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2018년 11월 0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클라우스 슈밥이 말한 4차 산업혁명
2. 조선에서 타오른 4차 산업혁명의 불길
3. 평양의 밤하늘에 출현한 특수무인기 편대
4. 국가정보화국과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
5. 돌비현상을 예감한다
1. 클라우스 슈밥이 말한 4차 산업혁명
2016년 10월 10일 고산지대 휴양지로 소문난 스위스 다보스(Davos)에서 세계경제연단(World Economic Forum) 연차대회가 열렸다. 이 연차대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저명인사들과 전문가들이 해마다 한 차례씩 모여 각 분야별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해마다 10월에 진행되는 세계경제연단 연차대회들 가운데서도 특히 2016년도 연차대회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세계경제연단을 창설하고 이끌어오는 도이췰란드의 공학자이며 경제학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M. Schwab)이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인식이 그 연차대회의 주제로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연단 2016년도 연차대회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에 정통하기(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였다. 21세기에 전개되고 있는 첨단과학기술의 출현과 발전이 인류의 생활문화, 생산양식, 소통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인류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이 그들의 시대인식이다.
인류의 과학기술발전사를 돌이켜보면, 증기기관과 방직기계가 출현하여 종전의 소규모 직포수공업을 새로운 방직기계공업으로 전환시켰던 1차 산업혁명이 1760년대에 영국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내연기관, 전화기, 전구, 축음기 등 새로운 문물들이 연속 출현하여 인류의 생활문화, 생산양식, 소통방식을 바꾸어놓았던 2차 산업혁명은 영국과 미국에서 1870년대에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컴퓨터, 인터넷, 정보통신기기가 출현하여 인류의 생활문화, 생산양식, 소통방식을 바꿔놓았던 3차 산업혁명은 미국에서 1980년대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에는 로벗공학(robotics),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나노기술(nanotechnology), 생명공학(biotechnology), 양자컴퓨터공학(quantum computing technology),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5세대 이동통신기술(fifth generation wireless technology), 수송체자동제어기술(vehicular automation technology) 등이 출현하여 인류의 생활문화, 생산양식, 소통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는 중이다. <사진 1>
1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은 영국이 독점했고, 2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은 영국과 미국이 분점했고, 3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은 미국이 독점했다. 3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던 미국은 자기의 우월한 과학기술력을 가지고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지만, 3차 산업혁명과 달리 현재는 미국의 과학기술독점이 경쟁국들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으며 흔들리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클라우스 슈밥은 현 시대를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보는 시대인식을 제기하였으나, 미국과 다른 경쟁국들 사이에서 첨단과학기술개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지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주목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치열한 경쟁 속에 뛰어든 조선이 첨단과학기술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2. 조선에서 타오른 4차 산업혁명의 불길
클라우스 슈밥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인식을 제기하기 4년 전인 2012년 4월 6일 평양에 있는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에서 담화가 진행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핵심간부들에게 당과 국가를 이끌어갈 자신의 방략과 지침을 제시한 역사적인 담화였다. 조선의 공식문헌에는 그 역사적인 담화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우리 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 모시고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완성해나가자’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었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담화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세계인들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표상을 모색하기 4년 전에 벌써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언명하였던 것이다. 2012년 4월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핵심간부들에게 4차 산업혁명을 수행하기 위한 지침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새 세기 산업혁명의 불길 높이 우리나라를 지식경제강국으로 일떠세워야 합니다. 