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215)
통일뉴스
2012년 06월 25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미국 육군 특수전사령부 전략단장의 발언
미국이 자기에게 굴복하지 않는 반미국가에서 ‘급변사태’라고 부르는 대규모 유혈사태를 일으켜 정권을 붕괴시킨 최근 경험은, 2011년 2월부터 10월까지 계속된 ‘리비아 급변사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은 미국이 오래 준비한 끝에 일으킨 ‘급변사태’에 휘말려 여덟달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급변사태’를 일으켜 카다피 정권을 간단히 무너뜨렸노라고 우쭐대던 미국은 곧바로 시리아의 앗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유시리아군’을 앞세워 또 다시 ‘급변사태’를 일으켰다. <뉴욕 타임스> 2012년 6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자유시리아군’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미국 국무부는 반란세력에게 1,500만 달러에 이르는 통신장비와 의료장비 등 각종 물자를 제공하고, 미국 군부는 ‘시리아 급변사태’를 전면적 유혈사태로 확대시켜 미국군을 시리아에 침투시킴으로써 시리아군의 대량파괴무기(WMD)를 탈취할 기회만 노리고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고, 시리아의 앗사드 정권을 붕괴위험에 몰아넣은 미국의 ‘급변사태 유발과정’을 3단계 시나리오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급변사태’ 유발 제1단계 - 반미국가의 친미반정부세력을 해외에서 훈련시켜 본국에 잠입시킨다.
‘급변사태’ 유발 제2단계 - 반미국가에서 암약하는 친미반정부세력에게 무기, 정보, 자금을 공급하여 반란단체로 육성하고, ‘급변사태’를 모의, 준비한다.
‘급변사태’ 유발 제3단계 - ‘급변사태’ 유발준비를 마친 반란단체가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아 테러와 무장폭동을 일으킨다.
미국이 리비아에서 ‘급변사태’를 일으켜 정권을 무너뜨리고 연이어 시리아에서 정권붕괴를 노린 ‘급변사태’를 일으킨 사태는, 미국의 북침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29’와 어떤 연관성을 갖는 것일까?
<신동아> 2005년 4월호 기사에 따르면, ‘작전계획 5029’는 “단순히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급변을 증폭시키거나 유도”하는 내용으로 작성된 것이다. 미국의 ‘작전계획 5029’가 북측의 ‘급변사태’를 증폭시키거나 유도하려는 계획이라고 위의 기사에 서술되었지만, 더 정확히 표현하면, ‘작전계획 5029’는 미국이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그러한 것처럼 북측에서도 ‘급변사태’를 유발하려는 계획인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의 주적(primary adversary)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반미성향 이슬람국가들이 아니라, 미국에게 정면으로 맞선 정전상태 60년 전 기간에 걸쳐 미국에 굴하지 않고 정치군사적 대결을 벌이며 반제자주노선을 견지해온 동방의 사회주의국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리비아의 정권붕괴와 시리아의 ‘급변사태’는 미국이 자기의 주적인 북측을 상대로 ‘급변사태’를 유발하고 정권을 붕괴시킬 ‘작전계획 5029’를 미리 ‘연습’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미국의 ‘작전계획 5029’가 실행에 옮겨지는 ‘급변사태’ 유발 시나리오에서 제1단계는 친미반정부세력을 해외에서 훈련시켜 북측으로 잠입시키는 단계다. 그런데 지금까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실은, 리비아나 시리아와 달리 북측에는 친미반정부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친미반정부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북측에서 미국이 어떻게 ‘급변사태’를 유발하겠다는 것인가?
미국 육군 특수전사령부 전략단장 데이빗 맥스웰(David S. Maxwell)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맥스웰은 주한미국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전략단장으로 근무할 때 ‘작전계획 5029’ 작성에 주도적으로 참가한 인물이다. 그는 이미 1996년에 ‘북코리아의 파국적 붕괴: 미국군에게 주는 의미(Catastrophic Collapse of north Korea: Implications for the U.S. Military)’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 그가 2010년 9월 1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기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였다.
<연합뉴스> 2010년 9월 3일 보도에 따르면, 그 토론회에서 맥스웰은 ‘북한 붕괴시 계획’이라는 제목으로 발언하면서, “김정일 체제가 무너졌을 때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군부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캠페인을 준비하고, 비정부기구(NGO)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발언에서 ‘군부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캠페인’이란 말은 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지만, ‘비정부기구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나간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그 말이 구체적으로 뜻하는 것은, 중국에 불법입국한 탈북자들을 중국에서 비밀리에 훈련시켜 북측에 다시 잠입시키고, 북측에 잠입한 그들이 비밀공작을 벌여 북측 인민들의 사상의식을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일망타진된 ‘북한민주화운동조직’
미국 육군 특수전사령부 전략단장 맥스웰의 발언은, 남측의 반북종미세력이 벌여놓은 이른바 ‘북한민주화운동’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을 앞세워 북측의 ‘급변사태’를 유발하고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북침음모, 그것이 바로 ‘작전계획 5029’인 것이다.
‘작전계획 5029’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북한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 4명이 중국에서 국가안전위해죄로 검거된 사건이다.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랴오닝(遼寧)성 국가안전청은 원래 간부급 입국자 5명을 검거하려고 하였는데, 체포과정에서 1명은 도주하였다. 원래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들은 2012년 3월 23일에 중국에 입국하였는데, <한겨레> 2012년 5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3월 26일 “중국 국가안전청 요원들이 다롄(大連)의 아지트를 덮”쳐 검거한 것이다.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 4명을 검거한 랴오닝성 국가안전청은 피검자들을 선양(沈陽)에 있는 국가안전청 본청으로 이송하지 않고 국경도시 단둥(丹東)에 있는 국가안전청 단둥수사국으로 이송하였다. 그렇게 한 까닭은, 간부 4명과 연계된 하부 조직원들을 단둥에서 또 체포하였기 때문이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랴오닝성 국가안전청 요원들은 “이들 4명 뿐 아니라 단둥의 재중(조선족)동포, 탈북자 조직원을 다수 잡아갔다”는 것이다.
