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8

화성-10 공중폭발설 배후에 미국의 싸이버공격 있었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44)
자주시보 2017년 03월 27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선의 광명망에 침투하지 못한 미국의 싸이버공격
2. 조선에 사상 최대 싸이버공격 퍼부으라고 독촉한 오바마
3. 또 다시 고개를 든 화성-10 공중폭발설, 그 허구를 파헤친다
4. <CNN>이 보도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 완결판

▲ <사진 1> 이 사진은 조선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하는 국가망 '광명 2000'의 현시화면을 촬영한 것이다. 조선은 세계망을 쓰지 않고, 광명망만 전용한다. 바로 이것이 조선의 싸이버보안체계를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린 힘의 원천이다. 물론 조선에서도 호텔 같은 데서는 외국인 내방자들을 위해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세계망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조선에서 세계망과 광명망은 설치될 때부터 완전히 분리되었으므로, 외부의 해커들이 광명망에 침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령 외부의 해커들이 광명망에 침투하였다고 가정해도, 광명망과 완전히 분리된 조선의 내부망들에 침투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조선의 내부망은 조선인민군이 사용하는 '금별', 국가안전보위성이 사용하는 '방패', 인민보안성이 사용하는 '붉은검' 등이 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조선의 광명망에 침투하지 못한 미국의 싸이버공격

2015년 1월 22일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당시 미국 대통령은 온라인 비디오 빗컨(VidCon)의 최고경영자 행크 그린(Hank Green)과 대담하였다. <유투브(You Tube)>에 실린 이 대담영상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지 못했는데, 그 두 사람이 여러 주제를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에 조선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오바마는 이렇게 말했다.

“북조선은 지구 위에서 가장 고립되고, 가장 많은 제재를 받고, 가장 차단된 나라다. 그 나라에 존재하는 권위주의정권은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잔혹하고, 억압적이다. (줄임) 우리가 북조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은 제한되었지만, 해답은 있다. 군사적 해결이 아니라, 압박을 계속 증가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인터넷에 대해 말하는 오늘의 환경에서 잔혹하고 권위주의적인 북조선에 인터넷이 거듭 침투하게 되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정보들이 (조선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오바마의 이 발언에서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오바마가 조선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막말쟁이로 소문난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도 조선에 대해 발언할 때는 막말을 자제하는데, 오바마는 잔혹하다느니, 억압적이라느니 하는 막말을 늘어놓으며 조선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지 않았다. 둘째는 오바마가 조선에 인터넷을 침투시키면 조선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조선에 인터넷을 침투시킨다고 표현했지만, 그것은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미국 대통령이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무심히 지나칠 일이 아니다.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을 언급한 오바마의 발언배경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전문가들이 공히 인정하는 것처럼, 조선은 어떤 외부세력의 싸이버공격도 받지 않는, 세계 최강의 싸이버보안체계가 확립된 나라다. 다른 나라들도 월드와이드웹(WWW)이라고 부르는 세계망(internet)과 단절된 내부망(intranet)을 사용하여 싸이버보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테면, 정부기관들 사이에서만 사용하는 내부망이나 군부에서만 사용하는 내부망 등이 있다. 하지만 내부망과 세계망을 함께 사용하는 나라들이 그 두 종의 망을 단절시켜놓았다고 해도, 외부의 해커들은 사용자들의 실수로 그 두 종의 망이 접속되는 순간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내부망에 해커가 침투할 위험은 잠복되어 있는 것이다.

그와 달리, 조선은 세계망을 쓰지 않고, 국가망인 광명망만 전용한다. 세계망과 단절하고 국가망만 전용한다는 것, 바로 이것이 조선의 싸이버보안체계를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린 힘의 원천이다.

물론 조선에서도 호텔 같은 데서는 외국인 내방자들을 위해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세계망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조선에서 세계망과 광명망은 설치될 때부터 완전히 분리되었으므로, 외부의 해커들이 조선에서 극히 제한된 부문에 설치된 세계망을 통해 광명망으로 침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설령 외부의 해커들이 광명망에 침투하였다고 가정해도, 광명망과 완전히 분리된 조선의 내부망들에 2차로 침투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조선의 내부망은 조선인민군이 사용하는 ‘금별’, 국가안전보위성이 사용하는 ‘방패’, 인민보안성이 사용하는 ‘붉은검’ 등이 있다. 물론 조선에는 외부에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다른 내부망들이 더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핵무력부문에서만 사용되는 내부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존재는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처럼 조선은 세계 최강의 싸이버보안체계를 세워놓은 것이다.

그런데 오바마는 행크 그린과 진행한 대담에서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으로 조선에서 변화를 일으키겠노라고 능청을 떨었다. 그는 조선의 싸이버보안체계에 대해 백치에 가까운 무지상태에 있는 것일까? 세상이 전혀 모르는 극비정보를 날마다 보고받는다는 미국 대통령이 조선의 싸이버보안체계에 대해 전혀 모르고 그렇게 능청을 떨었을 리 없다.

오바마가 행크 그린과의 대담에서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을 언급한 때로부터 2년이 지난 2017년 3월 4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장문의 기사가 그의 싸이버공격 발언 속에 은폐된 내막을 드러내주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 주재 선임특파원으로 활동하는 데이빗 쌩어(David E. Sanger)가 작성한 그 장문의 보도기사는 오바마가 실제로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을 명령하였다는 사실을 밝혀주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북조선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 (미국이 그 미사일을) 발사 직후 파괴(sabotage)하기를 기대하면서, 2014년에 미국 국방부에게 조선의 미사일프로그램에 대한 싸이버공격과 전자공격을 촉진하라(step up)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오바마가 행크 그린과의 대담에서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을 언급한 때는 2015년 1월이었고, 오바마가 미국 국방부에게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을 촉진하라는 명령을 내린 때는 2014년이었다. 오바마의 명령을 받은 미국 국방부가 조선에게 싸이버공격을 은밀히 감행하고 있던 시기에 오바마는 대담에 출연하여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2년 4월 12일 미국 육군장관 존 맥휴즈가 미국 싸이버사령부를 방문하였을 때 촬영한 것이다. 미국 싸이버사령부 본부는 워싱턴 근교 메릴랜드주에 있는 국가안보국 경내에 있다. 2014년 어느 날 당시 미국 대통령오바마는 미국 국방장관 척 헤이글에게 조선의 미사일프로그램을 싸이버공격으로 파괴하라고 명령하였다. 조선은 2014년 한 해 동안 탄도미사일 20발, 비유도로켓무기 70발, 대구경 방사포 25발을 연속적으로, 무더기로 발사하여 오바마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오바마의 다급한 명령을 받은 싸이버사령부는 조선의 미사일발사를 저지하기 위한 1차 싸이버공격을 개시하였으나 그 공격은 실패로 끝났다. 그들은 조선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하는 광명망에도 침투하지 못했던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에서 싸이버전을 전담하는 기관은 싸이버사령부(Cyber Command)와 중앙정보국(CIA)이다. 2009년 전략사령부 산하에 창설된 싸이버사령부는 육군싸이버사령부, 해군싸이버사령부, 공군싸이버사령부, 해병대싸이버사령부 등 군종별로 편성되었다. 싸이버사령부가 적국의 군사부문에 싸이버공격을 집중한다면, 미국 중앙정보국은 적국과 동맹국, 우호국을 가리지 않고, 군사부문과 비군사부문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 싸이버공격으로 악명이 더욱 높다. 


2014년 어느 날, 오바마는 당시 국방장관 척 헤이글(Chuck Hagel)에게 조선에 싸이버공격을 감행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그 명령을 받은 싸이버사령부는 조선의 미사일발사를 저지하기 위한 1차 싸이버공격을 개시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조선의 미사일부문에서 사용되는 내부망에 침투하기는커녕 조선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하는 광명망에도 침투하지 못했다. 그들의 싸이버공격은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면서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덤벼든, 실패가 예정된 행동이었다. 미국 싸이버사령부가 2014년에 조선에게 감행한 1차 싸이버공격은 실패로 끝났고, 조선의 미사일능력은 미국의 싸이버공격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속적으로 발전되었다.


2. 조선에 사상 최대 싸이버공격 퍼부으라고 독촉한 오바마

위에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는 “어떤 충돌프로그램(싸이버공격프로그램을 뜻함-옮긴이)을 사용해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향한 조선의 진전을 늦출 수 있을까 하는 한 가지 물음에 집중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여러 차례 소집”하였고, 한 번도 시험해보지 않은 최신 싸이버공격기술을 조선에게 사용하라고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들을 “몰아대었다(pressed)”고 한다. 이것은 조선에 대한 1차 싸이버공격이 실패하자, 오바마가 최신 싸이버공격기술을 총동원하여 조선을 집중공격하라고 싸이버사령부와 중앙정보국을 독촉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2차 싸이버공격도 실패로 끝났다.  

위에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미사일능력이 가속적으로 발전되는 것을 보고 “더욱 정서불안에 빠진(increasingly disturbed)” 오바마는 퇴임을 불과 몇 달 앞둔 2016년 하반기에 조선의 미사일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무슨 “새로운 수”라도 써보라고 자기 부하들을 독촉하다가 어느 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면서 “만일 가능하다면, 조선의 지도부와 핵기지들을 타격목표로 정해야 한다고 선언”하였지만, “오바마 자신과 그의 참모들이 알고 있었던 것처럼 그것은 헛된 위협(empty threat)”이었다고 한다. 위에서 인용, 서술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이 드러난다.

(1) 2014년 한 해 동안만 해도, 조선은 탄도미사일 20발, 비유도로켓무기 70발, 대구경 방사포 25발 등 총 115발을 발사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으니, 오바마는 조선이 미사일능력을 과시할 때마다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그래서 오바마는 싸이버공격으로 조선의 미사일발사를 저지하라는 다급한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오바마는 2014년 싸이버사령부에게 조선에 대한 싸이버공격을 감행하라고 명령하였을 뿐 아니라, 2014년 11월 24일에 일어난 쏘니 픽쳐스(Sony Pictures) 해킹사건을 조선의 소행으로 몰아붙였다. 

(2) 조선에 대한 1차 싸이버공격이 실패하자, 오바마는 싸이버사령부와 중앙정보국에게 아직 성능시험도 해보지 않은 최신 싸이버공격기술까지 동원하여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하라는 2차 싸이버공격을 명령하였는데, 그 때가 2015년 어느 날이었다. 오바마는 앞에서는 ‘전략적 인내’를 말하면서도, 뒤에서는 조선에 사상 최대 싸이버공격을 퍼부으라는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3) 미국 싸이버사령부와 중앙정보국이 최신 싸이버공격기술을 동원하여 조선을 공격했으나 실패하였고, 조선의 미사일능력이 가속적으로 발전되는 것을 본 오바마는 2016년에 이르러 정서불안에 빠진 나머지, 조선의 지도부와 핵시설을 공격해야 한다는 헛소리까지 내뱉고 있었다.

▲ <사진 3> 조선에 대한 1차 싸이버공격이 실패하자, 오바마는 싸이버사령부와 중앙정보국에게 아직 성능시험도 해보지 않은 최신 싸이버공격기술까지 동원하여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하라는 2차 공격명령을 내렸지만, 2차 공격도 실패로 끝났다. 이 사진은 2016년 8월 4일 미국 국방부를 방문한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전략사령부 산하에 있는 싸이버사령부를 독립적인 사령부로 격상시키고 싸이버작전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장면이다. 조선의 미사일프로그램을 파괴하려는 싸이버공격들이 모두 실패한 것을 보고 낙담한 오바마의 입에서 싸이버사령부를 강화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4) 오바마의 싸이버공격명령을 수행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한 미국 전략사령부는 교활한 술책을 꺼내들었다. 그 술책은 오바마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16년에 조선의 화성-10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폭발하였다는 허구를 날조하여 언론에 유포한 것이다. 그들은 화성-10 공중폭발설을 2016년 한 해 동안 무려 일곱 차례나 연속적으로 날조, 유포하였다. 그들이 날조, 유포한 공중폭발설의 허구성에 관해서는 2016년 4월 18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미사일공중폭발설은 허구다’와 2016년 10월 24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궁지에 몰린 미국, 이젠 구허날조술책까지 꺼내들었다’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5) 미국 전략사령부가 화성-10 공중폭발설을 그처럼 집요하게 조작, 유포한 행동의 배경에는 싸이버사령부와 중앙정보국이 조선의 미사일프로그램을 파괴하려는 싸이버공격을 감행하였다가 실패한 경험이 깔려있었다. 다시 말해서, 미국 전략사령부는 화성-10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폭발하는 사고가 2016년에 일곱 차례나 연이어 일어났다는 허구를 날조함으로써 조선의 미사일프로그램을 겨냥한 자기들의 싸이버공격으로 화성-10 공중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한 보고를 오바마에게 상신하였던 것이다. 그 허위보고를 받아본 오바마는 자신의 정서불안을 해소하였을까?


3. 또 다시 고개를 든 화성-10 공중폭발설, 그 허구를 파헤친다

조선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에 사로잡혀 조선의 미사일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한 싸이버공격을 명령하였던 오바마가 8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그런데 퇴임하는 그와 함께 사라진 줄 알았던 화성-10 공중폭발설이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는 공중폭발설에 한 발 앞서 이례적으로 발사임박설이 먼저 유포되었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AP통신> 2017년 3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중요한 인사(VIP)가 앉을 자리를 마련하는 작업”이 원산에서 진행되는 모습과 그 인근에서 자행발사대차 1대가 이동하는 모습을 (정찰위성이) 포착했는데, 조선이 앞으로 며칠 안에(in the next several days)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예견된다는 것이며, 미국은 그에 대처하여 정찰위성, 무인정찰기, 유인정찰기를 동원하는 감시활동을 증가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며칠 뒤가 아니라 몇 시간 뒤에 조선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었다는 속보가 일본에서 나왔다. 일본 방위성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교도통신> 2017년 3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2017년 3월 22일 오전 7시경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미사일 1발을 발사하였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의 정찰위성감시망은 매우 허술하기 때문에 조선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상황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미국 국방부로부터 통보받아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일본 방위성 소식통이 <교도통신>에 전한 조선의 미사일발사실패설은 미국 국방부가 일본 방위성에게 통보해준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AP통신>도 원산 인근에 자행발사대차 1대가 나타났다고 보도하였고, <교도통신>도 원산 인근에서 미사일 1발이 발사되었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것이다. 그들이 말한 원산 인근이란 강원도 원산 인근에 있는 갈마반도를 뜻한다. 원산 영흥만을 품고 있는 갈마반도에는 2015년 7월 30일 국제비행장으로 개건, 확장된 갈마비행장이 있다. 갈마비행장에서는 지난해부터 해마다 9월에 ‘원산국제친선항공축전’이 열린다. <조선중앙통신> 2017년 3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원산국제친선항공축전-2017’은 오는 9월 23일부터 사흘 동안 갈마비행장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6월 22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이 화성-10 시험발사를 진행하는 현장을 촬영한 것인데, 사진에 나타난 발사지점은 작은 섬 하나가 떠 있는 어느 바닷가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그 바닷가를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 앞 바닷가라고 추측하였다. 해안전망관은 갈마비행장 활주로 남쪽 바닷가에 있다. 하지만 함경북도에서 강원도까지 수 백 km 이어진 동해안에서 작은 섬이 보이는 바닷가가 어찌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 앞 바닷가 한 군데밖에 없겠는가.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4>는 2016년 6월 22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이 화성-10 시험발사를 진행하는 현장을 촬영한 것인데, 그 사진에 나타난 발사지점은 작은 섬 하나가 떠 있는 어느 바닷가다. 작은 섬이 보이는 그 바닷가는 어디인가?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그 바닷가를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 앞 바닷가라고 추측하였다. 해안전망관은 갈마비행장 활주로 남쪽 바닷가에 있다. 실제로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에서 동해를 바라보면 황토도라는 작은 섬이 보인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추측에 따르면, 2016년 6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에서 화성-10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가운데 화성포병들이 자행발사대차를 그 바닷가에 세워놓고 미사일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함경북도에서 강원도까지 수 백 km나 길게 이어진 동해안에서 작은 섬이 보이는 바닷가가 어찌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 앞 바닷가 한 군데밖에 없겠는가. 예컨대, 함경남도 금야군 동남쪽 호도반도 최남단 바닷가에서도 웅도라는 작은 섬이 바라다 보인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6년 6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10 시험발사현장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장소는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이 아니라 현지지도를 위해 어느 바닷가에 임시로 설치한 감시소다. 이것은 그 날 화성-10 시험발사가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 앞 바닷가가 아니라 어느 다른 바닷가에서 진행되었음을 말해준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5>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2016년 6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10 시험발사를 지켜본 곳은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이 아니라, 현지지도를 위해 어느 바닷가에 임시로 설치한 감시소였다. 이 사진에 나타난 감시소는 그 날 화성-10 시험발사가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 앞 바닷가가 아니라 어느 다른 바닷가에서 진행되었음을 말해준다.

