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3

위킬릭스 비밀전문에 드러난 종미수구 증후군

<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213)
통일뉴스 2012년 6월 11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2009년 10월까지 작통권 이양하겠다던 미국

이 땅의 수구세력이 자행하는 종북모략과 사상검증협박으로 세상이 너무 어지럽다. 결국 대통령까지 대국민 라디오연설에서 종북모략 발언을 꺼내놓았으니 갈 데까지 다 간 것이다.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종북모략과 사상검증위협이 튀어나온 것은, 그것이 대선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올해 대선에서 이겨 재집권하려는 수구세력의 욕구가 종북모략과 사상검증협박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주목하는 것은, 종북모략과 사상검증협박을 자행한 수구세력이 자기들의 종미적 정체는 감추고, 자기들의 정적들에게는 ‘종북딱지’를 붙여대며 ‘사상검증’을 하겠노라고 을러댄다는 점이다. 수구세력의 종북모략과 사상검증협박에 맞서려면, 그들이 감추고 있는 종미적 정체를 국민들에게 폭로해야 한다. 이 땅의 수구세력은 미국을 추종하다 못해 미국에게 철저히 종속되었다는 뜻에서 종미세력이다.

수구세력의 종미적 정체를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도는 언론보도밖에 없는데, 이 땅의 주요언론매체들은 예외없이 종미언론매체들이므로 수구세력의 종미적 정체를 미화하거나 은폐해주기에 바쁘고 자발적으로 종북모략선동에 앞장을 섰다. 이처럼 수구세력의 종미행위가 국민들의 시야 밖에서 은밀히 벌어지고 있으므로, 그들의 종미적 정체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하게도, 폭로전문 누리집 ‘위킬릭스(Wikileaks)’에 실린, 주한미국대사관의 비밀전문들이 이 땅의 수구세력이 감추고 있는 종미적 정체를 폭로해주었다. ‘위킬릭스’에는 주한미국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방대한 분량의 비밀전문들이 실려있어서 그것을 한꺼번에 다룰 수는 없으므로, 이 글에서는 이 땅의 수구세력이 한국군 작전통제권 이양문제와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부담문제에 관련하여 각각 취했던 종미행위에 대해서만 폭로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작전통제권은 군사주권의 실체이며, 군사주권은 국가주권의 핵이다. 따라서 작전통제권을 갖지 못한 것은 군사주권이 없다는 뜻이며, 군사주권이 없다는 말은 국가주권이 없다는 뜻이다. 국가주권이 없으면 정상국가가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군사작전통제권 문제야말로 국가관의 핵심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땅의 수구세력은 자기들의 정적들에게 ‘국가관’을 검증하겠노라고 협박하지만, ‘위킬릭스’에 폭로된 비밀전문들을 읽어보면, 그런 협박을 꺼내놓은 수구세력이야말로 ‘국가관’을 검증받아야 한다.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조기에 이양하겠다고 결정한 미국에게 굴욕적으로 하소연하면서 작전통제권을 어떻게 해서든지 넘겨받지 않으려고 버텨온 수구세력의 병리적 행동, 바로 이것이 한국군 작전통제권 이양문제에 관련된 비밀전문들에서 드러난 종미의 추악한 몰골이다.

국가주권의 핵심인 작전통제권을 반환하겠다고 하는 데도 그것을 받지 않겠다고 버티는 해괴망측한 사태는, ‘국가관’에 관한 사상검증을 받고 그 결과에 따라서 척결되어야 할 대상이 수구세력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위킬릭스’에 드러난, 수구세력의 추악한 종미몰골은 이러하였다.

2007년 3월 6일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 조셉 윤(Joseph Y. Yun)이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미국-한국 안보정책구상 제11차 회담(SPI 11: U.S.-ROK SECURITY POLICY INITIATIVE TALKS)’에 따르면, 연합이행실무단(Combined Implementation Working Group)은 2007년 1월 31일부터 한국군 작전통제권 이양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하였고, 2007년 3월 현재 한국군 전역 전투사령부 창설문제를 논의하는 중이었는데, 2006년에 진행된 한미안보협의회에서 미국 군부와 한국 군부는 2009년 10월부터 2012년 3월 사이에 작전통제권 이양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비밀전문에 나오는, 2006년에 진행된 한미안보협의회란 2006년 10월 20일 워싱턴 디씨에서 진행된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제38차 회의를 말한다. 바로 그 회의에서 당시 미국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Donald H. Rumsfeld)와 당시 한국 국장장관 윤광웅이 한국군 작전통제권 이양을 2009년 10월부터 2012년 3월 사이에 마무리하자고 합의했던 것이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작전통제권 이양을 마무리하는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2009년 10월부터 2012년 3월 사이라고 모호하게 정했다는 사실이다. 위의 비밀전문은 마무리 시기를 그처럼 모호하게 정한 내막을 말해주지 않지만, 다른 비밀전문들을 읽어보면 2006년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한국 군부와 미국 군부가 마무리 시기에 대한 의견이 갈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 군부는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2009년 10월까지 이양하려고 계획하였던 반면, 한국 군부는 2012년 3월까지 반환받겠다고 우겼던 것이다.

