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4

완성단계에 이른 북의 초대형 우주발사체

[한호석의 개벽예감] (96)
자주민보 2014년 01월 13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사진 1> 북의 첫 실용위성 광명성-3호 2호기 성공적 발사를 경축하는 연회가 2012년 12월 21일 국가연회장인 목란관에서 열렸다. 북에서 최고 수준의 음악연주로 절찬 받는 모란봉악단이 공연하는 연회장 무대 한 쪽에 은하-9호 모형이 은하-3호 모형과 함께 전시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은하-9호 모형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은하-4호부터 은하-8호까지 쏘아올린 뒤에 등장할 미래의 전망목표를 보여주는 무대장식물로 생각되었다. 허나 그게 아니었다. 놀랍게도, 2013년 1월 현재 북은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거의 완성하였다. 전설 처럼 이야기되던 은하-9호는 2014년 중에 우주를 향해 솟구쳐오르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것으로 보인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2012년 12월 21일의 굳은 맹세    

나는 2012년 12월 31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글 ‘은하-9호에 인공달위성이 실린다’에서 북이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북이 달을 향해 은하-9호를 쏘아올릴 것으로 예견하였다. 하지만 당시 그 글을 읽은 독자들 가운데는 “그처럼 놀라운 일이 정말 일어나겠는가?” 하며 선뜻 믿지 못한 사람들도 꽤 있었을 것이다.

원래 은하-9호에 관한 전설 같은 이야기는 북의 국가경축연회에서 전해진 것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의 첫 실용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간부들을 모두 평양에 초청하여 성대하게 환대를 베풀며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였고, 북의 공민이 받는 최고 영예인 ‘공화국 영웅 칭호’를 우주개발공로자 101명에게 수여하였으며, 2012년 12월 21일 국가연회장인 목란관에서는 모란봉악단의 음악공연과 함께 경축연회가 열렸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목란관 높은 천정에 닿을 만큼 큼지막하게 만들어진 은하-9호 모형은 바로 그 경축연회장 무대 옆에 은하-3호 모형과 함께 우뚝 서 있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날 목란관 경축연회장에 전시된 은하-9호 모형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곁에 있는 우주개발공로자들에게 “자세히 보았는가?”고 물어보았다. 이 의미심장한 장면을 보도한 <로동신문>은 더 이상 서술하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 말 한 마디만 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상상컨대,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다그쳐 2015년 이전에 신형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려는 자신의 결심을 표명하였고, 우주개발공로자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그 결심을 실행에 옮기리라고 굳게 맹세하였을 것이다. 그 맹세의 날로부터 1년이 지난 2013년 12월 9일 교육시설, 의료시설, 상점, 편의시설, 공원, 휴식공간 등이 잘 갖추어진 대형 아파트단지 ‘은하과학자거리’가 완공되었는데, 북의 우주개발공로자들이 그 거리의 현대식 아파트를 무상으로 받고 입주하던 날 그들은 또 다시 감격과 기쁨에 잠겼다.

북의 우주개발공로자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원대한 우주개발구상을 이른 시일 안에 반드시 실현하자고 맹세하였던 2012년 12월 21일부터 그들이 ‘은하과학자거리’의 현대식 아파트를 무상으로 받았던 2013년 12월 10일까지 1년 동안 북의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은 어느 정도 진척되었을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북의 우주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간부들은 2013년 한 해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기들의 지혜와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으면서 신형 우주발사체 개발작업을 밀고 나갔을 것이다. 아니, 작업이 아니라 전투를 벌였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최상의 영예와 배려를 받았을 뿐 아니라,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신형 우주발사체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맹세하였으니, 그들이 어찌 결사관철의 전투를 벌이지 않았겠는가. 정신력을 폭발시키며 치열하게 전개된 신형 우주발사체 개발전투는 마침내 8개월 만에 경이로운 성과를 이루었다. 불가사의한 ‘기적’처럼 보이는 그 성과를 세상에 알려준 것은, 뜻밖에도 미국 상업위성이 북의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이었다.

