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8

북의 세계적 석탄매장량과 석탄가스화공법 실용화

[한호석의 개벽예감](101)
자주민보 2014년 02월 1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요즈음 북의 무연탄수출이 놀라운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2011년의 경우 북의 무연탄수출은 전년 대비 140.7%나 폭증하였다. 이러한 돌비현상은 북의 석탄생산이 급증하였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북은 21세기의 새로운 에너지원천을 석탄에서 찾고, 주요산업부문에서 석탄을 연료와 원료로 사용하는 최첨단기술개발하여 김정은시대의 '새 세기 산업혁명'을 밀고 나가는 중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북의 석탄생산과 석탄수출

2014년 1월 24일 <연합뉴스>에 주목할 만한 보도기사가 실렸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를 인용한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이 2013년 한 해 동안 중국에 수출한 무연탄 총량은 2012년에 비해 39.7%나 늘었다는 것이다. 요즈음 북에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하나 둘이 아니지만, 북의 무연탄 수출이 보여준 폭발적 증가세도 불가사의한 현상들 가운데 하나다. 어떻게 1년 사이에 무연탄 수출량이 40%나 급증하였을까?

<연합뉴스> 2013년 12월 23일 보도를 살펴보면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북의 대중국 무연탄수출량과 전년 대비 증가율은 아래와 같은 추세를 나타냈다.

2009년 297만2,000t (17.1% 증가)
2010년 464만1,000t (56.2% 증가)
2011년 1,117만3,000t (140.7% 증가)
2012년 1,180만7,000t (5.7% 증가)
2013년 1,649만4,000t (39.7% 증가)

북이 2013년에 중국에 수출한 무연탄 1,649만4,000t은 얼마나 많은 분량일까? 적재중량 50t급 화물열차 32만9,880량으로 실어 날라야 할 막대한 분량이고, 적재중량 24t급 대형트럭 68만7,250대로 실어 날라야 할 막대한 분량이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북의 무연탄수출이 급증함에 따라, 북이 무연탄 수출액도 급증하였는데, 2010년 3억8,619만 달러, 2011년 11억2,685만 달러, 2012년 11억8천979만 달러, 2013년 13억7,371만 달러다.

지난 몇 해 동안 북의 무연탄수출이 그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니, 북의 무연탄생산은 또 얼마나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일까? 북의 무연탄생산과 관련한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구체적인 증가세를 알기 힘들지만 당연히 무연탄생산도 무연탄수출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미국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은 북의 연간 석탄생산량을 아래와 같이 발표하였다.

2008년 3,564만1,000t
2009년 3,478만5,000t
2010년 3,522만7,000t
2011년 3,478만5,000t
2012년 미상

누가 보아도 위의 통계는 엉터리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이를테면, 2011년에 북의 무연탄수출은 전년에 비해 무려 653만2,000t이나 폭증하였는데, 미국에너지정보청은 2011년 북의 석탄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되레 44만2,000t이나 줄었다고 엉터리로 추산하였으니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이 미국에너지정보청이 발표한 위의 통계수치는 무연탄생산량과 갈탄생산량을 합한 석탄생산 총량을 표기한 것인데 비해, 위에서 언급한 북의 대중국 수출량은 갈탄을 빼놓고 무연탄만 수출한 분량이다. 미국의 정부기관들이나 민간연구기관들이 발표한 각종 대북정보자료는 축소, 폄하, 저평가로 왜곡된 자료들이 대부분인데, 미국에너지정보청이 발표한 북의 석탄생산량도 역시 엉터리여서 더 이상 논할 가치도 없다.

북에서 ‘주체공업의 식량’이라고 중시하는 석탄은 중요한 연료 및 원료로 사용되는 제1전략자원이므로, 북은 자기 땅에서 캐낸 석탄을 자급자족하고 남은 분량을 다른 나라에 수출한다. 이를테면, 전력생산부문, 제철공업부문, 비료공업부문, 비날론공업부문, 군수공업부문, 난방연료부문 등에 일차적으로 석탄을 공급하고, 그 밖에 남는 잉여분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다.

