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민보 2013년 03월 0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오늘의 위기 불러온 13년 전 미국의 전략적 오판
2013년 3월 7일 유엔안보리가 또 다시 대북제재안을 채택하였다. 지난 1월 22일에 대북제재안을 채택하더니 불과 한 달 보름밖에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대북제재안을 채택한 것이다.
유엔안보리가 그처럼 연속적으로 대북제재안을 채택한 것은 국제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충격사건이 아닐 수 없다. 유엔안보리가 어느 한 유엔회원국에게 그처럼 노골적인 적대의사를 드러낸 적은 없었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안 채택을 처음부터 끝가지 주도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이 품은 대북적대감이 그런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대북적대행동은 대북제재안 연속채택에서 끝난 게 아니다. 미국은 10만 명이 넘는 미국군과 한국군을 동원한 실전급 북침전쟁연습을 남측 각지에서 실시하는 중이다.
미국이 유엔안보리를 배후조종하여 대북제재안을 두 차례나 연속 채택하는 것도 모자라 대규모 북침전쟁연습까지 벌여놓았으니, 북이 그런 극단적인 적대행위에 대해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북은 미국의 거듭되는 적대행위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도 없고, 참아서도 안 되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친미수구언론이 퍼뜨린 왜곡선전만 들어온 사람들은 북의 인공위성 발사가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므로 미국이 유엔안보리를 앞세워 대북제재결의를 채택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수구언론의 왜곡선전에 말려들어간 착오다. 13년 전에 북은 북미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미사일 개발과 인공위성 발사에 관한 권리를 상당부분 양보할 의사를 미국에게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 사연은 이렇다.
2000년 10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K. Albright)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백화원 국빈관에서 3시간 동안 회담하였다. 회담 직후 평양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올브라이트는 “우리는 북의 미사일 문제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룩했다. 미사일 개발과 수출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했으며, 미국이 위성발사를 지원하는 대신 북은 미사일 개발을 자제하는 구상을 다루었다. 1주일 뒤 양국의 미사일 전문가 회담을 열어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2000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린 정치적 결정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주권국가의 정당한 권리인 미사일 개발과 위성발사에서 좀 양보해서라도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만일 2000년 말에 빌 클린턴(Bill Clinton)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북구상이 성사되어 평양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더라면,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오늘 북에서는 조국통일대전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13년 세월 동안 조국통일이 실현되고도 남았을 텐데, 통일된 나라에서 통일대전을 왜 벌이려고 하겠는가.
그러나 참으로 어리석은 미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대한 정치적 결정을 외면하고 북과 대결하는 길을 택하고 말았으며, 자기들의 그런 대결선택이 얼마나 치명적인 오류인지 13년이 지나도록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북과 미국의 적대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상황에 들어섰다. 북과 미국의 적대관계에서 선택범위는 전쟁으로 좁혀졌다. 북의 조국통일대전은 일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느 날 몇 시 몇 분에 터지느냐 하는 시간문제로 되었다.
“싸움준비를 잘 해놓았다가 적들이 도발을 걸어오면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하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장병들에게 내린 이 지시는 2013년 3월 5일 <유투브(You Tube)>에 게시된 ‘백두산혁명강군의 새 전성기를 펼쳐주시여’라는 제목의 1시간 20분짜리 북측 기록영화의 해설 중에 인용문 형식으로 나온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적들이 도발을 걸어오면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하라”고 인민군 장병들에게 지시하였는데, 지금 미국이 유엔안보리를 앞세워 연속적으로 대북제재결의를 채택하고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하는 것이야말로 북의 시각에서 보면 “적들이 도발을 걸어온 비상사태”로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르면, “적들이 대북제재결의안 채택과 북침전쟁연습이라는 이중도발”을 걸어온 이상 인민군은 조국통일대전을 반드시 벌여야 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에게 그런 ‘이중도발’을 걸어왔는데도 만일 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을 벌이지 않고 사태를 주시하면서 미국에게 엄포나 놓는다면, 그것이 도리어 이상한 일이다. 북의 조국통일대전은 임박하였다.
