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19년 04월 2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최정예 비행련대 불시검열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2. 초인적인 비행술 연마하는 전투비행사들
3. 세계 정상급 과학기술인재들이 만든 전술유도무기
4. 미국의 공중감시망 뚫은 조선의 신형 순항미사일
1. 최정예 비행련대 불시검열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4월 16일 “부대 앞을 지나가다 추격습격기련대의 비행훈련실태를 료해하기 위하여 갑자기 들렸다”고 하면서, 조선인민군 항공군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를 불시에 검열하였다고 한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1017군부대는 평양에서 북쪽으로 약 45km 떨어진 평안남도 순천비행장에 주둔하는 비행련대라고 한다. 제1017군부대는 훈련, 학습, 생활에서 가장 우수한 부대에게 수여되는 오중흡7련대 칭호를 쟁취한 비행련대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최정예 비행련대다.
제1017군부대를 불시에 찾아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투가 예고하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므로 임의의 시각에 불의에 판정하고 군부대의 경상적 동원준비를 검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전투직일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추격습격기들을 리륙시켜 비행사들에게 어렵고 복잡한 공중전투동작을 시켜보라고 명령하시였다”고 한다. 명령이 하달되자, 제1017군부대에 배속된 미그-29 추격습격기 2대가 동시에 이륙하여 어렵고 복잡한 공중전투동작을 수행하였고, 뒤이어 수호이-25 습격기 1대가 이륙하여 어렵고 복잡한 공중전투동작을 수행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날 전투비행사들은 “자기들이 평시에 련마해온 비행술을 뽐내였”는데, “리륙과 각이한 공중전투동작들, 착륙 등 모든 비행조작을 능숙하고 세련되게 진행”하였다고 한다. <사진 1>
위의 인용문에서 공중전투동작이라는 전문용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중전투동작(air combat maneuver)은 시각공중전투(visual air-to-air combat)에서 사용되는 비행술이다. 시각공중전투는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을 만큼 비좁은 무기교전구간(weapons engagement zone) 안에 들어온 적기를 기관총으로 격추시키는 근접공중전을 뜻한다. 공대공미사일은 전투비행사의 시야를 넘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먼 거리에 있는 적기를 레이더로 포착하였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공대공미사일이 지닌 항공력학적 한계 때문에 적기가 섬광탄(flare)을 발사하며 재빨리 회피기동을 하면 공대공미사일로 격추하지 못하므로 기관총을 쏘아야 하고, 적기가 공대공미사일 최단사거리 안으로 파고 들어오는 경우에도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으므로 기관총을 쏘아야 한다. 시각공중전투는 이처럼 기관총을 쏘면서 벌어지게 된다.
더욱이 공중전투반경이 매우 협소할 뿐 아니라, 교전쌍방이 거의 동시에 출격시킨 수많은 전투기들이 피아를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뒤엉켜 교전하게 되는 한반도 상공에서는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할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전투기들끼리 서로 기관총을 쏘는 치열한 시각공중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미국 공군 현역장교가 집필한 자료에 따르면, 시각공중전투에 돌입한 전투기가 적기를 향해 기관총을 쏠 수 있는 최단거리는 160m라고 한다. 만일 그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기관총으로 적기를 격추하면, 피격당한 적기의 파편이 날아와 기체에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사격거리를 최소 160m 정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시각공중전투에 돌입한 전투기가 기관총을 쏠 수 있는 최장거리는 1.6~1.8km라고 한다. 만일 그보다 더 먼 거리에서 적기를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면, 격추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시각공중전투는 약 2~3km 정도의 반경 안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2>