오늘 세계는 경제의 지식화에로 전환되고 있으며 우리 앞에는 나라의 경제를 지식의 힘으로 장성하는 경제로 일신시켜야 할 시대적 과업이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볼 데 대한 장군님의 뜻대로 높은 목표와 리상을 가지고 투쟁하며 모든 면에서 세계를 디디고 올라서야 합니다. 최첨단 CNC공작기계생산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룩한 련하의 개척정신, 창조기풍으로 최첨단돌파전을 힘있게 벌려 나라의 전반적 기술장비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는 경제구조를 완비하여야 합니다. 과학기술을 확고히 앞세우고 과학기술과 생산을 밀착시키며 경제건설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과학기술적으로 풀어나가는 기풍을 세워 나라의 경제발전을 과학기술적으로 확고히 담보하여야 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6일 담화에서 언명한 것처럼, 조선이 세계를 디디고 올라서는 최첨단돌파전을 힘있게 벌여야 한다는 말은 조선이 미국의 첨단과학기술수준을 돌파하여 4차 산업혁명을 앞장에서 수행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요즈음 조선의 언론보도를 보면, 조선의 공장과 기업소들에는 “세계와 경쟁하라, 세계에 도전하라, 세계를 앞서나가라!”라는 자신만만한 투쟁구호가 나붙어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 투쟁구호는 세계선진수준의 과학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와 경쟁하고, 세계에 도전하고, 세계에 앞서나가야 한다는 뜻을 말해주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 11일 국가과학원을 현지지도하면서 “우리가 건설하는 사회주의강국은 세계선진수준의 과학기술에 의하여 추동되고 담보되는 지식경제강국”이라고 연명하였다. <사진 2>
조선에 제시한 투쟁구호들은 빈말이 아니라, 전사회적인 결심이고 목표이며 실천이다. “세계와 경쟁하라, 세계에 도전하라, 세계를 앞서나가라!”라는 투쟁구호도 예외로 될 수 없다. 조선은 그 투쟁구호를 실행하기 위해 어떻게 결심하였고, 어떤 목표를 추구하며,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가?
이런 사정을 파악하려면, 조선에서 수립한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조선은 이미 1992년부터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는데, 그 추진기간은 다음과 같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제1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수행하였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제2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수행하였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제3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수행하였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제4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수행하였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제5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수행하는 중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조선이 제5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과 별도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과학기술발전 장기계획’을 세우고 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조선이 1957년부터 1966년까지 ‘과학발전 10년 계획’을 세우고 기계화, 전기화, 화학화를 추진하였던 역사적 경험과 성과를 상기시킨다. 1957년부터 1966년까지 10년 동안 조선의 과학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되었으며, 조선의 산업 전반이 기계화, 전기화, 화학화되어 세계경제발전사에서 유례가 없는 초고속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조선에서 ‘천리마운동’이 일어난 것도 바로 그 시기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2년 4월 6일 담화에서 언명한 ‘새 세기 산업혁명’과 ‘지식경제강국건설’이라는 두 가지 개념은 조선의 과학기술을 짧은 기간에 급속도로 발전시켜 세계적인 수준에 올려놓으려는 ‘2012~2022년 과학기술발전 장기계획’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개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5월 6일 조선로동당 제6차 대회 이후 36년 만에 개최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사회주의건설에서 새로운 조선속도를 창조하며 10년을 1년으로 주름잡아 내달리는 만리마시대를 열어놓았다”고 언명하였으며, 그로부터 나흘이 지난 2016년 5월 10일 <로동신문>에 발표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호소문은 ‘만리마속도창조운동’이 시작되었음을 세상에 알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1957~1967년 과학발전 10년 계획’이 ‘천리마운동’으로 수행되었던 것처럼, ‘2012~2022년 과학기술발전 장기계획’도 ‘만리마속도창조운동’으로 수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평양의 밤하늘에 출현한 특수무인기 편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2년 4월 6일 담화에서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자신의 구상을 제시한 때로부터 오늘까지 6년 동안 조선은 어떤 첨단과학기술성과들은 이룩하였을까? 이 글에서는 조선이 2018년에 달성한 첨단과학기술성과들에 대해 서술한다. 그 가운데서 눈길을 끄는 몇 가지 성과들은 다음과 같다.