북의 승전을 예측하는 논거
북미관계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여 시야가 흐려진 사람들은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한데도, 북이 “미국에게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고 위협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정보부족이 정세오판을 낳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 편, 남측 국방부는 북이 반드시 ‘도발’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북이 ‘도발’하면 ‘도발원점’을 타격하겠다고 공언하였다. 이것은 남측 국방부가 북의 연평도 포격 같은 제한포격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그들은 전쟁이 아니라 도발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2010년 11월 23일에 있었던 연평도 포격전에 북이 동원한 병력은 중대 규모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남측 국방부가 북의 조국통일대전을 예상하지 못하고, 기껏 연평도 포격전에서 경험한 중대규모의 제한포격을 예상하는 것은 정보부족으로 생긴 오판이 아니면 전쟁위기를 남측 국민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려는 술책으로 보인다. 지금 북은 전군이 돌입태세를 취하고 전면전을 벌이려는 것이지, 중대병력을 동원한 제한포격을 준비한 게 아니다. 현재 일촉즉발의 상황은 ‘북의 대남도발’이 아니라 북미전면전에 다가선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사람의 두뇌는 자기의 선입견에 들어맞는 정보만 취하고 그것에 들어맞지 않는 정보는 쉽게 버리는 습성을 갖고 있다. 설마 북이 전면전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야말로 사람들에게 널리 펴져 있는 선입견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들의 그런 선입견에 들어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하면서 정세를 바라보고 있으니 정세를 꿰뚫어보지 못하고 오판하는 것이다. 세계전쟁사에는 전략적 오판이 패전으로 이어진 사례가 흔한데, “북이 설마 조국통일대전을 벌이지 못하겠지” 하고 생각하는 선입견이 전략적 오판을 불러오고 있다.
13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치적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미국은 그들이 그 때 저지른 치명적 오류가 13년 뒤에 얼마나 뼈저린 대가를 치르게 만드는지 알게 될 것이다. 미국이 치러야 할 뼈저린 대가란 북과 맞붙은 전쟁에서 패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은 패전하여 가슴 치며 후회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북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북미군사관계에 관한 심층정보를 알지 못하고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는 말만 믿는 사람들은 북미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북이 승전하고 미국이 항복하리라고 보는 예상을 전쟁소설처럼 가볍게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북미전쟁에서 북이 이기고 미국이 질 것이라는 예상은 전쟁소설 같은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예컨대, 1973년 1월 27일 파리평화협정(Paris Peace Accords)이 체결되기 전에 만일 서방세계에서 어떤 사람이 미국의 패전을 예고하는 발언을 꺼내놓았다면, 그는 현실과 동떨어진 전쟁소설을 이야기한다는 핀잔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이 패하고 북베트남이 승리한 것은 가상적 전쟁소설이 아니라 엄연한 역사적 현실이다.
당시 베트남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진 미국은 1968년 5월 10일부터 북베트남과 평화협상을 벌였는데, 1973년 1월 27일에 파리평화협정을 체결하기까지 5년 동안 시간을 질질 끌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하였으면서도, 마지막 5년 동안 한 쪽에서는 침략전쟁을 지속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 북베트남과 평화협상을 벌였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하여 쫓겨나는 모양새가 아니라 자진하여 철군하는 모양새를 갖춰 ‘세계 최강’의 체면을 유지해보려고 파리평화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그러나 북의 조국통일대전은 베트남 전쟁과 전혀 다른, 세계전쟁사에 유례없는 단숨에 끝날 전쟁이 될 것이다. 북과 미국이 서로 밀고 당기는 무슨 종전협상 같은 것도 없을 것이고, 평화협정 체결도 없을 것이다. 북이 이미 공언한 대로, 북이 조국통일전쟁을 단숨에 끝내는 종전의 날, 북에게는 승전국의 전후처리가 있을 것이고 미국에게는 패전국의 항복절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의 조국통일대전에 대해 예상할 때는,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는 선입견을 접어두고, 미국의 패전경험을 살펴보며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를테면, 베트남 전쟁 당시 북베트남군과 미국군의 무장력을 대비하면 북베트남군은 미국군에게 상대조차 되지 않을 만큼 빈약하였는데, 놀랍게도 북베트남군이 미국군을 꺾고 승전하였다. 그런데 오늘 조선인민군은 베트남 전쟁 당시 북베트남군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무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식 전투장비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강력한 정신무장에서도 그렇다. 빈약한 무장력을 갖춘 북베트남군이 ‘세계 최강’이라고 큰 소리 치던 미국군과 14년 동안 맞서 싸운 장기전에서 이겼다면, 이전의 북베트남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조선인민군이 미국군을 단숨에 꺾고 승전하리라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최고사령관의 전쟁관과 889만 결사대의 사생관
2013년 3월 5일 <유투브(You Tube)>에 게시된 북측 기록영화 ‘백두산 혁명강군의 새 전성기를 펼쳐주시여’에 중요한 해설대목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대의 무장장비와 주체전법의 최첨단 현대전화를 구상하시고 정력적으로 이끌어오시였다”고 지적한 해설대목이고, 다른 하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우리가 믿는 것은 대포나 로케트와 같은 현대식 무장장비가 아니라 사랑하는 병사들”이라고 말했다고 밝힌 해설대목이다.