시각공중전투에서 결정적인 승리요인은 두 가지다. 첫째 요인은 시각공중전투에 적합한 추격기이고, 둘째 요인은 추격기가 적기를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는 사격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미국 공군 전투기의 첨단성능이 시각공중전투에 불리하다는 사실이다. 미국 전투기들은 항속거리가 길고, 중무장을 하고, 비행속도가 매우 빠르고, 레이더로 멀리 보는 원격탐지능력이 뛰어나지만, 이런 첨단성능들은 시각공중전투에서 불리한 요인들로 된다. 왜냐하면 항속거리가 길고 중무장한 전투기에는 크고 무거운 연료와 많은 미사일, 로켓탄, 폭탄이 잔뜩 실리는데, 이처럼 비대해진 기체의 중량은 시각공중전투에서 민첩성을 발휘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요인이다. 또한 시각공중전투에 돌입한 전투기는 비행속도를 초음속 이하로 낮춰 비행해야 하므로, 초음속 비행은 시각공중전투에서 불필요하다. 또한 시각공중전투를 벌이는 전투비행사는 육안으로 적기를 탐지하고 격추해야 하는데, 시야 밖의 먼 거리에 있는 적기를 탐지하는 고성능 레이더는 시각공중전투에서 불필요하다. 스텔스기능이나 고성능 전자장비를 두루 갖추었다는 미국의 최첨단 전투기는 공중전투반경이 광대한 태평양 상공에서 벌어진 장거리 공중전에서는 쓸모가 있지만, 공중전투반경이 협소한 한반도 상공에서 벌어진 단거리 공중전에서는 쓸모가 없다.
한반도 상공에서 벌어진 시각공중전투에서 결정적인 승리요인은 기관총으로 경무장한 가벼운 전투기가 날쌔고 민첩한 기동으로 적기를 격추하는 사격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조선이 운용하는 미그-21, 미그-23, 미그-29, 수호이-25는 바로 그런 시각공중전투에 최적화된 성능을 가진 추격기, 습격기들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1017군부대의 비행훈련실태를 검열하면서 그 비행련대에서 “비행기들의 원성능을 회복하고 전투력을 한 계단 끌어올리기 위한 줄기찬 투쟁을 벌려 커다란 성과를 이룩한 것이 정말로 대견하다”고 높이 평가하였다고 한다. 비행기들의 원성능을 회복하기 위한 줄기찬 투쟁을 벌여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다는 평가는 추격기와 습격기의 성능을 한반도의 공중전투환경에 최적화시킨 대단한 성과를 이룩했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이 운용하는 미그-21, 미그-23, 미그-29, 수호이-25 같은 기종들은 다른 나라들이 운용하는 같은 기종들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진 개량형 기종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을 말해주는 정보는 쓰르비야공화국 항공전문가들인 쁘레드락 빠블로위츠와 네나드 빠블로위츠가 2009년에 공동집필한, ‘전투기의 실제성능(Fighter Performance in Practice)’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들어있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 공군이 진행한 공중전투평가전에서 미국 전투기 F-15 이글(Eagle)은 미그-21의 민첩한 비행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공중전투평가전에 나선 미그-21은 초속 200~260m로 날아가다가 초속 36m로 급감속하면서 비행방향을 약 90도로 꺾어 급선회하는 놀라운 민첩성을 발휘하였다는 것이다. 만일 전투기의 민첩성을 비교한다면, 전 세계에 현존하는 그 어떤 전투기도 미그-21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 그 자료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이 왜 40여 년 전에 생산된 미그-21을 폐기하지 않고 150대나 운용하는지 알 수 있다. 미그-21이 그처럼 놀라운 민첩성을 발휘한다면, 그보다 성능이 더 뛰어난 미그-29는 얼마나 더 놀라운 민첩성을 발휘하는 것일까?
2. 초인적인 비행술 연마하는 전투비행사들
시각공중전투에서 승리하는 요인은 공중전투환경에 최적화된 추격기의 성능에만 있는 게 아니다. 추격기의 성능이 공중전투환경에 맞춰 최적화되었더라도, 추격기를 조종하는 전투비행사의 비행술 숙련도가 낮으면 시각공중전투에서 이길 수 없다. 그러므로 전투비행사의 비행술 및 사격술 숙련도가 결정적인 승리요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4월 16일 제1017군부대를 찾아가 불시에 검열한 것이 바로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실태였다.