국가안전위해죄로 수감된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 4명은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조직한 뒤 북한으로 다시 들여보내 북한 민주화운동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들이 북한으로 보낸 탈북자들은 삐라, 찌라시 살포, 장마당(상설시상) 여론형성, 정보수집 등의 활동을 벌였”으며, “이들의 활동목적은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고 민주화하려는 데 있다”는 것이다. 위의 보도에 나온 표현을 빌리면, “다롄과 단둥 등지에서 김씨(‘북한민주화운동네트워크’ 주동자 김영환을 뜻함-옮긴이)를 중심으로 북한 민주화운동을 해온 조직”이 중국 당국의 검거로 일망타진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중국 랴오닝성 국가안전청이 일망타진한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두만강 일대에서 탈북유인공작을 벌이는 수준도 아니고 임진강 일대에서 대북전단을 매단 풍선을 날려보내는 수준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은 탈북자들을 중국에서 비밀리에 훈련시키고, 북측에 잠입시켜 ‘급변사태’를 유발하려는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라 장기적으로 암약해온 비밀공작조직이다.
미국은 자기들이 ‘북한민주화운동조직’에 어떻게 연관되었는지를 철저히 은폐하였기 때문에 그 내밀한 관계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른 나라의 유사한 사례를 보면, 이번에 일망타진된 ‘북한민주화운동조직’도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를테면, 중국 랴오닝성 국가안전청 단둥수사국에 수감된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들이 남측 총영사관에서 나온 영사를 접견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다는 각서까지 쓴 것은, 영사접견을 통해 자기들의 정체와 대북공작활동이 남측 정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측 정부의 석방지원활동을 스스로 거부한 그들의 특이한 행동은 미국의 석방지원활동을 기대하는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으므로,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들의 그런 특이한 행동은 그들이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는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을 관리해왔음을 강하게 암시하는 것이다.
미국의 ‘작전계획 5029’는 주한미국군사령부 문서고에 보관된 작전문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탈북자들을 중국에서 훈련시킨 뒤에 북측에 잠입시켜 ‘급변사태’를 유발하려는 ‘북한민주화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기에 청와대가 반대하는 바람에 미국이 ‘작전계획 5029’ 완성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검거사건으로 ‘작전계획 5029’가 오래 전부터 암암리에 실행되어왔다는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 충격과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자위권 발동과 대북해상봉쇄 노리는 미국과 일본
리비아와 시리아의 경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 군부가 ‘작전계획 5029’에 따라 ‘급변사태’를 유발하는 제3단계는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는 반란단체(insurgency)가 북측에서 테러와 무장폭동을 일으키는 상황을 뜻한다.
만일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으며 북측 정권의 붕괴를 노리는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북측에서 암약하다가 미국의 지령에 따라 테러를 자행하고 무장폭동을 일으키면, 미국은 그런 상황에서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일까? 미국은 북측 정권이 핵통제권을 상실할 위험이 높아졌다는 구실을 내걸고, 남측에 대한 북측의 무력침공위험이 높아졌다는 구실도 내걸면서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자행하는 테러와 무장폭동을 ‘급변사태’로 규정할 것이다. 미국의 ‘급변사태’ 규정은 ‘작전계획 5029’에 따라 추진되어온 비밀공작단계가 무력침공단계로 넘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어떤 나라가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권을 발동하는 것은 국제법상 합법이므로, 미국은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을 앞세워 유발한 북측의 ‘급변사태’에 대처하여 주한미국인 140,000명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다. 일본도 미국과의 사전모의에 따라 주한일본인 28,000명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다.
<한겨레> 2010년 12월 12일 보도에 나온 것처럼, 2010년 12월 11일 당시 일본 총리였던 간 나오토(菅直人)가 한반도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주한일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대를 남측에 파병하겠다고 말한 것은, 일본이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라 자위권을 발동할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른 자위권 발동은 미국과 일본의 합동군사행동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른 미국과 일본의 자위권 발동이 주한미국인과 주한일본인의 인명 및 재산 보호에만 한정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이 북측의 ‘급변사태’에 대처한다는 구실로 자위권을 발동하는 것은 자국민 보호차원을 넘어 대북해상봉쇄로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 한반도 주변 공해상을 항해하는 북측 선박을 검색, 나포, 격침하는 대북해상봉쇄는 ‘작전계획 5029’에 들어있는 무력침공행위다.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것처럼, ‘작전계획 5029’에 따른 미국의 대북해상봉쇄는 미국 항모강습단을 주력으로 하고 일본 해상자위대와 남측 해군을 동원하는 3자 연합함대의 해상봉쇄작전으로 전개될 것이다.
2012년 6월 21일 미국 해군이 남측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를 참가시킨 가운데 실시한 3자 연합해상훈련(trilateral naval exercise)은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른 대북해상봉쇄를 3자 연합함대가 현장에서 연습한 것이라는 점에서 충격과 경악을 안겨주었다. <연합뉴스> 2012년 6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항모강습단과 남측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3자 연합해상훈련에서 “해양차단작전”을 연습했다고 한다. 해양차단작전이란 ‘작전계획 5029’에 따라 미국 항모강습단을 주력으로 편성된 3자 연합함대가 북측 선박을 검색, 나포, 격침하는 해상봉쇄작전을 뜻하는 말이다.
이번에 미국 태평양사령부 예하 제7함대 소속 항모강습단이 대북해상봉쇄연습에 주력으로 동원되었는데,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USS George Washington), 제7함대 기함(旗艦)인 블루릿지호(USS Blue Ridge), 미사일순양함들인 카우펜스호(USS Cowpens)와 샤일로호(USS Shiloh), 미사일구축함들인 래슨호(USS Lassen)와 맥캠벨호(USS McCambell)가 출동하였다.
