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30

북의 점타격 대상물은 서울에 있다

[한호석의 개벽예감] (56)
자주민보 2013년 03월 28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인민군 무인타격기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적었던 까닭

이전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각종 무기들이 최근 인민군 실전연습 현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요즈음 인민군이 각종 무기들을 동원하여 ‘통일대전’ 실전연습을 거의 날마다 실시하는 바람에, 그에 대해 분석하는 나의 집필작업이 미처 따라갈 수 없을 지경이다.

이전에 인민군이 자기들의 무기를 좀처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까닭은, 그 무기에 관한 정보가 미국의 손에 들어가면, 인민군 전투력이 미국군에게 노출될 수 있고, 또 미국군이 그에 대응한 새로운 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즈음 인민군은 ‘통일대전’을 앞두고 강도 높은 실전연습을 계속하고 있으므로, 실전연습에 동원된 각종 무기들이 북측 언론에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북측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인민군 무기들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이제껏 북의 군사력을 터무니없이 저평가해온 서방세계와 남측의 자료는 모두 폐기해야 하며, 새로운 내용으로 다시 써야 할 것이다.

최근 북측 언론에 보도된 인민군 무기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무인타격기(unmanned strike air vehicle)다. 인민군 무인타격기는 2012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경축 인민군 열병식에 처음 등장하였다. 그런데 그 때까지만 해도 그 무인타격기를 북에서 뭐라고 부르는지조차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 만큼, 북의 무인항공부문에 관한 정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었다. 인민군 무인타격기에 대해 그처럼 무지하였기에,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 날 열병식에 등장한 무인타격기에 ‘자폭형 무인공격기’라는 자의적인 명칭을 제멋대로 붙여 보도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인민군 무인타격기는 기체가 날렵하게 생긴 ‘멋쟁이’가 아니라, 민간항공기를 축소해놓은 모습이었고, 기체표면도 약간 얼룩덜룩한 하늘색으로 도색되어 있어서 평범한 인상을 주었다. 다른 나라 군대가 운용하는 각종 무인작전기들은 하나 같이 ‘멋쟁이’처럼 보이는데, 인민군 무인타격기는 그처럼 평범한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언론보도사진에 나타난 인민군 무기들을 유심히 살펴본 사람들은 알 수 있듯이, 북의 국방공업 부문에서는 무기의 겉모습을 멋있게 치장하지 않는 오랜 전통이 지켜지고 있다. 그래서 서방세계의 기준으로 ‘멋쟁이’라고 부를 만한 무기가 인민군에게는 별로 없다. 북측 국방공업의 시각으로 보면, 무기를 치장하여 겉모습을 멋있게 만드는 것은 무기를 더 많이 팔아먹으려는 무기상들의 무모한 행동으로 보일지 모른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보이는 ‘멋쟁이’ 무기가 없는 인민군의 현실은, ‘멋따기’를 용납하지 않는 그들의 군풍이 반영된 것이다. 인민군 무기들은 도회지 아가씨의 세련된 유행옷이 아니라 농촌여성의 수수한 작업복 같은 느낌을 주지만, 노동생활에서 단련된 농촌여성이 저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인민군 무기들에도 상상 밖의 저력이 내장되어 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서방세계 군사전문가들이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인민군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인민군 무인타격기를 유심히 바라보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인민군 무인타격기에 관한 헛소문이 그 당시에 이미 퍼져 있었던 것이다. 그런 헛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전 세계에서 오직 북에만 있는 무인타격기를 처음 보면서도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치고 말았다.

인민군 무인타격기에 관한 헛소문이란, 미국군이 지대공 미사일, 공대공 미사일, 반항공 고사포를 쏘는 시험사격 또는 실탄연습을 할 때 가상표적물로 사용해온 스트리커(Streaker)라는 이름의 고속표적기(MQM-107)를 북이 밀수하여 무인타격기로 개조하였다는 것이다. 인민군 무인타격기가 미국산 ‘스트리커’의 모방제품이라는 그런 헛소문은 원래 한국군 소식통이 남측 언론에 흘려준 허위정보를 통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2년 2월 5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한이 최근 시리아로 추정되는 중동국가에서 미국산 고속표적기인 MQM-107D(스트리커) 여러 대를 도입해 이를 토대로 무인공격기를 개발 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군 소식통이 북에서 개발하는 중이라던 무인타격기는 불과 두 달 뒤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하였다. 무인타격기를 만드는 북의 국방부문 기술자들이 아무리 최첨단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또 아무리 작업진척속도가 빨라도, 다른 나라에서 고속표적기를 들여와서 불과 두 달 만에 무인타격기를 모방생산하여 실전배치까지 끝내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그 한국군 소식통은 북이 미국산 고속표적기를 밀수하여 무인타격기를 개발하는 중이라는 허위정보를 남측 언론에 흘려준 것이었다.

이제껏 겪어온 경험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남측 군부는 비단 북의 무인타격기에 관련된 허위정보만 남측 언론에 흘려주는 게 아니라, 북의 각종 무기들에 관한 허위정보를 남측 언론에 흘려주면서 인민군 무기체계가 허술한 것처럼 보이게 하여 사람들을 착각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그러나 허위는 사라지기 마련이고, 진실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아래에서 자세히 논하겠지만, 놀랍게도 인민군 무인타격기는 세계적 수준의 선진기술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군사강국들끼리 서로 각축전을 벌이는 무인작전기 부문에서 강력한 무기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진실을 밝혀주는 정보는,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이번에 직접 지도한 무인타격기 공습작전연습에서 확인되었다.

