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민보 2013년 01월 2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심층분석결과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다
2013년 1월 12일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홈페이지에는 미국의 물리학자 데이빗 라이트(David Wright)가 북의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에 관한 취재기자의 물음에 응답한 기사가 실렸다. <미국의 소리>는 일반적인 언론매체가 아니라 미국의 적대국들에게 친미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관영선전매체이므로, 그들이 은하 3호에 관해 공정하게 보도할 리 만무하다. 또한 데이빗 라이트는 북의 미사일 능력과 위성운반로켓 기술을 깎아내리는 왜곡선전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므로, 그가 은하 3호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꺼내놓을 리 만무하다.
<미국의 소리> 보도기사에 나온 데이빗 라이트의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북이 “아주 초보적인 로켓기술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은하 3호에 사용된 산화제가 적연질산이고, 적연질산은 1950년대에 소련에서 스커드 미사일 산화제로 사용하였던 것이므로, 북의 위성운반로켓 기술수준이 “아주 초보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빗 라이트의 그런 주장은 전부 사실왜곡이다. 아래에서 다시 논하겠지만, 은하 3호에 사용된 산화제가 적연질산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며, 적연질산이 1950년대에 소련의 스커드 미사일 산화제로만 사용되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은하 3호 산화제에 관한 데이빗 라이트의 사실왜곡은 남측 국방부의 발표내용에 따른 것이다. 2012년 12월 23일 남측 국방부가 발표한 ‘북한 장거리 미사일(로켓) 잔해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2년 12월 14일 전라북도 군산에서 서쪽으로 160km 떨어진 해저에서 남측 해군함정이 건져 올린 길이 7.45m, 지름 2.4m, 두께 3.8mm, 무게 1.13t의 원통형 산화제통 잔해를 분석하였더니 적연질산이 산화제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남측 국방부의 그런 발표내용에 동조한 데이빗 라이트는 은하 3호 산화제가 적연질산이라고 주장하면서 북의 위성운반로켓 기술수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허튼 소리를 늘어놓은 것이다.
2012년 12월 14일 남측 해군함정이 은하 3호 잔해를 서해에서 건져 올렸고, 그 잔해를 분석한 ‘조사결과’를 12월 23일에 발표하였으니, 남측 국방부가 잔해에 대한 물리-화학적 분석을 불과 8일 만에 완료했다는 말인데,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2010년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남측 국방부가 사건 현장 해저에서 건져 올렸다고 하면서 취재진에게 공개한 1번 글씨가 쓰인 어뢰추진체 잔해에 대한 물리-화학적 심층분석이 완료되기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양심적인 과학자들이 정밀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한 바에 따르면, 당시 남측 국방부가 발표한 ‘분석결과’는 거짓으로 드러났지만, 1번 글씨가 쓰인 어뢰추진체 잔해에 대한 물리-화학적 심층분석을 약 3개월 동안 진행하였던 남측 국방부가 은하 3호 잔해에 대한 물리-화학적 분석을 단 8일 만에 끝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이런 상황을 살펴보면, 남측 국방부가 2012년 12월 23일에 발표한 은하 3호 잔해에 대한 조사결과는 심층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아니라 급하게 대충 분석한 일차적인 결과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처럼 일차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남측 국방부는 심층분석을 계속해왔겠지만, 앞으로 그들은 심층분석결과가 나와도 그것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은하 3호 잔해를 심층적으로 분석할수록 높은 수준에 이른 북의 과학기술력이 자꾸 드러나기 때문이다. 북을 ‘주적’으로 규정한 남측 국방부가 북의 과학기술수준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줄 리 만무하다.
하얀 연기 뿜어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른 은하 3호
산소가 희박한 고공에서 또는 산소가 없는 대기권 밖 우주공간에서 위성운반로켓이 비행하려면, 산소가 없어도 로켓연료(rocket fuel)를 연소시킬 수 있는 자동연소성 화학물질(hypergolic chemicals)이 필요한데, 그런 필요에 따라 연료를 연소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특별한 화학물질을 산화제(oxidizer)라 한다. 로켓 연소장치에 적절한 비율로 함께 주입되어 연소되는 산화제와 로켓연료를 통칭하여 자동연소성 추진제(hypergolic propellant)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측 국방부가 서해에서 건져 올린 은하 3호 잔해에서 검출하였다고 주장한 적연질산(Red Fuming Nitric Acid, RFNA)이라는 산화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적연질산은 질산(Nitric Acid) 84%, 2중질소 4산화물(Dinitrogen Tetroxide: 화학원소기호 N₂O₄) 13%, 물 2% 등으로 이루어진 혼합물이다.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쓰는 경우, 항부식성 화학물질(inhibitor)인 플루오르화 수소(hydrogen fluoride)를 첨가하기 마련인데, 플루오르화 수소를 첨가하는 까닭은, 질산이 산화제통을 부식시키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적연질산(RFNA)라고 하지 않고, 부식성 화학물질을 첨가했다는 뜻에서 항부식성 적연질산(IRFNA)이라고도 한다.