미국 국방부가 이번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날은 2012년 6월 14일인데, 그들의 발표문에서 두 가지 내용이 눈길을 끈다.
첫째,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는 해역은 “어떤 연안국의 영해에도 속하지 않은(beyond the territorial waters of any coastal nation)” 한반도 남쪽 공해상이라는 것이다.
둘째, 3자 연합해상훈련을 마친 다음날인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해에서 “관례적인 항공모함 작전(routine carrier operation)”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몇 개 문장으로 간략하게 쓰여있는 미국 국방부의 언론 발표문만 읽어서는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기 힘들다. 한반도 군사정세에 관한 전문지식과 심층적인 군사정보분석에 의거해야 그들의 발표문에 숨겨진 뜻을 들춰낼 수 있다.
첫째, 미국 국방부는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면서, 그 훈련이 한반도 남쪽 공해상에서 실시된다고 밝혔다. 제주도 해안에서 370km 떨어진 바다까지 남측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속하므로, 한반도 남쪽 공해상이라면 제주도에서 남쪽으로 370km 떨어진 공해상을 뜻하는 말로 들린다.
제주도에서 남쪽으로 370km 떨어진 공해의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서쪽으로는 남측과 중국의 잠정조치수역이 있고, 동쪽으로는 남측과 일본의 공동관리수역이 있고, 남쪽으로는 중국과 일본의 잠정조치수역이 있는 동중국해 북쪽 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로써 이번 3자 연합해상훈련이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실시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미국 해군 보도자료에는 동중국해에서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였다고 쓰여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왜 하필이면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지도를 펼쳐놓으면, 동중국해 북쪽 바다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서해와 동해를 드나들려면, 반드시 동중국해 북쪽 바다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그 해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돋보이는 것이다.
원래 항모강습단을 동원한 미국의 무력침공 시나리오는 동해에 집결한 미국과 남측의 대규모 연합함대가 북측을 집중공격하고 한미연합해병대가 북측 동해안에 상륙하여 평양으로 쳐들어간다는 내용으로 작성되었다. 그런 식의 무력침공 시나리오를 실전상황에 맞게 구체적인 전쟁계획으로 작성해놓은 것이 1974년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작전계획 5027’이다.
그런데 2008년부터 미국은 동해가 아니라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그리고 남측을 참가시킨 2자 연합해상훈련이 아니라 일본까지 참가시킨 3자 연합해상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행동변화는 미국이 기존 ‘작전계획 5027’ 이외에 새로운 작전계획를 하나 더 작성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방식의 북침전쟁연습을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이 2008년에 시작한 새로운 방식의 북침전쟁연습이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에 따라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인데, 그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이 바로 ‘작전계획 5029’다. ‘작전계획 5029’에 관한 아래의 정보를 읽어보면, 미국의 북침야욕이 얼마나 강하고 전쟁도발의지가 얼마나 집요한지 알 수 있다.
첫째, <신동아> 2005년 4월호 기사에 따르면, 2004년 12월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비밀회의가 진행되었는데, “미국에서 날아온 고위인사들”, 주한미국군사령부 지휘관들, 한국군 지휘관들이 참석하였다. 미국이 비밀회의를 진행한 목적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2005년 말까지 끝내기로 예정하고 그 동안 작성해오던 ‘작전계획 5029’를 완료 전에 검토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한미국군사령부가 2005년 말까지 끝내기로 예정하고 작성해왔던 ‘작전계획 5029’는 ‘북한 붕괴설’이 떠돌던 1990년대 후반, 북측의 붕괴가 임박한 것으로 오판하였던 미국이 북측의 임박한 붕괴에 대처하기 위해 작성한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이었다.
이를테면, 1999년 8월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 존 틸럴리(John H. Tilelli)는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북측의 붕괴에 대처하는 북침전쟁계획 초안 다시 말해서 ‘개념계획 5029’를 이미 작성하였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3년 11월 15일 남측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군사협의회(MCM) 제25차 회의에서 미국 군부와 남측 군부는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완성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처럼 미국은 1990년대 후반에 ‘개념계획 5029’를 작성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하여 마침내 2005년에 ‘작전계획 5029’를 완성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둘째, ‘작전계획 5029’는 군사기밀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측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나 북측이 붕괴하는 상황에 대처할 북침전쟁계획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미국 군부가 언론에 흘려준 정보를 읽어보면, 그들이 예상한 북측의 ‘급변사태’란, 북측에서 내란이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내란발생의 원인은 인민군 일부세력이 군사정변을 일으키거나, 북측 일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나거나, 북측 최고영도자에게 변고가 발생하거나 북측 최고영도자가 급서하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8월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떠돌고 있었을 때, 북측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오판한 미국은 ‘작전계획 5029’를 꺼내들었다. 이를테면, 미국은 2008년 10월 6일 부산 앞바다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항모강습단을 참가시킨다는 구실을 내걸고 실제로는 10월 5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항모강습단을 동해에 출동시켰고, 10월 16일 워싱턴 디씨에서 열린 한미군사위원회 제30차 회의에서 당시 국방장관 로벗 게이츠(Robert M. Gates)는 ‘작전계획 5029’를 당시 국방장관 이상희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런 설명이 있은 직후인 2008년 11월 4일부터 미국은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제20차 미일 합동해상훈련을 실시하였고, 그와 동시에 11월 6일에는 경상북도 포항에서 한미연합해병대 상륙전연습을 실시하였다. 2008년 12월 22일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 월터 샤프(Walter L. Sharp)는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군 초청 송년회에 참석하여 “올해 북한에 대한 전면전에 철저하게 준비했을 뿐 아니라, 북한의 불안정사태, 정권교체와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비했다”고 큰 소리를 쳤다. 그가 말한 전면전 준비는 ‘작전계획 5027’을 감행할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고, 그가 말한 북측의 불안정사태와 정권교체에 대한 준비는 ‘작전계획 5029’를 감행할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또한 <동아일보> 2008년 1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가 북한 정부가 아닌 지역 군부지도자의 손에 들어간 상황을 상정해 미국 공군과 해군의 작전계획을 가상 시행”하는, 북측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전쟁모의실험(war game)이, 2008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떠돌기 시작한 직후부터 미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2009년 11월 23일 한국군 합참본부는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작전계획 5029’에 관해 비공개로 보고하였다.