타격오차범위를 10m 이내로 축소한 인민군 무인타격기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3월 20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공습작전연습에 나온 무인타격기에 대해 “초정밀 무인타격기들이 속도가 빠르며 목표식별능력도 대단히 높다”고 평가하였다고 한다. 인민군 무인타격기가 지닌 놀라운 성능을 말해주는 요점은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그런 평가에 들어 있다.

첫째, 이번 무인타격기 공습작전연습에 관련한 북측 언론보도를 보면, 잔설이 덮인 어느 언덕 위에서 출격지령을 대기 중인 무인타격기 세 대가 옆으로 나란히 늘어서 있는 모습을 찍은 현장사진이 눈길을 끈다.

그런데 그 현장사진에 나타난 세 대의 무인타격기는 2축4륜 트럭의 차량발사대에 실려 있는 게 아니라 트럭이 끄는 4륜형 견인발사대에 각각 실려 있었다. 그 견인발사대를 끌고 온 트럭은 주변에서 보이지 않았다.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인민군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던 무인타격기는 2축4륜 트럭의 차량발사대에 실려 이동하였는데, 이번에 공습작전연습에 동원된 무인타격기는 왜 4륜형 견인발사대에 실려 있었을까?

그 까닭은, 무인타격기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보조로켓을 분사하면서 이륙하기 때문이다. 무인타격기의 이륙보조로켓이 강력한 화염을 뿜어내면, 차량발사대를 실은 트럭이 화염을 맞아 그을리게 된다. 그래서 평시훈련에서는 트럭의 차량발사대가 아니라 4륜형 견인발사대에서 무인타격기를 출격시키는 것이다. 2012년 4월 15일 열병식에서 무인타격기를 촬영한 보도사진을 다시 찾아보면, 날개 아래 바로 뒤쪽에 빨간 색 원통형 물체가 달려있는 게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무인타격기가 이륙할 때 추력을 내는 보조로켓이다. 이륙보조로켓은 좌우로 각각 한 개씩 장착되었다. 보조로켓의 추력으로 이륙한 무인타격기가 일정한 비행고도에 오르면 터보제트엔진(turbojet engine)을 분사하며 비행하게 된다.

둘째, 인민군 무인타격기는 고속비행능력과 장거리 비행능력을 지녔다. 무인정찰기는 체공시간이 얼마나 긴가 하는 것으로 비행능력을 평가하지만, 무인타격기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얼마나 먼 거리를 날아가는가 하는 것으로 비행능력을 평가한다.

