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2011년 6월 1일 <로이터 통신>에 나온 뉴욕 유엔본부발 보도기사는, 유엔 제재위원회 소속 전문가 집단(Panel of Experts)이 작성한 대북제재 실태보고서를 읽어본 어느 유엔 주재 외교관이 <로이터 통신> 기자에게 흘려준 정보를 인용한 것이다. 인용보도에 따르면, 2010년 10월 이탈리아 밀란(Milan)의 오리오 알 쎄리오(Orio al Serio) 국제공항 세관당국이 북측으로 수출하기 위해 항공화물로 적재된 물품을 적발, 압수하였다.
<아사히신붕> 2011년 5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압수물품은 미국산 수제품 탭댄스 구두 60켤레였다고 한다. 그들이 탭댄스 구두를 압수한 까닭은, 그 구두가 유엔 제재위원회 금수조치가 규정한 사치품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산 수제품 탭댄스 구두 한 켤레의 값은 180-200달러이므로, 북측은 약 12,000달러를 주고 미국산 탭댄스 구두 60켤레를 이탈리아를 거쳐 수입하려던 참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밀란 공항에서 항공화물로 적재된 탭댄스 구두 60켤레의 행선지는 중국이었다. 북측은 중국을 통해서 그 물품을 우회수입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세관당국은 그 적재화물이 북측 수입품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중국에까지 침투하여 북측 동향을 감시하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니면 그런 정보를 파악할 정보기관은 없다. 따라서 미국 중앙정보국이 이탈리아 세관당국에게 제보하여 압수조치를 강행한 것으로 짐작된다.
자본주의나라의 부유층과 특권층은 품목당 수 만 달러 짜리 각종 사치품을 세계 각국에서 대량수입하여 향락과 방탕에 흥청망청 낭비하는데, 북측은 왜 200달러 짜리 탭댄스 구두를 수입해서는 안 되는가! 부유층과 특권층의 사치와 방탕이 극에 달한 미국이 유엔 간판을 빌려 대북금수조치를 조작해놓은 것이야말로 북측을 고립압살하려는 횡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탭댄스 구두 압수소동에서도 드러난다.
그런데 <아사히신붕>은 북측이 수입하려다가 압수당한 탭댄스 구두가 일반인들이 사용한다고 생각할 수 없는 사치품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한 무용단이 사용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압수당했다는 '해석'까지 덧붙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그러면 일본에서는 탭댄스 구두를 일반인이 아무나 신는다는 말인가? 어느 나라에서나 탭댄스 구두는 전문무용수들이나 무용애호가들이 신는 특수신발이지 아무나 신는 일반구두가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밀란 공항에서 항공화물로 적재된 탭댄스 구두 60켤레의 행선지는 중국이었다. 북측은 중국을 통해서 그 물품을 우회수입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세관당국은 그 적재화물이 북측 수입품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중국에까지 침투하여 북측 동향을 감시하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니면 그런 정보를 파악할 정보기관은 없다. 따라서 미국 중앙정보국이 이탈리아 세관당국에게 제보하여 압수조치를 강행한 것으로 짐작된다.
자본주의나라의 부유층과 특권층은 품목당 수 만 달러 짜리 각종 사치품을 세계 각국에서 대량수입하여 향락과 방탕에 흥청망청 낭비하는데, 북측은 왜 200달러 짜리 탭댄스 구두를 수입해서는 안 되는가! 부유층과 특권층의 사치와 방탕이 극에 달한 미국이 유엔 간판을 빌려 대북금수조치를 조작해놓은 것이야말로 북측을 고립압살하려는 횡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탭댄스 구두 압수소동에서도 드러난다.
△ 미국산 수제품 탭댄스 구두 |
그것은 그렇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한 무용단이 탭댄스 구두를 신든다는 말은 또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인가. 북측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무조건 비방중상하는 악습은 <아사히신붕>보다 <중앙일보>가 한층 더 심했다. <중앙일보> 2011년 6월 2일 단독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탭댄스를 추는 사람은 이른바 기쁨조 멤버들 뿐이다. 북한이 공개하는 '아리랑' 등 각종 공연에서도 탭댄스는 없다"는 것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기쁨조'라는 것을 날조해놓고, 탭댄스를 '기쁨조'에 연결시키는 수법은 악의적인 비방중상의 극치다.