적연질산이라는 화학물질명칭에서 적연(赤煙)이라는 말은 붉은 연기라는 뜻이다. 붉은 연기라는 말이 명칭에 들어간 까닭은, 적연질산이 연소할 때 붉은 연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적연질산이 연소할 때 붉은 연기가 나오는 까닭은, 적연질산에 들어있는 2중질소 4산화물 일부가 질소 4산화물(Nitrogen Tetroxide)로 화학분해되면서 붉은 연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2년 12월 12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은하 3호가 굉음을 울리며 하늘로 솟구쳐 오를 때, 그 로켓이 뿜어낸 연기는 붉은 연기가 아니라 하얀 연기였다. ‘유투브(You Tube)’에 실린 북측 동영상들에서는, 은하 3호가 발사되는 순간 거대한 하얀 연기가 발사장을 뒤덮는 장면이 나온다.
남측 국방부가 주장한 것처럼, 은하 3호 산화제가 적연질산이라면 은하 3호가 발사되는 순간 붉은 빛을 띤 연기가 뿜어져 나와야 하는데, 실제로 뿜어져 나온 것은 흰 빛을 띤 연기였다. 은하 3호 산화제가 적연질산이라는 남측 국방부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로켓 산화제들 가운데는 백연질산(White Fuming Nitric Acid)도 있다. 백연질산은 그 명칭이 말해주는 것처럼, 연소될 때 하얀 연기가 나오는 화학물질이다. 백연질산이 연소될 때 하얀 연기가 나오는 까닭은, 붉은 연기를 내며 연소하는 2중질소 4산화물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하 3호가 하얀 연기를 뿜어내며 하늘로 솟구쳐 올랐으니, 적연질산이 아니라 백연질산이 산화제로 쓰인 것일까?
갈색 연기 뿜어낸 은하 2호, 하얀 연기 뿜어낸 은하 3호
은하 3호 산화제가 어떤 산화제인지 해명하려면, 우선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은하 3호 발사장면과 은하 2호 발사장면을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가 보인다. ‘유투브’에 실린 북측 동영상을 보면, 2009년 4월 5일 함경북도 무수단리에 있는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은하 2호가 발사된 순간, 갈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연기색깔이 왜 갈색으로 보였던 것일까?
은하 2호에는 적연질산이 많이 들어간 산화제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붉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는데, 강한 후폭풍이 일으킨 지상 흙먼지와 뒤섞이면서 갈색 연기처럼 보인 것이다. 2009년 2월 2일 이란이 질량 27kg의 소형 시험인공위성 오미드(Omid)를 탑재한 2단형 위성운반로켓 사피르(Safir) 2호를 발사할 때도 갈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둘째, 발사대를 떠나 하늘로 솟구쳐 오른 뒤에 은하 3호의 상승비행 장면을 보면, 발사 순간에 내뿜었던 하얀 연기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방출화염만 보인다. 그런데 상승비행장면을 확대하면, 방출된 화염 뒤쪽으로 아주 희미하고 옅은 연기가 한 줄기가 줄곧 뿜어져 나오는 게 보인다. 그 희미하고 옅은 연기는 갈색에 가까운 붉은 색인데, 이것은 적은 양의 적연질산이 연소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사실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은하 2호의 경우 적연질산이 많이 들어간 기존 산화제가 사용되었고, 은하 3호의 경우 적연질산이 적게 들어간 신종 산화제가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인용문에 나온 데이빗 라이트는 위성운반로켓 산화제에 적연질산이 들어가면 무조건 산화제 제조기술 수준이 낮은 것처럼 말하였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산화제 제조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들 가운데 하나는, 산화제에 들어가는 적연질산 비율이 높은가 아니면 낮은가 하는 것이지, 적연질산이 들어갔다고 해서 산화제 제조기술 수준을 무조건 낮게 평가하는 것은 사실왜곡이다. 지금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같은 선진우주강국들이 쏘아올리는 위성운반로켓 또는 우주선운반로켓에 사용되는 각종 산화제들 가운데 적연질산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산화제는 없다.