위의 비밀전문에 따르면, 작전통제권 이양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3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주한미국군사령관의 전문적 판단이며, 따라서 작전통제권 이양은 2012년보다 “훨씬 이전에” 완료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07년 1월 22일 주한미국대사관 부대사 빌 스탠튼(Bill Stanton)이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벨 사령관과 청와대 국가안보회의 정책담당자 백의 회동(GENERAL BELL MEETS KOREAN NSC POLICY CHIEF BAEK)’에 따르면, 2007년 1월 17일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 버월 벨(Burwell B. BELL)은 당시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김병관을 대동하고 당시 신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 백종천과 만난 자리에서 작전통제권 이양에 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을 보면, 2007년 1월 31일부터 작전통제권을 이미 이양하기 시작한 미국은 이르면 2009년 10월 말에, 늦어도 2010년 1월 말에 이양작업을 모두 마칠 것으로 예견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06년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미국은 가장 이른 시기인 2009년 10월 말까지 이양작업을 끝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러한 정황은 미국이 이양을 매우 서두르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한국군 작전통제권 이양작업이 당시 미국의 계획대로 서둘러 추진되었더라면, 한국 군부는 벌써 2009년 10월 말에 작전통제권을 반환받았을 것이다.

그들은 피터 팬 증후군에 걸렸다

그런데 한국 군부가 자기의 작전통제권을 반환받는 시기를 뒤로 늦춰달라고 미국에게 간청하였다. 2006년 10월 20일에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 제38차 회의에서 미국이 2009년 10월까지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이양한다고 못박으리라고 예상한 한국 군부는 그 회의 직전에 황망히 연기간청에 매달렸다.

2006년 9월 8일 당시 주한미국대사였던 알렉산더 버쉬바우(Alexander Vershbow)가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대사와 윤 국방장관의 9월 6일 회동(AMBASSADOR'S SEP 6 MEETING WITH DEFENSE MINISTER YOON)’에 따르면, 버쉬바우를 만나 미국의 한국군 작전통제권 이양시기를 2012년으로 늦춰달라고 간청한 사람은 당시 국방장관 윤광웅이다.

작전통제권 이양시기를 결정할 한미안보협의회를 얼마 앞두고 한국 군부가 미국에게 그처럼 연기간청을 하자, 미국 국방부는 국방장관실 동북아시아 국장 존 힐(John Hill)을 서울에 급파하여 실태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게 하였다.

2006년 9월 18일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 조셉 윤이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국방장관실 동북아 국장 힐의 서울 방문 중 불거진 작통권 이양 문제(OPCON TRANSFER ISSUE DOMINANT DURING OSD NORTHEAST ASIA DIRECTOR HILL'S VISIT TO SEOUL)’에 따르면, 남측 군부가 작전통제권 이양시기를 2012년으로 연기해달라고 미국에게 간청하면서 열거한 아홉 가지 사유는 아래와 같다.

작전통제권 이양문제에 관한 남측 정치권 분열이 한미동맹을 손상시킬 것으로 보는 우려, 조기이양이 한반도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우려, 미국이 한국을 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노무현 정부의 국가안보 문제 처리방식에 대한 불신, 기존 한국군 지휘구조를 전투지휘부로 변경하는 데 필요한 시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연간 9%씩 증액하는 국방비지출계획을 국회에서 승인받는 것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미국이 제공할 “공백 메우기 능력(bridging capabilities)”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들어야 할 필요성, 정전협정 유지권한을 이양하는 문제와의 연계, 남측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효과적인 대국민 홍보전략을 개발할 필요성 등이다.

