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30

난해한 조러군사협정의 비밀

[한호석의 개벽예감](182)
자주시보 2015년 11월 3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합동군사훈련도 하지 않는 조선이 군사협정을 체결하다
2. 조선과 러시아가 체결한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
3.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대결광기
4. 미국의 대결광기에 맞선 조선의 대응행동

▲ <사진 1> 2015년 11월 12일 조선과 러시아가 평양에서 군사협정을 체결하였다. 위의 사진은 당시 오금철 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이 니꼴라이 보그다놉스끼 러시아군 제1부총참모장과 조러군사협정에 조인한 뒤에 협정문을 교환하는 장면이다. 다른 나라와 군사협정을 체결하기는커녕 합동군사훈련도 하지 않는 조선이 러시아와 군사협정을 체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에 조선과 러시아가 체결한 군사협정은 일반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난해한 협정이다.     © 자주시보


1. 합동군사훈련도 하지 않는 조선이 군사협정을 체결하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5년 11월 11일 평양에서 오금철 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을 대표로 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표단과 니꼴라이 보그다놉스끼(Nikolay Bogdanovsky) 러시아군 제1부총참모장을 단장으로 한 러시아군 총참모부 대표단의 회담이 진행되었고, 그 이튿날 조선과 러시아가 군사협정을 체결하였다. 러시아 통신사 <이따르 따스(ITAR-TASS)>가 2015년 11월 13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조선과 러시아가 군사협정을 체결한 이튿날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은 러시아군 총참모부 대표단을 만나 두 나라의 군사협력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도에 대해 협의하였다. <사진 1>

미국의 언론매체들이나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과 러시아가 체결한 군사협정에 대해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동아시아와 동유럽에서 각각 격동적인 정세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조러군사협정이 체결된 것은 매우 특기할 만한 일이다.

원래 조선은 다른 나라와 군사협정을 체결하기는커녕 합동군사훈련도 하지 않는 나라다. 예컨대, 2011년 8월 22일 평양을 방문한 꼰스딴띤 씨덴꼬(Konstantin Sidenko) 당시 러시아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동해의 공해상에서 재난선박을 수색하고 구조하기 위한 조러합동해상훈련을 제의하였으나, 조선은 그 제의를 받지 않았다. 재난선박을 수색하고 구조하는 합동해상훈련은 각종 합동군사훈련들 가운데서 초보적인 훈련인데, 조선은 다른 나라 군대와의 초보적인 합동해상훈련마저 하지 않는 것이다.

4년 전에 있었던 그런 경험을 통하여 러시아는 조선이 다른 나라와 어떤 형태의 합동군사훈련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최근에 러시아는 조선에게 군사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의하였고, 결국 조선으로부터 긍정적인 응답을 받았다. 이것은 조선과 군사협정을 체결해야 할 어떤 현실적인 요구가 러시아에게 제기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 국방위원회는 2014년 6월 30일에 발표한 ‘남조선당국에게 보내는 특별제안’에서 “최근 우리와의 합동연습과 공동훈련을 요구하는 주변국들이 많지만 우리 군대가 그것을 수용하여 공화국북반부의 령공, 령해, 령토에서 다른 나라 군대들과 함께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약 1년 4개월 전에 조선은 그처럼 다른 나라와 합동군사훈련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었는데, 이번에 합동군사훈련보다 차원이 높은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였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처럼 매우 특별하고 이례적인 조치가 취해진 데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어떤 사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런 사연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답을 찾으려면, 우선 조선과 러시아의 관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선의 최고영도자로 추대된 직후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제의한 나라다. 일본 언론 <니혼게이자이신붕> 2012년 8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의하였다고 한다.

▲ <사진 2> 2014년 11월 17일부터 24일까지 최룡해 조선로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하였다. 위의 사진은 2014년 11월 19일 최룡해 특사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다. 그 자리에서 최룡해 특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서를 푸틴 대통령에게 전하고 환담하였다. 최룡해 특사가 푸틴 대통령의 접견을 받은 직후, 세르게이 라브로브 러시아 외무장관은 단독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의사를 두 번째로 밝힌 것이다.     © 자주시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과의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강화, 발전시키려는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에 대해 특사파견으로 응답하였는데, 2014년 11월 17일부터 24일까지 최룡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을 자신의 특사로 러시아에 파견하였다. 당시 모스크바에 도착한 최룡해 특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서를 푸틴 대통령에게 전하였다. 최룡해 특사가 푸틴 대통령을 예방한  직후 그와 후속회담을 진행한 세르게이 라브로브(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 직후 단독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의사를 두 번째로 밝힌 것이다. <사진 2>

▲ <사진 3> 2014년 11월 19일 최룡해 특사를 단장으로 한 조선정부대표단은 크레믈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의 접견을 받고 회담하였다. 위의 사진에서 왼쪽 맨앞에 앉은 이가 최룡해 특사의 러시아방문에 동행한 노광철 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이다. 이 회담이 진행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러시아는 조선과 체결할 군사협정 초안에 서명하였고, 조러군사협정 체결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 자주시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룡해 특사를 러시아에 파견하고, 푸틴 대통령이 조러정상회담 개최의사를 표명한 것은 조선과 러시아가 모든 부문에서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중대한 조치로 되었는데, 특히 이 글의 주제와 관련되는, 조선과 러시아의 군사협정 체결문제에 시선을 집중시키면, 당시 최룡해 특사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한 노광철 조선인민군 부총참모장이 안드레이 까르따뽈로브(Andrei Kartapolov) 러시아군 부총참모장과 진행한 군사회담이 시야에 들어온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2014년 11월 하순에 진행된 노광철-까르따뽈로브 군사회담은 조선과 러시아가 2015년 11월 12일에 체결한 군사협정을 향해 내딛은 첫 걸음이었다. <사진 3> 

조선과 러시아의 언론매체들은 노광철-까르따뽈로브 군사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의제가 논의되었는지 보도하지 않았지만, 그 군사회담에서 러시아가 조선에게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를 제기하였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룡해 특사를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하고, 노광철-까르따뽈로브 군사회담이 진행된 직후 러시아가 조선과 체결할 군사협정 초안에 서명하는 전격적인 조치를 취하였기 때문이다. <이따르 따스> 2014년 12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브(Dmitry Medvedev) 러시아 총리는 조선과 체결할 군사협정 초안에 서명하였고, 세르게이 쇼이구(Sergey Shoygu)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조러군사협정을 체결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런 정황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서를 받아본 푸틴 대통령이 조선과 군사협정을 체결하려는 결정을 내리고 즉각 실행에 옮겼음을 말해준다.

조선과 러시아가 2015년 11월 12일 평양에서 체결한 군사협정은 위험한 군사행동을 방지하기 위한 협정이다. <이따르 따스> 2015년 11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표단과 러시아군 총참모부 대표단은 이틀 동안 논의한 끝에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였다고 한다.


2. 조선과 러시아가 체결한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

조선과 러시아가 체결한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이란 무엇일까? 조선의 언론매체들과 러시아의 언론매체들이 그 군사협정에 관해 자세히 보도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총리실이 군사협정체결에 즈음하여 발표한 내용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5년 11월 12일 보도에서 그 협정의 윤곽이 드러나 보인다. 

첫째, 그 협정에서 규정한 위험한 군사행동은 협정을 체결한 일방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실수로 상대국 군대 인근에서 위험한 군사행동을 행하여 인명피해나 물질적 손해가 발생하거나 긴장을 조성할 수 있는 행동”을 뜻한다.

그런데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선과 러시아의 관계는 그런 위험한 군사행동이 우발적으로 일어날 만한 갈등관계가 전혀 아니다. 이를테면, 조선과 소련은 1985년에 국경조약을 체결하였고, 1990년에는 국경설정의정서를 조인하였으므로, 조선과 러시아의 관계는 영토문제로 갈등을 빚을 만한 관계가 아니다. 1990년에 국경설정의정서가 조인된 이후 두만강 하구의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홍수로 두만강의 물길이 바뀌면서 국경표식비들이 유실되거나 두만강변의 러시아 영토가 침식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러시아는 두만강 하구의 자국 영토가 홍수로 침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03년에 러시아 쪽 두만강변에 길이 13km의 둑을 쌓았다. 2008년에 조선과 러시아는 국경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실무자회의를 진행하였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조선과 러시아는 영토문제로 갈등을 빚을 만한 요인을 갖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4> 2000년 7월 1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소련-러시아의 역대 최고지도자들 가운데 처음으로 조선을 공식방문하였다. 위의 사진은 당시 푸틴 대통령을 공항에서 맞이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와 함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하는 장면이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조러공동선언을 채택, 발표하였는데, 이것은 전통적인 조러친선관계를 새로운 차원의 우호협력관계로 강화발전시킨 결정적인 계기로 되었다.     © 자주시보

지난 시기 조선과 소련의 전통적인 우호협력관계는 2000년대에 들어와 조선과 러시아의 새로운 우호협력관계로 강화, 발전되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1년, 2002년, 2011년 세 차례에 걸쳐 러시아를 방문하였고, 2000년 2월 9일 평양에서 조러친선선린협조조약이 체결되었다. 2000년 7월 19일 푸틴 대통령은 소련-러시아의 역대 최고지도자들 가운데 처음으로 조선을 공식방문하였는데, 그의 조선방문을 계기로 평양에서 조러공동선언이 채택되었으며, 2001년 8월 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공식방문을 계기로 모스크바에서 제2차 공동선언이 채택되었다. <사진 4>

조선과 러시아가 2015년 11월 12일에 체결한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은 위에 서술한 것처럼 지난 15년 동안 지속적으로 강화, 발전되어온 조러친선관계의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처럼 갈등요인이 없이 우호협력관계를 계속 강화발전시켜오는 조선과 러시아가 2015년에 갑자기 위험한 군사행동방지를 위한 군사협정을 체결하였으니, 일반상식으로는 그런 군사협정이 체결된 배경과 원인을 가늠하기 힘들다. 이러한 정황은 조선과 러시아가 이번에 체결한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이 일방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군사협정이라는 사실임을 말해준다.  
 
둘째, 그 난해한 협정에 따르면, 협정을 체결한 당사국들은 상대국 군대 주둔지 인근에서 군사행동을 전개할 때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신중을 기해야 하며, 군사장비나 병력이 상대국에 들어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위험한 군사행동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수습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만강 하류에 그어진 17.5km 길이의 조러국경선에서 조선인민군과 러시아군이 우발적인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으며, 함경북도 최북단 해상에 그어진 조러해상국경선 일대에서 조선인민군과 러시아군이 우발적인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다. 조선인민군과 러시아군은 두만강 하구의 조러국경선에서나 함경북도 최북단 해상의 해상국경선에서 상대방에게 위험이 될 만한 군사행동을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과 러시아가 체결한 군사협정은 상대국 군대의 주둔지 인근에서 신중하게 군사행동을 할 것을 규정하였으니, 그러한 규정이 무엇을 뜻하는지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보다 더 난해한 것은, 그 군사협정에서 두 나라는 상대국 군대가 국경을 넘어 상대국에 들어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공약하였다는 점이다. 조선인민군이 조러국경을 넘어 러시아의 영토 및 영해에 진입할 가능성은 전무하며, 러시아군이 조러국경을 넘어 조선의 영토 및 영해에 진입할 가능성도 전무하다.

▲ <사진 5> 2011년 8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 시베리아 동부의 부랴티야 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 외곽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브 당시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울란우데 동남쪽에 있는 소스노비 보르의 러시아군 제11공수타격여단 영내에서 조러정상회담이 진행된 직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러시아군 제11공수타격여단의 공수특전시범훈련을 현장에서 참관하였다.     © 자주시보

현실이 그처럼 명백한 데도, 조선과 러시아는 위험한 군사행동방지를 위한 군사협정을 체결하였으니,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조선과 러시아 사이에서 이전에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위험한 군사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협정을 체결하였다니, 그야말로 난해한 군사협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진 5>  

조선과 러시아가 이번에 체결한 군사협정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서 난해도는 더욱 심해진다. 그처럼 난해한 군사협정에 대해 알 수 있는 통로는 단편적인 언론보도밖에 없는데, 단편적인 언론보도만으로는 그 군사협정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에는 그 군사협정이 체결된 역사적 맥락과 현 정세를 짚어봄으로써 난해성을 하나씩 벗겨내는 수밖에 없다. 

첫째, 이번에 조선과 러시아가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게 된 역사적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나라가 그 군사협정을 체결하게 된 역사적 맥락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7월 20일 평양에서 채택된 조러공동선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로씨야에 대한 침략위협이 조성되거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주는 정황이 조성되여 협의와 호상협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한다”고 명시하였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 또는 러시아에게 침략위협을 조성할 공동의 적대국은 미국밖에 없으며, 조선 또는 러시아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주는 정황을 조성할 공동의 적대국도 미국밖에 없다. 따라서 위에 인용한 조러공동선언의 해당조항에 따르면, 미국이 조선 또는 러시아에게 침략위협을 조성하거나 조선 또는 러시아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주는 정황을 조성하는 경우 두 나라는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하여야 하는 것이다. 

위에 인용한 조러공동선언의 해당조항에서 주목하는 것은, 조선과 러시아에게 어떤 긴급한 정황이 조성되는 경우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한다고 규정하지 않고,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한다고 규정하였다는 점이다. 어떤 중대현안에 대해 용의를 표시한다고 규정한 것은, 당사국들이 협정체결에 따른 의무를 반드시 이행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매우 느슨하게 합의하였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조러공동선언은 위에 언급한 긴급한 정황이 각자에게 조성될 경우에도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조미관계 및 러미관계는 조러공동선언이 채택된 15년 전의 조미관계 및 러미관계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15년 전의 조미관계는 조미공동코뮈니케가 채택되고 미국 대통령의 조선방문계획이 논의될 만큼 진전되었었고, 당시 러미관계도 상당히 우호적이었으나, 지금은 정반대다.