남측 국방부는 은하 3호 산화제가 100% 적연질산으로만 만들어진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였고, 데이빗 라이트는 선진우주강국들이 쓰는 산화제에 적연질산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은하 2호의 경우 적연질산이 많이 들어간 기존 산화제가 사용된 반면, 은하 3호의 경우에는 적연질산이 적게 들어간 신종 산화제가 사용된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북이 산화제 제조부문에서 기술적 진전을 이룩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선진우주강국들의 산화제 제조기술 발전추세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같은 선진우주강국들의 산화제 제조기술 발전추세를 살펴보면, 북의 산화제 제조기술 수준이 얼마나 발전하였는지 알 수 있다.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1965년에 처음 발사된 이후 2012년까지 48년 동안 382회 발사된 소련-러시아의 위성운반로켓 프로톤(Proton)에 사용된 산화제, 그리고 1967년부터 2009년까지 43년 동안 420회 이상 발사된 소련-러시아의 위성운반로켓 코스모스(Kosmos)-3M에 사용된 산화제는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Unsymmetrical Dimethylhydrazine, UDMH)이다.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의 적연질산 비율은 73%다. 적연질산이 73% 비율로 들어간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을 산화제로 쓰는 위성운반로켓은 발사 순간에 붉은 연기를 뿜어내게 되며, 강한 후폭풍이 일으킨 지상 흙먼지와 뒤섞이면서 갈색 연기로 보이게 된다.
둘째, 프랑스, 영국,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우주국(ESA)이 1979년부터 34년 동안 150회 발사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발사할 위성운반로켓 아리안(Ariane)에 사용된 산화제는 ‘UH25’다. 소련-러시아가 사용한 산화제는 100%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으로 되어 있는 것에 비해, 유럽우주국이 사용하는 산화제 ‘UH25'에는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이 75%만 들어간다. 다시 말해서, ‘UH25’에도 적연질산이 들어가지만, 소련-러시아가 사용해온 산화제에 비해 덜 들어가는 것이다.
셋째, 미국이 1959년부터 2005년까지 47년 동안 368회 발사한 위성운반로켓 타이탄(Titan)에 사용된 산화제, 그리고 1960년부터 300회 이상 발사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발사할 델타(Delta) 계열 위성운반로켓에 사용된 산화제는 ‘에어로진(Aerozine)50’이다. 소련-러시아가 사용한 산화제는 100%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으로 되어 있는 것에 비해, 미국이 사용하는 산화제 ‘에어로진50’에는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이 50%만 들어간다. 다시 말해서, 유럽연합산 산화제 ‘UH25’와 비교해서, 미국산 산화제 ‘에어로진50’에는 적연질산이 훨씬 더 적게 들어가는 것이다.
위와 같은 사실에서는 적연질산이 들어간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을 차츰 적게 쓰는 추세가 드러나 보인다. 다시 말해서, 산화제 제조기술 발전추세에 따라 산화제에 들어가는 적연질산 비율이 점차 낮아진 것이다.
북의 은하 계열 위성운반로켓에 사용된 산화제도 선진우주강국들의 산화제 제조기술 발전추세와 일치하여 적연질산 비율이 매우 낮아졌다. 은하 3호 산화제가 유럽연합산 산화제처럼 불균제 디메탈히드라진 비율이 75% 정도인지 아니면 미국산 산화제처럼 그 비율이 50% 정도인지는 동영상 화면관찰을 통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명백한 사실은 북이 산화제 제조부문에서도 선진우주강국 기술수준을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실용위성도 쏘아올리고, 경수로도 건설하고
북의 우주개발기술이 여러 부문에서 선진우주강국 기술수준을 따라잡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매우 꺼리는 나라들이 있다. 미국을 비롯하여 북을 적대하는 나라들이다. 그런 나라들의 정부당국자들, 전문가들, 언론인들은 북의 우주개발기술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침묵하거나 심지어 사실왜곡으로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그처럼 한심하고 어리석은 짓은 없다. 왜냐하면, 2012년 12월 12일 북이 광명성 3호 2호기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이후 올해부터는 북의 우주과학기술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이 더 많이 세상에 알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위에서 논한 은하 3호 산화제 제조기술이 말해주는 것처럼, 북은 선진우주강국들이 독점한 화공학기술을 자체로 개발하였을 뿐 아니라, 엄청난 고열과 고압 그리고 부식성 화학물질에 견딜 특수합금을 만드는 야금술도 자체로 개발하였기 때문에, 위성운반로켓 엔진 및 동체의 특수합금을 제조하는 데서 기술자립을 이룩하였다. 이것은 북의 금속공학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였음을 말해준다.
또한 북은 매우 복잡하고 정밀한 설계-제작-조립 공정을 거쳐야 하는 로켓 엔진을 자체로 개발하였기 때문에, 로켓 엔진 제조부문에서도 기술자립을 이룩하였다.
