시야를 차단하면서 그들 속에서 심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최강’ 미국이 ‘보호’해주는 한국의 안보는 금성철벽이라는 착각, 만일 조선이 상황을 오판하여 전쟁을 일으키면 한미연합군의 반격을 받아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착각이 그것이다.

셋째,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착각은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준비태세가 실전준비행동이 아니라 대남심리전행동에 불과하다고 보는 전략적 오판을 낳았다.

▲ <사진 2> 나는 2013년 3월 16일 <자주민보>에 '3일만에 끝날 단기속결전'이라는 글올 발표하였다. 그런데 조선의 웹싸이트 <우리민족끼리>가 나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그 글의 줄거리를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2013년 3월 22일 <유투브>에 게시하는 바람에 한국에서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에서도 파문이 일었다.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1,826,746회를 기록하였다. 한국의 극우세력은 내가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에서 조선인민군을 고무, 찬양했다는 상투적인 왜곡선전을 퍼부었지만, 한국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준비태세에 관한 각종 정보를 두루 살펴보면, 나의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은 그 무슨 고무찬양이 아니라 대북군사정보에 대한 객관적 분석임이 자명해진다.     © 자주민보

이처럼 낭설을 믿고 착각에 빠지고 전략적 오판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는 내가 <자주민보>에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준비태세에 관한 글들을 발표해온 것이 과대망상적 행동으로 보일 것이며, 2013년 3월 16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3일만에 끝날 단기속결전’은 전쟁공포심을 조장하려는 불순선동으로 보일 것이다. 특히 나의 글 ‘3일만에 끝날 단기속결전’의 줄거리는 조선의 웹싸이트 <우리민족끼리>가 나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2013년 3월 22일 <유투브(You Tube)>에 게시하는 바람에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에서도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사진 2> 그 동영상은 2013년 10월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진행된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시청되었는데, 그 자리에 출석한 최윤희 당시 합참의장 후보자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그 동영상을 시청하고 나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방위태세로 볼 때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조선의 웹싸이트 <우리민족끼리>가 나의 글 ‘3일만에 끝날 단기속결전’의 줄거리를 요약, 소개한 ‘3일만에 끝날 단기속결전’이라는 같은 제목의 동영상을 <유투브>에 게시하는 바람에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이 마치 조선에서 작성된 것처럼 와전되었다.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은 내가 한국과 조선의 언론들에 공개된 각종 군사정보를 독자적으로 분석하여 서술한 것이지, 웹싸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 조선은 3일단기속결전이라는 전쟁개념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으며, 자기들이 통일대전을 벌이면 사흘 전에 속결될 것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다시 한 번 밝히건대, 나의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은 한국과 조선의 언론보도들을 통해 알려진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준비태세에 관한 각종 정보를 내가 독자적으로 분석하여 서술한 것이다. 
www.jajuminbo.net/sub_read.html?uid=12190
나의 글 ‘3일만에 끝날 단기속결전’에 대한 비판적 분석도 있었다.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소속 연구자 한 사람이 2013년 5월 11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인터넷매체 ‘블루투데이’에 장문의 비판논문을 게재한 바 있는데, 그 글은 “북한의 3일전쟁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이며, “현 상황에서 북한에 가능한 시나리오는 전면전보다는 국지도발, 핵미사일시험, 사이버테러 등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통일대전 준비태세를 어떻게 갖추었는지를 파악해야 나의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이 옳은지 그른지 판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일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준비태세가 허술하다면 내가 서술한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은 허위 섞인 과장으로 될 것이고, 반대로 만일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준비태세가 튼튼하다면 내가 서술한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은 근거 있는 예견으로 될 것이다.

나의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이 옳은지 그른지 판별하려면,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보도되어온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준비태세에 관한 정보들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국회의원의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2013년 11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조선인민군은 병력 700,000명, 대구경 장거리포 8,000문, 전차 2,000대를 최전방지역에 전진배치하고 임의의 시각에 기습공격으로 전면전을 개시할 준비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개전 3~5일 만에 부산까지 신속히 점령하고 미국군 증원부대가 전선에 투입되기 전에 전쟁을 끝내려는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것은 조원진 국회의원이 자의적으로 언급한 가상론이 아니라, 그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정보본부장의 대북정보보고를 통해 파악한 내용을 <조선일보> 취재기자에게 전언한 것이다. 

위와 같은 <조선일보> 보도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을 <중앙일보> 보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자기들이 2013년 초부터 조선인민군의 전면전 준비상황에 대한 정보분석을 진행해왔다는 “안보당국”의 보고서를 인용한 <중앙일보> 2014년 9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3년 안에 무력통일을 실현하겠다고 2013년에 공언한 바 있고, 2014년 초에는 2015년 통일대전을 준비하라고 조선인민군에게 지시하였으며, 그에 따라 조선이 “통일대전이라는 전략을 결정적 시기에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농후”해졌고, 조선인민군은 “수도권 방어망을 3일 내에 돌파하고 5일 이내에 부산을 점령”하는 한편, 미국의 증원부대 전선투입을 “핵미사일로 차단”하는 통일대전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한국군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중앙일보> 2015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도했던 지난 시기에는 군부대들이 주로 인민경제재건에 투입되었는데, 2013년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군단급 부대를 2~3차례 반복적으로 시찰하면서 “새로운 작전계획에 따른 훈련상황을 점검”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위의 <중앙일보> 보도기사는 한국군 정보당국의 집계를 인용하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부대를 2013년에 53회, 2014년에 73회 각각 시찰하였다고 하였는데, 공개적인 군부대 시찰이 그처럼 많았으니, 비공개로 군부대를 시찰한 횟수까지 더하면 2014년 한 해 동안 100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 고위당국자의 위와 같은 전언을 들어보면, 2014년 한 해 동안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부대를 전례 없이 정력적으로 시찰하면서 통일대전 준비태세를 점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에 인용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내용들은 내가 서술한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며, 위에서 언급한 국정원장과 정보본부장의 대북정보보고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내가 서술한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이 허위 섞인 과장이 아니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7일전쟁계획을 조선의 새로운 작전계획이라고 보도한 기사내용은 믿을 만한가?