이를테면, 조선은 조선침공을 노리는 미국의 전쟁연습으로 격화된 대결정세 속에서 ‘조국통일대전’을 공언하였으며, 러시아는 러시아공격을 노리는 미국-나토동맹군의 전쟁연습으로 격화된 대결정세 속에서 전쟁위험에 직면하였다. 지금 조선과 러시아는 그들에게 공동의 적인 미국과 첨예한 대결을 각각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조선 또는 러시아에게 침략위협을 조성하거나 조선 또는 러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정황이 극도로 격화되어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두 나라는 미국에 맞서 함께 싸우는 연합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과 러시아는 상호안보조약을 체결한 군사동맹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은 자기의 ‘조국통일대전’에 러시아군이 참전하는 것을 절대로 바라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조선인민군의 독자적인 힘으로 미국과 싸우려고 할 것이다. 원래 통일전쟁에서는 통일세력과 반통일세력이 격돌하는 것이므로, 제3국이 통일전쟁에 참전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1861년부터 1865년까지 지속된 미국의 통일전쟁을 보더라도 통일전쟁에 외국군이 참전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조선이 ‘조국통일대전’을 벌이면, 그 통일전쟁의 승패를 결정할 주요작전구역은 동해가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왜냐하면, 미7함대가 한반도전선에 가장 먼저 급파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국통일대전’ 중에 동해에서 벌어질 조선인민군과 미7함대의 결전은 동해를 주요작전구역으로 삼고 있는 러시아극동군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러시아극동군이 동해에서 벌어진 조선인민군과 미7함대의 결전에 뛰어들어 “위험한 군사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조선의 통일전쟁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과 러시아가 이번에 체결한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은 바로 그러한 조선의 통일전쟁방침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 6>

▲ <사진 6>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 사령부가 있는 러시아군 태평양함대는 순양함 1척, 구축함 5척, 잠수함 22척, 장거리전략폭격기, 전투기, 해상정찰기, 수송기, 대잠작전헬기 등을 보유한 강력한 야전부대다. 조선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 중에 동해에서 벌어질 조선인민군과 미7함대의 결전은 동해를 주요작전구역으로 삼고 있는 러시아극동군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러시아극동군이 동해에서 벌어진 조선인민군과 미7함대의 결전에 뛰어들어 위험한 군사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조선의 통일전쟁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다른 한편, 나토(NATO)를 확장하여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반러시아정책이 러미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켜 결국 동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만일 조선인민군이 미7함대를 공격하면 동유럽의 전쟁이 동아시아로 번져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견된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나토동맹군과의 전쟁에 조선인민군이 뛰어들어 지역전이 세계대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 조선과 러시아가 이번에 체결한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은 바로 그러한 러시아의 지역전쟁방침이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에 조선과 러시아가 체결한 군사협정에 명시된 “위험한 군사행동”은, 조선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이 일어나는 경우 러시아극동군이 조선인민군 인근에서 위험한 군사행동을 행하여 인명피해나 물질적 손해를 발생시키거나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을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조선은 러시아극동군의 그런 위험한 군사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와 군사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다른 한편, 이번에 조선과 러시아가 체결한 군사협정에 명시된 “위험한 군사행동”은, 러시아군과 미국-나토동맹군이 동유럽에서 전쟁을 벌이는 경우 조선인민군이 러시아극동군 인근에서 위험한 군사행동을 행하여 인명피해나 물질적 손해를 발생시키거나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을 뜻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조선인민군의 그런 위험한 군사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조선과 군사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 <사진 7> 2012년 11월 9일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폴란드에 미국 공군부대를 전진배치하였다. 지난 날 소련이 주도한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일원으로 미국과 서방세계에 맞섰던 폴란드는 이제 거꾸로 미국과 한 패가 되어 러시아에게 맞서고 있다. 미공군의 폴란드 배치는 러시아를 심하게 자극하였다. 위의 사진은 그 날 폴란드의 라스크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미공군의 폴란드 주둔을 시작하는 군사예식의 한 장면이다. 특히 2015년에 들어오면서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반러시아대결광기가 더욱 심해졌다. 지금 미국은 러시아를 무력으로 위협하는 나토동맹군 합동전쟁연습을 끊임없이 벌이고 있으며, 유럽 각지에 병력과 무장장비들을 계속 증강배치하고 있다.     © 자주시보


3.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대결광기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대결광기가 유럽정세를 전쟁위험으로 떠밀고 있다. 미국의 반러시아대결광기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최근 사례들을 열거할 수 있다.

미국은 2015년 3월 9일부터 3개월 동안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에서 미국-나토동맹군을 동원하여 ‘애틀랜틱 리졸브(Atlantic Resolve)’라는 이름의 대러시아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미국은 2015년 4월 7일부터 9일까지 네덜란드와 체코에서 11개국에서 차출된 신속대응군을 동원하여 대러시아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미국은 2015년 4월 11일부터 24일까지 스코틀랜드에서 미국-나토동맹군의 전함 50척, 항공기 70대, 병력 13,000명을 동원하여 대러시아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미국은 2015년 5월 25일부터 6월 5일까지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스위스와 함께 ‘북극도전연습(Artic Challenge Exercise) 2015’라는 이름의 대러시아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였고, 5월 27일과 28일에는 루마니아, 불가리아와 함께 흑해에서 ‘삼지창 포세이돈(Trident Poseidon)’이라는 이름의 대러시아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미국은 2015년 6월 9일부터 10일 동안 폴란드에서 미국군 신속대응군 2,100명을 동원하여 장거리기동훈련을 감행하여 러시아를 자극하였다. <사진 7>
미국은 연이어 6월에도 폴란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19개국에서 차출된 미국-나토동맹군을 동원하여 ‘동맹의 방패(Allied Shield)’라는 이름의 대러시아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미국은 2015년 10월 19일부터 11월 6일까지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노르웨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캐나다 등 30개국에서 차출된 미국-나토동맹군을 동원하여 ‘삼지창 연결(Trident Juncture)’이라는 이름의 대러시아합동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이처럼 러시아를 굴복시키기 위한 합동전쟁연습을 연속적으로 감행하는 미국은 미국-나토동맹군의 무력증강에도 한층 더 박차를 가하며 반러시아대결광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은 2014년 6월 5일 장거리전략핵폭격기 B-52 3대를 미국 본토에서 영국의 공군기지로 이동시켜 전진배치하였고, 2015년 6월 7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주요7개국 정상회의에서는 자국이 보유한 지상발사 순항미사일과 중거리 핵미사일을 유럽전선에 전진배치하는 방안을 제기하였다.

2015년 6월 23일 미국은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250대의 신형 전차, 보병전투차량, 대구경자주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며, 2015년 8월 24일에는 F-22 전투기 4대를 독일의 공군기지에 전진배치하였고, 8월 31일에는 무인정찰공격기 프레더터(Predator) 2대를 러시아에 인접한 라트비아의 공군기지에 전진배치하였다.

현재 미국은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각각 800~1,000명 규모의 4개 대대를 전진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며, 러시아를 겨냥한 미사일방어체계를 2015년 안에 루마니아에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중이다. 미국-나토동맹군은 2015년 6월 24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나토국방장관회의에서 2002년에 창설된 신속대응군의 병력을 13,000명에서 40,000명으로 증강시키고, 급변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48시간 안에 작전에 투입시킬 5,000명 규모의 초신속합동군을 창설하기로 결정하였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미국-나토동맹군이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는 동유럽전선에서 러시아를 무력으로 위협하여 굴복시키려는 대결광기를 부리고 있음을 말해준다.
▲ <사진 8>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반러시아대결광기가 극심해진 가운데, 러시아는 강경한 태도로 미국에 맞서고 있다. 위의 사진은 2015년 3월 26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러시아연방보안국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이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과 서방의 압력이 러시아를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며, 러시아는 그들의 압력에 양보하지도 타협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대응의지를 밝혔다. 지금 푸틴 대통령의 반미자주정책과 국가수호의지는 러시아인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 자주시보

다른 한편, 러시아는 미국-나토동맹군의 대결광기에 맞서 자국의 안전을 지키려는 강경한 대응행동을 취하고 있다. 2015년 3월 26일 러시아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연방보안국 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오늘 러시아 주변정세는 우리가 양보하고 물러서고 비위를 맞출 때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강해질 때 좋은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나토가 유럽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전지국적 전격타격, 우주공간의 군사작전 등 새로운 전투체계를 개발하고 있으나, 그 누구도 러시아에게 겁을 주거나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시도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8>

미국의 반러시아대결광기에 맞서 싸우는 푸틴 대통령의 국가수호의지는 러시아인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러시아의 여론조사기관이 2015년 1월 하순에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제재에 대응하여 러시아가 강경한 반미-반나토정책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9%에 이르렀으며, 러시아가 양보하고 타협하여 제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2%에 지나지 않았다.


4. 미국의 대결광기에 맞선 조선의 대응행동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대결광기의 최근 사례를 위에 서술하였는데, 조선을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대결광기가 얼마나 심한지에 대해서는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거듭 논하였으므로 여기서 재론하지 않는다. 조선이 위험한 군사행동방지에 관한 협정을 러시아와 체결한 것은, 조선을 굴복시키려는 미국의 대결광기가 지속될수록 그에 맞선 조선의 대응행동이 더욱 단호해졌음을 의미한다. 이에 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조선은 미국을 상대로 어떤 형태의 대화나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였다. 미국과의 대화통로를 완전히 차단해버린 것이다. 2015년 2월 4일 조선국방위원회는 성명에서 “앞날의 비운을 안고 있는 날강도 미제가 자기의 가련한 처지도 망각하고 우리를 <붕괴>시킨다고 떠들어대는 한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을 상대로 더는 마주앉을 필요도 없고 상종할 용의도 없다는 것을 미합중국의 오바마 행정부에 정식으로 통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둘째, 미국과의 대화통로를 차단한 조선이 지금 미국에게 요구하는 것은 대화재개가 아니라 미국의 항복이다. 2015년 6월 25일 조선국방위원회는 성명에서 “미국은 비록 때늦은 감이 있지만 억년 가도 실현될 수 없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줴버리고 력사 앞에, 우리 인민 앞에 흰기를 들고 나서야 한다”고 하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15년 10월 17일 조선외무성이 성명에서 “미국은 더는 평화협정체결문제를 무턱대고 회피할 생각을 하지 말고 심중하게 옳은 선택을 하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한 것은, 미국에게 피맺힌 원한과 격렬한 보복의지를 가진 조선이 “철천지 원쑤 미제”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협정체결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였기 때문에 미국에게 그렇게 촉구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은 미국이 국제협약이나 국가 간의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전례를 몰라서 미국에게 평화협정체결을 또 다시 제의한 것이 아니다.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해온 평화협정체결은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군하라는 것이고, 주한미국군 완전철군은 사실상 미국의 항복이므로, 위에 인용한 조선외무성 성명에서 조선이 미국에게 또 다시 평화협정체결을 요구한 것은 사실상 항복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 <사진 9> 오늘날 미국의 대결광기는 유럽에서 러시아에게, 동아시아에서 조선에게 각각 집중되었다. 조선은 미국의 대결광기에 맞서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하고 미국에게 항복을 요구하며 최후결전의 시각을 기다리고 있다. 위의 사진은 2015년 7월 2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로 개건증축된 신천박물관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신천박물관에 전시된 수많은 자료들 가운데는 "미제는 신천강점 52일 간에 3만5천383명 학살"이라고 쓴 글도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피는 피로써 갚아야 하며 미제와는 반드시 총대로 결산해야 한다"고 단언하였다.     © 자주시보

셋째, 미국이 상황을 오판하고 조선의 항복요구를 무시하면서 적대행동에 계속 집착하면, 미국에게 닥칠 결말은 강력한 핵무력을 가진 조선과의 전쟁에서 패하여 멸망하는 것밖에 없을 것으로 예견된다. 그래서 조선은 자기의 피맺힌 원한을 씻기 위해 미국을 상대로 ‘최후결전’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5년 7월 23일 새로 개건증축된 신천박물관을 현지지도하면서 “피는 피로써 갚아야 하며 미제와는 반드시 총대로 결산해야 한다”고 단언하였다. <사진 9>

강력한 핵무력을 가진 조선이 ‘세계 최강의 핵강국’으로 자처하는 미국과 전쟁을 하면, 그것은 핵교전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조선이 말하는 ‘최후결전’은 조선인민군이 선제기습적인 급소타격을 받고 허둥지둥하는 미국군을 72시간 안에 기상천외한 핵타격전법으로 “불이 번쩍 나게 와닥닥” 제압해버리는 전대미문의 핵전쟁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로동신문> 2015년 3월 28일에 실린 논평에 따르면, 조선에게 있어서 미국은 “조선반도를 방사능구름 속에 밀어넣어서라도 세계지도에서 조선이란 주권국가를 아예 없애버리려는 악마제국”이므로, “세기를 이어온 조미대결전을 핵으로 끝장내려는 것은 우리의 단호한 결단”이라는 것이다.

이 글에서 서술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조선은 임의의 시각에 ‘조국통일대전’에 돌입할 전쟁준비를 갖추었고, 러시아는 미국-나토동맹군의 공격을 격퇴할 전쟁준비를 갖추었음을 알 수 있다. 전쟁위기는 중동이 아니라 한반도와 동유럽에서 각각 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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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아메리카제국주의는 종이호랑이

[한호석의 개벽예감](181)
자주시보 2015년 11월 2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고강도 전쟁 슬슬 피하는 종이호랑이
2. 미7함대 항모강습단 위협한 디젤-전동식 잠수함 1척
3. 세계에 유례없는 3종의 추진기를 장착한 조선의 소형 잠수함
4. 종이호랑이의 최후, 통일국가의 등장

▲ <사진 1> 중국혁명을 승리에로 이끌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한 마오쩌뚱이 러시아혁명과 중국혁명을 지지하는 문필활동으로 유명하였던 미국의 여성언론인 애나 루이 스트롱과 미국의 진보적 흑인지식인 W. E. B. 두보아를 만났다. 마오쩌뚱은 애나 루이 스트롱에게 미국의 원자탄은 인민들을 위협하기 위해 사용하는 종이호랑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자주시보


1. 고강도 전쟁 슬슬 피하는 종이호랑이

“겉모습은 매우 강해보지만 실제로는 두려워할 게 없는 미국은 종이호랑이다. 종이호랑이는 비바람에 견디지 못한다. 나는 미국이 종이호랑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줄임) 오직 제국주의가 없어질 때만이 평화가 깃들 수 있다. 그 날이 오면 종이호랑이는 소멸될 것이다. 하지만 종이호랑이는 저절로 소멸되지 않는다. 비바람으로 들부숴야 한다. 우리가 아메리카제국주의는 종이호랑이라고 말할 때, 전략적 관점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전체로서의 아메리카제국주의에 대해 경멸하지만, 아메리카제국주의의 개별적 부분들은 신중히 파악해야 한다. 거기에는 발톱과 이빨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산산조각 파괴해야 한다.”

격렬한 반미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이 인용문은 1956년 7월 14일 마오쩌뚱(毛澤東)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을 방문한 라틴아메리카 인사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아메리카제국주의의 허장성세를 지적한 발언이다.

그보다 앞서 1946년에 미국의 저명한 여성언론인 애나 루이 스트롱(Anna Louise Strong)을 접견한 마오쩌뚱은 이렇게 말했다. “원자탄은 미국 반동들이 인민들을 위협하기 위해 사용하는 종이호랑이다. 그것은 무섭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물론 원자탄은 대량살육무기이지만, 전쟁의 결말은 인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한 두 개의 새로운 형태의 무기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다.” <사진 1>

서양인들은 중국의 전통문화에 나오는 질라오후(紙老虎)를 종이호랑이(paper tiger)라고 번역했지만, 종이로 만든 늙은 호랑이라고 해야 더 정확한 번역이 된다.  
마오쩌뚱이 아메리카제국주의를 종이호랑이라고 경멸하였던 1956년은 중국이 아메리카제국주의와 맞서싸우기 위해 한반도 전선에 파병한 인민지원군 183,108명이 전사한 6.25전쟁이 정전협정 체결로 포성을 멈춘지 불과 3년 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아메리카제국주의를 종이호랑이라고 경멸하였던 마오쩌뚱은 그 전쟁에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얼마나 위험한 핵공격 위협을 받고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만일 그가 그런 핵공격 위협에 대해 정확하게 알았더라면 아메리카제국주의를 종이호랑이에 비유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뉴시스> 2015년 10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6.25전쟁 시기 한반도 전선에 파병된 중국인민지원군이 미국군을 상대로 격렬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었던 1951년 4월 7일 미국은 동해에 배치되어 조선을 공격하던 2개의 항모강습단을 대만해협으로 이동시켰고, 4월 11일 오전 11시경 그 항모강습단에 배속된 구축함 존 보울호(USS John A. Bole)가 중국 영해를 13.8km나 침범하여 중국 해안에 접근하였고, 항공모함에서 이륙한 함재기 편대가 중국 항구 상공에 접근하여 영공을 침범하였다. 미해군 2개 항모강습단이 6.25전쟁 중에 그처럼 중국의 영해와 영공을 침범한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의 반격을 유발함으로써 전선을 한반도에서 중국으로 확대하려는 확전음모에 따른 도발행동이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을 핵공격으로 패망시키려는 핵전쟁도발을 감행하고 있었다.

