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9

강행군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미래를 상상하라

변혁과 진보 (102)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절망의 땅 적시며 흘러라, 미래상상의 샘물이여
 
낡고 썩은 현실을 타파하고 새롭고 올바른 현실을 일으켜 세우는 진보정치와 사회변혁은 미래에 대한 상상에서 그 첫걸음을 뗀다. 절망의 땅을 진보와 변혁의 보습으로 뒤집어엎고 민중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희망을 가꾸어가는 진보정치활동가들만이 미래를 동경하고 사랑한다. 민중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희망이 사회역사발전의 과학적 전망과 만날 때, 바로 그 때 진보정치활동가들의 미래상상은 진보의 신념으로, 변혁의 의지로 전화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변혁을 추구하는 유일무이한 정당인 통합진보당이 절망과 고통으로 시들어가는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에게 미래상상을 안겨주는 것은 그 당이 떠맡은 당면임무이며 그 당에게 주어진 고유한 역할이다.
 
진보와 변혁의 정적들과 싸워온 멀고 험한 길에서 다져지고 또 다져진 사회변혁운동의 땅밑에는 그 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친 투사들이 키워온 미래상상이 맥맥이 흐르고 있다. 진보적 민주주의와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해 싸우다 쓰러진 그 전선에서 후대에게 남겨준 목숨처럼 귀중한 미래상상이 오늘도 변함없이 철철 샘물처럼 그 땅밑에 흐르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진보당 대선후보가 상상의 샘물을 길어 올리고 있다. 진보당이 이정희 대선후보의 이름으로 함께 살자 대한민국!”상상하라 코리아연방이라는 선거구호를 제시한 것은, 그 땅밑에서 미래상상의 샘물을 한껏 길어 올려 메마른 이 세상을 적셔주려는 정치적 봉사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은 강물이 되지 못하고 샘물로 흐르고 있다. 절망과 고통으로 메마른 이 세상은 넓고 넓은 데, 그 세상을 적실 미래상상은 아직 샘물처럼 흐르고 있다. 그러나 그 샘물이 이 골짜기 저 골짜기에서 모여들 듯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 자꾸 모여들어 물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고 나중에는 큰 강이 되어 이 강산에 흐를 때, 바로 그렇게 넘실거리는 물줄기는 진보적 정권교체의 바다에 단숨에 이를 것이다.
 
진보당이 이번 대선국면에 제시한 선거구호가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것처럼, 이 땅의 민중이 함께 살아갈 미래세상은 진보적 민주주의가 실현된 새로운 세상이며, 이 땅의 민중이 상상하는 미래세상은 자주적 평화통일이 실현된 새로운 나라다. 진보당이 추구하는 진보적 민주주의 강령과 자주적 평화통일 강령은 그 두 가지 선거구호에 간결하고 선명하게 담겼다.
 
 
전운 감도는 서부전선 애기봉에 올라간 대선후보
 
20121121일 이정희 대선후보는 서부전선 최전방에 있는 애기봉 전망대에 올라 자주적 평화통일에 관한 정책공약을 발표하였다. 서부전선 애기봉에 불어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그녀는 말했다. 한미군사동맹을 해체하고 주한미국군을 철군시켜야 평화를 실현할 수 있고 통일도 실현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정희 후보의 그 말은, 두말할 나위 없이 진리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이 땅의 선열들이 피와 눈물과 땀으로 찾아내고 지키고 이루고자 애쓴 고귀한 진리다. 시시각각 전운이 감도는 서부전선 고지에 올라 그런 고귀한 진리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그녀의 목소리가 장차 이 땅에 펼쳐질 위대한 미래를 다 이야기해주고 있지 아니한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통령후보가 1121일 김포시 강화도 전방 애기봉 전망대에서 김선동, 이상규의원과
통일단체 원로 및 당원들과 함께 평화통일 대국민메시지 발표를 하고 있다. (<민중의 소리> 보도사진)
 
"상상하라 코리아연방"이라는 선거구호는 비록 두 마디 짤막한 낱말을 붙여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말 속에는 자주적 평화통일을 열망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쿵쿵 울려줄 깊은 사연과 뜻이 담겨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무슨 사연이고, 무슨 뜻인가?
 
