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7

김정은위원장, 몸소 피아노에 범창까지 하며 모란봉악단 지도

[한호석의 개벽예감](114)
자주미보 2014년 05월 26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로동신문>에 실린 이 사진은 2012년 7월 6일 시범공연을 시작으로 경이적인 음악활동을 이어가는 모란봉악단의 연주실황을 촬영한 장면이다. 오른쪽에서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차영미, 첼로를 연주하는 유은정,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홍수경, 베이스기타를 연주하는 전혜련의 모습이 보이고, 뒤쪽으로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김정미, 색소폰을 연주하는 최정임의 모습이 보인다.     © 자주민보


음악과 정치는 자주적 인민의 생활에서 경계를 넘어 합일된다

어떤 사람은 자기 두뇌 속에 사전에 주입된 고정관념의 ‘비좁은 창문’을 통해 세계를 바라본다. 자기가 보거나 듣고 싶은 것, 자기에게 익숙한 것, 자기 이익에 부합된 것만 선택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고정관념의 ‘비좁은 창문’을 넘어서지 못하는 사람은 세계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현실과 동떨어진 고정관념만 바라보는 몽매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법이다. 고정관념의 ‘비좁은 창문’을 깨뜨리고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문명의 통로’를 과학이라 하고, 허위와 착각으로 직조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세계와 단절시키는 ‘암흑의 함정’을 미신이라 한다. 

대북혐오증에 거의 중독되다시피 한 보수적 교육기관과 언론기관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주입활동에 의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뇌 속에 축적되어 버린 북에 대한 고정관념이야말로 미신이다. 그러므로 북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이성적 판단력을 갖추지 못하는 한, 남에서 바라보는 북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미신이 불러오는 허상일 뿐이다. 미신이 불러오는 허상을 이성과 과학의 이름으로 깨뜨릴 때, 바로 그렇게 할 때 진정 북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 이 글의 주제는 대북혐오라는 이름의 미신이 불러오는 허상을 이성과 과학의 이름으로 깨뜨리고 만나는 북의 음악과 정치다.

2012년 1월 1일 김정은시대가 개막된 이후 세간의 예견을 뒤엎으며 전개되어온 북의 정치현실을 인식하는 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음악정치의 실현이다. 북의 주장에 따르면, 선군정치가 북의 독창적인 사회주의정치방식인 것과 마찬가지로, 음악정치도 역시 그러하다. 또한 북의 주장에 따르면, 북의 음악은 ‘인민의 음악’이고 북의 정치는 ‘인민의 정치’이므로, 음악과 정치는 인민의 생활에서 경계를 넘어 어느덧 합일되는데, 음악과 정치가 합일된 경지를 음악정치라 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자주적 인민의 사상감정이 대중음악활동을 통해 집단적으로 분출되는 북의 현실에 대해 논할 수 있다. 북의 주장에 따르면, 참된 음악에서는 자주적 인민의 충정과 신심, 열정과 투지, 기백과 긍지, 희망과 낙관, 일체감과 단결심 같은 사상감정이 분출되기 때문에, 외설과 퇴폐가 스며들 틈새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북에서 자주적 인민의 사상감정이 대중음악을 통해 집단적으로 분출되는 것은 어떤 자연발생적인 현상이 아니며, 거기에는 고도로 의식적이고 조직적인 ‘음악정치활동’이 요구되는 것이다. 오늘 북에서 활동하는 각양각색의 음악예술단들은 바로 그런 ‘음악정치활동’을 펼침으로써 인민의 사상감정을 집단적으로 분출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북의 음악예술단들 가운데는 2012년 7월 6일 시범공연을 시작으로 ‘음악정치활동’을 펼쳐가는 매우 특별한 음악예술단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사진 1>에서 보는 모란봉악단이다. 