<세계일보> 2014년 2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6.25전쟁 중인 1952년 12월 미국 육군성은 드와잇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제출한 비밀보고서에서 미국 합참본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가 강력히 건의한 핵공격에 관해 언급하면서 중국 동북지방 및 소련 연해주의 수 십 개 전략거점들을 핵공격으로 파괴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당시 핵무기를 아직 갖지 못했던 중국은 조선과 마찬가지로 6.25전쟁 중에 미국의 직접적인 핵공격 위협을 받고 있었다. 마오쩌뚱은 아메리카제국주의를 종이호랑이라고 경멸하였으나 당시 아메리카제국주의는 위에 열거한 사실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핵발톱과 핵이빨을 드러내고 중국을 핵공격으로 패망시킬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매우 위협적인 핵괴물이었다.

▲ <사진 2> 1958년 8월 23일 제2차 대만해협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미공군은 중국의 항구도시 샤먼에 10-15킬로톤급 핵탄을 투하하는 핵공격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고 하였다. 당시 아메리카제국주의의 핵발톱과 핵이빨은 종이호랑이의 그것이 아니었다. 위의 사진은 당시 미공군 전폭기들이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을 준비하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핵괴물의 위험천만한 행동은 6.25전쟁 정전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연합뉴스> 2008년 5월 1일 보도에 따르면, 1958년 8월 23일 제2차 대만해협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미공군은 중국의 항구도시 샤면(厦門)에 10~15킬로톤급 핵탄을 투하하는 핵공격 계획을 작성하여 미국 국방부의 승인까지 받았으나,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과 연방의회가 주저하는 바람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한다. <사진 2>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핵공격 위협은 1964년 10월 16일 중국이 22킬로톤급 핵탄폭발시험에 성공하여 핵보유국으로 등장하기까지 지속되었다. 물론 중국이 핵보유국으로 등장했다고 해서 아메리카제국주의가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것은 아니었다. 아메리카제국주의의 허장성세를 종이호랑에 빗댄 마오쩌뚱의 비유발언은 시대를 앞서 너무 일찍 나온 것이었다.

핵발톱과 핵이빨을 가진 아메리카제국주의가 어느 특정한 날에 갑자기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고 말하는 것은 제국주의를 과소평가하는 오판이다. 세계사를 보면, 제국주의의 쇠락은 그렇게 극적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다. 아메리카제국주의는 상당한 시간에 걸쳐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힘이 빠지면서 차츰 종이호랑이로 전락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며 복잡다단한 사건들이 일어난 그 쇠락기에 아메리카제국주의의 핵발톱과 핵이빨을 무력화시키는 몇 가지 중대한 사변이 일어났는데, 특히 정전상태에서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조선과 미국의 적대관계에서 일어난 중대한 사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중대한 사변들을 열거하면, 1998년 5월 파키스탄 발루치스탄 사막에서 진행한 조선의 비공개 핵실험 성공, 2010년 5월 조선의 핵융합실험 성공, 2012년 4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호 공개, 2015년 5월 조선의 잠대지탄도미사일 북극성-1호 수중발사 성공, 2015년 10월 조선의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 공개로 이어진다.

오늘날 아메리카제국주의는 핵발톱과 핵이빨을 가지고 허장성세하지만, 조선과 전쟁을 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실전에서 쓰지 못할 만큼 힘이 많이 약해졌다. 만일 전시에 아메리카제국주의가 정세를 오판하여 조선에게 핵공격을 하면, 조선은 상상을 초월하는 보복핵공격으로 미국을 완전히 멸망시킬 것이다. 그런 까닭에 미국은 핵발톱과 핵이빨을 가졌으되, 조선의 보복핵공격이 두려워 그것을 실전에서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쇠락현상은 군사력의 쇠퇴로 나타난다. 이를테면, 2015년 11월 21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팀 케인(Tim Kaine) 상원의원이 핼리팩스 국제안보토론회에서 진행한 연설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디펜스 뉴스(Defense News)> 2015년 11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연설에서 그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에서 “상처(scar tissue)”를 받았기 때문에 지정학적 문제들에 대해 비군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의 지적을 직설적으로 다시 표현하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에서 입은 패전상처가 너무 커서 앞으로는 전쟁을 하기 힘들게 되었다는 뜻이다.

세계전쟁사의 견지에서 보면, 미국이 일으킨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은 6.25전쟁이나 베트남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충돌강도가 낮은 저강도 전쟁이었다. 그런 저강도 전쟁에서도 이기지 못하고 쩔쩔매다가 패전상처만 입고 물러선 미국이 미국을 패망시킬지도 모르는 고강도 전쟁을 회피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오늘날 고강도 전쟁을 회피할 만큼 군사력이 쇠퇴한 종이호랑이의 체면을 유지해주는 것은 미국이 전적으로 의존하는 항모강습단 밖에 없다. 만일 미국이 전적으로 의존하는 항모강습단마저 무력화되면, 아메리카제국주의는 핵발톱과 핵이빨이 빠진 종이호랑이로 완전히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그처럼 전적으로 의존해온 항모강습단이 아메리카제국주의의 체면을 유지해주지 못한 충격적인 사건이 결국 일어나고 말았다. 그 충격적인 사건은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동해에서 조선침공전쟁연습을 벌이고 있었던 해상작전구역에서 일어났다.   

▲ <사진 3>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일본쪽 동해 상에서 조선침공을 노린 전쟁연습을 막 시작했던 2015년 10월 27일 아침 러시아공군 소속 전략폭격기 뚜폴레브-142 2대가 저공비행으로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더니 항모사령탑 위쪽을 스치는 듯이 날아갔다. 미7함대 항모강습단의 방공레이더망에 구멍이 뻥 뚤렸고, 미해군은 개코망신을 당했다. 위의 사진은 2008년 일본 남부지역 상공에 나타난 러시아공군 전략폭격기 곁에서 주일미공군 전투기가 견제비행하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2. 미7함대 항모강습단 위협한 디젤-전동식 잠수함 1척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미국은 2015년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동해의 공해 상에서 미7함대 항모강습단을 출동시킨 가운데 한국 해군함대와 함께 조선침공을 가상한 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그런데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동해의 공해 상에서 조선침공전쟁연습을 시작한 그 다음날인 10월 27일 아침, 러시아공군의 뚜폴레브(Tu)-142 2대가 저공비행으로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USS Ronald Reagan)를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더니 항모사령탑 위쪽을 스치는 듯이 날아갔다. 눈 깜빡할 사이에 전격적으로 일어난 뚜폴레브-142 전략폭격기의 기습적인 접근비행으로 미7함대 항모강습단의 방공레이더망에 구멍이 뻥 뚫려버렸고, 미해군은 개코망신을 당했다. <사진 3>

미국 국방부는 당시 함재기 4대가 긴급출격하여 견제비행을 하였다고 주장하며 자기의 체면을 유지해보려고 했으나, 그것은 뚜폴레브-142 전략폭격기가 항모사령탑 위쪽을 스치는 듯이 날아간 뒤에서야 긴급출격한 함재기들이 시야에서 유유히 사라져가는 그 전략폭격기들의 뒤를 허겁지겁 따라간 것이지 무슨 견제비행 같은 것이 전혀 아니었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아래와 같다.

러시아공군 뚜폴레브-142 전략폭격기 2대가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머리 위를 스치듯이 날아간 충격사건이 일어난 다음날인 2015년 10월 28일 미7함대는 전략폭격기의 기습비행으로 망신을 당했으면서도 시치미를 뚝 떼고, 한국 주요언론매체들의 취재기자들을 그 항공모함에 불러들였는데,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고 작성한 기사에 따르면,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서는 함재기가 1분에 1대씩 이륙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목격담에 따르면, 긴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함재기 2대가 한꺼번에 이륙하였다고 해도, 함재기 4대가 이륙하려면 2분이 걸리는 것이다. 1분 동안 12km를 날아가는 뚜폴레브-142 전략폭격기 2대가 항공모함에서 1km 떨어진 상공에 접근했을 때 발견되었으므로, 함재기 4대가 허겁지겁 비행갑판에서 이륙하였을 때는 그 전략폭격기 2대가 이미 항공모함에서 23km 떨어진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조선침공을 노린 대규모 방공연습을 한다면서 우쭐대던 미7함대는 항공모함만 믿고 있다가 개코망신을 당한 것이다.

그런데 조선침공을 노린 전쟁연습을 감행하던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당한 망신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미국 국방부는 너무 망신스러워 쉬쉬하고 넘어갔지만, 그보다 앞서 또 한 번 망신을 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그 사건을 나중에 미국 언론에 흘려주는 바람에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그 사건에 대한 첫 보도기사는 2015년 11월 3일 미국의 인터넷언론매체 <워싱턴자유횃불(WFB)>에 실렸고, 이틀 뒤 미국의 보도전문텔레비전방송 <CNN>이 후속보도로 방영하여 전 세계에 알려졌다.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개코망신을 당한 또 다른 사건은 러시아공군 전략폭격기 2대가 기습적인 접근비행을 하기 3일 전에 일어났다. 이번에는 중국해군 공격형 잠수함 1척이 그 항모강습단에게 바짝 접근하여 은밀히 추적잠항을 하였던 것이다. 당시 미7함대 항모강습단은 중국해군과 러시아공군이 3일 간격을 두고 연속적으로 자기들에게 기습적으로 접근해온 것을 사전에 알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했으니, 미해군의 위신을 그처럼 실추시킨 미7함대 사령관은 문책을 받아야 마땅하다. 이 흥미로운 사건에 관한 미국 언론보도를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사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015년 10월 23일 일본 요꼬스까(橫秀賀) 미해군기지에서 출항한 미7함대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순양함과 구축함들을 좌우에 거느리고 제법 위세를 뽐내며 남서쪽으로 기수를 돌려 항진하였다. 그들의 항로는 일본 열도 남쪽에 있는 섬 규슈(九州)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가고시마(鹿兒島)현을 오른쪽에 끼고 돌면서 우회북상하여 한반도 동남부와 규슈 북서부 사이의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의 해상작전연습구역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일본 규슈의 사세보(佐世保)항 앞바다를 지나 대한해협으로 막 들어서기 직전 중국 북해함대 소속 공격형 잠수함 1척이 수중에서 소리 없이 접근해오더니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은밀히 따라다니는 추적잠항을 시작하였다. <워싱턴자유횃불> 2015년 11월 2일 보도에 따르면,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요꼬스까에서 출항하여 일본 열도의 남쪽 끝을 돌아 동해로 항해할 때 중국해군 잠수함 1척이 따라붙었다는 것이다.

▲ <사진 4>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일본쪽 동해 상에서 조선침공을 노린 전쟁연습을 시작하기 직전인 2015년 10월 24일 그 항모강습단을 12시간 이상 따라붙어 추적잠항을 해온 중국 해군 잠수함이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서 아주 근접한 해수면 위로 불쑥 떠올랐다. 대잠작전을 연습한다던 미7함대 항모강습단은 중국 해군 잠수함이 자기들을 추적하는 잠항을 해온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위의 사진은 미7함대 항모강습단의 대잠경계망을 깜쪽같이 뚫고 들어간 중국 해군의 킬로급 잠수함과 같은 잠수함을 촬영한 것이다.     © 자주시보

<CNN> 2015년 1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그 잠수함 1척은 “적어도 12시간 동안(at least half a day)” 로널드 레이건호를 은밀히 따라다녔다. 당시 동해의 해상작전연습구역을 향해 항진 중이던 미7함대 항모강습단은 그 잠수함이 언제부터 자기들을 따라오며 추적잠항을 하였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으므로, 그 잠수함이 자기들을 적어도 12시간 동안 따라다닌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사진 4>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사세보항 앞바다 지날 때부터 12시간 이상 중국해군 잠수함의 추적을 받았다면, 그 잠수함은 항모강습단이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의 해상작전연습구역에 들어설 때까지 계속 추적한 것이다.

당시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조선침공전쟁연습을 벌인 동해의 해상작전구역은 어디쯤에 있을까? 한국 언론매체들은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동해의 공해 상에서 한국 해군 구축함들과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하였으므로, 그들의 해상작전연습구역은 한국 영해에서 벗어난 공해에 위치하였던 것이 분명하다. <CNN> 2015년 1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7함대 항모강습단은 “일본 해안 밖에서(off the coast of Japan)” 중국해군 잠수함의 추적을 받았다고 하였으니, 그들의 해상작전연습구역은 일본 영해에 근접한 동해의 공해 상이었던 것이다.

조선침공전쟁연습을 벌인다고 큰 소리를 치던 미7함대 항모강습단은 왜 조선에서 가까운 경상북도 인근 해상을 놔두고 조선에서 그토록 멀리 떨어진 일본 앞바다에 가서 전쟁연습을 벌였을까? 그들이 원산항에서 직선거리로 500km 이상 떨어진 일본 앞바다에 가서 전쟁연습을 벌인 까닭은 자기들의 조선침공전쟁연습으로 자극을 받은 조선인민군이 자기들에게 무슨 군사행동을 단행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래 전 마오쩌뚱은 이 글을 시작하면서 인용한 담화에서 종이호랑이를 비바람으로 들부숴야 한다고 말했지만, 종이호랑이는 비바람보다 불을 더 무서워한다. 

어느덧 날이 바뀌어 10월 24일이 되었다. 일본 앞바다에 위치한 해상작전연습구역에 들어선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10월 26일부터 시작될 조선침공전쟁연습을 한창 준비하고 있을 때,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바다 위로 갑자기 시커먼 물체가 떠올랐다. 미7함대 항모강습단을 12시간 이상 소리 없이 추적해온 중국 잠수함이 해수면 위로 떠오르며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의 인터넷언론매체 <플립보드(Flipboard)> 2015년 11월 6일 보도에 따르면, 미7함대 항모강습단에 소리 없이 접근하였다가 불쑥 해수면 위로 떠오른 그 잠수함은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킬로급(Kilo-class) 잠수함이다. 중국은 1994년부터 2005년까지 기간에 러시아에서 킬로급 잠수함 12척을 수입하였는데, 그 중 한 척이 이번에 미7함대 항모강습단을 감시하며 장시간 추적잠항을 계속하였고, 마침내 해수면 위로 불쑥 떠올라 위협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그 잠수함이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서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해수면 위로 불쑥 떠올랐는지 차마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미해군의 위신을 땅에 떨어뜨린 충격사건이었으므로 구체적인 정황을 공개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중국 잠수함의 은밀한 추적잠항과 돌발적인 근접부상으로 개코망신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10월 26일 중국해군 쑹급(宋級) 잠수함 1척이 당시 일본 오끼나와 인근 해상에서 전쟁연습을 벌이던, 미7함대 항공모함 키티 호크호(USS Kitty Hawk)를 주축으로 편성된 항모강습단을 감시하며 추적잠항을 계속하였다. 그 잠수함이 미7함대 항모강습단을 얼마나 오랫동안 추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항모강습단 소속 해상정찰기 1대가 정찰비행을 하다가 해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던 그 잠수함을 우연히 발견하였던 것이다. 미해군 해상정찰기가 그 잠수함을 발견한 위치는 항공모함 키티 호크호에서 불과 8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어뢰공격을 할 수 있는 근접거리 안에 있었다. 

