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6

백악관 비밀회의에서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검토하는 중인가?

[한호석의 개벽에감](189)
자주시보 2016년 01월 2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살려달라는 비상신호도 발신하지 못한 채 몰살당했다
2. 히로미사만한 도시 800개를 파괴하는 핵폭격을 건의한 전쟁광신자들
3. 25가지 대북핵타격씨나리오가 수록된 ‘홍서’
4.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일곱 가지 대북전쟁씨나리오
5.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모의한 여섯 가지 대북전쟁씨나리오
6. 미해군 7함대의 전례 없는 핵타격능력 증강책동

▲ <사진 1> 1969년 4월 15일 주일미해군 소속 EC-121 정찰기가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해안을 따라 내려오면서 조선 내부의 무선교신을 감청하는 정탐활동을 벌이다가 조선인민군 공군 소속 미그-21 요격기가 발사한 공대공미사일 한 발을 맞고 격추되었다. 거기에 탔던 미국군 31명은 살려달라는 비상신호도 발신하지 못한 채 몰살당했다. 위의 사진은 미그-21 요격기가 발사한 공대공미사일을 맞은 EC-121 정찰기가 화염을 뿜으며 동해에 추락하는 장면을 그린 상상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1. 살려달라는 비상신호도 발신하지 못한 채 몰살당했다

1969년 4월 15일 주일미해군 소속 EC-121 정찰기가 함경북도 청진에서 남동쪽으로 약 145km 떨어진 동해 상공에 접근하여 조선 내부의 무선교신을 감청하며 정탐을 벌이고 있었다. 총 무게가 6톤에 이르는 무선교신감청장비를 실은 그 정찰기는 일본 도꾜(東京) 인근에 있는 아쯔끼(厚木)공군기지에서 오전 7시에 이륙하여 조선 동해를 북서방향으로 가로질러 건너가 함경북도 해안에서부터 함경남도 해안까지 샅샅이 훑어내려오는 장시간 정탐비행으로 조선 내부의 무선교신상황을 감청하고, 한반도 중부상공을 가로질러 경기도 오산에 있는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한 뒤에, 자기가 비행해왔던 항로를 거슬러 아쯔끼공군기지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사진 1>

그런데 오후 1시 30분 경 조선인민군 공군 소속 미그-21 요격기 두 대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느닷없이 공대공미사일 한 발을 쏘아 그 정찰기를 단방에 격추해버렸다. 미그-21 요격기 두 대가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들의 주특기인 무전파저공비행으로 15분 동안 EC-121 정찰기에 은밀히 접근하여 공대공미사일 한 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하여 격추하였다는 놀라운 사실은 미국 군부에서 펴낸 분석자료들에 수록되었다. 

EC-121 정찰기에 올랐던 미해군 30명과 미해병대 1명은 살려달라는 비상신호도 발신하지 못한 채 몰살당했는데, 나중에 급파된 미해군 구조선들은 추락현장 해수면 위로 떠오른 시신 2구와 몇 가지 유류품들만 수습하였을 뿐이다. 명백하게도, EC-121 격추사건은 냉전기의 군사대결상황에서 미국이 당한 여러 피격사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손실을 입은 피격사건이었으며, 미국이 보복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넘어가야 했던 전무후무한 굴욕사건이었다.

지금도 그러한 것처럼 47년 전에도 미국은 조선을 ‘도발자’라고 맹렬히 비난했지만, 조선은 자기에게 무력침공위협을 감행한 미국의 적대행동에 대한 징벌적 보복조치로 EC-121를 격추한 것이다. 그 사정은 이러하였다.

1969년 3월 16일 미국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포트 브랙(Fort Bragg) 육군기지에 주둔하는 공수부대와 특수부대 병력 2,500명을 오산공군기지까지 중도기착 없이 직접 공수하여 기습적인 후방침공에 투입하는 ‘포커스 레티나 작전(Operation Focus Retina)’이라는 작전명칭의 대북공중침투연습을 사상 처음으로 감행하였다. 

▲ <사진 2> EC-121 격추사건이 일어나자 미국은 조선을 '도발자'라고 맹비난하였지만, 조선이 그 정찰기를 격추한 것은 1969년 3월 16일 미국 본토의 공수부대, 특수부대 병력 2,500명을 오산공군기지까지 중도기착 없이 직접 공수하여 기습적인 후방침공에 투입하려는 '포커스 레티나 작전'에 대한 징벌적 보복조치였다. 위의 사진은 미국 공수부대 병력이 수송기에서 낙하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 자주시보

1972년 여름 강원도 춘천에 있는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된 지대지미사일의 전술핵탄두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여 황망히 미국 본토로 수송했던 충격사건이 2011년 5월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미국은 1950년대 후반부터 각종 핵탄들을 주한미국군기지들에 대량배치해놓고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실행에 옮길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공수부대와 특수부대 대병력을 조선의 각 지역에 공수투입하는 후방침투연습까지 감행하였으니, 자기를 노리는 그런 적대행동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조선은 징벌적 보복조치를 단행하기로 결심하고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EC-121 정찰기를 격추한 것이다. ‘포커스 레티나 작전’과 EC-121 격추사건의 상호연관성이 웅변적으로 말해주듯, 조선과 미국의 충돌을 불러일으킨 원인제공자는 언제나 미국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사진 2>

냉전기였던 당시 미국의 최대 적대국들이었던 소련과 중국은 미국의 적대행동을 보고서도 감히 보복하지 못한 채 그냥 넘어가곤 했지만, 조선은 그런 소련과 중국과 달리 반드시 보복조치로 미국을 응징하곤 하였다는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62년 동안 최장기 정전기록을 세계전쟁사에 남기고 있는 조미적대관계는 미국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겪는 가장 첨예한 적대관계이며, 그런 정전체제에서 발생하는 조미군사대결은 미국이 건국 이래 가장 많은 패배와 굴욕을 겪는 군사대결이라는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1969년 4월 15일 EC-121 격추사건에 관한 긴급보고가 백악관에 전해졌을 때, 미국은 사흘 동안 그 사건에 대해 아무런 공식입장도 표명하지 않은 채 침묵하였다. 그 침묵은 조선에 대한 보복조치를 모의하기 위한 침묵이었다. EC-121 격추사건과 관련하여 당시 작성되었던 수많은 비밀문서들이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2005년이 되어서야 기밀해제조치로 세상에 뒤늦게 공개되자, EC-121 격추사건 직후 그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벌어졌던 구체적인 상황이 처음으로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 글에서 EC-121 격추사건 직후 백악관에서 벌어진 긴박한 대처행동에 대해 논하려는 목적은, 그들이 조선에 대한 보복조치로 준비하였던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살펴보려는 데 있다. 47년 전에 작성된 대북핵타격씨나리오는 폐기된 것이 아니라, 몇 차례 수정, 보충을 거쳐 오늘도 백악관 국가비밀문서고에 보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47년 전의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분석하면, 오늘의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파악할 수 있다.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움켜쥔 미국은 조선을 상대로 하는 핵타격연습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으며, 국가재정파산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선에 쳐들어갈 침공무력을 체계적으로 증강하여 조선의 주변에 속속 전진배치하고 있다. 이 심각한 군사상황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자세히 논한다.

2. 히로미사만한 도시 800개를 파괴하는 핵폭격을 건의한 전쟁광신자들

EC-121 격추사건이 일어난 때로부터 이틀이 지난 1969년 4월 17일 당시 미국군 합참의장 얼 윌러(Earle G. Wheeler)가 당시 미국 국방장관 멜빈 레이어드(Melvin R. Laird)에게 제출한 비망록(Memorandum)을 레이어드 국방장관이 검토한 뒤에 자신의 이름으로 당시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에게 제출하였다. 비망록 형식으로 작성된 그 비밀문서에는 ‘조선의 목표들에 대한 B-52 보복공습의 개념과 평가’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그 비밀문서는 태평양사령부와 전략공군사령부(나중에 전략사령부로 개편)의 긴급요청을 받은 레어드 국방장관이 닉슨 대통령에게 제출한 대북핵타격건의서다. 이 비밀문서는 2006년 9월 27일에 기밀해제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닉슨 대통령이 받아본 그 비밀문서의 내용을 요약하면, 미국 전략공군사령부가 B-52 전략폭격기 12대를 동원하여 강원도 원산 인근에 있는 원산비행장과 함경남도 함흥 남쪽 정평군에 있는 선덕비행장 두 곳을 핵타격으로 파괴하겠다고 건의한 것이다.

▲ <사진 3> EC-121 격추사건 이틀 뒤, 미국 군부는 B-52 전략폭격기 12대를 동원하여 원산비행장과 선덕비행장을 핵타격으로 파괴하겠다는 건의서를 당시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에게 제출하였다. B-52 전략폭격기의 폭탄창에는 전술핵탄 108발을 실을 수 있다고 했으니, 그런 전략폭격기 12대를 동원하겠다는 것은 전술핵탄 1,200발을 조선에 퍼붓겠다는 소리였다. 10킬로톤급 전술핵탄 1,200발이면 1945년의 일본 히로시마만한 도시 800개를 파괴할 수 있다.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은 원산시민과 함흥시민을 비롯한 조선 동남부지역의 수십만 민간인들을 무차별 핵폭격으로 몰살시키려는 극악무도한 핵타격씨나리오를 모의하였던 것이다. 위의 사진은 B-52 전략폭격기 폭탄창에 들어가는 수많은 각종 폭탄들을 늘어놓은 모습이다.     © 자주시보

그 비망록에 담긴 태평양사령부와 전략공군사령부의 건의에 따르면, 야간비행, 전천후비행, 저고도비행을 하는 B-52 전략폭격기의 폭탄창에 전술핵탄 108발을 실을 수 있다고 했으니, 그런 B-52 전략폭격기 12대를 동원하여 전술핵탄 1,200발을 퍼붓는 핵폭격을 감행하겠다는 소리가 아닌가. <사진 3>

1969년 6월 27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비밀회의에서 검토된 대북핵타격씨나리오에 따르면, 당시 미국 공군에 배치되어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전술핵탄의 주종은 10킬로톤급이라고 했으니, 그런 10킬로톤급 전술핵탄 1,200발로 조선을 폭격하는 경우 1945년의 일본 히로시마(廣島)만한 도시 800개를 파괴하는 핵폭격을 감행하려는 것이었다. 히로시마 핵폭격으로 그 도시에 사는 민간인 146,000명이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미국은 히로시마 핵폭격 이후 24년 만에 히로시마 핵참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참혹한 핵참화를 조선에 들씌우려고 획책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국제법이나 인륜 따위는 그냥 무시해버린 무차별 핵폭격으로 원산시민과 함흥시민을 비롯한 조선 동남부지역의 수 십 만 민간인들을 몰살시키려는 극악무도한 핵타격씨나리오를 모의한 그들을 어찌 전쟁광신자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1969년 당시 핵억제력을 아직 갖지 못한 비핵국가였던 조선은 그런 극악무도한 핵폭격을 노리는 미국의 도발을 그냥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바로 이것이 오늘 조선이 자위적 핵무력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며, 오늘날 최강의 억제수단인 수소탄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조선을 핵탄 보유에로 떠밀었고, 결국 수소탄 보유에로 떠밀었던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이 47년 전 백악관에서 보여준 광기 어린 대북핵타격음모는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1969년 6월 20일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직위에 있으면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헨리 키신저(Henry A. Kissinger)는 미국 군부에게 EC-121 격추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적 비상대책(military contingency options)’을 수립하라고 요구하였다. 그 요구에 따라, 태평양사령관, 전략공군사령관, 합참본부 지휘관들은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작성하는 작업에 달라붙었다. 그들이 작업에 착수한 때로부터 닷새가 지난 6월 25일 미국 국방장관은 그들이 완성한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키신저에게 보여주었다. 키신저는 6월 27일에 진행된 ‘워싱턴특수행동집단(Washington Special Actions Group)’ 회의에 그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제출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은 무엇인가? 그것은 EC-121 격추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준비하는 비공개실무진이었다. 거기에서 확정된 대북핵타격씨나리오는 당시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보고되었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그 씨나리오를 승인하면 미국 군부는 곧바로 실행에 옮기게 되어 있었다.

▲ <사진 4> EC-121 격추사건이 일어나자, 백악관은 조선에게 보복조치를 감행하기 위해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라는 비공개실무진을 내오고, 거기서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모의하게 하였다. 위의 사진은 1969년 4월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 국방장관 멜빈 레이어드, 합참의장 얼 윌러가 백악관에서 최고위급 협의를 진행하는 장면이다. 대북핵타격씨나리오는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모의하였고, 그 씨나리오를 실행하는 결정은 위의 사진에 나온 4인에 의해 내리지는 것이었다.     © 자주시보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의 의장은 헨리 키신저였는데, 워런 누터(G. Warren Nutter)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부장관, 앨릭시스 존슨(U. Alexis Johnson) 국무부 정무담당 부장관,  윈드럽 브라운 (Winthrop Brown)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넬스 존슨(Nels C. Johnson) 합동참모본부 참모장, 코드 메이어(Cord Meyer) 중앙정보국 기획실장, 토머스 캐러메신스(Thomas H. Karamessines) 중앙정보국 기획부실장, 그리고 키신저의 군사보좌관들인  앨릭샌더 헤이그(Alexander M. Haig), 로벗 버(Robert M. Behr), 존 할드리지(John H. Holdridge) 등으로 구성되었다. <사진 4>

위에 열거한 10명의 전쟁광신자들이 모의한 대북핵타격씨나리오에 따라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폭발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결정될 판이었고, 미국의 대북핵타격으로 소련과 중국이 참전하여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결정될 판이었다. 너무도 처절했던 베트남전쟁의 전황이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것처럼,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은 군사기지는 물론이고 민간산업시설과 인구밀집지역까지 무차별 핵폭격으로 파괴하여 이 지구 위에서 사회주의나라들을 모두 없애버리려고 하였다. 그런 전쟁광신자들의 눈에 조선은 소련과 중국보다 먼저 잔인하게 짓밟고 싶은 핵공격대상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은 여러 차례 회합을 갖고, 군사적 비상대책이라는 이름의 대북핵타격씨나리오에 대해 모의하였다.


▲ <사진 5>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오풋공군기지에 자리 잡은 전략공군사령부의 합동전략타격목표기획실에서 미국의 핵전쟁계획이 작성되었는데, 그것이 지난 냉전기에 '단일통합작전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였다. 냉전이 끝난 이후 '단일통합작전계획'은 새로운 핵전쟁계획인 '작전계획 8044'로 대체되었다. 미국의 핵전쟁계획을 수록한 최고비밀문서가 바로 '홍서'인데, 거기에는 조선에 대한 25가지의 핵타격씨나리오가 수록되었다. 위의 사진은 오풋공군기지 정문을 촬영한 것이다. '전략사령부 출입문'이라는 글자도 보인다.     © 자주시보


3. 25가지 대북핵타격씨나리오가 수록된 ‘홍서’

1969년 7월 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워싱턴특수행동집단’ 회의에서 헨리 키신저는 ‘홍서(Red Books)’에 대해 언급하였다. 홍서란 무엇일까? 그것은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오풋공군기지(Offutt Air Force Base)에 자리 잡고 있는 합동전략타격목표기획실(Joint Strategic Target Planning Staff, JSTPS)이 1960년 이후 작성하고 수시로 보충, 수정해온 극비핵전쟁문서철이다.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이 구체적으로 작성해놓은 각종 핵전쟁씨나리오들은 바로 그 ‘홍서’에 담겨 있다. 제3차 세계대전을 가상한 핵전쟁씨나리오의 서술분량이 두꺼운 책처럼 방대하다고 해서 ‘홍서’라고 불렀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핵전쟁씨나리오의 작성 및 수정, 보충작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합동전략타격목표기획실의 실장이 전략공군사령관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미국의 핵무력이 공군무력을 중심으로 편제되었음을 말해준다. <사진 5>  

2007년 11월 21일 윌리엄 버(William Burr)가 편집하여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산하 국가안보문서보관소(National Security Archives)에서 전자도서로 편집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냉전기에 미국의 핵전쟁계획의 공식명칭은 ‘단일통합작전계획(Single Integrated Operation Plann, SIOP)’이었다. 냉전기 이후 ‘단일통합작전계획’은 새로운 핵전쟁계획인 ‘작전계획 8044’로 대체되었다.