북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오중흡7련대 칭호’를 수여받은 정예부대들에 대한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중적인 지도가 그 군부대들을 ‘선군정치의 주력군’으로 일으켜 세운 것처럼, 모란봉악단에 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가 그 악단을 ‘음악정치의 선봉대’로 일으켜 세웠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동안 북측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오중흡7련대 칭호’를 수여받은 정예부대들을 찾아가는 현지지도에 대해 계속 보도해왔다. 이제껏 <자주민보>에 발표해오고 있는 북의 군사부문에 관한 나의 글들은 북에서 말하는 ‘선군정치의 주력군’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북의 정치현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통일학연구자로서 나는 ‘선군정치의 주력군’에 대해서만 고찰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정치의 선봉대’에 대해서도 고찰할 필요를 느꼈다. 그러므로 기존방식을 뛰어넘은 파격적인 ‘음악정치활동’으로 북의 음악사를 새로 써가고 있는 모란봉악단에게 나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모란봉악단이 자기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시범공연 소식을 듣고 2012년 7월 23일 <통일뉴스>에 ‘모란봉악단, 파격공연으로 ‘불문율’을 깨다’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하였고, 2013년 1월 5일 <자주민보>에 ‘‘친솔악단’의 경축공연과 평양의 새해맞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년 동안 나는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유 투브(You Tube)> 영상자료를 통해 빠짐없이 시청해왔지만, 악단의 연주기량이 날로 발전을 거듭하여 매우 뛰어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만 감지할 수 있었을 뿐, 그 악단이 펼쳐가는 ‘음악정치활동’에 대해 설명하는 글은 쓰지 못했다. 왜냐하면 모란봉악단의 노래창작기교와 음악형상수법, 연주기교와 공연방식 등을 파악할 음악전문지식이 내게 없었기 때문이고, 더 중요하게는 모란봉악단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 2>지난 5월 16일과 17일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가 진행되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대회에 '시대와 혁명발전의요구에 맞게 주체적 문학예술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자'라는 제목의 서한을 보냈다. -자주민보



모란봉악단이 ‘음악정치의 선봉대’로 태어나기까지

그런데 이제껏 세상에 보여주지 않은 모란봉악단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지난 5월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평양에서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가 진행되었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관람한 가운데 전국예술인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모란봉악단 공연이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대회에 ‘시대와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주체적 문학예술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자’라는 제목의 서한을 보냈다.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가 모란봉악단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로 되었다고 말하는 까닭은, 이제껏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모란봉악단의 내부생활이 그 대회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에 참가한 모란봉악단 단원들의 토론문 여섯 편이 <로동신문>에 실렸는데, 바로 그 토론문들에서 모란봉악단의 내부생활에 관한 사연이 전해졌던 것이다.


▲ <사진 3> 오늘 북의 각계각층 남녀노소 누구나 모란봉악단이 울리는 음악선율에 자신의 사상감정을 싣고 있으며, 그 악단에 관심과 사랑을 주고 있다. <로동신문>에 실린 이 사진은 지난 3월 평양시민들을 위한 연속공연에 출연한 모란봉악단 가수들이 평양시민들로부터 축하꽃다발을 받고 있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 자주민보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에 토론자로 나선 북의 문화예술계 인사들 가운데 모란봉악단 단원이 여섯 사람이나 되었다. 대회에 출연한 토론자를 배정하는 데서 모란봉악단의 비중이 다른 문화예술단체에 비해 그처럼 압도적으로 높은 것만 보더라도, 모란봉악단이 북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직감할 수 있다. <사진 3>에서 보는 것처럼, 모란봉악단은 북에서 활동하는 각양각색 음악예술단들 가운데서 각계각층 남녀노소 인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제1악단이다. 북측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모란봉악단의 주인공들은 아래와 같다.

단장 - 현송월
부단장 3명 - 김운룡, 황진영(인민예술가, 로력영웅), 장정애
창작가 2명 - 창작실 실장 우정희(공훈예술가, 로력영웅), 부실장 안정호(인민예술가, 로력영웅)
가수 8명 - 류진아(공훈배우), 라유미(공훈배우), 김설미, 김유경, 리명희, 박미경, 박선향, 정수향
기악연주자 11명 - 선우향희(바이올린), 홍수경(바이올린), 차영미(바이올린), 유은정(첼로), 강정희(전기기타), 전혜련(베이스기타), 최정임(색소폰), 리윤희(드럼), 리희경(전자건반악기), 김영미(전자건반악기), 김정미(피아노)

위의 명단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모란봉악단의 단장, 부단장, 창작가들은 북측 음악계의 쟁쟁한 음악인들인데 비해, 가수와 기악연주자 대다수는 신인들이라는 점이다. 모란봉악단 기악연주자들 가운데는 만수대예술단이나 왕재산예술단에서 활약했던 몇몇 경력자들이 있지만, 모란봉악단 가수들은 모두 음악계에 갓 입문한 젊은 신인들이다. 모란봉악단 가수들의 성악훈련을 지도하는 장정애 부단장은 토론문에서 2년 전 창단 직후 악단가수들의 노래가 “어설프고 미약했”고,  “그들은 대중가요에 대한 초보적인 개념과 인식조차 없었다”고 하면서 지난날을 회고하였다. 창단 직후 공연무대에 내세울 명가수가 없었던 모란봉악단의 고심은 컸다.

