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민보 2013년 12월 1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위의 사진은 중국에서 운행하는 고속철을 촬영한 것이다. 북에서 총연장 376km의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신의주에서 평양을 거쳐 개성까지 위와 같은 고속철이 달릴 것이다. 그리고 통일의 그 날이 오면 남과 북의 고속철은 신의주에서 부산까지,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민족의 번영을 안고 더 힘차게 달릴 것이다. 장차 한반도 통일국가가 운행할 국제열차는 유라시아대륙을 거쳐 프랑스 파리로 달릴 것이며, 러시아가 베링해 해저굴길을 완공하는 2030년 이후에는 연해주와 알래스카를 거쳐 미국 뉴욕까지 달릴 것이다. 이 민족의 가슴은 통일열차의 꿈으로 설렌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
2014년 7월에 개통될 2층 구조의 신압록강대교
2011년 1월 15일 북은 내각 결정으로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채택하였다. <조선중앙통신> 2011년 1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은 2020년까지 실행되는데, 그 때가서는 북이 “앞선 나라들의 수준에 당당하게 올라설 수” 있다고 장담하였다. 다시 말해서, 북은 2020년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목표를 세우고 경제개발을 고속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이런 현상을 북에서는 ‘마식령 속도’라는 구호로 표현한다.
북이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채택한 때로부터 근 3년이 지난 오늘까지 그 전략계획이 어떻게 실행되어 왔는지를 알아보면, 2020년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겠다는 북의 발언이 허풍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국제사회는 북의 10개년 전략계획이 지난 3년 동안 어떻게 실행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북을 ‘가난한 나라’로 보는 고정관념이 그런 무지를 낳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의 객관적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10개년 전략계획을 ‘마식령 속도’로 추진하고 있는 북의 활기찬 모습을 보고 놀라게 된다. 10개년 전략계획을 고속으로 추진하는 북의 모습은 북측 각지에서 일상적으로 목격되는데,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관한 서술로 이 글을 시작한다.
2013년 10월 16일 북의 국가경제개발총국이 국가경제개발위원회로 승격되었고, 조선경제개발협회가 발족되었다. 북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가경제개발위원회는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실무적으로 추진하는 정부기관이고, 조선경제개발협회는 북의 특수경제지대개발사업에 협력하는 민간기구다. 10개년 전략계획이 민관합동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이 10개년 전략계획을 실행하는 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자금문제다. 경제개발자금이 있어야 10개년 전략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북은 국가개발은행을 2010년 1월 20일에 설립하였다. 10개년 전략계획에 들어있는 목표들 가운데 하나가 국가개발은행 설립인데, 국가개발은행의 기본임무는 국제금융기구, 국제상업은행과 거래하며 외자유치를 촉진시킴으로써 10개년 전략계획추진에 요구되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데 북이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한 직후 추진한 첫 번째 국책사업이 신압록강대교 건설이다. 북과 중국은 2010년 2월 25일 ‘신압록강대교 공동건설과 관리 및 보호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였고, 같은 해 12월 31일 착공하였다. 2013년 11월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경도시들인 신의주와 중국 단둥(丹東)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건설공사가 순조롭게 진척되는 가운데 11월 16일에는 교량구간의 마지막 상판을 설치하여 마침내 교량을 연결하였다. 총연장이 3.26km에 이르는 현수교인 신압록강대교는 2014년 7월에 개통될 예정이다.