조선에서 건국절 70주년을 맞이하였던 2018년 9월 9일 평양에 있는 5월1일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이 첫 막을 올렸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이 “음악, 미술, 무용, 교예를 비롯한 다양한 예술형식들”이 종합된 “사상적 내용의 력작이고 조직성과 규률성, 단결력의 극치”이며, “회화와 음악, 조형과 조명, 률동과 첨단과학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여 완벽한 형상을 이룬 황홀경의 극치”라고 격찬하였다. 원래 그 공연은 지난 9월 9일부터 조선로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월 10일까지 계속하기로 하였는데, “폭풍 같은 관람열풍”을 일으킨 까닭에 10월 27일까지 연장공연을 하였다. 그런데도 연장공연을 바라는 인민들의 요청이 쇄도하자 11월 4일까지 더 연장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보면, 총관람자는 30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그처럼 전례 없는 절찬 속에 진행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의 공연의의를 논하는 것은 이 글의 서술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생략하고, 이 글에서는 서술범위를 좁혀 공연에서 나타난 첨단과학기술성과만 논한다. 공연 ‘빛나는 조국’에서는 조선이 최근에 이룩한 놀라운 첨단과학기술성과들이 과시되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특히 관람자들의 경탄을 불러일으킨 것은 무인기(unmanned aerial vehicle) 편대의 출현이다. <유툽(YouTube)>에 현시된, 무인기 편대가 나타난 영상편집물 화면에서 대수를 세어보면, 무인기 156대가 동시에 출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3>
누구나 아는 것처럼, 무인기 자체는 경탄의 대상이 아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무인기 개발 및 판매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인 판도를 보면, 군사용 무인기 시장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고, 민간용 무인기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민간용 무인기는 탐사, 관측, 촬영, 수송, 훈련, 경기, 오락 등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나타난 무인기 156대는 그런 평범한 무인기들이 아니다. 특수조명장치를 장착한 무인기 156대가 밤하늘에 나타나 초대형 조명글자를 형상하면서 선회비행을 하고, 커다란 율동영상을 만들면서 선회비행을 하였던 것이다.
<로동신문> 2018년 10월 31일 보도기사에는 “<빛나는 조국>, 백 수 십 대의 무인기들로 하늘에 새긴 이 글발은 마치도 인류사상 처음으로 발견된 별자리이런 듯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서술되었고, <로동신문> 2018년 11월 2일 보도기사에는 “밤하늘가에 령롱하게 아로새긴 작품의 제명이 통째로 무대상공을 천천히 선회하는가 하면 훨훨 나는 참매와 꼬리치며 떠다니는 물고기까지 실감 있게 형상하고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 또다시 <조선아 만만세>라는 글발을 빛나게 아로새기는 무인기의 출현은 대규모의 공연에 걸맞게 공간적 깊이와 립체감을 보장하는 데서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서술되었다.
<유툽>에 현시된 영상편집물 장면을 살펴보면, 144대의 무인기들이 안무비행으로 대형 공화국기가 펄럭이는 장면을 형상하면서 5월1일경기장 상공의 어둠 속에 출현하였고, 그 주변에서 12대의 무인기들이 대기하는 듯이 비행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무인기 편대는 대형 공화국기가 펄럭이는 장면을 형상하고 나서 갑자기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빛나는 조국’이라는 대형 조명글자를 형상하였고, 그 조명글자를 360도 회전시키면서 선회비행을 하였고, 회전비행 중에 조명글자들의 조명색을 바꾸었다. 나중에는 ‘조선아 만만세’라는 대형 조명글자를 새기며 같은 방식으로 회전비행과 선회비행을 하였다.
미국에서는 이런 절묘한 무인기 공연을 무인기조명보여주기(drone light show)라고 하는데, 조선에서는 어떤 명칭을 붙였는지 알 수 없다. 무인기조명보여주기는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drone synchronizing-choreographic flight)이라는 최첨단정보처리기술을 가진 나라만이 실행할 수 있다. 이 최첨단기술은 미국의 세계적인 정보기술회사 인텔(Intel)이 2016년에 개발한 것이다. 그것은 지구위치체계(GPS)에 기반한 위치지정기술, 감지기술(sensor technology), 군집제어기술(swarm control technology), 5세대 이동통신기술, 실시간 가상현실 흐름기술(live virtual reality streaming technology) 등 최첨단정보기술과 인공지능기술들이 과학기술과 예술공연을 하나로 융합시킨 것이다.
인텔은 2016년 6월 8일 오스트레일리아 씨드니에서 세계 사상 처음으로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을 공연하였다. 2018년 2월 9일 평창동계올릭픽 개막식에서 공연한, 무인기 1,218대가 출현한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도 인텔의 작품이었다.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기술이 없는 한국은 인텔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을 공연해주는 대가로 수 십 만 달러의 공연비를 인텔에 지불하였다.