서울에 나타난 미국 국방장관실 동북아시아 국장 존 힐에게 한국 군부는 연기간청사유를 아홉가지나 늘어놓았지만, 그 사유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사유는 미국이 작전통제권을 이양한다는 핑계를 대고 실제로는 “한국을 내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극도의 의구심과 안보불안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06년 9월 25일 당시 주한미국대사 버쉬바우가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안보정책구상 10: 작통권과 그 이상의 작통권(SECURITY POLICY INITIATIVE 10: OPCON AND MORE OPCON )’에서 버쉬바우는 국방부 정책차관 권안도를 단장으로 한 남측 정부 대표단은 미국이 작전통제권 이양시기를 2009년으로 정하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경우 한미 지휘관계연구(ROK-U.S. Command Relations Study)가 작성한 보고서에 대한 서명을 거부할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작전통제권 조기이양에 반대하는 7개 반대파를 열거하였는데, 그가 열거한 조기이양 반대파는 전직 국방장관들, 퇴역 장성들, 육사 졸업생 동문회, 재향군인회, 전직 외교관리들,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희망 21 그룹 등이다. 비밀전문에 따르면, 7개 반대파들이 조기이양을 반대하는 까닭은 미국이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남측에 이양하는 것을 미국이 남측을 “내버리는 것(abandonment)”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으로부터 군사주권을 반환받으면 미국으로부터 버림받게 된다고 벌벌 떠는 해괴망측한 태도야말로 ‘종미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한국 군부만 그런 게 아니었다. 2006년 11월 20일 당시 주한미국대사 버쉬바우가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작통권 문제에 관해 의견을 밝힌 야당 의장(OPPOSITOIN CHAIRMAN CLARIFIES OPCON REMARKS)’에 따르면, 2006년 11월 16일 당시 한나라당 대표 강재섭은 버쉬바우에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작전통제권이 이양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07년 2월 27일 당시 주한미국대사 버쉬바우가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전시작통권 이양 이전에 조선을 비핵화한다고 제의한 국회의원들(LAWMAKERS PROPOSE DENUCLEARIZED DPRK BEDORE WARTIME OPCON TRANSDER)’에 따르면, 2007년 2월 16일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 황진하와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 김송자, 그리고 전직 국방장관 조성태가 버쉬바우를 만나 미국이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이양하기 전에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남북 평화체제를 수립하고, 남북 사이의 군사적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는 세 가지 선결조건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남측 수구정객들은 남측 군부보다 한 술 더 떠서 작전통제권 반환시기를 아예 무한정하게 늦춰보려고 하였다. 남측 군부와 수구정객들의 집요한 연기간청을 받은 미국은 작전통제권 이양시기를 결국 2012년 4월 17일로 늦출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기부터 또 다시 작전통제권 이양시기 연기간청을 재개하였다. 2008년 10월 7일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들 가운데는 “작전통제권 전환의 적정성 평가와 보완”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것은 노무현 정부 말기에 남측 군부와 수구정객들에 의해 2009년 10월 말에서 2012년 4월 17일로 연기된 반환시기를 이명박 정부가 또 다시 연기하려는 것이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그 반환시기를 2015년 12월로 또 다시 연기하였다. 2010년 9월에 완성된 이른바 ‘전략동맹(Strategic Alliance) 2015’에서 미국과 남측은 한국군 작전능력을 강화하는 문제, 주한미국군을 후방으로 재배치하고 가족동반 근무제를 실시하는 문제, 미8군사령부를 전투사령부로 개편하는 문제 등을 재검토한 끝에 원래 2012년 4월까지 이양하기로 하였던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2015년 12월로 연기하기로 결정하였던 것이다.

어른이 되었는데도,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받을까봐 걱정하면서 어머니에게 꼭 붙어 졸졸 따라 다니는 정신적 병리현상을 피터 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라 한다. 스코틀랜드 작가 배리(J. M. Barrie)가 1902년에 발표한 소설 ‘작고 하얀 새(The Little White Bird)’에 나오는 피터 팬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라지 않는 소년’의 모습에서 연유한 병명이다. ‘위킬릭스’가 폭로한 비밀전문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땅의 수구세력은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까봐 걱정하면서 미국에게 꼭 붙어 사는 피터 팬 증후군에 걸려 있는 종미세력이다.