1969년 7월 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워싱턴특수행동집단’ 회의에서 키신저가 언급한 ‘홍서’는 바로 그 단일통합작전계획을 담은 극비핵전쟁계획서를 뜻하는데,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극비문서들 가운데서도 최고의 극비문서인 ‘홍서’에 대해서는 외부에 절대로 발설하지 않지만, 그 동안 기밀해제된 관련자료들을 가지고 유추한 ‘홍서’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소련, 중국, 동유럽 사회주의나라들, 조선, 북베트남에 대한 핵타격씨나리오.
둘째, 선제핵타격씨나리오와 보복해타격씨나리오.
셋째, ‘국가전략타격목표 및 공격정책(National Strategic Targeting and Attack Policy)’으로 정한 핵타격우선순위에 따라 설정된, 사회주의나라들에 산재한 약 1,700개의 핵타격목표들.
넷째, 전략폭격기와 핵탄미사일을 동원하는 시간 및 방식을 규정한 핵타격순차.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 ‘홍서’에 조선을 상대로 하는 25가지 핵타격씨나리오가 수록되었다는 사실이다. 1969년 6월 27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워싱턴특수행동집단’ 회의에서 합참본부 참모장 넬스 존슨은 ‘홍서’에 수록된, 조선을 공격할 25가지 핵타격씨나리오의 타격목표들을 표시한 조선지도와 도표를 펼쳐놓고 대북핵타격씨나리오에 대해 설명하였다.

1969년 8월 8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워싱턴특수행동집단’ 회의에서 당시 합참본부 참모장 넬스 존슨은 조선인민군 항공전투질서(Air Order of Battle)의 75%를 파괴하려면 미해군 항공모함에서 이착륙하는, 외과수술식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함재기 편대들이 2~3일 동안 총 1,500회 출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그는 조선의 수력발전소를 공습으로 파괴하는 핵타격씨나리오에 대해서도 설명하였는데, 그들이 타격대상으로 선정한 수력발전소는 함경남도 장진군에 있는 장진강수력발전소였다. 

대북핵타격씨나리오에 대한 넬스 존슨의 설명을 들은 키신저는 그런 공습작전이 성공할 확률에 대해 물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부장관 워런 누터는 50%의 성공확률을 예견한다고 답변하였다.

4.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일곱 가지 대북전쟁씨나리오

1969년 6월 27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의 협의내용을 수록한 비밀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미국 군부는 두 종의 대북전쟁씨나리오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태평양사령부가 이미 전에 작성해놓은 대북전쟁씨나리오이고, 다른 하나는 EC-121 격추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추가로 작성한 대북전쟁씨나리오다. 우선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대북전쟁씨나리오부터 살펴보면, 그 씨나리오는 아래와 같이 일곱 가지 씨나리오로 구성되었다.  

1. ‘자유투하(Freedom Drop)’라는 명칭의 대북핵타격씨나리오.
2. ‘한국에 대한 방어계획’이라는 명칭의 전면전씨나리오.
3. 조선의 항구들을 봉쇄하기 위한 기뢰부설씨나리오.
4.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거나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조선의 상황에 영향을 주는 해상교통로를 통제 또는 봉쇄하는 해상작전씨나리오.
5. 조선의 군사활동에 영향을 주는 수역에서 대잠수함전을 전개하고, 해상운송을 통제하는 해상작전씨나리오.
6. 한국에 체류 중인 미국인 비전투원들과 외국인 비전투원들을 일본으로 긴급히 대피시키는 소개작전씨나리오.
7. 한국군 내부에서 공산주의군사정변 또는 반미군사정변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군사정변방지씨나리오.

▲ <사진 6> 미국 하와이주에 있는 태평양사령부는 일곱 가지 대북전쟁씨나리오를 작성해두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기회를 노리고 있다. 거기에는 대북핵타격씨나리오, 한반도 전면전씨나리오, 해상작전씨나리오, 소개작전씨나리오, 군사정변방지씨나라오 등이 들어있다. 위의 사진은 2013년 1월 9일 태평양사령부 본부에서 당시 태평양사령관 쌔무얼 락클리어가 당시 육군참모총장 레이 오디어노와 담화하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위에 열거한 일곱 가지 씨나리오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자유투하(Freedom Drop)’라는 명칭의 대북핵타격씨나리오와 ‘한국에 대한 방어계획’이라는 명칭의 전면전씨나리오다. 우선 대북핵타격씨나리오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사진 6>

첫째,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대북핵타격씨나리오는 최소 0.2킬로톤급에서 최대 10킬로톤급에 이르는 각종 전술핵탄을 사용하여 12회 타격하는 선제핵타격씨나리오다. 이 선제핵타격씨나리오에는 주한미공군 F-4 전폭기 12대를 동원하여 공습하는 제1방안,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함재기 12대를 동원하여 공습하는 제2방안, 주한미육군기지에 배치된 어네스트존(Honest John), 써전트(Sergeant) 지대지탄도미사일 5발을 발사하는 제3방안, 위의 세 가지 타격방안을 배합한 제4방안이 들어있다. 또한 이 선제핵타격씨나리오에서 설정된 타격목표는 조선인민군 지휘통제소, 비행장 3개소, 해군기지 2개소, 미사일기지 1개소를 비롯한 조선인민군 군사기지 12개소다. 

둘째,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또 다른 대북핵타격씨나리오는 위에 서술한 선제핵타격을 받은 조선인민군의 반격으로 확전되는 경우, 조선인민군 항공전투질서를 파괴하기 위해 70킬로톤급 핵탄을 사용하여 16회 타격하는 보복핵타격씨나리오다. 이 보복핵타격씨나리오에는 주한미공군 F-4 전폭기 16대를 동원하여 공습하는 제1방안,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함재기 16대를 동원하여 공습하는 제2방안, 위의 두 가지 타격방안을 배합한 제3방안이 들어있다. 또한 이 보복핵타격씨나리오에서 설정된 타격목표는 당시 조선에 건설된 모든 비행장 16개소다. 

셋째,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또 다른 대북핵타격씨나리오는 조선인민군의 전쟁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10킬로톤급에서 70킬로톤급에 이르는 핵탄을 사용하여 47회 집중타격하는 완전파괴핵타격씨나리오다. 이 완전파괴핵타격씨나리오에는 주한미공군 전폭기 F-4 37대,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함재기 16대, 주한미육군기지에서 발사하는 어네스트존 지대지탄도미사일 8발, 써전트 지대지탄도미사일 2발을 동원하는 작전방안이 들어있다. 또한 이 완전파괴핵타격씨나리오에서 설정된 타격목표는 위에서 지적한 군사기지 28개소, 그리고 그 밖의 군사기지 22개소다. <사진 7>

▲ <사진 7>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각종 대북핵타격씨나리오들 가운데는 70킬로톤급 핵탄을 사용하여 조선인민군 공군거점들을 16회 집중타격하는 씨나리오도 있다. 그 씨나리오를 실행하면, 전폭기 16대 또는 함재기 16대를 동원하여 당시 조선에 건설된 모든 비행장 16개소를 파괴하는 것이다. 미공군이 핵폭격에 사용하는 여러 종의 B-28 핵탄들 가운데 제3형이 70킬로톤급 핵폭탄이다. 위의 사진은 B-52 전략폭격기에 70킬로톤급 B-28 핵탄을 싣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다음으로,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전면전씨나리오는 아래와 같이 두 단계로 설정되었다.
제1단계는 미국, 한국, 그리고 다른 동맹국(일본을 뜻함)의 무력이 전면공격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초기작전을 전개하는 단계다. 제2단계는 미국, 한국, 그리고 다른 동맹국의 무력이 조선의 적대행위를 완전히 종식시킬 때까지 전면전을 전개하는 단계다.

위와 같은 두 단계의 전면전씨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은 항공모함 9척, 전투비행대대 59개, 보병사단 5개, 공수특전사단 1개, 해병사단 2개, 해병항공여단 2개를 작전에 투입하게 되어 있고, 한국은 보병사단 3개, 방공대대 1개, 향토방위사단 7개를 작전에 투입하고, 베트남전쟁에 파병한 한국군 보병사단 2개를 즉각 철수하여 작전에 투입하게 되어 있다.


5.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모의한 여섯 가지 대북전쟁씨나리오

EC-121 격추사건 직후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은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일곱 가지 대북전쟁씨나리오와는 구분되는 여섯 가지 대북전쟁씨나리오를 별도로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프린지 스웁 작전 (Operation Fringe Swoop)’은 조선 영해 밖에서 또는 제3국 영해 밖에서 조선 국기를 게양하고 운항하는 조선어선을 나포, 압류하는 선박나포작전이다.

둘째, ‘프랙춰 파인 작전 (Operation Fracture Pine)’은 탤로스(TALOS) 함대공미사일을 탑재한 미해군 구축함 두 척을 원산비행장과 선덕비행장에서 약 100km 떨어진 동해 해상에 진입시킨 뒤, 그 두 비행장들에서 이착륙하는 조선인민군 군용기들을 격추하는 요격작전이다. 당시 미해군 구축함들에 탑재된 탤로스 함대공미사일의 사거리는 185km였다. 

셋째, B-52 전략폭격기 3대를 동원하여 조선인민군 비행장 1개소를 파괴하는 공습작전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타격방안이 들어있는데, 일본 오끼나와(沖繩)에 있는 가데나(嘉手納)공군기지 또는 서태평양 미국령 괌(Guam)에 있는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52 전략폭격기 3대가 평양 동쪽에 있는 비행장 및 방공지휘소를 공습, 파괴하는 제1방안이 있고, 괌에 있는 앤더슨공군기지에서 발진한 B-52 전략폭격기 3대가 평안남도에 있는 순천비행장을 공습, 파괴하는 제2방안이 있다. B-52 전략폭격기들이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하는 경우, 조선까지 장거리를 비행해야 하므로 KC-135 공중급유기 3대가 뒤따르게 된다.

넷째, 함경남도 장진군 고산지대에 있는 장진수력발전소를 파괴하는 공습작전이다. 여기에는 네 가지 타격방안이 있는데, 가데나공군기지 또는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52 전략폭격기 8대가 저고도 야간비행으로 장진수력발전소 상공에 접근하여 그 발전소를 공습, 파괴하는 제1방안이 있고, 주한미공군 소속 F-4 전폭기 22대가 KC-135 공중급유기 1대로부터 급유를 받으며 저고도 야간비행으로 장진수력발전소 상공에 접근하여 그 발전소를 공습, 파괴하는 제2방안이 있으며, 가데나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주일미공군 F-4 전폭기 24대, F-105 전폭기 12대가 KC-135 공중급유기 9대로부터 급유를 받으며 저고도 야간비행으로 장진수력발전소 상공에 접근하여 그 발전소를 공습, 파괴하는 제3방안이 있고, 미사일구축함 1척, 순양함 1척을 거느리고 동해, 서해 또는 대한해협에 진입한 미해군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야간공습인 경우 A-6 함재기 14대, 주간공습인 경우 A-6 함재기 9대 및 A-7 함재기 16대가 저고도 주간비행 또는 저고도 야간비행으로 장진수력발전소 상공에 접근하여 그 발전소를 공습, 파괴하는 제4방안이 있다.

다섯째, 조선의 비행장 1~4개소 또는 그 밖의 군사시설 1~4개소를 파괴하는 공습작전이다. 여기에는 여섯 가지 타격방안이 있는데,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52 전략폭격기 14대가 KC-135 공중급유기 14대로부터 급유를 받으며 저고도 야간비행으로 원산비행장 상공에 접근하여 그 비행장을 공습, 파괴하는 제1방안이 있고, 주한미공군기지에서 출격한 F-4, F-105 전폭기 48대가 KC-135 공중급유기 6대로부터 급유를 받으며 저고도 야간비행으로 원산비행장 상공에 접근하여 그 비행장을 세 차례 공습하여 파괴하는 제2방안이 있으며, 동해 또는 서해에 진입한 미해군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저고도 주간비행인 경우 함재기 20대, 저고도 야간비행인 경우 함재기 6~12대가 원산비행장 상공에 접근하여 그 비행장을 공습, 파괴하는 제3방안이 있고, 가데나공군기지와 앤더슨공군기지에서 각각 출격하거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52 전략폭격기 30대가 KC-135 공중급유기 30대로부터 급유를 받으며 저고도 야간비행으로 원산비행장, 선덕비행장, 평양 동쪽 비행장, 순천비행장 상공에 각각 접근하여 그 비행장들을 공습, 파괴하는 제4방안이 있으며, 주한미공군기지에서 출격한 F-4, F-105 전폭기 48대가 KC-135 공중급유기 8대로부터 급유를 받으며 저고도 주간비행으로 원산비행장, 선덕비행장, 평양 동쪽 비행장, 순천비행장 상공에 접근하여 그 비행장들을 공습, 파괴하는 제5방안이 있고, 동해나 서해에 진입한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저고도 주간비행인 경우 함재기 72대, 저고도 야간비행인 경우 함재기 24대가 원산비행장, 선덕비행장, 평양 동쪽 비행장, 순천비행장 상공에 각각 접근하여 그 비행장들을 공습, 파괴하는 제6방안이 있다. <사진 8>

▲ <사진 8>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은 B-52 전략폭격기 편대를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시켜 조선의 군사기지들을 공습, 파괴하는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모의하였다. 위의 사진은 대북핵타격에 동원되는 B-52 전략폭격기의 발진기지인 앤더슨공군기지를 촬영한 것이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그 공군기지는 바다 바로 옆에 건설되었다.     © 자주시보

여섯째, ‘프레쉬 스톰 작전(Operation Fresh Storm)’은 조선인민군 항공전투질서를 파괴하는 공습작전이다. 여기에는 네 가지 타격방안이 있는데, 주한미공군 전폭기 151대가 조선인민군 항공전투질서에 필수적인 비행장들을 이른 새벽에 공습, 파괴하는 제1방안이 있고, 주한미공군 전폭기 151대와 한국공군 전폭기 200대가 조선인민군 항공전투질서에 필수적인 비행장들을 이른 새벽에 공습하는 제2방안이 있으며, 주한미공군 전폭기 151대와 한국공군 전폭기 200대가 선차적으로 심야에 공습하고, 그 뒤를 이어 B-52 전략폭격기 72대와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다량의 A-6 함재기들이 심야에 추가로 공습하는 제3방안이 있고, B-52 전략폭격기 72대와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다량의 A-6 함재기들이 심야에 공습하고, 그 뒤를 이어 주한미공군 전폭기 151대와 한국공군 전폭기 200대가 이른 새벽에 추가로 공습하는 제4방안이 있다. 위의 사실을 수록한 비밀문서에 따르면, 1969년 당시 주한미공군 전폭기는 151대였고, 한국공군 전폭기는 215대였으므로, ‘프레쉬 스톰 작전’의 제4방안은 주한미공군 전폭기, 한국공군 전폭기를 핵폭격에 모두 총동원하는 대북핵타격씨나리오인 것이다.