이 두 가지 해설대목을 읽어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쟁관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국통일대전에서 현대식 전투장비들보다 인민군 병사들을 더 믿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식 전투장비보다 병사를 더 믿는다는 말은 병사 중심의 전쟁관을 뜻한다. 북에서 말하는 김일성-김정일주의가 사람 중심의 세계관에 기초하여 정립되었으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쟁관이 병사 중심의 전쟁관으로 되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는 당연한 이치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병사 중심의 전쟁관이란 1950년 7월 27일 이후 60년 동안 인민군 병사들 속에 계속 축적된 엄청난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킨 ‘순간충격’으로 적을 강타하고 전쟁에서 이긴다는 전쟁관이다.
북에서 자주 쓰는 말을 빌리면, 조국통일대전에서 총폭발할 사상정신적 에너지는 곧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이다. 실제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전군에 전투동원태세를 명령하면, 인민군 전투비행사들과 해병들(남측에서는 해군 병사)은 출격 직전에 자폭맹세문을 쓰고 전투기와 함선에 오르며, 인민군 지상군 병사들은 출동 직전에 육탄맹세문을 쓰고 전선에로 나간다. ‘유투브’에 게시된 북측 음악 동영상 ‘혁명의 수뇌부 결사옹위하리라’를 보면, 인민군 보병부대가 출동 직전에 육탄맹세문에 서명하는 장면과 인민군 전투비행대가 출격 직전에 자폭맹세문에 서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러한 집단서명식은 요즈음 생긴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을 준비하며 지켜온 관례인 것으로 보인다.
2009년 7월 27일 <조선중앙방송>이 녹음실황으로 방송한 ‘조국해방전쟁 승리 56돌 경축 텔레비전 방송 모임’에 따르면, 만일 미일연합함대가 북이 2009년 4월 5일에 쏘아올리는 위성운반로켓을 요격하면, 미일연합함대를 즉각 격침시키라는 최고사령관 명령을 받고 기지를 이륙한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은 “성스러운 이 길에서 비록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조국이 준 임무를 기어이 수행하겠다”는 맹세문을 쓰고 출격하였다고 한다.
북에서 인민군 병사들을 교육하는 ‘일당백 공격정신’이나 ‘단숨에 공격정신’은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들의 최고사령관을 결사적으로 옹위하며 자기 조국을 위하여 기꺼이 한 목숨을 바칠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을 지닌 병사들이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에너지를 폭발시키기 때문에 ‘일당백’도 가능하고, ‘단숨에’도 가능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자폭영웅, 육탄영웅들의 이야기는 다른 나라 전쟁사에도 나온다. 예컨대,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소련군에서는 자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200여 명의 육탄영웅들이 나왔다고 한다. 다른 나라 전쟁사를 들춰볼 필요도 없이, 우리 민족의 전쟁사에서도 자기 목숨을 바치며 적들과 싸워 대적의 침입을 물리친 영웅전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북에서 말하는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은 그런 영웅전사들의 용맹스러운 투쟁정신에 한 가지 특별한 요소를 더한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에는 다른 전쟁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요소가 중핵을 이루고 있으니, 그것은 병사들이 자기들의 최고사령관과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사생관(死生觀)이다. 인민군 병사들이 조국통일대전에서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키는 것은, 그들이 최고사령관과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사생관을 지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사생관을 지닌 병사들이기에 자폭과 육탄의 길을 주저 없이 선택할 것이다.
한반도와 미국 동부지역의 시차를 생각하면,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결의를 채택하기 몇 시간 전인 2013년 3월 7일 이른 새벽 김정은 제1위원장은 아주 조그만 비무장 동력선을 타고 연평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다 보이는 서해 최전선의 장재도 방어대와 무도 영웅방어대의 병사들을 찾아갔는데, 김정은 제1위원장의 병사 중심의 전쟁관은 그 시찰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일촉즉발 전쟁위기가 조성된 시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최전선 섬방어대를 또 다시 시찰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인민군 장병들의 반응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그 소식을 들은 인민군 장병들은 자기들과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최고사령관의 모습을 보고 격동적인 심정을 느꼈을 것이며 최고사령관의 명령이라면 천 길 바다 속에도, 타오르는 불길 속에도 뛰어들겠다는 사생관을 더욱 공고히 하였을 것이다. ‘유투브’에 게시된 북측 기록영화를 보면, 실제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섬방어대 시찰을 마치고 떠날 때, 떠나는 배를 따라 나선 섬방어대 병사들과 가족들은 가슴 치는 바닷물에 뛰어들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만세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섬방어대 병사들이 최고사령관의 명령이라면 얼음물처럼 차가운 바닷물에도 서슴없이 뛰어들 만큼 강한 사생관을 가졌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찌 그곳의 섬방어대 병사들만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자료들에 따르면, 현역 인민군은 약 119만 명이고, 예비역인 로농적위군은 약 570만 명이고, 붉은청년근위대는 약 200만 명이다. 889만여 명에 이르는 대군이 섬방어대 병사들처럼 강한 사생관을 지녔으므로 그들 가운데서 얼마나 많은 자폭영웅, 육탄영웅이 나오게 될지 예견하기 힘들지만, 평소에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으로 다져진 강한 사생관을 지닌 889만 결사대가 지금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사령관의 최후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의 조국통일대전에는 정전이 없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쟁관과 889만 결사대의 사생관이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킬 때, 그 거대한 폭발은 아래와 같은 전투양상을 보여줄 것으로 예견된다.