북측 무용수들 가운데도 탭댄스를 추는 무용수들이 있을까? 대북정보에 밝은 사람이라면, 북측 무용계에서도 탭댄스를 공연하고 있음을 알 것이다. 북측에서는 탭댄스를 타프춤이라 한다.
남북을 가릴 것 없이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노래와 춤이 어울어진 멋과 풍류를 즐기는 민족인데, 특히 춤은 북측 군중문화에서 중요한 요소다. 예술선전대가 연주하는 흥겨운 선율에 신바람이 나서 춤판을 벌이는 인민들이나 군인들의 모습은 북측에서 일상적이다. 물론 타프춤은 특수신발을 신고 무대에 올라야 하고, 독특한 발동작을 배워야 출 수 있으므로, 전문성을 갖춘 무용수들이 공연하는 춤이다.
북측 무용수들 가운데도 탭댄스를 추는 무용수들이 있을까? 대북정보에 밝은 사람이라면, 북측 무용계에서도 탭댄스를 공연하고 있음을 알 것이다. 북측에서는 탭댄스를 타프춤이라 한다.
남북을 가릴 것 없이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노래와 춤이 어울어진 멋과 풍류를 즐기는 민족인데, 특히 춤은 북측 군중문화에서 중요한 요소다. 예술선전대가 연주하는 흥겨운 선율에 신바람이 나서 춤판을 벌이는 인민들이나 군인들의 모습은 북측에서 일상적이다. 물론 타프춤은 특수신발을 신고 무대에 올라야 하고, 독특한 발동작을 배워야 출 수 있으므로, 전문성을 갖춘 무용수들이 공연하는 춤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북측에서 타프춤 무용수들은 인민군협주단 소속 무용수들이다. <조선중앙통신> 2009년 7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국해방전쟁 승리 56돐 기념 조선인민군협주단 경축공연'이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7월 26일에 진행되었는데, 그 공연은 타프춤 '승리의 명절'로 시작되었다. 인민군협주단이 6.25전쟁 기념공연 첫 종목을 타프춤으로 정한 것은, 타프춤이 인민군대에서 자주 공연되는 무용종목임을 말해준다. ( * 당시 인민군협주단의 타프춤 공연은 남측의 <연합뉴스>에서도 동영상 보도를 했다. 동영상 보기http://app.yonhapnews.co.kr/YNA/Basic/OnAir/YIBW_showMPICNewsPopup.aspx?contents_id=MYH20090728006300038 )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인민군협주단이 해외공연에서도 타프춤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인민군협주단은 2009년 12월 3일 중국 심양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협주단 초대공연'에서 타프춤 '영웅의 모습'을 공연하였다. 인민군협주단 공연에 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출항의 아침', '샘물터에서' 같은 제목의 타프춤을 공연하였음을 알 수 있다.
△ 2009년 11월 27일 중국 베이징 중국극원에서 공연을 펼치는 조선인민군협주단. ▽ 아래 사진은 타프춤 공연 '영웅의 모습'. (신화통신 2009년 11월 27일 보도 사진) |
또한 <조선중앙통신> 2011년 3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그리고 당과 군대의 책임간부들과 함께 해군협주단 공연을 관람하였는데, 그 공연에서 타프춤 '조국의 바다를 지킨 기쁨을 안고'가 종목에 올랐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북측에서 타프춤은 인민군협주단의 정식공연종목들 가운데 하나고, 특히 해군협주단이 타프춤을 공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타프춤은 왜 해군협주단과 연관되는 것일까? 해군협주단이 타프춤을 공연하는 까닭은, 해병(남측에서는 해병대원을 해병이라 하지만, 북측에서는 해군병사를 해병이라 한다)들이 전투함 갑판에서 추는 타프춤을 해군협주단 무용공연으로 형상화하였기 때문이다. 해병들의 전투적인 군무, 바로 이것이 북측에서 공연되는 타프춤인 것이다.