전투비행사의 비행술 숙련도는 고난도 공중전투동작을 얼마나 능숙하고 세련되게 수행하는가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수준 높은 공군력을 가진 나라들은 다종다양한 공중전투동작들을 개발해놓았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5대 공중전투동작은 고리형 동작(loop maneuver), 급회전동작(break turn maneuver), 반쪽S자형 동작(split-s maneuver), 감속상승동작(barrel roll maneuver), 가위형 동작(scissors maneuver) 등이다. 이를테면, 반쪽S자형 동작은 급강하하면서 기체를 180도 뒤집어, 날아오던 방향의 반대쪽으로 하강선회하는 고난도 공중전투동작이다. 감속상승동작은 수평으로 비행하다가 순간적으로 속도를 늦춰 급상승하는 고난도 공중전투동작이다. 가위형 동작은 적기가 뒤쪽에 따라붙었을 때 순간적으로 속도를 늦춰 적기가 앞쪽으로 나아가게 하고, 적기 뒤쪽에 따라붙는 고난도 공중전투동작이다.
2019년 4월 17일 <조선중앙텔레비젼방송>은 제1017군부대 추격습격기들이 수행한 공중전투동작들이 촬영된 보도사진들을 방영하였다. 그 보도사진들은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이 위에 열거된 몇 가지 공중전투동작을 수행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사진 3>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은 “비행훈련을 가장 극악한 조건에서 전쟁맛이 나게 강도 높게 진행함으로써 그 어떤 불리한 정황 속에서도 맡겨진 공중전투임무를 자립적으로 능숙히 수행할 수 있는 진짜배기 싸움군, 만능전투비행사들로 철저히 준비해갈 불타는 결의를 다지였다”고 한다. 가장 극악한 조건에서 전쟁맛이 나는 고강도 비행훈련이라는 특이한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일상적으로, 관행적으로 쓰는 표현이 아니다.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훈련하는 극악한 비행환경은 어떤 것일까?
2018년 4월 7일 <뉴스1>은 한국 공군 전투기조종사들의 중력가속도시험(G-Test)에 참가한 취재기자의 체험담을 실었다. 체험담에 따르면, 중력가속도시험 중에 지구중력 1G의 여섯 배인 6G에 이르자 취재기자의 시야가 흐려졌고, 7G에 이르자 눈을 뜨고 있는데도 앞이 보이지 않았고, 7.8G에 이르자 정신을 잃고 까무러쳤다고 한다. 취재기자가 까무러치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평상시 사람 뇌의 혈압은 80mmHg인데, 중력이 4~5G 이상으로 높아지면 뇌의 혈압은 2mmHg로 급락하여 뇌에 산소공급이 거의 중단되므로 까무러치는 것이다. 그래서 전투비행사들은 그런 극악한 비행환경에서 까무러치지 않기 위해 윽 소리를 내면서 폐의 압력을 높여 심장박동이 유지되도록 가슴공간을 넓혀주고, 크 소리와 흐 소리를 엇갈려 내는 심호흡을 하면서 인체에 산소를 계속 공급해주고, 다리와 배에 잔뜩 힘을 주어 혈액이 하체로 쏠리지 않게 하는 적응훈련을 반복하는 것이다. 한국군 전투기조종사들은 중력이 9G에 이른 극악한 비행환경에서 15초 이상 견디는 고난도 시험을 통과해야 전투기를 조종할 수 있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극악한 비행환경 속에서 연마한 고난도 비행술이 어떤 것인지 말해주는 사례는 1973년 10월 6일부터 25일까지 제4차 중동전쟁에 참전했던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남긴 전설 같은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이집트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 나라에 파견된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은 이집트군 전투비행사들을 단기간 집중훈련시켰을 뿐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자 이집트군 비행편대를 선두에서 이끌고 전투를 벌였다. 2019년 2월 이스라엘 국립문서보관소는 이스라엘 국가정보기관 모싸드 국장의 보좌관이 이스라엘 총리의 국방비서에게 제4차 중동전쟁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1973년 10월 5일에 보낸 1급 비밀전문을 기밀해제하여 세상에 공개하였는데, 그 비밀전문에는 이집트에 파견된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 30명이 전쟁에 참전할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스라엘군이 각종 작전기 387대를 잃을 만큼 그 전쟁은 격렬하였다. 