2013년 9월 23일 미국의 대북정보 웹사이트 <38노스(North)>는 2013년 8월 하순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글에서, 길이가 9∼10m, 지름이 2.5m로 보이는 원통형 물체가 위성사진에 나타났는데, 그것은 개량형 은하-3호의 2단 추진체 또는 새로 개발 중인 대형로켓의 2단 또는 3단 추진체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였다. <38노스>의 분석가들은 위성사진에 나타난 원통형 물체가 우주발사체 일부분이라는 사실만 파악하였을 뿐, 좀 더 구체적으로 판별하지는 못했다. 나의 판단으로는, 위성사진에 나타난 추진체가 북의 우주개발부문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간부들이 2013년 초부터 8개월 동안 결사관철의 전투를 벌이며 만들어낸 신형 우주발사체의 3단 추진체로 보인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이 글에서 차차 서술할 것이다.

북의 서해위성발사장은 그 이후에 촬영된 위성사진들의 분석결과가 언론에 보도될 적마다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를테면, 미국 존스합킨스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가 2013년 10월 9일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북은 “견고하고 폭넓은” 도로를 서해위성발사장에 새로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은 서해위성발사장에 왜 넓은 도로를 건설하는 것일까?
▲ < 사진 2> 2011년 9월 20일 중국 깐쑤성에 있는 주콴위성발사장에서 중국 최초의 우주선 텐궁-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창정-2F를 멀리 보이는 조립시설에서부터 발사탑까지 이동발사대로 옮기는 장면이다. 2013년 1월 현재 북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이동발사대 도로를 신설하고 기존 발사탑을 증축하는 대규모 공사가 거의 마감단계에서 추진되는 중이다. 미국 존스합킨스 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는 2013년 10월 28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서해위성발사장의 대규모 증축공사가 2014년 중반에 완료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미국, 러시아, 중국 같은 우주선진국들이 대형 우주발사체를 발사탑(launch umbilical tower)에 수직으로 세울 때는, 우주발사체가 너무 크고 너무 무겁기 때문에 발사탑 꼭대기에 설치된 대형 기중기로 들어올려 발사탑에 세울 수 없으므로 이동발사대(mobile launcher platform)를 사용한다. 위성발사장에 있는 조립시설 안에서 최종 조립한 우주발사체를 발사탑까지 옮길 때 이동발사대를 사용하게 되는데,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초대형 우주발사체(super space launch vehicle)를 수직으로 세워놓은 거대한 이동발사대는 도로폭이 넓은 특수도로 위에서 시속 1.5km의 저속으로 발사탑을 향해 천천히 움직여 가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건설되고 있는 “견고하고 폭넓은” 도로는 거대한 이동발사대를 이동시킬 특수도로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지금쯤 거의 완공되었을 특수도로만 그런 게 아니라, 얼마 전에 증축된 발사탑도 전문가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주선진국들의 위성발사장에 세워진 발사탑은 높이가 최소 70m 이상이 되어야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릴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케네디우주발사장에 서 있는 발사탑은 높이가 115m이고, 중국의 주콴(酒泉)위성발사장에 서 있는 발사탑은 높이가 75m다. 그런데 미국 존스합킨스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가 2013년 10월 9일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3년에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도로신설공사와 함께 발사탑을 증축하는 공사도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서해위성발사장의 발사탑 증축공사는 기존 발사탑을 70m 이상으로 더 높이는 증축공사인 것이다.

2013년 11월 5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북이 2013년 5월부터 서해위성발사장 확장공사를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처럼 이동발사대가 오가는 특수도로가 건설되고, 발사탑이 더 높이 증축된 것은, 북이 이동발사대를 사용하여 발사탑에 수직으로 세울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만들고 있음을 말해주는 ‘방증’들이다.

그런데 이런 ‘방증’들보다 더 결정적인 정보는 미국이 파악하고 있었다. 물론 미국은 북이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만들고 있다는 충격적인 정보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여 정보차단에 신경을 썼지만,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다는 우리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정보차단막에 ‘유출구’가 뚫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유출구’에서 흘러나온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2013년 11월 26일 미국 온라인매체 <워싱턴자유횃불(Washington Free Beacon)>에 실린 장문의 기사에 들어있다. 그 보도기사와 그에 관련된 다른 보도기사들이 전해준 정보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장면이 시야를 압도한다.

첫째, 국가정보보고서를 다루는 미국 정부관리들의 말에 따르면, 2013년에 들어와 몇 달 동안 이란의 샤히드 헤맛 산업그룹(Shahid Hemmat Industrial Group)의 기술진이 평양을 연속 방문하였는데, 가장 최근에는 2013년 10월 말에 평양을 방문하였다. 이란의 항공우주산업기구(Aerospace Industries Organization) 계열사인 샤히드 헤맛 산업그룹은 위성운반로켓과 미사일 추진체를 제작하는 기업체다. 이란이 이제껏 쏘아올린 위성운반로켓들과 각종 미사일 추진체들은 모두 그 기업체에서 만든 것이다.