미국군 무인정찰기들인 ‘프레더터(Predator)’나 ‘리퍼(Reaper)’는 꼬리쪽에 달린 프로펠러 한 개로 추동하는 양력비행을 하기 때문에 비행속도가 각각 시속 217km와 시속 482km로 너무 느리다. 그에 비해, 미국군의 최신형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Global Hawk)는 터보제트엔진으로 비행하는 정찰기인데, 그 정찰기의 비행속도는 시속 575km다. 그러므로 터보제트엔진으로 비행하는 인민군 무인타격기의 비행속도도 시속 575km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인타격기 공습작전연습에 관한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계획된 장거리 비행을 마친 초정밀 무인타격기들이 <적진>을 향해 기수를 돌리며 무자비하고 벼락같은 돌입으로 목표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였다”고 서술하였는데, 이것은 그 무인타격기가 장거리 비행능력을 가졌음을 말해준다. 인민군 무인타격기의 기체크기를 다른 나라 무인작전기들과 비교해보면, 인민군 무인타격기의 항속거리는 250∼3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인민군 무인타격기는 초정밀 타격능력을 지녔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오늘 초정밀 무인타격기들의 비행항로와 시간을 적대상물들이 도사리고 있는 남반부 상공까지의 거리를 타산하여 정하고 목표타격능력을 검열해보았는데 적들의 그 어떤 대상물들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확증되였다고 하시며 대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한다. 그런데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왜 정밀타격능력이라 하지 않고 초정밀타격능력이라고 하였을까? 이 물음에 답을 찾으려면, 인민군 무인타격기의 정밀타격능력과 미국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Tomahawk cruise missile)의 정밀타격능력을 서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정밀타격능력을 발휘하는 까닭은, 바다 상공을 날아갈 때는 위성항법(GPS)에 따라 유도비행하고, 육지 상공에 들어서면 지형대조항법(TERCOM)으로 바뀌어 유도비행하고, 타격대상물에 가까운 상공에 이르러서는 숫자식 현장대조지역상관장치(Digital Scene Matching Area Correlation)로 다시 바뀌어 최종 단계의 유도비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타격정밀도가 높다고 자랑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약 10m의 타격오차가 생긴다고 한다. 수 백 km 떨어진 먼 곳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여 타격대상물의 창문이나 출입문을 구분하여 맞출 정도로 정밀타격능력이 있는 것처럼 큰 소리를 치는 것은, 실제상황에서 약 10m의 타격오차가 생긴다는 사실을 숨긴 과장언술이다. 그처럼 약 10m의 타격오차가 생기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대해 정밀타격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한다면, 북에서 말하는 초정밀타격능력은 타격오차범위가 적어도 10m 이내라는 뜻이다. 그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정밀도를 가져야 초정밀타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민군 무인타격기에는 과연 어떤 특별한 장치가 달려있기에, 타격오차가 10m 이내로 축소된 초정밀타격능력을 발휘한다는 말일까?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열병식에 등장한 무인타격기를 촬영한 보도사진에서 초정밀타격의 비결을 엿볼 수 있다. 그 보도사진을 확대해보면, 무인타격기 기체 아래쪽에 커다란 물체가 하나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무인타격기의 성능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고 그러했는지 모르겠지만, 차량발사대로 그 물체를 살짝 가려놓는 바람에 전체 모습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하게도, 사다리꼴의 터보제트엔진 공기흡입구가 기체 아래쪽에 붙어있고, 그 공기흡입구 밑에 반원형의 표적탐지장치(target-detecting device)가 붙어있는 게 보인다. 바로 그 표적탐지장치가 장착되었기 때문에 북의 무인타격기가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능가하는 초정밀타격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인민군 무인타격기에 장착된 표적탐지장치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보도사진만 보고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2012년 1월 28일에 서부지구 항공구락부 선수들의 모범경기를 관람하였다고 보도기사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 모범경기에는 모형항공기 선수들이 참가하였는데, 그들은 원격조종설비로 모형항공기의 비행자세와 비행방향을 조종하는 기교동작들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북의 모형항공기 선수들은 육안으로 모형항공기를 쳐다보면서 조종하지만, 인민군 무인타격기 조종사들은 무인타격기가 타격대상물 인근 상공에 이르렀을 때부터 표적탐지장치를 통해 보내오는 영상정보를 보면서 원격조종설비로 비행방향을 조종하는 것이다. 그런 방식의 원격조종을 받는 무인타격기가 초정밀타격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인민군 무인타격기는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장거리 비행을 하다가, 최종 비행단계에 이르러서는 원격조종에 따라 유도비행하며 타격대상물을 향해 초고속으로 돌진하는 것이다. 그런 식의 초정밀타격을 북에서는 점타격이라 한다. 종이 위에 점 한 군데를 꼭 찍는 것처럼 아주 정밀하게 타격한다는 뜻이다. 표적탐지장치를 장착한 인민군 무인타격기의 점타격은 타격오차범위를 10m 이내까지 축소시킨 그야말로 초정밀타격인 것이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2013년 3월 20일 인민군 무인타격기 공습작전연습을 지도하면서 “우리 식의 초정밀 무인타격수단들로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대상물들을 점타격할 수 있게 (줄임) 인민군대의 싸움준비를 빈틈없이 갖추는 데서 나서는 강력적인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고 한다.

점타격 대상물은 서울 도심에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이번에 무인타격기 공습작전연습을 직접 지도하면서 “남반부 작전지대의 적대상물 좌표들을 빠짐없이 장악하여 무인타격수단들에 입력시켜놓을 데 대하여 (줄임) 강령적인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고 한다. 이것은 “남반부 작전지대의 적대상물 좌표를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무인타격기에 입력시켜놓으라”는 최고사령관의 지시인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남반부 작전지대의 적대상물’이란 인민군 무인타격기의 점타격 대상물이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지적한 ‘남반부 작전지대의 적대상물’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북이 ‘통일대전’을 개시하는 경우, 인민군 무인타격기가 타격할 ‘남반부 작전지대’는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인구밀도가 매우 높고 중요한 역사문화유적들과 민간시설들이 많아서 인민군이 방사포, 중장거리포, 전술미사일로 ‘불마당질’을 할 수 없는 대도시가 인민군 무인타격기의 ‘남반부 작전지대’인 것이다. 인민군 무인타격기 부대의 시각에서 보면, 서울이 바로 그들의 작전지대다.

남측 언론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인민군 전방포병부대들이 서울 도심을 향해 무차별 포격을 퍼부을 것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려 서울 시민들에게 공포감과 대북적대감을 안겨주려고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거짓선동이다. 주변에 부수적 피해를 주지 않고 타격대상물만 정확하게 골라서 점타격을 하는 인민군 무인타격기가 실전배치된 것을 보면, 인민군이 서울 도심을 향해 무차별 포격을 퍼부어 무고한 서울 시민들을 대량살상하고 역사문화유적과 민간시설을 마구 파괴하는 행동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인민군 무인타격기 부대가 정해놓은 점타격 대상물은 북이 자기의 적으로 규정한 대상들이다. 이번에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점타격 대상물을 빠짐없이 장악하라고 무인타격기 부대에 지시한 것을 보면, 상황변화에 따라 점타격 대상을 수정, 보충하고 있는 듯하다. 인민군 무인타격기 부대의 점타격 대상물을 구체적으로 추정하면, 주한미국군사령부와 주한미국대사관, 남측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부대 주둔지, 청와대와 정부중앙청사, 국정원과 경찰청, 새누리당 당사와 반북극우단체 사무실, 그리고 수구언론기관들인 것으로 보인다. 