6. 미해군 7함대의 전례 없는 핵타격능력 증강책동

EC-121 격추사건 직후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모의한 여섯 가지 대북핵타격씨나리오들에서 중심적인 내용은 주한미공군기지, 오끼나와의 가데나공군기지, 괌의 앤더슨공군기지, 한반도 근해에 진입한 항공모함에서 각각 이륙한 전략폭격기, 전폭기, 함재기를 동원하는 핵폭격이다. 주목하는 것은, 47년 전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의 전쟁광신자들이 모의한 대북핵타격씨나리오가 그 동안 거듭 변화되어온 작전환경에 맞게 수정, 보충되었고, 이제는 실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의 전쟁광신자들은 모두 은퇴하였고 거의 사망하였지만, 그들이 남겨놓은 대북핵타격씨나리오는 사라지지 않고 오늘도 여전히 실행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나타난 몇 가지 우려할만한 현상들을 거론할 필요가 있다. 

2016년 1월 21일 미육군협회 조찬회에 참석한 미육군참모총장 마크 밀레이(Mark Milley)는 러시아, 중국, 조선이 오늘날 미국을 위협하는 나라들이라고 열거하고, 조선의 화력(firepower)은 러시아나 중국의 화력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나라는 러시아나 중국보다 훨씬 더 자기의 화력을 사용하려 한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지난 62년 동안 (조선과의) 전쟁을 피해왔지만, 이제껏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내일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으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육군참모총장의 위와 같은 발언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금 조미전쟁의 불가피성을 예감한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은 조선에게 핵위협을 가하거나 조선을 겨냥한 각종 핵타격수단들을 증강배치하는 핵타격실행징후를 보이고 있다. 명백하게도, 그런 핵타격실행징후는 47년 전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모의하였던 대북핵타격씨나리오와 매우 유사한 형태의 핵타격을 예고한다. 이를테면,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B-52 전략폭격기를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시켜 조선 각지의 군사기지들을 공습, 파괴하려고 모의하였던 것처럼, 2016년 1월 10일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52 전략폭격기가 오산공군기지 상공에 나타났다.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의 대북핵타격씨나리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B-52 전략폭격기가 앤더슨공군기지와 오산공군기지를 왕복비행하는 것은 공중우세를 자랑하려는 무력시위가 아니라 대북핵타격을 노린 무력도발로 보인다. <사진 9>

▲ <사진 9> 2016년 1월 10일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52 전략폭격기 한 대가 오산공군기지 상공까지 왕복비행하였다. 위의 사진은 그 전략폭격기가 한국공군 F-15K 전폭기 2대와 주한미공군 F-16 전폭기 2대의 양익호위를 받으며 오산공군기지 상공을 날아가는 장면이다.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격은 공중우세를 자랑하는 무력시위가 아니라 대북핵타격을 노린 무력도발로 보인다.     © 자주시보

또한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F-4 전폭기 편대를 가데나공군기지에서 출격시켜 조선 각지의 군사기지들을 공습, 파괴하려고 모의하였던 것처럼, 2016년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미국 본토에서 이륙한 F-22 스텔스 전폭기 12대와 F-16 전폭기 14대가 일본에게 사전통보도 하지 않고 요꼬다(橫田)공군기지에 전진배치되었다. 전폭기 26대가 요꼬다공군기지에 전진배치된 것은 공중우세를 자랑하려는 무력시위가 아니라 대북핵타격을 노린 무력도발로 보인다.

또한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항공모함을 한반도 근해에 진입시켜 조선 각지의 군사기지들을 공습, 파괴하려고 모의하였던 것처럼, 2016년 1월 15일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호(USS John C. Stennis)가 일본에 전진배치된 미해군 7함대에 가세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주 브레머튼(Bremerton)을 떠나 7함대 작전수역에 진입하였다. 이로써 7함대는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 두 척을 임의의 시각에 한반도 근해로 진입시키게 되었다. 7함대에 항공모함을 증강배치한 것은 전략자산을 자랑하려는 무력시위가 아니라 대북핵타격을 노린 무력도발로 보인다.

또한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순양함과 구축함을 조선 근해에 집결시켜 조선에 대한 기습공격으로 전쟁을 도발하려는 모의를 꾸몄던 것처럼, 2015년 12월 하순 9,800톤급 이지스순양함 챈슬러스빌호(USS Chancellorsville)와 8,900톤급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호(USS Benfold)가 7함대에 각각 증강배치되었고, 2016년 1월 12일 8,900톤급 이지스구축함 배리호(USS Barry)가 7함대에 증강배치되었으며, 앞으로 8,900톤급 이지스구축함 밀리어스호(USS Milius)도 증강배치될 예정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2016년 1월 중에 핵추진 전략잠수함들인 7,000톤급 샬럿호(USS Charlotte)와 6,000톤급 씨티오브코퍼스크리스티호(USS City of Corpus Christi)가 각각 7함대에 증강배치되었고, 핵추진 공격잠수함인 7,800톤급 텍사스호(USS Texas)도 7함대에 증강배치되었다.

▲ <사진 10> 최근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은 조선에 대한 핵타격을 노린 방대한 핵타격수단들을 일본에 주둔하는 미해군 7함대에 집결시키고 있다. 이것은 전례 없는 핵타격능력 증강책동이다. 한반도 군사정세를 오판한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이 47년 전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모의하였으나 실행하지 못했던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2016년 상반기 중에 기어이 실행에 옮겨보려고 획책하는 게 아닐까? 위의 사진은 2016년 1월 중 미해군 7함대에 증강배치된 방대한 핵타격수단들 가운데 7,000톤급 핵추진 전략잠수함 샬럿호를 촬영한 것이다. 전망탑 뒤에 얹혀있는 시커먼 물체는 특수전 병력을 적진에 수중침투시킬 때 사용하는 특수잠수정이다.     © 자주시보

나는 지난 20년 동안 한반도 군사정세를 분석해오고 있는데, 위와 같이 방대한 핵타격수단들이 집결되어 미해군 7함대의 핵타격능력을 결정적으로 증강시킨 사태는 이번에 처음 본다. 지난 몇 주 사이에 전례 없이 벌어지고 있는 미해군 7함대의 핵타격능력 증강책동은 한반도 군사정세를 오판한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이 47년 전 ‘워싱턴특수행동집단’이 모의하였으나 실행하지 못했던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2016년 상반기 중에 기어이 실행에 옮겨보려고 획책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한 징조로 보인다.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미해군 7함대의 핵타격능력 증강책동으로 한반도 군사상황은 전례 없는 초긴장상태에 빠져들었다. 미국의 전쟁광신자들이 백악관 비밀회의에서 대북핵타격씨나리오를 검토하는 중인가? 조선과 미국의 적대관계에서 언젠가는 폭발하리라고 예상했던 미증유의 대폭발이 마침내 다가오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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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9

2005년에 시작된 수소탄개발비사

[한호석의 개벽예감](188)
자주시보 2016년 01월 1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선의 수소탄개발은 2005년에 시작되었다
2. 조선이 진행한 여섯 차례의 수소탄개발시험
3.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왜 만들었을까?
4. 다시 읽어보아야 할 조국통일유훈과 2016년도 신년사

▲ <사진 1> 조선은 2005년 2월 10일 외무성 성명에서 핵탄보유선언을 하면서 핵무력증강결심도 표명하였다. 당시 미국과 한국에서는 조선의 핵탄보유선언과 핵무력증강결심표명을 대미협상력을 높이려는 벼랑끝전술이니 뭐니 하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은 2005년부터 핵탄을 증산하는 것과 함께 수소탄을 개발하기 위한 극비사업에 착수하였고,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16년 1월 6일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자력으로 만든 시험용 수소탄이 거대한 폭음을 울리며 기폭하였다.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대해 알려면, 조선의 수소탄개발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의 사진은 조선의 녕변핵시설에서 근무하는 핵기술자들이 방호복을 입고 5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를 운전하는 장면이다. 촬영시점은 알 수 없다. '확인 또 확인'이라고 쓴 글씨가 보인다.     © 자주시보

1. 조선의 수소탄개발은 2005년에 시작되었다

미국이 조선에 대한 적대공세를 전례 없이 강화하면서 정세를 파탄으로 몰아넣고 있었던 2005년 초, 조선은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미국의 적대공세에 상응하는 보복공세를 취하였다. 당시 조선이 취한 대미보복공세들 가운데 하나가 핵탄보유를 선언한 것이었다. 2005년 2월 10일 조선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하면서 “핵무기고를 늘이기 위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이다. <사진 1>

조선이 그처럼 명백한 어조로 핵탄보유를 선언하고 핵무력을 더욱 증강하겠다는 결심까지 표명하였는데도, 조선에 대해 오해와 편견부터 앞세우는 미국과 한국은 조선의 핵탄보유선언에 대해 “대미협상력을 높이려는 벼랑끝전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으면서 핵탄보유사실 자체를 부정하였다. 조선의 핵탄보유사실을 부정하였으니, 핵무력을 더욱 증강하겠다는 조선의 결심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 성명이 나왔을 때, 미국과 한국의 관심은 조선의 핵탄보유가 아니라 조선의 핵물질생산에만 집중되었었다. 그 때로부터 어언 11년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지난 11년 동안 미국과 한국이 조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앞세운 전략적 오판에 빠져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조선은 11년 전 외무성 성명에서 언명한 대로 자기의 핵무력을 비약적으로 증강시켰고 마침내 수소탄까지 보유하게 되었다. 11년 전 조선이 외무성 성명에서 언명한 “핵무기고를 늘이기 위한 대책”은 핵탄증산대책이라는 뜻만이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핵무력증강대책이라는 뜻을 내포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대책을 취할 것”이라는 그 말에는 핵탄증산결심 이외에 수소탄개발결심도 들어있었던 것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조선은 핵무력을 증강하겠다는 결심을 표명한 2005년 초에 수소탄개발에 착수하였던 것이 확실해 보인다. 조선이 핵무력증강대책을 취하겠다고 공식 선언하였던 11년 전, 조선이 설정한 최종목표는 핵탄증산을 넘어 수소탄개발에 가닿아 있었다. 

▲ <사진 2> 조선은 2005부터 10여 년 동안 수소탄개발사업을 비밀리에 진척시켜왔는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최첨단 첩보위성을 동원하여 조선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한다는 미국은 조선의 수소탄개발사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오해와 편견을 앞세운 전략적 오판이 미국의 시야를 캄캄하게 가려놓았기 때문에 알지 못한 것이다. 조선의 수소탄개발사업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오판은 미국이 조선과의 정치군사적 대결에서 사실상 패하였음 말해준다.     © 자주시보

그런데 최첨단첩보장비를 동원하여 조선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한다는 미국은 조선이 2005년부터 추진해온 수소탄개발사업에 대해 알지 못했다. 오해와 편견을 앞세운 전략적 오판이 미국의 시야를 캄캄하게 가려놓았기 때문에 알지 못한 것이다. 조선의 수소탄개발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오판은 미국이 조선과의 정치군사적 대결에서 사실상 패하였음을 말해준다. <사진 2>

그런데 미국이 조선의 수소탄개발에 대한 정보파악에서 그처럼 완전히 실패한 것보다 더 한심하게 보이는 것이 있다. 그것은 조선이 2016년 1월 6일 수소탄시험을 단행하였는데도 미국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뒤를 따라가는 한국의 모습도 미국의 그런 모습과 마찬가지다. 지난 11년 동안 반복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미국과 한국은 조선의 수소탄시험 자체를 부정하는 이상한 난기류에 휩쓸리고 말았다. 하지만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부정하는 난기류의 흐름을 뜯어보면, 합리적 판단은 실종되고 오해와 편견만 흐르고 있음이 드러난다. 미국과 한국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부정하는 까닭을 거론하면서, 조선의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의 진동에너지가 자기들이 생각한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한, 매우 약한 진동에너지로 나타났기 때문에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단행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제1차 수소탄시험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제4차 핵시험이라는 말을 쓴다. 

그러나 수소탄(열핵융합탄)이 핵탄(핵분열탄)에 비해 100배, 1,000배 더 강력한 폭발에너지를 발생시킨다는 지극히 단순한 기초상식만 가지고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바라보면 오해밖에 생길 게 없다. 오늘날 복잡하게 전개되는 정세에서는 단순한 기초상식으로 해명하기 힘든 불가사의한 현상들이 때로 나타나곤 하는데, 조선의 수소탄시험이야말로 단순한 기초상식으로는 해명하기 힘든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그러므로 수소탄에 관한 기초상식을 들먹이며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횡설수설할 게 아니다.

수소탄은 군사과학기술의 최상위 종합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어떤 나라가 그것을 만들겠다고 결심한다고 해서 몇 해 만에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간단한 물건이 아니다. 따라서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단행하기까지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고심어린 탐구와 실험을 진척시켜온 기나긴 개발과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비록 언론에 공개된 관련정보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그 개발과정을 더듬어 가면, 불가사의하게 보이는 조선의 수소탄시험의 실상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2012년 3월 7일 미국의 군축문제전문지 ‘과학과 세계안보(Science and Global Security)’에 스웨덴의 기상학자 라-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가 집필한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그 논문에 따르면, 한국, 일본, 러시아의 방사성핵종측정소들이 측정한 자료들을 정밀분석하였더니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핵시험장에서 2010년 4월 중순과 5월 11일에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한, 매우 약한 폭발에너지를 발생시킨 핵시험이 두 차례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런 뜻밖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국제핵과학계의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키자, 2013년에는 크리스토퍼 롸잇(Christopher M. Wright)이나 저하드 워타와(Gerhard Wotawa) 같은 과학자들이 데예르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하는 논문들을 ‘과학과 세계안보’ 또는 ‘방사분석 및 핵화학(Radioanalytical and Nuclear Chemistry)’ 같은 학술전문지들에 잇달아 발표하였다.

▲ <사진 3> 이 사진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에 있는 지하핵시험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영상자료다. 촬영시점은 알 수 없다. 조선이 2010년 4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바로 이 지하핵시험장에서 수소탄개발시험을 여러 차례 진행하였다는 사실은 스웨덴, 미국, 중국의 과학자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들에 입증되었다.     © 자주시보

그런데 다른 학자들은 2010년 4월과 5월 중에 조선에서 인공지진파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위에 열거한 세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대해 의혹의 물음표를 달았다. 그러나 중국과학기술대학의 지진학자들인 장먀오(張邈)와 원롄싱(溫聯星)이 2015년 1월 지진학전문지 ‘지진학 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0년 5월 중에 기록된 지진측정자료를 새로운 미진검측방법으로 조사하였더니 2010년 5월 11일 오전 8시 8분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핵시험장에서 인공지진이 발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진 3>

2010년 5월 12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식으로 독특하게 설계된 열핵반응장치에서 핵융합반응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는 놀라운 소식을 보도하였다. 언론보도를 통해 그 소식을 들은 한국의 핵과학자들은 조선이 핵융합반응시험에 성공하였다는 소식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하면서 믿지 않았다. 한국의 핵과학자들은 조선의 핵과학기술에 대해 오해와 편견부터 앞세우는 오랜 습관에 길들어졌으니 그런 신중하지 못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2. 조선이 진행한 여섯 차례의 수소탄개발시험

2010년 5월 12일 당시 조선은 핵융합반응시험에 성공하였다고 밝혔지만, 오늘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그것은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수소탄을 개발하기 위한 시험, 다시 말해서 수소탄개발시험이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조선의 수소탄개발시험이 성공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2010년 5월 12일 이후에도 조선의 핵시험장에서 새어나온 방사성핵종이 몇 차례 더 검출되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2011년 3월 27일 방사성핵종인 제논(Xe)을 대기 중에서 검출하였고, 2013년 6월 21일부터 24일까지 기간에도 제논이 평상시 기준값을 넘어선 이상현상이 세 차례나 더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시 조선의 녕변핵시설단지에 있는 5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는 가동되지 않고 멈춰있었으므로, 2011년 3월과 2013년 6월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대기표본에서 검출한 방사성핵종은 녕변의 흑연감속로에서 새어나온 것이 아니라, 조선이 비밀리에 진행한 수소탄개발시험에서 새어나온 것이 확실하였다.