세월호 대참사, 윤일병 타살사건, 조현아 항공기회항사건, 정윤회-박지만 권력암투사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사건 같은 초대형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난 대혼란 속에서 2014년 한 해가 지나고 어느새 2015년에 접어들었다. 한국이 그처럼 연속폭발한 초대형 사건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동안, 조선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연이어 실시하는 통일대전 준비를 마감단계에서 다그치며 2014년 한 해를 바쁘게 보냈다. 해방 70년, 분단 70년을 맞은 한반도 정세가 미증유의 대격변을 맞게 되리라는 점에서, 2015년은 “운명적인 해”로 될 것이다.

조선을 ‘해킹범죄국’으로 지목하고 그에 따른 추가제재조치까지 발동한 미국의 대북적대행위 때문에 긴장이 더욱 격화된 을미년 새해벽두에 누가 봐도 심상치 않은 대북정보가 언론에 또 다시 보도되었다. 지난 1월 8일 <중앙일보>는 “익명을 요구한” 한국군 고위당국자와 한국정부 당국자가 각각 언급한, 조선의 “전쟁수행계획”에 관해 보도하였다. 보도기사에서 그 두 사람이 언급한 대북정보는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 요점으로 정리된다.

▲ <사진 3>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전선군단 제1제대보병사단 직속구분대들의 비반충포사격경기대회를 지도하는 것으로 2015년 새해의 첫 군부대시찰을 시작하였다. 비반충포는 전차나 장갑차, 참호 등을 파괴하는 무기인데, 한국군은 무반동포라고 부른다. 그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사격경기대회 전 과정을 직접 지도하였고, 우승한 병사들의 목에 직접 메달을 걸어주며 치하하고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날 사격경기대회에 참가한 병사들은 비반충포를 쏘아 1.5km 밖에 있는 표적을 파괴하였다. 한국군이 사용하는 106mm 무반동포의 유효사거리가 1.1km인 것을 생각하면, 조선인민군의 비반충포 성능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자주민보

첫째, 조선은 한반도전쟁(통일대전을 뜻함-옮긴이)을 7일 안에 끝낼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하였다. 이 새로운 작전계획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작성한 것이다.

둘째,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핵무기와 미사일을 사용하는 문제를 새로운 작전계획에 포함시키라고 직접 지시하였다.

셋째, 새로운 작전계획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핵무기, 미사일, 방사포, 특수군 등의 비대칭 전력을 동원하여 개전 초부터 전쟁주도권을 틀어쥐고, 전투력을 총동원하여 전쟁을 신속히 끝낸다는 것이다.

넷째, 새로운 작전계획의 골자는 조선인민군이 기습공격을 개시할 경우 또는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7일 안에 한국 전역을 신속히 점령한다는 내용이다. 만일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이 예상보다 강하게 반격한다 해도, 조선은 아무리 늦어도 15일 안에 전쟁을 끝낸다는 것이다.

다섯째,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전체 성원과 군단장급 이상 군지휘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 8월 25일 강원도 원산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새로운 작전계획을 승인하였고, 그 작전계획에 따른 부대별 세부작전계획을 수립하여 군사훈련을 실시하라고 군단장들에게 명령하였다.

여섯째, 김정은 제1위원장은 새로운 작전계획에 따른 전쟁준비(통일대전준비를 뜻함-옮긴이)를 2013년까지 완료하라고 지시하였는데, 준비가 좀 늦어지는 바람에 준비완료시기를 2014년까지 1년 연기하였고, 올해 2015년을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했다.” <사진 3> 

<중앙일보>가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작전계획에 관한 위와 같은 보도기사를 내보내자 파문이 일었다. 2015년 1월 9일 국방부 고위관리는 취재기자들에게 “북한이 7일 만에 남한을 점령하겠다고 하니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 특히 일부에서 ‘3일 만에 서울이 점령될 수 있다’는 식으로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는데, 북한의 의도대로 쉽게 되지는 않는다. 3일 점령은 6.25 때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파문을 가라앉히려고 하였다.

그러나 파문을 가라앉히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가 한국군 고위당국자와 정부 당국자의 말을 각각 인용하여 작성한,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작전계획에 관한 보도기사가 과연 어디까지 사실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를 검토하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실이 드러난다.

첫째, 정보출처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어느 나라에서나 전쟁계획은 최고기밀에 속하는 극비정보이므로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는 법인데, 한국군 고위당국자는 조선인민군의 새로운 작전계획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위에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기사에 따르면, 한국군 정보당국은 “최근 탈북한 북한군 고위인사로부터” 조선인민군의 새로운 작전계획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였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런 입수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왜냐하면 극비정보 가운데서도 극비정보인 통일대전 작전계획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조선인민군 지휘부의 극소수 군지휘관들 뿐인데, 그런 고위급 군지휘관이 탈북하였다는 말은 누군가 꾸며낸 헛소문이기 때문이다. 최근 조선인민군 고위급 지휘관이 탈북하였다는 언론보도도 없었거니와, 고위급 군지휘관이 탈북할 리도 만무하다. 그러므로 한국군 고위당국자와 정부 당국자의 말을 각각 인용하여 서술한,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작전계획에 관한 <중앙일보> 보도내용은 한국의 어느 정보기관이 대북정보분석작업을 통해 자체로 작성한 것이지 탈북한 고위급 군지휘관으로부터 입수한 것이 아니다.   