북에 명가수들이 있는데, 모란봉악단을 창단할 때 “어설프고 미약한” 젊은 신인들이 가수로 선발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모란봉악단이 북에서 통용되어온 기존 음악창작방식과 음악연주형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새롭고 파격적인 자기 식의 음악창작방식과 음악연주형식을 창조하여야 하였기 때문이다.

장정애 부단장의 토론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어떻게 하면 가수들을 빠른 기간 내에 훌륭하게 키우겠는가고 걱정만 하고 있던 어느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은 첫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악단에 나와 실태를 파악하고 “모란봉악단 가수들이 눈과 귀를 틔워야 한다고, 세계적인 추세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목표를 높이 세우고 기량훈련을 힘있게 내밀 수 있다고 하시면서 세계적인 가수들의 노래형상기교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받아들이되 그대로 본딸 것이 아니라 자기의 것으로 잘 소화시켜야 한다고, 그래서 악단가수들이 형상할 때에는 철저하게 자기 식으로 새로운 울림이 되게 하며 그것도 원래 것보다 더 멋들어지게 하여야 한다”고 지적하며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었다는 것이다. 현송월 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발전되였다고 하는 음악예술의 형식과 창조수법들을 다 받아들여 우리의 것으로 만들도록 선을 그어”주었다고 한다.

기존 음악창작방식과 음악연주형식에서 벗어나 모란봉악단 식으로 새로운 ‘인민의 음악’을 창조하는 길은 끝없는 사색과 창작, 피나는 연습과 훈련이 요구되는 매우 험난한 과정이었다. 현송월 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훈련과제를 못하고서는 잠자리에 들 수 없었고 멋들어진 곡상을 찾아내기 전에는 밥술을 뜰 수 없었”으며, “턱에 멍이 지고 손끝이 터져 생살로 바이올린선을 짚으면서” 연습하였다고 한다.

차영미 바이올린연주자는 그들 자신의 경험을 토론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열백밤을 패고 패여도 자꾸만 시간이 모자라는 것만 같아 하루에 2~3시간밖에 못자면서도 기량훈련을 하고 공연준비를 완성하였”으며, “생손앓이를 하면서도 바이올린을 잡았고 끝이 째져 피가 흐르는 손가락으로 신세사이저(synthesizer-옮긴이)의 건반을 짚었으며 활대를 든 채로 잠들 정도로 피곤이 몰린 속에서 잠간 차례진 휴식시간마저 소설책을 읽고 음악감상을 하는데 바쳤”다고 한다.

결심과 의지가 약한 여성들이라면 그처럼 고되고 힘든 과정 도중에 포기하거나 낙오하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모란봉악단의 여성들은 피나는 연습과 훈련의 나날을 이어가며 청춘의 열정을 불살랐다. 모란봉악단 가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공훈배우칭호’를 받은 류진아 가수의 토론문에 따르면, “밤새워 노래를 불러도 힘든 줄 몰랐고 마이크 앞에서 쪽잠에 들어도 그 잠이 달았고 베개잇을 코피로 적셔도 보람이 있었”다고 한다. 모란봉악단이 오늘 ‘음악정치의 선봉대’로서 모란봉악단 식의 특유한 선율을 연주하게 되기까지 남들이 모르는 피땀 어린 노력으로 앞길을 헤쳐 왔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몸소 피아노를 치고 범창까지 하며 ‘인민의 음악’을 가르친 김정은 제1위원장

김정은 제1위원장이 모란봉악단을 ‘음악정치의 선봉대’로 일으켜 세우기 위해 그 악단을 어떻게 지도해왔는지에 대해서는 북측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에 참가한 모란봉악단 단원들의 토론문을 통해 그 사연이 알려졌다.

그들이 전해준 사연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모란봉악단의 음악연주기량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얼마나 정력적으로, 세심하게 지도하였는지 말해주었다. 현송월 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모란봉악단은 “곡목선정으로부터 편곡과 배우들의 연기형상, 분장과 인사법, 무대조명과 장치, 음향조절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세심한 지도를 받”았다고 한다.