그런데 2013년 6월 하순 이후에는 방사성핵종이 검출되었다는 한국의 언론보도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므로, 조선의 수소탄개발시험은 2013년 6월 하순에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2010년 4월 중순부터 2013년 6월 하순까지 총 여섯 차례의 수소탄개발시험을 비밀리에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문제는, 조선의 수소탄개발시험에서 얼마나 강한 폭발에너지가 발생하였을까 하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데예르는 50~200톤에 이르는 폭발에너지가 발생하였다고 자기 논문에서 밝혔고, 장먀오와 원롄싱은 약 2.9톤(오차범위 0.8톤)에 이르는 폭발에너지가 발생하였다고 자기들의 논문에서 밝혔다.

그런데 양쪽에서 각각 제시한 측정값이 너무 큰 격차를 보인다. 이것은 그 두 측정값 가운데 어느 하나가 오류라는 점을 말해주는데,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장먀오와 원롄싱이 제시한 측정값이 오류인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핵탄을 기폭하여 핵융합반응을 일으킬 때, 아무리 극소형 핵탄을 기폭시킨 극소규모의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더라도 폭발에너지가 3톤밖에 발생하지 않는 현상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선의 핵융합반응시험에서 50~200톤급 폭발에너지가 발생하였다고 지적한 데예르의 견해가 이치에 맞는다.

▲ <사진 4> 2013년 6월 마침내 수소탄제조기술을 완성한 조선은 2014년 3월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을 진행할 것임을 예고하였는데,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이란 곧 수소탄시험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약 8개월 뒤인 2016년 1월 6일 조선은 예고한 대로 수소탄시험을 단행하였다. 위의 사진은 2016년 1월 6일 평양역 광장의 대형옥외전광판에서 조선의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긴급소식이 전해지자 그 앞에 모여든 평양시민들이 환호성을 터뜨리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조선은 50~200톤급 폭발에너지가 발생하는 극소규모의 수소탄개발시험을 2010년 4월 중순부터 2013년 6월 하순까지 여섯 차례 진행하여 수소탄제조기술을 3년 만에 완성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수소탄제조기술을 3년 만에 완성한 조선은 2014년 3월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수소탄시험을 예고하였다. 조선은 그 성명에서 “적들이 상상도 하기 힘든 다음 단계조치들도 다 준비되여 있다.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시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수소탄시험을 예고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예고한 때로부터 약 8개월 뒤, 조선은 마침내 수소탄시험을 단행하였다. <사진 4>

2016년 1월 11일 <자주시보>에 실린 ‘경이로운 50킬로톤급 시험용 수소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조선이 1메가톤급 수소탄의 폭발에너지를 2만분의 1로 축소시킨 50킬로톤급 시험용 수소탄을 2016년 1월 6일에 성공적으로 기폭시켰음을 논증하였다. 그 날 진행된 조선의 수소탄시험에서 50킬로톤(50,000톤)의 폭발에너지가 발생하였다면, 이전에 진행된 수소탄개발시험들에서 발생하였던 폭발에너지의 최대값인 200톤보다 250배나 더 강한 폭발에너지가 발생한 것이다. 2016년 1월 6일에 진행된 수소탄시험에서 성공하였다는 것은, 이전의 수소탄개발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보다 250배나 더 강한 폭발에너지를 발생시켰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16년 1월 6일에 진행된 조선의 수소탄시험에서 1킬로톤급(1,000톤급) 핵탄이 기폭제로 사용되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조선이 2006년 10월 9일에 진행한 제1차 핵시험에서 사용한 핵탄이 1킬로톤급 핵탄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3.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왜 만들었을까?

조선이 50~200톤급 폭발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극소규모의 수소탄개발시험을 진행하였다는 말은, 20톤급 폭발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극소형 핵탄을 핵융합반응 기폭제로 사용하여 그 시험을 진행하였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극소형 핵탄은 그 폭발에너지가 최소 1킬로톤에 이르는데, 조선은 20톤급밖에 되지 않는 극소형 핵탄을 핵융합반응 기폭제로 만든 것이다. 이것 또한 핵탄에 관한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불가사의한 일이다.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핵융합반응 기폭제로 쓰는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과연 만들 수 있었을까? 

▲ <사진 5> 이 사진은 1962년 7월 17일 미국이 네바다 핵시험장에서 터뜨린 극소형 핵탄의 폭발시험장면이다. 그 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는 18톤밖에 되지 않았다. 20톤급 극소형 핵탄이 실제로 존재한 것이다. 수소탄개발에 힘쓴 조선의 핵과학자들도 핵융합반응 기폭제로 쓰기 위해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만들었다.     © 자주시보

이 의문을 풀려면,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극소형 핵탄을 만들어낸 미국의 선행경험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1962년 7월 17일 미국이 네바다 핵시험장에서 극소형 핵탄을 시험하였는데, 그 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는 18톤이었다. 핵탄에 관한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폭발에너지가 18톤밖에 되지 않는 극소형 핵탄이 실제로 존재한 것이다. <사진 5>

그렇다면 조선은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핵융합반응시험의 기폭제로만 사용하려고 만들었을까?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의 핵탄개발선례를 살펴보아도, 극소형 핵탄이 핵융합반응시험에서 기폭제로 사용된 것만이 아니라 실전무기로도 배치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그런 선행경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도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만들어 핵융합반응시험 기폭제로 사용하였을 뿐 아니라, 그 핵탄으로 두 종의 실전무기를 만들어냈다. 조선은 지난 6.25전쟁 시기부터 미국에게 피맺힌 원한을 갖게 되었으므로, 오늘날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첨단군사과학기술로 만들어내는 실전무기들은 미국에게 복수하려는 최후결전에서 사용할 첨단무기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20톤급 극소형 핵탄으로 만든 두 종의 실전무기도 그런 최후결전무기들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지난 시기 미국의 핵과학자들이 밟아왔던 핵탄개발경험을 살펴보면, 1960년대 초에 그들은 20톤급 극소형 핵탄으로 전술무기와 전략무기를 각각 만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첫째, 1960년대 초 미국의 핵과학자들은 20톤급 극소형 핵탄으로 전술무기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Mk-54 핵배낭과 Mk-54 핵포탄이다. 1961년부터 1962년 초에 이르는 기간에 미국군이 실전배치한 Mk-54 핵배낭은 400개에 이르렀다. 

둘째, 1960년대 초 미국의 핵과학자들은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내장한 전략무기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폴라리스(Polaris) A-1 잠대지탄도미사일(SLBM)이다. 조선에서는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수중대지상로케트라고 부른다. 1960년 7월 미해군은 폴라리스 A-1 잠대지탄도미사일 1차분 16발을 제조사에서 인도받아 실전배치하였는데, 바로 그 미사일 탄두부에 장입된 것이 W-47 수소탄이다. W-47은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기폭제로 사용하여 600킬로톤의 핵융합에너지를 발생시키도록 설계된 탄두화된 수소탄이었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1960년대 초 미국의 첫 잠대지탄도미사일 폴라리스 A-1이 발사된 장면이다. 1960년 7월 미해군은 이 미사일 1차분 16발을 제조사에서 인도받아 실전배치하였는데, 그 미사일 탄두부에 장입된 것이 W-47 수소탄이다. W-47은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핵융합반응 기폭제로 사용하여 600킬로톤의 핵융합에너지를 발생시키도록 설계된 탄두화된 수소탄이었다.     © 자주시보

조선의 핵과학자들이 미국 핵과학자들의 핵탄개발선례를 그대로 반복한다고 볼 수 없지만, 최근 조선이 세상에 공개한 두 종의 위력적인 전술무기와 전략무기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조선에서 전승절로 경축한 2013년 7월 27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열병행진에 이름도 생소하게 들리는 핵배낭부대가 처음 등장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핵배낭부대를 열병행진에 등장시킨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조선인민군 핵배낭부대는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행진에 또 다시 등장하여 자기의 존재를 과시하였다. 열병행진에 등장한 조선인민군 핵배낭부대를 보고 충격을 받은 한국군 관계자는 그 배낭 속에 방사능방호복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였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전시에 조선인민군 핵배낭부대는 20톤급 극소형 핵탄이 장입된 핵배낭을 메고 남진갱도를 통해 돌격명령이 내린지 1~2시간만에 적진에 은밀히 침투하여 핵배낭을 설치한 뒤 그것을 원격조종으로 기폭하는 전술핵공격을 전개할 것으로 예견된다. <사진 7> 

▲ <사진 7> 조선의 핵과학자들은 핵융합반응 기폭제로 사용하는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가지고 핵배낭도 만들었다. 조선인민군 핵배낭부대는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열병행진에 등장한 데 이어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행진에도 등장하였다. 위의 사진은 당창건 70주년 열병행진에 등장한 핵배낭부대의 행진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핵배낭부대를 열병행진에 등장시킨 나라는 조선밖에 없다. 핵배낭 속에는 20톤급 극소형 핵탄이 장입되는데, 전시에 핵배낭을 멘 특수전병력은 남진갱도를 통해 적진에 은밀히 침투하여 핵배낭을 설치한 뒤 원격조종으로 기폭하는 전술핵공격을 전개할 것으로 예견된다. 원격조종으로 기폭하므로 자폭공격이 아니다.     © 자주시보

둘째, 2013년에 핵배낭부대를 처음 세상에 공개한 조선은 2014년 10월부터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수중발사대에서 발사하는 사출시험을 진행하더니, 마침내 2015년 5월 8일 그 미사일을 전략잠수함에서 쏘아올리는 수중발사시험에 성공하였고, 2015년 12월 21일에도 또 다시 전략잠수함에서 그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수중발사하였다. 2015년 11월 28일에도 그 미사일을 전략잠수함에서 수중발사하였으나 실패하였다는 미국과 한국의 언론보도는 오보였다. 이에 대해서는 2015년 12월 7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나의 글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는 없었다’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관련기사: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4597

▲ <사진 8> 이 사진은 2015년 12월 2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관측선박에 탑승하여 참관하는 가운데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진행된 잠대지탄도미사일 수중발사시험 중에 전략잠수함이 수중에서 발사한 북극성-1호가 화염을 뿜으며 하늘 높이 솟구쳐오르는 상승비행장면이다. 미국 군부는 2015년 5월 8일에 진행된 수중발사시험에서 북극성-1호를 발사한 잠수함을 신포급 잠수함이라고 지적했었는데, 2015년 12월 21일에 진행된 수중발사시험에서는 고래급 잠수함이 그 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밝혔다. 고래급 잠수함은 이번에 처음 그 이름이 알려진 잠수함이다. 조선에서는 신포급이니 고래급이니 하는 분류명칭을 쓰지 않으므로, 미국 군부가 자의적 분류명칭을 달아놓은 신포급 잠수함과 고래급 잠수함이 어떻게 다른지 알기 힘들다. 미국 군부는 북극성-1호를 수중에서 발사한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신포급 잠수함인지 고래급 잠수함인지 헷갈리고 있다.     © 자주시보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20톤급 핵탄을 기폭제로 사용하는 수소탄두가 그 잠대지탄도미사일에 장착된다는 사실이다. 조선이 개발한 잠대지탄도미사일의 이름은 북극성인데, 그 이름은 미국이 1960년 7월에 처음 실전배치하였던 잠대지탄도미사일의 이름인 폴라리스와 같다. 북극성을 영어로 폴라리스라고 한다. 조선이 자기의 첫 잠대지탄도미사일에 붙인 이름을 미국의 첫 잠대지탄도미사일 이름과 똑같이 지은 것은 우연한 일치현상이 아니라, 폴라리스 A-1에 600킬로톤급 W-47 수소탄두가 장착되었던 것처럼, 북극성-1호에도 그에 상응하거나 또는 그보다 더 강한 파괴력을 가진 1메가톤급 수소탄두가 장착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2016년 1월 12일 <조선중앙통신사>는 ‘병진에 터쳐올린 정의의 폭음’이라는 제목의 논평기사에서 “우리는 소형화, 표준화, 규격화된 탄도로케트장착용 수소탄까지 완전무결하게 장비하게 되었으며 다종의 핵탄들을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제한없이 운반할 수 있는 최첨단타격수단들을 그쯘히 갖추게 되었다”고 지적하였다. <사진 8>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핵배낭이나 북극성-1호는 전형적인 비대칭무기들이다. 전시에 전개될 작전상황을 예상하면, 남진갱도를 통해 은밀히 침투한 조선인민군 특수전병력이 주한미국군기지들을 폭파하는 비대칭전에서 핵배낭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수중에서 은밀히 접근한 전략잠수함이 주한미국군기지 폭파에 보복하려는 미국의 핵공격을 억제할 때 북극성-1호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조선이 2010년 5월 12일 20톤급 극소형 핵탄을 기폭제로 사용한 수소탄개발시험에 성공하고, 2013년 7월 27일 20톤급 전술핵탄으로 무장한 핵배낭부대를 세상에 처음 공개하고, 2015년 5월 8일 20톤급 핵탄을 기폭제로 내장한 수소탄두를 장착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전략잠수함에서 쏘아올린 수중발사시험에 성공하고, 2016년 1월 6일 50킬로톤급 수소탄시험에 성공한 일련의 과정은 지난 5년 동안 조선의 수소탄개발사업이 얼마나 비약적으로 발전되어왔는지를 말해준다.

그러나 조선의 핵과학기술에 대해 오해와 편견부터 앞세우는 미국과 한국의 핵과학자들,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이 수소탄개발시험에 성공하였을 때 그것을 부정하였고, 조선이 핵배낭부대를 공개하였을 때 그것도 부정하였고, 조선이 북극성-1호 수중발사시험에 성공하였을 때 그것도 부정하였고, 조선이 수소탄시험에 성공하였을 때 그것도 부정하였다. 조선이 핵무력증강사업에서 이룩한 성과들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그처럼 무조건 부정으로 일관해온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동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도로 시작된 조선의 수소탄개발사업이 지난 10여 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마침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도로 완성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한반도 군사정세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다.


4. 다시 읽어보아야 할 조국통일유훈과 2016년도 신년사

조선에서는 자주적 평화통일을 강조한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조선에서는 자주적 평화통일을 말로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조선이 국가적 과업으로 추진하는 자주적 평화통일의 구체적인 의미는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주한미국군을 철수시키고, 남북해외 각계각층 대표들이 참가하는 전민족적인 통일회담을 열어 평화통일방도를 합의하고 그것을 즉각 실행한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주한미국군이 철수하면, 조선이 ‘남침’하여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크게 우려하지만, 그것은 철군반대론자들이 꾸며낸 기만에 우롱당한 결과다. 현실은 그런 우려와는 정반대로 전개될 것이다. 이를테면,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주한미국군이 철수하는 것이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공고화될 것이므로 주한미국군 철수 이후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외세의 개입과 간섭을 배제한 전민족적인 통일회담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시기 조선은 미국을 상대로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핵협상도 진행하였고,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남북정상회담과 민족통일대회도 진행하였다. 그러나 조미핵협상의 성과로 나온 제네바 기본합의와 9.19공동성명,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로 나온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들의 일방적인 파기행위에 의해 실행될 수 없게 되었다.   