북에서 석탄자원이 위와 같이 분배되고 있는 사정을 생각하면, 연간 석탄생산량 가운데 80%를 내부수요에 충당하고, 나머지 20%를 수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런 비율을 적용하면 2013년 북의 연간 석탄생산량은 7,000만t으로 추산된다. 

세계 10위권에 드는 주요석탄생산국들의 연간 석탄생산량은 1억t이 넘는데, 2012년을 기준으로 세계 10위 석탄생산국인 카자흐스탄의 연간 석탄생산량은 1억1,640만t이고, 폴란드는 연간 석탄생산량 1억4,410만t으로 세계 9위이고, 독일은 연간 석탄생산량 1억9,620만t으로 세계 8위다. 요즈음 북이 석탄생산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며 자기의 최고생산기록을 해마다 갈아치우고 있는 놀라운 추세를 생각하면, 앞으로 몇 해 안에 석탄생산 세계 10위권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과 폴란드가 석탄생산에 힘쓰는 까닭은, 전력생산에서 무연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전력생산에서 무연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의 비중은 폴란드의 경우 86%이고, 독일의 경우 43%이다. 미국도 2011년까지 무연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의 비중이 42%였는데, 최근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이 증대됨에 따라 2012년에 무연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의 비중이 32%로 줄었다.

북이 화력발전에 많이 의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것은 정보부족이 빚어낸 오판이다. 발전설비용량을 기준으로 구분한 북의 전력생산 구성비는 수력 58.4%, 화력 41.6%다. 북의 총발전설비용량은 722만8,000kw인데, 그 가운데서 수력발전소 발전설비용량은 421만8,000kw이고, 화력발전소 발전설비용량은 301만kw다.

화력발전에 크게 의존하는 쪽은 북이 아니라 남이다. 한국전력공사 2011년 자료에 따르면, 발전설비용량을 기준으로 구분한 남측 전력생산의 구성비는 석탄발전 30.5%, 원자력발전 23.6%, 복합발전 25.0% 중유발전 11.3%, 수력발전 8.1%, LNG발전 1.1%, 등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지난 몇 해 사이에 북의 석탄생산량이 급증한 것은 북이 석탄생산에 국가역량을 집중시킨 성과다. 이를테면, 북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제2차 국가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수행하였는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연료 및 동력문제를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기간에 해결하는 3개년 계획이 제2차 국가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에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북이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추진한 연료 및 동력문제를 해결하는 3개년 계획에서 중점과제는 석탄을 증산하여 연료 및 동력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북에서 석탄증산은 동력문제를 해결하는 과제일 뿐 아니라, 연료문제를 해결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북에서는 석탄광산에서 채굴한 무연탄을 각지 화력발전소들에 공급하여 전력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전력생산부문 이외에 다른 공업부문들에 필요한 연료문제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3개년 계획에서 무연탄을 화력발전부문 이외의 다른 여러 공업부문들에 공급하는 주요연료라고 언급한 것이다.


남흥의 무연탄가스화공법과 흥남의 갈탄가스화공법

북에서 무연탄을 필요로 하는 산업부문들 가운데는 화력발전 이외에 철생산과 비료생산도 있다. 무연탄과 갈탄을 연료로 쓰는 철생산체계에서 나오는 생산물이 북의 주체철이고, 무연탄 또는 갈탄을 연료로 쓰는 비료생산체계에서 나오는 생산물이 북의 주체비료다.