둘째, 국가정보보고서를 다루는 미국 정부관리들의 말에 따르면, 샤히드 헤맛 산업그룹 기술진의 방북목적은 북이 2013년에 개발 중인 신형 로켓추진체 제작기술을 배우기 위한 것이었다. <교도통신> 2012년 1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군사부문과 민간부문에서 근무하는 몇몇 전문가들이 북중 국경에서 85km 떨어진 북의 군사시설에 배치될 것인데, 이란은 북으로부터 로켓추진체의 공중분리기술, 미사일탄두를 소형화하는 기술을 비롯한 첨단로켓기술을 배우려 한다는 것이다.

셋째, 국가정보보고서를 다루는 미국 정부관리들의 말에 따르면, 2013년 당시 북이 만들고 있는 신형 로켓추진체는 “북이 이제껏 만들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서, “중량급 우주발사체(heavy-lift space launcher) 또는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super ICBM)에 필요한 신형 로켓추진체”라는 것이다.

2013년 11월 5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북이 2013년 8월부터 10월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엔진연소시험을 다섯 차례 실시하였다고 밝혔고, 일본 텔레비전방송 <NHK>도 북이 2013년 8월 말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며칠에 걸쳐 대형엔진연소시험을 연속 실시하였음을 미국이 확인했다고 보도하였다.

위에 열거한 정보들은 2013년에 북이 은하-3호와는 전혀 다른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북이 2013년에 만들고 있었던 초대형 우주발사체는 얼마나 크고 강력한 것일까? 국가정보보고서를 다루는 미국 관리들의 제보를 인용한 <워싱턴자유횃불> 2013년 11월 26일 보도기사는 당시 북이 80t의 추력을 내는 신형 로켓엔진을 만들고 있었다고 지적하였다. 북이 2012년 12월 12일에 쏘아올린 은하-3호 1단 추진체의 발사추력(sea level thrust)은 120t이었는데, 고작 80t의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을 만든다면 그것을 어찌 ‘초대형’ 우주발사체라 할 수 있을까?

은하-3호 1단 추진체의 발사추력이 120t이라는 말은, 30t의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 4개를 한데 묶었을 때 발생하는 발사추력이 총120t이라는 뜻이다. 은하-3호와 마찬가지로, 북이 2013년에 만들고 있었던 신형 우주발사체도 로켓엔진 4개를 한데 묶은 것이므로, 북이 80t의 추력을 내는 신형 로켓엔진을 만든다는 말은, 그런 로켓엔진 4개를 한데 묶어 320t의 발사추력을 내는 1단 추진체를 만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북이 2013년에 만들고 있었던 신형 우주발사체 1단 추진체는 은하-3호 1단 추진체에 비해 2.67배나 더 강력한 발사추력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단번도약의 대사변으로 그들을 불러일으킨 노래

320t의 발사추력을 내는 북의 신형 우주발사체 1단 추진체가 얼마나 크고 강력한 것인지를 알려면, 중국의 우주발사체 창정(長征)-2F의 1단 추진체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원래 창정-2F는 중량 8.4t의 위성을 지표면으로부터 800∼1,500km 상공에 있는 저지구궤도(Low-Earth Orbit)에 올려놓을 수도 있고, 중량 3.5t의 위성을 적도 상공 35,786km에 있는 정지궤도(Geostationary Orbit)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설계, 제작된 초대형 우주발사체인데, 지금으로부터 2년 3개월 전인 2011년 9월 29일 중국 최초의 유인우주선 톈궁(天宮)-1호를 지구궤도에 올려놓아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우주인 3명을 태우고 우주공간으로 날아간 톈궁-1호는 835일 동안 지구를 공전한 뒤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다. 중량이 8.5t인 톈궁-1호를 쏘아올리기 위해 창정-2F 1단 추진체는 75.5t의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 4개를 한데 묶어 302t의 발사추력을 냈다.