2017년 3월 22일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교도통신>이 미사일발사실패설을 보도한 때로부터 몇 시간이 지난 뒤 미국 텔레비전방송 보도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정황을 전했다. 2017년 3월 22일 <팍스 뉴스(Fox News)> 보도에 나온 미국 국방부 관리 두 사람은 조선이 화성-10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였으나 5초 만에 폭발하였고, “활주로에 있던(on the runway)” 자행발사대차가 미사일공중폭발로 크게 파손된 모습을 “위성사진에서 보았다”고 말했다. 그들이 말한 것처럼, 만일 화성-10 탄도미사일이 활주로에서 발사된 직후 5초 만에 폭발하였다면, 자행발사대차는 말할 것도 없고 활주로까지 크게 파손되었을 것인데, 화성-10을 쏠 데가 없어서, 하필이면 새로 지은 국제공항 활주로 위에서 쏘나? 지나가던 소가 들어도 웃음보 터질 만담으로 들린다.

만일 미국 정찰위성이 2017년 3월 22일 오전 7시경 갈마비행장 활주로에서 일어난 어떤 폭발사고를 촬영하였다면, 그것은 화성-10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폭발한 사고가 아니라, 군용기가 활주로에서 이륙 또는 착륙할 때 일어난 사고가 아니었을까? 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언론에 유포한 화성-10 공중폭발설은 군용기 이착륙사고를 미사일공중폭발로 둔갑시킨 교묘한 조작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이 생긴다.

이번에 미국 군부는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화성-10 공중폭발설을 언론에 유출하였지만, 그들끼리도 발사지점이 정확히 어디였는지 몰라서 세 갈래로 헷갈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테면,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화성-10 탄도미사일이 갈마비행장 인근에서 발사된 직후 폭발하였다고 발표했고, <팍스 뉴스> 2017년 3월 22일 보도에 나온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화성-10 탄도미사일이 갈마비행장 활주로에서 발사된 직후 폭발하였다고 말했고, <팍스 뉴스> 2017년 3월 23일 보도에 나온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원산 인근에 신축된 새로운 건물 가까운 곳에서 화성-10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폭발하였고 말했다. 이처럼 세 갈래로 헷갈려버렸으니, 누구의 말이 사실인가?

▲ <사진 6> 이 사진은 갈마비행장 활주로 남쪽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약간 붉은 색이 도는 지붕을 얹은 건물이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것이 갈마비행장 해안전망관이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2017년 3월 22일 갈마비행장 활주로에서 화성-10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으나 5초 만에 폭발하였다고 말했다. 다른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원산 인근에 신축된 새로운 건물 가까운 곳에서 화성-10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폭발하였다고 말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화성-10 탄도미사일이 갈마비행장 인근에서 발사된 직후 폭발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발사지점과 관련하여 세 갈래로 혼동이 생긴 것이다. 저들의 화성-10 공중폭발설을 허구로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들은 발사지점만 헷갈린 것이 아니라, 감시소에 대해서도 헷갈렸다. <AP통신> 2017년 3월 22일 보도에 나온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자행발사대차 1대가 나타난 원산 인근에서 “중요한 인사가 앉을 자리를 마련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하였고, <팍스 뉴스> 2017년 3월 23일 보도에 나온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 인근에 있는 “새로운 관저(new residence)”를 돌아보았다고 하였다. “중요한 인사가 앉을 자리”와 “새로운 관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전자는 임시로 설치한 감시소로 해석되고, 후자는 일정한 공사기간을 거쳐 신축된 건물로 해석된다.

동일한 정찰위성사진을 보았다는 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발사지점과 감시소에 관해 그처럼 여러 갈래로 헷갈린 것은, 그들이 정찰위성사진에 나타난 정황을 각자 서로 다르게 해석하였음을 말해준다. 정찰위성사진에 나타난 동일한 정황을 서로 다르게 해석한 것을 보면, 정찰위성사진에 확실한 폭발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확실한 폭발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그들은 화성-10 공중폭발설을 언론에 유포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의 그런 행동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미사일시험발사를 계속하면서 압박강도를 극대화하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미사일발사실패설로 대응해보려는 다급한 술책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4. <CNN>이 보도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 완결판

지금 조미관계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조선은 미국을 굴복시킬 전략적 핵압박공세 완결판을 준비하는 중이고, 그에 맞서 미국도 집중적인 대응공세를 펼치고 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조선은 전략적 핵압박공세 완결판을 외부세계가 모르게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정찰위성으로 조선을 감시하는 미국만 조선이 전략적 핵압박공세 완결판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지만, 언제나 그러했듯이 백악관은 이번에도 긴박한 상황에 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그래서 외부세계는 그 준비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 만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이 보도하지 않았더라면, 조선이 전략적 핵압박공세 완결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 뻔했다. 

<CNN> 2017년 3월 17일 보도기사에는 지난 1993년부터 지금까지 24년 동안 허다한 위기와 곡절을 맞고 보내며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이 결국 어떻게 종식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놀라운 정보들이 들어있다. 미국 국가정보기관들과 미국 국방부에서 각각 근무한다는 6명의 관리들이 정찰위성을 통해 수집한 최신 정보라고 하면서 <CNN> 취재기자에게 넌지시 들려준 이야기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들이 군사행진연습장 인근에 나타났다. 이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8축16륜 자행발사대차들이 군사행진연습장에 출동하였다는 뜻이다. 평양 동쪽에 있는 사동구역 미림동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승마를 배우거나 즐기는 미림승마구락부가 있고, 바로 그 옆에는 인민들과 관광객들이 초경량비행기 ‘꿀벌’을 타고 평양 상공을 한 바퀴 돌면서 짜릿한 비행체험을 할 수 있는 미림항공구락부가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군사행진연습장은 미림승마구락부에 붙어 있다. 2016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군사행진연습도 그 연습장에서 진행되었다. 올해 4월 25일은 조선에서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는 날이므로, 지금 조선인민군은 그 날 진행할 대규모 군사행진을 연습하는 중인데, 그 연습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들도 참가한 것이다. 조선이 실전배치한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3과 화성-14인데, 최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 완성하였으므로, 오는 4월 25일 군사행진에 화성-15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들을 군사행진연습장만이 아니라 이전에 보내지 않았던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CNN>은 이것이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를 따돌리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보도하였다. 이런 정황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들을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 밖으로 이동시켜 시험발사준비를 완료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략하게 서술된 이 보도기사만 읽어봐서는, 화성포병들이 어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고 준비하였는지 알 수 없고, 발사명령을 대기하고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도 알 수 없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사명령을 내리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즉각 시험발사할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7> 위쪽 사진은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60주년 군사행진에 참가하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가 평양 도심을 지나는 장면이다. 미사일동체에 흰 천을 뒤집어씌웠다. 아래쪽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였을 때,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6발이 그 공장에 진열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들을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 밖으로 이동시켜 시험발사준비를 완료하였다. 그와 함께 그들은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도 발사대기상태에 진입시켰다. 그리고 함경북도 길주군 지하핵시험장 갱도굴설작업을 완료하고 핵시험 관련장비들을 현장에 보내고 있다. 이 모든 움직임들은 조선이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자기의 핵공격능력을 행동으로 입증할 전략적 핵압박공세 완결판을 준비하였음을 말해준다. 오바마의 정책실패로 조미관계가 핵전쟁의 파국적 위험으로 다가선 오늘 최악의 사태에서 벗어나려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정책을 확정지어야 할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들이 조선의 다른 지역들에서 이동하고 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이란 2017년 2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신조(安培晉三) 일본 총리가 휴양소 마러라고(Mar-a-Lago)에서 만찬을 나누는 시각에 맞춰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이 시험발사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를 뜻한다. 이런 정황은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대기상태에 진입시킨 것과 함께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도 발사대기상태에 진입시켰음을 말해준다. 

(4) 조선의 핵시험장에서 굴설작업이 진행되었다. 조선의 핵시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지하에 있는데, 거기서 지난 몇 주 동안 갱도굴설작업이 진행되어온 것이다. 미국의 조선문제전문지 <38 노스(North)> 2017년 3월 17일 분석기사에 따르면, 지금 조선은 만탑산 지하핵시험장에서 282킬로톤급 핵폭발에도 견딜 수 있는 매우 견고한 핵시험갱도를 건설하고 있는데, 이것은 2016년 9월 9일 제5차 핵시험에서 발생된 약 30킬로톤의 핵폭발위력보다 훨씬 더 큰 핵폭발위력을 발생시킬 강력한 핵탄의 기폭시험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었음을 말해준다. 그처럼 강력한 핵시험을 진행하려면, 핵폭발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인공지진이 지상건물을 파손시키는 피해를 예방하는 안전조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조선은 이전보다 훨씬 더 깊은 지심에 기폭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추가굴설작업과 더불어 이전보다 훨씬 더 견고한 진동억제설비로 핵시험갱도를 봉쇄하기 위한 추가보강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팍스 뉴스> 2017년 3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그 동안 조선이 진행해온 핵시험갱도 추가굴설작업은 최근 완료되었고, 지금은 핵시험 관련장비들이 현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으므로, 이르면 2017년 3월 말에 핵시험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며, 그에 대비해 미국은 WC-135 특수정찰기를 주일미공군기지에 급파하였다고 한다. 이 특수정찰기는 핵시험으로 대기에 방출된 방사성 핵종을 공중에서 포집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위에 열거한 보도내용을 종합하면,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 시험발사,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 시험발사, 매우 강력한 핵시험 등을 연속적으로 단행할 준비를 완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조선이 미국군 태평양작전구역들과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자기의 핵공격능력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입증할 전략적 핵압박공세 완결판을 준비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는 한 차례 벌이는 일회성 무력시위가 아니라, 핵과 핵이 격돌하는 최후결전을 앞둔 예비행동으로 볼 수 있다. 이 글의 길이가 제한되어서 구체적인 논거를 제시하는 것은 생략하지만,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개전 15분 만에 일본 각지에 있는 주요미국군기지 30개소를 선제핵타격 초탄으로 순식간에 날려보내고, 곧바로 개전 20분 만에 괌(Guam)에 있는 미공군기지 1개소와 미해군기지 1개소를 선제핵타격 제2탄으로 날려보내고, 곧바로 개전 30분 만에 알래스카주에 있는 미육군기지 3개소와 미공군기지 3개소를 선제핵타격 제3탄으로 날려보낼 강력한 핵공격력을 가졌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조선의 기습적인 밀집타격을 막지 못한다. 그런 가공할 핵공격력을 실증하는 것이 전략적 핵압박공세다. 

<로이터통신> 2017년 3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하순부터 근 2개월 동안 진행해온 새로운 조선정책 검토작업을 얼마 전에 완료한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3월 18일 새로운 조선정책 초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였고, 새로운 조선정책 초안을 받아본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오는 4월 6일 백악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그 정책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조선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의 실패한 조선정책을 ‘재탕’하려는가? 아니면 오바마의 실패한 조선정책에서 교훈을 찾고 새로운 조선정책을 내놓으려는가? 조선에 대한 무지, 편견, 오판에 빠져 참담한 실패를 거듭해온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으려면, 오바마의 정책실패로 조미관계가 핵전쟁의 파국적 위험으로 다가선 오늘 최악의 사태에서 벗어나려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정책을 확정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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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1

틸러슨의 서울방문에 숨겨진 놀라운 사연들

[한호석의 개벽예감](243)
자주시보 2017년 03월 20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조미핵대결에서 완패한 백악관의 새로운 정책방침
2. 기자회견 중 틸러슨의 입에서 튀어나온 뜻밖의 말
3. 틸러슨의 서울방문 전후에 나타난 몇 가지 현상들
4. 틸러슨은 외교장관회담을 홀시했고, 윤병세는 틸러슨을 홀대했다
5. 틸러슨은 왜 오산에서 판문점으로 직행하였을까?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3월 17일 미국 국무장관에 취임한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이 첫 방문지인 도꾜에서 전용기편으로 오산미공군기지에 도착하여 영접을 받는 장면이다. 그와 악수하는 사람은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도 주한미국대사를 임명하지 않았다. 그 날 틸러슨 국무장관은 서울 도렴동에 있는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전략적 인내정책은 끝났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이것은 지난날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했던 조선정책이 실패로 끝났음을 인정한 발언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만 실패한 것이 아니라, 1993년 1월에 출범한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장장 24년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추진해온 여러 유형의 조선정책들이 모두 실패로 끝났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조미핵대결에서 완패한 백악관의 새로운 정책방침

2017년 3월 17일 서울 도렴동에 있는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은 “아주 분명히 말한다. 전략적 인내정책은 끝났다(Let me be very clear: the policy of strategic patience has ended)”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전략적 인내정책이 끝났다는 틸러슨의 단정적인 발언은 지난날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했던 조선정책이 실패로 끝났음을 인정한 발언이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만 실패한 것이 아니라, 1993년 1월에 출범한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장장 24년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추진해온 여러 유형의 조선정책들이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래서 2017년 3월 16일 틸러슨 국무장관은 서울을 방문하기 직전 도꾜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회담한 직후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북조선을 비핵화의 지점으로 이끌어가려던 지난 20년간의 외교적 노력과 다른 노력들이 모두 실패했다. 20년간 실패한 해결방법이다”고 실토했던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지난 24년 동안 추진해온 여러 유형의 조선정책들이 모두 실패하였다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실토는 조미핵대결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완패했다는 뜻이다. 미국 국무장관이 조미핵대결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완패했음을 사실상 시인할 만큼 그들이 처한 현 상황은 심각하고 암울하다.