둘째, 조선인민군의 전쟁계획에 관한 갖가지 추론들이 한국언론에 떠돌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주목하는 것은, 조선인민군의 전쟁계획에 관한 추론에서 전쟁기간이 경향적으로 단축되어왔다는 점이다. 20일전쟁계획, 5~7일전쟁계획, 3~5일전쟁계획 등으로 변동되어온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20일전쟁계획은 <시사저널> 1996년 6월 6일 보도에 서술되었는데, 그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개전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미국 본토를 출발한 증원부대가 도착하는 데 걸리는 20일 안에 한국 전역을 점령하려는 전쟁계획을 수립하였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5~7일전쟁계획은 한국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중앙일보> 2010년 4월 27일 보도에 서술되었는데, 그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이미 1980년대에 수립했던 5~7일전쟁계획은 조선인민군이 개전과 함께 강력한 화력타격을 퍼부은 뒤 기계화부대들이 남진하여 5~7일 만에 한국 전역을 점령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보도에 따르면, 2010년 당시 한국군 당국은 조선이 기존 5~7일전쟁계획을 새로운 전쟁계획으로 “바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전쟁계획은 개전 초에 전투력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투입하여 점령하고, 상황에 따라 남진하든지 아니면 그런 점령상태에서 협상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3~5일전쟁계획은 <신동아> 2014년 1월호에 실린 ‘북의 핵전면전쟁계획 실체’라는 제목의 글에 서술되었다. 그 글에 따르면, 3~5일전쟁계획은 5~7일전쟁계획과 대동소이한데, 새로 추가된 특별한 내용은 조선이 핵무기를 사용하여 전쟁기간을 더 단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언론이 조선인민군의 전쟁계획에 관한 추론을 보도한 내용이 위와 같은 변동되어온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중앙일보> 2010년 4월 27일 보도에 서술된 조선의 7일전쟁계획에 관한 추론은 새로운 전쟁계획을 추론한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이 2012년에 7일전쟁계획을 새로 작성하였다는 <중앙일보> 보도기사는 한국의 어느 정보기관이 잘못 추론한 내용을 옮겨 실은 오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 <사진 4> 전시에 미국이 증원부대를 전선에 투입하는 속도는 예상보다 더 빠를 것이다. 이 사진은 2011년 3월 '키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에서 미국군 증원부대가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하여 경상북도 대구에 있는 공군기지에 도착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전시에 미국군 증원부대들은 불과 사흘이면 한국에 도착할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은 자기의 통일대전을 사흘 안에 무조건 속결하여야 한다. 나의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은 바로 그러한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 자주민보

셋째, 전시에 미국군 증원부대의 기동속도는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라서 사흘이면 한국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증원부대 전선투입은 미국 본토에서 차출한 군부대를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장거리수송을 통해 한반도 전선에 투입하는 것만이 아니라, 일본열도에 전진배치해놓은 상시대기부대를 우선적으로, 재빨리 투입하는 것이므로, 불과 사흘이면 한국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 4>

물론 조선이 그런 사정을 모를 리 없다. 조선은 자기들이 통일대전을 사흘 안에 속결하지 못하여 미국군 증원부대의 전선투입을 허용하는 경우, 전황이 한층 복잡해질 것이고, 전쟁기간이 그만큼 더 길어질 것이며, 한반도에서 전쟁피해가 그만큼 더 확대되리라고 예상할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통일대전을 사흘 안에 속결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바로 그러한 분석에 근거하여 3일단기속결전 가상론을 서술했던 것이며,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이 세계전쟁사가 알지 못하는, 상상을 초월한 새로운 전쟁양상으로 속전속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이 그들의 통일대전을 7일 안에 끝낼 새로운 작전계획을 작성하였다는 <중앙일보>의 보도는 오보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선의 통일대전은 7일 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사흘 안에 속결될 것으로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 <사진 5>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4년 6월 26일 신형 전술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직접 지도하였다. 위의 사진은 강원도 원산만 해안에 배치된 자행발사대에서 함경북도 김책시 앞바다에 설치된 표적을 향해 쏜 신형 전술미사일이 화염을 뿜으며 솟구쳐오르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이 신형 미사일은 3세대 정밀유도무기인 위성유도식 초정밀전술미사일인데, 화성-11호 전술미사일의 성능을 능가한다. 통일대전 총돌격명령이 내리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바로 그 초정밀전술미사일 탄두부에 전술핵탄두를 탑재하고 선제핵타격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 자주민보


조선에게 2015년은 ‘통일대전의 해’

날로 더욱 격화되는 정치군사적 긴장 속에서 한미연합군이 맥을 놓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조선인민군의 7일작전계획에 관한 <중앙일보>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2015년 1월 9일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취재기자들에게 한국군이 “북한의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작전계획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해 지속적인 업데이트(보충이라는 우리말로 써야 하는 외래어-옮긴이)를 하고 있다. 유사시 대비계획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으며, 정부 고위당국자는 취재기자들에게 한국군과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의 새로운 작전계획에 대응하는 공동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두 사람이 취재기자들에게 말한 한국군의 ‘유사시 대비계획’이나 한국군과 미국군이 수립하고 있다는 ‘공동작전계획’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외부에서 알 수 없지만, 한미연합군이 조선인민군의 통일대전 작전계획에 대응하는 작전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 군사상황이 그렇다면, 날카롭게 조성된 전쟁위험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누구도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세계전쟁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전쟁은 전쟁을 바라지 않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다. 전쟁은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요구와 무관하게 일어날 수 있다. 적대적 조미관계를 근본원인으로 하여 산생되고 격화되어온 전쟁위험이 극한점에 이른 올해 2015년에는 더욱 그렇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적대적 조미관계를 근본원인으로 하여 격화된 전쟁위험이 그 어떤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핵전쟁위험이라는 사실이다. 핵전쟁은 수 천 년을 헤아리는 세계전쟁사에서 일어나지 않은 미증유의 전쟁이어서 세계 각국의 한다하는 군사전문가들도 핵전쟁을 가상적 현실로 거론할 뿐이지만, 핵전쟁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첫째, 초정밀타격수단과 결합한 전술핵탄은 현대전에서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고, 또 불가피하게 사용될 것이다. 전략핵탄과 달리 전술핵탄은 실전무기다. 초정밀타격수단을 만드는 군사과학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못한 까닭에 대도시를 한꺼번에 초토화할 전략핵탄을 사용할지 모르는 공포의 핵전쟁은 오래 전에 있었던 옛이야기로 되었다. 오늘날에는 민간시설에 부수적 피해를 주지 않고 군사기지들만 외과수술식으로 파괴할 전술핵탄이 초정밀타격미사일에 탑재되어 있는 것이다. <사진 5>

둘째, 핵공격은 재래식 공격으로 막을 수 없고, 선제핵공격으로만 막을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선제핵타격력과 그에 따른 단기속결전 작전계획을 완비하고, 선제핵타격을 결심할 강인한 정신력과 담력을 지닌 전쟁지휘부가 이끄는 나라가 핵전쟁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다. 