제4차 중동전쟁에 참전한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남긴 전설 같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쓰르비야공화국 항공전문가들인 쁘레드락 빠블로위츠와 네나드 빠블로위츠가 공동집필한 ‘전투기의 실제성능'이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제4차 중동전쟁에 참전한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는 미그-21을 몰고 이스라엘군 전투비행사들이 조종하는, 당시로서는 최신예 전폭기였던 F-4와 맞붙어 치열한 공중전을 벌였는데, 교전 중에 상상을 초월하는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졌고 한다. 그것은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가 조종하는 미그-21이 지표면으로부터 불과 915m밖에 되지 않는 저고도에서 급강하하면서 기체를 180도 뒤집어 반대쪽으로 하강선회하는 고난도 반쪽S자형 동작으로 이스라엘군 전투기를 격추한 것이다. 이스라엘군 전투비행사들은 반쪽S자형 공중전투동작을 5,000m 고공에서 수행하는 수준이었고, 미그-21 종주국인 소련의 군사비행교범에는 그 기종이 반쪽S자형 공중전투동작을 수행하는 최저비행고도가 2,000m로 나와 있는데,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는 최저비행고도의 절반도 되지 않는 915m 고도에서 고난도 반쪽S자형 공중전투동작을 수행하여 이스라엘군 전투기를 격추하였으니, 믿기 힘든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진 4>
쁘레드락 빠블로위츠와 네나드 빠블로위츠는 공동집필한 자료에서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가 초저공에서 반쪽S자형 공중전투동작을 수행한 것이 살인적인 중력을 견디는 특수훈련의 결과였는지 아니면 초인적인 능력의 발현이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썼으며, 미국 공군 당국자들은 그런 공중전투동작은 “불가해하다(inexplicable)”고 혀를 내둘렀다.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제4차 중동전쟁에 참전하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그들이 공중전에서 눈부신 전공을 세웠다는 사실은 더욱 알지 못하는 공동집필자들은 이집트군 전투비행사가 공중전투 중에 초저공에서 반쪽S자형 동작을 절묘하게 수행하였다고 자료에 썼지만, 고난도 공중전투동작을 훈련받지 못한 이집트군 전투비행사들이 그처럼 절묘한 공중전투동작을 수행하였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이 제4차 중동전쟁에서 펼쳤던 고난도 비행술은 46년 세월이 흐른 지금도 다른 나라 전투비행사들이 시도하지 못하는 절묘함의 극치다. 오늘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은 자기 선배들이 46년 전 실전에서 보여준 전설 같은 전투경험을 계승하여 고난도 공중전투동작을 연습하고 있다. 그들의 절묘한 비행술 앞에서 미국은 속수무책이다.
3. 세계 정상급 과학기술인재들이 만든 전술유도무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4월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사격시험을 참관하고 지도한 소식이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원이 그 신형 전술미사일을 개발하였다고 한다.