예컨대 <조선중앙통신> 2012년 12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북의 구성공작기계공장에서는 고성능 CNC 공작기계인 10축 복합가공반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것은 북의 기계공학기술이 최첨단 수준으로 발전하였음을 말해준다. 북측 동영상 자료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의 기계공학기술자들은 실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면서도 실물 겉모습을 촬영한 사진 한 장만 보면 그 어떤 기계제품이라도 만들어내는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북은 매우 복잡하고 정밀한 설계-제작-조립 공정을 거쳐야 하는 각종 전기장치를 자체로 개발하였기 때문에, 은하 3호에 정교한 전기장치를 들여놓을 수 있었고, 은하 3호와 위성관제종합지휘소와 서해위성발사장을 매우 복잡한 전기장치로 이은 3각 연결망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것은 북의 전기공학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였음을 말해준다.
위성운반로켓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전자공학기술과 컴퓨터공학기술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북이 전자공학기술과 컴퓨터공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에 광명성 3호 2호기를 쏘아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우주개발기술과는 다른 분야지만, 북은 핵공학기술(nuclear technology)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핵안보문제를 연구하는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012년 8월 14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이 녕변 핵시설단지에 건설하고 있는 경수로 건설현장을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결과를 언급하면서 2013년 하반기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견하였다. 그 경수로는 북의 자립적 핵공학기술로 건설하는 것인데, 올해 안에 그 경수로가 완공되면 북이 첨단 수준의 핵공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또 다시 세상에 알려질 것이다.
지금 북에서는 경향각지의 생산현장들이 국책사업에 따라 모조리 CNC화, 자동화, 무인화 기술로 개조되고 있다. 생산현장을 CNC화, 자동화, 무인화 기술로 개조하는 데 필요한 물품들 가운데 하나가 폐쇄회로TV(CCTV)다. 북에 폐쇄회로TV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지만, 그 공장의 설비를 24시간 전면가동해도 경향각지의 생산설비 개조현장에서 날로 폭증하는 막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북은 중국산 폐쇄회로TV를 대량수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1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북이 중국에서 수입한 폐쇄회로TV는 2009년 40,465대, 2010년 22,987대, 2011년 22,118대, 그리고 2012년 1월부터 11월까지 16,420대다.
북에서 폐쇄회로TV 수요가 그처럼 폭증한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북의 과학기술수준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사정이 그런데도, 반북악담 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은 북이 ‘주민감시’와 ‘탈북감시’를 위해 폐쇄회로TV를 그처럼 대량수입하고 있다는 망발을 늘어놓았으니, 그들의 반북악담 중독증이 이제는 불치의 정신착란증으로 악화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들은 ‘21세기 사회주의문명국’을 건설하는 중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이 우주개발기술과 핵공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킨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런 성과를 얻기까지에는 세 가지 주된 요인이 작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과학기술인재들을 키워내어 수학, 물리학, 화학 같은 기초과학토대를 튼튼하게 마련해놓은 것이 그 요인이고, 사회주의국정운영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국력을 과학기술부문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또 다른 요인이며, 사회주의자력갱생에 의거하여 과학기술부문에서 기어이 최첨단을 돌파하려는 최고영도자의 정치적 의지가 강하고 인민들이 그 의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따라나선 것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다.
북이 우주개발기술과 핵공학기술을 자체로 개발하여 세계적인 수준에 끌어올린 것은 북의 국력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뜻한다. 반만년 민족사를 돌이켜보면, 고조선은 구리와 주석을 혼합하는 청동야금술을 개발한 덕에 고대 동아시아의 청동기 문화를 펼칠 수 있었고, 고구려는 탄소강을 만드는 뛰어난 강철생산기술을 개발한 덕에 동방의 천년강국으로 강성번영할 수 있었고, 해동성국 발해는 고구려의 강철생산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당나라와 대등한 국격을 지닌 황제국으로 위용을 떨쳤다.
고조선, 고구려, 발해로 이어지는 2,000년의 문명국 건설사는, 첨단과학기술을 자체로 개발하는 나라가 패권을 쥐게 된다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첨단과학기술이 곧 패권이라는 것은 세계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공식이 아닌가. 특히 오늘날에는 우주개발기술과 핵공학기술이 첨단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두 가지 첨단기술을 자체로 개발한 과학기술강국들이 패권을 쥐고 있다.