2009년 12월 18일 함경북도 성강군에 있는 성진제강련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 기업소가 완성한 주체철 생산체계에서 쏟아져 나온 수많은 강괴를 여러 차례 손으로 쓸어보면서 주체철 생산체계를 완성한 것은 제3차 핵시험 성공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는 최상의 평가를 주었다. 그런 최상의 평가를 받은 주체철 생산기술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선철을 생산할 때 다른 나라에서 전량 수입해야 하는 역청탄을 연료로 쓰지 않고 북에서 흔한 무연탄을 연료로 쓰는 삼화철 생산기술은 물론, 거기에서 한 걸음 더 진보한 새로운 야금기술이다. 북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야금기술이란 산소용융로에서 액체상태로 끓는 선철을 식히지 않고 곧바로 정련로에 주입하여 강철을 뽑아내는 생산기술, 다시 말해서 제철공정과 제강공정을 통합시킨 기술을 뜻한다. 주체철 생산체계의 그런 새로운 야금기술을 2009년 12월 25일에 사상 처음으로 완성한 산소용융로와 정련로에 ‘김일성훈장’이 수여되었다. 

그런데 이런 전후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남측 언론매체들은 북이 제철공정과 제강공정을 통합시킨 기술적 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무연탄을 사용하여 삼화철을 생산한 기술적 진보에 대해서만 언급함으로써 주체철을 삼화철과 동일시하는 착오를 범했다. 주체철은 역청탄 대신 무연탄을 사용하는 새로운 선철생산공정에서 나오는 삼화철이 아니라, 그것에 더하여 제철공정과 제강공정까지 통합시킨 완전히 새로운 야금기술로 뽑아나는 세계 최초의 생산물임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북에서 주체철을 생산할 때 역청탄을 완전히 배제하고 무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선철생산공정에서 무연탄을 직접 연소시키지 않고 무연탄을 가스화할 때 발생하는 합성가스(synthesis gas)를 연소시키는 것이다. 무연탄을 직접 연소시키면 철광석을 녹이는 데 필요한 발열량을 얻을 수 없으므로, 무연탄을 가스화하여 발생시킨 합성가스를 연소시켜 큰 발열량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러면 북에서 주체비료를 생산할 때 무연탄을 연료로 쓴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주체철 생산체계에서 무연탄가스화는 철광석을 원료로 하고, 무연탄을 연료로 쓴다는 뜻이지만, 주체비료 생산체계에서 무연탄가스화는 무연탄을 원료이자 연료로 쓴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엄밀하게 따지면, 주체비료 생산체계에서는 무연탄이 연료로 쓰인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무연탄이 원료와 연료로 쓰인다고 표현해야 더 정확하다. 주체비료생산에서 무연탄가스화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되는 것일까?

지난 시기 북은 원유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naphtha)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여 나프타가스화공법으로 암모니아를 합성하여 비료를 생산하였다. 그러나 지금 북에서 나프타가스화공법은 옛말이 되었고, 비료생산체계에 무연탄가스화공법을 전면적으로 도입하였다.

무연탄가스화공법에 의한 비료생산체계란 무연탄과 산소를 가스화기(gasifier)에 주입하여 합성가스를 생산하고, 합성가스에서 분리한 수소를 공기 중의 질소와 결합시켜 암모니아를 합성하고, 합성암모니아를 원료로 하여 비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 <사진 2> 평안남도 안주에 있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생산현장을 2014년 1월 15일에 촬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사진이다. 이 거대한 기업소는 북에서 '주체공업의 식량'으로 중시하는 무연탄을 가지고 주체비료만이 아니라 각종 기초화학제품들까지 대량생산하고 있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2010년 4월 26일 북측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정령을 발표하여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 ‘김일성훈장’을 수여하였다. 이것은 평안남도 안주에 있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가 사상 최초로 주체비료를 생산하는 새로운 비료생산체계를 완성하였음을 뜻한다. <사진 2>에서 보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 무연탄가스화에 의한 비료생산시설이 역사적인 가동을 개시한 날은 2010년 4월 29일이다.

2006년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는 기존 나프타가스화공법을 접고 새로운 무연탄가스화공법을 도입하기로 결정하였고, 그 뒤로 2년 동안 무연탄가스화 기술개발에 달라붙어 마침내 기술설계를 완성하였고, 2008년 5월에는 기존 시설을 전면적으로 개조하는 공사에 착공하여 2년 동안 여러 가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마침내 새로운 무연탄가스화공법을 실용화하는데 성공하였던 것이다.