조선이 국방과학원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서 세상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최고 수준의 군사과학연구기관이다. 1964년 6월 29일에 창설된 국방과학원은 평양 룡성구역 룡성2동에 있다. 국방과학원 산하에는 각 분야별로 세분화된 연구소가 60개소 이상이 있고, 무기시험장은 평안북도 태천군에 있다. 전국에서 과학학과성적이 특출한 대학졸업생들 가운데 선발된 과학기술인재 15,000명이 국방과학원에서 연구사로 일하고 있고, 그들의 연구사업을 방조하는 실험조수와 노동자가 40,000명이다. 그에 비교하면, 1970년 8월 6일에 창설된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원에는 연구원 2,000명, 보조인력 600명이 근무하고 있으니, 조선의 국방과학원과 대비한 인력격차가 21배로 벌어져 서로 비교하기도 힘들다. 이런 사실 하나만 봐도, 조선의 국방과학원이 얼마나 막강한 연구력량을 갖추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세계 정상급 군사과학연구기지인 국방과학원은 55년의 연륜을 아로새기며 수많은 첨단무기들을 연구개발해왔다. 조선이 자랑하는 열핵무기, 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 전차, 자주포, 방사포, 각종 미사일을 비롯한 세계 정상급 무기체계들이 국방과학원에서 연구개발되었다. 그런 국방과학원이 이번에 신형 무기를 또 하나 만들어 성능판정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그런데 국방과학원은 신형 무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인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전술유도무기라고만 밝혔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에서는 그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대한 추측들만 무성하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무기체계의 개발완성은 인민군대의 전투력 강화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사변으로 된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출현이 조선의 유도무기개발사에서 획기적인 의의를 가진다는 점을 말해준다. <사진 5>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관한 이야기는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1월 15일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으시여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지도하시였다”고 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첨단전술무기라고 하였고, 이번에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라고 하였다. 첨단이라는 말이 신형이라는 말로 바뀌고, 유도라는 말이 첨가된 것만 다를 뿐, 첨단전술무기와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동일한 무기를 지칭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5일에 진행된 신형 전술유도무기 성능판정시험에서 나타난 부족점을 몇 개월 동안 보완하여 이번에 완벽하게 제작된 전술유도무기를 시험사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1월 15일에 진행된 신형 전술유도무기 성능판정시험을 지도하면서 “위대한 장군님께서 생전에 직접 종자를 잡아주시고 특별한 관심을 돌리시며 개발완성에로 걸음걸음 이끌어오시던 무기체계가 드디여 탄생하였다, 저 무기는 유복자 무기와도 같은데 오늘의 이 성공을 보니 우리 장군님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고 격정을 누르지 못하시였다”고 한다. 이것은 이번에 두 번째로 진행된 성능판정시험에서 완벽한 성능지표가 검증된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10년 이상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개발되어온 무기라는 점을 말해준다. 세계 정상급 과학기술인재들이 10년 이상 장기간 동안 연구개발하여 완성한 무기가 얼마나 놀라운 성능을 가졌는지는 구태여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1월 15일에 첫 번째 성능판정시험을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가리켜 “우리 당이 중시하며 그토록 기다려온 첨단전술무기”라고 하였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4월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개발완성된 것을 가리켜 “인민군대의 전투력 강화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사변”이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세계 정상급 과학기술인재들이 10년 이상 장기간 연구개발하여 완성하였으므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조선로동당이 중시하며 그토록 기다려온 첨단무기이며, 조선인민군의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킬 첨단무기인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4월 17일 사격시험을 참관하기 전에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돌아보시면서 국방과학원의 관계일군들로부터 무기체계구성과 운영방식에 대한 해설을 들으시였다”고 한다. 조선의 모든 무기체계들에 정통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기체계구성과 운영방식에 관한 해설을 들을 만큼 그것은 새로운 기술로 만든 무기인 것이다. 무기체계구성과 운영방식이 기존 전술유도무기들과는 완전히 다른 최첨단 전술유도무기가 출현한 것이 분명하다.
국방과학원이 그 최첨단 무기를 전술유도무기라고 부른 것을 보면, 그것이 탄도미사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조선에서는 탄도미사일을 탄도탄이라고 부르지, 유도무기라고 부르지 않는다. 또한 방사포는 세계 정상급 과학기술인재들이 10년 이상 장기간 연구개발해야 할 만큼 어렵고 복잡한 무기체계가 아니므로, 이번에 개발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방사포가 아니다. 탄도미사일도 아니고 방사포도 아니므로, 이번에 개발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순항미사일인 것이 확실해 보인다. 세계 정상급 과학기술인재들이 10년 이상 장기간 연구개발한 최첨단 순항미사일은 어떤 미사일인가?