지난 24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완패했으니, 이제부터 그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틸러슨 국무장관의 실토를 들으면 누구나 그런 물음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 궁금증은 풀어줄 중요한 단서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도꾜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국무부 웹싸이트에 실린 자료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도꾜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과 회담한 직후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끝없이 고조되는 (조선의) 위협에 직면하여, 다른 해결방법이 요구된다는 것은 명백하다. 새로운 해결방법에 관한 견해를 교환하는 것은 내가 이 지역(동북아지역을 뜻함-옮긴이)을 방문한 목적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 인용문의 영어원문은 “The purpose of - part of the purpose of my visit to the region is to exchange views on a new approach”인데,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이 문장에 나오는 업프로취(approach)라는 말을 접근법이라고 번역했지만, 해결방법이라고 번역해야 뜻이 더 정확하게 통한다. 그가 언급한 새로운 해결방법이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해결방법이라는 뜻이다.

위의 인용문을 다시 읽어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해결방법을 가지고 도꾜, 서울, 베이징을 차례로 순방하면서, 새로운 해결방법에 관한 회담상대들의 각이한 견해를 들어보려고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워싱턴포스트> 2017년 3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도꾜에서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은 새로운 해결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물은 취재기자의 질문에 더 이상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해결방법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지난 1월 하순부터 3월 초까지 기간에 신중하게 모색한 끝에 내정한 정책방침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뒤에 최종적으로 결재하게 될 중대한 국가안보현안인데, 미국 국무장관이 그 내용을 해외순방 중에 언론에 미리 공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 기자회견 중 틸러슨의 입에서 튀어나온 뜻밖의 말

이처럼 틸러슨 국무장관이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해결방법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는 통에 그 문제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졌는데, 도꾜를 방문하고 2017년 3월 17일 서울에 도착한 틸러슨 국무장관이 새로운 해결방법에 관해 넌지시 언급해준 덕분에 궁금증이 다소나마 풀릴 수 있었다. 그 사연은 이러하였다. 그 날 서울 도렴동에 있는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장관과 회담하기 직전에 진행된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조선의 중대하고, 고조되는 세계적인 위협에 직면하여 나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우방들과 협의하여 평화를 보장하는 방침을 계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용문의 영어원문은 “In the face of North Korea's grave and escalating global threat, it is important for me to consult with our friends, and chart a path that secures the peace”인데, 이 문장에서 주목되는 것은 ‘평화를 보장하는 방침을 계획한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서울에 나타난 틸러슨 국무장관의 입에서 뜻밖에도 평화보장방침이라는 말이 튀어나왔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3월 17일 서울 도렴동에 있는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틸러슨 국무장관과 윤병세 외교장관이 발언하는 장면이다.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은 조선의 중대하고, 고조되는 세계적인 위협에 직면하여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미국의 우방들과 협의하여 평화를 보장하는 방침을 계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나타난 틸러슨 국무장관의 입에서 뜻밖에도 평화보장방침이라는 말이 튀어나왔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말한 평화보장방침이라는 것은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것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장장 24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은 조미평화협정체결로 끝나게 될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틸러슨 국무장관이 서울 방문 중에 조선에 대한 핵공격위협과 경제제재를 가중시키겠다는 험악한 대결발언만 꺼내놓을 것으로 잔뜩 기대했던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우방들과 협의하여 평화를 보장하는 방침을 계획한다”고 말한 대목을 대수롭지 않게 스쳐지나갔지만, 뜻밖에도 그는 평화보장방침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기의 모두발언을 이렇게 이어갔다.

“아주 분명히 말한다. 전략적 인내정책은 끝났다. 우리는 새로운 범위의 외교적, 안보적, 경제적 조치들을 모색하고 있다. 모든 선택방안들(options)이 탁자 위에 올라 있다.”

위의 인용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틸러슨 국무장관이 도꾜, 서울, 베이징을 차례로 방문한 주된 목적은 지난날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했던 전략적 인내정책을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하였다는 사실을 공식화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모색하는 새로운 외교적, 안보적, 경제적 조치들에 대한 회담상대들의 각이한 견해를 들어보려는 것이었다. 거기에 군사적 조치가 빠져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전용기가 첫 방문지인 도꾜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던 2017년 3월 15일 마트 토너(Mark C. Toner) 미국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틸러슨 국무장관의 동북아시아 순방에서 조선의 ‘핵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느냐고 물은 국무부 출입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틸러슨 장관의 순방에서 구체적인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의 예상은 적중하였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동북아순방에 나선 목적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정책을 폐기하였다는 사실을 공식화하고,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외교적, 안보적, 경제적 조치들에 대한 회담상대들의 각이한 견해를 들어보려는 것이었다. 

물론 틸러슨 국무장관은 서울에서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대조선경제제재를 계속하겠다는 강경발언도 늘어놓았지만, 중국 베이징에 가서는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그런 강경발언을 입에 담지 않았다. 미국이 열심히 주장하는 것처럼, 대조선경제제재에서 핵심적인 문제는 중국이 그 경제제재에 동참하는가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므로, 틸러슨 국무장관은 베이징에서 대조선경제제재에 중국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발언했어야 하는데,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방문 중에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조선경제제재에 대해 언급한 것은, 대조선경제제재를 가중시켰던 역대 행정부들의 조선정책이 모두 실패하였다고 시인한 자신의 발언과 모순되는 행동이었다. 역대 행정부들의 조선정책이 모두 실패하였으면, 당연히 대조선경제제재도 실패한 것이므로, 트럼프 행정부는 실패로 끝난 대조선경제제재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군 소식지 <성조(Stars & Stripes)> 2017년 3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의 동북아순방을 수행한 쑤전 손튼(Susan A. Thornton)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은 틸러슨을 따라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대조선경제제재조치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실패로 끝난 대조선경제재재에 매달리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들린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대조선경제제재를 계속하겠다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서울발언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해결방법을 반영한 발언이 아니라 다분히 외교적으로 계산된 발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새삼스러운 물음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한 전략적 인내정책은 무엇이었던가? 조선에 대한 선제공격을 노리고 전략핵폭격기편대, 항모타격집단, 상륙강습집단을 동원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핵전쟁연습을 감행한 것도 전략적 인내정책에 매달린 오바마 행정부였고, 이전부터 지속되어오던 대조선경제제재의 고삐를 더욱 세게 틀어쥔 것도 전략적 인내정책에 매달린 오바마 행정부였다. 조선과의 회담과 연락을 모조리 끊어버리고, 조선이 핵무기를 포기할 때까지 오직 핵전쟁위협과 경제제재에 몰두하겠다는 것, 이것이 전략적 인내정책의 험악한 실상이었다. 

그런데 서울에 나타난 틸러슨 국무장관은 핵전쟁위협과 경제제재에 몰두했던 전략적 인내정책이 폐기되었다고 하면서, 평화를 보장하는 방침을 우방들과 협의하여 계획하고, 새로운 외교적, 안보적, 경제적 조치들을 모색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그 발언을 믿을 수 있을까? 겉과 속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달랐던 역대 미국 국무장관들의 이중적인 행태를 기억하면, 누구라도 의심의 눈초리를 감출 수 없다. 틸러슨 국무장관 발언의 신빙성을 검증하려면, 그의 동북아순방을 전후하여 나타난 몇 가지 현상들에 대한 정밀분석이 필요하다.


3. 틸러슨의 서울방문 전후에 나타난 몇 가지 현상들

첫째, 틸러슨 국무장관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교차방문이 눈길을 끈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오산미공군기지에 도착한 시각은 3월 17일 오전 10시 10분(서울시간)이었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에 들어가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시각은 3월 15일 오후 3시(워싱턴시간)였다. 틸러슨 국무장관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불과 하루 차이로 서로 엇갈리며 서울과 워싱턴 DC를 교차방문한 것이다.

맥매스터-김관진 회담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을 수행한 회담 배석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7년 3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그 두 사람은 회담에서 조선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실효적 압박을 가하는 데 공조하기로 했다”고 한다. 실효적 압박이라니, 너무 진부하고, 모호한 말이다. 조선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실효적 압박을 가한다는 방책은 이전에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왔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한 전략적 인내정책의 핵심내용이므로, 전략적 인내정책을 폐기하는 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미 폐기된 방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말했을 리 없다. 조선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실효적 압박을 가한다는 기존 방책, 이제껏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그 진부한 방책을 또 다시 설명해주려고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그를 백악관으로 초청했을 리 만무하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전략적 인내정책을 폐기하였고,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해결방법들을 모색하였다는 사실을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말해주었다고 보아야 이치에 맞는다.

▲ <사진 3> 위의 사진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벗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다. 이번에 틸러슨 국무장관은 윤병세 외교장관의 초청으로 서울에 갔고, 거의 같은 시간에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초청으로 워싱턴에 갔다. 두 사람이 하루 차이로 엇갈린 이례적인 교차방문이었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전략적 인내정책을 폐기하였고,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해결방법들을 모색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 백악관 내부동향을 정밀분석해보면,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 그들이 모색한 새로운 해결방법들에는 미국이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해결방법도 포함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둘째, 미국군 소식지 <성조> 2017년 3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의 동북아순방을 수행한 쑤전 손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은 틸러슨을 따라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중시정책에 사용되었던 중심축(pivot)이나 재균형(rebalance) 같은 핵심개념들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녀는 오바마의 아시아중시정책이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 개입을 축소시키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개입을 증대시킨 나머지, 중국과의 갈등이 생기고, 북조선의 도전을 받게 되었으며, 이라크나 시리아에서도 중대한 도전을 받게 되었다는 비판적 견해를 덧붙였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중시정책을 폐기하고 아시아와 중동에 대한 정책균형을 유지하게 될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중시정책과 전략적 인내정책을 모두 폐기하였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셋째, 2017년 2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이 러시아와 내통하였다고 몰아부치는 집중공세를 받고 국가안보보좌관직에서 물러났다. 플린이 물러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자를 물색하였으나 적임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현역 육군 중장 허벗 맥매스터가 플린의 뒤를 이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날은 2017년 2월 20일이었으므로, 한 주간 동안이나 국가안보보좌관직이 비어 있었다. 그 공석기간에 플린이 남겨놓고 떠나버린, 새로운 조선정책을 검토하는 작업을 지휘한 사람은 캐슬린 맥팔런드(Kathleen T. McFarland)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이다. 

<월스트릿저널> 2017년 3월 2일 보도에 따르면, 플린이 국가안보보좌관직에서 물러난 직후인 지난 2월 15일경 캐슬린 맥팔런드 국가안보부보좌관이 국가안보부문 실무회의를 소집해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모든 선택방안들(options)을 제출하라고 하면서 “주된 흐름에서 벗어난(outside the mainstream)” 비주류선택방안도 제출하라고 지시하였고, 국가안보부문 실무관리들은 그 지시에 따라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선택방안들을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제출하였는데, 그 날이 2017년 2월 28일이었다고 한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그 선택방안들을 검토하여 새로운 조선정책을 내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재를 받게 된다는 것인데, <뉴욕타임스> 2017년 3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관리들은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주재로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회의를 세 차례 거듭하였다고 한다. 그 세 차례 회의에서 마련된 새로운 조선정책은 곧바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상정되었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이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주된 흐름에서 벗어난” 비주류선택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검토했다는 비주류선택방안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지난 24년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조선정책을 관통해온 주류선택방안은 조선에게 핵전쟁위협과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조선을 핵포기로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회담을 개최하는 것이었다. 그런 주류선택방안에 밀리는 바람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관심 밖에 놓였던 것이 비주류선택방안인데, 그것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최근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를 포함시켰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러므로 틸러슨 국무장관이 서울에서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방들과 협의하여 평화를 보장하는 방침을 계획한다”고 말한 것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를 포함시킨 것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인 것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말한 평화보장방침이란 미국이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뜻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4. 틸러슨은 외교장관회담을 홀시했고, 윤병세는 틸러슨을 홀대했다

도꾜에서 진행된 틸러슨-기시다 회담은 1시간 20분 동안 계속되었고, 회담을 겸한 만찬도 1시간 동안 계속되었으므로, 회담시간은 2시간 20분이었다. 베이징에서 진행된 틸러슨-왕이 회담은 무려 2시간 동안 계속되었고, 회담을 겸한 만찬도 1시간 동안 계속되었으므로, 회담시간은 3시간이었다. 그런데 서울에서 진행된 틸러슨-윤병세 회담은 1시간 만에 끝나버렸다. 더 이상한 일은 회담 직후에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이 정상인데, 이번에는 공동기자회견부터 먼저 진행한 뒤에 틸러슨-윤병세 회담을 진행하였다.

이런 이상한 현상들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홀시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틸러슨-윤병세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7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회담 중에 윤병세 외교장관에게 “송곳 같은 질문을” 들이대는 바람에 “외교장관회담으로 보기에 어색할 정도”로 분위기가 썰렁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놀라운 이변은 틸러슨-윤병세 회담 뒤에 일어났다. 국무장관에 취임하고 나서 처음으로 서울을 공식방문한 틸러슨을 위한 환영만찬이 없었던 것이다. 원래 미국 국무장관이 다른 나라를 공식방문하면, 그 나라 정부가 주최하는 회담을 겸한 만찬이 진행되는 게 관례이고 정상인데, 이번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 일어났다. 서울을 방문한 역대 미국 국무장관들 가운데 환영만찬을 받지 못한 사람은 틸러슨밖에 없다. 왜 그런 이변이 일어났을까?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4> 위쪽 사진은 2017년 3월 17일 오전 10시 10분경 오산미공군기지에 도착한 틸러슨 국무장관이 영접을 받는 장면인데, 분위기가 아주 썰렁하다. 틸러슨 국무장관과 악수하는 사람은 이충면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이다. 아래쪽 사진은 2008년 2월 19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영접을 받는 장면인데, 황제의 칙사를 맞이하는 듯한 화려한 영접이었다. 그녀를 영접한 사람은 한덕수 당시 주미한국대사였다. 위의 두 사진에서 나타난 엄청난 의전격차는 이번에 한국 외교부가 틸러슨 국무장관이 도착할 때부터 그를 홀대하였음을 말해준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회담 후 저녁식사시간이 되었는데도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환영만찬을 마련해주지 않고 모른 체 했으며, 더욱이 한국 외교부는 만찬이 생략된 책임을 틸러슨에게 뒤집어씌우기까지 했다. 홀대는 그야말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것은 한미관계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였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한국 외교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뉴시스> 2017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서울방문을 앞두고 방문일정을 조율하면서 외교장관회담 뒤에 만찬을 진행하자고 미국 국무부에 제안했는데, 틸러슨 국무장관이 그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국 외교부의 만찬제안을 거절하였다는 말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동북아 순방을 수행한 취재기자가 그와 단독으로 대담한 기록이 2017년 3월 18일 <인디펜던트 저널 리뷰(Independent Journal Review)>에 실렸는데, 그 대담기록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국 외교부의 만찬제안을 거절한 게 아니라 거꾸로 한국 외교부가 틸러슨 국무장관을 위한 만찬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다. 위에 언급한 단독대담 중에 틸러슨 국무장관은 “그들(한국 외교부를 뜻함-옮긴이)은 나를 만찬에 초대하지 않았다. 막판에 가서야 그들은 그런 행동이 자기들에게 공공연히 좋지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들은 내가 피곤해서 만찬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보도자료를 내돌린 것”이라고 폭로하였다.