그런데 참으로 놀랍게도, 북이 2013년에 만들고 있었던 신형 우주발사체 1단 추진체의 발사추력은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린 창정-2F 1단 추진체의 발사추력보다 18t이 더 강하다. 북이 발사추력 120t급 1단 추진체를 장착한 은하-3호에 중량 100kg의 소형 실용위성을 실어 쏘아올린 때가 2012년 12월 12일이었는데, 그로부터 불과 한 달 뒤에 그들은 중량이 무려 8,500kg이나 되는 대형 탑재물을 싣고 우주로 솟구칠 발사추력 320t급 1단 추진체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우주발사체 개발부문에서 무려 85배의 중량격차를 단숨에 뛰어넘는 불가사의한 기술공학적 진보를 이룩하는 것이며, 그로써 북은 세계우주개발사에서 유례없는 단번도약의 대사변을 일으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2012년 12월 21일 목란관 국가경축연회에 전시된 거대한 은하-9호 모형 앞에서 모란봉악단은 ‘단숨에’라는 북의 인기가요를 경쾌한 선율로 연주하였는데,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맨 앞자리에서 ‘단숨에’의 노래선율을 듣고 있었던 김정은 제1위원장의 눈가에는 어느덧 이슬이 맺혔고, 은하-3호와 광명성-3호 2호기 완성을 위해 헌신분투의 구슬땀을 흘린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간부들도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날 모란봉악단이 연주한 노래 ‘단숨에’는 은하-3호에서 은하-9호로 단숨에 뛰어오르는 대비약의 뜻을 암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신보> 2012년 12월 14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장명진 서해위성발사장 총책임자는 취재기자에게 서해위성발사장 발사탑은 400t급 우주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유인우주선 톈궁-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창정-2F의 총중량은 464t이었다. 서해위성발사장 발사탑이 400t급 우주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말은, 중국의 유인우주선 운반로켓 창정-2F 같은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뜻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2013년 9월 23일 미국의 대북정보 웹사이트 <38노스>는 2013년 8월 하순에 촬영한 서해위성발사장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길이가 9∼10m로 보이는 추진체가 나타났다고 하는데, 그것은 북이 만들고 있는 신형 우주발사체의 3단 추진체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창정-2F 1단 추진체의 길이 28.46m는 북이 만들고 있는 신형 우주발사체 1단 추진체의 길이와 엇비슷할 것이므로, 북이 만들고 있는 신형 우주발사체 2단 추진체의 길이가 1단 추진체의 길이보다 18m 이상 짧은 9∼10m로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창정-2F 2단 추진체의 길이가 14.22m이므로, 북이 만들고 있는 신형 우주발사체 2단 추진체의 길이도 약 14m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북은 그처럼 초대형 우주발사체에 위성을 탑재하여 어디로 쏘아올리려는 것일까? 다른 우주선진국들의 경험에 비춰보면 두 가지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첫 번째 예상되는 가능성은 적도 상공 35,786km에 있는 정지궤도에 위성을 올려놓는 것이다. 정지궤도위성은 지구의 자전주기에 맞춰 지구 둘레를 공전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바라보면 마치 우주공간에 정지된 것처럼 보인다. 정지궤도에 떠 있는 위성은 대개 통신위성들인데, 미국은 통신위성만이 아니라 미사일조기경보위성(DSP)과 해양감시위성까지 정지궤도에 올려놓았다.

인도는 1987년에 자국산 실용위성을 처음 쏘아올렸는데, 2010년에 비록 궤도진입은 실패했으나 자국산 정지궤도위성을 처음 쏘아올리기까지 23년이 걸렸는데, 만일 북이 올해 정지궤도위성을 발사한다면 북은 첫 실용위성을 쏘아올린 때로부터 불과 2년 미만의 짧은 기간에 정지궤도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비교해보면, 북이 초고속으로 우주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1월 현재 정지궤도위성을 탑재한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자체기술로 만드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인도밖에 없으므로, 북이 정지궤도위성을 발사하면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하는 것이다.