4. 미국의 공중감시망 뚫은 조선의 신형 순항미사일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CNN> 2019년 4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 북부사령부 및 전략사령부는 2019년 4월 17일 조선에서 신형 미사일이 시험발사된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기묘한 일이다.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조선에서 미사일발사징후가 나타나는지 24시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미국이 평안북도 태천군에 있는 시험사격장에서 진행된 순항미사일시험발사를 탐지하지 못했다니, 뜻밖의 이변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전략사령부 산하 세계작전쎈터(Global Operations Center)는 지구 전역을 포괄하는 위성감시망을 가동하는데, 특히 조선에게 감시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욱이 2019년 3월 25일 <자주시보>에 실린 ‘미국의 특수작전기들은 왜 한반도 상공에 나타났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내가 지적한 것처럼, 미국 본토에서 주일미국군기지로 이동배치된 RC-135U 전자정찰기, RC-135W 전자정보수집기, U2 고도정찰기, 글로벌 호크 무인정찰기, E-3 조기경보통제기 등이 조선에서 미사일발사징후가 나타나는지 24시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동아일보> 2019년 4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미사일발사징후를 감시하는 RC-135S 정찰기가 2019년 4월 15일 서해 상공에 나타나 조선에서 미사일발사징후가 나타나는지 감시하였다고 한다.
미국이 그처럼 공중감시수단을 총동원하여 물샐 틈 없는 감시작전을 펼치고 있는데, 어떻게 평안북도 태천군에서 순항미사일이 시험발사된 것을 탐지하지 못했을까? 이 기묘한 이변을 해명해줄 실마리는 그 신형 순항미사일이 “특수한 비행유도방식”으로 날아갔다고 밝힌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발견된다. 미국이 공중감시망으로 탐지하지 못한 절묘한 비행유도방식인 것이다. 미국의 공중감시망을 뚫은 조선의 신형 순항미사일은 어떤 미사일인가? <사진 6>
미국은 전 세계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모두 감시한다고 제법 큰 소리를 치지만, 지표면에서 불과 30~50m 저고도로 날아가는 순항미사일은 탐지하지 못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의 신형 순항미사일은 물 찬 제비가 날렵하게 땅거죽을 스치듯 30~50m 저고도에서 날아갔음을 알 수 있다. 순항미사일을 바다로 쏘면 해수면으로부터 15m 저고도로 비행하고, 평지로 쏘면 지표면으로부터 30~50m 저고도로 비행하고, 산악지대로 쏘면 지표면으로부터 150m 저고도로 비행한다. 높낮은 산줄기를 타고 넘으며, 골짜기를 이리저리 빠져나가고, 지상구조물을 피해 타격대상을 향해 날아가는 순항미사일을 탐지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순항미사일 비행속도는 시속 900km다.