첫째, 사상정신적 에너지의 총폭발은 총공격전으로 전개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인민군 전투조법(남측에서는 전투교리)에는 방어가 없고 타격-돌파-포위-섬멸을 단숨에 전개하는 총공격만 있다. 후방의 방어전은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 770만여 명이 맡게 된다. 2004년 4월 7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지시한 문서라고 남측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전시사업세칙’은 로농적위군에게 내린 방어전 명령서로 보인다.
자기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칠 사생관을 지닌 인민군 119만 명은 조국통일대전이 개시되는 순간 총공격에 집중하며,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킬 것이다. 강인하게 훈련되고 강력한 현대식 전투장비를 갖춘 119만 결사대가 최고사령관의 지휘에 따라 얼마나 강한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킬지 지금으로서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그들이 미국군을 단숨에 압도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자기 조국을 위해 한 목숨 바칠 사생관을 지닌 119만 명의 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에서 총폭발시킬 사상정신적 에너지는 증폭분열탄이나 열핵탄이 터질 때 나오는 에너지보다 더 클 것이다.
둘째, 사상정신적 에너지의 총폭발은 총력전으로 전개된다고 말할 수 있다. 총력전이란 전국가적, 전인민적 전쟁수행체계가 가동된다는 뜻이다. 전 세계에서 북처럼 전국가적, 전인민적 전쟁수행체계가 잘 정비된 나라는 없을 것이다.
예컨대, ‘유투브’에 게시된 북측 텔레비전방송 연재물 ‘병사의 고향소식 - 후방가족을 찾아서’를 보면, 북에서 전방초소의 병사들과 생산현장의 후방가족이 군민일치의 정신으로 결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북에서 말하는 후방가족이란 자신의 아들이나 딸이 전선에서 병사로 복무하는 가족을 뜻한다. 그 텔레비전 연재물에 나오는 공장, 기업소, 농장들마다 후방가족들이 많은데, 그들이 병사로 복무하는 자기 자식들과 군민일치의 정신으로 탄탄히 결합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군민일치의 정신은 전선과 후방의 결합, 국방과 생산의 결합, 인민군대와 근로대중의 결합이 공고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북에서 항상 강조하는, 인민들의 원군정신과 군대의 애민정신으로 혈연관계를 맺은 군민결합체는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전국가적, 전인민적 전쟁수행체계는 바로 그런 군민결합체 위에 세워진 것이며, 북에서 말하는 총력전도 바로 그런 군민결합체가 수행하는 것이다.
889만 결사대에 내장된 사상정신적 에너지는 물량지표로 측정할 수 없지만, 북의 조국통일대전을 승리에로 이끌 결정적인 무기라고 할 수 있다. 889만 결사대를 지휘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들의 사상정신을 믿고 있으며, 군민결합체의 막강한 위력을 불러일으키면 조국통일대전에서 능히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8월 16일 시찰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연평도 인근 최전선의 섬방어대를 시찰하였다. 첫 번째 시찰은 ‘을지 프리덤 가디언’ 북침전쟁연습 직전에 있었고, 이번에 두 번째 시찰은 ‘키 리졸브’ 북침전쟁연습 직전에 있은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최전선 섬방어대를 첫 번째로 시찰한 직후인 2012년 8월 25일 ‘8.25 경축연설’에서 조국통일대전을 선포하였는데, 이번에 두 번째로 시찰한 이후에는 조국통일대전 총돌격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위에서 언급한 북측 기록영화 ‘백두산 혁명강군의 새 전성기를 펼쳐주시여’에 나오는 해설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3월 3일 적대적 긴장감이 팽팽히 감도는 판문점을 시찰하는 중에 정전협정 조인장에 들러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앞으로의 싸움에서는 정전담판이라는 것이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조국통일대전에서는 정전이라는 말 자체를 몰라야 한다. 싸우면 무조건 이겨야 하며 조국통일의 력사적 숙원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2013년 3월 9일)
2013년 3월 7일 유엔안보리가 또 다시 대북제재안을 채택하였다. 지난 1월 22일에 대북제재안을 채택하더니 불과 한 달 보름밖에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대북제재안을 채택한 것이다.