그것만이 아니다. <연합뉴스> 2010년 10월 3일 보도에 따르면, 2010년 10월 북측이 후계자를 공식 추대하였을 때도 미국은 북측의 후계체제가 불안정할 것으로 오판하고 ‘작전계획 5029’에 새로운 ‘급변사태’ 유형을 추가하였다. <동아일보> 2010년 2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북측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9’ 초안을 이미 작성하고 여러 차례 도상훈련을 반복하며 그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왔다.
미국 군부가 ‘작전계획 5029’를 통해 내다보는 것은,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북측에서 유발한 ‘급변사태’가 몰고 올 북측 정권의 붕괴다. 그들이 말하는, ‘급변사태’가 몰고 올 정권붕괴는 ‘파국적 붕괴(catastrophic collapse)’가 아니라 ‘일시적 붕괴(temporary collapse)’다. 북측에서 ‘일시적 붕괴’가 일어나더라도 북측이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 정상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일시적 붕괴’가 일어나는 즉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작전계획 5029’의 추진방향이다.
‘일시적 붕괴’가 일어났을 때를 상정한 적극적 대응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작전계획 5029’에 따르면, ‘일시적 붕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조치는 해상봉쇄다. 미국이 지난 시기 동해에서 실시해오던 항모강습단 북침전쟁연습을 동중국해 북쪽에 있는 전략요충수역으로 옮긴 까닭은, 북측으로 통하는 서해와 동해의 해상수송로를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봉쇄하려는 ‘작전계획 5029’를 실제로 현장에서 연습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에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실시한 3자 연합해상훈련은 항모강습단을 주력으로 한 연합함대의 ‘작전계획 5029’ 해상봉쇄연습인 것이다.
정권 붕괴 직후 합동비재래전기동군을 투입하려는 미국
만일 미국이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을 앞세워 북측에서 ‘급변사태’를 유발하고, 그것을 구실로 연합함대를 동원하여 서해와 동해로 통하는 동중국해 북쪽 바다를 봉쇄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 것일까? 미국 육군 특수전사령부 전략단장 데이빗 맥스웰이 그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는 2010년 11월 30일에 발표한 글 ‘한반도의 비정규전(Irregular Warfare on the Korean Peninsula)’에서 북측 정권이 무너진 직후, 미국과 남측과 국제사회를 한편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및 조선로동당 잔류세력과 그를 따르는 북측 인민들을 다른 한편으로 하여 “폭력투쟁(violent struggle)”이 일어날 것으로 예견하였다. 그가 전쟁이라는 표현 대신 폭력투쟁이라는 표현을 쓴 까닭은, 정규전이 아니라 비정규전이 벌어질 것임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맥스웰 같은 전쟁광신자들이 예견한 비정규전이 벌어지는 경우,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합동비재래전기동군(Joint Unconventional Warfare Task Force)을 북측에 급파하여 인민군이 보유한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한다는 것이다.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려면 사전에 그 무기들이 배비된 위치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 특수전사령부는 주한미국군사령부 예하에 특수작전사령부를 두고, 미국군과 한국군 정찰병들을 북측에 침투, 잠입시켜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들이 배치된 지하갱도기지 위치를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2012년 6월 4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톨리의 충격발언에서 드러난 합동비재래전기동군의 정체’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미국의 합동비재래전기동군이 ‘작전계획 5029’에 따라 북측을 침공하여 인민군의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한다는 가상적 설정은, 미국이 사실상 북침전쟁을 도발한다는 뜻이다. 미국이 북침전쟁을 도발하려면,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 멀리 배치한 항모강습단을 서해로 들여보내 북측을 공격하기 쉬운 위치에 재배치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이번에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대북해상봉쇄 현장연습을 마친 뒤에, 곧바로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해 중부에 있는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 올라가 제7함대 항모강습단과 남측 해군 제7기동전단을 참가시킨 가운데 실시한 한미연합해상훈련은, ‘작전계획 5029’에 따라 합동비재래전기동군이 북측을 침공하여 인민군의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려는 전쟁도발연습이었다. 미국이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해상봉쇄 현장연습을 감행하고, 항모강습단을 곧바로 서해로 북상시켜 북침전쟁도발을 연습한 이례적인 군사행동은, ‘작전계획 5029’를 전반적으로 연습한 것이다.
2012년 3월 26일 중국에서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일망타진된 사건, 5월 22일 주한미국군 특수작전사령관 닐 톨리(Neil Tolley)의 대북정찰활동 발언, 그리고 6월 21일에 실시된 한미일 3자 연합해상훈련과 6월 23일에 실시된 한미연합해상훈련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충격적인 사태는, 미국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북측에서 ‘급변사태’를 유발하고 북측 정권을 무너뜨리고 북측을 침공하려는 ‘작전계획 5029’를 얼마나 집요하게 연습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이 글이 <통일뉴스>에 실리는 날은 6.25 전쟁 발발 62주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의 전쟁도발야욕을 제거하지 못한 까닭에, 62년 전에 일어난 전쟁이 아직도 종전에 이르지 못한 채 정전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62년 묵은 낡은 정전체제에 의해 조성된 살벌한 군사정세가 이 땅의 국민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기어이 전쟁을 도발하려는 미국의 야욕을 직시하고, 전쟁반대와 평화협정 체결을 미국에게 촉구하는 범국민운동을 벌이는 일이다.