셋째, 현대전에서는 전술핵공격을 받고서도 살아남을, 강력한 핵방호능력을 갖춘 지하기지를 건설한 군대가 승리하게 될 것이다.

넷째, 현대전에서는 핵탄을 사용한 전자기파(EMP)공격을 받고서도 살아남을 전국적 범위의 위기관리체계를 가동하는 나라가 승리하게 될 것이다.

위에 열거한 네 가지 사실을 생각하면, 조미전쟁에서 결정적으로 유리한 쪽은 조선이고, 결정적으로 불리한 쪽은 미국임을 알 수 있다. 조선과 미국은 전술핵탄을 탑재한 초정밀타격미사일을 각각 보유하였고, 선제핵타격력도 각각 보유하였으나, 미국에게는 네 가지 허점이 있다. 치명적이 허점들이다. 그것을 열거하면, 미국군 지휘부는 증원부대를 장거리이동으로 전선에 투입하는, 시간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묶여 단기속결전 작전계획을 애초부터 가질 수 없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는 선제핵타격을 결심할 정신력과 담력은 없고 ‘세계 최강’으로 허장성세하는 오만스러운 기교가 있을 뿐이며, 미국 본토와 해외 각지에 널려있는 미국군기지들은 전술핵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었으며, 소규모 테러공격도 막기 힘든 미국의 위기관리체계는 대규모 전자기파공격에 견딜 수 없다는 것 등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지닌 그런 치명적인 허점들에 대해 아예 무관심하거나 피상적, 부분적으로 언급하고 적당히 넘기면서, 미국이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위에 열거한 네 가지 치명적인 허점을 생각하면 미국이 핵전쟁에서 완패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그런 미국과는 정반대로, 낡은 무기밖에 없다는 식의 헛소문에 가려져 국제사회에 그 실상이 알려지지 않은 조선이 미국의 네 가지 허점을 집중강타하면 핵전쟁에서 쉽게 승리하리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이런 사정을 아는 미국은 조선에 대한 핵공격을 주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주저함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정신력과 담력을 약화시키고, 그래서 조선에 대한 선제핵타격을 감행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상황을 오판하여 조선에게 핵공격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세계전쟁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패망을 당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바로 이것이 미국을 옭아맨, 피할 길 없는 불우한 운명이다.

조선은 그런 불우한 운명에 묶인 미국의 처지를 직시하고 있다. 조선은 70년 묵은 적대적 조미관계를 총결산하려는 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해놓고, 자기들의 최고사령관이 임의의 시각에 내릴 최후결전 총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상황을 잘 알면서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2015년 새해벽두부터 조선에 대한 추가제재를 발동하여 조선을 심히 자극하는 적대행위를 하였으며, 오는 3월에 강행하려는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오만과 오판이 빚어낸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오만은 체질화되었고, 그들의 오판은 관습화되었기 때문에 미국의 위험천만한 행동을 제지할 방도가 없다.

미국의 그러한 위험천만한 행동은 조선을 최후결전으로 떠미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조선을 최후결전으로 떠미는 미국의 위험천만한 행동을 제지할 방도가 없다는데서 조미국의 그러한 위험천만한 행동은 조선을 선의 통일대전의 불가피성이 드러나 보인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위에서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기사에 서술된 것처럼, 조선에게 2015년은 ‘통일대전의 해’인 것이다.     
 
* 알림 - 해방 50년, 분단 50년을 맞은 1995년 8월 한국기자협회, 언론노동조합연맹, 프로듀서연합회는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제작준칙’을 채택하였는데, 그 준칙에는 북의 국호와 직함을 북에서 표기하는 대로 표기한다고 명시되었다. 그런 준칙을 따르면, 북한이라고 표기하지 말고 조선 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표기해야 마땅하다. 그 준칙이 채택된 때로부터 20년이 되었는데도, 언론계에서는 북한이라는 용어가 여전히 쓰이고 있다. 해방 70년, 분단 70년이 되는 올해부터 나는 위의 준칙에 따라 조선이라고 표기한다. 또한 형평성의 원칙에 맞춰 남한이라고 표기하지 않고 한국이라고 표기한다. 내가 남과 북을 각각 국호로 표기하는 것은 남북(북남)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국제관계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한반도 전체를 자기 영토로 인정하고, 조선은 조선반도 전체를 자기 영토로 인정하기 때문에 한국과 조선이라는 두 개의 나라가 한(조선)반도에 존재하는 게 아니다. 남북(북남)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국제관계가 아니므로, 그 관계를 상대의 국호로 표기할 수 없으며, 따라서 한조(조한)관계라고 표기해서는 안 된다. 내가 한국과 조선이라는 국호로 표기하는 것은 나라의 통일이 실현되어 통일국가의 국호가 정해질 때까지 마지못하여 시행할 잠정적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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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6

전운 몰고 오는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

[한호석의 개벽예감](144)
자주민보 2015년 01월 0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12월 19일 소니 해킹이 북의 소행이라고 발표하였고, 2015년 1월 2일에는 그에 따른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하였다. 그러나 소니 해킹이 북의 소행이라는 그의 발표내용은 객관적 증거로 입증되지 않은 자의적 가설을 진실로 규정해버린 날조였고, 그런 날조에 의거한 대북제재 행정명령은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이 빚어낸 불행한 산물이었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해줄 것이다.     © 자주민보


오바마는 왜 하필 1월 2일에 대북추가제재조치를 발동하였을까?
 