유엔안보리가 그처럼 연속적으로 대북제재안을 채택한 것은 국제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충격사건이 아닐 수 없다. 유엔안보리가 어느 한 유엔회원국에게 그처럼 노골적인 적대의사를 드러낸 적은 없었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안 채택을 처음부터 끝가지 주도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이 품은 대북적대감이 그런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대북적대행동은 대북제재안 연속채택에서 끝난 게 아니다. 미국은 10만 명이 넘는 미국군과 한국군을 동원한 실전급 북침전쟁연습을 남측 각지에서 실시하는 중이다.
미국이 유엔안보리를 배후조종하여 대북제재안을 두 차례나 연속 채택하는 것도 모자라 대규모 북침전쟁연습까지 벌여놓았으니, 북이 그런 극단적인 적대행위에 대해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북은 미국의 거듭되는 적대행위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도 없고, 참아서도 안 되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친미수구언론이 퍼뜨린 왜곡선전만 들어온 사람들은 북의 인공위성 발사가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므로 미국이 유엔안보리를 앞세워 대북제재결의를 채택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수구언론의 왜곡선전에 말려들어간 착오다. 13년 전에 북은 북미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미사일 개발과 인공위성 발사에 관한 권리를 상당부분 양보할 의사를 미국에게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 사연은 이렇다.
2000년 10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K. Albright)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백화원 국빈관에서 3시간 동안 회담하였다. 회담 직후 평양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올브라이트는 “우리는 북의 미사일 문제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룩했다. 미사일 개발과 수출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했으며, 미국이 위성발사를 지원하는 대신 북은 미사일 개발을 자제하는 구상을 다루었다. 1주일 뒤 양국의 미사일 전문가 회담을 열어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2000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린 정치적 결정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주권국가의 정당한 권리인 미사일 개발과 위성발사에서 좀 양보해서라도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만일 2000년 말에 빌 클린턴(Bill Clinton)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북구상이 성사되어 평양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더라면,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오늘 북에서는 조국통일대전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13년 세월 동안 조국통일이 실현되고도 남았을 텐데, 통일된 나라에서 통일대전을 왜 벌이려고 하겠는가.
그러나 참으로 어리석은 미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대한 정치적 결정을 외면하고 북과 대결하는 길을 택하고 말았으며, 자기들의 그런 대결선택이 얼마나 치명적인 오류인지 13년이 지나도록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북과 미국의 적대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상황에 들어섰다. 북과 미국의 적대관계에서 선택범위는 전쟁으로 좁혀졌다. 북의 조국통일대전은 일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느 날 몇 시 몇 분에 터지느냐 하는 시간문제로 되었다.
“싸움준비를 잘 해놓았다가 적들이 도발을 걸어오면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하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장병들에게 내린 이 지시는 2013년 3월 5일 <유투브(You Tube)>에 게시된 ‘백두산혁명강군의 새 전성기를 펼쳐주시여’라는 제목의 1시간 20분짜리 북측 기록영화의 해설 중에 인용문 형식으로 나온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적들이 도발을 걸어오면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하라”고 인민군 장병들에게 지시하였는데, 지금 미국이 유엔안보리를 앞세워 연속적으로 대북제재결의를 채택하고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하는 것이야말로 북의 시각에서 보면 “적들이 도발을 걸어온 비상사태”로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르면, “적들이 대북제재결의안 채택과 북침전쟁연습이라는 이중도발”을 걸어온 이상 인민군은 조국통일대전을 반드시 벌여야 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에게 그런 ‘이중도발’을 걸어왔는데도 만일 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을 벌이지 않고 사태를 주시하면서 미국에게 엄포나 놓는다면, 그것이 도리어 이상한 일이다. 북의 조국통일대전은 임박하였다.