▲ <사진 5> 2006년 10월 26일 중국 해군 쑹급 잠수함 1척이 당시 일본 오끼나와 인근 해상에서 전쟁연습을 벌이던, 미7함대 항공모함 키티 호크호를 감시하며 추적잠항을 계속하다가 해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항공모함을 어뢰공격으로 격침시킬 수 있는 8km밖에 떨어지지 않는 근접거리에서 불쑥 떠오른 것이다. 미7함대 항모강습단의 대잠경계망이 중국 잠수함에 의해 그처럼 쉽게 뚫린 사건을 보고 미국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위의 사진은 쑹급 잠수함의 기동장면이다.     © 자주시보

항모강습단이 출동하면, 구축함들과 대잠작전헬기들이 항공모함을 호위하며 경계를 한다는데, 중국 잠수함은 그런 경계망을 감쪽같이 뚫고 들어간 것이다.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 2007년 1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미국은 지난 시기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렸을 때처럼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한다. <사진 5>

<워싱턴타임스> 2006년 11월 13일부 기사에서 미국의 중국군사전문가 리처드 피숴(Richard Fisher)는 중국 잠수함이 미국 항공모함을 추적잠항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앞으로 또 다시 일어날 것 같다고 우려한 바 있는데, 그의 우려는 9년이 지난 이번에 현실로 되었다. 


3. 세계에 유례없는 3종의 추진기를 장착한 조선의 소형 잠수함

미7함대 항모강습단은 중국의 킬로급 잠수함이 접근해온 것을 왜 알지 못했을까? 그 까닭은 디젤-전동식 잠수함들 가운데서도 킬로급 잠수함이 수중소음을 가장 적게 내는 잠수함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싸이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에 현시된 자료에 따르면, 킬로급 잠수함은 가장 조용한 잠수함이다. 러시아의 언론매체 <리아 노보스찌(RIA Novosti)> 2013년 1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해수면 아래서 잠항하는 킬로급 잠수함을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서 미해군은 그 잠수함을 ‘대양의 블랙홀(black hole in the ocean)’이라는 별칭으로 부른다고 한다.

그처럼 수중소음을 거의 내지 않고 잠항하는 잠수함의 은밀한 접근은 항모강습단의 대잠작전장비들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잠수함을 찾아내기 위한 음파탐지기는 잠수함의 터빈과 감속기어가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추진기가 회전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탐지하는 장비인데,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생산하는 나라들은 그런 소음을 거의 내지 않도록 잠수함을 설계하였다. 그런 까닭에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음파를 찾아내기 위한 수동식 음파탐지기로는 잠수함을 찾아낼 수 없다. <CNN> 2009년 6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수빅만(Subic Bay) 인근 해상에서 만재배수량이 9,000t급인 미해군 구축함 존 맥케인호(USS John S. McCain)가 긴 줄에 매달아 끌고다니던 수중음파탐지기가 중국 잠수함과 충돌하여 수중음파탐지기가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는데, 잠수함이 수중음파탐지에 바짝 접근하다 못해 충돌하였는데도 수중음파탐지기가 접근상황을 알지 못한 것은 수중음파탐지기로는 잠수함을 탐지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 <사진 6> 2012년 3월 13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진행된 육해공군 합동타격훈련에 모습을 드러낸 인민군 잠수함.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는 은밀성에 있는데, 수중배수량이 2,000t 이하인 조선의 소형 잠수함이야말로 전 세계에서 수중소음이 가장 적고 노출위험도가 가장 낮은 우수한 잠수함이다.     © 자주시보

잠수함에서 나오는 음파를 탐지하는 수동식 수중음파탐지기로는 잠수함을 찾기 힘들게 되자, 수중에서 음파를 발사하여 대상물체에 부딪혀 반사되는 음파를 잡아내는 능동식 음파탐지기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수중지형이 복잡한 작전구역에서 크기가 작은 소형 잠수함을 상대하는 경우에는 그런 능동식 음파탐지기도 수동식 음파탐지기와 마찬가지로 무용지물로 된다. 특히 동해는 수중지형이 매우 복잡하고, 쿠로시오해류(黑潮海流), 리만해류(Liman Current), 동조선해류가 흐르는 바다여서 수중에서 발사한 음파가 도중에 변형되거나 소실되므로, 능동식 음파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사진 6>

위와 같은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이 왜 소형 잠수함을 많이 만들어냈는지 알 수 있다. 조선의 소형 잠수함들은 수중소음을 거의 내지 않고 아주 조용하게 잠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크기가 작아서 동해의 복잡한 해저지형에 몸을 숨기고 매복하기 쉽고, 능동식 음파탐지기의 추적을 따돌리며 잠항하기도 쉽다. 

이번에 미7함대 항모강습단을 추적잠항하다가 불쑥 떠오른 중국의 디젤-전동식 킬로급 잠수함은 수중배수량이 3,000~3,950t이다. 그렇게 큰 잠수함도 탐지하지 못한 미7함대 항모강습단이 수중배수량이 2,000t 이하인 조선의 소형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이다.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는 은밀성에 있는데, 조선의 소형 잠수함이야말로 전 세계에서 수중소음이 가장 적고 노출위험도가 가장 낮은 우수한 잠수함이다.

조선의 소형 잠수함이 그처럼 우수한 잠수함이라는 사실은 1998년 6월 21일 강원도 속초에서 동쪽으로 18km 떨어진 동해 해상에서 어민이 쳐놓은 꽁치잡이 그물에 걸려 예인된 조선의 잠수정을 촬영한 현장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현장사진을 보면, 농민들이 풀을 벨 때 쓰는 낫날처럼 생긴 5날의 추진기(screw)가 보이는데 그런 특이한 모양의 곡선날을 깎아 만들려면 고도의 기계공학기술이 요구된다. 길이가 1m 30cm인 곡선날 추진기에는 길이가 30cm인, 꽃잎처럼 생긴 5날의 소형 추진기가 달려 있었고, 둥근 통 안에 들어있는 4날의 소형 추진기가 추진기 위쪽 함체 상부에 달려 있었다.

▲ <사진 7> 1998년 6월 21일 동해 해상에서 어민이 쳐놓은 꽁치잡이 그물에 걸려 예인된 조선의 잠수정. 농민들이 풀을 벨 때 쓰는 낫날처럼 생긴 5날의 대형 추진기, 꽃입처럼 생긴 5날의 소형 추진기, 그리고 둥근 통 안에 들어있는 4발의 소형 추진기가 보인다. 그처럼 3종의 추진기를 장착한 조선의 잠수정과 잠수함은 잠항 중에 추진소음을 거의 내지 않을 뿐 아니라, 추진방향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 자주시보

그처럼 3종의 추진기를 장착한 조선의 잠수정은 잠항 중에 추진소음을 거의 내지 않을 뿐 아니라, 추진방향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그 추진장치들을 두루 살펴본 미국군 정보당국자들은 자기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조선의 잠수함 건조기술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3종의 추진기로 잠항하는 고성능 잠수함을 건조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조선에서는 잠수정만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소형 잠수함도 당연히 그렇게 만들었다. 조선의 잠수함이 소형이고 구식이어서 수중작전능력이 떨어진다는 과소평가는 잠수함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식한 소리다. <사진 7>

미국은 대양을 건너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기 위해 장거리를 신속히 잠항할 수 있는 18,000t급 대형 핵추진잠수함을 많이 보유하였지만, 그런 대형 잠수함들은 음파탐지기에 탐지될 위험이 너무 크다. 미국의 대형 핵추진잠수함은 조선의 소형 잠수함에게 쉽게 탐지될 수 있다. 잠수함전에서는 먼저 발견하고 먼저 쏘는 쪽이 이기는 법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이 대형 핵추진잠수함을 가졌다고 하여 잠수함강국으로 자처하지만, 실전에서는 소형 잠수함을 많이 가진 조선에게 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선과 미국 중에 어느 나라가 진짜 잠수함강국인지는 실전에서 붙어봐야 알 수 있다.


4. 종이호랑이의 최후, 통일국가의 등장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5년 8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8월 21일부터 조선의 해군기지에서 출동하였던 50여 척의 잠수함들 가운데 일부가 소속기지로 귀항하는 징후가 포착되었다고 하였다. 조선의 잠수함들은 지하해군기지에서 해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곧바로 바다 속으로 빠져나가 출동하기 때문에 미국 정찰위성이 그 움직임을 포착할 수 없는데, 조선이 출동시킨 잠수함이 50여 척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것은 조선이 출동시킨 잠수함을 육안으로 헤아려보고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니라, 조선이 7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였는데, 준전시상태에 들어가면 그 가운데 70%를 출동시킬 것으로 보고, 50여 척이 출동했다고 추정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은 조선이 잠수함을 몇 척 보유하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당시 조선의 잠수함 몇 척이 출동했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했고, 출동한 잠수함들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더욱 알지 못했다.

우선 조선이 7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였다는 미국의 주장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14년 5월 12일 <자유아시아방송> 취재기자와 대담한 김혁수 잠수함연맹 회장의 말에 따르면, 조선은 1963년 소련에서 위스키급(Whiskey-class) 잠수함 4척을 수입하였고, 1965년 유고슬라비아에서 유고급(Yugo-class) 잠수정을 수입하였고, 1973년 중국에서 로미오급(Romeo-class) 잠수함 7척을 수입하였으며, <연합뉴스> 1994년 1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러시아에서 골프 II급(Golf II-class) 잠수함 10척을 수입하였다고 한다. 이런 사실만 보면 조선이 다른 나라에서 잠수함을 계속 수입만 한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 게 아니다. 주목하는 것은, 조선이 1970년대 후반부터 유고급 잠수정, 로미오급 잠수함, 골프-II급 잠수함보다 성능이 우수한 각급 자국산 잠수함 및 잠수정들을 지속적으로 건조해왔다는 사실이다.

조선이 50년 동안 축적해온 잠수함건조능력은 대단하다. <조선일보> 2010년 5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잠수함을 해마다 4~5척씩 건조할 수 있다는 것이고, <데일리 NK> 2013년 4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잠수함을 해마다 5척씩 건조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의 잠수함 보유량을 언제나 78척에 고정시켜놓고 보도하고 있으니 조선의 잠수함건조능력을 외면한 매우 부정확한 보도가 아닐 수 없다.

▲ <사진 8> 2015년 1월 30일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진행된 적해상목표에 대한 군종타격훈련에 참가한 잠수함. 조선의 잠수함들이 출동하면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잠항위치를 식별하지 못하는 한미연합군은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조선에서 말하는 '최후결전'이 일어나면, 조선의 강력한 잠수함대는 불과 1-2 시간 안에 미7함대 항모강습단을 격침하고 미국의 항복을 받아낼 것으로 예견된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 자주시보

조선은 잠수함건조능력만이 아니라 잠수함작전능력에서도 위력을 보여준다. <연합뉴스> 2015년 8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 해군은 조선의 잠수함들이 어디로 출동하였는지 잠항위치를 식별하지 못한 까닭에 당시 상황을 “심각한 위협으로 판단하고 (동해, 서해, 남해를 포괄하는) 광역초계활동에 돌입”하였는데, “북한의 잠수함위협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지만 실제 그 위협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하면서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사진 8>

<CNN> 2015년 8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 고위급 사령관들은 조선이 전쟁을 개시하는 갑작스러운 징후가 나타날 경우에 대비한 자기들의 전쟁계획을 재검토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자기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조선의 강력한 잠수함작전능력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미국군 고위급 사령관들이 전쟁계획을 재검토하였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들은 조선과의 전쟁에서 이길 방도를 찾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위에 열거한 정보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전시에 조선의 강력한 잠수함대는 미7함대 항모강습단을 1~2 시간 안에 격침, 수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추적잠항으로 미7함대 항모강습단을 위협하였지만, 조선은 그런 위협행동으로 자기의 잠수함작전능력을 노출하지 하지 않는 대신 전시에 그 항모강습단을 격침시킬 준비태세를 갖추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문화일보> 2014년 11월 7일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주한미국군사령부 고위급 지휘관들과 태평양사령부 장성급 지휘관이 2014년 10월 28일 오산미공군기지에 모여 “심각한 비대칭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북한의 잠수함 전력에 관해 논의”하였다고 한다. 

전시에 미국이 전적으로 의존하는 항모강습단이 조선의 잠수함대의 기습공격을 받아 격침당하면 미국군은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할 수 없게 되므로, 미국은 조선과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항복해야 한다. 아메리카제국주의의 핵발톱과 핵이빨을 빼놓는 결정적인 타격은 조선의 잠수함대가 전시에 맡을 작전임무가 될 것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최후결전’이 72시간 안에 조선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나의 예견은 주관적인 상상이 아니라 위와 같은 객관적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은 15년 동안 베트남 전역에게 엄청난 전쟁피해를 입힌 뒤에 패하였지만, 조선에서 말하는 ‘최후결전’에서 미국은 한반도에 전쟁피해를 거의 입히지 않고 72시간 안에 패할 것이고 한반도는 통일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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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0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향한 과감한 도전

[한호석의 개벽예감](180)
자주시보 2015년 11월 09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4시간 시차를 두고 일어난 이상한 천체현상들
2. 러시아가 진행한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
3. 고사로케트사격훈련 중에 다층미사일방어체계 개발과업을 제시한 김정은 제1위원장
4. 번개-1과 화성-1을 1960년대 말에 만들어낸 실력
5. 번개-1에서 번개-6까지 개발한 실력이 과감한 도전의 원동력

▲ <사진 1> 2015년 11월 1일 중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중부에 있는 쿠얼러미사일시험발사장에서 요격미사일 훙치-19를 시험발사하였다. 훙치-19는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다층미사일방어체계에 도입될 최신형 요격미사일이다. 중국은 훙치-19 시험발사를 비공개로 진행해오기 때문에 그 실물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위의 사진은 2013년 9월 17일 요격미사일 훙치-9를 발사하는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훙치-9의 요격고도는 30km인데 비해, 훙치-19의 요격고도는 250km나 된다. 중국은 다층미사일방어체계 개발에서 가장 앞섰다는 미국을 추격하면서 중국식 다층미사일방어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자주시보


1. 4시간 시차를 두고 일어난 이상한 천체현상들

2015년 11월 1일 오전 7시쯤(현지시간)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 중부에 있는 쿠얼러(庫爾勒)미사일시험발사장의 아침하늘에 이상한 천체현상이 나타났다. 그로부터 이틀 뒤 중국의 인터넷언론매체 <관차저왕(觀察者網)>은 그 이상한 천체현상이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요격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 나타난 현상이었다고 보도하였다. 이것은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전략적 미사일방어체계에 도입될 최신형 요격미사일 훙치(紅旗)-19를 시험발사하였다는 뜻이다. 훙치-19는 어떤 미사일일까? 중국은 자기의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사업을 은밀히 추진하고 있어서, 외부에 알려진 훙치-19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지만, 한 가지 드러난 사실은 그 미사일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상대하는 요격미사일이라는 것이다. <사진 1>

중국이 훙치-19를 시험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2010년 1월 11일에 처음으로 훙치-19를 시험발사하였고, 2013년 1월 27일과 2014년 7월에도 그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으니, 2015년 11월 1일에 진행한 시험발사는 네 번째 시험발사가 된다. 미국의 군사전문가협회인 ‘우려하는 과학자동맹(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이 2015년 3월 27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2013년 1월 27일에 진행한 훙치-19 시험발사는 샹첸지(双城子)미사일시험발사장에서 발사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약 250km의 고도에서 7분 31초 만에 요격하였다고 한다. 

중국은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훙치-19만이 아니라 위성을 파괴하는 위성요격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다. 2007년 1월 11일 중국은 약 865km 고도의 외기권에서 초고속으로 날아가는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위성요격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이후 몇 차례 그와 같은 시험발사를 진행해왔다. 