북에서 이미 실용화된 무연탄가스화는 10여 개의 부분별 공정으로 구성되는데, 복잡한 공정계통에 따라 근 1,000대나 되는 각종 대형설비들이 흐름식으로 맞물려 작동하는 것이다.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는 무연탄가스화공법으로 주체비료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폴리에틸렌, 아닐론, 폴리프로필렌, 탄산소다 등 각종 화학기초제품과 아크릴섬유와 비닐박막도 생산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로동신문> 2010년 5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는 고도의 컴퓨터수치제어(CNC)기술인 분산형 조종체계(DCS)를 무연탄가스화공정에 도입하여 주체비료생산체계를 완성하였다고 한다. 분산형 조종체계란 자동조절, 순차조정, 경보 및 차단, 자체진단 등을 컴퓨터화한 최첨단 수준의 생산공정조종체계다.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연간 비료생산능력은 75만t이다.

<조선중앙통신> 2011년 10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함경남도 흥남에 있는 흥남비료련합기업소는 무연탄이 아니라 갈탄으로 비료를 생산하는 갈탄가스화공법을 도입하였다고 한다. 무연탄가스화공법을 도입한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와 달리, 흥남비료련합기업소가 갈탄가스화공법을 도입한 까닭은,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가 있는 평안남도에서는 무연탄이 많이 생산되고, 흥남비료련합기업소가 있는 함경남도에서는 갈탄이 많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중국 <신화통신> 보도를 인용한 <연합뉴스> 2012년 7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흥남비료련합기업소에서는 갈탄가스화 제1계열공정을 도입하여 연간 35만t의 비료를 생산하는 능력을 2010년 11월 17일에 갖추었고, 갈탄가스화 제2계열공정을 추가로 도입하는 능력확장공사를 진행하는 중인데, 2014년에 이 공사를 끝내면 연간 비료생산능력이 70만t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 <사진 3> 2010년 4월 29일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는 기존 나프타가스화공법을 완전히 대체한 새로운 무연탄가스화공법에 의하여 주체비료를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이 새로운 비료생산공정은 분산형 조종체계(DCS)에 의하여 최첨단 수준으로 완성되었으며, 연간 비료생산능력을 75만t으로 확장시켰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백두산대국'이라는 초대형 글씨체의 구호가 자력갱생으로 주체비료를 생산하는 그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말해주고 있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또한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가스화공법으로 생산설비를 현대화한 남흥화학련합기업소와 흥남비료련합기업소에서 주체비료를 증산함으로써 2014년부터는 북의 비료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 3>에서 보는 남흥화학련합기업소의 주체비료 생산능력이 연간 75만t이고, 흥남비료련합기업소의 주체비료 생산능력이 연간 70만t이므로, 그 두 기업소에서 생산되는 주체비료만 해도 연간 145만t에 이를 것이므로 다른 비료공장들에서 생산되는 비료까지 합하면 북의 비료수요를 너끈히 충족시킬 수 있다. 

오늘 북의 주체비료 생산능력이 이처럼 비약적으로 장성하였는데, 반북감정에 사로잡힌 수구언론매체들은 2014년 2월 14일 보도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북한의 화학비료 부족사태가 올해는 작년보다 더 심각하다”고 왜곡하는가 하면, 또 다른 2014년 2월 15일 보도에서 “북한에서는 흥남비료공장, 남흥청년화학공장 등 10여 개 공장이 비료를 생산하고 있으나 대부분 시설이 낡은데다 전력난까지 겹쳐 가동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왜곡하였다. 