인텔이 개발한 특수무인기 ‘슈팅스타(Shooting Star)’의 크기는 배구공만 하고, 무게는 280g이며, 4개의 프로펠러로 비행하는데, 중앙부에 특수하게 제작된 LED조명등 한 개가 달려있다. 동시제어안무비행공연이 시작되면, 1,000여 대가 넘는 ‘슈팅 스타’들은 각자 1.5m 간격을 유지하면서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글자조형과 안무비행을 한다. 무인기들 사이의 안무비행간격이 좁아질수록 더 선명한 조명영상을 연출할 수 있다. 지상에서 조종사 한 사람이 휴대용 컴퓨터 한 대로 조종하는 수많은 무인기들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비행한다. 조종사의 원격지령에 따라 글자조형이나 안무비행으로 형형색색의 3차원 조명영상들을 밤하늘에 현란하게 수놓는 것이다. <사진 4>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인기 안무비행을 지상에서 조종사 한 사람이 휴대용 컴퓨터 한 대로 제어하면서, 사전에 입력된 갖가지 조명영상들을 허공에 형상화하는 최첨단정보처리기술이다. 2018년 11월 현재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업체는 미국에 3개, 중국에 1개, 캐나다에 1개, 싱가폴에 1개가 있다.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기술부문에서 미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나가는 가운데, 중국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의 무인기기업 이항(eHang)은 2018년 4월 27일 중국 시안(西安)의 밤하늘에 1,374대의 무인기를 날려 동시제어안무비행을 연출하였다.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서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을 공연한 조선의 정보기술회사가 어느 회사인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선은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기술에서 미국, 중국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미국과 중국은 특수무인기를 1,000대 이상 공연에 출연시켰는데, 조선은 겨우 156대밖에 출연시키지 못했으므로, 그 분야에서 조선의 기술력은 아직 미국이나 중국의 기술력보다 한참 뒤쳐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막을 알게 되면, 그런 단순사고는 통하지 않는다.
안무비행공연에 출연하는 특수무인기 수량은 안무비행공간에 맞춰 임의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중국이 조선보다 10배나 많은 특수무인기를 공연에 출연시켰다고 해서 중국의 기술수준이 조선의 기술수준보다 더 높은 것은 아니다. 무인기 동시제어안무비행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특수무인기 10,000대를 안무비행공연에 출연시킬 수도 있다. 얼마나 많은 특수무인기를 가졌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특수무인기를 동시에 출연시킬 공간이 마련되었는지 하는 것이 문제로 되는 것이지, 수량에 따르는 기술적인 한계는 없다.
거대한 트라스 지붕이 씌워져 중앙부만 허공으로 뚫려있는 5월1일경기장 상공은 1,000대의 특수무인기들이 날아다니는 탁 트인 연출공간이 아니므로, 조선은 특수무인기를 156대만 제작하여 출연시켰던 것이다.
정작 주목해야 할 기술지표는 특수무인기들의 안무비행간격을 얼마나 좁혀 조명영상의 조밀도를 높이는가 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인텔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특수무인기들의 안무비행간격을 기존 6m에서 1.5m로 좁혀 조명영상의 조밀도를 크게 높였는데, 이항이 2018년 4월 시안에서 연출한 조명영상은 선명도가 그보다 떨어지므로, 특수무인기들의 안무비행간격이 2m 정도로 유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서 조선의 특수무인기들이 연출한 조명영상은 선명도가 상당히 높다. 이것은 조선이 특수무인기들의 안무비행간격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좁힌 고도의 기술성과를 이룩하였음을 말해준다.