위에 열거한 서울 시내의 대상물들에 대한 인민군 무인타격기 부대의 점타격이 과장언술이 아니라 실제상황이 될 것으로 보는 근거는, 2012년 6월 4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발표한 공개통첩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공개통첩장에서 인민군이 북의 최고영도자들을 모욕한 남측 수구언론매체들에 “징벌을 가할 타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타격좌표 몇 개를 열거하였는데, 이를테면 조선일보사 좌표는 북위 37도 56분 83초와 동경 126도 97분 65초, 중앙일보사 좌표는 북위 37도 33분 45초와 동경 126도 58분 14초, 동아일보사 좌표는 북위 37도 57분 10초와 동경 126도 97분 81초라고 밝혔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위도 및 경도의 분단위와 초단위를 60 이하 숫자로만 표기하는데, 인민군은 100 이하 숫자로 표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민군 타격부대들이 분단위와 초단위를 60이 아니라 100으로 더 세분한 것은, 그들이 초정밀 타격좌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것만이 아니다. 이번에 실시된 무인타격기 공습작전연습 현장을 촬영한 북측 언론의 보도사진을 보면, 무인타격기가 타격대상에 명중하였을 때 나오는 파괴력이 매우 강력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인민군 무인타격기에는 폭발력이 강한 특수탄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인민군 무인타격기는 타격대상물의 유리창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출입문을 맞출 것인가 선별하지 않고, 한 차례의 직격으로 타격대상물 전체를 날려버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주한미국군과 주한미대사관,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인민군 무인타격기 공습피해를 막을 어떤 대비책을 세워두었을까? 지금까지 언론보도에 나온 것을 보면, 한미연합군사령부 지휘통제소, 국가위기관리상황실이라고 부르는 청와대 지하지휘시설, 국방부 지하에 있는 지휘통제소, 서울 관악산에 있는 전쟁지휘소 등이 인민군 무인타격기 공습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고, 그 밖의 다른 곳들은 거의 무방비 상태에 있다. 그런데도 공습대피훈련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왜 그처럼 대비책을 세워두지 않은 것일까? 그 까닭은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인민군 최전방부대들이 대구경 방사포와 장거리포로 서울 도심을 무차별 타격할 것으로 오산하면서, 산들이 서울 도심 주변에 둘러싸고 있어서 인민군이 쏜 대구경 방사포와 장거리포를 막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청와대, 정부중앙청사, 주한미국대사관을 향해 날아오는 포탄은 북한산 남장대, 북악산, 인왕산이 막아주고, 주한미국군사령부와 국방부를 향해 날아오는 포탄은 남산이 막아주고, 과천에 있는 정부종합청사를 향해 날아오는 포탄은 관악산이 막아준다는 식으로 생각한 것이다. <신동아> 2004년 12월 호에 실린 관련기사에 그런 예상이 담겨 있다.

그러나 서울 도심 주변에 있는 산들이 인민군 포탄을 막아주리라고 예상한 것은, 인민군 무인타격기가 실전배치되었다는 정보를 알지 못한 정보부족이 빚어낸 오산이었다. 북은 대구경 방사포와 장거리포를 군사분계선 방어선을 돌파할 때 주한미국군과 한국군 최전방부대들에게만 퍼부을 것이고, 서울 도심에는 그런 불소나기를 퍼붓지 않을 것이다. 서울 도심에서는 무인타격기의 점타격으로 타격대상물만 꼭 집어내어 제거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인민군 무인타격기 공습피해를 막을 대비책이 전혀 없다는 데 있으며,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무인타격기가 서울 도심 상공으로 날아들 때가 임박했다는 데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무인타격기 부대에게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최고사령관의 조국통일 대진군명령을 기다릴 데 대하여 다시금 강조”하였다고 한다. 이번에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인민군 무인타격기 부대의 공습작전연습을 직접 지도한 것은, 북에서 말하는 ‘통일대전’을 앞두고 무인타격기 부대의 전투태세를 최종 검열한 것이었다. “전투태세 최종 검열을 마쳤으니 나의 통일대전 명령을 기다리라”는 것이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시였다.(2013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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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7

미국군 핵잠수함 출동과 인민군 선제타격연습


<연재>한호석의 진보담론 (253)
통일뉴스 2013년 03월 2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핵타격으로 북측 주민 65만 명을 무차별 학살하려던 미국의 만행 

1969415일 오후 2시가 조금 지난 시각, 전라북도 군산에 있는 미국 공군기지에 순환배치된 F-4 전폭기 조종사 브루스 찰스(Bruce Charles)는 지휘관의 긴급호출을 받고 달려갔다. 군산 공군기지를 담당한 대령급 지휘관은 브루스 찰스에게 인민군 공군기지를 공습할 출격준비를 갖추라는 상부 명령을 전달하였다.

당시 브루스 찰스는 미국의 핵전쟁계획인 단일통합작전계획(Single Integrated Operational Plan, SIOP)’의 실전연습에 F-4 전폭기를 몰고 참가하기 위해 군산 공군기지에서 대기 중이었는데, 폭격연습이 아니라 인민군 공군기지를 실제로 폭격하라니, 이건 무슨 소린가?

미국 군부가 브루스 찰스에게 인민군 공군기지를 공습할 출격준비를 갖추라는 긴급명령을 내리기 약 1시간 전인 오후 122, 미국 해군 정찰기 EC-121M 한 대가 정찰비행을 하던 중, 함경북도 청진시로부터 167km 떨어진 동해 상공에서 인민군 전투기가 쏜 공대공 미사일을 맞고 격추되어 탑승자 31명이 몰살당했다. 미국 군부는 그에 대한 보복으로 인민군 공군기지를 공습하려는 것이었다.