중국이 1997년부터 실전배치한 훙치-9의 요격고도는 30km인데,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훙치-19의 요격고도는 250km이며,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위성요격미사일의 요격고도는 1,000km 이상이다. 이것은 요격고도 30km의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이미 완성한 중국이 이제는 요격고도 250km 이상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요격고도 1,000km 이상의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개발사업과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 개발사업을 완료하면, 그 두 미사방어체계들과 기존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하여 전략적인 미사일방어체계를 완성하게 될 것인데, 그렇게 3중으로 통합된 전략적인 미사일방어체계를 다층미사일방어체계(multi-layered missile defense system)라 한다. 다층미사일방어체계는 적국의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추력으로 상승비행하는 초기단계에서 요격하고, 외기권으로 올라간 적국의 미사일이 관성비행하는 중간단계에서 요격하고, 대기권에 재돌입한 적국의 미사일이 낙하비행하는 종말단계에서 요격하는 3단계 요격망을 뜻하는 것이다.

그런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려면 적국의 미사일발사정황을 발사 직후 재빨리 탐지, 식별하는 조기경보위성과 탐지거리가 2,000km가 되는 X-밴드 레이더를 가져야 하는데, <교도통신> 2015년 8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조기경보위성을 발사할 계획을 2014년에 세웠으며, X-밴드 레이더 개발에 이미 착수하였다고 한다.

<워싱턴타임스> 2010년 1월 12일 보도기사에서 미국의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개발 중인 다층미사일방어체계가 2020년대에 완성될 것으로 예견하였다. 그런 예견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다층미사일방어체계는 현대군사과학기술이 고도로 응축된 명실공히 최상위 결정체다. 그래서 군사과학기술부문에서 가장 앞섰다는 미국은 중국보다 훨씬 먼저 다층미사일방어체계 개발사업에 달라붙었는데, 미국은 자기가 개발하고 있는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국가미사일방어체계(NMD)라고 부른다.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의 주도로 개발되고 있는 국가미사일방어체계는 아래와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지상기지에 배치된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가 적국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외기권에서 요격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구축함에 배치된 이지스(Aegis)탄도미사일방어체계가 적국이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하고, 지상기지에 배치된 페이트리엇 PAC-3 미사일방어체계가 적국이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저고도에서 요격하는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미국이 개발 중인 다층미사일방어체계 개념도다. 위의 사진이 말해주는 것처럼, 미국이 개발 중인 미국식 다층미사일방어체계는 지상기지에 배치된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GM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이지스탄도미사일방어체계(Aegis BMD), 그리고 페이트리엇 PAC-3으로 구성된다. 미국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의 지상기지들에 각각 배치한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는 전시에 조선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할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화성-13호와 화성-14호를 요격하려는 것이고, 요즈음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고 획책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전시에 괌을 향해 날아갈 조선의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호를 요격하려는 것이다.     ©자주시보

예컨대, 요즈음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고 획책하는, 흔히 ‘사드’라고 부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화성-13호나 화성-14호를 요격하려는 게 아니라,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호를 요격하려는 것이다. 화성-10호는 아시아대륙에 가까운 서태평양의 미국 영토인 괌(Guam)에 집결된 미국군기지들을 겨냥한 핵탄미사일이므로, 2015년 6월 현재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괌에 영구배치하는 작업을 황급히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그와 달리, 화성-13호나 화성-14호를 요격하려는 미국의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는 미국 알래스카주의 패어뱅크스(Fairbanks) 동남쪽에 있는 포트 그릴리(Fort Greely) 미육군기지와 캘리포니아주 롬퍽(Lompoc) 북서쪽에 있는 밴든벅(Vandenberg) 미공군기지에 각각 배치되었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미국은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를 각각 구축해놓았지만, 그 세 가지 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다층미사일방어체계는 아직 구축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미국은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 11월 1일 오전 11시 5분(미국 동부 시간) 태평양에 있는 웨이크섬 인근 해상의 아침하늘에서 발생한 이상한 천체현상이 그런 사실을 말해준다. 미국과 중국의 시차를 계산하면, 2015년 11월 1일 오전 7시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있는 쿠얼러미사일시험발사장의 아침하늘에서 이상한 천체현상이 나타난 때로부터 약 4시간 뒤 웨이크섬 인근 해상의 아침하늘에서 또 다른 이상한 천체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군사전문 인터넷언론매체 <디펜스 토크(Defense Talk)> 2015년 1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웨이크섬 인근 해상에서 나타난 이상한 천체현상은 미국이 ‘비행시험작전(Flight Test Operational)-02 행사(Event)’라는 이름의 요격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할 때 나타난 현상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그 요격미사일 발사시험은 미국 육해공군과 미사일방어국, 그리고 미국의 거대군수기업인 락키드 마틴(Lockheed Martin)이 공동으로 실시한 것인데, 미육군 제4방공포여단 소속 알파대대가 운용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미해군 구축함 존 폴 존스호(USS John Paul Jones)에 탑재된 이지스미사일방어체계, 그리고 AN/TPY-2 레이더와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장비(C2BMC)가 동원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적국이 발사한 것으로 가상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 순항미사일 1발을 동시에 요격하는 시험이었다. <사진 3>

▲ <사진 3> 2015년 11월 1일 미국은 태평양에 있는 웨이크섬 인근 해상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적으로 가동하는 통합요격시험을 진행하였다. 위의 사진은 웨이크섬에 임시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다. 그 날의 통합요격시험에서는 적국이 발사한 것으로 가상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 순항미사일 1발을 동시에 요격, 파괴하였다. 하지만 순항미사일 1발을 요격, 파괴한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실제로는 통합요격시험이 아니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만 시험발사한 것이었다. 다층미사일방어체계 완성을 향한 미국의 발걸음은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고 있다.     © 자주시보

미국은 그 날 동시다발 요격시험에서 성공하였을까? 보도에 따르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요격, 파괴하였고, 이지스미사일방어체계는 순항미사일을 요격, 파괴하였다고 한다.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를 제외하고, 고도도미사일방어체계와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통합요격시험이었다고 하지만,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요격, 파괴한 것은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순항미사일이었으니 실제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만 가동한 셈이다. 미국은 두 가지 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적으로 가동했어야 하는데, 사실상 한 가지 미사일방어체계만 가동하였으니 원래 의도하였던 통합요격시험에서는 아무런 성과도 얻을 수 없었다. 다층미사일방어체계 완성을 향한 미국의 통합요격시험은 제자리걸음만 계속하면서 한 걸음도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2. 러시아가 진행한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

<연합뉴스> 2015년 1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전문 인터넷언론매체 <디펜스 원(Defense One)>이 주최한 토론회가 2015년 11월 2일 워싱턴 D.C.에서 진행되었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 로벗 워크(Robert O. Work)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연설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한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5년 11월 2일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미국 국방부 부장관 로벗 워크가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은 4+1전쟁씨나리오를 가장 우려한다고 밝혔다. 4+1전쟁씨나리오는 미국이 조선, 러시아, 중국. 이란과 전쟁을 하고, 국제테러집단 IS와 무력충돌을 하는 세계전쟁씨나리오다. 그런데 미국은 4+1세계전쟁씨나리오에 대처하는 세계전쟁전략을 갖지 못했다. 그가 연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지금 횡포와 핵공갈을 일삼는 아메리카제국과 대결하는 조선, 러시아, 중국, 이란은 국력을 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는데, 미국과 나토동맹국들과 일본의 국력은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새로운 세계전쟁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채 허겁지겁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이라크의 부활, 중국의 대만침공, 북한의 남침이 우려스러운 비상시나리오였다. 당시 우리는 ‘10-30-30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압도적 군사역량으로 90일 이내에 두 개의 전장에서 동시에 승리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10-30-30전략’은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군이 전쟁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10일, 적군을 격파하고 승리하는 데 30일, 다른 지역의 제2전선으로 이동하는 데 30일이 걸린다는, 이제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 폐기된 전쟁전략이다.
로벗 워크의 연설은 다음과 같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지난 15년 간 상전벽해에 가까운 변화가 있었다. 동맹국들의 대응역량이 약화된 반면, 적국 또는 잠재적 경쟁자들의 능력은 극적으로 향상됐다. 지금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전쟁)시나리오는 4+1로 볼 수 있다.”

그가 말한 4+1전쟁씨나리오는 미국이 조선, 러시아, 중국, 이란과 벌이는 전쟁, 그리고 이슬람국가(IS) 같은 1개 국제테러집단과의 무력충돌을 가상한 세계전쟁씨나리오다. 그러면 로벗 워크의 말마따나 “상전벽해에 가까운 변화”가 일어난 국제안보상황에 따라 수정, 보완된 4+1전쟁씨나리오에 대처할 미국의 새로운 세계전쟁전략은 무엇일까? 로벗 워크는 연설에서 “이에 대응하는 거대전략(grand strategy)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니, 미국이 4+1전쟁씨나리오에 대처하는 새로운 세계전쟁전략을 아직 갖지 못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횡포와 핵공갈을 일삼는 아메리카제국과 대결하는 조선, 러시아, 중국, 이란은 국력을 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는데, 미국, 나토(NATO)가맹국들, 일본의 국력은 급속히 약화되고 있으니, 미국이 새로운 세계전쟁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채 허겁지겁 대응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로벗 워크가 연설 중에 언급한 4+1전쟁씨나리오 중에서도 특히 미국의 심장부를 핵탄으로 공격할 수 있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미국의 3대 적국은 조선, 러시아, 중국이다. 그러므로 2015년 11월 1일 미국이 웨이크섬 인근 해상에서 진행한 요격미사일 시험발사는 조선, 러시아, 중국이 전시에 미국 본토의 심장부를 향해 발사할 핵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시험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웨이크섬 인근 해상에서 요격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기 직전에 세상을 놀라게 하는 특별한 일들이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조선, 러시아, 중국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그 세 나라에서 일어난 특별한 일들은 아래와 같다.

첫째, 조선은 2015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를 세상에 공개하였다. 화성-14호가 전시에 미국 본토의 심장부를 각개조준식 다발핵탄두로 타격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미국에게 경악과 충격을 주고, 세계 각국의 군사전문가들을 놀라게 한 화성-14호의 놀라운 위력에 대해서는 2015년 10월 23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열병식에 나타난 핵무력 종결자’에서 자세히 서술하였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둘째, 러시아는 2015년 10월 30일 러시아 각지에서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을 비공개로 진행하였다. 미국의 인터넷언론매체 <워싱턴자유횃불(WFB)> 2015년 1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비공개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은 아래와 같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었다.

러시아해군은 사거리가 7,700km인 R-29 봐이쏘타(Vysota) 잠대지미사일 또는 사거리가 8,300km인 R-29 싸이네바(Sineva) 잠대지미사일을 노르웨이에서 가까운 바렌츠해(Barents Sea)와 러시아 극동에 있는 오츠크해(Sea of Okhotsk)에서 각각 발사하였다. 또한 러시아해군은 사거리가 2,500km인 신형 3M-54 칼리브르(Kalibr) 함대지순항미사일을 카스피해(Caspian Sea)에 있는 구축함에서 발사하였다. 이 순항미사일은 러시아가 2015년 10월 7일 카스피해에 배치된 구축함 4척에서 1,500km 이상 떨어진 시리아 영토 안의 국제테러집단기지 11개를 타격할 때 처음 사용한 것인데, 당시 그 순항미사일은 지상에서 80~1,300km 고도로 비행하는 도중 자기 앞을 가로막는 지형지물을 피하기 위해 147차례나 비행방향을 변경하면서 제트기 순항속도로 빠르게 날아가 타격목표에 명중하였다고 한다. <사진 5>

▲ <사진 5> 2015년 10월 30일 비공개로 진행된 러시아의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에서 러시아해군은 바렌츠해에 배치한 전략잠수함에서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위의 사진은 사거리가 8,300km인 R-29 싸이네바 잠대지탄도미사일을 델타-IV급 전략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장면이다. 원래 그 잠대지탄도미사일은 잠수함이 수중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인데, 얼음장들이 떠다니는 겨울바다에서는 잠수함을 해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뒤에 발사한다.     ©자주시보

또한 러시아전략로케트군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사거리가 10,500km인 RT-2PM 토폴(Topol)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약 800km 떨어진 플레세츠크(Plesetsk)우주로켓발사장에서 발사하였다.
또한 러시아공군은 뚜폴레브(Tu)-160 전략폭격기에서 러시아 북부에 설치된 타격목표와 러시아 극동지방 깜짜카반도에 설치된 타격목표를 향해 각각 공대지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
또한 러시아육군은 러시아-카자흐스탄 국경에서 가까운 카뿌찐 야르(Kapustin Yar) 사격훈련장에서 사거리가 500km인 아이스캔더(Iskander) 단거리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

2015년 10월 30일 러시아군이 진행한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은 육해공군 및 전략로케트군이 총동원되어 각종 전략미사일들을 동시다발로 발사한 사상 최대 규모의 통합실탄사격연습이었다. 러시아가 반미의지를 날로 강화하는 가운데 그처럼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을 진행한 것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뚫고 미국 본토의 심장부를 타격할 러시아군의 실전능력을 과시하여 미국의 거만한 기세를 꺾어놓은 것이다.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모스크바의 핵무력 과시”라고 하면서 러시아의 군사활동을 비판한 애쉬튼 카터(Ashton B. Carter) 미국 국방장관의 2015년 11월 7일 기자회견 발언은 러시아의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에 대한 미국의 당혹스런 반응이었다. <사진 6>

▲ <사진 6> 2015년 10월 30일 비공개로 진행된 러시아의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에 참가한 러시아공군의 뚜폴레브(Tu)-160 전략폭격기는 러시아 북부에 설치된 타격목표와 깜짜카반도에 설치된 타격목표를 향해 각각 공대지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 위의 사진은 뚜폴레브-160 전략폭격기의 비행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날렵하게 생긴 외형은 최신형 전략폭격기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 날에 진행된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은 러시아의 육해공군 및 전략로케트군이 총동원된 사상 최대 규모의 통합실탄사격연습이었다. 미국 국방장관 애쉬튼 카터는 2015년 11월 7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을 비판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모순관계는 날로 격화되고 있다.     © 자주시보

셋째, 중국은 2015년 11월 1일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중거리탄도미사일 요격시험을 실시하였는데, 이에 관해서는 이 글의 앞머리에서 이미 서술하였다.
러시아의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은 미국이 웨이크섬 인근 해상에서 요격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기 하루 전에 실시되었고, 중국의 중거리탄도미사일 요격시험도 미국이 그 요격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기 4시간 전에 실시되었으므로, 미국의 요격미사일 시험발사가 러시아의 전략미사일 통합발사연습이나 중국의 중거리탄도미사일 요격시험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미국, 러시아, 중국에서 24시간 안에 연속적으로 일어난 그 세 가지 현상들은 발생시간이 우연히 일치한 것이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이 웨이크섬 인근 해상에서 진행한 요격미사일 시험발사는 조선이 10월 10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에 대응할 능력을 과시하려는 행동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각개조준식 다발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4호가 전시에 미국 본토의 심장부를 동시다발로 타격할 수 있으므로, 미국은 요격미사일 3발을 여러 개의 표적미사일을 향해 동시에 발사하는 동시다발 요격시험을 서둘러 강행해야 했던 것이다. 실제로는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요격시험이었는데도 미국이 그 요격시험을 서둘러 진행한 것은 그들이 화성-14호의 등장을 보면서 경악과 충격을 느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미국과 날카롭게 대치한 정전상태에서 ‘최후결전’을 벼르는 조선이 미국 본토의 심장부를 동시다발로 공격할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등장시켰으니, 미국이 어찌 경악과 충격을 느끼지 않았겠는가.