미국이 자기에게 굴복하지 않는 반미국가에서 ‘급변사태’라고 부르는 대규모 유혈사태를 일으켜 정권을 붕괴시킨 최근 경험은, 2011년 2월부터 10월까지 계속된 ‘리비아 급변사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은 미국이 오래 준비한 끝에 일으킨 ‘급변사태’에 휘말려 여덟달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급변사태’를 일으켜 카다피 정권을 간단히 무너뜨렸노라고 우쭐대던 미국은 곧바로 시리아의 앗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유시리아군’을 앞세워 또 다시 ‘급변사태’를 일으켰다. <뉴욕 타임스> 2012년 6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자유시리아군’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미국 국무부는 반란세력에게 1,500만 달러에 이르는 통신장비와 의료장비 등 각종 물자를 제공하고, 미국 군부는 ‘시리아 급변사태’를 전면적 유혈사태로 확대시켜 미국군을 시리아에 침투시킴으로써 시리아군의 대량파괴무기(WMD)를 탈취할 기회만 노리고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고, 시리아의 앗사드 정권을 붕괴위험에 몰아넣은 미국의 ‘급변사태 유발과정’을 3단계 시나리오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급변사태’ 유발 제1단계 - 반미국가의 친미반정부세력을 해외에서 훈련시켜 본국에 잠입시킨다.
‘급변사태’ 유발 제2단계 - 반미국가에서 암약하는 친미반정부세력에게 무기, 정보, 자금을 공급하여 반란단체로 육성하고, ‘급변사태’를 모의, 준비한다.
‘급변사태’ 유발 제3단계 - ‘급변사태’ 유발준비를 마친 반란단체가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아 테러와 무장폭동을 일으킨다.
미국이 리비아에서 ‘급변사태’를 일으켜 정권을 무너뜨리고 연이어 시리아에서 정권붕괴를 노린 ‘급변사태’를 일으킨 사태는, 미국의 북침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29’와 어떤 연관성을 갖는 것일까?
<신동아> 2005년 4월호 기사에 따르면, ‘작전계획 5029’는 “단순히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급변을 증폭시키거나 유도”하는 내용으로 작성된 것이다. 미국의 ‘작전계획 5029’가 북측의 ‘급변사태’를 증폭시키거나 유도하려는 계획이라고 위의 기사에 서술되었지만, 더 정확히 표현하면, ‘작전계획 5029’는 미국이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그러한 것처럼 북측에서도 ‘급변사태’를 유발하려는 계획인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의 주적(primary adversary)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반미성향 이슬람국가들이 아니라, 미국에게 정면으로 맞선 정전상태 60년 전 기간에 걸쳐 미국에 굴하지 않고 정치군사적 대결을 벌이며 반제자주노선을 견지해온 동방의 사회주의국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리비아의 정권붕괴와 시리아의 ‘급변사태’는 미국이 자기의 주적인 북측을 상대로 ‘급변사태’를 유발하고 정권을 붕괴시킬 ‘작전계획 5029’를 미리 ‘연습’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미국의 ‘작전계획 5029’가 실행에 옮겨지는 ‘급변사태’ 유발 시나리오에서 제1단계는 친미반정부세력을 해외에서 훈련시켜 북측으로 잠입시키는 단계다. 그런데 지금까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실은, 리비아나 시리아와 달리 북측에는 친미반정부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친미반정부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북측에서 미국이 어떻게 ‘급변사태’를 유발하겠다는 것인가?
미국 육군 특수전사령부 전략단장 데이빗 맥스웰(David S. Maxwell)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맥스웰은 주한미국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전략단장으로 근무할 때 ‘작전계획 5029’ 작성에 주도적으로 참가한 인물이다. 그는 이미 1996년에 ‘북코리아의 파국적 붕괴: 미국군에게 주는 의미(Catastrophic Collapse of north Korea: Implications for the U.S. Military)’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 그가 2010년 9월 1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기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였다.
<연합뉴스> 2010년 9월 3일 보도에 따르면, 그 토론회에서 맥스웰은 ‘북한 붕괴시 계획’이라는 제목으로 발언하면서, “김정일 체제가 무너졌을 때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군부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캠페인을 준비하고, 비정부기구(NGO)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발언에서 ‘군부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캠페인’이란 말은 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지만, ‘비정부기구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나간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그 말이 구체적으로 뜻하는 것은, 중국에 불법입국한 탈북자들을 중국에서 비밀리에 훈련시켜 북측에 다시 잠입시키고, 북측에 잠입한 그들이 비밀공작을 벌여 북측 인민들의 사상의식을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일망타진된 ‘북한민주화운동조직’
미국 육군 특수전사령부 전략단장 맥스웰의 발언은, 남측의 반북종미세력이 벌여놓은 이른바 ‘북한민주화운동’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을 앞세워 북측의 ‘급변사태’를 유발하고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북침음모, 그것이 바로 ‘작전계획 5029’인 것이다.
‘작전계획 5029’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북한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 4명이 중국에서 국가안전위해죄로 검거된 사건이다.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랴오닝(遼寧)성 국가안전청은 원래 간부급 입국자 5명을 검거하려고 하였는데, 체포과정에서 1명은 도주하였다. 원래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들은 2012년 3월 23일에 중국에 입국하였는데, <한겨레> 2012년 5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3월 26일 “중국 국가안전청 요원들이 다롄(大連)의 아지트를 덮”쳐 검거한 것이다.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 4명을 검거한 랴오닝성 국가안전청은 피검자들을 선양(沈陽)에 있는 국가안전청 본청으로 이송하지 않고 국경도시 단둥(丹東)에 있는 국가안전청 단둥수사국으로 이송하였다. 그렇게 한 까닭은, 간부 4명과 연계된 하부 조직원들을 단둥에서 또 체포하였기 때문이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랴오닝성 국가안전청 요원들은 “이들 4명 뿐 아니라 단둥의 재중(조선족)동포, 탈북자 조직원을 다수 잡아갔다”는 것이다.