미국은 새해 벽두부터 위험천만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북을 쏘니 픽쳐스 엔터테인먼트(Sony Pictures Entertainment)라는 영화제작보급사에 대한 해킹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한 것에 따른 대북추가제재조치를 발동한다는 내용의 대통령 행정명령이 지난 1월 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동되었다. <사진 1> 그 행정명령에서 지정된 미국의 제재대상들은 북의 정찰총국,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조선단군무역회사, 그리고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소속 개별인사 8명, 조선단군무역회사 소속 개별인사 1명, 그리고 관리인 1명이다.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쏘니 해킹이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주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미국연방수사국(FBI)이 북을 ‘해킹범죄국’으로 지목하였다는 점이다.

미국중앙정보국(CIA)과 미국국방정보국(DIA)에서 정보기술담당직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이 2013년 6월에 폭로한 내용이 전 세계에 경악과 충격을 안겨준 바 있는데, 그 폭로내용에 따르면 미국국가안보국(NSA)은 2009년 이후 전 세계에서 61,000개 이상의 대상들을 해킹해왔다는 것이다. 이것은 세계 최악의 해킹범죄국이 미국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증거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연방수사국은 증거도 없이 북을 ‘해킹범죄국’으로 지목해버린 것이다. 세계 최악의 해킹범죄국이 해킹대상국들에게 사죄하기는커녕 증거가 없는데도 제멋대로 북을 ‘해킹범죄국’으로 지목하고 그에 따른 추가제재조치까지 발동하였으니,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라는 북의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북이 미국의 그런 파렴치한 행위를 전면 부정,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14년 12월 21일 북측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미국은 함부로 남을 걸고들기 전에 저지른 악행을 놓고 인류 앞에 심각히 사죄하여야 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미련방수사국이 발표한 모든 근거라는 것이 분명치 못한 과학기술적 자료와 꾸며낸 요설에 바탕을 두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며, 따라서 미련방수사국의 성명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새로운 날조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북을 걸고든 “미국의 날강도적 처사”를 비난하였다. 북측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2014년 12월 27일에도 ‘고의적인 악행에 매달릴수록 상상 밖의 더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에서 “<쏘니 픽쳐스>에 대한 해킹공격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 (줄임) 미국이 <쏘니 픽쳐스> 해킹공격자가 우리라고 계속 강변하려면 지금이라도 반드시 그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만약 미련방수사국의 표현대로 <민감한 정보원천보호> 때문에 증거를 공개할 수 없다면 우리와 비공개리에 공동조사를 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미성향에 젖은 남측 언론계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아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의 싸이버보안업체들과 정보기술보안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발표한 ‘북의 쏘니 해킹설’을 부인하는 견해들이 속속 제기되었다. 그로써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발표한 ‘북의 쏘니 해킹설’은 미국 내부에서 강한 의혹과 비판을 받기 시작한 것인데,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14년 연말 미국의 싸이버보안업계에서는 쏘니 해킹이 누구의 소행인지 입증할 수 없다는 입증불가론이 제기되었다. 입증불가론을 제기한 수많은 미국인 전문가들 가운데 미국 언론보도에 등장한 주요인사들을 열거하면, 싸이버보안업체 ‘트러스팃쎅(TrustedSec)’ 최고경영자(CEO) 데이빗 케네디(David Kennedy), 싸이버보안업체 ‘태아이어 글로벌(Taia Global)’  최고경영자 제프리 카아(Jeffrey Carr), 싸이버보안업체 ‘파이어아이(FireEye)’ 최고경영자 케빈 맨디아(Kevin Mandia), 싸이버보안업체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정보기술보안전문가 마크 로저스(Marc Rogers), 국제적으로 소문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 출신 헥터 먼시거(Hector Monsegur), 정보기술보안전문가 스캇 보그(Scott Borg) 등이다.

둘째, 쏘니 해킹이 북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쏘니 해킹은 그 영화제작보급사에서 해고당한 정보기술담당직원 6명이 자기들을 해고한 회사측에 불만을 품고 저질렀다는 내부범행설이 제기되었다. 싸이버보안업체 노스(Norse)의 선임부회장 커트 스탬버거(Kurt Stammberger)가 그런 내부범행설을 제기한 바 있다. 2014년 12월 29일 이 싸이버보안업체는 내부범행설에 관한 자기들의 독자적인 조사결과를 쏘니해킹사건수사를 담당한 미국연방수사국에 설명하였다.

2014년 연말에 위와 같은 입증불가론과 내부범행설이 미국 언론에 보도되자, 쏘니 해킹이 북의 소행이라는 미국연방수사국의 수사결과가 허위날조가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 그런 수사결과에 근거하여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발표한 ‘북의 쏘니 해킹설’도 중상모략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이 미국 여론을 흔들기 시작하였다. 만일 미국연방수사국이 발표한 수사결과가 허위날조로 판명되는 경우, 미국은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북을 중상모략하였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길이 없게 된다. 상황이 그처럼 자기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오바마 대통령은 자기들이 꺼내놓은 ‘북의 쏘니 해킹설’을 움직일 수 없는 기정사실로 만들어줄 긴급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의 싸이버보안업계에서 제기된 입증불가론과 내부범행설이 더 이상 파급되지 않도록 여론을 돌려세워야 하였다. 워싱턴 디씨에서 멀리 떨어진 하와이의 골프장 잔디밭에서 골프채를 연신 휘두르며 연말연시 망중한을 즐기던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이례적으로 휴가지에서 서둘러 대북제재행정명령에 서명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쏘니 해킹이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지지 않았을 뿐더러 그 영화제작보급사에서 쫓겨난 해고자들의 소행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제시되었는데도 오바마 대통령은 쏘니 해킹이 북측 정찰총국의 소행이라고 발표하였다는 사실이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오바마의 그런 행동은 북의 정찰총국을 ‘해킹범죄집단’으로 중상모략한 것이다.