▲ <사진 7> 2015년 11월 2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장에 나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선의 서부전선에서 4개 반항공부대들이 참가한 고사로케트사격훈련이 진행되었다. 위의 사진은 그 사격훈련 중에 발사된 지상대공중로케트 번개-3이 화염을 내뿜으며 날아가는 장면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사격훈련을 참관하던 군사지휘관들과 국방과학부문 전문가들에게 여러 종의 신형 고사로케트들을 개발하여 국가반항공방어를 새로운 전략적 수준에로 끌어올리기 위한 과업을 제시하였다. 그 과업은 전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만이 개발하고 있는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조선에서도 개발하는 거창한 전략과업이다.     © 자주시보


3. 고사로케트사격훈련 중에 다층미사일방어체계 개발과업을 제시한 김정은 제1위원장

2015년 11월 1일 중국이 쿠얼러미사일시험발사장에서, 미국이 웨이크섬 인근 해상에서 4시간 시차를 두고 제각기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요격시험을 진행한 날로부터 하루가 지난 11월 2일 조선의 서부전선에서 요격미사일사격훈련이 진행되었다. 그 사격훈련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장에 나가 지켜보는 가운데 서부전선의 4개 반항공부대들이 참가한 고사로케트사격훈련이었다. 조선에서는 요격미사일을 고사로케트 또는 지상대공중로케트라고 부른다. <사진 7>

주목하는 것은,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성원들과 더불어 “국방과학부문의 일군들”도 김정은 제1위원장을 수행하여 고사로케트사격훈련을 참관하였다는 사실이다. 국방과학부문의 일군들이란 국방과학부문 전문가들을 말하는데, 그들이 고사로케트사격훈련을 참관한 것은 그 사격훈련이 예사롭지 않은 사격훈련이었음을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서부전선에서 진행된 고사로케트사격훈련의 목적은 “다종의 신형 고사로케트들을 연구개발하기 위한 방도를 찾아 반항공부문 싸움준비에서 전환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다종의 신형 고사로케트들을 개발하는 데서 나서는 구체적인 과업들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시”고, “국가반항공방어를 새로운 전략적 수준에로 끌어올리기 위한 강령적인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군사지휘관들과 국방과학부문 전문가들에게 여러 종의 신형 요격미사일을 개발하여 국가반항공방어를 새로운 전략적 수준에로 끌어올릴 것을 지시한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전술적 수준의 구역반항공방어(area anti-air defense)를 뛰어넘는 전략적 수준의 국가반항공방어(national anti-air defense)에 대해 지적하였다는 점이다. 조선이 구축해놓은 기존 미사일방어체계는 조선 각 지역의 상공을 전술적으로 방어하는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데, 앞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하고, 그 세 종의 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한 전략적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바로 이것이 그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시한 과업이었다. 요격미사일발사훈련이 진행된 현장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미국식이나 중국식이 아니라 조선식으로 개발하는 거창한 전략과업을 제시한 것이다. 

현대군사과학기술이 고도로 응축된 명실공히 최상위 결정체인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요구될 뿐 아니라, 수많은 과학기술적 난제들을 풀어야 하기 때문에, 군사과학기술이 가장 앞섰다는 미국도 아직 그 체계를 완성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조선이 막대한 개발자금과 고난도기술을 요구하는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려면,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외기권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하여 단일한 작전단위로 통합해야 하며, 조기경보위성과 최첨단 방공레이더를 개발하여 전자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하여야 한다. 조선은 그처럼 방대하고, 난해하고,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첨단과학기술의 최상위 결정체를 만들어낼 실력을 가지고 있을까?


4. 번개-1과 화성-1을 1960년대 말에 만들어낸 실력

2013년 6월 5일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참관하였을 때, 나는 중무기전시실에 전시된 각종 요격미사일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 글을 집필하면서 2년 전에 적어둔 비망록을 다시 읽어보았다. 비망록을 읽어내려가던 나의 시선은 조선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지대공미사일 번개-1에 관한 기록에서 멎었다. 그 기록에는 번개-1의 비행속도가 마하 3이고, 2계단 미사일이며, 고체연료와 액체연료를 사용한다고 쓰여 있었다. 이 기록은 번개-1이 러시아의 지대공미사일 S-75와 같은 급이라는 점을 새삼스럽게 말해주고 있었다. 실제로 번개-1과 S-75는 외형이 서로 같아서 구분하기 힘들다. <사진 8>

▲ <사진 8> 윗쪽 사진은 2015년 11월 2일 서부전선에서 진행된 고사로케트사격훈련에 참가한 2발의 번개-1이 즉시사격태세를 갖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이전에 진행된 열병식들에 몇 차례 등장했던 번개-1의 동체는 회백색으로 도색되었는데, 이번에 번개-1은 위장색과 얼룩무늬를 도색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랫쪽 사진은 발사 직후 상승비행을 하는 번개-1이 증폭분사장치에서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가속도로 솟구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번개-1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하고 전자전 대응력도 갖지 못했으므로, 미사일전과 전자전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진 현대전에서는 제한된 능력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조선은 현대전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요격미사일을 만들어 냈으니, 그것이 바로 3축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되어 2010년 10월 10일 열병식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번개-5다.     © 자주시보

소련에서 오래 전에 생산된 S-75는 비행속도가 마하 3.5이고, 1단 로켓에는 고체연료가 사용되고, 2단 로켓에는 액체연료가 사용되는 2단형 요격미사일이다. 소련은 1957년부터 1980년대까지 장기간에 걸쳐 S-75를 생산해오면서 그 성능을 거듭 개량하여 여러 가지 개량형 S-75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초기형 S-75의 사거리는 29km이었는데 후기형 S-75의 사거리는 76km로 늘어났고, 초기형 S-75의 요격고도는 22km이었는데 후기형 S-75의 요격고도는 30km로 늘어났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중무기전시실에 전시된 번개-1 앞에 놓인 해설판을 읽으면서 내가 깜짝 놀랐던 까닭은, 번개-1이 1968년 10월 20일에 개발되었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번개-1을 1968년에 개발하였다니, 이건 무슨 뜻인가?

미국의 군사전문 인터넷매체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에 현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에 파견된 소련기술자들로부터 기술을 배워가며 S-75를 모방하여 만든 첫 요격미사일 훙치-1을 1964년 5월에 처음 시험발사하였다. 그런데 조선은 S-75를 모방한 첫 요격미사일 번개-1을 1968년 10월에 개발하였던 것이다. 소련이 1957년에 만든, 당시로서는 세계 정상급 요격미사일이 중국에서 1964년에 제작되었고, 조선에서 1968년에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훙치-1을 1964년에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나, 조선이 번개-1을 1968년에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더욱이 조선이 번개계열의 요격미사일들을 생산해왔다는 사실 자체가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조선이 근 50년 동안 미사일제조부문에서 축적해온 실력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신동아> 2000년 8월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한국 국방부는 73년 10월 4차 중동전 때 북한이 이집트를 도와주고 그 보답으로 이집트로부터 스커드B를 제공받은 것으로 정리해 놓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북한은 68년에 이미 스커드B 제작기술을 소련으로부터 제공받았다”고 한다. 미국이 스커드B라는 자의적 명칭으로 부르는 소련의 지대지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500km인 R-17이고, 조선이 R-17을 모방생산한 지대지탄도미사일은 화성-1이다. 내가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였을 때 목격한 화성-1을 소개한 해설판에는 “1960년대말 쏘련제 미사일 모방생산”이라고 쓰여 있었다.

1960년대에 미국과 소련이 도달했던 군사과학기술수준을 가늠해보면, 지대지탄도미사일을 만드는 기술도 어려운 것이었지만, 지대공요격미사일을 만드는 기술은 그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었데, 조선은 1960년대 말에 화성-1과 번개-1을 모두 만들어내는 실력을 가졌던 것이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대외정책(Foreign Policy)> 2013년 4월 1일부에 실린 ‘북조선의 방공망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조선은 1,950발에 이르는 번개-1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번개-1을 왜 그렇게 많이 만들어 실전배치하였을까? 번개-1은 전파유도방식으로 비행하므로, 방해전파를 쏘는 전투기나 폭격기를 요격하기 힘들지만, 베트남전쟁이 지속되던 1972년 12월에 벌어진 하노이 상공 방어전투에서 북베트남군은를 S-75 일제사격하여 미국이 하노이 폭격에 동원한 B-52 폭격기 42대 가운데서 34대를 격추하는 대승을 이룩하였다는 전설적인 무훈담이 오늘에 전해진다. 작전반경이 좁은 한반도 상공에 번개-1을 일제사격하여 미공군 전투기들과 폭격기들을 격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실전배치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번개-1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하고 전자전 대응력도 갖지 못했으므로, 미사일전과 전자전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진 현대전에서는 제한된 능력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조선은 현대전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요격미사일을 만들어냈으니, 그것이 바로 3축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되어 2010년 10월 10일 열병식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번개-5다. 


5. 번개-1에서 번개-6까지 개발한 실력이 과감한 도전의 원동력

조선이 자기의 첫 요격미사일 번개-1을 생산하였던 때로부터 44년이 지난 2012년 5월 3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를 시찰하면서 최첨단 요격미사일 번개-6을 돌아보았다. 번개-6은 초음속 전투기는 물론 단거리탄도미사일도 요격하는 최신형 요격미사일이다. 번개-6은 러시아의 최첨단 요격미사일 S-400과 같은 급인데, S-400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때 사거리는 120km이고, 요격고도는 30km이며, 비행속도는 마하 6이다. 미국의 최신형 요격미사일 페이트리엇 PAC-3은 사거리가 100km이고, 요격고도가 25km이며, 비행속도가 마하 4다. 위에 열거한 성능지표들을 비교하면, 번개-6이 PAC-3을 능가하는 최상급 성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번개-1을 만들며 첫 걸음을 뗀 조선의 요격미사일 개발사는 공중우세신화를 들먹이는 ‘세계 최강’ 아메리카제국의 끊임없는 공습위협에 단독으로 맞서 싸우며 자력으로 번개계열의 각종 요격미사일들을 만들어온 기나긴 역사로 보이는 것이다. 세상에 공개할 수 없는 많은 사연을 안고 흐르는 역사의 격류를 헤쳐 오면서 독자적인 기술을 축적한 조선이 자기의 기술력을 집중하여 마침내 세계 정상급 저고도요격미사일을 만들어냈으니, 그것이 바로 2012년에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 옆모습 일부만 드러낸 번개-6이다. 번개-6은 조선이 지난 44년 동안 요격미사일 제작기술을 부단히 발전시켜 사거리를 29km에서 120km로 늘였고, 요격고도를 22km에서 30km로 늘였으며, 비행속도를 마하 3에서 마하 6으로 높일 수 있었음을 실증하는 존재다. <사진 9>

▲ <사진 9> 윗쪽 사진은 2015년 10월 10일 당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번개-5를 탑재한 자행발사대들이 행진하는 장면이다. 아랫쪽 사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2년 5월 3일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를 시찰하면서 최신형 지상대공중로케트 번개-6을 살펴보는 장면이다. 러시아의 최첨단 요격미사일 S-400과 같은 급인 번개-6의 사거리는 120km, 요격고도는 22km, 비행속도는 마하 6이다. 번개-6은 미국이 개발 중인 미국식 다층미사일방어체계에 도입된 저고도요격미사일 페이트리엇 PAC-3보다 성능이 더 우수하다. 번개-6을 만드는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조선은 현대과학기술의 최고 결정체인 조선식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을 시작하였다.     © 자주시보

조선은 저고도요격미사일 번개-6을 이미 만들었으므로, 고고도요격미사일과 외기권요격미사일을 추가로 만들어 그 세 가지 요격미사일들을 단일한 작전단위로 통합하면 될 것이다. 번개-6을 만들어내는 고도의 기술을 가진 조선이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하기로 결심하였으니 그 개발사업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이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려면, 전자정보통신망으로 그 체계에 연결되는 조기경보위성과 최첨단 방공레이더도 함께 개발해야 하는데,  조선이 자력으로 지구관측위성을 쏘아올리고, 위상배열레이더를 개발한 것을 보면, 조기경보위성과 최첨단 방공레이더를 개발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위성개발기술에 대해서는 2015년 5월 11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정지통신위성은 은하-3호에 싣지 못한다’에 서술하였고, 조선의 위상배열레이더개발기술에 대해서는 2015년 7월 13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땅속에서 하늘을 지키는 비밀병기’에 서술하였다. 2015년 9월 14일 조선의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정지위성에 대한 연구사업에서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였다”고 말했는데, 35,000km 고도에 있는 정지궤도를 따라 지구와 함께 회전하는 정지위성이 바로 조기경보위성이다. 지금 조선은 조기경보위성 연구사업을 활발히 진척시키고 있는 중이다.

조선이 그처럼 높은 수준의 국방과학기술을 가졌으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군사지휘관들과 국방과학부문 전문가들에게 여러 종의 신형 요격미사일을 개발하여 조선식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할 전략과업을 제시한 것이다. 현대군사과학기술의 최고봉이라는 다층미사일방어체계를 향한 조선의 과감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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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3

적대행동은 처참한 실패, 방공연습은 조롱거리

[한호석의 개벽예감](179)
자주시보 2015년 11월 02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연방상원의원이 처참한 실패라고 비판한 미국의 조선정책
2. 전선에 핵탄 배치해놓고 평양에 모의핵탄 투하한 전쟁광기
3. 대결광기 부리던 미국에게 참패를 안긴 세 가지 요인
4.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의 방공연습이 조롱거리로 전락한 사연

▲ <사진 1> 2015년 10월 20일 미국 연방상원 대외관계위원회는 조선정책 청문회를 진행하였다. 그 자리에 출석한 미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와 미국무부 조선인권담당 특사의 얼굴이 침울해 보인다. 대외관계위원장 밥 코커 상원의원으로부터 미국의 조선정책이 비참한 실패라는 쓰디쓴 비판을 듣고 앉아있려니 침울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 자주시보


1. 연방상원의원이 처참한 실패라고 비판한 미국의 조선정책

<연합뉴스> 2015년 10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조선정책에 관한 토론회가 10월 27일 미국 존스합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 주최로 열렸는데, 그 토론회에 참석한 연방상원 대외관계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코리 가드너(Cory S. Gardner) 위원장은 “우리가 중동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동안 북한의 각종 위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은 북한의 중대한 위협을 간과한 채 방심하는 모습이다. 현 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은 전략적 실패로 끝났다”고 지적하였다. 미국의 조선정책이 전략적 실패로 끝났다는 비판발언이 나오기 1주 전에 진행된 연방상원 대외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미국의 조선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AP>통신 2015년 10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10월 20일에 진행된 미국 연방상원 대외관계위원회의 조선정책 청문회에서 그 위원회의 위원장인 밥 코커(Bob Corker) 연방상원의원은 미국의 조선정책을 “처참한 실패(abject failure)”라고 비판하였다. 미국의 대외정책을 논하는 연방상원 대외관계위원회 소속 상원의원들이 미국의 조선정책을 전략적 실패 또는 처참한 실패라고 비판한 것은 미국의 조선정책이 완전히 파탄되었음을 자인한 것이다. <사진 1>

미국의 조선정책이 전략적으로, 처참하게 실패하였다는 그들의 비판발언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조미관계의 어제와 오늘이 말해주는 것처럼, 미국의 조선정책은 정책이라기보다는 대결광기를 드러내는 적대행동 그 자체다. 위에 인용한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의 발언에서는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이 전략적 실패로 끝났다고 지적하였으나,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은 미국이 조선에게 그 무슨 인내심 같은 것을 발휘하며 조선의 태도변화를 기다리는 정책이 아니라 대결광기를 인내라는 말로 위장해놓고 조선에 대한 적대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고 교활한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조선정책을 전략적 적대정책이라고 부르건 전략적 인내정책이라고 부르건 그 어떤 명칭과도 상관없이 그것의 본질은 하나같이 적대적이라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조미관계사를 되짚어보면, 미국의 조선적대정책은 조선을 핵공격으로 멸망시키려는 적대행동으로 표출되었고, 조선에서 내란 또는 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적대행동으로 표출되었으며,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집요한 경제제재로 조선의 경제를 질식, 고사시키려는 적대행동으로 표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2. 전선에 핵탄 배치해놓고 평양에 모의핵탄 투하한 전쟁광기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1950년 6월 25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 때로부터 지금까지 65년 동안 미국의 조선정책은 광란적인 적대행동으로 일관되었다. 독자들에게 좀 거북스럽게 들리는 광란적이라는 말을 덧붙인 까닭은 아래에 열거한 몇 가지 역사적 사실들에서 자명해진다.