<중앙일보> 2017년 3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마크 내퍼(Marc Knapper) 주한미국대사 대리와 함께 대사관저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윤병세 외교장관은 서울을 처음으로 공식방문한 틸러슨 국무장관을 위한 만찬을 마련하지 않고 홀대했을 뿐 아니라, 한국 외교부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자기들의 만찬제의를 거절했다는 허위사실까지 언론에 유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국제외교계의 상식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미국 국무장관이 서울에 행차하는 경우 마치 황제의 칙사를 맞이하듯 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누구도 의심하지 않은 그 상식이 통하지 않은 이변 중의 이변이 이번에 틸러슨 국무장관의 서울방문 중에 일어난 것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이번 1박2일 서울방문을 2009년 2월 19일 힐러리 클린턴(Hillary D. R. Clinton) 당시 국무장관의 1박2일 서울방문과 비교하면 상당한 의전격차가 드러난다. 당시 클린턴 국무장관은 국가원수들을 맞이하는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였고, 붉은 주단이 깔리고 전통복식을 입은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한덕수 당시 주미한국대사가 영접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틸러슨 국무장관은 오산미공군기지에 도착하였고, 붉은 주단도 의장대도 없었으며, 직급이 낮은 이충면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이 영접하였다. 한국 외교부는 틸러슨 국무장관을 도착할 때부터 그처럼 홀대하더니, 환영만찬도 마련해주지 않았고, 만찬이 생략된 책임을 미국 국무장관에게 뒤집어씌웠다.

이번에 한국 외교부가 보여준 괴상한 행동에서 한미관계에 발생한 균열이 드러나 보인다. 한미관계에 발생한 균열의 실체는 무엇일까? 위에 인용한 틸러슨 국무장관의 단독대담기록에서 그 실체를 엿볼 수 있다. 단독대담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안보문제, 경제문제, 안전문제의 관점에서 볼 때, 일본은 그 지역에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our most important ally)이다. 이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리고 현재 조성된 상황이다.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안전과 관련하여 중요한 동반자(important partner)다. 일본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고 있으므로 명백하게도 그런 관계에서 우리 두 나라의 공동이익이 조율되고 있다.”

위에 인용한 틸러슨의 말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한국은 미국의 동반자일 뿐이다. 관계의 격이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동반자관계로 격하시켜버린 것이다. 동맹국과는 전략적 관계를 맺지만, 동반자와는 전술적 관계를 맺는 법인데, 동반자와 맺은 전술적 관계는 이해관계의 변동에 따라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사정을 인지하면, 틸러슨 국무장관이 왜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홀시하였는지 알 수 있고, 윤병세 외교장관이 왜 틸러슨 국무장관을 홀대했는지도 알 수 있다.


5. 틸러슨은 왜 오산에서 판문점으로 직행하였을까?

틸러슨 국무장관의 방한일정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판문점 방문이다. 그는 2017년 3월 17일 오전 10시 10분경 전용기편으로 오산미공군기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주한미국군 작전헬기로 갈아타고 판문점으로 직행했다. 역대 미국 국무장관들 가운데 서울을 제쳐두고 판문점으로 직행한 사람은 틸러슨밖에 없다. 그는 왜 판문점으로 직행했던 것일까? 

<연합뉴스> 2017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그 날 윤병세 외교장관과 회담하는 중에 “그 동안 한국인들에게는 매일 매일이 쿠바미사일위기라는 것을 (판문점에서) 내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판문점에 가서 조선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않고 현장을 그저 묵묵히 돌아보기만 하였다는 틸러슨 국무장관은 쿠바미사일위기처럼 위험천만한 위기상황이 한반도에 조성되었음을 직접 체감했던 것이다.

그런데 판문점을 방문한 틸러슨 국무장관의 입에서 뜬금없이 쿠바미사일위기라는 말이 튀어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촉즉발 전쟁위험 속에서 64년 동안 살아오는 한국인들을 동정하는 뜻으로 쿠바미사일위기에 대해 언급한 것일까? 

미국과 소련이 핵교전으로 충돌하여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뻔한 극도의 위기상황이 조성된 가운데 1962년 10월 16일부터 28일까지 지속된 쿠바미사일위기는 당시 미국 대통령 존 케네디(John F. Kennedy)와 당시 소련공산당 서기장 니끼따 흐루쇼브(Nikita Khrushchev)가 전문교환방식에 의한 비밀협상으로 어렵사리 해소되었다. 그 비밀협상에서 미국은 소련을 겨냥하여 터키와 이탈리아에 각각 전진배치한 핵무기를 철수하기로 하였고, 그에 상응하여 소련은 미국을 겨냥하여 쿠바에 전진배치한 핵무기를 철수하기로 하였으며, 미국과 소련은 쿠바에 대한 불가침협정을 맺는 것으로 위기를 넘겼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판문점을 둘러본 틸러슨 국무장관이 뜬금없이 쿠바미사일위기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일촉즉발 핵전쟁위기를 해소할 평화협정 체결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 아니었을까? 그는 장차 평화협정이 체결될 장소를 사전에 답사하고 싶어서 오산에서 판문점으로 직행한 것은 아니었을까?

어떤 사람들은 미국 대통령이 평양에 특사를 파견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안하는 것을 비현실적인 몽상으로 여기겠지만, 그렇게 단정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과거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2009년 1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특사로 조선에 파견된 스티븐 보스워즈(Steven W. Bosworth)는 2009년 12월 9일 평양에 도착하여 강석주 당시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했는데, 오바마는 그 친서에서 조선이 비핵화를 실현하는 경우, 미국은 평화협정체결과 조미관계정상화를 “완전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하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근 8년이 지난 오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새로운 조선정책에 평화보장방침을 포함시켰다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특사를 평양에 파견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조미관계를 정상화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준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5> 위쪽 사진은 2017년 3월 17일 오산미공군기지에 도착한 틸러슨 국무장관이 판문점으로 직행하기 위해 주한미국군 작전헬기로 갈아타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판문점을 방문한 틸러슨 국무장관이 회담장 내부를 둘러보는 장면이다. 그 옆에 서 있는 군인은 주한미국군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육군대장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서 있는 뒤쪽 창문에서 판문점을 경비하는 조선인민군 경비병사 한 사람이 사진기를 들이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판문점을 돌아보고 서울에 간 틸러슨 국무장관은 윤병세 외교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그 동안 한국인들에게는 매일 매일이 쿠바미사일위기라는 것을 판문점에서 내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근 8년 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하였던 것과 똑같은 내용의 친서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것은 오바마의 전략적 실패를 되풀이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조선은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므로, 핵포기와 평화협정체결을 맞바꾸는 일괄타결은 언제가도 성사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새로운 조선정책에 평화보장방침을 포함시켰다면,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월스트릿저널> 2017년 3월 2일 보도를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 보도에 따르면, 2017년 2월 15일경 캐슬린 맥팔런드 국가안보부보좌관이 국가안보부문 실무회의를 소집해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선택방안들을 제출하라고 하면서 비주류선택방안도 제출하라고 지시하였고, 국가안보부문 실무관리들은 그 지시에 따라 2월 28일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선택방안들을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제출했는데, 그 중에는 미국이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비주류선택방안도 포함되었다고 한다.

2017년 3월 초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내정한 새로운 조선정책에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선택방안과 더불어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선택방안까지 포함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쿠바미사일위기 만큼 위험천만한 핵전쟁위기에서 미국을 구하는 길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는 그야말로 새롭고, 파격적인 조선정책밖에 없을 것이다.

<뉴욕타임스> 2017년 3월 15일 보도기사에서 익명의 백악관 고위관리가 인정한 것처럼, 지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새로운 조선정책을 앞에 놓고 가타부타 토론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 시시각각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 상황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 불안과 공포를 가중시켜주고 있다.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킨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할 특사일행이 평양으로 출발해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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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4

화성포병들의 지능-정보화된 동시발사훈련, 백악관의 공포 더 커졌다 

[한호석의 개벽예감](242)
자주시보 2017년 03월 1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스커드 ER’은 실체 없는 유령미사일이다
2. 조선에서 처음 진행된 핵전투부취급질서 수행훈련
3. 1,000km 떨어진 곳에 기묘한 낙탄점 형성한 초정밀타격술
4. 전략군사령관은 발사명령 내리지 않고 무엇을 기다렸을까? 
5. 백악관에 더 큰 공포 안겨준 조선의 ‘항모살수’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1> 위쪽 사진은 2017년 3월 6일 오전 7시 34분경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4발의 탄도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되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2016년 9월 5일 오후 12시 14분경 평양-개성고속도로 황주구간에서 3발의 탄도미사일이 연속적으로 발사되는 장면이다. 2017년 3월 6일에 동시발사된 탄도미사일 4발과 2016년 9월 5일에 연속발사된 3발은 동일한 미사일이다. 그 탄도미사일은 무게가 500kg 이상 되는 탄두를 탑재하고 약 1,000km 날아간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그 탄도미사일을 '스커드 ER'이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부르지만, 그런 미사일은 조선에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발사한 7발의 탄도미사일은 화성-6 개량형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스커드 ER’은 실체 없는 유령미사일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년 3월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의 탄도로케트발사훈련”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에 실린 현장보도사진들을 보면, 그 날 화성포병부대들은 탄도미사일 4발을 한꺼번에 쏘는 동시발사훈련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현장보도사진에 나타난 탄도미사일 4발은 2016년 9월 5일 낮 12시 14분경 평양-개성고속도로 황주 구간에서 동해쪽으로 3발을 쏜 연속발사훈련에 나왔던 탄도미사일과 동일한 것이다.

2016년 9월 5일에 연속발사된 탄도미사일 3발과 2017년 3월 6일에 동시발사된 탄도미사일 4발이 모두 1,000km를 날아갔으니 사거리가 똑같고, 전자와 후자가 모두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것도 똑같고, 또한 전투부의 생김새도 전자와 후자가 모두 탄환첨두(bullet ogive)처럼 똑같이 생겼고, 4축8륜 자행발사대차에 각각 실린 것도 똑같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 3월에도 발사훈련을 진행한 그 탄도미사일의 이름은 무엇일까? 조선의 미사일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 빠져있는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그 탄도미사일을 ‘스커드(Scud) ER’이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부른다. 원래 스커드라는 명칭은 소련군이 195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실전배치하였으나, 지금은 러시아 군사박물관에 전시된 퇴역미사일의 이름이고, ER이라는 약칭은 늘어난 사거리(extended range)라는 영어의 머리글자다. 그러므로 ‘스커드 ER’이라는 명칭은 사거리가 늘어난 스커드라는 뜻이다.

스커드라고 불리는 퇴역미사일은 러시아 군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고, 조선에는 그런 명칭의 퇴역미사일이 단 한 발도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은 오래 전부터 ‘화성’이라는 태양계의 행성이름을 붙인 각종 탄도미사일들을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생산하고 실전배치하여왔다. 화성 계열의 현역미사일은 스커드 계열의 퇴역미사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수한 탄도미사일이다. 그런데도 미국의 군사전문가들과 미국 언론매체들은 ‘화성’을 ‘스커드’로 둔갑시킨 허상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스커드 ER’이라는 탄도미사일은 지난날 소련에서도 존재하지 않았던 미사일이기에 오늘 러시아 군사박물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령미사일이다.

그런 실체 없는 유령미사일이 며칠 전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 발사훈련에 홀연히 출현했다면, 지나가는 황소가 봐도 웃음보 터질 만화장면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과 언론매체들이 그런 만화 같은 소리를 버젓이 늘어놓고 있으니, 조선의 미사일에 대한 그들의 무지와 편견은 오랜 세월 누적되어온 끝에 결국 병적인 수준으로 악화된 것이다. 

2013년 6월 5일 내가 평양 만경대구역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였을 때, 거기에 모형 또는 실물로 전시된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을 직접 관찰한 적이 있다. 그로부터 근 4년이 지났으니, 그 동안 새로 개발된 신형 탄도미사일들이 더 전시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4년 전에 내가 관찰한 탄도미사일은 화성-1, 화성-3, 화성-5, 화성-6, 화성-7, 화성-9, 화성-10, 화성-11, 화성-13이었다. 그 중에는 소련산 스커드를 모방하여 생산한 두 종의 탄도미사일도 있었는데, 1960년대 말에 생산된 화성-1과 1970년대 초에 생산된 화성-3이 그것이다. 그 밖의 다른 탄도미사일들은 모두 조선이 독자적으로 설계, 생산한 것이라고 해설판들에 명기되어 있었다.

그 해설판에 따르면, 스커드를 모방생산한  화성-1과 화성-3은 전술미사일들이고, 조선이 독자적으로 설계, 생산한 그 밖의 다른 미사일들(화성-5, 화성-6, 화성-7, 화성-9, 화성-10, 화성-11, 화성-13)은 모두 전략미사일들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고폭탄두를 장착하는 전술미사일 2종과 핵탄두를 장착하는 전략미사일 7종이 전시된 것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화성-6의 사거리는 700km이고, 화성-7의 사거리는 1,500km이다. (화성-7 개량형의 사거리는 2,000km다.) 그러므로 2013년 6월 당시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9종의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 중에 사거리가 1,000km인 탄도미사일은 없었다.

2016년 9월 5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사거리가 1,000km인 그 탄도미사일 3발을 연속발사하였을 때, 미국 전략사령부는 그 3발의 미사일이 모두 “노동형 미사일(Nodong-type missiles)”로 추정된다는 아리송한 발표문을 내놓았다. 그들이 말하는 노동미사일이란 화성-7을 뜻하므로, 미국 전략사령부는 그 3발의 미사일들이 화성-7과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어서 그처럼 아리송한 소리를 늘어놓았던 것이다.

미국 전략사령부도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그 탄도미사일에 관한 소문은 <조선일보> 2005년 2월 15일부에 처음 기사화되었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2003년 또는 2004년에 미국은 정찰위성사진에서 그 신형 탄도미사일의 존재를 처음 알았는데, 그것에 ‘스커드 ER’이라는 자의적 별칭을 붙였다는 것이다. ‘위킬릭스(Wikileaks)’가 폭로한 미국 국무부 비밀전문에 따르면, ‘스커드 ER’이라는 자의적 별칭으로 불리는 그 탄도미사일은 무게가 500kg 이상 나가는 탄두를 탑재하고 약 1,000km를 날아간다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정보들을 종합하면, 조선이 2016년 9월 5일과 2017년 3월 6일에 각각 발사훈련을 진행한, 사거리가 1,000km인 탄도미사일은 화성-6과 화성-7의 중간쯤 되는 미사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에는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의 기본형만 전시되었고 개량형까지 전시된 것은 아니므로, 화성-6 성능을 개량한 탄도미사일을 거기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개량형 미사일을 조선에서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지 알 수 없으므로, 이 글에서는 화성-6 개량형이라는 임시명칭으로 부른다. 