서부전선 애기봉에서 이정희 대선후보는 장차 진보당이 집권하면, 임기 5년 안에 민족통일기구인 코리아(Corea)위원회를 결성하여 자주적 평화통일의 결정적 국면을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그녀가 말한 것처럼, 코리아위원회는 연방의회와 연방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통일헌법을 제정하고 단일국호로 유엔에 가입하는 평화통일과업을 수행하는 정치기구이며, 연방의회와 연방정부가 수립되기 이전의 준비과정에서 남과 북의 정부 권능을 하나로 통합한 과도기구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코리아위원회에서 합의한 민주적인 절차와 방도에 따라 통일헌법 초안이 작성될 것이고 연방의회가 창설될 것이다. 연방의회가 창설되면, 그 의회에서 통일헌법 초안을 심의하고 제정할 것이다. 더 설명할 필요 없이, 그 헌법은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코리아연방정부를 세우기 위한 연방헌법이다. 코리아연방정부가 세워지면, 자주적 평화통일은 완성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코리아위원회 결성연방의회 창설연방정부 수립코리아연방 건국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통일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정희 대선후보는 코리아위원회 결성이 자주적 평화통일 제1단계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지만, 코리아위원회 결성에서 코리아연방 건국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과정은 몇 가지 발전단계를 거치며 점진적으로 전개되는 게 아니다. 코리아위원회 결성에서 코리아연방 건국으로 이어지는 통일국가 건설과정은 매우 짧은 기간에 무단계적이고, 급진적으로 추진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한반도 통일과정을 극렬히 반대하는 미국과 일본의 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주적 평화통일이란 우리 민족끼리는 평화적인 방도로 실현하는 통일을 뜻하지만, 통일국가 건설과정을 좌절시키려는 미일 외세의 개입과 간섭을 물리적으로 저지, 파탄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평화통일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의 통일국가 건설과정을 좌절시키려고 개입과 간섭을 들이대고, 코리아위원회가 그에 맞서 싸워야 하는 긴박한 격돌상황에서 통일국가건설을 몇 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코리아연방 건국과정에는 단계론이 허용될 수 없으며, 자주적 평화통일을 김대중식 3단계 통일론으로 설명하는 것은 인식착오다. 김대중식 3단계 통일론은 통일국가건설을 좌절시키려는 미일 외세에 맞서 싸우는 코리아위원회의 반제자주화투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미래상상 결핍증을 노출하였다.
 
 
1단계에서 광기를 제거하고, 2단계에서 물리력을 제거한다
 
이처럼 코리아위원회를 결성한 이후에 전개될 통일국가건설과정은 일사천리로 추진되는 무단계적이고 급진적인 과정인데, 정작 더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코리아위원회를 결성하기까지 거쳐야 할 실로 복잡하고 어렵고 힘든 과정이다. 코리아위원회를 결성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하기 위해서는 더 정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명백하게도, 코리아위원회는 분단체제를 타파할 때 결성될 수 있다. 분단체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데, 코리아위원회가 결성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코리아위원회가 분단체제를 타파하고 결성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위원회 결성은 남과 북이 이미 통일과정에 들어섰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이 나라의 역사는 코리아위원회 결성을 기준으로 하여 분단시대와 통일시대로 갈라지게 될 것이다. 코리아위원회 결성 이전은 분단시대이고, 그 위원회 결성 이후는 통일시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문제는, 코리아위원회를 결성하기 전에 분단체제가 무너져야 한다는 점이다. 분단체제는 우연히, 자연발생적으로 무너지는 게 아니다. 그 낡은 체제를 유지해온 힘을 압도하는 힘을 그 체제에 집중하여야 그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
 