100억 달러에서 130억 달러로 늘어난 사연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국군 전원에게 가족동반 근무제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한 때는 2008년이다. 가족을 동반하지 못하고 홀로 근무하는 주한미국군은 1년 단위의 단기근무에 따라 자주 교체되는데, 앞으로 가족동반 근무제를 실시하는 경우 가족을 동반하는 3년 단위의 장기근무로 대체되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2010년 2월 1일에 발표한 ‘2010년도 4개년 국방검토(QDR) 보고서’에서 “주한미국군은 전진배치에서 가족을 동반한 전진주둔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하면서, 가족동반 근무제를 시행하면, 주한미국군을 급변사태가 일어난 다른 나라로 차출하였다가 다시 복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개념에 따라 주한미국군을 다른 나라로 차출하고 복귀시키는 것은 미국이 남측을 ‘비전투지역’으로 전환시킨다는 뜻이다.

2012년 5월 15일 미국 의회연구소(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가 펴낸 ‘미국-남코리아 관계(U.S.-South Korea Relation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주한미국군 재배치라는 것은 서울 용산기지에 배치된 병력 9,000명 가운데 상당 부분을 평택기지로 재배치하고, 전방에 배치된 제2사단 병력 10,000명을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한다는 뜻이며, 그에 따라 기존 주한미국군기지 104개소를 48개소로 축소하여 오산공군기지 및 평택육군기지와 대구후방기지로 통합하고, 전방에는 전투훈련기지들만 남겨놓는다는 뜻이다. 이런 정보를 종합하면, 오산공군기지 및 평택육군기지에 수용해야 할 인원은 주한미국군 병력과 그 가족을 포함하여 50,000명이 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국 연방의회는 주한미국군 가족동반 근무제 실시에 따른 막대한 경비문제에 우려를 표하고, 그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미국 국방부에 요구하였다. 이를테면, 2011년 6월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는 ‘2012년도 국방법안 수정안’을 채택하였는데, 수정안 내용은, 미국 군부가 주한미국군 가족동반 근무제를 실시하려는 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의회에 완성된 계획안을 제출하기 전까지 그 계획 실행에 연방정부의 재정지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2012년 5월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된 ‘2013회계연도 국방법안’에도 주한미국군 가족동반 근무제를 실시하기 위한 재정지출을 계속 금지시키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이처럼 미국 연방의회가 주한미국군 가족동반 근무제에 대해 제동을 건 까닭은 지금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파산상태로 밀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마크 리퍼트(Mark Lippert)는 주한미국군 가족동반 근무제가 바람직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에 따른 재정문제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고, 주한미국군사령관 제임스 서먼(James D. Thurman)도 2012년 3월 하순 연방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하여, 현재 주한미국군 가족동반 근무제를 실시할만한 재정이 없다고 하면서 현상유지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국군 가족동반 근무제를 실시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문제는, 서울 용산에 있는 미국군기지를 평택 미국군기지로 옮기는 데 드는 이전경비, 그리고 평택기지를 건설하는 데 드는 건설경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전경비만이 아니라, 오산공군기지에 배치된 기존 병력 이외에 50,000명이나 더 불어난 인구가 살아갈 평택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큰 도시를 통째로 건설하는 것과 같으므로, 거기에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이 들어간다. 그러한 이전경비와 건설경비를 모두 합쳐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라고 통칭한다.

그러면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는 모두 얼마나 될까? 2008년 3월 12일 미국 연방하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한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 바월 벨은 주한미군군 재배치 경비가 괌(Guam)에 있는 미국군기지를 옮기는 경비와 맞먹는 규모로 약 10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2012년 5월 15일 미국 의회연구소가 펴낸 ‘미국-남코리아 관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원래 미국 군부가 계상한 재배치 경비총액은 100억 달러 정도였는데, 2010년에 와서 재배치 경비가 130억 달러로 늘어났다고 지적하였다. 이처럼 경비가 30억 달러 더 늘어난 까닭은, 미국이 평택기지의 방호시설을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이 정한 까다로운 설계기준에 맞춰 핵공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강화하라고 추가로 요구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톡홀름 증후군에 걸렸다