그런데 북이 미국과 추종국들의 집요한 봉쇄와 초장기 제재를 뚫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력으로 우주개발기술과 핵공학기술을 개발하여 첨단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북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천하제일강국’이라는 말에서는, 장장 2,000년 동안 고조선-고구려-발해로 이어진 문명국 건설사를 21세기에 다시 펼치려는 원대한 국가발전전략이 엿보인다.(2013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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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2일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홈페이지에는 미국의 물리학자 데이빗 라이트(David Wright)가 북의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에 관한 취재기자의 물음에 응답한 기사가 실렸다. <미국의 소리>는 일반적인 언론매체가 아니라 미국의 적대국들에게 친미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관영선전매체이므로, 그들이 은하 3호에 관해 공정하게 보도할 리 만무하다. 또한 데이빗 라이트는 북의 미사일 능력과 위성운반로켓 기술을 깎아내리는 왜곡선전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므로, 그가 은하 3호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꺼내놓을 리 만무하다.
<미국의 소리> 보도기사에 나온 데이빗 라이트의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북이 “아주 초보적인 로켓기술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은하 3호에 사용된 산화제가 적연질산이고, 적연질산은 1950년대에 소련에서 스커드 미사일 산화제로 사용하였던 것이므로, 북의 위성운반로켓 기술수준이 “아주 초보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빗 라이트의 그런 주장은 전부 사실왜곡이다. 아래에서 다시 논하겠지만, 은하 3호에 사용된 산화제가 적연질산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며, 적연질산이 1950년대에 소련의 스커드 미사일 산화제로만 사용되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은하 3호 산화제에 관한 데이빗 라이트의 사실왜곡은 남측 국방부의 발표내용에 따른 것이다. 2012년 12월 23일 남측 국방부가 발표한 ‘북한 장거리 미사일(로켓) 잔해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2년 12월 14일 전라북도 군산에서 서쪽으로 160km 떨어진 해저에서 남측 해군함정이 건져 올린 길이 7.45m, 지름 2.4m, 두께 3.8mm, 무게 1.13t의 원통형 산화제통 잔해를 분석하였더니 적연질산이 산화제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남측 국방부의 그런 발표내용에 동조한 데이빗 라이트는 은하 3호 산화제가 적연질산이라고 주장하면서 북의 위성운반로켓 기술수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허튼 소리를 늘어놓은 것이다.
2012년 12월 14일 남측 해군함정이 은하 3호 잔해를 서해에서 건져 올렸고, 그 잔해를 분석한 ‘조사결과’를 12월 23일에 발표하였으니, 남측 국방부가 잔해에 대한 물리-화학적 분석을 불과 8일 만에 완료했다는 말인데,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2010년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남측 국방부가 사건 현장 해저에서 건져 올렸다고 하면서 취재진에게 공개한 1번 글씨가 쓰인 어뢰추진체 잔해에 대한 물리-화학적 심층분석이 완료되기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양심적인 과학자들이 정밀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한 바에 따르면, 당시 남측 국방부가 발표한 ‘분석결과’는 거짓으로 드러났지만, 1번 글씨가 쓰인 어뢰추진체 잔해에 대한 물리-화학적 심층분석을 약 3개월 동안 진행하였던 남측 국방부가 은하 3호 잔해에 대한 물리-화학적 분석을 단 8일 만에 끝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이런 상황을 살펴보면, 남측 국방부가 2012년 12월 23일에 발표한 은하 3호 잔해에 대한 조사결과는 심층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아니라 급하게 대충 분석한 일차적인 결과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처럼 일차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남측 국방부는 심층분석을 계속해왔겠지만, 앞으로 그들은 심층분석결과가 나와도 그것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은하 3호 잔해를 심층적으로 분석할수록 높은 수준에 이른 북의 과학기술력이 자꾸 드러나기 때문이다. 북을 ‘주적’으로 규정한 남측 국방부가 북의 과학기술수준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줄 리 만무하다.
하얀 연기 뿜어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른 은하 3호
산소가 희박한 고공에서 또는 산소가 없는 대기권 밖 우주공간에서 위성운반로켓이 비행하려면, 산소가 없어도 로켓연료(rocket fuel)를 연소시킬 수 있는 자동연소성 화학물질(hypergolic chemicals)이 필요한데, 그런 필요에 따라 연료를 연소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특별한 화학물질을 산화제(oxidizer)라 한다. 로켓 연소장치에 적절한 비율로 함께 주입되어 연소되는 산화제와 로켓연료를 통칭하여 자동연소성 추진제(hypergolic propellant)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측 국방부가 서해에서 건져 올린 은하 3호 잔해에서 검출하였다고 주장한 적연질산(Red Fuming Nitric Acid, RFNA)이라는 산화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적연질산은 질산(Nitric Acid) 84%, 2중질소 4산화물(Dinitrogen Tetroxide: 화학원소기호 N₂O₄) 13%, 물 2% 등으로 이루어진 혼합물이다.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쓰는 경우, 항부식성 화학물질(inhibitor)인 플루오르화 수소(hydrogen fluoride)를 첨가하기 마련인데, 플루오르화 수소를 첨가하는 까닭은, 질산이 산화제통을 부식시키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적연질산(RFNA)라고 하지 않고, 부식성 화학물질을 첨가했다는 뜻에서 항부식성 적연질산(IRFNA)이라고도 한다.