주목하는 것은, 신압록강대교 건설비 20억 위안(한화 약 3,500억 원, 미화 약 3억3,000만 달러) 전액을 중국이 자진하여 부담한다는 사실이다. 신압록강대교 건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벌어들인 달러가 압록강을 건너 북으로 이동하고 있다. 북은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중국을 통해 미국의 달러를 가져가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북은 신압록강대교에서 신의주로 통하는 도로공사를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2014년 7월에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어도, 신압록강대교에서 신의주로 통하는 도로가 없으면 신압록강대교는 쓸모가 없게 될 것이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의문을 풀어줄 실마리는 신압록강대교 예상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상도에 나타난 신압록강대교는 2층 교량인데, 상층은 왕복 6차선 차량도로이고, 하층은 복선철로다. 다시 말해서,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어 제구실을 하려면 신의주로 통하는 부속도로를 건설해야 하는 게 아니라, 고속도로와 복선철로를 건설해야 하는 것이다. 신압록강대교에서 출발하는 고속도로와 복선철로를 함께 건설하는 것은 매우 방대한 공사이므로, 북은 그 공사를 아직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5년 만에 끝낼 총연장 376km의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건설
북은 신압록강대교에서 출발하는 고속도로와 복선철로를 건설하는 방대한 공사를 언제 시작하려는 것일까? 2013년 12월 12일 <KBS 뉴스9> 단독보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북의 국가경제위원회와 중국의 국제투자집단이 2013년 12월 8일에 체결한 합의문을 공개한 <KBS 뉴스9> 보도에 따르면, 북과 중국은 신의주, 평양, 개성을 잇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를 건설하기로 합의하였다. 북과 중국이 추진하기로 합의한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생각하면, 지금 건설되고 있는 신압록강대교는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과 중국이 합의한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북이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추진하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것이므로, 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북과 중국이 합의한 북의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12조 원(142억 달러)을 투입하여 5년 동안에 완공할 대형국책사업이다. 북과 중국이 채택한 합의서에 따르면, 총연장 376km에 이르는 북의 고속철도는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복선철로로 부설되며, 고속철도와 똑같이 총연장 376km에 이르는 고속도로는 복선철로 양쪽으로 30m의 도로폭에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왕복 8차선 도로로 부설되고, 고속도로 바깥쪽에는 전 구간에 도로안전철책이 설치된다. 그것만이 아니라, 총연장 36.4km에 이르는 77개의 교량도 건설하고, 총연장 26.3km에 이르는 18개의 굴길(tunnel)도 건설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12개소, 요금소 19개소, 입체교차로(interchange) 18개소, 교차로 1개소도 건설하는 것이다.
미국의 관영방송인 <자유아시아방송>이 중국에서 입수하여 2012년 4월 16일에 보도한 북의 계획서에 따르면, 원래 북은 신의주, 평양, 개성을 잇는 고속도로만 건설하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언론보도를 인용한 <연합뉴스> 2013년 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북은 신의주, 평양, 개성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국에 제안하였다. 이러한 정황을 보면, 원래 북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토개발구상에 따라 신의주, 평양, 개성을 잇는 현대식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나중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기존 계획이 대폭 확대되어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를 함께 건설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를 한꺼번에 건설한다는 것부터가 놀라운 일이고, 그처럼 방대한 건설공사를 불과 5년 만에 끝낼 계획이라니 더욱 놀랍다.
14경8,754조 원의 세계 최대‘보물산’이 개발된다
북의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관한 <KBS 뉴스9> 2013년 12월 12일 보도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구간을 어떻게 설정하였는가 하는 문제다.
첫째, 신의주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 구간에 분기점이 설치되었다는 점이다. 평안북도와 평안남도 경계선을 따라 서해로 흐르는 청천강 하구의 신안주에서 갈라지는 분기점이다. 신안주 분기점에서 갈라진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는 동북쪽으로 비스듬히 방향을 틀어 북상하면서 러시아 국경 부근에 있는 함경북도 라선까지 올라가게 된다. 북에 건설될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21세기 자원보고’로 알려진 연해주와 동시베리아로 연결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신안주 분기점 인근에 정주역이 설정되었다는 점이다. 고속철도의 다른 구간들은 매우 길지만, 정주-신안주 구간은 매우 짧다. 완행열차 운행과 달리 고속철 운행은 소도시들을 그대로 통과하고 대도시에서만 정차하여 구간이 길어지는 법인데, 이상하게도 북의 고속철은 정주에서 정차하도록 계획되었다. 