류진아 가수의 토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유명한 기성가수들의 흉내를 내며 부르는 자신의 노래를 듣고 “노래형상에서 남을 본따는 것은 자멸의 길이라고 엄하게 지적”하였고, 자신의 성격, 취미, 습관까지 파악한 성악교수안을 작성해놓고 성악지도를 집중적으로 받게 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밤낮으로 현지지도를 이어가는 바쁜 일과 중에도 모란봉악단의 음악연주를 녹음하여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듣고 노래형상안을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지난 시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악단가수들의 노래를 녹음하여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듣고 노래형상안을 가르쳐주었는데, 지금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 뒤를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황진영 부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모란봉악단의 그 모든 작품들을 직접 구상하시고 리듬 하나, 화성기호 하나에도 천만자루의 품을 들여 완성해주신다”는 것이다. 또한 그의 토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 식의 새로운 리듬을 계속 창조해야 한다, 화성조직도 도식적인 틀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특색있게 해야 한다, 노래편곡에서 기본선률과 밀착된 제2의 선률을 완전히 새롭게 뽑아내야 한다”고 지도하였는데, 모란봉악단이 부른 새 노래 ‘당기여 영원히 그대와 함께’의 선율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창작가들을 지도할 때는 “전단 첫 소절은 그대로 두고 두 번째 소절부터 선률을 약박자로 들어가며 후렴선률을 더 폭발시켜 완성하라고, 너무 갑자기 선률을 비약시키지 말고 감정적으로 끌고 가다가 어느 한 대목부터 선률을 승화시켜 후렴으로 련결시켜야 한다고 리듬조직과 음의 진행에 대해서 일일이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현송월 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모란봉악단을 지도한 시간은 “깊은 밤, 이른 새벽과 명절날, 일요일이 더 많았”는데, 황진영 부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음악창작을 지도할 때는 “몸소 피아노를 치시며 편곡의 새로운 방법론을 실천적 모범으로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북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황진영 부단장은 1987년 평양에서 진행된 평양영화축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예술영화 ‘도라지꽃’의 주제곡을 당시 20대 젊은 나이에 작곡하여 세상을 놀라게 한 이후 지금까지 180여 편이나 되는 “시대의 걸작”을 창작한, 북의 음악계를 대표하는 작곡가다. 그런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처럼 뛰어난 작곡가에게 새로운 편곡법을 알려주기 위해 몸소 피아노를 치며 지도한 것이다. 모란봉악단 작곡가들을 위해 몸소 피아노를 치며 새로운 편곡법을 가르쳐준 그 모습은, 이제껏 세상에 알려진 김정은 제1위원장의 기존영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놀라운 사연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모란봉악단 가수들에게 “감정축적과 폭발, 지속음 유지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가르쳐주”었고, 그들을 위해 “몸소 범창까지 해주”었다고 한다. 나이 어린 악단가수들을 위해 몸소 노래를 범창(範唱)하며 노래형상기법을 열정적으로 지도하는 그 모습은, 이제껏 세상에 알려진 김정은 제1위원장의 기존영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 <사진 4>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력적이고 세심한 지도를 집중적으로 받은 모란봉악단 가수들의 성악기량은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성악의 기초부터 다시 배웠고 성악가로서 두 번 다시 태어났다고 고백하였다.     © 자주민보


북의 최고영도자가 모란봉악단 가수들을 그처럼 지도하였으니,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그들의 성악기량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지 않을 수 없었다. 류진아 가수는 토론문에서 “성악의 기초부터 다시 배웠고 성악가로서 두 번 다시 태여났”다고 고백하였다.