브루스 찰스가 출격준비를 갖춘 F-4 전폭기에 실리는 타격수단은 B61 열핵탄이라고 부르는 수소폭탄이었다. 미국의 핵전쟁계획에 따르면, 전시에 F-4 전폭기의 임무는 B61 열핵탄을 탑재하고 적진에 들어가 전략핵공습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B61 열핵탄의 폭발력은 무려 330킬로톤이나 된다. 만일 330킬로톤급 열핵탄 한 발이 터진다면, 194586일 피폭 당시의 히로시마(廣島)만한 도시 20개가 파괴되는 상상을 초월한 핵참화가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미국 군부는 그런 열핵탄으로 인민군 공군기지를 공습할 출격준비를 갖추라고 F-4 전폭기 조종사에게 명령한 것이다. 미국 군부가 공습목표로 정해준 인민군 공군기지는 함경북도 어랑에 있는 어랑공군기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인민군 전투기가 EC-121M을 격추하였기 때문에, 미국 군부는 그 곳을 공습목표로 정한 것이다. 북에는 지하요새화된 공군기지가 22개소 있는데, 어랑공군기지는 그 가운데 하나다.

지도를 펼치면, 어랑공군기지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진 청진시와 남쪽으로 92km 떨어진 김책시가 시야에 들어온다. 항만공업도시인 청진은 북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며, 북에서 가장 큰 제철공장인 김책제철련합기업소와 청진제강소가 있어서 북방의 대야금기지라고 불리는데, 1968년 당시 청진시 인구는 50만 명에 이르렀다. 또한 북방의 공업도시 김책시의 당시 인구는 15만 명에 이르렀다.

만일 공습에 나선 F-4 전폭기가 B61 열핵탄으로 어랑공군기지를 폭격하면, 그 공군기지만 파괴되는 게 아니라 청진시와 김책시도 핵폭풍과 방사능으로 파괴되어 65만 명 주민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것이다. 330킬로톤급 열핵탄이 폭발할 때 방출되는 거대한 핵폭풍과 방사능은 폭심지를 중심으로 반경 120km의 범위를 파괴하고, 그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살상한다. 그처럼 끔직스런 핵타격으로 청진시와 김책시의 주민 65만 명을 몰살시키려는 그들은 누가 보더라도 살인악마가 아닐 수 없었다.

1969415일 당시 핵타격공습 출격명령을 대기하고 있었던 전폭기 조종사 브루스 찰스가 그로부터 41년이 지난 201076일 미국 <전국공영라디오(NPR)>에 털어놓은 충격적인 회고담은 위와 같은 출격대기태세를 갖춘 장면에서 끝나지만, 같은 해 미국 정부가 기밀해제한 비밀문서들은 그의 출격대비 이후에 발생한 더욱 충격적인 사건을 밝혀주었다.

2010년에 기밀해제된 비밀문서들에 따르면, EC-121M이 격추된 때로부터 두 달이 지난 19696월 중순 어느 날, 백악관에서 대책회의가 열렸다. 그 대책회의는 당시 대통령에 취임한지 다섯 달밖에 되지 않은 신임 대통령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그리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국방장관 멜빈 레어드(Melvin Laird), 합참의장 얼 윌러(Earle Wheeler)가 정밀핵타격 작전계획을 검토하는 자리였다. 이른바 자유투하(Freedom Drop)’라는 작전명으로 작성된 그 작전계획은, 미국이 북의 EC-121M 격추에 보복하기 위해 북의 군사전략거점들을 정밀핵타격으로 파괴하려는 것이었다.

백악관 대책회의에서 그들이 검토한 정밀핵타격 계획은 세 가지였다. 1타격계획은 0.210킬로톤급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핵타격 미사일들을 발사하여 인민군 지휘소 한 곳, 공군기지 세 곳, 해군기지 두 곳, 미사일기지 여섯 곳을 파괴하려는 것이고, 2타격계획은 1070킬로톤급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핵타격 미사일들을 발사하여 인민군 공군기지 16개소를 파괴하려는 것이고, 3타격계획은 1070킬로톤급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핵타격 미사일들을 발사하여 북의 군사력을 전반적으로 제거하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책회의에서 그들은 위에 열거한 식의 정밀핵타격을 감행할 경우, 북측 사망자는 최소한 약 100명에서 많게는 수 천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미국 군부는 EC-121M이 격추된 직후에 전폭기를 동원한 전략핵타격 공습을 감행하려고 하였는데, 그 이후 새로 작성한 대북 핵타격 계획은 전략핵이 아니라 전술핵으로 이른바 외과수술식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려는 것이었다.

지금으로부터 44년 전인 1969년 당시 북은 미국의 정밀핵타격을 막아낼 방어수단을 갖지 못했고, 미국 본토에 반격을 가할 보복수단도 갖지 못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미국은 대북 핵타격을 행동에 옮기려고 획책하였다. 그러나 결국 미국은 대북 핵타격 계획을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 기밀해제된 비밀문서들에 따르면, 만일 미국이 북의 군사거점들을 정밀핵타격으로 파괴하는 경우, 북이 즉각 전면전을 개시하게 될 것임을 알았기 때문에 대북 핵타격 계획을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고 한다. 북의 전면전 능력을 두려워한 미국은 핵탄을 들고 북에게 덤벼들려고 하다가 뒤로 물러섰던 것이다.