2. 조선에서 처음 진행된 핵전투부취급질서 수행훈련

2017년 3월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화성-6 개량형 동시발사훈련을 참관한 동행간부들 중에는 “핵무기연구부문, 로케트연구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도 있었다. 2016년 9월 5일에 진행된 화성-6 개량형 연속발사훈련에는 “국방과학연구부문의 일군들”이 동행하였는데, 이들도 핵무기연구부문과 미사일연구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인 것이 확실하다.

이번에 진행된 화성-6 개량형 동시발사훈련은 지난해 9월 5일에 진행된 화성-6 개량형 연속발사훈련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훈련내용이 포함하였는데,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그 새로운 훈련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6일 동시발사훈련은 “전략군 화성포병들의 핵전투부취급질서와 신속한 작전수행능력을 판정검열하기 위하여 진행되였다”고 한다. 신속한 작전수행능력을 판정검열하는 훈련내용은 2016년 9월 5일에 진행된 연속발사훈련에도 포함되었는데, 핵전투부취급질서를 판정검열하는 훈련내용은 이번에 처음 포함되었다. 핵전투부취급질서를 판정검열한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핵탄두와 격발기가 함께 들어간 재돌입체(reentry vehicle)를 넣어두는 탄도미사일 첨두(nose cone)를 조선에서는 핵전투부라고 부른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평시에는 핵전투부에 재돌입체를 넣어두지 않고, 핵탄두, 격발기, 재돌입체를 각각 분리해서 보관한다. 그러다가 전시에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전략군사령관에게 핵공격명령을 하달하면, 핵무기관리요원들은 핵무기고에 보관한 핵탄두와 격발기를 조립하여 재돌입체에 넣고, 핵무기병기화공장으로 운반하여 거기서 재돌입체를 탄도미사일 첨두에 장입하여 핵전투부를 즉각발사상태로 준비하고, 그렇게 준비된 핵탄미사일을 자행발사대차에 탑재하는 것이다. 그러면 핵탄미사일발사준비가 완전히 끝나게 되는데, 이런 발사준비과정에 수행되는 일련의 행동질서가 바로 핵전투부취급질서인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진행된 화성-6 개량형 동시발사훈련은 핵전투부취급질서에 따라 모의핵탄두와 모의격발기가 들어간 재돌입체를 탄도미사일 첨두에 장입하여 핵전투부를 준비하는 훈련, 그렇게 준비된 화성-6 개량형 4발을 자행발사대차들에 각각 싣고 발사지점으로 이동하여 동시에 발사하는 훈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전시에는 핵전투부준비작업이 핵무기병기화공장에서 진행되겠지만, 이번에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 있는 로켓조립공장에서 진행되었다. 원래 그 로켓조립공장은 인공위성을 위성운반로켓에 탑재하는 조립작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2> 위의 두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3월 6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 있는 로켓조립공장에서 진행된 핵전투부취급질서 수행훈련을 현장에서 지도하는 장면이다. 그 날 진행된 화성-6 개량형 동시발사훈련은 핵전투부취급질서에 따라 모의핵탄두와 모의격발기가 들어간 재돌입체를 탄도미사일 첨두에 장입하여 핵전투부를 준비하는 훈련, 그렇게 준비된 화성-6 개량형 4발을 자행발사대차들에 각각 싣고 발사지점으로 이동하여 동시에 발사하는 훈련이었다. 전시에는 핵전투부준비작업이 핵무기병기화공장에서 진행되겠지만, 이번에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 있는 로켓조립공장에서 진행되었다. 재돌입체를 탄도미사일 첨두에 장입하여 핵전투부를 준비하는 상황을 언론보도를 통해 외부에 보여줄 수 없으므로,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로켓조립공장 실내조명등을 거의 모두 꺼놓고 어두컴컴한 상태에서 보도사진이 촬영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재돌입체를 탄도미사일 첨두에 장입하여 핵전투부를 준비하는 상황을 언론보도를 통해 외부에 보여줄 수 없으므로,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로켓조립공장 실내조명등을 거의 모두 꺼놓고 어두컴컴한 상태에서 보도사진이 촬영되었다

3. 1,000km 떨어진 곳에 기묘한 낙탄점 형성한 초정밀타격술

<뉴욕타임스> 2017년 3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사일방어국 국장 제임스 씨링(James D. Syring) 해군제독은 “이번 주말에 (조선에서) 우리가 본 것은 거의 같은 시각에 이루어진 동시발사시위였다. 그것은 우리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이전에 탄도미사일 연속발사훈련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탄도미사일 동시발사훈련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발사훈련의 의미는 무엇일까?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3> 위의 두 사진은 2017년 3월 6일에 진행된 동시발사훈련에서 동시에 발사된 화성-6 개량형 4발이 똑같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일렬횡대로 날아가는 상승비행장면이다. 동시발사훈련에서 완벽하게 연출된 일렬횡대비행은 정해진 비행궤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도록 탄도비행을 수시로 조절, 보정하여 비행안정성을 보장해주었음을 말해준다. 고도로 지능화된 초정밀미사일이라야 그처럼 완벽한 비행안정성을 과시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감시소에서 화성-6 개량형 동시발사훈련을 보면서 “우리의 탄도로케트들이 얼마나 고도로 정밀한지 동시발사된 4발의 탄도로케트들이 마치 항공교예비행대가 편대비행을 하듯 한 모양새로 날아간다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사진 3>을 보면, 동시발사된 화성-6 개량형 4발이 똑같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일렬횡대로 날아가는 비행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동시발사훈련에서 완벽하게 연출된 일렬횡대비행은 정해진 비행궤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도록 탄도비행을 수시로 조절, 보정하여 비행안정성을 보장해주었음을 말해준다. 고도로 지능화된 초정밀조준성능을 가진 미사일이라야 그처럼 완벽한 비행안정성을 과시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2017년 3월 9일에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이번에 발사훈련에 참가한 화성-6 개량형 탄도미사일 4발이 “우리 식의 초정밀화되고 지능화된 로케트들”이라고 지적하였던 것이다.  

화성-6 개량형의 동시발사훈련이 장거리 초정밀조준타격능력을 과시하였다는 사실은 일본 방위성이 일본 언론매체들에게 흘려준 정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보도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이 발사한 화성-6 개량형 4발은 일본 혼슈(本州) 북서쪽에 있는 아끼다(秋田)현 오가(男鹿)반도 서남쪽 약 300~350km 해상에 낙탄하였다.

(2) 화성-6 개량형 4발 가운데 1발은 이시까와(石川)현 노도(能登)반도에서 북북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해상에 낙탄하였는데, 이것은 일본 혼슈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낙탄한 것이다.

(3) 화성-6 개량형은 남북으로 약 80km의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낙탄하였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성-6 개량형 4발이 75~93도의 발사각으로 각각 발사되었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93도의 발사각으로 고각발사된 1발이 일본 혼슈에서 가장 멀리, 약 350km 떨어진 해상에 낙탄하였고, 75도의 발사각으로 발사된 다른 1발은 일본 혼슈에서 가장 가까운, 약 200km 떨어진 해상에 낙탄하였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4발 중 다른 2발은 위에 언급한 2발의 낙탄점들 사이 150km 거리의 중간점에서 남북으로 약 80km를 떨어진 위치에 낙탄한 것이다. 

위에 열거한 정보를 가지고 지도 위에 낙탄점 4개를 찍으면, 동서 길이가 약 140km이고, 남북 길이가 약 80km인 해상구역에 약 80km의 일정한 간격으로 4개의 낙탄점이 찍힌 다이아몬드형(◇) 구도가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은 화성-6 개량형 4발을 동시발사하여 발사점으로부터 1,000km나 멀리 떨어진 동해 해상에 마치 자로 잰 것처럼 정확하게 다이아몬드형 낙탄점을 형성한 것이다.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17년 3월 6일에 진행된 탄도미사일 동시발사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봉으로 상황도의 어느 위치를 가리키면서 리병철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과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에게 무엇인가 지시하는 장면이다. 미사일발사훈련계획을 보여주는 그 상황도에는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이 쓰여 있는데, 이것만 봐도 미사일발사훈련을 화력타격실전상황에 맞춰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날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은 화성-6 개량형 4발을 동시발사하여 발사점으로부터 1,000km나 멀리 떨어진 동해 해상에 마치 자로 잰 것처럼 정확하게 다이아몬드형 낙탄점을 형성하였다. 이것은 묘기에 가까운 초정밀타격술을 과시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이 4발을 동시발사하여 1,000km 밖에 다이아몬드형 낙탄점을 형성한 것은 묘기에 가까운 장거리 초정밀타격술을 과시한 것이다. 그들의 장거리 초정밀타격술은 화성-6 개량형을 발사하여 1,000km 밖에 있는 직경 10m의 동그라미 표적에 명중시킬 수 있는 고도의 명중률을 보여준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은 동해안 어느 발사지점에서 화성-6 개량형을 발사하여 주일미국군기지에 있는, 길이가 9.77m인 M1 에이브럼스(Abrams) 전차를 정확히 맞출 수 있는 것이다.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동시발사하여 1,000km 떨어진 곳에 여러 가지 형태의 낙탄점을 자유자재로 형성할 수 있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의 장거리 초정밀타격술은 가히 세계 정상급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장거리 초정밀타격술을 훈련한 화성포병들이 전시에 화성-6 개량형에 5킬로톤급 전술핵탄을 장착하여 동시발사하면, 일본 각지에 있는 미국군기지들은 모조리 사라질 것이다. 동시다발로 쏘는 탄도미사일들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방어체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의 장거리 초정밀타격술 앞에서 주일미국군 54,000명은 꼼짝없이 ‘독 안에 든 쥐’의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그런 현실을 간파한, 오끼나와(沖繩)에 주둔하는 미국 해병대 제3원정군 사령관 로런스 니콜슨(Lawrence D. Nicholson) 중장은 화성-6 개량형 동시발사훈련으로부터 이틀 뒤인 지난 3월 8일 기자회견에서 동시발사훈련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던 것이다. 


4. 전략군사령관은 발사명령 내리지 않고 무엇을 기다렸을까?

▲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5> 위쪽 사진은 2017년 3월 6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 있는 로켓조립공장을 출발한, 화성-6 개량형 탄도미사일을 실은 4축8륜 자행발사대차 4대가 전조등을 켜고 발사지점으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자행발사대차 선두에서는 조선로동당기와 최고사령관기가 휘날리고 있다. 이전에 진행된 다른 훈련들에서 공화국기와 최고사령관기를 게양하였던 화성포병들이 이번 훈련에는 조선로동당기를 게양했는데, 왜 국기가 아닌 당기를 게양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래쪽 사진은 발사지점에 도착한 자행발사대차들이 어둠 속에서 화성-6 개량형 추진체를 논바닥에 수직으로 세워놓고 발사준비를 끝낸 장면이다. 자행발사대차들이 도로에서 논바닥으로 내려가 발사준비를 끝낸 것이다. 도로에서 미사일을 쏘면 발사화염과 후폭풍으로 가로수와 전주가 피해를 입게 되므로, 논바닥으로 내려가 발사준비를 끝낸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5>는 로켓조립공장에서 발사지점으로 이동한 자행발사대차들이 어둠 속에서 화성-6 개량형 추진체를 수직으로 세워놓고 발사준비를 끝낸 장면이다. 이 사진을 보면, 그 4대의 자행발사대차들이 논바닥에서 화성-6 개량형을 발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지방도로 어디에나 가로수들과 전주들이 서 있으므로, 그런 도로에서 미사일을 쏘면 발사화염과 후폭풍으로 가로수와 전주가 피해를 입게 된다. 그래서 자행발사대차들은 논바닥으로 내려가 발사했던 것이다.

▲ <사진 6> 이 사진은 발사훈련장에 어느덧 날이 밝았음을 보여준다. 화성포병들은 발사준비를 끝낸 화성-6 개량형 추진체를 논바닥에 수직으로 세워놓은 채 날이 훤히 밝아올 때까지 오래도록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화성포병들이 발사준비를 완전히 끝낸 뒤에도 전략군사령관은 곧바로 발사명령을 내리지 않고, 약 2시간 동안이나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통합지휘통제소에서 발사훈련장으로 보내는 어떤 중요한 통신연락을 기다렸던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6>은 발사훈련장에 어느덧 날이 밝았음을 보여준다. 화성포병들은 발사준비를 끝낸 화성-6 개량형 추진체를 논바닥에 수직으로 세워놓은 채 날이 훤히 밝아올 때까지 오랜 시간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2017년 3월 6일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해가 뜨는 시각은 오전 7시 9분이었고, 화성-6 개량형 4발이 동시발사된 시각은 오전 7시 34분이었다. 자행발사대차 4대가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우고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작업을 끝낸 시각이 언제였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위의 사진을 보면 캄캄한 밤중에 일찌감치 발사준비가 완전히 끝났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화성포병들은 발사준비가 완전히 끝난 미사일들을 논바닥 위에 수직으로 세워놓고 날이 밝을 때까지 오래도록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이상한 일이다. 미사일발사준비가 끝나자마자 즉시 발사하는 것이 화성포병들의 훈련진행방식인데, 그 날은 발사준비를 끝내놓고서도 어째서 그처럼 오랜 시간 동안 발사하지 않았던 것일까?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 특이한 정황은, 화성포병들의 발사준비가 완전히 끝난 뒤에도 전략군사령관은 곧바로 발사명령을 내리지 않고, 약 2시간 동안이나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전략군사령관은 무엇을 기다린 것일까?

전략군사령관은 통합지휘통제소(Integrated Command and Control Post)에서 발사훈련장으로 보내는 어떤 중요한 통신연락을 기다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화성-6 개량형 4발이 미리 정해진 4개의 낙탄점들에 정확히 낙탄하는지를 판정할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는 발사해도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통신연락이다.

화성-6 개량형의 초정밀조준타격능력을 검증하려면, 그 미사일 핵전투부에서 방출된 모의핵탄두가 낙탄점에 정확히 낙탄하는지 판정해야 한다. 그런데 화성-6 개량형 4발이 미리 정해진 4개의 낙탄점들에 정확히 낙탄하는지를 판정하려면, 낙탄점 인근 해상에 보낸 관측선에서 관측장비로 낙탄정황을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그 낙탄점들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형성되므로 조선의 관측선이 그 수역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그렇다면 낙탄관측방도는 하나뿐이다. 전자광학-적외선(EO/IR)장비를 탑재한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를 은밀히 보내야 하는 것이다. 약 80km의 일정한 간격을 두고 4개의 낙탄점이 형성되었으므로, 조선은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 4대를 조선의 동해안에서 이륙시켜 낙탄예정구역 상공으로 은밀히 보내야 하였다.