창단 석 달 뒤 군복 입고 공연무대에 오른 모란봉악단 

창단 직후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 애쓰던 모란봉악단을 이끌어준 것은 최고영도자의 손길이었다. 김운룡 부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모란봉악단) 일군들에게 예술인들을 부단히 각성시키고 혁명화하여야 한다”고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력적인 지도에 따라 ‘혁명정신’을 깨우치는 길에 들어선 그들은 뜨거운 충정과 열정의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

김운룡 부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악단의 전체 성원들이 군복을 입도록 은정 어린 조치까지 취해주”었고, 그런 지침을 받은 것으로 하여 “악단의 예술창조활동을 혁명화과정으로 되게 하는데 모든 것을 지향시켜나가게 되였”다고 한다. 북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배려에 의해 입은 군복은 군인이라면 누구나 입는 평범한 군복이 아니라 ‘음악정치의 선봉대’가 입는 ‘혁명의 군복’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 <사진 5> 전투적 기상이 어린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공연무대에 나선 모란봉악단. 모란봉악단 성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 것처럼, 그들이 입은 군복은 평범한 군복이 아니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에 따라 전개된 모란봉악단 혁명화과정에서 입은 '혁명의 군복'이다.     © 자주민보



▲ <사진 6> 모란봉악단은 항일무장투쟁시기 조선인민혁명군 여성전사들이 입었던 옛 군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 사진은 지난 4월 북변의 량강도 삼지연군과 대홍단군에서 순회공연하는 장면들 가운데 하나다. 오른쪽으로부터 가수 김설미, 정수향, 박미경의 모습이 보인다.     © 자주민보


모란봉악단은 시범공연에 나섰던 때로부터 석 달이 지난 2012년 10월 10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67주년 경축공연에서 처음으로 ‘혁명의 군복’을 입고 공연무대에 올랐다. 그 때부터 그들은 공연무대에 나설 때마다 서로 다른 종류의 군복을 입고 등장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곤 하였는데, 공연상황에 따라 흰색 군복도 입었고,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전투적 기상이 어린 얼룩무늬 전투복도 입었고, <사진 6>에서 보는 것처럼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조선인민혁명군 여성전사들이 입었던 야전복도 입었고, 조선인민군 항공군 전투비행사가 입는 비행복도 입었다.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에 토론자로 나선 모란봉악단 단원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끌어준 대로 ‘혁명의 군복’을 입고 ‘혁명화과정’을 거치면서 자기들의 공연이 단순한 음악연주활동이 아니라 북에서 말하는 ‘선군혁명’을 ‘인민의 음악’으로 추동하는 ‘음악정치활동’으로 변모되었다고 말하였다. 그 변모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현송월 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자기들에게 ‘혁명의 군복’을 입혀주고 ‘혁명의 길’로 이끌어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은정에 보답하려는 “이런 량심, 이런 충정으로 한나절에 한곡을 편곡하고, 하루 동안에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였으며, 3~4일 동안에 하나의 새 공연을 준비하”는 충정과 열정으로 불탔다고 한다.

또한 김운룡 부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정세가 극도로 긴장한” 2012년 8월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부터 화선공연과업을 받았을 때 “48시간 동안에 23종목의 작품을 새로 창조형상하여야 하였는데 이것은 보통의 계산방법으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밤과 낮을 이어 “창작전투”를 벌였고, 공연현지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도 연습에 열중하였다고 한다. 그처럼 전투적 분위기 속에서 준비와 연습을 강행한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2년 8월 25일 조선인민군 고위지휘관들이 참석한 ‘선군절’ 경축모임에서 ‘조국통일대전’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언급한 중대한 연설을 한 직후 ‘8.25 경축 화선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그런 충정과 열정의 세계에서 모란봉악단이 지향하고 추구해온 것은 ‘인민의 음악’이다. 현송월 단장의 토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 인민이 좋아하고 즐겨 부르는 음악을 창조”해야 한다는 진리를 모란봉악단에게 깨우쳐주었으며, 창단 이후 지난 2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깨우쳐준 진리를 따라 “참다운 인민의 음악”을 창조하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현송월 단장의 발언을 들어보면, 모란봉악단은 ‘인민음악’이라는 새로운 음악장르를 창조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황진영 부단장의 토론문에 나온 표현을 인용하면, 모란봉악단이 새로운 형식으로 창조한 ‘인민음악’은 “세계가 부러워하고, 시대가 바라고, 인민이 바라는 조선식 음악”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오늘도 ‘인민음악의 포성’을 울려간다

북의 주장에 따르면, 북의 최고영도자는 어느 한 단위를 정력적으로, 집중적으로 지도하여 혁명적 원칙과 시대적 요구와 인민의 이익에 가장 충실한 단위로 개조하고 내세워, 그 단위의 개조경험과 투쟁경험을 다른 단위들이 모두 따라 배우는 대중운동으로 확대시키는데, 이것이 ‘령도예술’이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위에서 인용한 모란봉악단 단원들의 토론문은 대회장에서 읽은 평범한 토론문이 아니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령도예술’을 직접 체험한 고백문으로 읽힌다.