첫째, 미국은 조선을 핵공격으로 멸망시키려는 광란적인 적대행동을 지난 65년 동안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세계 최강’이라고 자처하는 핵강국으로부터 무지막지한 핵공격위협을 65년 동안 끊임없이 받아온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조선을 겨눈 미국의 핵공격위협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것인지는 아래의 사실들이 말해준다.

1950년에 작성된 미육군 비밀문서를 인용한 <AP>통신 2010년 10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6.25전쟁이 일어난 때로부터 7주가 되던 1950년 8월 중순 핵탄을 한반도전선에 반입하여 실전배치하였다. <연합뉴스> 기자들이 번역하여 서울에서 책으로 펴낸, 6.25전쟁 시기 미극동공군사령관 조지 스트레잇마이어(George E. Stratemeyer)의 일기에 따르면, 미육군 작전연구실은 1950년 9월부터 근접지원작전에서 핵탄을 전술적으로 사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미육군 작전연구실장이었던 엘리스 존슨(Ellis A. Johnson)은 한반도전선에서 핵탄을 사용하는 문제를 현지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1950년 11월 말 전선을 방문하였다. 6.25전쟁 당시 핵탄을 전선에 배치해놓고 핵공격의 적기를 노린 행동을 어찌 전쟁광기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 <사진 2>

▲ <사진 2> 미국은 1950년 7월 6일 위의 사진에 나타난 B-29 전폭기를 동원하여 원산정유공장과 흥남비료공장을 폭격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쟁 3년 동안 조선의 도시와 산업시설을 무차별 폭격으로 파괴하였으며, 조선의 민간인들을 무차별 폭격으로 살육하였다. 당시에 작성된 미국군 비밀문서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미국은 재래식 폭탄으로 민간인을 대량살육하는 것도 모자라서 대량의 전략핵탄을 조선의 도시들에 마구 투하하여 조선을 멸망시키려고 광분하였다. 전쟁광기가 극에 달했던 것이다.     © 자주시보

미연방수사국(FBI)이 1951년 4월 20일에 작성한 ‘방사능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6.25전쟁이 일어나자 미국 유타주에 있는 덕웨이실험장(Dugway Proving Ground)에서 방사능무기실험을 수 십 차례 연속 실시한 미육군은 당시 연방하원의원이었던 앨 고어 1세(Al Gore, Sr. 1993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 2세의 아버지)를 그 실험장에 불러들여 방사능무기실험을 참관하게 하였는데, 그 실험을 본 앨 고어 1세는 한반도전선에 방사능물질을 대량살포하여 방사능오염지대를 설치하자는 안건을 1951년 4월 15일 연방하원에 상정하였다. 당시 미육군 대령 폴 맥대니얼(Paul W. McDaniel)도 앨 고어 1세가 주장한 것과 같은 한반도 방사능오염지대설치안을 1951년 4월 11일 미국 원자력위원회에 제출하였다. 한반도 중부지대를 방사능으로 오염시켜 남북이 영구히 서로 왕래할 수 없도록 만들려고 획책한 행동을 어찌 전쟁광기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  

당시 미공군도 미육군과 경쟁하는 듯이 전쟁광기를 부렸다. 이를테면, 미공군은 1945년 8월 초에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핵탄을 투하했던 미공군 B-29 전폭기 편대를 6년 뒤인 1951년 9월과 10월에 평양 상공으로 출격시켜 모형핵탄을 투하하는 핵공격연습을 감행하였다. 1953년 2월 20일 미공군 계획국장이 작성한 비망록에 따르면, 당시 미국 국방부에 배속된 공군참모진은 6.25전쟁에서 미국군이 승리하려면 핵탄을 사용해야 한다고 상부에 건의하였고, 같은 해 5월부터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기 직전까지 미공군은 핵탄투하계획을 진전시키는 상황을 상부에 계속 보고하고 있었다.

조선에서 결성된 ‘미국이 공화국북반부에 끼친 피해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보도한 <조선중앙통신> 2012년 10월 24일부 기사에 따르면, 6.25전쟁 3년 동안 전쟁광기에 사로잡힌 미국의 무차별 공격으로 조선에서 민간인 123만1,54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미국이 히로시마에 투하한 핵탄으로 민간인 16만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조선에서는 그보다 8배나 많은 민간인이 미국의 무차별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조선은 핵공격에 의한 인명피해만큼 혹심한 인명피해를 입은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6.25전쟁 중에 미국의 무차별 폭격으로 아이를 잃은 조선의 어머니가 피 흘리는 주검을 붙들고 오열하고 있다. 미국의 무차별 공격으로 조선에서 민간인 123만1,54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건국열의가 들끓던 강산에는 잿더미만 쌓였다. 6.25전쟁 중에 미국이 자행한 대량살육만행은 조선에게 피맺힌 원한을 남겨놓았다. 무차별 폭격을 명령한 미국 대통령 트루먼과 미극동군사령관 맥아더를 비롯한 당시 전쟁지휘부는 전범재판에 회부되었어야 마땅하다. 오늘 조선은 그런 살육만행을 저지른 미국에게서 피값을 받아내는 복수의 최후결전을 준비하였다고 한다.     © 자주시보

조선에게 기어이 핵공격을 감행하려는 미국의 전쟁광기는 1953년 7월 27일에 체결된 정전협정으로도 억제되지 않았다. 정전협정문에 서명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1953년 8월 20일 미전략공군사령부는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지원군이 주한미국군에 대한 적대행동을 재개할 경우 조선과 중국 동북지역에 “대량의 핵탄”을 투하하는 내용으로 작성된 ‘작전계획 8-53’을 상부에 보고하면서, 핵탄투하에 사용할 F-84G 전폭기를 한국에 더 많이 배치할 것을 건의하였다. 6.25전쟁 중에 미공군이 사용한 F-84G 전폭기에는 마크(Mark)7이라는 이름의 61킬로톤급 핵탄 1발을 탑재될 수 있었다. 미국이 히로시마에서 민간인 16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핵탄이 15킬로톤급이었으니, 당시 미전략공군사령부는 히로시마 같은 대도시 4개를 한꺼번에 날려버릴 핵탄을 조선의 도시들에 투하하려고 준비했던 것이다. 이것을 어찌 전쟁광기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전협정을 체결한 이후에도 조선을 핵공격으로 멸망시키려고 광분하던 미국은 한국과 일본 오끼나와에 있는 미국군기지들에 다종다양한 핵탄을 반입, 배치하였다. 조미적대관계가 험악해질 때마다 미국은 주한미공군 전폭기를 출격시켜 15분 만에 조선을 핵탄으로 공격하려는 실전계획을 검토하곤 하였다. 당시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들에 반입, 배치한 다종다양한 핵탄들 가운데는 단거리미사일에 장착하는 전술핵탄, 전폭기에서 투하하는 전략핵탄이 있었던 것은 더 말할 나위 없고, 핵포탄과 핵지뢰까지 있었다. 예컨대, 강원도 춘천에 주둔한 미육군 제4미사일사령부에는 핵포병대대와 핵지뢰부대가 편성되어 있었다.
미국이 한국과 오끼나와의 미국군기지들에 은밀히 반입한 다종다양한 핵탄은 1967년을 기준으로 약 2,600발이나 되어 역대 최다 수준에 이르렀다. 핵탄 2,600발이라면 인류 전체를 몰살시킬 만한 가공할 파괴력인데, 그 많은 핵탄을 실전배치해놓고 조선을 멸망시킬 핵공격의 적기를 노리고 있었으니 이를 어찌 대결광기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2007년 11월 23일 미국의 핵과학자 핸스 크리스텐슨(Hans M. Kristensen)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03년 3월에 발효된 ‘전략핵전쟁계획서’에서 조선을 핵공격대상국으로 지목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일어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미국이 조선을 핵공격으로 멸망시킬 기회를 노려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2003년에 조선을 핵공격대상국으로 지목하였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둘째, 미국은 조선에서 내란 또는 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대결광기를 지난 65년 동안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미국은 리비아의 종미세력을 부추긴 내란을 일으켜 카다피정권을 전복시켰고, 요즈음에는 시리아의 종미세력을 부추긴 내란을 일으켜 알아싸드정권을 전복시키려는 대결광기를 부리는 중이다. 그런 미국이 자기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조선의 정권을 전복시키려고 얼마나 더 집요하게 획책하고 있겠는가.

일본의 시사전문지 <더 디플로맷(The Diplomat)> 2012년 5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국방산업연합회가 5월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연사로 출연한 당시 주한미특수전사령관 닐 톨리(Neil Tolley)는 조선인민군에게 발각되지 않으려고 최소한의 장비만 갖춘 특수작전군 정찰병들이 조선에 잠입하여 지하군사시설을 정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4>

▲ <사진 4> 미특수전부대가 고속단정을 타고 조선의 해안지대에 잠입하는 해상침투전을 연습하고 있다. 그들이 조선에 잠입하려는 목적은 조선에서 반정부세력을 조직하여 내란 또는 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폭력으로 전복시키려는 데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정권을 그렇게 전복시켰고, 지금 시리아의 알아싸드정권을 전복시키려고 내란을 일으킨 미국은 조선에 잠입하는 비정규전연습을 해마다 한국에서 몇 차례씩 계속 실시해오고 있다. 주권국가의 정권을 폭력으로 전복시키는 것은 명백한 국가테러이므로, 조선의 정권을 폭력으로 전복시키려는 미국의 특수작전계획을 수립하고, 명령하고, 지휘하는 책임자들은 모조리 국제전범재판에 회부되어 중형을 받아야 마땅하다.     © 자주시보

덴마크의 인터넷언론 <NSNBC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2014년 1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12명으로 각각 편성된 2개의 미특수작전군부대가 2013년 4월 중에 한국군 특전사령부 예하 부대들과 함께 조선에 잠입하는 비정규전을 사흘 동안 연습하였다고 한다. ‘밸런스 나이프(Balance Knife) 13-1’이라는 작전명으로 실시된 그 비정규전연습에는 특수작전군부대가 조선에 잠입하여 현지 반정부세력을 조직하는 임무가 포함되었다고 한다.
<뉴시스> 2014년 12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미육군 특수전부대 레인저(Ranger)는 해마다 3~4차례씩 중대급 특수전훈련을 한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미공군 보도국의 2015년 1월 7일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4년 12월 21일 미공군 특공대(commando) MC-130J를 실은 수송기들이 일본 오끼나와에 있는 가데나 미공군기지에 착륙하였는데, 이 특공대는 제353특수작전단 예하 제17특수작전대대에 배속되었다고 한다. 오끼나와에 배치된 미공군 특공대의 임무는 조선에 잠입하여 정권을 전복시키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것처럼, 미특수작전군, 미육군 레인저부대, 미공군 특공대가 제각기 조선에 잠입하여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국가테러를 경쟁적으로 연습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 대결광기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  

셋째, 미국은 조선에 대한 제재조치를 끝없이 연장, 강화하여 조선의 경제를 질식, 고사시키려는 적대행동을 지난 65년 동안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이를테면, 미국 연방의회는 각종 조선제재안들을 해마다 채택해왔고, 미국 대통령은 행정명령으로 조선에 대한 제재조치를 수시로 발동해왔고, 미국 정부는 유엔안보리를 사주하여 유엔안보리 결정으로 조선에 대한 제재조치를 계속 발동해왔고, 일본과 유럽연합(EU)도 그런 미국을 추종하여 조선에 대한 독자제재조치를 발동해왔다.

조선에서 결성된 ‘미국이 공화국북반부에 끼친 피해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보도한 <조선중앙통신> 2012년 10월 24일부 기사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05년까지 55년 동안 미국의 집요한 경제제재로 조선이 입은 누적손실액은 13조7,299억6,4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1962년부터 2012년까지 50년 동안 꾸바가 미국의 경제제재로 입은 누적손실액이 1조 달러인 것에 비하면, 조선이 얼마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는지 알 수 있다.

미국은 경제제재를 끝없이 연장, 강화하여 조선의 경제를 질식, 고사시키기 위해 각종 제재조치를 마구 남발하다가 더 이상 할 게 없었는지, 나중에는 미국 달러화 고액권을 위조했다는 근거 없는 혐의와 마약을 국제사회에서 밀매했다는 근거 없는 혐의까지 조선에게 뒤집어씌우고 ‘맞춤형 금융제재’를 들고 나왔으니, 이를 어찌 대결광기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3. 대결광기 부리던 미국에게 참패를 안긴 세 가지 요인

이 글의 앞머리에서 인용한 발언에서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과 밥 코커 상원의원이 각각 지적한 것처럼, 미국의 조선적대정책은 완전히 실패하였다. 미국의 조선적대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그 두 사람의 지적은 조선을 핵공격으로 멸망시키려던 미국의 적대행동이 실패했다는 뜻이고, 조선에서 내란 또는 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전복시키려던 미국의 적대행동이 실패했다는 뜻이며,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초장기 경제제재로 조선의 경제를 질식, 고사시키려던 미국의 적대행동이 실패했다는 뜻이다. 세 가지 적대행동이 모조리 실패했으니, 참패라고 해야 한다. 미국의 참패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사연이 시야에 들어온다.

첫째, 조선을 핵공격으로 멸망시키려던 미국의 적대행동이 완전히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조선이 강력한 핵무력으로 미국의 핵공격을 원천봉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는 전 세계에서 조선, 러시아, 중국 3대 핵강국만 보유한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이며, 조선이 미국의 핵공격을 봉쇄할 강력한 보복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세상에 과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2015년 10월 23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열병식에 나타난 핵무력 종결자’에서 자세히 논하였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의 동체에 쓰인 일련번호를 촬영한 것이다. ㅈ은 전략군을 뜻하는 것이고, 10자리수의 일련번호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이미 계열생산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이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를 공개한 것은, 미국의 핵공격을 봉쇄할 강력한 보복능력을 가졌음을 세상에 과시한 것이다. 조선을 핵공격으로 멸망시키려던 미국의 60년 묵은 대결광기는 조선의 핵무력에 의해 진압되었다.     ©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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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조선에서 내란이나 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미국의 적대행동이 완전히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2013년 12월 조선에서 장성택역모사건이 적발되어 사법처리되었기 때문이다. 장성택역모사건의 진상은 권력욕에 사로집한 개인의 망동을 적발, 사법처리한 사건이 아니라, 장성택을 황장엽과 연계시켜 반정부세력을 육성하고 그 세력을 배후에서 조종하여 조선에서 정권전복을 획책해온 미국이 오랜 기간에 걸쳐 비밀리에 구축해온 ‘침투통로’가 조기에 봉쇄된 사건이었다.

