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3

무상으로 나눠주는 36평형 아파트

진실의 말팔매 <43>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북측의 조선륙일오편집사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영상취재'라는 동영상 게시판이 있다. 거기에 매우 흥미로운 동영상 한 편이 올라있다. 3분 32초짜리 그 동영상은 평양에서 어린 아들 일혁이를 키우는 현희라는 여성이 해외출장 중인 남편에게 새로 입주한 아파트를 보여주고 싶다고 하면서 촬영한 것이다.

물론 그 동영상은 어느 개인이 편집한 것이 아니라, 조선륙일오편집사가 남측 국민들에게 평양시민의 일상생활 중 한 단면을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게시한 선전물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여 그 동영상을 시청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동영상은 있지도 않은 것을 꾸며낸 허위선전이 아니라, 지금 실재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실선전이다.

△<우리민족끼리> 동영상에 소개된 새 아파트 전경

그 동영상에 나오는 현희라는 여성이 얼마 전 입주한 새 아파트는 어떻게 생겼을까? 36평(120㎡)형 아파트인데, 방 3개, 욕실 1개, 위생실(화장실) 1개, 거실, 부엌, 발코니로 되어 있다. 동영상에서 보여준 아파트 내부는 편안하고 쾌적해보이는 생활공간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 36평형 새 아파트에 무상으로 입주하였다는 점이다. 북측에 있는 모든 주택은 각자 개별적으로 소유한 개인재산이 아니라 전체 인민이 소유한 공동재산이므로, 개인이 영리목적으로 사고 파는 주택상품이 아니라 전체 인민이 공동복리를 위해 나누어쓰는 사회적 재산이다. 그래서 새 아파트를 지으면 지역주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36평형 새 아파트만 무상으로 나누어준 것이 아니라, 그 아파트에 들여놓은 새 가구들까지 무상으로 준 것이다. 어쩐지 북측에서 나온 각종 사진과 동영상에 나오는 가구들은 좀 비슷하게 생긴 듯하다. 그처럼 새 아파트와 새 가구를 무상으로 평양시민들에게 나누어주니, 입주하는 세대는 자기들이 쓰는 가전제품, 부엌 조리기구와 식기 따위만 가지고 들어가 살면 된다.

서울의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거래가격은 지역별, 시기별로 변동폭이 크지만, 서울 잠실주공5단지에 있는 36평형 아파트도 평양의 36평형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방 3개, 욕실 1개, 거실, 부엌, 발코니로 되어 있는데, 2011년 11월 21일 현재 11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서울에 있는 아파트와 평양에 있는 아파트의 가치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서울과 평양의 주거환경을 비교한다면, 평양시민들은 10억원(90만달러)짜리 새 아파트를 무상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


△북측 언론 보도에 의하면 평양 10만세대 아파트 공사가 외부미장 80%, 내부미장 60%를 끝내고 완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위 사진은 <로동신문> 20011년 11월 19일 보도사진. 아래 사진은 <우리민족끼리> 2011년 10월 12일 보도사진)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지금 평양에서는 10억짜리 아파트 10만세대를 건설하는 대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의 아파트 시세로 환산하면, 무려 100조원(900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공사다. 또한 평양의 10만세대 아파트에 들여놓을 새 가구의 가격을 서울의 가구시장 시세로 환산하여 한 세대당 1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가구값만 해도 1,000억원에 이른다.

그것만이 아니다. 새 아파트 10만세대가 쓸 막대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희천에 대형수력발전소를 건설하였고, 아파트가 완공되면 그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거의 무상으로 공급하게 될 것이다. 발전소와 전기공급체계를 건설하는 비용은 또 얼마나 되는지 산정하기조차 힘들다.

오늘날 지구 위에 크고 작은 나라들이 수없이 많고, 인류역사가 수수천년 이어져왔지만, 그처럼 경이적인 무상주택공급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북측 말고 또 어디에 있을까! 쿠바는 1959년 이후 무상주택공급제를 시행해왔는데, 2011년 11월 10일부터 개인들의 주택매매를 허용하는 새로운 법이 발효되었다. 그래서 무상주택공급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북측이 유일무이하다.