2017년 3월 6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이 진행한 화성-6 개량형 동시발사훈련에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가 동원되었다고 말하면, 어떤 독자들은 소설 같은 이야기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아래에 서술한 여러 정보들은 조선에서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가 등장한 것이 결코 소설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임을 말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12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이 ‘방현-5’라고 불리는 제5세대 무인정찰기 시제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제2자연과학원 산하 144연구소가 설계하고, 방현항공기수리공장에서 제작한 이 무인정찰기는 무게가 약 1.5t이며, 시속 200km의 속도로 비행하고, 항속거리가 2,000km인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라고 한다.

무인전략정찰기는 미국, 러시아, 중국 같은 핵강국들만 만들 수 있는데, 최근에 조선에서도 무인전략정찰기를 만들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무인전략정찰기를 개발하는 데서 가장 풀기 힘든 기술적 난제는 그 정찰기에 들어갈 소형 제트엔진을 만드는 것이다. 소형 가솔린엔진은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소형 제트엔진을 만들려면, 고도의 엔진공학기술을 가져야 한다. 조선은 무인전략정찰기에 들어가는 소형 제트엔진을 자체 기술로 만들었을까? 아니면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수입했을까? 누구나 아는 것처럼, ‘동방의 핵강국’으로 자존심이 강한 조선은 다른 나라에서 그런 전략물품을 수입하려고 하지 않으며, 유엔안보리의 조선경제제재에 찬성표를 던진 중국이나 러시아가 조선에게 소형 제트엔진을 판매할 수도 없다. 영국의 권위 있는 군사전문연구기관 <IHS 제인스(Jane's)> 2017년 3월 3일 자료에 따르면, 조선은 미그-19 전투기 엔진을 자체로 생산한다는데, 그 정도의 실력이면 무인전략정찰기에 들어가는 소형 제트엔진도 만들 수 있다.

▲ <사진 7> 이 사진은 조선이 해외수출품으로 생산한 최첨단 동영상송신통제체계인 GR-510을 소개하는 웹싸이트 광고화면이다. 화면 왼쪽에 '글로컴'이라는 회사이름이 선명하게 보인다. 글로컴은 조선의 해외수출전담 군수기업체가 해외에 설립한 지사다. 이 제품에는 최신 정보통신기술인 동영상압축기술과 DS-SS통신기술이 적용되었다고 한다. 바로 이 최첨단 동영상송신통제체계가 무인정찰기나 무인수상함에 장착되는 것이다. 조선이 그런 최첨단 동영상송신통제체계를 생산하여 해외에 수출해왔다면, 당연히 그런 체계를 장착한 무인전략정찰기를 만든 것이 분명하다. 조선이 2016년에 개발한 제5세대 무인정찰기는 '방현-5'라고 부르는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다. 무인전술정찰기가 아니라 무인전략정찰기이며, 게다가 스텔스기능까지 완벽하게 갖춘 '방현-5'의 항속거리는 2,000km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7>은 조선이 해외수출품으로 생산한 최첨단 동영상송신통제체계(video transmission and control system)인 GR-510을 소개하는 웹싸이트 광고화면인데, 이 제품에는 최신 정보통신기술인 동영상압축기술과 DS-SS통신기술이 적용되었다고 한다. 바로 이 최첨단 동영상송신통제체계가 무인정찰기나 무인수상함에 장착되는 것이다. 조선이 그런 최첨단 동영상송신통제체계를 생산하여 해외에 수출해왔다면, 당연히 그런 체계를 장착한 무인전략정찰기를 만든 것이 분명하다. 

조선이 ‘방현-5’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를 개발하였으면, 통합지휘통제체계도 당연히 개발하였을 것이다. 통합지휘통제체계와 무인전략정찰기는 유기적으로 일체화된 군사장비다. 만일 통합지휘통제체계가 없다면, 무인전략정찰기도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 <사진 8> 이 사진은 조선이 해외수출품으로 생산한 최첨단 전투관리체계인 GS-930을 소개하는 글로컴의 웹싸이트 광고화면이다. 그 전투관리체계에는 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의 머리글자 C 네 개(C4)와 정보, 감시, 정찰의 머리글자(ISR)로 표시되는 'C4ISR'이라고 불리는 통합지휘통제체계가 들어있다. 조선인민군은 고도로 지능-정보화된 통합지휘통제체계를 갖추고 여러 지역들에서 동시에 전개되는 육군, 해군, 공군, 전략군의 군종별, 병종별 작전들을 실시간으로, 통합적으로 지휘통제하는 입체전수행능력을 가진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8>은 조선이 해외수출품으로 생산한 최첨단 전투관리체계(battle management system)인 GS-930을 소개하는 웹싸이트 광고화면인데, 광고화면에 따르면, 그 전투관리체계에는 ‘C4ISR’이라고 부르는 통합지휘통제체계가 들어있다고 한다. ‘C4ISR’에서 ‘C4’는 지휘(command), 통제(control), 통신(communication), 컴퓨터(computer)의 머리글자 C가 4개 있다는 뜻이며, ‘ISR’은 정보(intelligence), 감시(surveillance), 정찰(reconnaissance)의 머리글자를 뜻한다. 그처럼 고도로 지능-정보화된 통합지휘통제체계를 갖춘 조선인민군은 여러 지역들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육군, 해군, 공군, 전략군의 군종별, 병종별 작전들을 실시간으로, 통합적으로 지휘통제하는 입체전수행능력을 가진 것이다. 통합지휘통제체계가 없으면 선제공격과 정밀타격을 하지 못한다. 

한국군도 통합지휘통제체계를 운용하고 있지만, 독자적인 통합지휘통제체제가 아니라 미국군 통합지휘통제체제의 하위체제로 개발되었을 뿐 아니라, 자체 기술로 완전히 국산화하지 못하고 미국산 기술과 부품을 상당부분 수입하여 조립해 쓰기 때문에, 통합지휘통제체계를 자체 기술로 생산하여 해외에 수출하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한국군이 2년 8개월에 걸친 통합지휘통제체계 성능개량사업을 끝마친 때는 2015년 4월이었다. 그에 비해, 조선은 2000년대 초부터 통합지휘통제체계를 해외에 수출하기 시작하였는데, 그것은 그 체계의 생산을 완전히 국산화하여 조선인민군에 실전배치한 뒤에 해외수출을 시작하였음을 의미한다. 조선인민군 통합지휘통제체계는 ‘C4ISR’이지만, 한국군 통합지휘통제체계는 감시(S)와 정찰(R)이 빠진 ‘C4I’이다. 한국군은 감시와 정찰을 미국군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그렇다.

이 글의 지면이 제한되었기에, 조선이  지능-정보화된 각종 최첨단 군사장비들을 얼마나 다종다양하게 생산하여 해외에 수출하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못하는데, 지능-정보화된 각종 최첨단 군사장비들을 해외에 수출하는 군수기업체의 이름은 팬 시스템즈(Pan Systems)다. 놀랍게도, 팬 시스템즈 본사는 평양에 있고, 해외지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퍼에 있는데, 그 해외지사가 바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Global Communications, Glocom)다. 글로컴의 자기소개에 따르면, 이 기업체는 1996년에 설립되었는데, 지능-정보화된 각종 최첨단 군사장비들 가운데서도 특히 통합지휘통제체계를 주력제품으로 개발한다고 한다.

▲ <사진 9> 이 사진은 2008년 11월 말 조선을 방문한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에게 조선이 개발한 통합지휘통제체계를 해설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은 미얀마 군부에서 유출된 것이다. 조선은 지금으로부터 근 9년 전에 벌써 통합지휘통제체계를 다른 나라 군사대표단에게 소개할 만큼 그 분야에서 앞서나갔다. 조선에서 생산된 지능-정보화된 각종 최첨단 군사장비들을 해외에 수출하는 군수기업체의 이름은 팬 시스템즈다. 팬 시스템스 본사는 평양에 있고, 해외지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퍼에 있는데, 그 해외지사가 바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글로컴)다. 글로컴은 1996년에 설립되었는데, 지능-정보화된 각종 최첨단 군사장비들 가운데서도 특히 통합지휘통제체계를 주력제품으로 개발한다고 한다. 고도로 발전된 조선의 군수공업에 대해 국제사회는 너무 모르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9>는 2008년 11월 말 조선을 방문한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에게 조선이 개발한 통합지휘통제체계를 해설하는 장면이다. 이 사진은 미얀마 군부에서 유출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근 9년 전에 벌써 통합지휘통제체계를 다른 나라에 소개할 만큼 조선의 군사과학기술은 앞서 나갔다. 글로컴의 자기소개에 따르면, 그 기업체는 조선에서 생산한 통합지휘통제체계, 항법체계, 화력통제체계, 전력공급체계, 컴퓨터관련장치 등을 주로 중동과 남아시아에 수출한다고 한다.

2017년 3월 6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들이 진행한 화성-6 개량형 동시발사훈련은, 그냥 미사일 4발만 쏘고 끝낸 평범한 발사훈련이 아니었다. 그것은 4개의 낙탄점 상공에 각각 나타난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들이 실시간으로 보내오는 동영상자료를 수신하는 통합지휘통제체계와 연동된, 고도로 지능-정보화된 발사훈련이었던 것이다.

시속 200km의 속도로 비행하는 ‘방현-5’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가 강원도 원산에서 이륙하는 경우, 다이아몬드형 낙탄예정구역 상공까지 약 700km의 거리를 주파하려면 약 3시간 30분 걸린다. 화성포병들의 발사준비가 끝났는데도 곧바로 발사명령을 내리지 않은 전략군사령관은 ‘방현-5’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들이 다이아몬드형 낙탄예정구역 상공에 도달하였다는 통합지휘통제소의 통신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5. 백악관에 더 큰 공포 안겨준 조선의 ‘항모살수’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을 운용하는 통합지휘통제체계와 연동되어 지능-정보화된 동시발사훈련을 진행한 것은, 화성-6 개량형이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을 격침시키는 ‘항모살수(carrier killer)’로 개발되었음을 말해준다.

항모타격단은 어느 위치에 멈춰있는 고정목표가 아니라 시속 50km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해상이동목표이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그런 해상이동목표를 타격하려면 ‘방현-5’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를 인근 해역 상공에 출동시켜야 하고, 그 정찰기가 통합지휘통제소로 송신하는 실시간 동영상을 보면서 항모타격단의 현재위치를 신속히 파악해야 하며, 화성-6 개량형의 탄도비행을 그 위치로 정확히 유도하여 명중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처럼 고도로 지능-정보화된 통합지휘통제체계에 연동된 화성-6 개량형을 발사하면, 1,000km 밖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길이가 10m 정도 되는 아주 작은 표적을 능히 명중시킬 수 있다. 이것은 화성포병들이 화성-6 개량형 1발만 쏴도, 동해 수평선 너머 1,000km 밖 해상에서 시속 50km의 속도로 항해하는 항공모함에서 유독 사령탑만 골라 선별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초정밀조준타격능력을 가졌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사진 10> 이 사진은 이란혁명수비군이 2015년 2월 25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위대한 예언자 9'라는 명칭으로 진행한 항공모함공격훈련 중에 고폭탄을 실은 12척 이상의 자폭쾌속정들이 미국 해군 항공모함 모형에 벌떼처럼 사방에서 돌진하여 그 항모를 격침시키는 장면이다. 이 항모공격연습장면은 이란의 국영텔레비전방송을 통해 당일 전국에 방영되었다. 하지만 조선인민군은 그런 군집공격술로 미국 해군 항공모함을 격침하지 않을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2017년 3월 6일에 진행한, 고도로 지능-정보화된 동시발사훈련이 말해주는 것처럼, 스텔스무인전략정찰기를 운용하는 통합지휘통제소에 연결된 화성포병부대들이 '항모살수'로 개발된 화성-6 개량형을 발사하면, 동해 수평선 너머 1,000km 밖 해상에서 시속 50km의 속도로 항해하는 항공모함에서 사령탑만 골라 선별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항모살수’로 개발된 화성-6 개량형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하지 않고 고폭탄두를 장착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핵추진 항공모함을 전술핵타격으로 완전히 격침시키면 그 안에 있는 가압경수로까지 파괴되어 동해가 방사능으로 오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통일조국에서 행복하게 살아야 할 후대들에게 방사능으로 오염된 동해를 물려주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항모살수’에 고폭탄두를 장착하는 것이다.

‘항모살수’ 명중탄 한 발을 맞고 사령탑이 날아간 항공모함은 두뇌 없는 거대한 파철괴물로 변할 것이다. 미국 본토에서 급파된 구조함과 예인선들에게 발견될 때까지 그 두뇌 없는 파철괴물은 검붉은 연기를 내뿜으며 동해를 정처 없이 표류할 것이다. 이번에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처음 진행한, 고도로 지능-정보화된 ‘항모살수’ 동시발사훈련은, 항모타격단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미국의 전쟁전략이 ‘항모살수’ 명중탄 한 방에 무력화될 수 있음을 예고한 놀라운 사변이다.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원(Brookings Institution)이 2017년 3월 7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1월 8일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당시 대통령은 조선의 핵무기와 미사일의 가속적인 추구가 미국의 새 행정부를 사로잡게 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당시 대통령 당선인에게 경고하였고, 그 경고를 들은 트럼프는 국가정보기관에게 조선의 핵무기와 미사일에 관한 심층정보를 요청하여 신중히 들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꽤 시간이 흘렀다. 조선과 미국이 철군이냐 아니면 전쟁이냐를 마지막으로 결정해야 할 이 운명적인 2017년에 조선은 오바마의 경고보다 훨씬 더 심각한 전략적 핵압박으로 백악관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숨이 막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철군결정을 내릴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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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7

독수리연습이라는 위장명칭 뒤집어쓴 한국군 야전실동연습

[한호석의 개벽예감](241)
자주시보 2017년 03월 0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전례 없는 이상현상들은 놀라운 지각변동의 전조
2. 쌍룡훈련, 맥스선더훈련, 칼빈슨함 부산입항은 또 무엇인가?
3.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책은 아메리카제국 몰락시킬 화근

▲ <사진 1>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 중에 주한미국군사령관이 미국군과 한국군을 지휘할 때는 한미연합군사령관 모자를 쓰고, 주한미국군을 지휘할 때는 주한미국군사령관 모자를 쓴다.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에서 한국군 합참본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한미연합사령관 모자를 쓴 주한미국군사령관이 하라는 대로 따라하는 수밖에 없다. 위의 사진은 2016년 8월 하순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전쟁연습 중에 전쟁지휘소를 찾은 미국군 제1군단 사령관에게 전쟁지휘소 근무병사들이 연습상황을 보고하는 장면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전례 없는 이상현상들은 놀라운 지각변동의 전조

지난해 경험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2016년도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인 2016년 3월 6일 한미연합사령부는 주한미국군 웹싸이트에 2016년도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에 관한 공식발표문을 실었다. 영문으로 작성된 공식발표문 전문을 번역하면 아래와 같다. 