지난 시기 남측 언론들에 보도된 관련내용을 종합하면, 2009년 2월에 통합, 신설된 북의 정찰총국은 국방위원회 직속기관이라고 한다. 북의 헌법 제100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령도자”로 명시하였고, 북의 헌법 제106조는 국방위원회를 “국가주권의 최고국방지도기관”으로 명시하였다. 이런 헌법규정을 이해하면, 북의 정찰총국은 북의 최고영도자에게 직접 보고하고 직접 지시를 받는 핵심기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이 북에서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정찰총국을 증거도 없이 ‘해킹범죄집단’으로 지목하고, 그에 따른 대북추가제재조치까지 발동하였으니, 북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미국의 그런 행위는 정찰총국에 대한 중상모략이고, 더 나아가 “국가주권의 최고국방지도기관”에 대한 도발로 보일 것이다.

▲ <사진 2> 2015년 1월 1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발과 전쟁책동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징벌을 가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이 말에 따르면, 북은 자기를 증거도 없이 '해킹범죄국'으로 지목하고, 그에 따른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한 미국의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고 징벌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으로 지금 북미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었고, 전쟁위기는 전례없이 심화되었다.     © 자주민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번에 미국이 북의 정찰총국을 ‘해킹범죄집단’으로 지목한 것도 모자라 대북추가제재조치까지 발동한 것은 북을 극도로 자극하여 격노와 징벌의지를 불러일으킨 매우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나라의 존엄과 자주권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북이 미국으로부터 그런 중상모략과 도발을 받고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조용히 넘어가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발과 전쟁책동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징벌을 가할 것입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 2>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제재행정명령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5년 신년사를 발표한 다음날 발동되었으므로, 2015년 신년사에는 대북제재행정명령을 발동한 미국의 도발에 대한 언급이 들어있지 않다. 백악관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한 바로 다음날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제재행정명령이 나오도록 발표시점을 조절하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  

북의 정찰총국을 ‘해킹범죄집단’으로 지목하고 그에 따른 대북추가제재조치까지 발동함으로써 적대적인 북미관계를 극도로 자극한 미국의 도발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전운을 몰아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으로 벌어진 현 사태는 너무 심각하다.
 
 
‘우뚜바’와 ‘날치’로 강화된 조선인민군의 기습공격력
 
미국이 이번에 쏘니 해킹을 빌미로 하여 대북적대행위를 추가하기 훨씬 전부터 북은 미국의 대북적대행위가 2015년에 더욱 험악해져 전쟁위험이 다가올 것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조국통일대전 준비태세를 완료하였고, 2015년에 접어든 지금 조선인민군 전군은 최후결전에 돌입할 시각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2014년 한 해 동안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몇몇 글들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는데, 이 글에서는 북의 조국통일대전 준비태세와 관련하여 최근에 나온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몇 가지 새로운 정보를 추가로 서술한다. 

첫째, 조선인민군은 최근 기습공격력을 급속히 강화하였다. 2014년 12월 25일 남측 국방부가 펴낸 ‘북한 및 주변국 군사력 현황’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을 기준으로 북의 군용기가 230여 대 증가하였는데,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4년 12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에서는 군용기 중에서도 특히 북에서 ‘우뚜바’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자국산 저고도침투기 AN-2와 북이 자체로 생산하는 무장헬기의 지속적인 증강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저고도작전기들인 AN-2와 무장헬기는 모두 기습공격전에 동원되는 공중이동수단들이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사이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의 자료에 따르면, 북이 보유한 AN-2는 모두 500대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이 최근 2년 동안 AN-2 증산에 힘을 집중하였으므로, 그 보유대수는 2015년 초를 기준으로 약 700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2014년 5월 1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경기대회-2014’에 참가한 AN-2는 “30m의 초저공비행”을 하면서 지상표적물을 향해 로켓포를 연속발사한 바 있다. 이것은 북이 AN-2를 저도고기습침투기로만 사용하지 않고 저고도로켓포공격기로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AN-2에 장착된 로켓포발사기에는 사거리 5km의 로켓포탄이 16발씩 장전된다.

한국군 당국의 정보를 인용한 <연합뉴스> 2014년 1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2014년 11월 중순부터 AN-2를 동원한 항공륙전대 공수강하훈련을 연속적으로 실시하였는데, 훈련빈도가 예년에 비해 무려 20여 배나 급증하였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는 미국군 공수특전단에 대비되는 공중침투부대다. 위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4년 11월 중순에서 12월 초까지 실시된, AN-2를 저고도기습침투기로 이용한 공수강하훈련에는 항공륙전병 10,000~15,000명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가 저고도기습침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수강하훈련을 지난 연말에 실시하였음을 말해준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아시아경제> 2014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2014년 말에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는 AN-2를 이용하여 최장 300km에 이르는 장거리기습공격훈련을 “이례적으로” 실시하였다고 한다. 그는 왜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썼을까? 보도기사에 따르면, 지난 시기에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는 백두산에서 가까운 량강도 삼지연비행장에서 AN-2를 타고 비교적 짧은 거리를 비행하면서 저고도기습침투훈련을 실시하곤 하였는데, 2014년 초 동계훈련에서는 함경북도 어랑비행장에서 AN-2를 타고 함경남도 함흥비행장까지 200km를 비행하는 저고도기습침투훈련을 실시하더니, 2014년 말 동계훈련에서는 어랑비행장에서 강원도 원산비행장까지 300km에 이르는 장거리를 남하비행하는 저고도기습침투훈련을 실시하였다는 것이다.