적연질산이라는 화학물질명칭에서 적연(赤煙)이라는 말은 붉은 연기라는 뜻이다. 붉은 연기라는 말이 명칭에 들어간 까닭은, 적연질산이 연소할 때 붉은 연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적연질산이 연소할 때 붉은 연기가 나오는 까닭은, 적연질산에 들어있는 2중질소 4산화물 일부가 질소 4산화물(Nitrogen Tetroxide)로 화학분해되면서 붉은 연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2년 12월 12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은하 3호가 굉음을 울리며 하늘로 솟구쳐 오를 때, 그 로켓이 뿜어낸 연기는 붉은 연기가 아니라 하얀 연기였다. ‘유투브(You Tube)’에 실린 북측 동영상들에서는, 은하 3호가 발사되는 순간 거대한 하얀 연기가 발사장을 뒤덮는 장면이 나온다.
남측 국방부가 주장한 것처럼, 은하 3호 산화제가 적연질산이라면 은하 3호가 발사되는 순간 붉은 빛을 띤 연기가 뿜어져 나와야 하는데, 실제로 뿜어져 나온 것은 흰 빛을 띤 연기였다. 은하 3호 산화제가 적연질산이라는 남측 국방부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로켓 산화제들 가운데는 백연질산(White Fuming Nitric Acid)도 있다. 백연질산은 그 명칭이 말해주는 것처럼, 연소될 때 하얀 연기가 나오는 화학물질이다. 백연질산이 연소될 때 하얀 연기가 나오는 까닭은, 붉은 연기를 내며 연소하는 2중질소 4산화물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하 3호가 하얀 연기를 뿜어내며 하늘로 솟구쳐 올랐으니, 적연질산이 아니라 백연질산이 산화제로 쓰인 것일까?
갈색 연기 뿜어낸 은하 2호, 하얀 연기 뿜어낸 은하 3호
은하 3호 산화제가 어떤 산화제인지 해명하려면, 우선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은하 3호 발사장면과 은하 2호 발사장면을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가 보인다. ‘유투브’에 실린 북측 동영상을 보면, 2009년 4월 5일 함경북도 무수단리에 있는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은하 2호가 발사된 순간, 갈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연기색깔이 왜 갈색으로 보였던 것일까?
은하 2호에는 적연질산이 많이 들어간 산화제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붉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는데, 강한 후폭풍이 일으킨 지상 흙먼지와 뒤섞이면서 갈색 연기처럼 보인 것이다. 2009년 2월 2일 이란이 질량 27kg의 소형 시험인공위성 오미드(Omid)를 탑재한 2단형 위성운반로켓 사피르(Safir) 2호를 발사할 때도 갈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둘째, 발사대를 떠나 하늘로 솟구쳐 오른 뒤에 은하 3호의 상승비행 장면을 보면, 발사 순간에 내뿜었던 하얀 연기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방출화염만 보인다. 그런데 상승비행장면을 확대하면, 방출된 화염 뒤쪽으로 아주 희미하고 옅은 연기가 한 줄기가 줄곧 뿜어져 나오는 게 보인다. 그 희미하고 옅은 연기는 갈색에 가까운 붉은 색인데, 이것은 적은 양의 적연질산이 연소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사실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은하 2호의 경우 적연질산이 많이 들어간 기존 산화제가 사용되었고, 은하 3호의 경우 적연질산이 적게 들어간 신종 산화제가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인용문에 나온 데이빗 라이트는 위성운반로켓 산화제에 적연질산이 들어가면 무조건 산화제 제조기술 수준이 낮은 것처럼 말하였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산화제 제조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들 가운데 하나는, 산화제에 들어가는 적연질산 비율이 높은가 아니면 낮은가 하는 것이지, 적연질산이 들어갔다고 해서 산화제 제조기술 수준을 무조건 낮게 평가하는 것은 사실왜곡이다. 지금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같은 선진우주강국들이 쏘아올리는 위성운반로켓 또는 우주선운반로켓에 사용되는 각종 산화제들 가운데 적연질산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산화제는 없다.