이것은 평안북도 정주가 북의 국가경제개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둘째, 평양에서 개성으로 향하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의 구간이 가장 가까운 거리를 택하지 않고 해주로 수직남하하였다가 다시 개성으로 향하도록 설정되었다는 점이다.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구간은 건설비를 절약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거리를 택하여 설정되는 법인데, 이상하게도 북은 해주까지 돌아가는 구간을 택하였다. 이것은 황해남도 해주가 북의 국가경제개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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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고속철도가 정주-신안주 구간을 바투 설정하고, 해주까지 멀리 돌아가는 구간을 택한 사연을 알아보려면, 2012년 3월 조선합영투자위원회가 펴낸 광물탐사자료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조선합영투자위원회 광물탐사자료는 평안북도 정주시 용포리와 황해남도 해주시 인근의 덕달산에 어마어마한 분량의 희토류광물(rare earth minerals)이 묻혀있다는 놀라운 정보를 말해주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이 2013년 1월에 펴낸 자료에 세계 7대 희토류 매장국 순위가 나왔는데, 중국(5,500만t), 러시아/독립국가연합(4,100만t), 미국(1,300만t), 인도(310만t), 호주(160만t), 브라질(3만6,000t), 말레이시아(3만t)다. 하지만 위의 통계자료는 실수를 범했다. 조선합영투자위원회 광물탐사자료에 따르면, 북이 탐사한, 희토류 광물이 들어있는 원광석 매장량은 무려 10억t이나 되고, 그 10억t에서 희토류광물을 분리, 추출할 경우 4,80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은 북이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국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위에 열거한 세계 굴지의 희토류 매장국들은 모두 광대한 영토를 가진 나라들인데, 그에 비하면 아주 좁은 영토를 가진 북이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국이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북의 탐사로 매장량이 밝혀진 희토류광물 4,800만t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매장되지 않고 불과 4개 광맥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황해남도 해주 인근의 청단군 덕달산에 매장된 희토류광물은 2,000만t이고, 평안북도 정주시 용포리에 매장된 희토류광물은 1,700만t이고, 강원도 평강군과 김화군에 있는 두 지역에 각각 매장된 희토류광물을 합하면 1,100만t이다. 광대한 미국 대륙 곳곳에 매장된 희토류광맥 전체를 합친 것보다 700만t이나 많은 희토류광물이 묻혀있는 덕달산광산은 희토류광물 단일광산으로는 세계에게 가장 크다.
<중국증권망> 2013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북의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호주의 광산기업 SRE 미네럴스(Minerals)가 ‘태평양세기희토류광물(Pacific Century Rare Earth Minerals)’이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정주시 용포리에서 2014년부터 희토류광물을 캐내기로 하였다. 그런데 정말로 놀라운 사실은, SRE 미네럴스가 정주시 용포리에 매장된 희토류광물 1,700만t을 국제시세로 환산하였더니 65조 달러(6경8,700조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환산법으로 세계 최대의 희토류광산인 덕달산광산의 매장량 2,000만t을 화폐로 환산하면 76조 달러(8경54조 원)다. 화폐단위가 조를 넘어 경에 이르면, 그것이 얼마나 많은 금액인지 체감하기 힘들게 된다. 그런데 141조 달러(14경8,754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가치의 희토류광물이 정주 용포리와 해주 덕달산에 묻혀있으니, 북에는 어마어마한 ‘보물산’이 있는 것이다. 북에서는 “아침은 빛나라 이 강산 은금에 자원도 가득한”으로 시작되는 ‘애국가’를 부르는데, 삼천리 한반도는 “은금에 자원도 가득한 강산”이라 아니할 수 없다.
희토류광물은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들, 각종 친환경제품들, 자동차 촉매변환기와 축전지, 그리고 순항미사일과 야간투시경 같은 각종 무기들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매우 중요한 광물이다. 그래서 희토류광물을 ‘첨단산업의 필수비타민’이라고 부른다.
미국지질조사국이 2013년 1월에 펴낸 자료에 따르면, 2012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희토류광물 연간 생산량은 약 11만t인데, 그 가운데서 중국이 9만5,000t, 미국이 7,000t, 호주가 4,000t, 인도가 2,800t을 생산한다. 전 세계 생산량 11만t 가운데 중국이 9만5,000t을 생산하는 것은 중국이 세계 희토류광물시장을 석권하였음을 말해준다. 2010년 9월 중국과 일본이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를 놓고 외교분쟁을 벌일 때, 중국이 대일압박조치로 한 달 동안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자 세계 시장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이처럼 중국이 세계 희토류광물시장을 석권한 판이므로, 북에서 희토류광물이 생산되는 2014년부터 북과 중국은 세계 희토류광물시장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수밖에 없다. 그 경합의 전망은 어떠한가? 조선산 희토류광물이 중국산 희토류광물을 누르고 세계 희토류광물시장을 재편할 가능성은 희토류광물 함유량에서 찾아볼 수 있다. 희토류광물 함유량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은 1t당 6g밖에 되지 않는데, 조선산은 그보다 네 배나 많은 23g이므로 조선산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양질 희토류광물을 생산하게 될 북이 세계 희토류광물시장의 신흥패권국으로 올라설 수 있음을 말해준다.