미국이 1969년에 자유 투하라는 작전명의 대북 핵타격 준비태세에 돌입하였던 것과 올해 2013년에 키 리졸브라는 작전명의 대북 핵타격 연습을 감행한 것을 생각하면, 핵탄으로 북을 위협하며 핵타격 기회를 노리는 미국의 침략적 본성이 44년 전이나 오늘에나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 글을 집필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백악관 상황실에서는 선제핵타격을 노리는 북침전쟁 도발음모가 꾸며지고 있을지 모른다.

핵폭풍과 방사능으로 삼천리 금수강산을 무참히 파괴하려는 미국의 잔인한 핵우산아래서 누가 감히 미국의 대남 안보공약을 떠들고 있는가? 미국의 핵타격 위협을 60년 동안 받아온 북에게 핵억지력을 갖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핵타격 위협 속에 살아가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는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북의 강철지붕뚫지 못한다

미국 군부는 키 리졸브북침전쟁연습에 2013313일부터 핵추진 잠수함 한 척을 참가시켰다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320일에 가서야 언론에 슬그머니 공개하였다. 이번에 한반도 근해에서 북침전쟁연습에 참가한 미국 해군 핵추진 잠수함은 샤이엔호(USS Cheyenne). 만재배수량이 6,927t인 샤이엔호는 선제타격수단인 토마호크(Tomahawk) 순항미사일을 12발 싣는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3320일 미국이 이라크를 무력침공하던 날 새벽, 이라크 전략거점들을 향해 불시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쏘면서 가장 먼저 선제타격을 개시한 것이 바로 샤이엔호였다. 미국군 태평양사령부 휘하에 핵추진 잠수함이 여러 척인데, 그 가운데서 하필이면 그런 침공경력이 있는 핵추진 잠수함을 이번 북침전쟁연습에 참가시킨 것은, 선제타격연습으로 북을 위협하려는 의도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싣고 한반도 근해에서 한가로이 유람하는 게 아니라 북침전쟁 선제타격을 노리는 것이다. 미국은 2003320일 이라크를 무력침공할 때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725발을 쏘며 선제타격을 감행하였고, 2011319일 리비아를 무력침공할 때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24발을 쏘며 선제타격을 감행하였다.

2013319일 미국의 서태평양 군사전략거점인 괌(Guam)을 이륙하여 대북 선제타격연습에 참가한 미국 공군의 B-52 전략핵폭격기가 한반도로 접근하는 동선(動線)은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의 반항공 레이더망에 즉각 탐지되지만, 미국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이 동해 200m 수심에서 은밀히 잠항하는 것은 인민군이 탐지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미국 공군의 전략핵폭격기보다 미국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이 북에게 더 위험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핵추진 잠수함도 인민군에게 치명적인 허점을 노출하기 마련이다.

첫째, 다른 나라와 달리, 북측은 미국 핵추진 잠수함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에 유리한 지리적 조건에 있다. 핵추진 잠수함이 남해에서 북을 향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쏘기는 힘들고, 서해나 동해에 들어가서 쏠 수밖에 없다. 미국 해군 핵추진 잠수함이 비좁은 바다인 서해나 동해에 들어가서 북을 향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쏘면, 그 미사일의 최대 강점인 1,7002,500km에 이르는 장거리 순항기능이 사실상 쓸모가 없게 될 뿐 아니라, 서해와 동해를 원격감시하는 인민군 반항공 레이더에 자기 위치를 노출하게 된다. 발사위치를 파악한 인민군 대잠헬기 편대와 구잠함(submarine chaser)이 핵추진 잠수함 작전현장에 즉각 출동하여 대잠어뢰를 집중발사하고 폭뢰를 집중투하하면 핵추진 잠수함을 격침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바다 상공에서는 위성항법(GPS)에 따라 유도비행을 하다가, 육지 상공에 들어서면 지형대조항법(TERCOM)으로 바꾸어 유도비행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인민군이 강력한 방해전파를 바다 쪽으로 쏘면 위성항법에 따라 바다 상공을 날아오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비행 도중 바다에 추락하게 된다. 또한 육지 상공에서 지형대조항법에 따라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은 사전에 입력된 지형영상정보에 따라 순항비행을 하면서 방해전파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지형대조항법에 따른 유도비행은 사전에 정해진 비행경로로만 날아가야 하는 약점이 있다. 이를테면, 인민군 반항공 레이더가 탐지하기 힘든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비행경로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입력해놓으면, 그 미사일은 반드시 그 경로로만 비행하는 것이다. 인민군 반항공 레이더를 피해 주요 군사전략거점들로 접근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비행경로를 인민군이 미리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인민군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발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날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비행경로에 지대공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배치하였다. 음속 이하의 속도로 날아오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하려는 것이다.

2013320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인민군 포병부대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격추훈련을 지도하였고, 같은 날 미국 군부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 한 척이 한반도 근해에서 진행되는 북침전쟁연습에 참가하고 있음을 언론에 공개하였다. 그런데 그 날은 미국군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725발을 쏘며 이라크를 무력침공하였던 날로부터 꼭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우연한 시간적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

북측 보도기사에 따르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가정한 표적미사일이 훈련장 상공에 날아오자, 인민군 포병부대들이 쏜 지대공 미사일이 그 표적미사일을 단방에 박산냈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에 나오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격추한 반항공 타격수단은 차량탑재 지대공 미사일 체계(vehicle-mounted SAM system)인데, 북에서는 자행고사로케트라고 부른다.