남측 국방부는 은하 3호 산화제가 100% 적연질산으로만 만들어진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였고, 데이빗 라이트는 선진우주강국들이 쓰는 산화제에 적연질산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은하 2호의 경우 적연질산이 많이 들어간 기존 산화제가 사용된 반면, 은하 3호의 경우에는 적연질산이 적게 들어간 신종 산화제가 사용된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북이 산화제 제조부문에서 기술적 진전을 이룩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선진우주강국들의 산화제 제조기술 발전추세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같은 선진우주강국들의 산화제 제조기술 발전추세를 살펴보면, 북의 산화제 제조기술 수준이 얼마나 발전하였는지 알 수 있다.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1965년에 처음 발사된 이후 2012년까지 48년 동안 382회 발사된 소련-러시아의 위성운반로켓 프로톤(Proton)에 사용된 산화제, 그리고 1967년부터 2009년까지 43년 동안 420회 이상 발사된 소련-러시아의 위성운반로켓 코스모스(Kosmos)-3M에 사용된 산화제는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Unsymmetrical Dimethylhydrazine, UDMH)이다.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의 적연질산 비율은 73%다. 적연질산이 73% 비율로 들어간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을 산화제로 쓰는 위성운반로켓은 발사 순간에 붉은 연기를 뿜어내게 되며, 강한 후폭풍이 일으킨 지상 흙먼지와 뒤섞이면서 갈색 연기로 보이게 된다.
둘째, 프랑스, 영국,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우주국(ESA)이 1979년부터 34년 동안 150회 발사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발사할 위성운반로켓 아리안(Ariane)에 사용된 산화제는 ‘UH25’다. 소련-러시아가 사용한 산화제는 100%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으로 되어 있는 것에 비해, 유럽우주국이 사용하는 산화제 ‘UH25'에는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이 75%만 들어간다. 다시 말해서, ‘UH25’에도 적연질산이 들어가지만, 소련-러시아가 사용해온 산화제에 비해 덜 들어가는 것이다.
셋째, 미국이 1959년부터 2005년까지 47년 동안 368회 발사한 위성운반로켓 타이탄(Titan)에 사용된 산화제, 그리고 1960년부터 300회 이상 발사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발사할 델타(Delta) 계열 위성운반로켓에 사용된 산화제는 ‘에어로진(Aerozine)50’이다. 소련-러시아가 사용한 산화제는 100%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으로 되어 있는 것에 비해, 미국이 사용하는 산화제 ‘에어로진50’에는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이 50%만 들어간다. 다시 말해서, 유럽연합산 산화제 ‘UH25’와 비교해서, 미국산 산화제 ‘에어로진50’에는 적연질산이 훨씬 더 적게 들어가는 것이다.
위와 같은 사실에서는 적연질산이 들어간 불균제 디메틸히드라진을 차츰 적게 쓰는 추세가 드러나 보인다. 다시 말해서, 산화제 제조기술 발전추세에 따라 산화제에 들어가는 적연질산 비율이 점차 낮아진 것이다.
북의 은하 계열 위성운반로켓에 사용된 산화제도 선진우주강국들의 산화제 제조기술 발전추세와 일치하여 적연질산 비율이 매우 낮아졌다. 은하 3호 산화제가 유럽연합산 산화제처럼 불균제 디메탈히드라진 비율이 75% 정도인지 아니면 미국산 산화제처럼 그 비율이 50% 정도인지는 동영상 화면관찰을 통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명백한 사실은 북이 산화제 제조부문에서도 선진우주강국 기술수준을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실용위성도 쏘아올리고, 경수로도 건설하고
북의 우주개발기술이 여러 부문에서 선진우주강국 기술수준을 따라잡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매우 꺼리는 나라들이 있다. 미국을 비롯하여 북을 적대하는 나라들이다. 그런 나라들의 정부당국자들, 전문가들, 언론인들은 북의 우주개발기술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침묵하거나 심지어 사실왜곡으로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그처럼 한심하고 어리석은 짓은 없다. 왜냐하면, 2012년 12월 12일 북이 광명성 3호 2호기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이후 올해부터는 북의 우주과학기술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이 더 많이 세상에 알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위에서 논한 은하 3호 산화제 제조기술이 말해주는 것처럼, 북은 선진우주강국들이 독점한 화공학기술을 자체로 개발하였을 뿐 아니라, 엄청난 고열과 고압 그리고 부식성 화학물질에 견딜 특수합금을 만드는 야금술도 자체로 개발하였기 때문에, 위성운반로켓 엔진 및 동체의 특수합금을 제조하는 데서 기술자립을 이룩하였다. 이것은 북의 금속공학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였음을 말해준다.
또한 북은 매우 복잡하고 정밀한 설계-제작-조립 공정을 거쳐야 하는 로켓 엔진을 자체로 개발하였기 때문에, 로켓 엔진 제조부문에서도 기술자립을 이룩하였다.