북의 승전을 예측하는 논거
북미관계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여 시야가 흐려진 사람들은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한데도, 북이 “미국에게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고 위협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정보부족이 정세오판을 낳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 편, 남측 국방부는 북이 반드시 ‘도발’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북이 ‘도발’하면 ‘도발원점’을 타격하겠다고 공언하였다. 이것은 남측 국방부가 북의 연평도 포격 같은 제한포격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그들은 전쟁이 아니라 도발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2010년 11월 23일에 있었던 연평도 포격전에 북이 동원한 병력은 중대 규모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남측 국방부가 북의 조국통일대전을 예상하지 못하고, 기껏 연평도 포격전에서 경험한 중대규모의 제한포격을 예상하는 것은 정보부족으로 생긴 오판이 아니면 전쟁위기를 남측 국민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려는 술책으로 보인다. 지금 북은 전군이 돌입태세를 취하고 전면전을 벌이려는 것이지, 중대병력을 동원한 제한포격을 준비한 게 아니다. 현재 일촉즉발의 상황은 ‘북의 대남도발’이 아니라 북미전면전에 다가선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사람의 두뇌는 자기의 선입견에 들어맞는 정보만 취하고 그것에 들어맞지 않는 정보는 쉽게 버리는 습성을 갖고 있다. 설마 북이 전면전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야말로 사람들에게 널리 펴져 있는 선입견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들의 그런 선입견에 들어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하면서 정세를 바라보고 있으니 정세를 꿰뚫어보지 못하고 오판하는 것이다. 세계전쟁사에는 전략적 오판이 패전으로 이어진 사례가 흔한데, “북이 설마 조국통일대전을 벌이지 못하겠지” 하고 생각하는 선입견이 전략적 오판을 불러오고 있다.
13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치적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미국은 그들이 그 때 저지른 치명적 오류가 13년 뒤에 얼마나 뼈저린 대가를 치르게 만드는지 알게 될 것이다. 미국이 치러야 할 뼈저린 대가란 북과 맞붙은 전쟁에서 패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은 패전하여 가슴 치며 후회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북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북미군사관계에 관한 심층정보를 알지 못하고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는 말만 믿는 사람들은 북미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북이 승전하고 미국이 항복하리라고 보는 예상을 전쟁소설처럼 가볍게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북미전쟁에서 북이 이기고 미국이 질 것이라는 예상은 전쟁소설 같은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예컨대, 1973년 1월 27일 파리평화협정(Paris Peace Accords)이 체결되기 전에 만일 서방세계에서 어떤 사람이 미국의 패전을 예고하는 발언을 꺼내놓았다면, 그는 현실과 동떨어진 전쟁소설을 이야기한다는 핀잔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이 패하고 북베트남이 승리한 것은 가상적 전쟁소설이 아니라 엄연한 역사적 현실이다.
당시 베트남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진 미국은 1968년 5월 10일부터 북베트남과 평화협상을 벌였는데, 1973년 1월 27일에 파리평화협정을 체결하기까지 5년 동안 시간을 질질 끌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하였으면서도, 마지막 5년 동안 한 쪽에서는 침략전쟁을 지속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 북베트남과 평화협상을 벌였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하여 쫓겨나는 모양새가 아니라 자진하여 철군하는 모양새를 갖춰 ‘세계 최강’의 체면을 유지해보려고 파리평화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그러나 북의 조국통일대전은 베트남 전쟁과 전혀 다른, 세계전쟁사에 유례없는 단숨에 끝날 전쟁이 될 것이다. 북과 미국이 서로 밀고 당기는 무슨 종전협상 같은 것도 없을 것이고, 평화협정 체결도 없을 것이다. 북이 이미 공언한 대로, 북이 조국통일전쟁을 단숨에 끝내는 종전의 날, 북에게는 승전국의 전후처리가 있을 것이고 미국에게는 패전국의 항복절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의 조국통일대전에 대해 예상할 때는,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는 선입견을 접어두고, 미국의 패전경험을 살펴보며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를테면, 베트남 전쟁 당시 북베트남군과 미국군의 무장력을 대비하면 북베트남군은 미국군에게 상대조차 되지 않을 만큼 빈약하였는데, 놀랍게도 북베트남군이 미국군을 꺾고 승전하였다. 그런데 오늘 조선인민군은 베트남 전쟁 당시 북베트남군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무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식 전투장비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강력한 정신무장에서도 그렇다. 빈약한 무장력을 갖춘 북베트남군이 ‘세계 최강’이라고 큰 소리 치던 미국군과 14년 동안 맞서 싸운 장기전에서 이겼다면, 이전의 북베트남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조선인민군이 미국군을 단숨에 꺾고 승전하리라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최고사령관의 전쟁관과 889만 결사대의 사생관
2013년 3월 5일 <유투브(You Tube)>에 게시된 북측 기록영화 ‘백두산 혁명강군의 새 전성기를 펼쳐주시여’에 중요한 해설대목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대의 무장장비와 주체전법의 최첨단 현대전화를 구상하시고 정력적으로 이끌어오시였다”고 지적한 해설대목이고, 다른 하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우리가 믿는 것은 대포나 로케트와 같은 현대식 무장장비가 아니라 사랑하는 병사들”이라고 말했다고 밝힌 해설대목이다.