그러면 주한미국군 재배치에 들어갈 경비 130억 달러는 누가 부담하는 것일까? 2008년 3월 12일 미국 연방하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한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 바월 벨은 “지난 2004년에 미국과 남측이 합의한 용산기지 재배치 계획에서 남측은 용산기지를 평택기지로 옮기는 이전경비 ‘대부분(vast majority)’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하면서, “그들(남측 정부를 뜻함-옮긴이)이 우리에게 이전을 요구했고, 그들이 이전경비 대부분을 지불하겠다고 말했으며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2007년 4월 2일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 조셉 윤이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주한미국군 재배치에 이바지하는 한국: 잔에는 절반 이상 물이 찼다(ROK CONTRIBUTION TO USFK RELOCATION: A GLASS MORE THAN HALF FULL)’에 따르면, 2007년 3월 20일 남측 국방부의 주한미국군 재배치 문제 담당관인 육군 중장 권행근은 남측 정부가 주한미국군 재배치에 요구되는 예상 총경비 가운데 대략 절반(approximately half of the total estimated cost)을 지불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지만, 실제로는 약 93%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지금까지 남측 국방부는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를 남측과 미국이 각각 절반씩 부담할 것처럼 말해왔으나, 그것은 국민을 속인 거짓말이었다. 남측은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 가운데 무려 93%를 부담하기로 밀약한 것이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남측 정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0년 8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 가운데 미국이 부담할 7%마저도 남측이 내놓은 주한미국군 유지비를 전용한다는 것이며, 그로써 미국은 사실상 한 푼도 내지 않고 주한미국군을 재배치하고 평택기지를 공짜로 가져가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지금 미국은 남측이 내놓은 주한미국군 유지비 가운데 상당액을 쓰지 않고 미국 은행에 예치하는 중이다.

미국은 이처럼 주한미국군 유지비 가운데 상당액을 쓰지 않게 되니, 당연히 유지비가 모자라게 되고, 따라서 남측에게 유지비를 무리하게 증액하라고 강요하는 수밖에 없다. 2012년 5월 15일 미국 의회연구소가 펴낸 ‘미국-남코리아 관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남측과 미국이 채택한 이른바 ‘특별조치합의(Special Measures Agreement)’는 남측이 2011년에 주한미국군 유지비의 42%에 이르는 7억4,300만 달러를 분담하도록 정했는데, 최근 남측과 미국이 진행한 협상에서 미국은 남측에게 유지비 분담금을 최소 50%까지 증액하라고 요구하였다. 미국은 남측이 해마다 4% 이상 증액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특별조치합의’마저 깨고, 분담금 증액을 무리하게 강요하는 것이다. 지금 국가재정파산으로 밀려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의 국가재정으로는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 가운데 미국이 맡은 분담금을 충당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미국 군부는 남측 정부에게 모든 경비를 떠넘겨버린는 것이다.

2007년 4월 2일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 조셉 윤이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주한미국군 재배치에 이바지하는 한국: 잔에는 절반 이상 물이 찼다’에 붙어있는 ‘논평(COMMENT)’에 따르면, 남측 국방부는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 가운데 93%를 남측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에서 거부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한 나머지 그 방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 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남측 정부가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부담에 관한 진실을 국회에 알리더라도 미국의 사전허락을 받고 알리도록 규정한 밀약까지 맺었다는 사실이다. 2007년 3월 6일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 조셉 윤이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 ‘미국-한국 안보정책구상 제11차 회담’에는 2007년 2월 7일 한미안보정책구상 제11차 회의에서 남측 국방부 국제정책국장 김규현과 주한미국군사령부 부참모장 두웨인 타이슨(Duane Thiessen)이 서명한 양해각서(MOU)가 나오는데, 그 양해각서에는 “한국 국방부는 평택기지 건설계획의 주요내용을 한국 국회에 보고하기 전에 미국에게 제공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땅의 수구세력은 미국으로부터 주한미국군 재배치 경비를 전액 부담하라는 강요를 당하고, 주한미국군 유지비를 대폭 증액하라는 강요를 당하는 데도 미국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기는커녕 되레 미국을 더 좋아하고 굳게 신뢰하고 자발적으로 추종한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증오하고 배척하지 않고 거꾸로 자해자를 신뢰하고 옹호하는 것은 일종의 정신병리현상인데, 그것을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라 한다. 1973년 8월 23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은행을 털려고 난입한 무장강도에게 사로잡힌 인질 네 사람이 자기를 인질로 잡아 죽이려는 무장강도를 신뢰하고 옹호하는 병리적 행동을 분석한 심리학자들이 그런 새로운 병명을 붙였다.

이 땅의 종미수구세력은 피터 팬 증후군과 스톡홀름 증후군의 합병증에 걸려 있다. 정신심리학에서는 그런 합병증을 종미수구 증후군이라는 신종 정신병리현상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합병증에 걸린 종미수구세력이 정권을 잡고 있으니, 이 땅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모조리 거꾸로 뒤집혀 돌아가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자행되는 종북모략과 사상검증협박이야말로 피터 팬 증후군과 스톡홀름 증후군의 합병증에 걸린 종미수구세력이 재집권을 노리고 저지르는 광기어린 소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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