위장막을 치고 건설한 평양 인근의 화력발전소

2013년 2월 21일 서울에서 발매된 시사주간지 <시사IN> 제282호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 32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발전설비용량이 각각 50만kw에 이르는 화력발전소 6개를 3년에 걸쳐 북의 북창군과 순천군 등에 건설하고, 그 대가로 북은 태천군, 동창군, 회창군 등에서 금 100t을 채굴하는 금광개발권을 미국 대기업에게 제공하기로 합의한 양해각서(MOU)가 2012년 9월에 체결되었다는 것이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1년에 50만kw급 화력발전소를 두 개씩 건설하여 3년 뒤에는 모두 6개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게 되고, 그에 따라 북은 300만kw에 이르는 전력을 증산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 북미기본합의에 따라 북에 건설해주기로 공약하였다가 파기한 경수로의 발전설비용량이 200만kw였음을 생각하면, 300만kw가 얼마나 큰 발전설비용량인지 가늠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가 체결된 때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2013년 1월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다시 만난 북의 투자유치기관 대표단과 미국의 대기업 대표단은 3개월 전에 체결한 양해각서를 놓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협의하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12일이 지난 2013년 1월 22일 미국의 사주를 받은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하였고, 그로써 북의 투자유치기관과 미국의 대기업이 체결한 양해각서는 이행될 수 없게 되었다.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은 위성을 마음대로 쏘아올려도 좋지만, 유독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만 위성을 쏘아올리면 안 된다는 미국의 생억지를 용인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가 북의 산업발전을 얼마나 심각하게 가로막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위와 같은 화력발전소 건설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이 그처럼 생억지를 부리며 대북제재를 연속 추가하는 광기를 부렸어도, 북은 미국의 광기를 물리치고 화력발전소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미국에게 보복하였다. 미국은 자국의 대기업이 북의 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자하는 길을 막아버렸지만, 화력발전소를 증설하려는 북의 의지까지 막지는 못하였다.

미국의 반북관영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2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평양 인근에 건설 중인 화력발전소가 거의 완공되었다. 그런데 이 보도기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북이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한때 현장에 위장막을 펼쳐가며 보안을 유지”하였다는 것이다. 군사시설이 아닌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왜 위장막을 쳐야 했을까? 머지않아 그 화력발전소 건설공사가 끝나고 조업하는 날, 위장막에 가려졌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화학공업에서 이미 무연탄가스화를 실현한 북은 화력발전에서도 무연탄가스화를 실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무연탄가스화를 실현한 차세대 화력발전소는 가스화복합발전(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으로 가동되는 것이다. 가스화복합발전기술에서 앞서 나간 미국의 경험은 아래와 같다.
▲ <사진 4> 미국에서 최초로 가스화복합발전기술(IGCC)을 도입하여 건설된 차세대 화력발전소가 인디애나주 녹스 카운티에서 2013년 6월부터 조업하였다. 미국은 자국에서 두 번째로 되는 차세대 화력발전소를 미시시피주 켐퍼 카운티에 건설하는 중인데 올해 2014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2013년 6월 미국 인디애나주 녹스 카운티(Knox County)에 완공된 화력발전소가 첫 동음을 울리며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가스화복합발전기술을 도입한 미국 최초의 차세대 화력발전소가 마침내 조업을 시작한 것이다. 인디애나주 녹스 카운티에 미국 최초의 차세대 화력발전소를 완공한 미국은 미시시피주 켐퍼 카운티(Kemper County)에서도 지금 차세대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중이다. 2010년에 공사를 시작한 이 차세대 화력발전소는 2014년에 완공될 예정인데, 이 차세대 화력발전소까지 완공되면 미국은 차세대 화력발전소 두 개를 가동하게 된다. 