이 두 가지 해설대목을 읽어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쟁관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국통일대전에서 현대식 전투장비들보다 인민군 병사들을 더 믿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식 전투장비보다 병사를 더 믿는다는 말은 병사 중심의 전쟁관을 뜻한다. 북에서 말하는 김일성-김정일주의가 사람 중심의 세계관에 기초하여 정립되었으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쟁관이 병사 중심의 전쟁관으로 되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는 당연한 이치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병사 중심의 전쟁관이란 1950년 7월 27일 이후 60년 동안 인민군 병사들 속에 계속 축적된 엄청난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킨 ‘순간충격’으로 적을 강타하고 전쟁에서 이긴다는 전쟁관이다.
북에서 자주 쓰는 말을 빌리면, 조국통일대전에서 총폭발할 사상정신적 에너지는 곧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이다. 실제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전군에 전투동원태세를 명령하면, 인민군 전투비행사들과 해병들(남측에서는 해군 병사)은 출격 직전에 자폭맹세문을 쓰고 전투기와 함선에 오르며, 인민군 지상군 병사들은 출동 직전에 육탄맹세문을 쓰고 전선에로 나간다. ‘유투브’에 게시된 북측 음악 동영상 ‘혁명의 수뇌부 결사옹위하리라’를 보면, 인민군 보병부대가 출동 직전에 육탄맹세문에 서명하는 장면과 인민군 전투비행대가 출격 직전에 자폭맹세문에 서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러한 집단서명식은 요즈음 생긴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을 준비하며 지켜온 관례인 것으로 보인다.
2009년 7월 27일 <조선중앙방송>이 녹음실황으로 방송한 ‘조국해방전쟁 승리 56돌 경축 텔레비전 방송 모임’에 따르면, 만일 미일연합함대가 북이 2009년 4월 5일에 쏘아올리는 위성운반로켓을 요격하면, 미일연합함대를 즉각 격침시키라는 최고사령관 명령을 받고 기지를 이륙한 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은 “성스러운 이 길에서 비록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조국이 준 임무를 기어이 수행하겠다”는 맹세문을 쓰고 출격하였다고 한다.
북에서 인민군 병사들을 교육하는 ‘일당백 공격정신’이나 ‘단숨에 공격정신’은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들의 최고사령관을 결사적으로 옹위하며 자기 조국을 위하여 기꺼이 한 목숨을 바칠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을 지닌 병사들이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에너지를 폭발시키기 때문에 ‘일당백’도 가능하고, ‘단숨에’도 가능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자폭영웅, 육탄영웅들의 이야기는 다른 나라 전쟁사에도 나온다. 예컨대,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소련군에서는 자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200여 명의 육탄영웅들이 나왔다고 한다. 다른 나라 전쟁사를 들춰볼 필요도 없이, 우리 민족의 전쟁사에서도 자기 목숨을 바치며 적들과 싸워 대적의 침입을 물리친 영웅전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북에서 말하는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은 그런 영웅전사들의 용맹스러운 투쟁정신에 한 가지 특별한 요소를 더한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에는 다른 전쟁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요소가 중핵을 이루고 있으니, 그것은 병사들이 자기들의 최고사령관과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사생관(死生觀)이다. 인민군 병사들이 조국통일대전에서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키는 것은, 그들이 최고사령관과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사생관을 지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사생관을 지닌 병사들이기에 자폭과 육탄의 길을 주저 없이 선택할 것이다.
한반도와 미국 동부지역의 시차를 생각하면,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결의를 채택하기 몇 시간 전인 2013년 3월 7일 이른 새벽 김정은 제1위원장은 아주 조그만 비무장 동력선을 타고 연평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다 보이는 서해 최전선의 장재도 방어대와 무도 영웅방어대의 병사들을 찾아갔는데, 김정은 제1위원장의 병사 중심의 전쟁관은 그 시찰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일촉즉발 전쟁위기가 조성된 시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최전선 섬방어대를 또 다시 시찰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인민군 장병들의 반응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그 소식을 들은 인민군 장병들은 자기들과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최고사령관의 모습을 보고 격동적인 심정을 느꼈을 것이며 최고사령관의 명령이라면 천 길 바다 속에도, 타오르는 불길 속에도 뛰어들겠다는 사생관을 더욱 공고히 하였을 것이다. ‘유투브’에 게시된 북측 기록영화를 보면, 실제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섬방어대 시찰을 마치고 떠날 때, 떠나는 배를 따라 나선 섬방어대 병사들과 가족들은 가슴 치는 바닷물에 뛰어들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만세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섬방어대 병사들이 최고사령관의 명령이라면 얼음물처럼 차가운 바닷물에도 서슴없이 뛰어들 만큼 강한 사생관을 가졌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찌 그곳의 섬방어대 병사들만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자료들에 따르면, 현역 인민군은 약 119만 명이고, 예비역인 로농적위군은 약 570만 명이고, 붉은청년근위대는 약 200만 명이다. 889만여 명에 이르는 대군이 섬방어대 병사들처럼 강한 사생관을 지녔으므로 그들 가운데서 얼마나 많은 자폭영웅, 육탄영웅이 나오게 될지 예견하기 힘들지만, 평소에 자폭정신과 육탄정신으로 다져진 강한 사생관을 지닌 889만 결사대가 지금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사령관의 최후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의 조국통일대전에는 정전이 없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쟁관과 889만 결사대의 사생관이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킬 때, 그 거대한 폭발은 아래와 같은 전투양상을 보여줄 것으로 예견된다.