청천강 유역에는 계단식 발전소, 동해지구에는 대형 경수로
어느 나라에서나 국가경제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는 에너지다. 전력에너지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므로, 전력공급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개발을 성과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따르면, 북이 제시한 12대 목표들 가운데 전력 3,000만kw 증산이 들어있다. 2012년 현재 북의 발전능력은 750만kw다. 발전능력을 현재보다 4배나 끌어올리기 위한 어떤 대책이 있을까?
어느 나라에서나 국가경제개발은 강을 끼고 시작되는 법인데, 북에서도 강을 끼고 국가경제개발이 시작되었다. 자강도 랑림산줄기에서 발원한 청천강은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경계선을 타고 흐르다가 서해의 서조선만으로 흘러들어가는 강이다. 산맥이라는 말은 일제가 만들어낸 말인데, 원래 우리 조상들은 산맥이 아니라 산경(山經)이라 했으니, 북에서는 산경이라는 한자말을 산줄기라는 말로 바꾸어 부른다.
청천강은 위쪽에는 적유령산줄기가 서해로 뻗어나가고, 아래쪽에는 묘향산줄기가 서해로 뻗어나가는 대협곡 지세를 타고 거의 굴곡 없이 흐르는데, 한반도에서 강수량이 가장 많은 고장이 청천강 중상류지역이다. 그래서 청천강 중상류지역은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에 최적지로 손꼽힌다. 북의 국가경제개발사업에 공급할 막대한 전력이 그런 천혜의 조건을 두루 갖춘 청천강 중상류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북이 2009년 3월에 착공하여 2012년 4월에 완공한 희천발전소는 청천강 중상류지역에 방대한 전력생산능력이 조성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제1탄’이다. 발전용량이 30만kw인 희천발전소는 북에서 지난 20년 동안 건설한 수력발전소들 가운데 가장 큰 발전용량을 가졌다.
그것만이 아니라, 2013년 1월 30일 청천강 계단식 발전소 건설공사 착공식이 성대하게 진행되었고, 희천발전소에 이어 여러 개의 대형 수력발전소를 청천강 중상류에 계단식으로 줄지어 건설하는 전력생산능력 확장사업이 지금 ‘마식령 속도’로 추진되는 중이다.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의 부속문서인 ‘북의 경제개발 중점분야(2010∼2010)’에 따르면, 북은 60만kw급 화력발전소를 북창에 4기, 평양, 청진, 안주에 각각 2기씩, 김책과 라선에 각각 1기씩 모두 10기를 건설하여 총 600만kw의 전력을 증산하게 된다. 이를 위해 5년에 걸쳐 50억 달러를 투입하는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게 된다.
그런데 북이 10개년 전략계획에서 제시한 전력 3,000만kw를 증산하는 목표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있으니, 경수로 건설이다. 녕변핵시설단지에서 2013년 8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간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해본 경험을 가지고 북은 10개년 전략계획 실행기간 중에 대형 경수로를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 2013년 9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북은 녕변핵시설단지에 10만kw급 경수로를 새로 건설하고, 함경북도, 함경남도, 강원도를 비롯한 동해지구에 50만kw급 경수로와 100만kw급 경수로를 여러 기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이런 전력증산계획을 실행하면, 전력 3,000만kw 생산이라는 목표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료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남측의 발전용량은 8,466만kw이고, 북측의 발전용량은 950만kw다. 북이 전력 3,000만kw를 증산하면 발전용량은 약 4,000만kw로 늘어나게 되므로, 인구비례로 보면 남과 북의 전력수급이 상호균형을 이루게 될 것이다.
포성 들리는 최전방에 고도과학기술개발구와 국제록색모범기지 건설한다
북이 10개년 전략계획을 추진하는 데 유치해야 할 투자는 얼마일까? <통일뉴스> 2011년 10월 6일 보도에 따르면, 10개년 전략계획을 추진하는 데 유지할 투자총액은 1,000억 달러인데, 북은 산업개발은행을 통해 10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산업은행을 통해 54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기초에너지 및 전력분야를 통해 35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한다. 2010년 3월 10일 북의 국방위원회 결정에 의하여 국가개발은행이 설립되었는데, 국가개발은행의 재정조달목표는 초기등록자본금 100억 달러를 장차 1,250억 달러까지 증자하는 것이다.