4. 국가정보화국과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
4차 산업혁명에서 정보기술개발은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다. 그래서 조선은 정보기술개발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조선은 정보기술개발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2016년에 국가정보화국을 창설하였다. 조선에서는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가 1989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는데, 국가정보화국은 그것이 창설된 2016년부터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가 더욱 발전된 내용과 형식으로 진행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에서는 조선의 전국 각지에 있는 수 백 개의 정보기술개발단위들이 모여 각자 개발한 새로운 첨단정보기술성과를 전시하고 기술자료와 개발경험을 교환하면서 엄청난 상생효과를 얻는다. 다른 모든 부문들과 마찬가지로 정보기술부문에서도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법칙’이 어김없이 작용하는 자본주의나라들에서는 어떤 단위가 개발한 새로운 첨단정보기술성과를 ‘사업비밀’로 감춰두고 독점과 패권을 유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만, 조선에서는 각자 개발한 기술자료와 개발경험을 서로 교환하여 다함께 발전하는 ‘집단주의적 상생과 협동의 법칙’이 작용한다. 그런 사실을 인지하면, 오늘날 조선이 수행하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집단주의적 상생과 협력’으로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을 딛고 세계 정상에 올라서는 사상의 대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 5>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8’은 2018년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3대혁명전시관에서 진행되었다.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8’에 참가한 단위들은 조선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역량인데, 조선의 언론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정보기술개발단위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국가과학원 정보과학기술연구소
전자공업성 푸른하늘련합회사
체신성 정보통신연구소
철도성 정보기술연구소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 정보기술연구소
김책공업종합대학 붉은별연구소
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기술연구소
평양정보기술국
삼흥정보기술교류소
조선콤퓨터쎈터
아침콤퓨터합영회사
정보보안연구소
연풍상업정보기술사
조선류경프로그램개발회사 지능정보기술연구소
릉라도정보기술사
2018년 8월 1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 있는 과학기술전당에서 전국정보기술부문 과학기술발표회가 진행되었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들은 조선의 정보기술부문 핵심단위들이 1년에도 여러 차례 회합을 진행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수행하기 위해 전심전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5. 국가과학원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 11일 국가과학원을 현지지도하였다. 국가과학원은 이 땅에서 전쟁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던 1952년 12월 1일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창설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08년의 첫 현지지도를 국가과학원에서 시작한 것은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4차 산업혁명을 조선의 승리로 이끌어가려는 열정과 의지의 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날 국가과학원을 현지지도하면서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개선향상시키기 위한 지름길은 과학기술을 앞세우는 데 있다”고 언명하였다고 한다.
2018년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국가과학원에서 제33차 국가과학원 과학기술축전이 진행되었다. 국가과학원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사업을 추진하는 중추기관인데, 그 산하에 둔 연구소들을 살펴보면, 조선의 과학기술연구사업이 세분화되어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전반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과학원 산하에 분원들이 있고, 분원 밑에 연구소들이 있다. 분원과 연구소들 가운데서 올해 조선의 언론보도에 등장한 연구소들만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건축재료연구소
2. 규산염공학연구소
3. 기계공학연구소
4. 나노재료연구소
5. 도로과학연구소
6. 동력기계연구소
7. 레이자연구소
8. 미생물학연구소
9. 비날론연구소
10. 석탄가스화연구소
11. 설비조립연구소
12. 수리공학연구소
13. 수학연구소
14. 식물유전자공학연구소
15. 열공학연구소
16. 열융합연구소
17. 용접연구소
18. 111호 제작소
19. 자동화연구소
20. 자연에네르기연구소
21. 전기연구소
22. 전자공학연구소
23. 정보과학기술연구소
24. 조종기계연구소
25. 종이공학연구소
26. 중앙광업연구소
27. 중앙실험분석소
28. 지능정보연구소
29. 지질학연구소
30. 집적회로연구소
31. 채굴기계연구소
32. 화학공학연구소
33. 흑색금속연구소
<로동신문> 2018년 1월 6일부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김정수 부위원장, 승경철 국장, 차선일 국장, 조세권 국장이 취재기자와 진행한 좌담기사가 실렸다. 그들은 좌담기사에서 자력자강과 자급자족을 첨단과학기술과 융합시켜 자립경제구조를 완비하는 당면과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과업수행과정에 제기되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우선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힘을 집중하겠다는 결의를 밝히고, 특히 정보기술부문, 정보통신부문, 나노기술부문, 생물공학부문에 국가적 차원의 투자와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담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올해에 ‘2월17일과학자-기술자돌격대’ 활동을 더욱 활발히 전개하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사진 6>