예컨대 <조선중앙통신> 2012년 12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북의 구성공작기계공장에서는 고성능 CNC 공작기계인 10축 복합가공반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것은 북의 기계공학기술이 최첨단 수준으로 발전하였음을 말해준다. 북측 동영상 자료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의 기계공학기술자들은 실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면서도 실물 겉모습을 촬영한 사진 한 장만 보면 그 어떤 기계제품이라도 만들어내는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북은 매우 복잡하고 정밀한 설계-제작-조립 공정을 거쳐야 하는 각종 전기장치를 자체로 개발하였기 때문에, 은하 3호에 정교한 전기장치를 들여놓을 수 있었고, 은하 3호와 위성관제종합지휘소와 서해위성발사장을 매우 복잡한 전기장치로 이은 3각 연결망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것은 북의 전기공학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였음을 말해준다.
위성운반로켓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전자공학기술과 컴퓨터공학기술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북이 전자공학기술과 컴퓨터공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에 광명성 3호 2호기를 쏘아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우주개발기술과는 다른 분야지만, 북은 핵공학기술(nuclear technology)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핵안보문제를 연구하는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012년 8월 14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이 녕변 핵시설단지에 건설하고 있는 경수로 건설현장을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결과를 언급하면서 2013년 하반기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견하였다. 그 경수로는 북의 자립적 핵공학기술로 건설하는 것인데, 올해 안에 그 경수로가 완공되면 북이 첨단 수준의 핵공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또 다시 세상에 알려질 것이다.
지금 북에서는 경향각지의 생산현장들이 국책사업에 따라 모조리 CNC화, 자동화, 무인화 기술로 개조되고 있다. 생산현장을 CNC화, 자동화, 무인화 기술로 개조하는 데 필요한 물품들 가운데 하나가 폐쇄회로TV(CCTV)다. 북에 폐쇄회로TV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지만, 그 공장의 설비를 24시간 전면가동해도 경향각지의 생산설비 개조현장에서 날로 폭증하는 막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북은 중국산 폐쇄회로TV를 대량수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1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북이 중국에서 수입한 폐쇄회로TV는 2009년 40,465대, 2010년 22,987대, 2011년 22,118대, 그리고 2012년 1월부터 11월까지 16,420대다.
북에서 폐쇄회로TV 수요가 그처럼 폭증한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북의 과학기술수준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사정이 그런데도, 반북악담 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은 북이 ‘주민감시’와 ‘탈북감시’를 위해 폐쇄회로TV를 그처럼 대량수입하고 있다는 망발을 늘어놓았으니, 그들의 반북악담 중독증이 이제는 불치의 정신착란증으로 악화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들은 ‘21세기 사회주의문명국’을 건설하는 중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이 우주개발기술과 핵공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킨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런 성과를 얻기까지에는 세 가지 주된 요인이 작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과학기술인재들을 키워내어 수학, 물리학, 화학 같은 기초과학토대를 튼튼하게 마련해놓은 것이 그 요인이고, 사회주의국정운영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국력을 과학기술부문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또 다른 요인이며, 사회주의자력갱생에 의거하여 과학기술부문에서 기어이 최첨단을 돌파하려는 최고영도자의 정치적 의지가 강하고 인민들이 그 의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따라나선 것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다.
북이 우주개발기술과 핵공학기술을 자체로 개발하여 세계적인 수준에 끌어올린 것은 북의 국력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뜻한다. 반만년 민족사를 돌이켜보면, 고조선은 구리와 주석을 혼합하는 청동야금술을 개발한 덕에 고대 동아시아의 청동기 문화를 펼칠 수 있었고, 고구려는 탄소강을 만드는 뛰어난 강철생산기술을 개발한 덕에 동방의 천년강국으로 강성번영할 수 있었고, 해동성국 발해는 고구려의 강철생산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당나라와 대등한 국격을 지닌 황제국으로 위용을 떨쳤다.
고조선, 고구려, 발해로 이어지는 2,000년의 문명국 건설사는, 첨단과학기술을 자체로 개발하는 나라가 패권을 쥐게 된다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첨단과학기술이 곧 패권이라는 것은 세계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공식이 아닌가. 특히 오늘날에는 우주개발기술과 핵공학기술이 첨단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두 가지 첨단기술을 자체로 개발한 과학기술강국들이 패권을 쥐고 있다.
그런데 북이 미국과 추종국들의 집요한 봉쇄와 초장기 제재를 뚫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력으로 우주개발기술과 핵공학기술을 개발하여 첨단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북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천하제일강국’이라는 말에서는, 장장 2,000년 동안 고조선-고구려-발해로 이어진 문명국 건설사를 21세기에 다시 펼치려는 원대한 국가발전전략이 엿보인다.(2013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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