▲ <사진 3> 2014년 11월 중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제527대련합부대와 제630대련합부대 관하 구분대들의 연합협동훈련이 실시되었다. 서해 해안에서 진행된 이 훈련에서는 공기부양정 20여 척에 분승한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병 1,000여 명이 평안북도 선천군 해안을 출발하여 서해 멀리 나가 우회하더니 평안남도 온천군 해안까지 100km가 넘는 장거리를 고속으로 남하항해한 뒤에 갯벌에 상륙하여 대상물을 습격하는 장거리기습침투훈련이 실시되었다. 이것은 해상륙전대가 충청남도까지 순식간에 점령하는 실전연습을 실시한 것이다.     © 자주민보

최근 조선인민군의 장거리기습침투훈련은 그처럼 공중에서만 실시된 것이 아니다. 2014년 11월 중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제572대련합부대와 제630대련합부대 관하 부대들의 연합협동훈련이 진행되었다. 서해 해안에서 진행된 연합협동훈련에서는 공기부양정(hovercraft) 20여 척에 분승하고 평안북도 선천군 해안을 출발한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병 1,000여 명이 서해 멀리 우회하여 평안남도 온천군 해안까지 100km가 넘는 장거리를 고속으로 남하항해한 뒤에 갯벌에 상륙하여 대상물을 습격, 점령하는 장거리기습침투훈련이 실시되었다.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대는 미국군 해병대에 대비되는 해안상륙부대다.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대가 탑승하는 기존 공기부양정은 시속 90km로 항해하는데, 완전무장한 해상륙전병 50명을 태울 수 있다. 북이 자체 기술로 개발하여 2011년 8월부터 실전배치하고 있는, 북에서 ‘날치’라고 부르는 최신형 공기부양정은 해상륙전병 60명을 태우고 시속 110km로 고속항해하는 매우 위력적인 해안상륙수단이다. 남측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현재 북은 공기부양정 150여 척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3>

조선인민군이 2014년 하반기에 실시한 “동계훈련의 가장 큰 특징은 200km 이상 작전반경범위의 침투강하훈련”이라고 지적한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아시아경제> 2014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는 AN-2들에 분승하여 충청남도까지 남하비행하는 기습침투훈련을 실시한 것이고, 조선인민군 해상륙전대는 황해남도 해안에서 공기부양정을 타고 고속으로 충청남도 해안까지 남하항해하는 기습상륙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이것은 전시에 조선인민군 항공륙전대와 해상륙전대가 충청남도까지 순식간에 점령하는 실전연습을 실시한 것이다. 

둘째,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4년 12월 29일 조선인민군 제851군부대 관하 여성방사포병 구분대들의 포사격훈련을 검열하는 것으로 2014년 한 해 동안 끊임없이 이어온 자신의 조선인민군 전투태세검열을 마감하였다. 제851군부대는 강원도 원산 인근에 주둔하는 전투부대다. 조선인민군 여성방사포병 6명이 12련장 107mm 방사포 한 문을 다루는데, 그 방사포는 해안상륙을 노리는 적의 해상무력을 상륙 전에 격파하는 무기다. 미국의 대북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디즈(Joseph S. Bermudez, Jr.)가 2011년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이 보유한 12련장 107mm 방사포의 사거리는 8.5km이고, 전기장치로 약 8초 동안 12발을 연속발사하며, 재장전시간은 3분이다.

그런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4년도 전투태세검열을 왜 여성방사포병들의 포사격훈련을 검열하는 것으로 마감한 것일까?

17세에 입대하는 조선인민군 여성군인들의 군사복무기간은 9년이며, 최희숙군관학교에서는 여성군사지휘관들을 양성한다. 조선인민군의 여성군인 비율이 10%가 넘는다고 하니, 여성군인만 약 120,000명이나 된다. 현재 정규군 병력수가 120,000명대에 이르는 나라들이 스페인(123,000명), 필리핀(120,000명), 폴란드(125,000명)인 것을 생각하면, 북의 여성군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 <사진 4> 2014년 12월 2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제851군부대 관하 여성방사포병 구분대들의 포사격훈련을 검열하는 것으로 2014년 한 해 동안 이어진 조선인민군 전투태세검열을 마감하였다. 이 사진은 그 날 최고사령관이 검열현장에서 불시에 내린 사격명령을 받은 여성방사포병들이 107mm 방사포를 해안 모래밭에 끌고 나가 해상목표구역을 타격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여성방사포병들의 방사포사격훈련을 2014년 연말에 마지막으로 검열한 것은, 조선인민군 전군이 최후결전에 총돌격할 준비가 이미 완료되었음을 의미한다.     © 자주민보

조선인민군 여성군인들 가운데 신체적 훈련부담이 가장 큰 여성군인들은 육중한 포를 다루는 여성해안포병들이다. 그래서 북에는 여성해안포병에 관한 군가도 있는데, 여성해안포병 가운데서도 해안견인포를 다루는 여성군인들보다 해안방사포를 다루는 여성군인들이 더 고된 훈련을 하게 된다. 그들은 약 500kg에 이르는 107mm 방사포를 통행로가 나지 않은 해안지대 모래밭에서 맨손으로 밀고 끌면서 사격지점으로 신속하게 이동하여 해상목표구역에 대한 조준사격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해안방사포를 다루는 여성군인들이 신체적 조건에 대비해 가장 고된 훈련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처럼 고된 훈련을 하는 여성방사포병들의 해안방사포 사격훈련을 2014년 연말에 마지막으로 검열한 것은, 그들의 최고사령관이 임의의 시각에 명령만 내리면 조선인민군 전군이 최후결전에 총돌격할 준비를 2014년에 완료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진 4>

셋째,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길게 언급한 반면 대미관계에 대해서는 매우 짧게 언급하였다. 신년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 민족을 둘로 갈라놓고 장장 70년 간 민족분렬의 고통을 들씌워온 기본장본인인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대조선적대시정책과 무분별한 침략책동에 매달리지 말고 대담하게 정책전환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고 하였다. 이 언급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미국과의 대화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말로서가 아니라 행동으로 적대적 북미관계를 총결산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적대적인 북미관계를 총결산하려는 북의 행동이 통일대전으로 전개되리라는 점은 명백하다.  