미국의 관영방송인 <미국의 소리>가 미국 국가정보국 산하 ‘오픈 소스 센터(Open Source Center)’의 자료를 인용하여 2012년 7월 11일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북에 합작형태로 투자한 외국기업들은 351개인데, 그 가운데 국적이 확인된 269개 기업들 중 중국기업이 205개(75%)다. 미국 국가정보국은 북에 합작형태로 투자한 351개 외국기업들 가운데 88개 기업(25%)만 투자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들 기업의 투자액은 23억2,000만 달러다. 이런 정황을 보면 351개 외국기업 전체의 총투자액은 약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00억 달러는 투자유치목표액 1,000억 달러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어떤 투자유치대책이 있을까?
북이 10개년 전략계획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1,00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여러 방법들 가운데 가장 유력한 방법은 북에 무진장으로 묻혀있는 광물자원을 개발하고 각지에 경제특구를 설치하는 것이다. 북에게 있어서 광물자원개발과 경제특구설치는 투자유치의 양대 축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북의 광물자원개발에 관련하여 위에서 희토류광산개발에 대해 논하였으므로, 이제는 경제특구설치에 대해 논할 차례다.
2013년 5월 29일 북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였다. ‘경제개발구법’ 제정은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의 추진을 법제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에서는 중앙과 지방의 경제개발균형을 맞추기 위해 두 방향에서 국가경제개발을 추진하는데, 중앙급 경제개발특구는 국가경제개발위원회가 관리하고, 지방급 경제개발구는 각 지방마다 설치될 경제개발국이 관리하게 된다.
5개의 중앙급 경제개발특구는 라선경제무역지대, 신의주특수경제지대, 개성고도과학기술개발구, 황해남도 강령군경제특구, 금강산관광특구 등인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또한 북이 앞으로 개발하려는 13개의 지방급 경제개발구를 열거하면, 평안북도 압록강경제개발구, 자강도 만포경제개발지구, 자강도 위원공업개발구, 황해북도 송림수출가공구, 황해북도 신평관광개발구, 강원도 현동공업개발구, 함경남도 흥남공업개발구, 함경남도 북청농업개발구, 함경북도 청진경제개발구, 함경북도 어랑농업개발구, 함경북도 온성섬관광개발구, 량강도 혜산경제개발구, 남포시 와우도수출가공구 등이다.
위의 경제개발구들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개성고도과학기술개발구와 강령군경제특구다. 개성고도과학기술개발구는 2013년 11월 11일부터 건설이 시작되었고, 아직 건설이 시작되지 않은 강령군경제특구에는 총 500억 달러(52조6,675억 원)의 개발자금이 투입되어 ‘국제록색모범기지’가 건설된다.
그런데 누구나 아는 것처럼, 군사분계선에서 약 1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개성은 북에서 서울로 향하는 개성-문산 공격축선에 있는 최전방 도시다. 2003년 6월 개성공단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개성 일대에 주둔하던 인민군 64사단, 6사단, 62포병려단이 송악산 북쪽과 개풍군으로 각각 이동하여 재배치되었지만, 개성 일대의 최전선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쌍방의 화력밀도가 가장 높은 매우 위험한 지역이다.
개성만 그처럼 군사적 긴장이 높은 지역이 아니라, 강령군도 인민군 4군단 33사단이 주둔하는 최전방 군사지역인데,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 당시 강령군 쌍교리 구월봉 일대의 개머리에 배치된 인민군 방사포와 그 앞바다에 있는 무도의 인민군 해안포가 연평도를 타격하였다. 또한 2013년 1월 16일 미국의 위성사진 분석가가 전하는 말에 따르면, 북은 강령군 식여리에 군사시설 4개소와 해안포진지 5개소를 신설하였고, 강령군 하부포에도 해안포진지 3개소를 신설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화력밀도가 가장 높고 남북이 수시로 실시하는 포사격훈련의 포성이 들리는 개성과 강령군에 고도과학기술개발구와 국제록색모범기지를 각각 건설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13년 3월 3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핵병진노선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북이 경제개발과 핵무력개발을 동시에 추진할 수 없을 것으로 섣불리 예단하지만, 경핵병진노선을 떠나서는 개성과 강령군을 첨단산업지구로 개발하려는 북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북은 미국의 핵무력을 억제할 강력한 핵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포성이 들리는 최전방에 고도과학기술개발구와 국제록색모범기지를 건설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지만, 북에서는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이 인민군 핵무력의 안전담보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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