▲ <사진 3> 2007년 10월 24일 중국이 시촨성 시창우주발사장에서 쏘아올린 중국의 첫 달위성 창어-1호의 모습이다. 북도 올해 이런 달위성을 쏘아올릴 것으로 보인다. 질량이 2,350kg인 창어-1호는 달표면 상공 200km에서 원형궤도를 타고 127분 주기로 1년 4개월 동안 공전하며 달표면을 촬영한 영상자료를 지구로 전송하였다.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두 번째 예상되는 가능성은 지구로부터 38만4,400km 떨어진 달을 향해 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이다. <사진 3>에서 보는 것처럼, 달위성(lunar orbiter)은 달궤도를 공전하면서 촬영한 달표면사진을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1987년에 자국산 실용위성을 처음 쏘아올린 인도가 2008년에 자국산 달위성을 쏘아올리기까지 21년이 걸렸는데, 2012년 말에 자국산 실용위성을 처음 쏘아올린 북이 2014년 중에 달위성을 발사하면 인도의 우주개발속도보다 10배 이상 빠른 무서운 속도로 우주개발사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북이 위성통신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으므로, 북의 2014년도 우주개발목표는 달위성 발사가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달위성을 탑재한 미국의 새턴-5호(Saturn V) 1단 추진체는 346t의 발사추력을 냈고, 달위성을 탑재한 일본의 H2A 1단 추진체는 303t의 발사추력을 냈는데, 북은 달위성을 탑재할 320t급 추진체를 거의 완성하였으니 북의 달위성 발사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북이 2013년 초 제작에 착수하여 2014년 1월 현재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 우주발사체는 2014년 중에 달위성을 싣고 달을 향해 날아갈 것이다.

    
결전의 시각이 다가오는 것인가? 

북이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만들고 있다는 정보를 파악하고 화들짝 놀란 쪽은 백악관이었다. 백악관은 북의 신형 우주발사체 개발에 관한 정보를 황급히 차단하였다. <워싱턴자유횃불> 2013년 11월 26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이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만들고 있다는 정보가 미국 정부기관들 사이에 알려졌으나, 백악관은 쉬쉬 하면서 그 정보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차단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정보차단행위는 북이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는 경우 미국의 대북적대행위가 극에 이를 것이라는 예감을 느끼게 만든다.

북이 달위성을 쏘아올리는 경우 미국은 북이 광명성-3호 2호기를 발사하였을 때보다 더 광폭한 대북제재압박 소동을 벌일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의 대북적대행위는 유엔안보리를 배후에서 조종하여 대북제재조치를 또 다시 추가하며 북미관계를 전쟁재발위기로 몰아가는 파국적 사태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북은 그런 파국적 사태를 일으킨 미국을 응징하기 위해 제4차 지하핵실험을 즉각 실시하게 될 것이다. 2014년 1월 현재 북은 지하핵실험을 언제라도 실시할 모든 준비를 갖추고 대기하는 중이다. 북미관계가 극도로 격화되면, 2013년 2월부터 4월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핵전쟁을 불사하는 북과 미국이 대격돌위험이 2014년 중에 또 다시 조성될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요즈음 미국의 대북전쟁준비 움직임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문화일보> 2014년 1월 7일 보도에 따르면, 한미연합군 당국은 최근 “최신화된 북한의 정보와 표적을 감안해”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을 일부 조정하고 있으며, ‘합동요격지점(JDPI)’을 새로 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 보도기사에 나온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이란 무엇인가?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13년 8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은 “30여 개에 이르는 북한의 기습도발시나리오를 상정하여 작성”된 것인데, 그 가운데는 “서북도서에 대한 (인민군의) 기습포격이나 무력강점, 공기부양정이나 저속항공기의 기습침투, 특수부대의 후방침투, 잠수함의 함정공격 등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한미연합군이 작성한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에 들어있는 무력충돌은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과 황해남도에 주둔하는 인민군 4군단 26사단의 무력충돌위험이 이미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여기서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이 상정한 전쟁범위가 결코 국지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13년 8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에는 한국군과 “주한미군 뿐만 아니라 주일미군과 태평양사령부의 전력까지” 한반도에 출동하는 전쟁시나리오가 들어있다. 다시 말해서,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미국은 태평양사령부 휘하의 모든 전투력을 동원하여 북을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북공격은 국지전이 아니라 명백하게도 전면전이다. 미국군 가운데서도 주력부대인 태평양사령부 휘하 대규모 부대들이 총동원되어 북을 공격한다는 것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 <사진 4> 미국군은 해마다 4월이면 경상북도 포항만에서 한미연합해병대 상륙전연습을 감행한다. 포항만이 원산만과 비슷한 작전환경이라서 원산상륙전연습을 거기서 하면서도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이 방어적 성격의 연례훈련이라고 말하는 것은 기만이며 궤변이다. 올해 미국의 대북전쟁연습은 이전보다 더 심하게 북을 자극하며 전쟁재발위험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결전의 시각이 다가오는 것인가?     ©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제공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한반도 전면전 도발의사가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 같은 전쟁계획서에만 반영되는 게 아니라,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실전준비행동으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군의 실전준비행동에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사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군은 2013년 2월 1일 한미연합전구 미사일방어연습을 실시하였고, 2013년 2월 19일부터 24일까지는 동해에서 대잠수함훈련을 실시하였는데, 이런 일련의 군사행동은 미국군이 전면전을 상정한 실전준비를 다그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2013년 10월 1일 미국군 수뇌부는 무장정찰헬기 30대와 병력 380명으로 편성된 1개 공격정찰헬기대대를 미국 본토에서 차출하여 경기도 평택의 미국군기지로 이동, 배치하였는데, 이것도 실전준비행동의 일환이다.