▲ <사진 5>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8월 25일 동부전선 시찰 중에 진행한 '선군절' 경축연회에서 연설하면서 조국통일대전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속적인 불시검열은 조선인민군 전군이 이미 2012년에 조국통일대전 준비태세를 완료하였음을 말해준다. 북의 언론보도내용을 분석해보면, 민족해방 70주년이자 민족분열 70년이 되는 올해 2015년에는 통일위업 실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단호한 결심임을 알 수 있다.     © 자주민보


전쟁우려관점에서 전망하는 2015년의 긴박한 정세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이 적대적인 북미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켜 결국 전면전을 촉발하는 전운이 감돌게 되었다. 자기에게 굽실거리는 친미추종국들을 거느린 백악관은 마치 세계 전체가 자기에게 굽실거리는 것으로 착각하였고, 그런 착각이 백악관을 오만의 함정으로 떠밀었다. 날이 갈수록 오만할 대로 오만해진 백악관은 자기에게 적대적인 나라들을 모략하고 압박하고 위협해도 그 나라들이 감히 물리적으로 반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오판하고 있다. 눈 뜨고 볼 수 없는 오만이요, 현실을 거꾸로 뒤집어놓고 바라보는 심각한 오판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백악관의 대북적대행위는 오만과 오판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백악관의 전략적 오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백악관은 지난 시기 6.25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전략적으로 오판하였다. 그래서 미국은 그 전쟁들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수치스러운 패전의 연속이었건만, 백악관은 패전의 수치마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오만에 도취되었다. 

그러나 북의 통일대전은 미국에게 패전의 수치를 안겨준 이전 전쟁들과는 전혀 다른 매우 특별한 전쟁으로 될 것이다. 이전 전쟁들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한 미국이 북의 그런 통일대전에서 이기리라고 예상하는 것은 커다란 오산이다.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 기상천외한 양상으로 전개될 북의 통일대전은 미국에게 패전의 수치를 안겨주는 게 아니라 사실상 멸망의 치명상을 안겨주는 미증유의 전쟁으로 될 것이다.

원래 조국통일대전이라는 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2년 8월 25일 동부전선 시찰 중에 진행한 ‘선군절’ 경축연회에서 연설하면서 처음 사용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왜 통일전쟁이라는 말 대신에 통일대전이라는 새로운 말을 쓰기 시작하였을까? 통일대전이라는 말에 담긴 다음과 같은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진 5>

첫째, 북이 동아시아대륙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주한미국군을 태평양쪽으로 밀어내고, 한반도를 통일한다는 뜻에서 대전(great war)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필연적이며 절대적이고, 한반도의 영구분단은 반통일세력이 꾸며낸 허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신년사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기반을 구축하고 통일의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고 말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세기를 이어오는 민족분렬의 비극을 이제 더 이상 참을 수도 허용할 수도 없습니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통일방식이다. 한반도의 통일방식은 평화통일이 될 수도 있고, 무력통일이 될 수도 있다. 민족사의 관점에서 논할 때, 한반도의 통일과업이 절대적이고 확정적이라면, 그 과업을 실현하는 방식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두 가지 통일방식 중에서 어떤 방식으로 한반도의 통일이 실현되는가 하는 문제는 적대적 북미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대화와 협상이 막히고 적대감과 전쟁위험이 높아진 정세 속에서는 무력통일이 실현될 것이고, 북미관계정상화와 남북관계개선이 크게 진전되는 정세 속에서는 평화통일이 실현될 것이다.

예컨대, 6.15 공동선언과 북미공동코뮈니케가 평양과 워싱턴 디씨에서 4개월 시차를 두고 각각 채택, 발표되었던 2000년에는 평화통일이 실현될 수 있는 정세가 조성되었다. 그와 정반대로 북과 미국 사이에서 대화와 협상이 모두 막혀버리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서 상호적대감이 악화되고 전쟁위험이 매우 높아진 현 정세에서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회가 사라지고 무력통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2012년 8월 25일 ‘선군절’ 경축연회에서 통일대전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연설에 바로 그러한 정세변화가 반영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 이제껏 그 어느 나라도 공격하지 못한 미국 본토의 심장부를 북이 사상 처음으로 공격한다는 뜻에서 대전이다.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미국 본토의 심장부를 공격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통일대전전략이다. 북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 60돐’을 맞이한 2014년 7월 27일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륙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군 결의대회’ 연설에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은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핵타격의지를 명백히 밝혔는데, 이것은 그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통일대전전략을 공식천명한 것이다. 

셋째, 북이 태평양작전구역의 수많은 미국군기지들에 배치된 총 30만명에 이르는 미국군병력을 동시다발적 순간타격으로 진압하여 지구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방대한 공간에서 미국의 패권적 지배를 폐절시킨다는 뜻에서 대전이다. 이와 관련하여 2013년 3월 30일 북의 정부, 정당, 단체 특별성명은 “우리 혁명무력의 첫 (순간)타격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작전전구 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이 녹아나”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그처럼 강력한 타격력을 준비하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넷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초강대국’으로 자처해온 미국을 패망시켜 미국이 지배하는 낡은 세계질서를 전면적으로 재편한다는 뜻에서 대전이다. 첨단무기와 기축통화를 움켜쥐고 세계질서를 제멋대로 좌지우지해온 미국이 북미전쟁에서 패망하는 경우, 핵보유국들이 모두 참가하는 핵군축협상이 시작되는 등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예견하기 힘든 새로운 세계질서가 등장할 것이고, 그 새로운 세계질서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인류는 북에서 말하는 ‘세계의 자주화’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될 것이다.

운명적인 2015년을 맞은 오늘 전쟁우려관점에서 올해 정세를 전망하면, 미국에게는 백악관의 오만과 오판이 불러온 위험천만한 전면전 위기가 몰려오고 있지만, 북에게는 그들이 정전 이후 60여 년 동안 기다리며 준비해온 통일대전의 결정적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적대적 북미관계의 시각에서 이제 막 시작된 2015년의 긴박한 상황을 보면 그런 의미가 더욱 뚜렷이 드러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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