가스화복합발전기술을 도입한 차세대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나라는 미국, 독일, 중국, 네덜란드 등 몇몇 기술선진국들밖에 없는데, 무연탄가스화를 이미 실용화한 북도 가스화복합발전기술을 당연히 개발하였을 것이다. 복잡한 가스화복합발전공정을 여섯 단계로 구분하여 간략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1. 산소분리기(oxygen separation unit)에서 공기 중의 산소와 질소를 분리한다.
2. 산소와 무연탄을 가스화기에 주입한다.
3. 고온, 고압상태의 가스화기 안에서 발열량이 큰 화학에너지를 가진  합성가스가 생성된다.
4. 냉각기에서 고온상태의 합성가스를 냉각한다.
5. 냉각된 합성가스를 연소기에 주입하여 가스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6. 배열회수보일러에서 생성된 증기로 증기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위와 같은 가스화복합발전기술이 차세대 화력발전기술로 각광을 받는 까닭은 가스화공정에 투입한 산소가 불충분한 불완전연소과정을 거치게 되므로 공해물질인 황산화물(sulfur oxides)이나 질소산화물(nitrogen oxides)이 연소 중에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연탄을 직접 연소하여 터빈을 돌리는 기존 화력발전소는 공해물질을 배출하여 대기를 오염시키지만, 가스화복합발전기술을 도입한 차세대 화력발전소는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므로 지구온난화와 공해물질배출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앞으로 기존 석탄연소식 화력발전소는 가스화복합발전기술을 도입한 차세대 화력발전소로 차츰 대체될 것으로 예견된다.


김정은시대의 ‘새 세기 산업혁명’에 공급되는 새로운 에너지

지난 20세기에 인류는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주요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물질경제적 성장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그런 화석연료를 주요에너지원으로 사용해온 20세기 문명은 커다란 결함과 한계를 안고 있었다. 예컨대, 석유자원독점에 따른 공급불안정이나 석탄연소에 따른 대기오염 등이 바로 그러한 결함과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그래서 핵에너지, 재생에너지,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는 새로운 에너지공급체계가 속속 개발되었지만, 그런 새로운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데서도 역시 결함 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화석에너지를 대체하지 못하였다. 예컨대 핵에너지는 방사능오염이라는 위험을 피할 수 없으며, 풍력에너지, 태양열에너지, 지열에너지는 에너지를 축적할 수 없어서 화석에너지를 대체하지 못하고 보조하는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고, 생물에너지(bioenergy)의 결함은 생산원가와 운송원가가 높은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오늘 과학기술부문에서 앞서 나간 몇몇 나라들이 석탄의 잠재가치를 중시하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지난 20세기에 석유와 천연가스에 밀린 석탄은 에너지부문과 화학공업부문에서  ‘후진국의 자원’이라는 푸대접을 받았고, 석유와 천연가스를 에너지원 또는 화학공업원료로 공급해온 나라들에서는 석탄광산이 줄줄이 폐광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그러나 오늘 석탄은 21세기 인류문명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해줄 중요한 자원으로 다시 등장하였으며, 세계 화학공업의 발전방향은 석유화학공업에서 석탄화학공업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에너지정보청 자료에 따르면, 세계 에너지 소비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24.9%, 2005년 24.3%, 2030년 27.1%로 증가하고,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46.6%, 2005년 37.8%, 2030년 33.1%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증감현상은 석탄을 연료 및 원료로 사용하는 가스화공법을 실용화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에 의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전 세계의 매장상태를 알아보면, 석탄은 석유보다 훨씬 더 많이 매장되어 있고, 지구 각 지역에 비교적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풍부한 자원이므로, 석탄을 연료 및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공법을 실용화하면 자원독점에 따른 공급불안정이나 연소과정의 대기오염 같은 결함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지난 20세기에 ‘후진국의 자원’으로 푸대접을 받았던 석탄은 21세기에 최첨단기술에 의해 ‘선진국의 자원’으로 변신함으로써 그 가치를 재평가받게 된 것이다.