원래 타프춤은 아일랜드 민속무용에 기원을 둔 것인데, '신대륙 아메리카'로 건너간 아일랜드 이민자들에 의해서 미국식 탭댄스로 변환되었다. 미국식 탭댄스는 1930년대 뉴욕 연예계에서 재즈와 결합되어 최고 인기를 누린 공연종목이었다.
그런데 인민군협주단이 공연하는 타프춤은 재즈와 결합된 탭댄스가 아니다. 북측의 타프춤은 8.15 해방 직후 소련군으로부터 전해졌다. 소련 해군 소속 예술공연단이 전투함 갑판에서 바얀(Bayan)이라는 손풍금 비슷하게 생긴 러시아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빠른 선율에 맞춰 타프춤을 추었다. 그 당시의 해군공연전통이 오늘 인민군에게 전승되어 인민군협주단이 타프춤을 공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유엔 제재위원회의 무식한 전문가들은, 북측에서 수입하는 타프춤 구두를 사치품목으로 규정하였고, 이탈리아 세관당국은 그 구두를 압수하는 소동을 피웠고, 남측 수구언론매체들은 악질적인 반북론자들이 날조한 '기쁨조'까지 들먹이며 정신착란에 가까운 비방중상기사를 써갈겼던 것이다.
관련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세관당국은 북측으로 수출하려던 영화상영설비, 음악녹음장비, 피아노도 압수하였다고 한다. 북측에서 수입하려던 그러한 수입품목들은 한결같이 인민들과 인민군대를 위한 문화예술공연에 필요한 물품들이다.
비열한 압수소동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탈리아 세관당국은 벤츠 승용차, 양주, 화장품도 압수하였다. 남측의 생활경험에 비춰보면, 벤츠 승용차, 양주, 외제 화장품은 부유층과 특권층이 수입하는 사치품의 대명사이지만, 똑같은 물품이라도 북측에 들어가면 쓰임새가 전혀 달라진다. 자기들이 사는 사회체제와는 전혀 다른 사회체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자기들에게 한정된 경험과 정보만 가지고 자기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 중의 오해다.
이를테면, 남측에 들어간 벤츠 승용차는 부유층과 특권층만 소유하는 사치품으로 되지만, 북측에 들어간 벤츠 승용차는 관용차로 된다. 북측에서 벤츠 승용차를 관용차로 사용하는 까닭은, 그 승용차 부속품을 독일에서 수입하지 않고 북측에서 제작하여 정비비용을 절약하기 때문이다.
북측은 1980년대에 벤츠 승용차와 비슷하게 생긴 승용차 시제품을 자체 개발한 경험이 있으므로, 벤츠 승용차에 들어가는 웬만한 부속품은 자체로 제작할 수 있다. 북측은 화물차와 군용차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을 발전시켜왔는데, 북측 각지에 있는 자동차부속품공장들에서 차량부속품을 생산하고, 자동차수리공장들에서 각종 차량을 정비한다.
또한 값비싼 양주가 남측에 들어가면 부유층과 특권층이 즐기는 사치품으로 되지만, 똑같은 양주가 북측에 들어가면 북측을 찾아간 외빈을 위한 연회나 만찬 같은 의전석상에 내오는 품목이 된다. 또한 외제 화장품이 남측에 들어가면 중산층 이상의 구매력을 가진 여성들이 소비하는 고급상품으로 되지만, 똑같은 외제 화장품이 북측에 들어가면 화장품 제조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쓸 견본상품으로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국의 배후조종을 받는 유엔 제재위원회가 일으킨 압수소동은 북측을 고립압살하려는 충동이 빚어낸 무지막지한 횡포였음이 드러난다. 자주와 평화를 수호하려는 나라들에게 제재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제국주의 지배야욕에 장단이나 맞춰주는 유엔 제재위원회는 하루속히 해체되어야 한다. (2011년 6월 7일 작성)