“미한연합사령부의 연례적인 키리졸브-독수리연습 훈련시간대는 3월 7일에 시작된다. 3월 7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될 키리졸브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오래되고, 지속적인 협력과 우호를, 그리고 한국 및 지역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두 나라의 공동노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독수리훈련은 3월 7일부터 시작되어 4월 30일까지 계속될 것이다. 약 8주간 동안 계속될 독수리훈련은 미한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국군구성군사령부(지상군, 공군, 해군, 특수전부대들)가 수행하는 다양한 합동 및 연합 야전훈련작전들을 수행하는 것이다. 약 17,000명의 미국군이 한국군과 함께 이 두 연습에 참가할 것이다. 유엔군사령부는 판문점대표부를 통하여 북조선의 조선인민군측에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의 일정에 대해, 그리고 그 훈련의 비도발적 성격에 대해 이미 통보하였다.”

위의 인용문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의 지휘권을 행사하는 주체는 한미연합사령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 중에서 어떤 연습은 한미연합사령관의 지휘를 받는 야전부대들과 주한미국군사령관의 지휘를 받는 야전부대들이 합동(joint)으로 진행하고, 다른 어떤 연습은 연합하여(combined) 진행하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령관과 주한미국군사령관은 동일한 인물이므로,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 중에 주한미국군사령관이 미국군과 한국군을 지휘할 때는 한미연합군사령관 모자를 쓰고, 주한미국군을 지휘할 때는 주한미국군사령관 모자를 쓰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한미국군사령관이 남의 나라 군대인 한국군을 직접 지휘하는 모습이 드러나면 한국군이 허수아비라는 비난을 피할 길 없으므로, 한미연합사령부를 만들어놓고 한미연합사령관 모자를 쓰고 한국군을 지휘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에서 한국군 합참본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한미연합사령관 모자를 쓴 주한미국군사령관이 하라는 대로 따라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 진행순서는 일정하게 정해져 있으므로, 해마다 똑같이 반복된다. 정해진 진행순서에 따라 약 10일 동안 지속되는 키리졸브전쟁연습이 먼저 시작되고, 그 다음에 약 55일 동안 지속되는 독수리전쟁연습이 시작되는 것이다. 키리졸브전쟁연습은 야전부대들이 참가하지 않고 전쟁지휘소들만 참가하는 작전지휘연습이고, 독수리전쟁연습은 야전부대들이 참가하는 야전실동연습이다.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에서 한국군은 지휘권을 전혀 행사할 수 없으므로, 작전지휘연습을 하는 키리졸브 기간 중에 한국군은 ‘꿔다놓은 보리자루’ 신세로 되고, 야전실동연습을 하는 독수리 기간 중에는 한미연합사령관의 지휘를 받게 된다.

셋째, 위의 인용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 한미연합사령부의 간판을 내건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전쟁연습의 진행일정과 취지, 미국군 참가규모를 공식발표하고, 유엔군사령부의 간판을 내건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에게 전쟁연습의 진행일정과 취지를 구두로 통보하게 되는 것이다. 군사정전위원회가 오래 전에 소멸되었으므로,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에게 통보문을 전달할 방도가 없기 때문에 주한미국군사령부 연락병은 유엔군 모자를 쓰고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까지 나가서 휴대용 확성기로 통보문을 낭독하는 어이없는 ‘희극’을 해마다 연출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전례 없는 이상현상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한미연합사령부는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의 진행일정과 취지, 미국군 참가규모를 밝혀주던 연례적인 공식발표를 중단했을 뿐 아니라, 유엔군 모자를 쓴 주한미국군사령부 연락병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에게 통보문을 낭독하는 연례적인 ‘희극’도 연출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지난 3월 1일부터 시작되었다고 일제히 보도하면서, 올해 그 전쟁연습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느니, 미국이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함(USS Carl Vinson)을 비롯한 각종 핵타격전략자산들을 그 전쟁연습에 총동원한다느니 하는 미확인 추측보도를 마구 쏟아내며 조선을 자극한 것이다. 물론 한국 언론매체들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국군 소식통들이 흘려준 ‘정보’를 듣고 그런 미확인 추측보도들을 작성하였으므로, 한국 군부가 한국 언론을 이용해 조선을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지난 3월 1일부터 사상 최대 규모로 시작되었다는 미확인 추측보도를 쏟아냈으나, 정작 그런 내용을 공식발표해야 할 한미연합사령부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반드시 나왔어야 할 공식발표문이 나오지 않자, 뭔가 예사롭지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한 몇몇 외신기자들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정말 3월 1일부터 시작되었는지 주한미국군사령부 공보실에 직접 문의하였다.

그랬더니 주한미국군사령부 공보실로부터 이상야릇한 답변이 돌아왔다. <로이터통신> 2017년 3월 1일 보도와 미국군 소식지 <성조> 2017년 3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국군사령부 공보실은 3월 1일부터 약 두 달 동안 전쟁연습이 진행된다는 것만 확인해 주었을 뿐, 그 이상 자세한 사항을 즉각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그 원문을 옮기면 이렇다. “USFK officials did not immediately provide further details.”)

예년 같으면 외신기자들의 문의를 받지 않았어도 자세한 사항을 담은 공식발표문을 내놓았던 그들이 올해는 외신기자들의 문의를 받았는데도 자세한 답변을 회피하였다. 그런 답변회피가 의미하는 것은 명료하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지휘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전쟁연습에 관한 공식발표를 하지 않은 것이고, 따라서 외신기자들의 문의를 받았을 때 답변을 회피한 것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6년 5월 12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이순진 합참의장과 함께 판문점 남측 지역을 방문하여 현지 지휘관으로부터 정황보고를 듣는 장면이다. 지난 2월 28일 한미연합사령부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에 관한 공식발표문을 내놓지 않은 것을 보고 예사롭지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한 몇몇 외신기자들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정말 3월 1일부터 시작되었는지 주한미국군사령부 공보실에 직접 문의하였다. 그랬더니 주한미국군사령부 공보실은 3월 1일부터 약 두 달 동안 전쟁연습이 진행된다는 것만 확인해주었을 뿐, 그 이상 자세한 답변은 회피하였다. 이것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중단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난 3월 1일부터 이순진 합참의장의 지휘로 진행되고 있는 야전실동연습에는 미국군은 참가하지 않고 한국군만 참가하고 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한미연합사령부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지휘하지 않는다는 말은 한국군 합참본부가 그 전쟁연습을 지휘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지난 3월 1일부터 이순진 합참의장의 지휘로 진행되고 있는 야전실동연습은 미국군이 참가하지 않고 한국군만 참가하는 전쟁연습인 것이다. 이순진 합참의장의 지휘를 받는 한국군만 참가하는 올해 야전실동연습은, 빈센트 브룩스(Vincent K. Brooks) 한미연합사령관이 지휘하였고, 미국군과 한국군이 참가했던 이전의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아니다. 이런 변동현상과 관련하여 한국 언론매체들의 미확인 추측보도를 걷어내고 진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첫째,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3월 1일부터 시작된 야전실동연습 지휘권을 이순진 합참의장에게 넘겨주었다. 그래서 이순진 합참의장은 지난 3월 1일부터 야전실동연습을 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미국군은 이순진 합참의장의 지휘를 받지 않기 때문에, 지난 3월 1일부터 시작된 야전실동연습에는 한국군만 참가하고 있으므로, 작전지휘연습을 먼저 하고, 야전실동연습을 나중에 해오던 예년의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과 달리, 올해는 작전지휘연습을 하지 않고 야전실동연습만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이순진 합참의장의 지휘를 받는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은 한미연합전쟁연습이 아니므로, 그것을 키리졸브-독수리라는 기존 명칭으로 부를 수 없다. 이처럼 키리졸브-독수리라는 기존 명칭을 쓸 수 없는데도, 한국군만 참가하는 야전실동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충격적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한국 군부와 한국 언론매체들은 그 기존 명칭을 예전처럼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고, 한미연합사령부는 그런 명칭오용을 보고서도 못 본 척 하는 것이다.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중단되고, 한국군이 단독으로 전쟁연습을 진행하는 것은 64년 묵은 한미동맹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하였음을 알려주는 놀라운 전조이며, 한반도 정세에 대전환이 일어나기 시작하였음을 알려주는 놀라운 전조다. 하지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이 지금 작성하고 있는 새로운 조선정책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의 최종결재를 받아 공식적으로 확정되기 전까지 그 전조는 당분간 은폐될 것이다.


2. 쌍룡훈련, 맥스선더훈련, 칼빈슨함 부산입항은 또 무엇인가? 

한미동맹이 영구히 존속될 것으로 보는 착각에 빠져 미국군사령관에게 작전통제권까지 상납한 채, 미국의 안보공약에 명줄을 걸어놓고 장장 67년을 허송세월한 한국 군부에게 한미동맹이 흔들리기 시작하였음을 알려주는 전조는 음산한 ‘붕괴의 서곡’으로 들릴 수 있다. 다급해진 한국 군부는 자기들이 인정하기 싫은 전조를 은폐하려고 궁리한 끝에 한 가지 ‘묘안’을 짜냈다.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하는 한국군 관계자를 등장시켜 올해도 예년처럼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이 진행되는 것처럼 세상을 기만하려는 속임수다. 그런 기만각본에 따라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하는 익명의 인물이 지난 3월 3일 한국 국방부 기자회견실에 나타나 기자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이 이상야릇한 기자간담회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뉴스1> 2017년 3월 3일 보도에 따르면,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이 진행한 기자간담회는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에 관한 기자간담회가 아니라 독수리전쟁연습에 관한 기자간담회였다고 한다. 이것은 올해 연합작전지휘연습은 없고, 야전실동연습만 진행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것이다. 지난 3월 1일부터 이순진 합참의장이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을 지휘하고 있으므로, 연합작전지휘연습은 있을 수 없고, 야전실동연습만 진행되는 것이고, 따라서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은 기자간담회에서 야전실동연습에 대해서만 언급하였던 것이다. 그는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에 대해 말할 때, ‘독수리훈련’이라는 기존 명칭을 사용했지만, 그것은 연합야전실동연습이 진행되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한 속임수다.

<뉴스1> 2017년 3월 3일 보도기사에서는 “독수리훈련과 동시에 한미는 이달 13일부터 키리졸브(KR)연습도 실시한다”고 하였는데, 보도기사의 전체 문맥을 읽어보면 이 문장은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이 기자간담회에서 꺼내놓은 말이 아니라, 그 보도기사를 작성한 취재기자가 <연합뉴스> 2017년 2월 28일 보도기사에 나온 “지휘소훈련(CPX)인 키리졸브는 내달 13일 시작된다”는 미확인 추측보도를 ‘재탕으로’ 또 다시 집어넣은 것임을 알 수 있다.

▲ <사진 3> 지난 3월 1일부터 이순진 합참의장이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을 지휘하고 있으므로, 연합작전지휘연습은 있을 수 없고 야전실동연습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 언론매체들은 오는 3월 13일부터 연합작전지휘연습이 시작된다는 식의 미확인 추측보도를 내보냈다. 그들은 확인하지 못한 내용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하거나 자의적으로 추측한 내용을 버젓이 기사화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사진은 2016년 8월 18일 한국 육군 제22사단 포병들이 강원도 고성군에서 진행된 실탄사격훈련에서 KH-179 견인포를 사격하고 있는 장면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한미연합사령부가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에 관한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는데도 <연합뉴스> 취재기자는 키리졸브연습이 오는 3월 13일에 시작될 것이라는 추측보도를 2월 28일에 내보냈고, <뉴스1> 취재기자는 그 추측보도를 3월 1일에 또 다시 ‘재탕’하는 반복보도를 내보냈으며, 3월 3일에도 똑같은 내용의 반복보도를 ‘삼탕’한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논한 것처럼,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은 없고, 이순진 합참의장이 지휘하는 한국군 야전실동연습만 진행되고 있으므로, 키리졸브연습이 3월 13일부터 진행될 리 만무하다.

여기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이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미국의 해외증원군 파견문제에 대해 과연 무슨 말을 하였을까 하는 것이다. 만일 그가 미국이 예년처럼 올해도 해외증원군을 파견한다고 말했다면, 올해 전쟁연습은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이 아니라 예년처럼 미국군과 한국군이 동원되는, ‘독수리’라고 부르는 연합야전실동연습으로 진행되는 것이고, 만일 그가 미국이 올해는 해외증원군을 파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면, 올해 전쟁연습은 예년과 달리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되는 것이다.

<뉴스1> 2017년 3월 3일부 보도기사에 따르면,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독수리훈련과 관련해 미국 측은 해외서 증원되는 미군 3,600여 명과 기존 배치돼있는 주한미군을 포함해 1만여 명이 이 훈련에 참가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의 말을 얼핏 들으면, 해외증원군 3,600명이 올해 야전실동연습에 참가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의 발언내용을 주의 깊게 뜯어보면 속임수가 드러난다. 그 속임수는 아래와 같다.

<뉴스1> 2017년 3월 3일부 보도기사에 따르면,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제3함대 소속의 핵항공모함인 칼빈슨호가 (3월) 15일경 부산항에 입항한다”고 말했는데, 칼빈슨함(USS Carl Vinson)에서 근무하는 미국군 병력만 해도 6,062명이고, 칼빈슨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제1항모타격단(Carrier Strike Group 1)의 총병력은 7,000여 명이나 된다. 그러므로 올해 해외증원군 3,600여 명이 참가한다는 말과 칼빈슨함이 참가한다는 말은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그런 모순발언을 걷어내면, 아래와 같은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는 3월 15일께 칼빈슨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제1항모타격단이 부산항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칼빈슨함 1척만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칼빈슨함이 순양함, 구축함, 전략잠수함, 보급함을 이끌고 부산항에 나타나는 게 아니라, 칼빈슨함만 달랑 부산항에 들어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칼빈슨함만 부산항에 오면, 해상작전연습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항모타격단이 출동해야 해상작전연습을 할 수 있으므로, 항공모함 1척만 참가하는 해상작전연습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해상작전연습도 할 수 없으면서, 칼빈슨함은 왜 부산항에 오는 것일까? 칼빈슨함은 해외에서 증원되는 해상작전을 연습하려고 부산항에 오는 게 아니라, 항구방문(port visit)을 하려고 부산항에 오는 것이다. 미국 해군 항공모함이 다른 나라 항구를 방문하면, 항공모함에서 근무하는 해군장병들은 시내관광을 하며 휴식하거나 현지주민과 어울리는 친선교류행사를 하고, 현지 언론의 함상취재를 위한 항모공개행사 등을 진행하고 떠나가는 게 관례다.