국가안전위해죄로 수감된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 4명은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조직한 뒤 북한으로 다시 들여보내 북한 민주화운동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들이 북한으로 보낸 탈북자들은 삐라, 찌라시 살포, 장마당(상설시상) 여론형성, 정보수집 등의 활동을 벌였”으며, “이들의 활동목적은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고 민주화하려는 데 있다”는 것이다. 위의 보도에 나온 표현을 빌리면, “다롄과 단둥 등지에서 김씨(‘북한민주화운동네트워크’ 주동자 김영환을 뜻함-옮긴이)를 중심으로 북한 민주화운동을 해온 조직”이 중국 당국의 검거로 일망타진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중국 랴오닝성 국가안전청이 일망타진한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두만강 일대에서 탈북유인공작을 벌이는 수준도 아니고 임진강 일대에서 대북전단을 매단 풍선을 날려보내는 수준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은 탈북자들을 중국에서 비밀리에 훈련시키고, 북측에 잠입시켜 ‘급변사태’를 유발하려는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라 장기적으로 암약해온 비밀공작조직이다.
미국은 자기들이 ‘북한민주화운동조직’에 어떻게 연관되었는지를 철저히 은폐하였기 때문에 그 내밀한 관계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른 나라의 유사한 사례를 보면, 이번에 일망타진된 ‘북한민주화운동조직’도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를테면, 중국 랴오닝성 국가안전청 단둥수사국에 수감된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들이 남측 총영사관에서 나온 영사를 접견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다는 각서까지 쓴 것은, 영사접견을 통해 자기들의 정체와 대북공작활동이 남측 정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측 정부의 석방지원활동을 스스로 거부한 그들의 특이한 행동은 미국의 석방지원활동을 기대하는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으므로,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간부들의 그런 특이한 행동은 그들이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는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을 관리해왔음을 강하게 암시하는 것이다.
미국의 ‘작전계획 5029’는 주한미국군사령부 문서고에 보관된 작전문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탈북자들을 중국에서 훈련시킨 뒤에 북측에 잠입시켜 ‘급변사태’를 유발하려는 ‘북한민주화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기에 청와대가 반대하는 바람에 미국이 ‘작전계획 5029’ 완성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북한민주화운동조직’ 검거사건으로 ‘작전계획 5029’가 오래 전부터 암암리에 실행되어왔다는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 충격과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자위권 발동과 대북해상봉쇄 노리는 미국과 일본
리비아와 시리아의 경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 군부가 ‘작전계획 5029’에 따라 ‘급변사태’를 유발하는 제3단계는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는 반란단체(insurgency)가 북측에서 테러와 무장폭동을 일으키는 상황을 뜻한다.
만일 미국의 배후조종과 지원을 받으며 북측 정권의 붕괴를 노리는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북측에서 암약하다가 미국의 지령에 따라 테러를 자행하고 무장폭동을 일으키면, 미국은 그런 상황에서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일까? 미국은 북측 정권이 핵통제권을 상실할 위험이 높아졌다는 구실을 내걸고, 남측에 대한 북측의 무력침공위험이 높아졌다는 구실도 내걸면서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자행하는 테러와 무장폭동을 ‘급변사태’로 규정할 것이다. 미국의 ‘급변사태’ 규정은 ‘작전계획 5029’에 따라 추진되어온 비밀공작단계가 무력침공단계로 넘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어떤 나라가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권을 발동하는 것은 국제법상 합법이므로, 미국은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을 앞세워 유발한 북측의 ‘급변사태’에 대처하여 주한미국인 140,000명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다. 일본도 미국과의 사전모의에 따라 주한일본인 28,000명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다.
<한겨레> 2010년 12월 12일 보도에 나온 것처럼, 2010년 12월 11일 당시 일본 총리였던 간 나오토(菅直人)가 한반도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주한일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대를 남측에 파병하겠다고 말한 것은, 일본이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라 자위권을 발동할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른 자위권 발동은 미국과 일본의 합동군사행동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른 미국과 일본의 자위권 발동이 주한미국인과 주한일본인의 인명 및 재산 보호에만 한정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이 북측의 ‘급변사태’에 대처한다는 구실로 자위권을 발동하는 것은 자국민 보호차원을 넘어 대북해상봉쇄로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 한반도 주변 공해상을 항해하는 북측 선박을 검색, 나포, 격침하는 대북해상봉쇄는 ‘작전계획 5029’에 들어있는 무력침공행위다.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것처럼, ‘작전계획 5029’에 따른 미국의 대북해상봉쇄는 미국 항모강습단을 주력으로 하고 일본 해상자위대와 남측 해군을 동원하는 3자 연합함대의 해상봉쇄작전으로 전개될 것이다.
2012년 6월 21일 미국 해군이 남측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를 참가시킨 가운데 실시한 3자 연합해상훈련(trilateral naval exercise)은 미국의 ‘작전계획 5029’에 따른 대북해상봉쇄를 3자 연합함대가 현장에서 연습한 것이라는 점에서 충격과 경악을 안겨주었다. <연합뉴스> 2012년 6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항모강습단과 남측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3자 연합해상훈련에서 “해양차단작전”을 연습했다고 한다. 해양차단작전이란 ‘작전계획 5029’에 따라 미국 항모강습단을 주력으로 편성된 3자 연합함대가 북측 선박을 검색, 나포, 격침하는 해상봉쇄작전을 뜻하는 말이다.
이번에 미국 태평양사령부 예하 제7함대 소속 항모강습단이 대북해상봉쇄연습에 주력으로 동원되었는데,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USS George Washington), 제7함대 기함(旗艦)인 블루릿지호(USS Blue Ridge), 미사일순양함들인 카우펜스호(USS Cowpens)와 샤일로호(USS Shiloh), 미사일구축함들인 래슨호(USS Lassen)와 맥캠벨호(USS McCambell)가 출동하였다.