2014년 1월 9일 미국군 수뇌부는 M1A2 전차와 M2A3 장갑차로 무장한 1개 기계화대대 800명을 미국 본토에서 차출하여 주한미국군 2사단 1여단에 배속시켰는데, 이것도 실전준비행동의 일환이다.

또한 미국군 수뇌부는 미국 본토에 주둔하는 F-16 전투기 12대와 공군병력 300명을 차출하여 2014년 1월 중순 주한미공군기지에 배치하게 되는데, 이것도 역시 실전준비행동의 일환이다.

위에 열거한 것처럼, 미국군이 한반도에서 미사일방어연습과 대잠수함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전투기, 기갑무력, 무장정찰헬기를 증강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국지전이 아니라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금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태평양사령부 휘하 미국군이 도발하려는 한반도 전면전에 핵무력이 동원되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따라서 ‘공동국지도발계획’을 비롯한 미국의 한반도 전쟁계획은 핵무력으로 북을 공격하려는 핵전쟁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2013년 2월부터 4월까지 북미관계에서 전쟁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미국은 전례 없이 핵동력추진 전략잠수함, 장거리 전략핵폭격기, 스텔스 전략핵폭격기를 연속적으로 한반도에 출동시키며 위험천만한 핵공격위협에 광분하였다. 그것도 모자라, 미국 국방장관 척 헤이글(Chuck Hagel)은 2014년 1월 8일과 9일 미국 본토에 있는 핵무력시설들을 연이어 돌아다니며 핵전쟁열기를 고취하였다.

물론 북도 미국이 한반도 통일전쟁에 무력개입을 감행하려는 조짐을 포착하는 즉시 미국 심장부를 향해 핵공격을 개시할 것이다. 북의 핵무력준비태세에 대해서는 이전에 발표한 나의 글들에서 여러 차례 상론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 재론하지 않는다.

미국은 북의 통일전쟁준비를 ‘대남도발위협’이라고 맹비난하지만, 미국이야말로 그 규모를 보았을 때 북이 ‘북침전쟁’이라고 북이 비난하는 대북전쟁준비에 거의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재발위험이 상존하는 정전상태에서 무력으로 대치한 쌍방이 이처럼 각자 실전준비를 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인식하면, 자기의 대북전쟁준비는 방어적인 것이라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북의 통일전쟁준비만 ‘대남도발위협’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미국의 비난은 파렴치한 짓이다.

위와 같은 군사상황을 살펴보면, 서해5도 분쟁수역에서 한국군과 인민군의 무력충돌이 불가피하게 되었으며, 그 무력충돌은 한반도 통일전쟁과 북미핵대전으로 즉시 확대되리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지금 미국이 그처럼 긴박한 군사상황에서 핵무력을 동원한 대북전쟁연습을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감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이라고 부르는 2014년도 대북전쟁연습이 그것이다.

2013년 경우 미국은 ‘폴 이글(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계속하였고, ‘키 리졸브’ 대북전쟁연습은 3월 11일부터 3월 21일까지 계속하였다. 2014년 3월 1일부터 미국이 ‘연례훈련’이라는 명목을 내걸고 또 다시 대북전쟁연습을 감행하면, 2013년에 그러했던 것처럼 전쟁재발위험이 극도로 격화되면서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급속히 고조될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북이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완성하여 쏘아올리면, 미국은 국제법적으로 보장된 북의 우주개발을 가로막기 위해 비이성적인 대북적대행위를 감행하게 될 것이다. ‘키 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으로 전쟁재발위기가 고조된 긴박한 상황에서 미국이 북의 우주개발을 가로막기 위해 비이성적인 대북적대행위를 감행하는 경우, 전면전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2014년 중에 고조될 전면전 위험에 대비하여 인민군은 통일전쟁준비를 완료하였고, 지금 미국군은 한국군과 함께 대북실전준비를 다그치고 있다. 결전의 시각이 다가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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