북측 보도사진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행고사로케트는 수륙양용 무한궤도 장갑차량에 지대공 미사일 4기와 미사일추적레이더를 설치한 위력적인 무기다. 북은 2012415일 태양절 경축 인민군 열병식에서 자행고사로케트를 세상에 처음 공개하였다.

자행고사로케트의 특징은 발사차량이 시속 60km로 고속주행하다가, 강을 만나면 시속 6km로 도강한다는데 있다. 하천이 많은 한반도 지형에 적합한 무기다. 인민군이 보유한 자행고사로케트 발사차량은 러시아군이 보유한 스트렐라(Strela)-10과 겉모습이 비슷한데, 그처럼 겉모습이 비슷하게 보인다고 해서 거기에 탑재된 지대공 미사일의 성능도 같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2013320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지도한 자행고사로케트 발사훈련장면을 촬영한 보도사진과 2012415일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자행고사로케트 행진장면을 촬영한 보도사진을 비교하면, 지대공 미사일 발사관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12년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자행고사로케트 발사관이 2013년 발사훈련에 참가한 자행고사로케트 발사관보다 더 최신형으로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인민군이 보유한 최신형 자행고사로케트 지대공 미사일이 러시아군이 보유한 스트렐라-10 지대공 미사일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지녔음을 말해준다.

인민군이 보유한 최신형 자행고사로케트 발사관에 들어있는 지대공 미사일은 고폭탄두를 탑재한 저고도-단거리 미사일인데, 그보다 한 급 낮은 스트렐라-10 지대공 미사일과 비교하면 사거리가 20km, 사고도가 10km, 비행속도가 마하 3으로 성능이 개량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수한 성능을 지닌 자행고사로케트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20km 밖에서 격추할 수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러시아군은 스트렐라-10350대나 실전배치하였는데, 인민군은 자행고사로케트를 얼마나 많이 실전배치하였을까? <연합뉴스> 201237일 보도에 따르면, 북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지대공 미사일 보유량을 종류에 따라 많게는 20배나 늘렸다고 하므로, 자행고사로케트 보유량도 크게 늘었을 것이다. 인민군 자행고사로케트는 지대공 미사일기지에 배치되지는 않지만, 지대공 미사일의 한 종류이므로 당연히 반항공무력에 포함된다. 그러므로 인민군의 지대공 미사일 보유수준에 대해 알아보면, 인민군의 자행고사로케트 보유수준에 대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이 지금까지 위성영상자료에서 찾아낸 인민군 지대공 미사일기지는 88개소이며, 반항공 레이더기지는 34개소다. 인공위성에 노출되지 않은 것까지 추가하면, 인민군 지대공 미사일기지는 실제로 100개소 정도가 될 것이고, 인민군 반항공 레이더기지는 실제로 50개소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이 위성영상자료에서 찾아낸 한국군 지대공 미사일기지가 37개소이고, 반항공 레이더기지가 17개소라는 사실을 보면, 인민군 반항공무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 6.25 전쟁 시기 미국의 대규모 공습에 맞서 싸운 북의 전쟁경험이 지난 60년 동안 그처럼 강력한 반항공무력을 건설하도록 이끌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인민군 지대공 미사일기지가 약 100개소나 되고, 반항공 레이더기지가 약 50개소나 되는 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강철지붕이 북의 영공을 지켜준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북의 영공을 지키는 거대한 강철지붕을 뚫을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습경보 방송은 선제타격 직전에 나온다

미국이 올해 키 리졸브북침전쟁연습 기간에 B-52 전략핵폭격기와 핵추진 잠수함 샤이엔호를 동원하여 대북 선제타격연습을 감행하였으므로, 북도 통일대전 선제타격연습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이 북침전쟁 선제타격연습을 하는데 북은 그에 대응해 통일대전 선제타격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반미대결전에서 북이 뒤로 밀리는 것이 된다. 북은 반미대결전에서 자기들이 뒤로 밀리는 것을 한 순간도 생각해본 적 없고, 정전 이후 60년 동안 실제로 북의 반미대결전은 불패의 기록을 남겼다.

이번에 북의 통일대전 선제타격연습이 북측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서 세상에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아래와 같은 사실을 살펴보면 북이 미국의 북침전쟁 선제타격연습에 대응하여 통일대전 선제타격연습을 실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13321, 이 날은 한미연합군이 10일 동안 진행해온 키 리졸브북침전쟁연습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런데 그 날 오전 930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공습경보를 발령하였다. 라디오방송국인 <조선중앙방송>에서는 조선인민군 방송입니다라고 방송주체를 밝히면서, 전체 군인들과 인민들이 각급 부대들과 단위들에서 적의 공중타격으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하겠습니다고 알리는 긴급방송을 내보냈다. 공습경보를 알리는 긴급방송은 약 10분 동안 계속 반복되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공습경보가 이전 공습경보와 다른 방식으로 발령되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유선방송(북에서는 ‘3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하곤 하였는데, 이번에는 라디오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북에서 라디오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 주민들이 항상 라디오를 켜놓고 청취하는 것이 아니므로, 유선방송이 라디오방송보다 전달효과가 훨씬 더 크다. 그런데 왜 전달효과가 훨씬 적은 라디오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한 것일까?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에서 유선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하는 경우, 북의 유선방송을 엿듣지 못하는 한미연합군 감청부대는 북의 공습경보 발령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하지만 라디오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하면, 한미연합군 감청부대가 북의 공습경보 발령에 대해 금방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북이 이번에 이례적으로 라디오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한 것은 자기들의 공습경보 발령을 한미연합군에게 일부러 알려주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북은 왜 한미연합군에게 공습경보 발령을 알려준 것일까?