미국 국방부가 이번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날은 2012년 6월 14일인데, 그들의 발표문에서 두 가지 내용이 눈길을 끈다.
첫째,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는 해역은 “어떤 연안국의 영해에도 속하지 않은(beyond the territorial waters of any coastal nation)” 한반도 남쪽 공해상이라는 것이다.
둘째, 3자 연합해상훈련을 마친 다음날인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해에서 “관례적인 항공모함 작전(routine carrier operation)”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몇 개 문장으로 간략하게 쓰여있는 미국 국방부의 언론 발표문만 읽어서는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기 힘들다. 한반도 군사정세에 관한 전문지식과 심층적인 군사정보분석에 의거해야 그들의 발표문에 숨겨진 뜻을 들춰낼 수 있다.
첫째, 미국 국방부는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면서, 그 훈련이 한반도 남쪽 공해상에서 실시된다고 밝혔다. 제주도 해안에서 370km 떨어진 바다까지 남측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속하므로, 한반도 남쪽 공해상이라면 제주도에서 남쪽으로 370km 떨어진 공해상을 뜻하는 말로 들린다.
제주도에서 남쪽으로 370km 떨어진 공해의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서쪽으로는 남측과 중국의 잠정조치수역이 있고, 동쪽으로는 남측과 일본의 공동관리수역이 있고, 남쪽으로는 중국과 일본의 잠정조치수역이 있는 동중국해 북쪽 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로써 이번 3자 연합해상훈련이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실시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미국 해군 보도자료에는 동중국해에서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였다고 쓰여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왜 하필이면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3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지도를 펼쳐놓으면, 동중국해 북쪽 바다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서해와 동해를 드나들려면, 반드시 동중국해 북쪽 바다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그 해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돋보이는 것이다.
원래 항모강습단을 동원한 미국의 무력침공 시나리오는 동해에 집결한 미국과 남측의 대규모 연합함대가 북측을 집중공격하고 한미연합해병대가 북측 동해안에 상륙하여 평양으로 쳐들어간다는 내용으로 작성되었다. 그런 식의 무력침공 시나리오를 실전상황에 맞게 구체적인 전쟁계획으로 작성해놓은 것이 1974년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작전계획 5027’이다.
그런데 2008년부터 미국은 동해가 아니라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그리고 남측을 참가시킨 2자 연합해상훈련이 아니라 일본까지 참가시킨 3자 연합해상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행동변화는 미국이 기존 ‘작전계획 5027’ 이외에 새로운 작전계획를 하나 더 작성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방식의 북침전쟁연습을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주목하는 것은, 미국이 2008년에 시작한 새로운 방식의 북침전쟁연습이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에 따라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인데, 그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이 바로 ‘작전계획 5029’다. ‘작전계획 5029’에 관한 아래의 정보를 읽어보면, 미국의 북침야욕이 얼마나 강하고 전쟁도발의지가 얼마나 집요한지 알 수 있다.
첫째, <신동아> 2005년 4월호 기사에 따르면, 2004년 12월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비밀회의가 진행되었는데, “미국에서 날아온 고위인사들”, 주한미국군사령부 지휘관들, 한국군 지휘관들이 참석하였다. 미국이 비밀회의를 진행한 목적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2005년 말까지 끝내기로 예정하고 그 동안 작성해오던 ‘작전계획 5029’를 완료 전에 검토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한미국군사령부가 2005년 말까지 끝내기로 예정하고 작성해왔던 ‘작전계획 5029’는 ‘북한 붕괴설’이 떠돌던 1990년대 후반, 북측의 붕괴가 임박한 것으로 오판하였던 미국이 북측의 임박한 붕괴에 대처하기 위해 작성한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이었다.
이를테면, 1999년 8월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 존 틸럴리(John H. Tilelli)는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북측의 붕괴에 대처하는 북침전쟁계획 초안 다시 말해서 ‘개념계획 5029’를 이미 작성하였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3년 11월 15일 남측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군사협의회(MCM) 제25차 회의에서 미국 군부와 남측 군부는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완성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처럼 미국은 1990년대 후반에 ‘개념계획 5029’를 작성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하여 마침내 2005년에 ‘작전계획 5029’를 완성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둘째, ‘작전계획 5029’는 군사기밀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측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나 북측이 붕괴하는 상황에 대처할 북침전쟁계획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미국 군부가 언론에 흘려준 정보를 읽어보면, 그들이 예상한 북측의 ‘급변사태’란, 북측에서 내란이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내란발생의 원인은 인민군 일부세력이 군사정변을 일으키거나, 북측 일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나거나, 북측 최고영도자에게 변고가 발생하거나 북측 최고영도자가 급서하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8월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떠돌고 있었을 때, 북측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오판한 미국은 ‘작전계획 5029’를 꺼내들었다. 이를테면, 미국은 2008년 10월 6일 부산 앞바다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항모강습단을 참가시킨다는 구실을 내걸고 실제로는 10월 5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항모강습단을 동해에 출동시켰고, 10월 16일 워싱턴 디씨에서 열린 한미군사위원회 제30차 회의에서 당시 국방장관 로벗 게이츠(Robert M. Gates)는 ‘작전계획 5029’를 당시 국방장관 이상희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런 설명이 있은 직후인 2008년 11월 4일부터 미국은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제20차 미일 합동해상훈련을 실시하였고, 그와 동시에 11월 6일에는 경상북도 포항에서 한미연합해병대 상륙전연습을 실시하였다. 2008년 12월 22일 당시 주한미국군사령관 월터 샤프(Walter L. Sharp)는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군 초청 송년회에 참석하여 “올해 북한에 대한 전면전에 철저하게 준비했을 뿐 아니라, 북한의 불안정사태, 정권교체와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비했다”고 큰 소리를 쳤다. 그가 말한 전면전 준비는 ‘작전계획 5027’을 감행할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고, 그가 말한 북측의 불안정사태와 정권교체에 대한 준비는 ‘작전계획 5029’를 감행할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또한 <동아일보> 2008년 1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가 북한 정부가 아닌 지역 군부지도자의 손에 들어간 상황을 상정해 미국 공군과 해군의 작전계획을 가상 시행”하는, 북측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전쟁모의실험(war game)이, 2008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떠돌기 시작한 직후부터 미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2009년 11월 23일 한국군 합참본부는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작전계획 5029’에 관해 비공개로 보고하였다.