▲ <사진 4> 2016년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에 핵추진항공모함 존스테니스함을 주축으로 하는 제3항모타격단이 참가하였는데, 그들은 2016년 3월 24일 동해 남쪽 해상작전구역에서 해상반격특수작전군 선제타격연습을 진행한 바 있다. 위의 사진은 2017년 2월 10일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함이 괌의 해군기지에 입항하는 장면이다. 칼빈슨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제1항모타격단은 올해 초 모항인 샌디에고를 떠나 남중국해로 출동하여 중국인민해방군과 대치하고 있다. 그런데 칼빈슨함이 오는 3월 15일께 부산항에 입항한다고 한다. 이것은 제1항모타격단이 남중국해를 벗어나 한반도 인근해역으로 출동하는 것이 아니라 칼빈슨함 1척만 부산에 입항한다는 뜻이다. 미해군 항공모함이 중국 영토인 홍콩에 입항한 항구방문사례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항공모함 항구방문은 항모타격단 출동과 무관하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칼빈슨함에 배속된 6,000여 명의 해군장병들이 해외증원군으로 부산항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항구방문으로 부산항에 들어온다면,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올해 해외증원군 3,600명이 참가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위의 보도기사에 나온,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은 “내달(2017년 4월) 초 미국의 대형 상륙강습함인 41,000톤급 본험리처드슨함을 주축으로 대규모 상륙훈련도 진행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가 말한 상륙훈련은 미국이 해마다 3월에 진행해오는 연례적인 쌍룡훈련(쌍용훈련이라고 쓰지 말고 쌍룡훈련이라고 써야 올바른 표기)이라는 명칭의 상륙전연습이다.

쌍룡훈련은 해마다 독수리전쟁연습기간에 진행되었지만, 독수리전쟁연습과 구별되는 별도의 연합상륙전연습인데, 미국은 올해 독수리전쟁연습은 하지 않으면서 쌍룡훈련은 예년처럼 진행하려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이 언급한 해외증원군 3,600명은 바로 그 쌍룡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해병대 병력인 것이다. 쌍룡훈련에 참가한 미국군 병력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변동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

2012년 6,000명
2013년 1,000명
2014년 7,000명
2015년 1,000명
2016년 12,200명
2017년 3,600명

위에 나타난 변동추이가 말해주는 것처럼, 짝수해에는 동원병력이 많아지고, 홀수해에는 동원병력이 적어지는 일정한 양상이 반복되어왔다. 이런 관례에 따르면, 홀수해인 올해 쌍룡훈련에 참가하는 미국군 병력수는 1,000명 정도 되어야 하는데,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은 올해 쌍룡훈련에 3,600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일본 오끼나와(沖繩)에 주둔하는 제3해병원정군 산하 제3해병원정여단이 올해 쌍룡훈련에 참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 여단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3월 18일까지 진행된 쌍룡훈련에 참가했었는데, 그 여단병력이 3,600명이다.

미국 해병대가 운용하는 와스프급(WASP-class) 상륙강습함 1척에는 해병대 병력 1,800명이 탈 수 있으므로, 제3해병원정여단 3,600명을 실어나르려면 그런 상륙강습함 2척이 필요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은 올해 쌍룡훈련에 상륙강습함을 2척 동원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한국 언론매체들은 미국 해병대에 얼마 전 배치된 최신형 스텔스통합타격전투기 F-35B가 올해 쌍룡훈련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는 미확인 추측보도를 또 내보냈다. 이를테면, 2017년 3월 2일 <연합뉴스>는 F-35B가 올해 쌍룡훈련에서 “첫 정밀타격연습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는 미확인 추측기사를 내보냈다.

지난 1월 18일 미국은 일본 야마구찌(山口)현 이와꾸니(岩國)에 있는 미국 해병대항공기지에 주둔하는 제21해병전투기공격대대에 F-35B를 배치하였다. 이것은 미국이 그 최신형 전투기를 해외주둔기지에 처음으로 배치한 사례로 된다. 미국 해병대가 운용하는 상륙강습함 1척은 F-35B를 5대씩 실을 수 있으므로, 위의 보도기사가 사실이라면 올해 쌍룡훈련에 10대의 F-35B가  참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F-35B가 올해 쌍룡훈련에 참가할 것이라는 보도도 역시 취재기자들이 제멋대로 써버린 미확인 추측보도에 지나지 않는다. <뉴스1> 2017년 3월 3일부 보도기사에 따르면,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은 이와꾸니에 배치된 F-35B가 쌍룡훈련에 참가하는 문제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이와꾸니에 배치된 F-35B가 올해 쌍룡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뉴스1> 2017년 3월 3일부 보도기사에 따르면,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로 자처한 익명의 인물은 “(미국이) 4월 중순 경에는 (줄임)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훈련도 실시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한미공군사령관이 지휘하는 맥스선더훈련(Exercise Max Thunder)은 미국 공군과 한국 공군이 참가하는 연합공중작전연습이다. 맥스선더훈련도 쌍룡훈련처럼 해마다 독수리전쟁연습기간에 진행되어왔지만, 독수리전쟁연습과 구분되는 별도의 연합공중작전연습인데, 미국은 올해 독수리전쟁연습을 하지 않으면서 맥스선더훈련은 예년처럼 진행하려는 것이다.

▲ <사진 5> 위의 사진은 2016년 4월 20일 맥스선더훈련에 참가한 미해병대 소속 FA-18 호넷전투기가 이륙하기 위해 군산공군기지 활주로를 이동하는 장면이다. 그 전투기 뒤에 보이는 전투기들은 한국 공군 소속 F-4 전투기들이다. 주한미공군사령관이 지휘하는 맥스선더훈련은 미국 공군과 한국 공군이 참가하는 연합공중작전연습이다. 맥스선더훈련은 해마다 독수리전쟁연습기간에 진행되어왔지만, 독수리전쟁연습과 구분되는 별도의 연합공중작전연습인데, 미국은 올해 독수리전쟁연습을 하지 않으면서 맥스선더훈련은 예년처럼 진행하려는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한국 언론매체들의 미확인 추측보도는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그들은 미국이 올해 독수리전쟁연습(실제로는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에 전략핵폭격기를 비롯한 핵타격전략자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참가시킬 것이라는 미확인 추측보도를 또 내보냈다. 이를테면, 2017년 3월 2일 <동아일보>는 “3월 한반도, 미 전략무기 역대 최대 출동”이라는 제목의 미확인 추측보도를 손꼽을 수 있다. 이런 미확인 추측보도들은 한국 국방부가 지난 2월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자료의 일부내용을 확대해석한 것이다. 한국 국방부의 업무보고자료는 자기들이 “미국 측과 전략자산전개규모 및 공개확대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었는데, 한국 언론매체들은 그런 내용을 제멋대로 확대해석하여 미국이 핵타격전략자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참가시킨다는 미확인 추측보도를 내보낸 것이다. 미확인 추측보도가 이처럼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으니, 참 집요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미국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하지 않고, 쌍룡훈련과 맥스선더훈련만 진행하고, 그에 따라 한국 군부는 독수리전쟁연습이라는 기존 명칭으로 위장한 야전실동연습을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의 핵타격전략자산이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에 참가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미국의 핵타격전략자산들 가운데 하나인 칼빈슨함이 부산항에 입항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칼빈슨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제1항모타격단이 출동하는 게 아니라 칼빈슨함만 입항하는 것이므로, 그런 항구방문을 전략자산출동이라고 우기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짓이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7년 1월 3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만해도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용산미국군기지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에서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지휘했으나, 올해 3월에는 한국군 합참본부가 한국군 수도방위사령부 지하전쟁지휘소에서 전쟁연습을 지휘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에 관해서는 2017년 2월 6일 <자주시보>에 발표된 나의 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왜 갑자기 모습을 감추었을까?’에서 설명한 바 있다. 올해는 한국군 합참본부가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을 지휘하고, 한미연합사령부는 쌍룡훈련과 맥스선더훈련을 지휘하는 양상으로 변화되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3.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책은 아메리카제국 몰락시킬 화근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미국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중단하였으면서도, 쌍룡훈련과 맥스선더훈련은 왜 중단하지 않았을까? 칼빈슨함은 왜 한국군 야전실동연습기간에 부산항에 나타나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풀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첫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고, 그로써 조선은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미국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하였다. 조선은 2017년 2월 12일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시험발사하였는데, 이것은 조선이 미국의 숨통을 얼마나 더 바짝 조이고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숨통이 조여든 미국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지난 40년 동안 해마다 지속해온 대조선전쟁연습을 결국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현실이 이런데도, 미국이 조선을 압박하고 있다는 한국 언론보도야말로 본말을 완전히 뒤집은 허위보도에 지나지 않는다.

▲ <사진 6>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고, 그로써 조선은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미국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하였다. 위의 사진은 2017년 2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2형 시험발사 중에 화성-2형이 들어있는 원통형 발사관을 수직으로 세우는 장면이다. 화성-2형 시험발사는 조선이 미국의 숨통을 더 바짝 조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숨통이 조여든 미국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지난 40년 동안 해마다 지속해온 대 조선전쟁연습을 결국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은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견디지 못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 밀린 자기의 초라한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이것은 단순히 아메리카제국의 체면문제가 아니라, 아메리카제국의 세계지배질서를 흔드는 엄청난 안보문제다. 왜냐하면, 미국이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견디지 못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중단하였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미국과 대립관계에 있는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을 깔보며 더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울 것이고, 미국의 동맹국들과 추종국들은 미국의 안보공약을 불신하면서 미국의 말을 듣지 않게 될 것이고,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이란, 시리아, 쿠바, 베네수엘라, 수단 같은 나라들의 반미투쟁은 더욱 열기를 띄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예상씨나리오는 미국에게 악몽 그 자체다. 그래서 미국은 자기들이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중단하였다는 ‘비밀’을 외부에 발설할 수 없으며, 쌍룡훈련과 맥스선더훈련, 칼빈슨함 항구방문으로 그 ‘비밀’을 은폐하려는 것이다.

둘째, 미국이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견디지 못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중단하였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경우, 미국은 물론 한국도 치명타를 얻어맞게 된다. 박근혜 탄핵문제, 사드배치강행이 불러온 중국의 압박공세, 일본의 독도강탈책동과 소녀상철거문제 등으로 악화된 일본과의 갈등, 그리고 헤어날 길 없는 경제위기증폭이 한국을 몰락의 벼랑끝으로 떠밀어가는 판인데, 거기에 더하여 미국이 조선의 전략적 압박공세를 견디지 못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중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안보문제에 예민한 해외자본들은 한국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다. 그 이후에 벌어질 종말론적 재앙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사상 최악의 위기가 몰려오고 있음을 직감한 한국 군부는 미국에게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예년처럼 강행하고 핵타격전략자산을 보내달라고 간청하면서 사드배치를 황급히 서두르는 수밖에 없었다. 그 사정은 이러하였다. 한국 군부와 미국 군부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에 전략자산을 투입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는 한국군 소식통의 발언이 한국 언론에 보도된 때는 지난 1월 31일이었다. 그는 검토라는 표현을 썼지만, 한국 군부와 미국 군부가 전략자산동원문제를 함께 검토한 것이 아니라 한국 군부가 미국 군부에게 전략자산투입을 간청한 것이었다. 또한 한국 군부와 미국 군부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 규모를 “더욱 확대, 편성하기로 합의해가고 있다”는 한국군 소식통의 발언이 한국 언론에 보도된 때는 지난 2월 6일이었다. 그는 합의라는 표현을 썼지만, 한국 군부와 미국 군부가 전쟁연습규모를 확대하는 문제를 합의한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 군부가 미국 군부에게 전쟁연습규모를 확대해달라고 간청한 것이었다.

이처럼 한국 군부의 간청이 거듭되자, 미국은 그 간청을 물리칠 수 없는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쌍룡훈련과 맥스선더훈련을 중단하지 않았고, 칼빈슨함 항구방문을 추진하게 되었던 것이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은 곧바로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기 시작하였는데, 조선정책수립작업을 이끌던 마이클 플린(Michael T. Flynn)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집중공세를 받고 뜻밖에 낙마하였고,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현역 육군 중장이 플린의 뒤를 이어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되었다. 이런 혼란이 일어났기 때문에,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는 작업은 지체되었다. 미국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무진이 새로운 조선정책을 수립하는 문제와 직결된 것인데, 그들 속에서 혼란이 빚어졌으니 대조선전쟁연습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일관성 있는 결정을 내리기도 힘들었다. 키리졸브-독수리전쟁연습을 중단하였으면서도, 쌍룡훈련과 맥스선더훈련을 예년처럼 강행하고, 칼빈슨함 항구방문을 추진하는 일관성 없는 결정이 내려진 까닭이 거기에 있다.

▲ <사진 7> 2016년 3월 7일부터 3월 18일까지 쌍룡훈련이라는 명칭으로 진행된 상륙전연습에 미해병대 9,200명, 미해군 3,000명이 동원되었다. 위의 사진은 2016년 쌍룡훈련에 동원된 한국 해병대원들과 미국 해병대원들이 경상북도 포항만 바닷가에 상륙하여 돌격태세를 갖추고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오른쪽에 한국 경찰관들이 줄을 서서 경비를 서주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비무장 경찰이 중무장 전투원을 경비해주다니, 이건 실전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엉터리 씨나리오다. 그런 엉터리 씨나리오를 가지고 보여주기식 상륙전연습을 해왔으니 전투능력이 강해질 수 없다. 그런데도 미국은 쌍룡훈련을 예년처럼 올해도 강행하려고 한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러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쌍룡훈련과 맥스선더훈련을 중단하지 않고, 한국군 야전실동연습기간에 칼빈슨함을 부산항에 입항시켜 마치 칼빈슨함이 야전실동연습에 참가하는 것 같은 자극적인 인상을 주게 만든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이다.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미국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조선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저지른 그 실책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아래의 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수리연습이라는 위장명칭을 뒤집어쓴 한국군 야전실동연습이 시작된 다음날인 2017년 3월 2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였다. 그 담화는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이 우리의 면전에서 위험천만한 북침핵전쟁연습을 또 다시 강행해나선 이상 우리 군대는 이미 선포한대로 초강경 대응조치로 맞서나갈 것”이라고 하였다. 이어 3월 4일 조선 외무성도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였다. 그 담화는 “우리는 미국에 새로 등장한 행정부가 <힘에 의한 평화>를 부르짖으며 우리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침략기도를 로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있는데 대하여 절대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2017년 3월 3일 <로동신문>에 실린 정세해설기사는 “미국과 괴뢰패당이 침략기도를 버리지 않고 우리에 대한 핵위협과 북침전쟁연습소동을 강행하고 있는 한 지상대지상 중장거리전략탄도탄 <북극성-2>형만이 아닌 보다 새 형의 주체적 전략무기들이 대지를 박차고 만리대공으로 더 기운차게 날아오를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실책이 조선을 또 다시 자극하였으므로,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완결판을 4월이 가기 전에 실행에 옮길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이 미국의 숨통을 마지막으로 확 조여버리는 전략적 핵압공세의 완결판을 실행에 옮기면, 미국은 어떻게 되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새로운 조선정책은 무용지물로 될 것이고, 미국의 국가안보는 파탄에 빠질 것이며, 그런 일련의 급변사태는 아메리카제국의 몰락을 더욱 재촉할 것이다. 먼 훗날 역사는 2017년 2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저지른 실책이 결국 아메리카제국을 몰락시킨 화근으로 전화되었음을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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