주목하는 것은, 실제 전쟁상황에서 북의 공습경보 발령이 한미연합군의 공습을 피하는 대피행동만이 아니라 인민군의 선제타격을 위한 긴급행동이라는 점이다.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지휘하는 통일대전은 미국의 급소를 불시에 찔러 제압하려는 선제타격으로 개시될 것으로 보이는데, 최고사령관 명령을 받은 각급 타격부대들이 선제타격을 개시하기 직전에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유선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할 것이다. 이처럼 선제타격 직전에 공습경보를 발령하면, 조선인민군, 로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는 즉시 갱도진지에 들어가 전투태세를 갖추고, 전투에 참가하지 못하는 인민들은 지하대피소에 들어가 한미연합군의 대응타격 위험을 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민군이 통일대전을 개시하기 직전에 최고사령부가 공습경보를 발령하는 것은, 인민군 최전방부대들이 10분 뒤에 선제타격을 개시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실상의 개전신호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에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공습경보를 발령한 순간, 인민군 선제타격부대들은 즉각 타격준비태세에 돌입하였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를테면, 인민군 최전방부대들은 방사포와 중장거리포로 한미연합군 전방부대들을 조준하는 타격준비태세에 돌입했고, 인민군 미사일부대들은 전술미사일와 무인타격기로 한미연합군기지들을 조준하는 타격준비태세에 돌입했고,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은 미국 본토와 태평양지역 미국군기지들을 조준하는 핵타격준비태세에 돌입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번 공습경보 발령은 통일대전 선제타격연습의 일부였던 것이다. 북의 공습경보 발령을 대피훈련으로만 보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단견이며, 통일대전 선제타격연습의 일부로 보아야 실제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이전처럼 유선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하였더라면, 한미연합군은 인민군이 통일대전연습에 돌입하며 선제타격준비태세를 갖추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한미연합군의 선제타격연습에 대응하여 인민군도 선제타격연습을 실시한다는 사실을 한미연합군에게 즉각 알려주어 그들이 공포를 느끼게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라디오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함으로써 인민군의 선제타격연습을 한미연합군이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던 것이다. 한미연합군이 그런 긴박한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한미연합군이 인민군의 통일대전이 실제로 시작되는 게 아니냐고 직감하였다면 공포와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그 날, 북에서는 라디오방송을 통해 공습경보가 발령된 때로부터 1시간이 지난 오전 1030분에 공습경보가 해제되었다는 라디오방송이 나왔다. 그런데 대연평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대는 북에서 공습경보가 해제된 때로부터 1시간 45분이 지난 오전 1145분에 가서야 뒤늦게 전투태세에 돌입하였다. 한국군 연평부대가 실수로 확성기방송을 켜놓은 채 전투태세에 돌입하라는 명령을 전하는 바람에,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작전상황이 연평도 주민들에게 확성기방송을 통해 전달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처럼 한국군은 인민군의 통일대전 선제타격연습이 끝난 때로부터 1시간 45분이 지난 뒤에 가서야 뒤늦게 허겁지겁 전투태세에 돌입하였으니, 실제 전쟁이 터졌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인민군 선제타격부대들은 막강한 화력을 총동원한 기습적인 선제타격을 전 전선에 걸쳐 퍼부었을 것이며, 한미연합군 전략거점들은 남아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인민군이 지난 몇 달 동안 치열하게 실시해오던 통일대전연습을 2013317일에 갑자기 평년의 동계훈련 수준으로 축소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은 한국군 국방부 대변인이 318일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밝혀줌으로써 세상에 알려졌다. 그런 축소동향을 바라보면서, 인민군의 통일대전연습에 대한 한미연합군의 긴장감이 다소 풀렸을 것이다. 북은 통일대전연습을 축소한 때로부터 사흘이 지난 뒤에, 한미연합군이 예상하지 못한 선제타격연습을 전격적으로 실시하여 그들의 허를 찔렀다.

이번에 한미연합군의 허를 찌른 인민군은 자기들의 통일대전 선제타격에 대응하는 한미연합군의 대비태세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간파하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민군이 실제로 통일대전 선제타격을 개시할 때는, 한미연합군이 알아채지 못하게 유선방송을 통해 공습경보를 발령하고 즉각 선제타격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321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이렇게 경고하였다.

미국은 전략폭격기 <B-52>가 리륙하는 괌도의 앤더슨 공군기지도, 핵동력 잠수함들이 발진하는 일본 본토와 오끼나와의 해군기지들도 우리 정밀타격수단들의 타격권 안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의 로골적인 핵공갈과 위협이 시작된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원쑤들이 핵으로 위협하면 그보다 더 강한 핵공격으로 맞설 것이라는 우리의 선언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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