이처럼 석탄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석탄가스화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인데, 북이 무연탄가스화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이미 실용화하였으니 북의 산업발전에 비약의 날개가 달리 셈이다. 북에서 실용화된 무연탄가스화기술의 용도는 다양한데, 이에 관해서는 아래와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사진 5> 흥남비료련합기업소는 2013년 8월 29일 갈탄가스화공법에 의한 메타놀생산시설을 완공하고 가동하기 시작하였다. 세계 10위의 석탄매장량을 가진 석탄부국인 북에서는 석탄화학공업을 더욱 발전시켜 올해에 '사회주의문명국'을 건설하는 전환국면을 열어놓겠다는 포부와 기세가 대단하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로동신문> 2012년 11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흥남비료련합기업소에서 메탄올생산시설을 건설에 착공한지 1년 6개월만에 완공하고 시운전에 성공하여 메탄올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사진 5>는 2013년 8월 29일 메탄올생산시설 준공식을 진행한 흥남비료련합기업소를 촬영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그 준공식을 보도한 기사에서 메탄올생산시설이 완공되어 “비날론생산을 높은 수준에서 정상화하고 경공업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또 하나의 토대가 마련되였다”고 지적하였다.

메탄올(methanol)이란 무연탄가스화공정에서 나온 합성가스에서 나오는 화학원료인데, 메틸알코올(methyl alcohol)이라고도 부른다. 북에서는 메탄올을 원료로 하여 주체섬유인 비날론과 각종 기초화학제품을 생산한다. 또한 메탄올은 옥수수 또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하는 에탄올(ethanol)보다 생산원가는 싸고 에너지효율은 더 높은, 우수한 대체연료다. 또한 메탄올은 연소과정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를 내는 청정에너지로 손꼽힌다. 메탄올을 연소시키거나 또는 메탄올과 휘발유를 섞은 혼합연료를 연소시켜 돌아가는 새로운 동력기관을 만들면, 친환경적인 메탄올자동차도 만들 수 있다.

무연탄가스화공정에서 생산되는 것은 메탄올만이 아니다. 가스화공정에서 배출되는 회재(ash)를 집진장치에 넣어 분진을 제거한 다음, 용융된 슬랙(slag)으로 수거하여 환경친화적인 건자재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무연탄 안에 들어있는 유황성분은 가스화공정에서 황화수소가스(H₂S)로 발생되는데, 합성가스정제기에서 황화수소가스를 정제하여 유황이나 황산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합성가스에서 분리한 액화수소로 발전효율이 매우 높은 수소연료전지(fuel cell)를 만들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산소를 산화제로 하여 전기를 생산한다.

북에서 ‘주체공업의 식량’이라 불리는 석탄은 각지에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조선중앙년감’ 2004년판에 따르면, 북의 석탄매장량은 227억t이고, 2011년 1월 5일 남측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을 기준으로 북의 석탄매장량은 205억t이다. 북은 312억7,900만t의 석탄매장량을 가진 카자흐스탄에 이어 세계 10위의 석탄매장량을 자랑하는 석탄부국이다. 북한자원연구소가 2011년 8월 23일 보도자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북의 석탄매장량 잠재가치는 1,346억8,700만 달러인데, 이것은 남의 석탄매장량 잠재가치 20억2,500만 달러의 67배에 이른다.


북이 무연탄가스화공법을 개발한 것은 전력산업, 금속공업, 화학공업을 발전시키고 북의 농업 및 경공업 수준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계기로 되었다. 북에서 기계공업의 CNC화, 정보산업의 컴퓨터화와 더불어 무연탄가스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체경제발전에 남긴 3대 유산이다.

김정은시대에 그 3대 유산을 받아안은 북은 지금 세계적인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두뇌전과 기술전을 다그치며 ‘새 세기 산업혁명’을 일으키는 중이다. 북에서 밀고 나가는 ‘새 세기 산업혁명’의 목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긴 3대 유산으로 전력산업, 금속공업, 화학공업을 더 높이 발전시키고 그로써 농축산업과 경공업을 더 빨리 발전시켜 융성하는 ‘백두산대국’, 번영하는 ‘사회주의문명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북이 융성과 번영의 전환국면을 열어놓는 시점을 올해 2014년에 맞춰놓았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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