그것만이 아니다. <연합뉴스> 2010년 10월 3일 보도에 따르면, 2010년 10월 북측이 후계자를 공식 추대하였을 때도 미국은 북측의 후계체제가 불안정할 것으로 오판하고 ‘작전계획 5029’에 새로운 ‘급변사태’ 유형을 추가하였다. <동아일보> 2010년 2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북측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9’ 초안을 이미 작성하고 여러 차례 도상훈련을 반복하며 그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왔다.
미국 군부가 ‘작전계획 5029’를 통해 내다보는 것은,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북측에서 유발한 ‘급변사태’가 몰고 올 북측 정권의 붕괴다. 그들이 말하는, ‘급변사태’가 몰고 올 정권붕괴는 ‘파국적 붕괴(catastrophic collapse)’가 아니라 ‘일시적 붕괴(temporary collapse)’다. 북측에서 ‘일시적 붕괴’가 일어나더라도 북측이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 정상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일시적 붕괴’가 일어나는 즉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작전계획 5029’의 추진방향이다.
‘일시적 붕괴’가 일어났을 때를 상정한 적극적 대응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작전계획 5029’에 따르면, ‘일시적 붕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조치는 해상봉쇄다. 미국이 지난 시기 동해에서 실시해오던 항모강습단 북침전쟁연습을 동중국해 북쪽에 있는 전략요충수역으로 옮긴 까닭은, 북측으로 통하는 서해와 동해의 해상수송로를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봉쇄하려는 ‘작전계획 5029’를 실제로 현장에서 연습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에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실시한 3자 연합해상훈련은 항모강습단을 주력으로 한 연합함대의 ‘작전계획 5029’ 해상봉쇄연습인 것이다.
정권 붕괴 직후 합동비재래전기동군을 투입하려는 미국
만일 미국이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을 앞세워 북측에서 ‘급변사태’를 유발하고, 그것을 구실로 연합함대를 동원하여 서해와 동해로 통하는 동중국해 북쪽 바다를 봉쇄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 것일까? 미국 육군 특수전사령부 전략단장 데이빗 맥스웰이 그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는 2010년 11월 30일에 발표한 글 ‘한반도의 비정규전(Irregular Warfare on the Korean Peninsula)’에서 북측 정권이 무너진 직후, 미국과 남측과 국제사회를 한편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및 조선로동당 잔류세력과 그를 따르는 북측 인민들을 다른 한편으로 하여 “폭력투쟁(violent struggle)”이 일어날 것으로 예견하였다. 그가 전쟁이라는 표현 대신 폭력투쟁이라는 표현을 쓴 까닭은, 정규전이 아니라 비정규전이 벌어질 것임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맥스웰 같은 전쟁광신자들이 예견한 비정규전이 벌어지는 경우,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합동비재래전기동군(Joint Unconventional Warfare Task Force)을 북측에 급파하여 인민군이 보유한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한다는 것이다.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려면 사전에 그 무기들이 배비된 위치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 특수전사령부는 주한미국군사령부 예하에 특수작전사령부를 두고, 미국군과 한국군 정찰병들을 북측에 침투, 잠입시켜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들이 배치된 지하갱도기지 위치를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2012년 6월 4일 <통일뉴스>에 발표한 나의 글 ‘톨리의 충격발언에서 드러난 합동비재래전기동군의 정체’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미국의 합동비재래전기동군이 ‘작전계획 5029’에 따라 북측을 침공하여 인민군의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한다는 가상적 설정은, 미국이 사실상 북침전쟁을 도발한다는 뜻이다. 미국이 북침전쟁을 도발하려면,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 멀리 배치한 항모강습단을 서해로 들여보내 북측을 공격하기 쉬운 위치에 재배치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이번에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대북해상봉쇄 현장연습을 마친 뒤에, 곧바로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해 중부에 있는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 올라가 제7함대 항모강습단과 남측 해군 제7기동전단을 참가시킨 가운데 실시한 한미연합해상훈련은, ‘작전계획 5029’에 따라 합동비재래전기동군이 북측을 침공하여 인민군의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탈취하려는 전쟁도발연습이었다. 미국이 동중국해 북쪽 바다에서 해상봉쇄 현장연습을 감행하고, 항모강습단을 곧바로 서해로 북상시켜 북침전쟁도발을 연습한 이례적인 군사행동은, ‘작전계획 5029’를 전반적으로 연습한 것이다.
2012년 3월 26일 중국에서 ‘북한민주화운동조직’이 일망타진된 사건, 5월 22일 주한미국군 특수작전사령관 닐 톨리(Neil Tolley)의 대북정찰활동 발언, 그리고 6월 21일에 실시된 한미일 3자 연합해상훈련과 6월 23일에 실시된 한미연합해상훈련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충격적인 사태는, 미국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북측에서 ‘급변사태’를 유발하고 북측 정권을 무너뜨리고 북측을 침공하려는 ‘작전계획 5029’를 얼마나 집요하게 연습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이 글이 <통일뉴스>에 실리는 날은 6.25 전쟁 발발 62주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의 전쟁도발야욕을 제거하지 못한 까닭에, 62년 전에 일어난 전쟁이 아직도 종전에 이르지 못한 채 정전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62년 묵은 낡은 정전체제에 의해 조성된 살벌한 군사정세가 이 땅의 국민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기어이 전쟁을 도발하려는 미국의 야욕을 직시하고, 전쟁반대와 평화협정 체결을 미국에게 촉구하는 범국민운동을 벌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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