▲ <사진 9> 이 사진은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열병행진에 등장한 조선인민군 전차의 앞쪽을 확대한 사진이다. 이 사진에 보이는 전차는 조선에서 1992년식 중땅크 <천마-92>라고 부르는 전차다. 그 전차의 앞쪽에 '일당백'이라는 구호와 함께 '조선인민의 철전치원쑤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구호가 나란히 적혀있다. 이 전투구호는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모든 군사장비들에 적혀있다. 조선의 조국통일통일전략에 따르면, "남조선강점 미제침략군을 소멸하는 조국통일대전"과 "북과 남이 우리 민족끼리 정신으로 실현하는 자주적 평화통일"은 상호모순되는 대립물이 아니라, 짧은 기간에 순차적으로 연결되어 한반도 정세에 미증유의 대변혁을 일으키는 정세변화의 폭발적 전개과정이라고 한다.     © 자주시보

이처럼 극도로 악화된 정세는 조선에서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라고 극렬히 비난하며 적대시하는 미국군이 한국(조선에서는 남조선)에 주둔하는 한 자주적 평화통일이 실현될 수 없으므로, “최후결전을 벌여 남조선강점 미제침략군을 소멸해야” 남과 북이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할 수 있다는 그들의 기존 확신을 더욱 굳게 만들어주었다. 오늘날 그런 확신을 지닌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남조선강점 미제침략군을 소멸하는 조국통일대전”과 “북과 남이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으로 실현하는 자주적 평화통일”은 상호모순되는 대립물이 아니라, 짧은 기간에 순차적으로 연결되어 한반도 정세에 미증유의 대변혁을 일으키는 정세변화의 폭발적 전개과정으로 보이게 된다. 조국통일문제에 대한 조선의 그런 관점과 견해를 파악할 때,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국통일대전에서 승리하여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라는 유훈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사진 9>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조선에서 선대수령들의 조국통일유훈은 어떤 정치선언이나 결의표명이 아니라, 국력을 집중하여 하루빨리 관철해야 할 최고당면과업이다. 예컨대 일본의 시사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2003년 1월호에 보도된 ‘조선인민군 학습제강’이나 2013년 8월 <동아일보>에 보도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전시사업세칙’ 요약본을 읽어보면, 그런 사정을 엿볼 수 있다.     

조선에서 선군절을 맞은 2012년 8월 25일부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국통일대전에 대해 때때로 공언하는 것은 어떤 정치선언이나 결의표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조국통일대전으로 선대수령들의 조국통일유훈을 하루빨리 관철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은 조선이 미국의 무력침공을 받았을 때 피동적으로 전개할 반침략전쟁이 아니라, 선대수령들의 조국통일유훈을 실현하기 위해 ‘결정적인 시기’에 주동적으로 전개할 유훈관철전쟁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런데 조선에서 조국통일대전이 하루빨리 관철해야 할 유훈과업으로 제시되었어도, 그 전쟁에서 승리할 조건이 갖춰져야 유훈과업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과 미국이 피차 국운을 걸고 격돌하게 될 전쟁은 재래식 전쟁이 아니라 핵전쟁으로 될 것이므로, 조선은 핵전쟁으로 전개될 자기의 조국통일대전에서 승리할 확실한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 문제를 군사학적 견지에서 살펴보면, 조선이 갖춰야 할 조건은 두 가지로 생각된다. 첫째 조건은 공격징후를 교전상대에게 노출하지 않으면서 전술핵탄을 사용하는 선제기습타격, 초정밀타격을 벼락 같이 집중하여 교전상대를 단숨에 제압할 초단기속결전 준비를 완료하는 것이고, 둘째 조건은 주한미국군이 조선인민군의 기습적인 포위공격을 받아 궤멸되는 경우 그에 격노한 미국이 본토에서 대규모 증원군을 파병하고 보복핵타격을 감행하게 되는 확전상황을 즉각적으로 차단, 억제할 전략적 타격수단을 보유하는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내가 발표한, 군사정세를 분석한 많은 글들에서 거듭 논해온 것처럼, 지금 조선은 위에서 언급한 그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 이를테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초정밀타격력을 지닌 핵탄장착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조선인민군 핵배낭부대가 자기의 존재를 세상에 공개하고, 조선인민군 잠수함부대가 수소탄두를 장착하는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하고, 조선의 군수공업부가 만든 시험용 수소탄의 폭발시험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그 두 가지 조건이 마침내 완비되었음을 실증해준 사변들이었다. 이런 사정을 간파하면, 지금 조선에게는 그들이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의 결정적 기회”를 택하는 일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길게 서술한 내용을 이해한 뒤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6년 1월 1일에 발표한 신년사를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침략자, 도발자들이 조금이라도 우리를 건드린다면 추호도 용납하지 않고 무자비한 정의의 성전, 조국통일대전으로 단호히 대답해나설 것”이라고 단언하였고, 그로부터 이틀 뒤 수소탄시험 최종명령서에 수표하였고, 다시 그로부터 사흘 뒤 인민무력부에서 “강령적인 연설”을 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6년 1월 9일 인민무력부 회의실에서 “강령적인 연설”을 하였을 때, 현장에서 연설을 경청한 사람들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인민무력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지휘성원들”이었다. <사진 10>

▲ <사진 10>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6년 1월 9일 인민무력부를 방문하고 "강령적인 연설"을 하였다. 그 자리에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인민무력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지휘성원들"이 참석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수소탄시험을 단행한 직후, 인민무력부를 방문하여 중대한 연설을 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조선의 적대세력들이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구실로 조선을 자극하면 조국통일대전이 일어나게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 자주시보

다른 나라 대통령들이 새해벽두에 발표하는 의례적인 연두교서는 추상적인 언사로 장식되지만,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새해 첫날 발표하는 신년사에는 해당년도에 조선이 반드시 실행해야 할 방침과 과업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전군과 전민이 신년사를 학습하고, 거기에 제시된 방침과 과업을 실행하기 위해 한 해 동안 힘쓰는 것이다. 더욱이 조선에서 ‘시대를 구분하는 역사적인 정치회합’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는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올해에 발표된 신년사는 그 대회를 맞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침과 과업이 제시된 것으로 하여 특별하다.

그런데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처럼 특별한 신년사에서 조국통일대전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나서 곧바로 수소탄시험을 명령하고, 계속하여 인민무력부에서 중요한 연설을 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조선의 적대세력들이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구실로 조선을 자극하면 조국통일대전이 일어나게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도 지금 미국과 한국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조선에 대한 물리적, 심리적 자극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중이다. 조선이 그러한 물리적, 심리적 자극을 도발행위와 적대행위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래서 조선외무성은 2016년 1월 15일에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이러한 도발행위들과 적대행위들은 조선반도에서 정세를 격화시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필연코 불꽃이 튀게 할 것이다. 일단 화약고에 불이 당겨 폭발하게 되면 그 후과에 대한 책임은 도화선을 늘이고 불을 단 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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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경이로운 50킬로톤급 시험용 수소탄

[한호석의 개벽예감](187)
자주시보 2016년 01월 1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헬륨을 검출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헛수고다
2. 5.1 규모의 인공지진파와 50킬로톤급 폭발에너지
3. 여섯 번째 수소탄보유국이 등장하였다
4. 현 위기국면이 지적하는 다섯 가지 사실

▲ <사진 1> 2016년 1월 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수소탄시험을 진행하라는 최종명령서에 수표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공개된 보도사진을 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올린, "수소탄시험준비가 끝났음을 보고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군수공업부 보고서 겉장에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당중앙은 수소탄시험을 승인한다. 2016년 1월 6일 단행할 것 김정은 2016. 1. 3."이라고 썼다.     © 자주시보

1. 헬륨을 검출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헛수고다

2016년 1월 6일 조선이 수소탄시험에 성공하였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전해졌다. 그 놀라운 소식은 강력한 지진처럼 지구를 흔들어놓았다. <사진 1>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말쓰임새에 대해 한 가지 지적할 필요가 있다. 조선에서는 수소탄시험이라는 말을 쓰고, 한국에서는 수소탄실험이라는 말을 쓰는데 어느 것이 올바른 말쓰임새일까? 능력평가실험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능력평가시험이라는 말을 쓰는 것처럼, 시험(test)이라는 말은 어떤 사물의 성능을 가늠해보는 행위를 뜻한다. 그와 달리, 화학시험실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화학실험실이라는 말을 쓰는 것처럼, 실험(experiment)이라는 말은 어떤 사물에서 일어나는 현상변화를 조사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수소탄의 성능을 가늠해보는 행위라는 뜻을 나타내는 수소탄시험이라는 말이 옳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국제공용어로도 수소탄시험(hydrogen bomb test)이라고 한다. 

조선에 대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 조선의 수소탄시험 성공소식에 대한 반응은 상반되게 나타났다. 이를테면, 조선을 혐오하는 사람들은 아연실색한 반면에, 조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탄성을 올린 것이다. 더욱이 조선에 대해 혐오감보다 더 심한 적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조선의 수소탄시험 성공소식을 듣고 병적 흥분(hysteria)에 빠져들어 격렬한 비난을 쏟아내면서 조선의 수소탄시험 자체를 부인하였다.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이 수소탄시험이 아닌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한 그들은 수소탄시험이라는 말을 핵시험이라는 말로 바꾸어놓았다. 수소탄시험 자체를 부인하는 자기들의 주장을 입증할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수소탄시험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은 궤변이다.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이 수소탄시험이었는가 아니면 핵탄시험이었는가를 조선의 외부에서 판별할 두 가지 과학적인 증거는 헬륨(helium)과 인공지진파(artificial seismic wave)밖에 없다. 헬륨은 핵탄시험에서는 나오지 않고 수소탄시험에서만 나오는 무색, 무취, 무해한 기체이므로, 조선의 동해 상공 대기 중에서 포집한 대기표본에서 헬륨이 검출되면 수소탄시험이었음을 확증할 수 있다.

그래서 미공군은 방사성 핵종 탐지설비를 장착한 특수작전기 WC-135W를 동해 상공에 급파하였다. 그 특수작전기가 동해의 공해 상공을 날아다니면서 대기표본을 포집하면, 그 대기표본에 대한 성분분석을 진행하여 헬륨을 검출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동해 상공에서 포집한 대기표본에서 헬륨을 검출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에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에서 외부로 새어나간 방사성 핵종들은 지극히 적은 분량이어서 드넓은 동해 상공에서 포집한 대기표본에서 헬륨을 검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만 그런 게 아니라, 2013년 2월 12일 조선이 제3차 핵시험을 진행한 직후에도 미국은 동해 상공에 출동시킨 WC-135W가 포집해온 대기표본을 분석하였으나 방사성 핵종을 검출하지 못했다.  

미국이 조선의 핵탄시험이나 수소탄시험에서 방출된 방사성 핵종을 검출하지 못하는 까닭은, 조선이 환경오염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핵시험장을 특수공법으로 건설하면서 환경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방출되지 않도록 완벽한 차단장치를 갱도에 설치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헬륨을 검출하지 못하고 쩔쩔매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이 수소탄시험이었는가 아니면 핵탄시험이었는가를 조선의 외부에서 판별할 두 가지 과학적인 증거 가운데 헬륨검출작업이 허사로 끝나게 될 것이므로, 과학적 증거로 남는 것은 인공지진파뿐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미국지진연구협의회 연구원이 작성한 것인데, 조선이 진행한 3차례의 핵시험 및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각각 발생한 인공지진파가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되었다. 중앙에 보이는 검은색 파형은 2006년 제1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것이고, 청록색 파형은 2009년 제2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것이고, 노란색 파형은 2013년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것이고, 붉은색 파형은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노란색 파형과 붉은색 파형이 거의 겹쳐져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것은 2013년 핵시험에서 발생한 파형과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파형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그런데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의 인공지진파를 조선의 외부에서 측정하였더니, 뜻밖의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2016년 1월 6일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파의 진폭과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파의 진폭이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인공지진강도는 폭발위력을 말해주는 것이므로, 2016년의 수소탄시험과 2013년의 핵탄시험에서 인공지진강도가 서로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말은 폭발위력도 비슷하다는 뜻이다.

수소탄(핵융합탄)의 폭발에너지는 메가톤급이고, 핵탄(핵분열탄)의 폭발에너지는 킬로톤급이다. 1메가톤은 TNT 100만톤이 폭발할 때 나오는 에너지와 같고, 1킬로톤은 TNT 1,000톤이 폭발할 때 나오는 에너지와 같으므로, 1메가톤급 수소탄이 폭발하면 1킬로톤급 핵탄보다 1,000배나 더 강한 폭발에너지가 발생하게 된다.

조선이 2006년 10월 9일에 진행한 제1차 핵시험의 폭발에너지가 약 1킬로톤이었으므로, 이번에 진행한 수소탄시험에서는 그 폭발에너지보다 1,000배 더 강한 1메가톤급 폭발에너지가 나오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 진행된 수소탄시험의 폭발에너지는 2013년에 진행된 핵탄시험의 폭발에너지와 비슷하게 나왔으니, 풀기 힘든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조선에 대한 혐오감을 가진 사람들은 그런 수수께끼 같은 현상을 제멋대로 해석하면서, 조선은 이번에 수소탄시험이 아니라 2013년과 똑같은 핵탄시험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런 주장과 정반대의 주장도 나올 수 있다.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이 수소탄시험이므로, 2013년 2월 12일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도 사실은 핵탄시험이 아니라 수소탄시험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2015년 12월 14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핵융합시험 5년 뒤 핵융합탄미사일 등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조선이 2006년 10월 핵탄시험을 하였고, 2009년 5월 증폭핵분열탄시험을 하였고, 2013년 2월 수소탄시험을 하였다고 논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은 2013년 2월에 제3차 핵시험을 하였고, 이번에 첫 수소탄시험을 하였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으므로, 이 글에서는 조선의 공식발표를 존중하면서 이번에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파를 분석적으로 고찰하려고 한다.


2. 5.1 규모의 인공지진파와 50킬로톤급 폭발에너지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강도에 대해서는 지하핵시험장에 설치된 계측장비로 그것을 측정한 조선만이 알고 있는데, 조선은 폭발에너지강도가 얼마나 되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강도를 측정한 자료에 근거하여 폭발에너지강도를 추산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인공지진강도를 측정한 자료를 가지고 폭발에너지강도를 추산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인공지진파가 방사될 때 지형이나 지질에 따라 그 진폭이 변형되기 때문에 측정소의 위치나 측정기의 성능에 따라 측정값이 다르게 나오는데다가, 인공지진피해를 우려한 나머지 폭발에너지를 억제하는 특수공법으로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하고, 갱도를 견고한 차단물질로 완전히 밀폐한 경우 인공지진파의 진폭이 실제보다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진전문가들 가운데는 지하핵시험장에서 폭발한 핵탄의 폭발에너지 가운데 약 0.5%만 방사지진에너지로 전환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만탑산에 건설되었는데, 해발고가 2,205m인 그 산은 흙산이 아니라 화강암층이 발달된 돌산이다. 토양층을 파고 들어가는 것보다 암석층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몇 배나 더 힘든데도, 조선이 굳이 돌산에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한 까닭은 국토가 비좁은 조선에서 핵탄시험이나 수소탄시험을 진행할 때 발생하는 인공지진피해를 극력 방지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은 우물형으로 곧게 파내려간 수직갱이 아니라 달팽이형으로 굽이굽이 돌아가며 파낸 수평갱이다. 우물형 수직갱을 곧게 파내려가는 것보다 달팽이형 수평갱을 굽이굽이 파내는 것이 몇 배나 더 힘든데도, 조선이 굳이 달팽이형 수평갱을 파내어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한 것은 국토가 비좁은 조선에서 핵탄시험이나 수소탄시험을 진행할 때 발생하는 폭발에너지를 억제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조선예술영화 '내가 본 나라' 제4부에 나오는 조선의 지하핵실험장 통제실을 가상한 장면이다. 그 영화는 2009년 5월 25일 조선이 진행한 제2차 핵시험을 배경으로 하여 촬영된 것인데, 위의 화면에 나타난 것처럼 지하핵시험장이 달팽이형으로 생긴 긴 갱도로 건설되었고, 모두 10개의 갱도차폐문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이 만탑산 암석층을 뚫고 들어가 달팽이형 수평갱을 파내어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한 것은 국토가 비좁은 조선에서 핵탄시험이나 수소탄시험이 진행될 때 발생하는 폭발에너지를 억제하여 인공지진피해를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지난 시기 5대 핵강국들도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하는 인공지진피해를 우려한 나머지, 사막이나 태평양 한 복판에서 수소탄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자기 땅에 사막도 없고, 태평양에 나가서 수소탄시험을 진행할 형편도 되지 못하는 조선으로서는 자기의 비좁은 국토에서 수소탄시험을 진행할 때 폭발에너지가 외부에 방사되는 것을 극력 억제하는 방법으로 지진피해를 방지하여야 하였다.