2011년 7월 14일 서울의 부동산정보업체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서울에서 18평형 소형아파트 전세보증금은 1억3,710만원이나 하는데,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그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가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하더라도 꼬박 11년 11개월이 걸린다. 서울에 사는 서민들은 36평형 새 아파트에 살고 싶은 꿈조차 꾸지 못한다.

또한 2010년 3월 23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세대 중 26.7%가 전세로 거주하고 있고, 4.8%가 월세로 거주하고 있으며, 자기 집을 소유한 세대는 68.6%인데, 자기 집을 소유한 세대 가운데 31.4%가 평균 1억9,000만원의 대출빚을 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바람 부는 길거리에 노숙자들이 몰려있고, 지하방, 옥탑방, 쪽방, 만화방, PC방, 찜질방, 고시원, 비닐하우스 같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아야 하고, 나날이 오르는 전월세 압박에 집 없는 설움을 겪는 서울시민들에게 10억원짜리 새 아파트를 무상으로 나누어주는 평양의 현실은 정말 꿈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남측에서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북한'과는 너무도 다른 '북한'의 놀라운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혹시 어떤 사람은 위의 동영상에 나온 현희라는 여성의 가족이 특권층에 속하기 때문에 10억원짜리 새 아파트를 무상으로 받은 게 아니냐 하는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북측 현실에 대한 무지와 편견이 빚어낸 불필요한 의혹이다.

물론 평양에 사는 수십만 세대에게 한꺼번에 10억원짜리 새 아파트를 모두 지어줄 수는 없다. 아파트를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자원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순차적으로 새 아파트를 지어주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10억원짜리 새 아파트를 무상으로 나누어주는 주택배정은 어떻게 처리되는 것일까? 남측에서 새 아파트를 거래할 때 청약자들이 많이 몰리면 제비뽑기를 하지만, 북측에서는 사회적 공헌도가 높은 사람에게 새 아파트를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원칙이 시행된다.

사회적 공헌도란 자기의 개인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조국과 인민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한 '노력적 성과'를 측정한 공로지수를 뜻한다. 이를테면, 직장이나 건설장에서 열심히 일하여 뛰어난 생산성과를 이룩한 혁신자, 조국보위 군사복무를 모범적으로 수행한 군인, 과학연구사업에서 공헌한 과학자, 새로운 기술을 창안하여 생산능력을 증대시킨 기술자, 체육활동에서 공을 세운 체육인, 자기 이웃에게 헌신적 사랑을 안겨준 미담의 주역, 문화예술활동의 공로가 있는 문화예술인, 교육사업을 잘한 교육자, 의료사업에서 공로가 있는 의료인, 그리고 열사가족과 영웅가족 등 사회의 각 부문에서 공헌한 사람들이 무상입주자 명단에 든다.
 
하지만 그처럼 조국과 인민을 위해 큰 공헌을 한 사람이 평양에 아무리 많다고 해도, 10만명이 되지는 않을 것이고 아마 1만명 안팎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나머지 9만세대 새 아파트는 어떻게 나누어주는 것일까? 그것도 역시 사회적 공헌도의 순위에 따라 배정된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공헌도 순위가 높은 사람들로부터 시작해서 차츰 순위가 낮은 사람들로 내려가면서 공헌도 순위별로 배정하는 공평성의 원칙을 따르는 것이다. 평양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지방도시의 아파트와 연립주택, 농촌의 단독주택도 공평성의 원칙에 따라 무상으로 나누어준다.

북측에서는 무상주택의 공평한 배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가 전체 인민의 주거권을 책임적으로 보호해주고 있으므로 북측 인민들 모두가 집 없는 설움을 모르고 산다는 것이다.

2011년 11월 21일 북측 언론은 이미 골조공사를 마친 평양의 10만세대 아파트가 외부미장 80%, 내부미장 60%를 끝냈다고 보도하였다. 100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 아파트 10만채의 무상공급이 평양시민들의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2011년 11월 22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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