첫째, 사상정신적 에너지의 총폭발은 총공격전으로 전개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인민군 전투조법(남측에서는 전투교리)에는 방어가 없고 타격-돌파-포위-섬멸을 단숨에 전개하는 총공격만 있다. 후방의 방어전은 로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 770만여 명이 맡게 된다. 2004년 4월 7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지시한 문서라고 남측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전시사업세칙’은 로농적위군에게 내린 방어전 명령서로 보인다.
자기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칠 사생관을 지닌 인민군 119만 명은 조국통일대전이 개시되는 순간 총공격에 집중하며,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킬 것이다. 강인하게 훈련되고 강력한 현대식 전투장비를 갖춘 119만 결사대가 최고사령관의 지휘에 따라 얼마나 강한 사상정신적 에너지를 총폭발시킬지 지금으로서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그들이 미국군을 단숨에 압도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자기 조국을 위해 한 목숨 바칠 사생관을 지닌 119만 명의 인민군이 조국통일대전에서 총폭발시킬 사상정신적 에너지는 증폭분열탄이나 열핵탄이 터질 때 나오는 에너지보다 더 클 것이다.
둘째, 사상정신적 에너지의 총폭발은 총력전으로 전개된다고 말할 수 있다. 총력전이란 전국가적, 전인민적 전쟁수행체계가 가동된다는 뜻이다. 전 세계에서 북처럼 전국가적, 전인민적 전쟁수행체계가 잘 정비된 나라는 없을 것이다.
예컨대, ‘유투브’에 게시된 북측 텔레비전방송 연재물 ‘병사의 고향소식 - 후방가족을 찾아서’를 보면, 북에서 전방초소의 병사들과 생산현장의 후방가족이 군민일치의 정신으로 결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북에서 말하는 후방가족이란 자신의 아들이나 딸이 전선에서 병사로 복무하는 가족을 뜻한다. 그 텔레비전 연재물에 나오는 공장, 기업소, 농장들마다 후방가족들이 많은데, 그들이 병사로 복무하는 자기 자식들과 군민일치의 정신으로 탄탄히 결합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군민일치의 정신은 전선과 후방의 결합, 국방과 생산의 결합, 인민군대와 근로대중의 결합이 공고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북에서 항상 강조하는, 인민들의 원군정신과 군대의 애민정신으로 혈연관계를 맺은 군민결합체는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전국가적, 전인민적 전쟁수행체계는 바로 그런 군민결합체 위에 세워진 것이며, 북에서 말하는 총력전도 바로 그런 군민결합체가 수행하는 것이다.
889만 결사대에 내장된 사상정신적 에너지는 물량지표로 측정할 수 없지만, 북의 조국통일대전을 승리에로 이끌 결정적인 무기라고 할 수 있다. 889만 결사대를 지휘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들의 사상정신을 믿고 있으며, 군민결합체의 막강한 위력을 불러일으키면 조국통일대전에서 능히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8월 16일 시찰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연평도 인근 최전선의 섬방어대를 시찰하였다. 첫 번째 시찰은 ‘을지 프리덤 가디언’ 북침전쟁연습 직전에 있었고, 이번에 두 번째 시찰은 ‘키 리졸브’ 북침전쟁연습 직전에 있은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최전선 섬방어대를 첫 번째로 시찰한 직후인 2012년 8월 25일 ‘8.25 경축연설’에서 조국통일대전을 선포하였는데, 이번에 두 번째로 시찰한 이후에는 조국통일대전 총돌격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위에서 언급한 북측 기록영화 ‘백두산 혁명강군의 새 전성기를 펼쳐주시여’에 나오는 해설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3월 3일 적대적 긴장감이 팽팽히 감도는 판문점을 시찰하는 중에 정전협정 조인장에 들러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앞으로의 싸움에서는 정전담판이라는 것이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조국통일대전에서는 정전이라는 말 자체를 몰라야 한다. 싸우면 무조건 이겨야 하며 조국통일의 력사적 숙원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2013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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