조선은 이전에 진행한 세 차례의 핵시험에서 계속 사용해온 갱도를 이번에 다시 사용하지 않고, 수소탄시험을 위해 별도로 굴설한, 이전 갱도에서 얼마 떨어진 새로운 갱도를 이번에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이전에 사용한 갱도보다 지진피해방지조치를 더욱 보강한 갱도에서 수소탄시험을 안전하게 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조선의 수소탄시험은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것으로 하여 “주위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였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핵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강력한 폭발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수소탄을 시험할 때 방사되는 폭발에너지를 지난번 핵시험에서 억제한 것보다 더 강하게 억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진행하였을 때, 세계 각지의 측정소들이 각기 측정한 인공지진파는 조선의 지진피해방지조치에 의해 억제된 것이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조선의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강도를 측정한 값은 각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게 나왔는데, 그 중에서 신뢰도가 가장 높은 것은 미국지질조사국(U.S. Geographical Survey)이 발표한 측정값 5.1이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도 그와 같은 측정값을 발표하였으니, 5.1이라는 측정값에 대한 신뢰도가 한층 더 높아진다.

그에 비해, 한국기상청은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강도를 언론에 공개하기 전에 먼저 청와대에 보고하였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가공처리된 측정값을 뒤늦게 언론에 공개하였다가, 다른 나라 측정소들에서 발표한 측정값들보다 너무 낮게 하향조정되었음이 드러나자 두 차례나 상향조정하는 이상한 행동을 하였으므로 그들이 발표한 측정값을 믿기 힘들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미국지질조사국이 발표한 인공지진강도 측정값을 사용한다.

미국지질조사국은 2013년 2월 조선의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강도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5.1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므로, 미국지질조사국의 측정결과에 따르면 이번 수소탄시험의 인공지진강도와 제3차 핵시험의 인공지진강도는 서로 같다.

지진강도를 나타내는 리히터 규모(Richter Scale)와 폭발에너지를 나타내는 킬로톤(kiloton)의 상관관계를 표시한 켈리킬로톤지표(Kelly Kiloton Index)에 따르면, 이번 수소탄시험과 제3차 핵시험에서 똑같이 나타난 인공지진강도 5.1에 상응하는 폭발에너지는 TNT 45킬로톤의 폭발에너지와 같다. 인공지진파 측정값과 켈리킬로톤지표를 대조하면, 이번 수소탄시험의 폭발에너지와 제3차 핵시험의 폭발에너지는 똑같이 45킬로톤의 폭발에너지인 것이다.

▲ <사진 4> 이 사진은 <연합뉴스>가 중국 텔레비전 보도방송 화면을 전재한 것인데, 조선의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지진에너지가 방사되었을 때 중국 동북지방의 옌지(연길)에 있는 어느 학교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진동위험을 피해 교사 밖으로 대피한 장면이다. 그 진동은 조선의 핵시험장에서 400여 km나 떨어진 단둥(단동)에서도 느껴졌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이번 수소탄시험이 2013년 핵탄시험보다 더 큰 폭발에너지를 발생시켰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하지만,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가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보다 좀 더 강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파보다 더 강력한 인공지진파가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하였다는데 있다. 이를테면, 이번에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진행하였을 때, 중국의 옌지시, 훈춘시, 창바이현 등에서 인공지진파에 의한 강한 진동이 일어났으며, 조선의 핵시험장에서 400여 km나 떨어진 단둥에서도 그 진동이 느껴졌다. 조선에 인접한 중국 동북지방 각지에서 그처럼 강한 진동이 있었으므로, 함경북도와 량강도에서는 그보다 더 강한 진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 4> 이런 사실을 생각하면,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는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45킬로톤급 폭발에너지보다 조금 더 강한 50킬로톤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50킬로톤의 폭발에너지는 TNT 5만톤이 폭발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폭발에너지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조선이 이번에 진행한 수소탄시험은 50킬로톤급 수소탄을 폭발시킨 시험이었다.

만일 조선이 50킬로톤급 폭발에너지보다 더 강력한 수소탄을 시험하였다면, 조선 북부지역에 있는 도시들과 조선에 인접한 중국 동북지방의 도시들에서 건물붕괴사태가 일어났을 것이다. 조선이 수소탄의 폭발에너지를 50킬로톤급으로 제한하였던 까닭이 거기에 있다.

3. 여섯 번째 수소탄보유국이 등장하였다

수소탄이 폭발하면 최소 1메가톤급 이상의 초강력한 폭발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렇다면 1메가톤급 수소탄의 폭발에너지를 2만분의 1로 축소시킨 50킬로톤급 수소탄도 존재할 수 있을까? 미국이 1960년대 초에 만든 B28 계열의 수소탄 4종 가운데 제3종의 수소탄이 70킬로톤급 수소탄이다. 미국이 55년 전에 70킬로톤급 수소탄을 만들었다면, 오늘 고도로 발전된 핵공학기술을 가진 조선이 50킬로톤급 수소탄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조선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선의 핵공학기술수준을 너무 과소평가하지만, 조선은 이미 15년 전에 핵융합기술을 개발할 정도로 핵공학기술의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다.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정확히 인식하려면, 그와 관련하여 조선정부가 수소탄시험 당일에 발표한 성명을 분석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대한 가장 정확한 설명이 그 성명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성명을 읽어보지도 않고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거론하는 것은 무지와 편견이 빚어낸 횡설수설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그 성명을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첫째, 그 성명에 따르면, 2016년 1월 6일 조선에서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첫 수소탄시험이라는 말은 제1차 수소탄시험이라는 뜻이므로, 조선은 필요한 경우 제2차, 제3차 수소탄시험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핵무력증강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룩한 조선이 핵탄시험단계에서 수소탄시험단계로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둘째, 그 성명에 따르면,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이번 시험에서 정확히 확증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수소탄이라고 간단히 쓰지 않고, 수소탄이라는 말 앞에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을까? 시험용 수소탄을 새롭게 개발하였다는 말은 수소탄을 이번에 처음 개발하였다는 뜻이 아니라, 기존 수소탄과 구분되는 시험용 수소탄을 이번에 새로 개발하였다는 뜻이다. 이번에 시험용 수소탄을 개발하였다면, 이전에 이미 작전용 수소탄을 개발하여 실전배치해놓은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작전용 수소탄을 가진 조선은 이번 폭발시험에 사용하기 위해 시험용 수소탄을 새로 개발한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2016년 1월 10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수소탄시험을 성공시킨 핵과학자, 기술자, 군인건설자, 노동자, 당일군들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청사로 불러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은 조선이 전 세계에서 여섯번째 수소탄보유국으로 등장하였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셋째, 그 성명에 따르면, 조선은 이번 시험에서 “소형화된 수소탄의 위력을 과학적으로 해명하였다”는 것이다. 조선이 이번 폭발시험에서 사용하려고 새로 개발한 시험용 수소탄은 소형화된 수소탄이다.
수소탄을 소형화하였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수소탄의 크기를 탄도미사일 탄두부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작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물체의 크기가 작아지면 당연히 무게도 가벼워진다.

또한 수소탄을 소형화하였다는 말은 크기를 작게 만들고 무게를 가볍게 만들었다는 뜻만이 아니라, 폭발에너지를 축소시켰다는 뜻도 지닌다. 핵탄이나 수소탄의 폭발에너지를 축소시키는 것을 열화(劣化)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번에 조선은 폭발에너지를 축소시킨 열화수소탄을 폭발시험에 사용한 것이다. 2016년 1월 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培 晉三)는 조선이 수소탄시험에 사용한 수소탄이 통상적인 수소탄보다 폭발규모를 억제한 수소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이 수소탄의 폭발에너지를 억제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이 1메가톤급 수소탄을 실전배치하기 시작한 때는 1960년이고, 소련이 1메가톤급 수소탄을 실전배치하기 시작한 때는 1964년이다. 
미국은 1958년에 미국-영국상호방위협정을 맺어 1메가톤급 수소탄을 만드는 첨단기술을 영국에 전수해주었다. 그리하여 영국도 1960년대 초반부터 미국산 1메가톤급 수소탄을 모방생산할 수 있었다.

5대 핵강국들 가운데 수소탄을 늦게 만든 나라는 중국과 프랑스다. 1967년 6월 17일 중국이 진행한 자기의 첫 수소탄시험에서 3.3메가톤급 폭발에너지가 발생하였다. 1968년 8월 24일 프랑스가 진행한 자기의 첫 수소탄시험에서 2.6메가톤급 폭발에너지가 발생하였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98년 5월 11일 인도가 200킬로톤급 수소탄을 시험하였지만 45킬로톤의 폭발에너지밖에 나오지 않아 실패하였다.

미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1메가톤급 수소탄을 만들어 실전배치한 때로부터 약 반세기가 지난 뒤에 조선도 자력으로 1메가톤급 수소탄을 개발하여 실전배치하였고, 이번에 수소탄시험을 진행하여 수소탄보유사실을 세상에 공개하였다. 조선은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수소탄보유국이 된 것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핵탄개발→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핵융합기술개발→증폭핵분열탄개발→수소탄개발로 이어진 장장 30여 년에 걸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력으로 헤쳐온 조선의 핵무력증강의 장정은 마침내 김정은 시대에 종착지에 도달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6> 조선의 수소탄시험과 관련하여 조선정부가 발표한 성명을 읽어보면, 조선은 기존 수소탄과 구분되는 시험용 수소탄을 이번에 새로 개발하여 폭발시험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작전용 수소탄을 가진 조선은 이번 폭발시험에 사용하기 위해 시험용 수소탄을 별도로 개발한 것이다. 조선이 보유한 작전용 수소탄은 탄두화되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대지탄도미사일에 장착되었다. 위의 사진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행진에 등장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를 촬영한 것인데, 그 미사일 탄두부에 수소탄두가 장착된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4. 현 위기국면이 지적하는 다섯 가지 사실

조선을 포함한 6대 핵강국들이 보유한 수소탄은 핵탄보다 100배, 1,000배 더 강한,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가진 최종병기다. 조선은 그런 수소탄을 어디에 쓰려고 만들었을까? 두말할 나위 없이, 조선이 자기의 주적인 미국과 최후결전을 벌일 때 쓰려고 수소탄을 만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의 수소탄은 그들이 계획한 반미결전의 마지막 순간에 쓰일 가장 강력한 공격수단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의 수소탄은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하기 때문에 조선이 계획한 최후결전에서만 쓰일 것이다.

조선이 자력으로 개발한 1메가톤급 수소탄은 탄두화된 수소탄두다. 수소탄두는 조선이 2015년에 공개한 최신전략무기들인 화성-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북극성-1호 잠대지탄도미사일에 각각 장착되었다. 화성-14호나 북극성-1호는 조선의 최후결전에서 미국 본토 타격에 사용될 가장 강력한 전략무기들이다. <사진 6>

군사학의 논법으로 말하면, 최후결전에서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을 동시격파하기 위한 공격에 나섰을 때, 조선에 대한 미국의 보복핵공격기도를 좌절시킬 억제수단이 바로 조선의 수소탄인 것이다. 조선이 보유한 다른 무기들은 수소탄만큼 확실한 억제수단으로 되지 못한다.

그런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후결전의 마지막 억제수단으로 쓰일 수소탄을 보유하였음을 2015년 12월 10일에 공식적으로 언명하였고, 수소탄시험을 진행하라는 명령을 12월 15일에 하달한 까닭은, 최후결전이 임박하였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만일 최후결전이 임박하였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면, 조선이 이제껏 최후결전의 마지막 억제수단으로 비장해온 수소탄을 굳이 세상에 공개하여 자기 핵무력의 결정적인 부분을 외부에 노출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전쟁은 아무 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적대관계에서 일어난 사소한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때, 바로 그럴 때 전쟁이 일어나는 법이다. 2015년 8월 한반도에서 일어난 8월위기사태는 적대관계에서 일어난 사소한 사건이 어떻게 급속히 확대되어 전쟁재발위험을 격화시켰는지를 체험하게 해준 계기였다. 비무장지대 지뢰폭발사건→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재개→한국군의 비무장지대 포격사건→조선인민군의 전쟁태세돌입으로 이어진 일련의 증폭된 위기사태는 한반도의 위태로운 정전상태가 갑작스럽게 무너질 수 있음을 말해주었다. 8월위기사태는 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 중단조치로 전쟁재발위험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래에 서술한 몇 가지 중대한 이유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8월위기사사태 당시의 사정과 다르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한국군이 확성기방송을 사용하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8.25합의 이전의 위기사태로 되돌아갔다고 보도하였지만, 8월위기사태로 되돌아간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미증유의 위험 속에 빠졌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아래와 같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비난하고, 확성기방송을 사용하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문화일보> 2016년 1월 8일 보도에서 한국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지적한 것처럼, 대북확성기방송은 단순한 대북방송이 아니라 일종의 군사작전이다. 8월위기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확성기방송을 사용하는 대북심리전은 조선을 심히 자극하여 도화선에 불을 당기는 듯한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일보> 2016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이 확성기방송을 사용하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하자 조선인민군 최전방부대들은 즉각 경계태세에 돌입하였고, 한국군 최전방부대들도 최고경계태세에 돌입하였다.
한국군의 대북심리전 재개가 오죽 위험천만한 행동으로 보였으면, 얼마 전 일본을 방문 중인 영국 외무장관도 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 재개에 대해 우려하면서 자제를 촉구하였겠는가.

둘째, 2016년 1월 10일 서태평양의 미국령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52 전략폭격기 1대가 오산미공군기지 상공까지 장거리를 비행하고 괌으로 돌아갔다. 미국과 최후결전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조선이 여섯 번째 수소탄보유국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만 볼 수 없었던 미국은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으로 출동시켜 조선을 위협하려고 한 것이다. <사진 7>

▲ <사진 7> 2016년 1월 10일 오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소탄시험을 성공시킨 핵과학자, 기술자, 군인건설자, 노동자, 당일군들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청사로 불러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었을 때, 오산미공군기지 상공에 미공군 B-52 전략폭격기 한 대가 호위기를 거느리고 나타났다. 위의 사진은 <국방일보>에 실린 현장보도사진이다.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그 전략폭격기는 오산미공군기지 상공까지 장거리를 왕복비행하면서 조선을 위협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조선은 미국의 핵공격을 막아내고, 보복핵공격으로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미공군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에 대해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 자주시보

그러나 내막을 파헤치면 한국의 언론보도와는 다른 실상이 드러난다. 조선은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조선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지 못했던 지난 시기에는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이 조선에게 위협적이었지만, 조선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게 된 이후에는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이 조선에게 위협적이지 않다.

그것만이 아니라,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B-52 전략폭격기를 동중국해 상공에서부터 감시, 추적할 수 있는 장거리탐지레이더가 조선인민군에게 있고,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비행체를 격추할 수 있는 최첨단 장거리지대공미사일 번개-6이 조선인민군에게 있고, 무전파초저공비행으로 B-52 전략폭격비행대를 요격할 비행사결사대가 조선인민군에게 있으므로, 조선은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조선을 위협해보려는 미국의 의도는 크게 빗나간 것이며, 조선이 미국의 호전성을 비난할 구실을 주는 역효과만 불러오게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미국이 그런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킬 수밖에 없는 까닭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대해 극도로 반발하는 한국과 일본의 안보불안감을 덜어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오늘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은 자기들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을 의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이 대미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알 수 없다.