<로동신문>은 2018년 2월 12일 ‘과학자, 기술자돌격대운동에서 견지하여야 할 중요한 원칙’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월17일과학자-기술자돌격대’가 “대학과 전문연구기관의 교원, 연구사들로서 나라의 과학기술력량 가운데서 핵심”이라고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2월17일과학자-기술자돌격대’에 수많은 전문가들이 망라되어 주요생산현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로동신문> 2018년 10월 22일 보도를 읽어보면, 올해 단천발전소건설현장에 파견된 ‘2월17일과학자-기술자돌격대’는 김일성종학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건축종합대학, 국가과학원 지질학연구소, 국가과학원 석탄가스화연구소, 함흥수리동력대학, 평양철도종합대학, 의학연구원 등에서 참가한 전문가들로 조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로동신문> 2018년 10월 29일 보도를 읽어보면, 뜨락또르(트랙터)생산현장과 자동차생산현장에 파견된 ‘2월17일과학자-기술자돌격대’는 국가과학원 흑색금속연구소, 국가과학원 력학연구소, 국가과학원 나노재료연구소, 김책공업종학대학, 한덕수평양경공업종합대학, 김철주사범대학, 평성석탄공업대학, 덕천기술대학 등에서 참가한 전문가들로 조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로동신문>은 2018년 2월 12일 ‘과학자, 기술자돌격대운동에서 견지하여야 할 중요한 원칙’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월17일과학자-기술자돌격대’는 “현실에서 제기되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제때에 풀어나가는 것과 함께 기초과학연구와 첨단기술개발에서 세계적 수준을 돌파해야 할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그 보도기사는 그들은 “당에서 특별히 관심하는 대상, 남들이 하지 못하였거나 남들이 한 것보다 더 월등하게 해결해야 할 과학기술문제들”을 해결하는 집단이며, 생산현장에서 제기되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우리의 원료와 자재, 설비에 의거하여 최상의 수준에서 해결”하는 집단이라고 하였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들을 살펴보면, ‘2월17일과학자-기술자돌격대’가 과학기술과 생산활동을 밀착시키는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오늘도 주요생산현장들에서 ‘과학기술전’을 벌이고 있다.
6. 돌비현상을 예감한다
조선에서 수행되는 4차 산업혁명이 다른 과학기술선진국들에서 수행되는 4차 산업혁명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과학자, 기술자들을 중시하고 그들의 연구사업과 생활을 국가적 차원에서 충분히 보장해주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는 과학자, 기술자들을 귀중히 여기고 적극 내세워주어야 하며 그들이 높은 긍지감과 열의를 가지고 과학연구사업과 기술발전을 위한 사업에 전심전력할 수 있도록 사업조건과 생활조건을 최대한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언명하였다. 조선에서 과학자, 기술자들을 중시하는 국가시책은 무상주택공급제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지난 2~3년 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위한 대규모 아파트단지들과 휴양소가 속속 건설되어 그들에게 훌륭한 아파트살림집들이 무상공급되고 휴양생활을 마련해주었다. 조선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그처럼 국가적 혜택을 받고 살고 있으므로, 연구사업에 전력하며 열성을 바치고 있는 것이다. <사진 7>
조선에서 수행되는 4차 산업혁명이 다른 과학기술선진국들에서 수행되는 4차 산업혁명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근로인민대중을 과학기술의 주인으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 11일 국가과학원을 현지지도하면서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기풍이 온 사회에 차넘치게 하여 누구나 과학기술의 주인, 과학기술발전의 담당자가 되어야 한다”고 언명하고, 국가과학원에 특별상금을 배려해주었다고 한다.
조선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전민과학기술인재화방침이 수행되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을 과학기술인재로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조선은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실현하기 위해 각급 교육기관들에서 과학교육과 실험실습을 결합하고, 전사회적으로 과학기술정보를 보급하기 위해 과학기술전당을 건설하였고, 전사회적으로 국가망을 통한 정보기술교환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전국 각지의 생산현장들마다 과학기술보급실을 설치하여 근로자들이 상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또한 조선에서는 과학기술개발과 과학기술응용도 집단주의적 사색, 탐구, 협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회주의적 집단주의가 체질화된 나라이므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런 창의적 대중활동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조선이 이처럼 과학기술을 앞세우면서 4차 산업혁명을 수행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하고 있으므로, 조선에서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된 과학기술역량이 앞으로 일정기간 동안 더욱 발전되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갑자기 세계 최고수준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일으키는 돌비현상(突飛現象)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투쟁구호 ‘만리마’에서 과학기술의 돌비현상을 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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