그들의 ‘고백문’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령도예술’이 어느 특정단위를 돌아보는 현장시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을 서로 통하게 하여 마침내 생사운명을 나누는 ‘일심단결’의 경지로 향한다는 점이다. 차영미 바이올린연주자의 토론문이 그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그의 토론문에 따르면, 모란봉악단이 노래 ‘매혹과 흠모’를 연습할 때, 연습장을 몸소 찾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기들의 연주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구체적으로 지도하였다고 한다. 오래 전에 창작된 노래 ‘매혹과 흠모’는 북측 인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흠모하며 따르는 마음으로 널리 불렀는데, 서거 이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4월 16일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제1차 비행사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모란봉악단 축하공연에서 기악연주곡으로 편곡된 노래 ‘매혹과 흠모’가 연주되었는데, 선우향희의 바이올린선율과 유은정의 첼로선율이 감동적으로 어우러진 ‘앙상블(ensemble, 북에서는 안삼불로 발음)’에서 북측 인민들의 절절한 심정이 울려나오는 느낌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차영미 바이올린연주자의 토론문에 따르면, 노래 ‘매혹과 흠모’를 연습하던 모란봉악단 연습장에서 “사색에 잠긴 모습으로 노래의 절절한 선률을 듣고 계시던” 김정은 제1위원장의 두 눈이 젖어들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바라본 모란봉악단 가수들과 기악연주자들은 자신들이 “연주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잊고 끝내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고, “장내가 그리움의 감정으로 숨막히는 속에 소리내여 울면서 연주를 계속하였”다고 한다. 이런 극적인 체험담을 들어보면, 북에서 말하는 ‘일심단결’이 어떤 추상관념을 가리키는 말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다.

▲ <사진 7> 이 사진은 지난 5월 19일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모란봉악단 축하공연이 끝난 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출연자들을 모두 무대 아래로 불러 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공연성과를 축하해주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모란봉악단 가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인다.     © 자주민보


노래 ‘매혹과 흠모’를 연습하면서 최고영도자의 마음과 모란봉악단 단원들의 마음이 일심단결로 승화되는 격정적인 체험을 하였던 차영미 바이올린연주가는 그런 체험을 통하여 “손끝으로가 아니라 심장으로 인간과 그 생활을 노래하는 혁명적인 음악가로 새롭게 태여나게 되였”다고 자기의 토론문에서 고백하였다. <사진 7>에서 보는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5월 19일 4.25문화회관에서 공연무대를 펼친 모란봉악단 출연자들을 무대 아래로 불러 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공연성과를 축하해주었는데, 북의 최고영도자가 이처럼 음악공연출연자들을 무대 아래로 불러 공연성과를 축하해준 파격적인 사례는 북의 건국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정치계에서는 음악적 재능을 지닌 국가수반들을 간혹 만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Susilo Bambang Yudhoyono) 대통령이 그런 국가수반이다. 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지닌 그는 2004년 대선유세에서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택에 당선되었다. 2009년 1월 11일 자카르타에서 저명한 지휘자 요키 수료 프라요고(Yoki Suryo Prayogo)가 지휘한 신년음악회에서는 이전에 유도요노 대통령이 작곡했던 밸럿(ballad)풍 노래 10곡이 대통령 자신의 손에 의해 기악곡으로 편곡되어 연주되었다.

그러나 음악적 재능을 지닌 극소수 국가수반들의 음악애호활동과 달리,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음악정치’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전개되는 것이다. 북의 주장에 따르면, 오늘 ‘음악정치’는 모란봉악단의 ‘음악정치활동’을 통해 북의 군대와 인민에게 충정과 신심, 열정과 투지, 기백과 긍지, 희망과 낙관, 일체감과 단결심을 불러일으켜준다는 것이다. 북에서는 자주적 인민의 사상감정을 일심단결의 경지로 승화시키는 ‘음악정치’가 노래 한 곡으로 수많은 연설과 호소를 대신하는 거대한 힘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차영미 바이올린연주자는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함께 생활하는 자기들의 방마다 써 붙인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구호를 “생활과 연주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토론문에서 말하였다. 이런 의지를 지닌 모란봉 악단의 내일이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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