셋째, 미국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유엔안보리로 끌어갔고, 유엔안보리는 조선에 대한 추가제재를 결정할 것이다.
유엔안보리가 조선에 대한 추가제재를 결정하면, 조선은 그에 대한 응징조치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에도 조선은 유엔안보리가 자기에 대한 추가제재를 결정할 때마다 응징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유엔안보리의 대북추가제재에 대한 조선의 응징조치는 실행준비를 끝내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명령을 기다리는 위성발사를 전격적으로 단행하는 것이다. 조선이 위성을 발사하면, 미국은 조선의 위성발사를 유엔안보리로 끌어갈 것이며, 유엔안보리는 조선에 대한 또 다른 추가제재를 결정할 것이다.

한국군이 확성기방송으로 대북심리전을 재개하고, 미국군이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을 감행한 가운데, 유엔안보리의 대북추가제재가 연쇄적으로 반복되면, 8월위기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심각한 전쟁재발위험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미국은 해마다 3월초부터 4월말까지 강행해온 ‘키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올해도 강행할 것이다. 미국은 특히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더 증강된 대북타격수단들을 동원하여 조선을 심히 자극할 것이다. 이것은 조선을 최후결전으로 떠미는 행동이나 마찬가지다.

다섯째, 이전에 발표된 나의 글들에서 여러 차례 논한 것처럼, 조선은 결전준비를 완료하고 결정적인 기회를 기다려왔다. 이를테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이 진행한 2015년 12월 23일의 쌍방실동훈련과 2016년 1월 4일의 포사격경기는 조선이 결전준비를 완료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만일 미국을 비롯한 조선의 적대세력들이 위에 서술한 것처럼 극단적인 대북적대행동을 계속 감행하는 경우, 조선은 그들이 기다려온 최후결전의 결정적인 기회가 마침내 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지난해 8월위기사태 당시에 조선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했지만, 올해 그보다 더 심각한 위기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조선은 전시상태에 돌입할 것으로 예견된다. <사진 8>

▲ <사진 8> 2016년 1월 9일 미국을 비롯한 조선의 적대국들이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빌미로 대북적대행동의 강도를 차츰 높이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새해를 맞아 인민무력부를 축하방문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날 인민무력부 회의실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혁명 앞에 조성된 복잡한 정세에 대하여 통보해주시"고, 조선의 수소탄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조치"라고 하면서 "올해 인민군대사업에서 틀어쥐고나가야 할 중심과업"을 제시하였다.     © 자주시보

조선이 요구한 평화협정 체결을 거부한 미국의 전략적 오판은 조선의 수소탄이 미국의 존립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불가역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하여 철지난 6자회담 재개설을 되뇌이던 미국에게 지금 남은 것은 뼈저린 후회와 미증유의 패배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비난하면서 언급한 ‘값비싼 대가’는 그가 적대시하는 조선이 아니라 그가 철석같이 믿는 미국이 치루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마지막 비밀병기까지 세상에 공개한 조선에게 지금 남아있는 선택의 길은 최후결전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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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5

남포 앞바다에 전개된 10-10-12 돌격대형의 정체

[한호석의 개벽예감](186)
자주시보 2016년 01월 04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에 접근한 3t급 쾌속정
2. 쎄라즈-1 쾌속정에 장착된 107mm 11관 방사포
3. 미해군 제5함대는 왜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가?
4. 남포 앞바다에서 고속돌진하는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
5. 87척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의 출현
6. 소형화, 고속화, 민첩화, 화력강화, 무인화된 ‘불소나기 화력’


1.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에 접근한 3t급 쾌속정

지난해 한반도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분단과 정전이 산생시킨 정치군사대결과 전쟁재발위험이다. 한반도의 분단과 정전이 장기화되면서 정치군사대결과 전쟁재발위험이 일상사처럼 밀려오고 밀려가는 바람에 이제는 사람들을 무감각하게 만들었지만, 그런 대결과 위험 이상으로 나라의 현실과 민족의 운명을 옥죄는 긴박한 요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극도의 전쟁재발위험이 몰아쳤던 8월위기사태에 다시 눈길이 멎는다. 나는 8월위기사태의 진상을 논하는 두 편의 글을 2015년 8월 31일과 9월 7일에 각각 <자주시보>에 실었으므로 그에 대해 재론하지 않지만, 심각하기 이를 데 없었던 8월위기사태 이후 조선에서 어떤 군사활동이 벌어졌는가 하는 문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8월위기사태 이후 조선에서 어떤 군사활동이 벌어졌는가 하는 것은, 전쟁재발위험이 상존하는 한반도의 현 정세를 인식하는데서 중요한 문제로 된다.

*참조: 2015년 8월 위기사태 관련 한호석 소장 글 2편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3414

8월위기사태의 충격이 사라지기 전에 조선이 진행한 대규모 군사활동들 가운데는 언론에 보도하지 않고 진행한 비공개 군사활동도 있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으니, 조선에서 그런 대규모 군사활동이 진행되었는지를 외부에서 알 수 없었고, 조선을 24시간 감시하는 미국만 정찰위성망을 통해 그 군사활동을 지켜보았을 뿐이다.

이 글에서 나는 한반도처럼 전쟁재발위험이 상존하는 호르무즈해협에서 2015년 말에 일어난 사건을 살펴보면서, 8월위기사태 이후 조선에서 진행된 대규모 군사활동에 대해 서술하려고 한다. 경험은 비교분석방법이 현상을 넘어 본질을 만나는 지름길들 가운데 하나임을 가르쳐주는데, 이란혁명수비군과 미해군 제5함대가 대치한 호르무즈해협의 형세와 조선인민군과 미해군 제7함대가 대치한 한반도 동서해의 형세를 비교하면, 국제사회에 ‘무적함대’로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미해군 함대의 치명적 허점을 엿볼 수 있다. 

2015년 12월 29일 미국 텔레비전방송매체 <NBC>가 미국중부사령부 대변인의 발언과 미해군 제5함대의 성명을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5년 12월 26일 미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USS Harry S. Truman)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버클리호(USS Bulkeley), 프랑스 해군 호위함 프로방스호(FS Provence)로 편성된 미국-프랑스 연합함대가 인도양에서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기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지날 때,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연합함대 쪽으로 접근하여 불과 1.3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근거리에서 느닷없이 방사포 2발을 쏘았다는 것이다. 당시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은 미국-프랑스 연합함대를 향해 방사포를 쏜 것은 아니었지만, 해상기동훈련 도중 근거리에서 방사포를 발사하였다는 것이다. 미국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의 그런 행동이 “매우 도발적”이라고 비난하였다. <사진 1>

▲ <사진 1> 2015년 12월 26일 미해군 제5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버클리호, 그리고 프랑스 해군 소속 호위함 프로방스호로 편성된 미국-프랑스 연합함대가 인도양에서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기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지날 때,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연합함대 쪽으로 접근하였다. 이 사건을 놓고, 미국과 이란이 설전을 주고받았다. 위의 사진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 일대를 작전구역으로 삼은 미해군 제5함대에 소속된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를 촬영한 것이다.     ©자주시보

그러나 <NBC>가 위와 같은 방송보도를 내보낸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2015년 12월 31일 이란혁명수비군 대변인은 그 보도내용을 전면 부정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미국중부사령부가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의 해상기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이 있었다고 주장한 그 주간에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혁명수비군은 해상기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란혁명수비군 대변인은 미국이 있지도 않은 사건을 날조하여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미국중부사령부는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해상기동훈련과 실탄사격연습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이란수비혁명군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하였으니,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는 것일까?

▲ <사진 2> 인도양과 페르시아만이 통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의 국제통행수역은 폭이 3.2km밖에 되지 않는 매우 비좁은 수로다. 그처럼 비좁은 수역에서 미해군 제5함대 함선들과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조우하는 경우 상호거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자주시보


2. 쎄라즈-1 쾌속정에 장착된 107mm 11관 방사포

상충되는 양측의 주장 가운데 어느 것이 진실인지 밝히려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인도양과 페르시아만이 통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은 기역자로 꺾어지는 매우 비좁은 해협인데, 그 해협에서 가장 비좁은 수역은 폭이 33.8km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폭이 3.2km인 충돌방지수역까지 양쪽 해안지대에 각각 설정되었다. 그래서 그 해협의 국제통행수역은 폭이 3.2km로 축소되었다. 그처럼 비좁은 통행수역에서 미해군 제5함대 함선들과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조우하는 경우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둘째, 미해군 제5함대 함선들이 호르무즈해협의 비좁은 통행수역을 통과할 때마다 이란혁명수비군은 경계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그 해협을 지키는 이란혁명수비군 해군은 그 해협을 통과하는 미해군 제5함대 함선들에 대한 해상경계태세를 늦출 수 없다. 2015년 12월 26일 해리 트루먼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미국-프랑스 연합함대가 그 해협을 통과할 때,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들이 그 연합함대에 접근한 것은 실탄사격연습을 동반한 해상기동훈련이 아니라 단순한 해상경계활동이었다. 

▲ <사진 3> 이란은 영국이 첨단엔진제작기술로 만들어낸 칼날주자 51이라는 비군사용 쾌속정을 수입하여 역설계공정을 거친 끝에 자체 기술로 무장쾌속정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위이 사진에 보이는 쎄라즈-1 쾌속정이다. 이란은 2011년부터 이 무장쾌속정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하였고, 그 무장쾌속정들로 편성된 쾌속정대를 창설하여 호르무즈해협에 실전배치하였다.     ©자주시보

셋째, 미국중부사령부와 미해군 제5함대가 미국-프랑스 연합함대에게 “매우 도발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비난한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은 <사진 3>에 보이는 쎄라즈(Seraj)-1 쾌속정이다. 이란은 영국이 첨단엔진제작기술로 만들어낸 칼날주자(Bladerunner) 51이라는 비군사용 쾌속정을 수입하여 역설계공정을 거친 끝에 자체 기술로 무장쾌속정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쎄라즈-1 쾌속정이다. 쎄라즈-1 쾌속정에는 107mm 11관 방사포 1문과 12.7mm 중기관총 1정이 장착되었는데, 2011년부터 그 무장쾌속정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한 이란은 그 무장쾌속정들로 편성된 쾌속정대(speedboat fleet)를 창설하였다. 

▲ <사진 4> 쎄라즈-1 쾌속정에는 107mm 11관 방사포 1문과 12.7mm 중기관총 1정이 장착되었다. 그 방사포는 1발씩 수동으로 쏘는 게 아니라 11발이 자동으로 연속발사되는 것이다. 쎄라즈-1 쾌속정은 시속 137m로 달릴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쾌속정이다.     ©자주시보

그런데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쎄라즈-1에 장착된 107mm 11관 방사포는 1발씩 수동으로 쏘는 게 아니라 11발이 자동으로 연속발사되는 것이다. 2발만 쏘는 2관 방사포는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미국중부사령부와 미해군 제5함대는 사건현장에 있었던 쎄라즈-1 쾌속정의 107mm 11관 방사포에서 2발만 발사되었다고 주장하였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주장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사건현장에 있었던 쎄라즈-1 괘속정들은 미해군 제5함대 함선들이 그 수역을 지날 때마다 언제나 그러해왔듯이 해상경계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 방사포를 발사하며 상대를 위협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가 사건현장에서 방사포를 전혀 발사하지 않았는데도, 미국중부사령부와 미해군 제5함대는 방사포 2발이 발사되었다고 우기면서 이란이 도발행동을 중지해야 한다는 얼토당토하지 않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가 방사포를 발사하지 않았는데도 발사하였다고 우기면서 도발행동을 중지하라고 요구한 미국중부사령부와 미해군 제5함대의 억지주장은, 그들이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얼마나 경계하고 있는지를 잘 말해준다.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을 내세우며 이른바 ‘무적함대’라고 자처해오는 미해군 제5함대가 무장장비라고 해야 방사포와 중기관총밖에 없는 쾌속정대를 그처럼 극도로 경계하는 것은 언뜻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3. 미해군 제5함대는 왜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가?

미국중부사령부 대변인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그날 사건현장에서 해리 트루먼호에 접근한 쎄라즈-1 쾌속정들은 “몇 척 되지 않는다(handful)”고 하였으니, 해상경계활동에 나섰던 쎄라즈-1 쾌속정은 불과 4~5척에 지나지 않았다.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 9,200t급 구축함, 6,000t급 호위함으로 편성된 거대한 연합함대와 3t급 쾌속정 4~5척으로 편성된 소규모 쾌속정대는 무장력에서 서로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 그런 까닭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거대한 연합함대가 소형 쾌속정 몇 척이 옆에서 따라오는 것을 그냥 무시해버리고 제 갈 길이나 가면 되지 않았는가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 미해군 제5함대의 사정은 전연 딴판이다. 미해군 제5함대가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극도로 경계하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의 밑바닥에는 주목할 만한 사연들이 깔려있다.  

첫째, 쎄라즈-1 쾌속정은 최고항속이 시속 137k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쾌속정이다. 미해군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연안전투함에 장착된 미사일, 함포, 속사포는 시속 137km로 돌진해오는 아주 작은 해상이동표적을 격침시키지 못한다. 미해군 제5함대가 그처럼 빠른 속도로 돌진해오는 쎄라즈-1 쾌속정을 격침시키려면 해상작전헬기를 출동시켜 로켓포 공격을 들이대야 하는데, 비좁은 호르무즈해협 상공에 해상작전헬기를 띄우는 것은 이란혁명수비군의 대공미사일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되는 꼴이므로 그렇게 할 수도 없다.  

▲ <사진 5> 이란은 비대칭무기들을 여러 종 만들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위의 사진에 보이는 1인승 비행정 바바르-2다. 이란은 이 비행정 20척으로 편성된 비행정대를 창설하였다. 전시에 바바르-2 비행정 20척은 교전상대의 방공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 지정된 타격대상을 향해 20발의 미사일을 초저공에서 발사하게 된다.     ©자주시보

둘째, 이란혁명수비군이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무기를 갖지 못했던 지난 시기에 그들은 기뢰를 실은 쾌속정을 몰고 항공모함으로 돌진하는 자폭공격을 연습하였지만, 지금 그들의 항모공격전술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교전상대의 감시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는 1인승 바바르(Bavar)-2 비행정(flying boat) 20척으로 편성된 비행정대가 돌진하면서 20발의 미사일을 초저공에서 발사하고, <사진 6>에서 보는 것처럼 쎄라즈-1 쾌속정 60척이 초고속으로 돌진하며 107mm 방사포 660발을 해상에서 발사하여 항공모함의 방어망을 교란시키는 사이에 <사진 7>에서 보는 것처럼 쾌속정대 바로 뒤에서 나타난 졸파가르(Zolfaghar) 미사일쾌속정 10척이 20발의 대함미사일을 발사하고, <사진 8>에서 보는 것처럼 수중에서 접근한 가디르급(Ghadir-class) 잠수정 5척이 533mm 중어뢰 10발을 발사하여 미해군 항모강습단을 완파, 격침하는 놀라운 공중-해상-수중 3차원 공격전술을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 6> 이 사진은 쎄라즈-1 쾌속정 60척이 초고속으로 돌진하고 그 뒤에서 졸파가르 미사일쾌속정 10척이 고속으로 돌진하는 해상공격연습장면이다. 이란혁명수비군의 쾌속정대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60척의 쾌속정과 10척의 미사일쾌속정으로 편성되었다. 전시에 그 쾌속정대는 타격대상을 향해 107mm 방사포 660발과 대함미사일 20발을 무더기로 발사하게 된다.     ©자주시보


▲ <사진 7> 이 사진은 이란이 새로 개발하여 실전배치한 졸파가르 미사일쾌속정의 해상기동장면이다.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에 이 미사일쾌속정 10척이 배속되었다. 이 미사일쾌속정에는 코싸르 대함미사일 2발이 장착되었다.     © 자주시보