셋째,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를 끝없이 연장, 강화하여 조선의 경제를 질식, 고사시키려는 미국의 적대행동이 완전히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요즈음 조선이 자기의 자립적 사회주의계획경제를 생산기술의 혁신, 산업부문의 집중투자, 설비 및 자재의 국산화, 근로대중의 생산열의라는 네 개의 토대에 의거하여 빠른 속도로 장성, 발전시키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인민생활향상과 경제강국건설이라는 자기의 목표에 성큼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5년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제1차 국가과학원 첨단기술제품전시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선의 정보기술부문, 생물공학부문, 나노기술부문, 기술공학부문에서 인민경제에 도입된 1,300여 점의 첨단기술제품들이 그 전시회에 출품되었다. 이것은 조선이 정보기술, 생물공학, 나노기술, 기술공학에 국가역량을 총집중하여 첨단과학기술을 개발하고 그것을 생산현장에 도입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국의 산업연구원 소속 연구원들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한 <뉴시스> 2014년 11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그 연구원들이 조선의 보도기사를 통해 파악한 조선의 기업체는 모두 2,891개인데, 2000년대 중반부터 그 기업체들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활발하게 추진되었다고 한다.
오늘 조선에서 돋보이는 생산기술의 혁신과 산업부문의 집중투자가 생산설비 및 자재의 국산화 비중을 결정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조선의 경제는 생산기술의 혁신, 산업부문의 집중투자, 설비 및 자재의 국산화에 의해서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적 사회주의계획경제의 고유한 발전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근로대중의 집단적 생산열의에 의해 발전한다. 최근 조선에서 우후죽순처럼 일어서고 있는 각종 건축물들과 사회기반시설들, 그리고 역대 최고 기록을 연신 갈아치우는 생산목표달성은 조선 전역의 생산현장들에서 뛰고 있는 수많은 당조직, 생산돌격대, 3대혁명소조, 경제선동대들이 근로대중의 집단적 생산열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얼마나 힘쓰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5년 10월 28일 평양의 대동강에 떠 있는 쑥섬에 건설된 과학기술전당을 촬영한 것이다. 중성자를 중심에 두고 양자와 전자가 결합된 원자구조를 형상한 독특한 모양의 건축미를 자랑한다. 각계각층 인민들이 이 현대식 과학기술전당을 이용하게 된다고 하는데, 오른쪽 위에 보이는 고층건물은 과학기술전당을 여러 날 동안 이용하는 인민들이 묵을 호텔이다. 요즈음 조선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산기술혁신은 과학기술의 강력한 안받침에 의해 가속도를 내고 있다.     © 자주시보

요즈음 조선의 이웃나라들도 때마침 조선의 경제발전에 유리하게 대외환경을 전변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중국은 아시아, 태평양, 유럽, 아프리카의 교역권을 연결시키는 일대일로(一帶一路)전략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러시아는 극동지역개발과 북극항로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조선의 경제발전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대외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의 자립적 사회주의계획경제가 생산기술의 혁신, 산업부문의 집중투자, 설비 및 자재의 국산화, 근로대중의 생산열의라는 네 개의 토대에 의거하면서, 유리하게 전변된 대외환경의 도움을 받아 예상보다 더 빠르게 장성, 발전되고 있는 것은 김정은 시대에 국가발전전략으로 채택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로선’이 현실에 구현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증거이며, 미국이 장장 55년 동안 집요하게 추진해온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가 결국 파열음을 내며 무너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증거다. 

▲ <사진 7> 2015년 10월 27일 동해 남부 공해 상에서 미7함대 소속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앞세운 항모타격단이 한국 해군 소속 구축함 3척과 함께 항진하고 있다. 이들은 조선침공을 노린 5종의 실전씨나리오를 연습하였는데, 중심부분은 방공연습이었다. 미국은 이번에 또 다시 조선침공을 노린 전쟁연습을 감행함으로써 조선을 크게 자극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조선인민군의 전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실전상황과는 다른 엉뚱한 실전연습을 하면서 헛수고만 하였다.     © 자주시보


4.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의 방공연습이 조롱거리로 전락한 사연

미국의 조선적대정책이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으니, 이제 미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초등학생 수준의 지능으로 판단하더라도, 적대정책이 실패한 경우 비적대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적대정책이 실패한 경우 비적대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극히 정상적인 논리가 유독 미국의 조선정책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처참하게 실패한 조선적대정책에 여전히 매달리고 있으며, 그들의 대결광기도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른다. 그런 상태에 있는 미국이 조선을 상대로 최근에 감행한 여러 가지 적대행동들 가운데 한 가지만 서술한다. 

미국은 2015년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동해의 공해 상에서 미7함대 항모강습단을 출동시킨 가운데 한국 해군함대와 함께 조선침공을 가상한 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이 전쟁연습에는 얼마 전 일본 요꼬스까 미해군기지에 새로 배치된 100,000t급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USS Ronald Reagan)를 주축으로 하여 9,600t급 순양함 챈슬러스빌호(USS Chancellorsville), 9,200t급 구축함들인 머스틴호(USS Mustin), 핏저럴드호(USS Fizgerald), 커티스윌버호(USS Curtis Wilbur)가 동원되었고, 한국 해군 구축함들인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양만춘함이 동원되었다. 거기에 더하여 오산미공군기지의 전자전대대 소속 전자전기들, 한국 공군 소속 F-16 전투기들도 동원되었다. 청군과 홍군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전쟁연습에서 미국군과 한국군은 5종의 실전씨나리오를 연습하였다. <사진 7>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발표한 2015년 10월 29일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미7함대 항모타격단이 실시한 전쟁연습에서 중심부분은 방공연습(ADEX, air defense exercise)이었다고 한다. 동해에 출동한 미7함대 항모타격단이 전자전기와 전투기까지 참가시킨 대규모 방공연습을 실시한 것은, 함대함미사일과 방사포로 무장한 조선인민군 전투함과 공대함미사일과 유도폭탄으로 무장한 조선인민군 전투기의 기습공격을 가상한 요격연습을 실시한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번에 미7함대 항모타격단은 동해에서 조선침공을 노린 대규모 전쟁연습을 감행함으로써 조선을 또 다시 자극하였다.

미국군이 한국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실시하는 합동전쟁연습에서 언제나 그러하듯, 이번에도 가상적군역할을 맡은 쪽은 한국군이었다. 한국군 구축함들과 전투기들이 이번 합동전쟁연습에 동원된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런데 한국 해군은 조선인민군 전투함의 전법에 대해 잘 모르고, 한국 공군은 조선인민군 전투기의 전법에 대해 잘 모른다. 설령 그 전법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해도, 조선인민군의 전법은 흉내를 내기도 힘들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의 해상전법은 구축함과 호위함 4~5척을 출전시키는 식이 아니라 각종 고속함들과 잠수함 50여 척으로 편성된 잠수함연합부대를 출전시키는 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미7함대 항모타격단의 전쟁연습에서 가상적함역할을 수행한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은 7,600t급 구축함들이고, 양만춘함은 3,000t급 구축함이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미7함대 항모타격단을 공격할 때, 그렇게 몸집이 크고 기동속도가 느린 구축함은 절대로 출전시키지 않는다. 이번에 미7함대 항모타격단의 전쟁연습에서 가상적기역할을 수행한 한국 공군 소속 F-16 전투기 조종사들은 조선인민군 추격기 조종사들이 연마해온 고난도 비행술을 따라하지 못한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미7함대 항모타격단을 공격할 때는 해수면을 스치듯이 초저공으로 날아가는 함대함미사일을 탑재하고 시속 90km로 고속돌진하는 300t급 파도관통형 스텔스 고속함, 수중매복구역에 사전매복하였다가 기습공격에 돌입하는 잠수함, 고난도 비행술로 항공모함을 습격하는 추격기들이 나서게 될 것이다. 그것은  해상, 수중, 공중에서 동시다발돌격기습으로 항모타격단을 사면팔방에서 동시에 집중연속타격하는 전법인데, 한국군이 전쟁연습 중에 그런 전법을 따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미7함대 항모타격단이 실시한 전쟁연습에서 가상적군역할을 수행한 한국군 구축함들과 전투기들은 실전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역할을 수행한 것이고, 그에 대응한 미7함대 항모타격단도 조선인민군을 상대로 전쟁연습을 한다고는 했으나 헛수고만 한 것이다.

그런데 미7함대 항모타격단이 동해의 공해 상에서 그처럼 헛수고를 하고 있었던 2015년 10월 27일 아침,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북쪽 하늘에서 갑자기 나타난 러시아군의 뚜폴레브(Tu)-142 2대가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였던 것이다. 승무원 13명을 태우고 시속 711km로 날아가는 Tu-142는 러시아 해군이 장거리해상정찰과 대잠수함작전을 위해 사용하는 기종이다. <사진 8>

▲ <사진 8> 미7함대 항모타격단이 조선침공을 노린 전쟁연습을 하고 있었던 2015년 2015년 10월 27일 아침,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해군 소속 해상정찰기 뚜폴레브(Tu)-142 2대가 북쪽 하늘에서 갑자기 나타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였던 것이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그 해상정찰기는 프로펠러로 추진되는데 기체의 앞부분에 레이더로 보이는 커다란 막대 모양의 장치가 부착되었다.     © 자주시보

러시아해군 소속 Tu-142 2대의 접근을 포착하였을 때,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함재기를 긴급발진시킬 시간도 없을 만큼 상황이 너무 급박하였다. 그래서 인근상공에서 미7함대 항모타격단을 위해 초계비행을 하고 있었던 한국 공군 소속 F-16 전투기에게 긴급히 차단비행명령을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아전스 프랑스 쁘레스(AFP)> 2015년 10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 공군 소속 F-16 전투기들이 Tu-142 2대 주위를 비행하였다고 한다.

로널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서 F/A-18 함재기 4대가 허겁지겁 긴급발진하였으나 때는 너무 늦었다. Tu-142 2대가 어느 새 항공모함에서 약 1km 떨어진 상공까지 바짝 다가온 것이다.
미7함대 항모타격단은 자기들을 향해 날아오는 러시아해군 소속 Tu-142 2대를 왜 조기에 포착하지 못했을까? 250km 밖에서 날아가는 공중이동표적 500개를 동시에 추적하는 최첨단 레이더를 장착했노라고 큰 소리를 치는 미7함대 항모타격단이 조선인민군의 공습을 가상한 방공연습을 한다면서도 어떻게 Tu-142 2대가 다가올 때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을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그 기현상이 발생한 까닭은, 그 날 러시아해군 소속 Tu-142 2대가 동해 상공에서 펼친 절묘한 비행술에서 찾아보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Tu-142 2대가 매우 낮은 고도에서 날아가고 있었으므로, 미7함대 항모타격단의 최첨단 레이더가 그들의 접근비행을 조기에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미국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내용에서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항모타격단이 항공모함에서 약 1km 떨어진 상공에서 Tu-142 2대의 접근비행을 포착하였는데, 그 2대의 해상정찰기는 약 50m의 고도에서 항공모함의 머리 위를 날아갔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해수면으로부터 약 30m의 고도에서 저공비행으로 항공모함을 향해 접근하던 Tu-142 2대가 항공모함으로부터 약 1km 떨어진 상공에서 급상승하여 비행고도를 약 80m 정도 높이더니 항공모함 사령탑 위쪽을 스치는 듯이 날아갔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눈 한번 깜빡할 사이에 전격적으로 일어난 사건이었다. Tu-142 2대가 해수면으로부터 약 30m의 고도에서 저공비행으로 접근했으니 약 1km 밖의 상공에 다가올 때까지 최첨단 레이더가 포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사진 9>

▲ <사진 9> 미7함대 소속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사령탑 위에 각종 레이더들이 달려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해수면으로부터 사령탑까지 높이는 64m인데, 그 사령탑 위쪽에 레이더들이 달렸으므로 레이더들은 해수면으로부터 90m 이상의 높이에서 작동되는 것이다. 그런데 2015년 10월 27일 러시아해군 소속 Tu-142 2대는 해수면으로부터 약 30m의 고도에서 저공비행으로 그 항공모함에 접근하였다. 그러했으니 항공모함 사령탑 꼭대기에 제아무리 성능이 좋은 레이더들을 주렁주렁 매달아놓은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 항모타격단은 러시아해군 소속 해상정찰기 2대가 약 1km 밖의 상공에 도달했을 때 접근비행을 포착하였으나, 때는 너무 늦었다.     © 자주시보

흥미로운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2015년 7월 4일 러시아공군 소속 Tu-95 장거리전략폭격기 2대가 미국 본토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64km 떨어진 상공으로 접근하였을 때, 미공군 전투기들이 긴급발진하여 다가가자 Tu-95 폭격기 조종사는 미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생일을 축하해 (Happy birthday!)”라는 생뚱맞은 무선전파를 보내고 유유히 사라졌다고 한다.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므로 그런 무선전파를 보내면서 미공군 방공레이더망이 뚫린 것을 조롱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달랐다. 미국군 소식지 <성조(Stars & Stripes)> 2015년 10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항공모함에서 긴급출격한 함재기들이 Tu-142 2대 주위에서 견제비행을 하면서 무선교신을 몇 차례 시도하였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이것은 Tu-142 2대의 조종사들이 무선교신을 일부러 거부한 것이 아니라, 무선교신장치를 꺼놓고 비행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위에 서술한 두 가지 정보를 종합하면, 당시 Tu-142 2대가 전파발신장치를 모두 꺼놓고 조종사의 육안관측에만 의존하는 무전파저공비행으로 미7함대 항모타격단의 방공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최첨단 위상배열레이더를 가동한다는 방공레이더망이 그처럼 어이없게 뚫렸으니, 대규모 방공연습을 실시한다던 미7함대는 크게 망신만 당했다. 만일 전시에 적기가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로부터 약 1km 떨어진 상공까지 다가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면, 적기가 근거리에서 발사한 장갑관통 유도폭탄을 사령탑에 맞은 로널드 레이건호는 전신마비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그렇게 전신이 마비된 항공모함을 수상함대와 잠수함대가 집중공격하여 격침시키는 것이 조선인민군의 항모격침씨나리오가 아닌가. <사진 10>

▲ <사진 10> 위의 사진에 나타난 러시아해군 소속 해상정찰기 Tu-142 2대는 2015년 10월 27일 동해의 공해 상에서 조선침공을 노린 전쟁연습을 하던 미7함대 소속 항모타격단의 방공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갔다. 방공연습을 한다던 미7함대 항모타격단은 해상정찰기의 무전파저공비행술에 허를 찔린 것이다. 러시아해군에게서 그렇게 허를 찔린 미7함항모타격단의 방공연습은 조롱거리로 전락했으며, 미해군은 망신만 당했다. 평시에는 망신을 당하는 것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전시에는 조선인민군 항모격침결사대의 무전파초저공비행으로 미7함대 항모타격단의 방공레이더망이 뚫려 격침당할 위험이 크다. 미국은 조롱거리로 전락한 항모타격단 전쟁연습을 그만두어야 한다.     © 자주시보

2015년 10월 27일 러시아해군 소속 해상정찰기 2대는 미7함대 항모타격단의 방공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 전파발신장치를 모두 꺼놓은 채 조종사의 육안관측에만 의존하며 약 50m의 고도에서 저공비행을 하였다지만, 전시에 항모격침결사대로 출전할 조선인민군 추격기들은 미7함대 항모타격단의 방공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 전파발신장치를 모두 꺼놓은 채 비행고도를 10m로 낮춰 고난도 초저공비행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미7함대 항모타격단이 제아무리 강력한 방공레이더망을 가동해도 조선인민군 추격기를 조기에 포착할 수 없는 것이다. 항모타격단의 허를 찌르는 항모격침작전에 대해서는 2015년 2월 9일 <자주민보>에 실린 나의 글 ‘공중-수중기습타격전 연습한 북의 항모격침결사대’에서 자세히 논하였다.


지금은 전시가 아니므로, 미7함대 항모타격단의 방공레이더망이 뚫렸어도 망신당하는 것으로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지만, 전시에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항공모함이 격침되어 전쟁에서 패할 것이다. 미국은 조롱거리로 전락한 망신스러운 전쟁연습을 그만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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