낡은 분단체제를 유지해온 힘을 압도하려면, 그 유지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는 수밖에 없다. 분단체제 유지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는 방도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국가보안법 철폐다. 평화협정 체결은 북침전쟁광기를 제거하는 것이고, 국가보안법 철폐는 반북대결광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 두 가지 광기를 제거하면, 그 두 가지 광기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분단체제 유지력을 일거에 꺾어버릴 수 있다. 지금 내외 반통일세력이 평화협정 체결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극렬히 반대하는 까닭은, 북침전쟁광기와 반북대결광기가 제거되는 순간 자기들의 분단체제 유지력도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완전히 꺾이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평화협정 체결로 북침전쟁광기를 제거하고, 국가보안법 철폐로 반북대결광기를 제거해야, 진보당이 단독집권하는 진보적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 있다. 평화협정이 아직 체결되지 않고,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남아있는 한, 진보적 정권교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민주통합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여 정권탈환에 성공하는 경우, 통합진보당은 그 당의 집권기간 5년 동안에 민주통합당 정권을 강하게 압박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만들고 국가보안법을 철폐시키게 만들어야 한다.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만들고, 국가보안법을 철폐시키게 만드는 과정은 북침전쟁광기와 반북대결광기를 부리는 수구우파세력과 맞서 싸우는 격전과정이 될 것이다. 그 격전에서 통합진보당을 중심으로 결집한 진보정치세력이 민주통합당 정권과 연대하여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렇게 해야, 2017년 대선에서 진보당 후보가 당선될 길이 열린다. 물론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국가보안법이 철폐되는 것만으로 진보적 정권교체가 자동적으로실현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진보당은 평화협정 체결과 국가보안법 철폐라는 정세격변의 흐름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용하여,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위력적인 대중정당으로 올라서야 하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집권평화협정 체결국가보안법 철폐로 이어지는 과정을 굳이 단계론으로 정리한다면, 코리아위원회를 결성하기 위한 준비과정 제1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코리아위원회를 결성하기 위한 준비과정 제2단계는 진보당의 대선승리로 진보적 정권교체가 실현된 이후에 전개되는 것이다. 이 제2단계에서는 자주적 진보정권이 주한미국군의 단계적 철군과 남북의 단계적 상호군축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제2단계에서는 제1단계보다 더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2단계에서는 분단체제를 유지해온 마지막 물리력을 제거하는 힘들고 어려운 투쟁이 벌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분단체제를 유지해온 광기를 제1단계에서 제거해야 한다면, 분단체제를 유지해온 물리력은 제2단계에서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새로 등장한 자주적 진보정권을 뒤집어엎으려는 미일 외세의 전복공작과 국내 수구우파의 난동이 폭발할 것이다. 그래서 광기 제거보다 물리력 제거가 더 힘들게 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이것은 분단시대를 끝장내는 마지막 싸움, 곧 분단체제를 타파하는 최후 결전이다. 그런 전복공작과 난동이 벌어지는 소용돌이 속에서 자주적 진보정권이 노동계급과 근로대중의 강력한 지지와 신뢰를 받지 못하면, 정적들과 맞서 싸우는 최후 결전에서 승리하기 힘들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면, 진보당이 노동자, 농민, 서민들 속으로 파고 들어가 그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것은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시급히 요구되는 당면과업이고, 자주적 진보정권을 세운 뒤에도 반드시 필요한 사활적인 정치과업이다. 지금 새누리당 대선후보나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취재진 앞에서 설전을 펼치고 방송국 출입에 매달리고 있을 때, 이정희 대선후보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 속에 들어가 강행군을 하고 있다. 비록 이 땅의 수구언론들에게는 외면당하고 있지만, 그녀의 강행군은 진보정치와 사회변혁의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미덥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녀의 당당한 강행군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더 높이, 더 넓게 상상하라 코리아연방의 눈부신 미래를... (20121128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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