▲ <사진 8> 이 사진은 이란이 건조한 가디르급 잠수정들이 해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기동하는 장면이다. 이 잠수정들에는 533mm 중어뢰가 2발씩 장착되었다. 전시에 이 잠수정들은 쾌속정대와 함께 미해군 항모강습단을 공격하는 수중작전에 나서게 된다.     © 자주시보

▲ <사진 9> 이 사진은 2015년 10월 5일 남포 앞바다에서 돌진하는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를 촬영한 위성사진이다. 이 사진은 2015년 12월 7일 미국의 대북정보분석 웹싸이트 <엔케이 뉴스(NK News)>에 실려 세상에 알려졌다. 이 위성사진에 나타난 해상이동물체는 모두 32개인데, 그것은 조선이 첨단군사과학기술로 만들어낸 무인쾌속정들이다. 이 위성사진은 조선인민군이 무인쾌속정 32척으로 편성된 무인쾌속정대를 운용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 무인쾌속정에는 미해군 구축함을 그 자리에 격침시킬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자폭형 장갑관통폭탄이 실렸다. 이 무인쾌속정대는 마치 기러기떼가 세 개의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것 같이 보이는 10-10-12형으로 고속돌진하여 적함에 충돌, 자폭하는 위력적인 해상공격무기다.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무인쾌속정이므로, 조선인민군은 아군의 인명손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자주시보


4. 남포 앞바다에서 고속돌진하는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

매우 특이한 장면이 나타난 <사진 9>에 문득 눈길이 멎는다. 미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이 사진은 2015년 12월 7일 미국의 대북정보분석 웹싸이트 <엔케이 뉴스(NK News)>에 실린 것이다. 그 위성사진은 호르무즈해협에서 돌진하는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 2015년 10월 5일 남포 앞바다에서 돌진하는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를 촬영한 것이다. 이 위성사진이 실린 글을 공동집필한 네덜란드 군사전문가 두 사람은 위성사진에 나타난 32개의 해상이동물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 정체불명의 해상이동물체는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고속공격정보다 크기가 훨씬 작아 보이고, 이란혁명수비군이 보유한 쎄라즈-1 쾌속정보다도 조금 더 작아 보인다. 3t급 쾌속정보다 더 작은 초소형 해상이동물체는 무엇일까? 네덜란드 군사전문가 두 사람은 그 초소형 해상이동물체의 정체를 알 수 없었던 나머지, 1인승 제트스키(jet ski)라고 추측하였다. 하지만 1인승 제트스키는 한여름 피서지에서 타는 해상오락기구이므로, 무기화할 수 있는 기동수단으로 변신되지 않는다. 

위성사진에 나타난 그 해상이동물체는 조선이 첨단군사과학기술로 만들어낸 무인쾌속정이다. 심각하기 이를 데 없었던 8월위기사태가 아슬아슬하게 평정된 때로부터 약 한 달 남짓 지난 2015년 10월 5일 조선인민군은  자기가 보유한 ‘비장의 해상공격무기’를 사상 처음으로 남포 앞바다에 내보냈으니, 그것이 바로 무인쾌속정이다. 

이란혁명수비군은 2인승 쎄라즈-1 쾌속정 60척과 2인승 졸파가르 미사일쾌속정 10척으로 편성된 70척의 쾌속정대를 운용하지만, 조선인민군은 무인쾌속정 32척으로 편성된 자폭쾌속정대를 운용한다.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의 돌격대형은 세 개의 일렬횡대가 돌진하는 것 같이 보이는 30-30-10형인데,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대의 돌격대형은 3개 대오의 앞장에 각각 무인쾌속정을 1척씩 앞세워 마치 기러기떼가 세 개의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것 같이 보이는 10-10-12형이다.

미해군 제5함대와 맞서는 이란혁명수비군의 쎄라즈-1 쾌속정 60척과 졸파가르 미사일쾌속정 10척은 107mm 방사포 60문과 코싸르(Kowsar) 미사일 20발로 무장하였는데, 미해군 제7함대와 맞서는 조선인민군의 무인쾌속정 32척에는 어떤 타격수단이 장착된 것일까? 해상도가 낮은 상업위성사진을 판독해서는 그 무인쾌속정에 장착된 타격수단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방사포도 아니고 미사일도 아니라는 점이다. 방사포나 미사일보다 파괴력이 훨씬 더 강한 타격수단은 장갑관통고폭탄(APHE, armor-piercing high explosive)이다. 원격조종으로 기동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적함에 고속돌진하는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에 장갑관통고폭탄이 실린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 자체가 자폭형 장갑관통고폭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혁명수비군의 졸파가르 미사일쾌속정에 장착된 코싸르 미사일의 장갑관통탄두는 무게가 29kg밖에 되지 않는데 비해,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에 장착된 장갑관통고폭탄의 무게는 300kg 정도로 보인다. 대함미사일보다 10배나 더 강력한 고폭탄을 장착한 무인쾌속정이 고속돌진하여 자폭하면 미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은 그 자리에서 침몰한다. 그런 무인쾌속정 32척이 기러기떼가 날아가는 것 같이 보이는 10-10-12 돌격대형을 갖추고 고속돌진하여 자폭하면 장갑관통고폭탄 9,600t이 폭발하게 되므로,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으로 편성된 항모강습단을 단숨에 격파할 수 있다. 더욱이 무인화된 자폭쾌속정으로 공격하니까 아군의 인명손실이 전혀 없는 완승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해군무장장비의 현대화 수준에서 조선인민군은 이란혁명수비군보다 한 세대 앞서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 87척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의 출현
2015년 10월 5일 남포 앞바다 상공을 지나던 미국 상업위성이 우연히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조선인민군 무인쾌속정대의 10-10-12 돌격대형만 나타난 게 아니다. 모두 87척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이 기동하는 놀라운 장면이 그 위성사진에 나타났다. 87척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이 남포 앞바다에 출동하였으니, 그 앞바다가 각종 함선들로 가득 찬 셈이다.

2015년 8월위기사태 당시 동해에 출동한 조선인민군 잠수함연합부대는 잠수함과 잠수정, 122mm 40관 방사포를 장착한 방사포고속정, 76mm 함포를 장착한 파도관통형 스텔스고속공격정, 사거리 260km의 금성-3호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쌍동선체 스텔스고속공격정, 해상작전헬기 1대를 실은 호위함으로 편성된 거대한 함선집단이었는데, 그로부터 약 한 달 남짓 지난 2015년 10월 5일 서해 남포 앞바다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 나타난 조선인민군 연합함대는 아래와 같은 각종 함선들로 편성되었다.

무인쾌속정 - 32척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 5척
청진급 경비정 - 5척
파도관통형 스텔스고속공격정 - 1척
초도급 초계정 - 1척
어뢰고속정 - 13척 (신흥급 5척, P-6  4척, 티르급 4척)
미사일고속정 - 5척 (오사-1급 3척, 서주급 2척)
로미오급 잠수함 - 1척
잠수정 - 8척 (상어-1급 4척, 상어-2급 4척)
남포급 상륙정 - 5척
공기부양정 - 10척 (공방-2급 5척, 공방-3급 5척)
무인타격기 발진선 – 1척

위에 열거한 각종 함선들의 특징은 선체 크기가 작고(소형화), 기동속도가 매우 빠르고 민첩하며(고속화, 민첩화), 타격력이 강하고(화력강화), 그 가운데 일부는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무인화) 것이다. 조선인민군 해군은 해상작전헬기를 1대씩 탑재한 1,850t급 쌍동선체 호위함과 스텔스호위함, 그리고 해상작전헬기 2대를 탑재한 4,000t급 쌍동선체 구축함을 각각 1척씩 보유하였지만, 그런 호위함과 구축함은 주력이 아니다. 조선인민군 해군의 주력은 소형화, 고속화, 민첩화, 화력강화, 무인화된 각종 고속공격정들이다.

▲ <사진 10>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해군이 운용하는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을 촬영한 것이다. 이 고속정에는 122mm 40관 방사포 1문이 장착되었다. 전시에 이 방사포고속정들은 122mm 방사포를 불소나기처럼 쏘아대며 고속돌진함으로써 적함선의 방어망을 교란시킨다. 적함선의 방어망이 교란당하는 사이에 어뢰고속정과 미사일고속정이 어뢰와 대함미사일을 집중발사하여 격침시키게 된다.     © 자주시보

▲ <사진 11>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해군이 운용하는 오사급 미사일고속정의 해상기동장면이다. 이 미사일고속정에는 대함미사일 4발이 장착되었다. 이 미사일고속정에서 발사되는 대함미사일 4발이면 구축함 같은 대형 함선 1척을 격침시킬 수 있다.     © 자주시보

▲ <사진 12>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해군이 운용하는 신흥급 어뢰고속정의 해상기동장면이다. 이 어뢰고속정에는 533mm 중어뢰발사관이 2문 장착되었다. 선체가 작은 대신에 속도가 매우 빠르고 기동이 민첩하며 타격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 자주시보

▲ <사진 13> 조선인민군 해군은 무인타격기 발진선을 운용한다. 위의 사진은 무인타격기를 실은 차량의 이동장면인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무인타격기를 실은 고속공격정이 바로 무인타격기 발진선이다. 이 무인타격기는 초정밀타격기능, 매우 강력한 타격력, 유도비행기능을 가진 우수한 타격수단이다.     © 자주시보

이를테면, <사진 10>에서 보는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에는 122mm 40관 방사포 1문이 장착되었고, <사진 11>에서 보는 오사-1급 미사일고속정과 서주급 미사일고속정에는 대함미사일이 각각 4발씩 장착되었고, <사진 12>에서 보는 신흥급 어뢰고속정, P-6 어뢰고속정, 티르급 어뢰고속정에는 533mm 중어뢰발사관이 각각 2문씩 장착되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남포 앞바다에 출동한 함선집단에 무인타격기 발진선 1척이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무인타격기 발진선이란 <사진 13>에서 보는 무인타격기를 싣고 다니다가 발진시키는 고속공격정의 일종이다. 이 무인타격기는 초정밀타격기능, 매우 강력한 파괴력, 유도비행기능을 가진 우수한 타격수단이다.

위에 열거한 각종 해군무장장비들의 화력을 종합하면, 2015년 10월 5일 남포 앞바다에 출동한 조선인민군 연합함대의 ‘불소나기 화력’은 122mm 방사포 200발, 대함미사일 20발, 533mm 중어뢰 26발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거기에 더하여 무인쾌속정 32척에 실린 장갑관통고폭탄 9,600t, 무인타격기 발진선에 실린 무인타격기 1대, 잠수함 1척과 잠수정 8척에 각각 탑재된 533mm 중어뢰들, 그리고 경비정, 초계정, 스텔스고속공격정 7척에 각각 장착된 76mm 함포들과 대공속사포들이 포함되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함선편성에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민군 동해함대와 달리 서해함대는 잠수함과 잠수정보다는 쾌속정과 고속정을 중심으로 하여 함선집단을 편성하였고, 상륙전을 전개하기 위한 상륙정과 공기부양정을 15척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서해함대가 미해군 제7함대와 한국 해군 서해함대를 수상무력 62척과 수중무력 9척으로 격파하고, 상륙무력 15척으로 고속상륙전을 전개하는 전술을 연습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6. 소형화, 고속화, 민첩화, 화력강화, 무인화된 ‘불소나기 화력’

2014년 7월 27일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장병 결의대회에 연설자로 나선 조선인민군 해군사령관은 “해군용사들은 조국통일을 위한 원쑤격멸의 의지로 가슴 끓이고 있으며 미제의 의해 우리 민족이 흘린 피값을 천백배로 받아낼 복수심으로 만장약되여 있다고 강조하”고, “미국놈들이 끌고다니는 초대형 핵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따위들이 우리 해병들에게는 60여 년 전에 바다송장이 되여버린 <볼티모>호나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 묶여있는 <푸에블로>호의 몰골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남해를 적들의 검붉은 피가 흐르는 죽음의 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하며 기염을 토하였다. 그의 결의발언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해군은 동해나 서해가 아니라 남해에서 미해군을 격멸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경우, 동해나 서해에서 격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는 놀라운 발언이다. 결의발언이니까 좀 과장된 어법을 사용한 것일까? 아래에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그가 과장어법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직감할 수 있다.

지금 미국은 104,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을 앞세운 항모강습단과 40,000t급 상륙강습함을 앞세운 해병대 상륙강습단을 동원하여 조선을 침공하려는 작전계획을 연습하고 있지만, 그들이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미국 국방부와 합참본부가 2002년 7월 24일부터 8월 15일까지 기간에 ‘천년도전(Millenium Challenge) 2002’라는 작전명칭을 내걸고 진행했던 사상 최대의 가상해전이다. 그 가상해전에서 미해군은 항공모함 1척, 순양함 10척, 상륙강습함 5척이 격침당하고, 20,000명 이상의 해군, 해병대 병력이 전멸하는 너무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 가상해전에서 미해군이 치욕스런 참패를 당한 주된 원인은 <사진 14>에서 보는 것처럼, 기뢰를 싣고 고속으로 돌진하는 쾌속정들의 기습적인 자폭공격으로 회복하기 힘든 치명타를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가상해전에서 미해군에게 치욕의 참패를 안긴 쾌속정들의 기습적인 자폭공격은 13년 전 당시 수준의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의 자폭공격을 가상한 씨나리오였다.

▲ <사진 14-1> 이 사진은 기뢰를 싣고 적함에 돌진, 충돌하여 자폭하는 기뢰자폭쾌속정의 돌진장면이다. 지난 시기 이란혁명수비군은 이런 원시적인 쾌속정으로 미해군 항공모함을 격침시키는 자폭공격연습을 하였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항모공격능력은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되었다.     © 자주시보

▲,사진14-2. 이란 기뢰 자폭 고속정     © 자주시보

그런데 위에서 논한 것처럼, 그로부터 13년이 지나는 동안 이란혁명수비군의 항모공격력은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되었다. 더욱이 그들보다 한 세대 앞선 조선인민군은 소형화, 고속화, 화력강화, 무인화된, 미해군이 상상하기 힘든 ‘불소나기 화력’으로 자기의 항모공격력을 강화, 발전시켰다. <사진 15>

▲ <사진 15> 이 사진은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의 집중공격을 받은 가상의 적항공모함 실측모형이 완전히 파괴되는 장면이다. 2002년 여름 미국이 진행한 '천년도전 2002'라는 작전명의 가상해전에서 미해군은 위와 같은 가상자폭공격을 받고 참패하였다. 미국이 13년 전에 겪은 치욕스런 참패의 기억을 아직 잊지 않았다면, 이란혁명수비군 쾌속정대의 원시적인 자폭공격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조선인민군의 '불소나기 화력'이 미해군 제7함대를 교전 1시간 만에 격파할 것이라는 조선의 사전경고를 결코 빈말로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자주시보

군사전문가들이 공히 인정하는 것처럼, 조선은 각종 고속공격정과 각종 잠수함, 잠수정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다. 오늘 조선인민군은 400여 척에 이르는 고속공격정과 100여 척에 이르는 잠수함, 잠수정을 보유하였다. 400여 척의 고속공격정들과 100여 척의 잠수함, 잠수정들은 기동속도가 매우 빠르고 민첩할 뿐 아니라, 강력한 화력타격수단을 갖추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해군이 400여 척의 고속공격정과 100여 척의 잠수함, 잠수정을 총동원하여 ‘불소나기 화력’을 집중적으로 내뿜으면, 미해군 제7함대, 일본해상자위대, 한국 해군으로 구성된 연합함대는 교전 1시간 만에 격파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2002년에 진행된 가상해전에서 치욕스런 참패를 당한 기억을 아직 잊지 않았다면, 위에 인용한 “남해를 적들의 검붉은 피가 흐르는 죽음의 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하면서 기염을 토한 조선인민군 해군사령관의 강력한 경고발언을 결코 빈말로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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