순항미사일이 저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비행하려면 탄도미사일의 유도조종체계와 완전히 다른 유도조종체계를 장착해야 한다. 물론 순항미사일이라고 해서, 유도조종기능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1세대 순항미사일의 유도조종체계는 레이더고도계(radar altimeter = 레이더로 비행고도를 측정하는 장치), 기압고도계(barometric altimeter = 비행고도의 기압을 측정하는 장치), 숫자식 지형기록도면(digital strip map)으로 이루어졌다. 그와 다르게, 2세대 순항미사일에는 지형대조체계(terrain contour matching system)와 자동목표식별장치(automatic target recognition device) 같은 최첨단 유도체계가 장착된다. 지형대조체계라는 것은 순항미사일이 사전에 입력된 지형과 고도를 자기의 비행방향 및 고도와 대조하면서 날아가게 하는 비행유도체계다. 자동목표식별장치라는 것은 감지기를 통하여 타격목표물과 다른 물체를 구분하고 타격목표를 향해 날아가게 하는 비행유도장치다. 지형대조체계와 자동목표식별장치를 장착한 2세대 순항미사일은 최첨단 순항미사일이다. 최첨단 순항미사일은 타격정밀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조선은 이미 1990년대에 1세대 순항미사일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였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2003년 7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1990년대에 만든 1세대 순항미사일을 이란에 수출하였다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국방과학원에게 2세대 순항미사일 개발을 지시하였고, 특별한 관심을 돌리며 그 개발과정을 지도하였다. 국방과학원은 2세대 순항미사일 개발과정에서 과학기술선진국만이 해결할 수 있는, 매우 어렵고 난해한 기술공학적 난제들을 자력으로 풀어야 하였다. 그들이 자력갱생의 힘으로 기술공학적 난제들을 해결하기까지 10년 이상 긴 세월이 흘렀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직접 종자를 잡아주시고 특별한 관심을 돌리시며 개발완성에로 걸음걸음 이끌어오시던 무기체계가 드디여 탄생하였다, 저 무기는 유복자 무기와도 같다”고 말했던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9년 4월 17일에 진행된 신형 전술유도무기시험발사는 “각이한 목표에 따르는 여러 가지 사격방식으로 진행”하였다고 한다. 사격방식이 여러 가지였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순항미사일의 특징은 여러 가지 사격방식으로 쏠 수 있다는 데 있다. 순항미사일은 지대지미사일, 지대함미사일, 공대지미사일, 공대함미사일, 잠대지미사일, 함대지미사일, 함대함미사일 등으로 발사할 수 있으니, 사격방식이 무척 다양하다. <사진 7>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원이 만든 신형 순항미사일에는 “위력한 전투부”가 장착되었다고 한다. 위력한 전투부라는 말은 파괴력이 매우 강한 탄두가 전투부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신형 순항미사일 전투부에 들어간, 파괴력이 매우 강한 탄두는 무엇일까? 신형 순항미사일의 성능지표를 추정할 만한 정보가 외부에 전혀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전투부에 들어간 탄두를 살펴보면서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전투부에는 타격목표에 따라 고폭탄두와 산포탄두(집속탄두)가 선택적으로 들어간다. 적진의 방호시설을 타격할 때는 450kg 고폭탄두가 장착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쏘고, 적진의 병력과 군사장비를 타격할 때는 116개 자탄이 들어있는 산포탄두(집속탄두)가 장착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쏘는 것이다. <사진 7>
로씨야는 핵추진엔진을 장착하여 사거리가 10,000km 이상 대폭 늘어나고, 비행속도가 음속을 돌파하는 대륙간순항미사일을 2019년 4월 현재 개발하는 중인데, 조선의 국방과학원도 대륙간순항미사일을 연구하고 있는지 모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신형 순항미사일을 평가하면서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 로동계급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고 긍지에 넘쳐 말씀”하였는데, 그런 그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대륙간순항미사일이라고 해서 어찌 만들지 못하겠는가.
조선은 최첨단 순항미사일로 미국의 허를 찔렀다. 평소보다 더 강화된 미국의 공중감시망을 뚫어버린 조선의 최첨단 순항미사일이 출현했으니, 미국이 허를 찔린 게 분명하다. 조선이 이번에 진행한 신형 순항미사일시험발사는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포기를 요구하여 그 회담을 결렬시킨 미국의 오만과 전횡을 책벌하는 압박조치로 보인다.
지금 미국은 자기의 핵무력을 대폭 증강하면서 조선에게는 일방적인 핵포기를 요구하여 조미핵협상에 커다란 난관을 조성하였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여 조선은 핵무기 생산을 중지한 조치를 유예하고, 핵무기를 다시 생산하고 있다. 미국이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포기를 요구하는 한, 조선은 그에 대응하여 핵무기를 계속 생산할 것이며, 신형 순항미사일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것이다. 이것은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포기를 요구하면서 자기의 핵무력을 대폭 증강하는 미국의 오만과 전횡을 질타하는 조선의 엄한 책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